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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접경지에서 대북 전단을 살포할 경우 처벌하는 내용을 담은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20년 12월 이른바 ‘대북전단금지법’을 통과시킨 지 2년 9개월 만이다. 북한 인권단체들은 개정안 공포 당일인 2020년 12월 29일 “표현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 “표현의 자유 침해 지나쳐” 7 대 2 위헌 결정헌재는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남북관계발전법 24조 1항 3호 등에 대해 재판관 7 대 2 의견으로 위헌을 결정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김형두 정정미 재판관뿐 아니라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돼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재판관 5명 중에서도 3명이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날 결정에 따라 해당 조항은 즉시 효력을 잃었다. 이 조항은 접경지역에서 대북전단 살포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헌재는 남북 간 긴장 완화 등을 위한 입법 목적의 정당성은 인정하면서도 “제한되는 표현의 내용이 매우 광범위하고, 최후의 수단이 되어야 할 국가형벌권까지 동원한 것이어서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다”고 판단했다. 대북전단 살포로 인해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접경지역 주민의 생명·신체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 표현의 자유를 일괄적으로 금지해선 안 된다는 취지다. 김형두 이영진 이은애 이종석 재판관은 “심판 대상 조항은 북한의 도발로 인한 책임을 전단 살포 행위자에게 전가하는 것”이라며 “해당 조항이 없더라도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전단 등 살포로 국민의 생명·신체에 위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으면 직무집행법에 의거해 경고·제지할 수 있다”고도 했다. 반면 김기영 문형배 재판관은 합헌 의견을 냈다. 이들은 “표현 내용에 대해선 아무런 제한을 가하지 않고 있다. (해당 조항은) 전단 살포라는 표현 방법에 대한 제한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헌재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표현의 자유가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헌법적 가치라는 걸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김여정 하명법’ 논란 마침표이날 위헌 결정이 나온 조항은 탈북자 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대표 박상학)이 2020년 4∼6월 접경 지역에서 대북 전단 50만여 장을 날린 게 발단이 돼 만들어졌다. 당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담화를 내고 “쓰레기들의 광대놀음(대북전단 살포)을 저지시킬 법이라도 만들라”고 했다. 이후 불과 4시간 만에 통일부가 대북전단금지법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고 ‘김여정 하명법’이란 당시 야당(국민의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은 개정안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해당 조항 위반으로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는 박 대표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여정 하명법에 대한 위헌 결정은 정당한 일”이라고 했다. 이날 헌재의 결정에 따라 박 대표에게는 무죄가 선고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안팎에선 이날 위헌 결정이 향후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이 ‘중대 도발’로 위협 수위를 높일 경우 윤석열 대통령의 결심에 따라 확성기 방송 재개도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남북관계발전법 24조 1항 1호에 명시된 대북 확성기 방송 금지 조항은 이날 헌재의 심판 대상은 아니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발표한 판문점 선언에 대북 확성기 방송 중지가 명시돼 있다 보니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려면 선언 파기나 효력 정지가 필요하다”면서도 “결심만 있다면 당장이라도 방송 재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헌재의 위헌 결정을 환영한다”며 “결정의 취지를 존중해 국회의 남북관계발전법 관련 조항 개정 노력에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2023 리스타트 잡페어’가 다음 달 5일부터 이틀간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일대에서 열리는 가운데, 올해 행사에선 군 관계자들이 직접 장교·부사관 등 군 간부 취업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부스도 마련된다. 육해공군 및 해병대는 광장에 4개 부스를 마련하고 각군 모병 담당자를 상주시켜 장교 및 부사관에 관심 있는 이들과 맞춤형 상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내년에 장교 7000여 명과 부사관 1만2000여 명을 선발할 방침이다. 국방부는 과거 잡페어 기간 전역 장병에게 재취업 정보도 함께 제공했지만 지난해부턴 간부 취업 정보 제공으로 범위를 좁히며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 군 관계자는 “지난해 잡페어 기간 860여 명이 군 관련 부스를 찾았다”며 “860여 명은 단순 방문객이 아니라 취업 상담을 한 인원인 만큼 군 간부 취업 홍보에 있어 긍정적인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광화문광장이 불특정 다수가 찾는 공간인 만큼 최근 지원율이 가파르게 급감하며 인재 확보에 비상이 걸린 초급간부에 대한 잠재적 지원자 확보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방부는 부스에 육해공군 및 해병대 모병 담당자 20명 안팎을 상주시켜 일대일 심층 상담을 실시할 예정이다. 구직자는 물론이고 자녀 취업에 관심이 있는 부모도 맞춤형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부스를 찾는 이들에겐 서류 전형부터 필기시험, 면접, 신체검사에 이르기까지 장교 및 부사관 취업에 필요한 모든 정보가 제공된다. 행사 기간 군 관련 부스를 찾아 상담받는 이들에겐 양말(육군), 해군 캐릭터 인형, 키링(공군) 등 각종 기념품도 제공된다. 신범철 국방부 차관은 “국방부는 초급간부 처우 개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번 잡페어 행사를 계기로 초급간부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더 많은 인재가 군문을 두드릴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경북 포항 앞바다에서 개발 중인 장갑차 시운전에 나섰던 방산업체 관계자 2명이 침수 사고로 사망했다. 26일 방위사업청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경 해병대 1사단이 있는 포항 남구 도구해수욕장 앞바다에서 신형 상륙돌격장갑차(KAAV-Ⅱ) 시운전을 위해 장갑차에 탑승했던 방산업체 직원 2명이 실종됐다가 구조된 뒤 사망했다. 이들은 각각 20대와 40대 남성으로 해안에서 1km 안팎 떨어진 바다에서 성능 시험을 하던 중 장갑차가 침수되며 실종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장갑차는 2028년 해병대에 인도될 계획인 수륙양용장갑차로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주관해 개발하고 있는 한국형 신형 장갑차다. 이날 사망한 직원 2명은 ADD와 함께 신형 장갑차 개발에 참여해 왔다. 포항해경 등은 이날 오후 4시 40분∼5시 20분 실종자 2명을 잇달아 수중 수색 등을 통해 구조한 뒤 심폐소생술을 하며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그러나 방사청은 이들이 결국 사망했다고 이날 밤 공식 발표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방사청은 관련 기관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경북 포항 앞바다에서 개발 중인 장갑차 시운전에 나섰던 방산업체 관계자 2명이 침수 사고를 당했다. 