김철중

김철중 기자

동아일보 해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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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가깝고도 먼 베이징에서 중국의 생생한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tnf@donga.com

취재분야

2026-02-12~2026-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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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춘제 관광 117조 쓴 中, “소비 부활” 대대적 홍보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중국 설)’ 연휴 동안 내수 여행객 수와 소비 금액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치를 모두 넘어섰다. 특히 춘제 연휴 기간의 영화 입장권 판매 수입은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관영 언론은 부동산 시장 부실, 증시 하락,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압력 등에 시달리는 경제에 모처럼 호재가 나왔다며 관련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다만 지난해 중국에 대한 외국기업의 직접투자가 3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중국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들어서려면 아직 멀었다는 반론도 상당하다. 춘제 연휴 기간의 경제 호황 또한 고향 방문, 관광 등에 국한된 일시적 현상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코로나19 이전 넘어선 ‘춘제 특수’중국 문화여유부(문화관광부)는 춘제 연휴 기간인 이달 10~17일 국내 여행객의 수가 4억7400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3% 증가했다고 18일 밝혔다. 코로나19 발발 직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19% 늘었다.이 기간 여행객들이 쓴 돈 또한 6326억8700만 위안(약 117조 원)으로 47.3% 증가했다. 2019년보다도 7.7% 늘었다.극장가 역시 춘제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유명 여배우 자링(賈玲·42)이 감독과 주연을 모두 맡은 ‘러러군탕(熱辣滾燙·단 한 번만 산다)’은 27억1500만 위안의 입장권 수입을 올렸다. 과체중 여성이 권투로 대대적인 체중 감량에 성공한다는 내용이며 실제 자링 역시 약 50kg를 감량해 큰 화제를 모았다.이를 포함해 춘제 연휴 기간 극장을 찾은 관객은 1억6300만 명, 입장권 수입은 80억1600만 위안에 달했다. 모두 역대 춘제 박스오피스 최고 기록이다.당국은 모처럼의 내수 회복 기미에 반색했다.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소비 회복은 전반적인 경제 활력의 반등을 의미한다”고 논평했다. 베이징청년보 역시 “뜨거운 춘제 소비는 중국 경제의 역동성을 보여준다”고 가세했다. 이런 기대감을 반영하듯 19일 중국 증시의 상하이종합지수 역시 전거래일 대비 1.56% 상승 마감했다.리창(李强) 총리는 연휴 복귀 첫 날인 18일 국무원(행정부) 회의를 주재하며 “모든 부서가 양질의 (경제)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경기 둔화에 대한 ‘신속한 해결’을 주문했다. 광둥성 등 경제가 발전한 주요 지방자치단체 또한 대책 마련으로 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 직접투자 급감…디플레 우려 여전다만 춘제를 계기로 중국 내수가 본격적으로 살아날 지는 미지수다. 과거 춘제에는 여행객 수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자동차, 고급가전 등 값비싼 품목을 대거 사들였지만 올해 춘제에서는 그런 모습을 볼 수 없다는 지적이 상당하기 때문이다.실제 19일 로이터통신의 자체 집계에 따르면 춘제 여행객 1인당 평균 소비액은 1335위안(약 24만7000원)으로, 2019년 1475위안보다 오히려 줄었다. 여행객 수가 늘어난 것은 맞지만 개개인의 씀씀이는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올해 춘제 연휴가 지난해보다 하루 더 길어 소비가 늘어난 듯한 ‘착시 현상’이 벌어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중국매체 차이신은 “연휴 여행객 1인당 소비액은 하루 평균으로 따져보면 166위안으로 지난해 174위안보다 오히려 5% 가까이 감소했다”며 “소비 회복 속도가 기대만큼 빠르지 않다”고 전했다.주요 경제지표 또한 이런 분석에 힘을 더한다.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8% 떨어졌다.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 연속 하락했고, 2009년 이후 약 15년 만의 최대 하락폭이다. 내수 침체의 대표 현상으로 꼽히는 디플레이션 우려에서 자유롭지 못함을 보여준다.‘반(反)간첩법’ 확대 시행 등 외국인 투자자에 적대적인 각종 정책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지난해 외국기업의 대(對)중국 직접투자액(FDI)은 330억 달러(약 44조 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1802억 달러보다 약 80% 줄었고, 불과 2년 전인 2021년 3441억 달러와 비교하면 10분의 1 미만으로 급감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 2024-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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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北 회담 관련 발표 유의… 납북 거론불가 조건은 반대”

    “북한이 발표한 담화에 유의(留意)하고 있다.”(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관방장관) “동맹들이 북한과 외교적 관여를 하는 건 지지할 만한 일이다.”(미라 랩후퍼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선임보좌관) 15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일본과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수 있다”는 담화를 발표하자, 미국과 일본은 원칙적이면서도 신중한 반응을 내놓았다. 일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은 16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김 부부장이 담화를 발표한 것에 유의하고 있다”고 했다. ‘관심을 두고 조심히 살펴본다’는 의미인 “유의한다”는 표현으로 차분하게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간 정상회담 추진에 대해서는 “기시다 총리는 그동안 정상회담이 실현되도록 총리 직할의 고위급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혀왔다”며 “다양한 경로를 통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부부장은 전날 담화에서 “(일본이) 정치적 결단을 내린다면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이 나의 견해”라고 했다. 다만 “우리의 정당방위권에 부당하게 걸고 드는 악습을 털어버리고, 해결된 납치 문제를 양국 관계 전망의 장애물로 놓지 않는다면”이란 단서를 달았다. 하야시 장관은 이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일본은 북-일 평양선언에 기초해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한다는 방침에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가 방북해 체결한 북-일 평양선언엔 대화를 통한 핵·미사일 해결과 북한의 일본인 납북자 문제 재발 방지 조치 등이 담겨 있다. 일본이 일단 선은 그었지만 물밑 접촉을 통해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지지율 하락을 겪고 있는 기시다 총리가 북한과의 외교적 성과를 돌파구로 삼으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북-일 정상회담을 지지하되 조심스러운 접근을 요구했다. 미라 랩후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오세아니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15일(현지 시간) 한 포럼에서 “동맹들과 북한의 외교적 관여는 지지할 일”이라면서도 “다른 뉴스에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국과 쿠바가 전격 수교를 맺자 북-일 정상회담을 띄웠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정 박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 겸 대북특별부대표도 이날 로이터통신 등에 “러시아가 아닌 한 북한이 하는 외교는 긍정적이지만, 북한은 항상 한국과 다른 나라의 관계에 균열을 일으키는 데 관심 있다”고 했다. 우리 정부도 북-일 정상회담이 당장 실현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정상회담이 이뤄지려면 해결해야 될 문제가 많다”고 전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김철중 기자 tnf@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 2024-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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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김여정 담화에…日 “북한 담화에 유의” 美 “모든 외교는 지지”

