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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한 후 줄곧 전쟁 대응 노선을 놓고 이견을 보였던 ‘강경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온건파’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의 대립이 격해지고 있다. 갈란트 장관은 하마스가 1년 넘게 억류 중인 민간인 인질의 무사 귀환을 위해 이스라엘 측이 “고통스러운 양보를 해야 한다”고 27일 주장했다. 그러자 네타냐후 총리 측은 즉각 ‘갈란트 장관 경질설’로 맞섰다.전쟁 발발 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을 중재해 온 카타르에서는 같은 날 2개월 만에 고위급 협상이 열렸다. 하마스가 인질 4명을 석방하는 대가로 2일간 휴전하는 이른바 ‘스몰딜(small deal)’ 안이 등장했지만 이스라엘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 타결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네타냐후 총리는 다음 달 5일 미국 대선의 승자가 결정된 후에야 협상에 나서겠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고 CNN 등이 전했다.● 갈란트 “인질 위해 양보” VS 네타냐후 “경질”AFP통신 등에 따르면 갈란트 장관은 27일 이번 전쟁의 전사자 추모식에서 “군사 작전으로 모든 목표를 달성할 수는 없다. 인질 귀환이라는 도덕적 의무를 달성하려면 고통스러운 양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1년 넘게 고통받고 있는 인질들을 무사히 돌려받으려면 하마스의 휴전 조건을 전향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하마스와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에 대한 강경책만 지속하는 네타냐후 총리를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그는 이스라엘의 거듭된 공세로 큰 타격을 입은 하마스와 헤즈볼라가 사실상 무력화됐다며 “하마스는 군사조직의 기능을, 헤즈볼라는 고위 간부와 미사일 비축분을 대부분 잃었다”고 밀했다. 특히 이란이 이스라엘을 위협하기 위해 두 조직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갈란트 장관은 지난달에도 네타냐후 총리가 휴전 후에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의 ‘필라델피 회랑’에 이스라엘군을 주둔시키기를 원하는 점을 비판한 바 있다. 이 회랑 내 이스라엘군 주둔은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크게 대립하는 부분이다.당시 그는 “인질 사망이 계속되는데도 우리의 목표(필라델피 회랑 내 군 주둔)를 고집하는 것은 도덕적 수치”라고 했다. 그가 25일 네타냐후 총리, 내각, 군 고위급에 보낸 성명에서 ‘휴전 후 가자지구에 자치권을 줘야 한다’고 주장한 점 또한 갈등을 격화시키고 있다.이런 갈란트 장관을 경질하기 위해 네타냐후 총리 측은 자신이 이끄는 극우 연정에 참여하는 초정통파 유대교도(하레디)계 정당들과 물밑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이스라엘 공영 칸방송 등이 전했다. 전쟁 장기화에 따른 병력 부족으로 최근 네타냐후 정권은 그간 병역 의무를 면제받았던 하레디의 징집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반발하는 하레디계 정당에 ‘징집 취소’라는 당근을 주고 그 대가로 갈란트 장관 경질에 대한 지지를 얻으려 한다는 것이다.● “네타냐후, 美 대선 전 협상 안 할 듯”한편 27일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는 가자지구 휴전 및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이 시작됐다.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다비드 바르네아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 국장,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 겸 외교장관 등이 참석했다. 다만 이스라엘 측은 상대적으로 협상 참여 의지가 약하단 평가가 많다. 미 대선 승자가 확정된 후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이스라엘은 16일 하마스 최고지도자 야흐야 신와르를 제거했다. 이후 양측이 휴전 협상에 나설 것이란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바람과 달리 이스라엘은 연일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향한 공세를 강화했다. 대선을 앞두고 미국 내 무슬림 유권자 이탈을 걱정하는 바이든 행정부로선 곤혹스러운 대목이다.다만 이스라엘과 이란의 긴장은 격화되지 않고 있다. 이란이 1일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한 후 26일 이스라엘이 보복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이란의 재보복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은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이스라엘이 26일 전투기와 무인기(드론) 100여 대를 동원해 이란 수도 테헤란을 포함해 인근 지역의 군사시설 20여 곳에 대한 공격을 단행했다. ‘회개의 날’이란 이름이 붙여진 이번 작전은 1일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에 탄도미사일 200여 발을 발사한 것에 대한 보복 차원이다. 당초 이란의 핵이나 에너지 시설 등을 공격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지만 일단 군사시설에 대한 공격만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 5일 미국 대선이 채 열흘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강한 만류 등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스라엘은 확전을 피하기 위해 네덜란드 등 제3국을 통해 이란 측에 공격 계획을 흘렸고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 또한 당장 맞보복에 나설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이란의 재보복을 강하게 만류하고 있다. 미 대선 전까지는 중동 긴장이 극한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란 미사일 비축 능력 크게 손상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26일 오전 2∼6시경 세 차례에 걸쳐 이란을 공격했다. F-15, F-16, F-35 전투기, 공중 급유기, 드론 등이 동원됐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27일 “정확하고 강력한 공격으로 모든 목표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1차 공격 때는 테헤란 이맘호메이니 국제공항과 인근의 군사기지 등에 설치된 S-300 미사일 방공 체계를 공습해 이란의 방공망 무력화에 집중했다. 이스라엘 전투기가 자유롭게 공격을 전개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 것이다. 2, 3차 공격에서는 테헤란 인근 파르친, 코지르, 샴사바드 등에 있는 탄도미사일 및 군용 드론 생산 시설을 파괴했다. 모두 이란이 올 4월과 이달 1일 이스라엘을 공격할 때 쓴 무기를 제조한 공장으로 알려졌다. 보복의 정당성을 강조하면서도 확전은 막으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다만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이번 공격으로 이란산 탄도미사일에 쓰이는 연료 혼합 시설이 상당 부분 파괴돼 이란의 미사일 비축 능력이 크게 손상됐다고 전했다. 특히 파괴된 연료 혼합 시설의 상당 부분은 이란이 직접 생산할 수 없고 중국 등 해외에서 들여와야 하는 터라 복구에 최소 1년이 걸릴 것으로 추산했다.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 등에 대한 미사일 지원 또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가디언 “하메네이, 당장 재보복 의사는 없는 듯” 이란군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으로 최소 4명의 군인이 숨졌다. 하메네이는 27일 테헤란에서 열린 이들의 추모식에서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의 악행을 과장하거나 얕잡아보면 안 된다”는 원론적 발언만 내놨다. 영국 가디언 등은 하메네이의 이 발언을 두고 “이란이 곧바로 재보복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AP통신 또한 테헤란 시민들이 동요 없이 일상생활을 이어갔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이란의 군사 목표물만 공격한 것 같다”며 “내 희망은 (양측의 보복이) 이걸로 끝나는 것”이라고 했다. 해리스 후보도 “지역의 긴장 완화가 우리의 확고한 입장”이라며 이란의 재보복을 만류했다.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를 겨냥한 공습도 계속했다. 26일에만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다히예 일대를 공습해 70여 명의 헤즈볼라 조직원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한편 27일 텔아비브 북부 글릴롯의 한 정류소에서는 테러로 의심되는 공격도 발생했다. 이 정류소에 버스가 정차한 직후 뒤에서 달려오던 트럭 운전자가 고의로 버스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35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 중 6명이 중상자이며 특히 1명은 위독한 상태라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이 전했다. 글릴롯은 이스라엘군 8200정보부대 등이 배치된 곳이다. 운전자는 현장에서 총기를 소지한 시민에 의해 살해됐다. 당국은 테러 공격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이스라엘이 26일 전투기와 무인기(드론) 100여 대를 동원해 이란 수도 테헤란을 포함해 인근 지역의 군사시설 20여 곳에 대한 공격을 단행했다. ‘회개의 날’이란 이름이 붙여진 이번 작전은 1일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에 탄도미사일 200여 발을 발사한 것에 대한 보복 차원이다.