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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4일 아프리카 48개국 정상 또는 국가 대표와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갖고 핵심 광물의 안정적 공급을 보장하는 ‘한-아프리카 핵심 광물 대화’를 출범하기로 했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 속에 전기차, 배터리, 신재생에너지 분야 첨단 기술력을 가진 한국과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료인 리튬 등 광물 자원 부국인 아프리카 간 협력을 강화할 기반이 될 핵심 광물 공급 협의체가 마련된 것이다. 윤 대통령과 아프리카 48개국 대표단은 이날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개최한 뒤 “핵심 광물 관련 산업의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호혜적 협력과 지식 공유를 확대해 나갈 필요성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2030년까지 100억 달러(약 13조7750억 원) 수준으로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아프리카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무역과 투자를 증진하기 위해 약 140억 달러(약 19조2780억 원) 규모의 수출금융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 기간 양자회담 등을 통해 조약·협정 12건을 체결하고 양해각서(MOU) 34건에 서명했다.인구 14억 ‘젊은 아프리카’와 동반성장… “수출금융 19조원 지원” [韓-아프리카 정상회의]한국-아프리카 48개국 ‘광물 동맹’핵심광물 공급망 갖출 협의체 출범… 교역-투자 확대로 파트너십 강화“한반도 완전 비핵화” 공동선언도 “케냐 마사이 사람들 속담에 ‘지혜는 불씨처럼 이웃에서 얻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오늘 여러분께서 주신 ‘지혜’ 덕분에 많은 해답을 얻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4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아프리카 48개국 정상 및 대표 등과 가진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친교 오찬에서 “아프리카와의 협력 방안을 여러 측면에서 모색해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는 한국이 아프리카 국가 정상을 대상으로 처음 개최한 다자 회의다. 그럼에도 최종 33명의 정상급(정상 25명) 인사가 참석해 주요 서방 국가가 주최한 행사에 버금간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 대통령은 회의에서 “아프리카는 젊고 역동적이며 자원이 풍부하다. 한국은 첨단 기술과 다양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며 “서로의 장점을 잘 결합해 지속 가능한 해법을 찾으면 글로벌 도전과 위기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4차 산업혁명 핵심 광물 공급 기회 회의를 계기로 한국이 아프리카 대륙으로부터 핵심 광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한 상설 협의체가 구성됐다. 윤 대통령은 아프리카연합(AU) 의장인 무함마드 울드 가주아니 모리타니 대통령과의 공동 언론 발표를 통해 “‘핵심 광물 대화’는 호혜적 협력을 통해 공급망의 안정을 꾀하면서 전 세계 광물 자원의 지속 가능한 개발에도 기여하는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주아니 대통령은 “한-아프리카 정상회의가 ‘윈윈’이라 하는 전략적, 지속적인 경제협력도 우리 양측의 믿음을 기반으로 한 훌륭한 경제발전 계획이 될 것이라는 점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핵심 광물의 안정적인 공급, 디지털 전환 같은 미래 성장과 직결된 문제들에 대해 지속 가능한 협력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아프리카로부터 중위 연령이 18.8세인 인구 14억 명의 ‘젊은 대륙’의 대규모 소비시장과 노동력은 물론이고 코발트, 니켈, 리튬 등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료인 광물을 공급받고, 한국은 성공 경험과 첨단 기술을 아프리카에 전하는 ‘동반 성장’을 강조한 것이다. 대통령실은 “아프리카는 핵심 광물의 필수 보급지로 니켈, 크롬, 망간, 보크사이트, 코발트, 흑연, 리튬 등 4차 산업혁명 핵심 원자재를 비롯한 세계 광물 자원의 30%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교역과 투자를 늘리기 위해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강화한다. 윤 대통령은 “2030년까지 100억 달러(약 13조7800억 원) 수준으로 ODA(공적개발원조) 규모를 확대해 나가고 약 140억 달러(약 19조3000억 원) 규모의 수출금융도 관련 기업들에 제공될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우리의 우수한 기업들이 아프리카에 더욱 활발하게 진출해 지속 가능한 인프라 확충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경제동반자협정(EPA) 개시 선언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 △이중과세방지협정(DTAA) △투자보장협정(IPA) 등 경제 협력의 기반을 강화한다. 국내총생산(GDP) 3조4000억 달러(약 4683조5000억 원) 규모의 거대한 단일 시장으로도 불리는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 실현에 맞춰 협력 확대의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려는 의도다. ● 한-아프리카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달성” 윤 대통령은 “참석자들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모든 일원이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날 채택된 정상회의 공동선언에도 “우리는 모든 관련 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이행에 대한 약속을 재확인하면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적시했다. 북한 공관이 있는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에티오피아, 적도기니, 콩고민주공화국, 탄자니아 등 아프리카 6개국의 정상 및 고위급 인사들이 이번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에 참석한 점도 주목된다. 특히 그간 북한과의 군사협력 의혹이 불거졌던 탄자니아는 대통령이 직접 방한해 2일 윤 대통령과 양자회담도 가졌다.고양=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주한 중국대사관이 최근 한미일 3국의 잇단 대만·남중국해 언급에 대변인 명의 입장문을 내고 “한국이 우리의 결연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으로 왈가왈부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한미일 3국은 지난달 31일 외교차관협의회와 2일 국방장관회담에서 중국을 겨냥해 “인도태평양 수역에서의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와 남중국해에서의 불법적 해상 영유권 주장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4일 주한 중국대사관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낸 대변인 명의 입장문에서 한미일 3국이 최근 대만·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잘못된 발언’을 했다면서 “한국 측에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엄정한 교섭’은 중국이 외교 라인으로 강하게 항의할 때 쓰는 표현이다. 중국대사관은 한국 입장을 비판하면서 중국어 원문의 ‘숴싼다오쓰(說三道四)’를 ‘왈가왈부’로 번역해 공개했다. 이 표현은 ‘멋대로 지껄이다’라는 의미로 쓰인다. 중국 외교부가 미국을 겨냥해 대만, 남중국해 문제에 개입하지 말라고 강하게 비판할 때 쓰는 용어다. 주재국을 겨냥해 대사관이 공개 비판한 것이 외교 관례상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대사관은 한국의 대만 관련 발언이 “중한(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정신에 부합하지 않고, 중한 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한국이 대만·남중국해 문제에서 언행을 각별히 조심하고 실제 행동으로 중한 관계의 대세를 수호할 것을 촉구한다”고도 했다. 또 “‘하나의 중국’ 원칙은 대만해협의 평화 수호를 위한 정해신침(定海神針·여의봉)”이라고도 했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관련 질의에 “(대만·남중국해 관련)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정부가 북한의 대규모 ‘오물 풍선’ 연쇄 테러 등을 겨냥한 대응 조치로 9·19 남북군사합의 전체 효력을 정지시키기로 했다. 4일 국무회의 상정을 거쳐 윤석열 대통령이 재가하면 9·19 합의는 체결 5년 8개월 만에 전면 무효화된다. 