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구

양종구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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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jongk@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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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양종구]2002년 ‘붉은 열정’을 평창에서 보려면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제주 서귀포에서 열린 한국축구대표팀 훈련 때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취재진 앞에 한 신문을 들고 나와 흔들며 “도대체 이 나라는 뭐하는 나라냐. 내일 모레 월드컵이 열리는데 어떻게 신문에 프로야구 기사만 넘쳐나느냐”며 버럭 화를 냈다. 당시 일부 기자들이 사과를 요구하는 등 반발하기도 했지만 그만큼 월드컵이 임박해도 분위기는 달아오르지 않았다. 히딩크 감독은 언론이라도 계속 월드컵 관련 기사를 써 팬들의 관심을 유도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쇼’를 한 것이다. 한국은 당시 네덜란드의 명장 히딩크 감독을 영입해 사상 첫 월드컵 16강 진출에 도전하고 있었다. 하지만 역대 월드컵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한국 축구였기에 국민들의 관심은 뜨겁지 않았다. 2001년 열린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프랑스에 0-5, 체코와의 평가전에서 0-5로 패해 히딩크 감독의 별명이 ‘오대영’으로 불리던 때였다. 2002년 1월부터 강도 높은 훈련에 들어가 평가전에서 핀란드와 코스타리카를 꺾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팬들의 기대치는 그리 높지 않았다. 하지만 월드컵 직전 열린 스코틀랜드와의 평가전부터 분위기가 바뀌었다. 한국이 안정환(2골)과 이천수, 윤정환이 골을 터뜨려 스코틀랜드를 4-1로 대파하자 팬들은 열광하기 시작했다. 한국은 이어 잉글랜드와의 평가전에서 1-1로 비겼고 프랑스와의 마지막 평가전에서 2-3으로 졌다. 하지만 지네딘 지단, 티에리 앙리 등 세계적인 스타들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 ‘달라진’ 태극전사들을 보고 국민들은 기대감에 부풀었다. 본선 1차전인 폴란드전부터 빨간 티셔츠를 입은 국민들은 거리거리에서 응원했다. 열기는 폴란드를 2-0으로 완파해 월드컵 사상 첫 승을 거두면서 기름을 부은 듯 타올랐다. 16강을 넘어 8강, 4강에 오르자 전국에는 수백만 명의 ‘붉은 악마’들이 거리에 넘쳐났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정부 및 대회 관계자들은 “국민들의 관심이 너무 없다”고 한탄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실시한 ‘제5차 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국민여론조사’ 결과 평창 올림픽을 직접 관람하겠다는 의견이 5.1%였다. 대회가 가까울수록 더 높아져야 하는데 9월에 비해 오히려 2%포인트 줄었다. 한국은 겨울스포츠와는 거리가 먼 나라였다. 겨울올림픽 대부분의 종목은 눈이 많이 오고 겨울이 긴 북유럽 나라들이 즐기던 스포츠다. 사계절이 뚜렷하고 겨울이 3개월 남짓한 한국에서 겨울스포츠는 ‘비인기 종목’이었다. 쇼트트랙 강국으로 군림하고 ‘피겨 여왕’ 김연아의 등장으로 반짝 인기를 누렸지만 한국은 여전히 겨울스포츠의 변방이다. 올림픽이 다가온다고 국민의 관심이 그냥 뜨거워지기는 힘들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분위기를 살릴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2002년 축구가 보여줬듯 선수들이 직접 국민의 관심을 끌어올려야 한다. 스포츠는 승자와 패자가 극명하게 나뉜다. 올림픽, 월드컵 같은 국가대항전에서 내셔널리즘이 작동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국민들은 이기거나 승리를 위해 투혼을 발휘하는 한국 선수에게 열광할 것이다.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하는 ‘빙속 여제’ 이상화, ‘스켈레톤의 희망’ 윤성빈, 심석희 등 세계 최강 남녀 쇼트트랙 대표팀, 반란을 꿈꾸는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국민들을 뜨겁게 달굴 소재는 넘쳐난다. 평창 올림픽의 성공, 이제 태극전사들의 선전에 달려 있다.  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yjongk@donga.com}

    • 2017-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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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범근 “내 축구인생은 가족의 희생 덕분…이제는 조연으로 살아야”

