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윤종

유윤종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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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음악 분야를 전담하고 있습니다. '푸치니:토스카나의 새벽을 무대에 올린 오페라의 제왕' '클래식, 비밀과 거짓말' 등의 책을 썼습니다.

gustav@donga.com

취재분야

2024-04-23~2024-05-23
음악57%
인사일반17%
문학/출판13%
칼럼10%
문화 일반3%
  • “과학에 대한 관심은 음악 사랑에 활기를 주죠”

    그는 피아니스트다. 도이체 그라모폰(DG)에서 여러 장의 음반을 냈다. 작곡가이기도 하다. 피아니스트 알프레트 브렌델과 시마노프스키 4중주단 등이 그의 곡을 연주했다. 그는 또한 과학자다. 아홉 살에 미국 유타주립대에서 생물학, 물리학, 수학, 음악을 공부하는 정규 학부생이 됐다. 캘리포니아주립대에서 물리학을, 펜실베이니아대에서 화학과 수학, 임피리얼칼리지런던에서 수학을 공부했다. 영국 런던 왕립음악원에서 최고 우등으로 음악 학사 학위를 받았고 프랑스 피에르마리퀴리대에서 수학 분야 우등으로 석사를 받았다. ‘픽션이 아닐까’ 싶지만 실제다. 다음 달 6일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에서 리사이틀을 펼치는 대만계 피아니스트 키트 암스트롱(31)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마포문화재단의 ‘3 PEACE CONCERT’ 둘째 날 프로그램인 이번 공연에서 생상스 ‘앨범 모음곡’,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6번, 리스트 ‘타소의 죽음의 승리’ 등 폭넓은 레퍼토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2017년 경남 통영국제음악당 리사이틀 이후 6년 만에 한국을 찾는 그를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아주 어린 나이에 피아노도 없이 작곡을 시작했다고 들었습니다. “집에 CD플레이어도 없었어요. 어느 순간 음악에 관심이 생겼고, 백과사전을 찾아보며 음악을 읽고 악보에 쓰는 법을 익혔습니다.” ―음악과 과학 분야에서의 성취가 서로 관계될까요. “많은 분야에 관심이 있지만 그 모든 걸 전문적으로 발전시키려는 목표로 공부한 건 아니었습니다. 다른 분야에 대한 관심은 음악에 대한 사랑이 지속되도록 활기를 주죠.” ―작곡가로서 어떤 곡을 써왔나요. “다양한 스타일의 곡을 선보이려 하고 있습니다. 교향곡, 피아노소나타, 현악4중주 등 다양한 장르의 곡을 써왔죠. 작곡을 하면서 다른 작곡가의 작품에 대한 이해도 깊어집니다.” 이번 리사이틀 2부에서는 ‘3 PEACE CONCERT’ 다른 날 순서에 출연하는 한국 피아니스트 김도현과 일본 피아니스트 다케자와 유토가 함께 무대에 나와 라흐마니노프 ‘6개의 손을 위한 로망스’를 연주한다. ―함께 화음을 맞춰볼 두 연주자에 대해 알고 있나요. “직접 만나본 적은 없습니다. 다른 연주자들과 소통하는 걸 좋아하고, 한국과 일본의 젊은 스타들과 함께하게 돼 설레고 뜻깊게 생각합니다.” 그가 2021년 DG에서 발매한 16∼17세기 영국 작곡가 윌리엄 버드와 존 불의 건반음악 앨범은 ‘수많은 아름다움과 독창성이 담겨 있다’ ‘풍부한 환상과 상상력을 준다’는 찬사를 받았다. ―앞으로의 녹음 계획은…. “최선을 다해 작곡가의 의도를 탐구하다 보면 평가는 따라오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투어 일정에 집중해야 해서 여유가 생길 때 다음 녹음 계획을 고민해 보려 합니다.” ―2012년 프랑스 북부 이르송에 있는 테레사 교회를 매입해 문화센터로 만들었습니다. 어떤 계획이었는지요. “어머니와 함께 살 집을 구하던 중 소개를 받아 교회를 사게 되었죠. 교회에서 열리는 콘서트가 많기에 교회란 연주자에게 친숙한 공간입니다. 정기적으로 콘서트와 연구 행사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이번 콘서트를 맞아 한국 팬들께 인사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이번 연주가 한국 관객들께 많은 울림으로 다가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피아니스트뿐 아니라 작곡가 등 다양한 활동으로 자주 한국을 찾게 되기를 소망합니다.”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3-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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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곱 빛깔 목소리… 올해의 별 ‘성악 배틀’