이들은 26일 현재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위사업청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경 해병대 1사단이 있는 포항 남구 도구해수욕장 앞바다에서 신형 상륙돌격장갑차(KAAV-Ⅱ) 시운전을 위해 장갑차에 탑승했던 방산업체 직원 2명이 실종됐다. 이들은 각각 20대와 40대 남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안에서 1km 안팎 떨어진 바다에서 성능 시험을 하던 중 장갑차가 침수되며 이들이 실종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장갑차는 2028년 해병대에 인도될 계획인 수륙양용장갑차로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주관해 개발하고 있는 한국형 신형 장갑차다. 이날 실종된 직원 2명은 ADD와 함께 신형 장갑차 개발에 참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 해경 등은 이날 오후 4시 40분~5시 20분 실종자 2명을 잇달아 구조해 심폐소생술을 하며 인근 병원으로 이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해경과 해병대 등은 수중수색을 통해 장갑차 조종석 인근에 있던 이들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방사청은 관련 기관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광복 이후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관해 다룬 언론 보도물 및 출판물, 임시정부를 주제로 제작된 영화 등을 통해 임시정부의 역사와 임정 요인들의 활동상을 볼 수 있는 특별전이 열린다. 국가보훈부는 26일부터 내년 2월 18일까지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서울 서대문구) 1층 특별전시실에서 ‘물결; 파동-매체(미디어)에 나타난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주제로 특별전을 연다고 25일 밝혔다. 총 3부로 구성되는 특별전 중 1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어제와 오늘’에선 광복 후 임시정부 요인들의 환국 소식부터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소식을 전한 각종 신문 기사 등을 소개한다. 2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초상’에서는 임시정부 수립 계기가 된 3·1운동을 다룬 전창근 감독의 ‘삼일독립운동’(1959년) 극본과 상하이에서의 임시정부 활약을 다룬 조긍하 감독의 ‘상해임시정부’(1969년) 극본 등이 전시된다. 백범 김구 선생이 조직한 임시정부 특무공작대인 한인애국단 단원 이덕주와 유진식의 활약상을 다룬 영화 ‘암살’(2015년)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영화에 나온 무기류도 관람할 수 있다. 3부 ‘시대 속의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는 1967∼1968년 대한일보에 연재된 장편소설 ‘상해임시정부’ 등 임시정부 이야기를 담은 출판물도 전시한다. 특별전은 전시 기간에 휴관일인 월요일을 제외하고 오전 10시∼오후 6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러시아가 고위급 사절단의 방북 계획을 공식화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9박 10일 러시아 방문으로 밀착한 북-러 관계가 더욱 친밀해지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23일(현지 시간) 유엔 총회가 열리고 있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 달 평양을 방문하겠다”며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합의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가 고위급 방북을 공식화하면서 향후 푸틴 대통령의 평양 답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라브로프 장관과 북한 최선희 외무상이 평양에서 만나 정상회담 일정 등도 조율하지 않겠느냐는 것. 라브로프 장관이 이번 방북 배경과 관련해 ‘북-러 정상 간 합의’에 따른 조치라고 언급한 것도 이러한 해석에 힘을 실어준다. 앞서 14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북-러 정상회담에 이은 만찬에서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초청을 “흔쾌히 수락”했다고 밝혔고, 얼마 뒤 크렘린궁도 “푸틴 대통령은 이 초대를 감사히 수락했다”고 확인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이 방북하면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00년 7월 평양을 찾아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난 이후 23년 만이다. 2011년 말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론 처음이다. 러시아가 유엔 무대에서 공식적으로 방북 계획을 밝힌 건 국제사회의 각종 제재로 고립된 두 나라가 무기 거래와 각종 기술 이전 등 군사적 밀착을 통해 난관을 타개할 뜻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러-우크라이나 접경지대마다 지뢰가 과도하게 매설되면서 양국 군 모두 오도 가도 못하게 돼 전쟁이 소강상태”라며 “러시아는 포탄 등 대규모 무기 지원을 북한으로부터 받아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푸틴 입장에선) 이러한 소강 국면을 전환해 전쟁을 끝내는 게 시급한 만큼 이른 시일 내 방북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러시아가 고위급 사절단의 방북 계획을 공식화하면서 김정일 북한 국무위원장의 9박 10일 러시아 방문으로 밀착한 북-러 관계가 더욱 친밀해지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3일(현지시간) 유엔 총회가 열리고 있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 달 평양을 방문하겠다”며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김위원장의 합의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가 고위급 방북을 공식화하면서 향후 푸틴 대통령의 평양 답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라브로프 장관과 북한 최선희 외무상이 평양에서 만나 정상회담 일정 등도 조율하지 않겠느냐는 것. 러브로프 장관은 이번 방북 배경과 관련해 ‘북-러 정상 간 합의’에 따른 조치라고 언급한 것도 이러한 해석에 힘을 실어준다. 앞서 14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북-러 정상회담에 이은 만찬에서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초청을 “쾌히 수락”했다고 밝혔고, 얼마 뒤 크렘린궁도 “푸틴 대통령은 이 초대를 감사히 수락했다”고 확인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이 방북하면 대통령 취임 이후인 2000년 7월 평양을 찾아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난 이후 23년 만이다. 2011년 말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론 처음이다. 러시아가 유엔 무대에서 공식적으로 방북 계획을 밝힌 건 국제사회의 각종 제재로 고립된 두 나라가 무기 거래와 각종 기술 이전 등 군사적 밀착을 통해 난관을 타개할 뜻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러-우크라이나 접경지대마다 지뢰가 과도하게 매설되면서 양국 군 모두 오도 가도 못하게 돼 전쟁이 소강상태”라며 “러시아는 포탄 등 대규모 무기 지원을 북한으로부터 받아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푸틴 입장에선) 이러한 소강 국면을 전환해 전쟁을 끝내는 게 시급한 만큼 이른 시일 내 방북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한국광복군 총사령관을 지낸 지청천 장군의 외손자 등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육군사관학교 명예졸업증을 15일 반납했다. 앞서 육사가 교내 생도 교육시설인 충무관 입구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 흉상을 독립기념관으로 이전하고 다른 독립운동가 5인 흉상을 육사 내 다른 곳으로 옮기기로 한 조치에 반발해 2018년 육사로부터 받은 명예졸업증을 반납한 것. 이준식 전 독립기념관장(지 장군 외손자)과 정철승 변호사(윤기섭 선생 외손자), 이항증 광복회 이사(이상룡 선생 증손자) 등 독립운동가 후손 3인은 이날 서울 노원구 육사 정문 앞에 명예졸업증을 내려놓고 “애국선열 정신 모독 말라” “흉상 이전 반대한다” 등 구호를 외쳤다. 정 변호사는 “육사는 겨레를 살리기 위해 몸과 생명을 바쳤던 신흥무관학교 출신 독립투사들의 숭고한 호국정신을 계승할 자격이 없기에 육사가 수여한 이 수치스러운 명예졸업증서를 되돌려준다”고 말했다. 