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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4일 낮 12시 반경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삼삼오오 짝을 지은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광장 한쪽에 마련된 무대 위 대형 전광판에는 사람이 늘어날 때마다 숫자가 바뀌고 있었다. 이들은 메르세데스벤츠 사회공헌위원회가 주최한 ‘사랑의 김장’ 행사 참가자들이었다. 메르세데스벤츠 사회공헌위는 2016년부터 매년 김장 나눔 행사를 진행해왔다. 올해는 기부 문화의 확산을 목표로 규모를 확대하자는 방침을 세우고 서울시 주최로 2∼4일 진행된 ‘서울김장문화제’의 주 후원사로 참여했다. 또 행사를 일반인에게 널리 알리자는 취지에서 ‘한자리에서 가장 많은 인원이 김장 담그기’(최다 인원 동시 김장) 부문 기네스 기록에 도전하기로 했다. 이전까지 이 부문 기록은 한국야쿠르트가 2013년에 세운 2635명. 오후 1시 반경 전광판에 ‘2636’이라는 숫자가 떠오르자 광장에서는 환호성이 터졌다. 새로운 기록을 수립하는 순간이었다. 행사 참가자는 최종 3452명. 대부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임직원과 딜러사, 협력사 임직원, 관계자 지인들이었다. 2시 반부터 시작된 김장 담그기는 오후 4시경 끝났고, 준비된 배추 4만7200여 포기로 90t에 달하는 김장김치가 만들어졌다. 이 김치들은 9000개의 상자에 포장돼 서울시 사회복지협의회를 통해 서울시 25개 자치구 푸드뱅크와 13곳의 서울시내 사회복지단체에 전달됐다. 메르세데스벤츠 사회공헌위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의장은 “한국의 자랑스러운 김장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많은 봉사자와 김장 담그기에 참여해 나눔의 의미를 되새기며, 기네스북 세계 기록 도전이라는 의미를 더할 수 있게 돼 매우 기뻤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오늘 다함께 이룬 아름다운 세계 기록처럼 즐거운 참여 속에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계속 펼쳐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사회공헌 활동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2014년에는 사회복지법인 아이들과미래재단과 함께 메르세데스벤츠 사회공헌위를 공식 출범시켰다. 이를 통해 어린이 교통안전 교육 프로그램인 ‘메르세데스벤츠 모바일 키즈’, 산학협동 자동차 전문 교육 프로그램인 ‘메르세데스벤츠 모바일 아카데미’ 등을 진행 중이다. 특히 일반인들에게 기부문화의 즐거움을 경험하게 해 기부문화에 동참하게 만든다는 취지 아래 ‘GIVE ‘N ○○○’ 시리즈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시작한 ‘기브앤레이스(GIVE ’N RACE)’는 취지에 공감한 일반인들의 폭발적인 성원에 힘입어 1회 대회 때 3000명이었던 참가자 수가 2회 때부터 1만 명으로 늘어났다. 또 지난달에는 제1회 ‘기브앤바이크(GIVE ‘N BIKE)’ 기부 자전거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도 했다. 신재성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차장은 “진정성 있는 기부문화의 확산을 위해 스포츠와 기부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나눔 문화 이벤트를 기획했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내년에는 좀 더 다양한 행사를 진행할 목적으로 준비 중인 프로그램이 많다”며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아시아의 베네치아’로 불리는 브루나이. 보르네오섬 북서쪽 해안에 자리 잡고 있는 이 나라는 한국 경기도의 절반 크기에 인구가 41만 명(2015년 기준)에 불과한 작은 나라. 하지만 풍부한 원유와 각종 천연자원으로 1인당 구매력 기준 국내총생산(GDP)이 7만7000달러(2018년 기준 추정치)에 달하는 부국이다. 최근 브루나이 정부는 석유·천연자원 중심 경제에서 탈피하려고 신사업 육성에 기반이 되는 인프라 구축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새로운 건설시장 발굴에 공을 들이고 있는 국내 건설사들이 주목하고 있다. 이곳에서 가장 활발하게 사업을 진행 중인 국내 건설사는 대림산업이다. 현재 홀로 현지 시장을 지키면서 굵직한 사업을 책임지고 있다.○ 브루나이 경제의 대동맥을 만들다 해안가에 마련된 정박장에서 시속 50km로 달리는 고속 모터보트에 몸을 싣고 흩날리는 파도의 포말을 맞아가며 브루나이만을 10여 분 정도 달리자 망망대해 한복판에 150m 높이의 대형 인공 구조물이 여럿 눈에 띈다. 대림산업이 건설 중인 ‘템부롱 대교’ 건설공사 현장이다. 총사업비만 1조8000억 원에 달하는 템부롱 프로젝트는 국토의 균형 발전과 브루나이만(Brunei Bay)을 국제 물류항으로 만들기 위한 핵심 국책사업이다. 총 5개의 구간으로 구성돼 있는데 대림산업은 공사구간 중 가장 긴 13.65km짜리 해상교량과 1주탑 사장교, 주탑이 두 개인 2주탑 사장교 건설을 맡고 있다. 브루나이 국토는 내륙은 말레이시아 국경을, 바다는 브루나이만을 사이에 두고 동서로 나뉘어 있다. 서쪽에 위치한 ‘무아라’에서 동쪽 ‘템부롱’까지 가려면 승용차로 4시간 이상 달려야 한다. 말레이시아 국경도 두 차례 넘어야 한다. 배를 이용하더라도 1시간 이상이 걸린다. 하지만 템부롱 대교가 완공되면 바다 위를 지나는 30km 길이의 고속도로를 통해 20분이면 충분하다. 대림산업 안병욱 현장소장은 “템부롱 대교가 건설되면 브루나이의 국가 경쟁력은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템부롱 대교가 ‘한강의 신화’로 불리는 경제의 고도성장을 이끌고 경제 대동맥으로 자리매김한 한국의 경부고속도로처럼 될 것이라는 뜻으로 들렸다. 실제로 브루나이는 템부롱을 개발해 앞으로 100년의 먹거리를 책임질 산업의 씨앗을 뿌린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현재 템부롱 지역은 벨라롱 국립공원과 페라다얀 휴양공원 등과 같은 열대 수림과 생물을 자연 상태로 보여주는 관광지로만 이용되고 있다. ○ 공중에 매달린 초대형 기중기 건설공사는 현재 순항 중이다. 내년 5월 준공을 목표로 하루 평균 1500명이 투입돼 10월 말 현재 전체 공사의 85% 정도가 진행된 상태. 하지만 처음부터 모든 게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무엇보다 불과 41개월 만에 바다 위 13.65km의 도로를 포함한 30km 길이의 도로를 건설해 달라는 브루나이 정부의 요구는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었다. 하지만 대림산업은 발주처의 무리한 요구에 확실한 해법을 제시해 10개 업체가 참여한 입찰에서 4위를 하고도 공사를 따냈다. 대림보다 앞선 업체들은 모두 중국 건설사들이었다. 해법은 바로 대림산업이 개발한 ‘론칭 갠트리(launching gantry·기중기의 일종)’를 활용하는 것이었다. 이 장비는 다리의 하중을 떠받치는 교각을 세운 뒤 그 위에 상판을 올리는 초대형 기중기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건설 현장에 쓰이는 것과는 규모가 다르다. 일반적인 갠트리는 800t짜리 상판을 하나씩 들어올린다. 반면 대림의 장비는 최대 1700t까지 한꺼번에 들어올릴 수 있도록 제작됐다. 대림산업이 아이디어를 내고 영국업체에 설계를 맡긴 뒤 중국에서 만들었다. 대림이 만든 론칭 갠트리는 150m 정도 높이의 다리 구조물에 얹혀져 있다. 멀리서 보면 공중에 노란색 기중기가 매달린 듯한 착각마저 일으킨다. 이를 통해 공사 기간은 절반으로 줄었다. 얕은 수심도 걸림돌이었다. 다리 교각을 세우고, 상판을 얹는 데 필요한 바지선이 오가거나 정박한 상태에서 작업을 하는 데 필요한 수심은 최소 3m. 하지만 브루나이만 바다의 평균 수심은 50cm에 불과했다. 실제로 바다 한가운데 현장을 방문했을 때 주변 바다에서 조개를 줍는 현지인들이 보일 정도였다. 밀물을 기다려 작업하려 했지만 필요한 수심을 만들어주는 밀물이 하루 한 번에 그친다는 점도 현장 관계자들의 애를 태웠다. 고심 끝에 찾아낸 답은 바다 밑 준설이었다. 대림산업 김호영 부소장은 “공사 현장 주변 바닥을 퍼내 3.5m의 수심을 확보했다”며 “퍼낸 모래와 뻘은 인근 지역 섬 주변을 매립하는 데 사용했다”고 소개했다. 그렇게 매립한 면적만 무려 2억 m²에 달한다. 국제 규격 축구장(약 7140m²)이 2만8000개 이상 들어서는 규모다. ○ 오랜 인연, 쌓인 신뢰 대림산업은 1970년 브루나이에서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 기계유지 개수공사’를 수행하면서 국내 업체 중 진출 1호가 됐다. 이후 현대건설, 경남기업 등도 진출했지만 1990년대 말 경제 위기 이후 대부분 철수하고 대림산업만 남아 있다. 최근 몇 년간 지속된 국제유가 하락으로 브루나이의 경제가 침체되면서 건설공사 물량이 바닥난 탓이다. 하지만 올해 다시 국제유가가 오르고 있어 경기 침체가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브루나이 국토개발부는 올해 6월 △질적으로 향상된 삶 △지속가능한 개발 △풍요로운 국가 등 3가지 목표를 달성하겠다며 ‘국토개발전략 2018∼2023’을 발표했다. 개발전략에 따르면 자원과 자산 가치 극대화 등을 목적으로 외국자본 등을 유치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안 소장은 “중국과 마찬가지로 이곳도 관시(關係)를 중시하는 문화가 강하다”며 “앞으로 브루나이에서 추가 사업이 나온다면 대림이 오랫동안 브루나이를 지킨 점이 인정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대림산업이 그간 보여준 기술력도 신뢰를 두텁게 했다. 대표적인 프로젝트가 지난해 준공된 브루나이 최초의 해상특수교량인 ‘리파스 대교(Riphas Bridge)’이다. 이 다리는 수도인 반다르스리브가완을 관통하는 브루나이강의 양쪽 지역을 연결해준다. 입찰 당시 현지 기업만 참여할 수 있다는 조건이 붙었지만 대림산업은 현지 업체와 컨소시엄을 맺어 입찰 자격을 얻었다. 리파스 대교는 브루나이의 첫 번째 특수교량이다. 이 때문에 기술적인 면은 물론이고, 국가의 랜드마크이자 관광명소를 만들기 위해 디자인 측면에서 발주처의 요구조건이 까다로웠다. 대림산업은 브루나이의 국교(國敎)가 이슬람교라는 점에 착안해 주탑을 이슬람 사원을 상징하는 돔 모양으로 디자인하고 1층에 이슬람 기도실을 설치했다. 주탑 최고 높이도 국왕의 생일인 7월 15일(영어식 표기 157)을 기념해 157m로 책정했다. 그 결과 해외 경쟁업체보다 높은 공사금액(1230여억 원)을 써내고도 수주에 성공했다. 안 소장은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무시무시하다”면서도 “기술면에서 가진 우위를 통해 브루나이 시장을 계속 장악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반다르스리브가완=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누적 수주액 8000억 달러(약 911조 원). 한국 건설업체들이 1965년 해외로 첫발을 내디딘 뒤 지난달까지 세운 실적이다. 세계시장 점유율(2017년 매출액 기준)이 6위에 랭크될 정도로 성장했다. 사업 영역도 토목과 건축에 머물지 않고 신도시 조성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 건설업체들의 해외 시장에서의 눈부신 활동 상황을 직접 둘러봤다.》 베트남 호찌민시 북쪽 외곽에 위치한 떤선녓 국제공항에서 시내에 가까워지다 보면 삐죽 솟아오른 건물 하나가 눈에 띈다. 베트남 최고층 빌딩인 ‘랜드마크 81’이다. 최근 준공됐는데 높이가 461.3m에 달한다. 한국의 제2 롯데월드(555m)보다 작지만 63빌딩(249m)보다는 훌쩍 크다. 베트남 최대 부동산 기업인 빈그룹이 지은 건물로 총 81층에 바닥 면적만 24만1000m²에 달한다. 내부에는 5성급 호텔과 아이스링크 등 엔터테인먼트 시설, 고급 쇼핑몰, 레스토랑 등이 가득 차 있다. 주변에는 40∼50층 높이의 주상복합아파트 15개 동이 밀집돼 있다. 한국의 강남이나 부산 해운대 일대 고급 아파트 밀집지를 떠올리게 한다. 랜드마크 81이 들어선 자리는 사이공강을 드나드는 배들이 화물을 싣고 내리는 부두였다. 호찌민시는 경제 성장으로 도심지 개발 압력이 커지자 도심에 있던 부두시설 3곳을 시 외곽으로 내보내고, 그 자리에 다양한 도심 재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또 시 전체에 4개 발전축을 설정하고 도로와 철도, 항만 관련 시설들을 늘려 나갈 계획이다. ‘포스트 차이나’로 불리며 베트남이 주목받으면서 최대 상업도시로서 인프라가 잘 갖춰진 호찌민이 달아오르고 있다. 이 흐름의 한가운데에 GS건설이 자리 잡고 있다.○ 달아오르는 베트남 투자 열기 “관광하러 왔다가 투자하겠다는 분도 있습니다.” 박원상 한국투자증권 호치민법인장은 “최근 베트남, 특히 호찌민에 대한 투자자들의 열기가 대단하다”며 이같이 전했다. 