군은 효력정지 후속 조치로 군사분계선(MDL·휴전선) 인근 포 사격 및 대규모 야외 기동훈련, 전투기의 공대지 실사격 훈련 재개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 안에 전방부대 2, 3곳에 대북 확성기 설치도 완료할 계획이다. 북한이 오물 풍선 도발 등에 나서면 이 확성기로 즉시 방송 재개에 나설 방침이다. 대통령실은 3일 김태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 주재로 NSC 실무조정회의를 열어 “남북 간 상호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 9·19 합의의 전체 효력을 정지하는 안건을 4일 국무회의에 상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조치는 우리 법이 규정하는 절차에 따른 정당하고 합법적인 것”이라며 “그동안 9·19 합의에 의해 제약받아 온 군사분계선 일대 군사훈련이 가능해지고, 북한의 도발에 대한 보다 충분하고 즉각적인 조치를 가능하게 해줄 것”이라고 했다. 또 북한이 도발을 지속하면 추가 상응 조치까지 취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9·19 합의의 핵심은 남북이 지상·해상·육상에서 실사격 및 야외 기동훈련 등 금지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9·19 합의로 중단했던 모든 군사적 조치를 회복한다”며 사실상 합의 전면 파기를 기습 선언했다. 우리 정부가 효력을 전면 정지시키면 군도 MDL 인근과 동·서해 완충수역에서 제약 없이 군사훈련을 재개할 수 있다. 군은 세부 훈련 계획과 재개 시기 검토에 들어갔다. 군 소식통은 “대통령실이 3일 밝힌 ‘북한이 감내하기 힘든 조치’에는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와 휴전선 일대 군사훈련 재개 등이 포함될 것”이라며 “북한의 도발 수위에 따라 훈련 규모와 강도를 높여 갈 것”이라고 했다.9·19 남북군사합의남북이 2018년 9월 평양 정상회담에서 지상·해상·공중 적대행위 중지, 비무장지대 평화지대화 등을 하기로 한 합의. 북한은 지난해 11월 사실상 합의 전면 파기를 선언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대남 오물풍선 세례를 대규모로 퍼붓던 북한은 2일 밤 돌연 담화를 내고 대남 오물풍선 살포 중단을 선언했다. 남측에서 대북 전단을 살포하면 오물풍선을 다시 날려보낼 거라는 ‘조건부’ 중단이었다. 이를 두고 우리 정부에선 북한이 오물풍선은 물론이고 더 강도 높은 도발까지 염두에 두고 향후 자신들의 도발에 대한 책임을 한국에 돌리기 위한 명분 쌓기용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도발과 회유 제스처 등을 반복해 남남 갈등을 심화시키는, 북한 특유의 계산된 심리전이란 분석도 나온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융합연구원장은 “북한이 대북전단 살포를 빌미로 오물풍선을 살포한 이후 정치권에선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정부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남남 갈등이 빚어졌다”며 “가성비 높은 오물풍선이란 도발로 갈등을 심어줬으니 도발을 계속할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대북 확성기 방송이 전방 지역 MZ세대 병사들에게 끼칠 영향을 북한 당국이 우려해 급하게 오물풍선 살포 중단을 발표한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정부에서 나왔다. 북한은 우리 정부가 오물풍선 도발에 맞서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방침을 시사한 지 5시간 만에 담화를 냈다. 북한은 1980년대 이후 출생한 북한판 MZ세대 통제·단속에 최근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콘텐츠를 찾아본 MZ세대는 급속도로 늘었고, 북한이 장마당 통제를 강화하면서 MZ세대의 저항감은 증폭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한민국을 적대적 교전국이라고 선포하고, 자신을 ‘태양’이라 부르는 등 신격화하는 것도 MZ세대 이탈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그런 만큼 전방지역을 지키는 MZ세대 군인들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듣고 급속도로 사상이 이완될 가능성을 북한 당국이 우려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으로선 MZ세대 군인들이 아예 이탈할 가능성까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일 것”이라고 전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대남 오물풍선 세례를 대규모로 퍼붓던 북한은 2일 밤 돌연 담화를 내고 대남 오물풍선 살포 중단을 선언했다. 남측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하면 오물풍선을 다시 날려보낼 거라는 ‘조건부’ 중단이었다. 이를 두고 우리 정부에선 북한이 오물풍선을 물론 더 강도 높은 도발까지 염두에 두고 향후 자신들의 도발에 대한 책임을 한국에 돌리기 위한 명분쌓기용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도발과 회유 제스처 등을 반복해 남남 갈등을 심화시키는, 북한 특유의 계산된 심리전이란 분석도 나온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융합연구원장은 “북한이 대북전단 살포를 빌미로 오물풍선을 살포한 이후 정치권에선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정부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남남 갈등이 빚어졌다”며 “가성비 높은 오물풍선이란 도발로 갈등을 심어줬으니 도발을 계속할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북한이 오물풍선 살포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교란 등 저비용, 저강도 반복 도발로 사회적 혼란을 유발하는 ‘회색지대 전술’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번 담화도 이런 차원에서 한국에 던지는 심리전이란 분석도 있다.특히 대북 확성기 방송이 전방 지역 MZ세대 병사들에게 끼칠 영향을 북한 당국이 우려해 급하게 오물풍선 살포 중단을 발표한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정부에서 나왔다. 북한은 우리 정부가 오물풍선 도발에 맞서 대북 확성기 재개 방침을 시사한 지 5시간 만에 담화를 냈다.북한은 1980년대 이후 출생한 북한판 MZ세대 통제·단속에 최근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콘텐츠에 찾아본 MZ세대는 급속도로 늘었고, 북한이 장마당 통제를 강화하면서 MZ세대의 저항감은 증폭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한민국을 적대적 교전국이라고 선포하고, 자신을 ‘태양’이라 부르는 등 신격화하는 것도 MZ세대 이탈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그런 만큼 전방지역을 지키는 MZ세대 군인들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듣고 급속도로 사상이 이완될 가능성을 북한 당국이 우려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으로선 MZ세대 군인들이 아예 이탈할 가능성까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일 것”이라고 전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1970년대 고교생이 북한 공작원에 의해 납치된 전남 신안군 홍도에 송환기원비가 세워졌다. 통일부는 문승현 차관이 참석한 가운데 3일 홍도에서 송환기원비 제막식을 개최했다.홍도는 1977~1978년 고교생 이민교 최승민 홍건표 이명우가 북한 공작원에 의해 납치된 곳이다. 통일부는 “우리 정부가 납북자들을 잊지 않는다는 의지를 표현하고 납북자 송환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송환기원비를 설치했다”고 밝혔다.제막식에는 문 차관을 비롯해 최성룡 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 이사장, 납북 고교생 최승민 홍건표의 가족 등이 참석했다. 납북 고교생 어머니들은 이 자리에서 조속한 아들 생사 확인을 호소했다. 이날 행사에는 송환기원비를 디자인한 송시원 금빛제작소 대표 등도 자리했다. 문 차관은 제막식 기념사에서 “홍도에서 어린 고교생들이 불법적으로 납치된 것은 절대 잊혀서는 안 될 비극적인 사건으로 우리 국민이 함께 아픔을 기억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동참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당국은 하루라도 빨리 문제 해결을 위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통일부는 앞서 김영호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달 24일 전북 군산 선유도 해수욕장에서 고교생 납북자 송환기원비 제막식을 개최한 바 있다. 선유도 해수욕장은 1977년 8월 당시 군산기계공업고등학교 1학년이던 김영남 씨가 북한 공작원에 의해 납치된 곳이다. 김 씨는 납북된 일본인 요코타 메구미와 북한에서 결혼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당시 제막식엔 줄리 터너 미 국무부 북한인권대사, 이신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 등이 참석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군이 풍향이 바뀌는 1일 북한의 ‘오물 풍선’이 다시 날아올 수 있다고 하루 전인 31일 밝혔다. 