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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중국이 국영기업에 사상 최대인 1538억 위안(약 26조4300억 원)의 보조금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협상에서 미국은 중국의 보조금이 미국 기업의 이익을 해친다며 폐지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보조금 문제가 양국 갈등을 확대시킬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 금융 데이터업체인 윈드가 중국의 상장 국영기업 3545곳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보조금이 2017년에 비해 14% 증가한 1538억 위안(약 223억 달러)이었다고 보도했다. 최대 석유화학 기업 중국석유화공집단유한공사(SINOPEC·시노펙)가 국영기업 중 가장 많은 75억 위안의 보조금을 받았다. 30년 만에 판매량이 줄어든 중국의 자동차 불황에서 상하이자동차그룹은 36억 위안을 받았다. 윈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정부가 지급한 보조금은 상장 국영기업의 전체 순이익(3조7000억 위안) 가운데 4% 이상에 달했다. FT는 민간 기업까지 합치면 2017년 정부 보조금은 약 4300억 위안(약 73조780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지기반인 팜벨트(중서부 농업지대) 표심을 의식해 보조금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일자리, 식량 안보 등이 걸려 불가능하다고 맞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일본 도쿄 기자회견에서도 “보조금 따위를 원하지 않고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길 바라는 미국인들의 요구를 등한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당초 순조롭게 합의될 것으로 여겨졌던 미중 무역협상이 중단된 핵심 원인 중 하나는 중국이 미국의 보조금 지급 금지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제재를 받는 중국의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도 반격 움직임을 보였다. 27일 로이터에 따르면 화웨이는 최근 미국 운송업체 페덱스가 화웨이 화물의 도착지를 중국에서 미국으로 바꿨다고 주장하면서 페덱스와의 거래를 재고하겠다고 밝혔다.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 최고경영자(CEO)의 책상에선 프랑스 에너지·기관차 기업 알스톰의 전직 간부인 프레데리크 피에루치가 미국을 비난하며 쓴 책이 포착됐다. 이 때문에 화웨이가 중국 정부와 공동으로 미국에 반격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그동안 런정페이는 화웨이가 공산당과 관계없다고 반박했지만 중국 외교부와 관영 매체들은 최근 이 책을 내세워 미국을 비판하고 있다. 최근 런정페이를 인터뷰한 블룸버그 기자는 런정페이의 책상에 놓인 이 책을 촬영해 27일 트위터에 공개했다. 피에루치는 2013년 인도네시아 사업 관련 뇌물 혐의로 미국 공항에서 체포돼 지난해 석방됐다. 미국은 그에게 ‘반(反)해외부패법’을 적용했고 중국은 이 사건을 ‘프랑스판 화웨이 사건’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한편 미중 양국이 모든 무역에 관세를 부과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2년 뒤 세계 경제에 6000억 달러(약 713조 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27일 “무역전쟁이 위험한 단계로 접어들었다”며 “현 시점에서 무역전쟁이 장기화하고, 혼란스러워지고, 손실이 커질 가능성이 더 있다”고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자체 분석을 통해 미중 무역 전체에 25% 관세가 적용되고 주가가 하락할 경우 2021년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6000억 달러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장하성 주중 한국대사 등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일대일로(一帶一路) 건설 적극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28일 중국 관영 방송이 보도했다. 중국의 경제영토 확장 프로젝트인 일대일로는 미국이 강하게 견제하고 있는 미중 갈등의 핵심 요소다. 한국이 아직 일대일로 건설 참여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중국이 또다시 “한국이 일대일로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한 것이다. 중국중앙(CC)TV는 이날 오후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시 주석이 장 대사로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신임장을 건네 받았다고 보도했다. 장 대사 등 스위스 스웨덴 노르웨이 체코 콜롬비아 차드 등 7개국 대사가 시 주석에게 자국 정상의 신임장을 전했다. CCTV는 시 주석이 장 대사 등에게 “일대일로 건설에 함께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한 뒤 이어 “(장 대사 등) 각국 대사들이 (4월 베이징에서 열린) 제2회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의 성공적인 개최를 진심으로 축하했고 (한국 등) 각국이 일대일로 건설에 적극 참여해 상호 이익과 협력을 확대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장 대사는 한국의 일대일로 참여가 불가피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3월 이낙연 총리와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 회담 때도 이 총리가 리 총리에게 “한국은 일대일로 공동 건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그렇게 말한 적이 없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주중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시 주석은 장 대사에게 “최근 한중 관계가 한층 발전해 나가고 있다”며 “양국 정상 및 정부가 함께 노력해 중한 관계의 진일보한 발전 및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이뤄나가자”고 말했다. 주중한국대사관 측은 장 대사가 시 주석에게 “한중 양국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모든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가속하고 발전시켜 양국이 상생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길 바란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뜻을 전을 전했고 주중 대사로서 한중 관계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장 대사는 방명록에 “한중 관계가 양국 정상과 국민들의 염원대로 한 단계 더 높이 발전해 나가길 기원한다”고 한글로 썼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고위급 3명이 한국을 잇달아 방문한다. 왕샤오훙(王小洪) 중국 공안부 상무부부장(차관)은 27일 방한해 경찰과 검찰 고위직을 만나고 사법 현안에 대해 논의한다. 왕 부부장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푸젠(福建)성 푸저우(福州)시에 근무할 때 함께 근무했던 ‘시자쥔(習家軍·시진핑 사단)’의 공안통이다. 26일 방한해 29일까지 머무르는 러우친젠(婁勤儉) 장쑤(江蘇)성 당서기와 29∼31일 체류하는 탕량즈(唐良智) 충칭(重慶)시장은 자매결연을 한 국내 지방자치단체를 둘러보고 기업인 면담에 나선다. 탕 시장은 충칭에 공장이 있는 현대차 등 기업인 면담에 나선다. 러우 서기는 산시(陝西) 성장을 지낼 당시 삼성의 시안(西安) 반도체 공장 건설을 도운 인물로 이번 방한에선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4대그룹 총수 등을 만난다. 