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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 시간) 대만 북동부 화롄 인근에서 발생한 규모 7.2의 강진으로 일부 가동이 중단됐던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TSMC가 4일 밤 “전체 공장 설비를 80% 이상 복구했으나, 일부 라인은 생산 재개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TSMC는 “일부 장비가 손상돼 생산 라인에 영향을 미치긴 했지만 노광장비(EUV)를 포함한 주요 설비는 문제가 없다”고 상황을 전했다. 또 “신규 공장 건설 공사는 재개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장비 복귀율은 공정에 따라 80% 안팎이어서 생산 일정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강진으로 TSMC를 포함해 대만 7대 반도체 제조 업체들은 총 100억 대만달러(약 4200억 원) 이상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고 대만 매체들은 내다봤다. 피해 복구에 애쓰고 있는 대만은 4일 인명 구조에 전력을 쏟고 있다. 4일 오후 8시 기준 사망자는 10명으로 늘었고, 부상자는 1000명을 넘어섰다. 특히 고립되거나 실종된 사람이 약 700명으로 크게 늘어나 새벽부터 군과 소방 인력 등을 총동원해 시간 싸움을 벌이고 있다.대만 화롄현 타이루거(太魯閣) 국립공원 인근 징잉(晶英)호텔 직원인 차오(曹) 씨는 3일 오전 동료 40여 명과 버스를 타고 출근하다가 강진을 겪었다. 터널을 지날 때쯤 땅이 크게 흔들리더니 커다란 바위가 차 지붕 위로 떨어졌다. 잠시 뒤 산사태가 멈췄지만 17세 동료 직원은 버스를 뚫고 들어온 돌에 깔려 양쪽 다리가 부러졌다. 차오 씨는 “깜깜한 터널에서 밤새 돌 떨어지는 소리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며 “모두 이대로 죽는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7명은 흙먼지로 가득한 터널 안에서 꼬박 밤을 지새웠고, 고립 30시간 만인 4일 오후 구조됐다. 함께 구조된 추(邱) 씨는 구조대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감히 다시는 산에 오르지 못하겠다”고 털어놨다. 고립된 사람 가운데 600여 명은 협곡으로 유명한 타이루거 국립공원 내 호텔이나 정상 사무소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차오 씨와 추 씨가 갇혀 있던 장소 역시 국립공원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중헝(中橫) 고속도로였다. 도로 중간에 경치를 즐길 수 있는 개방형 터널이나 산책로가 있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구조대원들은 4일 날이 밝자 굴착기 등 중장비를 동원해 막힌 도로를 헤쳐 나갔고, 오후에 직원 7명을 먼저 구조했다. 이들이 발견된 곳에서 약 3km 떨어진 주추둥(九曲洞) 인근에 있던 직원 20여 명도 수색을 위한 무인기(드론) 카메라에 양호한 상태로 포착됐다. 하지만 진앙과 가까운 화롄으로 가는 도로가 상당 부분 끊어지고, 해안과 협곡을 끼고 있는 지형은 진입이 쉽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 게다가 지진 발생 하루 뒤인 4일에도 350회가 넘는 여진이 이어져 구조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협곡을 트레킹하다 소식이 끊겼던 영국·스위스 관광객 8명도 이날 오전 극적으로 구출됐다. 이들은 지진 직후 휴대전화가 끊기고 식수도 떨어졌으나, 싸 왔던 간식을 먹으며 버텼다고 한다. 밤새 차도를 향해 걸었던 덕에 아침에 수송트럭을 만나 구조됐다. 대만 최대 시멘트회사인 TCC의 허핑(和平) 공장에서 고립됐던 직원 59명도 무사히 탈출했다. 소방당국은 4일 오전 일찍 헬리콥터로 이들에게 구호물품을 전달했으며 동료들을 찾아 나선 ‘TCC 채굴팀’이 직원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깜깜한 터널 속에서 밤새 돌 떨어지는 소리에 잠을 이룰 수 없었어요. 모두 이대로 죽는다고 생각했어요.”대만 화롄현 타이루거(太魯閣) 국립공원 인근 징잉(晶英)호텔 직원인 차오(曹) 씨는 3일 오전 동료 40여 명과 버스를 나눠타고 출근하는 길이었다. 터널을 지날 때쯤 땅이 크게 흔들리더니 커다란 바위가 차 지붕 위로 떨어졌다. 잠시 뒤 산사태가 멈췄지만 17세 동료 직원은 버스 지붕을 뚫고 들어온 돌에 깔려 양쪽 다리가 부러졌다. 터널 안은 흙먼지로 온통 회색빛이었다. 7명은 그 자리에서 꼬박 밤을 지샜고 고립 30시간 만인 4일 오후 구조됐다. 함께 구조된 추(邱) 씨는 구조대원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감히 다시는 산에 오르지 못하겠다”고 털어놨다.3일 북동부 화롄 인근에서 발생한 규모 7.2의 강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대만은 하루가 지난 지금도 인명 구조에 전력을 쏟고 있다. 4일 오후 8시 기준 사망자는 10명으로 늘었고, 부상자는 1000명을 넘어섰다. 특히 고립되거나 실종된 사람이 약 700명으로 크게 늘면서 새벽부터 군과 소방 인력 등을 총동원해 시간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립된 사람 가운데 600여 명은 협곡으로 유명한 타이거루 국립공원 내 호텔이나 정상 사무소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차오 씨와 추 씨가 갇혀 있던 장소 역시 국립공원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중헝(中橫) 고속도로였다. 도로 중간에 경치를 즐길 수 있는 개방형 터널이나 산책로가 있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구조대원들은 4일 날이 밝자 굴착기 등 중장비를 동원해 막힌 도로를 헤쳐나갔고, 오후 직원 7명을 먼저 구조했다. 이들이 발견된 곳에서 약 3km 떨어진 주추둥(九曲洞) 인근에 있던 직원 20여 명도 수색을 위한 무인기(드론) 카메라에 양호한 상태로 포착됐다. 하지만 진앙지와 가까운 화롄으로 가는 도로가 상당 부분 끊어지고, 해안과 협곡을 끼고 있는 지형은 진입이 쉽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 게다가 지진 발생 하루 뒤인 4일에도 350회가 넘는 여진이 이어지고 있어 구조를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다행히 구조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협곡 산책로를 트래킹하다 소식이 끊겼던 영국·스위스 관광객 8명이 이날 오전 극적으로 구출됐다. 이들은 지진 직후 휴대전화가 끊기고 식수도 떨어져 위험한 상황이었으나, 싸왔던 간식을 먹으며 버텼다고 한다. 밤새 차도를 향해 걸었던 덕에 아침에 수송트럭을 만나 구조됐다. 대만 최대 시멘트회사인 TCC의 허핑(和平)공장에서 고립됐던 직원 59명도 무사히 탈출했다. 소방당국은 4일 오전 일찍 헬리콥터로 이들에게 구호물품을 전달했으며, 동료들을 찾아 나선 ‘TCC 채굴팀’이 직원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 대만매체 쯔유(自由)시보는 “채굴팀은 허핑 아오화 부족 출신이라 현지 지형에 밝았다”며 “오래 전에 사용하던 숲길을 따라 내려오는 길을 안내했다”고 했다.