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윤

김기윤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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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 특파원

pep@donga.com

취재분야

2024-05-05~2024-06-04
국제일반40%
중동14%
국제정치10%
국제정세10%
인사일반7%
국제사고7%
미국/북미3%
유럽/EU3%
칼럼3%
국제문화3%
  • 美 “이스라엘·하마스 ‘인질석방·6주휴전’ 큰틀 합의”

    지난해 10월 발발한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이 다음달 이슬람 금식성월(禁食聖月)인 라마단을 앞두고 짧게나마 휴전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등이 참여한 협상단은 ‘6주 휴전 및 인질 석방’이란 큰틀에 합의하고 세부 내용을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스라엘은 여전히 가자 최남단 라파 공습 계획을 철회하지 않아 막판 변수가 되고 있다.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5일 CNN방송에 출연해 “미국과 이스라엘, 이집트, 카타르 대표가 임시 휴전을 위한 인질 협상의 기본 윤곽에 합의했다”며 “구체적 내용 조율을 진행하고 있으며 며칠 내로 최종 합의에 이르길 기대한다”고 밝혔다.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각국 협상단은 지난주 프랑스 파리 협상에서 ‘하마스의 인질 약 100명 가운데 40여 명을 석방하면 양측은 6주 동안 휴전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기본안을 마련했다. 협상단은 이르면 26일부터 이를 바탕으로 후속 논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협상 내용엔 이스라엘이 인질과 맞교환하기 위해 팔레스타인 수감자 300명가량을 석방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NYT는 이스라엘 정부 관료를 인용해 “라마단 시작 전에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 목표”라며 “정부가 파리 협상에서 여러 조건들을 받아들여 협상단이 카타르에서 후속 논의를 할 길이 열렸다”고 전했다.하지만 이스라엘은 최근 발표한 라파 지상작전 계획은 고수하고 있다. 라파에는 가자지구 피란민 약 140만 명이 모여있다. 라마단에 전투가 격화된다면 모든 이슬람 국가에서 반(反)이스라엘 정서가 확산될 수 있다. 아이만 사파디 요르단 외무장관도 25일 “라마단 전투는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이슬람권 전체를 폭발적인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 경고했다.미국 역시 민간인 대피 방안 없는 라파 공습에 공개적으로 반대해왔다. 설리번 보좌관도 “민간인을 보호하고 의식주를 공급할 명확한 계획 없이 군사작전을 진행해선 안 된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도 라파 공격 관련 계획은 보고받지 않았다”고 재차 강조했다.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비롯한 이스라엘 강경파들은 휴전 협상을 앞두고 강경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미 CBS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협상이 이뤄지면 라파 공격은 ‘어느 정도’ 미뤄지겠지만 결국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휴전 협상에 대해서도 “하마스가 ‘망상적 주장’에서 벗어나야 진전을 이룰 수 있다”며 선을 그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4-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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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戰 2년, G7정상 “계속 지원”… 美여론 “지원 부정적” 53%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24일 2년을 맞았다. 전쟁 장기화와 서방의 지원 감소 등으로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격전지에서 러시아군에 밀리는 조짐이 뚜렷하지만 미국과 유럽 주요국 정상은 입을 모아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쟁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 11월 미국 대선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에 부정적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 등으로 인해 미국의 지속적인 지원이 가능하겠느냐는 우려가 상당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벌써 730일째 싸우고 있지만 ‘최고의 날’에 승리할 것”이라며 결사 항전 의지를 다졌다. 특히 그는 러시아와 휴전하는 식의 ‘플랜 B’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자국 공군이 미국산 F-16 전투기로 훈련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국경일인 23일 ‘조국 수호자의 날’을 맞아 공개한 화상 연설에서 최전선에 있는 병력을 ‘국가 영웅’이라고 추켜세우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나토 총장 “우크라 나토 가입 시간문제”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24일 “우크라이나는 나토에 가입할 것”이라며 “이제 문제는 가입 여부가 아니라 시기”라고 못 박았다. 그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막기 위해 이번 전쟁을 시작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우크라이나는 어느 때보다 나토와 가까워졌다”고 강조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은 공동성명을 통해 “우리는 미래를 위한 싸움에서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G7은 “우크라이나는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G7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G7 의장국인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알렉산더르 더크로 벨기에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깜짝 방문했다. 1년 전 키이우를 찾았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3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당시 사진과 동영상을 다시 올리고 “푸틴이 잘못 생각했다는 점을 보여주자”고 썼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푸틴 대통령을 겨냥해 “유럽인의 독재는 절대 승리할 수 없다”고 했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인의 전쟁 피로감에 기대려 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또한 “러시아가 유럽의 평화를 파괴하고 있다”고 동조했다. 미국과 EU는 러시아 군산복합체는 물론이고 북한산 무기의 러시아 운송에 관여한 인물과 기업 등도 대거 제재했다.● “우크라 지원 부정적”…美여론은 악화 젤렌스키 대통령은 24일 화상으로 개최된 G7 정상회의에 참석해 “러시아의 야망과 국수주의는 함께해야 물리칠 수 있다”며 서방의 추가 지원을 호소했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크 신임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빛은 언제나 어둠을 이긴다. 단결이 우리를 승리로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다. 최근 우크라이나는 동부 요충지 아우디이우카를 러시아에 빼앗기는 등 최전선에서 거듭 고전하고 있다. 특히 포탄, 대공 미사일 등의 부족이 심각하다. 이는 최대 무기 지원국인 미국의 지원이 야당 공화당의 반대로 중단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해 10월 의회에 제출한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은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의 반대에 부딪혀 현재까지 통과되지 않고 있다. 설사 의회 문턱을 넘는다 해도 11월 미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 이전 같은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은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을 중남미 불법 이민자 대처에 쓰자고 주장하고 있다. 미 여론 또한 우호적이지 않다. 21일 미 퀴니피액대 여론조사에서는 공화당원의 60%가 “바이든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부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답했다. 당적이 없는 유권자에서도 45%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갤럽 조사에서도 우크라이나 지원을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응답자가 53%였다. ABC 방송은 “전쟁이 3년째로 접어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은 워싱턴의 정치적 싸움에 갇혔고, 대중 지지도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4-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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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류 동맥’ 수에즈, 3시간에 대형선박 2대뿐… 후티는 또 미사일

