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석

임현석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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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임현석 기자입니다.

lhs@donga.com

취재분야

2025-11-25~2025-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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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대통령에 ‘美제재 대상’ 라이시… 양국 대립 더 격해질듯

    이란 대통령 선거에서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올라 있는 ‘초강경파’ 보수 성직자 에브라힘 라이시(61·사진)가 당선됐다. 미국이 인권 침해 등을 이유로 블랙리스트에 올린 인사가 이란 대통령 자리에 오르는 건 처음이다. 이란과 미국의 대립이 더 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 견제에 화력을 집중하기 위해 중동 지역에 대한 관여도를 낮추고 싶어 하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는 새로운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라이시의 당선이 확정되자 미국 국무부는 곧바로 “자유롭고 공정한 대통령 선거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라이시는 이번 대선에서 61.9%의 지지를 얻어 8.4%에 그친 온건파 후보 압돌나세르 헴마티 전 중앙은행장을 압도적인 차이로 누르고 19일 당선됐다. 8월부터 4년 임기를 시작한다. 그는 선거 기간 내내 “미국의 제재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한 경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19일 라이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는 점을 거론하며 “미국은 이미 믿을 수 없는 나라라는 것이 드러났다”고 했다.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1960년 북부 마슈하드에서 태어난 라이시는 10대 시절 시아파 성지 ‘쿰’의 신학교에서 하메네이 등 유명 학자들을 사사했다. 성인이 된 후엔 수도 테헤란에서 검사로 일했다. 1988년 당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1900∼1989)의 뜻을 받들어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친이라크 성향을 보인 정치범 약 5000명에 대한 사형 집행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를 포함한 라이시의 인권 침해 등을 문제 삼아 미국은 2019년 11월 그를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미국 입국 금지와 미국 내 자산 동결 등의 제재를 가했다. 이번 대선에서 온건파 몰락은 예견됐던 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13년 집권한 온건파 거두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2015년 오바마 미 행정부와 핵합의를 한 공로로 2017년 재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2018년 트럼프 행정부가 핵합의를 파기하고 이란산 석유 수입 금지 등 추가 제재를 단행하자 온건파의 입지가 크게 위축됐다. 지난해 1월 미국이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무인기로 암살하는 일까지 생기자 로하니 정권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 이란 핵 개발 추진을 최대의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는 이스라엘도 라이시의 당선에 날을 세웠다.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외교장관은 라이시를 ‘테헤란의 도살자’라고 부르며 “이란이 핵 개발에 전념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등 미국과 갈등을 빚는 지도자들은 라이시의 당선을 축하했다.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 2021-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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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대선서 강경보수 라이시 당선… 힘 잃은 온건세력

    강경 보수 성향 성직자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61)가 대선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제13대 이란 대통령에 당선됐다. 극우 성향에 이란에 대한 적대감을 숨기지 않는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신임 총리(49)와 강대강 대치를 벌이며, 중동서 양측 연합 대립이 보다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이란 핵합의 복원(JCPOA) 과정서도 난항이 예상된다. 이란 내무부는 19일 이란 대선에서 라이시 후보가 1792만6345표를 얻어 61.9% 지지율로 당선됐다고 밝혔다. 이란 대선은 이슬람 시아파 원리주의 성향이 강하고 서방권과 협상에 미온적인 보수파와 서방과의 대화를 주장하는 개혁온건파 간의 대결 구도로 치러지는데, 이번 대선에서 개혁파를 대표해 출마한 압돌나세르 헴마티 전 이란중앙은행장(64)은 약 8.4%(242만7201표) 지지율을 얻는 데 그쳤다. 범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모센 레자에이 전 혁명수비대 사령관(67) 지지율 11.8%(341만2712표)에도 못 미쳤다. 18일 치러진 이란 대선은 전체 유권자 5931만307명 중 2893만30004명이 참여해 최종 투표율은 48.8%로 집계됐다. 이란 대통령 선거는 팔레비 왕정이 무너진 1979년 이슬람 혁명 이듬해부터 시작돼 이번까지 총 13차례 치러졌는데, 투표율이 5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체 투표용지 중 약 400만 표는 무효표로 집계됐다. 이란산 원유 수출 금지를 골자로 한 미국발 대이란 금융제재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보수와 개혁 세력 모두 경제난을 풀 능력이 없다는 냉소주의가 이란 국민들 사이에 퍼졌다는 분석이 많다. 이란서 정치 무관심이 커지는 와중에 사회 전반적으론 보수 성향 비중이 더 높아졌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에 대한 금융제재 해제 약속을 뒤집고 2018년 이란 핵합의를 일방 파기한 뒤 지난해엔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군 쿠드스군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까지 암살하자 이란 내부서 반서방 여론이 커졌다. 2013, 2017년 이란 대선서 서방과 협상을 주장한 로하니 대통령 당선 및 재선으로 힘이 실렸던 개혁파 입지도 급격히 위축됐다. 지난해 이란 총선선 전체 290석 중 강경파가 221석을 차지하면서 보수강경 여론이 주류를 차지했다. 최근 이란 의회는 기존 핵합의서 규정한 우라늄 농축 상한(3.67%)를 훌쩍 넘는 60%까지 농축 상한을 끌어올리는 방안을 승인하는 등 핵합의 파기를 염두에 둔 듯한 강경 조치에 나서기도 했다. 이란 대통령에 당선된 라이시는 대미 강경 여론을 주도해온 성직자로 30년간 법조계에 몸담았던 인물이다. 검사와 대법관을 거쳤다. 1988년 1000여 명에 이르는 정치사범 집단 사형 선고시 이를 승인한 사망위원회 4인 중 1명으로, 이로 인해 미국 등 서방권 제재를 받고 있다. 당시 반체제 인사 숙청은 이란 최고지도자이자 국부로 일컬어지는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1902~1989) 의중으로 알려져 있다. 라이시는 2017년 보수강경파를 대표해 대선 후보로 나섰다가 로하니 대통령에게 패배하고 정계 은퇴를 선언했으나, 현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82) 지지를 받아 2019년엔 사법부 수장을 맡았고 이후 줄곧 유력 보수 대권 주자로 거론됐다. 현재 하메네이 사망 또는 유고시 후임을 결정하는 권한이 있는 국가지도자운영회의 부의장으로, 고령인 하메네이의 유력 후계자로도 꼽힌다. 이란은 중요 결정사항에 대한 최종 결정 권한은 ‘절대 권력자’인 최고 지도자에게 있으나 대통령이 외교 및 산업 정책에 대한 방향 설정에 나선다. 라이시는 대미 강경파로 취임 이후 미국과의 마찰이 예상된다. 올해 초 미국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뒤 트럼프 전 행정부서 파기한 이란 핵합의를 복원하기 위한 협상이 진행중인 가운데, 라이시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가 관심사다. 라이시는 핵합의 복원 자체엔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미국과 서방권이 이란 핵합의 복원 과정에서 합의 이행 여부를 직접 검증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라이시 측은 “핵합의를 파기한 것은 미국이며 합의 이행 여부를 증명해야하는 것은 미국 쪽”이라며 맞서왔다. 서방과 협상이 지지부진해질수록 라이시 정부가 중국과 러시아에 더 밀착하거나, 우라늄 농축 상한 비율을 올리는 등 강경 카드를 꺼낼 수 있어 미국으로서도 고민이 깊어졌다. 현재 이란은 우라늄 농축 비율 상한을 60%로 올렸는데 이를 90%까지 올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90% 비율까지 농축한 우라늄은 핵 무기 개발에 쓰일 수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권은 이란 핵합의 복원을 위해선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재임중인 8월 안에 합의 복원 성과를 만들고자 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 핵무기 개발을 최대 안보 위기로 여기는 이스라엘은 강경 보수 이란 대통령 등장에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19일 트위터를 통해 라이시를 ‘테헤란의 도살자’로 알려진 인물“이라고 지칭하며 ”이란 정권의 핵 개발 야욕을 이어가고 글로벌 테러 행위가 계속할 것이다“라고 날을 세웠다. 앞서 13일 신임 총리직에 오른 나프탈리 베네트가 총리 첫 의회 연설에서 ”이란 핵 프로그램이 중요 시점에 도달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 2021-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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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리 바뀐 이스라엘, 휴전 26일 만에 가자지구 공습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휴전 26일 만에 가자지구를 공습했다. 13일 취임한 극우 성향 나프탈리 베네트 신임 이스라엘 총리가 취임 이틀 만에 공습을 승인하면서 강경한 성향을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예루살렘포스트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IDF)은 15일 밤부터 16일 새벽에 걸쳐 가자지구 내 하마스 군 관련 시설을 폭격했다. 이스라엘군은 15일 성명을 통해 “이번 공습은 하마스의 ‘풍선 폭탄’ 공격에 대한 대응 조치이며, 군은 전투 재개 등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돼 있다”고 밝혔다. 하마스의 풍선 폭탄으로 이스라엘 남부 접경지역 들판 등 26곳이 불에 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가자지구 공습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하마스는 파티 풍선, 연, 고무장갑 등에 급조폭발물 등을 매달아 이스라엘 쪽에 보내는 풍선 폭탄을 위협 수단으로 쓴다. 하마스도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는 성지를 보호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하마스의 풍선 폭탄 공격은 이스라엘 극우 세력이 동예루살렘 내에서 이른바 ‘깃발 행진’을 벌인 다음에 이뤄졌다. 깃발 행진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후 이스라엘의 동예루살렘 점령을 기념하는 행사다. 팔레스타인에선 동예루살렘을 미래 수도로 간주하는 데다 구시가지는 이슬람 성지인 알아끄사 사원이 있는 지역이라 유대인 행진을 민감하게 여긴다. 이날 오후 극우 성향 이스라엘인 5000여 명이 이 지역을 행진하며 “아랍인에게 죽음을” 구호를 외치고 하마스가 이에 반발하다가 가자지구에서 또다시 무력 충돌이 빚어진 것이다. 지난달 10일부터 20일까지 11일간 벌어진 이스라엘군과 하마스 간 무력 충돌도 동예루살렘에서 팔레스타인 시위대를 이스라엘 경찰이 강경 진압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베네트 신임 총리는 평소에도 하마스의 풍선 폭탄을 ‘테러리스트’라고 칭하며 강경 대응 방침을 주장해 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좌우 아랍계 8개 정당으로 이뤄진 이스라엘 연합정부 내부에서 팔레스타인 문제를 두고 이견이 갈리는 가운데 베네트 정부가 첫 시험대에 올랐다”고 분석했다.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 2021-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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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휴전 한달만에 가자지구 공습…“‘풍선 폭탄’에 대응”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휴전 26일 만에 가자지구를 공습했다. 13일 취임한 극우 성향 나프탈리 베네트 신임 이스라엘 총리가 취임 이틀 만에 공습을 승인하면서 강경한 성향을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예루살렘포스트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IDF)은 15일 밤부터 16일 새벽에 걸쳐 가자지구 내 하마스 군 관련 시설을 폭격했다. 이스라엘군은 15일 성명을 통해 “이번 공습은 하마스의 ‘풍선 폭탄’ 공격에 대한 대응 조치이며, 군은 전투 재개 등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돼 있다”고 밝혔다. 하마스의 풍선 폭탄으로 이스라엘 남부 접경지역 들판 등 26곳이 불에 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가자지구 공습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하마스는 파티 풍선, 연, 고무장갑 등에 급조폭발물 등을 매달아 이스라엘 쪽에 보내는 풍선 폭탄을 위협수단으로 쓴다. 하마스도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는 성지를 보호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하마스의 풍선 폭탄 공격은 이스라엘 극우 세력이 동예루살렘 내에서 이른바 ‘깃발 행진’을 벌인 다음에 이뤄졌다. 깃발 행진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후 이스라엘의 동예루살렘 점령을 기념하는 행사다. 팔레스타인에선 동예루살렘을 미래 수도로 간주하는 데다가 구시가지는 이슬람 성지인 알아끄사 사원이 있는 지역이라 유대인 행진을 민감하게 여긴다. 이날 오후 극우 성향 유대인 5000명이 이 지역을 행진하며 “아랍인에게 죽음을” 구호를 외치고 하마스가 이에 반발하다가 가자지구서 또 다시 무력 충돌이 빚어진 것이다. 지난달 10일부터 20일까지 11일간 벌어진 이스라엘군과 하마스간 무력 충돌도 동예루살렘에서 팔레스타인 시위대를 이스라엘 경찰이 강경 진압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베네트 신임 이스라엘 총리는 평소에도 하마스의 풍선 폭탄을 ‘테러리스트’라고 칭하며 강경 대응 방침을 주장해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좌우 아랍계 8개 정당으로 이뤄진 이스라엘 연합정부 내에서도 팔레스타인에 대한 자극을 멈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이견을 통합해야 하는 과제가 신임 총리에게 주어졌다”고 전했다.카이로=임현석특파원 lhs@donga.com}