고위급 3명의 방한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국이 국내 경제계 인사들을 만나 활로를 찾고 미국과의 밀착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한국에 ‘화웨이 사용 금지에 동참해 달라’고 압박하는 가운데 중국 고위급 방한으로 이런 흐름을 저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복수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은 시 주석의 방한과 관련해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환추(環球)시보는 24일 “화웨이 설비 수입을 중단하면 한국 기업의 손실은 수십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하는 등 중국 매체들은 한국에 대한 압박도 지속하고 있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신나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월 이후 최소 3개월간 물밑에서 한국 정부에 중국 화웨이 제품을 도입하지 말라고 요청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특히 삼성 등 한국 민간 기업에도 ‘화웨이 보이콧’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미중이 첨단기술 분야를 매개로 ‘신냉전 패권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한국이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파동에 이어 또다시 주요 2개국(G2) 사이의 샌드위치가 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에 화웨이 관련 요청을 본격적으로 꺼내기 시작한 분기점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2월 21일 폭스비즈니스네트워크 인터뷰였다고 한미 외교가는 보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당시 “(화웨이 장비를) 자국의 핵심 정보시스템에 도입하는 나라와는 정보를 공유할 수 없다”며 “(도입) 위험성을 안다면 (동맹국들이) 좋은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본다”고 화웨이와 거리를 둘 것을 우방국들에 공개 주문했다. 정부 당국자는 “(당시 폼페이오 장관의) 주 타깃은 영국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이었지만 그 이후로 (한국 정부에도 비슷한 말을) 해왔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23일(현지 시간) “중국이 미국의 국가안보에 실질적인 위험을 야기하며, 더 많은 미국 기업이 화웨이와 관계를 끊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주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대표부는 23일 태국 방콕에서 주아세안 미국 대표부와 공동 주관으로 대아세안 5세대(5G) 이동통신 역량 강화 워크숍을 열었다. 미국이 화웨이의 5G 통신 장비 확산을 막기 위해 동남아 국가에 삼성전자 등 한국산 장비 수출 협력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와 외교 당국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삼성 등 한국 기업에 ‘동남아를 비롯해 새로 5G 통신망을 구축하는 데 한미 양국 기업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압박이 거세지자 중국은 본격적인 대비에 나섰다. 23일 런민(人民)일보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20∼22일 장시(江西)성 시찰에서 “국내외 정세의 각종 불리한 요소가 장기적이고 복잡하다는 것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며 “자주적인 지식재산권과 핵심 기술을 보유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하지만 영국 일본 대만 등의 글로벌 기업들은 잇따라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을 선언하며 미국이 주도하는 ‘화웨이 제품 배제’에 동참했다. 영국의 반도체 설계기업 ARM은 화웨이와의 모든 거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BBC가 22일 보도했다. 일본 전자제품 제조사 파나소닉도 23일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월 이후 최소 3개월 간 물밑에서 한국 정부에 중국 화웨이 제품을 도입하지 말라고 요청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올 2월 동맹국들이 화웨이와 거리를 둬 달라고 공개 천명한 이후로 다양한 채널로 이런 취지의 요청이 이어졌다는 것. 미중이 첨단기술 분야를 매개로 ‘신냉전 패권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한국이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파동에 이어 다시 한번 G2 사이의 샌드위치가 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에 화웨이 관련 요청을 본격적으로 꺼내기 시작한 분기점은 폼페이오 장관의 2월 21일 폭스비즈니스네트워크 인터뷰였다고 한미 외교가는 보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당시 “(화웨이 장비를) 자국의 핵심 정보시스템에 도입하는 나라와는 정보를 공유할 수 없다”며 “(도입) 위험성을 안다면 (동맹국들이) 좋은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본다”고 화웨이와 거리를 둘 것을 우방국들에게 공개 주문했다. 정부 당국자는 “(당시 폼페이오 장관의) 주 타깃은 영국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이었지만 그 이후로 (한국 정부에도 비슷한 말을) 해왔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는 “한미 양국은 (화웨이 및 5G 장비 보안 관련) 이슈에 관해 지속 협의해 오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의 요청을 수용할 경우 중국의 경제 보복이 불보듯 뻔한 만큼 당국은 대외적으로는 신중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한중 관계가 사드 보복의 충격에서 아직 100% 헤어 나오지 못한 상황에서 미-중 어디에 치우친 듯한 입장을 내기 어렵다는 얘기다. 하지만 마냥 ‘모르쇠’ 전법을 구사하기엔 워싱턴 정가에서 퍼지고 있는 한국의 ‘중국 경사론’이 부담이란 평가도 나온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한 국무부 전직 고위관계자는 “요새 한국이 친중으로 기울었다는 우려가 퍼져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이번 기회에 한국이 미-중 가운데 선택을 강요받는 흑백론에서 벗어나 나름의 원칙을 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그동안 한미동맹의 분량을 줄여야만 한중관계가 좋아진다는 사고를 적용하다보니 ‘선택’이라는 막다른 골목에 왔다”며 “한미-한중 관계가 ‘제로섬’이란 개념에서 벗어난 원칙을 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압박이 거세지자 중국은 본격 대비에 나섰다. 23일 런민(人民)일보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20~22일 장시(江西)성 시찰에서 “국내외 정세의 각종 불리한 요소가 장기적이고 복잡하다는 것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며 “자주적인 지식재산권과 핵심 기술을 보유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하지만 영국 일본 대만 등의 글로벌 기업들은 잇따라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을 선언하며 미국이 주도하는 ‘화웨이 제품 배제’에 동참했다. 영국의 반도체 설계기업 ARM은 화웨이와의 모든 거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BBC가 22일 보도했다. 일본 전자제품 제조사 파나소닉도 23일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미국이 중국의 세계 1위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를 제재한 것과 같은 방식으로 중국의 감시카메라(폐쇄회로TV·CCTV) 설비 기업에 대한 제재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중국의 감시카메라 설비 기업 5곳을 블랙리스트(기술 수출 제한 목록)에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 기업이 이 기업들에 핵심 부품과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치다. 세계 1, 2위 감시카메라 업체인 하이캉웨이스(海康威視·하이크비전)와 저장다화(浙江大華)가 블랙리스트에 포함된다. 미국은 안보 위협을 이유로 중국의 ‘빅브러더’ 감시카메라 산업 전체에 타격을 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감시카메라 산업이 흔들리면 중국이 구축하려는 감시통제 시스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시장조사 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2016년 중국 전역에 설치된 감시카메라가 미국의 3배 수준인 1억7600만 대에 달했다. 중국도 반격에 나서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2일 장시(江西)성 시찰에서 “희토류는 중요한 전략적 자원이다. 과학혁신 공정의 힘을 높여 개발 이용의 기술 수준과 부가가치를 높이라”고 지시했다. 희토류는 반도체 등 첨단기술 제품의 필수 원료다.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90% 이상을 차지해 전략적 무기로 사용할 수 있다. 