    “북한이 발표한 담화에 유의(留意)하고 있다.”(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관방장관)“동맹들이 북한과 외교적 관여를 하는 건 지지할만한 일이다.”(미라 랩후퍼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선임보좌관)15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일본과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갈 수 있다”는 담화를 발표하자, 미국과 일본은 원칙적이면서도 신중한 반응을 내놓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간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일본 정부는 “다양한 경로로 노력하겠다”면서도, 북한의 핵·미사일 및 납치 문제 거론 불가 조건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미국은 김 부부장의 담화가 한국과 쿠바 수교에 대응해 한미일 공조 분열을 노린 전술일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日 “유의하되 북한 조건 수용 못 해”일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은 16일 정례기자회견에서 “김 부부장이 담화를 발표한 것에 유의하고 있다”고 했다. ‘관심을 두고 조심히 살펴본다’는 의미인 “유의한다”는 표현으로 기존 자세를 견지하겠단 뜻을 밝힌 것이다.하야시 장관은 또 “기시다 총리는 그동안 북한과의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해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이 실현되도록 총리 직할의 고위급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며 “다양한 경로를 통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김 부부장은 전날 담화에서 “(일본이) 정치적 결단을 내린다면 얼마든지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 나의 견해”라고 했다. 다만 “우리의 정당방위권에 대해 부당하게 걸고 드는 악습을 털어버리고, 해결된 납치 문제를 양국관계 전망의 장애물로 놓지 않는다면”이란 단서를 달았다.하야시 장관은 이에 대해 “전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일본은 북일평양선언에 기초해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한다는 방침에 변함 없다”고 강조했다.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小泉純一郞) 전 총리가 방북해 체결한 북일평양선언에는 대화를 통한 핵·미사일 해결과 북한의 일본인 납북자 문제 재발 방지 조치 등이 담겨 있다.일본이 일단 선은 그었지만 물밑 접촉을 통해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지지율 하락을 겪고 있는 기시다 총리가 북한과의 외교적 성과를 돌파구로 삼으려 할 수 있다.●“한미일 흔드는 균열 전술일 수도” 미국은 북일정상회담 가능성을 지지하면서도 북한의 의도에 대해 조심스런 접근을 요구했다. 미라 랩후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오세아니다 담당 선임보좌관은 15일(현지 시간) 한 포럼에서 “동맹들이 북한과 외교적 관여를 하는 건 지지할 일”이라면서도 “다른 뉴스에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국과 쿠바가 전격 수교를 맺자 북일정상회담을 띄웠을 수 있단 해석이다. 정박 국무부 대북고위관리도 이날 로이터통신 등에 “러시아가 아닌 한 북한이 하는 외교는 긍정적이지만, 북한은 항상 한국과 다른 나라 관계에 균열을 일으키는 데 관심 있다”고 했다.일본에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NHK는 히라이와 슌지 난잔대 교수를 인용해 “한미와는 달리 납북 문제란 사정이 있는 일본에 접근해 삼국 공조를 흔들려는 의도”라 평했다. 후지뉴스네트워크(FNN)는 “일본과의 정상화로 경제적 지원이나 제재 완화를 얻고 싶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이번 담화가 김 부부장의 ‘개인적 견해’라 밝힌 대목도 주목했다. 교도통신은 “16일 북한 노동신문에 담화가 실리지 않았다”며 “노동당 중앙은 끌어들이지 않은 채 일본의 대응을 떠보려는 것”이라 분석했다. 우리 정부도 북일정상회담이 당장 실현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일본이 북한과 접촉할 이유는 있겠지만 정상회담이 이뤄지려면 해결될 문제가 많다”고 전했다. 외교부는 16일 “일북 접촉은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안정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김철중 기자 tnf@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 2024-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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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슈퍼엔저’의 두 얼굴… 성장률 韓 추월, 경제규모는 獨에 밀려

    지난해 일본의 경제성장률이 1.9%를 기록하면서 25년 만에 한국을 앞질렀다. ‘슈퍼 엔저’ 효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춘 기업의 수출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반면 엔화 가치가 낮아진 탓에 달러로 환산한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독일에 밀려 세계 4위로 떨어졌다. 일본 내각부는 15일 “지난해 일본의 실질 GDP 성장률이 1.9%”라고 발표했다. 일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듬해인 2021년(2.6%)부터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왔다. 이는 지난달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한국의 실질 GDP 성장률 1.4%보다 0.5%포인트 높은 수치다. 일본이 실질 GDP 성장률을 앞지른 건 한국이 외환위기를 겪었던 1998년 이후 25년 만에 처음이다. 한국과 일본의 경제성장률이 역전된 건 기록적인 엔저 현상의 영향이 결정적이었다. 엔-달러 환율은 2023년 평균 140.5엔으로 전년 대비 10엔 가까이 큰 폭으로 올랐다. 그만큼 엔화의 가치가 떨어졌다는 의미다. 지난해 10월엔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150엔도 돌파했다가 다시 140엔대 초반까지 회복했지만,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오르더니 14일 150엔을 다시 넘어섰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일본 대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좋아지는 것은 물론 관광객 증대에도 효과적이다. 실제로도 개인소비(0.7%)나 설비투자(1.3%)에 비해 수출 부문이 3.0%를 기록하며 지난해 전체 경제성장률을 견인했다. 수출 호재로 인한 기업의 실적 개선은 일본 증시도 끌어올리고 있다. 15일 일본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 대비 454엔(1.2%) 오른 3만8157엔으로 마감했다. ‘거품(버블) 경제’ 시절인 1990년 1월 이후 34년 1개월 만에 처음으로 3만8100엔을 넘어섰다. 한일 성장률 역전이 올해 말까지 그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날 함께 발표된 일본의 지난해 4분기(10∼12월) 일본의 실질 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가 1년간 지속된다고 가정하는 ‘연율 환산’ 기준으로 ―0.4%로 시장 예상치(1.4%)를 크게 밑돌았다. 로이터통신은 프랑스 크레디아그리콜은행의 아이다 다쿠지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말을 인용해 “글로벌 성장 둔화와 국내 수요 부진, 지난달 일본 노토(能登)반도 강진 등의 영향으로 올해 1분기 일본 경제가 다시 위축될 위험이 있다”고 내다봤다. 엔저는 일본의 세계 경제 규모 순위에는 악영향을 끼쳤다. 달러로 환산한 지난해 일본의 명목 GDP는 4조2000억 달러로 독일(4조4000억 달러)보다 적었다. 세계 경제 규모 순위에서 미국과 중국, 독일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일본은 1968년 당시 서독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경제 규모 2위에 올랐으나, 2010년 중국이 급부상하며 3위로 내려앉았다. 아사히신문은 “당분간 엔저 현상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올해 (독일을) 재역전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 2024-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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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 작년 성장률 25년만에 日에 뒤져…日 GDP 세계 4위로 추락