군 관계자는 “1일부터 북풍이 예고돼 대남 오물 풍선이 (날아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북한군 동향을 주시 중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달 28, 29일 260여 개의 대남 오물 풍선이 한국 전역으로 날아들 때도 북풍이 불었다. 북한은 31일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북도서 일대를 향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교란 공격을 감행했다. 사흘 연속 GPS 교란 파상 공세를 벌인 것. 군 관계자는 이날 “오물 풍선은 아주 저질스러운 행동이므로 똑같이 대응하기엔 수준 차이가 있다”면서도 “(우리 군이) 정말 결정적일 때 필요한 조치를 한다면 더 많이 강력하게 대응할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북한이 오물 풍선을 준비하는 구체적인 활동은 아직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군에 따르면 31일 오전 8시를 전후해 서북도서 일대에서 GPS 교란 신호가 탐지됐다. GPS 교란 신호는 최소 2곳 이상에서 날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GPS 교란 공격 때처럼 개성과 해주, 연안 등이 ‘발신지’로 지목된다. 군은 “현재까지 군사 작전 제한 사항은 없다”고 했지만 인근 해상의 여객선 운항과 어선 조업은 차질을 빚을 수 있다. GPS 교란은 지구 상공의 위성이 보내는 신호보다 높은 세기로 방해전파를 송출해 지상의 GPS 수신을 방해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올해 북한의 GPS 교란 공격이 2016년 수준으로 강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2016년 3월 북한은 한 달 넘게 군용 GPS까지 영향을 주는 고강도 신호(50dBm 이상)를 해주, 평강, 금강 등에서 남쪽으로 쐈다. 이로 인해 이동통신 기지국 1700여 곳, 항공기 1000여 대, 선박 700여 척이 피해를 입었다. 올 3월 한미 연합훈련 기간과 4월 총선 전 진행된 GPS 교란 공격 때도 50dBm 이상의 고강도 신호가 어선, 민항기와 일부 군 장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GPS 교란은 서해상 꽃게잡이 어선의 운항장비에 문제를 일으켜 서해 북방한계선(NLL) 월선도 초래할 수 있다. 또 교란 신호의 출력을 크게 높일 경우 인천공항의 여객기 이착륙을 방해하거나 사고를 유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지난달 3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도 아래 초대형 방사포(KN-25)를 동원해 ‘위력시위사격’을 진행했다고 하루 뒤 관영매체를 통해 밝혔다. 그러면서 이동식발사대(TEL) 18대가 일제히 18발의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하는 사진도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를 건드리면 어떤 결과에 직면하게 되는가를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우리의 핵 무력은 전쟁 억제와 전쟁 주도권 쟁취의 중대한 사명을 신속 정확히 수행할 수 있게 철저히 준비돼야 한다”며 위협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북한이 대규모 ‘오물 풍선 테러’ 하루 만인 30일 미사일 20발 가까이를 무더기로 동해상을 향해 발사했다. 전날에 이어 이날 이틀 연속 서해에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전파 교란 공격도 감행했다. 오물 풍선 테러 이유로 내세운 민간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중단하게끔 우리 정부를 압박하고, 한국 내 사회 혼란 및 남남갈등까지 증폭시키려는 의도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한 북한이 이에 따른 내부 혼란을 막고 체제 결속을 위해 대남 도발 카드를 급하게 꺼내든 것일 가능성도 크다.군에 따르면 30일 오전 6시 14분경 평양 순안 일대에서 20발에 가까운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이 동해상으로 발사돼 350여 km를 비행한 후 낙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행 속도·고도 등을 볼 때 초대형방사포(KN-25)를 일제히 쏜 것으로 추정된다. 대남 전술핵 공격 수단인 초대형방사포는 이동식발사차량에 설치된 4~6개의 발사관에서 연속 사격할 수 있다. 군 관계자는 “2022년 말 SRBM 등 10여 발을 동해로 쏜 이후 20발가량 동시에 쏜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이날 미사일 도발 1시간 반 뒤엔 GPS 교란 공격도 이어졌다. 오전 7시 50분경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연평도와 인천 등 남쪽으로 GPS 교란 전파를 쏜 것. 이틀 연속 대남 GPS 교란 공격에 나선 것이다. 이날 해경에 따르면 민간 상선과 여객선 어선 등 103척이 GPS 수신 장애로 운항과 조업에 혼란을 겪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고 통일·민족 지우기에 나선 북한이 주민들에게 자녀 이름까지 ‘통일’ ‘한국’ ‘하나’ 단어를 쓰지 못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통일부 당국자는 30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은 대남기구 개편, 각종 홈페이지 정리, 남북관계·통일을 연상시키는 용어 통제, 한반도 조형물 제거 등 대남 흔적 지우기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자녀 이름과 관련한 지시는 올해 2월경 하달된 것으로 전해졌다.북한의 해외 공관에서 남북 관계나 통일 관련 서적을 폐기한 정황도 포착됐다. 북한 외무성 홈페이지엔 ‘조선은 세 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해양국’이라는 표현이 담긴 ‘지리’ 항목이 사라졌고, 선전매체 내나라 홈페이지엔 자주·평화통일 등 문구가 담긴 ‘사회주의헌법’ 배너가 비활성화됐다.다만 통일부는 이 같은 ‘대남 지우기’ 작업이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동향들도 파악됐다고 전했다. 평양 신미리애국열사릉 석판에 ‘통일’이라는 문구가 그대로 남아있는 모습이 최근 조선중앙TV에 포착되거나 조국통일3대헌장기념탑을 없애면서도 1991년 세워진 통일전선탑이 그대로 남아있는 모습이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됐기 때문.북한이 다음달 하순 개최를 예고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직후 최고인민회의가 개최될 가능성도 있다고 통일부는 내다봤다. 통일부 당국자는 “전원회의에서 개헌을 비롯한 ‘적대적 두 국가 관계’ 논의를 하고 최고인민회의 후 외무성을 통해 대남 조치를 발표하거나 경의선 단절을 더욱 뚜렷하게 보여주는 조치에 나설 수 있다”고 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28, 29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 방한 기간 UAE 국방·방산 주요 인사들이 경기 평택시 오산 공군작전사령부(공작사)를 방문해 우리 군의 다층 방공시스템을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UAE는 친이란 성향인 예멘 후티 반군의 탄도미사일, 무인기 등 도발 위협을 받고 있다. 그런 만큼 각기 다른 방공 무기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 운용하는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등 우리 방공시스템에 관심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전날 UAE 측은 오산공군기지 내 방공지휘통제 관련 시설을 시찰했다. 소식통은 “저고도부터 고고도까지 이어지는 우리 군 방공시스템에 대한 전체적인 설명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당초 이 일정에 무함마드 대통령도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상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UAE는 우리 군이 내년부터 양산에 돌입하는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 도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최근 우리 군은 이 미사일에 대해 ‘전투용 적합 판정’을 내렸다. 이미 UAE는 2022년 4조 원대 규모의 중거리 지대공미사일(M-SAM) 수출 계약도 맺은 바 있다. 정부 소식통은 “UAE 측은 계약한 M-SAM 물량 중 일부를 향후 개발이 완료될 L-SAM으로 바꾸고 싶어하는 기류”라고 전했다. L-SAM과 M-SAM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패트리엇(PAC-3) 등과 함께 탄도미사일을 하강 단계에서 요격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날 방위사업청은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고 L-SAM과 M-SAM의 요격 고도를 기존보다 1.5∼2배 늘리기로 의결했다. L-SAM의 요격 고도는 50∼60km이나 향후 개발될 L-SAM-Ⅱ의 요격 고도는 1.5배 늘어난다. 