화웨이는 이르면 올가을 구글의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대체할 독자 OS를 만들어 스마트폰, 컴퓨터 등에 탑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화웨이가 독자 OS를 내놓아도 구글과의 협력 관계를 복원하지 못하면 유럽 등 주요 시장 소비자들은 구글이 운영하는 유튜브, 지메일 등을 사용할 수 없다. 이 때문에 화웨이 제품이 글로벌 정보기술(IT) 생태계에서 분리된 ‘갈라파고스 제품’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에 대응해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실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사들도 반격에 가세했다. 21, 22일 차이나에어(중국국제항공사)와 둥팡항공, 난팡항공 등 중국의 주요 항공사 3곳이 일제히 미국 보잉사에 보잉 737 맥스의 운항 중단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도 화웨이와의 모든 거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BBC가 22일 보도했다. 화웨이의 5세대(5G) 통신망 관련 장비들은 ARM 설계를 기반으로 한 제품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최대 통신사 NTT도코모는 16일부터 화웨이 스마트폰 신상품 ‘P30’ 시리즈 구입을 희망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예약 접수를 시작했으나 22일 오후 5시경 갑자기 중단했다. 한편 미국과 중국이 상대국의 전체 수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면 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타격받을 것이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분석이 나왔다. OECD는 21일 발간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2021년까지 미국은 0.6%, 중국은 0.8%의 GDP 감소를 겪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22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미중 무역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베이징으로 갈 계획이 아직 없다”고 말했다.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 / 도쿄=김범석 특파원}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미국이 ‘빅브라더 사회’라고 불리는 중국의 폐쇄회로(CC)TV 산업까지 견제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상무부가 중국의 감시카메라 제조업체인 ‘하이크비전’을 기술 수출 제한 목록(entity list)에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2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화웨이처럼 미국 기업이 하이크비전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지 못하게 할 수 있는 조치다. 하이크비전은 감시카메라에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을 접목해 얼굴과 신체 특징, 걸음걸이 등으로 추적하고 감시할 수 있다고 홍보해 왔다. 중국의 감시체계가 신장위구르자치구 등의 통제에 사용돼 인권침해 논란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하이크비전마저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하고 나서면서 양국의 첨단기술 경쟁은 외교 문제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화웨이는 이르면 올해 가을 구글의 스마트폰 운영체계(OS) 안드로이드를 대체할 독자 OS를 만들어 스마트폰, 컴퓨터 등에 탑재하겠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그동안 상하이교통대와 함께 리눅스(Linux)를 기반으로 한 자체 OS인 훙멍(鴻蒙)을 개발해왔다. 그러나 화웨이가 독자 OS를 내놓아도 구글과의 협력 관계를 복원하지 못하면 유럽 등 주요시장 소비자들은 구글이 운영하는 유튜브, 지메일 등을 사용할 수 없다. 이 때문에 화웨이 제품이 글로벌 정보기술(IT) 생태계에서 분리된 ‘갈라파고스 제품’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항공사도 미국에 대한 반격에 가세했다. 21, 22일 동방항공과 차이나에어(중국국제항공사)가 미국 보잉사에 보잉 737 맥스의 운항 중단에 따른 손해 배상을 청구했다. 중국 항공사들은 보잉 737 맥스의 잇따른 추락사고 이후 관련 기종의 운항을 중단했다. 중국 지도부는 미국과의 무역 전쟁이 단기간 해결될 수 없는 ‘기술 냉전’ 시대에 진입했다고 판단하고 장기전 돌입을 예상하며 내부 결속에 나섰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0일 1930년대 중국 공산군이 대장정을 위해 모였던 장시(江西)성 간저우((¤州)시 위두(于都) 현을 찾았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지금은 새로운 대장정이다. 우리는 새롭게 다시 출발해야 한다”며 “대장정 중 여러 차례 절망적인 상황에서 살아났다”고 말했다. 중국의 대표적인 기업인 마화텅(馬化騰) 텐센트 회장은 21일 한 포럼에서 “화웨이 사건 등이 격렬해져 (미중) 과학기술전쟁으로 비화될지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과 중국이 상대국의 전체 수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면 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분석이 나왔다. OECD는 21일 발간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2021년까지 미국은 0.6%, 중국은 0.8%의 GDP 감소를 겪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왕양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은 최근 대만 경제단체 간부들을 만나 “무역전쟁으로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약 1%포인트 내려갈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화웨이 제품이 매우 우수하고 중국이 날로 강해지고 있잖아요. 스마트폰은 화웨이를 살 거예요.” 미중 무역전쟁이 고조되는 가운데 21일 오전 베이징(北京) 싼리툰(三里屯)의 한 화웨이 매장에서 막 나온 30대 중국 여성 류(劉)모 씨는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애국심 때문에 터무니없이 사겠다는 게 아니라 아이폰(품질)이 안 좋아졌다”며 “애국한다며 아이폰 불매 운동 하는 건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역시 화웨이 매장에서 나온 자오(趙)모 씨(25)도 “국산 제품을 사는 게 애국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오프라인과 달리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 등 인터넷에서는 ‘화웨이 구매’가 애국이라며 애플을 포함한 미국 제품 불매를 주장하는 등 반미 감정을 부추기는 선동이 확산되고 있다. 한 중국 기업은 직원들에게 아이폰뿐 아니라 “미국 자동차와 KFC, 맥도널드 제품을 사지 말고 미국 여행도 하지 말라”며 “위반하면 해고한다”고 경고했다. 웨이보에서는 중국의 항일전쟁 노래를 무역전쟁 내용으로 개사해 “(미국을) 철저히 넘어뜨릴 것”이라고 주장하는 노래까지 유행하고 있다. 정작 화웨이 창업자인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은 이날 관영 중국중앙(CC)TV 등 중국 매체 인터뷰에서 “내 자식도 애플을 좋아하지 화웨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 가족은 지금 아이폰을 쓴다. 나는 그들에게 애플 노트북을 선물한다”는 뜻밖의 발언으로 누리꾼들을 발칵 뒤집었다. 그는 “전 사회의 애국 정서를 화웨이에 한데 묶어 버리는 정서가 있다”며 “우리는 사람들이 (애국 정서) 구호를 떠들어대는 걸 막고 있다. 민족 정서를 선동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차세대 이동통신(5G) 기술에서 다른 기업은 2, 3년 안에 우리를 결코 따라잡을 수 없다. 미국이 우리 힘을 과소평가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0일 1930년대 중국 공산군(홍군)의 대장정 출발지인 장시(江西)성 간저우((감,공)州)시 위두(于都)현을 방문해 대장정 출발 기념비에 헌화했다. 이를 두고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장기전으로 가져가겠다는 전의를 다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는 미중 무역협상 대표인 류허(劉鶴) 부총리가 동행했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미국 유학 생활을 그린 중국 드라마의 방영이 갑자기 취소됐다. 