    • 2021-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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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한국내 동결자금으로 유엔분담금 납부”

    이란이 밀려 있던 유엔 분담금 약 182억 원을 한국에 묶여 있는 동결자금을 활용해 납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란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마지드 타크트라반치 유엔 주재 이란대사는 12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란이 미납 유엔 분담금 1625만1000달러(약 182억 원)를 납부해 유엔 총회 투표권이 복원됐다”고 밝혔다. 유엔은 밀린 분담금이 직전 2개년 분담금 규모 이상이면 총회 투표권을 제한하고 있다. IRNA통신은 이란이 밀린 유엔 분담금을 납부하기까지 한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의 정부와 금융기관의 도움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한국 정부는 이란이 유엔 분담금을 낼 수 있도록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 동결자금 일부를 송금한 사실을 확인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정부는 이란 측 요청에 따라 국내 동결 자금으로 이란의 유엔 분담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관련 당사자들과 긴밀히 협의해 왔으며 이란 원화 자금을 예치하고 있는 IBK기업은행이 송금 은행으로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올해 1월 4일 한국 국적 화학제품 운반선 ‘한국케미호’를 나포한 뒤 한국에 묶여있는 원유 수출대금 70억 달러(약 7조8000억 원)를 반환할 것을 요구해 왔다. 이란은 밀린 유엔 분담금을 대납해 달라고 한국 정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이란과 한국 내 원화 계좌를 통한 거래는 2018년 9월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이란중앙은행을 제재한 뒤로 줄곧 막혀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서방과 이란이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상을 벌이는 가운데 미국이 일부 제재 해제를 통해 이란 측에 유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 2021-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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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反네타냐후 연정’ 1표차 불안한 출범… 네타냐후 “곧 뒤엎겠다”

    이스라엘 최장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72)가 결국 실각했다. 2009년 3월 두 번째 집권 이후 12년 만이다. 정권을 처음 잡았던 1996∼1999년까지 더해 15년 2개월간 지켰던 총리 자리에서 밀려난 것이다. 네타냐후보다 더 극우이고 ‘이스라엘에서 가장 미움받는 사람’을 자처하는 반(反)이란·반팔레스타인 성향의 나프탈리 베네트 ‘야미나’ 당 대표(49)가 새 총리에 올랐다. 하지만 반네타냐후 연정에 참여한 8개 정당의 이념이 제각각이고 네타냐후 또한 “곧 돌아오겠다”며 복귀를 천명해 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실각한 네타냐후는 총리로서 마지막 의회 연설에서 “야당이 되는 것이 숙명이라면 이 위험한 (연립) 정부를 뒤엎는 데 모든 힘을 쏟겠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빨리 돌아오겠다”며 총리직 복귀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네타냐후는 2019년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상태로 총리직마저 잃으면서 면책 특권까지 사라져 앞으로 법원 판결에 따라 감옥에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반네타냐후 연정은 이날 이스라엘 의회 특별총회에서 진행된 신임 투표에서 전체 의석 120표 중 찬성 60표를 얻어 앞으로 4년간 이스라엘을 이끌게 됐다. 반대 59표, 기권 1표였다. 간신히 1표 차이로 연정 구성에 성공한 것이다. 이날 연정 구성은 자칫 무산될 뻔했다. 연정 참여 8개 정당 의원은 모두 62명이었는데 이 중 한 명이 반대로 돌아섰다. 다른 한 명도 지지를 철회했는데 다만 반대표를 던지지는 않고 기권을 해 가까스로 연정 구성에 성공할 수 있었다. 소속 의원 7명 중 6명이 연정에 찬성한 야미나 외에도 방송인 출신의 야이르 라피드 대표(58)가 이끄는 ‘예시 아티드’(중도), 청백당(중도), 이스라엘베이테이누(우파), 노동당(좌파), 뉴호프(우파), 메레츠(좌파), 라암(아랍계) 등 다양한 이념의 정당이 연정을 구성했다. ‘무지개 연정’으로 불리는 이유다. 베네트와 라피드는 4년 임기를 2년씩 나눠 2023년까지 베네트가 총리를 맡고 라피드가 외교장관을 지낸 후 서로의 자리를 바꾸기로 했다. 청백당을 이끄는 베니 간츠 대표(국방) 등을 포함해 나머지 정당 대표와 핵심 관계자가 27개 장관직을 나눠 맡는다. 1972년 유대교 성직자 집안에서 태어난 베네트는 네타냐후처럼 최정예 대테러 특수부대 ‘사예레트 마트칼’에서 복무했다. 예루살렘 히브리대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미국으로 이주해 정보기술(IT)기업 사이오타를 설립했고 2005년 1억4500만 달러(약 1670억 원)에 매각해 억만장자가 됐다. 2006년 네타냐후의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해 경제, 교육, 종교장관 등으로 승승장구했다. 2018년 공석인 국방장관을 노렸지만 네타냐후가 반대해 사이가 벌어졌다. 다음 해 국방장관에 올랐지만 이미 관계가 틀어졌다. 베네트는 평소 “내가 네타냐후보다 오른쪽”이라며 극우 성향을 과시했고 이날도 대이란 강경 기조를 천명했다. 그는 신임투표 전 연설에서 “이란의 핵무기 획득을 허용하지 않겠다. 서방이 이란 핵합의를 복원하려는 것은 세계에서 가장 폭력적인 정권을 정당화하는 실수”라고 경고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양국의 긴밀한 협력을 기대한다. 이스라엘은 미국에 가장 좋은 친구”라며 새 연정 출범을 축하했다.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 2021-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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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12년 만 정권교체…새 총리 앞길 험로 예고

