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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국가가 베네수엘라 문제에서 어느 편에 설지 선택해야 한다. ‘자유의 세력’ 편에 설 것인가,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과 결탁할 것인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6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베네수엘라 야당 지도자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할 것을 촉구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도 미국 편에 서서 “마두로 정권은 8일 내에 선거를 다시 치르라”고 압박했다. 반면 마두로 정권과 러시아, 중국 등은 “미국이 쿠데타를 시도한다”며 맞섰다. ‘한 나라 두 대통령’이란 초유의 사태가 국제사회의 진영 대결 및 대리전으로 확전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마두로 정권의 사회주의 실험으로 수백만 명의 아이가 영양실조와 기아로 고통받고 있다”며 “중국과 러시아는 수년간 수십억 달러의 잘못된 투자와 지원을 만회하기 위해 실패한 마두로 정권을 지지한다. 이로 인해 베네수엘라가 사실상 ‘마피아 국가’로 전락했다”고 강력 성토했다. 이어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1년 동안 베네수엘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안보리 회의 개최를 요구했으나 무시됐다. 회의가 왜 늦게 열린 건지 다 알지 않느냐”고도 했다. 미국이 요청한 안보리 회의는 러시아 등의 반대로 15개 이사국 중 정족수인 9개국 찬성을 겨우 채웠다. 폼페이오 장관은 회의 후 “모든 나라가 마두로 정권과의 금융 시스템을 단절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베네수엘라 문제는 안보리 의제가 아니다. 미국의 내정 간섭이 지나치다”고 서방에 목소리를 높였다. 바실리 네벤자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미국의 목적은 쿠데타 기획”이라며 “남미를 미국 뒷마당쯤으로 여긴다”고 비판했다.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관계는 마두로의 전임자이자 남미 좌파의 거두였던 고(故) 우고 차베스 정권(1999∼2013년 집권) 때부터 급속히 악화됐다. 반미 성향이 강한 차베스 전 대통령은 2008년 쿠데타 시도 배후로 미국을 지목했고 양측은 10년 넘게 대사도 파견하지 않았다. 반면 러시아와는 국방, 외교, 경제 분야에서 내내 우호 관계를 유지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차베스 전 대통령의 사이도 각별했다. 중국도 사회주의 정권을 적극 지지하며 10년간 베네수엘라에 500억 달러(약 56조 원)가 넘는 돈을 빌려줬다. 당사국 자격으로 안보리에 참석한 호르헤 아레아사 베네수엘라 외교장관은 “유럽 국가의 재선거 시한은 유치하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유럽이 무슨 자격으로 주권국에 시한을 정하고 최후통첩을 하느냐”고 반박했다. 다만 마두로 정권의 지지 기반인 군부에서 첫 이탈자가 나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베네수엘라의 주미대사관 무관인 호세 루이스 실바 대령은 이날 워싱턴에서 “마두로 정부와 관계를 단절했으며 과이도를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한다”고 선언했다. 미국 역시 독자 제재 카드 등을 저울질하며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와 교역하는 제3자를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이 시행될 가능성도 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미국 역사상 최장기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해마다 2월 첫 번째 일요일이면 미국뿐 아니라 지구촌을 들썩거리게 하는 슈퍼볼은 올해도 변함없이 그 열기를 뿜어내고 있다.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챔피언결정전인 슈퍼볼은 2월 3일 오후 6시 30분(한국 시간 2월 4일 오전 8시 30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로스앤젤레스 연고인 LA 램스(내셔널 콘퍼런스 소속)와 보스턴을 연고지로 두고 있는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아메리칸 콘퍼런스 소속)가 우승 트로피 주인을 가린다. 로스앤젤레스와 보스턴은 지난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서도 맞붙었다. 당시 보스턴 레드삭스가 류현진이 선발 투수로 출전한 LA 다저스를 4승 1패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두 도시의 ‘리턴 매치’로도 관심을 모으는 이번 대결은 단판 승부다. 미국 4대 프로스포츠 가운데 단 한 번 맞붙어 왕좌를 결정짓는 종목은 슈퍼볼뿐이다. 그만큼 짜릿하다.○ ‘꿈꾸는 미국’이 필드에 있다 미국에서 미식축구는 ‘국기(國技)’에 가까울 만큼의 권위와 인기가 있다. 미식축구 팬들은 프로 리그인 NFL뿐만 아니라 지역 대학과 고교 경기까지 챙겨 본다. “금요일 고교 미식축구 관람으로 주말을 시작해 토요일엔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대학 리그, 일요일에 NFL 경기를 본 뒤 ‘선데이나이트 풋볼’로 마무리한다”는 말까지 있다. 선데이나이트 풋볼은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 저녁시간대에 특정한 한 경기만을 편성해 진행하는 것이다. 다른 경기는 낮에 진행된다. 대학 리그도 프로 못지않은 인기가 있다. 미식축구 명문 미시간대는 수용 인원이 10만7000석이 넘는 자체 구장 ‘빅 하우스’를 가지고 있는데 경기마다 매진 사례다. NFL은 선수들이 반드시 대학을 거쳐 프로에 입단하도록 규정을 두고 있어서 대학 리그는 ‘미래의 NFL’ 같은 위상을 가지고 있다. 미식축구는 가장 미국적인 스포츠여서 인기가 높다는 분석도 있다. 공격과 수비를 전담하는 선수들이 각각 있고 그 안에서도 포지션별로 체격이나 특징이 천차만별인 선수들이 뒤섞여 뛴다. 상대 수비의 거친 태클을 버텨내야 하는 ‘센터’는 몸무게 100kg을 훌쩍 넘는 거대한 몸집과 엄청난 근육이 필요하지만 공을 들고 수비를 피해 달려야 하는 ‘러닝백’은 탄탄한 몸에 빠른 다리가 필수다. 작전에 따라 공격 루트를 구상한 뒤 패스로 활로를 뚫는 ‘쿼터백’은 순간적으로 정확한 상황 판단을 하는 능력과 높은 패스 정확도가 요구된다. ‘인종의 용광로’라는 미국 사회를 보는 듯하다. 미국에서는 이렇게 다양한 특성의 선수들이 필요하다는 점을 교육에도 써먹고 있다. 미식축구 전문가인 박경규 경북대 명예교수는 “미국 학교에서는 어릴 때부터 미식축구를 가르치면서 ‘너의 장점을 잘 발전시키면 반드시 어딘가에 필요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말해준다”며 “다양성과 자유를 존중하고 차별 없는 국가를 만들겠다는 미국의 신념을 미식축구를 활용해 교육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럭비에서는 금지된 ‘전진 패스’와 ‘히팅(hitting·공격수가 길을 뚫기 위해 수비 선수와 부딪치는 것)’이 허용되면서 선수들이 보호 장구를 착용해야 할 정도로 박진감은 늘었다. 공을 가지고 수비를 밀어내며 영역을 넓히고, 상대 진영 끝에 있는 터치다운존에 공을 내리꽂아 점수를 내는 경기 방식은 실제 전선을 만들어 전진하고 깃발을 꽂아 점령하는 전쟁과 닮았다. 미국인들이 미식축구 경기를 보면서 ‘세계 최강 미국’이라는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낀다는 것이다. 해마다 이슈가 되는 하프타임 공연이나 기업 광고에서 미국의 사회상을 읽을 수도 있다. 올해 대결을 벌일 패트리어츠와 램스(당시 연고지는 세인트루이스)는 9·11테러가 일어났던 직후인 2002년 슈퍼볼에서도 맞붙은 적이 있는데, 당시 하프타임 무대에 오른 록그룹 U2는 대형 스크린에 희생자들의 이름을 일일이 띄우며 노래했다. 관중은 눈물을 흘리며 공연에 열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反)이민정책을 강하게 추진하던 2017년 슈퍼볼에서는 공유숙박업체 에어비앤비가 ‘우리는 받아들인다(We accept)’는 주제로 다양한 인종과 국가 사람들의 얼굴이 등장하는 광고를 만들어 내보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올해 슈퍼볼에는 사상 처음으로 남자 치어리더(램스 소속) 두 명도 등장한다. ○ 표는 590만 원, 경제효과는 8000억 원 슈퍼볼은 단일 종목 경기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스포츠 이벤트로 꼽힌다. 1972년 슈퍼볼 때 시청률 40%를 돌파한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1990년 39.0%)을 제외하고는 40%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미국에서 1억1000만여 명이 슈퍼볼을 본다. 미국 인구가 약 3억3000만 명이니 3명 중 1명은 슈퍼볼을 보는 셈이다. 월드시리즈나 미국프로농구(NBA) 챔피언결정전 시청률은 결승 팀에 따라 10∼20%를 오르내린다. 슈퍼볼의 인기는 TV 광고에서도 드러난다. 기업들은 슈퍼볼이라면 아낌없이 돈을 뿌린다. 글로벌 시장 통계 전문 기업 스태티스티카에서 만든 자료에 따르면 2002년 30초에 230만 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28억8000만 원)이던 광고비는 지난해 500만 달러(약 55억 원)까지 올랐다. 중계권을 가진 CBS가 거절했지만 올해는 미국의 마리화나 회사인 에이커리지홀딩스가 의료용 마리화나의 장점을 소개하는 30초짜리 광고를 제안하기도 했다. 슈퍼볼 중계에는 총 65개 광고가 붙는다. 3시간 남짓한 시간에 3500억 원이 넘는 돈이 오가는 셈이다. 대한체육회가 정부에서 지원받는 1년 예산(약 4000억 원)에 근접한 금액이다. 미국 티켓 검색 사이트 ‘시트긱’에 따르면 올해 슈퍼볼 입장권 가격 평균은 5239달러(약 590만 원)다. 이 정도 가격인 표를 사면 맨 앞자리가 아닌 중간이나 뒤쪽 자리에 앉을 수 있다. 암표를 구할 경우 정가의 5∼10배를 줄 각오를 해야 한다. 거금을 주고 슈퍼볼 입장권을 손에 쥔 팬들은 길게는 1주일 동안 숙박을 한다. 먹고 마시며 지역 경제에 도움을 준다. 미국 애리조나주립대가 2015년 주도(州都) 피닉스에서 열린 슈퍼볼의 경제효과를 분석해 봤다. 슈퍼볼이 애리조나에 가져다준 돈이 7억1900만 달러(약 7910억 원)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왔다.