이 전 관장은 “육사의 결정은 육사 역사에서 독립운동을 지워버리겠다는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육사는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3월 당시 생존해 있던 독립운동가 4명과 후손 13명에게 명예졸업증서를 수여한 바 있다. 이때 홍 장군을 비롯해 김좌진 지청천 이범석 독립군 장군과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회영 선생 등 5인 흉상이 충무관 입구에 설치됐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과 러시아가 정상회담을 통해 군사협력을 공식화하고 무기 거래를 시사한 가운데 국방부가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는 정황이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15일 브리핑에서 “북한이 무기를 제공하고 있는 다양한 정황이 확인돼 한미 공조하에 지속 추적해 왔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지원할 것이냐는 질문에 “살상 무기를 직접 지원하지 않는다는 기존 정부 방침엔 변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국방부는 7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북한제 방사포탄이 발견됐다고 보도하고 한글이 적힌 포탄 사진까지 공개한 것을 계기로 북한의 무기 지원 실체가 드러났음에도 “무기를 지원했을 개연성이 있다”거나 “관련 동향을 계속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만 답해 왔다. 이와 달리 이번엔 “무기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며 북한이 이미 러시아에 포탄 등 무기를 지원했다는 점을 공식 확인해주는 것으로 입장 발표 수위를 높였다. 정부 소식통은 “북-러 회담을 계기로 무기 지원을 노골화하고 있는 만큼 우리 정부도 무기 거래 동향을 꿰뚫어보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방식으로 북-러에 ‘여기서 더 나가면 국제사회와 함께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것”이라고 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과 러시아가 정상회담을 통해 군사협력을 공식화하고 무기 거래를 시사한 가운데 국방부가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는 정황이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간 “(무기 거래) 개연성이 있다”는 등 다소 모호한 표현을 통해 입장을 밝혀온 것에서 나아가 북한 무기가 러시아에 공급됐음을 공식 확인한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15일 브리핑에서 “북한이 무기를 제공하고 있는 다양한 정황이 확인돼 한미 공조 하에 지속 추적해왔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지원할 것이냐는 질문에 “살상 무기를 직접 지원하지 않는다는 기존 정부 방침엔 변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정부 고위 관계자는 “우선 국제사회와 발맞춰 제재에 집중할 것”이라며 “그럼에도 북-러에 별다른 변화가 없다면 그때는 직접 지원으로 선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앞서 국방부는 7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북한제 방사포탄이 발견됐다고 보도하고 한글이 적힌 포탄 사진까지 공개한 것을 계기로 북한의 무기 지원 실체가 드러났음에도 “무기를 지원했을 개연성이 있다”거나 “관련 동향을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다”고만 답해왔다. 이와 달리 이번엔 “무기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며 북한이 이미 러시아에 포탄 등 무기를 지원했다는 점을 사실상 공식 확인해주는 것으로 입장 발표 수위를 높였다. 우리 정부는 이미 수개월 전부터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 중인 사실을 정찰위성으로 수집한 정보 등을 통해 파악했지만 대외적으로는 이를 공식화하지 않았다. 정부 소식통은 “북-러 회담을 계기로 무기 지원을 노골화하고 있는 만큼 우리 정부도 무기 거래 동향을 꿰뚫어보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방식으로 북-러에 ‘여기서 더 나가면 국제사회와 함께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것”이라고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이 러시아에 로켓포 포탄 등 재래식 무기를 지원해 온 구체적인 정황을 우리 정부가 수개월 전 이미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철도를 이용해 무기를 대량으로 운송할 때 북-러 접경 지역 등에서 확인했다고 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 정상회담에서 군사협력 논의를 공식화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고전하는 러시아에 북한이 무기를 지원한 실체가 드러나면서 국제적 파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한국과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응 수위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4일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 합의의 연장선상에서 (대응 방안을) 집중 논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한미일에 대한 공동 위협에 3국이 즉각 공조하는 내용을 담은 ‘3자 협의에 대한 공약’ 조항 발동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과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은 이날 오후 한미일 안보실장 간 전화 협의에서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북-러가 정상회담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포함한 다양한 군사협력을 논의한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어 북한과 러시아가 무기 거래와 군사협력 금지를 규정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면 분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임을 경고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이날 복수의 군·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이 러시아로 무기를 보낸 정황은 위성 및 휴민트(HUMINT·인적 정보) 등 국제사회의 모니터링 시스템에 의해 수차례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러시아가 북한에 전쟁 지원을 요청한 시점은 지난해 6월경”이라며 “우리 단독 휴민트로 파악한 내용”이라고 했다.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러시아 내 무기 수요가 더욱 절실해지자 북한이 실제 무기 지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소식통은 “러시아가 김 위원장을 이번에 초청한 것이 이미 진행 중인 무기 지원에 대한 답례 성격일 가능성도 크다”고 했다. 북한이 지원한 무기에는 122mm 다연장로켓탄 등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소속 키릴로 부다노프 준장은 13일(현지 시간)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이미 한 달 보름 전부터 로켓탄 등 북한제 무기를 공급받고 있다”면서 이 로켓탄 등을 거론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한 무기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쓰여 왔다는 건 오래전부터 우리가 확인해 온 사안”이라고 밝혔다. 북한과 러시아는 러시아를 방문 중인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에게 북한 방문을 정중히 요청했고, 푸틴 대통령이 이를 흔쾌히 수락했다고 14일 밝혔다. “러, 작년 6월부터 무기 요청… 北, 열차로 접경 통해 포탄수송”정부소식통 “北 로켓포탄 공급”北-러, 한달반前 무기제공 협정 정황… 푸틴, 답례로 방러 김정은 환대한듯北매체 “러와 더 긴밀한 협동 합의”무기 종류-수량 확대 논의 가능성 한미 정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부족해진 재래식 무기를 지난해 6월부터 북한에 요청했고, 수개월 전부터 북-러 접경을 통해 열차로 제공받은 구체적인 정황까지 포착했다. 북-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를 정면으로 위반해 온 상황을 확인한 것. 