특히 부동산시장에 대한 베트남 국내와 해외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호찌민시 중심가에는 한국인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한 부동산중개업체들도 성업 중이다. 베트남에 대한 투자가 활발해진 원인은 여러 가지. 우선 전 세계 경기 활황이 이어지면서 베트남 경제도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014∼2017년 매년 6%대를 유지했다. 특히 호찌민시는 GDP 성장률이 2011∼2016년 10% 안팎을 지속했을 정도로 고공 행진 중이다. 이 같은 기조는 2025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베트남 정부가 2015년 7월 외국인에게도 아파트나 빌라, 타운하우스 등의 소유를 허용하면서 투자 열기에 기름을 부었다. 이후 주택 수요가 급증했고, 공급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 베트남의 맨해튼, 투티엠 신시가지 호찌민시 부동산 개발 사업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곳 중 하나가 투티엠 신시가지 조성 프로젝트이다. 투티엠은 한국의 여의도와 입지가 비슷하다. 호찌민 시청 일대 중심 상업지와 사이공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다. 두 지역을 잇는 다리와 지하터널 등이 있어 개발 수요가 많은 곳이다. 호찌민시는 이곳을 ‘베트남의 맨해튼’으로 만들 방침이다. 계획대로 되면 전체 사업지 657만 m²에 아파트와 빌라, 상업시설, 국제학교, 컨벤션센터, 소프트웨어파크 등이 들어선 직주근접(職住近接)형 신시가지가 된다. GS건설은 이곳에 일찌감치 토지를 확보하고 사업준비를 마쳤다. “시장 분위기는 매우 좋다. 최고 품질의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GS건설 베트남사업추진팀 양승호 상무는 17일 투티엠 사업지 한가운데 마련된 사무소에서 기자를 만나 이같이 말했다. GS건설은 이곳에 3개 필지를 확보하고, 고급 아파트와 호텔, 상가, 사무실 등이 갖춰진 리조트형 최고급 주거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30층 높이의 빌딩 3개 동에 워터파크를 연상케 하는 지상 수영장, 3개 필지를 연결하는 스카이브리지 등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투티엠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베트남의 판교, 냐베 신도시 호찌민 중심지에서 동남쪽으로 10km쯤 내려가다 보면 대로변을 따라 길게 알루미늄 패널이 둘러쳐진 곳이 나온다. GS건설이 추진 중인 ‘G-CITY(냐베 신도시)’ 예정지이다. 베트남 최고 부촌이자 ‘베트남의 강남’으로 불리는 ‘푸미흥(富美興)’ 신도시에서 승용차로 5분이 안 걸리는 곳이다. 푸미흥은 바둑판 모양의 잘 정돈된 도로와 아파트, 최신 유행을 반영한 상가, 고급 서구식 빌라 등이 밀집돼 있어 한국의 분당신도시를 떠올리게 한다. 1998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해 입주민들의 주거 교체 수요가 커지고 있는 점도 분당과 닮았다. GS건설은 호찌민시와 푸미흥 신도지 거주자들의 새로운 고급 주택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냐베 신도시를 스마트시티 콘셉트를 적용한 21세기형 복합신도시로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베트남 정보통신부 산하 통신 공기업 등과 긴밀하게 협의 중이다. 계획대로 되면 전체 사업지(349만 m²)가 정글처럼 우거진 숲 지역에서 인구 6만8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주택 1만7000채와 국제학교, 종합병원 등이 들어선 최첨단 도시로 바뀌게 된다. 한국의 판교신도시를 연상하면 좋을 것 같다. 냐베 신도시 예정지 길 건너편에는 이미 현지업체와 호주계 투자회사 등이 분양을 끝낸 고급 빌라 단지가 한창 건설 중이었다. 양진수 베트남사업추진팀 부장은 “하천 조망이 가능한 일부 빌라는 분양가가 100만 달러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전체 381채가 모두 팔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귀띔했다. 냐베 신도시 예정지 주변까지 고급 주택 수요가 확산되고 있다는 뜻이다. GS건설은 현재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호찌민 최초 지하철 ‘메트로 1호선’의 북쪽 종점지역 인근에 91만 m² 규모로 주택단지(북부 미니신도시)를 조성하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메트로 1호선은 호찌민 중심지에서 동북쪽 수오이띠엔 차량기지까지 19.8km 구간을 연결하는 도시철도로 2020년부터 운행될 예정이다. GS건설은 지하 도심지 구간(2.6km)을 제외한 나머지 지상 구간을 건설하고 있다.호찌민=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전문성을 갖고 독립적으로 기금을 운영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중요합니다.” 김수이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전무 겸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표는 최근 동아일보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CPPIB처럼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영본부가 성과를 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정부로부터 독립적으로 운영하면서 전문가들을 영입하고, 이를 바탕으로 높은 수익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올해 6월 CPPIB의 전무로 승진했다. 12명으로 구성되는 CPPIB 경영진에 포함됐다. 서울대 경제학과와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졸업한 그는 삼일PwC, 맥킨지, 칼라일그룹 등을 거쳐 2007년 CPPIB에 합류했다. 그는 특히 사모투자펀드(PEF)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 관련 업계에선 최고의 전문가로 불린다. 김 대표는 “전 세계 주식시장이 강세인 상황에서 주식시장에 투자를 집중했고 시장을 다변화하면서 장기 투자를 할 수 있었던 점도 CPPIB가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장기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리는 쿼터(quarter)라는 표현을 쓸 때 3개월이 아니라 최소 25년(quarter of century)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연간 단위 수익률에 연연하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과 투자할 상품을 들여다본다고 덧붙였다. 현재 그가 맡고 있는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는 미국을 제외하곤 가장 많은 투자가 이뤄지는 지역이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899억 캐나다달러로 전체 CPPIB 자산의 25% 수준에 달한다. 성과도 좋다. 최근 10년 동안 아시아태평양 본부 수익률은 CPPIB 전체 수익률을 웃돌았다. 김 대표는 성공이 가능했던 요인 가운데 하나로 인력 관리를 꼽았다. 그는 “우수한 실적을 내기 위해선 관련 분야에 경험이 많은 전문가 확보가 중요하다”며 “한 직원 선발에 평균 1년 정도 시간을 사용할 정도로 공을 많이 들인다”고 소개했다. 김 대표는 “한국을 중국 인도 일본 호주와 함께 아시아의 중요한 5개 핵심시장으로 보고 있다”고 소개했다. 현재 한국 투자액도 65억 캐나다달러 정도에 달한다. 바쁜 일정에 지역 특성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겠다는 지적에 “해외 투자가 많다 보니 모든 지역을 다 챙기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능력 있는 로컬 투자회사와 공동 사업을 많이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제2의 김수이를 꿈꾸는 여성들에게 조언을 해달라는 요청에 “영국의 총리였던 윈스턴 처칠의 ‘두 낫 기브 업(Do not give up)’이라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며 “학업이나 사회생활에서 여성이어서 겪어야 할 수많은 역경이 있다. 그럴 때마다 이겨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토론토=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내년부터 보험료를 더 내야 한다고요. 잘 몰랐네요.” 캐나다 몬트리올에 살고 있는 유동진 씨(57)는 내년부터 연금 보험료가 오르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묻자 심드렁한 반응을 보였다. 캐나다는 현재 9.9%인 연금 보험료율을 내년부터 2023년까지 11.9%로 높인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직장인이라면 연금 보험료의 절반만 내면 된다. 하지만 자영업자라면 보험료를 모두 자신이 부담해야 한다. 유 씨는 고교 졸업 직후인 1981년 몬트리올로 이민을 간 뒤 식료품가게 운영과 식품수입업을 하는 자영업자이다. 따라서 그의 연금 보험료 부담은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게 됐다. 불만이 생길 법도 하지만 그는 “기본적으로 정부가 하는 일에 대한 신뢰가 있는데다 이곳에선 연금으로 사는 노인들이 잘 지내는 편이다”라며 “많이 떼어간 만큼 은퇴자들이 잘 먹고 살게 해주지 않겠느냐”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미래 세대를 위해 보험료 더 걷자 캐나다 정부는 2016년 6월 캐나다연금(CPP) 개정안을 마련했다. 프랑스어 사용을 고집하는 퀘벡주정부도 지난해 11월 CPP와 동일한 내용의 퀘벡주연금(QPP) 개정안을 확정했다. 개정안은 내년부터 2025년까지 7년간 단계적으로 도입된다. ‘용돈 연금’이 되지 않도록 노후 소득을 늘리는 게 개혁의 핵심이다. 연금의 현재 소득대체율은 25%다. 연금 수령액이 평균 근로소득의 25%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이를 33%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예컨대 평균 근로소득이 연 5만 달러(캐나다달러 기준·875원 환율 적용 시 4375만 원)인 가입자라면 지금은 은퇴 후 CPP로 1만2000달러 정도의 연금을 받는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연금액은 1만6000달러로 4000달러 늘어난다. 이를 위해 단계적으로 두 가지를 바꾼다. 우선 현재 9.9%인 보험료율이 내년부터 2023년까지 순차적으로 11.9%로 높아진다. 2024년과 2025년에는 2단계로 연금 보험료 액수를 결정하는 ‘기준소득액 상한선’도 14% 상향된다. 이에 따라 2025년에 이 상한선은 7만2500달러에서 8만2700달러로 올라간다. 요약하자면, 보험료를 많이 내지만 그만큼 나중에 연금 수령액도 높아진다는 이야기다. 결국 현재의 연금 수령자보다는 미래 세대를 위한 개혁의 성격이 짙다. 캐나다 몬트리올에 본사를 두고 QPP 운영을 전담하고 있는 금융기관 ‘더 캐스(The Caisse)’의 자크 드메르 고객관리 담당 부사장은 “더 많이 걷어 (미래 세대에게) 더 많이 주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캐나다연방 재무부도 “현재 은퇴생활을 하고 있거나 은퇴를 앞둔 중년층은 연금 인상을 기대해선 안 된다”고 못을 박았다. 연금 재정의 안전성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료 인상으로 연금 재정은 넉넉해지는 반면 현재 1만3000여 달러 수준인 최대 연금지급액이 2만 달러로 늘어나는 데는 40여 년이 걸릴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우려도 제기된다. 캐나다의 비영리조직인 CD하우연구소는 지난해 4월 보고서 ‘커진 연금, 커진 위험’을 통해 “40~75년 후 연금 지급액이 반 토막이 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캐나다 정부가 향후 75년간의 연평균 수익률을 3.55%로 가정하고 있지만 투자 손실이 발생할 경우 이를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 해외 시장 개척으로 수익률 크게 높여 결국 개혁의 성공은 얼마나 수익률을 높이느냐에 달려있다. 