    ‘LG와 함께하는 제18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성악부문) 결선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칠 주인공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2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열린 준결선 경연 결과 결선에 오르게 된 참가자는 강정훈(24·베이스·서울대), 남예지(23·소프라노·한국예술종합학교), 수현 젬마 나(23·소프라노·미국 줄리아드 음악원), 문현주(30·소프라노·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 천다솨이(33·테너·줄리아드 음악원), 김정래(29·바리톤·스위스 취리히예술대), 윤한성(28·베이스·독일 베를린 한스아이슬러음대) 씨 등 7명이다. 중국인인 천다솨이 씨는 준결선에서 김성태 곡 ‘동심초’를 불러 한국 가곡을 가장 잘 부른 외국인 참가자에게 주는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는 “동심초의 멜로디가 좋아서 가사를 읽었는데 마음이 움직였다. 해석하는 길을 혼자 찾아나갔다. 예술작품의 감정은 언어를 뛰어넘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정훈 씨는 “처음 참가한 국제 콩쿠르인데 많은 곡을 준비하는 게 쉽지 않았다. 결선에서는 곡이 가진 개성과 내 목소리의 강점을 합쳐 잘 전달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남예지 씨는 “성악을 하는 남자친구의 조언을 들으며 콩쿠르를 준비했는데 콩쿠르 시작 직전 독감에 걸려 힘들었다. 노래가 요구하는 캐릭터에 집중해 결선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호주 국적의 수현 젬마 나 씨는 한 살 때 가족이 호주로 이민했다. 그는 “무대에 오를 때마다 ‘재미있게 놀고 내려오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결선도 편한 마음으로 준비하겠다”며 미소를 보였다. 문현주 씨는 “2016년 제12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에 처음 참가했는데 긴장해서 좋은 결과를 거두지 못했다. 7년 동안 실력을 갈고닦으며 모국에서 열리는 이 콩쿠르를 준비했다”며 “콩쿠르 직전 독일 함부르크 국립극장의 오페라에 출연했는데 얘기를 들은 스태프들이 콩쿠르에서 노래할 모든 프로그램 준비를 도와주었다”고 밝혔다. 윤한성 씨는 “독일에서 콩쿠르를 위해 귀국한 뒤 시차 적응이 힘들었지만 곡마다의 음악적 표현에 신경을 써서 각각의 경연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김정래 씨는 “가곡은 악보에 충실하게 노래하는 데 주력했고 오페라 아리아의 다양한 표현을 소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선 경연은 28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김덕기 지휘 코리아쿱오케스트라 협연으로 열린다. 오페라 아리아 두 곡을 부르며 한 곡은 자유 선택, 다른 한 곡은 심사위원회가 지정한다. 시상식은 결선에 이어 28일 오후 5시 반에 열린다. 2만∼5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3-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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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아니스트-작곡가-과학 신동’ 키트 암스트롱 “과학 관심이 음악에 활기 줘”