북-러 간 무기 거래가 수개월 전부터 비밀리에 이어진 만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3일(현지 시간)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지원하는 무기 종류 및 수량을 확대하는 논의를 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러 정상은 회담에서 “제국주의자들의 군사적 위협과 도발을 짓부시기 위한 공동전선에서 두 나라 사이 전략, 전술적 협동을 더 긴밀히 하기로 합의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4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 간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무기 지원 관련 합의가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한 대목이란 분석이 나온다.● “러, 지난해 6월부터 北에 전쟁지원 요청” 정부 소식통은 이날 “지난해 6월경부터 러시아가 북한에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을 요청한 첩보가 있었다”고 했다. 이후 한미 당국은 이 시점부터 러시아로 흘러 들어가는 무기 거래 정황을 집중 주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연간 포탄 생산 능력은 100여만 발이지만 지난해 2월 개전 이후 같은 해 연말까지 소진한 포탄만 1000여만 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은 지난해 11월 북한의 무기가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에 전달됐다고 밝힌 바 있다. 수개월 전부터 북-러 국경지대 등에서 북한 무기가 러시아로 흘러 들어가는 과정에서 구체적인 무기 지원 정황도 포착됐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소속 키릴로 부다노프 준장은 13일(현지 시간)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한 달 반 전쯤 양국(북-러) 간 협정이 맺어졌고 북한으로부터 무기 수입이 시작됐다”고 했다. 이는 정전협정일인 7월 27일을 계기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북한을 방문한 시점과 맞물린다. 6∼7월엔 우크라이나군이 122mm 다연장 로켓포를 의미하는 한글 ‘방-122’ 표시가 있는 로켓탄을 압수해 러시아와의 전쟁에 사용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결국 정황을 종합하면 수개월 전부터 꽤 많은 분량의 무기를 수출해 온 북한은 한 달 반 전쯤 아예 러시아와 협정까지 맺고 노골적으로 무기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 만큼 이번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은 북한의 전폭적인 지원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답례 성격일 가능성도 있다. 북-러 모두 이번 정상회담과 관련해 무기 거래와 관련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미국이 이번 북-러 회담에서 무기 거래와 관련한 확실한 협의 정황을 포착해 공개한다면 실질적인 대응 액션까지 수반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미국이 동맹국들과 대북-대러 강경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북-러 무기 호환 , 바로 우크라 전장 투입 가능 북한의 탄약 등 무기는 옛 소련의 기술과 장비를 이전받아 생산된 것이기 때문에 러시아제 무기와 호환이 가능해 즉각 실전에 투입될 수 있다. 북한은 최소 100만 t 이상의 탄약을 비축 중인 것으로 한미 당국은 보고 있다. 북한은 러시아가 가장 필요로 하는 자주포 포탄(122·152mm)과 전차 포탄(100·115mm), 박격포탄의 보유량도 수백만 발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돌격용 소총과 경기관총 등 소총탄도 단기간에 최소 수십만 발 이상 러시아에 제공할 여력이 있다. 실제 부다노프 준장은 “(북한이 러시아에) 122·152mm 포탄과 방사포 미사일을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이 비축한 탄약은 대부분 생산된 지 수십 년이 지났음에도 실전 사용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군 관계자는 “총·포탄은 정밀 장비가 아닌 만큼 만든 지 30∼40년 뒤에도 일부 불발탄을 빼면 정상 작동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북한의 열악한 저장 여건을 고려하면 불발탄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오폭 등 부수적 피해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7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우크라이나군 포병 지휘관이 “북한제 포탄은 대부분 1980, 90년대에 제조됐고, 불발률도 높아서 선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이 러시아에 대한 무기 지원을 사실상 공식화하고 이에 앞서 북한 포탄이 이미 러시아로 들어간 정황이 드러나는 가운데 정부는 아직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 무기 지원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황 악화에 따라 무기 지원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북한의 러시아 무기 지원 실체가 정상회담 이후 더욱 분명해질 경우 정부가 살상 무기 지원 불가 원칙을 수정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14일 브리핑에서 “살상 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방침에 변화는 없다”고 했다. 그러나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주변 세력이 어떤 행동을 하겠다고 해서 하루이틀 사이에 한국 입장이 돌변하는 것도 정상은 아닐 것”이라면서도 “전황을 지켜보고 필요한 게 뭔지 관찰한 다음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살상 무기 지원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 우리 정부가 올해 3월 군수품 대여 계약을 통해 미국에 보낸 155mm 포탄 50만 발 안팎은 미국 도착 직후 우크라이나로 들어갔을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대여 포탄의 우크라이나 이송 여부는 한미 간 극비 합의여서 확인이 어렵다”면서도 “당시 정부는 포탄을 대여하며 최종 사용자를 명시하지 않았는데 이는 미국이 이 탄을 미국이 쓰든 우크라이나로 보내든 알아서 사용하라고 용인한 것”이라고 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월 한국이 미국에 포탄을 이전하고 있으며 미국은 이 포탄의 우크라이나 이송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우리 정부가 미국에 대여한 포탄은 1970년대부터 한반도로 들여와 노후화가 심각해 처치 곤란인 포탄이었기 때문에 북-러 정상회담 이후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직접 지원을 시작해야 한다는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요구가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현지 시간) “북-러 간 무기 거래가 현실화되면 (미국 등 서방은) 그동안 러시아를 자극하면 북한을 지원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우회 지원하던 한국에 무기를 직접 지원해 달라고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싱크탱크 CSIS도 보고서에서 “미국과 우크라이나 등이 한국에 살상 무기를 비롯해 더 많은 지원을 해줄 것을 요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한국엔 큰 건물이라 부를 만한 게 없었어요. 서울 상황은 최악이었죠. 72년 만에 다시 한국에 와서 당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된 모습을 보니 내가 그때 가치 있는 일을 한 것 같아 뿌듯합니다.” 14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만난 빈센트 소르델로 씨(91·사진)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을 찾은 소감을 묻자 “온갖 감정이 다 든다”며 이같이 말했다. 소르델로 씨는 6·25전쟁 당시 미 해병대 1사단 3대대 무기중대 소속 이등병으로 참전했다. 1950년 9월 15일, 6·25전쟁 전세를 역전시킨 인천상륙작전에 직접 참가하는 등 핵심 전선에서 북한에 맞서 한국을 지켰다. 그는 해군 초청으로 전날 입국했다. 15일 인천 앞바다에서 열리는 제73주년 인천상륙작전 전승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소르델로 씨는 작전 수행 당일을 떠올리며 “작전 전날까지 인천 상륙에 대해 듣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방파제에 기어 올라가야 한다는 것도 몰랐다”며 “(그 사실을 듣고) 걱정은 됐지만 두렵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불타는 건물과 항구의 수많은 배들이 생생하게 기억난다”고도 했다. 