중국에서는 2016년 한국의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로 취했던 ‘한한령(限韓令)’을 연상시킨다며 미국 문화 관련 묘사를 제한하는 ‘한미령(限美令)’이 등장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다. 20일 중국과 홍콩 매체들에 따르면 전날 황금시간대인 오후 7시 반 중국의 동방TV, 저장(浙江)TV 및 주요 동영상 플랫폼 텐센트, 아이치이, 여우쿠에서 동시에 첫 회가 예고됐던 드라마 ‘아빠 데리고 유학 가기’의 방영이 취소됐다. 쑨홍레이(孫紅雷) 등 유명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이 드라마는 여러 가족들이 자녀의 미국 유학 과정에서 겪는 희로애락, 문화 차이 등을 다뤘다. 외국 연기자가 출연하고 미국 학교 총격사건까지 나온다. 전체 분량의 90% 이상이 미국에서 발생한 이야기이며 대부분 현지에서 촬영됐다. 이 드라마는 14일 베이징(北京) 중심가 창안(長安)대로의 한 대형 호텔에서 주연 배우들과 감독은 물론 동방TV, 저장TV 고위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대규모 제작 발표회까지 거쳤다. 현장에 참석한 연예 매체 기자들이 지난해 배우 판빙빙(范¤¤)의 탈세 사건 이후 움츠러들었던 중국 연예계에서 보기 드문 대형 행사라고 평가했을 정도다. 하지만 첫 방송을 불과 이틀 앞둔 17일 오후 방영이 취소됐고 대신 다른 드라마가 방영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제작사와 방송사 모두 취소 이유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동영상 플랫폼 텐센트에서 인기를 끌며 방송 중인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 20일 방영분도 전송 문제로 방영이 잠정 연기됐다. 이 밖에도 원래 제목이 ‘뉴욕에서’인 드라마는 지난해 ‘베이징에서 너를 기다려’로 이름을 바꿔 방영하려 했으나 이마저 실패하고 현재까지도 방영이 무기한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드라마의 배경은 뉴욕이다. 일부 누리꾼들은 ‘아빠 데리고 유학 가기’의 취소가 감독의 탈세와 관련됐다고 추측하고 있으나 방송 관계자들은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으로 미국과 관련된 드라마가 무기한 방송 연기된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홍콩 밍(明)보가 전했다. 중국 방송업계 관계자들은 갑작스러운 취소가 2016년 한국의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로 한류 스타의 중국 방송 출연, 한국 드라마 방영 금지 등을 취했던 ‘한한령’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미중관계 악화가 문화 연예산업까지 확대될 수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한미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정부가 17일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 인도적 지원 방침을 결정했지만 집행의 투명성을 담보할 모니터링에는 여전히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세계식량계획(WFP) 등 국제기구가 풍부한 인도적 지원 노하우를 갖췄다고는 하지만 북한의 특성상 자유로운 ‘불시 검문’ 등이 불가능한 만큼 100%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를 확인할 방안이 없다는 것이다. 정부 당국에 따르면 WFP와 국제아동기금(유니세프)에 공여될 800만 달러(약 96억 원)와 관련된 사업의 모니터링 작업은 전적으로 이들 국제기구가 맡게 된다. 이와 관련해 WFP는 올 4월 보고서에서 이 한 달 동안만 총 20회의 모니터링 목적의 현장 방문(field visit)이 있었다고 적었고, 유니세프는 지난해 연례보고서에서 북한의 210개 행정구역 중 83곳을 최소 한 번 이상 방문했다고 적었다. 국제기구가 현장을 방문하면 지방 관리들과 면담하고 지원 수혜자들을 만날 기회 등이 주어진다. 문제는 이 같은 모니터링 작업이 북한의 극심한 정보 통제 속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WFP는 같은 보고서에서 “북한의 작업 환경으로 인해 북한 주민의 인도적 지원 필요성과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극도로 어렵다”고 토로했다. 제한된 환경 속에서 현장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최선은 다하지만 제약이 존재한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이들 국제기구가 평양에 사무소를 두고 있는 만큼 북한 당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설명도 있다. 북한인권단체인 전환기정의워킹그룹 신희석 연구원은 “평양에 사무소를 두고 있는 WFP 등 국제기구는 너무 깐깐한 잣대를 들이대면 북한에서 사업을 아예 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워싱턴 조야에서는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여전히 높다.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공화)은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 인터뷰에서 “(대북 식량지원을 하려면) 지원 품목이 주민들에게 갈 수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존 케네디 상원의원(공화)은 같은 매체 인터뷰에서 “인도적 지원을 지지하지만 김정은에게는 한 푼도 가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정부는 당장 모니터링 방안의 개선을 촉구할 수 있는 뾰족한 방안은 없다는 입장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국제기구가 책임을 지고 사업을 이행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정부가 직접 관여하는 방안은 생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해관총서(세관)의 북-중 무역통계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7월 북한에 102만512달러(약 12억2000만 원)어치를 무상 지원했다. 이는 쌀 1000t으로, 중국의 대북 쌀 지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집권(2011년 12월) 이후 7년 만이다. 중국은 또 지난해 5∼10월 5502만7842달러(약 657억9000만 원)어치 질소비료(16만2000t)도 무상 지원했다. 중국은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지속한 2017년엔 공식적으로 무상 지원을 전혀 하지 않았다.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미중 간 갈등이 첨단 기술 전쟁으로 비화하고 있다.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18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에게 “미국이 여러 분야에서 중국의 이익에 해를 끼치는 언행을 하고 있고 정치적 수단으로 중국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을 억압하고 있다”며 “중국은 이에 결연히 반대한다”고 강하게 항의했다. 왕 위원이 언급한 기업은 미국이 최근 자국 기업과 거래를 금지한 중국의 세계 1위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다.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중국 외교부가 공개한 왕 위원과 폼페이오 장관 간 통화 내용을 18일 오후 11시 31분 보도했다. 왕 위원은 “중국은 미국이 너무 멀리 가지 말고 빨리 방침을 바꾸기를 촉구한다”고 경고했다. 브리핑이나 성명이 아니라 미국에 직접 직설적으로 항의한 내용을 중국 정부가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왕 위원은 “중국은 협상을 통해 무역 관련 이견을 해결하기를 바라지만 협상은 평등해야 한다”며 미국에 일방적 양보는 없다는 강경 입장을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두 사람이 이란 문제에 대해 논의를 했다고 밝혔지만 그간 미중 논의 발표에서 항상 소개했던 북핵 문제는 외교부 발표에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미중 갈등에 밀려 북핵 문제가 미중 논의 사안에서 후순위로 밀려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 회장은 이날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深(수,천))시 화웨이 본사에서 일부 일본 언론들에 대해 “미국 요구에 따라 경영(방식)을 바꾸지 않을 것이고 ZTE처럼 미국 감시를 수용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4월 미국 기업과 거래를 금지당한 중국의 통신장비 기업 ZTE는 배상금 지급과 미국의 감시를 수용했다. 