    그는 피아니스트다. 도이체 그라모폰(DG)에서 여러 장의 음반을 냈다. 작곡가이기도 하다. 피아니스트 알프레드 브렌델과 시마노프스키 4중주단 등이 그의 곡을 연주했다. 그는 또한 과학자다. 아홉 살에 미국 유타 주립대에서 생물학, 물리학, 수학, 음악을 공부하는 정규 학부생이 됐다. 캘리포니아 주립대에서 물리학을, 펜실베니아대에서 화학과 수학,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에서 수학을 공부했다. 영국 런던 왕립음악원에서 최고 우등으로 음악 학사 학위를 받았고 프랑스 피에르 마리 퀴리 대학교에서 수학분야 우등으로 석사를 받았다.‘픽션이 아닐까’ 싶지만 실제다. 다음달 6일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에서 리사이틀을 펼치는 대만계 피아니스트 키트 암스트롱(31)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마포문화재단의 ‘3 PEACE CONCERT’ 둘째 날 프로그램인 이번 공연에서 생상스 ‘앨범 모음곡’,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6번, 리스트 ‘탓소의 죽음의 승리’ 등 폭넓은 레퍼토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2017년 경남 통영국제음악당 리사이틀 이후 6년 만에 한국을 찾는 그를 이메일로 인터뷰했다.―아주 어린 나이에 피아노도 없이 작곡을 시작했다고 들었습니다.“집에 CD 플레이어도 없었어요. 어느 순간 음악에 관심이 생겼고, 백과사전을 찾아보며 음악을 읽고 악보에 쓰는 법을 익혔습니다.”―음악과 과학 분야에서의 성취가 서로 관계될까요.“많은 분야에 관심이 있지만 그 모든 걸 전문적으로 발전시키려는 목표로 공부한 건 아니었습니다. 다른 분야에 대한 관심은 음악에 대한 사랑이 지속되도록 활기를 주죠.”―작곡가로서 어떤 곡을 써왔나요?“다양한 스타일의 곡을 선보이려 하고 있습니다. 교향곡, 피아노소나타, 현악4중주 등 다양한 장르의 곡을 써왔죠. 작곡을 하면서 다른 작곡가의 작품에 대한 이해도 깊어집니다.”이번 리사이틀 2부에서는 ‘3 PEACE CONCERT’ 다른 날 순서에 출연하는 한국 피아니스트 김도현과 일본 피아니스트 타케자와 유토가 함께 무대에 나와 라흐마니노프 ‘6개의 손을 위한 로망스’를 연주한다.―함께 화음을 맞춰볼 두 연주자에 대해 알고 있나요.“직접 만나본 적은 없습니다. 다른 연주자들과 소통하는 걸 좋아하고, 한국과 일본의 젊은 스타들과 함께하게 돼 설레고 뜻 깊게 생각합니다.”그가 2021년 도이체 그라모폰(DG)에서 발매한 16-17세기 영국 작곡가 윌리엄 버드와 존 불의 건반음악 앨범은 ‘수많은 아름다움과 독창성이 담겨 있다, 풍부한 환상과 상상력을 준다’는 찬사를 받았다.―앞으로의 녹음 계획은?“최선을 다해 작곡가의 의도를 탐구하다 보면 평가는 따라오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투어 일정에 집중해야 해서 여유가 생길 때 다음 녹음 계획을 고민해보려 합니다.”―2012년 프랑스 북부 이르송에 있는 테레사 교회를 매입해 문화 센터로 만들었습니다. 어떤 계획이었는지요?“어머니와 함께 살 집을 구하던 중 소개를 받아 교회를 사게 되었죠. 교회에서 열리는 콘서트가 많기에 교회란 연주자에게 친숙한 공간입니다. 정기적으로 콘서트와 연구 행사를 개최하고 있습니다.”―이번 콘서트를 맞아 한국 팬들께 인사 한마디 부탁드립니다.“이번 연주가 한국 관객들께 많은 울림으로 다가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피아니스트 뿐 아니라 작곡가 등 다양한 활동으로 자주 한국을 찾게 되기를 소망합니다.”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3-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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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콩쿠르 거치면서 레퍼토리 넓어져… 유망주들에 중요한 발판”