인천상륙작전에 성공한 뒤 그는 김포비행장 탈환 및 서울 수복 등에도 투입됐다. 그는 “한국인들은 우리를 격렬하게 환영해줬다”며 “마포에 도달했는데 눈에 보이는 모든 게 불길에 휩싸여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승리할 것이란 믿음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원산상륙작전과 장진호 전투, 흥남철수작전 등에도 참여해 중공군의 대규모 공세를 막는 데 기여한 뒤, 부상을 입어 1951년 4월 미국으로 돌아갔다. 23년간 군 복무를 한 그는 1971년 대위로 전역했다. 18세에 참전해 91세가 돼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나는 참전한 사실을 후회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과거로 돌아가도 똑같은 결정을 할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6·25전쟁 미군 참전용사인 재미교포 3세 앨프리드 김 씨(94), 정전 직후 한국에 파병 와 접경 지역 순찰 작전 등에 참여한 캐나다군 출신 로널드 포일 씨(89) 등도 소르델로 씨와 이번에 한국을 찾았다. 소르델로 씨는 한국인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나와 내 동료들이 옳은 일을 했다고 생각하게 해줘서 정말 감사합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이 러시아에 대한 무기 지원을 사실상 공식화하고 이에 앞서 북한 포탄이 이미 러시아로 들어간 정황이 드러나는 가운데 정부는 아직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 무기 지원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황 악화에 따라 무기 지원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북한의 러시아 무기 지원 실체가 정상회담 이후 더욱 분명해질 경우 정부가 살상 무기 지원 불가 원칙을 수정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14일 브리핑에서 “살상 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방침에 변화는 없다”고 했다. 그러나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주변 세력이 어떤 행동을 하겠다고 해서 하루이틀 사이에 한국 입장이 돌변하는 것도 정상은 아닐 것”이라면서도 “전황을 지켜보고 필요한 게 뭔지 관찰한 다음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살상 무기 지원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 우리 정부가 올해 3월 군수품 대여 계약을 통해 미국에 보낸 155mm 포탄 50만 발 안팎은 미국 도착 직후 우크라이나로 들어갔을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대여 포탄의 우크라이나 이송 여부는 한미간 극비 합의여서 확인이 어렵다”면서도 “당시 정부는 포탄을 대여하며 최종사용자를 명시하지 않았는데 이는 미국이 이 탄을 미국이 쓰든 우크라이나로 보내든 알아서 사용하라고 용인한 것”이라고 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월 한국이 미국에 포탄을 이전하고 있으며 미국은 이 포탄의 우크라이나 이송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우리 정부의 미국에 대여한 포탄은 1970년대부터 한반도로 들여와 노후화가 심각해 처치 곤란인 포탄이었기 때문에 북-러 정상회담 이후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직접 지원을 시작해야 한다는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요구가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현지 시간) “북-러간 무기 거래가 현실화되면 (미국 등 서방은) 그동안 러시아를 자극하면 북한을 지원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우회 지원하던 한국에 무기를 직접 지원해 달라고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싱크탱크 CSIS도 보고서에서 “미국과 우크라이나 등이 한국에 살상무기를 비롯해 더 많은 지원을 해줄 것을 요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 정상회담에서 국제사회가 우려한 군사협력 논의까지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러 연대를 겨냥해 한미 등 국제사회의 대응도 달라져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사실상 대북 제재 무력화 가능성을 내비침에 따라 기존 대응 방식으론 한계가 뚜렷하다는 것.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북-러가 실제 무기 거래를 공식화한다면 한미도 연합훈련 강화 등 직접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과 미국, 유럽연합(EU) 등이 적극적으로 대북 독자 제재에 나서는 것도 하나의 대응 방안으로 꼽힌다. 북한에 손을 내민 러시아를 겨냥해 러시아산 석탄 수입 감축을 통해 압박하는 것도 우리 정부가 검토 가능한 대응 방안 중 하나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의 대러시아 무기 지원이 가시화되면서 우리 정부 역시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 등 군사적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을 가능성도 크다. 또 러시아가 북한에 핵추진잠수함 관련 기술 등 이전 가능성이 커진 만큼 우리 정부도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을 통해 핵잠수함 건조에 착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러시아가 세계 최고 수준인 정찰위성 기술을 북한에 이전해 우리 주력 전투기나 주요 함정 위치가 노출되는 수준이 되면 군은 보안에 크게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韓 정부, 공기업에 러 석탄 수입 제한 권고” 북-러가 밀착해 안보리 제재의 실효성이 더욱 줄어드는 상황에 대비해 한미 등은 우선 독자 제재 강화 및 대러시아 수출 통제 등의 방식으로 북-러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돈 그레이브스 미국 상무부 부장관은 내주 한국을 방문한다. 대북 제재 결의에 위배되는 북한의 대러 무기 수출에 대한 한미 간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러시아가 안보리 대북 제재 무력화에 나설 뜻을 밝힌 데 대해 12일(현지 시간) “러시아는 안보리 결의에 대해 독자적으로 행동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미국의 경고에도 러시아가 안보리 대북 제재를 무시한다면 결국 국제사회는 독자 제재 강화로 눈을 돌릴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미 북한과 러시아에 강도 높은 제재가 가해지고 있음에도 북-러가 국제사회의 경고를 무시하고 무기 거래 등 군사협력 의도를 이번에 밝힌 자체가 독자 제재 실효성에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러시아 일간지 코메르산트는 이날 “한국 정부가 최근 공기업에 러시아산 석탄 수입을 지난해 수준으로 제한할 것을 권고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러시아산 석탄 규제를 도입하지 않았던 한국이 이번에 이렇게 권고했다는 것이다.● 한국 내 핵잠 개발 목소리 커질 수도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면 한국도 우크라이나에 직접적으로 무기를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 우리 정부는 155mm 포탄이 부족해진 미국에 포탄을 대여해주는 식으로만 우크라이나를 간접 지원해왔다. 다만, 앞서 7월 이미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북한제 122mm 방사포탄이 발견된 가운데 이번 회담을 계기로 북한이 노골적으로 러시아를 지원한다면 우리 정부 역시 살상무기 지원 불가 방침을 고수할 명분이 줄어든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살상무기 직접 지원 불가 방침은 변함 없다”면서도 “북한이 러시아로 포탄을 지원해도 그걸 확인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그때 다시 판단할 문제”라고 했다. 