당초 이란의 핵이나 에너지 시설 등을 공격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지만 일단 군사시설에 대한 공격만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 5일 미국 대선이 채 열흘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강한 만류 등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스라엘은 확전을 피하기 위해 네덜란드 등 제3국을 통해 이란 측에 공격 계획을 흘렸고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 또한 당장 맞보복에 나설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이란의 재보복을 강하게 만류하고 있다. 미 대선 전까지는 중동 긴장이 극한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자국 공격 때 사용된 군사시설 집중 타격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26일 오전 2~6시경 세 차례에 걸쳐 이란을 공격했다. F-15, F-16, F-35 전투기, 공중 급유기, 드론 등이 동원됐다. 이스라엘 최대 도시 텔아비브와 테헤란의 거리는 약 1900km다.1차 공격 때는 테헤란 이맘호메이니 국제공항과 인근의 군사기지 등에 설치된 S-300 미사일 방공 체계를 공습해 이란의 방공망 무력화에 집중했다. 이스라엘 전투기가 자유롭게 공격을 전개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 것이다.2, 3차 공격에서는 테헤란 인근 파르친, 코지르, 샴사바드 등에 있는 탄도미사일 및 군용 드론 생산 시설을 파괴했다. 모두 이란이 올 4월과 이달 1일 이스라엘을 공격할 때 쓴 무기를 제조한 공장으로 알려졌다. 보복의 정당성을 강조하면서도 확전은 막으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이다.다만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이번 공격으로 이란산 탄도미사일에 쓰이는 연료 혼합 시설이 상당 부분 파괴돼 이란의 미사일 비축 능력이 크게 손상됐다고 전했다. 특히 파괴된 연료 혼합 시설의 상당 부분은 이란이 직접 생산할 수 없고 중국 등 해외에서 들여와야 하는 터라 복구에 최소 1년이 걸릴 것으로 추산했다.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 등에 대한 미사일 지원 또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가디언 “하메네이, 당장 재보복 의사는 없는 듯”이란군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으로 최소 4명의 군인이 숨졌다. 하메네이는 27일 테헤란에서 열린 이들의 추모식에서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의 악행을 과장하거나 얕잡아보면 안 된다”는 원론적 발언만 내놨다.영국 가디언 등은 하메네이의 이 발언을 두고 “이란이 곧바로 재보복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AP통신 또한 테헤란 시민들이 동요 없이 일상생활을 이어갔다고 전했다.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이란의 군사 목표물만 공격한 것 같다”며 “내 희망은 (양측의 보복이) 이걸로 끝나는 것”이라고 했다. 해리스 후보도 “지역의 긴장 완화가 우리의 확고한 입장”이라며 이란의 재보복을 만류했다.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를 겨냥한 공습도 계속했다. 26일에만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다히예 일대를 공습해 70여 명의 헤즈볼라 조직원을 제거했다고 밝혔다.한편 27일 텔아비브 북부 글릴롯의 한 정류소에서는 테러로 의심되는 공격도 발생했다. 이 정류소에 버스가 정차한 직후 뒤에서 달려오던 트럭 운전자가 고의로 버스를 들이박았다. 이 사고로 35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중 6명이 중상자이며 특히 1명은 위독한 상태라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이 전했다.글릴롯은 이스라엘군 8200 정보부대 등이 배치된 곳이다. 운전자는 현장에서 총기를 소지한 시민에 의해 살해됐다. 당국은 테러 공격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너무 놀랍고 기쁩니다. 한강은 충분히 노벨 문학상을 받을 수 있는 작가입니다.”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진 뒤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가진 ‘한강 작품’ 번역가들은 이같이 밝혔다. 한강의 작품을 세계에 알리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해 온 번역가들이 말하는 한강과 한국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어둠조차 아름답고 정교하게 담아내“한강의 작품은 소설이지만 그 안에 ‘시’ ‘그림’, 그리고 ‘영화’가 보인다.” 내년 1월 미국에서 출간되는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의 번역가인 페이지 아니야 모리스 씨는 동아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강의 작품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영어 번역가이자 작가이며, 성균관대에서 비교문화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그는 “한강의 특징은 어두운 역사나 내면의 갈등을 다룰 때조차 아름다운 순간을 정교하게 담아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번역할 때도 한글로 된 원문을 읽었을 때 느낀 감정을 영어권 독자들도 최대한 비슷하게 느낄 수 있게 하는 데 가장 공을 들였다”고 전했다. 박경리, 장강명, 서장원 작가의 작품을 영어권에 소개한 모리스 씨는 “한강은 굉장히 꼼꼼한 예술가”라며 “늘 이메일로 소통해 오해를 피하고 의도한 바를 정확하게 전달한다”고 평했다. 현대사에 녹여낸 고통에 대한 탐구“한강이 노벨 문학상 받을 것이라고 확신했어요.” 10일(현지 시간) 프랑스 번역가 피에르 비지우 씨는 동아일보와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감격에 차 말했다. 그는 한강 작가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최경란 주프랑스 한국문화원 팀장과 공동 번역했다. 지난해에는 이 작품으로 프랑스 4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메디치상(외국문학 부문)도 수상했다. 비지우 씨가 1992년 설립한 출판사 ‘르세르팡아플륌’은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흰’ ‘희랍어 시간’의 프랑스 출간에도 참여했다. 그는 한 작가 작품을 포함해 ‘82년생 김지영’ 등 한국 소설만 15권을 번역했다. 비지우 씨는 “스웨덴 한림원이 한 작가의 ‘독특한 자질’을 일찍 알아봐 줘서 감사하다”고 했다. 그가 말한 ‘독특한 자질’은 내밀한 고통에 대한 탐구와 현대사를 결합한 것이다. 한 작가가 사람들의 진심을 잘 드러내는 용기를 가졌다고도 호평했다.스페인어권서 韓 문학 관심 폭발적“스페인어권 독자들이 소설가 한강의 작품을 좋아할 거란 확신이 있었습니다.” 한국 문학 번역가인 윤선미 한국문학번역원 번역아카데미 교수(59)는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스페인어를 모국어로 쓰는 인구는 전 세계 5억 명으로 중국어 다음으로 많다. 윤 교수는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진 뒤 스페인어권 언론으로부터 한국 문학과 작가에 대해 설명해 달라는 인터뷰 요청이 쏟아졌다”며 “한국 문학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교수는 2016년 맨부커상을 수상한 한강의 대표작 ‘채식주의자’를 일찍이 2012년 스페인어권(아르헨티나 출간)에 보급했다. 이듬해 한강이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부에노스아이레스 도서전’을 찾았을 때도 현지 독자들은 큰 관심을 보였다. 그는 “가부장제 특유의 보이지 않는 무형의 폭력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해외 여성 독자들이 특히 열광했다”고 평가했다.치열한 역사 가진 나라로서 더 와닿아“베트남 독자들은 한강 작품 속 가부장제와 전쟁의 폭력에 누구보다 공감할 수 있습니다.” 한강의 소설집 ‘채식주의자’(2007년)를 베트남어로 번역한 황하이번 씨(46)는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채식주의자는 2010년 베트남에서 출간되며 처음으로 해외 독자들과 만났다. 베트남은 중국, 프랑스, 미국 등 외세와 맞서며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문학을 발달시켜온 나라다. 황 씨는 “베트남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유교문화권이고 전쟁을 겪은 역사가 닮아 있다”고 말했다. 그가 세계에서 가장 먼저 채식주의자를 번역한 것은 두 나라 사이에 공통점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황 씨는 “베트남 사회 전반에 ‘한강 열풍’이 불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진 직후 베트남 주요 언론은 한국 정부가 지난 30년간 관심을 가져온 한국 문학 세계화 전략을 집중 조명했다. 마음 깊은 곳 이야기 끄집어내는 힘“언제나 아픔과 회복을 주제로 하는 한강의 작품에는 신비한 힘이 있어요.” 일본에서 ‘작별하지 않는다’ ‘흰’ ‘희랍어 시간’ 등 한강 작품 5편을 일본어로 번역한 일본 문학계의 유명 한국어 번역가 사이토 마리코(齋藤眞理子·64) 씨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강의 매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자신이 아프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한 채 고통 속에 살아가는 사람이 많잖아요. 그런 사람들이 한강 작품을 읽으면 함께 고민하면서 자신의 아픔을 인정할 수 있죠. 한강의 작품에는 마음 깊은 속에 숨겨져 있는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힘을 가지고 있어요.” 사이토 씨는 “한국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일본 문학 팬들은 한국 작품을 훨씬 많이 읽고 있다”며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에 그 어느 때보다 기뻐하고 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또한 “세계가 한강 작가를 필요로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히 세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생성형 인공지능(AI)의 학습을 위해 창작물을 무단 사용하는 것은 해당 작품을 만든 사람의 생계에 대한 중대하고 부당한 위협이다. 