    이스라엘서 12년 2개월 만에 정권 교체가 이뤄졌다. 두 차례 걸쳐 15년 2개월 재임한 이스라엘 최장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72)가 자리에서 물러나고, 자칭 ‘이스라엘서 가장 미움 받을 사람’ 나프탈리 베네트 극우정당 ‘야미나’ 당대표(49)가 새로 총리직에 올랐다. 그가 이끄는 야미나는 전체 120석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 의석 중 6석을 들고도 정치적 협상을 통해 총리 배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가뜩이나 취약한 지지기반이 벌써부터 이탈할 조짐이 보이고 극우 정치인이라는 베네트의 태생적 한계 탓에 이념적 스펙트럼이 다양한 연합정부를 제대로 이끌 수 없을 것이란 회의론이 초반부터 불거진다. 13일 의회 연설에선 야권 정치인으로 물러나게 된 네타냐후가 “나는 이전에 두 차례나 정권을 되찾아왔다”이라며 우파 세력을 결집해 연정 붕괴에 나선다고 밝힌 것도 큰 부담이다.● 반네타냐후 연정 가까스로 과반 집권 타임즈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 크네세트는 13일(현지 시간) 오후 특별 총회를 소집해 연정 승인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다. 13개 의석 배출 정당중 8개 정당이 연합해 꾸려진 ‘반(反)테나냐후’ 연정 세력은 60석 찬성표를 얻어 4년 임기 차기 정부 구성권을 부여받았다. 이날 아랍계 정당 라암 소속 의원 1명이 기권해 119석 의석을 대상으로 투표가 이뤄졌다. 이스라엘은 의회 과반 구성 세력이 집권해 정부를 구성한다. 지난달 연정 구성 합의 때 정해진 대로 베네트 대표가 4년 중 첫 임기 2년을 총리로 재직하고, 이후 중도정당 ‘예시 아티드’(17석)를 이끄는 야이르 라피드 대표(58)가 남은 임기 총리로 부임하는 순번제 총리제가 적용된다. 양 대표는 총리직을 맡지 않는 기간엔 외교장관직을 맡는다. 반네타냐후 연정 승인이 이뤄지기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올해 3월 총선서 가장 많은 의석(30석)을 확보한 집권여당 리쿠드당과 네타냐후 총리가 레우벤 리블린로부터 연정 구성권을 먼저 부여받았지만, 과반 세력 확보에 실패했다. 결국 의회 2번째 다수당 ‘예시 아티드’ 라피드 대표에게 연정 구성권이 넘어갔다. 이후 라피드가 베네트와의 물밑 협상을 거쳐 지난달 연정 합의가 성사됐다. 극우부터 중도, 좌파, 아랍계가 연대하는 ‘무지개 연정’의 형태다. 해당 연정엔 양 정당 외에도 청백당(중도·8석), 야미나(극우·7석), 이스라엘 베이테이누(우파·7석), 노동당(좌파·7석), 뉴호프(우파·6석), 메레츠(좌파·6석), 라암(아랍계·4석 중 3석 참여)이 합류했다. 이중 아랍계 정당 라암을 제외하고 27개 장관직을 분배하는 방식으로 연정 참여 합의가 이뤄졌다. 라암에선 장관직을 배출하진 않았으나. 차기 정부서 향후 5년간 아랍계 범죄 예방 등에 25억 세켈(8578억 원) 투입을 보장받는 등 아랍 지역 재건을 위한 예산을 대거 확보했다. ● 시작부터 ‘공공의 적’ 된 베네트 “나는 이제 이스라엘서 제일 미움받는 사람이 될 것이다.” 베네트 총리가 지난달 연정에 합류키로 결정한 뒤에 자신의 자녀들에게 한 말이다. 베네트가 채널12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이 말대로, 연정 초반부터 그는 ‘공공이 적’이 됐다. 팔레스타인의 독립국가 승인을 전제로 한 ‘두 국가 해법’을 거부하고, 대팔레스타인 강경책을 고수해온 극우성향 정치인 베네트를 두고 좌파와 아랍계는 의심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여기에 기존 극우 성향 지지층마저 베네트가 자신의 주장과 달리 좌파와 손을 잡았다며 등을 돌리고 있다. 베네트가 이끄는 극우정당 야미나는 3월 의회 총선서 7석을 배출했지만, 이날 연정 투표서 베네트의 연정 합류에 반발해 의원 1명이 반대표를 던지고 이탈한 탓에 6석만 연정에 합류했다. 또 다른 아랍계 정당 ‘조인트 리스트’(6석)는 네타냐후 실각을 환영한다면서도, 반네타냐후 연정도 ‘또 다른 우익’이라며 의회서 반대표를 던졌다. 당초 전원 연정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됐던 아랍계 정당 라암에서도 의원 1명이 기권표를 던졌다. 사실상 첫 총리 행보에서도 베네트는 큰 야유와 비난을 받았다. 13일 연정 승인을 앞두고 치러진 크네세트 총회 연설서 베네트가 연단에 서자 우파 리쿠드당 뿐만 아니라 핵심동맹인 극우 성향 초정통파(하레디) 의원들이 ‘사기꾼’, ‘범죄자’라며 고함을 지른 탓에 연설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친네타냐후 세력은 베네트가 네타냐후 총리의 보좌관으로 정계에서 이름을 알리고 그동안 아랍계에 대한 강경 발언으로 존재감을 키웠으면서 네타냐후와 우파 세력을 적으로 돌렸다며 비판한다. 유대교 성직자 집안에서 태어난 베네트는 네타냐후와 마찬가지로 최정예 대테러 특수부대 ‘사예레트 마트칼’에서 복무했고 2006¤2008년 리쿠드당 소속 네타냐후의 수석보좌관으로 두각을 드러냈다. 이후 네타냐후 정부서도 경제부, 교육부 장관을 역임했다. 팔레스타인 자치령에 대한 강도 높은 억압 정책을 정부에 촉구하며 차츰 자신의 정치색을 드러내다가 2018년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장악한 무장정파 하마스에 대한 강경책을 펼치겠다며 국방장관직까지 요구하다가 네타냐후와 관계가 멀어졌다. 네타냐후는 2019년 11월 리쿠드당 주도 연정이 깨질 위기에 처하자, 당시 극우 정당을 이끌던 베네트가 야권에 합류하지 않도록 국방장관직에 앉히는 등 뒤늦게 당근책을 제시했으나 관계는 오래가지 않았다. 이듬해 5월 청백당과 새 연정이 성사되자 베네트를 연정에서 배제했는데, 알자지라는 이를 두고 “네타냐후가 베네트와 관계가 틀어졌음을 보여준다”라고 분석했다. 올 3월 총선이 끝나고도 네타냐후는 다시 베네트에게 순번제 총리직의 후반기 임기를 보장하는 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엔 베네트가 거부했다. ● 야권 거물된 네탸냐후, 연정 붕괴 노린다 네타냐후 전 총리는 1996~1999년에 이어 2009년부터 다시 총리직을 맡아서 장기 집권하다가 결국 권좌에서 물러나게 됐다. 그가 총리로 재임한 기간만 총 15년 2개월에 이른다. 이번 실각으로 인해 최대 정치 위기를 맞은 가운데서도 네타냐후 전 총리는 반네타냐후 연정 붕괴를 노리면서 다시 총리직에 복귀하겠다는 생각을 숨기지 않았다. 네타냐후 총리는 13일 이스라엘 크네스트 총회 연설서 “집권 기간 동안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억제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집단면역에 가까워지는 성과를 거뒀으며, 아브라함 협정(지난해 이스라엘이 아랍에미리트, 바레인과 맺은 평화협정)도 이스라엘 안보 수준을 높인 업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집권한 지난 10년 기간 동안 이스라엘은 최고의 안보를 누렸다”면서 “현 연정 세력은 이란을 압박하기 위한 세계적인 공조를 받을 만한 입지도 능력도 없다”고 지적했다. 아랍계와 좌파와 연대한 반네타냐후 연정 세력이 안보관이 뚜렷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하는 한편, 자신이 장기집권하며 전세계에 걸쳐 확보한 인적 네트워크와 영향력에 베네트 총리 경험이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한 것이다. 네타냐후는 최근 이란과의 핵합의(JCPOA)를 복원하려는 미국 측이 이스라엘에 공개적으로 이란 비판을 하지 말라고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베네트가 미국의 압박을 견뎌내고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을 사람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네타냐후는 “나는 이미 야권서 두 차례에 걸쳐서 정권을 탈환한 적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베네트 총리로선 안보 이슈에 대한 문제 제기와 우려를 극복하는 한편, 내부적으론 연정에 합류한 좌파 및 아랍계를 다독이는 과제가 놓여져 있다. 그는 이달 초 연정 합류 세력인 라암 지도자 만수르 압바스에 대해선 그동안 테러 활동 지원자라고 비판하던 것을 멈추고 “이스라엘을 위해 일할 사람”이라며 치켜세웠다. 이스라엘 내 아랍계에 대해선 주로 교육과 집단 거주지역에 대한 병원 설립 등 인프라 관련 사업 예산은 지원하면서도 팔레스타인 자치령내 정착촌 문제 등 강경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동 외교 무대에선 네타냐후 노선을 계승하면서도 안보관 비판을 피하기 위해서 ‘공동의 적’인 이란에 대해선 한동안 기존보다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네트 총리는 13일 미국의 이란 핵합의 복원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 2021-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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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팔 교전에 갈라진 이슬람권… 실리·반미·중립 각양각색