북한 살상무기가 직접 러시아로 들어갔다는 증거가 나온다면 신중하게 지원 불가 방침 변경까지 검토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군 안팎에선 러시아가 북한에 핵잠수함 등 군사 기술 이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에 맞대응해 우리 정부도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을 통해 핵잠수함 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협정은 핵잠수함 연료인 20% 미만의 저농축 우라늄을 확보하려면 미국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돼 있다. 전문가들은 저농축 우라늄만 안정적으로 확보되면 핵잠수함 건조는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다. 잠수함 전문가인 문근식 한양대 특임교수는 “한국은 대형 잠수함 건조 기술과 원자로 기술 등 핵잠수함을 만드는 데 필요한 기술을 모두 갖추고 있는 만큼 협정 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북한이 13일 북-러 정상회담이 시작되기 1시간 전 한국 전역에 핵공격을 할 수 있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시험 발사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해외 방문으로 자리를 비웠을 때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이날 오전 11시 43분부터 53분까지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며 “미사일은 각각 650여 km를 비행한 뒤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정확한 탄종을 밝히지 않았지만 최대 사거리 등을 감안할 때 미사일은 전술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한국 전역 타격용 ‘KN-23’(북한판 이스칸데르)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미사일 도발에 나선 건 2일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이후 11일 만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위반 대상인 탄도미사일 도발은 14일 만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러 정상회담 참석차 북한을 비운 상황에서 미사일 발사 버튼을 누른 배경도 주목된다.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등 미사일 도발을 감행할 때 김 위원장 참관하에 버튼을 눌러왔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한반도 유사시 북한 최고지도자가 제거돼도 북한 체제는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등 건재할 것임을 과시하기 위한 의도”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북한 핵무력정책 법령에는 “지휘 통제 체계가 적대 세력 공격으로 위험에 처하는 경우 사전에 결정된 작전방안에 따라 핵타격이 즉시 단행된다”며 북한 수뇌부 유고 시 대응 방안을 명시하고 있다. 북-러 정상회담에서 북-러가 군사협력을 공식화하면서 한미일이 제재를 대폭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자 북한은 이에 맞대응하기 위해 건조를 끝내고 6일 진수식을 연 전술핵공격잠수함 ‘김군옥영웅함’을 동원해 해상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육해공에서 다양한 타격 수단을 동원해 기습 도발을 하며 한미 등 국제사회에 반발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이 불거져 야권의 탄핵 소추 압박을 받아온 이종섭 국방부 장관(사진)이 12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사표를 수리하고 이르면 13일 국방부, 문화체육관광부, 여성가족부 등 일부 부처에 대한 2차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12일 “최근 정치권에서 탄핵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이 장관이 안보 공백 사태를 우려해 결심을 한 것으로 안다”며 “윤 대통령은 개각 전 이 장관의 사표를 수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장관은 예정에 없던 충남 계룡대를 방문해 박정환 육군총장과 이종호 해군총장을 비공개로 만나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先)사퇴, 후(後)개각’은 야당이 이 장관에 대한 탄핵 소추를 의결할 경우 헌법재판소 결정 전까지 수개월간 직무가 정지되는 ‘안보 공백’을 방지하기 위해 여권 일각에서 검토되던 카드 중 하나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항명 사건과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까지 겹치면서 정무 대응 미숙과 국정 혼선 지적이 제기되며 교체 기류가 확산됐다. 이 장관의 후임으로는 3성 장군 출신의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이 장관의 사의를 수용하면 신임 장관이 취임하기 전까지 신범철 국방차관 대행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아무런 반성을 하지 않은 사의는 끝이 아니라 진상 규명의 시작일 뿐”이라며 “윤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수사 외압의 문제를 분명히 지적하고 이 장관의 책임을 물어 해임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종섭 탄핵땐 사퇴-해임 못해 ‘국방 공백’… 개각前 사표로 정리 이르면 오늘 일부 부처 ‘소폭 개각’대통령실, 안보라인 쇄신도 영향野 “특검법 추진해 외압 계속 추궁”후임 국방 신원식-문체 유인촌 유력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개각 발표 이전인 12일 먼저 사의를 표명한 것은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한 야당의 탄핵소추가 현실화할 경우 불거질 국방 안보 공백 사태를 막기 위해 먼저 대응하려는 대통령실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 장관의 사의 표명을 수리할 방침이며 이르면 13일 후임 국방부 장관을 포함해 문화체육관광부·여성가족부 장관 등 개각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관의 후임으로는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유력하다. 임종득 국가안보실 2차장과 임기훈 국방비서관까지 동시 교체되면 ‘안보 라인’에 대한 전면 쇄신 작업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문체부 장관 후보자로는 유인촌 대통령문화체육특별보좌관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가부 장관 후임에는 김행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거론된다. ● “李, ‘안보 공백’ 우려에 ‘사퇴할 결심’” 12일 복수의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 장관은 야당이 자신에 대한 탄핵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밝힌 직후부터 사의 표명을 고심해 왔다고 한다. 국회법상 장관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장관 직무가 정지되며,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장관은 사퇴하거나 해임될 수 없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을 의결해 이 장관의 직무를 정지시킬 경우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오기까지 수개월 동안 대통령 인사권이 묶이게 되는 전례 없는 ‘국방 공백’ 사태가 빚어진다는 게 대통령실과 여권의 우려였다. 7월 25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안을 헌법재판소에서 기각하기까지 이 장관이 5개월 넘게 직무 정지돼 불거진 행정 공백 사례도 있었던 만큼 여권 내부에서 개각 전에 이 장관이 사표를 내면 윤 대통령이 수리하는 시나리오가 거론되기도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이 장관의 사표 제출에 대해 ‘민주당이 탄핵을 추진하는 상황을 고려했느냐’는 질문에 “타당성이 있고 필요성도 있는 질문”이라고 답했다. 이 장관의 사의 표명은 누적된 군 내부 혼선을 감안한 정무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대통령실이 국방 안보 라인 전면 쇄신을 검토하고 나선 점도 영향을 끼쳤다. 최근 국정 난맥이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항명 사건과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 등 국방부에서 발생한 사건을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여권 안팎에서 “국방부의 미흡한 대응과 판단으로 논란을 확산시켰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일례로 국방부가 6월 21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인체에 무해하다는 환경영향평가 결과를 발표하던 당시 당과 전혀 조율 없이 발표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이 장관을 비공개 호출한 적도 있다고 한다. ● 野 “외압 몸통 감추려는 은폐 작전” 이날 이 장관 탄핵소추안을 당론으로 의결할 방침이었던 민주당은 안건을 의제로 올리지 않고 ‘속도 조절’에 나섰다. 