이는 결코 허용돼서는 안 된다.” 영국 록밴드 ‘라디오헤드’의 리드싱어 톰 요크와 2017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던 일본계 영국 작가 이시구로 가즈오 등 세계적인 문화예술인 1만3500여 명이 AI의 창작물 무단 사용에 반대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22일(현지 시간) 발표된 ‘AI 훈련에 대한 입장’이란 제목의 공동성명은 29단어로 이뤄진 짤막한 내용만 담겨 있다. 하지만 미국 할리우드 배우 줄리앤 무어와 케빈 베이컨, 스웨덴 팝그룹 아바의 비에른 울바에우스, 미 작가 제임스 패터슨와 테드 창, 독일계 영국 작곡가 막스 리히터 등 글로벌 문화예술계 거물들이 대거 참여했다. 미국음악가연맹과 미국배우·방송인노조(SAG-AFTRA), 유럽작가위원회 등도 이름을 올렸다. 이번 성명은 AI 기업에 대항해 창작자를 지원하는 비영리단체인 ‘페얼리 트레인드’를 이끄는 에드 뉴턴렉스 전 스태빌리티AI 부회장이 주도했다. 작곡가이자 음악 분야 생성형 AI 기술 전문가인 그는 생성형 AI 제품을 개발하는 영국 스타트업 스태빌리티AI에 2022년 합류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회사의 무분별한 데이터 수집에 반기를 들고 갈라섰다. 뉴턴렉스 전 부회장은 “각국 정부가 창작자가 승인한 경우에만 창작물을 쓰게 하는 ‘옵트 인’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파스타와 참치캔 때문에 내 아들이 죽었다.” 19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난민촌에서 세 살배기 사미 아이야드 군(사진)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커다란 구호품 상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불행히도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서 낙하산에 달린 구호품은 그의 가족이 머물던 텐트로 떨어졌다. 21일 CNN에 따르면 당시 사미 군은 아버지 마흐무드 씨에게 “아빠, 낙하산이 이쪽으로 와요”라고 했다. 사미 군이 구호품 상자에 머리를 맞아 사망한 현장에는 그가 흘린 피가 흥건했다. 마흐무드 씨는 CNN에 아들의 비참한 최후를 전하며 구호품의 육로 반입을 막고 있는 이스라엘을 규탄했다. 그는 “‘원조’가 아니라 ‘존엄’을 원한다”고 했다. 사미 군의 삼촌도 “우리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음식을 받아먹는 ‘동물’이 아니라 ‘인간’”이라고 분개했다. 소셜미디어에는 마흐무드 씨가 “내 아들을 죽인 존재”라고 외치며 구호품을 걷어차는 영상, 사미 군의 할아버지가 손자의 주검에 입을 맞추며 “가장 소중한 존재를 잃었다”고 슬퍼하는 영상 등이 확산되고 있다. 사미 군의 가족은 가자지구 북부에 거주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발발하면서 여섯 차례나 거처를 옮겼다. 그리고 결국 사미 군도 잃었다. 이스라엘은 전쟁 발발 후부터 하마스가 빼돌릴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구호품의 육로 수송을 반대해 왔다. 올 2월에는 가자시티 일대에서 구호품을 받기 위해 몰려드는 민간인에게 치안 유지 등을 이유로 무차별 발포해 100명 이상이 숨졌다. 이후 구호품의 육로 반입이 사실상 차단됐고, 국제사회가 고육지책으로 내놓은 대안이 공중 투하였다. 최근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북부를 전면 포위하며 모든 물자를 통제하고 있다. 미국 등 국제사회가 “주민을 아사(餓死)시키겠다는 거냐”며 비판이 거세지자 일부 물자의 반입만 허용하고 있는 상태. 사미 군의 죽음으로 이스라엘의 육로를 통한 구호품 반입 제한 정책에 대한 비난이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생성형 인공지능(AI) 학습을 위해 창작물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해당 작품을 만든 사람의 생계에 대한 중대하고 부당한 위협이며 결코 허용돼서는 안 된다.”2017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일본계 영국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 할리우드 배우 줄리앤 무어, 케빈 베이컨, 스웨덴 팝그룹 아바의 비에른 울바에우스, 영국 록밴드 라디오헤드의 톰 요크, 미국 작가 제임스 패터슨, 독일계 영국 작곡가 막스 리히터, 미국 작가 테드 창 등 세계적인 문화예술인 1만3500여 명이 22일(현지 시간) 이 같은 한문장 짜리 성명에 서명했다. 미국음악가연맹과 미국 배우·방송인노조(SAG-AFTRA), 유럽작가위원회 등도 참여했다. ‘AI 훈련에 대한 입장’이라는 제목의 29단어짜리 단문 성명은 AI 기업에 대항해 창작자를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페얼리 트레인드’를 이끄는 작곡가 겸 전 스태빌리티 AI 부회장 에드 뉴턴렉스가 주도했다. 음악 분야 생성형 AI 기술 전문가인 그는 생성형 AI 제품을 개발하는 영국 스타트업 스태빌리티 AI에 2022년 합류했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회사의 무분별한 데이터 수집 방침에 반기를 들고 갈라섰다. 뉴턴렉스는 “사람이 만든 글, 미술, 음악 등을 두고 AI 회사가 ‘학습 데이터’라고 부르는 것은 비인간적인 행위”라고 밝혔다. 또 현행 ‘옵트 아웃’ 방식이 회사에는 편리한 반면 창작자에게 부담을 지우는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옵트 아웃은 창작자가 거부 의사를 표현해야 AI 회사가 창작물을 사용하지 않는 방식을 뜻한다. 그는 각국 정부가 ‘옵트 인’(원할 경우에만 포함)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등에서는 오픈AI 등 AI 기업들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이 진행 중이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에 대한 공격이 매우 임박했다”고 20일 밝혔다. 네타냐후 정권은 다음 달 5일 대선을 앞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만류에도 “이란이 1일 이스라엘 본토를 탄도미사일로 공격한 만큼 강도 높은 보복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압돌라힘 무사비 이란군 최고사령관은 “시오니스트 적(이스라엘)에 ‘궤멸적 타격’을 행할 준비가 됐다”고 맞섰다. 22일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는 사흘 전 이스라엘 북부 카이사레아의 네타냐후 총리 자택에 가해진 무인기(드론) 공격의 주체가 자신들이라고 밝혔다.이스라엘은 20일과 21일 각각 레바논 전역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대규모 공습을 가했다. 모두 헤즈볼라의 자금 조달을 차단하기 위한 공격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확전을 막기 위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중동에 급파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와 휴전 조건으로 지상전이 한창인 레바논 남부에서의 군사 작전권을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네타냐후 “이란 보복 임박” vs 이란 “궤멸적 타격” 이스라엘 국영 칸방송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20일 비공개 안보내각 회의에서 이란에 대한 보복을 “곧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도 이란에 대한 보복 시기 및 수위와 관련해 “국익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이스라엘은 앞서 16일 지난해 10월부터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여 온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최고지도자 야흐야 신와르를 살해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하마스, 헤즈볼라와 모두 휴전 협상을 체결하라”고 압박했지만 네타냐후 정권은 거부했다. 또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모두 궤멸시킬 때까지 전쟁을 지속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1일 이란 국영 프레스TV 등에 따르면 무사비 사령관 역시 이런 네타냐후 정권에 대한 ‘맞보복’을 천명했다. 특히 그는 이스라엘을 후원하는 미국에도 “범죄를 저지르고 아동을 학살하는 정권에 대한 지지를 거두라”고 경고했다. 이 같은 중동 긴장을 완화시키기 위해 블링컨 장관은 21∼25일 중동 순방에 나섰다. 다만 하마스와의 전쟁 발발 후 줄곧 불협화음을 빚은 네타냐후 정권과 바이든 행정부의 이견은 여전하다.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17일 미국에 헤즈볼라와의 휴전 조건으로 레바논 남부에서의 작전권을 요구했다. 중동의 대표적인 분쟁 지역인 레바논 남부는 이 지역을 영토로 삼고 있는 레바논 정부군과 긴장 완화를 위해 주둔 중인 유엔 평화유지군의 작전만 가능하다. 이스라엘의 작전권 요구는 레바논의 주권을 침해할 뿐 아니라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완전 철군’을 조건으로 채택된 2006년 유엔 안보리 결의 ‘1701호’에도 반하는 내용이다. 이스라엘은 이 1701호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헤즈볼라가 이 일대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며 작전권 요구의 정당성을 주장한다. 사실상 미국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휴전 조건을 내걸어 전쟁 지속 의사를 강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헤즈볼라 자금줄 옥죄는 이스라엘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돈줄도 강하게 옥죄고 있다. 시리아 관영 사나통신에 따르면 21일 다마스쿠스에서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헤즈볼라의 재정 책임자가 타고 있던 자동차가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았다. 이 책임자를 포함해 2명이 숨졌다. 이스라엘 측은 이 책임자가 이란발(發) 자금을 헤즈볼라에 들여오고 분배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본다. 이스라엘은 20일에도 레바논 전역에서 헤즈볼라의 자금 조달을 도운 것으로 알려진 금융사 ‘알까르드 알하산’ 지점 30여 곳을 공습했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외곽의 사헬 병원 지하에 지난달 27일 공습으로 사망한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생전 보관했던 5억 달러(약 6900억 원) 규모의 금괴와 현금 사진도 21일 공개했다. 