    “음악가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할 가장 중요한 계기가 콩쿠르입니다. 세계 성악계가 주목하는 우리나라의 수도 서울에서 두 번이나 국제콩쿠르 심사에 참여하게 되어 감회가 깊습니다.” 올해 성악 부문으로 열리는 ‘LG와 함께하는 제18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에서 심사위원장을 맡은 베이스 연광철(58)이 말했다. 그는 서울대 음대 교수로 재직 중이던 2010년 제6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에서도 심사위원을 맡았다. “13년 전에는 자신에게 맞지 않는 노래를 무리하게 들려주려는 참가자들이 여럿 눈에 띄었죠. 시간이 흐르면서 성악도들의 정보력이라고 할까, 시야가 넓어졌습니다. 올해 대회에서는 참가자들이 자신의 역량에 맞는 레퍼토리를 이해한 가운데 참가곡을 선정한 점이 눈에 띕니다.” 2010년 이 대회 1위를 차지한 루마니아 테너 스테판 포프는 런던 로열 오페라, 빈 국립 오페라 등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연 심사위원장은 “내가 심사에 참여한 대회뿐 아니라 그동안 서울국제음악콩쿠르에서 입상한 음악가들을 유럽 무대에서 만날 때마다 뿌듯함을 느낀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입상자의 순위를 결정하는 것 외에도 콩쿠르에는 많은 역할이 있다고 설명했다. “제가 1993년 도밍고 콩쿠르에 도전할 때 지역 예선에서 떨어졌는데 결원이 생겨 참가했다가 결선까지 진출해 입상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음악 매니저와 청중이 제게 관심을 가졌죠. 그 결과를 가지고 중요 극장들의 오디션을 거쳐 유럽에서 노래하게 됐습니다. 콩쿠르가 없었다면 인정받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을 겁니다.” 이번 콩쿠르에는 각국 유명 성악가와 성악교육가 외에 마이클 히스턴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예술행정 부국장, 그레고리 헹클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예술감독, 아네테 베버 취리히 오페라 감독 등 극장 행정가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연 심사위원장은 “실력 있는 성악가들을 바로 무대에 세울 수 있는 분들인 만큼 이들의 눈에 띌 기회를 가지는 것만으로도 참가자들에게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참가자들에게 “결과에만 얽매이지 말 것”을 당부했다. “콩쿠르에서 입상한 뒤 열정이 소진돼 성악을 포기하는 사람도 있고, 입상을 못 했지만 가능성을 확인받고 성장할 발판을 마련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콩쿠르 과정을 거치면서 참가자들은 레퍼토리가 넓어지고 경쟁자들과 스스로를 비교하면서 시야도 넓어집니다.” 최근 국제 콩쿠르에 입상하는 한국 음악가들이 크게 늘어났다. 그는 “입상 직후의 관심을 넘어 앞으로의 활동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는 게 이들의 성장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가곡들을 담은 음반 ‘고향의 봄’을 3일 발매해 “우리 고유의 친숙한 정서를 손에 잡힐 듯 표현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보리밭’ ‘가고파’처럼 음반에 싣지 못한 노래가 많다. 당장은 두 번째 한국가곡 음반을 녹음하는 작업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와 함께하는 제18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는 22, 23일 열린 1차 예선에 이어 24일 2차 예선, 26일 준결선, 28일 결선 경연과 시상식이 열린다. 2차 예선과 준결선은 오후 1시 서울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결선은 오후 2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경연이 시작된다. 2차 예선·준결선 2만 원, 결선 2만∼5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3-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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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향 새 음악감독 츠베덴 “말러 교향곡 전곡 녹음”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작곡가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전곡 녹음에 나선다. 