    《8일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해변에 있는 ‘헬난 팔레스타인’ 호텔을 찾았다. 1964년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연맹 14개 회원국은 이곳에서 같은 해 창설된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를 승인하고 팔레스타인에 대한 아랍권 전체의 지원을 약속했다. 57년이 흐른 지금도 이 호텔은 아랍권 단결을 상징하는 장소로 여겨진다.》 시민 아흐마드 제마 씨(32)는 기자가 묻기도 전에 지난달 10∼20일 벌어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교전을 언급했다. 그는 “이스라엘군이 죄 없는 팔레스타인인을 공격했지만 아랍권이 손을 놓았다”고 비판했다. 특히 지난해 9월 이스라엘과 수교한 아랍에미리트(UAE), 수교는 안 했지만 친이스라엘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사우디를 거론하며 “걸프만 왕정국이 이스라엘과 밀착해 이슬람 공동전선이 붕괴됐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를 둘러싼 아랍권의 반응은 세 갈래로 나뉜다. 이집트와 카타르처럼 자국 영향력을 확대하는 실리 외교의 기회로 삼거나, 이란과 터키처럼 반미·반이스라엘 구호를 외쳐 자국 내 여론전에 사용하거나, 사우디와 UAE처럼 이스라엘에 대한 형식적 비판에 나서는 식이다.이집트와 카타르의 실리 외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 모두와 우호 관계를 맺고 있는 이집트는 휴전을 중재하기 위해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모두 대표단을 파견하는 등 국제무대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집트는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피해를 입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65t의 구호물자와 식료품을 보냈고 가자지구 재건비로 5억 달러(약 5600억 원)를 내놨다. 이스라엘에 대한 별도의 규탄 성명을 내지도 않았다. 압둘팟타흐 시시 대통령은 세계 최고 권력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도 교감했다. 군인 출신인 그는 2013년 쿠데타를 통해 첫 민선 대통령 무함마드 무르시를 몰아내고 집권했다. 2019년 헌법 수정으로 연임 제한을 완화해 2030년까지 사실상의 종신집권 토대도 마련했다. 이 과정에서 약 6만 명의 반정부 인사가 수감됐다. 1월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은 줄곧 인권 중시를 강조하며 인권 탄압국과 거리를 두겠다는 뜻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과 밀착했던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역시 2003년 집권 후 종신집권을 시도하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도 거세게 비판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휴전을 선언한 지난달 20일 시시 대통령과 첫 통화를 하며 “갈등 중재에 힘써 줘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카타르 역시 지난달 26일 가자지구 재건에 5억 달러를 지원키로 했고 역시 이스라엘 비판 성명을 내지 않았다. 세계 최대 천연가스 수출국인 카타르는 수니파 국가지만 시아파 맹주 이란과도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다. 카타르 북부 해안과 이란 남부 해안에 걸친 ‘파르스 가스전’을 공동 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카타르는 2017년 이란과의 밀착을 이유로 사우디, UAE 등으로부터 단교를 당했다. 이후에도 수니파와 시아파의 줄타기 외교를 통해 역내 영향력을 유지하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이 실리 외교 전략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교전 사태에도 고스란히 투영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터키·이란, 팔레스타인 지원 각각 튀르크계와 페르시아계로 아랍계가 아닌 터키와 이란은 팔레스타인을 지지하고 이스라엘과 미국을 비판하는 데 열심이다. 이를 통해 친미 걸프국을 압박하고 역내 패권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겠다는 속내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팔레스타인에 국제 보호군을 파견하자”고 촉구했다. 4일 후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역시 “팔레스타인 문제는 이슬람 공동체의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며 이스라엘을 성토했다. 두 나라 모두 방역 실패와 경제난으로 인한 내부 비판을 잠재우기 위해 화살을 ‘외부의 적’으로 돌리고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의도 또한 드러내고 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9일 기준 터키와 이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각각 530만 명, 298만 명을 돌파했다. 최근 터키 리라화 가치는 달러당 8.6터키리라로 연일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에르도안 정권은 집권 내내 대형 인프라 건설을 통한 성장, 즉 ‘에르도가노믹스’를 추진했다. 일정 부분 효과는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 재정적자와 무역적자가 급증하고 만성적 고물가가 나타났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지금이라도 금리를 올려 쌍둥이 적자와 고물가를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지만 중앙은행 총재를 밥 먹듯 교체하며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달 말부터는 공사비 160억 달러(약 18조 원)의 이스탄불 운하 공사도 시작된다. 2013년 집권한 로하니 대통령은 2년 후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와 맺은 핵합의를 최대 치적으로 내세웠다. 이를 바탕으로 2017년 재선에도 성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핵합의를 파기한 후 보수층의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연임 제한으로 18일 대선에 출마하지 않지만 남은 임기 동안 보수 이슬람 유권자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란 역시 서방으로부터 오랫동안 강도 높은 경제 제재를 받아온 탓에 생필품 품귀, 고물가가 심각하다. 사우디·UAE, 형식적 비판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맺은 UAE, 무함마드 왕세자 집권 후 ‘공동의 적’ 이란 견제를 위해 이스라엘과 손잡은 사우디 등은 개입을 꺼리고 있다. 두 나라는 지난달 57개국이 가입한 이슬람권 최대 국제기구 ‘이슬람협력기구(OIC)’ 성명을 통해 “팔레스타인 주민, 영토, 성지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집트와 카타르처럼 팔레스타인에 대한 직접 지원을 하지 않아 자국 내 보수층으로부터 “형식적 구호에 그쳤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왕정인 사우디와 UAE는 하마스 주축이 ‘풀뿌리 이슬람 원리주의’ 운동을 주창하는 무슬림형제단임을 문제 삼는다. 무슬림형제단은 미국, 이스라엘 못지않게 왕정에도 비판적 태도를 보인다. 가디언은 지난달 17일 “사우디, UAE 언론에서 이스라엘 비판 기사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팔레스타인 지지 일색이던 과거와 상당히 다르다고 보도했다. 두 나라 소셜미디어에서는 ‘팔레스타인은 내 문제가 아니다’와 ‘팔레스타인은 가장 중요한 문제’란 해시태그를 모두 찾아볼 수 있다. 지난달 26일 UAE 두바이에 있는 ‘문명의 교차로 박물관’에서는 아예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 전시회가 열렸다. 5일 후 UAE는 텔아비브에 개설한 대사관의 공식 운영에 돌입했다. 겉으로는 중립이지만 팔레스타인보다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모습이 역력하다.―알렉산드리아에서임현석 카이로 특파원 lhs@donga.com}