고도 100km 이내에서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게 되는 것. M-SAM-Ⅲ 요격고도 역시 M-SAM-Ⅱ(20∼40km) 대비 2배로 늘어난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은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의 방한에 앞서 친교 일정 장소인 창덕궁 일원 산책길을 미리 둘러보며 동선을 점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월 UAE 도착 직후 무함마드 대통령의 친동생인 압둘라 알 나하얀 외교장관으로부터 ‘행운이 있다는 것을 믿는다’는 발언과 함께 최상의 예우를 받은 바 있다. 환대에 대한 답례이자 UAE 정상에 대한 각별한 예우를 위해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선 셈이다. 복합 위기 속 경제 활로를 ‘제2의 중동 붐’으로 타개하려는 윤 대통령은 UAE 국빈 방문에서 300억 달러(약 40조 원) 투자 약속을 이끌어냈다. UAE 국가 간 투자협약 사상 최대 규모다. 이에 대한 진행 상황과 방산, 원전 등 주요 협력 강화 방안이 논의된다.● “UAE, 韓 방공 시스템 도입에 관심” 무함마드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지난해 1월 한국 정상으로 처음 UAE를 국빈 방문해 가진 정상회담에서 결정된 3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약속에 대한 점검이 이뤄질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약속된 3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약속에 대한 점검과 과학기술 분야 협력 방안 등 다양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윤 대통령이 UAE를 방문했을 때 두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원자력·에너지·투자·방산 분야에서 양국 간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는 양해각서(MOU) 13건이 체결됐다. UAE는 그동안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 등 요격 무기뿐만 아니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에 포함되는 방공 시스템 도입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UAE 주변국의 위협 강도가 북한의 대남 도발 위협 강도와 유사하다고 보고 각기 다른 방공 무기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 운용하는 우리 군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본다는 것. 여권 고위 관계자는 “무함마드 대통령 방한에 맞춰 관련 일정도 검토될 수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2022년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때 함께 경기 평택시 오산 공군작전사령부 항공우주작전본부(KAOC)를 방문하기도 했다.● 창덕궁 후원서 고려 궁중무용 함께 관람 28일 무함마드 대통령이 탑승한 UAE 대통령기가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하자 공군 전투기(F-15K) 4대가 호위에 나섰다. 전투기 4대의 호위를 받으며 무함마드 대통령이 탑승한 항공기는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지난해 1월 윤 대통령이 탑승한 공군 1호기가 UAE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하자 UAE 전투기가 이를 호위한 적이 있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이날 오후 무함마드 대통령과 창덕궁에서 친교 일정을 가졌다. 이들은 창덕궁 후원의 중심 정원인 부용지 일대를 함께 산책했다. 또 환영의 의미를 담은 고려시대 궁중 무용 ‘학연화대무(鶴蓮花臺舞)’를 관람했다. 국조(國鳥)가 있을 정도로 새를 좋아하는 UAE의 문화와 관습을 존중하고 공감하는 의미에서 준비됐다. 또 양 정상은 친밀하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차담을 했다. 윤 대통령은 만찬에서 “양국의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자”고 했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환대에 사의를 표하며 방한 일정과 성과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윤 대통령은 29일 무함마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윤 대통령과 무함마드 대통령은 전통적 에너지와 청정 에너지, 평화적 원자력 에너지, 경제와 투자, 국방과 국방기술 등 4대 핵심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더 높은 차원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구체적 방안들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상회담에 앞서 열리는 공식 환영식에는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축하 비행도 진행될 예정이다. 공식 환영식에는 전통 의장대와 취타대 100명, 아크부대원 500여 명, 어린이 환영단 130여 명이 참여한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사진)이 28일 윤석열 대통령 초청으로 한국을 국빈 방문했다. UAE 현직 대통령의 한국 방문은 처음이다. 지난해 윤 대통령의 UAE 국빈 방문에 이은 답방이다. 두 정상은 문재인 정부 당시 삐걱거렸다는 평가를 받은 양국 관계를 정상화한 데 이어 양국 국방 방산 협력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강화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후티 반군의 탄도미사일, 무인기 등 도발 위협을 받고 있는 UAE는 그동안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 등 요격 무기뿐만 아니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에 포함되는 방공 시스템 도입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UAE 측에서 29일 이런 방산 관련 일정을 가지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이날 방한한 무함마드 대통령과 창덕궁 부용지 일원을 산책하고 전통 공연 관람, 차담 등을 함께했다. 29일 이뤄질 공식 회담에서는 지난해 정상회담에서 UAE가 약속한 300억 달러(약 40조 원) 규모의 투자 약속에 대한 평가와 함께 추가 협력 가능성을 타진하는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에너지와 국방·방산, 건설, 첨단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도 경제 협력 논의를 위해 28일 무함마드 대통령과 만났다. 이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등 총수들을 포함한 기업인 20명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서울에서 무함마드 대통령과 1시간가량 간담회를 진행했다. 재계에서는 UAE가 추진하는 탄소 중립 스마트시티인 ‘마스다르 시티’ 관련 협력 및 바라카 원전 이후 추가 원전 수주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나왔다.‘오일머니’ 의존 낮추려 산업 다각화-중동개혁… 빈 살만에 영향 줘 [UAE 대통령 첫 국빈 방한]‘MBZ’ 무함마드 UAE 대통령은MB와 ‘원전 인연’ 오늘 자택 방문맨시티 구단주인 만수르가 동생 이름 앞글자를 딴 ‘MBZ’로 널리 알려진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63)은 ‘오일머니’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산업 다각화, 여성의 사회 진출 등 중동 주요국에 부는 국가 개혁 바람을 주도한 인물이다. 28, 29일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한 그는 왕세제 시절인 2006년 처음 한국을 찾았다. 이번이 다섯 번째 방문일 정도로 한국과의 협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자이드 빈 술탄 알 나하얀 초대 대통령의 셋째 아들로 영국 샌드허스트 왕립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다. 자이드 전 대통령의 첫째 아들이자 자신의 형인 할리파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전 대통령이 2022년 5월 별세하자 3대 대통령이 됐다. 2014년 할리파 전 대통령이 뇌졸중으로 쓰러지자 이후 8년간 그가 국정을 운영했다. 2009년 한국이 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를 수주할 당시 아부다비 왕세제였던 무함마드 대통령이 먼저 한국 측에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통화를 요청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이때 맺은 인연으로 2011년 한국의 첫 비(非)분쟁지대 파견 사례인 아크부대의 UAE 파병을 이끌어냈다. 뉴욕타임스(NYT)는 그가 “외교 회의에서 스스로 커피를 따라 마시는 등 중동 왕족의 전형성을 탈피한 모습을 보였다. 