    “저의 오늘이 있기까지 가족들의 희생이 컸습니다. 특히 아내가 고생했습니다.” 올 연말 대한체육회가 제정한 2017 대한민국 스포츠영웅에 헌액된 ‘차붐’ 차범근(64). 2010년 프로축구 수원 삼성 사령탑을 끝으로 그라운드를 떠났지만 ‘영원한 감독’으로 불리는 그는 어느 순간부터 “나는 주인공으로만 살았다. 내가 축구로 성공했지만 가족들은 그 이면에서 큰 고통을 받았다. 이젠 내가 조연이돼 가족들을 주연으로 만들겠다”고 말하고 있다. 대한민국 스포츠사의 큰 획을 그은 차 감독을13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에서 만났다.―요즘 가족 얘기를 많이 한다. “내 축구인생을 돌아보면 가족의 힘이 없었다면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내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성공할 때 가족들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희생을 감수했다. 아내는 내가 넘어져 못 일어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늘 나를 잘 지켜줬다. 내게 오는 비난을 다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70년대 한국 선수론 최초로 유럽 최고의 무대인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해 ‘황색 돌풍’을 일으킨 차 감독이지만 그의 축구 인생길이 평탄하지만은 않았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을 때 본선에서 2경기(멕시코 1-3패, 네덜란드 0-5패)를 하고 현장에서 경질되는 아픔을 겼었다. 그해 한 월간지에 ‘프로축구 승부조작’(나중에 사실로 밝혀짐) 행태를 폭로해 대한축구협회로부터 10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기도 했다. 당시 도를 넘는 비난의 화살이 차 감독을 넘어 아내 오은미 씨 등 가족을 향하기도 했다. 둘째 차두리 한국축구대표팀 코치(37)는 선수시절 한동안 언론 인터뷰를 피해 다닐 정도였다. ―독일에서 활약할 때도 오해가 있었다고 하던데…. “처음 독일 가서 적응하기 힘들었다. 프로라는 게 뭔지 전혀 경험하지 못하고 갔다. 첫 시즌이 끝나고 휴가를 주기에 한국에서 하던 대로 4주 푹 쉬었다. 다시 소집하고 훈련 시작했는데 시즌 때와 똑같이 시켜 당황했다. 엄청 힘들었다. 그런데 다른 선수들은 거뜬하게 소화했다. 휴가 때도 몸 관리를 했던 것이다. 그때 알았다. 프로는 늘 몸 관리를 해야 한다는 것을…. 그때부터 철저하게 관리했다. 아내는 덩치 좋은 유럽 선수들을 잘 상대할 수 있도록 먹는 것부터 모든 것을 관리했다. 특히 경기를 앞두고는 컨디션 관리에 집중해야 했다. 독일 현지 한국교포들이나 한국에서 찾아온 사람들을 다 신경 쓸 순 없었다. 그래서 다소 오해가 있었다. 하지만 목표를 위해서 축구에만 집중해야 했다. 성공하지 못했으면 어땠을까…. 성공했으니 이제 그때 오해했던 사람들도 이해할 것이다.” 차 감독은 1979년부터 1989년까지 프랑크푸르트와 레버쿠젠에서 활약하며 308경기에 출전해 98골을 터뜨렸다. 당시 외국인 최다골이다. 유럽 최고의 무대인 유럽축구연맹(UEFA) 컵 우승도 2차례(1980, 1988년) 경험했다. 철저한 자기 관리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독일에서 몸으로 익힌 ‘프로정신’은 한국에 돌아와서 지도자 생활을 할 때도 그대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도 오해를 낳기도 했다. 오 씨는 “일처리에 너무 철저해 아랫사람을 힘들게 하는 일이 많았다. 수원 감독 시절 숙소에서 집으로 잘 오지 않았다. 그래서 ‘여보 제발 집에 좀 오세요. 코치와 선수들도 숨을 쉬어야 할 것 아니에요’라고 해도 막무가내였다”고 회상했다. ―축구로 성공했다. 인생에서 축구가 뭔가. “축구는 대문과 같았다. 축구라는 대문을 열고 나가서 축구를 하고 다시 축구라는 대문을 열고 집으로 왔다. 명예, 성공, 안정적인 삶, 사랑하는 아이들과 아내. 모든 것을 축구로 이뤘다.” 경기 화성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차 감독은 축구로 성공하겠다는 각오가 남달랐다. 서울 경신중고교 시절 밤낮없이 축구에 매진했다. 그 결과로 1971년 청소년대표, 고려대 1학년 때인 1972년 역대 최연소로 성인대표팀에 발탁됐다. 그의 눈은 국내가 아니라 해외로 향했다. ―독일 진출은 어떻게 생각했나. “당시 국내는 실업팀밖에 없었다. 희망이 없었다. TV로 유럽 프로팀들을 볼 때 잘 갖춰진 잔디 경기장에서 꽉 찬 관중 앞에서 경기를 했다. 너무 부러웠다. 그래서 독일 진출을 마음먹었다.” 영웅이란 호칭은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다. 차 감독은 우리 국민들이 힘들고 배고프던 시절 유럽 최고의 무대에서 숱한 골을 터뜨려 희망을 전해줬다. 태극마크를 달고도 A매치(국가대표 간 경기) 136경기에 출전해 58골을 터뜨렸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이역만리 독일 분데스리가와 각종 국가대표 경기에서 전해지는 그의 골 소식에 환호했다. 그는 한국축구의 선구자이자 영웅이었다. ―요즘 손흥민(토트넘) 등 해외에 진출한 선수가 많다. 당시 분데스리가가 더 수준이 높다는 평가가 있는데…. “허허. 당시 기준으로 보면 그렇지만 요즘 선수가 더 잘한다. 정보기술(IT)로 따지면 새로운 기술이 좋은 것 아닌가. 난 구시대에서 축구를 했다. 시대가 달라졌다. 요즘 두리와 얘기하다 보면 옛날 사람인 것을 절감한다. 난 30년 전에 축구를 배웠다. 지금은 분석도 훨씬 정교하다. 아주 완벽하다. 축구도 변했다. 전술도 다양하고 선수들이 대처하는 기술도 다양하다. 옛날과 비교하면 안 된다.” ―그래도 정신력에선 그때와 다른 것 아닌가. “시대적인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젠 옛날처럼 배고픈 시절이 아니다. 내가 과거엔 이랬다고 하면 우리 두리도 뭐라고 한다. 우리 시대에는 사명감에 불탔지만 요즘은 즐기면서도 다 잘한다.” 차두리 코치 얘기를 할 때 오 씨가 “참 어제 두리에게 문자 왔어요. 북한축구대표팀 감독이 안부 전해달라고 했대요”라고 했다. 차 감독은 “아 그래요. 아네르센, 낯도 익고 이름도 들어본 것 같은데”라고 말했다. 노르웨이 출신 예른 아네르센 북한 감독(54)은 1985년부터 1988년까지 독일 분데스리가 FC 뉘른베르크에서 선수생활을 했고 2003년부터 주로 독일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다. 차 감독은 “당시 다른 팀에 노르웨이 선수가 많았는데 그중 한 명인 것 같다”고 기억했다. 한국은 11일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컵에서 북한을 만나 1-0으로 이겼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이자 지난 브라질 월드컵 우승팀 독일을 만나게 됐다. “독일을 만날 줄은 상상도 못했다. FIFA 초청으로 조 추첨 장소에 갔는데 입구에서 알고 지내던 독일 TV의 국장을 만났다. 혹 독일과 한 조가 되면 인터뷰를 해달라고 하더라. 그 때 속으로 ‘독일?’ 했는데 참 나, 우리가 독일하고 한 조가 됐다. 나올 때 그 친구를 보니 요아힘 뢰브 독일 감독하고 인터뷰하고 있더라. 프랑크푸르트에서 함께 뛴 뢰브에게 인사는 해야 했는데 괜히 인터뷰해 달라면 곤란해 박지성하고 바로 밖으로 나왔다.” ―독일전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어설픈 팀을 만나는 것보다는 나쁘지 않다. 최선을 다해서 잘하면 기쁨이 배가 되는 것 아니냐. 어줍지 않은 팀에 깨지는 것보다는 낫다. 하지만 독일이 우리와 마지막 경기를 한다고 안심하면 안 된다. 물론 독일이 2경기를 이기면 주전들을 빼고 젊은 선수들을 투입할 수 있다. 그런데 젊은 선수가 더 무섭다. 그들은 기회를 잡기 위해 더 열심히 뛸 것이다. 절대 방심은 금물이다. 어떤 경기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우리가 열세라고 대충하면 팬들도 안다. 하지만 한 수 아래라도 열심히 했을 땐 팬들도 박수를 보낸다.” ―최근 축구협회 집행부가 바뀌었다. 홍명보 전무이사(48) 등 집행부의 연령대가 대폭 낮아졌다. “그 정도 나이면 큰일을 할 시기다. 다른 회사나 조직을 봐라. 홍 전무가 감독했던 열정으로 최선을 다하면 잘할 수 있을 것이다. 변화를 줘야 할 시점에 제대로 결정했다. 변화를 시도하면 불이익을 받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쉽지 않을 것이다. 행정엔 양면성이 있다. 진통이 따르게 된다. 하지만 새 시대에 맞게 역할을 해야 한다. 이젠 유소년을 잘 키우는 시스템 확보 등 해야 될 일을 피하면 안 된다. 과감하게 변화를 줘야 한다.” ―너무 일찍 지도자를 그만둔 것 아닌가. “우리나라에 감독 자리가 몇 개나 되나. 유럽처럼 축구 일자리가 많지 않아 안타깝다. 내 결정에 후회는 없다. 할 만큼 했다. 사명감을 가지고 유럽에서 보고 배운 것을 전수했다. 내 역할은 다했다. 이제 어린이 축구교실 등 저변을 늘리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 그게 조연의 역할 아닌가.” 인터뷰 말미에 하나(39) 두리 세찌(31) 등 자녀들 이름을 한글로 지은 배경에 대해 얘기를 꺼냈다. 오 씨가 답했다. “첫째 이름을 동아일보 출신 국흥주 기자님이 ‘하나’라고 지어줬다. ‘그럼 둘째는요?’ 했더니 ‘두리 세찌라고 하든지’라고 했다. 첫째 딸을 하나로 지었으니 자연스럽게 두리 세찌가 됐다.” 오 씨는 “국 기자님 근황이 어떤가요. 바쁘게 사느라 인사도 못했네요. 지금이라도 이름 지어준 보답을 하고 싶은데…”라고 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극구 사양했지만 “어차피 시장에 가야 해요”라며 차 감독 부부는 기자를 청계천 동아미디어센터 앞에 내려준 뒤 성북 시장으로 향했다. 차 감독은 가족이 원하면 언제든 운전대를 잡는다. 수십 년 그라운드를 지배한 카리스마 넘친 남자는 아내가 “이것 좀”하면 바로 행동에 옮기는 ‘가슴 따뜻한 남자’로 변해 있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차범근 감독은△1953년 경기 화성 출생△서울 경신중, 경신고, 고려대 체육교육학과△1972년 최연소로 국가대표 발탁, 1986년까지 A매치 136경기 출전 58골 기록△1979년 프랑크푸르트 입단, 1983년 레버쿠젠 이적△1980, 1988년 유럽축구연맹컵 우승△1989년 은퇴. 유럽무대 308경기 출전 98골 기록△1991∼1994년 울산 현대 감독△1997∼1998년 한국축구대표팀 감독. 1997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감독△2004∼2010년 수원 삼성 감독 2004, 2008년 K리그 정규리그 우승}

    • 2017-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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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국제마라톤 뛰고 16만달러 노리고

    ‘16만 달러(약 1억7600만 원)를 잡아라.’ 내년 3월 18일 열리는 2018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9회 동아마라톤은 국내 남녀 엘리트 마라토너들에게는 상금과 명예를 잡을 수 있는 도약의 무대다. 서울국제마라톤은 세계 최초의 대륙 단위 마라톤 시리즈인 ‘아시아 프리미어 마라톤(APM)’으로 열리는 국내 유일의 대회다. 서울국제마라톤은 베이징 마라톤(중국), 베이루트 마라톤(레바논)과 함께 올 9월 APM을 창설했다. 아시아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한 APM은 뉴욕·런던·베를린·도쿄 마라톤 등이 참여하는 월드마라톤메이저스(WMM)를 모델로 삼았다. APM은 2개 이상의 회원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의 기록 포인트로 순위를 매겨 남녀 1∼3위 선수에게 각각 시상한다. 상금은 1위 16만 달러, 2위 6만 달러, 3위 3만 달러다. 앞으로 일본 오사카 고베,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의 주요 마라톤대회도 합류시킬 계획이다. 아프리카 계열의 선수들이 우승을 휩쓸고 있는 WMM과 달리 아시아 국적 선수만을 대상으로 하기에 한국 선수도 입상 가능성이 충분하다. 특히 세계적인 선수를 대거 초청해 기록대별 페이스메이커를 운영하며 국내 선수들에게 기록 단축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록과 상금을 모두 잡으려는 국내 남녀 선수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서울 도심을 달리는 서울국제마라톤은 2010년부터 국내 최초로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인증 최고 수준인 골드라벨을 획득했고 지난달 25일 9년 연속으로 2018년 대회도 골드라벨 인증을 받았다. 서울국제마라톤은 내년 2월 평창 겨울올림픽과 3월 패럴림픽이 끝난 뒤 열리는 대규모 스포츠 이벤트다. 올림픽 열기를 계속 이어가는 무대가 될 수 있다. 참가자들은 1988년 서울 올림픽 마라톤 골인 지점이었던 잠실종합운동장으로 들어오며 올림픽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다. 마라톤동호회 오픈케어 문보연 대표는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고 서울 올림픽 개최 30년이 되는 해에 열리는 대회라 같은 장소에서 골인하는 기분이 남다를 것 같다”면서 “동호인들과 훈련 중이며 최소 100명 이상 풀코스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02-361-1425∼7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7-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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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날두, 5번째 ‘발롱도르’… 메시 따라잡다