    “요즘 배 지나가는 걸 보려면 한참 기다려야 합니다. 관광객 발길도 뚝 끊겼고요.” 18일 오후 이집트 북동부 수에즈 운하. 인근 물류회사에서 2년째 근무하는 하디르 씨는 한적한 운하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몇 달 전만 해도 오가는 대형선박들이 끊임 없었는데,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공격 뒤론 배가 줄어 적막해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세계 물류 유통의 12%가량이 통과하는 해상 물류의 동맥. 지중해와 홍해를 연결하는 세계 최대 수에즈 운하가 ‘개점 휴업’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19일 친이란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철수 등을 요구하며 군함은 물론 민간상선까지 공격한 이래, 대형선박이 시간당 겨우 한 대쯤 지나갈 정도로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사실상 멈춰선 수에즈 운하는 홍해발(發) 물류 대란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한국도 유럽으로 향하는 자동차 수출 항로가 막혀 주요 수출항인 부산 일대의 1월 무역수지가 3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19일에도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영국 화물선이 침몰하는 등 사태는 진정될 기미가 없다.● 3시간 동안 대형선박 겨우 2대 지나가 수에즈 운하는 일반적으로 오전에는 홍해에서 진입해 지중해로 가는 선박들이, 오후에는 반대쪽으로 가는 선박들이 지나간다. 홍해로 진입한 배들은 현재 후티 반군의 공격이 집중되는 아덴만 인근을 지난 뒤 아시아 등으로 간다. 18일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3시간을 지켜본 결과, 컨테이너 등을 싣는 대형선박이라 부를 만한 배는 딱 2대가 지나갔다. 선박 조회 사이트인 ‘베슬 파인더’에 따르면 두 척은 사우디아라비아 제다항이 목적지라 아덴만까지 가지 않거나, 중간 기착지가 이란이어서 친 이란 세력인 후티 반군이 공격하지 않는 배였다. 평상시엔 배들이 운하를 지나기 전 이집트 경비정들이 먼저 출항한다. 주변 항로의 안전을 점검하고 돌발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선박대여업에 종사하는 엘사리는 “바쁘게 움직이던 경비정들이 요샌 몇 시간씩 정박해 있다”고 했다. 수에즈시에서 40년 넘게 여행사를 운영한 살라미 씨는 “수에즈 운하는 ‘이집트 명물’로 꼽혀 국내외 관광객들이 몰렸는데, 최근 분위기가 살벌해져 방문이 뜸해졌다”며 속상해했다. 하디르 씨도 “컨테이너를 가득 실은 대형선박이 오가는 광경이 장관인데 최근엔 볼 수 없는 풍경”이라며 “가끔 지나가는 배도 멀리서 봐도 화물이 확 줄어든 게 눈에 띈다”고 했다.● “3분기까지 사태 해결 안 될 수도” 홍해 일대에서 미국과 영국이 주도하는 국제연합군의 군사작전도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19일 불가리아로 향하던 영국 화물선 ‘루비마르’호가 후티 반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선원들이 침몰하는 배를 버리고 인근 지부티로 대피했다. 화물을 버리고 선원들이 대피한 건 중동전쟁 발발 후 처음이다. FT는 “지난해 11월부터 30여 차례 이어진 후티 반군의 공격 중 가장 ‘치명적’이었다”고 전했다. 세계 해운사들은 시간과 비용이 더 들어도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으로 우회하는 경로를 택하고 있다. 수에즈운하청(SCA)은 최근 “이로 인해 지난해 대비 선박 통행량은 30%가 줄고, 용적톤수도 41% 줄었다”고 발표했다. 이집트로선 경제적 충격이 상당하다.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이날 “운하의 지난달 수익이 이전보다 40∼50%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집트를 포함해 중동에 진출한 한국·교민 기업도 고충이 심각하다. 한 국내 기업 관계자는 “우리로선 모든 게 2∼3주 이상 지체되는 현재 상황을 ‘뉴노멀’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해상 운송비도 최근 한 달 동안 70% 넘게 급등했다. 세계 2위 해운사 머스크의 찰스 반 데어 스틴 북미지역 사장은 14일 “당분간 홍해에서 극적인 변화가 일어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며 “올 3분기(7∼9월)까지 수에즈 운하 통행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미 CNBC에 밝혔다.수에즈=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 2024-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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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류 동맥’ 수에즈, 3시간에 대형선박 2대뿐…후티발 물류 대란 석달째

    “요즘 배 지나가는 걸 보려면 한참 기다려야 합니다. 관광객 발길도 뚝 끊겼고요.”18일 오후 이집트 북동부 수에즈 운하. 인근 물류회사에서 2년째 근무하는 하디르 씨는 한적한 운하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몇 달 전만 해도 오가는 대형선박들이 끊임 없었는데,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공격 뒤론 배가 줄어 적막해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세계 물류 유통의 12%가량이 통과하는 해상 물류의 동맥. 지중해와 홍해를 연결하는 세계 최대 수에즈 운하가 ‘개점 휴업’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19일 친이란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철수 등을 요구하며 군함은 물론 민간상선까지 공격한 이래, 대형선박이 시간당 겨우 한 대쯤 지나갈 정도로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사실상 멈춰선 수에즈 운하는 홍해발(發) 물류 대란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한국도 유럽으로 향하는 자동차 수출 항로가 막혀 1월 부산 무역수지가 3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19일에도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영국 화물선이 침몰하는 등 사태는 진정될 기미가 없다.● 3시간 동안 대형선박 겨우 2대 지나가수에즈 운하는 일반적으로 오전에는 홍해에서 진입해 지중해로 가는 선박들이, 오후에는 반대쪽으로 가는 선박들이 지나간다. 홍해로 진입한 배들은 현재 후티 반군의 공격이 집중되는 아덴만 인근을 지난 뒤 아시아 등으로 간다. 18일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3시간을 지켜본 결과, 컨테이너 등을 싣는 대형선박이라 부를만한 배들은 딱 2대가 지나갔다. 선박 조회 사이트인 ‘베슬 파인더’에 따르면 두 척은 사우디아라비아 제다항이 목적지라 아덴만까지 가지 않거나, 중간 기착지가 이란이어서 친 이란 세력인 후티 반군이 공격하지 않는 배였다. 평상시엔 배들이 운하를 지나기 전 이집트 경비정들이 먼저 출항한다. 주변 항로의 안전을 점검하고 돌발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선박대여업에 종사하는 엘사리는 “바쁘게 움직이던 경비정들이 요샌 몇 시간씩 정박해있다”고 했다.수에즈시에서 40년 넘게 여행사를 운영한 살라미 씨는 “수에즈 운하는 ‘이집트 명물’로 꼽혀 국내외 관광객들이 몰렸는데, 최근 분위기가 살벌해져 방문이 뜸해졌다”며 속상해했다. 하디르 씨도 “컨테이너를 가득 실은 대형선박이 오가는 광경이 장관인데 최근엔 볼 수 없는 풍경”이라며 “가끔 지나가는 배도 멀리서 봐도 화물이 확 줄어든 게 눈에 띈다”고 했다.● “3분기까지 사태 해결 안 될 수도”홍해 일대에서 미국과 영국이 주도하는 국제연합군의 군사작전도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19일 불가리아로 향하던 영국 화물선 ‘루비마르’ 호가 후티 반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선원들이 침몰하는 배를 버리고 인근 지부티로 대피했다. 화물을 버리고 선원들이 대피한 건 중동전쟁 발발 후 처음이다. FT는 “지난해 11월부터 30여 차례 이어진 후티 반군의 공격 중 가장 ‘치명적’이었다”고 전했다.세계 해운사들은 시간과 비용이 더 들어도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으로 우회하는 경로를 택하고 있다. 수에즈운하청(SCA)은 최근 “이로 인해 지난해 대비 선박 통행량은 30%가 줄고, 용적톤수도 41% 줄었다”고 발표했다.이집트로선 경제적 충격이 상당하다.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이날 “운하의 지난달 수익이 이전보다 40~50%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집트 포함 중동에 진출한 한국·교민 기업도 고충이 심각하다. 한 국내 기업 관계자는 “우리로선 모든 게 2~3주 이상 지체되는 현재 상황을 ‘뉴노멀’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해상 운송비도 최근 한 달 동안 70% 넘게 급등했다. 세계 2위 해운사 머스크의 찰스 반 데어 스틴 북미지역사장은 14일 “당분간 홍해에서 극적인 변화가 일어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며 “올 3분기(7~9월)까지 수에즈 운하 통행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미 CNBC에 밝혔다.수에즈=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4-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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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 정적’ 나발니, 시베리아 감옥서 사망