필요하다면 미국 하급 관리와도 직접 만났다”고 전했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등과도 친밀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무함마드 대통령이 집권하자 “오랜 친구 MBZ의 집권을 축하한다”고 반겼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집권 때는 미국의 이란 견제 정책에 적극 동참했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MBS’로 불리는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39)에게 큰 영향을 준 인물로도 유명하다. UAE의 경제 실권자로 꼽히는 타흐눈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국가안보보좌관은 무함마드 대통령의 친동생이다. 영국 축구팀 맨시티 구단주로 유명한 만수르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부총리 또한 그의 또 다른 동생이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29일 이 전 대통령의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을 찾기로 했다. 이명박재단은 “이번 만남이 UAE 측 요청으로 성사됐다”며 타국 현직 정상이 퇴임 10년이 넘은 전직 대통령을 만나자고 청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군기 훈련(일명 얼차려)을 받던 중 쓰러져 이틀 뒤 사망한 훈련병이 훈련 당시 24kg 안팎에 달하는 군장을 메고 연병장 내 선착순 달리기를 한 정황이 추가로 확인됐다. 군 수사당국은 “해당 부대 중대장(대위)과 부중대장(중위)에게 훈련병을 사망에 이르게 한 중대 과실이 있다”고 보고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민간 경찰로 사건을 28일 이첩했다. 28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사건 당일인 23일 오후 이 훈련병은 완전 군장을 한 채 보행-구보-팔굽혀펴기 등이 반복되는 훈련을 받았다. 이에 더해 약 300m 길이 연병장 한 바퀴를 돌아 선착순으로 돌아오는 훈련도 했다. 이는 육군의 군기훈련 규정에 없는 훈련이다. 이 훈련병은 동료 5명과 함께 선착순 달리기를 했고, 이 과정에서 여러 차례 통증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훈련 현장에서 전투화 등 필수 물품으로 채워진 군장 내에 빈 공간이 많다는 지적이 나오자 조교들 지시로 책 여러 권을 넣어 군장을 더 무겁게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훈련병은 쓰러진 뒤 다리가 시퍼렇게 변하고 진한 갈색 소변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훈련병이 사고 직후 이송된 국립병원 및 민간병원에선 횡문근(横紋筋)융해증과 열사병 증상이 의심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횡문근융해증은 무리한 운동, 과도한 체온 상승 등으로 근육이 손상돼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병이다. 이날 질병관리청은 숨진 훈련병을 올해 첫 열사병 추정 사망자로 분류했다. 훈련 현장에는 초기엔 부중대장이 있었고, 중대장은 훈련 중간에 합류해 훈련을 지시·통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소식통은 “중대장 등 2인이 훈련병을 사망에 이르게 한 정황이 다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미국,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은 일찍이 ‘글로벌사우스’(남반구 개발도상국·신흥국) 핵심 요충지로 떠오른 아프리카 대륙에 주목해왔다. 아프리카가 갖는 경제산업·외교안보 분야의 전략적 가치를 고려해 미래를 위한 협력을 강화해온 것. 아프리카 지역 주재 공관장들은 올해 4월 재외공관장 회의차 귀국해 “아프리카는 우리에게 앞으로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강조한 바 있다. 아프리카에서도 미중 패권 경쟁은 심화되는 양상이다. 중국은 냉전 종식 이후 미국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빈틈을 가장 먼저 파고들었다. 아프리카 최대 투자·무역국으로 거듭난 중국은 거대 자본을 앞세워 현지 인프라 건설 투자를 확대하는 등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의 경제, 군사, 영토 확장 사업) 전략의 연장선상에서 대아프리카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중국은 특히 외교부장(장관)이 1991년부터 새해 첫 방문지로 아프리카를 순방하는 전통을 34년째 이어오고 있다. 왕이(王毅) 외교부장도 올해 1월 첫 해외 순방지로 이집트, 토고, 코트디부아르, 튀니지를 방문했다. 2006년 중국은 아프리카 54개국 지도자들에게 초청장을 보내며 처음으로 베이징에서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 정상회의(FOCAC)를 개최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2021년엔 이 정상회의에서 400억 달러(약 54조5200억 원)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아울러 2017년 동아프리카 지부티에 첫 해외 해군기지를 구축하는 등 최근 아프리카 대륙을 안보 분야의 전략적 요충지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런 가운데 2022년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2014년 이후 8년 만에 미국-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핵심 광물의 탈중국화와 자국 내 청정에너지 산업 공급망을 확충하기 위한 차원에서 아프리카에 다시 공을 들이고 있는 것.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리카연합(AU) 49개 정상 및 고위급 대표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미국은 아프리카의 미래에 올인하겠다”고도 했다. 이 회담에서 미국은 향후 3년 동안 기후변화, 식량안보, 보건 등 분야에서 아프리카에 총 550억 달러 규모의 원조를 제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일본 정부도 1993년 처음 열린 아프리카개발회의(TICAD)를 3년마다 개최하면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2022년 열린 TICAD에서 일본은 아프리카 국가들에 총 300억 달러 지원을 약속했다. 이 밖에도 인도와 튀르키예, 프랑스, 러시아, 영국 등도 아프리카와 정상급 회의를 통해 이들 국가 지도자를 초청해 교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주요국들의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아프리카 국가들 사이에선 ‘협력을 가장한 약탈’이란 비판적인 목소리도 일부 나온다. 올해 1월 로마에서 열린 이탈리아-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교육, 보건 등 분야에 55억 유로(약 8조1367억 원)를 투자하는 대가로 유럽으로 오는 불법 이민자들을 아프리카 정부가 억제해 달라”고 요청하자 무사 파키 AU 집행위원장은 “아프리카 국가들은 거지가 아니다”면서 날 선 반응을 보였다. ‘돈 줄 테니 알아서 불법 이민자를 막으라’는 요구에 날카롭게 응수한 것이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일명 ‘얼차려’로 불리는 군기 훈련을 받던 중 쓰러져 이틀 뒤 사망한 훈련병이 24kg 안팎 무게의 군장을 메고 연병장 내 ‘선착순 달리기’를 하는 등 가혹행위에 준하는 훈련을 받은 정황이 추가로 확인됐다. 훈련병이 든 군장 무게를 늘린다며 전투화 등으로 채워진 군장 빈 공간에 책 여러 권도 넣었다고 한다. 군 수사당국은 해당 부대 중대장(대위)과 부중대장(중위)에게 훈련병을 사망에 이르게 한 중대 과실이 있다고 보고 업무상 과실 치사 혐의를 적용해 민간 경찰로 사건을 28일 이첩했다. 28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사건 당일인 23일 오후 훈련병은 24kg 안팎에 달하는 무게의 완전 군장을 한 채 보행-구보-팔굽혀펴기-선착순 달리기 등이 반복되는 훈련을 받았다. 군기훈련 방법에 따르면 완전 군장을 한 채 구보나 팔굽혀펴기를 하는 건 육군 규정 위반이다. 선착순 달리기 역시 규정에 아예 없는 훈련이다. 이 훈련병은 약 300m 길이 연병장 한 바퀴를 동료 훈련병 5명과 함께 선착순으로 돌아오는 훈련을 받았고 이 과정에서 여러 차례 통증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훈련 현장에서 전투화 등 필수 물품으로 채워진 군장 내에 빈 공간이 많아 군장이 무겁지 않다며 책 여러 권을 넣어 군장을 더 무겁게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훈련병은 완전 군장 후 선착순 달리기 한바퀴에 더해 보행, 구보, 팔굽펴펴기 등의 훈련을 반복해 받았고 구보를 하던 중 쓰러졌다. 쓰러진 순간은 오후 5시 10분으로 훈련이 시작된 지 약 40분 후로 파악됐다. 훈련병은 쓰러진 뒤 다리가 시퍼렇게 변하고 콜라색 소변을 보는 등 상태가 심각했다고 한다. 훈련병이 사고 직후 이송된 국립병원 및 민간병원에선 이 훈련병에 대해 ‘횡문근 융해증’과 열사병 증상이 의심된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횡문근 융해증은 무리한 운동이 원인이 돼 발생하는 질환으로 팔이나 다리 등 움직임이 있는 부위의 골격근인 횡문근(横紋筋)이 융해되는 증상이다. 