기금 운용 기구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까닭이다. 이를 책임진 기관이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이다. 캐나다 최대 도시 몬트리올 시청 인근에 본사를 둔 CPPIB는 캐나다 연금이 바닥날 상황에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1966년 도입된 캐나다연금은 1993년 연금 지급액이 징수액을 초과하면서 고갈 위기를 맞았다. 인구 고령화로 은퇴자가 늘어난 게 원인이었다. 게다가 은퇴자 1명을 부양하는 근로자가 1993년 6.5명에서 2055년에는 2명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마저 나오자 우려는 공포로 변했다. 이에 돌파구로 CPP를 전담 운용하는 독립기구를 설치하기로 했고, 마침내 1997년 CPPIB가 만들어졌다 CPPIB는 ‘CPP 수익률 극대화’를 조직의 의무사항으로 못 박고 있다. 실제 성과도 좋다. 최근 5년간 한국 국민연금의 수익률은 5.2%에 불과하다. 이 기간 CPPIB의 평균수익률은 11.8%로, 국민연금의 2배를 넘었다. 2017년에만 11.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현재 모든 세계 연기금을 통틀어 수익률 1위다. 최근 발간된 CPPIB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말 기준 CPP의 순자산은 전년(3166억 달러)보다 394억 달러 늘어난 3560억 달러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늘어난 자산의 대부분은 투자수익(367억 달러)으로 연금가입자들이 내는 보험료수입(27억 달러)보다 10배 이상 많다. 이런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비결이 뭘까. 바로 공격적인 투자다. CPPIB는 주식에 자산의 59.1%를 쏟아부었다. 안정적인 투자상품인 채권에는 17.4%만 투자했다. 반면 한국은 반대다. 채권에 51.1%(올 7월 말 기준)를 투자하고 주식은 36% 정도이다.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것도 성공 요인 중 하나다. 국내시장에 기금의 70%가량을 투자하는 국민연금과 달리 CPPIB는 15.1%만 캐나다 국내에 투자했다. 나머지 84.9%는 모두 미국과 아시아 등 해외시장 공략에 사용하고 있다. 이미 10년 전에 영국 런던과 홍콩에 지점을 세웠다. 중국에선 알리바바에 투자하고 영국에선 부동산개발에까지 참여했다. CPPIB는 2025년까지 세계 GDP의 47%를 차지할 신흥시장에 펀드의 3분의 1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마크 마신 CPPIB 회장은 연차보고서를 통해 “민간과 공공을 아우르는 다양한 투자상품 및 지역별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정부와 팔 길이만큼의 거리 유지 CPPIB가 중시하는 기본 운영원칙 가운데 하나가 독립성이다. CPPIB 직원들은 “우리는 정부와 팔 길이(arm‘s length)만큼의 거리를 둔 독립기구”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CPP는 연금 정책과 기금 운용이 완전히 분리돼 있다. 캐나다는 고용복지부 격인 정부부처(DESD)가 연금 정책을 담당하고, 기금 운용은 CPPIB가 전담한다. CPPIB 이사회는 연방정부와 각 지방정부가 추천하는 12명의 이사로 구성되는데 모두 투자 및 경제 전문가다. 이들 이사가 최고경영자를 선임한다. CPPIB법을 수정하는 것은 캐나다 헌법을 바꾸는 절차와 동일하다.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다. CPPIB는 운용인력의 연봉이 성과에 연동된다. 인력 규모는 한국 국민연금의 5분의 1 수준이지만 운용인력만 보면 5배에 달할 정도로 운영수익률 제고에 초점을 맞춘다. 이들에 대한 대우도 업계 최상급이다. 몬트리올에 위치한 투자운영회사 ’알피아이에이‘에 근무하는 한국계 캐나다인 케이티 정 씨는 “CPPIB에 입사한 것 자체가 특별한 사람으로 인정받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한국에서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독립이 절실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토론토.몬트리올=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전문성을 갖고 독립적으로 기금을 운영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중요합니다.” 김수이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전무 겸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표(사진)는 최근 동아일보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CPPIB처럼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영본부가 성과를 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김 대표는 올해 6월 CPPIB의 전무로 승진했다. 12명으로 구성되는 CPPIB 경영진에 포함됐다. 서울대 경제학과와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졸업한 그는 삼일PwC, 맥킨지, 칼라일그룹 등을 거쳐 2007년 CPPIB에 합류했다. 그는 특히 사모투자펀드(PEF)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 관련 업계에선 최고의 전문가로 불린다. 김 대표는 “전 세계 주식시장이 강세인 상황에서 주식시장에 투자를 집중했고 시장을 다변화하면서 장기 투자를 할 수 있었던 점도 CPPIB가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장기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리는 쿼터(quarter)라는 표현을 쓸 때 3개월이 아니라 최소 25년(quarter of century)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연간 단위 수익률에 연연하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과 투자할 상품을 들여다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제2의 김수이를 꿈꾸는 여성들에게 조언을 해달라는 요청에 “영국의 총리였던 윈스턴 처칠의 ‘두 낫 기브 업(Do not give up·포기하지 마라)’이라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며 “학업이나 사회생활에서 여성이어서 겪어야 할 수많은 역경이 있다. 그럴 때마다 이겨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토론토=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내년부터 보험료를 더 내야 한다고요. 잘 몰랐네요.” 캐나다 몬트리올에 살고 있는 유동진 씨(57)는 보험료 인상 계획에 심드렁한 반응을 보였다. 캐나다는 현재 9.9%인 연금 보험료율을 내년부터 2023년까지 11.9%로 높인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자영업자라면 보험료를 모두 자신이 부담해야 한다. 유 씨는 고교 졸업 직후인 1981년 몬트리올로 이민을 간 뒤 식료품가게 운영과 식품수입업을 하는 자영업자이다. 따라서 그의 연금 보험료 부담은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게 됐다. 불만이 생길 법도 하지만 그는 “기본적으로 정부가 하는 일에 대한 신뢰가 있는 데다 이곳에선 연금으로 사는 노인들이 잘 지내는 편이다”라며 “많이 떼어간 만큼 은퇴자들이 잘 먹고 살게 해주지 않겠느냐”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미래 세대를 위해 보험료 더 걷자 캐나다 정부는 2016년 6월 캐나다연금(CPP) 개정안을 마련했다. 프랑스어 사용을 고집하는 퀘벡주정부도 지난해 11월 CPP와 동일한 내용의 퀘벡주연금(QPP) 개정안을 확정했다. 개정안은 내년부터 2025년까지 7년간 단계적으로 도입된다. ‘용돈 연금’이 되지 않도록 노후 소득을 늘리는 게 개혁의 핵심이다. 연금의 현재 소득대체율은 25%다. 이를 33%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단계적으로 두 가지를 바꾼다. 우선 현재 9.9%인 보험료율이 내년부터 2023년까지 순차적으로 11.9%로 높아진다. 2024년과 2025년에는 2단계로 연금 보험료 액수를 결정하는 ‘기준소득액 상한선’도 14% 상향된다. 이에 따라 2025년에 이 상한선은 7만2500달러에서 8만2700달러로 올라간다. 요약하자면, 보험료를 많이 내지만 그만큼 나중에 연금 수령액도 높아진다는 이야기다. 결국 현재의 연금 수령자보다는 미래 세대를 위한 개혁의 성격이 짙다. 캐나다 몬트리올에 본사를 두고 QPP 운영을 전담하고 있는 금융기관 ‘더 케이스(The Caisse)’의 자크 드메르 고객관리 담당 부사장은 “더 많이 걷어 (미래 세대에게) 더 많이 주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캐나다연방 재무부도 “현재 은퇴 생활을 하고 있거나 은퇴를 앞둔 중년층은 연금 인상을 기대해선 안 된다”고 못을 박았다. 연금 재정의 안전성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료 인상으로 연금 재정은 넉넉해지는 반면 현재 1만3000여 달러 수준인 최대 연금지급액이 2만 달러로 늘어나는 데는 40여 년이 걸릴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다만 향후 연금 기금의 투자수익률이 낮아질 경우 연금 지급액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해외 시장 개척으로 수익률 크게 높여 결국 개혁의 성공은 얼마나 수익률을 높이느냐에 달려 있다. 기금 운용 기구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까닭이다. 이를 책임진 기관이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이다. CPPIB는 ‘CPP 수익률 극대화’를 조직의 의무사항으로 못 박고 있다. 실제 성과도 좋다. 최근 5년간 한국 국민연금의 평균수익률은 5.2%에 불과하다. 이 기간 CPPIB의 평균수익률은 11.8%로, 국민연금의 2배를 넘었다. 2017년에만 11.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현재 모든 세계 연기금을 통틀어 수익률 1위다. 이런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비결이 뭘까. 바로 공격적인 투자다. CPPIB는 주식에 자산의 59.1%를 쏟아부었다. 안정적인 투자상품인 채권에는 17.4%만 투자했다. 반면 한국은 반대다. 채권에 51.1%(올 7월 말 기준)를 투자하고 주식은 36% 정도이다.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것도 성공 요인 중 하나다. 국내 시장에 기금의 70%가량을 투자하는 국민연금과 달리 CPPIB는 15.1%만 캐나다 국내에 투자했다. 나머지 84.9%는 모두 미국과 아시아 등 해외시장 공략에 사용하고 있다. 이미 10년 전에 영국 런던과 홍콩에 지점을 세웠다. 중국에선 알리바바에 투자하고 영국에선 부동산 개발에까지 참여했다. CPPIB는 2025년까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47%를 차지할 신흥시장에 펀드의 3분의 1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 정부와 팔 길이만큼의 거리 유지 CPPIB가 중시하는 기본 운영원칙 가운데 하나가 독립성이다. CPPIB 직원들은 “우리는 정부와 팔 길이(arm‘s length)만큼의 거리를 둔 독립기구”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CPP는 연금 정책과 기금 운용이 완전히 분리돼 있다. 캐나다는 고용복지부 격인 정부부처(DESD)가 연금 정책을 담당하고, 기금 운용은 CPPIB가 전담한다. CPPIB 이사회는 연방정부와 각 지방정부가 추천하는 12명의 이사로 구성되는데 모두 투자 및 경제 전문가다. 이들 이사가 최고경영자를 선임한다. CPPIB법을 수정하는 것은 캐나다 헌법을 바꾸는 절차와 동일하다.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다. CPPIB 인력 규모는 한국 국민연금의 5분의 1 수준이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대우는 업계 최상급이다. 몬트리올의 투자운영회사 ‘RPIA’에 근무하는 한국계 캐나다인 케이티 정 씨는 “CPPIB에 입사한 것 자체가 특별한 사람으로 인정받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토론토·몬트리올=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다음 포럼은 언제 하나요?” 