○ 최초의 ‘셧다운 슈퍼볼’ 보안 걱정 USA투데이는 21일 “올해 열리는 53회 슈퍼볼이 40여 년 만에 연방정부 셧다운 속에서 열리는 첫 번째 대형 프로 스포츠 이벤트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연방정부 셧다운은 1976년부터 21차례 일어났다. 하지만 슈퍼볼 기간과 겹친 적은 없었다. 셧다운 기간에 열린 대형 프로 스포츠 행사는 뉴욕 양키스와 LA 다저스의 1978년 월드시리즈뿐이다. 슈퍼볼은 연방정부가 두 번째로 높은 보안등급을 매긴 대형 행사다. 1월 29일 트럼프 대통령의 신년 국정연설 다음으로 보안등급이 높다. 슈퍼볼 행사의 보안에는 연방수사국(FBI) 등 1500명 이상의 연방 보안인력이 투입된다. 연방정부 셧다운이 다음 달까지 진행될 경우 미국 전역에서 팬들이 집결하는 슈퍼볼 경기의 보안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방정부 관리들은 슈퍼볼 진행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얘기하고 있다. 타일러 홀턴 국토안보부 대변인은 “슈퍼볼과 같은 특별 행사의 보안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우리는 이 행사를 위해 우리의 보호 책임을 수행할 것이며 지역 보안 파트너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슈퍼볼을 치러야 하는 애틀랜타는 걱정이 태산이다. 애틀랜타 하츠필드잭슨 공항은 슈퍼볼이 열리는 기간에 하루 이용 승객이 최대 33% 증가하고 하루 750편의 항공기가 증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샤 보텀스 애틀랜타 시장은 “셧다운이 슈퍼볼 주말까지 이어질까 걱정스럽다”며 “특히 보안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말했다.○“슈퍼볼을 세계로” 슈퍼볼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개최지 선정은 지명 방식으로 바뀌었다. NFL 측이 적절한 개최지를 골라 협상하고 있다. 2월 초 날씨를 감안해 돔구장이 있거나 영상 10도 이상의 기후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앞으로 해외에서 개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금까지 미식축구는 갈라파고스 같은 존재였다. 미국을 제외하면 즐기는 나라가 거의 없었다. 메이저리그와 NBA,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 모두 있는 캐나다 팀도 NFL에는 아직 없다. 하지만 2006년 부임 후 2023년까지 임기가 보장된 로저 구델 NFL 사무총장(커미셔너)이 세계화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구델 사무총장은 2007년 ‘NFL 인터내셔널 시리즈’를 도입하고 영국 런던과 토트넘, 멕시코의 멕시코시티 등에서 정규시즌 경기 일부를 열도록 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영국이다. 인터내셔널 시리즈를 시작한 뒤 영국에 미식축구 붐이 일었기 때문. 런던에서는 슈퍼볼을 유치하기 위한 물밑 작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구델 사무총장은 “영국을 비롯해 캐나다와 멕시코에도 팀을 만들고 2027년에는 시장 규모를 현재의 100억 달러에서 250억 달러 규모로 확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로봇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총성 없는 전쟁이 확산되고 있다. 비싼 인건비 때문에 자율주행 택배로봇 개발에 집중하던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은 벌써 ‘실전’에 투입하는 단계까지 왔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세계 로봇시장 규모는 2016년 915억 달러(약 103조 원)에서 2020년 1880억 달러로 연평균 2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령자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택배 로봇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회사인 미국 아마존은 23일(현지 시간) 자율주행 택배로봇인 ‘아마존 스카우트’ 6대를 시애틀 북쪽 워싱턴주 스노호미시 카운티에서 주간에 운영한다고 밝혔다. 스카우트는 아이스박스 크기의 몸통에 바퀴 6개가 달려 있는 자율주행 로봇이고 전기가 동력원이다. 아마존은 “스카우트는 애완동물이나 보행자 등 경로 위의 물체를 피해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움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범 운영 기간에는 사람이 직접 따라다니며 배송 과정을 검증할 계획이다. 스카우트가 보급되면 택배 서비스도 획기적으로 바뀐다. 택배 기사가 트럭에서 스카우트를 인도에 내려놓으면 목적지를 스스로 알아서 찾아가기 때문에 단시간에 많은 물건을 배송할 수 있다. 특이점은 스카우트에 물건을 내려놓는 기능이 없다는 것. 사람이 나오면 뚜껑을 열어 물건을 집을 수 있게 해준다. 택배 기사가 미리 스카우트가 배달할 것이라고 통보하면 사람이 나와서 가져가는 식이다. 물건 분실이나 도난 위험이 상대적으로 작다. 아마존이 스카우트 보급을 확대하면 자율주행 택배 로봇 시장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 로봇은 기술과 운영 방식이 간단해 본격적인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에 앞서 보급될 기술로 꼽힌다. 오전에 사무실에서 물건을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퇴근 후에 물건을 받게 된다. 미국에서는 스타십(Starship), 텔레리테일(Teleretail) 등 스타트업들이 자율주행 로봇 개발에 나섰다. 뉴로(Nuro)와 유델브(Udelv) 등은 유통회사와 손잡고 자율주행 택배로봇 보급에 나섰다. 뉴로는 시속 25마일 속도로 달리는 배달 로봇을 개발하고 있으며 유통회사인 크로거와 식료품 배달을 위해 손을 잡았다. 유델브는 월마트와 협력하고 있다. ○ 장난감을 넘어 주인 돌보미로 진화한 로봇 일본의 대표적인 전자기업인 소니는 강아지 로봇 ‘아이보’를 통한 노약자 돌봄 서비스를 2월 중순에 시작한다고 23일 발표했다. 아이보 코에 부착된 카메라와 화상 인식 인공지능(AI)으로 노약자들이 집에서 건강하게 하루를 보내고 있는지 멀리서도 확인할 수 있다. 경비업체와의 협업으로 아이보를 통한 경비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돌봄 서비스 요금은 월 1480엔(약 1만5000원), 기계 본체 가격은 이전과 동일한 19만8000엔이다. 소니가 1999년에 처음 아이보를 선보였을 때엔 일반적인 장난감에 가까웠다. 판매 실적 부진으로 2006년에 판매를 중단했다. 소니는 2017년 10월에 아이보 2.0을 공개했다. 카메라, 터치 센서, 마이크로폰을 장착해 반응성과 생동감을 높였다. 4000개 부품을 사용해 꼬리 흔들기, 손 흔들기 등을 가능하게 했다. 눈을 깜빡이거나 주인을 따라다니게 해 살아있는 강아지 느낌이 나게 했다. 이번에는 더욱 고도화시켜 돌봄 서비스 기능을 장착한 것. 일본 정부는 로봇 산업에 대해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2014년 6월 발표된 신성장전략 개정판에서 로봇에 의한 새로운 산업혁명을 선언했다. 특히 빠르게 고령화돼 가는 사회 특성상 일본 정부는 개호(介護·돌봄) 분야 로봇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2월 각의(국무회의)에서 의결한 ‘고령사회대책대강’에 따르면 일본은 2015년 24억 엔 규모였던 개호로봇 시장을 2020년까지 500억 엔 규모로 키울 계획이다.뉴욕=박용 parky@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경제 참모가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정지)으로 미국의 1분기(1∼3월) 경제성장률이 ‘제로’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인정했다. 미 정치권이 연방정부 셧다운을 끝내지 못하면 세계 경제의 엔진인 미국 경제의 피해가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케빈 해싯 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은 23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1분기 경제성장률이 0%로 떨어질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럴 수 있다. 셧다운이 1분기까지 연장된다면 1분기 성장률이 계절적 요인으로 낮은 점을 감안할 때 거의 제로에 가까운 숫자를 나타낼 수 있다”고 답변했다. CNN은 “트럼프 행정부 관리가 연방정부 셧다운의 경제적 비용에 대해 내놓은 전망 중 가장 암울하다”고 평가했다. 백악관은 사상 최장 기간 이어지고 있는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지속될 경우 1주일에 경제성장률이 약 0.1% 하락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성장률이 2%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연방정부 셧다운까지 장기화하면 미 경제의 성장이 멈추는 충격파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2013년 10월 16일간의 셧다운 때는 미국의 4분기(10∼12월) 국내총생산(GDP)이 0.3% 감소했다. 해싯 위원장은 “셧다운이 중단되면 2분기(4∼6월) 성장률은 엄청날 수 있다. 4, 5%가 될 것”이라고 낙관적인 견해를 보였다. 올해 미 경제가 3% 성장을 하고 2020년 경기 침체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셧다운 쇼크’가 현실화되면 연간 3∼4% 성장을 위한 친성장 정책을 독려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AP와 NORC 공공문제연구센터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미국인들의 지지율은 34%로 집권 이후 최저치에 근접했다. 29일 하원 본회의장에서 연두교서 발표를 강행하겠다며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편지 공방’을 벌였던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밤 트위터에 “셧다운이 끝날 때 연설하겠다”며 “하원 회의실에 필적한 만한 역사, 전통, 중요성을 가진 장소가 없기 때문에 연두교서 발표 대체 장소를 물색하지 않고 있다”고 글을 올렸다. 전날 대체 장소를 물색하겠다고 별렀던 트럼프 대통령은 “펠로시 의장이 연두교서 발표를 요청해 놓고서 셧다운 때문에 마음을 바꿨다”고 비난하며 연두교서 발표를 연기했다.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