지진으로 일부 가동이 중단됐던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TSMC는 3일 밤 성명을 통해 “일부 장비가 손상돼 생산 라인에 영향을 미치긴 했지만, 노광장비(EUV)를 포함한 주요 설비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장비 복귀율은 공정에 따라 70~80%여서 생산 일정에 다소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이번 강진으로 TSMC를 포함해 대만 7대 팹 회사들은 총 100억 대만 달러 이상(약 4200억 원)의 손실을 입을 전망이라고 대만 매체들은 내다봤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TSMC 등 반도체 공장이 다수 있는 대만에서 규모 7.2의 강진이 발생하자 관련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대만 북부 지역의 반도체 생산 시설 일부가 가동을 일시 중단했지만 아직까지 큰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다만 계속되는 여진 여파 등에 따라 글로벌 공급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TSMC는 3일 지진 발생 직후 일부 생산라인 직원들에게 대피령을 내리고 주난 지역 일부 공장의 가동을 6시간 중단시켰다. TSMC는 이후 성명을 통해 “현재 안전 시스템이 정상 작동 중이며 대피한 직원들도 정상적으로 업무에 복귀했다”고 밝혔다. 다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공장 건설 작업은 잠시 중단하고, 안전 검사를 마친 뒤 재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TSMC의 대만 내 공장이 주로 서부에 위치해 있어 북동부에서 발생한 이번 지진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생산 일시 중단으로 인한 추정 손실이 6000만 달러(약 810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대만 내 파운드리 2위 업체인 유나이티드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와 애플 협력사인 대만 폭스콘 등도 일부 제조 공정을 일시 중단했다. 대만 매체들은 “1999년 ‘921 대지진’ 이후 진도 4 이상이 감지되면 보호 장치가 가동되도록 기계의 내진 설비를 강화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만에 판매법인을 두고 있거나 대만에서 반도체를 공급받는 현대자동차그룹 등 한국 기업들도 지진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로선 이번 지진으로 반도체 등 부품 공급에는 차질이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망과 관련해 혹시 여파가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지진으로 대만의 지정학적 취약점도 다시 불거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정밀한 반도체 공정의 특성상 단 한 번의 진동으로도 전체 가동이 중단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지진으로 대만의 물류나 전력 인프라가 손상될 경우 반도체 칩 배송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날 대만 증시에서 TSMC 주가는 전일 대비 1.27% 하락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3일 대만 북동부 화롄에서 남동쪽으로 약 25km 떨어진 곳에서 규모 7.2의 강진이 발생했다. 1999년 9월 21일 중부 난터우현에서 규모 7.3의 강진이 발생해 2400여 명이 숨진 ‘921 대지진’ 이후 25년 만에 가장 강력한 규모다. 대만 기상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58분(현지 시간) 화롄 일대에서 발생한 강진은 수도 타이베이, 인근 신베이, 중부 타오위안 등 대만 전역은 물론 바다 건너 중국 남서부 푸젠성에서도 진동이 감지될 정도로 강한 위력을 발휘했다. 이후 산사태와 건물 붕괴가 이어져 대만에서 오후 8시 반(한국 시간) 현재 최소 9명이 숨지고 946명이 다쳤다. 지진 발생 직후 건물들이 약 1분간 격렬하게 흔들렸고 일부는 무너지거나 중심을 잃고 심하게 기울어졌다. 붕괴된 건물에 최소 50여 명의 주민이 갇혀 있어 인명 피해가 더 늘어날 수 있다. 지진 직후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는 진원지에서 130km 떨어진 주난 지역 공장의 일부 생산라인 조업을 일시 중단하고 직원들을 긴급 대피시켰다. 대만에 인접한 일본 오키나와현과 필리핀에도 한때 지진해일(쓰나미) 경보가 내려졌다. 오키나와에 지진해일 경보가 발령된 건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후 13년 만이다. 오키나와는 주일미군 기지 여러 곳이 있는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안보 요충지라 비상이 걸렸다. 다만 큰 피해는 없어 경보는 이날 오후에 해제됐다. 이번 지진은 진원으로부터의 거리나 에너지 전파 방향 등으로 한국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은 대만과 일본 등에서 지진이 이어지는 만큼 “한반도 역시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란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원폭 32개 위력에… 화롄 건물 붕괴-산사태, 대만 전체가 흔들 [대만 25년만에 최대 강진]150차례 여진 이어져 950여명 사상… 출근길 시민들 비명 “재난영화 방불”150km 떨어진 타이베이 5.0 진동… 오키나와 미군기지도 쓰나미 경보 “열차가 심하게 흔들리고 창밖으로 산이 뿌연 먼지를 일으키며 무너지고 있었습니다.” 3일 오전 대만 수도 타이베이에서 북동부 화롄으로 가는 기차를 탔던 타이베이 시민 훙모 씨가 현지 매체 롄허보에 전한 지진 당시의 긴박한 상황이다. 그는 ‘재난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며 “지진해일(쓰나미) 경보까지 울려 정말 무서웠다”고 했다. 이날 오전 7시 58분(현지 시간) 화롄현 남동쪽 25km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7.2의 강진은 대만 전역을 강타했다. 진앙에서 약 150km 떨어진 타이베이에서도 진도 5의 진동이 감지됐다. 출근길 타이베이 지하철에서는 심한 진동으로 곳곳에서 승객들이 주저앉고 비명을 질렀다. 미국 지질조사국(USCG)은 지진 규모를 7.4, 일본은 7.7까지 높여 발표했을 정도로 위력이 셌다. 원자폭탄 32개를 한꺼번에 터뜨린 수준이다. 인구 35만 명이 거주하는 북동부 거점도시 화롄은 진원과 가까워 피해가 특히 컸다. 타이루거 국립공원 산책로에서 등산객 3명이 낙석에 맞아 숨졌고, 동쪽 해안 인근 고속도로에서도 사망자가 나왔다. 현지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에는 지진 당시 도심의 8층짜리 톈왕싱(天王星) 빌딩이 도로 쪽으로 기울어지자 행인들이 황급히 도망가고, 운전자들도 차를 버리고 대피하는 모습이 담겼다. 대만 기상청은 “진원이 육지와 가깝고, 깊이도 매우 얕은 편이라 대만 전역에서 진동을 느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타이베이에 거주하는 한국인 유학생 김모 씨는 “기숙사 책상에 올려둔 커피나 향수병이 모두 쏟아졌다. 무서워 책상 밑으로 숨었는데 20∼30초 동안 진동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타이베이 지하철은 이날 1시간 넘게 운행이 중단됐다. 고속열차는 운행 재개 이후에도 안전상의 이유로 저속 운행했다. 또 대만 전역에서 36만8700여 가구가 정전을 겪었다. 첫 지진 발생 약 10분 뒤 6.5 규모의 지진을 포함해 이날만 150차례가 넘는 여진이 이어졌다. 