    러시아 민주화 운동의 상징으로 불리던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48·사진)가 16일(현지 시간) 감옥에서 숨을 거뒀다. 다음 달 러시아 대선을 앞두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政敵)으로 꼽혀온 나발니가 갑작스레 의문사한 것이다. 러시아 관영 인테르팍스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교정청은 이날 시베리아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교도소에서 수감 중이던 나발니가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연방교정청은 “죄수 나발니는 산책 직후 몸이 좋지 않다더니 곧바로 의식을 잃었다”며 “즉시 의료진이 필요한 소생술을 시행했으나 최종 사망을 확인했다. 정확한 사인은 조사 중”이란 성명을 내놓았다. 크렘림궁은 성명 직후 “푸틴 대통령에게 나발니의 사망을 보고했다”며 “사인을 규명할 책임은 의료진에 있다”고 밝혔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나발니는 최근 교도소 내 학대와 영양실조 등으로 병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나발니 측 레오니트 솔로비요프 변호사는 “14일 면회 때만 해도 모든 것이 괜찮았다”고 주장했다. 인권 변호사 출신인 나발니는 “푸틴 정권보다 러시아에 더 큰 위협은 없다”며 푸틴 체제를 비판해온 대표적 반체제 인사다.나발니 사망 원인 의문… 러는 “산책뒤 숨져”‘푸틴 정적’ 감옥서 사망독살 시도 등 수차례 생명위협 넘겨“韓컵라면 여유롭게 먹고싶다” 요구도러시아와 우크라이나계 후손으로 모스크바 근교에서 태어난 그는 법학과 금융을 전공했으며 미국 예일대에서도 유학했다. 이후 블로거로 활동하면서 푸틴과 고위 인사들의 부패를 폭로하며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특히 2013년 모스크바 시장 선거에 출마해 득표율 27%를 올리는 인기를 과시하며 러시아 정권을 긴장하게 만들기도 했다. 거물로 거듭난 나발니는 여러 차례 생명의 위협을 당해 왔다. 2020년엔 독살 시도에 쓰러져 독일로 이송돼 치료받았다. 당시 독극물은 소련 시절 사용하던 화학물질 노비초크로 확인됐다. 2017년 괴한이 뿌린 녹색 염료를 맞아 한쪽 눈은 거의 실명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러시아로 돌아온 나발니는 횡령 및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뒤 추가 혐의까지 합쳐져 30년 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모스크바 인근 멜레호보 교도소에 수감됐던 그는 지난해 12월 변호인 접견 뒤 행방이 묘연했다. 최근에야 ‘북극 늑대’란 악명이 붙은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교도소로 이송된 사실이 밝혀졌다. 지난달에는 러시아에서 인기 많은 한국 컵라면 ‘팔도 도시락’을 여유롭게 먹고 싶다며 식사시간을 제한하는 교도소 규정 폐지 소송을 냈으나 러시아 대법원이 기각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다음 달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2030년까지 대통령으로 재임할 수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나발니는 러시아인들을 동원해 집회를 조직하고 크렘린궁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로 여겨졌다”고 평가했다. 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4-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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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하마스 2인자 땅굴로 탈출”… 공습 비난에 영상 공개

    이스라엘이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주도한 ‘하마스 2인자’ 야흐야 신와르(사진)로 추정되는 인물이 가자지구 지하 터널에서 탈출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13일 공개했다. CNN, AFP통신 등 서구 외신은 이 영상 속 인물이 신와르가 맞는지 검증할 수 없다고 밝혔지만 사실이라면 중동전쟁 발발 후 줄곧 은신하던 신와르의 행적이 처음으로 공개되는 셈이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의 지상전을 개시할 때부터 ‘신와르 제거’를 최우선 목표로 내세웠다. 최근 가자지구 남부 거점도시 라파 일대에서 공습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국제사회가 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을 우려하자 공격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해 신와르 영상을 공개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공격 위험에 놓인 약 140만 명의 가자지구 남부 주민의 상황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상당수 주민이 집을 버리고 비교적 안전한 해안가 텐트촌으로 대피하려 하지만 현재 텐트 한 개 가격이 1000달러(약 135만 원)로 치솟은 상태라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이스라엘 “AI 기술로 신와르 확인”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날 “신와르와 가족들이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 인근 지하 터널에서 도망치는 장면”이라며 약 42초짜리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선 신와르의 남동생인 이브라힘이 손전등을 들고 앞서가고, 신와르의 아내와 세 자녀가 뒤를 따른다. 신와르는 왼손에 가방을 든 채 슬리퍼를 신고 맨 뒤에서 가족들을 따라 걸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이 영상에는 신와르의 얼굴이 명확하게 포착되지 않고 주로 뒷모습만 보인다. 하지만 이스라엘군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영상 속 인물의 귀 크기 등으로 신와르임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 터널이 하마스가 붙잡은 이스라엘 민간인 인질의 억류 장소와도 연결됐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 영상이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후 사흘 뒤인 지난해 10월 10일 칸유니스 동쪽의 한 묘지 아래 지하 터널에서 촬영됐다고 밝혔다. 터널 내부에 설치된 보안 카메라를 해당 지역에서 작전 중인 이스라엘군이 회수하면서 확보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군은 신와르를 포함한 하마스 지도부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터널 내부 은신처를 찍은 영상도 공개했다. 화장실, 주방, 침실 공간 등은 물론 수백만 달러의 현금이 보관된 금고도 여럿 있었다. 하가리 대변인은 “하마스 고위 관리들은 편안한 환경에서 거주했다. 이들은 자신과 가족, 돈 이외의 것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반드시 신와르를 사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라파 주민, 필사의 자력 탈출 시도라파 일대에선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다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상당수 주민이 필사의 탈출 시도를 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 라파 임시 대피소에 거주하는 많은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텐트를 해체하고 소지품을 모아 이동 중이라고 전했다. 이는 이스라엘이 이집트 측에 전한 피란민 대피 계획과는 무관한 자력 탈출 행렬이다. 한 피란민은 “우린 죽음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지만 죽음은 이미 도처에 널려 있다”고 전했다. 라파 일대는 이미 가자지구 ‘최후의 피란처’였던 만큼 이곳을 벗어나도 마땅히 갈 곳이 없다는 것이다. 국제사회는 라파 주민의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스라엘군이 지상전을 강화하면 안 된다며 거듭 공격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이날 이집트 카이로에서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 미 중앙정보국(CIA),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협상을 중재해 온 카타르 관리 등이 모였다. 하지만 이스라엘 협상단이 귀국하며 사실상 아무 소득 없이 종료됐다. 특히 하마스가 붙잡은 이스라엘 인질과 이스라엘 감옥에 있는 팔레스타인 수감자 맞교환 비율 등에서 양측 이견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4-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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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팔 민간인 대피용 2만5000개 텐트촌 계획”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서쪽 해안에 각각 약 2만5000개의 텐트를 수용할 수 있는 15곳의 텐트촌을 건설해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대피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 보도했다. 이미 가자지구의 남부 거점 라파를 공격한 이스라엘이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라파 일대에서 지상전을 강행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WSJ에 따르면 최근 이스라엘은 이 같은 계획을 이집트 측에 전달했다. 텐트촌과 임시 병원 설치, 텐트촌 관리 등은 이집트가 맡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텐트촌 건설 추진은 미국과 이집트의 요구를 모두 반영하는 동시에 라파 일대에서 계속 지상전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그간 “민간인 보호 절차 없이 이스라엘이 라파에서 군사작전을 강행하면 안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집트 또한 이스라엘이 라파로 진격하면 일대 피란민들이 공습을 피해 대거 가자지구와 접한 자국 국경을 넘을 것을 우려해 왔다. 다만 이스라엘군의 작전을 놓고 바이든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미 NBC 방송은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사석에서 지인들에게 네타냐후 총리를 ‘개자식(asshole)’이라고 원색적으로 비판했다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권력 유지를 위해 미국의 만류에도 전쟁을 계속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네타냐후 총리 측은 라파에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억류했던 인질 2명을 구출했다는 점을 지상전 확대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더 많은 인질을 구출하기 위해서라도 지상전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전쟁 장기화와 민간인 희생 증가로 그간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태도를 보였던 일부 서유럽 국가에서도 이스라엘에 대한 태도가 달라지는 조짐이 보인다. 네덜란드 법원은 12일 자국 정부에 “F-35 전투기 관련 부품을 이스라엘에 수출하지 말라”고 명령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상대로 벌이는 군사작전에 이 부품이 쓰일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4-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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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美 반대에도 라파 공격… 하마스 “민간인 100명 숨져”