로봇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총성 없는 전쟁이 확산되고 있다. 비싼 인건비 때문에 자율주행 택배로봇 개발에 집중하던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은 벌써 ‘실전’에 투입하는 단계까지 왔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세계 로봇시장 규모는 2016년 915억 달러(약 103조 원)에서 2020년 1880억 달러로 연평균 2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령자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택배 로봇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회사인 미국 아마존은 23일(현지 시간) 자율주행 택배로봇인 ‘아마존 스카웃’ 6대를 시애틀 북쪽 워싱턴 주 스노호미시 카운티에서 주간에 운영한다고 밝혔다. 스카웃은 아이스박스 크기의 몸통에 바퀴 6개가 달려 있는 자율주행 로봇이다. 전기차처럼 전기가 동력원이다. 아마존은 “스카웃은 애완동물이나 보행자 등 경로 위에 물체를 피해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움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범 운영 기간에는 사람이 직접 따라다니며 배송 과정을 검증할 계획이다. 스카웃이 보급되면 택배 서비스도 획기적으로 바뀐다. 택배 기사가 트럭에서 스카웃을 인도에 내려놓으면 목적지를 스스로 알아서 찾아가기 때문에 단시간에 많은 물건을 배송할 수 있다. 특이점은 스카웃에 물건을 내려놓는 기능이 없다는 것. 사람이 나오면 뚜껑을 열어 물건을 집을 수 있게 해준다. 택배 기사가 미리 스카웃이 배달할 것이라고 통보하면 사람이 나와서 가져가는 식이다. 물건 분실이나 도난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다. 아마존이 스카웃 보급을 확대하면 자율주행 택배 로봇시장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 로봇은 기술과 운영 방식이 간단해 본격적인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에 앞서 보급될 기술로 꼽힌다. 오전에 사무실에서 물건을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퇴근 후에 물건을 받게 된다. 미국에서는 스타십(Starship), 텔리리테일(Teleretail) 등 스타트업들이 자율주행 로봇 개발에 나섰다. 뉴로(Nuro)와 유델브(Udelv) 등은 유통회사와 손잡고 자율주행 택배로봇 보급에 나섰다. 뉴로는 시속 25마일 속도로 달리는 배달 로봇을 개발하고 있으며 유통회사인 크로거와 식료품 배달을 위해 손을 잡았다. 유델브는 월마트와 협력하고 있다. ●장난감을 넘어 주인 돌보미로 진화한 로봇 일본의 대표적인 전자기업인 소니는 강아지 로봇 ‘아이보’를 통한 노약자 돌봄 서비스를 2월 중순에 시작한다고 23일 발표했다. 아이보 코에 부착된 카메라와 화상 인식 AI로 노약자들이 집에서 건강하게 하루를 보내고 있는지 멀리서도 확인할 수 있다. 경비업체와 협업으로 아이보를 통한 경비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돌봄 서비스 요금은 월 1480엔(약 1만5000원), 기계 본체 가격은 이전과 동일한 19만8000엔이다. 소니가 1999년에 처음 아이보를 선보였을 때엔 일반적인 장난감에 가까웠다. 판매 실적 부진으로 2006년에 판매를 중단했다. 소니는 2017년 10월에 아이보 2.0을 공개했다. 카메라, 터치 센서, 마이크로폰을 장착해 반응성과 생동감을 높였다. 4000개 부품을 사용해 꼬리 흔들기, 손 흔들기 등을 가능하게 했다. 눈을 깜빡이거나 주인을 따라다니게 해 살아있는 강아지 느낌이 나게 했다. 이번에는 더욱 고도화시켜 돌봄 서비스 기능을 장착한 것. 일본 정부는 로봇 산업에 대해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2014년 6월 발표된 신성장전략 개정판에서 로봇에 의한 새로운 산업혁명을 선언했다. 특히 빠르게 고령화돼 가는 사회 특성상 일본 정부는 개호(介護·돌봄) 분야 로봇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2월 각의(국무회의)에서 의결한 ‘고령사회대책대강’에 따르면 일본은 2015년 24억 엔 규모였던 개호로봇 시장을 2020년까지 500억 엔 규모로 키울 계획이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30일 미국 워싱턴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앞두고 이를 준비하는 실무 회동 취소설이 제기되는 등 난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와 기술이전 강요 등 구조적 개혁에서 양측이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 경제 전문 방송인 CNBC는 22일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이번 주 예정된 중국과의 기획회의를 취소했다”고 전했다. 미무역대표부(USTR) 관리들이 중국의 차관급 관리 2명과 무역 관련 이견을 해소하기 위해 만나기로 한 회의가 취소됐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고위급 무역협상을 위해 워싱턴을 방문하기에 앞서 중국 측 차관급 인사 2명이 이번 주 미국을 방문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CNBC는 “백악관이 지식재산권 규칙에 대한 현저한 이견 때문에 중국과의 예정된 무역기획회의를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한 소식통은 “(미중 간) 대화는 여전히 전화로 이뤄질 수 있다”며 “직접 방문 무산은 지난해 12월 1일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무역전쟁 휴전 합의 이상의 완전한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어려울 것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미중 실무 회동 무산 보도를 부인했다. 백악관은 CNBC에 “협상팀은 이달 말 류 부총리와의 고위급 협상 준비를 위해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CNBC에 출연해 “회의 취소는 사실이 아니다. 다음 주 류 부총리의 방문 외에 예정된 실무 회의는 없다”고 반박했다. 미국 재계도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앞두고 중국의 첨단산업 육성 정책인 ‘중국제조 2025’에 대한 실태 보고서를 USTR에 제출하며 중국 압박에 가세했다. WSJ는 “보고서는 산업기밀 이전 강요를 중단하는 것을 포함해 외국 기업을 위한 중국의 시장 개방 확대를 위한 구조 개혁을 지지했다”고 소개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2일 스위스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영상 연설에서 “중국이 공정하고 개방적 무역과 지식재산권 보호 원칙을 수용한다면 의견 대립은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 대해서도 “그런 대화들로부터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고 기대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트럼프(대통령)와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만났을 때 미국과 북한 깃발이 여기저기 내걸렸다. 당연히 한국 깃발은 없었다. 그것이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16선 중진 의원인 엘리엇 엥걸 신임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민주·뉴욕)은 13일 뉴욕 플라자호텔에서 열렸던 국회 한미동맹 강화사절단 소속 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지난해 6월 진행된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속내를 털어놨다. 엥걸 의원은 30년 넘게 외교위원회에서 활동한 베테랑 외교통이다. 그런 그가 북-미 정상이 만나는 자리에 태극기가 걸릴 상황이 아니란 걸 모를 리 없다. 간담회가 끝난 뒤 진의를 물었다. 그는 “이 지역에서 우리의 친구이자 동맹은 한국이다. 김정은이 비핵화를 하지 않는다면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는 특권을 누려선 안 된다”고 대답했다. 북한의 비핵화 이행을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속도를 내는 북-미 관계와 소원해진 한미 동맹에 대한 걱정을 한꺼번에 털어놨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미 의회 내부의 불편한 기류가 느껴졌다. 지난해 북-미 정상회담 석 달 후 북한은 정권 수립 70주년(9·9절)을 기념해 평양에서 연 열병식에 미국 본토를 직접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들고 나오지 않았다. 미국 언론은 수위를 낮춘 북한 열병식을 주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생큐! 김 위원장”이라고 반색했다. 하지만 이날 열병식에 등장한 자주포는 다른 얘길 하고 있었다. 자주포의 포신 밑 차체엔 “조선 인민의 철천지원쑤 미제 침략자를 소멸하라”라는 격문이 적혀 있었다. 지구에서 “미국을 소멸하겠다”고 큰소리칠 수 있는 나라는 몇 안 되는 핵보유국밖에 없다. 북-미 정상이 손을 맞잡았지만 북한이 보기에 미국은 여전히 소멸시켜야 할 침략자라는 인식을 핵과 미사일 실물 대신 ‘글’로 과시한 것이다. 이런 북한을 상대하는 트럼프 행정부가 껄끄러운 비핵화보다 미국 본토에 대한 실질적인 위협인 ICBM 폐기에 협상의 초점을 맞추고, 대북 제재 완화나 종전선언 등의 상응 조치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워싱턴 조야에서 커지고 있다. 주한미군을 미국의 방위비 절감과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는 협상의 지렛대로 쓸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온다. 백악관은 20일 트럼프 대통령 집권 2년간 성과를 발표하면서 ‘해외에서 미국 리더십 회복’ 항목의 첫 번째 사례로 북-미 정상회담 성과를 언급했다. 한미 동맹이 흔들린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3년차 성과에는 “대통령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을 없앴다. 한국의 방위비 지출을 늘리고 동맹의 우선순위를 재정비했다”는 대목이 등장할지도 모를 일이다.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트럼프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서, 북한의 경제 발전을 위해서도 북-미 대화는 성공해야 한다. 하지만 이해당사자인 한국인의 지지 없이 북-미의 일방적인 이해관계만으로 대화가 성공할 수 없다. 굳건한 한미 동맹 없이는 북한의 비핵화를 완성하기도 어렵다. 엥걸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한국은 오랫동안 미국의 충실하고 믿음직한 동맹이었으며 우리는 한국이 생각하고 말하는 것에 귀 기울이고 정책을 조정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지금 그렇게 하고 있는가? 아니면 우리가 한국과 적절한 협의를 하지 않고 그냥 홀로 가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우리는 과연 이 질문에 자신 있게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박용 뉴욕 특파원 parky@donga.com}