기상청 또한 “앞으로 3, 4일간 6.5∼7.0의 여진이 계속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지진은 1999년 9월 21일 대만 중부 난터우현 일대를 강타한 ‘921 대지진’ 이후 가장 강력한 지진으로 꼽힌다. 당시 7.3 규모의 강진으로 2400여 명이 숨지고 8600명이 부상을 입었다. 대만은 921 대지진 이후 공공과 민간 건물 모두 리히터 규모 6.0의 지진에 버틸 수 있게 설계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이에 1999년 지진 당시보다 피해가 적었지만, 그럼에도 진원 깊이가 15.5km로 얕아 내진 설계에도 건물이 무너졌다. 이웃 일본과 필리핀도 긴장했다. 일본 오키나와현은 지진 발생 이후 최대 3m 높이의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 당시 공영 NHK방송은 정규방송 대신 긴급 특별 재난방송을 전했고, 필리핀 또한 해안 지역 주민에게 대피를 경고했다. 다만 지진 발생 약 3시간 뒤 쓰나미 위협이 대체로 지나가 양국의 주의보는 모두 해제됐다. 아직까지 지진에 따른 대만 내 교민의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롄 일대에만 약 50명의 한국인이 체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적 긴장 관계에 있는 중국은 즉각 구호 지원 의사를 밝혔다. 대만 업무를 담당하는 중국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본토(중국)는 지진 피해를 입은 대만 동포에게 애도를 표한다.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열차가 심하게 흔들리고 창 밖으로 산이 뿌연 먼지를 일으키며 무너지고 있었습니다.”3일 오전 대만 수도 타이베이에서 북동부 화롄으로 가는 기차를 탔던 타이베이 시민 홍모 씨는 현지 매체 롄허보에 전한 지진 당시의 긴박한 상황이다. 그는 ‘재난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며 “지진해일(쓰나미) 경보까지 울려 정말 무서웠다”고 했다.이날 오전 7시 58분(현지 시간) 화롄현 남동쪽 25㎞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7.2의 강진은 대만 전역을 강타했다. 진앙에서 약 150km 떨어진 타이베이에서도 규모 5.0의 진동이 감지됐다. 출근길 타이베이 지하철에서는 심한 진동으로 곳곳에서 승객들이 주저앉고 비명을 질렀다. 미국 지질조사국(USCG)은 지진 규모를 7.4, 일본은 7.7까지 높여 발표했을 정도로 위력이 셌다. 원자폭탄 32개를 한꺼번에 터뜨린 수준이다.인구 35만 명이 거주하는 북동부 거점도시 화롄은 진원과 가까워 피해가 특히 컸다. 타이루거 국립공원 산책로에서 등산객 3명이 낙석에 맞아 숨졌고, 동쪽 해안 인근 고속도로에서도 사망자가 나왔다. 현지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에는 지진 당시 도심의 9층짜리 톈왕싱(天王星) 빌딩이 도로 쪽으로 기울어지자 행인들이 황급히 도망가고, 운전자들도 차를 버리고 대피하는 모습이 담겼다.대만 기상청은 “진원이 육지와 가깝고, 깊이도 매우 얕은 편이라 대만 전역에서 진동이 느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타이베이에 거주하는 한국인 유학생 김모 씨는 “기숙사 책상에 올려둔 커피나 향수병이 모두 쏟아졌다. 무서워 책상 밑으로 숨었는데 20~30초 동안 진동이 이어졌다”고 전했다.타이베이 지하철은 이날 1시간 넘게 운행이 중단됐다. 고속 열차는 운행 재개 이후에도 안전상의 이유로 저속 운행했다. 또 대만 전역에서 36만8700여 가구가 정전을 겪었다. 첫 지진 발생 약 10분 뒤 6.5 규모의 지진을 포함해 이날만 150차례가 넘는 여진이 이어졌다. 기상청 또한 “앞으로 3,4일 간 6.5~7.0 사이의 여진이 계속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이번 지진은 1999년 9월 21일 대만 중부 난터우현 일대를 강타한 ‘921 대지진’ 이후로 가장 강력한 지진으로 꼽힌다. 당시 7.3 규모의 강진으로 2400여 명이 숨지고 8600명이 부상을 입었다. 대만은 921 대지진 이후 공공과 민간 건물 모두 리히터 규모 6.0에 버틸 수 있도록 설계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이에 1999년 지진 당시보다 피해가 적었지만, 그럼에도 진원 깊이가 15.5㎞로 얕아 내진 설계에도 건물이 무너졌다.이웃 일본과 필리핀도 긴장했다. 일본 오키나와현은 지진 발생 이후 최대 3m 높이의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 당시 공영 NHK방송은 정규방송 대신 긴급 특별 재난방송을 전했고, 필리핀 또한 해안 지역 주민에 대피를 경고했다. 다만 지진 발생 약 3시간 뒤 쓰나미 위협이 대체로 지나가 양국의 주의보는 모두 해제됐다.아직까지 지진에 따른 대만 내 교민의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롄 일대에만 약 50명의 한국인이 체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정치적 긴장 관계에 있는 중국은 즉각 구호 지원 의사를 밝혔다. 대만 업무를 담당하는 중국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본토(중국)는 지진 피해를 입은 대만 동포에게 애도를 표한다.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부동산 시장 부실, 소비 둔화 등으로 중국 경제가 고전하고 있는 와중에도 건강, 관광업을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소비 시장은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중국 고액 자산가가 선호하는 스마트폰 브랜드에서는 중국 화웨이가 애플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2일 대만 롄허보는 ‘중국판 포브스’로 불리는 후룬(胡潤)연구원의 자료를 인용해 올해 중국 프리미엄 소비 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3% 늘어난 약 1조6600억 위안(약 310조 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프리미엄 소비 시장에는 고급 자동차(9000만 원 이상), 명품 의류·시계, 보석, 가전제품, 호화 여행 및 건강관리 산업 등이 포함된다. 후룬 측은 “고급 자동차 시장 규모가 다소 줄었지만 호화 여행 산업 등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전체 시장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연구원은 이번 조사를 위해 평균 자산이 4500만 위안(약 83억 원)인 750명을 설문했다. 이들 가운데 33명은 자산 1억 위안(약 186억 원)이 넘는 초고액 자산가다. 평균 연령은 36세로 나타났다. 올해 중국 고액 자산가가 투자를 가장 늘릴 분야는 금, 펀드, 은행 예금으로 조사됐다. 부동산 시장 부실을 반영한 듯 주택·상가 등 부동산 투자는 줄이겠다는 응답이 많았다. 후룬은 이날 ‘2024년 베스트 브랜드’ 순위도 발표했다. 고액 자산가들은 선호하는 스마트폰으로 지난해까지 1위였던 애플 대신 화웨이를 꼽았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갈등에 따른 애국주의 소비 열풍, 당국이 공무원 및 국영기업 직원에게 외국산 스마트폰 브랜드의 사용 금지령을 내린 여파 등으로 분석된다. 최근 중국 전기차 산업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지만 최고의 전기차 브랜드로는 미국 테슬라를 꼽았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 당선인이 중국 베이징을 찾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했다. 2월 당선된 이후 첫 해외 방문지를 중국으로 택하며 중국과의 돈독한 관계를 과시한 것이다. 