정부가 남북 경협의 속도를 높이면서 북한시장 진출에 필요한 정보를 찾는 기업인들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동아일보와 채널A, 법무법인 태평양이 공동 주최하고 11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북한 비즈니스 전략 포럼’의 참석자들은 노량진 학원가의 수험준비생들처럼 강사들의 얘기를 놓치지 않으려 열심이었다. 유료로 진행된 이날 포럼에 준비된 좌석 110개가 모두 채워졌고, 참석자들 대부분이 마지막 강의까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4시간 가까이 진행된 행사가 끝난 뒤에 한 참석자는 “이런 정보들을 들을 수 있는 자리가 많지 않아 그동안 아쉬웠다”며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다음 기회를 마련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방청객만큼 강사들도 열띤 강의로 객석의 요구에 화답했다. 기조강연자로 나선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동북아평화협력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와 북방경제: 남북 경협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배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 가며 다양한 동영상과 자료 등을 통해 현 정부가 추진 중인 남북 경협 사업들을 소개했다. 송 의원은 특히 대륙횡단철도와 나진-하산프로젝트, 북극항로 개척, 개성∼해주∼인천 삼각경제벨트 같은 프로젝트들이 갖는 역사적 의미와 경제성 등을 상세하게 설명한 뒤 참석자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촉구했다. 제1발표자인 양문수 북한대학원대 부총장은 ‘신남북경협 시대의 개막: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현재의 대북 제재는 4단계로 나눠서 봐야 하며, 단계별로 제재가 해제될 때마다 추진 가능한 사업이 각기 다르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관심이 많은 북한 인프라 재건사업은 3단계 해제 조치가 이뤄져야 하는데 중국, 베트남 등의 경험에 비춰 볼 때 북-미 수교 시점과 일치할 것”이라며 “현재 상황을 종합해볼 때 2년 뒤쯤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 부총장은 또 “비핵화 시대 북한의 경제발전 전략은 중국보다는 베트남에 가깝겠지만 엄밀히 말하면 북한식 모델로 가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한은 세습권력이라는 특성에다 한국이라는 특수 관계가 존재해 중국이나 베트남과는 여건이 다르다는 것이다. 두 번째 발표자로 연단에 나선 이찬호 태평양 외국변호사는 통일부에 오랫동안 근무했던 자신의 경력을 소개한 뒤 ‘남북협력기금법’ 등 남북 경협을 뒷받침하는 남한과 북한의 각종 법률의 탄생 비화와 의미 등을 공개했다. 이 변호사는 “그동안 진행된 남북 경협을 통해 얻은 교훈은 정치적 리스크가 상존하며, 남한법-북한법-남북합의서 등 3가지 법 제도가 적용되면서 과잉규제·중복규제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북 투자는 사전 준비 과정에서 리스크 분석을 철저히 하고,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는 게 좋다”고 충고했다. 마지막 발표자는 북한 김일성종합대 출신으로 2002년 한국에 온 주성하 동아일보 기자였다. 주 기자는 폭넓은 북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얻은 북한의 현재 상황과 경제 상황 등을 공개해 참석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현재 시중에 나도는 통일대박론은 부실한 자료를 토대로 만들어져 거품이 많다”고 비판한 뒤 “북한에 대해 잘 알고 진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다음 포럼은 언제 하나요?” 정부가 남북 경협의 속도를 높이면서 북한시장 진출에 필요한 정보를 찾는 기업인들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동아일보와 채널A, 법무법인 태평양이 공동 주최하고 11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북한 비즈니스 전략 포럼’의 참석자들은 노량진학원가의 수험준비생들처럼 강사들의 얘기를 놓치지 않으려 열심이었다. 유료로 진행된 이날 포럼에 준비된 좌석 110개가 모두 채워졌고, 참석자들 대부분이 마지막 강의까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4시간 가까이 진행된 행사가 끝난 뒤에 한 참석자는 “이런 정보들을 들을 수 있는 자리가 많지 않아 그동안 아쉬웠다”며 가급적 “이른 시일 내 다음 기회를 마련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방청객만큼 강사들도 열띤 강의로 객석의 요구에 화답했다. 기조강연자로 나선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동북아평화협력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와 북방경제: 남북 경협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배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 가며 다양한 동영상과 자료 등을 통해 현 정부가 추진 중인 남북 경협 사업들을 소개했다. 송 의원은 특히 대륙횡단철도와 나진-하산프로젝트, 북극항로 개척, 개성~해주~인천 삼각경제벨트 등과 같은 프로젝트들이 갖는 역사적인 의미와 경제성 등을 상세하게 설명한 뒤 참석자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촉구했다. 제1 발표자인 양문수 북학대학원대학교 부총장은 ‘신 남북 경협 시대의 개막: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현재의 대북 제재는 4단계로 나눠서 봐야 하며, 단계별로 제재가 해제될 때마다 추진 가능한 사업이 각기 다르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관심이 많은 북한 인프라 재건사업은 3단계 해제조치가 이뤄져야 하는데 중국, 베트남 등의 경험에 비춰볼 때 북미수교 시점과 일치할 것”이라며 “현재 상황을 종합해볼 때 2년 뒤쯤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 부총장은 또 “비핵화시대 북한의 경제발전전략은 중국보다는 베트남에 가깝겠지만 엄밀히 말하면 북한식 모델로 가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한은 세습권력이라는 특성에다 한국이라는 특수 관계가 존재해 중국이나 베트남과는 여건이 다르다는 것이다. 두 번째 발표자로 연단에 나선 이찬호 태평양 외국변호사는 통일부에 오랫동안 근무했던 자신의 경력을 소개한 뒤 ‘남북협력기금법’ 등 남북 경협을 뒷받침하는 남한과 북한의 각종 법률의 탄생 비화와 의미 등을 공개했다. 이 변호사는 “그동안 진행된 남북 경협을 통해 얻은 교훈은 정치적인 리스크가 상존하며, 남한법-북한법-남북합의서 등 3가지 법 제도가 적용되면서 과잉규제·중복규제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북 투자는 사전 준비 과정에서 리스크 분석을 철저히 하고,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는 게 좋다”고 충고했다. 마지막 발표자는 북한 김일성종합대 출신으로 2002년 한국에 온 주성하 동아일보 기자였다. 주 기자는 폭넓은 북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얻은 북한의 현재 상황과 경제상황 등을 공개해 참석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현재 시중에 나도는 통일대박론은 부실한 자료를 토대로 만들어져 거품이 많다”고 비판한 뒤 “북한에 대해 잘 알고 진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기자는 이어 “남북 경협이 원활해진다면 북한 전체보다는 △신의주 △평양-남포 △해주-개성 △함흥-원산 △단천 △나진-청산 등 6개 권역에 메가시티를 만들어 집중 개발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라며 개발 청사진도 제시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정부가 급등하는 서울 집값을 잡겠다며 내놓은 3기 신도시 개발 계획에 수도권 외곽 지역주민들이 떨고 있다. 현재 거론되는 후보지들은 대부분 지하철역 주변이거나 대규모 개발계획이 세워진 곳들. 따라서 서울에서 더 멀리 떨어져 있고 교통망 등 생활편의시설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지역들로선 집값 하락 등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2기 신도시 주민들이 크게 긴장하고 있다는데….》 정부가 수도권 3기 신도시 개발 계획을 공식화하자 김포 한강, 파주 운정, 평택 고덕국제화 등 그동안 다른 2기 신도시에 비해 ‘입지가 좋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던 지역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일고 있다. 또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훼손으로 인한 난개발과 무리한 분양가 규제에 따른 ‘로또 분양 논란’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서울 집값 상승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서울 지역 재건축·재개발의 대대적인 허용이라고 입을 모았다. 28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및 제안 코너에는 “3기 신도시 개발 계획을 철회해 달라”는 청원이 여러 건 올랐다. 자신을 파주 운정 주민이라고 소개한 한 청원자는 “서울 접근성이 더 좋은 3기 신도시가 만들어진다면 이미 베드타운으로 전락한 2기 신도시 아파트를 분양받을 사람은 아예 없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청원에는 1300명 넘는 사람이 동의했다. 400여 명이 찬성한 다른 국민청원에도 “2기 신도시의 교통 인프라만 잘 구축해도 서울 집값이 잡힐 것”이라며 “정부가 우선 벌여놓은 신도시 사업부터 마무리하고 새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화들짝 놀란 2기 신도시 2기 신도시는 총 12곳(수도권 10곳)에 신도시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로 노무현 정부 때인 2003년 확정됐다. 사업 기간은 2000년대 초반부터 2023년까지로 아직 분양할 물량이 남아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수도권 2기 신도시에서 올해 안에 신규 분양될 물량은 2만여 채 정도. 여기에 내년 이후 분양 물량 등을 더하면 20만여 채가 대기 상태다. 정부가 분당, 일산 등 1기 신도시보다 서울과 더 가까운 곳에 3기 신도시 4, 5곳을 조성해 아파트 20만 채가량을 공급한다면 당장 하반기(7∼12월) 분양부터 ‘직격탄’이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3기 신도시 후보지로 거론되는 하남 과천 광명 등은 대부분 지하철역이 들어서 있거나 대규모 개발계획이 세워진 곳들. 반면 일부 2기 신도시 지역은 교통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정부는 또 3기 신도시 물량을 포함해 30만 채를 2021∼2025년 공급할 계획이다. 따라서 정부안대로라면 2기 신도시 내에 들어설 아파트의 가격 하락은 불가피하다. 이미 운정신도시가 포함된 파주지역 집값은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기준 9월 4주까지 17주 연속 하락했다. 올 초 대비 아파트 가격도 2% 떨어졌다. 김포(―0.15%), 평택(―5.80%) 등 다른 2기 신도시 지역도 비슷한 가격 하락 현상을 보이고 있다.○ 그린벨트 난개발 우려도 정부는 3기 신도시 20만 채를 포함해 30만 채를 공급하면서 이 중 35%를 임대주택으로 공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3기 신도시에 충분한 임대주택을 짓기 어렵고 무리한 분양가 규제 시 ‘로또 분양 논란’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잖다. 정부는 주택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1기 신도시에선 전체 주택의 13%만 임대주택으로 건설했다. 나머지는 일반분양 물량이었다. 