    이스라엘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를 공격해 12일 최소 수십 명이 숨졌다. 이집트와 국경을 맞댄 라파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을 피해 남부로 내려온 민간인 140만 명이 몰려 있는 곳이자 국제사회의 구호물자가 들어가는 주요 관문이다. 이 지역 공습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쟁에 지라는 소리냐”며 반박했다. 이날 공격에 따른 사상자 수는 아직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다만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하마스 측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새벽 이스라엘군(IDF)의 전투기, 전차 등을 동원한 폭격으로 라파에서 민간인 약 100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현재 가자지구 최후의 피란처로 불리는 라파 일대에는 가자지구 인구 230만 명의 절반이 넘는 140만 명이 “더 이상 피할 곳도 없다”며 머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을 받고 보복에 나선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북부와 중부에서 지상작전을 전개한 뒤 최근 라파에 대한 공격을 점차 진행해 왔다. 이에 따라 민간인 대량학살의 위험이 고조되며 국제사회의 우려가 빗발쳤다. 이번 공격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화 통화로 “주민 안전이 확보되기 전에 라파에서 군사작전을 하면 안 된다”는 뜻을 전달한 직후 이뤄졌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8일에도 최근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해 “도를 넘었다”고 비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마이클 오렌 전 주미 이스라엘대사를 인용해 전쟁 수행 방식과 관련하여 “미국과 이스라엘이 ‘완전히 대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같은 날 미 ABC 방송의 ‘디스위크’ 등에 출연해 “어떤 경우에도 라파에 진입하지 말라는 소리는 기본적으로 전쟁에 지고, 하마스를 그대로 두라는 것”이라며 “재고의 여지도 없는 이야기이고, 승리가 코앞에 있다”라고 일축했다. 또 군에 피란민의 대피 계획을 지시하는 등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IDF는 12일 공격에서 하마스에 억류됐던 남성 인질 2명을 구출했다. 주변 아랍국은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 이집트는 외교부 공식 성명을 통해 “국제법, 국제 인도법 등 위반”이라며 이스라엘을 강력히 비판했다. 이집트 매체 알아흐람에 따르면 이스라엘 지상군의 라파 진격 시 1978년 이스라엘-이집트 전쟁의 종전을 이끌어낸 ‘캠프 데이비드 평화협정’을 중단하겠다고 강하게 경고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4-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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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국제사회 반대에도 라파 공격…하마스 “사망자 50명 넘어”

    이스라엘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를 공격해 12일(현지 시간) 최소 수십 명이 숨졌다. 이집트와 국경을 맞댄 라파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을 피해 남부로 내려온 민간인 140만 명이 몰려있는 곳이자 국제사회의 구호물자가 들어가는 주요 관문이다. 이 지역 공습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쟁에 지자는 소리”냐며 반박했다. 이날 공격에 따른 사상자 수는 아직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다만 타임스오브이스라 등에 따르면 하마스 측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새벽 이스라엘군(IDF)의 전투기, 전차 등을 동원한 폭격으로 라파에서 민간인 약 100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현재 가자지구 최후의 피난처로 불리는 라파 일대에는 가자지구 인구 230만 명의 절반이 넘는 140만 명이 “더이상 피할 곳도 없다”며 머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을 받고 보복에 나선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북부와 중부에서 지상작전을 전개한 뒤 최근 라파에 대한 공격을 점차 진행해왔다. 이에 따라 민간인 대량학살의 위험이 고조되며 국제사회의 우려가 빗발쳤다. 이번 공격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 네탸냐후 총리에게 전화 통화로 “주민 안전이 확보되기 전에 라파에서 군사작전을 하면 안 된다”는 뜻을 전달한 직후 이뤄졌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8일에도 최근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해 “도를 넘었다”고 비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마이클 오렌 전 주미 이스라엘대사를 인용해 전쟁 수행 방식과 관련 “미국과 이스라엘이 ‘완전히 대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같은 날 미 ABC 방송의 ‘디스위크’ 등에 출연해 “어떤 경우에도 라파에 진입하지 말라는 소리는 기본적으로 전쟁에 지고, 하마스를 그대로 두라는 것”이라며 “재고의 여지도 없는 이야기이고, 승리가 코 앞에 있다”라고 일축했다. 또 군에 피란민의 대피 계획을 지시하는 등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IDF는 12일 공격에서 하마스에 억류됐던 남성 인질 2명을 구출했다.주변 아랍국은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 이집트는 외무부 공식 성명 통해 “국제법, 국제 인도법 등 위반”이라며 이스라엘을 강력히 비판했다. 이집트 매체 알아흐람에 따르면 이스라엘 지상군의 라파 진격 시 1978년 이스라엘-이집트 전쟁의 종전을 이끌어낸 ‘캠프 데이비드 평화협정’을 중단하겠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4-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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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키스탄, 총선 전날 잇단 폭탄테러 26명 사망

    파키스탄 총선을 하루 앞둔 7일 남서부 지역 후보의 선거 사무실 등에서 발생한 잇따른 폭탄 테러로 최소 26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최근 총선을 앞두고 반정부 세력의 테러, 폭력 행위 등이 빈발하면서 파키스탄은 불안 속에 피로 얼룩진 선거를 치르게 됐다. AP통신, 파키스탄 매체 돈(Dawn) 등은 이날 파키스탄 남서부의 한 정당과 무소속 후보의 선거 사무실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로 최소 26명이 숨지고 30여 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파키스탄 내무부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악당들은 선거 기간 동안 불안을 조장하고, 파키스탄의 명예를 훼손하려고 한다”라며 테러 행위를 비판했다. 이날 연달아 발생한 공격 중 첫 번째 공격은 발루치스탄의 파신 지역에서 발생해 최소 15명이 사망했다. 두 번째 공격 역시 발루치스탄의 킬라 사이풀라 마을에 있는 자미아트 울레마에이슬람(JUI) 후보의 선거 사무소에서 발생했으며, 최소 11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JUI는 파키스탄 내 급진주의적 이슬람 정당 중 하나로 아프가니스탄 내 탈레반 세력을 지원하는 세력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란,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등이 국경을 맞댄 발루치스탄 지역은 각국 정부에 대항하는 극단주의 분리독립 세력이 무장 투쟁을 벌이는 곳이다. 다만 아직까지 이날 공격의 배후를 주장하는 세력은 확인되지 않았다. 파키스탄은 최근 선거를 앞두고 크고 작은 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앞서 5일에는 무장 괴한들이 북서부에 있는 경찰서를 공격해 경찰관 10명이 숨지고 6명이 크게 다쳤다. 지난해 12월에도 차량 폭탄 테러로 최소 23명이 숨졌다. 8일 치러지는 파키스탄 총선에서는 군부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파키스탄무슬림연맹-나와즈(PML-N)의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가 네 번째 총리직을 노리고 있다. 1990년대 군부의 쿠데타로 총리직에서 2번 물러났고, 망명 생활도 했지만 그가 파키스탄에 귀국한 데는 군부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 반면 군부 지지로 당선됐다 군부 실세와 마찰을 빚으며 ‘눈엣가시’가 돼 2022년 축출된 파키스탄정의운동(PTI)의 임란 칸 전 총리는 부패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라 입후보할 수 없게 됐다. 국민적 인기가 높은 칸 전 총리가 선거에 나올 수 없게 되면서 반정부 여론도 커졌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4-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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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이란 무장단체, 美 공습에 첫 반격… 시리아 美 기지-유전 시설 드론 공격

