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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배송이 안 되니 생활이 엄청 불편해졌습니다.” 올해 7월 취업과 함께 광주에서 전남 함평군으로 이사한 김정훈 씨(28)는 새벽배송을 못 쓰는 불편함이 예상을 뛰어넘는다고 했다. 이른 아침 출근해 오후 8, 9시 이후 퇴근하는 만큼 따로 장 볼 시간이 없다. 고기, 채소 등 식재료를 온라인으로 주문해야 하는데, 낮에 배송받으면 신선도가 떨어져 광주에 살 땐 새벽배송을 애용했다. 하지만 새벽배송이 아예 없는 곳에 오니 요리를 안 하게 됐고 결국 외식이나 인스턴트 제품 등에 의존하게 됐다. 그는 “건강도 상하고 결국 외식비도 늘었다”고 했다. 전국 시군구 2곳 중 1곳에서는 쿠팡, SSG닷컴(이마트), 마켓컬리, 오아시스 등 4개 업체 새벽배송을 이용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상거래(이커머스) 혁신의 상징적인 서비스를 모두 누릴 수 있는 곳이 서울 등 수도권에 쏠리면서 ‘배송 디바이드(delivery divide)’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생활 격차도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아일보가 5일 국내에서 새벽배송을 제공하는 쿠팡, SSG닷컴(이마트), 컬리, 오아시스 등 4개 업체의 서비스 가능 지역을 전수 분석한 결과, 행정 지역 기준 전국 250개 시군구 중 123곳(49.2%)은 새벽배송이 가능한 업체가 단 한 곳도 없었다. 반면 4개사의 새벽배송이 모두 가능한 지역은 수도권 위주 총 53곳으로 전체의 21.2%에 그쳤다. 새벽배송 지역은 업체별로 개별 공개하고 있지 않으며 이는 해당 시청, 구청, 군청 등 행정관청 주소를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다. 새벽배송은 전날 밤에 신선식품 위주로 주문해 다음 날 새벽 집 앞에 바로 배송받는 서비스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시기인 2020년부터 본격화됐다. 온라인 쇼핑이 대중화되며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새벽배송 여부가 중요한 생활지표로 자리 잡았다.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서 새벽배송 불가 지역에 사는 소비자 84%가 새벽배송을 원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새벽배송 확대는 더디다. 새벽배송이 가능하려면 주요 거점에 대형 물류센터를 지어야 하지만 쿠팡, 컬리, 오아시스 등의 물류망 투자는 경기 침체로 둔화되고 있다. 전국 유통망을 갖춘 대형마트는 ‘영업시간 외에는 배송을 할 수 없다’는 유통산업발전법 규제에 막혀 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쿠팡 등 온라인 기업과 달리 오프라인 기업만 사업에 제약을 받아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지 않는다”며 “이미 대형마트 배송망이 있는 지방 중소도시의 경우엔 지역 주민의 후생을 높일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했다. 인구 49만 포항-27만 여수 새벽배송 안돼… 강원 전체 ‘불모지’새벽배송 4개社 서비스지역 보니4개 모두 배송되는 시군구 21%뿐… 서울 25개區 등 대부분 수도권 쏠려새벽배송-골든타임 사각지역 비슷… “지역 격차 줄일 인프라 늘려야” #1. 경북 포항시에 사는 워킹맘 김모 씨(38)는 둘째가 먹을 이유식 재료가 떨어진 걸 밤에 알고 급히 주문하려 할 때 아쉬운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포항은 포스코 본사, 포스텍 등이 있어 인구가 49만 명에 이르지만 쿠팡과 마켓컬리 등의 새벽배송이 모두 안 된다. 오후 7시에 퇴근해 초등학생인 첫째 공부를 봐주다 보면 어느새 오후 9시가 넘는다. 둘째 이유식 재료가 없다는 걸 뒤늦게 깨닫고 인근 대형마트에 주문해도 다음 날 오후가 돼서야 도착한다. 그는 “새벽배송 가능 여부는 맞벌이 부부의 삶에 중요한 문제”라며 “전국 유명 맛집 음식들의 밀키트를 전날 밤에 주문해 아침 식사로 먹는 대도시 부부들이 부럽다”고 했다. #2. 강원 춘천시 한림대 인근에 사는 직장인 김모 씨(27)는 최근까지 살던 서울에서 늘상 이용하던 새벽배송이 춘천시에선 아예 안 된다는 사실에 놀랐다. 춘천은 대학과 공기업이 있어 춘천 도심이라면 새벽배송 정도는 당연히 되는 줄 알았다. 김 씨는 “서울에선 당연했던 새벽배송을 춘천에서 못 쓰는 걸 보니 서울과 지방 간 격차가 비로소 체감된다”고 했다. 새벽배송이 가능한 지역이 전국 시군구의 절반 정도에 그치면서 지역별 ‘새벽배송 디바이드’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새벽배송이 되더라도 1개 업체만 되는지, 4개 업체 모두 되는지에 따라 소비자들의 삶의 질이 달라지고 있었다.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새벽배송 이용도가 높아진 가운데 새벽배송 디바이드가 생활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강원은 새벽배송 불모지… 광주는 쿠팡만 동아일보가 5일 쿠팡, SSG닷컴(이마트), 컬리, 오아시스 등 4개사의 새벽배송 가능 지역을 전수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행정지역 기준 250개 시군구 중 4개사가 모두 서비스하는 지역은 53곳이었다. 3개사가 되는 지역은 13곳(5.2%), 2개사가 되는 지역은 33곳(13.2%)이었다. 1개사의 새벽배송만 가능한 곳은 28곳(11.2%)이었다. 새벽배송 업체 4곳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은 서울 전역 25개 구를 비롯해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 쏠려 있었다. 부산은 전 지역에 쿠팡 새벽배송이 되고, 마켓컬리는 11개 구에서만 가능했다. 대구, 울산 등 광역시에서는 쿠팡 등의 새벽배송이 최소 1개 이상 서비스되고 있었다. 반면 강원도는 춘천시와 강릉시 등 비교적 인구가 많은 도시에서도 새벽배송이 되는 업체가 단 1곳도 없었다. 경남 진주시(인구 34만 명), 전남 여수·순천시(각각 27만 명)도 마찬가지다. 한화오션 등 조선소가 밀집해 젊은 소비자가 많은 경남 거제시, 관광객이 많은 경북 경주시도 새벽배송을 쓸 수 없다. 호남에선 광주와 전북 전주, 전남 나주 혁신도시 일부 지역에 한해서만 가능했고, 그나마 쿠팡 1곳만 됐다. 경기 화성시의 경우 동탄신도시는 3개 업체가 새벽배송을 하지만 나머지 지역은 이용 불가였다. 이는 인구 10만 명에 미치지 못하는 경기 과천시에 4개 업체가 모두 새벽배송을 하고, 동두천시도 3개 업체가 새벽배송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 길 하나 사이에 두고 새벽배송 여부 갈리기도 수도권 내에서도 약 20m 너비 길 하나 차이를 두고 행정구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새벽배송 여부가 갈리는 사례가 있다. 이마트의 새벽배송이 서울 강동구는 되지만 강동구와 맞붙어 있는 경기 하남시에선 안 된다. 하남에 이마트가 있지만 현행법상 이마트가 새벽배송을 할 수 없다. 새벽배송이 가능한 SSG닷컴이 경기 김포시 물류센터를 통해 새벽배송을 하지만 김포에서 하남까지는 새벽배송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새벽배송 이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새벽배송 불가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오프라인 시설은 물론이고 온라인 인프라까지 낙후됐다” 등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새벽배송 시장은 올해 11조9000억 원 규모로 2019년 8000억 원에서 2020년 2조5000억 원, 2021년 5조 원 등 매년 급성장하고 있다. 실제로 대한상공회의소 설문 결과에 따르면 새벽배송 불가 지역 소비자 84%가 ‘새벽배송을 제공하면 이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그 이유로 △장보기 편리하다(44.3%) △긴급 시 유용하다(34.0%)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15.0%) △대도시처럼 높은 생활 수준을 누릴 수 있다(6.7%) 등을 꼽았다. 특히 공공서비스 사각지대에 놓인 지방 도시 대부분은 새벽배송 서비스에서도 소외되고 있다. 실제로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화재, 교통사고, 강력범죄, 중증 응급환자 등 위험 발생 시 골든타임 내(소방 5분, 경찰 5분, 응급의료 15분) 출동 가능한 ‘골든타임 트라이앵글’ 사각 지역을 새벽배송 가능 지역과 비교 분석한 결과 골든타임 내 대응 수준이 ‘아주 미흡’으로 분류된 80개 지역 중 71개 지역에서 새벽배송이 안 됐다. 박정은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새벽배송이 지방으로도 확산되면 소비자들이 퇴근 후 여유 시간을 확보하고 배송 시간 단축으로 만족도 높은 소비를 할 수 있다”며 “새벽배송이 지역 간 격차를 줄여 지역 매력도를 높일 인프라가 될 수 있다”고 있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이건혁 기자 gun@donga.com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실적 저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롯데쇼핑 산하 계열사들의 희망퇴직이 이어지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영화관 롯데시네마와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를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는 3년 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사업 부진으로 2021년 희망퇴직을 진행한 뒤 2년 만에 다시 퇴직 신청을 받는다. 