    지난해 일본 경제 성장률이 1.9%를 기록하면서 25년 만에 한국의 성장률을 앞질렀다. ‘슈퍼 엔저’ 효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춘 기업의 수출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반면 엔화 가치가 낮아진 탓에 달러로 환산한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독일에 밀려 세계 4위로 떨어졌다. 일본 내각부는 15일 “지난해 일본의 실질 GDP 성장률이 1.9%”라고 발표했다. 일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듬해인 2021년(2.6%)부터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왔다. 이는 지난달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한국의 실질 GDP 성장률 1.4%보다 0.5%포인트 높은 수치다. 일본이 실질 GDP 성장률을 앞지른 건 한국이 외환위기를 겪었던 1998년 이후 25년 만에 처음이다.한국과 일본의 경제성장률이 역전된 건 기록적인 엔저 현상의 영향이 결정적이었다. 엔-달러 환율은 2023년 평균 140.5엔으로 전년 대비 10엔 가까이 큰 폭으로 올랐다. 그만큼 엔화의 가치가 떨어졌다는 의미다. 지난해 10월엔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150엔도 돌파했다가 다시 140엔대 초반까지 회복했지만,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오르더니 14일 150엔을 다시 넘어섰다.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일본 대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좋아지는 것은 물론 관광객 증대에도 효과적이다. 실제로도 개인소비(0.7%)나 설비투자(1.3%)에 비해 수출 부문이 3.0%를 기록하며 지난해 전체 경제성장률을 견인했다. 수출 호재로 인한 기업의 실적 개선은 일본 증시도 끌어올리고 있다. 15일 일본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 대비 454엔(1.2%) 오른 3만8157엔으로 마감했다. ‘거품(버블) 경제’ 시절인 1990년 2월 이후 34년 만에 처음으로 3만8100엔을 넘어섰다.한일 성장률 역전이 올해 말까지 그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날 함께 발표된 일본의 지난해 4분기(10~12월) 일본의 실질 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가 1년간 지속된다고 가정하는 ‘연율 환산’ 기준으로 –0.4%로 시장 예상치(1.4%)를 크게 밑돌았다. 로이터통신은 프랑스 크레디 아그리콜은행의 아이다 타쿠지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말을 인용해 “글로벌 성장 둔화와 국내 수요 부진, 지난달 일본 노토(能登)반도 강진 등의 영향으로 올해 1분기 일본 경제가 다시 위축될 위험이 있다“고 내다봤다. 엔제는 일본의 세계 경제 규모 순위에는 악영향을 끼쳤다. 달러로 환산한 지난해 일본의 명목 GDP는 4조2000억 달러로 독일(4조4000억 달러)보다 적었다. 세계 경제 규모 순위에서 미국과 중국, 독일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일본은 1968년 당시 서독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경제 규모 2위에 올랐으나, 2010년 중국이 급부상하며 3위로 내려앉았다. 아사히신문은 “당분간 엔저 현상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올해 (독일을) 재역전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 2024-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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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쇼핑 천국 홍콩? 지갑얇은 중국인들 저가 당일치기

    홍콩이 중국인들 사이에서 더 이상 ‘럭셔리한 쇼핑 천국’이 아니라 ‘저렴한 당일치기 관광지’로 여겨지고 있다. 최근 중국의 경기 불황으로 관광객들의 소비 심리가 위축된 데다 중국 다른 도시에 비해 비싼 물가와 제한된 면세 혜택으로 매력을 잃은 까닭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 이민국 자료를 인용해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 첫 3일(10∼12일) 동안 약 47만1490명의 중국 본토 관광객이 홍콩을 찾았다고 14일 보도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기 전인 2019년 같은 기간의 76% 수준이다. 관광객 수보다 여행 패턴의 변화가 더 눈에 띈다. 과거 홍콩은 중국인들에게 사치품 쇼핑과 호화 호텔로 대표되는 럭셔리 여행지였다. 하지만 지난해 중국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이후부터는 체험 중심의 당일치기 여행지로 바뀌었다는 게 현지의 평가다. 디키 입 홍콩관광업협회장은 SCMP에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아침 일찍 왔다가 그날 밤 본토로 돌아간다”면서 “홍콩에서 돈을 쓰는 대신 도시 곳곳을 돌아다닌다”고 전했다. 중국의 대표적 소셜미디어 샤오훙수(小紅書)에는 ‘홍콩 1일 투어’, ‘홍콩 특전사식 여행(特種兵式旅游)’ 등의 키워드를 내세운 게시물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해당 게시물은 상세한 관광 코스가 적힌 지도를 포함해 단돈 300위안(약 5만5000원)에 홍콩 주요 명소를 둘러볼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해 준다. 특전사식 여행은 군대가 작전을 하듯이 짧은 시간에 가능한 한 많은 곳을 둘러보는 ‘가성비’ 여행을 뜻하는 용어로, 지난해 중국에서 널리 쓰인 신조어다. 홍콩의 면세 혜택이나 관광 매력이 중국 내 다른 도시에 비해 떨어지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홍콩으로 가족 여행을 온 제니 리우 씨는 “홍콩 달러가 요즘 강세라 쇼핑하기에 좋지 않다”면서 “쇼핑하려면 하이난(海南)에 가면 된다”고 말했다. 실제 중국 당국은 남부의 섬 하이난을 관광지로 집중 육성하면서 중국 관광객에게 연간 10만 위안(약 1850만 원)까지 면세 혜택을 준다. 하지만 홍콩은 방문할 때마다 5000위안(약 92만 원)만 쓸 수 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 2024-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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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춘제연휴 ‘AI 앵커’ 등장, 실제 앵커는 귀향

    “인공지능(AI) 덕분에 앵커들이 명절 쇠러 갔습니다.” 중국의 한 방송국이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음력 설) 연휴에 실제 앵커와 똑닮은 AI 앵커를 선보였다. 중국에선 뉴스 일부에 AI 앵커를 활용한 사례가 없지 않았지만 뉴스 전체 진행을 AI 앵커가 맡은 건 처음이다. 중국 항저우방송은 10, 11일 이틀간 저녁뉴스 ‘항저우 신원롄보(新聞聯播)’에 남녀 AI 앵커를 하루씩 투입했다. AI 앵커는 고화질 3차원(3D) 변환 기술을 이용해 실제로 해당 뉴스를 진행하는 앵커 위천(雨辰)과 치위(麒宇)를 본떠서 만들었다. 생김새는 물론 목소리도 그대로 재현했다. 현지에선 AI 앵커의 표정과 몸짓이 실제 사람처럼 자연스러웠다는 평이 많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해당 기술을 이용하면 500자(字) 대본을 음성으로 바꾸는 데 30초밖에 걸리지 않으며, 쉬는 시간 없이 장시간 촬영할 수도 있다. 방송국 측은 “AI 덕분에 기존 앵커들이 춘제를 맞아 고향에 갈 수 있었다”며 고향에 도착한 실제 앵커들의 새해 인사를 영상으로 전하기도 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 2024-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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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표정-몸짓 자연스러워…中 방송사, 춘제 연휴에 AI 앵커 투입