    이번에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2·레알 마드리드)였다. 세계 축구계에서 10년간 이어온 영웅들의 자존심 경쟁이 식을 줄 모른다. 호날두는 8일 프랑스 파리 에펠탑에서 열린 제62회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개인 통산 다섯 번째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그동안 최다 수상자였던 리오넬 메시(30·바르셀로나)와 동률을 이뤘다. 호날두는 “(다섯 번째 상을 받기 위해) 오랜 시간을 기다렸다. 환상적인 순간이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지난 시즌 팀이 좋은 성적을 거뒀기에 이 상을 받을 수 있었다. 함께 뛴 동료들과 조국 포르투갈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호날두는 2016∼2017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우승의 선봉에 섰다. 특히 UCL에선 12골을 넣어 메시(11골)를 제치고 대회 사상 처음으로 5년 연속 득점왕에 올랐다. 발롱도르는 유럽의 축구 전문매체 ‘프랑스 풋볼’이 1956년부터 매년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 수여하는 상. 2010년부터 국제축구연맹(FIFA)과 함께 통합해 수여하다 지난해 분리됐지만 역사와 권위에서 세계 최고의 상으로 평가받는다. 수상자는 전 세계 축구기자 176명이 30명의 후보에게 투표해 결정했다. 포르투갈 출신 호날두와 아르헨티나 출신 메시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금세기 최고의 스타로 녹색 그라운드를 수놓고 있다. 발롱도르에서도 2008년부터 둘이 양분해 왔다. 호날두가 2008년 첫 수상을 하며 우위를 점했지만 2009년부터 4년 연속 메시가 들어 올리며 ‘메시 세상’을 만드는 듯했다. 하지만 호날두는 2013년과 2014년 연거푸 수상하며 메시를 따라잡기 시작했다. 2015년에 메시에게 한 차례 내줬지만 지난해와 올해 또다시 연속 수상을 기록하며 균형을 이뤘다. 특히 호날두는 올해 각종 시상식에서 메시를 완전히 압도했다. 8월 UEFA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고 10월엔 FIFA 올해의 남자 선수상을 메시가 보는 앞에서 들어 올렸다. 하지만 두 영웅의 자존심 경쟁은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다. 2017∼2018시즌엔 메시가 앞서고 있다. 8일 현재 리그 1위인 13골을 터뜨려 팀을 프리메라리가 1위로 이끌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는 4위. 호날두는 2골을 기록하고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7-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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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탄핵 가결후 1년, 달라진 대한민국 8개 분야 新풍속도