롯데컬처웍스는 근속 연수에 따라 위로금과 재취업 지원금을 퇴직자에게 제공할 방침이다. 롯데쇼핑 계열사의 희망퇴직은 올해 들어 세 번째다. 9월 롯데홈쇼핑에서 사상 첫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데 이어 롯데마트도 지난달 10년 차 이상 사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했다. 실적 부진에 따른 비용 절감 차원이다. 롯데쇼핑 매출은 2017년 17조9260억 원에서 지난해 15조4670억 원으로 13.7%, 영업이익은 8010억 원에서 3862억 원으로 51.8% 줄었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11월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펼친 유통업체들이 소비 침체 속에도 높은 매출 상승률을 달성했다. 다만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제품과 할인 제품에 의존한 제한적 매출 증가라 유통업계의 부진 탈출 신호로 받아들이기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13∼19일 진행한 그룹사 최대 할인행사인 ‘2023 대한민국 쓱데이’에서 매출 1조7000억 원을 기록했다. 직전 행사였던 2021년(2022년은 이태원 참사로 미진행) 쓱데이보다 매출이 22% 늘었다. 같은 달 2∼12일 ‘롯데 레드페스티벌’을 진행한 롯데그룹의 경우 롯데백화점 아웃도어 매출이 20%, 뷰티 상품군이 20% 늘어나는 등 일부 상품군의 매출이 늘었다. 현대백화점그룹도 올해 들어 처음으로 실시한 그룹사 통합 할인행사 ‘패밀리 위크’ 기간(10∼26일) 동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3.8% 늘었다고 밝혔다.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들도 11월 높은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신세계그룹 이커머스 플랫폼 SSG닷컴은 쓱데이 기간 매출이 전년 대비 31% 늘었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도 지난달 22일 시작한 할인 행사 ‘무진장 블랙프라이데이’ 첫날 매출이 전년도 행사 첫날 대비 42% 높았다고 밝혔다. 쿠팡도 지난달 8∼11일 진행된 ‘로켓직구 광군제’ 행사를 통해 지난해보다 매출을 대폭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할인 행사 기간 판매액이 늘었다고 해서 실제 매출로 이어졌는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신세계그룹 쓱데이의 경우 2021년에는 이틀 동안만 진행했으나, 올해는 행사 기간을 7일로 대폭 늘렸다. 행사 기간이 늘다 보니 매출 상승률이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현대백화점그룹도 첫 번째 통합 할인 행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1년 전 매출과 직접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에 유통업계에서는 11월 할인 행사 성적이 기대한 수준만큼은 아니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박은 아니지만, 고물가와 고금리 상황을 감안하면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할인 폭이 커서 정말 쌌거나 또는 이벤트용으로 준비한 특이한 상품들만 주로 팔렸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롯데마트가 ‘가성비’ 상품으로 내놓은 반값 삼겹살과 킹크랩은 추가 물량까지 다 팔렸다. 신세계푸드가 기획한 2900원짜리 노브랜드 짜장버거도 6일간 5만 개가 팔리는 등 저가 상품 위주로 판매가 이루어졌다. 국내 소비심리도 계속 얼어붙고 있다. 지난달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7.2로 전월 대비 0.9포인트 하락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8월 이후 4개월 연속 하락세며, 9월에는 100 이하로 떨어지는 등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소비자가 많아졌다. 특히 소비지출전망은 0.7포인트 떨어져 3월 이래 가장 큰 폭으로 내림세를 보였다. 유통사들이 할인을 내세워 매출 확대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고물가와 고금리로 위축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여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이에 쇼핑 최대 성수기인 연말을 앞둔 유통업체들은 소비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연말까지 할인 공세를 펼칠 예정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 30주년 행사 등을 포함해 12월 할인 세일을 마련하고 있다. 롯데그룹도 10일까지 롯데온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할인행사를 진행한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팝업스토어’ 전성시대 바야흐로 ‘팝업스토어’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임시 매장인 팝업스토어는 서울 곳곳에서 상시적으로 열린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현대서울에선 이틀에 한 개씩 새로운 팝업스토어가 나오고, 서울 성동구 성수동 팝업스토어용 대관료는 4년 새 2배로 뛰었다.》짱구를 만나기까지 1시간 40분. 짱구의 인기는 못 말릴 정도였다. 지난달 1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현대백화점 지하 2층에는 인기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 말려’(일본 원제 ‘크레용 신짱’)의 팝업스토어가 마련됐다. 팝업스토어는 말 그대로 웹페이지에서 떴다 사라지는 ‘팝업창’처럼 짧게는 하루 이틀, 길게는 한두 달간 운영되는 가게다. 굳이 한국어로 번역하면 ‘임시 매장’이지만, 요새 마케터들에게 팝업스토어는 임시 매장 이상의 위력을 발휘한다. 이날 기자가 짱구는 못 말려 팝업스토어를 찾은 시간은 오후 5시 40분. 대기 인원이 주말에는 200명을 훌쩍 넘는다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후기를 참고해 평일인 수요일 퇴근 시간대보다 이른 시간을 노렸건만, 앞선 대기 인원은 이미 83팀에 달했다. 팝업스토어에는 인형, 스티커, 노트 등 다양한 짱구 ‘굿즈’에 푹 빠진 20, 30대로 가득했다. “귀엽다” “사고 싶다”는 감탄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가장 인기를 끈 건 애니메이션 주인공 짱구와 반려견 흰둥이가 무인 사진관 ‘인생네컷’을 찍은 콘셉트로 제작된 스티커였다. 스티커 판매대 앞에 인파가 몰리며 5분 이상 갇혀 있어야 했다. 팝업스토어 외부에서도 짱구 캐릭터 조형물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짱구 팝업스토어는 이날을 포함해 경기 성남시 판교, 대구, 부산 등 올해 네 번 열려 총 방문객 18만 명 이상을 모았다. 팝업스토어 열풍이 거세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과 마포구 홍대입구 등 ‘핫플레이스’를 중심으로 유행하던 팝업스토어가 이젠 백화점 등 기성 유통 채널에서도 맹위를 떨치고 있다. 국내 팝업스토어 메카인 성수동은 팝업스토어 인기로 부동산 임대료가 몇 년 새 두 배로 오르는 등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온라인의 대항마… 유통가에 부는 팝업스토어 바람팝업스토어가 지금과 같이 유통채널과 결합돼 본격적으로 등장한 시기는 명확하지 않다. 팝업스토어 초창기엔 신제품 소개나 할인 판매 매장의 성격이 짙었다. 팝업스토어를 마케팅 차원에서 내걸고 운영한 사례는 2009년 제일모직(현 삼성물산)의 패션브랜드 구호(KUHO)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마련한 매장이나 나이키가 마포구 상수동에 마련한 매장이 최초의 팝업스토어로 받아들여지긴 한다. 그러다가 2015년 전후로 온라인 쇼핑이 확대되자 오프라인만의 묘미를 지닌 팝업스토어가 서울 도심의 골목길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모니터로만 볼 수 있었던 상품이 오프라인에 소개되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팝업스토어에 대한 관심이 잠시 주춤했으나,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시대가 도래하자 ‘경험’과 ‘한정판’에 꽂힌 소비자들이 몰려드는 공간이 됐다. 오프라인 공간의 매력을 살려야 하는 유통업계, 특히 백화점은 팝업스토어를 적극 유치하기 시작했다. 유행에 민감한 업종의 특성상 인기 팝업스토어를 통해 20, 30대 젊은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백화점 팝업스토어는 현대백화점 더현대서울, 롯데백화점 잠실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등 백화점 점포 중 가장 인지도가 있거나 규모가 큰 매장에서 진행된다. 팝업스토어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곳은 더현대서울이다. 마케팅업계에 따르면 더현대서울은 2021년 2월 개점 후 올해 11월 중순까지 약 460회의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이틀에 한 개꼴로 새로운 팝업스토어를 연 셈이다. 