    • 2021-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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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건국 첫 ‘무지개 연정’… 15년 집권 네타냐후 몰아냈다

    이스라엘에서 1948년 건국 후 최초로 우파, 좌파, 중도, 아랍계 정당이 손을 잡은 ‘무지개 연정’이 탄생했다. 3월 총선에서 의석을 차지한 13개 정당 중 8개 정당이 15년 2개월 넘게 집권한 최장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72)를 몰아내기 위해 연합한 결과다. 이스라엘 집권 연정에 아랍계 정당이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중도 ‘예시아티드’를 이끄는 TV 앵커 출신 야이르 라피드 대표(58)는 2일 성명을 통해 “연정 구성을 위한 합의가 이뤄져 레우벤 리블린 대통령에게 연정 구성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연정에는 17석을 보유한 예시아티드를 중심으로 청백당(중도·8석), 야미나(극우·7석), 이스라엘 베이테이누(우파·7석), 노동당(좌파·7석), 뉴호프(우파·6석), 메레츠(좌파·6석), 라암(아랍계·4석) 등이 참여했다. 의회 전체 120석 중 과반(61)을 간신히 넘는 62석을 차지하고 있다. 한때 네타냐후의 최측근이었지만 장관직 기용, 팔레스타인 대처 문제 등을 두고 갈등을 빚다 결별한 나프탈리 베네트 전 국방장관(49)이 이끄는 야미나가 지난달 30일 연정 합류 의사를 밝힌 것이 결정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각료 구성도 끝났다. 4년 임기의 총리직은 전후반 각각 2년으로 나눠 먼저 베네트가 총리에 오르고 라피드가 외교장관을 맡는다. 2년 후 둘은 서로의 자리를 맞바꾸기로 했다. 현 국방장관인 베니 간츠 청백당 대표(62)는 장관직을 유지한다. 나머지 장관직은 대부분 연정에 참여한 또 다른 정당 대표들이 나눠 맡는다. 아랍계 정당 라암은 장관을 배출하지 못했지만 네타냐후 집권 내내 ‘2등 시민’으로 탄압받아 온 아랍계 주민 지원을 위한 163억 달러(약 18조 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이스라엘 930만 명 인구 중 약 20%가 아랍계다. 반네타냐후 연정은 7일 회의를 열어 연정 구성을 위한 최종 표결 날짜를 정한다. 1주일 안에 표결을 해야 하므로 늦어도 14일 이전에는 네타냐후의 실각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념 스펙트럼이 다양한 여러 정당이 뭉친 만큼 연정 구성을 위한 진통은 계속되고 있다. 야미나 소속 의원 1명은 아랍계와의 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외치고 있다. 이를 감안할 때 표결하면 연정 구성 정당에서 62석 중 1표가 이탈하게 된다. 집권 내내 강력한 친미, 반팔레스타인, 반이란 정책을 실시하며 ‘중동의 스트롱맨’으로 불렸던 네타냐후 총리는 결국 권좌에서 내려오게 됐다. 네타냐후 총리는 1996∼99년 총리를 지냈고 2009년 다시 총리가 되어 지금까지 집권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백신 접종률, 사실상 승리로 끝난 팔레스타인 하마스와의 교전 등에도 과거 최측근이었던 베네트가 등을 돌리자 치명타를 맞았다. 2019년 비리 혐의 등으로 현직 총리 최초로 기소된 그가 실각 후 감옥에 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 2021-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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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反네타냐후 진영 연정 극적 타결…네타냐후 12년 집권 종지부

    2009년 3월부터 12년 3개월간 이어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72) 장기 통치 종식이 임박했다.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서 네타냐후 총리에 반대하는 야권 진영이 대연정 구성 협상을 마무리하고 정당간 최종 합의까지 성사시켰다. 이는 연정과 관련해 막판 변수였던 정당별 지분 배분까지도 완료됐다는 의미로, 반(反)네탸나후 진영 집권까지 이젠 의회 표결만 남았다. 타임즈오브이스라엘, 예루살렘포스트 등 이스라엘 현지매체 보도에 따르면 중도 성향 정당인 ‘예시 아티드’를 이끄는 TV 앵커 출신인 야이르 라피드 대표(58)는 “연정 구성을 위한 야권 정당간 합의가 이뤄져 레우벤 리블린 대통령에게 연정 구성안을 제출했다”고 2일 밝혔다. 리블린 대통령도 성명을 통해 “정부 구성에 성공한 라피드 대표에게 축하 인사를 전한다”고 답했다. 2일은 라피드가 리블린 대통령으로부터 부여받은 4주간의 정부 구성 마감시한 마지막날이었다. 반네타냐후 진영은 정당간 지분 협상으로 막판까지 진통을 겪다가 마감시한까지 약 1시간을 앞두고 극적으로 야권 합의에 성공했다. 앞서 이스라엘 3월 총선서 의회 1당이 된 리쿠드당(30석)과 이를 이끄는 네타냐후 총리가 리블린 대통령에게서 연정 구성 권한을 먼저 부여받았으나, 집권에 필요한 의회 전체 120석 중 과반(61석) 확보에 실패했다. 지난달 초 의회 제2당인 예시 아티드(17석) 라피드 대표로 4주간 연정 구성 권한이 넘어갔다. 이날 예시 아티드를 비롯한 총 8개 정당이 연합 구성에 합의해 전체 120석 중 과반 기준인 61명 의원수를 가까스로 맞췄다. 연합에 참여키로 한 정당은 청백당(8석·중도) 야미나(7석·극우) 노동당(7석·좌파) 이스라엘 베이테이누(7석·중도 우파) 뉴호프(6석·우파) 메레츠(6석·좌파) 라암(통합아랍리스트·4석·아랍계)으로 의석수만 따지면 총 62석이다. 이중 야미나에서 이탈표가 1표 나올 것으로 예상되다 보니 가까스로 과반을 맞췄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초 협상에서 합류할 것으로 거론되던 아랍계 정당 연합 조인트 리스트(6석)는 개별 투표 방침으로 공식 합류하진 않았다. 조인트 리스트 6석 중 최소 4석은 반네타냐후 진영에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권 교체 마지막 절차인 연정 투표는 최대 12일 안에 이뤄지게 된다. 이스라엘 통치 실권을 쥔 4년 임기 총리직은 전후반기로 나눠 전반기는 극우 정당 ‘야미나’ 나프탈리 베네트 대표(49)가 맡고 나머지 기간은 예시 아티드 라피드 대표가 맡게 된다. 야미나는 전체 의회 120석 중 7석만 갖고 있지만 협상을 통해 총리까지 배출하게 됐다. 베네트 대표는 네타냐후 야권 지도자 시절 수석 보좌관 출신으로 그와 정치적 동맹으로까지 불렸지만 이번 총선서 ‘캐스팅 보트’를 쥐고 30일 반네타냐후 진영 합류를 선언하면서 네타냐후를 총리직에서 끌어내리게 됐다. 유력한 야권 정치인으로 지난 정권에서는 네타냐후 연정에 참여해 국방장관직을 맡았던 베니 간츠 청백당 대표(62)는 이번 연정에서 그대로 국방장관직을 이어간다. 외교장관직은 순번제 총리에서 후반기 총리인 라피드가 2023년까지 맡았다가 전반기 총리인 베네트가 이어받는다. 그 외 장관직은 연정에 참여한 정당들이 나눠 맡는다. 아랍계 정당 라암 측은 이번 연정서 장관을 배출하진 않았으나 아랍계 주민 지원을 위한 정부 예산 약 163억 달러(18조1000억 원)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스라엘서 연정 세력에 아랍계가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총리 재임기간만 15년 이상인 네타냐후 총리는 야권 정치인으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네타냐후와 우파 리쿠드당은 반네타냐후 진영이 가까스로 61석 과반을 맞췄다는 점을 노려 우파 의원들의 이탈을 촉구하는 한편, 야권으로 물러나서도 이념 공격 등을 통해 연정을 흔들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반네타냐후 연정이 성사되었지만 연정 내에서 많은 당이 좌우에 걸쳐 복잡하게 얽혀 있어 언제든 파국을 맞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 2021-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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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타냐후, 측근 변심에 ‘아뿔싸’… 이스라엘 최장수 총리 실각 위기