미국을 방문한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사진)이 18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본 비숍 미 중앙정보국(CIA) 부국장을 비공개로 만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 전했다. 2박 3일간 워싱턴 체류 시 북-미 ‘스파이 채널’이 물밑에서 가동된 것으로 관측된다. WSJ는 “미국과 북한 스파이들은 10년간 비밀대화를 해왔다”며 “북-미 비밀접촉이 정상회담의 길을 놓았다”고 보도했다. 미 정보당국자들이 ‘군(軍) 채널’이라고 부르는 북-미 정보기관 채널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09년 개설됐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김영철 부장 등 군 채널 당국자들을 껄끄러워하지만 북한 내 강경파에 접근하고 안보 문제를 결정하는 데 이 채널이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북한 측과 소통하는 창구인 뉴욕의 유엔주재 북한대표부를 통한 ‘뉴욕 채널’은 북한 정권에서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떨어지는 외무성에 메시지를 전달하기 때문에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WSJ는 “스파이 채널이 억류된 미국인 논의, 위기관리 수단,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보답으로 국교를 정상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재확인하는 도구, 정상회담 계획을 논의하는 메커니즘으로 확장됐다”고 전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미국 백악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2주년을 맞아 경제 성과와 무역 협상 등 업적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백악관 대변인실은 20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2년간 역사적 성과’라는 제목의 자료를 내고 2017년 1월 20일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 성장, 규제 개혁, 무역재협상 등 13가지 항목별로 지난 2년간 이룬 성과를 소개했다. 백악관이 공개한 문서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과 북-미 정상회담 등을 거론하면서 ‘코리아(한국)’가 모두 6번 등장했다. 이웃나라인 멕시코는 4회, 일본 러시아는 3회, 중국과 영국은 2회 언급된 것에 비교하면 한반도 관련 업적에 대한 비중이 컸다. 한국과 관련해 “대통령은 미국 자동차 산업 일자리 보존 및 증대, 미국산 수출품 증가를 위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재협상했다”며 “한국은 미국산 가금류 등에 시장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에서 미국 리더십 회복’ 항목의 가장 첫 번째 사례로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언급한 뒤 “한반도에 평화와 비핵화의 서막을 열었다”고 평가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올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임정의 국새(임시의정원 관인·官印)가 46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다. 임정 임시의정원 의장 및 국무령을 지낸 만오 홍진(晩悟 洪震·1877∼1946) 선생의 손자며느리 신창휴 씨(85·미국 거주)는 최근 동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홍진 선생의 동상이 국회에 건립되는 날 남편이 보관해 온 임시의정원 관인을 국회에 기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인은 오늘날 국회 격인 임시의정원의 각종 공문서에 찍었던 도장이다. “대한민국은 최고 권력이 임시의정원에 있음”(1927년 개정 임시약헌 제2조)을 비롯한 임정 임시헌법 조항으로 볼 때 임정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국새 가운데 하나에 해당한다. 임정과 더불어 중국에서만 4000km를 옮겨 다녔고, 홍진 선생의 손자인 고(故) 석주(錫柱) 씨의 도일과 귀국, 도미까지 100년 동안 바다를 4번 건너며 수만 km를 이동한 관인이 한국에서 제자리를 찾는 셈이다. 신 씨가 본보에 공개한 이 관인은 ‘臨時議政院印(임시의정원인)’이라고 새겨진 검은색 목제 도장이다. 석주 씨는 이 관인이 “할아버지(홍진)가 1945년 충칭에서 갖고 돌아왔다. 1919년부터 의정원 인장으로 쓰인 임시의정원인”이라고 설명한 문서를 남겼다. 석주 씨는 6·25전쟁을 비롯한 격동의 현대사 속에서도 각고의 노력 끝에 이 관인을 온전히 간직해 왔다. 1973년 미국 이민 뒤에도 조부의 업적이 제대로 평가받길 바라며 여러 차례 관인을 한국에 기증하려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2016년 87세로 눈을 감았다. 관인은 중국 상하이에서 첫 임시의정원 회의가 열린 지 100주년이 되는 올 4월 10일에 맞춰 기증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희상 국회의장실은 “임정 100주년을 맞는 올해 국회도서관에 임시의정원의 마지막 의장을 지낸 홍진 선생의 흉상을 건립한다”며 “상징적 의미가 큰 4월 10일 전 관인이 고국에 돌아올 수 있도록 흉상 건립을 서두르고 있다”고 밝혔다. 문 의장은 “이 관인은 임시의정원을 상징하는 물건”이라며 “역사적으로 소중한 이 관인을 후손에 길이 보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정 국새 100년간 바다 4번 건너… 홍진 가문, 목숨처럼 지켰다 ▼ “남편이 숨지기 석 달 전 이 도장을 꺼내더니 ‘나 대신 잘 보관했다가 할아버지 흉상이 세워지는 날 국가에 기증해 달라’는 유언을 남겼습니다.” 임시정부 의정원 의장과 국무령을 지낸 만오(晩悟) 홍진 선생의 손자며느리 신창휴 씨(85)가 18일(현지 시간) 미국 동부 모처에서 진행된 동아일보 및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는 “2016년 87세로 작고한 남편(홍석주)의 유언대로 도장을 안전한 모처에 두고 가보로 지키고 있다”고 했다. 그는 보안을 이유로 인터뷰 장소 공개를 극구 꺼렸다. 취재팀이 확인한 임시정부 의정원 관인 등 도장 4개는 만오 선생이 1945년 중국 충칭(重慶)에서 허리춤에 차고 귀국한 허리띠 및 지퍼가 달린 남색 주머니에 담겨 있었다. 신 씨에 따르면 남편 홍 씨는 이 도장을 목숨처럼 지켰다. 6·25전쟁, 일본 유학(교환교수), 미국 이민 등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항상 몸에 지니고 다녔다고. 그는 “남편이 6·25전쟁 피란 당시 도장주머니를 베개에 돌돌 말아 넣고 잠을 잘 때도 그 베개만 썼다”며 “가족들에게도 도장이 어디에 있는지 알리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취재팀에 홍 씨가 가족에게 남긴 ‘홍진 도장 및 문서 원본’이라는 3장짜리 문서도 공개했다. 문서에는 “영구 가보로 보관할 것, 햇볕과 습기에 쬐이지 말 것”이란 당부 사항과 설명이 빼곡했다. ‘임시의정원인(臨時議政院印)’이라고 새겨진 가로 5cm, 높이 6cm의 검은색 목재 도장에는 ‘1919년부터의 의정원 인장’이라는 설명이 있었다. 홍 씨는 이 문서에 “임시의정원인은 1919년 4월 임시의정원 수립 때부터 유일한 도장으로 임시정부 및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상징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적었다. ‘홍진(洪震)’이라고 새겨진 옥돌로 만든 작은 도장에는 ‘관용’ 및 ‘공문서’에 쓰였다는 말도 있었다. 이 외 만오 선생이 1919년 4월 중국으로 망명하기 전 법관과 변호사로 일하며 썼던 그의 본명 홍면희(洪冕熹)가 새겨진 도장, 또 다른 호 ‘만호(晩湖)’가 새겨진 도장도 1점씩 있었다. 신 씨는 “시조부께서는 ‘독립운동을 하는 의병들에게 벌을 줄 수 없다’며 법관을 그만두고 변호사로 일하다 중국으로 망명했다”며 “가산까지 팔아 독립운동을 위해 떠난 뒤 남은 가족들이 일제의 감시 및 생활고로 힘들게 살았다고 들었다”고 했다. 그의 남편 홍 씨는 생전 임시의정원 의장을 지내며 독립운동을 이끈 조부의 업적이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을 늘 안타까워했다. 이에 코닥에서 일했던 홍 씨와 약사 신 씨 부부는 직접 조부의 업적을 재조명하는 일에 매달렸다. 신 씨는 “정확한 금액은 기억나지 않지만 국가에서 독립유공자에게 주는 지원금 대부분을 홍진 학술대회 개최 및 홍진 선생 연구서 출판에 썼다”며 “남편이 ‘조부의 흉상이라도 세워 달라’는 유언을 남긴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 씨는 “남편의 유언대로 국회에 흉상이 세워진다니 그날 내 손으로 이 도장을 국가에 기증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홍진 선생은 좌우, 여야를 떠나 민족이 모두 하나가 되길 원하셨다”며 “임시정부 100주년이 되는 올해 시조부의 유지를 받들어 한국이 하나로 똘똘 뭉쳐 훌륭한 나라를 건설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단독]홍진 선생, 유일하게 임정 행정-입법 수장 모두 역임 ▼ 만오 홍진 선생은 우리나라 의회정치의 기틀을 마련한 독립운동의 거목이다. 