실제 중국은 대규모 경제 원조를 바탕으로 미국을 제치고 동남아시아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국가로 부상했다.2일 인도네시아 국방부와 중국 외교부 등에 따르면 프라보워 당선인은 1일 시 주석을 만나 “중국은 지역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는 국방 협력의 핵심 파트너 중 하나”라고 밝혔다. 시 주석도 “중국-인도네시아 관계는 운명공동체를 공동으로 구축하는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다”며 화답했다.프라보워 당선인은 2월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장남인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36)를 부통령 후보로 내세워 과반이 넘는 득표율로 당선됐다. 프라보워 당선인은 대선 이후 1달 반 만에 중국을 처음으로 찾았고, 중국은 그가 국방장관 신분임에도 국가 원수급 대우로 맞았다.중국은 조코위 대통령 시절 고속철도와 수력발전소 등 인도네시아에 대규모 경제 지원을 이어왔다. 중국의 경제 영토 확장 프로젝트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신실크로드)에 따른 조치로, 인도네시아 외에도 스리랑카 말레이시아 등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에도 경제적 지원을 쏟고 있다. 싱가포르 싱크탱크인 ISEAS-유소프 이삭 연구소가 동남아시아인 1994명을 설문한 결과 미국과 중국 가운데 선호하는 파트너를 묻는 질문에 절반이 조금 넘는 50.5%가 중국을 선택했다고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지난해 조사 당시 38.9%에서 12%포인트 가까이 오른 것이며, 무슬림이 다수인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브루나이에서는 4명 중 3명이 중국을 선호했다. 최근 미국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서 이스라엘에 군사 지원을 했고, 동남아 시장에 대한 미국의 경제 지원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다만 역내 국가들과의 영유권 분쟁은 중국에 마이너스다.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영유권 갈등을 겪고 있는 필리핀과 베트남은 각각 83.3%, 79% 비율로 미국을 선호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오프라인 매장을 두지 않은 채 초저가로 무장해 전 세계 Z세대를 공략하는 중국의 패스트 패션 쇼핑몰 ‘쉬인’이 전년보다 3배 가까운 순이익을 지난해 벌어들였다. 쉬인은 빠른 성장세에 힘입어 올해 미국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어’를 노리고 있다. 중국 당국이 쉬인의 IPO를 허용할 경우 중국 기술기업들의 미 증시 상장이 다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쉬인은 지난해 매출 450억 달러(약 60조7000억 원), 순이익은 20억 달러를 거뒀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즈가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지난해 수익(7억 달러)보다 3배 가까이 급증했다. 라이벌로 꼽히는 스웨덴 H&M(8억2000만 달러)을 이미 넘었고, 업계 최고 기업인 스페인 인디텍스(자라의 모회사·58억 달러)에 이어 2위다. 쉬인은 초저가와 빠른 공급망을 무기로 미국 등 세계 젊은층을 사로잡았다. 11월 미 뉴욕증시 진출을 목표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개로 상장신청을 했고,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다. 지난해 5월 기준 기업가치가 660억 달러로 평가됐고, 올해 900억 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IPO가 성사될 경우 21일 상장한 미 소셜미디어 기업 레딧의 기업가치(50억 달러 미만)보다 약 20배 높은 올해 최대어가 될 가능성이 높다.쉬인의 본사는 싱가포르에 있지만, 중국 본토에 1만여 명의 직원을 두고 물류 등 실질적인 사업을 진행한다. 중국은 데이터 보안 등을 이유로 자국 기업의 해외 IPO 신청 시 사전 승인을 받도록 했다. 쉬인은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와 중국 사이버공간관리국(CAC)에 주식 매각 승인 요청을 했으며 몇 주안에 승인할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미 의회가 2020년 말 미 회계 감리를 3년 연속 거부한 중국 기업을 퇴출시키는 법안을 통과시킨 이후 중국 기술기업의 미국 IPO가 급감했다. 이런 상황에서 2021년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이 중국의 반대에도 미국에서 IPO를 강행했다가 결국 중국의 규제 철퇴를 맞고 1년 만에 상장 폐지됐다. FT는 쉬인의 IPO 여부를 두고 “자국 기업들이 월가에서 수십억 달러를 조달할 수 있도록 중국 당국이 허용할지에 대한 시험대”라고 평가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백두산이 중국에서 부르는 ‘창바이(長白)산’이란 이름으로 유네스코(UNESCO)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됐다. 유네스코 집행이사회는 27일(현지 시간) 백두산을 비롯한 18개 후보지를 새 세계지질공원으로 승인했다. 유네스코는 2015년부터 국제적으로 중요한 지질학적 유산을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하고 있다. 이번에 18곳이 추가돼 총 49개국 213곳으로 늘어났다. 현재 전체 백두산 가운데 4분의 1이 북한, 4분의 3이 중국 땅에 속한다. 중국은 자국의 영토 부분을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해달라고 2020년 유네스코에 신청했다. 북한도 1년 앞선 2019년 같은 신청을 냈지만 후보지에 포함되지 못했다. 유네스코 측은 백두산을 소개하며 “극적인 지형과 다양한 암석 유형을 갖춘 야외 화산 교실과 같은 곳”이라며 “지난 수백만 년 동안 가장 잘 보존된 복합 화산 중 하나”라고 전했다. 특히 백두산 천지에 대해서는 “동북아시아에서 가장 높고 가장 큰 정상의 화구호는 숨막히는 절경”이라고 표현했다. 중국에서는 백두산 이외에도 푸젠(福建)성 롱옌, 장시(江西)성 우공산을 포함해 총 6곳이 이번에 세계지질공원에 포함됐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중국이 호주 와인에 최대 200% 넘게 부과했던 반덤핑·반보조금 관세를 3년 만에 없애기로 했다. 호주의 미국 밀착 등을 놓고 한동안 얼어붙었던 양국 관계가 해빙기를 맞았다는 상징적인 조치다. 경제적으로도 와인의 공급 과잉으로 어려움을 겪는 호주와 호주산 와인을 선호하는 중국 모두 ‘윈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상무부는 “29일부터 호주산 와인에 대한 반덤핑·반보조금 관세를 철폐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20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7년 만에 호주를 방문했을 때 예견됐다. 당시 왕 부장은 “호주산 와인 문제는 이미 적절하게 해결됐다”고 밝혔다. 중국은 과거 호주산 와인의 최대 수입국이었다. 하지만 호주에서 2018년 친미·반중 성향이 강한 자유당 스콧 모리슨 총리가 집권하면서 관계가 악화되기 시작했다. 