    9일은 국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의결한 지 딱 1년이 되는 날이다. 최순실 국정 농단과 박근혜 정부의 무능에 실망한 국민들이 촛불시위로 서울 도심을 메우자 여야는 압도적 찬성으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전방위로 터져 나온 국정 농단 비리는 그간 우리 사회가 얼마나 넓고 깊게 병들어 있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인(人)의 장막 속 제왕적 대통령을 떠받치는 폐쇄적인 청와대와, 정권의 장단에 맞춰 무차별적으로 칼을 휘두른 권력기관, 낯부끄러운 정경유착과 문화·체육계 비리까지 한국 사회에 켜켜이 쌓인 부조리와 모순이 한꺼번에 민낯을 드러냈다. 그 후 1년. 대한민국은 사상 첫 현직 대통령 파면과 조기 대선, 9년 만의 정권교체를 거치며 새로운 역사의 순간들을 지나왔다. ‘재조산하(再造山河·나라를 다시 만든다)’를 표방한 문재인 정부는 국가 혁신을 내걸고 부처마다 적폐 청산 기구를 만들어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들은 탈(脫)정치를 선언했고 국정 농단의 진원지가 됐던 체육계와 문화계도 뿌리 깊은 불공정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한 제도 개선을 시작했다. 하지만 과감한 개혁 요구와 우려가 엇갈리면서 진통도 뒤따르고 있다. 적폐 청산에 대한 피로감과 저항이 나타나는가 하면 급격한 경제·노동 개혁의 부작용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12·9 탄핵소추안 통과’ 1년을 맞아 사회 전반의 달라진 변화상을 돌아보고 우리가 나아갈 이정표를 고민해 본다.  ● 청와대대통령에 대면보고 늘고 靑앞길 24시간 개방… “이벤트성 소통 대신 국회와 대화 확대를” 지적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1년 동안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변화를 겪은 곳은 청와대일 것이다. 대통령이 일하는 공간이 먼저 바뀌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 참모동인 여민관 3층에 집무실을 마련했다. 박 전 대통령은 여민관에서 약 700m 떨어진 본관에서 주요 집무를 봤다. 청와대 관계자는 “과거 핵심 참모가 아니면 감히 청와대 본관에 갈 엄두를 못 냈는데, 지금은 대통령이 가까이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수직적인 청와대 업무 문화도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 정부 대통령이 주재하는 수석·보좌관회의에서는 참모들이 대통령 발언을 받아 적기만 하는 풍경이 자주 연출됐다. 하지만 지금은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와 각 부처의 대통령 업무보고가 토론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비서관들도 대통령에게 대면보고를 하는 경우가 늘었다. 국민청원제 운영 등 직접 민주주의 요소가 확대된 것도 눈에 띈다. ‘열린 청와대’ 기조하에 오후 8시 이후 통행이 금지됐던 청와대 앞길이 24시간 공개된 것도 국민들이 체감하는 변화다. 하지만 대통령이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방식이 이벤트적 요소에 치우치거나, 국회와 소통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대변인에게만 맡기지 않고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처럼 수시로 브리핑을 하겠다”고 했지만 취임 후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일하는 춘추관을 찾은 것은 한 번뿐이었다.   ● 공직사회상사 지시라도 정당성 따져묻는 공무원 늘어… 타부처와 협업땐 이메일-서류로 근거 남겨 국정 농단 사태를 온몸으로 겪은 공직사회는 업무 처리의 책임과 권한에 대해 보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투명성과 정당성을 중시하는 문화는 확산됐지만 한편으로는 책임질 만한 일은 아예 안 하겠다는 보신주의가 강화되는 모습도 나타난다. 블랙리스트 논란을 겪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서기관급 직원 A 씨는 “업무 지시에 대해 반문하는 후배들이 예전보다 늘었다”고 말했다. 조금이라도 이상한 부분이 있으면 상사의 지시라도 반드시 확인하고 넘어간다는 것이다. A 씨는 “상사의 부당한 지시를 거부해 쫓겨났으나 결국 명예를 회복한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사례가 교훈이 됐다”고 말했다.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기 위해 꼼꼼히 기록하는 습관도 생겼다. 정부 부처의 한 과장급 직원은 “다른 과나 타 부처와 협업할 때 반드시 이메일이나 서류로 근거를 남긴다”고 말했다. 다만 성과를 위해 부하 직원들을 압박해야 하는 상사들은 복잡한 심경이다. 지시사항을 꼼꼼히 기록하는 직원들이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대통령 지시사항을 적은 안종범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의 수첩으로 인해 국정 농단의 실체가 드러난 만큼 자신의 지시사항이 언제 부메랑이 돼 되돌아올지 불안하다. 업무지시에 아예 방어적으로 대응하는 공무원도 적지 않다. 정부 부처 공무원 B 씨는 “직무유기보다 직권남용의 형량이 더 높다”며 “문제될 만한 일은 아예 하지 않는 게 훨씬 유리하다”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 재계삼성-SK “10억 이상 후원금은 이사회서 결정”… 주요 기업 기부금 집행 작년보다 13% 줄어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와 탄핵의 영향을 많이 받은 집단 중 하나가 기업이다. 특히 대기업은 최순실 일가에 대한 ‘뇌물공여’ 집단으로 낙인찍혀 사회적으로 ‘적폐’라는 굴레를 써야 했다. 기업들은 이후 스스로를 바꾸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가장 많이 바뀐 부분은 바로 기부금 시스템이다. 더 이상 기부금이 정치권으로 흘러 들어가는 ‘검은돈’이 되지 않도록 기업에서부터 자정 노력을 기울였다. 삼성전자는 올 2월 이사회를 열고 ‘10억 원 이상 기부금, 후원금, 출연금’은 반드시 이사회의 의결을 거치도록 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또 사전심사를 위한 심의회의를 만들고 분기마다 운영 현황, 집행 결과를 외부에 공개하기로 했다. 과거에는 500억 원을 넘는 후원금 등에만 사내이사로 구성된 경영위원회를 거쳤는데 기준 금액도 대폭 강화하고 절차도 깐깐하게 바꾼 것이다. 같은 시기 SK그룹도 10억 원 이상의 후원금은 의무적으로 이사회 의결을 거치고 외부에 공개하기로 했다. 기부가 위축된 점은 ‘그늘’로 꼽힌다. 기업경영성과평가업체 CEO스코어 조사에 따르면 올해 1∼3분기(1∼9월) 국내 주요 기업들의 기부금 집행 규모는 총 9788억 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4%나 줄어든 규모다. 같은 기간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38.1% 늘었는데 기부금은 오히려 감소한 것이다. 포항 지진을 계기로 다시 성금 물꼬가 조금씩 터지긴 했지만, 여전히 기업과 경제단체들은 쉽사리 연말 기부에 나서길 주저하는 분위기다.   ● 문화계블랙리스트 올랐던 예술가에 정부 지원 재개… 출판진흥원 등 심사위원 선발때 공정성 강화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올라 정부 지원에서 배제됐던 예술가와 단체들이 탄핵 이후엔 오히려 지원 사업의 중심에 섰다. 지난달 한국문화예술위원회(문예위)가 발표한 국내 최대 규모의 창작 지원 사업인 ‘2017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선정작에선 22개 작품 중 5개가 지난 정부에서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극단의 작품이었다. 박근혜 정부 기간 무려 14차례에 걸쳐 정부 지원 사업에서 배제돼 최대 피해자로 꼽힌 극단 ‘하땅세’가 대표적이다. 극단 놀땅은 같은 작품을 제출했는데 지난해에는 떨어지고 올해는 선정됐다. 문학계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터키 이스탄불국제도서전에 참가한 한국 작가 6명 중에는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시인 안도현, 천양희, 소설가 김애란 등이 포함됐다. 출판계도 달라졌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올 7월 발표한 2017년 상반기 세종도서 790종에는 ‘윤이상 평전’을 비롯해 세월호 참사를 다룬 김탁환 작가의 소설 ‘거짓말이다’와 진보 성향의 공지영 작가 수필집 등이 대거 뽑혔다. 세종도서는 정부가 전국 공공도서관 등에 비치할 우수 도서를 선정해 구매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최근 문화예술지원기관들은 블랙리스트 집행기관이란 오명을 벗기 위해 지원심의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고 있다. 문예위는 1000여 명의 후보자 풀에서 무작위 추첨으로 심의위원을 선발하고, 출판진흥원은 외부에서 추천받은 3∼5배수의 후보군 중에서 심사위원을 선발하고 있다.   ● 법조계檢, 피의자 인권침해 논란 밤샘조사 금지 추진… 전국법관대표회의 “인사 투명화” 大法에 요구 법조계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주요 기관의 수장이 모두 바뀌며 가장 변화가 두드러진 분야 중 하나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취임 이후 권위적이고 폐쇄적인 검찰조직 문화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밥 총무’ 문화를 폐지한 것이 대표적이다. ‘밥 총무’는 부서의 막내 검사가 식사 참석 인원 확인, 메뉴 선정과 식당 예약 등을 하는 문화다. 검찰은 밥 총무를 없애고 부서 내 회식 횟수도 최대한 줄이기로 했다. 인권 침해 논란을 빚어온 밤샘 조사를 금지하고 변호사가 없는 상태에서 검사가 피의자를 면담하는 일을 제한하는 등 피의자 인권을 대폭 강화하는 수사 관행 개선도 추진하고 있다. 또 중요 사건 수사 과정에서 수사검사와 상급자의 의견이 다를 경우 이를 기록으로 남기도록 해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기로 한 것도 큰 변화로 꼽힌다. 법원도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이후 사법부 개혁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법원행정처는 지난달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제도 폐지와 1, 2심 법관 인사를 분리하는 ‘법관 인사 이원화’ 방침을 밝히며 개혁의 첫 청사진을 내놓은 상태다. 법원행정처의 국제인권법연구회 학술행사 외압 의혹을 계기로 꾸려진 전국법관대표회의(법관회의)도 4일 올해 마지막 회의를 열어 법관 인사 기준 투명화 방안 등을 대법원에 요구했다. 이들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진행 중인 개헌 논의에 대법원이 직접 참여해 사법제도 개혁에서 능동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 노동계최저임금 대폭 오르고 朴정부 2대 지침 폐기… 靑-정부-노사정위 등에 노동계 출신 포진 “노총이 발전해야 대통령도 발전한다는 뜻에서 ‘노발대발’로 하겠습니다.” 10월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노동계와의 대화’에서 김주영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꺼낸 건배 제의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노동계 인사들을 초청해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외국 정상급으로 대접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노발대발’은 빈말이 아니다. 공공부문 정규직화, 최저임금 대폭 인상, 2대 지침(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 폐기 등 노동계의 요구는 일사천리로 현실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노동 권력’이란 말까지 나온다. 현재 청와대에는 노동계 출신 행정관들이 다수 일하고 있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과 문성현 노사정위원장은 물론이고 각종 위원회에도 노동계 인사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이렇게 형성된 ‘노동 권력’은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직접 고용 명령, 김장겸 전 MBC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 등 강성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급부상한 노동 권력은 현 정부의 적잖은 부담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근로시간 단축안은 노동계 반대로 연내 처리가 무산됐다. 최저임금 개편도 노동계의 반대를 극복해야 한다. 최근 건설노조는 마포대교를 점거하는 등 점점 강성으로 치닫고 있다. 노동계의 한 원로는 “노무현 정부 초기 친(親)노동 정책을 폈지만 철도노조 파업을 계기로 등을 돌렸다”며 “노동계가 경제사회 주체로서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문 대통령도 같은 경로를 밟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체육계정유라 입시비리 불똥에 승마 특기전형 급감… 학점 모자라는 선수들 외부 대회 출전도 못해 “올해 승마 특기로 대학에 갈 학생의 절반 이상은 진학을 포기해야 할 상황입니다.” 승마 국가대표 출신의 한 지도자는 사실상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시발점이 된 ‘정유라 씨의 승마 비리와 이화여대 입시 비리’로 승마계가 직격탄을 맞았다고 한탄했다. 그에 따르면 대학들이 승마 특기 적성 전형을 없애는 바람에 예년에 비해 고교 3학년 승마 특기 적성 입학 예정자 30여 명 중 반수 넘게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다. 교육부가 2020학년도부터 체육특기자 전형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라 그동안 쉽게 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고 인식된 ‘승마 특기자’는 찾아보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승마장을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선수가 아닌 승마를 즐기는 일반인들도 주위의 부정적인 시선 때문에 발길을 끊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수도권 승마장을 찾는 승마 동호인도 절반 이하로 줄었다. 문 닫는 승마장도 하나 둘씩 생기고 있다. 한마디로 승마계는 ‘한파’에 시달리고 있다. 한 승마 관계자는 “비리를 저지른 인간을 욕해야지 왜 승마까지 비난의 눈초리로 바라보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5년 가다 보면 승마하는 사람은 씨도 찾아보기 힘들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대학의 체육계열 학사관리는 더욱 철저해졌다. 일정 학점을 따지 못하면 선수들에게 대회 출전 자체를 허락하지 않는 곳이 늘고 있다. 이화여대 무용과 3학년 김모 씨는 “예전엔 가끔 휴강도 있었는데 수업과 관계없는 토론을 시키는 등 교수님들이 학생들을 가만 놔두지 않는다”고 전했다.   ● 온라인의견 다르면 판사가 내린 판결에도 악플 공격… 일부 누리꾼은 익명성 뒤에 숨어 극단적 대결 올해 1월 19일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 1위는 ‘조의연’이라는 이름이었다. 조의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51·사법연수원 24기)가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청구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날이다. 포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조 부장판사를 향한 선정적 비난과 유언비어가 쏟아졌다. 판사 개인을 향한 집단 공격은 이제 일상처럼 반복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새 정부까지 출범했지만 온라인 세상에서는 아직도 치열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자신과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적폐’로 몰고 ‘악플 테러’를 가한다. 합리적 근거는 물론이고 일관성도 찾아보기 힘들다. 강부영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43·사법연수원 32기)는 올 3월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한편에서 ‘소신과 양심을 지키는 판사’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그러나 지난달 10일 강 판사가 김재철 전 MBC 사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하자 ‘적폐 판사’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일반인도 예외는 아니다. 9월 ‘240번 버스’ 사건이 대표적이다. 누리꾼들은 인터넷에 올라온 글을 읽고 서울시 홈페이지에 몰려가 “운전사를 해고하라”고 요구했다. 뒤늦게 거짓이 밝혀졌지만 240번 버스 운전사는 회복하기 힘든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 서울의 한 대학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 온라인 문화의 고질적 병폐가 더 심해졌다. 합리적 토론이 사라지고 익명성에 숨은 극단적 대결의 장이 됐다”고 지적했다.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세종=이건혁 gun@donga.com / 유원모 기자·이은택 기자 nabi@donga.com김윤수 기자 ys@donga.com·유성열 기자 ryu@donga.com양종구 yjongk@donga.com·유덕영 기자·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 2017-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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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생 19만명 경기관람… 교육부, 비용 190억 지원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가 학생 19만 명이 올림픽경기장에서 경기를 관람할 수 있게 지원해 달라고 교육부에 요청한 사실이 확인됐다. 교육부는 특별교부금 190억 원을 마련해 이를 지원하기로 했다. 7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조직위는 교육부에 전국 초중고교와 특수학교 학생 19만 명이 내년 2, 3월 열리는 평창 올림픽과 패럴림픽 기간에 경기장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을 요청했다. 이번 올림픽과 패럴림픽 티켓 판매 목표가 129만 장(올림픽 107만 장, 패럴림픽 22만 장)인 것을 감안하면 조직위가 교육부에 요청한 19만 장은 목표치의 15%에 해당하는 대규모 물량이다. 이에 교육부는 ‘진로체험학습’ 형식으로 실제 소요 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원 대상은 19만여 명으로, 10만여 명은 강원 지역 학생, 9만여 명은 강원 이외 지역 학생이다. 지원 규모는 학생 1인당 10만 원꼴이다. 재원은 교육부의 특별교부금으로 충당한다. 특별교부금은 특별한 재정 수요가 있을 때 교부할 수 있는 예산으로 국가시책사업(60%), 지역교육현안(30%), 재해대책수요(10%) 등의 용도로 쓰인다. 지난해 특별교부금은 1조5216억 원이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입장권을 구매해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진로체험학습에 필요한 소요 경비를 학교에 지원하는 것”이라며 “수요 조사를 거쳐 지역별 학교별 지원 인원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교육부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학생들의 경기 관람을 지원하는 것은 겨울올림픽 종목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를 높이고 올림픽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김병준 인하대 체육교육과(스포츠심리학) 교수는 “국민의 일원으로서 국가 잔치에 참여했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고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들을 보며 글로벌 마인드를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올림픽의 흥행 실패를 우려해 학생들을 사실상 ‘동원’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는 “관중 수보다 스포츠 경기의 순수한 정신이 더 중요한데, 정부가 나서서 학생들을 상업적 목적에 동원하는 게 좋아 보이지 않는다”며 “게다가 학생들은 비인기 종목 경기장의 관중석을 채우는 들러리 역할을 하는 데 불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유덕영 firedy@donga.com·양종구 기자}