이와 관련해 이날 질병관리청은 숨진 훈련병을 올해 첫 열사병 추정 사망자로 분류했다.훈련 현장에는 초기엔 중위인 부중대장이 있었고, 중대장인 대위는 훈련 중간에 현장에 합류해 훈련을 지시·통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소식통은 “훈련이 육군 규정을 위반해서 가혹하게 진행된 정황이 다수 포착됐다”고 전했다. 사건에 대한 초동 조사를 진행한 군 수사당국은 중대장과 부중대장이 규정을 정면으로 위반해 훈련병들에게 가혹한 훈련을 지시한 정황이 비교적 뚜렷하다고 보고 28일 사건을 강원지방경찰청에 이첩했다. 경찰은 이들 두 간부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등을 적용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우석 육군 공보과장은 브리핑에서 “군기 훈련 중 식별된 문제점에 대해서는 경찰의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첩했다”며 “육군은 사건 이첩 이후에도 한 점 의혹 없이 투명하게 정확하게 규명되도록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윤석열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리창(李强) 중국 총리가 27일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를 갖고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안정·번영이 우리의 공동 이익이자 공동 책임이라는 것을 재확인했다”는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안보 최대 현안인 북한 비핵화 문제를 둘러싼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2019년 중국 청두 회의 등 기존 한중일 정상회의 성명에 6차례 명시됐던 “우리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표현에 이르지는 못했다. 미중 갈등 격화 속 신냉전 구도가 또렷해지면서 한중일 3국이 정상회의 정례화에 합의하면서도 북핵 위협과 대만 문제 등 안보 현안에서 접점을 찾지는 못한 것이다. 특히 중국은 3국 간 경제통상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미국의 대중(對中) 견제에 동참하지 말라는 뜻을 표출하는 등 미중 갈등과 연동될 수밖에 없는 한중일 관계의 현주소가 이번 회의로 묻어났다. 3국 정상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우리는 역내 평화와 안정, 한반도 비핵화, 납치자 문제에 대한 입장을 각각 재강조했다”고 밝혔다. 중국이 강조한 한반도 평화와 안정, 한국과 일본이 강조한 한반도 비핵화와 납북자 문제를 각각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3국 공통의 핵심 이익인 역내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면서 북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도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안정이 3국에 공동의 이익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했다. 반면 리 총리는 비핵화에 대한 언급 없이 “중국은 시종일관 한반도 평화와 안정,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추진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리 총리와 별도 환담을 갖고 탈북민 문제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중국에 탈북민 북송을 하지 말아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리 총리는 “한국 측 우려를 잘 알고 있다. 앞으로 계속 소통해 나가자”고 했다. 3국 정상은 4년 5개월 만에 개최한 회의 뒤 성명에서 “정상회의의 정례적 개최를 통해 3국 협력의 제도화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했다. 3국 정상은 높은 수준의 자유무역협정(FTA) 실현을 목표로 하는 3국 FTA 협상을 5년 만에 재개해 속도를 내기로 했다. 리 총리는 3국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경제·무역 문제, 범정치화, 범안보화를 반대해 무역보호주의와 디커플링을 반대해야 한다. 집단화와 진영화를 반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尹-기시다 “北 비핵화” 리창 “자제 유지”… 공동선언 ‘안보 이견’ [한중일 정상회의]접점 못찾은 ‘안보 공동선언’… 공동선언 초안 “한반도 비핵화” 문구한일, 막판까지 요구했지만 中 거부… 한중일, 각자 입장 표명으로 대체 “자유롭고 평화로운 통일 한반도를 실현하는 목표 아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면서 북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윤석열 대통령)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안정이 3국 공동의 이익이다.”(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관련 측은 자제를 유지하고, 사태가 더 악화하고 복잡해지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리창 중국 총리)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 이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비핵화 문제를 두고 한일과 중국이 엇갈렸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북한 비핵화”라는 표현을 쓰며 북핵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반면 리 총리는 북한을 명시하지 않고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도 쓰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리 총리의 “관련 측” 발언을 두고 “남북을 모두 담는 표현”이라고 했다. 3국 정상이 4년 5개월 만에 한중일 정상회의 회담 테이블에 마주 앉아 상호 협력 제도화와 경제 사회 문화 협력에 한목소리를 냈지만 북한 비핵화 등 핵심 안보 이슈에 대해서는 접점을 찾지 못한 것이다. 미중 갈등과 ‘한미일 대 북-중-러’ 신냉전 구도 속에 중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협력’ 등 이전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합의에 도달했던 문구들의 공동선언문 포함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中 반대로 ‘3국의 한반도 비핵화 노력’ 문구 빠져” 3국은 이날 발표한 제9차 한중일 3국 정상회의 공동선언에서 “우리는 역내 평화와 안정, 한반도 비핵화, 납치자 문제에 대한 입장을 각각 재강조했다”며 “우리는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위한 긍정적인 노력을 지속하기로 한다”고 밝혔다. 한국과 일본이 각각 한반도 비핵화와 납북자 문제를 더 강조하면서 함께 목소리를 냈고, 반면 중국은 비핵화 명시를 거부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더 중점적으로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중일 3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약속·지지한다는 문구는 앞서 8차례 정상회의 공동선언 가운데 7차례 포함됐지만 이번엔 포함되지 않았다. 그 대신 한중일 3국은 정상회의 공동선언에서 3국이 각자 입장을 재강조하는 표현으로 대체했다. 직전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린 2019년 3국은 ‘향후 10년 3국 협력 비전’에 “우리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협력” 등을 명시했다. 2018년 7차 한중일 정상회의 공동선언에도 “우리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한다” “유엔 안보리 관련 결의에 따라 협력” 표현이 포함됐다. 정상회의에 앞서 한일은 공동선언에 한반도 비핵화 문구를 전례대로 포함시키는 방안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막판까지 중국에 이를 강하게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3국의 공통 목표”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해 대화와 외교,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이 중요하다”는 취지의 문구가 공동선언 초안에 반영됐었다고 한다. 하지만 정상회의 직전 중국의 반대로 이 문구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반도 비핵화 문구에 대한 중국의 입장 변화는 미중 전략 경쟁과 신냉전 구도가 심화되는 현 상황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헌법에 핵보유를 명시한 뒤 핵개발을 가속화하고 노골적으로 비핵화와 관련한 대화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미중 갈등 수위는 더욱 대립함에 따라 그간 중국도 호응했던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에 선뜻 동의하지는 못한 셈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미중 전략 경쟁이 없었던 과거와는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며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을 더 의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이 2023년 이후 한반도 비핵화라는 말을 쓰지 않을 정도로 북한 문제와 관련해 이견이 있다”며 “최근 지정학적 상황을 고려할 때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중국으로부터 과거와 같은 합의를 끌어내긴 어렵다”고 했다. 