    “인공지능(AI) 덕분에 앵커들이 명절 쇠러 갔습니다.”중국의 한 방송국이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음력 설) 연휴에 실제 앵커와 똑 닮은 AI 앵커를 선보였다. 중국에선 뉴스 일부에 AI 앵커를 활용한 사례가 없지 않았지만 종종, 뉴스 전체 진행을 AI 앵커가 맡은 건 처음이다.중국 항저우방송국은 10,11일 이틀간 저녁뉴스 ‘항저우 신원롄보(新闻联播)’에 남녀 AI 앵커를 하루씩 투입했다. AI 앵커는 고화질 3차원(3D) 변환 기술을 이용해 실제로 해당 뉴스를 진행하는 앵커 위첸(雨辰)과 치위(麒宇)를 본 따서 만들었다. 생김새는 물론 목소리도 그대로 재현했다. 현지에선 AI 앵커의 표정과 몸짓이 실제 사람처럼 자연스러웠다는 평이 많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해당 기술을 이용하면 500자(字) 대본을 음성으로 바꾸는데 30초 밖에 걸리지 않으며, 쉬는 시간 없이 장시간 촬영할 수도 있다. 방송국 측은 “AI 덕분에 기존 앵커들이 춘제를 맞아 고향에 갈 수 있었다“며 고향에 도착한 실제 앵커들의 새해 인사를 영상으로 전하기도 했다. 중국은 2018년 관영 신화통신이 남성 AI 앵커 추하오(邱浩)를 먼저 공개한 뒤 여러 방송국이 AI 앵커를 활용 중이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는 AI 앵커가 실시간 수화 통역을 진행했고,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특집 프로그램에도 AI 앵커가 활용됐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 2024-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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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만 “中, 민간항로 일방 조정해 겁박” 본토 단체관광 재개 철회

    대만이 3월부터 자국민의 중국행 단체관광을 전면 재개하려던 방침을 돌연 철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간 단체관광이 상호 중단된 뒤 대만이 중국을 향한 화해 제스처로 먼저 풀려 했던 사안이다. 대만 정부는 7일 “중국이 대만해협 상공을 지나는 민간항로를 일방적으로 조정하는 악의적 조치를 취해 안보 위협을 불러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측은 “대만 집권당인 민주진보당이 중국 관광을 정치적 조롱에 이용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나서 양안 갈등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3월 재개’ 20여 일 앞두고 돌연 철회 롄허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대만 교통부는 이날 “3월 1일부터 중국 단체관광을 허용하려던 계획을 철회한다”며 “여행업체는 더 이상의 관광객 모집 행위를 중단하라”고 밝혔다. 다만 여행사들이 단체관광 재개를 염두에 두고 예약을 받은 3∼5월 단체여행은 허용한다고 덧붙였다. 대만 정부의 방침대로라면 6월부터 중국행 단체관광은 다시 멈춰 선다. 중국과 대만의 상호 단체관광은 최근 몇 년 동안 지속적인 논란거리였다. 시작은 중국이었다. 2019년 8월 양안 관계를 이유로 중국인의 대만 여행을 금지하고 나섰다. 이듬해인 2020년에는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양국이 모두 금지시켰다. 중국은 지난해 8월 한국, 미국, 일본 등 78개국에 대한 자국민의 단체관광을 전면 허용하면서도 대만은 제외했다. 그런데도 대만 교통부는 지난해 11월 “2024년 3월부터 중국 단체관광을 재개하겠다”고 선제적으로 밝혔다. 1월 총통 선거가 끝난 직후 왕궈차이(王國材) 대만 교통부장(장관)은 “3월 1일부터 회복될 것”이라며 재개 방침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교통부가 이날 방침을 철회하며 없던 일이 돼버렸다. 대만 관광업계는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6월 이후 여름 성수기 여행 일정을 취소하면 손실이 크다”고 하소연했다. 왕 부장은 “중요한 상황인 만큼 협조를 당부한다”고 했다.● “민간항로 일방 조정” vs “관광을 정치화” 대만 정부가 갑작스레 단체관광 재개 방침을 철회한 건 2가지 이유에서다. 우선 대만의 화해 제스처에도 중국이 여전히 대만행 단체관광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두 번째가 더 직접적이다. 중국이 최근 대만해협 민간항로(M503)를 일방적으로 조정한 것에 대한 보복 조치다. M503 항로는 양안 군사 충돌을 막기 위한 대만해협 중간선에서 불과 7.8km 떨어져 있다. 2015년 중국이 해당 항로의 개통을 선언했을 때도, 대만은 “군사적 충돌이 벌어질 수 있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결국 양측은 M503 항로보다 중국 쪽으로 6해리(약 11km) 치우친 항로로 운항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중국 민항국은 지난달 30일 “이달 1일부터 M503 항로의 절충 조치를 취소한다”며 “M503 항로는 물론 동서로 연결되는 W122, W123 항로도 사용하겠다”고 갑작스레 발표했다. 새 항로 개설을 놓고 중국과 대만 민항기 간 충돌 우려와 함께 대만 침공용 군용기 루트로 사용될 가능성 등이 제기된다. 대만은 “지난달 13일 총통 선거에서 친미·독립 성향의 라이칭더(賴淸德) 현 부총통이 당선되자 중국이 대만을 겁박하고 나섰다”며 일방적인 합의 취소에 분개했다. 중국은 대만의 단체관광 재개 철회에 반발했다. 주펑롄(朱鳳蓮)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지난해 재개 계획을 발표한 건 정치적 속임수였다”며 “양안 동포들의 교류를 저해하고 복지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친중 성향인 대만 제1야당 국민당은 총통 선거에서 진 뒤 뒤숭숭하던 분위기를 반전시킬 ‘정치적 카드’로 여기는 분위기다. 국민당은 8일 관광업계와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로부터 합리적인 설명을 듣지 못하면, 총통 취임식이 예정된 5월 20일 거리로 나가 항의 시위를 하겠다”고 밝혔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 2024-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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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은 ‘디플레 공포’… 물가 14년만에 최대폭 하락