    1996년 6월∼1999년 7월, 2009년 3월∼현재까지 15년 2개월 넘게 집권 중인 이스라엘 최장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72)가 한때 최측근이었던 나프탈리 베네트 극우정당 ‘야미나’ 대표(49)의 변심으로 실각 위기에 처했다. 베네트는 자신이 총리가 되겠다는 야심을 갖고 집권 리쿠드당 대신 중도 정당 ‘예시 아티드’가 이끄는 반(反)네타냐후 연정에 합류할 뜻을 밝혔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베네트는 지난달 30일 TV 연설을 통해 “친구 야이르 라피드 예시 아티드 대표(58)와 함께 이스라엘을 추락에서 구해내겠다. 더 이상 연정이 무산되면 사회 혼란이 심해진다”고 말했다. 전체 120석인 이스라엘 의회에는 10개가 넘는 정당이 난립하고 있어 연정이 아니면 집권하기 어렵다.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벌써 4번의 총선이 치러졌고 2일까지 연정이 구성되지 못하면 5번째 총선을 실시할 수도 있다. 3월 총선에서 예시 아티드와 야미나는 각각 17석, 7석을 얻었다. 이미 연정 합류 의사를 밝힌 청백당(8석·중도) 노동당(7석·좌파) 이스라엘 베이테이누(7석·중도 우파) 뉴호프(6석·우파) 조인트리스트(6석·아랍계 정당 연합) 메레츠(6석·좌파)를 합치면 8개 정당의 의석이 과반(61석)인 64석이 된다. 베네트와 라피드는 베네트가 2023년까지 먼저 총리를 하고 라피드가 외교장관을 맡은 후 서로의 자리를 맞바꾸는 방안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피드는 2일까지 레우벤 리블린 대통령에게 연정 구성 합의를 보고하고 이후 1주일 안에 의회에서 표결을 거쳐 정권교체를 이루기로 했다. 소속 의원들의 변심이 없으면 과반 통과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1972년 유대교 성직자 랍비 집안에서 태어난 베네트는 네타냐후와 마찬가지로 최정예 대테러 특수부대 ‘사예레트 마트칼’에서 복무했고 미국에서 오래 생활했다. 2006∼2008년 네타냐후의 수석보좌관을 지냈고 네타냐후의 두 번째 집권 후 교육, 경제 등 여러 부처 장관을 맡으며 승승장구했다. 그는 장남의 이름을 네타냐후 총리의 형 요나탄의 이름에서 따서 지었을 정도로 총리와 각별한 사이였다. 네타냐후의 형은 1976년 팔레스타인 테러범에 의해 납치된 후 우간다 엔테베 공항에 억류됐던 이스라엘 인질들을 구하다 순직했다. 하지만 2018년 11월 차기 총리의 전 단계로 여겨지는 국방장관 자리를 요구하다 거절당하면서 관계에 금이 갔다. 당시 둘은 네타냐후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잠시 휴전하는 문제를 두고도 대립했다. 팔레스타인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베네트는 1967년 이스라엘이 제3차 중동전쟁에서 무력으로 점령한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이스라엘 영토로 합병하고 네타냐후 정권이 지금보다 더 우파적인 색채를 드러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베네트는 2019년 7월 야미나를 창당했다. 두 달 후 총선에서 베네트가 반네타냐후 진영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네타냐후는 뒤늦게 그를 국방장관에 앉혔다. 하지만 이듬해 초 청백당과의 연정에 성공하자 야미나를 연정 파트너에서 배제하고 베네트를 국방장관에서 물러나게 했다. 네타냐후에 대한 베네트의 반감 또한 극도로 높아졌다. 베네트가 라피드와 손잡은 사실이 알려지자 네타냐후 총리는 즉각 성명을 통해 “국가 안보와 미래에 위협인 좌파 연정은 ‘세기의 사기’”라고 비판했다. 네타냐후와 리쿠드당은 야미나 소속 의원에게 탈당을 권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반네타냐후 연정에 참여한 8개 정당의 이념 스펙트럼이 극우, 극좌, 중도, 아랍계 등으로 지나치게 다양하고 ‘반네타냐후’ 외에 아무런 공통점이 없어 집권에 성공해도 내분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본다. 이미 베니 간츠 청백당 대표는 자신이 총리 논의에서 배제된 것에 불만을 표했다. 극우 야미나와 아랍계 조인트리스트가 팔레스타인 현안을 두고 격렬히 대립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네타냐후는 해외 사업가로부터 돔페리뇽 같은 최고급 샴페인과 쿠바산 고급 시가 등을 받고 특정 언론사에 친정부 기사를 쓰도록 압박한 혐의 등으로 2019년 11월 현직 총리 최초로 기소됐다.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며 실각하면 면책 특권이 사라져 곧바로 감옥에 갈 수 있다. 일각에서는 네타냐후가 실각하면 최소 10년 이상의 징역형을 살 수 있다고 보고 있다.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 2021-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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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리아 알아사드 대통령 4연임 성공, 28년 ‘독재의 길’ 열려

    올해로 21년째 집권중인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56)이 4연임에 성공했다. 2011년 시작한 시리아 내전에서 반군에 몰려 한때 정치적 위기를 맞았으나, 러시아 지원을 받아 반격에 나선 뒤로 승기를 차츰 굳히면서 종신독재 길로 접어들었다. 알 아사드 대통령은 1970년 쿠데타로 집권했던 아버지 하페즈 알 아사드(1930~2000) 임기까지 포함하면 앞으로 58년 동안 아사드 가문이 시리아를 통치하게 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리아 정부는 27일(현지 시간) 전날 치러진 대통령 선거 투표 집계 결과 알 아사드 대통령이 95.1% 득표율로 야권 후보 2명을 제치고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시리아 당국은 이번 대선 투표율은 78%로 시리아인 약 1400만 명이 투표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시리아 대통령은 7년 임기로, 이로써 알 아사드는 2028년까지 대통령직을 이어가게 됐다. 알 아사드 대통령은 당선이 확정된 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일부터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희망을 만들어 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대선에서 알 아사드 대통령의 압도적 승리는 이미 예상된 일이었다. 현재 시리아 내전서 정부군이 장악한 지역은 시리아 영토 약 70% 수준으로, 알 아사드 정권은 이번 대선서 반군이 장악한 지역에 있는 약 600만 명 규모 난민에겐 투표권을 주지 않았고, 이로 인해 서방권을 중심으로 이번 대선이 알 아사드 장기 집권을 위한 ‘쇼’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또 공직선거 출마자격을 시리아 거주 10년 이상으로 제한해 해외 망명 야권 인사들의 출마를 막았고, 정권 대선 출마 자격을 직접 심사해 사실상의 야권 어용 후보 2명만 대선에 들러리로 세웠다는 비판도 받았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은 국제기구가 대선을 감독할 수 있게 하자고 요구했으나, 알 아사드 정권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서방국가들과 반정부군을 지원하는 터키와 이번 대선을 불공정 선거라며 알 아사드 정권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혀왔다. 서방권 비판과 관련해 알 아사드 대통령은 대선일인 26일 동부 도시 두마에서 투표를 마치고 나오면서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들(서방국가) 입장을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며 “여기 사람들이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가 중요한데 시리아 사람들은 외부 의견은 가치가 ‘제로’라고 말하고 있다”라며 일축했다. 알 아사드 정권 과제는 국토 재건과 경제 회복이 될 전망이다. 2011년 ‘아랍의 봄’부터 이어진 내전으로 인해 약 38만 명이 숨지고, 시리아 인구 약 1750만 명 중 1340만 명이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으로 전락하는 등 전국토가 황폐화됐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내전으로 발생한 난민 규모도 약 1300만 명에 이른다. 다만 여전히 반군이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항전하는 가운데 러시아와 이란 지원을 받는 정부군과 터키 지원을 받는 반군 간의 대립이 여전히 첨예하다 보니 내전이 완전히 종식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군이 반군 진압 과정에서 화학무기를 38차례나 쓴 것으로 보고된 가운데, 서방국가서도 알 아사드 독재와 화학무기 사용에 따라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어 경제 회복 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것은 고민거리다. 미국과 서방국가들 역시 알 아사드 정권 축출을 목표로 내걸고 강한 압박을 이어왔으나 알 아사드 정권이 공고하다는 점을 이번 대선으로 재확인한 만큼 기존 전략 수정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 경제 제재를 계속할 경우, 오히려 인도주의 위기가 심화될 것이라는 비판도 동시에 나오고 있어서다. 시리아 내전은 ‘아랍의 봄’ 민중봉기가 불씨가 아랍 국가 전역으로 번지던 2011년 3월 남서부 다라 지역 학생들이 담벼락에 알 아사드 대통령을 비판하는 낙서를 한 뒤 체포되고 가혹행위까지 당하자 분노한 시민들이 시위대로 거리에 나서면서 촉발됐다. 정부와 충돌하는 과정에서 반정부 시위가 내전으로 불거졌고, 2014년 이슬람국가(IS) 발호로 인해 혼란이 심화됐다. 한때 반군 기세에 밀려 국토의 30%만 장악했던 정부군은 2015년부터 러시아가 지원을 받기 시작하면서 반군을 차츰 밀어내고 승기를 잡아 현재는 국토 70% 가량을 재장악했다.카이로=임현석특파원 lhs@donga.com}