롯데백화점도 올해에만 잠실점에 200여 개, 신세계백화점도 강남점에 100여 개 팝업스토어를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기 팝업스토어 매출은 기존 매장을 훌쩍 뛰어넘는다. 백화점에 정식 입점한 패션 매장 최상위 브랜드의 월 매출은 3억∼4억 원대 수준이다. 하지만 더현대서울 인기 팝업스토어의 경우 1, 2주 운영하는 동안 매출이 10억 원, 심지어 20억 원에 육박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알려졌다. 팝업스토어의 주 고객층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팝업스토어 전용 공간 ‘아트리움’을 설치한 이후 방문객 중 20, 30세대 비중이 약 10%포인트 늘었다. 더현대서울의 경우 팝업스토어 제품 구매 고객 중 MZ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75%다. 더현대서울을 제외한 현대백화점 15개 매장의 평균 20, 30대 비중이 약 25%인 점을 감안하면 3배 이상 높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팝업스토어를 적극 유치한 결과 더현대서울에 200만 명 이상의 고객을 추가로 유치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임시 매장’의 이미지였던 팝업스토어가 ‘한정판 전문 매장’으로 진화했다고 본다. 운영 기간 제한이라는 팝업스토어의 특징이 ‘이때 아니면 못 산다’는 인식을 주게 된 것.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 환경의 변화로 과거 같은 대중적, 빅 브랜드의 탄생 자체가 어려워졌다”며 “SNS에서 쇼트폼(짧은 동영상)이 유행하듯 유통업계에서는 팝업스토어가 유행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핫플레이스’ 내 팝업스토어… 부동산 가치도 끌어올려 서울 성수동, 신사동, 한남동 등 이른바 ‘MZ세대 핫플레이스’가 팝업스토어의 격전지로 떠오르자 해당 지역 부동산 시장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성수동의 경우 팝업스토어가 자주 설치되는 골목을 따라가다 보면 곳곳에서 과거 ‘임대 문의’ ‘입점 문의’와 같은 문구 대신 ‘팝업(스토어) 문의’, ‘대관 문의’ 등의 현수막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카페거리가 있는 성수동 연무장길은 최근 수년간 월평균 100개 이상 팝업스토어가 열리자 인근 상업 시설의 매매가격이 치솟았다. 지난달 30일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 기업 알스퀘어에 따르면 연무장길 일대(성수동 1∼2가) 상업 시설 평균 매매가는 대지면적 기준 평당(3.3㎡) 1억2972만 원으로 3년 전인 2020년(7644만 원)보다 약 70% 상승했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4년 전인 2019년 6월 220억 원에 연무장길 땅을 매입해 지어 올린 사옥 ‘무신사캠퍼스E1’은 올해 10월 1115억 원에 팔리기도 했다. 팝업스토어를 위한 단기 임대는 ‘부르는 게 값’으로 통한다. 성수동 소재 공인중개사무소 등에 따르면 성수동 팝업스토어용 단기 임대 일일 대관료는 평당 15만∼20만 원대다. 평당 10만 원대였던 2019년과 비교하면 4년 사이 2배 가까이로 뛰었다. 장소와 시기 등 구체적인 조건에 따라 편차가 있으나 통상 20평 크기 팝업스토어를 일주일간 운영한다면 대관료만 2000만 원 이상 드는 셈이다. 마케팅과 인테리어 비용도 추가로 수천만 원이 발생한다. 건물주들 사이에선 임대보다 팝업스토어 유치를 선호하는 추세도 두드러진다. 월세보다도 팝업스토어 수익이 높다 보니 팝업스토어 임대업으로 전환하는 곳들이 늘어나는 것이다. 한 공인중개사무소는 “추운 겨울이지만 여름철만큼이나 많은 팝업스토어가 이어지고 있어 수요가 넘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팝업스토어 시장이 커지면서 관련 플랫폼도 생기고 있다. 이들은 공간 대여를 중개하거나 운영 기획을 대행한다. 팝업스토어 대행사인 ‘스위트스팟’이 중개한 팝업스토어 숫자는 2019년 대비 30배 이상 증가하면서 같은 기간 스위트스팟 매출액도 126% 뛰었다.● 팝업스토어 과열… 희소성 떨어지고 젠트리피케이션전문가들은 당분간 ‘팝업스토어 전성시대’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한정된 경험과 재미를 추구하는 최근 소비 성향, 팝업스토어를 통해 다양한 시도를 하려는 업체들의 수요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다만 팝업스토어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자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기성 유통사, 대기업 브랜드까지 모두 팝업스토어를 만들고 나서자 팝업스토어가 가진 독특함, 희소성이 약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팝업스토어의 묘미는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를 발굴한다는 측면도 있다”며 “대기업 참여가 늘어날수록 팝업스토어만의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있다”고 전했다. 특히 ‘팝업스토어의 성지’인 성수동의 경우 전형적인 상업형 젠트리피케이션 전철을 밟고 있단 분석이 나온다. 성수동이 팝업스토어라는 독특한 콘텐츠를 무기로 삼아 성장했지만, 자본이 몰려들고 상업화되면서 지역 특색이 점차 희석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팝업스토어로 임대료가 이전보다 크게 높아지면서 성수동의 기존 상인들은 이를 감당하지 못해 지역을 떠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성수동도 팝업스토어 유행이 시들해지다 보면 어느 순간 슬럼화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주기적인 팝업스토어에 따른 폐기물 역시 문제로 꼽힌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팝업스토어가 계속 바뀌며 들어가는 인테리어 자재와 폐기물 등이 환경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팝업스토어의 환경 문제에도 인지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MZ세대 잡아라” 각양각색 금융권 팝업스토어 [위클리 리포트] 팝업스토어 열풍 어디까지팝업스토어로 이미지 변신 꾀하는 금융권은행권, 고객에 친근한 이미지 주기 위해… 공항-지역 상생 주제로 체험 공간 마련보험-카드 등 제2금융권도 젊은층 공략… 브랜드 인지도 높여 업계 선점 노려 유통업계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팝업스토어 열풍이 금융회사로 번지고 있다. 금융업계가 갖고 있던 보수적인 이미지를 벗고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전략이다. NH농협은행은 지난달 15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NH올원뱅크 신선놀음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MZ세대 소비자들이 NH농협은행의 애플리케이션(앱) ‘NH올원뱅크’의 금융·생활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은행권은 단순히 상품 홍보를 넘어 다양한 방식과 주제로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올 7월 해외여행 서비스 플랫폼 ‘트래블로그’를 홍보하기 위해 팝업스토어 ‘하나뿐인 공항, 성수국제공항’을 오픈했다. 실제 공항처럼 꾸며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해외여행 전용 체크카드의 혜택을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오픈런’을 해야 할 정도로 화제를 모으자 하나금융은 7월 7일부터 16일까지였던 운영 기간을 23일까지로 늘렸다. 이 기간 동안 약 1만7000명이 팝업스토어를 찾았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역 상생을 주제로 내걸었다.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원 더 바이브 합정’을 열고 지역 상점이 판매하는 소품을 활용한 포토존, 지역 예술가들의 아트북 등을 체험하는 공간을 만들었다. 은행은 MZ세대를 겨냥하는 수단으로 팝업스토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딱딱하고 보수적인 이미지 대신 젊음과 친숙함을 내세워 고객을 확보하려는 취지다. MZ세대의 ‘핫 플레이스’인 성수동이 팝업스토어를 여는 단골 장소인 것도 이러한 이유다. 은행권 관계자는 “팝업스토어는 비대면에 익숙한 젊은층이 은행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라며 “고객들이 상품에 따라 언제든 은행을 바꿀 수 있는 환경인 만큼 접근성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제2금융권도 팝업스토어를 통해 젊은층 공략에 나섰다. 삼성화재는 이달 2일까지 반려인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인 ‘오모오모 하우스’를 운영한다. 펫 전용 사진 스튜디오, 슬개골 마사지 클래스, ‘펫스널 컬러(펫+퍼스널 컬러)’ 진단 등 반려인과 반려동물을 위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브랜드 인지도와 이미지를 각인시켜 보험사의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펫보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신한카드는 싱가포르항공과 함께 ‘크리스플라이어 팝업스토어’를 열고 ‘싱가포르항공 크리스플라이어 더 베스트 신한카드’ 상품에 대한 각종 정보를 제공하기도 했다. 