수장을 잃은 헤즈볼라 구성원의 심리적 동요를 느끼게 하고, 국제사회에 나스랄라를 공격한 것에 대한 정당성을 입증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베트남도 유교 문화권이고 전쟁의 아픔을 겪었던 터라 한강의 작품에 크게 공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소설가 한강이 아시아 여성 작가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자 베트남 등 아시아 주요국에서도 관심이 뜨겁다. 특히 베트남 호찌민국립대 한국학부가 17일(현지 시간) 주최한 세미나 ‘한강과 한국 문학의 기적’에는 교사, 학생, 연구자 등 6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발표자로 참석한 황하이번 번역가(46)는 22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학생들에게 한강 문학을 어떻게 가르치면 좋을지를 질문하려고 지방에서 찾아온 고교 문학 교사도 있었다”며 한국학계, 문학계, 영화계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참석해 놀라웠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1996년 하노이국립대에서 한국어를 전공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그에 따르면 베트남은 2007년 출간된 한 작가의 대표작 ‘채식주의자’가 해외에서 처음으로 번역된 나라다. 당시 서울대 국어국문학과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있던 그는 이 작품의 출간 직후 곧바로 번역에 착수했고 2010년 번역본을 펴냈다. 황 번역가는 “처음엔 한-베트남어 사전이 없어 한-영 사전과 영-베트남 사전을 둘 다 끼고 어렵게 작업했지만 재미있었다”고 했다. 최근 베트남에서는 한국 문학 전반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주요 언론도 ‘한국 문학의 세계화 전략’을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한국 정부가 문학 번역과 번역가 육성을 적극 지원했고,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어 교육에 오랫동안 투자한 점을 주목하는 기사가 많다. 황 번역가는 “한 작가의 노벨상 수상을 계기로 베트남에서도 노벨 문학상을 받아보자는 희망이 싹텄다”고 강조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에 대한 공격이 매우 임박했다”고 20일 밝혔다. 네타냐후 정권은 다음 달 5일 대선을 앞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만류에도 “이란이 1일 이스라엘 본토를 탄도미사일로 공격한 만큼 강도 높은 보복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압돌라힘 무사비 이란군 최고사령관은 “시오니스트 적(이스라엘)에 ‘궤멸적 타격’을 행할 준비가 됐다”고 맞섰다.이스라엘은 20일과 21일 각각 레바논 전역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대규모 공습을 가했다. 모두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자금 조달을 차단하기 위한 공격으로 풀이된다.바이든 행정부는 확전을 막기 위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중동에 급파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와 휴전 조건으로 지상전이 한창인 레바논 남부에서의 군사 작전권을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네타냐후 “이란 보복 임박” vs 이란 “궤멸적 타격”이스라엘 국영 칸방송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20일 비공개 안보내각 회의에서 이란에 대한 보복을 “곧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도 비슷한 입장을 강조했다. 이란에 대한 보복 시기 및 수위와 관련해 미국의 입장을 고려하겠다면서도 “국익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이스라엘은 앞서 16일 지난해 10월부터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여 온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최고지도자 야흐야 신와르를 살해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하마스, 헤즈볼라와 모두 휴전 협상을 체결하라”고 압박했지만 네타냐후 정권은 거부했다. 또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모두 궤멸시킬 때까지 전쟁을 지속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1일 이란 국영 프레스TV 등에 따르면 무사비 사령관 역시 이런 네타냐후 정권에 대한 ‘맞보복’을 천명했다. 특히 그는 이스라엘을 후원하는 미국에도 “범죄를 저지르고 아동을 학살하는 정권에 대한 지지를 거두라”고 경고했다.이 같은 중동 긴장을 완화시키기 위해 블링컨 장관은 21~25일 중동 순방에 나섰다. 다만 하마스와의 전쟁 발발 후 줄곧 불협화음을 빚은 네타냐후 정권과 바이든 행정부의 이견은 여전하다.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17일 미국에 헤즈볼라와의 휴전 조건으로 레바논 남부에서의 작전권을 요구했다.중동의 대표적인 분쟁 지역인 레바논 남부는 이 지역을 영토로 삼고 있는 레바논 정부군과 긴장 완화를 위해 주둔중인 유엔 평화유지군의 작전만 가능하다. 이스라엘의 작전권 요구는 레바논의 주권을 침해할 뿐 아니라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완전 철군’을 조건으로 채택된 2006년 유엔 안보리 결의 ‘1701호’에도 반하는 내용이다.이스라엘은 이 1701호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헤즈볼라가 이 일대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며 작전권 요구의 정당성을 주장한다. 사실상 미국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휴전 조건을 내걸어 전쟁 지속 의사를 강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헤즈볼라 자금줄 옥죄는 이스라엘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돈줄도 강하게 옥죄고 있다.시리아 관영 사나통신에 따르면 21일 다마스쿠스에서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헤즈볼라의 재정 책임자가 타고 있던 자동차가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았다. 이 책임자를 포함해 2명이 숨졌다. 이스라엘 측은 이 책임자가 이란발(發) 자금을 헤즈볼라에 들여오고 분배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본다.이스라엘은 20일에도 레바논 전역에서 헤즈볼라의 자금 조달을 도운 것으로 알려진 금융사 ‘알까르드 알하산’ 지점 30여 곳을 공습했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외곽의 사헬 병원 지하에 지난달 27일 공습으로 사망한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생전 보관했던 5억 달러(약 6900억 원) 규모의 금괴와 현금 사진도 21일 공개했다. 수장을 잃은 헤즈볼라 구성원의 심리적 동요를 느끼게하고, 국제사회에 나스랄라를 공격한 것에 대한 정당성을 입증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채식주의자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답변을 찾고자 계속 집착하게 됩니다.”한강의 소설집 ‘채식주의자’(2007년)를 베트남어로 번역한 황하이번(46)은 20일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황 번역가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채식주의자를 번역했다. 채식주의자는 2010년 베트남에서 출간되며 처음으로 해외 독자들과 만났다. 황 번역가가 채식주의자를 접한 계기는 2005년 이상문학상 수상집이었다. 당시 서울대 국어국문학과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있던 황 번역가가 대상을 수상한 한강의 중편 ‘몽고반점’을 읽은 것. 몽고반점은 육식을 거부하는 여성 ‘영혜’의 형부인 비디오 아티스트 ‘나’가 화자로 나온다. 그가 엉덩이에 몽고반점이 남아있다는 처제 영혜를 모델로 세우는 이야기다. 몽고반점이 발표되고 2년 뒤, 영혜를 주인공으로 한 연작을 엮어 채식주의자가 출간됐다. 자신의 직감을 따른 황 번역가는 누구보다 빨리 번역서를 내놨다. “몽고반점은 미학적이고 아름다운 작품이었어요. 인물의 감정에 고스란히 빠져들었어요. ‘아, 이건 예술이다’라는 인상을 받았고, 뇌리에서 떠나지를 않더라고요. 그래서 채식주의자가 나오자마자 번역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해외 문단의 평가가 나오기 전이었지만, 좋은 작품이라는 확신이 있었죠. 그만큼 제가 사랑한 작품입니다.” 번역 작업 중 한강과 만나는 기회도 생겼다. 2009년 한국문학번역원 주최 번역가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 당시 호치민국립대 한국학부에서 강사로 학생들을 가르치던 그는 한달 반 동안 레지던시 참여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 그는 “작가님과 떠난 문학기행은 소중한 경험이었다. 궁금한 점을 직접 여쭤봤고, 이후에도 이메일로 소통하면서 작업했다”고 했다. 황 번역가가 채식주의자를 작업한 지도 벌써 15년이나 흘렀다. 그는 문장이 어렵지는 않던 작품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소설의 관능적이고 신비롭고 모호한 분위기를 독자들에게 잘 전달하기 위해 신경 썼다고 했다. 그는 “번역을 마치고도 여러 해가 지나서야 작품의 의미를 이해한 것 같다”고 했다. ▶관련 기사: 채식주의자 출간 직후(2007년) 소설가 한강 인터뷰황 번역가는 1세대 베트남어 번역가다. 1992년 양국 수교 이듬해에 베트남에 한국학과가 설치됐다. 그리고 1996년 하노이국립대에 입학한 황 번역가는 한국어 전공을 선택했다.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 싶었어요. 한-베 사전이 없어 한-영 사전과 영-베 사전을 끼고 공부했습니다. 어렵게 공부했지만 재밌었어요. 대학 4학년 때는 배우 김혜수, 배용준 주연 44부작 드라마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의 베트남어 번역에도 같이 참가했죠.”한국 드라마가 큰 사랑을 받는 베트남이지만, 한국 문학은 여전히 낯설었다. 그러나 2016년 한강의 맨부커상을 받으며 분위기가 바뀌었다. 