임시정부 연구의 권위자인 한시준 단국대 교수는 “임정에서 행정부 수반(국무령)과 입법부 수반(임시의정원 의장)을 모두 지낸 분은 홍진 선생이 유일하다”며 “가장 오랜 기간 의장으로 활동하며 의회정치의 기틀을 닦은 분”이라고 설명했다. 1877년 명문가 후예로 태어난 홍진 선생은 1904년 법관양성소를 졸업하고 평양에서 변호사로 일했다. 1919년 3·1운동 직후 동지들을 규합해 인천에서 13도 대표자 대회를 개최하고 한성정부를 조직한 뒤 중국 상하이로 망명했다. 그해 9월 한성정부를 법통으로 통합 임시정부가 출범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1921년 5월에는 이동녕 손정도에 이어 임시의정원의 3대 의장으로 선출됐고 이어 1939, 1942년에도 의장에 선출됐다. 한 교수는 저서에서 “홍진 선생이 이념과 당파를 초월한 인물이었기에 좌우익 세력이 참여한 통일의회에서 의장으로 선출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홍진 선생은 임시의정원의 마지막 의장이었고 임정 환국 뒤 의정원을 계승한 비상국민회의 의장으로도 선출됐다. 홍진 선생의 후손이 의정원 관인을 보관하게 된 데에는 이 같은 사연이 있다. 홍진 선생이 1945년 12월 1일 환국하면서 가져온 의정원 문서는 손자 홍석주 씨가 보관하다가 국회에 기증해 1974년 국회도서관이 발간했다. ‘대한민국’이라는 국호가 최초로 규정된 ‘대한민국 임시약헌’(헌법) 개정안 초안(원본)과 건국강령, 광복군 작전보고 등 귀중한 자료들이었다. 임시정부 문서는 이들 자료 말고는 거의 남아있지 않다. 의정원 문서를 온전하게 보존해 후대에 남긴 것 역시 홍진 선생의 큰 공헌으로 평가된다. 홍진 선생은 1946년 9월 9일 병환으로 숨을 거뒀고 장례식은 9월 13일 김구 선생, 이승만 박사를 비롯해 각계 인사가 운집한 가운데 성대하게 거행됐다.▼ [단독]김구 주석-광복군 관인은 6·25때 행방불명 ▼ 대한민국 임시정부 의정원의 관인은 현재 소재가 확인된 임시정부의 유일한 국새다. 임정은 26년간 임시 헌장 제정과 5번의 개헌을 거치며 정체가 변화했지만 대체로 의회가 중심에 있었다. 1927년 3차 개정 헌법에는 “대한민국은 최고 권력이 임시의정원에 있음”(제2조)을 명시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1945년 환국 당시에는 주석제였다. 한시준 단국대 교수는 “환국 당시 임정은 당·정·군의 형태였고 주석과 총사령관, 의정원 관인의 가치는 동렬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구 주석이 사용한 주석의 관인은 정부 문서와 함께 6·25전쟁 때 행방불명됐다. 지청천 장군이 썼던 한국광복군 총사령관의 관인도 마찬가지다. 북한에 두 개의 관인이 남아 있을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이번에 공개된 의정원 관인은 소재가 확인된 유일한 국새인 셈이다. 국회의 홍진 선생 흉상 건립 안건은 2003년 발의됐다가 제16대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국회는 2010년 5월 ‘홍진 임시의정원 의장 기념전시실’을 국회도서관에 설치했으나 흉상 건립에는 합의하지 못했다. 한 교수는 “홍진 선생 손자 홍석주 씨가 흉상 건립과 관인 기증을 협의하러 한국에 7, 8번 왔을 때마다 만났다”며 “석주 씨가 ‘살아 있을 때 꼭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고 했는데 끝내 생전에 결실을 못 봤다”고 설명했다. 홍 씨의 아내 신창휴 씨는 2017년 7월 본보와의 통화에서 “남편이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편하게 돌아가시지도 못했다”며 안타까워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취임 후 홍진 선생 흉상 건립을 다시 추진했고 지난해 11월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건립 안건이 마침내 통과(재석 의원 226명, 찬성 196명)됐다. 문 의장은 통과 직후 “홍진 의장님의 상(像)을 건립하는 것은 의회민주주의의 역사적 가치를 보전하고 독립정신의 참뜻을 계승하는 숭고한 일”이라고 유족에게 편지를 보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뉴욕=박용 특파원/박효목 기자}
미국이 중국의 약속 이행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방안을 포함하는 조건으로 무역협상 타결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양국이 90일간의 무역전쟁 휴전 기간에 합의를 하더라도 중국 측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무역전쟁이 재발할 불씨가 남아 있다. 로이터통신은 19일(현지 시간) “미국이 무역 합의 조건으로 무역 개혁에 대한 중국의 진전 사항에 대해 정기적으로 평가하는 일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무역협상에서 합의 사항을 정기 점검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어서 중국이 순순히 받아들일지 미지수다. 무역분쟁이 생기면 일반적으로 양국 간 합의문에 규정된 분쟁 해결 방안을 따르거나 세계무역기구(WTO) 등의 분쟁 해결 절차를 밟는다. 로이터통신은 이 정기 평가가 북한과 이란에 부과한 징벌적 경제 제재 과정과 유사하다고 진단했다. 한 중국 소식통은 로이터통신에 “언뜻 굴욕적이지만 양국이 중국 정부의 체면을 살리는 방법을 찾아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는 이달 30, 31일 미 워싱턴을 방문해 고위급 무역협상에 나선다. 이때 정기 평가를 포함해 중국의 지식재산권 절취, 기술 이전 강요, 보조금 지급 등이 의제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고위급 협상 때 중국의 양보를 끌어내기 위해 이미 부과한 대중 관세의 일부 혹은 전부를 해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강경파’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잘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WSJ 보도에 대해 “관세를 없앤다는 보도는 잘못됐다. 우리는 무역 제재로 어마어마한 돈을 미국으로 가져오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블룸버그는 20일 중국 정부가 7∼9일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차관급 무역협상에서 “2024년까지 대미 무역흑자를 ‘0’ 수준으로 만들겠다”고 미국에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중국 대표단은 “향후 6년간 총 1조 달러(약 1122조5000억 원) 이상의 미국 상품을 수입해 무역흑자를 줄이겠다”고 했다. 반면 미국 대표단은 실현 가능성 및 기간에 불만을 표시하며 “2년 안에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가 무려 3230억 달러(약 362조5700억 원)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계획에 대한 의구심도 높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계획은 무역흑자의 대상을 ‘미국’에서 ‘다른 나라’로 바꾸는 것일 뿐”이라며 “중국과 다른 나라 간 무역 불균형을 심화시켜 새 문제를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이 미국산 대두를 더 많이 수입하면 브라질산 대두를 적게 수입할 수밖에 없고, 이는 중국과 브라질의 무역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뉴욕=박용 parky@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남편이 숨지기 석 달 전 이 도장을 꺼내더니 ‘나 대신 잘 보관했다가 할아버지 흉상이 세워지는 날 국가에 기증해 달라’는 유언을 남겼습니다.” 임시정부 의정원 의장과 국무령을 지낸 만오(晩悟) 홍진 선생의 손자며느리 신창휴 씨(85)가 18일(현지 시간) 미국 동부 모처에서 진행된 동아일보 및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는 “2016년 87세로 작고한 남편(홍석주)의 유언대로 도장을 안전한 모처에 두고 가보로 지키고 있다”고 했다. 그는 보안을 이유로 인터뷰 장소 공개를 극구 꺼렸다. 취재팀이 확인한 임시정부 의정원 관인 등 도장 4개는 만오 선생이 1945년 중국 충칭(重慶)에서 허리춤에 차고 귀국한 허리띠 및 지퍼가 달린 남색 주머니에 담겨 있었다. 신 씨에 따르면 남편 홍 씨는 이 도장을 목숨처럼 지켰다. 6·25전쟁, 일본 유학(교환교수), 미국 이민 등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항상 몸에 지니고 다녔다고. 그는 “남편이 6·25전쟁 피란 당시 도장주머니를 베개에 돌돌 말아 넣고 잠을 잘 때도 그 베개만 썼다”며 “가족들에게도 도장이 어디에 있는지 알리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취재팀에 홍 씨가 가족에게 남긴 ‘홍진 도장 및 문서 원본’이라는 3장짜리 문서도 공개했다. 문서에는 “영구 가보로 보관할 것, 햇볕과 습기에 쬐이지 말 것”이란 당부 사항과 설명이 빼곡했다. ‘임시의정원인(臨時議政院印)’이라고 새겨진 가로 5cm, 높이 6cm의 검은색 목재 도장에는 ‘1919년부터의 의정원 인장’이라는 설명이 있었다. 홍 씨는 이 문서에 “임시의정원인은 1919년 4월 임시의정원 수립 때부터 유일한 도장으로 임시정부 및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상징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적었다. ‘홍진(洪震)’이라고 새겨진 옥돌로 만든 작은 도장에는 ‘관용’ 및 ‘공문서’에 쓰였다는 말도 있었다. 이 외 만오 선생이 1919년 4월 중국으로 망명하기 전 법관과 변호사로 일하며 썼던 그의 본명 홍면희(洪冕熹)가 새겨진 도장, 또 다른 호 ‘만호(晩湖)’가 새겨진 도장도 1점씩 있었다. 신 씨는 “시조부께서는 ‘독립운동을 하는 의병들에게 벌을 줄 수 없다’며 법관을 그만두고 변호사로 일하다 중국으로 망명했다”며 “가산까지 팔아 독립운동을 위해 떠난 뒤 남은 가족들이 일제의 감시 및 생활고로 힘들게 살았다고 들었다”고 했다. 그의 남편 홍 씨는 생전 임시의정원 의장을 지내며 독립운동을 이끈 조부의 업적이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을 늘 안타까워했다. 이에 코닥에서 일했던 홍 씨와 약사 신 씨 부부는 직접 조부의 업적을 재조명하는 일에 매달렸다. 