호주가 2020년 중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 조사를 요구하자 중국은 보복 관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중국은 2021년 3월부터 호주산 와인에 최대 218%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고, 같은 시기 소고기, 랍스터, 보리 등 10여 개 제품에도 높은 관세를 매겼다. 이 여파로 보복 관세 첫해인 2021년 호주의 대(對)중국 와인 수출액이 전년 대비 97% 급감했다. 2022년 들어선 중립 성향의 노동당 정권은 우방인 미국과의 관계를 돈독히 해 안보를 챙기면서도, 경제를 위해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도 나서는 ‘실리 외교’ 전략을 구사했다. 그 결과 이번에 양국 갈등의 상징이었던 호주 와인에 대한 보복 관세까지 철폐됐다. 이번 조치로 연간 12억 호주달러(약 1조 원) 규모의 수출이 재개될 것으로 외신들은 전망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성명을 통해 “호주 와인 산업에 중요한 시기에 나온 결정”이라며 환영했다. 전 세계적인 와인 소비 감소로 호주 와인 생산자들은 수백만 그루의 포도나무를 죽게 내버려두는 상황이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세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북미 지역에서 조립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주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미명하에 중국산(産)을 차별하려는 조치라는 것이다. 미국은 “불공정 관행을 계속한 건 중국”이라고 맞섰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이 IRA로 인한 차별적인 보조금 집행을 시정해 달라고 WTO에 제소해 분쟁 해결 절차가 26일 시작됐다. 중국 상무부도 같은 날 “미국이 기후변화 대응, 환경 보호 등을 이유로 IRA를 시행했지만 실제로는 미국산 제품만 구매하도록 강요하고 있어 본질적으로 차별적 속성을 띤다”고 주장했다. 이어 “IRA를 통해 중국 등 다른 WTO 회원국의 제품을 배제하는 건 공정한 경쟁을 왜곡하고 전기차 공급망을 심각하게 교란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IRA는 핵심 광물 및 부품을 중국 러시아 북한 등 ‘우려국’에서 조달하지 않은 배터리를 장착하고, 북미 지역에서 조립된 전기차에 대당 최대 7500달러(약 1013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미국은 ‘적반하장’이라고 반박했다.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중국이야말로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고 중국 제조업체들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불공정한 정책과 관행을 고수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중국이 2012년 발표한 ‘에너지 절감 및 신에너지 자동차 산업발전 계획’ 등에 따라 전기차에 파격적 보조금, 관공서 의무 구입 등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은 점을 문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제소로 미국은 30일 안에 중국과 협의해야 한다.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WTO의 재판 절차가 시작된다. 중국이 승소해도 미국이 항소할 수 있어 분쟁 장기화가 불가피하다. 한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7일 베이징에서 미 상공업계·학술계 대표단을 만나 “중국이 과거 ‘중국붕괴론’ 때문에 붕괴하지 않았듯, 현재 ‘중국정점론’ 때문에 정점에 도달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중국의 성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시각에 반박했다. 시 주석은 “각국 기업에 더 넓은 발전 공간을 제공할 것”이라며 투자 유치에 나섰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중국이 정부기관이나 공기업에서 인텔과 AMD 등 미국 기업의 반도체가 탑재된 컴퓨터와 서버를 사용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 중국은 “보안 강화 차원”이라고 밝혔지만, 미국의 대(對)중 반도체 수출 규제에 대한 보복이라는 시각이 많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공업정보화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정부용 컴퓨터(PC)와 노트북, 서버에 대한 지침에 따르면 앞으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프로세서를 갖춘 제품만을 구매해야 한다고 돼 있다”고 2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여기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 등 해외 운영체제(OS) 역시 사용하지 말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중국은 지침을 내릴 당시 권장 프로세서 18종과 OS 6종을 공개했는데, 모두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CPU 설계업체 페이텅(沸腾) 등 중국 제품이다. 해당 명단은 3년 동안 유효해 단계적으로 외국 업체 제품에 대한 퇴출 수순에 들어간 셈이다. 중국은 공기업들에도 2027년까지 사용 장비를 중국 제품으로 교체하라고 지시했다. 이 규정이 바뀌지 않는다면 인텔 등은 앞으로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기준을 통과하려면 제품의 전체 코드를 제출해야 하는데, 핵심 기술 유출을 우려해 이런 규정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FT는 “외국 제품을 국산으로 대체하려는 중국 정부의 정책 가운데 가장 큰 조치”라고 평가했다. 이제까지 중국은 인텔의 최대 시장으로, 지난해 인텔 전체 매출의 27%가 중국에서 발생했다. AMD 역시 중국 시장 매출 비중이 15%에 이른다. 중국의 이번 가이드라인으로 양 사는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의 동맹국들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미국 의회와 반도체 업계를 중심으로 한국과 독일, 대만 등도 대중 반도체 규제에 함께해야 한다는 압박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왕원타오(王文濤) 중국 상무부장(장관)은 최근 중국 철수설이 나왔던 SK하이닉스의 곽노정 대표이사와 22일 회동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 소식을 전하며 “한국 정부가 자국 기업의 이익을 해치지 말고, 기업을 보호하는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압박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6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라는 로이터통신 보도도 나왔다. 네덜란드에는 세계 유일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제조기업 ASML이 있다. 