앞으로 팝업스토어를 활용하는 분야가 더욱 다양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팝업스토어를 통해 젊은 소비자들이 금융 서비스를 실체적으로 느낀 것이 결국 고객 확보로 연결된다”며 “젊은 세대가 낯설게 느끼는 업종들이 팝업스토어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분석했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롯데웰푸드, GS25 등 식품 제조사와 유통업체들이 일부 제품 가격 인상안을 연이어 철회하고 있다. 연말을 앞두고 정부의 물가 안정화 요구를 수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는 GS25와 CU에서 판매되는 소시지 제품 빅팜 가격을 동결 및 인하하기로 했다. 롯데웰푸드는 당초 CU에서 2000원에 판매되던 빅팜을 2200원으로 올릴 계획이었으나 이를 철회했다. GS25의 판매가 2200원은 오히려 2000원으로 낮추기로 했다. 앞서 오뚜기는 다음 달 1일부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카레, 케첩 등 제품 24종의 가격을 최대 17.9% 올릴 계획이었으나 27일 이를 취소했다. 풀무원도 1일부터 유제품 3종 가격을 올릴 예정이었지만 편의점 등에 인상안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편의점들도 자체상품(PB) 가격 동결에 나섰다. GS25는 ‘춘식이우유 500mL’ 등 PB 우유 8종을 다음 달 1일 최대 8% 인상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철회했다. GS25 관계자는 “고물가가 이어지고 있어 물가 안정에 기여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다른 편의점도 인상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가격 인상 요인이 있음에도 가격 인상을 미루고 있는 만큼, 언제든 제품 가격 인상이 재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1. 차량용 방향제를 사려던 직장인 곽모 씨(36)는 인터넷 쇼핑몰 간 가격을 비교하다가 깜짝 놀랐다. 네이버, 쿠팡 등 이커머스에서 1만∼2만 원대에 팔리는 방향제가 중국 쇼핑몰인 알리 익스프레스에서는 8000원대에 판매되고 있었다. 크리스마스 장식의 경우 한국 쇼핑몰에서는 3만5000원이었으나, 알리 익스프레스에서는 2만6000원이었다. 곽 씨는 “가품 논란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싼 가격이라 바로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제품을) 구매했다”고 말했다. #2.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장식품을 파는 이모 씨(30)는 중국산 쇼핑앱에서 물건을 대량 주문해서 되판다. 알리 익스프레스 등에서 싼 가격에 제품을 대량 구매한 후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에서 마진을 붙여 재판매하는 방식이다. 알리 익스프레스가 일종의 도매상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 씨는 “중국 앱에는 다양하고 저렴한 상품이 많아 오픈마켓에서 팔기 좋다”고 말했다. 알리 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직구(직접 구매)를 할 수 있는 전자상거래(이커머스)를 앞세워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의 공습이 거세지고 있다. 가품 논란이 끊이지 않지만 한국 쇼핑몰보다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28일 통계청에 따르면 3분기(7∼9월) 기준 온라인 직구에서 중국의 비중은 2020년 21.2%에서 올해 50.3%로 늘었다. 과거 미국과 유럽 중심으로 이뤄졌던 직구 소비가 중국으로 옮겨간 것이다. 중국 직구를 하는 중국 쇼핑몰 이용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 마케팅클라우드에 따르면 올해 알리 익스프레스 애플리케이션(앱)을 새로 설치한 소비자는 약 471만 명이다. 올해 3월 배우 마동석 씨를 광고 모델로 내세우며 소비자를 끌어모은 결과 10월 월간 사용자 수(MAU) 추정치는 약 431만 명으로 집계됐다. 7월 한국에 공식 진출한 테무는 10월까지 약 278만 명이 내려받으며 10월 MAU가 약 182만 명에 달했다. 유통업계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중시하는 40대가 주로 중국산 제품 직구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직구를 통한 제품은 가품 논란이 있지만, 가성비가 좋은 중국산 태블릿이나 이어폰 등 가전제품은 상대적으로 가품일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는 것이다. 알리 익스프레스를 자주 이용한다는 남성 정모 씨(48)는 “가족들이 쓸 잡화는 굳이 비싼 돈을 주고 살 필요가 없어 중국 직구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국 내 인기에 힘입은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이 한국 사업을 확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레이 장 알리 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는 올 3월 한국 물류센터 설치 계획에 대해 “없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최근 알리 익스프레스 측은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노 코멘트’라며 한국 사업 확대에 대해 부인하지 않는 모습이다. 중국산 초저가 패션 쇼핑몰 ‘쉬인’도 한국 진출에 대한 소문이 퍼지는 등 ‘메이드 인 차이나’ 커머스의 한국 진출은 현재진행형이다. 다만 불량품, 가품 문제는 중국 이커머스의 고질적인 단점이다. 어려운 반품과 환불 절차, 문제가 있는 상품에 대한 모니터링 부족 등도 문제로 꼽힌다. 장 대표는 지난달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가품 문제 관련 내용을 해명했지만 여야 의원 모두로부터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알리 익스프레스 측은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 지식재산권을 보호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연말 최대 이벤트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한 달여 앞두고 크리스마스 케이크 발매가 본격화되고 있다. 1만 원 안팎의 ‘가성비’ 케이크부터 10만∼20만 원대의 고가 호텔 케이크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케이크들이 발매돼 소비자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23일부터 ‘이츠 쇼타임(It’s Show Time)’을 주제로 한 크리스마스 케이크 신제품을 공개하고 다음 달 19일까지 사전예약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바닐라 치즈크림과 딸기 콤포트가 곁들여진 ‘윈터베리 타르트’, 케이스 시트에 요거트 크림을 곁들인 ‘홀리데이 오너먼트’ 등의 라인업을 준비했다. CJ뚜레쥬르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위글위글’과 협업한 시즌 한정 제품을 21일부터 판매 중이다. 스타벅스도 아이스크림 브랜드 하겐다즈와 손잡고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5년 만에 다시 선보인다. 투썸플레이스, 노티드 등 타 카페 브랜드들도 일제히 크리스마스 케이크 판매를 시작했다. 유통업계도 자체상품(PB) 등을 이용한 크리스마스 케이크 판매에 나선다. 홈플러스는 PB 베이커리 브랜드 ‘몽블랑제’의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판매한다. 초코 롤케이크, 녹차맛, 브라우니 맛 등의 상품을 1만∼2만 원대에 판다. 이마트, 롯데마트 등 타 마트업체들도 PB를 중심으로 한 크리스마스 케이크 라인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편의점 업계는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협업(컬래버레이션) 상품을 집중적으로 내놓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20일부터 ‘산리오캐릭터즈 미니 도시락케이크’ 2종을 포함한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판매한다. 미니 도시락케이크는 개당 가격이 6900원으로 가성비를 강조했다. GS25도 아이돌 제로베이스원과 협업한 ‘멜팅레드벨벳케이크’를 6500원에 판매한다. CU도 자사의 인기 콜라보 상품 ‘이웃집통통이 약과’ 제품과 케이크를 콜라보한 인절미 약과 케이크를 발매했다. 이마트24도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조선호텔 케이크를 12월 중 판매할 예정이다. 고가 케이크로 주목을 받아온 호텔업계도 이달 들어 크리스마스 케이크 라인업을 속속 공개하고 있다. 호텔롯데는 시그니엘 서울과 부산에서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선보였다. 시그니엘 서울은 블루베리 필링을 넣은 치즈케이크 등을 이용한 트리 모양의 케이크 ‘크리스마스 오나먼트 박스’ 케이크를 21만 원에 판매 중이다. 시그니엘 부산에서도 시그니처 케이크 ‘크리스마스 트리’를 10만5000원에 발매했다. 