    • 2021-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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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이어 이란도 “가상화폐 채굴 금지”

    중국에 이어 이란도 가상화폐 채굴 금지에 나서는 등 세계 각국의 가상화폐 규제가 대폭 강화되고 있다. 이란은 2019년 7월 세계 최초로 가상화폐 채굴을 합법화했지만 이로 인한 전력난이 심화되자 결국 정부가 칼을 빼 들었다. 이란 타스님통신 등에 따르면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9월 22일까지 4개월간 가상화폐 채굴을 금한다”고 26일 밝혔다. 최근 수도 테헤란, 이스파한, 시라즈 등 주요 도시에서는 정전이 연이어 발생해 일부 지역에서는 교통 신호등까지 마비됐다. 결국 정부가 매일 2시간씩 전력 공급을 제한했지만 이후에도 전력난이 해소되지 않자 가상화폐 채굴을 금지했다. 이란 전력공사는 정전 사태 때부터 “대형 컴퓨터를 사용하는 가상화폐 채굴이 전력난을 가중시킨다”고 지적해 왔다. 비트코인 채굴 6위 국가인 이란은 전 세계 채굴의 3.4%를 차지한다. 지난해 4월 영국 케임브리지대 자료에 따르면 중국(65.1%), 미국(7.2%), 러시아(6.9%), 카자흐스탄(6.2%), 말레이시아(4.3%) 다음으로 비트코인 채굴이 많이 이뤄졌다. 선진국에 비해 전기료가 싼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세계 4위 원유 보유국인 이란은 1kWh(킬로와트시)당 전기료가 0.004달러(약 4.47원)에 불과해 전 세계 채굴 사업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이다. 이로 인해 불법 채굴 또한 기승을 부리고 있다. 현재까지 이란 정부가 승인한 채굴장은 50여 곳에 불과하지만 올해 1월에 적발한 불법 채굴장만 1600여 곳에 달했다. 불법 업체가 사용하는 일일 전력량은 약 2GW(기가와트)로 화력발전소 2개의 발전용량에 맞먹는다.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 2021-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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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전에 교통 신호등까지 마비…이란 “4개월간 가상화폐 채굴 금지”

    중국에 이어 이란도 가상화폐 채굴 금지에 나서는 등 세계 각국의 가상화폐 규제가 대폭 강화되고 있다. 이란은 2019년 7월 세계 최초로 가상화폐 채굴을 합법화했지만 이로 인한 전력난이 심화되자 결국 정부가 칼을 빼 들었다. 이란 타스님통신 등에 따르면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26일 “9월 22일까지 4개월간 가상화폐 채굴을 금한다”고 밝혔다. 최근 수도 테헤란, 이스파한, 시라즈 등 주요 도시에서는 연이은 정전이 발생해 일부 지역에서는 교통 신호등까지 마비됐다. 결국 정부가 매일 2시간씩 전력공급을 제한했지만 이후에도 전력난이 해소되지 않자 가상화폐 채굴을 금지했다. 이란전력공사는 정전 사태 때부터 “대형 컴퓨터를 사용하는 암호화폐 채굴이 전력난을 가중시킨다”고 지적해왔다. 가상화폐 채굴 6위 국가인 이란은 전 세계 채굴의 3.4%를 담당한다. 지난해 4월 영국 케임브리지대 자료에 따르면 중국(65.1%), 미국(7.2%), 러시아(6.9%), 카자흐스탄(6.2%), 말레이시아(4.3%) 다음으로 가상화폐 채굴이 많이 이뤄졌다. 선진국에 비해 전기료가 싼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세계 4위 원유 보유국인 이란은 1kWh(킬로와트시)당 전기료가 0.004달러(4.47원)에 불과해 전 세계 채굴 사업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이다. 이로 인해 불법 채굴 또한 기승을 부리고 있다. 현재까지 이란 정부가 승인한 채굴장은 50여 곳에 불과하지만 올해 1월에 적발한 불법 채굴장만 1600여 곳에 달했다. 불법업체가 사용하는 일일 전력량은 약 2기가와트(GW)로 화력발전소 2개의 발전용량에 맞먹는다.카이로=임현석특파원 lhs@donga.com}

    • 2021-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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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팔 관계 복원 시동…예루살렘 영사관 복원키로

    미국이 팔레스타인과 대화 채널 역할을 하다가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서 폐쇄됐던 예루살렘 주재 영사관을 다시 열기로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친이스라엘 행보 속에 크게 악화됐던 팔레스타인과의 관계를 복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미국이 이스라엘과 대화 노선을 걷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와 그 주도세력인 파타 측에 힘을 실어주는 방식으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보인다. AP통신에 따르면, 중동 순방에 나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25일 요르단강 서안지구 도시 라말라에서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만난 자리에서 “미국이 팔레스타인과 협력하고 지원하는 방향에서 영사관 복원을 추진해나가겠다”라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팔레스타인인과 이스라엘인 모두가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관계를 미국과 팔레스타인 관계를 재건하려 한다”고도 했다. 다만 이날 영사관 복원 시점은 명시하지 않았다. 전임 트럼프 행정부가 친이스라엘 노선을 노골화하던 가운데 2018년 주이스라엘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미국 내 비공식 대사관 역할을 해오던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워싱턴사무소까지 폐쇄하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미국 정부와의 교류를 단절했다. 미국은 그해 팔레스타인 대사관 역할을 하던 예루살렘 주재 영사관을 폐쇄키로 결정하고 2019년엔 이스라엘 대사관으로 통합하는 조치를 마저 단행했다. 당시 결정에 의해 예루살렘 영사관 지위는 이스라엘 대사관 산하 팔레스타인부로 강등됐다. 바이든 행정부가 예루살렘 영사관을 다시 열게 되면 팔레스타인의 외교 관계가 격상된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최근 이스라엘 공습으로 피해를 입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재건을 위해 약 7500만 달러(837억 원)규모 개발경제원조를 의회에 요청키로 했다고 밝혔다. 또 긴급재난 지원금 550만 달러(61억 원)와 유엔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를 통해 3200만 달러(358억)을 지출하겠다고도 했다. 국제사회와 협력해 150만 회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기부도 추진할 계획이다. 전임 트럼프 행정부는 유엔팔레스타인난민기구에 대한 지원을 축소해 팔레스타인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마저 끊는다는 비판을 받았다. 미국은 가자지구를 실질 지배하는 무장정파 하마스를 통하지 않고, PA와 협력해서 가자지구 지원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이스라엘이 동예루살렘 내 정착촌 추진에 속도를 내고, 동예루살렘 구시가지 내 이슬람 성지인 알아끄사 사원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팔레스타인 내에선 무장투쟁 노선도 병행하는 하마스에 대한 상대적 지지가 올라가는 흐름이 뚜렷하다. 상대적으로 온건 노선을 걷는 팔레스타인 양대 정파 중 한 곳 파타와 여기서 주도하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인기가 시들해지고, 영향력도 위축됐다는 평가가 나오자 미국이 지원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블링컨 장관은 26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중동 순방에 나섰다. 이틀간 예루살렘과 요르단 서안의 팔레스타인 도시 라말라, 이집트 수도 카이로, 요르단 수도 암만을 방문하는 일정이다. 이달 20일 이스라엘군과 하마스가 무력충돌 열흘 만에 휴전 합의를 이룬 것과 관련해 후속 조치를 논의하기 위해서다. 블링컨 장관은 압바스 수반을 만나기 직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먼저 만나 미국이 이스라엘 방위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26일 블링컨 장관과 만난 뒤 기자회견을 통해 “바이든 미 대통령의 최근 이스라엘 지지 발언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한미정상회담 직후 열린 가지회견에서 “(중동서) 독립적인 유대 국가 이스라엘의 존재 권리를 인정하지 않으면 평화는 없을 것이다”라고 지지하는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스라엘도 블링컨 장관 순방 중에 미국의 우호 관계를 과시해 실리를 챙겼다는 평가를 받는다.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 2021-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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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사드 새수장에 특수부대 출신 現부국장