이번 회담에선 중국 내 ASML 서비스 연장 문제가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서비스 제공 기간을 연장하지 말라고 네덜란드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중국 정부 최고위급 지도자들과 해외 글로벌기업 대표들이 만나 대(對)중국 투자 등을 논의하는 ‘중국발전고위급 포럼’이 24일 개막했다. 올해 포럼은 리창(李强) 국무원 총리가 직접 기조연설을 맡아 매우 이례적이란 반응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기업 대표들을 만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해외 기업들의 투자가 갈수록 저조해지자 시 주석까지 구애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리 총리는 이날 베이징 댜오위타이(釣漁臺) 국빈관에서 열린 개막식 기조 연설에서 “중국이 더 개방되면 세계에서 협력 기회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기업들은 중국 경제 발전의 증인이자 수혜자”라고 치켜세운 뒤 “개혁을 통해 정부 서비스의 효율성을 향상시키고 기업의 정당한 권익을 보호하겠다”고 강조했다. 그간 이 포럼은 관례상 부총리가 기조연설을 맡아왔다. 지난해에도 딩쉐샹(丁薛祥) 부총리가 연설했다. 하지만 올해는 리 총리가 직접 나서며 포럼의 격을 한층 높였다는 반응이다. 여기에 지난해까지 해외 기업 수장들은 총리가 접견했지만, 올해는 시 주석이 만날 것이란 보도도 나왔다. 대만매체 롄허보는 “중국이 글로벌 기업에 호의를 표하고 경제를 중시한다는 신호를 보내기 위해 포럼 규모와 기준을 높였다”고 분석했다. 올해 포럼 시작 전부터 중국 최고위급 경제관료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왕원타오(王文涛) 중국 상무부장(장관)은 22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를 22일 만나 “국내외 기업을 위해 공정하고 예측 가능한 비즈니스 환경 조성을 위해 미국과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손을 내밀었다. 쿡 CEO도 “중국의 공급망과 연구개발 분야에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왕 부장은 23일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과도 면담했다. 곽 사장은 SK하이닉스의 중국 철수설 등을 의식한 듯 “중국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생산거점이자 판매시장 중 하나”라며 “앞으로도 중국에 뿌리를 내려 더 큰 발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중국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앞으로 홍콩에 가려면 과거 행적을 꼼꼼히 살펴보세요.” 외국인을 포함해 반정부 행위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한 이른바 ‘홍콩 국가보안법’이 23일부터 시행되자 세계 여러 나라가 홍콩 여행 주의보를 발령하고 나섰다. 반역죄와 기밀누설죄 등의 기준이 광범위하고 모호해 홍콩 거주 외국인은 물론이고 여행객도 의도치 않게 법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홍콩 정부는 “입법회(의회)가 19일 통과시킨 ‘수호국가안전조례’(기본법 제23조)가 23일 0시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이 법은 국가 분열과 전복, 테러, 국가 기밀 누설, 선동 행위 등 39개 안보 범죄에 대한 처벌을 담고 있다. 특히 ‘외부 세력’과 결탁하면 최대 종신형까지 가능하다. 문제는 초안이 공개됐을 때부터 처벌 기준 등이 애매하단 지적이 이어졌지만, 홍콩 의회는 원안대로 처리했다. 대만 정보기관인 국가안전국의 차이밍옌(蔡明彦) 국장은 21일 대만 입법원(의회)에 출석해 “홍콩에 입국하려면 개인 안전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입국 과정에서 구금이나 심문을 조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전에 홍콩에서 조사를 받았거나, 소셜미디어 등에 중국 비판 글을 올린 적이 있다면 위험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호주 정부도 22일 여행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호주 측은 “홍콩 국가보안법이 광범위하게 해석될 수 있어 여행자들이 의도치 않게 법을 위반할 수 있다”며 “법 위반 시 기소 없이 최대 16일 동안 구금할 수 있고, 48시간 동안 변호사를 접견할 수도 없다”고 경고했다. 미국 국무부 역시 최근 성명에서 “미국 시민과 홍콩에서 활동하는 기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홍콩 보안법이 표현의 자유를 위협하고 제한할 수 있단 다른 국가들의 우려에 동감한다”고 밝혔다. 홍콩 밍(明)보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여행 정보를 가장한 비뚤어진 사실 왜곡엔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며 “타국이 홍콩 사무에 간섭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앞으로 홍콩에 가려면 과거 행적을 꼼꼼히 살펴보세요.”외국인을 포함해 반정부 행위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한 이른바 ‘홍콩 국가보안법’이 23일부터 시행되자 세계 여러 나라가 홍콩 여행 주의보를 발령하고 나섰다. 반역죄와 기밀누설죄 등의 기준이 광범위하고 모호해, 홍콩 거주 외국인은 물론 여행객도 의도치 않게 법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홍콩 정부는 “입법회(의회)가 19일 통과시킨 ‘수호국가안전조례(기본법 제23조)’이 23일 0시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이 법은 국가 분열과 전복, 테러, 국가 기밀 누설, 선동 행위 등 39개 안보 범죄에 대한 처벌을 담고 있다. 특히 ‘외부 세력’과 결탁하면 최대 종신형까지 가능하다. 문제는 초안이 공개됐을 때부터 처벌 기준 등이 애매하단 지적이 이어졌지만, 홍콩 의회는 원안대로 처리했다.대만 정보기관인 국가안전국의 차이밍옌(蔡明彦) 국장은 21일 대만 입법원(의회)에 출석해 “홍콩에 입국하려면 개인 안전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입국 과정에서 구금이나 심문을 조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전에 홍콩에서 조사를 받았거나, 소셜미디어 등에 중국 비판 글을 올린 적이 있다면 위험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호주 정부도 22일 여행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호주 측은 “홍콩 국가보안법이 광범위하게 해석될 수 있어 여행자들이 의도치 않게 법을 위반할 수 있다”며 “법 위반시 기소 없이 최대 16일 동안 구금할 수 있고, 48시간 동안 변호사를 접견할 수도 없다”고 경고했다.미국 국무부 역시 최근 성명에서 “미국 시민과 홍콩에서 활동하는 기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홍콩 보안법이 표현의 자유를 위협하고 제한할 수 있단 다른 국가들의 우려에 동감한다”고 밝혔다.홍콩 밍보(明報)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여행 정보를 가장한 비뚤어진 사실 왜곡엔 정치적 의도가 깔려있다”며 “타국이 홍콩 사무에 간섭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홍콩 입법회(의회)가 반역, 내란 등의 범죄에 최고 종신형을 내리는 ‘홍콩판 국가보안법’을 19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중국은 2019년 홍콩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발발하자 이듬해 홍콩 국가보안법을 마련해 홍콩을 옥좼다. 