런 회장은 “미국 기업으로부터 반도체 칩을 사지 못해도 괜찮다. 우리는 이미 준비를 했다”고도 밝혔다. 또 “미국이 화웨이에 미국에서 5G(5세대) 이동통신 장비를 생산하라고 요구해도 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오늘 이 나라를 위협하고 다음엔 다른 나라를 협박한다”며 “(미국이 우리를) 간단히 짓눌러 죽이려고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중국은 자신들이 항미원조 전쟁이라 부르는 6·25전쟁까지 거론하며 미국과의 무역 첨단 기술 갈등이 생존을 건 전쟁임을 내부에 선전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 자매지 환추(環球)시보 후시진(胡錫進) 총편집인은 17일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올린 글에서 “미중 무역전쟁이 조선전쟁(6·25전쟁)을 떠올리게 한다”며 “우리가 전쟁터에서 끝까지 버티면서 성과를 낸 덕분에 미국이 (휴전)협상 테이블에서 머리를 숙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상감령(上甘嶺)전투 정신을 발양하는 동시에 오늘날의 상감령전투는 새로운 국면을 여는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1952년 상감령전투에서 최대 승리를 거뒀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추시보는 18일 사설에서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대해 “미국이 과학기술 분야에서 중국에 선전포고한 것”이라고 주장했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미중 간 갈등이 첨단기술 전쟁으로 비화하고 있다.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18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에게 “미국이 여러 분야에서 중국의 이익에 해를 끼치는 언행을 하고 있고 정치적 수단으로 중국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을 억압하고 있다”며 “중국은 이에 결연히 반대한다”고 강하게 항의했다. 왕 위원이 언급한 기업은 미국이 최근 자국 기업과 거래를 금지한 중국의 세계 1위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다.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중국 외교부가 공개한 왕 위원과 폼페이오 장관 간 통화 내용을 18일 밤 11시 31분 보도했다. 왕 위원은 “중국은 미국이 너무 멀리 가지 말고 빨리 방침을 바꾸기를 촉구한다”고 경고했다. 브리핑이나 성명이 아니라 미국에 직접 직설적으로 항의한 내용을 중국 정부가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왕 위원은 “중국은 협상을 통해 무역 관련 이견을 해결하기를 바라지만 협상은 평등해야 한다”며 미국에 일방적 양보는 없다는 강경 입장을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두 사람이 이란 문제에 대해 논의를 했다고 밝혔지만 그간 미중 논의 발표에서 항상 소개했던 북핵 문제는 외교부 발표에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미중 갈등에 밀려 북핵 문제가 미중 논의 사안에서 후순위로 밀려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 회장은 이날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시 화웨이 본사에서 일부 일본 언론들에 대해 “미국 요구에 따라 경영(방식)을 바꾸지 않을 것이고 ZTE처럼 미국 감시를 수용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4월 미국 기업과 거래를 금지당한 중국의 통신장비 기업 ZTE는 배상금 지급과 미국의 감시를 수용했다. 런 회장은 “미국 기업으로부터 반도체 칩을 사지 못해도 괜찮다. 우리는 이미 준비를 했다”고도 밝혔다. 또 “미국이 화웨이에 미국에서 5G(5세대 이동통신) 장비를 생산하라고 요구해도 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오늘 이 나라를 위협하고 다음엔 다른 나라를 협박한다”며 “(미국이 우리를) 간단히 짓눌러 죽이려고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중국은 자신들이 항미원조 전쟁이라 부르는 6·25전쟁까지 거론하며 미국과의 무역 첨단기술 갈등이 생존을 건 전쟁임을 내부에 선전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 자매지 환추(環球)시보 후시진(胡錫進) 총편집인은 17일 소셜미디어 웨이보(微博)에 올린 글에서 “미중 무역전쟁이 조선전쟁(6·25전쟁)을 떠올리게 한다”며 “우리가 전쟁터에서 끝까지 버티면서 성과를 낸 덕분에 미국이 (휴전)협상 테이블에서 머리를 숙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상감령(上甘嶺)전투 정신을 발양하는 동시에 오늘날의 상감령전투는 새로운 국면을 열는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1952년 상감령전투에서 최대 승리를 거뒀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추시보는 18일 사설에서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대해 “미국이 과학기술 분야에서 중국에 선전포고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미국과 중국이 상대방에 ‘관세 폭탄’을 부과하며 무역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 주문을 대거 취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로이터통신은 16일(현지 시간) 미 농무부 자료를 인용해 “중국이 9일 미국산 돼지고기 3247t의 수입 주문을 취소했다. 최근 1년여 만에 취소 규모가 가장 크다”며 “미국 축산업에 타격을 줬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2월 53t, 3월 999t, 4월 214t 등 돼지고기 수입을 취소할 때가 있지만 이번처럼 3000t 이상 대규모 취소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다. 이번 취소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5일 트위터를 통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올리겠다고 밝힌 직후 나온 것이다. 이 때문에 이번 갑작스러운 취소가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한 보복성 조치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매체들은 무역협상 중단까지 주장하면서 연일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는 7일 ‘누구도 중국 인민이 꿈을 실현하는 발걸음을 막을 수 없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미국의 맹목적인 패권주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17일 기자회견에서 “미국과의 무역 마찰이 어느 정도 중국 경제에 영향을 줬다”면서도 “통제할 수 있다”며 안정적인 경제 운용에 자신감을 보였다. 이에 맞서 미 상무부가 세계 최대 통신장비회사인 중국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승인 없이는 미국 기업으로부터 부품 등을 구입하지 못하게 하는 ‘기업 리스트(Entity List)’에 등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6일 전했다. 이번 명령은 관보에 21일까지 공식적으로 게재되지 않더라도 즉각 효력을 발휘한다고 상무부 대변인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국가 비상상태를 선포하고 미 기업이 국가 안보 위험 요소가 있는 기업이 만든 통신 장비의 사용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상무부는 화웨이에 대해 “국가 안보와 미국의 외교정책 이익에 반하는 행동에 관여했다”고 지적했다. 미 법무부가 화웨이와 이 회사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에 대해 대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기소한 것이 근거다. ‘무역 블랙리스트’로 불리는 이 명단에 등재된 화웨이는 미 기업과 거래가 매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미 기업으로부터 반도체 등의 부품을 구매할 때마다 상무부 심사를 받아야 한다. 미국은 이를 근거로 언제든지 화웨이에 부품 공급을 차단할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화웨이에 대한 조치가 중국의 도전을 억제하지만 전 세계에 파괴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는 ‘핵옵션(Nuclear Option)’”이라고 지적했다. 