노벨 문학상까지 받자, 베트남에 출간된 한강 작품 세권(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흰)은 모두 동난 상태다. 황 번역가는 “가부장제가 강한 유교 문화권이고, 전쟁의 아픔을 겪은 베트남 독자들은 누구보다 한강의 작품에 공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제 베트남에는 ‘한강 문학의 기적’ 열풍이 불고 있다. 한강 작품 세계와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을 넘어 “우리도 노벨 문학상을 받아보자”는 희망이 싹튼 것. 베트남은 중국, 프랑스, 미국 등 외세와 맞서며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문학을 발달시켜 온 국가다. 문학 독자층 또한 두텁다. “베트남 주요 언론은 한국의 ‘한국 문학 세계화’ 전략을 집중 조명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가 문학번역 지원과 번역가 육성에 물심양면 지원했고, 외국인 대상 한국어 교육에도 굉장히 많이 투자한 점에 주목한 것이죠.”17일(현지 시간) 호치민국립대 한국학부 주최로 연 ‘한강과 한국 문학의 기적’ 세미나에는 600명 넘게 모이며 베트남 사회의 뜨거운 관심을 보여줬다. 한국 문학을 연구하는 베트남 학자들이 발표자로 나섰고 황 번역가도 ‘채식주의자 번역 및 한강 작품의 인문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을 주제로 발표했다.그는 “학생들에게 한강 문학을 어떻게 가르치면 좋을지 질문하러 멀리서 찾아온 고등학교 문학 교사도 있었고, 한국학계와 문학계뿐 아니라 영화계 등 다양한 분야의 학생과 연구자들이 참석해 놀라웠다”고 전했다. 황 번역가가 느끼는 한국 문학의 힘은 무엇일까. “한국 드라마나 영화는 인물의 심리를 너무나 잘 표현합니다. 한국 문학이 영향을 줬을 것 같아요. 좋은 글을 읽어야 좋은 글을 쓸 수 있거든요. 사실 저는 현재 문학번역을 쉬고 있는데, 한강의 차기작은 꼭 번역하고 싶습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1일부터 레바논 국경을 넘어 지상전을 개시한 이스라엘이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돈줄’로 알려진 금융기관을 공습하는 등 갈수록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16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최고지도자인 야흐야 신와르 사살 전후로 무력 충돌이 더욱 거세지고 있어 미국 등의 중재에도 당분간 휴전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0일 밤 이스라엘군은 베이루트 외곽 다히예에 있는 금융기관 ‘알까르드 알하산’ 지점 세 곳을 공습했다. 이스라엘군은 “해당 금융기관들은 헤즈볼라의 자금 조달에 관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1983년 설립된 알까르드 알하산은 ‘헤즈볼라의 돈줄’로 불리는 곳으로 2007년부터 미 재무부 제재 명단에 올라 있다. 같은 날 이스라엘군은 베이루트 외곽에 있는 헤즈볼라 정보국과 지하 무기고도 공습했다. 이 과정에서 헤즈볼라 간부 3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 5일 대선을 앞둔 미국은 이스라엘 측에 공습 규모 축소를 요청하는 등 휴전 중재에 나서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귀담아듣지 않는 모양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19일 “(이스라엘 공격으로) 민간인 피해가 너무 많다”며 “베이루트 인근 공습을 축소할 것을 촉구한다”고 이례적으로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하지만 다음 날 레바논 접경지인 이스라엘 북부 군부대 시찰에 나선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우리 목표는 이스라엘 북부 주민의 귀환을 위해 (헤즈볼라 근거지인) 레바논 남부를 완전히 청소하는 것”이라며 “적을 단순히 물리치는 것을 넘어 남부 마을을 완전히 파괴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에 주둔하고 있는 유엔평화유지군(UNIFIL)도 공격했다. UNIFIL은 20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스라엘군이 초소와 울타리를 불도저로 고의로 무너뜨렸다”며 “이는 명백한 국제법 및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규탄했다. UNIFIL은 2006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34일 전쟁’ 뒤 유엔 안보리에서 채택한 결의 1701호에 따라 레바논 국경지대에 주둔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동 특사인 아모스 혹스틴 백악관 선임 고문은 휴전 협상을 위해 21일 레바논을 방문할 예정이지만, 이스라엘이 오히려 공세를 강화하고 있어 휴전 협상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혹스틴 선임 고문은 레바논의 총리(이슬람 수니파)와 국회의장(이슬람 시아파) 등과 만나 휴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인터넷 정치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혹스틴의 레바논 방문을 앞두고 17일 미국에 휴전 협상의 조건으로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주둔’을 요구하고 나섰다. 미 행정부 고위급은 “이스라엘의 휴전 조건은 레바논으로선 주권 침해로 여길 것이라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이라고 전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1일부터 레바논 국경을 넘어 지상전을 개시한 이스라엘이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돈줄’로 알려진 금융기관을 공습하는 등 갈수록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16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최고지도자인 야흐야 신와르 사살 전후로 무력 충돌이 더욱 거세지고 있어 미국 등의 중재에도 당분간 휴전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로이터통신 등등에 따르면 20일 밤 이스라엘군은 베이루트 외곽 다히예에 있는 금융기관 ‘알카르드 알하산’ 지점 세곳을 공습했다. 이스라엘군은 “해당 금융기관들은 헤즈볼라의 자금 조달에 관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1983년 설립된 알카르드 알하산은 ‘헤즈볼라의 돈줄’로 불리는 곳으로 2007년부터 미 재무부 제재 명단에 올라 있다. 같은 날 이스라엘군은 베이루트 외곽에 있는 헤즈볼라 정보국과 지하 무기고도 공습했다. 이 과정에서 헤즈볼라 간부 3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다음 달 5일 대선을 앞둔 미국은 이스라엘 측에 공습 규모 축소를 요청하는 등 휴전 중재에 나서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귀담아 듣지 않는 모양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19일 “(이스라엘 공격으로) 민간인 피해가 너무 많다”며 “베이루트 인근 공습을 축소할 것을 촉구한다”고 이례적으로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하지만 다음 날 레바논 접경지인 이스라엘 북부 군부대 시찰에 나선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우리 목표는 이스라엘 북부 주민의 귀환을 위해 (헤즈볼라 근거지인) 레바논 남부를 완전히 청소하는 것”이라며 “적을 단순히 물리치는 것을 넘어 남부 마을을 완전히 파괴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에 주둔하고 있는 유엔평화유지군(UNIFIL)도 공격했다. UNIFIL은 20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스라엘군이 초소와 울타리를 불도저로 고의로 무너트렸다”며 “이는 명백한 국제법 및 안보리 결의안 위반”이라고 규탄했다. UNIFIL은 2006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34일 전쟁’ 뒤 유엔 안보리에서 채택한 결의 1701호에 따라 레바논 국경지대에 주둔하고 있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동 특사인 아모스 호치스타인 백악관 선임 고문은 휴전 협상을 위해 21일 레바논 방문할 예정이지만, 이스라엘이 오히려 공세를 강화하고 있어 휴전 협상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호치스타인 선임 고문은 레바논의 총리(이슬람 수니파)와 국회의장(이슬람 시아파) 등과 만나 휴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인터넷 정치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호치슈타인의 레바논 방문을 앞두고 17일 미국에 휴전 협상의 조건으로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주둔’을 요구하고 나섰다. 미 행정부 고위급은 “이스라엘의 휴전 조건은 레바논으로선 주권 침해로 여길 것이라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이라고 전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순찰을 돌던 19세 이스라엘 군인들이 신와르를 발견했다.” 이스라엘군의 보병 분대장 양성조직 ‘828비슬라흐’ 여단의 19세 병사들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최고지도자 야흐야 신와르를 16일(현지 시간)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인근 텔술탄에서 맞닥뜨려 그의 제거까지 이끌어냈다고 미국 정치매체 액시오스가 17일 보도했다. 신와르는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 발발 당일 이스라엘 민간인 1200여 명을 살해하고 250여 명을 인질로 붙잡는 작전을 주도했다. 이스라엘은 이런 신와르를 줄곧 ‘제거 0순위’로 천명하고 40만 달러(약 5억4800만 원)의 현상금도 걸었다. 하지만 그는 1년 넘게 이 추적을 피했다. 특히 신와르는 베테랑 병사나 정보요원이 아닌 어린 훈련병들의 일상적인 순찰 과정에서 발견됐다. 당초 그가 가자지구 곳곳에 있는 지하 땅굴 깊숙이 은신했으며 ‘인간 방패’ 용도로 이스라엘 인질까지 대동하고 있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그는 텔술탄 주택가에 홀로 있었고 인질도 대동하지 않은 채 최후를 맞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하마스 모두 ‘신와르 사망과 종전은 별개’라며 전쟁을 계속할 뜻을 보였다. 