    • 2017-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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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경기 연속… 손 ‘불끈’

    아크서클 오른쪽에서 볼을 잡은 손흥민은 트래핑한 뒤 페널티지역 중앙에 있는 페르난도 요렌테에게 패스했다. 요렌테가 아크서클 중앙으로 다시 백패스하자 손흥민은 왼발로 감아 차 골네트를 갈랐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킬러 손흥민(25·토트넘)의 골 잡아내는 능력이 날로 진화하고 있다. 손흥민은 7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포엘(키프로스)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H조 6차전에서 1-0으로 앞서던 전반 37분 추가골을 터뜨렸다.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한 토트넘은 3-0으로 완승을 거뒀다. 손흥민은 이날 재치 있는 움직임과 빠른 템포로 상대 수비 라인을 무력화시키며 시즌 6호 골을 기록했다. 3일 왓퍼드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동점골을 터뜨린 데 이은 시즌 첫 두 경기 연속 골이다. 영국의 데일리메일은 “손흥민이 요렌테와의 호흡을 통해 훌륭한 득점을 선보였다. 정말 멋진 득점”이라고 전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 역시 “요렌테와 손흥민의 득점만으로 아포엘의 전의를 상실케 했다”라고 분석했다. 손흥민은 그야말로 위치를 가리지 않고 전천후로 골을 터뜨리고 있다. 이번 시즌 6골 가운데 2골은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만들어낸 골이고 나머지 4골은 모두 2선의 서로 다른 위치에서 넣었다. 이날 아포엘전에서는 오른쪽 미드필더로 출전해 득점에 성공했다. 9월 도르트문트와의 UCL에서 기록한 시즌 첫 골은 왼쪽 미드필더로 잡아냈다. 지난달 크리스털팰리스전에선 공격형 중앙 미드필더로 나서 득점을 올렸다. 갈수록 살아나는 손흥민의 득점력은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서 독일 멕시코 스웨덴 등 강호들과 만나는 한국 축구대표팀 ‘신태용호’에도 희소식이다. 대표팀에만 오면 부진했던 손흥민은 지난달 10일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2골을 터뜨려 지난해 10월 이후 이어진 ‘대표팀 노골 행진’을 마감했다. 특히 신 감독은 대표팀에서 측면 공격수로 부진하던 손흥민을 콜롬비아 경기에서 중앙 공격수로 투입해 골을 잡아내며 ‘손흥민 활용법’의 단초를 얻었다. 신 감독으로선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골을 잡아내는 손흥민을 보는 것만으로 즐겁다. 월드컵에서 ‘죽음의 F조’지만 손흥민이 지금같이 골을 넣어주면 16강 진출이 불가능하진 않다는 생각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7-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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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린 올림픽’ 부각… 완벽 운영으로 열기 띄우자

    “기본적으로 IOC가 결정을 내린 사안인 만큼 조직위도 따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러시아 출전을 아예 막는 것은 아니라서 다행이다. IOC가 차선의 대안을 내놨다고 본다.” 스위스 로잔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회의의 결정 과정을 지켜본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사진)은 IOC의 러시아 출전 금지에 대해 최악의 상황은 아니라고 받아들였다. 이 위원장은 “IOC가 강성파들 때문에 러시아 출전 금지 결정을 했지만 폐회식에서 이번 징계를 부분적으로 혹은 전면적으로 철회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러시아엔 도핑을 하지 않는 클린 선수도 많다. 러시아가 이들의 출전까지 막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IOC의 결정은 평창이 추구하는 ‘약물로부터 깨끗한 올림픽’이란 가치와도 일치한다. 클린 올림픽을 앞세워 성공적인 대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IOC 관계자와 러시아 스포츠계 관계자들을 만나 러시아 선수들이 개인 자격으로라도 참석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평창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선 러시아 출전 금지란 IOC의 결정을 ‘악재’로만 보지 말고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겨울스포츠 강국 러시아가 출전하지 못하게 되면서 흥행 카드 하나는 잃었지만 도핑에 있어서는 역대 가장 ‘깨끗한 올림픽’이 될 수 있는 등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는 것이다. 세계반도핑기구(WADA)와 IOC는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2만 번의 도핑 테스트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평창 조직위도 도핑 테스트를 위해 철저히 준비할 필요가 있다. 최근 올림픽은 도핑 문제로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평창 올림픽이 도핑 근절의 터닝 포인트가 되는 역할을 한다면 올림픽 발전을 위해 중대한 기여를 한 대회로 기록될 수 있다. 또 러시아는 불참하더라도 ‘평화와 화합’의 올림픽 핵심 가치를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 올림픽의 안전을 위협하는 테러와의 전쟁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이런 점들이 어우러진다면 대회 운영에 있어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홍석표 강원대 스포츠과학부 교수는 “평창조직위가 러시아 출전 금지를 안 좋은 자극이 아닌 긍정적인 자극으로 보고 고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회 흥행에 있어서는 차질이 있어도 대회 운영에는 차질이 없게 해야 한다. 그동안 한국이 메가 스포츠 이벤트를 잘 치렀고 평창조직위가 체계적으로 준비한 것을 보면 대회 운영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문제는 대회가 끝난 뒤다. 올림픽 이후의 상황도 더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 스포츠계 관계자는 “대회 운영과 더불어 경기장 사후 활용 등 올림픽 개최 후의 문제들도 미리 고민하고 대비하는 게 현실적이다”라고 말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7-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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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마라톤 ‘올해의 선수상’ MVP 문삼성씨

    “몸을 만들어 2020년 도쿄 올림픽 마라톤에 도전하겠습니다.” 5일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동아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포카리스웨트와 함께하는 2017 동아마라톤 올해의 선수상 시상식. 남자부 20대 우수선수상과 포카리스웨트 영러너어워즈, 그리고 최우수선수상까지 ‘3관왕’을 거머쥔 문삼성 씨(25)는 “포기했던 꿈을 다시 꾸기 위해 달리겠다”고 말했다. 문 씨는 3월 열린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29분48초로 마스터스 남자부에서 우승했고 10월 열린 동아일보 경주국제마라톤에서도 2시간33분32초로 우승해 최고의 영예인 최우수선수상을 받았다. 문 씨는 장거리 유망주였다. 마라톤 명문 배문고에서 꿈을 키웠지만 중학교 3학년 때인 2007년 다친 왼쪽 발목이 발목을 잡았다. 2011년 체육 특기생으로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에 진학했지만 마라톤을 포기했다. 하지만 군복무를 마치고 학비를 벌기 위해 2015년 ‘방선희 마라톤아카데미’에서 코치로 일하면서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그는 “회원들이 뛰는 걸 보니 마음속에 엔도르핀이 돌았다. 코치이면서도 풀코스를 뛰어본 적은 없었으니 한번 느껴보려고 시작했는데 여기까지 왔다”며 웃었다. 문 씨는 방학을 하면 배문고의 제주 동계훈련에 참여할 계획이다. 몸을 제대로 만들어 내년 3월 18일 열리는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좋은 기록이 나오면 다시 ‘엘리트 선수’로 나서겠다는 각오다. 목표는 2020년 도쿄 올림픽 출전이다. 한편 이날 연령대별로 선정된 우수선수상은 남자부에서 이병도(33) 김회묵(44) 김형락(54) 심재성 씨(64)가, 여자부에서 홍서린(38) 김애양(48) 윤순남 씨(51)가 받았다. 내년 도쿄 마라톤 출전권이 주어지는 영러너어워즈에는 문 씨와 함께 이지윤 씨(33)도 수상했다. 2007년 ‘풀뿌리 마라톤’ 발전을 위해 국내 최초로 만들어진 동아마라톤 올해의 선수상 수상자는 3월 서울국제마라톤에 참가하고, 10월 동아일보 주최 대회(공주, 경주국제)에도 참가한 선수들 중에서 선발한다. 대회 기록과 마라톤을 위해 노력한 점, 자원봉사와 기부 등 사회 활동도 주요 평가 요소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7-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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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이번엔 한국축구 매운맛 보여주마