    지난달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4년 만에 가장 크게 떨어졌다. 최근 4개월 연속 하락세인 데다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돌면서 중국의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0.8% 하락했다고 8일 밝혔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듬해인 2009년 8월(―1.2%), 9월(―0.8%)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중국은 부동산 시장 침체와 지방정부 부채 등의 여파로 지난해 7월 CPI가 0.3% 떨어지며 2년 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후 두 달간 소폭 반등했지만, 지난해 10월(―0.2%) 이후 4개월째 내리 마이너스다. 비식품 물가는 0.4% 올랐지만, 돼지고기(―17.3%) 채소(―12.7%) 등 식품 물가가 평균 5.9% 급락하면서 하락세를 이끌었다. 중국 통계국은 “지난해에는 춘제 연휴가 1월에 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올해가 낮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함께 발표된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5% 하락했다. 중국은 내수뿐 아니라 수출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며 미국의 ‘최대 수입국’ 자리를 16년 만에 멕시코에 내줬다. 7일 미 상무부는 “멕시코가 2023년 미국에 4756억 달러(약 631조3600억 원) 상당의 상품을 수출해 미국의 최대 수입국 자리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중국 상품의 수입액은 4272억 달러에 그쳐, 2022년보다 20%가량 하락했다. 중국은 2007년 미국의 최대 수입국에 오른 뒤 줄곧 1위를 지켜왔다. 수입국 3위인 캐나다(4211억 달러)와도 격차가 크지 않아, 올해는 2위 자리도 내줄 수 있다. 미국의 무역 구도가 이처럼 바뀐 건 미국이 중국에 부과하고 있는 관세의 영향이 가장 크다. 2018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하기 시작한 관세를 2021년 출범한 조 바이든 행정부도 그대로 유지하며 중국 상품 수입이 크게 줄어들었다.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데릭 시저스 선임연구원은 “컴퓨터와 전자제품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품목에서 중국산 수입이 가장 많이 줄었다”고 미 ABC뉴스에 전했다. 멕시코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미국 ‘니어 쇼어링(near-shoring·인접국에 공급망 구축)’과 ‘프렌드 쇼어링(friend-shoring·동맹국 공급망 연대)’ 정책의 가장 큰 혜택을 받았다.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어 관세가 낮은 멕시코에 공장을 옮기는 세계 기업도 늘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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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기업 시총, 세계 증시의 48%… 中은 10%로 역대 최대 격차

    미국 주요 상장기업의 시가총액을 합한 금액이 전 세계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등에서 선도적 지위를 보유한 미 대형 빅테크 기업의 주가가 연일 상승세이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과의 패권 갈등, 부동산시장 부실 등으로 중국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당국의 강력한 규제까지 받고 있는 중국 대기업이 세계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에 불과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6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퀵·팩트셋’ 자료를 인용해 “2일 기준 미 상장사의 시총이 51조 달러(약 6경7700조 원)에 이른다”며 “올해에만 1조4000억 달러가 늘어 세계 증시의 48.1%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2003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점유율이다. 반면 중국 상장기업의 시가총액 합산 규모가 세계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에 그쳤다. 2015년 6월에는 이 수치가 20%를 기록했지만 채 10년도 안 되는 사이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로 인해 미국과 중국 기업의 시총 합계 격차는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01년 이후 가장 크게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양국 빅테크 기업이 처한 대조적인 상황을 꼽는다. 현재 세계 6위 기업인 미 엔비디아는 AI용 반도체 개발을 주도하며 공룡 기업으로 거듭났다. 반면 ‘평등’과 ‘분배’를 강조하는 중국 당국이 텐센트, 알라바바 같은 자국 빅테크 기업에 강한 규제를 가하면서 중국 기업의 시총은 연일 감소세다. 텐센트는 2020년 말엔 시총 기준 전 세계 7위 기업이었지만 현재 26위로 밀렸다. 같은 기간 알리바바도 당국의 반독점 조사 등을 겪으며 9위에서 61위로 추락했다. 시총 상위 10대 기업을 비교하면 양국 격차가 더 두드러진다. 2일 기준 전 세계 시총 상위 기업 10곳 중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정유사 아람코를 제외하면 나머지 9개가 모두 미국 기업이다. 2020년 말에는 미국 기업 7개, 중국 기업 2개, 아람코가 10대 기업에 포진했다. 이 중 텐센트와 알리바바가 모두 순위에서 사라졌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 2024-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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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만 새 국회의장에 ‘친중파’… ‘친미’ 라이 당선인과 마찰 예고

    1일 대만의 새 입법원장(국회의장)으로 제1야당 국민당 소속인 한궈위(韓國瑜·67) 입법위원이 선출돼 곧바로 취임식을 가졌다. 집권 민진당은 지난달 총통 선거에서 승리했지만 같은 날 치러진 입법원(국회) 선거에서 제1당에 오르지 못했고 이날 입법부 수장 자리까지 국민당에 내줬다. 5월 취임하는 라이칭더(賴淸德) 총통 당선인의 국정 운영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한 신임 입법원장은 국민당 내에서도 친중 성향이 강한 인물로 알려져 있어 친미 성향의 라이 당선인과 적지 않은 마찰을 빚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롄허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이날 치러진 입법원장 선거 2차 투표에서 한 원장은 전체 113명, 재적 105명인 현 입법원에서 54표를 얻어 민진당 소속 유시쿤(游錫堃) 전 입법원장을 3표 차로 제쳤다. 당초 1차 투표에서는 두 사람 중 아무도 과반을 얻지 못했다. 캐스팅보트를 쥔 제2야당 민중당이 2차 투표에 불참하는 방식으로 국민당을 우회 지원한 결과 한 원장이 승리했다. 한 원장은 2018년 민진당 텃밭으로 꼽히는 남부 가오슝에서 국민당 소속으로 시장에 올라 전국적 인지도를 얻었다. 여세를 몰아 2020년 국민당 총통 후보로 대선에 도전했지만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에게 큰 격차로 졌다. 이후 일부 시민이 그가 시장 업무에 소홀했다며 탄핵을 주장했고 파면 선거를 통해 시장직을 잃었다. 와신상담 끝에 지난달 국민당 비례대표 1번으로 입법위원 선거에 도전했다. 의원 배지를 달자마자 입법부 수장 자리까지 꿰찼다. 그의 승리로 민진당은 국정 운영에서 국민당은 물론 민중당의 협조가 절실한 처지가 됐다. 대중 노선에서도 일정 부분 야당의 눈치를 봐야 할 가능성이 있다. 민진당 출신 첫 총통인 천수이볜(陳水扁) 전 총통 집권기에도 국민당이 의회를 장악하는 여소야대 국면이 펼쳐져 정부 예산이 삭감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민진당이 민중당 측 인사를 내각에 대거 기용하는 방식으로 연정에 준하는 연대를 시도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커원저(柯文哲) 민중당 주석의 존재감 또한 덩달아 높아졌다. 그는 지난달 총통 선거에서 26.46%를 득표해 제2 야당 후보 최초로 득표율 20%의 벽을 넘겼다. 입법원 선거에서도 4년 전보다 3석 많은 8석을 얻었다. 그는 거대 양당에 비해 열세인 지방 조직을 정비해 4년 후 총통 선거에 다시 도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 2024-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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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만을 국가 언급에… 中, 한국 LoL 중계 중단