네타냐후 총리는 17일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하마스가 속히 인질을 석방해야 한다고 외쳤다. 그러자 하마스 간부 칼릴 알하이야는 18일 AP통신에 “가자지구의 이스라엘군 철군이 없으면 인질 송환도 없다”고 맞섰다.● 신와르인 줄 모르고 제거 후 신원 확인 신와르 제거는 치밀하게 준비된 작전이 아니라 우연에 가까웠다. 16일 828여단 병사들은 텔술탄 일대를 순찰하던 중 3명의 무장세력과 맞닥뜨렸다. 3명 중 1명이 주거용 2층 건물로 피신했고 이스라엘군은 무인기(드론)로 그가 건물 내에 살아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때 10대 훈련병들의 보고를 받은 828여단 대대장이 건물에 포격 명령을 내렸고 전차 포탄 등으로 그를 제거할 수 있었다. 이 1명이 바로 신와르다. BBC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당초 제거한 사람이 신와르임을 알지 못했다. 시신의 얼굴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눈 근처의 독특한 점, 삐뚤빼뚤한 치아 등이 신와르와 놀랍도록 닮았음을 인지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대원들이 신와르의 시신에 ‘부비트랩’ 폭발물을 설치했을 가능성 등을 우려해 지문이 있는 시신의 손가락 일부만 잘라 기초 신원 확인 작업을 거쳤다. 이후 치아 등의 법의학 검사로 최종 확인을 단행했다. 신와르는 이스라엘 군인 2명을 살해하고 이스라엘에 협력한 팔레스타인인 4명의 살해를 모의한 혐의로 1989년부터 2011년까지 22년간 이스라엘 감옥에 수감됐다. 이를 통해 이미 그의 DNA를 확보했던 이스라엘은 쉽게 신원 확인을 마쳤다.● 탐지 드론 향해 막대기 던지며 필사 저항 이스라엘군은 17일 신와르의 최후 모습이 담긴 약 20초 분량의 영상도 공개했다. 노출을 피하기 위해 두건으로 얼굴을 가린 그는 포격으로 완전히 무너진 해당 건물에서 먼지를 뒤집어쓴 채 소파에 힘없이 앉아 있었다. 부상을 입은 듯한 오른팔의 움직임도 불편해 보였다. 그는 자신을 탐지하려는 이스라엘 드론을 향해 잔해 속에 나뒹굴던 나무 막대기를 던지며 위치가 발각되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몸부림쳤다. 신와르는 1962년 당시 이집트가 통치하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난민 캠프에서 태어났다. 1987년 제1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반이스라엘 독립 투쟁) 때 하마스에 가담했다. 이스라엘은 전쟁 발발 후 하마스의 1∼3인자와 간부를 속속 제거했다. 올 1월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일대 공습을 단행해 하마스 정치국 부국장 겸 서열 3위인 살레흐 알 아루리를 제거했다. 같은 해 7월 서열 1위인 하마스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 신와르의 최측근 무함마드 데이프 또한 제거했다. 하니야 사망 전 2인자였으며 이후 1인자에 오른 신와르 또한 16일 숨지면서 하마스 지도부가 사실상 와해됐다.● 해리스, 네타냐후에 “빠른 종전” 압박 11월 5일 미국 대선이 채 2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카멀라 해리스 미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신와르도 제거했으니 얼른 하마스와 휴전 협상을 체결하라”는 취지로 압박했다. 해리스 후보는 과거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이었으나 전쟁 발발 후 조 바이든 행정부의 친(親)이스라엘 노선에 반발하는 무슬림계 유권자의 이탈 조짐으로 고민하고 있다. 특히 무슬림이 많은 미시간주, 위스콘신주 등의 지지율 조사에서 한때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를 앞섰지만 최근 거의 따라잡혔다. 17일 위스콘신주를 방문 중이던 해리스 후보는 “팔레스타인 주민이 존엄성, 자유, 자결권을 실현할 수 있도록 전쟁은 반드시 끝나야 한다”고 했다. 16일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해리스 후보와 트럼프 후보는 20만 명 이상의 무슬림이 거주하는 미시간주에서 각각 47%의 지지율로 동률이었다. 해리스 후보는 같은 날 위스콘신주 조사에서도 48%로 트럼프 후보(47%)에게 불과 1%포인트 앞섰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지난해 10월 7일 중동전쟁 발발 당시 이스라엘 민간인 1200여 명을 살해하고 250여 명을 인질로 붙잡는 작전을 주도했던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최고 지도자 야흐야 신와르(62)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진 사실이 확인되면서 전쟁이 새 국면을 맞았다. 11월 5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무슬림계 유권자 이탈을 우려하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겸 민주당 대선 후보는 ‘빠른 종전’을 원하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견을 보여 중동 정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평이 나온다.네타냐후 총리는 17일(현지 시간) “우리의 과제는 끝나지 않았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돌아올 때까지 온 힘을 다해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인질을 풀어주지 않으면 종전할 뜻이 없음을 거론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은 시신의 치아 확인을 통해 하루 전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인근 텔술탄 주택가에서 공습으로 숨진 신와르의 사망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후보는 각각 “지금은 앞으로 나아갈 때” “전쟁을 끝내고, 그 이후의 날을 시작할 시간”이라고 밝히며 하마스는 물론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와도 속히 휴전하라고 압박했다. 당장은 신와르 사망이 해리스 후보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도 이스라엘에 대한 강경 대응을 예고한 헤즈볼라 및 이란의 교전이 격화하면 그의 대선 가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17일 주유엔 이란대표부는 신와르를 ‘순교자’로 추앙하며 “무슬림의 저항 정신이 강화될 것”이라고 맞섰다.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군과 지상전을 벌이고 있는 헤즈볼라 또한 같은 날 이스라엘군에 처음으로 정밀유도미사일을 사용했다고 밝히며 ‘확전’을 선언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북한이 러시아에 병력을 파견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실상 참전하고 있다고 다시 한번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7일 벨기에 브뤼셀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지상군과 기술자 등 약 1만 명을 파병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일부 북한군 장교들은 이미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에 들어와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자국 의회에 출석해서도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같은 날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북한이 무기와 장교들의 현대전에 대한 준비 태세를 시험해 볼 수 있는 기회라고 전했다. 이처럼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실상 참전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17, 18일 브뤼셀에서 진행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방장관 회의에서 ‘북한 파병설’이 비중있게 다뤄질지 주목받고 있다. 이번 회의에는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4개국(IP4) 국방부 고위급 인사가 처음으로 참석하는 데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승전 계획’도 주요 안건으로 다뤄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16일 사전 브리핑에서 북한 파병설에 대해 “확인할 순 없지만 심히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북한은 이미 (러시아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나토는 북한과 러시아 간의 군사 협력 심화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승리계획’ 직접 설명 예정 이번 나토 국방장관 회의에는 나토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핵심 안건으로 올라와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회의에 참석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과 서방 지원 무기를 이용한 러시아 본토 공격 필요성 등을 직접 설명할 예정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앞서 16일 우크라이나 의회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장거리 무기 사용 제한 해제 △러시아의 침략 억지를 위한 비핵 전략 패키지 △우크라이나 천연자원 공동 생산 특별 협정 △전후 유럽 주둔 미군 우크라이나 군대로 대체 등의 승전 계획을 발표했다. 나토 고위 관계자는 워싱턴포스트(WP)에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계획의 요점이지만, 러시아가 이를 막기 위해 전쟁을 벌인 만큼 복잡한 문제다”라고 전했다. 북한 파병설과 관련해 뤼터 사무총장은 “북한과 중국, 이란이 역내에서 러시아의 침략 전쟁을 부추기고 있다”며 “이는 유럽 대서양뿐만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도 명백히 안보에 도전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또 “이번 회의에서 인태 협력국들과 함께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역할’에 대한 기대도 드러냈다. 