    이라크의 친(親)이란 민병대가 5일 시리아에 있는 미군 기지를 공격해 함께 주둔하던 쿠르드족 민병대원들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달 27일 요르단에서 미군 3명이 사망한 뒤 미군의 시리아·이라크 내 친이란 무장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공습이 이어지자 첫 반격에 나선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이라크 이슬람 저항군(IRI)이 무인기(드론)를 이용해 전날 밤부터 시리아 동부 알 오마르 미 군사기지 및 유전시설을 공습했다”고 전했다. 인권단체인 시리아인권관측소에 따르면 이번 공격으로 시리아민주군(SDF) 7명이 숨졌으며, 18명이 부상을 입었다. 미군 사상자는 알려지지 않았다. SDF는 미군 지원을 받는 쿠르드족 민병대 소속이다. 시리아 북동부 지역을 통제하는 SDF는 그간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와 맞서 왔다. 시리아에는 미군 약 900명이 배치돼 SDF 등과 함께 작전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RI는 이번 공습 뒤 즉각 자신들의 소행임을 주장하고 나섰다. 공습에 쓰인 드론을 발사하는 장면을 담은 영상도 공개했다. IRI는 미군 3명이 사망했던 공격의 배후로 지목된 이라크 친이란 무장세력 카타이브 헤즈볼라 등이 소속된 연합단체(umbrella group)다. SDF는 성명을 통해 “이번 테러의 배후엔 이란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물리적 공방이 인명피해로까지 이어지며 군사적 충돌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저항의 축’이라 불리는 친이란 무장세력들이 본격적으로 반격에 나서면 사태는 장기화될 수도 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4일 NBC 방송에 출연해 “추가 공격을 이어감으로써 미국은 공격받으면 보복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미군은 5일 ‘X(옛 트위터)’를 통해 “방어 차원에서 예멘 친이란 반군 후티의 무인수상정(USV) 2척을 공격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 개전 뒤 5번째 중동 순방에 나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같은 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나 지역 안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4-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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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아일랜드 첫 민족주의자 총리 취임… ‘분리주의’ 黨출신에도 평화협정 지지

    아일랜드 민족주의자인 미셸 오닐 ‘신페인’당 부대표 겸 전 북아일랜드 부총리(47·사진)가 3일 북아일랜드 신임 총리로 취임했다. 아일랜드 땅에 있지만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는 영국에서 독립해 아일랜드와 통합해야 한다는 ‘친(親)아일랜드파’와 영국 잔류를 희망하는 ‘친영국파’의 갈등으로 유혈 분쟁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BBC 등에 따르면 오닐 총리는 이날 수락 연설에서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섬기고 모두를 위한 총리가 되겠다”며 화합을 강조했다. 신페인당은 분리주의 무장 투쟁을 벌여 영국으로부터 ‘테러 단체’로 지정됐던 ‘북아일랜드공화국군(IRA)’의 정치 조직으로 출발했다. 오닐 총리는 신페인당이 배출한 최초의 총리이며 2016∼2017년, 2020∼2021년 집권한 알린 포스터 전 총리에 이은 두 번째 여성 총리다. 다만 오닐 총리는 2022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서거 당시 조의를 표하고, 지난해 찰스 3세 영국 왕의 대관식에도 참석하는 등 신페인당에서 비교적 온건 성향이다. 신페인당은 2022년 5월 북아일랜드 자치의회 선거에서 사상 처음으로 제1당에 올랐고, 총리 지명 권한도 확보했다. 친영파 정당 ‘민주연합당(DUP)’은 신페인당이 주도하는 연립정부 구성을 내내 거부하다 최근 연정 합류를 선언했다. 이를 통해 오닐 총리 또한 집권할 수 있었다. 신페인당에서는 부대표지만 교육장관, 부총리 등을 지내 행정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이 집권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메리 루 맥도널드 신페인당 대표는 당을 책임지기로 했다. 오닐 총리의 부친은 IRA 대원 출신으로 한때 감옥 생활을 했다. 역시 IRA 대원이었던 한 사촌은 1991년 영국군에 의해 숨졌다. 다만 오닐 총리는 1998년 북아일랜드와 영국이 맺은 벨파스트 평화협정을 지켜야 한다는 신념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7년 정계 입문 후 무력투쟁 일변도였던 과거와 달리 물가 안정 중시 등 생활 밀착형 정책을 강조해 젊은 층의 고른 지지를 얻었다. 16세에 첫딸을 출산했고 지난해 할머니가 됐다. 아일랜드 혈통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또한 3일 성명을 통해 그의 취임을 환영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4-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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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본토 ‘죽음의 백조’까지 동원, 시리아-이라크-예멘에 보복 공습

    친(親)이란 무장단체의 공습으로 요르단 주둔 미군 3명이 숨진 사건에 대해 미국이 2, 3일 양일간 연속 보복에 나섰다. 2일에는 이라크와 시리아의 친이란 무장단체를 공습했고, 3일에는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를 공격했다.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중동전쟁이 발발한 후 미국이 중동에서 연이틀 대규모로 직접 군사 작전에 나선 것은 처음이어서 중동 전체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란은 즉각 “역내 긴장을 키우는 모험이자 전략적 실수”라고 경고했다. 이란을 두둔하는 러시아는 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를 소집해 미국의 공격을 문제 삼겠다는 뜻을 밝혔다.● 美 ‘죽음의 백조’ 동원…최소 39명 사망 미군 중부사령부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2일 이라크와 시리아의 이란 혁명수비대 시설, 이란 관련 무장세력의 시설, 무기 보관 창고 등 85곳 이상의 목표물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이라크의 친이란 무장단체 ‘카타입헤즈볼라(KH)’가 요르단의 미군 기지 ‘타워22’를 공격해 미군 3명이 숨지고 40여 명이 다친 것에 따른 보복 차원이다. 약 30분 동안 진행된 이날 공습에선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군 전략폭격기 ‘B-1B 랜서’를 비롯한 다수 전폭기가 출격했다. 미군은 이 전폭기가 미 텍사스주 다이스 공군기지에서 출격했다고 밝혔다.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도 동원됐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인근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서 진행된 미군 3명의 유해 송환식에 참석했다. 그는 성명에서 “우리가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군사 작전이) 계속될 것”이라며 친이란 단체에 대한 추가 공격을 예고했다. 이날 공격으로 시리아에서 23명, 이라크에서 16명 등 최소 39명이 사망했다고 시리아 인권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가 전했다. 이라크 정부는 자국 사망자 중 민간인도 있다고 밝혔다. 두 나라는 미국의 공격을 “주권 침해”라며 반발했다. 미군은 3일에도 영국군과 연합해 예멘 내 36곳 이상의 후티 기지를 공습했다. 홍해 일대의 후티 무인기도 격추했다. 후티는 중동전쟁 발발 후 줄곧 하마스를 지지하고 있다. 이스라엘 편을 든다는 이유로 홍해 일대의 서구 민간 선박도 계속 공격하고 있다.● 이란 반발…양측 모두 확전은 경계 이란을 비롯한 이른바 ‘저항의 축’은 거세게 반발했다. 이란 외교부는 “미국의 공격은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내 범죄를 덮기 위해 기획된 것”이라며 “유엔 안보리가 미국의 불법적이고 일방적인 공격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레바논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 또한 “이라크와 시리아를 미국의 점령으로부터 해방시키겠다는 결심이 굳어졌다”고 했다. 후티 또한 “긴장 고조에는 긴장 고조로 맞서겠다”며 홍해 일대의 민간 선박에 대한 공격을 지속할 뜻을 밝혔다. 러시아는 “미국이 국제법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음을 세계에 보여줬다”며 안보리 긴급 회의 소집을 촉구했다. 다만 이란이 미국의 이번 공격에 직접 반격하는 등 전면적 확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이란 영토에 대한 직접 타격은 고려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2일 공격이 바이든 대통령의 승인을 얻은 지 이틀 만에 실시됐을 만큼 미국 또한 수위 조절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또한 “어떤 전쟁도 (먼저) 시작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미 보수 진영에서는 보복 수위가 낮아 친이란 무장단체에 효과적인 경고를 보내긴 어렵다고 지적한다. NYT에 따르면 보수 성향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 측은 약한 수위의 대응이 “적(適)의 사기를 북돋우거나 미국이 적을 두려워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는 반응을 내놨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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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죽음의 백조’ 동원, 이라크-시리아-예멘 보복 공습