    중국이 자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롤)’의 한국 프로리그 공식 중계를 돌연 중단했다. 최근 한국의 한 e스포츠 프로게임단이 소셜미디어에서 대만을 국가라고 언급한 것에 대한 ‘보복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한국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의 중국 공식 중계 플랫폼인 후야는 17일 개막한 2024년 정규리그 경기를 별다른 설명 없이 중계하지 않고 있다. 후야가 LCK를 중계하지 않는 건 2018년 독점 중계를 시작한 뒤로 처음이다. LoL 제작사인 중국 게임사 라이엇게임즈는 “방송권을 가진 (중국 내) 사업자가 없기 때문”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하지만 SCMP는 중국 게임업계 관계자 등을 인용해 “LCK 중계를 포기한 가장 큰 원인은 최근 한국 e스포츠팀 ‘젠지’의 대만 관련 발언 탓”이라고 전했다. 해당 논란은 지난해 12월 젠지의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에 올라온 글에서 촉발됐다. 젠지는 의자 제조업체와 협업 제품 출시 소식을 전하며 “(출시) 첫 번째 국가로 대만을 선정했다”고 썼다. 당일부터 중국 이용자들의 거센 비판을 받은 젠지는 결국 하루 만에 “젠지는 중국의 주권과 영토의 무결성을 단호하게 존중하고 지지한다”는 사과문을 게재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대만을 지지하는 이용자들이 반발했다. 젠지가 이후 “특정 정치적 견해나 이념 관련 명확한 중립성을 지켜 나가고자 한다”며 사과문을 다시 철회하면서 사태가 더 악화됐다. 중국은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련의 논란이 중국 측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13일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독립 성향의 라이칭더(賴淸德) 현 부총통이 당선된 뒤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24일에는 한국인 사업가가 중국 선양의 타오셴공항 입국 과정에서 수첩 속 세계 지도에 대만이 국가처럼 표시됐다는 이유로 억류되기도 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 2024-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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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만이 국가라고?”…중국, 한국 LoL 중계 돌연 중단

    중국이 자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롤)’의 한국 프로리그 공식 중계를 돌연 중단했다. 최근 한국의 한 e스포츠 프로게임단이 소셜미디어에서 대만을 국가라고 언급한 것에 대한 ‘보복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한국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의 중국 공식 중계 플랫폼인 후야는 17일 개막한 2024년 정규리그 경기를 별 다른 설명 없이 중계하지 않고 있다. 후야가 LCK를 중계하지 않는 건 2018년 독점 중계를 시작한 뒤로 처음이다. LCK를 주최하는 중국 게임사 라이엇 게임즈는 “방송권을 가진 (중국 내) 사업자가 없기 때문”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하지만 SCMP는 중국 게임업계 관계자 등을 인용해 “LCK 중계를 포기한 가장 큰 원인은 최근 한국 e스포츠팀 ‘젠지’의 대만 관련 발언 탓”이라고 전했다. 해당 논란은 지난해 12월 젠지의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에 올라온 글에서 촉발됐다. 젠지는 의자 제조업체와 협업 제품 출시 소식을 전하며 “(출시) 첫 번째 국가로 대만을 선정했다”고 썼다. 당일부터 중국 이용자들의 거센 비판을 받은 젠지는 결국 하루 만에 “젠지는 중국의 주권과 영토의 무결성을 단호하게 존중하고 지지한다”라는 사과문을 게재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대만을 지지하는 이용자들이 반발했다. 젠지가 이후 “특정 정치적 견해나 이념 관련 명확한 중립성을 지켜나가고자 한다”며 사과문을 다시 철회하면서 사태가 더 악화됐다. 중국은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련의 논란이 중국 측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분석이 나온다.중국은 13일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독립 성향의 라이칭더(賴淸德) 현 부총통이 당선된 뒤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문제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24일에는 한국인 사업가가 중국 선양의 타오셴공항 입국 과정에서 수첩 속 세계 지도에 대만이 국가처럼 표시됐다는 이유로 억류되기도 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 2024-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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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도에 대만이 국가 표기됐다고… 中, 한국인 억류

    중국 세관 당국이 보유하고 있던 수첩 속 대만 지도를 문제 삼아 한국인을 1시간가량 억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선양 한국총영사관은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영사관 등에 따르면 24일 인천공항에서 대한항공편으로 중국 랴오닝성 선양 타오셴공항에 도착한 한국인 정모 씨(72)는 현지 세관원의 요구에 따라 여행가방을 열었다. 이후 세관원들은 수첩을 꺼내 뒤적거리더니 부착돼 있던 가로 30cm, 세로 20cm 규모의 ‘세계전도’를 문제 삼았다. 세관원들은 “대만이 다른 국가들처럼 별개의 국가인 것처럼, 타이베이도 다른 국가 수도와 동일하게 표기돼 있다”면서 “‘하나의 중국’(중국과 대만은 분리될 수 없는 하나) 원칙에 위배된다”고 지적하며 정 씨를 억류했다. 정 씨가 이에 항의하며 교민들에게 연락을 취하자 세관원들은 1시간여 뒤 풀어줬다. 중국은 대만을 수복해야 할 자국 영토로 여기며 대만을 독립국가처럼 표기한 지도의 유통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로 입국 외국인을 억류한 건 이례적인 조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주선양 한국총영사관은 “경위를 파악하고 있으며, 정 씨에 대한 중국 세관 당국의 조치가 과도한 것으로 확인되면 재발 방지를 강력히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 입국 때 논란의 소지가 있는 지도를 휴대하는 것에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 2024-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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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다가 무슨 죄… 美中갈등 불똥