호텔신라, 웨스틴조선 등도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해 10만∼20만 원대 케이크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고가 케이크 가격은 매년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파라다이스시티의 케이크 ‘시그니처 딸기 트리’는 올해 판매가를 11만 원으로 책정하며 지난해(9만3000원)보다 가격을 18.3% 올렸다. 포시즌스호텔이 선보인 ‘화이트 크리스마스 케이크’도 17만8000원으로 지난해 가장 비쌌던 크리스마스 케이크 ‘스노우볼’(8만6000원)보다 2배 넘게 비싸다. 비싼 가격에도 여전히 호텔 케이크는 ‘작은 사치’ 트렌드를 타고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포시즌스호텔의 케이크들은 전년 대비 2배 비싼 케이크가 판매되고 있음에도 평균 판매량이 전년 수치를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가성비, 플렉스(자신을 위한 사치)로 양극화되는 소비 시장에서 호텔 케이크는 후자에 가까운 상품”이라며 “호텔 상품에서 싼 가격을 기대하는 게 아닌 만큼 가격 상승에도 판매량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호텔업계 측은 원가 상승으로 인해 케이크 가격 인상도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케이크 재료인 밀가루, 유제품 등 가격이 오른 데다 인건비도 함께 상승해 같은 제품이라도 전년도에 비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연 매출 1000억 원 이상을 달성한 ‘벤처천억기업’이 지난해 말 기준 869개로 1년 전보다 약 1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벤처천억기업은 전년보다 130개(17.6%) 늘어난 869개로 나타났다. 벤처천억기업은 1988년 벤처확인제도 시행 이후 1회 이상 벤처확인을 받은 기업 중 결산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한 기업을 의미한다. 벤처천억기업은 2020년 633개, 2021년 739개 등 매년 증가세를 보이며 지난해 800개를 돌파했다. 2년 연속 매출 11000억 원을 달성한 기업은 674개였으며, 매출 1조원 이상 기업도 26개에 이른다.업종별로는 기계·자동차·금속이 24.9%로 가장 비중이 컸다. 신규 진입 기업에서 기계·자동차·금속이 차지하는 비율도 26.1%로 가장 높았다. 이어 컴퓨터·반도체·전자부품(16.9%), 음식료·섬유·비금속·기타제조(14.3%), 도소매·연구개발서비스·기타서비스(12.3%) 등이 뒤를 이었다.지역별로는 수도권(61.7%), 충청권(14.3%), 경남권(10.9%) 순이었다. 이들의 평균 영업 기간은 26.0년이며 매출 1000억 원 달성에 소요된 기간은 평균 18.2년이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명품 브랜드의 제품은 예쁘지만 항상 가격이 문제죠. 하지만 명품 가방, 명품 옷이 아니더라도 명품 브랜드 자체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최근 고가 브랜드들이 고급스러운 음식, 실내를 화려하게 꾸민 자체 레스토랑이나 카페를 열며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있는데요. 굳이 상품을 사지 않아도 명품의 브랜딩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입니다. 이번 주 이주의 픽은 식음료(F&B)로 뛰어든 명품 브랜드의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루이비통은 17일부터 서울 강남구 청담동 ‘루이비통 메종 서울’ 매장에 팝업 레스토랑 ‘우리 루이비통(Woori Louis Vuitton)’을 개점했습니다. 한국에서만 벌써 네 번째 팝업 레스토랑인데요. 한식을 기본으로 한 이번 레스토랑에는 ‘우리’라는 이름에 걸맞게 ‘한식 공간’, ‘온지음’, ‘밍글스’, ‘리제’ 등 미슐랭 스타를 획득한 국내 정상급 한식 레스토랑 셰프들이 협업했습니다. 런치와 디너, 티타임 코스 모두 예약제입니다. 특히 저녁 코스의 경우 눈과 입을 모두 사로잡는 요리들의 향연이 펼쳐지는데요. 어만두, 한우떡갈비찜같이 제철 재료의 맛을 한껏 살린 음식부터 캐비아를 올린 딸기, 고추장 마카롱 등 실험적인 메뉴까지. 기본과 실험을 넘나들며 ‘명품 한식’을 선보입니다. 특히 제철 생선으로 만들어 캐비아와 함께 먹는 어만두는, 놓치면 안 될 ‘머스트 잇’ 메뉴입니다. 상설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명품 브랜드도 있죠. 구찌는 지난해 서울 이태원에 자체 레스토랑 ‘구찌 오스테리아’를 개점했습니다. 1호점인 피렌체를 시작으로 로스앤젤레스(LA)와 도쿄에 이어 전 세계 네 번째 구찌 플래그십 레스토랑으로 주목받았습니다. 카페도 인기입니다. 디올은 청담동 매장 ‘하우스 오브 디올’과 성수 팝업스토어에 ‘카페 디올’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시그니처 문양인 ‘CD’가 그려진 커피와 디저트를 파는 걸로 유명하죠. 에르메스도 청담동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에 자사 식기를 사용하는 브런치 레스토랑 ‘카페 마당’을 운영 중입니다. ‘플렉스(Flex)’가 끌리는 연말입니다. 명품 백까진 어려울지 몰라도, ‘명품 레스토랑’, ‘명품 카페’로 연말 플렉스를 책임져 보는 건 어떠실지요? 유통팀 기자들이 큐(Q)레이션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뉴스를 인스타그램 Q매거진(@_q_magazine)에서 만나보세요.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4%에서 3.6%로 올렸다. 국제유가가 오르는 등 원자재값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이다. 들썩이는 물가에 꼼수 가격 인상이 기승을 부리자 정부는 전방위 실태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1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IMF는 2023년 한국 연례협의 보고서를 내놓고 올해 한국의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6%로 예상했다. 10월 ‘세계경제전망’에서 제시한 3.4%보다 0.2%포인트 높여 잡은 것이다. IMF는 내년 물가 상승률 전망치 역시 2.3%에서 2.4%로 0.1%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며 국제유가가 치솟는 등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커진 게 이번 전망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기재부 역시 17일 내놓은 경제동향 11월호(그린북)에서 최근 물가 흐름에 대해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원자재 가격 변동성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월 2.3%까지 떨어졌다가 지난달 3.8%까지 오른 바 있다. IMF는 물가 상승세가 둔화돼 내년 말에는 2%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2%는 한국은행의 물가 안정 목표치다. 다만 IMF는 이를 위해 현재의 고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섣부른 통화정책 완화는 멀리해야 한다고 권했다. 물가 오름세가 좀처럼 꺾이질 않자 정부도 연일 관련 대책을 내놓으며 ‘물가와의 전쟁’에 나서고 있다. 이날 김병환 기재부 1차관은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주재하며 이달 말까지 제품 가격을 그대로 둔 채 양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해 실태 조사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한국소비자원은 마트 등을 돌아다니면서 양념소스, 가공식품 등 생필품의 현재 용량을 조사하고 있다. 이를 소비자원이 가진 과거 데이터와 비교해 용량을 줄인 제품은 ‘참가격’ 사이트에 공개할 계획이다. 정부는 또 신고센터를 신설해 슈링크플레이션 사례를 제보받는 한편 소비자들에게 제품의 단위당 가격을 정확히 알릴 수 있는 대책도 내놓기로 했다. 김 차관은 이날 제품 용량 축소에 대해 ‘편법 가격 인상’ ‘정직하지 못한 판매 행위’라고 언급하며 유통업계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실제 슈링크플레이션은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꾸준히 이어져 왔다. 동원F&B는 올해 양반김 중량을 5g에서 4.5g으로, 참치 통조림 용량을 100g에서 90g으로 낮췄다. 풀무원도 핫도그 제품 ‘탱글뽀득 핫도그’를 기존 500g에서 400g으로 낮추면서 5개이던 핫도그 개수도 4개로 줄였다. 이날 정부는 세부 품목별 물가대책도 내놨다. 염료·생사(生絲), 식품용감자·변성전분 등은 인하된 관세를 내년에도 계속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계란은 산지 고시가격이 수급 여건을 신속히 반영하도록 유도하는 동시에 공판장과 온라인 도매시장을 활용한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HMM을 인수하려면 줄잡아 7조 원은 필요합니다. 그런데 지금 인수 후보들 중 누가 그 돈을 댈 수 있나요?” 올해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HMM 본입찰(23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중견그룹들이 잇달아 출사표를 내면서 경쟁이 뜨거워졌지만 매각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달리고 있다. 