뤼터 사무총장은 “한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은 물론이고 나토가 최신 첨단 기술이나 산업 생산물에 접근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며 “지금까지 한국이 잘해 왔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러 “북한 파병, 젤렌스키는 간섭 말라” 우크라이나의 북한 참전 주장에 대해 러시아 측이 공식적으로 진위를 밝힌 적은 없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특별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의 참가자 구성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관여할 사안이 아니다. 국방부 소관이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나 자하로바 대변인은 뜬금없이 “부차 학살은 우크라이나가 저지르고 러시아에 뒤집어씌운 사건”이라며 “희생자 명단을 발표하라”는 엉뚱한 답변을 내놨다. 우크라이나 부차는 전쟁 초기 러시아가 점령했던 곳으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대량 학살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지역이다. 한편 미국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대한 4억2500만 달러(약 5812억 원) 규모의 추가 지원을 발표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남은 임기 동안 우크라이나의 안보 지원에 더욱 힘을 실어줄 것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번 지원에는 전쟁에서 사용될 탄약과 차량 등이 포함됐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중국이 역대 최대 규모 대만 포위 훈련을 실시한 바로 다음 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대만 접경지 순찰에 나섰다. 이른바 ‘두 국가론’을 주장하는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에 보내는 경고로 풀이된다. 직후 중국 정부가 “무력 사용의 포기를 약속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내놓자 무력 통일 의지를 강조한 행보라는 분석에도 힘이 실린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15일 대만해협의 요충지로 대만 섬에서 약 260km 떨어진 푸젠성 둥산다오(東山島)의 역사 기념관을 찾았다. 시 주석이 둥산다오를 방문한 것은 2013년 중국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른 뒤 처음이다. 둥산다오는 중국군이 매년 대만을 겨냥한 상륙작전 훈련을 하는 곳이다. 중국공산당과 국민당이 맞붙은 국공내전 당시 격전지였기도 하다. 시 주석은 1953년 둥산다오 전투에 참전한 군 간부 구원창(谷文昌)의 기념관을 방문한 뒤 그의 업적을 학습하라고 지시했다. 대만으로 패퇴한 국민당은 둥산다오 탈환을 시도했으나 1953년 끝내 포기했다. 시 주석은 16일에는 푸젠성 최대 도시 샤먼을 찾아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문화 교류를 통해 대만 동포의 민족과 국가에 대한 정체성을 향상시켜야한다”고 말했다. 대만 통일을 위해 유화책 또한 적극 구사하라는 뜻이다. 중국 정부에서 대만을 담당하는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의 천빈화(陈斌华)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평화 통일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지만 (대만에 대해) 결코 무력 사용을 포기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14일 대만을 담당하는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육해공군 및 로켓군 병력을 투입해 대만 해협과 대만 섬 일대에서 ‘연합 리젠(利劍·예리한 검)―2024B 훈련’을 실시했다. 직후 동부전구 리시(李熹) 대변인은 “대만 독립 시도를 무산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만 국방부는 중국이 이날 훈련에 군용기 125대를 투입했다며 “일일 기준 역대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이는 올 5월 취임한 라이 총통이 취임 후 첫 건국기념일(쌍십절)이었던 10일 연설에서 “중화민국(대만)은 중화인민공화국(중국)과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며 “중국은 대만을 대표할 권리가 없다”고 밝히자 보복 차원에서 감행한 군사훈련으로 풀이된다. 이날 라이 총통은 “중국과 공통 평화와 번영의 추구를 통해 양안 인민들에게 복지를 가져오길 원한다”며 “국가의 주권을 지키겠다는 결심에는 변함이 없다.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현상을 유지하려는 노력에도 변함이 없다”고 주권 수호 의지를 강조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가장 지역적인 이야기가 세계에서도 통한다는 점을 칸 영화제 수상으로 확인했습니다.” 올 5월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에서 인도 영화 최초로 심사위원대상(2위)을 수상한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에서 주인공 ‘프라바’를 연기한 인도 배우 카니 쿠스루티(39·여·사진)가 밝힌 수상 소감이다.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인도 영화가 초청된 것은 30년 만인 데다 이 영화가 심사위원대상까지 수상하자 주연인 그에게도 많은 관심이 쏠렸다.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으로 최근 한국을 찾은 그는 9일 동아일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이번 수상이 더 많은 인도 영화가 전 세계에 알려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영화는 각각 고향을 떠나 인도 경제 중심지 뭄바이의 병원에서 일하는 세 여성의 삶과 우정을 그렸다. 국내에서는 내년에 개봉한다. 연극 배우 출신인 쿠스루티는 이번 영화에서 자연스럽고 생생한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그 비결은 바로 ‘거듭된 연습’이라고 소개했다. 쿠스루티는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질의응답 세션을 통해 여러 한국 관객과 소통했다. 한국 관객의 질문 수준이 매우 높았다며 “한국의 영화 팬층이 매우 두껍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인터뷰 전문 보기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북한이 러시아 편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실상 참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16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의회에서 “우리 정보기관이 북한에서 러시아로 무기뿐 아니라 인력 이동도 이뤄지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들은 전쟁에서 사망한 러시아인을 대신할 공장의 근로자다. 또 러시아 군대를 위한 인력”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러시아를 돕기 위해 병력도 파견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어 “북한은 러시아 편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두 번째 국가”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매체에서도 북한의 파병 관련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15일 키이우포스트는 우크라이나군 관계자를 인용해 러시아군이 제11공수돌격여단에 북한군 장병으로 구성된 ‘부랴트 특별대대’를 만들어 훈련하고 있고, 동원된 북한군이 최대 3000여 명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키이우인디펜던트도 서방 외교관을 인용해 북한이 러시아에 약 1만 명의 병력을 파견했다고 전했다. 국가정보원은 우크라이나 매체 보도와 관련해 16일 “사실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밀 추적 중”이라며 “사실 확인을 위해 우크라이나 측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김용현 국방부 장관도 8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우크라이나에서 있었던 북한군 사상자 발생은 여러 정황상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해 파병 가능성이 큰 것으로 봤다. 북한과 러시아는 올 6월 상대방에 대한 군사 원조를 약속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조약(북-러 조약)’을 체결했고, 최근 비준 절차에 돌입했다. 조약이 비준되면 양국은 더욱 밀착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하고 있다면 그 규모가 더욱 커지고 특수 부대 등 전투 병력 파견이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북-러 밀착에 따른 ‘러시아 리스크’가 한반도에서 위협으로 떠오를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은 15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시카고 경제클럽’ 대담에서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한국은 (주한미군 방위비로) 연간 100억 달러(약 13조6500억 원)를 냈을 것”이라며 “한국은 머니 머신(money machine·현금 지급기)”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후보는 한국은 미국에 거액의 방위비를 지급할 능력이 있는 부유한 국가란 것을 강조하기 위해 ‘머니 머신’이라고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또 다음 달 5일 대선에서 승리하면 이달 초 한미가 합의한 제12차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재협상을 요구할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 양국은 이달 초 SMA 협상을 타결하며 2026년부터 5년간 한국이 부담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에 합의했다. 한국은 첫해인 2026년도 분담금을 올해보다 8.3% 오른 1조5192억 원 부담한 뒤 이후에는 물가상승률에 따라 분담금을 증액하기로 했다. 