특히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의 경우 임대주택 비율이 전체의 5%에도 미치지 못했다. 반면 2기 신도시에선 임대주택 물량을 40% 수준으로 대폭 늘리고 다양한 유형의 임대주택을 건설했다. 이런 방식은 서울에서 먼 곳에 위치해 땅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3기 신도시는 분당보다 서울에 가까운 만큼 땅값이 건설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수도권 그린벨트 훼손에 따른 반발도 불가피하다. 정부는 서울과 1기 신도시 사이 지역에서 330만 m²(약 100만 평) 이상 규모의 택지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인천(2만 채)과 경기(18만 채)에서 이런 조건을 갖춘 곳은 대부분 그린벨트 지역이다. 단순하게 계산하면 일산신도시(15.8km²)보다 조금 더 큰 16.5km²가 그린벨트에서 풀려야 한다는 의미이다.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장인 정창무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그동안 그린벨트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개발 계획은 전무했다”며 “정부가 현 방식대로 그린벨트를 해제한다면 난개발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문제를 피할 수 있는 대안으로 한결같이 서울 도심 재건축·재개발을 대폭 허용할 것을 주문했다. 허재완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현재 서울 집값 상승은 수요 급증에서 비롯됐고, 이런 수요는 서울 이외 지역에 주택을 공급한다고 해결될 수 없다”며 “서울 지역 재개발·재건축을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박재명 jmpark@donga.com·황재성 기자}

정부가 수도권 3기 신도시 개발 계획을 공식화하자 김포 한강, 파주 운정, 평택 고덕국제화 등 그동안 성남 판교, 광교 등 다른 2기 신도시에 비해 ‘입지가 좋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던 지역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또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훼손으로 인한 난개발과 무리한 분양가 규제에 따른 ‘로또 분양 논란’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서울 집값 상승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서울 도심 재건축 재개발의 대대적인 허용이라고 입을 모았다. 28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3기 신도시 개발 계획을 철회해 달라”는 내용의 요청이 5건 넘게 게시됐다. 자신을 파주 운정 주민이라고 소개한 한 청원자는 “2기 신도시의 ‘주택공급 폭탄’ 때문에 이미 운정신도시 지역주민 상당수가 ‘하우스 푸어’”라며 “만약 서울 접근성이 더 좋은 3기 신도시가 만들어진다면 이미 베드타운으로 전락한 2기 신도시를 분양받을 사람이 아예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 청원에는 1300명 넘는 사람이 동의했다. 400여 명이 찬성한 다른 국민청원에도 “대중교통 등 2기 신도시의 교통 인프라만 잘 구축해도 서울 집값이 잡힐 것”이라며 “정부가 우선 벌여놓은 신도시 사업부터 마무리하고 새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비판의 글이 올라왔다.● 화들짝 놀란 2기 신도시 주민들 2기 신도시는 총 12곳(수도권 10곳)의 신도시를 개발하는 사업. 노무현 정부 때인 2003년 개발계획이 확정됐다. 사업 기간은 2000년대 초반부터 2023년까지로 아직 분양할 물량이 남아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수도권 2기 신도시에 올해 안에 주택 2만 여 채가 신규 분양될 예정이다. 여기에다 내년 이후 분양 예정 물량과 기존 미분양 물량을 합치면 20만 여 채가 대기 상태이다. 만약 정부가 3기 신도시 4, 5곳을 성남 분당, 고양 일산 등 1기 신도시 5곳보다 서울에 더 가까운 곳에 조성해 아파트 20만 채 가량을 공급한다면 당장 하반기(7~12월) 분양부터 ‘직격탄’이 될 가능성이 크다. 2기 신도시에 들어선 아파트도 가격 하락이 불가피하다. 이미 운정신도시가 포함된 파주 지역 집값은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기준 9월 4주까지 17주 연속 하락했다. 올 초 대비 아파트 가격도 2% 떨어졌다. 김포(―0.15%), 평택(―5.80%) 등 다른 2기 신도시 지역도 비슷한 가격 하락 현상을 보이고 있다. 김포 한강신도시에 위치한 H부동산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이미 공급이 많아 집값이 정체된 상황에서, 서울에 더 가까운 신도시가 또 생긴다니 주민들의 집값 하락 불안감이 크다”고 전했다. 2기 신도시 뿐 아니라 정부가 이미 발표한 택지개발 예정 지방자치단체도 정부 차원의 개발 계획에 반발하고 있다. 광명시는 “국토부가 광명 하안2지구를 신규 택지개발지구로 지정한 것은 지방자치권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토부는 21일 광명 하안2, 의왕 청계2, 성남 신촌, 시흥 하중, 의정부 우정 등 5곳을 신규 공공택지로 신규 개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과천시, 안산시 등은 택지개발 정보가 사전 유출되자 공개적으로 ‘개발 반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 과밀개발에 환경훼손 우려도 3기 신도시가 과밀 개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1기 신도시 건설 이후 자족성 부족, 환경 훼손 등의 비판이 제기되자 이후 신도시 건설에선 중저밀도 개발에 자족성을 우선으로 하는 신도시 개발 원칙을 세웠다. 이에 따라 2기 신도시는 인구 밀도를 1기 신도시(230인/㏊)의 절반 수준 이하(110인/㏊)로 낮췄다. 면적 대비 인구 밀도를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는 것은 그만큼 녹지 등을 많이 뒀다는 뜻이다. 하지만 3기 신도시는 서울도심에 가까운 곳에 위치한 만큼 이런 식의 저밀도 개발이 비경제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3기 신도시에 충분한 임대주택을 짓기 어렵고, 무리한 분양가 규제 시 ‘로또 분양’ 논란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정부는 주택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1기 신도시에선 전체 주택의 13%만 임대주택으로 건설하고, 나머지는 모두 일반분양 물량으로 공급했다. 특히 분당신도시의 경우 임대주택은 전체의 5%에도 미치지 못했다. 반면 2기 신도시에선 임대주택 물량을 40% 수준으로 대폭 높이고, 다양한 유형의 임대주택을 건설했다. 이런 방식이 가능했던 요인 가운데 하나는 서울에서 먼 곳에 위치해 땅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했다는 점이 작용했다. 하지만 3기 신도시는 분당 일산보다 서울에 가까운 곳에 위치한 만큼 땅값이 건설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 현재 국토부는 현재 30만 채 전체에 대해 공공주택 위주로 공급하되 35%를 공공임대로 배정하겠다는 원칙을 세웠다. 다만 임대와 분양물량 비율은 지역별 주택수요에 따라 지자체와 협의해 탄력적으로 적용하겠다며 여지를 남겨둔 상태다. 수도권 그린벨트 훼손에 따른 반발도 불가피하다. 정부는 서울과 1기 신도시 사이 지역에 위치한 330만㎡(100만평) 이상 규모의 택지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인천(2만 채)과 경기도(18만 채)에서 이런 조건을 갖춘 곳은 대부분 그린벨트 지역에 해당된다. 단순하게 계산하면 일산신도시(15.8㎢)보다 조금 더 큰 16.5㎢가 그린벨트에서 풀려야 한다는 의미이다.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장을 맡고 있는 정창무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그동안 그린벨트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개발계획은 전무했다”며 “현재 방식대로 정부가 그린벨트 해제를 추진한다면 난개발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문제를 피할 수 있는 대안으로 한결같이 서울 도심 재건축 재개발을 대폭 허용할 것을 주문했다. 허재완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서울 집값 상승은 서울이라는 지역에 대한 수요에서 비롯됐다”며 “서울 이외 지역에 주택을 공급한다고 해결될 수 없는 수요인만큼 재개발 재건축을 대대적으로 허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기업의 사회공헌은 다양한 형태로 이뤄진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핵심은 지속가능한 성장모델을 구축한 뒤 일자리 창출과 역량을 갖춘 산업인재 양성에 나서는 일이다. 여기에 협력업체와 상생할 수 있는 산업생태계를 만든 일도 빼놓을 수 없다. 대한민국 1등 기업을 넘어 글로벌 1등을 넘보고 있는 삼성그룹은 이런 점들을 놓치지 않고 실천해나가고 있다. 특히 지난달 공개한 ‘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 방안’은 삼성그룹의 이 같은 노력을 집대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삼성그룹의 경제활성화와 일자리창출 방안은 회사의 투자 및 고용 수요와 미래 성장전략, 삼성에 대한 사회적 기대 등을 감안하여 크게 △미래 성장기반 구축 △혁신역량 및 노하우 공유 △협력 확대의 3가지 방향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계획은 관계사 이사회 보고를 거친 것으로, 진정성을 갖고 지속적으로 실행해 삼성과 중소기업, 청년이 윈윈(Win-win)할 수 있고, 국가경제의 지속 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실천 가능성과 사회 공헌도에 많은 신경을 썼다는 뜻으로 풀이된다.미래를 위한 성장기반 구축 삼성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선 과감한 투자가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앞으로 3년간 투자 규모를 총 180조 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국내에 총 130조 원(연평균 43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반도체는 현재 PC와 스마트폰에 이어 미래에는 인공지능(AI), 5G, 데이터센터, 전장부품 등에서 신규 수요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경기 평택 등 국내 생산거점을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디스플레이는 글로벌 경쟁사의 대량 물량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고부가·차별화 제품에 대한 투자를 늘려나갈 예정이다. 4차 산업혁명의 중심이 될 AI, 5G, 바이오사업 등에도 약 25조 원을 투자해 미래 산업 경쟁력을 제고하고 국내 혁신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기로 했다. 삼성은 또 앞으로 3년간 4만 명을 직접 채용해 직접적인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실제 채용계획상 3년간 고용 규모는 2만∼2만5000명 수준. 여기에 최대 2만 명을 추가로 고용해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다. 삼성은 국내 130조 원 투자에 따른 고용 유발 효과가 △반도체·디스플레이 투자에 따른 고용 유발 40만 명 △생산에 따른 고용 유발 30만 명 등 약 70만 명에 이를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AI는 반도체, 정보기술(IT) 산업의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 기술이자 4차 산업혁명의 기본 기술인 만큼, 연구역량을 대폭 강화해 글로벌 최고 수준의 리더십을 확보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한국 AI센터를 허브로 글로벌 연구 거점에 1000명의 인재를 끌어 모은다는 방침도 세웠다. 