표면적으로는 이재명 대표가 검찰에 출석하는 날인 만큼 검찰 규탄에 집중한다는 취지였지만 이 장관 탄핵에 신중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 국방위원들과 중진들을 중심으로 군령권을 가진 국방부 장관을 탄핵하는 것이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은 이 장관이 위법한 방법으로 채 상병 순직 사건 관련 해병대 수사를 방해했다고 보는 만큼 공세를 이어갈 예정이다. 민주당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사의 표명은 (해병대 사건) 외압의 몸통을 감추기 위한 은폐 작전”이라며 “해임이 아니라 본인이 사의를 표명해서 단순히 교체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표가 수리되면) 탄핵은 불가능해진다”며 “(채 상병) 특검법 추진을 통해 국방부 장관이 교체되더라도 국방부 장관을 포함해 외압에 관련된 분들 책임은 계속 확인해 나가고 또 추궁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이 먼저 사의를 표명한 만큼 실제 탄핵소추안이 발효될지는 미지수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북한이 9일 0시를 기해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한 북한 정권 수립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가장 눈길을 끈 건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차량과 장비를 무기 탑재용으로 활용한 모습이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그의 딸 주애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실시된 열병식에선 북한이 한미 기습 타격을 위해 사활을 걸고 개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전술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 전략무기 대신 생수 운반 차량 등에 설치한 방사포가 대거 등장했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경우 북한 내 모든 상용 차량과 일반 노동자까지 총동원하겠다는 이른바 ‘국가 총동원 역량’을 과시하기 위한 열병식으로 풀이된다.● 차량 위 시멘트포대 아래 숨긴 방사포 9일 북한 조선중앙TV를 통해 녹화 중계된 열병식 영상을 보면 컨테이너 위에 방사포가 설치된 생수 운반 차량이 등장한다. 하얀색 컨테이너 차량 옆면에는 ‘룡악산 샘물’이라는 파란색 글자와 회사 로고가 새겨져4 있어 영락없는 생수 운반 차량 같지만 컨테이너 내부엔 무장한 병력이 탑승해 있고, 컨테이너 위엔 방사포 12문이 탑재된 모습이었다. 병력은 소총으로 무장했지만 생수 공장 노동자 복장 그대로였다. 시멘트 포대를 가득 실은 빨간색 차량도 눈길을 끌었다. 시멘트 포대 60개가 깔려 있는 차량 덮개를 들어 올리면 방사포 12문과 무장한 시멘트 공장 노동자들이 등장하는 구조였다. 고속유탄발사기나 방사포 등 각종 무기를 장착한 농업용 트랙터도 행렬에 합류했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9일 “뜨락또르(트랙터)들이 견인하는 반땅크 미싸일 종대와 … 노농적위군의 전투 능력을 과시하는 위장 방사포병 종대들이 광장을 누벼 나갔다”고 보도했다. 이날 열병식에서 각종 위장 차량을 타고 등장한 이들은 북한 정규군이 아니라 예비군이나 민방위대에 속하는 노농적위군이 대부분이었다. 농장이나 공장 단위, 지방자치단체별로 편성된 노농적위군을 대거 동원한 것. 북한도 이번 열병식을 ‘민방위 무력 열병식’이라며 “조국 보위와 사회주의 건설의 두 전선에서 성스러운 사명을 다해 나가며 조국 통일 대전의 시각이 온다면 일당백으로 준비된 노농적위군”이라고도 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상용 차량까지 총동원해 곧바로 이동식 발사대 등으로 개조할 수 있을 정도로 전시를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을 과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애에게 무릎 꿇은 ‘원수’ 계급 장군 이날 열병식에서는 위장 방사포 등 생활 및 노동 기구를 활용한 무기 외에 정작 7월 27일 전승절 70주년 열병식과 2월 건군절 열병식에서 공개한 ICBM이나 핵 어뢰, 대남 타격용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 기습 타격용 전략무기가 등장하지 않았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앞선 2번의 열병식에서 북한 정규군의 역량을 모두 보여준 만큼 이번엔 전쟁 발발 시 국민 한 명 한 명까지 전쟁에 대비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 ”이라고 했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북한이 국경 개방 이후 상황에 대비해 대내 결속에 나선 것”이라고 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열병식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 대표 자격으로 방북한 류궈중 중국 국무원 부총리 등 중국 대표단과 러시아군 아카데미 협주단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원수 계급장을 단 박정천 군정지도부장이 시멘트 운반 차량으로 위장한 방사포 열병종대가 지나갈 때 주석단 특별석에 앉아 있던 김 위원장의 딸 주애에게 한쪽 무릎을 끓고 귓속말을 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지난해 군 서열 1위였던 박정천은 올해 1월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겸 당 비서에서 해임된 뒤 군정지도부장을 하고 있음이 이번에 확인됐다. 통일부는 “군 서열 1위에서 밀려난 뒤 정확한 서열은 파악되지 않는다”고 했다. 북한 고위층이 김주애에게 무릎을 꿇는 장면은 처음 공개됐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윤석열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10일(현지 시간) 정상회담을 갖고 전기차와 수소 등 에너지, 우주개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세계 3위 탄소배출국인 인도가 ‘전기차 전환과 글로벌 그린 수소 생산국’을 목표로 설정한 가운데 기술력을 가진 한국이 인도를 ‘기회의 땅’으로 삼고 협력 강화에 나선 것이다. 주요 20개국(G20) 뉴델리 정상회의 참석차 인도를 방문한 윤 대통령은 이날 뉴델리 바라트 만다팜 국제컨벤션센터(IECC)에서 모디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정보기술(IT), 소프트웨어, 통신 등 디지털산업과 전기차, 수소 등 그린산업 분야로 협력을 다변화하기로 했다. 인도는 2030년까지 45% 탄소배출 감축을 목표로 수송 부문은 ‘전기차 전환’, 에너지 부문은 ‘글로벌 그린수소 생산·수출국’을 목표로 하고 있다. 거대 내수시장과 풍부한 노동력을 보유한 인도와 한국의 전기차, 수소 기술 협력이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최상목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현대자동차그룹이 인도 전기차 생태계 구축에 3조2000억 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며 “수소 경제 최선도국인 한국과 인도의 협력도 매우 유망한 분야”라고 말했다. 아울러 양 정상은 양국 방산협력의 상징인 K9 자주포(인도명 바지라) 2차 수출 사업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협력하기로 했다. 양 정상은 또 북한의 전례없는 도발이 한반도뿐만 아니라 국제사회 전체의 평화와 안정에 심각한 위협이라 보고 국제사회의 단합되고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G20 회의에서 러시아의 침공에 따른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 구상을 실행하기 위해 “내년에는 3억 달러(약 4011억 원)를 추가로 지원하고 20억 달러(약 2조6740억 원) 이상의 중장기 지원 패키지를 마련해 우크라이나의 재건을 적극 돕겠다”고 밝혔다.신설될 韓 우주항공청, 50년 된 인도 우주청과 협력 추진 尹-모디 인도 총리 정상회담대통령실 “印 달 남극 착륙 등 주목”… 공동 연구-연구인력 교류 적극 추진尹, 韓기업 투자확대 위한 관심 요청… 양국, K9 자주포 등 방산 협력도 “새로운 ‘기회의 땅’이 열리는 것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0일(현지 시간) 윤석열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가진 한-인도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인구 규모에서 중국을 넘어 세계 1위가 됐고, 2030년까지 경제 규모 세계 3위로 예상되는 인도가 유치하려는 투자 분야 대부분이 한국 기업이 장점을 가진 분야”라며 이같이 말했다. 