    최근 깊어지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판다에게까지 불똥이 튀었다. 미국이 “중국이 판다를 이용해 ‘징벌적 외교’를 펼친다”고 비판하자 중국 관영 매체는 “오히려 미국이 판다를 표적 삼아 정치 쟁점화하며, 학대 의혹도 있다”고 맞받아쳤다. 중국 기관지 런민일보 계열인 환추시보는 16일 “판다 문제의 정치화를 경계해야 한다”는 사설을 게재했다. 미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국립동물원에 머물던 판다 가족 3마리가 지난해 10월 임대 기간 만료를 이유로 중국으로 돌아가자, 미국 매체들이 ‘징벌적 외교’라고 비난한 것에 반박한 것이다. 환추시보는 사설에서 “일부 미국인이 판다를 중국의 대표 소프트파워로 여기고 비난의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 중국으로 돌아간 판다 야야는 학대를 당했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며 “미국은 판다에게 적합한 생활 여건과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판다는 1972년 이후 미중 우호의 상징이었다. 한때 미국 내 15마리가 있었지만 임대 계약 종료로 지금은 애틀랜타 동물원에 있는 4마리가 전부다. 이들 역시 올해 임대 기간이 끝난다. 지난해 11월 미국을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공개 연설에서 “판다는 미중 양국 국민의 우호를 전달하는 사자”라며 “미국과 계속 협력해 두 국민 간 우정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할 의향이 있다”고 했으나 추가 임대나 연장 얘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 ‘한국 1호 아기 판다’ 푸바오도 올해 중국으로 돌아갈 처지다. 중국 외교 소식통은 15일 “에버랜드와 중국야생동물보호협회가 반환 시기와 절차를 논의하고 있어 이달 안에 일정이 발표될 것”이라며 “푸바오가 만 4세가 되는 7월 20일 이전에 반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 2024-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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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中갈등, ‘우호 상징’ 판다에 불똥… 美서 판다 못볼 수도

    최근 깊어지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국경을 넘어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판다’에게까지 불똥이 튀었다. 미국이 “중국이 판다를 이용해 ‘징벌적 외교’를 펼친다”고 비판하자, 중국 관영 매체는 “오히려 미국이 판다를 표적 삼아 정치 쟁점화하며, 학대 의혹도 있다”며 맞받아쳤다.중국 기관지 런민일보 계열인 환구시보는 16일 “판다 문제를 정치화하는 걸 경계해야 한다”는 사설을 게재했다. 미 워싱턴 스미소니언 국립 동물원에 머물던 판다 가족 3마리가 지난해 10월 임대 기간 만료를 이유로 중국으로 돌아가자, 미국 매체들이 ‘징벌적 외교’라고 비난한 것에 반박한 것이다. 환구시보는 “오히려 일부 미국인들이 판다를 중국의 대표 소프트파워로 여기고 비난의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했다. 심지어 “지난해 중국으로 돌아간 판다 아야는 학대를 당했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며 “미국은 판다에게 적합한 생활 조건과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한때 판다는 미중 우호관계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1972년 워싱턴에 처음 보낸 판다가 전국적인 인기를 끈 뒤 다른 동물원에도 임대를 늘려갔다. 한때 미국 내에는 15마리의 판다기 있었지만, 지금은 애틀란타 동물원에 있는 4마리가 전부다. 이들 역시 올해 임대 기간이 끝난다. 지난해 11월 미국을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판다 외교 재개’를 시사했으나, 미중 갈등이 지속되며 추가 임대나 연장 얘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 한국에서 국민적 사랑을 받는 푸바오도 올해 중국으로 돌아갈 처지다. 중국 외교소식통은 15일 “에버랜드와 중국야생동물보호협회가 반환 시기와 절차를 논의하고 있어 이달 안에 일정이 발표될 것”이라며 “푸바오가 만 4세가 되는 7월 20일 이전에 반환이 이뤄질 전망”이라고 밝혔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 2024-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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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칭더, 차이잉원보다 강한 ‘대독파’… “中, 팔 비틀자 反中 결집”

    “대만은 이미 주권국이다. (중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할 필요가 없다.”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 당선인이 집권 민주진보당 후보 시절이던 지난해 8월 외신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에서 줄곧 ‘하나의 중국’을 주장하며 대만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중국의 입장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같은 해 4월 민진당 총통 후보로 선출됐을 때는 “대만은 세계 민주주의의 ‘MVP(최우수 선수)”라며 권위주의 체제인 중국과 맞서겠다는 뜻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중국은 이런 라이 당선인의 선거 승리를 막기 위해 선거 과정 내내 군사 위협, 구두 경고 등을 가했다. 역설적으로 이 같은 중국의 공세가 오히려 반(反)중국 성향이 강한 유권자를 결집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투표 열흘 전인 2일 대만 언론 롄허보의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라이 후보와 제1야당 국민당 허우유이(侯友宜)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 이내인 5%포인트였다. 실제 투표에서 1, 2위 간 격차는 6.6%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광부 아들→의사→총통 당선 라이 당선인은 1959년 수도 타이베이 인근 작은 마을 완리에서 태어났다. 광부였던 그의 부친은 라이 당선인이 태어난 지 95일 만에 탄광 사고로 숨졌다. 그의 어머니가 홀로 라이 당선인을 포함한 6명의 자녀를 키웠다. 가난한 집안의 수재인 그는 국립 대만대 의대를 거쳐 미국 하버드대에서 공공보건학으로 석사 학위를 땄다. 1994년 정계에 입문했고 민진당 지지세가 강한 남부 타이난에서 4선 입법위원(국회의원)을 지냈다. 이어 타이난 시장, 행정원장(총리) 등을 거치며 승승장구했다. 2020년 총통 선거에서 차이잉원 총통의 러닝메이트로 출마해 부총통에 올랐다. 부인과 두 아들, 손자가 있다. 라이 당선인은 역시 반중 성향으로 유명한 차이 총통보다 대만 독립에 대한 열망이 더 높은 ‘대독파’로 꼽힌다. 타이난 시장 시절인 2014년 처음 중국 본토를 방문했을 때 중국이 금기로 여기는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를 거론하며 “톈안먼 시위는 애국운동”이라고 했다. 또 중국식 병음 표기를 거부하는 조례를 제정했고, 시 공용어에 영어를 추가했다. 지난해 10월 남부 가오슝 유세 현장에서는 “‘92 공식’(대만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되 중국과 대만이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1992년 양측의 구두 합의)을 받아들이는 건 대만의 주권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외쳤다. 이런 그를 중국은 ‘배신자’ ‘말썽쟁이’ ‘분열주의자’로 부르며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다.● “習 믿어야” 마잉주, 반중 정서 결집시켜 선거 직전 제1야당 국민당 소속 마잉주(馬英九) 전 총통의 ‘신습론(信習論)’ 발언도 되레 민진당에 호재가 됐다. 마 전 총통은 최근 독일 매체 인터뷰에서 “양안 관계가 좋아지려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믿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국민당 허우 후보마저 “나와는 생각이 다르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거세진 유권자의 반중 정서를 가라앉히지는 못했다. 시 주석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통일은 역사적 필연”이라고 주장해 대만인의 불안감을 키웠다. 이에 국민당 지지층은 선거 패배 확정 직후 마 전 총통의 소셜미디어로 몰려가 ‘패배의 주범’이라는 댓글을 달며 비판했다. 외신 또한 중국의 거듭된 위협이 오히려 민진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대만의 팔을 거듭 비튼 중국의 강경 행보가 오히려 대만 유권자로 하여금 중국을 넘어서야겠다는 열망을 키워줬다”고 분석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타이베이=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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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칭더 집권했지만 16년만에 여소야대… 제3당이 ‘캐스팅 보트’