하림그룹·JKL파트너스 컨소시엄, 동원그룹, LX인터내셔널 등 인수 후보들의 자금력 한계 때문에 시장에선 유찰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반면 KDB산업은행(산은)은 여전히 연내 매각을 목표로 ‘속도전’을 고수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과 HMM 안팎에서 “누가 인수하든 ‘승자의 저주’에 걸릴 것”이란 우려까지 내놓는 배경이다.● 자금력 한계 뚜렷한 인수 도전자들 16일 해운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HMM 인수 비용은 5월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금액 2조 원을 웃도는 올해 M&A 시장의 최대 ‘빅딜’이 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인 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의 합산 지분 3억9900만 주(지분 57.9%)를 주당 1만5000원에 매입한다고 가정하면 약 6조 원이 든다. 통상 인수가의 20∼30%로 책정되는 경영권 프리미엄 1조2000억∼1조8000억 원까지 더하면 비용은 7조 원을 훌쩍 넘어간다. 인수 후보 기업들의 ‘의지’만큼은 경쟁이 치열하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하림의 HMM 인수에 대해 “국가 경쟁력을 올리는 데 기여하는 일”이라며 명분론을 지폈다. 동원그룹도 창업자인 김재철 명예회장이 “HMM을 인수하는 건 꿈의 정점”이라고 밝히며 물러설 뜻이 없음을 확인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자금 동원력을 살펴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림그룹이 인수주체로 내세울 것으로 예상되는 팬오션의 9월 말 기준 자기자본은 약 4조9000억 원이다. 현금으로 쉽게 전환할 수 있는 유동자산이 1조8000억 원이지만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부채가 1조3000억 원이어서 팬오션의 수중에는 5000억 원밖에 없는 셈이다. 팬오션은 최근 한진칼 지분을 매각하며 1600억 원가량을 마련했다. 동향기업인 호반그룹의 물밑 지원에도 기대를 거는 분위기지만, 인수금액과의 차이가 워낙 크다. 하림그룹은 컨소시엄을 구성한 사모펀드(PEF) JKL과 프로젝트 자금을 마련하는 등 외부 자금을 통해 비용 충당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동원그룹도 다르지 않다. 지주사인 동원산업의 9월 말 기준 자기자본은 3조1000억 원이다. 유동부채를 뺀 순유동자산은 9000억 원 수준이다. 자금 마련을 위해 동원그룹은 해외 자회사 스타키스트의 기업공개(IPO)를 전제로 한 전환사채 발행으로 5000억 원을 추가로 확보하려는 것으로 전해진다. 부채를 제외한 순유동자산 1조5000억 원을 보유한 LX인터내셔널은 자금 마련 계획 등을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외부 자금 조달을 위한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쯤이면 M&A를 위한 파이낸싱 후보와 규모가 어느 정도 소문이 나야 하는데 예상보다 너무 조용하다”고 전했다.● HMM 안팎에선 ‘유찰 가능성’ 솔솔 HMM 안팎에선 유찰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번 인수전에 포함되지 않은 1조6800억 원의 영구전환사채(CB) 해결 방안이 불투명하다는 점도 유찰 가능성을 높인다. 산은 등이 CB를 주식으로 바꾸면 HMM을 인수한 기업의 총지분이 57.9%에서 30%대로 낮아지게 된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HMM지부(HMM육상노동조합)는 14일 대의원 회의를 열고 21일 산은 앞에서 ‘졸속 매각 반대’를 위한 전 조합원 결의대회를 열기로 의결했다. 조합원이 약 800명으로 HMM 전체 육상 직원 중 조합 가입 대상자 1026명의 80% 가까이가 가입한 노조다. 결의대회 예상 참여 인원은 400여 명이다. 이기호 HMM지부장은 “이렇게 적은 자기자본(순자산)을 가진 기업들은 필연적으로 10조 원이 넘는 HMM 유동자산을 자기 수익으로 만드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다”라고 주장했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1조 원에서 4조 원대 안팎의 자금력을 가진 새우(인수 후보 기업)가 고래(HMM)를 삼키려는 형국”이라며 “가능하다면 해상 물류에 이미 큰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대기업이 인수해야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HMM 정상화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은 정해진 일정대로 가겠다는 입장이다. 산은 관계자는 “유찰 가능성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이달 본입찰을 진행하고 연내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하는 기존 계획대로 매각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온라인 패션 플랫폼 1위 무신사가 오프라인 매장을 늘리고 부동산을 사들이는 등 오프라인 영토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 시장이 과포화되며 성장 둔화 조짐을 보이자 오프라인에서 활로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15일 무신사에 따르면 17일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인근에 주력 매장(플래그십 스토어) ‘무신사 홍대’를 연다. 무신사는 올해에만 무신사 스탠다드 동성로, 무신사 스탠다드 성수, 무신사 대구에 이어 4개째 오프라인 매장을 열게 된다. 연내 부산에 1개 매장을 추가로 개점할 예정이다. 온라인으로 성장한 무신사의 오프라인 확장 배경에는 자체 개발 브랜드(PB) 판매를 늘리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지난해 무신사 매출 내 무신사 스탠다드 매출로 추정되는 ‘제품 매출’ 항목은 106% 성장하며 본업인 ‘수수료 매출’(70%)에 비해 성장세가 컸다. PB 의류는 입점 업체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플랫폼 사업의 구조에 비해 수익성이 좋다. 무신사 역시 소비자들로부터 반응이 좋은 PB 제품 판매를 극대화하고자 한다. 하지만 소비자에게 노출되는 페이지 화면이 제한돼 있는 온라인의 특성상 PB 노출에만 집중하면 다른 브랜드 상품의 매출이 줄며 플랫폼 영향력이 줄어든다는 우려가 있다. 반면 오프라인 매장은 PB 제품 노출이 상대적으로 용이하고, 플랫폼 내 다른 브랜드와의 경쟁 이슈를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무신사는 부동산 투자를 통한 영토 확장에도 공들이고 있다. 공시에 따르면 무신사는 지난해에만 약 440억 원어치의 부동산을 사들였다. 최근에도 성수동 일대 토지를 약 520억 원에 매입하는 등 2019년부터 1300억 원 이상을 부동산에 투자했다. 특히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핫플레이스로 꼽히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일대 토지 매입에 집중하고 있다. 성수동1가 27-4(성신화학 부지), 성수동2가 315-108(성수역 3번 출구) 등 본사가 있는 성수동 인근 부지를 집중 매입하고 있다. 여기에 부지를 사들인 뒤 사옥 등 상업용 건물을 새로 올려 부동산 가치를 높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무신사가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본다. 본업인 패션업이 위기를 맞더라도 보유한 부동산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포석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경기를 많이 타는 패션업에만 ‘올인’(다걸기)할 수 없다는 계산이 있었을 것”이라며 “부동산 투자를 통한 시세차익까지 노리며 수익 구조 다각화를 고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무신사가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성수동 상업·업무시설의 3.3㎡당 지가는 2020년 7360만 원에서 지난해 1억2863만 원으로 74.7% 올랐다. 성수동을 ‘무신사 타운’으로 클러스터화(化)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효과도 노린다. 상업용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무신사 타운’을 조성해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이를 통해 기업 이미지를 한 단계 더 높이기 위해 부동산 투자를 선택했다”고 분석했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에 이어 부산 1위 소주업체인 대선주조도 소주 가격을 올린다. 정부가 각 부처 차관을 물가안정책임관으로 지정한 뒤 사실상 첫 번째 가격 인상이다. 정부가 ‘두더지 잡기 식’ 물가 관리에 나섰음에도 소주 가격 인상이 이뤄지면 주류 가격이 연쇄적으로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4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대선주조는 이달 17일부터 ‘시원’ ‘대선소주’ ‘대선 샤인머스캣’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6.95% 올린다. 대선주조는 부산지역 소주 시장의 약 50%를 점유하고 있는 업체다. 