그는 “(한국 입장으로 포함됐지만) 중국이 지난해부터 대외적으로 쓰지 않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말을 공동성명에 포함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했다. 납북자 문제에 대한 표현이 후퇴한 것도 중국이 북한을 의식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제8차 한중일 정상회의 때는 “납치 문제가 대화를 통해 가능한 한 조속히 해결되기를 희망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2018년 제7차 회의 공동선언에도 같은 문구가 포함됐다.● 리창 “핵심 이익-중대 관심사 배려해야” 중국은 미중 경쟁이 심화된 2022년 이후에는 “미국이 대중국 정책을 바꾸지 않으면 어떠한 공조에도 협력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유엔 안보리의 북한 관련 제재 논의를 거부해왔다. 윤 대통령은 이날 리 총리와의 별도 환담에서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중국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글로벌 핵비확산 체제 유지를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리 총리는 “중국이 그동안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력해 왔으며 정세 안정도 중요하다고 본다”며 “한국 측의 우려를 잘 알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소통해 나가자”고 했다. 한일은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도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 반대한다”는 문구를 공동선언에 포함시키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중국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결국 포함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 총리는 공동 기자회견에서 “3국은 예민한 문제와 갈등 이견을 타당하게 처리하고, 서로의 핵심 이익과 중대 관심사를 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 입장 존중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자유롭고 평화로운 통일 한반도를 실현하는 목표 아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면서 북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윤석열 대통령)“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안정이 3국 공동의 이익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관련 측은 자제를 유지하고, 사태가 더 악화하고 복잡해지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 (리창 중국 총리)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 이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비핵화 문제를 두고 한일과 중국이 엇갈렸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북한 비핵화”라는 표현을 쓰며 북핵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반면 리 총리는 북한을 명시하지 않고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도 쓰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리 총리의 “관련 측” 발언을 두고 “남북을 모두 담는 표현”이라고 했다. 3국 정상이 4년 5개월 만에 한중일 정상회의 회담 테이블에 마주 앉아 상호 협력 제도화와 경제 사회 문화 협력에 한 목소리를 냈지만 북한 비핵화 등 핵심 안보 이슈에 대해서는 접점을 찾지 못한 것이다. 미중 갈등과 ‘한미일 대 북-중-러’ 신냉전 구도 속에 중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협력’ 등 이전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합의에 도달했던 문구들의 공동선언문 포함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中 반대로 ‘3국의 한반도 비핵화 노력’ 문구 빠져”3국은 이날 발표한 제9차 한중일 3국 정상회의 공동선언에서 “우리는 역내 평화와 안정, 한반도 비핵화, 납치자 문제에 대한 입장을 각각 재강조했다”며 “우리는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위한 긍정적인 노력을 지속하기로 한다”고 밝혔다. 한국과 일본이 각각 한반도 비핵화와 납북자 문제를 더 강조하면서 함께 목소리를 냈고, 반면 중국은 비핵화 명시를 거부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더 중점적으로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한중일 3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약속·지지한다는 문구는 앞서 8차례 정상회의 공동선언 가운데 7차례 포함됐지만 이번엔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한중일 3국은 정상회의 공동선언에서 3국이 각자 입장을 재강조하는 표현으로 대체했다. 직전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린 2019년 3국은 ‘향후 10년 3국 협력 비전’에는 “우리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협력” 등이 명시됐다. 2017년 7차 한중일 정상회의 공동선언에도 “우리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한다” “유엔 안보리 관련 결의에 따라 협력” 표현이 포함됐다.정상회의에 앞서 한일은 공동선언에 한반도 비핵화 문구를 전례대로 포함시키는 방안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막판까지 중국에 이를 강하게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3국의 공통 목표”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해 대화와 외교,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이 중요하다”는 취지의 문구가 공동선언 초안에 반영됐었다고 한다. 하지만 정상회의 직전 중국의 반대로 이 문구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한반도 비핵화 문구에 대한 중국의 입장 변화는 미중 전략 경쟁과 신냉전 구도가 심화되는 현 상황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헌법에 핵보유를 명시한 뒤 핵개발을 가속화하고 노골적으로 비핵화와 관련한 대화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미중 갈등 수위는 더욱 대립함에 따라 그간 중국도 호응했던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에 선뜻 동의하지는 못한 셈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미중 전략 경쟁이 없었던 과거와는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며 “중국 입장에서는 더 북한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이 2023년 이후 한반도 비핵화라는 말을 쓰지 않을 정도로 북한 문제와 관련해 이견에 있다”며 “최근 지정학적 상황을 고려할 때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중국으로부터 과거와 같은 합의를 끌어내긴 어렵다”고 했다. 그는 “(한국 입장으로 포함됐지만) 중국이 지난해부터 대외적으로 쓰지 않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말을 공동성명에 포함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했다.납북자 문제에 대한 표현이 후퇴한 것도 중국이 북한을 의식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제8차 한중일 정상회의 때는 “납치 문제가 대화를 통해 가능한 한 조속히 해결되기를 희망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2018년 제7차 회의 공동선언에도 같은 문구가 포함됐다.● 리창 “핵심 이익-중대 관심사 배려해야”중국은 미중 경쟁이 심화된 2022년 이후에는 “미국이 대중국 정책을 바꾸지 않으면 어떠한 공조에도 협력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유엔 안보리의 북한 관련 제재 논의를 거부해왔다. 