    “대만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이 지지율이 낮은 총통 당선인을 보유하고, 입법원(국회) 제1당에서 제2당으로 전락해 ‘이중(二重) 소수’에 빠졌다.” 13일 대만 총통 선거와 같은 날 치러진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 결과에 대한 현지 언론 롄허보의 평가다. 민진당은 이날 총통 선거에서는 승리했지만 라이칭더(賴淸德) 당선인의 득표율은 40.1%에 그쳤다. 입법원 내 민진당 의석 또한 4년 전보다 10석이 줄어 제1야당 국민당에 원내 제1당 지위를 내줬다. 집권당 의석이 총 113석인 입법원 과반(57석)에 미달한 것은 입법원 의석이 현재 의석으로 확정된 2008년 이후 16년 만에 처음이다. 1996년 총통 선거에 직선제가 도입된 후 2000년부터 현재까지 민진당과 국민당이 번갈아가며 8년씩 집권했던 공식 또한 깨졌다. 국민당은 제1당에 오르긴 했지만 민진당보다 불과 1석이 많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민진당과 국민당 모두 안정적인 의회 운영을 위해 8석을 얻은 제3당 민중당의 협조가 절실하다. 이에 다음 달 1일 입법원장(국회의장) 선출 때 민중당이 어떤 당의 후보를 지지할지 관심이 주목된다. 입법원장 후보로 국민당에서는 2020년 총통 선거에 도전했으며 갖가지 논란을 몰고 다니는 한궈위(韓國瑜·67·사진) 전 가오슝 시장, 민진당에서는 유시쿤(游錫堃) 현 입법원장이 거론된다.● 국민당이 제1당… 16년 만의 여소야대 총통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권교체를 이루지 못한 국민당은 13일 11대 입법위원 선거에서 52석을 얻었다. 4년 전보다 14석이 많다. 반면 대권을 거머쥔 민진당은 10석을 잃은 51석에 그쳤다. 4년 전 5석이었던 민중당 의석은 8석으로 늘었다. 입법위원 선거에서 국민당의 승리는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부터 어느 정도 예견됐다. 인물론이 중시되는 총통 선거와 달리 입법원 선거는 전국적 인지도가 낮아도 후보 개개인의 지역구 관리 능력이 중요하다. ‘대(對)중국 강경파’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의 집권 8년간 민진당이 반중 정책을 강조하느라 민생 문제 해결에 미온적이었다는 유권자의 불만도 상당한 상황이었다. 타이베이 시민 리이루이(李依叡·36·회사원) 씨는 12일 동아일보 취재진에게 “중국의 군사 위협 등을 우려하기에 총통 선거에서는 라이 후보를 지지하지만 입법위원 선거에서는 국민당 후보를 찍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당 후보가 민진당 후보보다 일을 잘하고 지역구 사정에도 밝다고 했다. 민진당은 2022년 11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때도 21개 지역에서 불과 5곳에서만 승리해 13개 지역에서 이긴 국민당에 참패했다. 이런 흐름이 이번 입법위원 선거에서도 이어졌다. 차이 총통은 이번 유세 과정에서 “입법위원은 국정 운영의 동력”이라며 라이 당선인과 민진당 입법위원 후보를 모두 찍어 달라고 호소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국민당 전 총통 후보, 입법원장 가능성 그간 여러 논란을 일으키며 화제를 몰고 다녔던 한궈위 전 시장이 입법원장에 오를지도 관심이 크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국민당 비례대표 1번 후보로 입법원에 입성하게 됐다. 한 전 시장은 2018년 민진당 텃밭으로 꼽히는 남부 가오슝에서 국민당 소속으로 시장에 올라 큰 관심을 모았다. 자신과 마찬가지로 역시 대머리인 지지자를 유세장으로 불러모아 대머리를 강조하는 이색 퍼포먼스를 벌였다. 여세를 몰아 2020년 국민당 총통 후보가 됐지만 과도한 친중국 성향 등으로 차이 총통에게 대패했다. 같은 해 6월에는 “총통 선거에만 신경 쓰느라 시정을 등한시했다”는 이유로 실시된 시장 파면 선거가 통과돼 시장직을 박탈당했다. 이후 와신상담한 그가 입법원장에 오르려면 총통 선거와 입법원 선거에서 모두 선전한 민중당의 지원이 절실하다. 이번 총통 선거에 출마했던 민중당 커원저(柯文哲) 주석은 13일 “민중당은 나의 1인 정당이 아닌 집단적 의사결정을 내린다”며 15일 지지 후보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타이베이=이지윤 기자 asap@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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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잉주 “시진핑 믿어야”… 친중에 되레 역풍

    친(親)중국 성향의 마잉주(馬英九·사진) 전 대만 총통이 “시진핑(習近平)을 믿어야 한다”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만 총통 선거가 요동치고 있다. 이 발언이 마 전 총통이 소속된 제1야당 국민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커지고 있다. 11일 중앙통신사 등 대만 언론들에 따르면 마 전 총통은 전날 독일 매체 도이체벨레와의 인터뷰에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가 좋아지기 위해서는 평화적 대화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시 주석을 믿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대만 사회에서 퍼지고 있는 ‘중국 위협론’을 희석시키려는 의도의 발언으로 보인다. 하지만 반(反)중국 성향의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은 이 발언을 문제 삼아 적극적인 공세에 나서고 있다. 특히 마 전 총통이 지난해 4월 중국을 방문해 중국 당국으로부터 유례없는 환대를 받았다는 점까지 꺼내들어 국민당을 압박했다. 민진당 라이칭더(賴淸德) 후보는 연설에서 “이번 선거는 시진핑을 믿느냐, 대만을 믿느냐의 선택”이라면서 “중국의 선거 개입이 성공해 중국 지시를 받는 후보가 당선된다면 대만의 민주주의는 무너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때 국민당과 단일화를 추진했던 제2야당 민중당의 커원저(柯文哲) 후보도 마 전 총통을 겨냥해 “시 주석보다는 자기 자신을 믿는 게 더 안전하다”고 비꼬았다.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국민당 허우유이(侯友宜) 후보는 “나와 마 전 총통의 중국 노선은 조금 다르다”며 진화에 나섰다. 허우 후보는 “대만의 민주와 자유 시스템을 지킬 것”이라면서 중국의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부총통 후보인 자오사오캉(趙少康)도 “무조건 신뢰가 아닌 조건부 신뢰”라며 의미 축소에 나섰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 2024-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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