    ‘독일, 멕시코, 스웨덴….’ 2018 러시아 월드컵 조 추첨이 끝난 뒤 한국이 만날 F조 상대팀에 대한 얘기가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월드컵에서 4회나 우승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독일을 비롯해 16위 멕시코, 18위 스웨덴까지 59위인 한국보다 강호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죽음의 조’에 속했다고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에서 돌아와 울산에서 훈련 중인 한국축구대표팀에 4일 다시 합류한 신태용 감독(사진)은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꺼야 한다. 8일 일본에서 개막하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이다. 신 감독은 이날 “월드컵에 대한 생각은 아직 하지 않는다. 먼저 동아시안컵에 올인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코칭스태프는 물론이고 선수들과도 월드컵 얘기는 하지 않았다. 우리의 당면 목표는 동아시안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다”라고 다시 강조했다. 동아시안컵은 월드컵 준비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대회다. 신 감독이 동아시안컵에서 최우선으로 두는 과제는 최근 계속 흔들리고 있는 수비의 안정화다. 동아시안컵에서 상대할 일본과 북한, 중국은 물러설 수 없는 라이벌. 무엇보다 중국과의 1차전에 대한 부담이 크다. 한국은 중국과의 상대 전적에서 ‘공한증’까지 유발할 정도로 절대 강세에 있다 최근 들어 흔들리고 있다. 1978년부터 16승 11무의 절대 강세를 유지하며 중국을 두려움에 떨게 했던 한국은 2010년 2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앞두고 열린 동아시안컵에서 0-3으로 완패하면서부터 올해까지 상대 전적 2승 1무 2패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올 3월 중국 창사에서 열린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에서 한국을 1-0으로 꺾은 중국은 확실하게 ‘공한증’을 탈피했다고 자랑하고 있다. 10월 한때 FIFA 랭킹에서 한국(62위)은 중국(57위)에 밀리기도 했다. 신 감독으로서는 한국 축구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중국을 꼭 잡아야 하는 입장이다. 대표팀도 사실상 이날부터 제대로 된 훈련을 시작했다. 지난달 27일부터 소집됐지만 FA(축구협회)컵에 참가한 이정협(부산)과 일본프로축구 J리그 선수들도 이날에야 합류했기 때문이다. 24명의 선수 전원이 처음 모인 ‘신태용호’는 이날 울산종합운동장에서 겨울 찬 바람을 맞으며 훈련에 매진했다. 대표팀은 5일 고려대와 연습 경기를 치른 뒤 6일 일본으로 출국해 9일 중국, 12일 북한, 16일 일본과 경기를 펼친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7-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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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집트 출신 살라흐, EPL 득점 선두

    1-0으로 앞선 후반 22분 그라운드에 등장한 그는 10분 만에 골을 잡아냈고 6분 뒤 다시 추가 골을 터뜨리며 팬들을 열광시켰다. 아프리카 이집트 출신 무함마드 살라흐(25·리버풀·사진)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지배하고 있다. 살라흐는 30일 열린 스토크 시티와의 방문경기에서 교체로 투입된 뒤 후반 32분과 38분 잇달아 골을 터뜨리며 팀의 3-0 완승을 주도했다. 이번 시즌 EPL 14경기에 나와 12골을 터뜨리며 토트넘의 해리 케인(10골)을 제치고 득점 단독 선두로 나섰다. 이번 시즌 리버풀이 기록한 28골 중 절반에 가까운 골을 혼자 잡아내고 있다. 살라흐는 18일 사우샘프턴 경기에서도 2골을 넣는 등 11월에만 3경기에서 ‘멀티 골’을 터뜨리는 폭발적인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다. 살라흐는 175cm의 비교적 작은 키에도 폭발적인 스피드와 골 감각을 자랑해 ‘작은 거인’으로 불린다. 오른쪽 공격수와 처진 스트라이커, 공격형 미드필더 등을 소화하는 ‘멀티 플레이어’다. 정교한 왼발 슛도 일품이다. 이날 스토크 시티전에서도 2골을 모두 왼발로 잡아냈다. 지난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AS로마에서 뛰다가 총액 4300만 파운드(약 630억 원)라는 거액의 이적료를 받고 리버풀에 둥지를 튼 살라흐는 ‘프리미어리그 재수생’이다. 큰 기대를 받고 2014년 첼시에서 뛰었지만 별다른 활약을 못 해 바로 이탈리아 팀으로 임대되는 신세가 됐다. 하지만 지난 시즌 AS로마에서 15골을 터뜨리며 다시 주목받았다. 이번 시즌 명가 재건을 내건 리버풀의 부름을 받았고 EPL을 골로 수놓으며 첼시에서 버려진 ‘치욕’을 씻어내고 있다. 살라흐는 이집트를 28년 만에 월드컵 본선으로 이끈 축구 영웅이다. 그는 지난달 8일 열린 러시아 월드컵 아프리카 3차 예선 E조 5차전 콩고와의 안방경기에서 2골을 터뜨려 2-1 승리를 이끌었다. 이집트는 이 승리로 월드컵 본선 티켓을 확정했다. 2011년 국가대표에 이름을 올린 살라흐는 56경기에서 32골을 터뜨려 이집트를 아프리카 강호로 탈바꿈시켰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7-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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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영웅 헌액 차범근 “이젠 조연으로 스포츠 발전 기여”

    “1972년 받은 신인상에 이어 가장 자랑스러운 상입니다.” 1980년대 세계 최고의 무대인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에서 팬들을 열광시켰던 ‘차붐’ 차범근 전 한국축구대표팀 감독(64·사진)은 감격에 겨워했다. 2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17 대한민국 스포츠영웅 헌액식에서 헌액패를 받은 그는 “최근 한국 축구가 힘든 가운데 수상 소식을 들었다. 다시 한 번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차 전 감독은 “1972년 받은 신인상은 내가 커 나가는 데 큰 힘을 줬다. 상의 의미를 되새기며 최선을 다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환갑을 훌쩍 넘어서 받은 스포츠영웅이란 칭호는 내 어깨를 더 무겁게 한다. 사실 나는 지금까진 주인공으로만 살았다. 이젠 조연으로 한국 축구를 넘어 한국 스포츠가 발전하는 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차 전 감독은 한국 축구의 ‘전설’이다. 1978년부터 1989년까지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며 역대 외국인 최다골인 98골을 넣었다. 유럽 축구 최고의 무대인 유럽축구연맹(UEFA)컵 대회에서 두 차례 우승 트로피도 들어 올렸다. 그는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최다 출장(136경기)과 최다골(58골)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지도자로 나선 그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본선 도중 대표팀 감독에서 물러나는 아픔을 겪기도 했지만 프로축구 수원 삼성 사령탑으로 K리그(2004, 2008년)와 FA컵(2009년) 정상을 정복했다. 대한체육회는 선수와 감독으로서의 활약상과 축구에 대한 사명감을 인정해 차 전 감독을 2017년 스포츠영웅으로 선정했다. 대한체육회가 2011년부터 선정해 오고 있는 스포츠영웅에 축구인이 선정된 것은 차 전 감독이 처음이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7-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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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밴쿠버 겨울올림픽과 런던 올림픽에서 배울 점은?