    친(親)이란 무장단체의 공습으로 요르단 주둔 미군 3명이 숨진 사건에 대해 미국이 2, 3일 양일간 연속 보복에 나섰다. 2일에는 이라크와 시리아의 친이란 무장단체를 공습했고, 3일에는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를 공격했다.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중동전쟁이 발발한 후 미국이 중동에서 연이틀 대규모로 직접 군사 작전에 나선 것은 처음이어서 중동 전체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란은 즉각 “역내 긴장을 키우는 모험이자 전략적 실수”라고 경고했다. 이란을 두둔하는 러시아는 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를 소집해 미국의 공격을 문제 삼겠다는 뜻을 밝혔다.● 美 ‘죽음의 백조’ 동원…최소 39명 사망미군 중부사령부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2일 이라크와 시리아의 이란 혁명수비대 시설, 이란 관련 무장세력의 시설, 무기 보관 창고 등 85곳 이상의 목표물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이라크의 친이란 무장단체 ‘카타입헤즈볼라(KH)’가 요르단의 미군 기지 ‘타워22’를 공격해 미군 3명이 숨지고 40여 명이 다친 것에 따른 보복 차원이다.약 30분 동안 진행된 이날 공습에선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군 전략폭격기 ‘B-1B 랜서’를 비롯한 다수 전폭기가 출격했다. CNN 등은 구체적인 지명은 밝히지 않았으나 이 전폭기가 미 본토에서 출격했다고 전했다. 미국 워싱턴과 이라크 바그다드의 거리는 약 9960km다.》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도 동원됐다.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인근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서 열린 숨진 미군 3명의 유해 송환식에 참석했다. 그는 성명에서는 “우리가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군사 작전이) 계속될 것”이라며 친이란 단체에 대한 추가 공격을 예고했다.이날 공격으로 시리아에서 23명, 이라크에서 16명 등 최소 39명이 사망했다고 시리아 인권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가 전했다. 이라크 정부는 자국 사망자 중 민간인도 있다고 밝혔다. 두 나라는 미국의 공격을 “주권 침해”라며 반발했다.미군은 3일에도 영국군과 연합해 예멘 내 36곳 이상의 후티 기지를 공습했다. 홍해 일대의 후티 무인기도 격추했다. 후티는 중동전쟁 발발 후 줄곧 하마스를 지지하고 있다. 이스라엘 편을 든다는 이유로 홍해 일대의 서구 민간 선박도 계속 공격하고 있다.● 이란 반발…양측 모두 확전은 경계이란을 비롯한 소위 ‘저항의 축’은 거세게 반발했다. 이란 외교부는 “미국의 공격은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내 범죄를 덮기 위해 기획된 것”이라며 “유엔 안보리가 미국의 불법적이고 일방적인 공격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레바논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 또한 “이라크와 시리아를 미국의 점령으로부터 해방시키겠다는 결심이 굳어졌다”고 했다.후티 또한 “긴장 고조에는 긴장 고조로 맞서겠다”며 홍해 일대의 민간 선박에 대한 공격을 지속할 뜻을 밝혔다. 러시아는 “미국이 국제법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음을 세계에 보여줬다”며 안보리 긴급 회의 소집을 촉구했다.다만 이란이 미국의 이번 공격에 직접 반격하는 등 전면적 확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이란 영토에 대한 직접 타격은 고려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2일 공격이 바이든 대통령의 승인을 얻은 지 이틀 후 실시됐을 만큼 미국 또한 수위 조절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또한 “어떤 전쟁도 (먼저) 시작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다만 미 보수 진영에서는 보복 수위가 낮아 친이란 무장단체에 효과적인 경고를 보내긴 어렵다고 지적한다. NYT에 따르면 보수 성향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 측은 약한 수위의 대응이 “적(適)의 사기를 북돋우거나 미국이 적을 두려워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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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아일랜드 신임 총리에 사상 첫 ‘아일랜드 민족주의자’

    아일랜드 민족주의자인 미셸 오닐 ‘신페인’당 부대표 겸 전 북아일랜드 부총리(47)가 3일 북아일랜드 신임 총리로 취임했다. 아일랜드 땅에 있지만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는 영국에서 독립해 아일랜드와 통합해야 한다는 ‘친(親)아일랜드파’와 영국 잔류를 희망하는 ‘친영국파’의 갈등으로 유혈 분쟁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BBC 등에 따르면 오닐 총리는 이날 수락 연설에서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섬기고 모두를 위한 총리가 되겠다”며 화합을 강조했다.신페인당은 분리주의 무장 투쟁을 벌여 영국으로부터 ‘테러 단체’로 지정됐던 ‘북아일랜드공화국군(IRA)’의 정치 조직으로 출발했다. 오닐 총리는 신페인당이 배출한 최초의 총리이며 2016~2017년, 2020~2021년 집권한 아를렌 포스터 전 총리에 이은 두 번째 여성 총리다. 다만 오닐 총리는 2022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서거 당시 조의를 표하고, 지난해 찰스 3세 영국 왕의 대관식에도 참석하는 등 신페인당에서 비교적 온건 성향이다.신페인당은 2022년 5월 북아일랜드 자치의회 선거에서 사상 처음으로 제1당에 올랐고, 총리 지명 권한도 확보했다. 친영파 정당 ‘민주연합당(DUP)’은 신페인당이 주도하는 연립정부 구성을 내내 거부하다 최근 연정 합류를 선언했다. 이를 통해 오닐 총리 또한 집권할 수 있었다.신페인당에서는 부대표지만 교육장관, 부총리 등을 지내 행정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이 집권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메리 루 맥도널드 신페인당 대표는 당을 책임지기로 했다.오닐 총리의 부친은 IRA 대원 출신으로 한때 감옥 생활을 했다. 역시 IRA 대원이었던 한 사촌은 1991년 영국군에 숨졌다. 다만 오닐 총리는 1998년 북아일랜드와 영국이 맺은 벨파스트 평화협정을 지켜야 한다는 신념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2007년 정계 입문 후 무력투쟁 일변도였던 과거와 달리 물가 안정 중시 등 생활밀착형 정책을 강조해 젊은 층의 고른 지지를 얻었다. 16세에 첫 딸을 출산했고 지난해 할머니가 됐다. 아일랜드 혈통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또한 3일 성명을 통해 그의 취임을 환영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4-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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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티 반군, 홍해 英유조선까지 공격… “유가-곡물운송 치명타”