윤 대통령은 리 총리와의 이날 별도 환담에서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중국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글로벌 핵비확산 체제 유지를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리 총리는 “중국이 그동안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력해 왔으며 정세 안정도 중요하다고 본다”며 “한국 측의 우려를 잘 알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소통해 나가자”고 했다.한일은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도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 반대한다”는 문구를 공동선언에 포함시키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중국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결국 포함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 총리는 공동 기자회견에서 “3국은 예민한 문제와 갈등 이견을 타당하게 처리하고, 서로의 핵심 이익과 중대 관심사를 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 입장 존중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27일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에 중국 측에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아닌 ‘2인자’ 리창(李强) 총리가 참석한다. 중국은 첫 한중일 정상회의가 개최된 2008년 이후 이번까지 9차례 모두 총리를 참석시켰다. 중국 입장에선 관례대로 총리를 참석시키는 것이라 주장할 수 있지만 한국과 일본에서 정상이 참석하는 것을 감안할 때 격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이 3국 정상회의에 총리를 보내는 건 주석은 정치·외교·군사, 총리는 경제 분야와 내치를 맡는 방식으로 국제 행사 등 업무 분담을 해온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중일 정상회의가 처음 개최된 건 2008년이다.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재임 시절이던 이때 중국에선 당시 경제 분야에서 상당한 전권을 행사하던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참석했다. 하지만 시진핑 주석이 2013년 집권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시 주석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1인 체제’가 크게 강화된 것. 앞서 시 주석은 3월 국무원조직법 개정을 통해 총리 권한과 역할을 대폭 축소하고, 당정분리 원칙도 사실상 폐기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외교가에선 한중일 정상회의 의제가 지역, 안보 등을 포괄적으로 다루는 데다 경제 이슈에 대한 중국 총리의 역할이 약화된 만큼 주석이 직접 참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리창(李强) 중국 총리와의 양자 회담에서 한중 외교안보 대화 신설에 합의했다. 고위급 협의 채널을 가동해 현 정부 들어 악화된 대(對)중국 관계를 안정적으로 풀어 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 윤 대통령은 리 총리에게 “어떤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양국 소통을 지속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며 “그래야만 서로 존중하면서 공동 이익을 추구하고 역내 평화·번영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회담 후 브리핑에서 “한중 외교안보 대화를 신설해 6월 중순에 첫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중 외교·국방 ‘2+2’ 대화를 열기로 합의한 것. 한중 외교안보 대화는 앞서 박근혜 정부 때인 2013년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개최에 합의해 2015년 1월까지 두 차례 열린 바 있다. 하지만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에 따른 한중 관계 악화로 중단됐다. 이번 한중 양자 회담에선 이 대화를 9년 5개월 만에 정례 협의체로 가동하되 외교부에선 차관, 국방부에선 국장급으로 기존보다 급을 높이기로 했다. 한중 양국은 정부 인사들에 민간 전문가들이 더해진 ‘반관반민(半官半民)’ 형태의 1.5트랙 대화 및 외교차관 전략대화도 올해 하반기부터 재개하기로 했다. 정부 소식통은 “2022년부터 외교안보 분야 고위급 채널 재개를 중국과 논의했지만 협의가 진전되지 않았다”면서 “이번에 최고위급 차원에서 막힌 혈을 뚫어준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한중 양자 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북한 핵 개발, 북-러 군사협력이 지속되는 상황 등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평화의 보루 역할을 해달라”고 말했다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대북제재 위반 여부를 감시하는 유엔 전문가 패널 활동이 지난달 종료된 가운데, 북한 문제를 두고 향후 중국에 책임 있는 역할을 촉구한 것. 이 관계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활용한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가 임박해 있고, 다른 각종 미사일 도발도 섞어 할 수 있는 개연성이 있다”고도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문제나 윤 대통령의 방중 문제가 구체적으로 거론된 자리는 아니었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윤 대통령이 회담에서 “한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며 이 같은 입장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내용은 대통령실 발표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해 윤 대통령은 외신 인터뷰에서 대만 문제를 겨냥해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을 반대한다”고 밝혔고, 중국 당국은 이에 강한 불만을 제기한 바 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를 하루 앞둔 26일까지도 3국은 정상회의 공동선언 문구와 관련해 막판 조율 작업을 계속했다. 3국은 공동선언에 ‘(3국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 한다’는 취지의 문안을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일본은 중국에 “북한 문제에 대한 건설적 역할”을 촉구해 왔다. 중국은 당초 북한 문제의 공동선언 포함을 꺼린 것으로 전해졌지만 최근 북한 핵·미사일 개발이 가속화된 만큼 최소한의 한반도 안보 관련 문안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한일 당국의 요청을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회의에서 동북아 및 한반도 안보 정세 관련 논의는 경제협력 등과 비교해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3국의 공통적인 목표’라는 점과 ‘한반도·동북아시아 평화 및 안정 유지가 공동의 이해이자 책임’이라는 점은 공동선언에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문구들은 그동안 역대 8차례 한중일 정상회의 공동선언 가운데 6차례 담겼다. 이런 가운데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이번 정상회의 공동선언 초안에 3국이 ‘힘 또는 위압에 따른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국제법과 국가 간 합의에 기초한 의무 준수의 중요성을 확인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25일 보도했다. “일방적 현상 변경 반대”는 남중국해와 대만 등에서 중국의 위협적 행동을 겨냥한 표현이다. 이 때문에 “북한 문제 및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 반대’ 관련 문구 등에 중국이 반발해 (3국 간 막판) 조율이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경제협력과 무역 분야와 관련해선 3국이 공동성명 초안에 ‘규범에 근거해 개방적이고 공정한 국제 경제질서 유지·강화에 공동 책임이 있고 3국 무역량을 늘려 나간다’는 등 목표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3국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협의 가속 방침이나 3국 정상, 장관 등이 참여하는 정기 회의 개최 필요성도 초안엔 포함됐다고 한다.다만 정부 고위 소식통은 “초안은 말 그대로 초안”이라며 “일부 이견 등을 좁히고 공동선언 최종 문안이 확정되는 건 27일 3국 정상회의 직전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앞서 우리 정부는 이번 공동선언에 인적 교류, 기후변화 대응, 경제통상, 보건·고령화 대응, 과학기술·디지털 전환, 재난·안전 등 우리 정부가 일본과 중국에 제시한 6개 분야 협력방안이 담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