    “올림픽 개최는 인간의 삶과 사회를 바꾼다. 유치 단계부터 그리고 올림픽을 치른 뒤에도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그 유산을 만들어 가야 한다.” 올림픽을 이미 치러 본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한 말이다. 24일 서울 강남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호텔 하모니볼룸에서 열린 ‘드림투게더 서울포럼 2017’. 서울대 국제스포츠행정가 양성사업단(단장: 서울대 강준호 교수)이 ‘올림픽 유산과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주최한 이날 포럼에서 존 펄롱 2010밴쿠버 겨울올림픽조직위원장과 벤 플레처 런던유산개발회사 국장(전 2012런던올림픽 안전담당 부국장)은 “장기 비전과 약속 이행”을 강조했다. 펄롱 위원장은 “우리는 올림픽 유산에 대해서 올림픽 유치를 추진할 때부터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밴쿠버 올림픽은 캐나다 전체의 올림픽이었다. 소수가 참여하는 올림픽이 아니라 모두 참여하는 올림픽으로 만드는 게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면에서 캐나다 사람들이 참여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많이 가동했다. 올림픽이 시작되자 캐나다인들은 ‘나도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가봐야 한다’며 밴쿠버로 몰렸고 캐나다 인구의 95% 이상이 올림픽을 TV로 시청했다. 국민 전체의 참여가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고 회상했다. 펄롱 위원장은 “올림픽 직전 몰아친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도 우리는 흔들리지 않고 잘 치렀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적 경제적 발전 등이 올림픽 유산으로 되지만 나는 여기에 ‘행동’을 더하고 싶다”며 “많은 사람들이 함께 연대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거대한 것을 이뤄내는 ‘행동’이라야 말로 우리가 잊지 말아야할 올림픽 유산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캐나다 사람들은 일치단결해 금융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밴쿠버 올림픽을 잘 치른 것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게 펄롱 위원장의 설명이다. 강준호 서울대 교수는 “사실 밴쿠버는 유치 신청하기 7년전부터 올림픽 유산을 고민했으니 올림픽 개막 14년전부터 준비했다고 봐야 한다”며 ‘밴쿠버는 준비된 올림픽’이었음을 강조했다. 영국의 플레처 국장은 “우리는 런던의 도시재생을 목표로 올림픽 유치에 나섰고 영국을 넘어 유럽에서 가장 낙후된 런던 동부를 유럽의 중심지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장기 계획에 따라 런던 재생은 아직 진행 중이다. 올림픽을 통해 런던은 새롭게 비상했다”고 말했다. 런던은 산업폐기물로 쌓여있던 런던 동부를 새롭게 종합스포츠레저타운으로 만들어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렀고 이후 스포츠시설의 공원화와 지역 주거환경을 개선해 살기 좋은 곳으로 탈바꿈 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플레처 국장은 “올림픽 파크가 건설된 곳은 런던 동부로 낙후되고 오염된 곳이다. 그곳을 발전시켜 사람들이 살고 싶은 곳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서 올림픽 파크를 지었다”고 말했다. 영국은 이곳에 퀸 엘리자베스 올림픽 파크를 건설하면서 주위 시설도 영구시설과 임시시설로 구분해 시설을 보완했고 주택 건설, 교통망 확충도 함께 진행해 사후 인구 거주 문제도 준비했다. 런던은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끝난 뒤 경기장 변환 프로그램에 돌입했다. 퀸 엘리자베스 올림픽 파크도 1년 동안 리모델링한 뒤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공원으로 2014년 재개장했다. 플레처 국장은 “올림픽 파크에 접근하는 시간이 줄어들고 시설도 상업시설 등으로 변경됐다”며 “올림픽 파크는 매년 2000만 명이 방문하는 곳으로 변신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런던 스타디움도 야구, 풋볼 등 다양한 종목과 행사를 할 수 있는 곳으로 변경되면서 1년에 200만명이 방문하고 있다”며 “그외 다른 경기장도 사람들이 와서 살고 싶은 곳으로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지역을 재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이런 변형 프로그램에 돌입하는 것은 올림픽 이후 또 다른 시작이었다. 장기 비전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연사로 나선 김주호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부위원장도 “평창도 저탄소 환경올림픽, 자연보호, 삶의 질 향상, 도민들의 자부심 향상, 세계로 도약하는 평창 등의 측면에서 소중한 올림픽 유산을 남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포럼은 사업단이 운영하고 있는 서울대 드림투게더마스터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서울대의 드림투게더마스터프로그램은 2013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의 후원을 통해 아시아와 아프리카, 동유럽, 오세아니아, 중남미 등 개발도상국의 차세대 스포츠행정가를 양성하는 교육과정이다. 스포츠분야 발전을 모색하는 전 세계 국가들을 대상으로 차세대 스포츠행정 리더를 양성하기 위해 서울대에서 진행하는 국제적인 인재육성 사업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7-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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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리그 ‘살아 있는 전설’ 이동국, 내년에도 전북 유니폼 입는다

    프로축구 K리그의 ‘살아 있는 전설’ 이동국(38)이 내년에도 전북 유니폼을 입고 활약한다. 전북은 12월 말로 계약이 끝나는 이동국과 1년 재계약에 합의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로써 이동국은 전북과 10년 함께 하게 됐다. 2009년 전북에 둥지를 튼 이동국은 그해 창단 첫 K리그 우승부터 2017 K리그 클래식 우승까지 K리그 5회 우승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등 6번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동국은 전북에서만 K리그 292경기 138득점 42도움, ACL에서는 57경기 32득점 8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올 시즌 K리그 최초 200골(현재 202골) 돌파와 ‘70-70 클럽’ 가입, 9년 연속 두 자릿수 득점 등 전인미답의 기록을 달성하며 2018년에도 신화를 계속이어 가게 됐다. 이동국은 “나이가 아닌 내가 가진 기량과 선수로서의 가치를 인정해준 구단에 감사하다”며 “내년에도 전북이라는 이름에 자부심을 갖고 그라운드에서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내겠다”고 말했다. 1998년 포항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이동국은 그해 24경기에서 11골을 터뜨리며 주목받았다. 그해 열린 프랑스월드컵의 한국축구대표팀에 승선해 주목 받았고 월드컵 이후 고종수(수원 코치)와 함께 ‘고졸 스타’로 녹색 그라운드를 수놓으며 ‘한국축구의 르네상스’를 주도했다. 이동국은 한동안 신인 때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2007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미들즈브러에서도 쓴맛을 봤다. 하지만 성남을 거쳐 2009년 전북으로 온 뒤 최강희 감독을 만나면서 화려하게 부활하기 시작했다. 이적 첫해 개인 한 시즌 최다인 22골을 넣으며 팀을 정상에 올려놓았고 득점왕에 최우수선수(MVP)까지 휩쓸었다. 이동국은 올 시즌 초반 부상을 겪었지만 30경기에서 10골을 넣으며 사상 첫 200골 돌파와 9년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이란 금자탑을 쌓았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7-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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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구협 개혁카드 ‘홍명보 전무’… 팬들의 열망 ‘변화’ 이끌어내라