신 씨는 “정확한 금액은 기억나지 않지만 국가에서 독립유공자에게 주는 지원금 대부분을 홍진 학술대회 개최 및 홍진 선생 연구서 출판에 썼다”며 “남편이 ‘조부의 흉상이라도 세워 달라’는 유언을 남긴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 씨는 “남편의 유언대로 국회에 흉상이 세워진다니 그날 내 손으로 이 도장을 국가에 기증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홍진 선생은 좌우, 여야를 떠나 민족이 모두 하나가 되길 원하셨다”며 “임시정부 100주년이 되는 올해 시조부의 유지를 받들어 한국이 하나로 똘똘 뭉쳐 훌륭한 나라를 건설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이달 말 중국과의 고위급 무역협상을 앞둔 미국이 무역전쟁의 상징으로 떠오른 중국 통신장비회사 화웨이의 산업기술 탈취 혐의를 정조준하고 있다. 미 법무부는 화웨이가 미국 3위 통신회사인 T모바일의 로봇 기술을 빼돌린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지식재산권 절취와 기술이전 강요 등 중국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미국 측의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 미 기술 빼돌려 수억 달러 이득”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연방검사들이 중국 화웨이가 T모바일의 스마트폰 테스트용 로봇 ‘태피(Tappy)’ 관련 기술 등 미국 협력사들의 산업기밀을 훔친 혐의에 대한 수사를 하고 있다”며 “(화웨이) 수사는 진전된 상황이며 곧 기소 절차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수사는 T모바일이 “2014년 스마트폰 공급 협력사인 화웨이가 태피의 영업기밀을 빼돌렸다”며 시애틀 연방법원에 제기한 민사소송이 발단이 됐다. T모바일 측은 소장에서 “화웨이는 수억 달러 상당의 상업적 이득을 불법적으로 얻기 위해 T모바일에서 빼돌린 로봇 기술을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파트너 회사인 화웨이의 직원들이 워싱턴주 T모바일 벨뷰 실험실에서 태피 사진을 불법으로 촬영하거나 태피 부품을 노트북 컴퓨터 가방에 넣어 밖으로 빼돌리려 했다는 것이다. 화웨이 측은 소송에서 “태피 비디오는 유튜브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영업기밀이 아니어서 산업기술을 훔친 게 아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연방 배심원은 2017년 T모바일의 손을 들어줬다. 화웨이에 480만 달러를 배상하도록 판결한 것이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1일 중국과 90일간의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한 이후에도 중국 간판기업인 화웨이를 표적으로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다. 미 정부의 요청을 받은 캐나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1일 이란 제재 위반 관련 혐의를 받고 있는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부회장을 체포했다. ○ 지식재산권 절취 등 중국의 구조 개혁이 타깃 WSJ는 “법무부가 최근 몇 달간 민사소송에서 드러난 범죄를 수사하며 중국 기술 절취 혐의를 조사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왔다”고 전했다. 미 법무부가 11월 중국 국영회사와 대만 협력사를 미국 최대 메모리칩 회사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산업기밀을 훔친 혐의로 기소한 것도 민사소송이 발단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줄곧 비판해온 중국의 지식재산권 절취와 기술 이전 강요는 미중 무역전쟁의 종전과 확전을 결정할 핵심 이슈로 꼽힌다. 미국은 7∼9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차관급 무역협상을 통해 농산물과 에너지 등 미국산 상품 수입과 관련한 양보를 얻어냈지만 구조적 문제에서는 진척을 보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 척 그래슬리 상원의원(아이오와)은 기자들에게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11일 만남에서 ‘(중국의) 구조적 변화와 관련해 진전이 없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이달 말 워싱턴을 방문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참모인 류허(劉鶴) 부총리와 만나 지식재산권 절취, 기술 이전 강요 등의 구조적 이슈에 대해 담판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 연방의원들은 16일 미국 제재 등을 위반하는 화웨이 등 중국 통신장비회사에 대한 반도체 부품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결의안에 동의하는 사람들은 모두 ‘아이(Aye·찬성)’라고 말해주세요.” “아이.” “반대는요?” “….” “결의안이 채택됐습니다.” 15일(현지 시간) 오전 11시 15분경 미국 뉴욕주 올버니 상원 회의장. 상원의원 63명은 뉴욕주가 올해 3월 1일을 한국의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날로 지정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약 2시간 뒤 하원에서도 낭보가 들렸다. 하원의원 150명 모두가 찬성해 ‘3·1운동의 날’ 결의안이 채택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결의안 채택에 힘을 보태기 위해 의사당을 찾은 한인 동포 30여 명과 국회 한미동맹 강화사절단 박영선 김경협 표창원(더불어민주당), 함진규(자유한국당), 이동섭 의원(바른미래당), 박효성 뉴욕총영사, 김민선 뉴욕한인회장은 “대한민국 만세” “삼일절 만세” “유관순 만세”를 외치며 환호했다. 뉴욕주의 결의안 통과에 따라 올해 3월 1일이 공식적인 기념일로 지정되고, 뉴욕주 한인회는 당일 맨해튼 도심에서 3·1 만세운동을 재현하는 행사를 열 계획이다. 한국 독립 운동의 정신을 미국사회에 제대로 알리는 기회가 만들어진 것이다. “36년간 압박받던 조선 민족이 8월이라 15일에 해방되었네…. 우리 조선 나라를 세워주소서♬” 이날 새벽 5시 한인들과 함께 단체버스를 타고 의사당을 찾은 박정자 할머니(88·뉴욕시 퀸스)는 결의안 통과 소식을 듣고 1945년 해방 때 배운 노래를 열창해 큰 박수를 받았다. 박 할머니는 “황해도에 살면서 14세 때 배운 노래”라며 “오늘은 정말 기쁜 날인데 눈물이 앞을 가려서 노래를 못 하겠다”고 말했다. 박 할머니를 비롯한 한인 동포들은 이날 뉴욕시에서 단체버스를 타고 의사당을 찾았다. 버스 안에선 기미독립선언서가 낭독됐다. 한 고령 참석자는 버스로 3시간 거리의 올버니행에 피로를 호소하며 의사당 앞에서 잠시 주저앉기도 했지만 역사적 현장을 떠나지 않고 자리를 지켰다. 뉴욕주 의회에서 3·1운동의 날 결의안이 채택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워싱턴에선 반대 로비도 있었다. 하지만 뉴욕주 의원들은 100년 전 3·1운동과 유관순 열사의 희생정신이 보여준 보편적 인권의 가치를 미국사회가 공유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결의안은 당초 ‘유관순의 날’ 지정을 위해 추진됐지만 유 열사를 기리고 3·1운동 100주년을 되새기자는 취지에서 3·1운동의 날로 명칭이 바뀌었다. 결의안에는 “3·1운동 100주년인 3월 1일을 기념하고 최연소 여성 인권운동 지도자 중 한 명인 유관순의 유산이 주는 영속적 영향을 기린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결의안은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전달된다. 하원에서 결의안을 발의한 한인 1.5세 론 김 하원의원은 “유관순의 희생과 용기는 당시 한국인 2000만 명 가운데 200만 명 이상이 궐기하게 했다. 이것이 한국 독립을 이끌었다”며 지지를 호소해 박수를 받았다. 토비 앤 스타비스키 뉴욕주 상원의원도 “유관순은 3·1운동의 상징이자, 자유와 인권의 상징”이라며 상원 결의안을 발의했다. 뉴욕주 의원 5명은 이날 “한국은 일본 지배하에서 억압과 차별, 폭력을 겪었고 언어와 문화, 삶의 방식에서도 위협을 받았다”는 선언문도 함께 발표했다. 김 의원은 “기념일 지정을 계기로 미국 공립학교 교실에서 1919년 3·1운동이 왜 중요한가를 똑바로 가르쳐주도록 하는 게 장기 목표”라고 강조했다.올버니=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결의안에 동의하는 사람들은 모두 ‘아이(Aye·찬성)’라고 말해주세요.”“아이”“반대는요?”“결의안이 채택됐습니다.” 15일(현지시간) 오전 11시 15분경 미국 뉴욕 주 올버니 상원 회의장. 뉴욕 주에서 올해 3월1일을 한국의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날로 지정하는 결의안이 상원의원 63명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2시간 여 뒤 하원에서도 낭보가 들렸다. 150명의 하원의원 모두가 찬성해 ‘3·1운동의 날’ 결의안이 채택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결의안 채택에 힘을 보태기 위해 의사당을 찾은 국회 한미동맹 강화사절단의 박영선·김경협·표창원(더불어민주당), 함진규(자유한국당), 이동섭(바른미래당) 의원과 뉴욕주한인회 관계자 등은 “대한민국 만세”, “삼일절 만세”, “유관순 만세”를 외치며 환호했다. “36년간 압박받던 조선민족이 8월이라 15일에 해방되었네(중략) 우리 조선 나라를 세워주소서♬” 새벽 5시 동료 한인들과 단체버스를 타고 의사당을 찾은 박정자 할머니(88·뉴욕 시 퀸즈)는 결의안 통과 소식을 듣고 1945년 해방 때 배운 노래를 열창해 큰 박수를 받았다. 박 할머니는 “황해도에 살면서 14살 때 배운 노래”라며 “오늘은 정말 기쁜 날인데 눈물이 앞을 가려서 노래를 못하겠다”고 눈물을 훔쳤다. 박 할머니 등 한인 30여 명은 이날 뉴욕 시에서 단체버스를 타고 의사당을 찾아 결의안 통과에 힘을 보탰다. 버스 안에선 기미독립선언서가 낭독됐다. 한 고령의 한인 참석자는 장거리 여행으로 탈진해 의사당 앞에서 잠시 주저 앉기도 했지만, 역사적 현장을 떠나지 않았다. 뉴욕 주의회에서 3·1운동의 날 결의안이 채택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워싱턴에서 반대 로비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뉴욕 주의원들은 100년 전 3·1 운동과 유관순 열사의 희생 정신이 보여준 보편적 인권의 가치를 미국 사회가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날 하원에서 결의안을 발의한 한인 1.5세 론 김 하원의원은 “유관순의 희생과 용기는 2000만 명의 한국민 중 200만 명 이상이 궐기하게 했고 결국 한국 독립을 이끌어냈다”며 지지를 호소해 박수를 받았다. 