이번 법안은 홍콩 자체적으로도 반중 활동을 억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이날 입법회는 행정부가 발의한 ‘수호국가안전조례(기본법 제23조)’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중국에 대한 공격, 국가 분열과 전복, 테러, 이를 선동하는 행위 등 39개 안보 범죄를 강하게 처벌한다는 것이 골자다. 특히 ‘외부 세력’과 결탁해 해당 범죄를 저지르면 종신형까지 가능하다. 이 외 내란을 목적으로 공공 인프라를 파괴하면 최고 20년 형, 외부 세력과의 공모 행위를 알고도 신고하지 않으면 최고 14년 형에 처해진다. 공공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는 반란으로 간주된다. 홍콩 경제 및 사회 발전에 관한 정보도 국가 기밀로 간주된다. 8일 입법회에 제출된 이 법안은 불과 11일 만에 통과됐고, 23일부터 발효된다.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법안 통과 직후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초고속 입법을 강하게 반겼다. 중국 또한 “일국양제(一國兩制·1국가 2체제)의 중요한 이정표”라며 “안보를 지키는 것이 일국양제를 지키는 것”이라고 동조했다. 다만 외부 세력과의 결탁, 국가 기밀 등의 기준이 모호해 조금이라도 당국의 눈 밖에 나면 바로 반정부 인사로 낙인찍힐 위험이 상당하다. 홍콩 시민과 홍콩 내 외국인의 활동이 더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서방은 민주주의 억압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베단트 파텔 미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같은 날 “한때 개방됐던 홍콩의 폐쇄를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미 시민과 국익에 어떤 위험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홍콩 당국이 주장하는 범죄 기준이 매우 모호하다고도 지적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교장관도 “홍콩이 누리는 권리와 자유를 더 훼손하고, 이미 홍콩 사회에 만연한 자기 검열적 문화를 고착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홍콩은 2003년부터 국가보안법 제정을 시도했다. 특히 2019년 홍콩 범죄자를 중국 본토로 곧바로 송환하는 법 제정에 반대하는 대규모 민주화 시위가 벌어진 후 자체 보안법을 만들라는 중국의 통제가 대폭 강화됐다. 중국은 2021년 이른바 ‘애국자치항(愛國者治港·애국자에 의한 홍콩 통치)’ 원칙을 주장하며 선거제도를 개편했다. 이에 친중 인사만 선거 입후보, 의회 진출이 가능해졌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월 취임식 직후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전해졌다. 17일(현지 시간) 끝난 러시아 대선에서 사실상 종신 집권을 확정지은 푸틴 대통령과 최근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를 치르며 1인 통치를 더욱 강화한 시 주석이 서방에 맞서 결속 다지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19일 로이터통신 등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5월 7일로 예상되는 취임식을 치른 뒤 중국 방문에 나선다”며 “푸틴의 새 임기에 첫 해외 방문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난 푸틴 대통령이 시 주석과도 정상회담을 가짐으로써 ‘삼각동맹’을 굳게 다지려는 모양새다. 전날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은 서로에게 친화적 태도를 적극 드러냈다. 푸틴 대통령은 18일 대선 승리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일부인 대만을 둘러싸고 중국의 적들이 도발을 벌이는 건 실패할 운명에 처해 있다”며 중국을 지지했다. 시 주석 역시 축전을 보내 “러시아 인민의 지지가 충분히 드러났다”며 “당신의 지도 아래 러시아가 더 큰 성취를 이뤄 낼 것”이라고 축하했다. 양국의 친밀 모드는 갈수록 골이 깊어지는 미국과 유럽 등에 공동 대응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안보 갈등 등으로 고립에 빠진 두 나라가 정세 전환에 나서려는 의도로 읽힌다”고 전했다. 다만 크렘린궁은 정상회담에 대한 논평을 거부해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만약 성사되면 두 정상은 지난해 10월 이후 약 7개월 만에 다시 만나게 된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18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크림반도 병합 10주년 콘서트에 참석해 “(우크라이나 동남부) 노보로시야가 고국으로 돌아오는 길은 어렵고 비극적이었지만 우린 해냈다”며 자축했다. 또 강제병합한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크림반도로 이어지는 철도를 복원해 러시아 본토에서 크림반도까지 ‘육로’로 갈 수 있게 만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김철중 기자 tnf@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월 취임식 직후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전해졌다. 17일(현지 시간) 끝난 러시아 대선에서 사실상 종신집권을 확정지은 푸틴 대통령과 최근 중국 최대정치행사인 양회(兩會)를 치르며 1인 통치를 더욱 강화한 시 주석이 서방에 맞서 결속 다지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19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5월 7일로 예상되는 취임식을 치른 뒤 중국 방문에 나선다”며 “푸틴의 새 임기에 첫 해외 방문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난 푸틴 대통령이 시 주석과도 정상회담을 가짐으로써 ‘삼각동맹’을 굳게 다지려는 모양새다.전날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은 서로에게 친화적 태도를 적극 드러냈다. 푸틴 대통령은 18일 대선 승리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일부인 대만을 둘러싸고 중국의 적들이 도발을 벌이는 건 실패할 운명에 처해 있다”며 중국을 지지했다. 시 주석 역시 축전을 보내 “러시아 인민의 지지가 충분히 드러났다”며 “당신의 지도 아래 러시아가 더 큰 성취를 이뤄낼 것”이라고 축하했다. 중국 외교부도 정례브리핑에서 “두 지도자의 리더십으로 중러관계가 지속 발전해 나갈 것이라 믿는다”고 논평했다.양국의 친밀 모드는 갈수록 골이 깊어지는 미국과 유럽 등에 공동 대응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안보 갈등 등으로 고립에 빠진 두 나라가 정세 전환에 나서려는 의도로 읽힌다”고 전했다. 다만 크렘린궁은 정상회담에 대한 논평을 거부해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만약 성사되면 두 정상은 지난해 10월 이후 약 7개월 만에 다시 만나게 된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베이징에서 열린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상포럼에 참석해 시 주석과 회담을 가졌다.한편 푸틴 대통령은 18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크림반도 병합 10주년 콘서트에 참석해 “(우크라이나 동남부) 노보로시야가 고국으로 돌아오는 길은 어렵고 비극적이었지만 우린 해냈다”며 자축했다. 또 강제병합한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크림반도로 이어지는 철도를 복원해 러시아 본토에서 크림반도까지 ‘육로’로 갈 수 있게 만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김철중 기자 tnf@donga.com}