삼성그룹은 바이오시밀러(제약)와 의약품 위탁생산(CMO)사업 등에도 집중 투자해 바이오 분야를 ‘제2의 반도체’ 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바이오 사업은 오랜 기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바이오시밀러 제품 하나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6, 7년 간 약 2000억 원의 개발비가 필요할 정도로 장기 투자가 불가피한 분야다. 이미 적잖은 성과도 내고 있다. 2010년 삼성의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바이오산업을 선정한 뒤 이듬해인 2010년 삼성서울병원 지하 실험실에서 12명으로 바이오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2011년 4월 인천 송도 매립지 위에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하고, 2012년 2월에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했다. 그 결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CMO 시장에서 세계 3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2년 회사 설립 이후 짧은 기간에 바이오시밀러 제품 3종을 선보일 정도로 기술력도 인정받고 있다. 현재 직원 수도 2800여 명에 달할 정도로 몸집도 키웠다. 삼성그룹은 미래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초과학이 튼튼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2013년부터 물리, 수학 등 기초과학 분야 연구 지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 될 AI, 5G, IoT, 바이오 등 미래성장 분야에 지원을 집중적으로 늘려나갈 방침이다. 미래기술육성사업에는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총 1조5000억 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집행해오고 있다. 올해 7월 말 현재 집행금액은 5400억 원에 달한다. 혁신 역량과 노하우를 공유하다 삼성그룹은 첨단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과 스타트업 지원 경험을 적극 활용해 개방형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고 능력 있는 산업인력 육성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을 세웠다. 우선 청년 소프트웨어 교육 1만 명에 나설 계획이다. 정부와 함께 청년들에게 양질의 소프트웨어 교육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청년들의 취업 기회 확대에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앞으로 5년간 청년 취업 준비생 1만 명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서울을 포함한 전국 4, 5곳에 교육장을 마련해 소프트웨어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첫해에는 1000명 수준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교육 기간 중 교육생들에게는 매월 일정액의 교육지원비도 지급할 예정이다. 성적 우수자들에게는 삼성 관계사의 해외 연구소 실습 기회를 부여하고 일부는 직접 채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국내외 기업 취업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스타트업 지원에도 적극 나선다. 향후 5년간 500개 스타트업 과제를 지원함으로써 청년 창업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는 복안이다. 우선 사내 벤처 프로그램인 ‘C-Lab(Creative-Lab) 인사이드’를 확대해 200개 과제의 사업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C-Lab 제도는 삼성이 임직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기 위해 2012년 도입한 것으로, 창업·분사 이후 사업이 실패하더라도 5년 이내에 복직이 가능해 삼성 내부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문화’를 확산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성공 사례도 적잖다. 목걸이형 360도 촬영 카메라제조업체인 링크플로우는 2016년 10월 분사한 곳. 이듬해인 2017년 일본 글로벌얼라이언스와 3000대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 초엔 CES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근 해외 기업에서 대규모 유치에 성공해 화제가 됐다. 소형 메모지 출력용 프린터업체 ‘망고슬래브(분사시기·2016년 5월)’도 이듬해인 2017년 CES PC 액세서리 부문 최고 혁신상을 수상했다. 설립 1년 만에 매출 80억 원(2017년)을 달성하는 성과도 올렸다. 센서기술을 이용한 베이비 모니터 제조업체인 ‘모닛(2017년 3월)’도 1년이 조금 지난 올해 6월에 ‘스마트 베이비 모니터’를 출시한 데 이어 최근에는 12억 원 규모의 벤처캐피털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요양병원 등 미국 실버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삼성은 앞으로 국내 스타트업 활성화와 창업 지원을 위해 C-Lab을 사내에 국한하지 않고 외부에 개방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사외 벤처 지원 프로그램 ‘C-Lab 아웃사이드’를 운영할 계획이다. 삼성은 C-Lab 아웃사이드를 통해 향후 5년간 300개 스타트업 과제를 지원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삼성은 산학협력을 비롯한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적극 추진해 국내 혁신 생태계 조성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현재 연간 400억 원(반도체 300억 원·디스플레이 100억 원) 수준인 산학협력 규모를 앞으로 1000억 원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협력업체와 상생협력 확대 삼성은 국내 중소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기 위해 중소기업과의 상생 프로그램도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우선 정부와 함께 ‘스마트 팩토리 4.0’ 지원을 통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예정이다. 삼성과 중소벤처기업부는 앞으로 5년간 1100억 원을 조성해 중소기업 2500개사의 스마트 팩토리 전환과 국내외 판로 개척을 지원할 계획이다. 삼성은 이를 통해 5년간 약 1만500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자동화·지능화 분야의 IT 기술을 접목해 중소 제조기업 공장운영 전반의 효율성을 극대화한 공장을 일컫는다. ‘품질·생산성 향상→매출 증대→일자리 창출’의 선순환 구조를 이끌어내는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은 이미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중소기업 1086개사를 대상으로 스마트 팩토리 전환을 지원했다. 그 결과 해당 기업들의 평균 매출은 5.5% 증가하고 일자리는 4600개가 만들어졌다. 스마트 팩토리 지원 대상에는 삼성과 거래가 없는 중소기업도 포함된다. 지방 노후 산업단지에 위치한 기업이나 장애인·여성 고용 기업이 우선 지원대상이다. 대상으로 선정되면 수준에 따라 △환경안전 △제조현장 혁신 △시스템·자동화 △운영 안정화 지원 등과 관련한 ‘맞춤형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삼성은 중소·벤처기업들이 성장 기반을 다지고 일자리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신기술 접목과 판로 개척도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삼성은 특허를 개방하고 우수기술 설명회 및 구매 전시회 참여, 온라인 쇼핑몰 입점 등을 지원해줄 방침이다. 삼성은 또 1, 2차 협력사 중심으로 운영해 온 협력사 지원 프로그램을 3차 협력사까지 확대하기로 하고, 총 7000억 원 규모의 3차 협력사 전용펀드(상생펀드 및 물대지원펀드)를 추가 조성하기로 했다. 협력사의 △시설 투자와 연구개발(R&D) 자금을 지원하는 ‘상생펀드’에 4000억 원 △물대 현금 결제를 위한 ‘물대지원펀드’에 3000억 원이 각각 투자될 예정이다. 협력사들은 상생펀드를 통해 최대 90억 원 한도 내에서 저리로 자금을 대출받아 시설투자, R&D, 운영자금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물대지원펀드는 무이자로 대출받아 활용이 가능하다. 삼성은 이미 2010년부터 2조3000억 원 규모의 협력사 지원 펀드를 조성 운영해 왔다. 이번에 3차 협력사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함으로써 협력사 지원 펀드는 총 3조 원 규모로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은 또 2010년부터 1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운영해온 ‘우수 협력사 인센티브’ 대상에 2차 협력사를 포함하고, 인센티브 규모도 500억 원에서 1000억 원으로 2배로 늘리기로 했다. 삼성은 협력사의 최저임금제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1월부터 이미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인상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해 지급하고 있다. 2018∼2020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납품단가 인상분은 약 6000억 원이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정부 행정의 일방통행이 문제다.” 김만섭 한국오리협회장(사진)은 12일 서울 서초구 서초중앙로6길 제2축산회관에 위치한 오리협회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자마자 “산업을 육성하기는커녕 발목만 잡는 정책들로 인해 국내 오리산업은 최근 몇 년 새 반 토막이 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리협회에 따르면 국내 오리 생산액은 2011년 1조4000억 원에서 2016년 9000억 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도축 마릿수도 9000만 마리에서 4600만 마리로 급감했다. 김 회장은 대표적인 사례로 ‘오리 사육 휴지기제’ 도입을 꼽았다. 이는 조류인플루엔자(AI) 고위험 지역에 위치한 오리 농가의 동절기(매년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사육을 금지하는 제도다.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지난해 11월 처음 도입됐다. 정부는 올겨울에도 대대적으로 시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회장은 “도입 취지도 좋고 필요한 정책이지만 적용 대상과 보상금 지급 규모 등에 대해 정부가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관할지역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위임해 논란만 일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리 업계에선 휴지기제 도입에 따른 관련 산업 전체 피해액이 67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며 불만을 감추지 않고 있다. 김 회장은 “일제 입식 출하와 출하 후 14일 휴지 의무화, AI 재발생 농가에 대한 도살처분 감액 기준 강화 등도 오리산업 활성화의 걸림돌로서 반드시 개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런 불합리한 조치들로 인한 피해가 오리 농가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미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생산물량이 줄어들면서 마리당 6500∼7000원이던 오리고기 가격이 최근 9800원 수준으로 올랐기 때문. 