뉴욕=박용 parky@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폭탄 엄포를 놓은 직후 중국이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 주문을 대량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년 간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을 줄여오던 중국은 지난해 전국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발생해 돼지고기 공급난을 겪자 지난해 말부터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을 다시 늘려왔다. 이 때문에 중국의 대량 수입 취소가 미국의 관세 인상에 보복성 조치를 취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로이터는 16일(현지 시간) 미국 농무부 자료를 인용해 “중국이 9일 3247t의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 주문을 취소했다. 최근 1년여 만에 취소 규모가 가장 크다”며 “미국의 돼지고기 수출 산업에 65억달러(7조7700억원)어치 타격을 줬다”고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은 2월 53t, 3월 999t, 4월 214t의 돼지고기 수입을 취소한 적 있지만 이번엔 규모가 훨씬 커졌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6일 트위터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 인상을 밝혔다. 중국은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 과정에서 4월과 7일 미국산 돼지고기에 대해 25% 관세 부과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 미국 돼지고기 수입량은 8만6000t에 그쳐 2017년에 비해 48%나 하락했다. 하지만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수많은 돼지를 살처분했고 이에 따라 중국은 돼지고기 공급 부족 사태를 맞았다. 이후 중국은 다시 미국 돼지고기 수입을 늘리던 중이었다. 올해 2월 중국의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량은 2만9900t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7% 증가했다. 중국은 3월에도 2만3800t의 미국산 돼지고기를 수입했다. 중국은 2011년 이전만 해도 미국으로부터 가장 많은 돼지고기를 수입했으나 이후 유렵과 브라질 등으로 다변화해 왔다. 중국은 관영 매체가 미중 무역협상 중단론까지 주장하는 등 연일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관영 징지(經濟)일보의 위챗 공식 계정 ‘타오란비지(陶然筆記)’는 16일 “(미국이) 중국이 보인 성의를 약해서 업신여길 수 있는 것으로 본다면 (무역) 협상을 철저히 중단하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는 7일 ‘누구도 중국 인민이 꿈을 실현하는 발걸음을 막을 수 없다’는 제목의 1면 논평에서 “미중 협상의 좌절은 완전히 미국의 책임”이라며 “미국의 맹목적인 패권주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협상 중단도 가능하다는 강경한 입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무역전쟁 중에도 경제의 안정적인 관리가 가능하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중국 경제 계획을 관장하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과 무역 마찰이 어느 정도 중국 경제에 영향을 줬다”면서도 “통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기업 등 시장이 체감하는 위기는 훨씬 큰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산업생산, 소비, 투자 등 주요 경제지표가 일제히 3월보다 악화됐다. 미국과 무역전쟁으로 수출의 급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내수 동력인 소비 지표도 하락했다. 지난달 소매판매 증가율은 7.2%로 1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15일 오전 10시 반(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국가회의센터 3층.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나란히 아시아문명대화대회 개막식에 들어선 정상은 아시아 국가가 아닌 그리스의 프로코피스 파블로풀로스 대통령이었다. “서구 문명의 원류이자 중심은 그리스, 아시아 문명은 중국이라는 걸 보여주려는 상징적인 모습이었다.” 베이징 현지 문화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촌평했다. 시 주석은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다른 문명을 개조, 대체하려는 건 어리석다”며 미국을 겨냥했다. 중국을 문명과 이데올로기 측면에서 싸우는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하고 무역협상 과정에서 법률까지 바꾸라는 미국이 시 주석 눈에 분명 위협으로 보였을 것이다. 서방의 비판에 직면한 시 주석은 30분간 기조연설에서 “아시아”를 45번이나 거론하면서 “아시아 운명공동체”를 강조했다. 이전엔 인류 운명공동체 건설을 제창해 온 시 주석이었다. 왕지쓰(王緝思) 베이징대 국제전략연구원장의 한 강연이 떠올랐다. 그는 “적수 없이 어떻게 공동체를 만드느냐”며 “인류 운명공동체는 지구인이 외계인과 맞설 때나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미중 갈등 와중에 아시아 운명공동체를 들고나온 시 주석이 상정한 적은 미국일 것이다. 시 주석은 “아시아문명대화대회는 국제 정세의 불안정성에 공동 대응하는 문화 문명 역량을 위한 새로운 플랫폼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중국과 오랫동안 교류해 온 아시아가 단결해 함께 맞서야 한다는 논리로 읽히기에 충분했다. 이날 저녁 베이징 올림픽 경기장에서 시 주석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아시아문명대화대회 축하 공연에서 사회자들은 “큰 가족 아시아” “아시아는 친척과 친구”를 반복했다. 시 주석은 “중화문명은 아시아 문명의 중요한 구성 부분”이라며 중국 중심주의를 드러냈다. 저녁 공연은 시 주석이 지켜보는 가운데 아시아 각국 공연단이 무대에 올라 전통 공연을 이어갔다. 행사 전반부에 북한 등의 공연이 끝난 뒤 훨씬 큰 규모의 중국 공연단이 등장하자 무대에 남아 있던 각국 공연단이 중앙 자리를 양보하고 옆으로 비켜서는 광경은 중국 중심주의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시 주석은 개막 기조연설에서 “아시아 각국과 영화 TV 교류, 관광 촉진 계획을 실시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모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이유로 3년 넘게 한국에 제재를 유지하는 분야를 거론한 것이다. 개방과 포용의 강조가 이율배반임을 선명히 보여준 셈이다. 급히 준비한 티가 역력한 이번 대회는 급격히 힘이 세지면서 세력을 넓혀가는 중국에 대해 한국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숙제를 던졌다.윤완준 베이징 특파원 zeitung@donga.com}
미중 무역협상이 한창이던 3월 한 달간 중국의 미국 국채 매도 규모가 2016년 10월 이후 2년 5개월 만에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은 15일 미국 재무부를 인용해 중국이 3월 미국 국채 204억5000만 달러(약 24조3000억 원)를 팔았다고 보도했다. 3월 기준으로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는 2월보다 감소한 1조1205억 달러였다.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중국의 미국 국채 규모가 전월보다 줄어든 것이다.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 규모는 2017년 5월 1조1022억 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매각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3월 기준으로 여전히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다. 일각에서는 최근 미중이 관세 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중국이 국채 매각을 미국의 관세 공격에 대한 보복 수단으로 사용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이 대량의 미국 국채를 팔면 미국 국채 가격이 크게 떨어지고 시중 금리가 급상승해 미국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중국도 경제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는 점에서 중국이 실제 이런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6.9위안을 넘어 그동안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7위안에 가까워지는 추세를 보인 것도 주목된다. 