상원에서 결의안을 발의한 토비 앤 스타비스키 뉴욕 주 상원의원은 “유관순은 3·1운동의 상징이자, 자유와 인권의 상징”이라며 동료 의원들을 설득했다. 당초 결의안은 유관순의 날 지정을 위해 추진됐지만 유 열사를 기리고 3·1운동 100주년을 되새기자는 취지에서 3·1운동의 날로 바뀌었다. 결의안은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전달될 예정이다. 뉴욕주 의원 5명은 “한국은 일본 지배 하에서 억압과 차별, 폭력을 받았고 언어와 문화, 삶의 방식에서도 위협을 받았다. 식민 지배에 반대한 한국인들의 운동이 올해 3월 1일로 100주년을 맞았다”는 내용의 선언문도 발표했다. 미국 한인사회의 성장도 뉴욕 주의회 결의안 채택에 한몫을 했다. 존 리우 뉴욕 주 상원의원은 이날 의회에서 “한국계 미국인 사회는 뉴욕 주의 경제적, 문화적, 교육적, 정치적으로 중요한 부분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에드워드 브라운스타인 필 레이모스 뉴욕 주 하원의원 등은 의사당 내의 한인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직접 찾아와 3.1운동의 날 지정을 축하하기도 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재미 동포들의 힘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100년 전 3·1운동을 세계인 모두가 공유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이 채택됐다는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뉴욕주한인회 등 한인 동포들은 올해 3·1운동의 날에 맨해튼 도심에서 만세 운동을 재현할 계획이다. 론 김 의원은 “학교 교실에서 1919년 3·1운동이 왜 중요한가를 똑바로 가르쳐주는 게 장기 목표”라고 말했다. 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
“내가 취임했을 때 우리 철강업은 죽어가고 있었다. 지금은 매우 활기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 철강업계가 부활하고 있다고 큰소리를 쳤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 “트럼프 대통령의 부활 주장에도 미국 철강회사들은 침체에 직면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3월 미국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값싼 수입품을 막아 미국을 보호하겠다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이어 6월 유럽 중국 등에서 수입되는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 관세를 부과했다. 관세 부과 이후 미국 내 철강 가격이 25% 오르며 미 철강업계는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렸다. 시간이 흐르면서 관세 효과로 치솟던 철강 가격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S&P글로벌플래츠에 따르면 미국산 열연코일 철강 가격은 관세 부과를 앞둔 2018년 상반기(1∼6월) 41% 올랐다가 하반기에 최고점에서 21% 떨어졌다. 미국 내 철강 가격이 급등하자 철강 제품을 사용하는 자동차 건설사 등 미국 내 제조회사들이 철강 대체품을 개발하거나 투자를 유보하면서 수요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관세 폭탄’으로 반사이익을 누린 미 철강업계의 일자리 증가세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 철강회사들은 지난해 약 50개의 제철소 건설과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약 30개 공장을 건설하거나 재가동했다. 미 철강업계를 대표하는 이익단체인 미국철강협회(AISI)에 따르면 미 철강산업 직접고용은 지난해 11월 현재 14만6300명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 1월 13만4600명보다 1만1700명이 늘었다. 하지만 여전히 4년 전보다 4% 적다. 새로 짓는 제철소에 자동화 장비가 보급되면서 고용이 그만큼 늘지 않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관세 폭탄의 빌미가 된 무역협상이 타결될 경우 관세가 없어지고 미 철강업계의 반사이익도 사라질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적지 않다. 관세 등으로 실적이 좋아졌지만 철강업계 주가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철강회사인 US스틸과 AK스틸 주가는 지난해 각각 46%, 56% 하락했다. 세계 경제성장 둔화와 무역전쟁 등 미래 불확실성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채드 바운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수석 펠로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철강업계는 지난 40년간 다양한 형태로 엄청난 규모의 보호를 받았지만 이 기간에 더 효율적이고 경쟁력 있는 기업이 되도록 투자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 철강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국경 장벽에 다시 기대를 걸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트위터에 “민주당 의원들은 콘크리트 장벽을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장벽 너머를 쉽게 바라볼 수 있도록 예술적으로 디자인한 철제 장벽을 세울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AISI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처럼 국경을 따라 철제 장벽이 건설될 경우 철강 300만 t이 소비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남북) 협력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이고 정책이지만 북한 정권에 이용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하게 할 필요가 있다.” 한반도 문제에 영향력이 큰 엘리엇 엥걸 신임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민주·뉴욕·사진)은 13일(현지 시간) 본보 및 채널A와 만나 개성공단 재개 등 대북 제재 완화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한국 국회의 한미동맹 강화 사절단과 간담회를 마친 뒤에 별도로 만난 자리에서다. 엥걸 위원장은 “미국이 어떤 조치나 결정을 하기 전에 한국에 조언을 구하고 매우 긴밀히 논의해야 한다”며 한미 공조를 역설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새로운 비핵화 길로 나아가고 있다는 확신이 들기 전까지 어떤 양보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엥걸 위원장은 이날 한국계 앤디 김 의원(민주·뉴저지)과 그레이스 멍, 캐럴린 멀로니, 톰 수오지 등 민주당 친한파 의원 5명과 뉴욕 플라자호텔에서 미국을 방문한 국회 ‘한미동맹 강화 사절단’과 1시간이 넘는 간담회를 가졌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김경협 표창원 의원과 자유한국당 함진규, 바른미래당 이동섭 의원이 참석했다. 사절단을 이끈 박영선 의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의 용기를 갖도록 미국 민주당의 응원이 필요하다”며 “미국이 약간의 당근을 줄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재개 등 남북교류 협력과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대북 제재 완화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어 “미국이 너무 북한을 압박하면 북한이 중국과 가까워질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이 미묘한 시점”이라며 미 의원들을 설득했다. 수오지 의원은 “개성공단 아이디어에 대해 나중에 얘기해 보자”며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엥걸 위원장은 간담회 모두 발언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회담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북한이 핵무기 폐기에 정말로 진지하지 않다면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일대일로 만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북한이 핵무기 폐기 측면에서 진실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미 관계에 대해 더 큰 우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북-미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북한 국기가 걸렸다. 당연히 태극기가 없었다. 하지만 이것이 나를 불편하게 했다”며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에둘러 강조했다. 엥걸 위원장은 “미국은 한국이 생각하고 말하는 것을 경청하고 거기에 맞춰 정책을 조정해 왔다. 지금은 우리(한미)가 그렇게 하고 있는가. 아니면 혼자서 결정하고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북한 정권을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서울과 워싱턴 관계는 부술 수 없이 강력하며 ‘헛된 약속’으로 우리의 의지와 우호를 파괴하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간담회를 마친 뒤 “민주당이 남북관계나 한반도 평화를 바라보는 시각이 우려했던 것보다 괜찮았다. 언론에서 보는 것보다 따뜻했다”며 “한미동맹을 굳건히 해야 한다는 공감대도 확인했다”고 말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난 드리머(dreamer)이며 로즈 장학생이다. 내가 속한 곳은 어디인가?’ 지난해 11월 미국의 ‘불법 체류 청년 추방유예제도(DACA·다카)’ 수혜자 중 처음으로 세계 최고 권위의 로즈 장학생에 선발된 한인 청년 박진규 씨(23·사진). 