김 회장은 “오리값이 올라가고 원가 부담이 늘어나자 주 수요처인 식당들이 오리고기를 외면하면서 생산농가 수입은 오히려 줄어드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오리산업이 붕괴되면 중국산 등에 시장 주도권과 식량 주권이 넘어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정부가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오리산업 행정을 펼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해마다 반복되는 AI를 예방하려면 사육시설 현대화 지원과 방역시설 개선 방안 등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오리 사육을 제한해 AI를 예방하려는 정책은 전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고, 산업을 고려하지 않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며 “10년 내지 15년 이상 지속할 장기계획을 수립해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오리산업을 다시 1조 원 규모로 키우는 게 목표라는 김 회장은 “육류 중 유일하게 알칼리성인 오리고기는 노화 방지에 도움이 되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불포화지방산, 특히 오메가3의 함량이 매우 높다”고 자랑한 뒤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식품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턱밑으로 다가온 민족 최대 명절 추석. 부모님이나 고마운 분들에게 드릴 선물을 아직도 고르지 못해 고민이라면 우리 농촌에서 직접 만들어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농촌융복합산업’ 제품을 선물해 보는 건 어떨까.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추석 대목을 맞이해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으로 피해가 컸던 농촌의 어려움을 돕고, 소비자에게 질 좋은 국내산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2018 추석 특별 판매전’을 진행하고 있다. 농촌에서 직접 재배한 농산물로 만들어 소비자가 믿고 구매할 수 있는 ‘농촌융복합산업’ 제품들을 선별했다. △한과 △흑삼 △전통 장 △차 등 명절에 선물용으로 인기가 좋은 품목들을 모았다. 추석 특별 판매전은 농협 하나로마트 전국 주요 지점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농촌융복합산업 전문 매장인 ‘비욘드팜 1호점’에서 진행 중이다. 직접 눈으로 보고 골라야 안심되는 ‘깐깐한’ 소비자라면 인근의 농협 하나로마트를 방문해보자. 23일까지 수도권 5곳(경기 고양·성남·수원·고양시 삼송·서울 서초구 양재동)과 지방 5개소(충북 청주·대전·광주·울산·부산)에서 진행 중이다. 서울 도심에서도 농촌융복합산업 제품을 만날 수 있다. 송파구 산림조합중앙회 임산물유통센터 ‘비욘드팜 1호점’에서다. 이곳은 농촌융복합산업 인증을 받은 농장 등의 제품 판로 확대와 소비자 인지도 제고를 위해 마련된 전문 판매관으로 올해 7월에 개장했다. 휴게공간이 마련된 도심 카페형 농식품판매장으로, 전국 28개 농촌융복합산업 안테나숍에서 소비자 반응이 좋은 제품만 모아서 판매한다. 이번 추석을 맞이해서는 21일까지 전국 농촌융복합산업 우수상품 중 도시 소비자에게 인기 높은 250여 개 품목을 모아 놓았다. 특히 산채류나 인삼 등 인기 품목 12종 36개로 구성된 추석 선물세트는 건강에 좋은 제품들이 많아 어르신 효도 선물로 적격이라는 게 비욘드팜 관계자의 설명이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삼성카드의 대표적인 가을철 행사인 ‘홀가분 마켓’이 소상공인과 상생의 장으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홀가분 마켓은 2014년 시작해 올해로 5번째를 맞은 행사다. 사회적으로 의미가 있거나 특색 있는 제품을 만들지만 판로를 확보하지 못하는 소상공인과 사회적 기업, 청년사업가, 업사이클링 업체 등을 대상으로 별도 비용 없이 제품 판매와 홍보를 할 수 있도록 만든 일종의 장터. 1회부터 올해까지 모두 25만 명 이상이 방문하고 중소상공인·청년사업가 등 1000여 팀이 참여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올해 홀가분 마켓에도 기존에 없던 유형의 사회적 기업이나 신진 예술가 등 다양한 분야의 판매자들이 합류해 의미를 더했다. 대표적인 예가 사회적 기업인 ‘2 HOPE BIKE’이다. 버려진 폐자전거를 수거해 가구·인테리어 소품·설치미술 재료 등으로 가공해 판매하는 업체다. 이 업체 근로자들의 80%는 자활훈련 중인 노숙인들로 구성돼 있어 이들이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고 있다. 삼성카드는 홀가분 마켓 외에도 중소상공인과의 상생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경영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지난해 9월 카드업계 최초로 선보인 ‘LINK 비즈파트너’는 중소 가맹점주가 가맹점 전용 홈페이지에 고객에게 제공할 혜택을 직접 등록하면, 삼성카드가 해당 혜택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은 고객에게 전달해주는 서비스 상품이다. 삼성카드만의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인 스마트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고객을 추출해 낸 뒤 ‘삼성카드 LINK’를 통해 해당 서비스를 알려주는 방식이다. 선별적인 홍보여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별도 홍보 비용을 들여 진행하는 프로모션에 비해 효율이 높다는 게 삼성카드 측의 설명이다. 우수한 아이디어와 제품을 만들지만 판로와 홍보 네트워크가 미흡한 중소기업의 제품을 ‘삼성카드 쇼핑’을 통해 판매하는 것도 상생 생태계 구축 작업의 일환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앞으로도 다양한 경영 활동을 통해 중소상공인과의 상생 생태계를 공고히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지난달 22일 캐나다 제2의 도시 ‘몬트리올’ 도심 한복판. 뜨거운 태양의 열기가 누그러지기 시작한 오후 7시경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DM)과 세계적인 팝 그룹 ‘아바’의 히트곡 등이 뒤섞여 귓전을 때리기 시작했다. 올해로 18번째로 열리는 ‘페스티벌 모드&디자인(Festival Mode & Design·FMD) 몬트리올’의 메인이벤트인 패션쇼의 배경음악이었다. 캐나다 동쪽에 위치한 퀘벡주의 최대 도시인 몬트리올은 캐나다에서 토론토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곳. 프랑스계 주민들의 영향을 많이 받아 ‘북미의 파리’로 불린다. FMD 몬트리올은 퀘벡주 패션산업의 역량을 보여주기 위해 매년 이맘때 열리는 복합 문화 행사로, 패션쇼와 복합 문화 공연, 라이브 연주, 패션 관련 전문가 콘퍼런스 등이 다채롭게 진행된다. 북미 지역에서 열리는 이런 종류의 야외행사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올해에만 전 세계에서 패션 관련 종사자와 취재진 등 무려 55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은 것으로 추정됐을 정도다. 한국에서는 동아일보만 유일하게 초청을 받아 현지를 방문했다. 이번 행사를 후원하는 퀘벡주 정부의 주한 대표부 발레리 부아소노 대표는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몬트리올은 미국 뉴욕, 로스앤젤레스에 이은 북미 3대 패션산업 중심지이다”라며 “급성장하고 있는 한국 패션시장에 몬트리올 패션산업을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캐나다 패션산업의 중심지 몬트리올을 근거지로 하는 패션업체들은 이미 한국 시장 진출 준비에 대거 나선 상태이다. 아웃도어 전문 업체인 ‘카눅(KANUK)’, 가죽을 주 소재로 하는 토털 패션업체 ‘러드삭(RUDSAK)’, 모피 전문 업체인 ‘매키지(MACKAGE)’, 수제 아웃도어 신발 전문 업체 ‘파자르(PAJAR)’ 등이 그 주인공이다. 한국 소비자에겐 TV 드라마 도깨비의 촬영지로 익숙한 퀘벡주는 캐나다의 패션산업 중심지이다. 퀘벡주 정부에 따르면 캐나다 패션 관련 일자리의 절반 정도가 퀘벡주에 몰려 있다. 그 중심지에 몬트리올이 자리 잡고 있다. 몬트리올에서 34년째 패션 관련 무역업을 하고 있는 교포 권장원 씨(50)는 “유럽의 첨단 패션문화가 캐나다에선 가장 먼저 몬트리올을 거쳤다”며 “자연스럽게 패션산업이 발달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현지 일부 패션업체는 회사 홍보자료에 자신들의 제품이 ‘캐나다산(Made in Canada)’이 아니라 ‘퀘벡산(Made in Quebec)’이라고 강조할 정도다. ○ 품질에 승부를 건다 FMD 몬트리올이 진행되는 22일과 23일, 이틀 동안 몬트리올 현지에서 만난 패션 관련 기업체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품질에 대한 자부심이 컸다. 특히 겨울용 아웃도어 패션 상품 업체들은 길고 혹독한 추위를 견뎌야 하는 지역 특성에 맞게 최고 기능을 갖췄다고 입을 모았다. 내년 한국 시장 진출 계획을 확정한 아웃도어 전문 업체 ‘카눅’의 리샤르 라니엘 대표는 “영하 40도 이하 추위에도 견딜 수 있는 다양한 아웃도어 제품 라인업을 마련해 뒀다. 한국 소비자들이 충분히 좋아할 만한 제품이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제작 과정 전부를 공개한 수제화 업체 ‘파자르’의 자크 골베르 회장은 “패션의 본고장 이탈리아 언론으로부터 ‘신발의 롤스로이스’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자랑했다.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한 사전 마케팅도 공격적으로 진행 중이다. ‘매키지’의 마리안 로종 마케팅 담당 임원은 “한국의 유명 배우(정해인, 박선영)들이 우리 제품을 입고 인기 TV 드라마에 출연 중이다”라고 소개했다. 가죽 소재 패션업체 ‘러드삭’의 도나토 코티콘 부회장은 “한국 시장에 이미 중저가 브랜드(‘RUDE’)로 진출한 경험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고가 브랜드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행사장에선 한국에선 보기 힘든 환경 친화적인 제품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제품도 눈에 띄었다. 스포츠웨어 전문 업체 ‘오라키(ORAKI)’는 100% 폐비닐을 이용해 요가용 옷 등을 만들어 판매 중이다.몬트리올=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국내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시장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질주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1호 자산운용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개인연금과 퇴직연금펀드의 수탁액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각각 3조 원 규모로, 업계 1위 수준이다. 연금펀드 시장 점유율도 20%를 넘어서고 있다. 명실상부하게 국내를 대표하는 연금전문 운용사로 성장한 것이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 전체 개인연금 적립금 규모는 128조 원, 퇴직연금은 168조 원. 이 중 펀드에 투자된 적립금은 각각 12조2000억 원, 13조8000억 원 수준으로 아직 미미하다. 나머지는 모두 저축, 보험과 같은 원리금 보장상품에 투자돼 있다. 하지만 연금펀드의 규모는 2014년 말 대비 두 배 넘게 늘면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 연금펀드 역시 같은 기간 2조4000억 원에서 현재 6조 원으로 대폭 늘어났다. 연금펀드의 이 같은 성장세는 “다양한 개인·퇴직연금 상품 구성을 통해 점차 세분되고 있는 투자자 요구에 부합한 결과”라는 게 미래에셋 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투자를 통한 연금자산 증식을 위해 다양한 상품을 선보였다. 장기 투자해야 하는 연금은 수익성과 안정성을 고려하면서 동시에 자산배분 차원에서 국내를 넘어 세계시장에 대한 투자 전략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 미래에셋은 이런 원칙에 따라 투자자에게 글로벌 분산투자가 가능한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고, 투자자산과 함께 투자지역에 대한 자산배분이 가능하도록 투자 라인업을 만들고 있다. 