이를 두고 중국이 의도적으로 위안화를 평가절하 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온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6일 전했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중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다. 이를 염두에 두고 있는 미국은 중국에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평가절하 하지 말라고 경고해 왔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 “외국의 위협으로부터 미 정보통신기술(ICT) 및 서비스를 보호하겠다”며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사실상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정면 조준했다.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통해 화웨이를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대상으로 규정하고 이에 영향을 미치는 거래를 금지할 권한을 상무장관에게 위임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기 위한 접근이다. 이를 통해 ‘관세 난타전’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ICT 분야에서도 날카롭게 대립하면서 무역전쟁이 더 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 중 화웨이 및 70개 계열사 거래제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이 외국 적대세력의 통신 네트워크 장비 및 서비스를 금지할 수 있도록 하는 ‘정보통신기술 및 서비스 공급망 확보’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행정명령 자체가 화웨이를 겨냥하지는 않았지만 곧이어 발표된 미 상무부의 조치로 ‘과녁’이 화웨이임이 분명해졌다. 상무부는 이날 “화웨이 및 70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기업 명단에 올린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화웨이와 계열사가 미국 기업과 거래하려면 미국 정부의 허가부터 얻어야 한다. 이는 며칠 후부터 발효될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 측은 즉각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관영매체 환추(環球)시보에 따르면 화웨이는 “미국이 화웨이에 제한을 가한다고 해서 미국의 안전이 보장되는 것도, 미국이 더 강력해지는 것도 아니다. 미국 기업과 소비자에게도 손해를 끼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화웨이의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통신시장에서 중국 하드웨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1% 미만이다. 미 의회는 2012년부터 중국 통신장비업체의 시장 진입을 강력하게 막아왔다. 지난해 화웨이 매출은 1070억 달러(약 127조4300억 원)이며 이 중 91.4%를 미국 외 지역에서 거뒀다. 세계 직원 18만 명 중 미국 근무 직원도 1200명에 불과하다.○ ICT 패권전쟁 격화 화웨이의 실제 피해 규모와 관계없이 이번 행정명령은 세계 5세대(5G) 통신망 산업에서 화웨이를 몰아내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NYT)도 “대통령이 이번 결정을 앞두고 미 통신기업 임원들과 대책을 논의했다. ‘5G 경쟁에서 반드시 미국이 이겨야 한다’고도 말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화웨이가 자사 장비에 백도어(인증 없이 전산망에 침투해 정보를 빼돌리는 장치) 등을 심어 중국 정부의 스파이 활동을 도왔다고 보고 있다. 이날 대통령의 행정명령과 상무부의 거래제한 조치가 동시에 나왔으며, 거래제한 대상이 정부 기관에서 민간 기업으로 확대됐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미 법무부는 지난해 12월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위반하고 미국 기밀을 빼돌렸다며 화웨이 창업주의 장녀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 부회장 및 임직원 등을 기소했다. 특정인을 겨냥한 ‘솜방망이’ 제재가 아닌 특유의 ‘최대 압박’으로 화웨이를 굴복시키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관측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중 무역갈등을 2020년 대선에서 승리 카드로 쓰려는 속내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당장의 경제적 고통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는 반중(反中) 전략이 대선 국면에서 유리할 것이며,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가 내세웠던 ‘미중관계 재정립’ 공약과도 부합한다고 덧붙였다.뉴욕=박용 parky@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최지선 기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가 15일 저녁 관람한 대형 공연에 한류 스타인 인기 가수 ‘비’(본명 정지훈)가 등장했다. 한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한 2016년부터 중국이 자국 내 한류 콘텐츠의 공식 유통을 금지한 ‘한한령(限韓令)’이 해제될 긍정적 신호라는 해석이 나왔다. ‘비’는 이날 베이징(北京)에서 개최된 아시아문명대화대회 개막식에 이어 저녁 중국 정부가 주최해 베이징 올림픽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 문화 카니발 공연에 나왔다. ‘비’는 공연 전반부 중국 싱가포르 베트남 이스라엘 가수와 함께 ‘바람과 꽃의 경계’라는 노래를 불렀다. 중국의 한한령 조치 이후 한국의 인기 가수가 중국의 대형 공연에 등장한 것은 3년여 만에 처음이다. 이날 공연에는 ‘비’ 외에 청룽(成龍) 등 홍콩 베트남 싱가포르를 비롯한 40여 개국 연예인과 공연단이 참가했다. ‘비’ 공연 직전 북한 민족예술단도 전통춤 공연을 펼쳤다. 중국은 공식적으로는 한한령의 존재를 부인해 왔지만 한중 간 사드 갈등이 불거진 2016년부터 최신 한국 드라마의 중국 TV 및 동영상 사이트 방영, 한류 스타의 중국 내 유료 공연이나 방송 출연, 한국 영화의 중국 내 상영 등이 막혔다. 현지 소식통은 “여전히 한국 드라마 방영, 유료 공연, 한국 영화 상영 등이 막혀 있어 아직 한한령이 해제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시 주석 앞에서 한국 인기 가수가 공연한 것은 앞으로 한한령이 풀리는 데 긍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문명대화대회 프로그램의 하나로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아영화제에는 한국 영화 ‘워낭소리’ ‘서편제’ ‘강변호텔’ 등 3편이 초청됐다. 앞서 시 주석은 이날 오전 아시아문명대화대회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중국은 각국과 ‘아시아 영화 텔레비전 교류 협력 계획’을 실시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중국은 아시아 경제발전 촉진과 아시아 인민의 우의 증진에 더 크게 공헌하기 위해 각국과 ‘아시아 관광 촉진 계획’을 실시하기를 원한다”고도 밝혔다. 다른 현지 소식통은 “한국행 단체관광 규제가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맞지 않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현재 베이징 등 일부 지역에서 오프라인을 통한 관광상품 판매만 허용돼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한국행 단체관광 규제도 조만간 완전히 해제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16∼18일에는 한국도 참가하는 아시아관광박람회가 열린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의류 플랫폼 스타트업 이스트엔드의 김동진 대표는 한 달에 나흘은 중국 광저우(廣州)를 찾는다. 김 대표가 동대문을 떠나 광저우를 찾게 된 것은 단순히 판매 원가 절감 때문만은 아니다.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진 영향도 있지만 중국 사업 환경이 여러모로 낫기 때문이다. 대량 생산, 대량 소비가 원활히 이뤄지다 보니 그 분위기에 한껏 고무된 중국인 디자이너들이 한 달에 20개가량의 신규 아이템을 만들어 내놓기 때문이다. 또 김 대표의 네트워크에 의존해 미국 시장으로 수출하려는 중국 파트너가 많아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도 가질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동대문 도매상조차 광저우를 찾으면서 동대문 시장의 원단과 옷이 중국산으로 뒤덮이고 있다”면서 “이미 동대문 옷의 50%는 ‘메이드 인 차이나’여서 과거 K패션을 상징하는 동대문 패션의 독창성이 사라져 중국인들이 동대문에서 옷을 살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동대문 패션 클러스터는 중국 패션산업의 성장, 온라인 쇼핑몰 증가, 인건비 상승 등으로 빠르게 붕괴하고 있다. 