    이스라엘의 해외담당 정보 및 공작기관 모사드의 새 수장으로 최정예 대테러 특수부대 ‘사예레트 마트칼’ 출신의 다비드 바르니아 현 모사드 부국장(56·사진)이 임명됐다. 그는 다음 달 1일부터 5년 임기를 시작한다. ‘사예레트 마트칼’은 네 차례의 중동전쟁 등에서 혁혁한 성과를 거뒀으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72) 또한 이 부대에서 복무했다. 예루살렘포스트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24일(현지 시간) 바르니아 부국장의 국장 승진 사실을 밝히며 “새 국장의 최우선 임무는 이란 핵무기 개발 저지”라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중동의 유일한 비공식 핵보유국인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경계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이란과의 핵합의를 복원하는 것 역시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바르니아 부국장은 최대 도시 텔아비브의 군사기숙학교를 졸업한 후 사예레트 마트칼의 전투요원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귀국해 잠시 금융계에서 일했고 1996년부터 모사드에서 근무했다. 주로 해외에서 요원 모집 업무를 담당했다. 2019년부터 부국장으로 재직하며 이란 핵 개발 관련 첩보 활동, 지난해 8월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와의 수교 지원 등에 관여했다. 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 2021-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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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모사드 새 수장 임명…“최우선 임무는 이란 核 저지”

    이스라엘의 해외담당 정보 및 공작기관 모사드의 새 수장으로 최정예 대테러 특수부대 ‘사예렛 메트칼’ 출신의 다비드 바르니아 현 모사드 부국장(56·사진)이 임명됐다. 그는 다음달 1일부터 5년 임기를 시작한다. ‘사예렛 메트칼’은 네 차례의 중동전쟁 등에서 혁혁한 성과를 거뒀으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72) 또한 이 부대에서 복무했다. 예루살렘포스트에 따르면 등은 네타냐후 총리가 24일(현지 시간) 바르니아 부국장의 국장 승진 사실을 밝히며 “새 국장의 최우선 임무는 이란 핵무기 개발 저지”라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중동의 유일한 비공식 핵보유국인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경계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이란과의 핵합의를 복원하는 것 역시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바르니아 부국장은 최대도시 텔아비브의 군사기숙학교를 졸업한 후 사예렛 매트칼의 전투 요원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귀국해 잠시 금융계에서 일했고 1996년부터 모사드에서 근무했다. 주로 해외에서 요원 모집 업무를 담당했다. 2019년부터 부국장으로 재직하며 이란 핵 개발 관련 첩보 활동, 지난해 8월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와의 수교 지원 등에 관여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최측근으로 2016년부터 모사드를 이끌고 있는 요시 코헨 현 국장(60)은 정계 입문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 2021-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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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정전사태, 비트코인 채굴이 원인”

    수도 테헤란을 비롯한 이란 주요 도시에서 연일 정전 사태가 벌어지는 가운데 주요 언론들이 정전의 원인 중 하나로 비트코인 채굴을 들었다. 이란에 대한 미국발 금융 제재가 장기화되면서 비트코인 채굴이 외화벌이 수단이 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AFP통신과 이란 타스님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주요 도시 테헤란, 시라즈 등에서 22, 23일 간헐적인 정전이 발생했다. 테헤란은 22일 전력이 총 3차례 끊겼고, 테헤란 인근 지역에서도 최소 2시간가량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주요 도시 시내의 일부 신호등이 마비돼 교통체증을 겪기도 했다. 이에 이란 당국은 테헤란 등 주요 도시에서 지역별로 매일 2시간씩 순차적으로 전력 공급을 제한하기로 했다. 이란전력공사 측은 AFP통신에 “날씨가 고온인 데다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채굴 열풍으로 평소보다 전력수요가 많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채굴은 대량의 서버를 동원하기 때문에 전력 소모량이 많다. 앞서 이란 당국은 올 1월에도 전력 소모가 극심하다는 이유를 들어 가상화폐 채굴장 폐쇄 조치를 내렸다. 당시 이란 당국은 자국 내 공식 등록된 채굴장 24곳을 제외하고 250MW(메가와트) 규모 이상 전력을 소비하는 불법 비트코인 채굴장 1620곳을 폐쇄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사회 제재로 달러 결제가 불가능해지자 우회 거래를 위해 비트코인 채굴에 뛰어든 업체가 많아져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블록체인 분석업체 엘립틱 분석을 인용해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량의 약 4.5%가 이란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추산하면 이란의 연간 비트코인 생산량은 10억 달러(약 1조1200억 원)에 이른다. 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 2021-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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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비트코인 채굴에 연일 정전…신호등까지 꺼져

    이란 수도 테헤란을 비롯한 주요 도시서 연일 정전 사태가 벌어지는 가운데 주요 언론들이 정전 원인 중 하나로 비트코인 채굴을 들었다. 이란에 대한 미국발 금융 제재가 장기화되면서 비트코인 채굴이 외화벌이 수단이 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AFP통신과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주요도시 테헤란, 쉬라즈 등에서 22~23일 간헐적인 정전이 발생했다. 수도 테헤란은 22일 전력이 총 3차례 끊겼고, 테헤란 인근 지역서도 최소 2시간가량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주요 도시 시내의 일부 신호등이 마비돼 교통체증을 겪기도 했다. 이에 이란 전력 당국은 테헤란 등 주요 도시에서 지역별로 매일 2시간씩 순차적으로 전력 공급을 제한하기로 했다. 이란 국가전기산업 관계자는 AFP통신에 “고온이라 전력수요가 많아졌지만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채굴 열풍으로 평소보다 전력수요가 많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채굴은 대량의 서버를 동원하기 때문에 전력 소모량이 많다. 앞서 이란 당국은 올 1월에도 전력 소모가 극심하다는 이유를 들어 가상화폐 채굴장 폐쇄 조치를 내렸다. 당시 이란 당국은 자국 내 공식적으로 등록된 채굴장 24곳을 제외하고 250MW(메가와트) 규모 이상의 전력을 소비하는 불법 비트코인 채굴장 1620곳을 폐쇄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미국 등 국제 제재로 인해 달러 결제가 불가능해지자 우회 거래를 위해 비트코인 채굴에 뛰어든 업체가 많아져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블록체인 분석업체 엘립틱 분석을 인용해 전세계 비트코인 채굴량의 약 4.5%가 이란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추산하면 이란의 연간 비트코인 생산량은 10억 달러(약 1조1200억 원)에 이른다.카이로=임현석특파원 lhs@donga.com}

    • 2021-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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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바이 공주 감금 풀렸나… SNS에 쇼핑몰 등장 사진

    아버지에 의해 자신이 빌라에 3년간 감금돼 있다고 폭로한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 두바이 국왕의 딸 라티파 공주(36)의 최근 모습으로 추정되는 사진이 인스타그램에 올라왔다. 라티파 공주는 2018년 미국으로 탈출하려다 바다 한가운데서 아랍에미리트(UAE) 특공대에 붙잡혔다. 이후 자신의 감금 사실을 친구들에게 알린 이래 행방이 알려지지 않았다. 22일 가디언에 따르면 공주의 지인으로 추정되는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 두 곳에 두바이의 한 쇼핑몰 카페 테이블에 앉아있는 라티파 공주의 사진이 20일 올라왔다. 사진 속에서 공주는 다소 경직된 표정으로 여성 2명과 함께 자리에 앉아있다. 공주의 지인들은 사진 속 여성이 라티파 공주임을 확인했다. 가디언은 찍힌 장소와 날짜, 시간 등을 담은 데이터를 확인할 수 없지만 사진에 UAE에서 이달 13일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쇼핑몰 내 광고 영상이 찍혀 있다고 보도했다. 인스타그램에 게시된 글 내용을 보면 사진이 찍힌 장소는 두바이에 있는 에미리트 몰이다. 라티파 공주의 아버지인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은 두바이 최고 권력자이자 7개 토후국이 모인 UAE의 부통령 겸 총리다. 그의 자녀 25명 중 한 명인 라티파 공주는 2018년 2월 “아버지가 자유를 억압한다”며 탈출하려다가 실패했다. 올해 2월 16일 방영된 BBC 다큐멘터리 ‘사라진 공주’에서 라티파 공주는 화장실에서 직접 촬영한 영상을 통해 외부 접촉이 차단된 채 빌라에 감금된 상황을 폭로했다. 그동안 두바이 왕실은 라티파 공주의 행방을 묻는 질문에 “안전하다”며 생존 사실 외엔 구체적 언급을 피해 왔다.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 2021-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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