    홍해 일대에서 민간 선박을 공격하며 항행을 방해했던 예멘의 친이란 성향 후티 반군이 영국 유조선을 겨냥한 미사일 발사로 선박이 화염에 휩싸이는 큰 피해를 입혔다. 피해 선박의 선원들은 구조됐다. 하지만 주변의 중동 산유국을 자극하거나 대형 유조선을 공격하는 행위를 자제해온 후티 반군이 유조선까지 공격 목표물로 삼으면서 일대 긴장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미군은 예멘 내 미사일 기지를 공격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미 중부사령부는 27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전날 오후 7시 45분경 후티 반군이 대함 미사일을 발사해 아덴만 인근에서 유조선 ‘말린 루안다’호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이날 후티군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선박은 미, 영의 침략에 대한 대응으로 표적이 됐다. 다수의 미사일을 사용한 직접적인 (선박) 공격이었다”고 전했다. 실제 해당 선박이 불길에 휩싸이는 사진 등이 공개됐으며, 다국적 원자재 거래 중개업체인 운항사 ‘트라피구라’ 측은 “선박 우현 탱크에서 불이 나 진화에 나섰다”고 밝혔다. 말린 루안다호는 마셜제도 선적의 영국 유조선이다. 화재 진화 후 항해를 지속하던 피해 유조선의 인도 국적 22명, 방글라데시 국적 1명의 선원은 아덴만 인근에서 작전 중이던 인도 해군 구축함에 의해 구조됐다고 인도 매체 더타임스오브인디아 등이 28일 보도했다. 미군은 유조선 공격 이후 약 8시간 뒤 반격에 나섰다. 미 중부사령부는 X를 통해 “발사 준비를 마친 후티 반군의 대함 미사일을 폭격했다. 상선과 군함에 대한 임박한 위험이라고 판단했고 자위권 차원”이라고 밝혔다. 앞서 후티 반군은 미군 구축함 ‘USS 카니’호를 향해서도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미군은 이를 격추했다. 이번 공격은 후티 반군이 민간 선박을 상대로 저지른 도발 가운데 가장 큰 피해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유조선은 피해 시 일대 기름 유출로 인한 환경 재난을 유발할 수 있는 데다 주변 사우디, 이란 등 아랍권 산유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후티 반군이 공격을 꺼려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유조선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게 되면서 국제 유가 상승 및 물류 위기는 한층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유엔무역개발협의회(UNCTAD)는 “홍해 일대 불안으로 국제무역이 더 축소될 우려가 있다. 국제 유가, 곡물 수출입에도 치명적 타격을 입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란과 비교적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는 중국 역시 후티 반군의 도발 자제를 촉구했다고 이란 소식통 등을 인용해 로이터통신이 26일 전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4-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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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편들던 튀르키예, 이번엔 이란과 밀착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장기화하며 중동 불안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튀르키예(터키)와 이란이 밀착하고 있다. 두 나라는 각각 이슬람 수니파, 시아파로 종파는 다르지만 아랍계가 대부분인 중동에서 비(非)아랍계 국가라는 공통점을 보유하고 있다. 하마스를 지지하고 이스라엘을 비판한다는 점도 같으며 경제난 해결, 소수민족 쿠르드족 대처가 시급하다는 점도 같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24일 튀르키예 행정수도 앙카라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2021년 집권한 라이시 대통령의 첫 튀르키예 방문이다. 두 정상은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의 비인도적인 가자지구 공격을 끝내고 평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에너지, 무역 등에 관한 협력 협정도 체결했다. 특히 에르도안 대통령은 3일 가셈 솔레이마니 전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묘지 인근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로 80여 명이 숨진 점을 애도했다. 당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테러 배후를 자처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튀르키예는 (IS 등을 상대로 한) ‘테러와의 전쟁’에서 이란 편”이라며 협력을 다짐했다. 라이시 대통령 또한 “튀르키예가 팔레스타인을 지지한 것은 훌륭한 일”이라고 화답했다. 이란은 하마스의 지원자를 자처하고 있다. 약 540km의 국경을 맞댄 두 나라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집권 초만 해도 지금처럼 가깝지 않았다. 당시 에르도안 대통령은 경제 호황 등을 바탕으로 미국 등 서방의 강한 지지를 받았다. 또한 튀르키예는 중동의 몇 안 되는 이스라엘 수교국이며 이란은 줄곧 이를 비판했다. 2011년부터 시작된 시리아 내전에서도 이란은 같은 시아파인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을, 튀르키예는 수니파 반군을 지원했다. 하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의 집권 연장이 계속되면서 이를 비판하는 미국과 사이가 틀어지기 시작했다. 또한 튀르키예 내 최대 소수민족이며 분리 독립을 추진하는 쿠르드족은 이란, 이라크 등에도 상당수 거주하고 있다. 양국 정부는 모두 쿠르드족을 ‘공동의 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두 나라 모두 고물가와 화폐가치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다. 이에 에르도안 대통령은 양국 협력을 통해 경제난 해결을 모색할 뜻을 밝혔다. 그는 이란의 핵개발 의혹이 불거진 후 계속된 서방의 제재로 각국 기업이 속속 중동을 떠났지만 “아직 200여 개 튀르키예 기업이 어려움 속에도 이란에 머물고 있다”고 강조했다. 튀르키예는 이란산 천연가스의 주요 수입국이기도 하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4-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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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동 불안 고조 속 튀르키예-이란 밀착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장기화하며 중동 불안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튀르키예(터키)와 이란이 밀착하고 있다. 두 나라는 각각 이슬람 수니파, 시아파로 종파는 다르지만 아랍계가 대부분인 중동에서 비(非)아랍계 국가라는 공통점을 보유하고 있다. 하마스를 지지하고 이스라엘을 비판한다는 점도 같으며 경제난 해결, 소수민족 쿠르드족 대처가 시급하다는 점도 같다.AFP통신 등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은 24일 터키 행정수도 앙카라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2021년 집권한 라이시 대통령의 첫 튀르키예 방문이다. 두 정상은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의 비인도적인 가자지구 공격을 끝내고 평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에너지, 무역 등에 관한 협력 협정도 체결했다.특히 에르도안 대통령은 3일 가셈 솔레이마니 전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묘지 인근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로 80여 명이 숨진 점을 애도했다. 당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IS)는 테러 배후를 자처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튀르키예는 (IS 같은) ‘테러와의 전쟁’에서 이란 편”이라며 협력을 다짐했다. 라이시 대통령 또한 “튀르키예가 팔레스타인을 지지한 것은 훌륭한 일”이라고 화답했다. 이란은 하마스의 지원자를 자처하고 있다.약 540km의 국경을 맞댄 두 나라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집권 초만 해도 지금처럼 가깝지 않았다. 당시 에르도안 대통령은 경제 호황 등을 바탕으로 미국 등 서방의 강한 지지를 받았다. 또한 튀르키예는 중동의 몇 안 되는 이스라엘 수교국이며 이란은 줄곧 이를 비판했다. 2011년부터 시작된 시리아 내전에서도 이란은 같은 시아파인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을, 튀르키예는 수니파 반군을 지원했다.하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의 집권 연장이 계속되면서 이를 비판하는 미국과 사이가 틀어지기 시작했다. 또한 터키 내 최대 소수민족이며 분리독립을 추진하는 쿠르드족은 이란, 이라크 등에도 상당수 거주하고 있다. 양국 정부는 모두 쿠르드족을 ‘공동의 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두 나라 모두 고물가와 화폐가치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다.이에 에르도안 대통령은 양국 협력을 통해 경제난 해결을 모색할 뜻을 밝혔다. 그는 이란의 핵개발 의혹이 불거진 후 계속된 서방의 제재로 각국 기업이 속속 중동을 떠났지만 “아직 200여개 튀르키예 기업이 어려움 속에도 이란에 머물고 있다”고 강조했다. 튀르키예는 이란산 천연가스의 주요 수입국이기도 하다. 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4-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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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英, ‘민간 선박 공격’ 후티 추가 공습… 후티 “홍해 계속 막겠다”