패션 업계는 4년 전만 해도 30조 원에 달했던 동대문 클러스터 매출이 최근 15조 원으로 절반가량 떨어졌다고 추정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동대문은 한국 섬유패션산업 매출의 17%, 수출의 21%, 고용의 26%를 차지한다. 온라인 쇼핑몰들이 ‘초저가’ 경쟁을 벌이면서 중국산에 대한 수요가 많아져 동대문 시장의 쇠퇴는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10년 전 인터넷에서 평균 3만 원 선에 판매되던 옷의 가격은 오히려 2만 원 이하로 떨어졌다는 게 온라인 쇼핑몰 사업자들의 말이다. 서울 건대입구역에서 의류 소매업을 하는 최모 씨는 “원단이나 바느질 수준을 보기보다 더 싸고 당장 예뻐 보이는 것만 찾는 소비자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동대문에서 원부자재 도매업을 하는 윤모 씨는 “판매자들이 옷 가격을 낮추기 위해 원부자재와 봉제 등 가장 밑단의 원가를 줄이려 한다”면서 “서로의 살을 깎아 먹는 치킨게임이 이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온라인 쇼핑몰 업체들이 중국 생산업체들과 직접 거래하면서 동대문에서 주문하는 도매 물량이 줄어드는 ‘동대문 패스’가 이어지고 있다. 도매상가 전문 중개업소의 신모 대표는 “도소매 복합쇼핑몰인 맥스타일은 지상 1∼5층 점포 수가 150여 개인데, 이 중 80%가량은 공실”이라고 전했다. 동대문에서 30년째 도매 사업을 하고 있는 정모 대표는 “과거엔 지방에서 관광버스를 타고 와 옷을 대량으로 떼어 갔는데 이제는 온라인에서 몇 개씩만 주문하는 수준”이라며 “비교적 장사가 잘되는 청평화시장도 2년 전에 비해 매출이 50% 이상 줄었다”고 말했다. 동대문과 달리 광저우는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세계적인 패션 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광저우 시정부는 ‘디자인 산업의 발전과 국제디자인도시, 패션도시 건설’을 내세우며 광저우 패션위크를 세계화하고 광저우 패션산업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의 원단 생산 기술과 디자인 수준이 일부 분야에서는 동대문을 넘어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5년 전만 해도 중국산 옷은 ‘중국 내수용’이란 평가가 많았지만 이제 한국을 비롯해 미주 유럽 소재 사업자들도 수입해 갈 정도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3월 한국의 대중국 섬유 수출 규모는 3억8100만 달러(약 4523억 원)인 데 비해 수입 규모는 14억5600만 달러(약 1조7333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수출은 19억16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6% 줄었고, 수입은 66억18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7.1% 증가했다. 국내로 중국산 원단을 수입하는 A업체 대표는 “동대문에 풀리는 원단의 절반 이상은 중국에서 배에 컨테이너 박스째로 들여온다”면서 “국내에 풀리는 중국 원단 규모가 조 단위”라고 전했다. 서울 중구 전통시장과 관계자는 “원산지 표시를 바꿔 중국산을 한국산으로 속여 파는 ‘라벨 갈이’가 성행하고 있다”면서 “올해도 현장 적발이 이뤄져 피의자 10여 명을 입건한 상태”라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동대문 시장의 붕괴가 단순히 경기 변화나 관광객 감소 등에 따른 결과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인 만큼 동대문 시장 상인과 신진 디자이너, 정부가 힘을 합쳐 패션 산업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부원장은 “동대문은 디자인과 제조, 판매를 한 지역에서 빠르게 할 수 있는 곳으로, 동대문이 무너지면 한국에서 ‘패스트 패션’을 하기도 어려워질 뿐 아니라 이를 발전시켜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판매할 수 있는 기회도 사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희철 hcshin@donga.com·염희진 기자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지난달 말 마무리 단계에 근접했던 것으로 알려진 미중 무역 협상이 미국의 ‘관세 폭탄’으로 기류가 바뀐 이유는 중국이 합의문 초안을 45쪽이나 일방적으로 삭제했기 때문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본 경제지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이 이달 초 무역회담에서 실무적으로 의견을 모았던 7개 분야 150쪽의 합의문 초안을 105쪽으로 줄인 뒤 일방적으로 미국에 보냈다고 15일 보도했다. 중국의 삭제 분량은 전체 초안의 30%에 달한다. 양측이 “10%만 남았다”고 최종 조율을 남겼지만 중국 공산당 강경파들이 저자세로 비치는 대미 협상에 불만을 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의 정상은 상대방에게 밀리지 않겠다며 ‘기싸움’을 이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오전에만 10건의 ‘폭풍 트윗’을 날리며 전의를 다졌다. 그는 트위터에 “우리는 모든 이들이 털어가고 이용하고 싶어 하는 ‘돼지저금통(piggy bank)’이다. 더는 아니다”며 손해 보는 합의를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전쟁 장기화에 대비해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중국)이 잃고 있으며, 잃게 될 사업을 보완하기 위해 늘 그렇듯이 아마 금리를 낮출 것”이라며 “만약 우리 연준이 이와 필적하는 일을 한다면 ‘게임오버’가 될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중국은 합의를 원한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 성장이 둔화되거나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 우위에 설 수 있다며 연준의 지원사격을 이끌어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런 분위기에서 중국이 ‘미국 국채 매도’라는 보복 카드를 현실적으로 사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준의 통화정책에 의존하는 국채시장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중국의 매도로 금리가 급등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관세 대상이 될 수 있는 미국 농가를 돕기 위해 약 150억 달러를 보조금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집안 단속’에도 나섰다. 중국이 6월 1일부터 관세를 올리겠다고 예고한 600억 달러어치 미국산 상품에는 축산물, 냉동 과일, 채소 등이 대거 포함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최대 통신장비 기업인 중국 화웨이의 제품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빠르면 15일 오후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는 파이낸셜타임스 등의 보도도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의 통신장비가 내부 전산망에 침투해 정보를 빼돌릴 우려가 있어 중국의 스파이 활동에 악용될 수 있다고 의심해왔다. 중국도 적극적인 반격에 나섰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5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아시아문명대화대회에서 “자기 인종과 문명이 우월하다고 여기면서 고집스럽게 다른 문명을 개조하려거나 심지어 다른 문명을 대체하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며 “평등과 상호 존중을 견지하고 오만과 편견을 버려야 한다”며 미국을 에둘러 비판했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13일 저녁 메인 뉴스에서 “중화민족은 5000여 년간 온갖 비바람을 겪었다”며 “싸우자고 하면 끝까지 상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기류 탓에 미국과 중국이 함께 협력하며 세계 경제성장을 이끌었던 ‘차이메리카(Chimerica) 시대’가 더이상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산업계에서 최근 무역전쟁 격화로 양국이 상호 의존을 끝내고 결별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진다고 14일 보도했다.뉴욕=박용 parky@donga.com / 베이징=윤완준 / 도쿄=김범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