백두산이 중국의 유네스코(UNESCO)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될 것으로 보인다. 명칭도 한국에서 부르는 백두산이 아니라 중국에서 부르는 ‘창바이(長白)산’으로 기록된다. 14일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13∼27일 열리는 제219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는 세계지질공원을 추가로 인증하는 안건을 논의한다. 인증을 앞둔 후보지 18곳 가운데 백두산도 포함됐다. 후보지들은 이미 지난해 세계지질공원 이사회에서 ‘등재 권고’가 내려진 곳이어서 사실상 그대로 승인될 것으로 보인다. 유네스코 측은 백두산에 대해 “강력한 화산 활동으로 수백만 년 동안 독특한 지역이 형성된 곳으로 시간에 따른 지구의 역동적인 변화를 연구할 수 있는 자연 실험실 같다”고 소개했다. 백두산은 북한 양강도 삼지연과 중국 지린성의 경계에 있다. 현재 4분의 1이 북한, 4분의 3은 중국 영토다. 중국은 2020년 백두산을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해 달라고 유네스코에 신청했다. 북한은 앞서 2019년 같은 신청을 냈지만 후보지에 포함되지 못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한국 정부가 미국이 주도하는 대(對)중국 반도체 규제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거듭 한국에 “일본과 네덜란드처럼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통제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압박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상황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의지가 강한 데다 전반적인 한미 관계 등을 고려했을 때 미국 요청을 어느 정도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론에 근거한 것이다. 다만 중국의 거센 반발 또한 예상돼 정부의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는 동시에 한국, 대만에 집중된 반도체 공급망의 다각화도 추진하고 있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태국과 필리핀을 잇달아 찾아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동남아시아 국가와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압박과 중국의 반발 속에 국내 반도체 산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인교 본부장 “美와 中 반도체 규제 협의 중” 미국을 방문 중인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사진)은 12일(현지 시간)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는 그동안 한미 간 협의가 진행돼 온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하기 이르다”고 했다. 그는 “한미 간에는 정기적으로 수출 통제 관련 협의가 있다. 앞으로 통제 수준이 어느 정도로 어떻게 바뀔 것인지는 (미국이) 우리와 긴밀하게 협의해 결정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한미 간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 참여에 대한 협의가 이뤄지고 있음을 한국 고위 관계자가 직접 밝힌 것이다. 정 본부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요청에 따라 중국에 대한 노후 반도체 장비 판매를 중단했다는 보도에 대해 “기업도 미국 정책에 나름대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 정책에 주는 시사점도 크다”고 말했다. 사실상 반도체 수출 규제에 동참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삼성, 하이닉스 등 미국에 진출한 각국 반도체 기업에 지원할 보조금의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3월 말에는 발표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의회, 반도체 업계, 주요 싱크탱크 등 곳곳에서 중국의 첨단 반도체 제조를 막기 위해 한국, 독일, 대만 등의 동맹국 또한 반도체 규제에 동참시켜야 한다는 전방위적 압박이 일고 있다. 특히 지난해 중국 최대 통신기업 화웨이가 자체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최첨단 7nm(나노미터) 반도체를 장착한 스마트폰을 출시하자 “수출 규제의 구멍을 막기 위해서라도 더 많은 동맹을 동참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빗발친다. 수출통제 강화로 매출 감소에 직면한 미 반도체 업계 또한 바이든 행정부에 “동맹국에도 강력한 수준의 규제 동참을 촉구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美 다각화-中 반발로 한국 부담 커져 한국이 미국의 규제에 동참한다면 국내 반도체 장비 업계의 실적에는 일정 부분 타격이 예상된다. 중국 내에 생산 공장을 두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향후 설비를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국내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어차피 미국의 보조금을 받으려면 미국 정부의 규정을 준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대중국 시장이 줄어드는 것은 맞지만 이는 우리만 겪는 문제가 아니고, 중국 경쟁사들을 견제할 수 있다는 점도 있다”고 했다. 장기적으로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다각화 시도, 중국의 거센 반발 등은 국내 반도체 업계에 계속 부담으로 남을 수 있다. 러몬도 장관은 13일 태국 방콕, 12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미국은 왜 한두 국가(한국, 대만 등)에서 그렇게 많은 반도체를 사들이는가”라며 “이것이 우리가 다각화에 나서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반면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이 사안을 언급하며 “중국과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을 추진하는 미국의 정치적 사고방식”이라고 비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