    미국과 영국이 22일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 기지에 두 번째 연합 공격을 가했다. 앞서 12일 양국의 첫 번째 연합 작전 후 열흘 만이다. 최근 후티에 대한 연이은 공격에도 이들이 홍해 일대의 각국 민간 선박을 계속 공격하자 다시 연합 공격에 나선 것이다. 후티는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발발한 후 줄곧 하마스의 편을 들며 이스라엘과 서방을 적대시하고 있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날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오후 11시 59분경 영국군과 후티 반군의 목표물 8곳을 공격했다”며 전폭기가 출격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후티의 미사일 발사대, 방공 체계, 무기 저장고 등이 주요 공격 목표라고 했다. 백악관 또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이날 공격 전 홍해의 안보 상황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거듭된 양국의 공습에도 후티의 타격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의 주 활동 무대인 예멘 북부의 산악 지대가 험준한 지형으로 유명해 공중 공격에 의존한 서방의 공격이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현재 후티의 공격력이 20∼30%만 손상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실제 후티는 같은 날에도 홍해 아덴만 인근에서 미군 화물선 ‘오션재즈’호를 미사일로 공격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후티 대변인 또한 “미국과 영국의 침략에 계속 보복하겠다. 가자지구의 휴전 때까지 이스라엘이나 관련국 선박의 홍해 통과를 막겠다”고 주장했다. 다만 미군 중부사령부는 “공격이 성공했다는 후티의 주장은 명백한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중동 일대를 관할하는 미 해군 5함대의 브래드 쿠퍼 사령관은 AP통신 인터뷰에서 이란이 후티를 지원하고 있다며 “자금, 자원, 훈련을 명백히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해 일대의 지정학적 불안 고조로 이곳을 지나치지 않고 먼 길을 돌아가는 각국 해운사가 늘면서 전 세계 해운 운송비는 빠르게 치솟고 있다. 국제 화물운송 플랫폼 ‘프레이토스터미널’의 19일 자료에 따르면 현재 아시아와 북유럽 노선의 운송비는 석 달 전인 지난해 10월 중순에 비해 약 461% 올랐다. 아시아와 북미를 오가는 비용도 약 130% 상승했다. 한국 HMM, 덴마크 머스크, 대만 에버그린 등 주요국 해운사는 모두 홍해를 지나지 않고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 등의 긴 우회로를 택하고 있다. 이에 독일 해운사 하파크로이트는 22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철도와 도로를 통한 육로 운송 서비스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홍해 못지않게 가자지구의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22일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이 21명 사망했다. 비통한 소식”이라고 공개했다. 지난해 10월 전쟁 발발 후 최대 인명 피해다. 이스라엘군은 병사들이 하마스의 건물을 폭파하려고 준비하던 중 하마스의 공격을 받아 건물이 무너져 많은 사망자가 났다고 공개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4-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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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이웨이’ 네타냐후, 휴전-인질석방 협상 거부… 美와도 파열음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억류 중인 약 130명의 이스라엘 민간인 인질을 두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사진)와 하마스가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 측이 제안한 인질 석방 및 휴전안을 전면 거부했다. 미국과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 요구에도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런 네타냐후 총리의 행보를 두고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비판론이 고조되고 있다. 인질 생명은 도외시한 채 지지 기반인 극우층 입맛만 고려한 강경책을 고수한다는 의미다. 특히 인질 가족들은 예루살렘의 총리 관저 앞에서 천막을 치고 연일 “당장 석방 협상을 시작하라”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강도 높은 지상작전에도 ‘하마스 궤멸’이라는 네타냐후 내각의 목표와 달리 하마스 대원의 일부만 제거한 것으로 나타나자 이스라엘군 내부에서도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 네타냐후 “협상 불가” vs 하마스 “인질 죽을 것”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21일 공개한 영상 메시지를 통해 “하마스 ‘괴물’들이 제시한 협상 조건을 거부한다. 이스라엘인의 안전을 지킬 수 없고 우리 병사도 헛되이 쓰러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마스는 최근 가자지구에서의 이스라엘군 철수, 이스라엘 감옥에 갇힌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 등을 조건으로 자신들 또한 인질을 풀어주고 휴전에 돌입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하지만 네타냐후 내각은 “하마스를 반드시 소탕해야 한다. 살인자와 강간범도 풀어줄 수 없다”며 요지부동이다. 이스라엘 인질 가족들은 네타냐후 총리의 메시지에 반발했다. 이들은 관저 앞 도로에 천막을 치고 “지난해 10월 7일 전쟁 발발 당일 인질이 된 사람들이 벌써 107일째 포로 생활 중”이라며 “당장 석방시키라”고 촉구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 독립국 건설에도 분명한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가자지구는 물론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도 이스라엘이 완전한 안보 통제권을 가지겠다며 “타협하지 않겠다. 총리로 있는 한 이를 굳건히 지키겠다”고 밝혔다. 이에 하마스도 인질 생명을 보장할 수 없다고 맞섰다. 이날 가디언에 따르면 하마스 간부 사미 아부 주흐리는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지구에서의 군사작전 종료를 거부하면 하마스 인질의 귀환 가능성 또한 없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이날 16쪽짜리 성명을 통해 지난해 10월 자신들의 선제 공격이 “이스라엘의 탄압에 맞서는 정상적 대응이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스라엘 민간인이 대거 희생되고 인질까지 납치한 것은 “우발적 사태”라고 변명했다.● 하마스 소탕 지지부진… 회의론 고조 인질 석방과 하마스 소탕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네타냐후 총리의 주장과 달리 실제 성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정보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이스라엘군이 2만5000∼3만 명으로 추정되는 전체 하마스 대원 중 20∼30% 수준인 1만여 명만 제거했다고 보도했다. WSJ는 “하마스의 회복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했다. 익명 보도를 전제로 뉴욕타임스(NYT)와 접촉한 이스라엘 장군 4명은 “하마스 소탕과 인질 석방 목표는 양립할 수 없다. 하마스 궤멸을 위한 전투가 장기화하면 인질들이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가디 아이젠코트 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또한 “군사작전으로 하마스에 붙잡힌 인질을 구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환상’”이라고 비판했다. NYT가 검토한 이스라엘군 문서에 따르면 군은 당초 지난해 12월까지 가자지구의 3대 도시인 가자시티, 칸유니스, 라파에서 ‘통제권’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1월 중순인 현재까지도 라파로 진격하지 못했다. 지난해 기습 공격을 주도한 ‘하마스 2인자’ 야히야 신와르, 군사 지도자 모하마드 데이프 등도 여전히 살아있다. 이스라엘군이 전쟁 발발 직후부터 신와르와 데이프 사살을 주요 목표로 내세웠지만 쉽지 않다는 점이 확인됐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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