모바일, 전자기기, 반도체, 자동차 등 인도가 내세운 15개 중점 투자 유치 분야 대부분이 한국 기업이 잘하는 분야인 만큼 투자 기회 요인이 커진다는 의미다. ● IT·통신 등 디지털산업으로 협력 확대 이날 윤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한국이 설립하기로 한 우주항공청과 인도우주청의 우주 협력을 본격 추진하기로했다. 최상목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8월 찬드라얀 3호가 세계 최초로 달 남극에 착륙하고, 연이어 태양 관측용 위성을 발사하는 등 인도의 우주산업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며 “조만간 설립될 한국의 우주항공청과 1972년에 설립돼 50년 역사를 자랑하는 인도우주청의 우주 협력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인도 정상은 우주탐사, 위성항법시스템, 인공위성 정보활용 등 분야를 중심으로 공동연구와 연구인력 교류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우주항공청 설치와 운영을 위한 특별법이 여야 견해차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양국 협력 분야를 정보기술(IT), 소프트웨어(SW), 통신 등 디지털산업과 전기차 및 수소 등 그린산업 분야로 다변화하기로 한 양 정상은 뉴델리 글로벌 비즈니스센터와 한-인도 SW 상생협력센터를 주축으로 한국 스타트업의 인도 진출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인도는 스마트폰 사용자가 10억 명에 달한다. 아울러 양국 정상은 앞으로 양국 간 40억 달러(약 5조3480억 원) 한도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기본약정(2023∼2026년)을 체결해 인도 내 고부가가치 기반시설 사업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확대할 수 있는 기틀도 마련했다. 다만 인도는 최근 ‘자립 인도’를 주장하며 비관세 수입장벽을 쌓고 있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한국 기업들이 인도 내에서 투자를 확대해 나갈 수 있도록 통관환경 조성, 수입제한 조치에 대한 모디 총리의 각별한 관심을 요청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인도는 외국인 투자를 집중적으로 유치해 자국 내에서 생산하게 만드는 국가 전략을 세우고 있어 한국 수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며 “‘마구잡이’ 수입 제한보다는 규범에 입각한 무역, 자유무역으로 나아가야 진정한 글로벌 제조 허브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K9 자주포 수출 등 국방·방산 협력 확대 윤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양국 방산 협력의 상징인 K9 자주포(인도명 바지라) 2차 수출 사업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협력하는 데도 뜻을 모았다. 현재까지 국내 방산업체가 인도에 수출한 무기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2017년 계약한 K9 자주포 100문 정도로 알려졌다. 인도 방산시장은 한국 업체에는 이제 막 수출이 시작된 잠재력 높은 시장으로 평가된다. 최근 K9 자주포 100문에 대한 추가 수출이 추진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지만 올해 안에 계약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인도 정부의 차세대 잠수함 사업인 P75I 프로젝트에 우리 방산기업이 참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프로젝트는 디젤 잠수함 6척을 건조하는 것으로 7조 원이 넘는 사업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 소식통은 “인도의 경우 관료주의 문화 등으로 인해 폴란드 등 유럽 국가에 비해 의사 결정 속도가 더딘 편”이라며 “한국 대통령 방문을 계기로 사업에 속도가 붙고 추가 수출도 성사될 것이란 기대가 높다”고 전했다.뉴델리=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이 9일 0시를 기해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진행한 북한 정권 수립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가장 눈길을 끈 건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차량과 장비를 무기 탑재용으로 활용한 모습이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그의 딸 주애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실시된 열병식에선 북한이 한미 기습 타격을 위해 사활을 걸고 개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전술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 전략무기 대신 생수 운반 차량 등에 설치한 방사포가 대거 등장했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경우 북한 내 모든 상용 차량과 일반 노동자까지 총동원하겠다는 이른바 ‘국가 총동원 역량’을 과시하기 위한 열병식으로 풀이된다.● 차량 위 시멘트포대 아래 숨긴 방사포9일 북한 조선중앙TV를 통해 녹화 중계된 열병식 영상을 보면 컨테이너 위에 방사포가 설치된 생수 운반 차량이 등장한다. 하얀색 컨테이너 차량 옆면에는 ‘룡악산 샘물’이라는 파란색 글자와 회사 로고가 새겨져 있어 영락없는 생수 운반 차량 같지만 컨테이너 내부엔 무장한 병력이 탑승해있고, 컨테이너 위엔 방사포 12문이 탑재된 모습이었다. 병력은 소총으로 무장했지만 생수 공장 노동자 복장 그대로였다.시멘트 포대를 가득 실은 빨간색 차량도 눈길을 끌었다. 시멘트 포대 60개가 깔려있는 차량 덮개를 들어 올리면 방사포 12문과 무장한 시멘트 공장 노동자들이 등장하는 구조였다. 고속유탄발사기 나 방사포 등 각종 무기를 장착한 농업용 트랙터도 행렬에 합류했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9일 “뜨락또르(트랙터)들이 견인하는 반땅크 미싸일 종대와 (중략) 노농적위군의 전투 능력을 과시하는 위장 방사포병 종대들이 광장을 누벼나갔다”고 보도했다.이날 열병식에서 각종 위장 차량을 타고 등장한 이들은 북한 정규군이 아니라 예비군이나 민방위대에 속하는 노농적위군이 대부분이었다. 농장이나 공장 단위, 지방자치단체별로 편성된 노농적위군을 대거 동원한 것. 북한도 이번 열병식을 ‘민방위 무력 열병식’이라며 “조국 보위와 사회주의 건설의 두 전선에서 성스러운 사명을 다해나가며 조국 통일 대전의 시각이 온다면 일당백으로 준비된 노농적위군”이라고도 했다.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상용차량까지 총동원해 곧바로 이동식 발사대 등으로 개조할 수 있을 정도로 전시를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을 과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애에 무릎 꿇은 ‘원수’ 계급 장군이날 열병식에 위장 방사포 등 생활 및 노동 기구를 활용한 무기 외에 정작 7월 27일 전승절 70주년 열병식과 2월 건군절 열병식에서 공개한 ICBM이나 핵 어뢰, 대남 타격용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 기습 타격용 전략무기가 등장하지 않았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앞선 2번의 열병식에서 북한 정규군의 역량을 모두 보여준 만큼 이번엔 전쟁 발발 시 국민 한 명 한 명까지 전쟁에 대비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 ”이라고 했다. 전승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북한이 국경 개방 이후 상황에 대비해 대내 결속에 나선 것”이라고 했다.조선중앙통신은 열병식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 대표 자국으로 방북한 류궈중 중국 국무원 부총리 등 중국 대표단과 러시아 군 아카데미 협주단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원수 계급장을 단 박정천 군정지도부장이 시멘트 운반 차량으로 위장한 방사포 열병종대가 지나갈 때 주석단 특별석에서 앉은 김 위원장 딸 김주애에게 한쪽 무릎을 끓고 귓속말을 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지난해 군 서열 1위였던 박정천은 올해 1월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겸 당 비서에서 해임된 뒤 군정지도부장을 하고 있음이 이번에 확인됐다. 통일부는 “군 서열 1위에서 밀려난 뒤 정확한 서열은 파악되지 않는다”고 했다. 북한 고위층이 김주애에게 무릎을 꿇는 장면은 처음 공개됐다.손효주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