대선주조 측은 “원자재와 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등 제조 비용의 부담이 가중돼 불가피하게 가격을 올린다”고 했다. 이번 가격 인상은 정부가 치솟는 물가를 집중 관리하겠다고 선언한 뒤에 이뤄진 사실상 첫 번째 가격 인상이다. 정부는 9일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각 부처 차관이 물가안정책임관 역할을 맡아 소관 품목의 가격과 수급 상황을 점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소주 업계 1위 하이트진로는 9일부터 ‘참이슬’ 제품 일부의 출고가를 6.95% 올렸다. 오비맥주 역시 지난달 11일부터 ‘카스’ ‘한맥’ 등 주요 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평균 6.9% 인상했다. 정부가 물가 안정에 나섰지만, 대선주조가 가격을 올린 만큼 다른 주류업체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소주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가 소주 가격 인상을 단행한 만큼 롯데칠성음료(‘처음처럼’)와 제주 소주업체인 한라산(‘한라산소주’) 등도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소주 제조사들의 출고가격 인상이 이루어지면 식당 등에서 판매되는 소주 값의 인상 압력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한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가 9일 “소매업소 및 소비자와 상생하기 위해 서민 체감도가 높은 소주 가격을 동결한다”면서도 “내년까지는 가격을 동결하기 힘들 것”이라고 밝혀 조만간 도매가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출고가 인상은 기업의 자율적인 결정이나, 정부 입장에서는 현 물가 상황을 고려해 최대한 가격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라면업계 1, 3위인 농심과 삼양식품이 3분기(7∼9월) 호실적을 거뒀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농심은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8559억 원을 올리며 전년 동기(8130억 원) 대비 매출액이 5.3% 늘었다. 영업이익도 55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73억 원에 비해 103.9% 상승했다. 삼양식품도 연결 기준 매출 3352억 원, 영업이익 43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8.5%, 124.7% 늘었다. 두 회사 모두 해외 매출이 확대되면서 영업이익 증가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삼양식품은 “수출이 분기 사상 처음으로 2000억 원을 돌파하는 등 해외 사업이 실적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농심은 미국과 중국 등 해외법인 영업이익이 약 200억 원이며, 여기에 수출을 반영하면 영업이익 절반 이상이 해외 기여분이라고 전했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SPC그룹 주축 계열사 파리크라상이 원·부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경영 부담을 극복하기 위해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14일 제빵업계에 따르면 파리크라상은 지난 주부터 15년 차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SPC 측은 “경영 효율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희망퇴직의 배경으로는 원재료와 인건비 부담의 증가가 꼽힌다. 파견 형태로 제빵기사를 공유해 왔던 파리바게뜨는 2017년 고용노동부로부터 불법 파견 판정을 받은 후 자회사 ‘피비(PB)파트너스’를 통해 제빵기사를 직고용해왔다. 직고용 제빵기사들의 임금은 회사 출범 후 3년간 40% 인상됐다. 비용 부담으로 인해 최근 3년간 파리크라상의 영업이익은 2020년 347억 원, 2021년 334억 원, 2022년 188억 원으로 꾸준히 줄었다. SPC에 따르면 이번 희망퇴직자에게는 최대 1년 6개월 치의 급여와 최대 1년 치의 학자금이 지원될 예정이다. 창업·이직 교육 및 점포 개설 지원도 진행할 예정이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2023년도 벌써 두 달이 채 남지 않았습니다. 한 해가 마무리되어 가는 만큼 이런저런 모임이 많은 시기인데요. 최근에는 주변 지인들을 집으로 초대해 직접 만든 음식을 대접하는 홈파티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홈파티를 열려고 할 때 은근히 신경쓰이는 게 바로 음식을 담아 내는 그릇입니다. 이번 주 이주의 픽은 연말 홈파티에 어울리는 테이블웨어(식사용 그릇)를 소개합니다. 덴마크 왕실 도자기 브랜드인 로얄코펜하겐은 연말을 앞두고 ‘스타 플루티드’ 컬렉션을 선보였습니다. 매년 말 시즌 한정으로 선보이는 스타 플루티드 컬렉션은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자아내는데요. 성탄절 나무를 상징하는 가문비나무 패턴에 리본, 하트, 드럼, 천사 등을 제품의 가장자리에 장식으로 배치했습니다. 특히 올해는 오목한 깊이감이 있는 그릇인 ‘오발 디쉬’와 양초를 고정할 수 있는 ‘캔들 홀더’가 추가돼 연말 분위기를 더할 것으로 보입니다. 시즌 한정 프로모션으로 패브릭 냅킨 세트도 함께 증정한다고 하네요. ‘그릇은 사치의 마지막’이라는 말도 있지만, 저렴한 테이블웨어도 있습니다. 다이소는 연말 홈파티를 위한 ‘폴란드풍 식기 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화이트와 코발트 색의 조화로 2020년부터 꾸준히 사랑받고 있습니다. 올해 역시 총 50여 종의 컬렉션으로 용도에 맞는 다양한 식기를 준비했습니다. 특히 올해는 ‘블루 플라워’ ‘튤립’ ‘스프링 플라워’ 등 3가지 버전으로 세트를 구비했습니다. 블루 플라워는 블루 계열의 꽃을, 튤립은 옐로 컬러와 튤립을, 스프링 플라워는 꽃 디자인을 강조한 것이 특징입니다. 이 외에도 16일까지 자사 제품 프로모션을 진행한 영국 테이블웨어 덴비, 블랑 제이뵈르와 콜라보한 상품을 내놓은 SPC던킨 등 연말을 위한 테이블웨어 제품은 지금도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올 연말에는 감각적인 그릇들과 함께 지인들과 홈파티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유통팀 기자들이 큐(Q)레이션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뉴스를 인스타그램 Q매거진(@_q_magazine)에서 만나보세요.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지난달 우유 값이 14.3% 올라 14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는 등 정부가 밀착 관리 중인 주요 먹거리 물가가 지난해보다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28개 식품 품목에 대해 담당자를 지정해 관리 중인데, 이런 방식이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제품 값은 유지한 채 용량을 줄이는 것) 등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는 1년 전보다 4.9% 올랐다. 주요 품목 중에는 설탕(17.4%), 아이스크림(15.2%), 우유(14.3%) 등의 상승률이 높았다. 빵과 식용유는 지난해보다 5.5%, 3.6% 올랐는데 2년 전과 비교하면 상승률이 21.6%, 47.9%나 됐다. 원유(原乳) 업계는 올 하반기(7∼12월) 들어 가격을 올리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달부터 ‘맛있는 우유 GT’(900mL) 출고가를 4.6% 인상했다. 매일유업도 흰 우유는 4∼6%, 가공유 제품은 5∼6% 올렸다. 900mL 기준 가격 2900원대로 우유 한 병에 3000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아이스크림 값도 오름세다. 올 1월 빙그레는 ‘투게더’ 등 일부 제품 값을 10% 올렸다. 롯데웰푸드의 ‘스크류바’ ‘돼지바’ 등은 지난달부터 편의점 출고가가 1200원에서 1500원으로 올랐다. 상황이 심상치 않자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축산물 및 외식 품목 19개에 이어 설탕, 아이스크림, 우유 등 가공식품 9개 품목의 물가 관리 전담자를 추가 지정하고 관리에 나섰다. 하지만 농축산물과 외식 물가도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사과는 1년 전보다 72.4%, 파 24.6%, 쌀 19.1% 올라 전체 농산물 물가가 13.5% 상승했다. 외식 품목에선 피자(12.3%), 냉면(7.0%), 김밥(6.9%)의 상승 폭이 컸다. 장바구니 물가와 더불어 교통비도 크게 올라 가계에 부담을 주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지하철, 버스, 택시, 항공 요금 등을 포함한 운송서비스 물가는 1년 전보다 9.1% 올랐다. 2007년 4월(9.3%) 이후 16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택시 기본 및 심야할증 요금, 서울 시내버스와 수도권 지하철 요금이 속속 인상된 데 따른 것이다. 지하철 요금은 9.2% 올라 2016년 6월(8.6%) 이후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이 밖에 시내버스료(11.3%), 시외버스료(10.2%), 택시료(20.0%) 등이 모두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품목별 물가관리 방식에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이명박 정부 때도 50개 품목을 정해 물가를 관리했지만 효과가 크지 않았다는 것.