또 전통적인 투자자산 이외에 부동산 등 다양한 대체투자 상품을 선보이며 안정적인 연금자산운용에 필요한 투자솔루션을 제공해왔다. 대표적인 상품이 2011년에 선보인 미래에셋 TDF(Target Date Fund) 시리즈이다. 투자자가 은퇴자금 마련을 위해 은퇴 시기 등 특정한 목표시점(Target Date)에 맞춘 펀드에 투자하면 펀드가 스스로 운용하도록 설계돼 있다는 게 특징. 이를 위해 목표 시점에 가까워질수록 자동으로 위험자산을 줄이고 안전자산 비중을 늘리도록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외국 모델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회사 내부에 축적된 글로벌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외국 운용사에 위탁하거나 자문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셋이 전 세계 12개국에 걸쳐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직접 운용한다는 뜻이다.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에만 1500억 원 넘게 증가하며 설정액이 3000억 원을 넘어섰다. 수익률도 좋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45년’ 펀드는 최근 1년 수익률이 8.96%(8월 31일 기준)로 업계 TDF 중 선두를 차지했다. 미래에셋은 또 은퇴자금 적립 이후 이를 사용하는 단계에 알맞은 펀드도 선보이고 있다. ‘미래에셋평생소득펀드 시리즈’이다. 투자금을 단순히 적립, 운용해서 일시금으로 받는 것이 아니라 연금처럼 인출해 활용할 수 있도록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게 목적인 상품이다. 연금펀드 도입기에는 적립식 투자를 바탕으로 수익률 제고를 위한 위험자산 투자가 주를 이뤘지만 연금시장이 성숙하면서 적립한 연금자산을 활용해 안정적인 은퇴 소득을 조성하는 데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만들어졌다. 그동안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연금시장 활성화에 많은 공을 들여왔다. 2013년 운용업계 최초로 개인연금과 퇴직연금 마케팅본부를 각각 신설해 운영하며 관련 시장을 이끌었다. 2004년에는 올바른 투자문화 정착을 위해 금융권 최초로 투자교육연구소를 설립하기도 했다. 이후 이 연구소는 노후를 대비한 투자 방법 개발과 교육을 전담하는 ‘미래에셋은퇴연구소’로 이름을 바꿔 운영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연금마케팅부문 류경식 부문장은 “미래에셋은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맞게 글로벌 우량 자산으로 분산 투자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을 마련해왔다”며 “앞으로도 은퇴자산의 적립에서부터 인출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관리할 수 있는 종합적인 연금투자 방법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한류 스타를 꿈꾸며 연기와 댄스 훈련에 땀방울을 쏟던 문창현 씨(29·여). 그는 지난해 초, 10년 가까운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부모님이 계신 전남 진도로 내려갔다. 현재 그의 직함은 꽃게 유통 전문업체 ‘바다환’의 대표이사. 요즘 꽃게 가공식품 공장을 짓는 준비에 바쁘다. 그는 “서해의 빛나는 자연환경을 품는다는 뜻으로 회사 이름을 지었다”며 밝게 웃었다. 한류 스타의 미련은 없을까. 그는 “현역 활동을 하는 친구들을 보면 연습생 시절이 생각나기도 하지만 현재 생활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문 씨가 1년 반 남짓한 기간에 어촌 생활에 푹 빠진 이유를 알 수 있는 행사가 열린다. 해양수산부는 10∼12일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aT센터에서 ‘2018 귀어·귀촌 박람회’를 개최한다고 7일 밝혔다. 귀어·귀촌 박람회는 관련 정책과 정보를 알리기 위해 2015년 처음 열렸다. 올해 4회째다. 올해엔 ‘청년어촌, 활력바다’라는 주제로 해수부를 비롯해 지방자치단체와 한국농어촌공사, 한국어촌어항협회, 수협 등 귀어·귀촌과 관련된 다양한 기관들이 참여해 210개의 부스를 설치한다. 정부 정책을 확인할 수 있는 ‘귀어귀촌종합관’과 성공한 청년 귀어인을 만나볼 수 있는 ‘청년어촌관’, 귀어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귀어닥터상담관’ 등이 운영된다. 가족 방문객들을 위한 볼거리, 즐길거리도 풍성하다. 10일에는 채널A 인기 프로그램 ‘도시어부’에 출연 중인 배우 이덕화 씨가 ‘어촌예찬 토크콘서트’를 진행한다. 어촌 살림을 책임지는 어촌계장이 어촌생활 노하우를 설명하는 ‘어촌계장 어(漁)울림 토크쇼’, 주민 70명 중 35명이 청년인 어불도 청년어부의 토크쇼, 지자체·귀어 전문가들의 특별 강연도 마련된다. 김영춘 해수부 장관은 “어촌에서 새로운 삶을 꿈꾸는 분들을 위한 풍성한 정보와 볼거리를 준비했으니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참가 신청이나 구체적인 문의는 귀어·귀촌 박람회 누리집에서 확인 가능하며, 박람회 운영사무국으로 연락해도 된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싱가포르 로버트슨 부두에 위치한 웨어하우스호텔. 1895년에 지어진 향신료 창고를 개조한 이 호텔은 콘크리트 벽, 지붕 틀 등 창고 건물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현대적인 감각을 자랑하는 곳. 26일 오후 6시 이 호텔 로비에서 이색 이벤트가 펼쳐졌다. 휘황찬란한 불빛이 번쩍이면서 K팝 음악이 귓전을 때리자 모델들이 쏟아져 나와 런웨이를 활보하듯 워킹을 선보인 것. 이날 행사는 한국패션협회의 ‘월드 스타 디자이너(WSD) 프로젝트’에 선정된 디자이너 5명의 작품을 선보이기 위한 패션쇼 ‘K-컬렉션 인 싱가포르’였다. WSD는 한국패션협회가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세계시장을 무대로 월드 스타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큰 인재들을 선발해 집중 지원한다는 취지로 지난해부터 시작했다. 박영수 한국패션협회 부장은 “세계무대에서 활동할 디자이너 발굴이 목적”이라며 “특히 올해는 K패션의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가 목표”라고 말했다. WSD 선정 조건은 까다롭다. 국내외 우수한 경영 실적과 세계적인 디자이너로 발전할 가능성을 갖췄는지를 따진다. 또 글로벌 패션시장에서 5년 이상 활동한 글로벌 브랜드를 보유한 디자이너여야 한다. WSD로 선정되면 패션협회가 주최하는 각종 해외 전시회나 마케팅 행사에 참가할 수 있다. 지난해엔 50명을 뽑아 해외 전시 참가나 해외 쇼룸 입점 등을 지원했다. 올해엔 지원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선발 인원을 5명으로 줄였다. 올해 선발된 5인의 디자이너는 △강동준(브랜드 ‘디그낙’) △박윤희(‘그리디어스’) △박환성(‘디앤티도트’) △이청청(‘라이’) △조은애(‘티백’)다. 이들은 이미 5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한류 박람회’에 참여했다. 싱가포르 패션쇼를 포함해 이들이 올해 참가할 국제 행사는 11월 태국에서 열릴 패션쇼와 뉴욕 홍콩 파리 상하이 등에서 진행될 전시회 등 다양하다. 이날 행사를 경험한 디자이너들은 K패션의 대표 선수로 참여했다는 자부심을 느꼈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도 다졌다. 이미 싱가포르의 중요 백화점에 입점하는 데 성공한 이청청 디자이너는 “앞으로 세일즈와 마케팅 부문에서 큰 시너지 효과가 생기게 될 것 같아 기대가 크다”며 고마워했다. 럭셔리 패션과 패스트 패션의 장점을 고루 살린 ‘하이컨템퍼러리’에서 경쟁력을 갖춘 박환성 디자이너는 “다양한 시장에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앞으로 해외 세일즈를 확장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경영학과 글로벌 지식 융합해 해외 진출 유리 경영학은 한 조직이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주어진 조건과 자원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투입·통합·조정하는 과정을 연구한다. 성공적인 조직경영은 마케팅과 회계, 재무, 생산, 인사·조직, 국제경영, 경영정보시스템 등과 관련한 이론과 상황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실무 감각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한국외대 경영학부는 전문적인 지식뿐만 아니라 실무적인 지식 제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한국외대의 장점인 지역학, 국제관계, 외국어 등 글로벌 지식을 융합함으로써 해외 진출에 있어 다른 대학보다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한국외대 경영학부 박지혜 교수는 “한국의 대표 글로벌 기업인 삼성전자는 전체 인력 33%만 한국 본사에서 근무하고, 나머지는 인도, 러시아, 자카르타 등 해외 법인에서 파견돼 근무해야 하므로 현지 상황까지 잘 아는 전문가가 필요하다”며 “우리는 이런 인재를 양성하는 데 최적화된 환경을 갖춘 곳”이라고 자랑했다.글로벌 경영인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학부에서는 회계, 경영정보시스템, 국제경영, 마케팅, 재무, 인사 조직 등과 관련한 커리큘럼을 마련해 경영 전반에 대한 지식을 가르치고, 학생들은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트랙을 선택할 수 있다. △글로벌경영전문가 심화과정, △BRICs연계전공, △7+1 파견학생제도 등 글로벌 경영인을 육성하기 위한 한국외대 경영학부만의 특화된 프로그램도 있다. 글로벌경영전문가 심화과정은 경영대학 학생들이 전공심화과정 중 하나로 선택할 수 있는 과정이다. 1전공 이수학점 중 글로벌경영전문가 심화과정에 해당하는 21학점을 교내 각 전공(학과)에 개설된 기존의 지역학 과목(EU, BRICs, 동북아, 동남아, 중동)을 통해 취득하도록 만든 제도다. EU, BRICs, 동북아, 동남아, 중동 지역 중 하나를 선택하고, 관련 학과의 어학영역에서 6학점, 지역학 영역에서 15학점 이상을 이수하면 된다. BRICs연계전공은 브릭스 4개 학과(포르투갈어과, 러시아어과, 인도어과, 중국어과)와 상경 및 IT 관련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며, BRICs지역전문가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이다. 7+1 파견학생제도는 학생들이 8학기의 재학 기간 중 최소 1개 학기는 외국 대학에서 수학하도록 해 재학생의 국제적 마인드를 향상시키는 게 목적이다. 연간 800명의 7+1 파견학생을 선발하여 해외 유수 대학에 파견하고 있다. 졸업생 취업률은 2017년 기준 73%, 최근 3년간 평균 취업률은 70%(해외 취업자 등 제외).를 웃돈다 취업하는 분야도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국민건강보험공단, 주식회사EG, 한국가스안전공사, 키움투자자산운용, 하나자산신탁, 국립현대미술관, 신한은행, 인천국제공항공사, 롯데건설, 국세청, 현대자동차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공인회계사(CPA), 세무사, 투자분석가(CFA), 선물거래상담사, 유통관리사, 정보처리기사, 변리사, 노무관리사, 투자상담사, 재무위험관리사(FRM), 국제재무설계사(CFP), 금융FP, 증권FP, 소비자상담사, 경영지도사 등 자격증을 취득하여 전문분야로 진출하는 경우도 많다.나도 합격할 수 있다! 2019학년도 모집인원은 수시 92명, 정시 47명(이월 인원 포함) 총 139명이다. 2018학년도 경쟁률은 수시 △학생부교과 17.1 : 1, △학생부종합 11.0 : 1, △학생부종합 고른 기회 Ⅰ 7.8 : 1, △논술 39.4 : 1, 정시 나군 4.22 : 1 이었다. 학과 포인트 학부는 경영문화학회, 금융연구회, 야생마, 자본시장연구회, Gen, MAST, 경영독서토론회, MIFE(Marketing is Life), HOLIC 등 다양한 학부활동이 운영되고 있다. 신입생세미나와 진로설계세미나, 진로개발세미나 등과 같은 프로그램에선 선배와 교수진 등이 멘토가 돼 학생들의 진로 상담을 적극적으로 돕는다. 취재지원 서진숙 배화여고 교사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