그가 11일자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글은 ‘드리머’로 불리는 미국 내 다카 청년의 고민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지난해 하버드대를 졸업한 박 씨는 10월 로즈 장학금을 받고 영국 유학길에 오른다. 한밤중 부모의 손에 이끌려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 뒤 16년 만의 첫 해외여행이다. 유학을 마친 뒤 미국으로 돌아올 수 없을지도 모른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다카 청년들의 해외여행 기회를 없애 출국 이후엔 재입국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박 씨는 기고문에서 “로즈 장학생에 선발됐다는 뉴스는 달콤쌉싸름(bittersweet)했다”며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장학금 중 하나를 받은 뒤에도 미국에 내 집, 갈 곳이 있는지 알지 못한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매일 내가 이 사회에 속하지 않는다는 걸 떠올리고 왜 남아 있어야 하는지를 정당화해야 하는 자신을 발견한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인간이 공정성과 품위 있는 대우를 받기 위해 모두 로즈 장학생일 필요는 없다”며 “우리는 당신 곁에서 일하고 배우고 웃는 동료이자 친구이며 급우이고 같은 미국인”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옥스퍼드대에서 밀입국 이민자들이 미국인이라는 것을 설득할 방법을 생각해 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박 씨의 부모는 16년 전 한국인들이 많은 뉴욕시 퀸스 플러싱에 정착했다. 어머니는 미용실에서, 아버지는 한식당에서 주 6일, 하루 12시간씩 일하며 자녀들을 번듯하게 키웠다. “10월 비행기에 오르면 플러싱의 41가와 유니언 애비뉴 사이 북적거리는 벼룩시장, 7번 지하철을 타러 가는 길의 노던 불러바드 한국분식점의 갓 만든 떡볶이에서 나는 매콤한 향이 떠오를 것이다. 이것이 나의 뿌리이자 오늘의 나를 키워준 광경이자 소리다.” 그는 “여러분이 고향이라고 부르는 나라가 여러분을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여러분과 함께 한다”고 글을 맺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미국과 중국이 지난해 12월 1일 무역전쟁 90일간 휴전 선언 이후 처음 열린 사흘간의 차관급 무역협상을 마무리하고 장관급 협상으로 가는 길을 열었다. 중국의 수입 확대와 시장 개방 분야에서 진전이 있었지만 지식재산권과 보조금 지원 등 구조개혁과 관련한 난제는 고위급 협상 테이블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9일(현지 시간) 성명을 내고 “7일부터 9일까지 제프리 게리시 USTR 부대표가 이끄는 대표단이 베이징에서 중국 관리들과 만나 양국 간 무역관계의 공정성, 상호 호혜, 균형을 달성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USTR는 “상당한 양의 농산물, 에너지, 제품 및 기타 상품과 서비스를 미국으로부터 구매하겠다는 중국의 약속에 협상의 초점이 맞춰졌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도 웹사이트에 ‘중미 베이징에서 경제무역 문제 차관급 협상 개최’란 제목의 성명에서 “쌍방이 양국 정상의 공통 인식을 적극적으로 실현하는 가운데 공통으로 관심을 둔 무역과 구조적 문제에 대해 광범위하고 깊은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이를 통해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관심 사안을 해결하기 위한 기초를 쌓았다”며 “쌍방이 계속 긴밀히 연락을 취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양측이 미국산 상품과 서비스의 추가 구매, 미국 자본에 대한 중국 시장 추가 개방 같은 문제에 진전을 보였다”면서도 “자국 기업에 대한 중국의 보조금 감축, 지식재산권 보호와 같은 복잡한 문제에 대해 여전히 의견이 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측은 중국에 약속 이행 시간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미국 협상단은 중국 측이 특정 시간 내에 미국산 상품을 구매하겠다는 약속을 얻어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관리들이 중국의 약속 이행에 대해 구체적으로 압박하면서 이틀 일정의 대화가 사흘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USTR는 성명에서 “관리들은 계속적인 검증과 효과적 집행을 조건으로 내세운 ‘완전한 이행’ 합의 필요성을 논의했다”고 언급했다. 양측이 간극을 좁히지 못한 약속 이행 보장과 구조개혁 문제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의 장관급 협상 테이블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NYT는 “중국이 무역 관행을 바꾸기 위한 구속력이 있는 약속을 어느 정도까지 제공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내 대중 강경파는 중국의 약속이 여전히 모호하다고 여긴다는 것이다. 미중 무역협상에 나서는 USTR, 상무부, 재무부 등 부처 간 이해관계가 다른 점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백악관 내부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 우려로 침체된 금융시장을 띄우기 위해 중국과 무역협상을 신속하게 타결하길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중국 경제의 급격한 침체를 막기 위해 신속한 타결이 필요하다. 양측은 22∼25일 스위스에서 열리는 다보스포럼 행사 기간이나 그 이후 워싱턴에서 장관급 회담을 열고 협상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류 부총리가 후속 협상을 위해 이달 말 워싱턴을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양측 회담이 단기간에 끝나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인 만큼 지난해 12월 1일 미중 정상이 합의한 90일(올해 3월 1일까지)의 휴전 기간이 연장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한편 미중 협상에 대한 성명이 나온 9일 USTR는 라이트하이저 대표,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일본 경제산업상, 세실리아 말름스트룀 유럽연합(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이 워싱턴에서 만나 시장에 기반을 두지 않고 있는 제3국의 정책과 관행 해결에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술 이전 강요와 관련한 강제 개선책 등을 논의한 이번 회동은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뉴욕=박용 parky@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구가인 기자}

“세계적으로 ‘미투(#MeToo) 운동’이 확산되면서 여성 권리와 여성 리더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한국엔 100년 전 억압된 사회에서 떨쳐 일어난 강인한 여성이 있었다는 걸 알리고 싶다.” 한국계 론 김 미국 뉴욕주 하원의원(40·민주)은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올해 3월 1일을 뉴욕주가 ‘유관순의 날’로 지정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발의했다. 그 이유가 이 말에 고스란히 담겼다. 8일(현지 시간) 뉴욕시 퀸스 사무실에서 동아일보 및 채널A와 만난 김 의원은 “유 열사는 인권운동가의 참모습과 신념을 실천하는 용기, 굴복하거나 포기하지 않는 정신에 대해 영감을 주는 인물인데도 미국 공립학교나 역사책에서 가르치지 않고 있다”며 “정부기관에서 이런 논의를 하는 것도 처음”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뉴욕주는 15일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유관순의 날 지정 결의안 채택을 논의한다. 일본 측 반대 로비 가능성도 있다. 그는 “워싱턴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일부 우려를 듣긴 했지만 우리가 하려는 일을 설명하자 그들도 좋다고 했다”며 “누구를 비난하거나 정치적 갈등을 만들기 위한 게 아니기 때문에 한국계 미국인을 포함해 모든 그룹에서 컨센서스(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이제 우리의 적이 아니라 미국, 한국과 협력하는 동맹”이라며 “유관순의 날은 일본을 악당으로 만들기 위한 게 아니라 유 열사의 훌륭한 리더십을 알리기 위한 날”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유 열사는 만세운동을 위해 직접 집집마다 사람들을 찾아다녔고 투옥된 뒤에도 포기하지 않고 뜻을 이어갔다”며 “신념을 위한 용기와 불굴의 자세야말로 세계 젊은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 학생들도 이 역사를 배우고 이것이 그들을 욕보이는 것과는 다르다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유관순의 날은 시작일 뿐”이라며 “매년 ‘유관순의 날’ 지정 결의안을 내 미 선출직 관리들과 정책 결정자들의 인식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궁극적으로 미국 공립학교 정규교육 과정에 반영해 선생님들이 비(非)아시아계 학생들에게 유 열사의 삶을 가르치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최근 뉴욕주 검찰총장에 선출된 러티샤 제임스의 후임으로 뉴욕시 서열 2위 자리인 공익옹호관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중동에서 근로자로 일했던 아버지를 따라 7세 때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14세 때 슈퍼마켓을 운영하던 부친이 파산하면서 경제적 고통을 겪었다. 미식축구 선수 장학금을 받고 대학을 졸업한 뒤 소상공인, 이민자 등 사회적 약자를 돕기 위해 정치에 입문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