    “한국 축구의 신뢰 회복과 함께 축구 밑바닥의 현실을 개선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축구 행정가로 돌아온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48·사진)은 한국 축구 바로 세우기를 강조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최근 이어진 대표팀의 부진과 치밀하지 못한 행정으로 쏟아진 팬들의 비판에 대한 변화 카드로 8일 인적 쇄신안을 발표하며 홍 전 감독을 전무이사로 선임했다. 전임 전무에 비해 축구인으로 2, 3대 뒤 세대라 ‘파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 신임 전무는 “해보지 않은 영역이라 부담스럽다”는 말을 먼저 꺼냈다. 사실 이날 홍 전무 선임에 대해 일부 팬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홍 전무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사령탑으로 16강 실패의 부진에 이어 협회 내부 알력으로 유출된 ‘브라질 회식 동영상 파문’으로 팬들의 비난을 받고 물러났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으로 촉망받았고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에 사상 첫 동메달을 안긴 영웅이 한순간 ‘역적’이 된 셈이다. 개혁에 앞장서야 하는 홍 전무로서는 과거에 남긴 이런 부담도 함께 극복해야 한다. 홍 전무는 4일 전 정몽규 축구협회장이 “함께 일해 보자”고 제안했을 때 고민하지 않고 받아들였다. 한국 축구를 위해 일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협회도 부담스럽긴 했지만 팬들이 원하는 변화를 이끌어 줄 인물로 홍 전무를 활용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의 한 고위 관계자는 “선수와 감독, 장학재단 이사장으로 다양한 경험을 한 홍 전무는 한국 축구의 소중한 인재”라고 설명했다. 홍 전무는 “한국 축구가 처한 상황이 전체적으로 안 좋다. 어려운 자리이고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내 경험을 살려보고 싶었다.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어떻게 보면 홍 전무는 다소 먼 길을 돌아온 셈이다. 그는 당초 지도자보다는 행정가를 꿈꿨다. 1990년 이탈리아부터 4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를 누볐고 일본과 미국 등에서 선수 생활을 한 그는 자연스럽게 지도자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홍 전무는 각급 선수와 지도자, 학부모가 모두 즐거워하는 축구를 만들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 행정가가 되고자 했다. 그러나 홍 전무는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앞둔 2005년 한국 대표팀 ‘본프레러호’가 흔들리며 협회가 요청을 하자 흔쾌히 ‘딕 아드보카트호’에 코칭스태프로 합류하면서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됐다. 이후 20세 이하 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 그리고 성인 대표팀까지 지도했다. “한 바퀴 돌아온 느낌이지만 전혀 아깝지 않은 시간이었다. 협회 행정이라는 게 현장을 지원하는 것이다. 현장에서 성공과 실패를 경험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 선수들과 지도자들이 뭘 원하는지도 잘 알고 있다. 한국 축구가 제대로 나아가도록 내 경험과 노하우를 최대한 활용하겠다.” 홍 전무는 “만일 지도자를 안 했다면 두려워서 전무 자리를 회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을 전혀 모르고 행정을 펼칠 수 없을 것이란 얘기다. 그는 “대표팀의 성적에 따라 좌우되는 협회의 신뢰 회복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하지만 축구 저변 활성화에 더 무게를 뒀다. 홍 전무는 “한국 축구를 지탱해 주는 밑바닥의 선수와 지도자들이 맘 놓고 축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축구 저변이 탄탄하지 못하면 대표팀도 흔들린다는 생각이다. 한편 협회는 2002년 월드컵 4강 주역으로 한국 최초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로 활약한 박지성(36)을 유스전략본부장으로 선임했다. 전무이사를 보좌할 신설 사무총장엔 전한진 협회 국제팀장(47)을 승진 발령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7-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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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N&OUT/양종구]‘희생양’ 김호곤… 축구협 인적 쇄신은 이제부터다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 겸 부회장(사진)이 2일 사표를 냈다. 최근 불거진 한국 축구대표팀 경기력 부진에 따른 ‘거스 히딩크 감독 재영입 논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이다. 김 부회장은 노제호 히딩크재단 사무총장이 6월에 남긴 “히딩크 감독이 한국대표팀을 맡고 싶어 한다”라는 카카오톡 문자 제안의 후폭풍을 견디지 못했다. “카톡 문자가 공식 제안이냐”는 김 부회장의 반발에 “제안이다”는 노 사무총장의 주장에 동조하며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히딩크 감독을 원하는 팬들의 무차별적 비난은 멈추지 않았다. 노 사무총장이 국정감사에 나와서 “히딩크 감독에게 내가 먼저 제안한 것이 사실”이라고 했지만 김 부회장에 대한 비난은 계속됐다. 김 부회장이 “명색이 국가대표 감독을 뽑는데 카톡 제안이 말이 되느냐”고 항변했지만 소용없었다. 문제는 축구협회의 반응이다. 협회조차 책임을 김 부회장에게만 떠넘기려 하고 있다. 최근 만난 협회 고위 관계자는 “실질적인 책임자들은 뒤로 빠진 채 김 부회장을 희생양 삼으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사실 협회는 그동안 대표팀 성적이 좋지 않으면 ‘희생양’ 찾기에 급급해했다. 주로 감독이나 부회장을 교체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부진하자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경질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16강 탈락한 뒤 ‘동영상 파문’까지 일자 홍명보 감독과 허정무 부회장을 희생시켰다. 실제로 협회 행정을 주도한 인사들은 이들을 방패 삼아 뒤로 숨었다. 축구인 출신 부회장은 ‘얼굴 마담’ 성격이 강하다. 각종 행사에 회장 대신 참석하지만 ‘실권’은 거의 없다. 허 전 부회장이나 김 부회장도 마찬가지였다. 정몽규 축구협회 회장은 지난달 19일 팬들의 비난에 대해 사과하며 임원 개편 인사와 협회 개편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기룡 협회 홍보실장은 “회장께서 다음 주 인적 쇄신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2일 말했다. 이번에도 김 부회장만 내세워 방패막이 삼는다면 한국 축구의 미래는 불을 보듯 뻔하다. ‘제2 홍명보’ ‘제2 슈틸리케’란 희생양만 양산하며 세계 축구의 변방으로 밀릴 것이다. 아시아에서 중국에도 뒤진 한국 축구의 변화를 위해 대대적인 인적 쇄신이 절실하다.   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yjongk@donga.com}

    • 2017-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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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일보, 기자협회 축구대회 2년 연속 우승… 통산 4번째

    동아일보가 한국기자협회 축구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동아일보는 28일 경기 고양시 어울림누리 별무리구장에서 열린 제45회 한국기자협회 서울지역 축구대회 결승에서 서울경제신문을 1-0으로 이기고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정상에 올랐다. 동아일보는 1972년 제1회 대회에서 우승한 뒤 2011년, 2016년에 이어 통산 네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지난해 챔피언으로 1번 시드를 받아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동아일보는 32강에서 스포츠서울을 4-0으로 이긴 뒤 한겨레신문(3-0)과 뉴스1(1-0), 한국경제신문(1-0)을 연거푸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다. 동아일보는 철벽 수비로 무실점 우승을 차지했고 공격 축구를 앞세워 단 한 번의 승부차기도 하지 않고 정상에 등극했다. 이날 오전 8강전부터 직접 경기장을 찾아 응원한 김재호 동아일보 사장은 “내년에도 열심히 준비해 3연패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5골을 넣은 유재영 기자(스포츠부)가 최다득점상, 결승전 프리킥 결승골 등 뛰어난 기량을 뽐낸 김성모 기자(경제부)가 최우수선수상을 각각 받았다. 고양=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7-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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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8년 만의 월드컵” 이집트가 뒤집어졌다

    아프리카의 이집트가 28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올랐다. 이집트는 9일 알렉산드리아의 보르그 엘 아랍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프리카 3차 예선 E조 5차전 홈경기에서 무함마드 살라가 후반 추가시간에 성공시킨 페널티킥 결승골에 힘입어 콩고를 2-1로 제압했다. 이로써 이집트는 4승 1패(승점 12)로 조 2위 우간다(승점 8)를 승점 4점 차로 따돌려 남은 1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이집트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최다인 7회 우승을 달성하는 등 대륙 최강을 자랑하면서도 월드컵과는 인연이 없었다. 1934년 멕시코, 1990년 이탈리아 등 단 두 차례만 본선에 올랐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엑토르 쿠페르 이집트 감독의 마음고생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쿠페르 감독은 “나는 고혈압 약을 복용하고 있다. 계속되는 비판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이다. 인생은 스트레스로 가득하다. 그러나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는 도전은 내가 겪은 스트레스 중 가장 힘들었다”며 그간 속마음을 전했다. 폴란드도 이날 바르샤바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몬테네그로와의 유럽 예선 E조 10차전 홈경기에서 4-2로 승리하며 본선에 합류했다. 폴란드는 8승 1무 1패(승점 25)를 기록하며 E조 선두를 굳혀 2006년 독일 대회 이후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 티켓을 획득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7-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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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평창 겨울올림픽 국민 관심도 얼마나? 여론조사 보니…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높아졌지만 직접 경기를 관람하겠다는 사람은 준 것으로 나타났다.문화체육관광부가 29일 발표한 ‘평창 겨울올림픽 및 겨울 패럴림픽 국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평창 겨울올림픽에 관심이 있는 국민은 39.9%로 나타났다. 올림픽이 기다려진다는 국민은 43.8%였다. 이는 7월 조사 때보다 각각 4.8%포인트, 2.5%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평창 겨울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될 것이란 전망도 66.6%(매우 성공 14.6%+성공 52.0%)로 지난 조사(63.8%)보다 높아졌다.하지만 스포츠 이벤트 흥행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직관(직접 관람)’을 하겠다는 반응은 7.9%로 지난 조사(8.9%) 때보다 낮게 나타났다. 응답자의 81.7%가 TV로 경기를 시청하겠다고 답했다.겨울 패럴림픽에 대한 관심은 더 떨어졌다. 패럴림픽에 대해 관심이 있다는 답이 22.9%로 지난 조사(25.4%)보다 낮아졌다.이번 조사는 여론조사기관 (주)메트릭스가 평창 겨울올림픽에 대해 알고 있는 15세~79세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 2017-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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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중부선발-일본 관동선발 우승 격돌

    한국 중부선발팀과 일본 관동선발팀이 아시아 최고의 대학축구팀 자리를 놓고 맞붙게 됐다. 한국 중부선발팀은 26일 강원 태백 고원4구장에서 열린 2017아시아대학축구대회 A조 마지막 경기에서 태국선발팀과 1-1로 비겼다. 한국은 3승 1무로 A조 1위가 됐다. 일본 관동선발팀도 B조에서 대만선발팀을 6-1로 대파하고 4전 전승으로 조 1위가 됐다. 이번 대회는 한국(3팀)과 일본(2팀), 대만,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이란 등 7개국 10팀이 참가해 20일부터 5개 팀씩 2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벌였다. 각 조 1위가 결승전을, 각 조 2위가 3, 4위전을 벌인다. 27일 태백종합경기장에서 열리는 결승전(오후 2시)과 3, 4위전(오전 10시·한국 남부선발팀-태국선발팀)은 KBSN을 통해 생중계된다. 이 대회는 변석화 한국대학축구연맹 회장(55·험멜코리아 대표)이 2015년 아시아대학축구연맹(AUFF) 회장에 취임하며 지난해부터 부활시킨 대회다. 2009년까지 열리다 중단된 대회를 아시아 대학축구팀끼리 경기를 많이 치러 선수들이 교류하는 장으로 만들기 위해 부활시켰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7-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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