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이 제품의 양을 줄이거나 정부의 관리 감독이 느슨해졌을 때 가격을 대폭 올리는 등의 꼼수를 쓸 수 있다”며 “정부는 근본적인 가격 인상 요인을 파악한 뒤 명확한 근거를 갖고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2일 방송에 출연해 “11월에는 물가 상승률이 3.6% 안팎의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8%였다. 추 부총리는 “최근 전방위적인 수급 안정 노력으로 농산물 가격이 하락세에 들어섰다”며 “유가도 하락 양상을 보인다면 더디지만 물가 안정 추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올해 3분기(7∼9월) 중소기업의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 감소했다. 화장품 수출은 3분기 기준 최대 수준이었다. 12일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3년도 3분기 중소기업 수출 동향’에 따르면 중소기업 수출액은 274억6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0.9% 감소했다. 중소기업의 월간 수출은 7월 5.4% 감소했지만 8월부터 0.7% 상승으로 전환한 뒤 9월 2.1% 오르며 증가세를 유지했다. 수출에 참여하는 중소기업은 8만5916곳으로 전년 대비 2.5% 늘었다. 신규 수출기업은 7.9% 증가했고, 수출 중단 기업 수는 3.5%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10대 주요 수출품목 중 플라스틱 제품, 합성수지, 반도체 제조용 장비, 반도체, 기계요소 등 5개 품목은 수출이 줄었다. 반면 화장품, 자동차, 기타 기계류, 전자 응용 기기는 수출이 늘었다. 특히 화장품은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과 유럽연합(EU), 중동 등 신규 시장에서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며 14억 달러어치가 수출돼 3분기 주요 수출품목 중 수출액 1위를 달성했다. 중기부 측은 대내외적 악재에도 대기업과 중견기업에 비해 감소 폭이 작아 상대적으로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수출이) 각각 12.7%, 6.2% 감소한 대기업과 중견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출 감소 폭이 작았다”며 “신규 수출기업은 오히려 늘어나는 등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주부 류모 씨(47)는 최근 지하철에 자리가 났는데도 앉지 않은 채 1시간을 서서 왔다. 다리는 아팠지만 최근 대중교통에서 빈대가 출몰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빈대가 옮겨붙을까 봐 불안한 마음에 자리를 포기했다. 택배를 받으면 일단 현관문 밖에서 개봉해 물건만 집으로 들인 뒤 택배 상자를 바로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버리고, 빈대 퇴치제를 집 안 곳곳에 뿌리고 있다. 그는 “한국에도 빈대가 확산되고 있다고 해서 빈대 접촉 기회 자체를 최대한 줄이려 한다”고 했다. ● ‘빈대포비아’ 확산… 출몰 현황 공지 사이트도 빈대 출몰 소식이 잇따르는 데다 온라인 커뮤니티 위주로 고속철도(KTX)나 이커머스업체 배송 상자 등에서 빈대를 봤다는 목격담이 나오며 빈대와 접촉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인 ‘빈대포비아’가 확산하고 있다. 기업들은 불안감을 낮추기 위해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9일 하이마트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7일까지 침구 청소기와 건조기 매출은 직전 동기(10월 25∼31일) 대비 2.7배 늘었다. G마켓에서는 이 기간 빈대 퇴치제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52% 늘었다. 같은 기간 11번가에서도 진드기제거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59.7% 늘었다. 온라인에는 빈대 출몰 기사를 모아 통계 내는 사이트인 ‘빈대 보드(bedbug board)’까지 등장했다. 빈대의 일간, 주간, 월간 출몰 횟수뿐 아니라 빈대 발생 지역과 관련 뉴스를 모아놓았다. 한국에서 빈대가 확산되며 해외에서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9일(현지 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한국의 빈대 출몰 소식을 다루며 빈대 유입을 막기 위해 홍콩 식품환경위생서가 8일 여행객을 상대로 빈대 관련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 “빈대 나오면 끝장” 비상 걸린 물류·숙박업계 산업계는 물류와 숙박업계를 중심으로 ‘빈대 비상’이 걸렸다. 물류업은 물건을 여러 군데로 나르는 특성상 빈대에 취약하다고 알려지기도 했지만 방제·방역을 정기 진행해 빈대가 나오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택배 상자는 골판지로 만들어져 사람이나 동물, 섬유에 주로 서식하는 빈대가 붙기 어렵다”고 했다. 호텔업계도 매트리스 청소에 더 신경 쓰는 등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호텔업계 관계자도 “(이미지가 중요한 호텔 특성상) 빈대가 한 번 나오면 끝장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쿠팡 물류창고나 프레시백에서 빈대가 나왔다는 글이 나돌았지만, 쿠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쿠팡은 “허위 사실 및 유언비어 유포자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KTX에서의 빈대 출몰설도 나왔지만, 코레일은 “빈대 관련 신고가 들어온 게 없다”고 밝혔다. 동시에 지난달 26일부터 33개 팀, 171명으로 구성된 ‘빈대 방지 기동반’을 꾸렸고 이달 6일부턴 해충 차단을 위한 합동대책본부를 운영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도 “공항과 항공기 등 교통수단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이동규 고신대 보건환경학부 교수는 “빈대는 국내에서 2006년부터 꾸준히 발견됐는데, 엔데믹 이후 여행이 늘면서 빈대 공포심이 커진 것 같다”며 “대중교통으로 빈대가 옮을 가능성은 희박한 등 최근 상황은 크게 염려할 정도는 아니므로 평상시처럼 위생을 유지하며 뜬소문에 의존하지 말고 빈대가 발견되면 바로 방역 당국에 신고해 박멸해야 한다”고 했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가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이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건 처음이다. 대법원1부(주심 대법관 노태악)는 9일 피해자 김모 씨가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사인 옥시레킷벤키저(옥시)와 납품업체 한빛화학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이 법리를 오해하지 않았다”며 옥시 등이 김 씨에게 위자료 50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2007∼2011년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김 씨는 2010년 5월 간질성 폐 질환 등의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당시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현 질병관리청)는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 질환 가능성이 낮다며 2014년 3월 3등급 판정을 내렸다. 3등급은 가습기 살균제 노출의 영향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으나 다른 원인을 고려할 때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 질환 가능성이 적다는 뜻이다. 2015년 2월 김 씨가 옥시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하지만 2심 법원은 2019년 9월 “가습기 살균제에는 설계 및 표시상 결함이 존재하고, 그로 인해 원고가 신체에 손상을 입었다”며 위자료 5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에 따라 향후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 7월 기준으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로 인정받은 사람은 5041명에 달한다. 김 씨 측 법정대리인은 대법원 판결에 대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로서 인정을 받는 분들이 구제받을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됐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옥시 측은 “재판 과정에서 당사의 입장을 성실히 밝혀 왔고,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며 겸허히 수용한다”고 밝혔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