하지만 트럼프 후보는 재집권 시 이번에 합의된 금액의 약 9배 수준인 100억 달러를 요구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北, 파병으로 러와 더 밀착… “러, 북한군 3000명 특별대대 편성”[젤렌스키 “北, 우크라전 참전”]젤렌스키 “무기 이어 인력지원 확인”… 美 “北 지원, 실제로 전장에 영향”6월 ‘北-러 조약’이후 군사협력 강화… 러도 한반도 유사시 北에 파병할수도“사실상 북한은 러시아 편에서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한 전쟁에 ‘참전’한 두 번째 국가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자국 의회에 출석해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는 물론 인력도 공급한 사실을 정보기관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북한의 인력 중 러시아 군대를 위한 인력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북한의 파병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북한과 러시아가 6월 19일 맺은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북-러 조약)’에 따라 군사 협력을 대폭 강화하고 있는 게 현실로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한반도에서 ‘러시아 리스크’가 계속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북, 러에 병력이나 지원 인력 파견한 듯”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 당국은 북한 파병설을 뒷받침할 정황들이 있다고 보고 현재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과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 다만 정부 소식통은 ‘1만 명 파견설’ 등 구체적인 수치에 대해선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답했다.북한은 지난해부터 러시아에 100만 발 이상의 포탄과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 ‘북한판 에이태큼스’ KN-24 등 주요 단거리 미사일 등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0일 우크라이나 당국자를 인용해 “러시아에 북한산 탄도미사일 운용을 지원하기 위해 북한이 군 기술자 수십 명을 전선에 파견했다”고 보도했다.국방정보본부는 이와 관련된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의 관련 질의에 “북한이 (러시아에) 미사일, 탄약 등을 지원하는 상황에서 기술 지원 인력이 함께 파견됐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판단된다”고 답했다.최근 우크라이나에서도 북한이 병력을 파견한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현지 매체들은 3일 “도네츠크 전선에서 자국군 미사일 공격으로 사망한 러시아 측 20여 명 가운데 북한군 6명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이 북한 병력으로 3000명 규모의 특별대대를 편성 중이라거나 북한이 러시아에 최대 1만 명을 보냈다는 등 ‘파병설’이 꾸준히 제기됐다. 15일에는 북한군 18명이 탈영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러, 한반도 유사시 참전할 수도”북한이 러시아에 전쟁 투입 병력까지 직접 지원한 게 사실로 드러나면 한국 정부에도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러 조약엔 “쌍방 중 어느 일방이 무력 침공을 받아 전쟁 상태에 처하는 경우, 타방은 자기가 보유한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고 명시돼 있다. 북한이 이 조약대로 군사적 원조를 했다면, 한반도는 물론 국제 안보에도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외교 소식통은 “향후 한반도 유사시 러시아가 파병이나 첨단 무기 지원으로 참전할 가능성도 커진 것”이라고 우려했다.젤렌스키 대통령이 직접 북한의 인력 공급을 확인했다고 밝힌 만큼, 향후 우크라이나가 우리 정부에 살상 무기 제공을 요청할 가능성도 커졌다. 6월 북-러 조약 체결 당시 대통령실은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기존 방침을 재검토하겠다”고 했지만, 실질적인 지원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북한이 전투 병력을 보낸 사실이 확인되면 우크라이나는 노골적으로 무기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미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절차에 대한 법적 검토는 마친 상황이다. 무기 지원 시 155mm 포탄이나 대전차 유도탄 등 탄약부터 우선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16일 오후 한미일 외교차관협의회를 가진 뒤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군사 작전에 활용되는 북한의 지원 물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징후가 있다”며 “북한의 지원이 실제로 전장에서 영향을 느낄 정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홍균 외교부 1차관도 “보도가 사실이면 북한이 직접 전쟁에 참여하는 것이기에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고 우려했다. 또 한미일 외교차관은 이날 열린 제14차 한미일 외교차관협의회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차관들은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들을 위반하는 무기 이전을 포함한 러-북 군사협력 심화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스라엘 건국’을 두고 날카롭게 대립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1948년 이스라엘 건국 당시 “유엔이 ‘팔레스타인을 유대인 국가와 아랍 국가로 분할한다’고 결의한 결과 건국됐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건국에 기여한 유엔의 역할을 인정하고, 최근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에서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교전을 벌이는 와중에 유엔평화유지군(UNIFIL)까지 공격하는 것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은 독립전쟁 승리의 결과”라며 “독립전쟁에는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 생존자들도 참여했는데, 이들 다수는 (친나치 성향인) 프랑스 비시 정권의 피해자였다”는 민감한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마크롱 vs 네타냐후 연일 설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15일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비공개 각료회의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이 유엔에서 채택한 결의안의 결과로 건국됐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지금은 유엔의 결정을 무시할 때가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이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의 전쟁 발발 후 줄곧 유엔의 휴전안에 동의하지 않고 있는 점, 약 1만 명인 레바논 내 UNIFIL 보호 요청을 존중하지 않고 있는 점을 비판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소식이 보도되자 네타냐후 총리는 즉각 반박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건국은 유엔 결의안이 아니라 영웅적인 전사들의 피로 이룬 독립전쟁의 승리 때문이었다”고 받아쳤다. 1947년 11월 유엔은 영국의 위임 통치를 받던 팔레스타인 영토의 약 56%를 유대인에게 준다는 ‘결의안 181’호를 통과시켰다. 이듬해 5월 14일 팔레스타인의 독립이 확정되면서 이 지역 유대인 공동체들은 이에 맞서 이스라엘 건국을 선언했다. 직후 네타냐후 총리가 ‘독립전쟁’이라고 부른 제1차 중동전쟁이 시작됐다. 이 전쟁에서 이스라엘은 이집트,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싸워 이겼고 지중해 및 홍해 일부 지역으로 영토를 늘렸다. 네타냐후 총리는 특히 “독립전쟁의 참전자 다수는 홀로코스트 생존자이며, 비시 정권에서 살아남은 이들도 포함된다”며 프랑스 역사의 민감한 부분을 건드렸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마크롱 대통령과의 통화에선 국제사회의 휴전 요구에도 분명한 반대 의사를 표하며 “일방적인 휴전은 안보 상황을 바꾸지 않는다”고 했다.● 美 “30일 지켜보겠다” 최후통첩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이스라엘을 압박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멜로니 총리는 레바논에 주둔 중인 UNIFIL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 중단을 주장하며 18일 레바논을 직접 방문하기로 했다. 멜로니 총리는 “이스라엘군의 태도가 정당하지 않다”며 노골적인 유엔 결의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이스라엘을 줄곧 지원하던 미국도 변화 조짐이 감지된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최근 이스라엘에 “30일 안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인도적 상황을 개선하지 않으면 군사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일종의 ‘최후통첩’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네타냐후 정권 일각에선 하마스 궤멸을 위해 일부 주민의 아사(餓死)까지 예상되는 구호품 지급 일시 중단을 거론하고 있어 이에 대한 분명한 반대 의사를 표한 셈이다.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14일 이스라엘의 텐트촌 공습으로 온몸이 화염에 휩싸인 사람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소셜미디어에서 널리 퍼졌다. 이날 가자지구 중부 알아끄사 순교자 병원 부지가 공습받아 최소 5명이 숨지고 65명이 부상을 입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