신인 지휘자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영화 ‘오징어 게임’ ‘기생충’의 음악을 담당한 정재일 등 한국 작곡가의 신곡을 위촉, 초연한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은 20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손은경 대표이사와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2024년부터 5년 동안의 임기를 시작하는 츠베덴 음악감독은 “내년 1월 2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과 26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취임 연주회에서 말러의 교향곡 1번을 연주하고 녹음한다. 이를 시작으로 매년 두 곡 정도의 말러 교향곡을 연주하고 음반으로 발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취임 연주회에서는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5번 ‘황제’를 협연한다. 츠베덴 감독은 “임윤찬은 세계가 인정하는 대스타로 이를 인정하는 의미에서 취임연주회에 초청했다”고 말했다. 츠베덴 감독은 또 “현재 매년 스위스 메뉴인 페스티벌에서 신인 지휘자를 양성하고 있는데 서울시향과도 비슷한 프로그램을 열게 될 것이다. 공개오디션에서 선발한 지휘자들과 1주일간 함께 작업하고 뛰어난 기량을 보인 지휘자에게 상을 수여하며 연주회도 같이 열 것”이라고 했다. 손 대표이사는 “오케스트라를 홍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연주의 품질을 홍보하는 것이라는 츠베덴 감독의 생각에 공감하며 2024년 아시아 투어를 시작으로 2025년 미국, 2026년 유럽 투어를 계획 중이다”고 밝혔다. 이어 “시민 대상의 공연을 강화하고 연주를 공개하는 디지털 플랫폼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향은 이날 2024년 시즌 프로그램도 공개했다. 정기연주회에는 피아니스트 스티븐 허프와 보리스 길트버그, 바이올리니스트 아우구스틴 하델리히, 레이 첸, 클라라 주미 강과 크리스티안 테츨라프, 첼리스트 키안 솔타니와 다니엘 뮐러쇼트, 바리톤 토머스 햄프슨 등 유명 연주가, 성악가가 협연자로 참여한다. 2023년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을 객원 지휘한 전 러시아 볼쇼이 극장 음악감독 투간 소키예프가 객원 지휘에 데뷔하고 바실리 페트렌코, 유카페카 사라스테, 한누 린투, 리처드 이가 등의 명장과 김은선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음악감독이 지휘대에 선다. 츠베덴 감독은 모두 16개 프로그램의 정기공연 중 7개 공연에서 무대에 오른다. 바그너 음악극 ‘발퀴레’ 1막,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7번, 베토벤 교향곡 5번, 브루크너 교향곡 7번 등 육중한 레퍼토리들을 선보인다. 서울시향은 전체 관현악 공연을 묶은 패키지와 츠베덴 감독 지휘만을 묶은 ‘얍 판 츠베덴 패키지’ ‘롯데콘서트홀 패키지’ ‘예술의전당 패키지’ 등 6개 개별 패키지 상품을 판매한다고 밝혔다. 전체 패키지는 12월 6일, 개별 패키지는 12월 12일, 개별 티켓은 12월 15일 각각 판매를 시작한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3-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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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美 가난의 구조를 말하다

    ‘아직’ 미국은 세계 최대의 경제 대국이다. 미국인도 부자다. 인구 10만 명 이하 소국을 제외하면 올해 국제통화기금(IMF) 추산 미국인의 물가환산(PPP) 1인당 소득은 세계 8위다. 덴마크, 네덜란드, 스웨덴, 독일보다 높다. 그런데 하루 4달러(약 5200원) 이하로 살아가는 미국인이 530만 명이나 된다. 의료보험이 없는 미국인도 3000만 명에 달한다. 이들 중 수백만 명은 구치소와 교도소에 있어 통계에 포함되지도 않는다. 무엇이 이런 현실을 만들었을까. “재산이나 신용이 없는 사람은 있는 사람에게 의지하게 되고, 착취하기 좋은 조건이 형성된다. 빈곤은 충분한 선택지가 없어서 이용당하는 것이다.” 2016년 도시 주거 문제를 다룬 ‘쫓겨난 사람들’로 퓰리처상 논픽션 부문을 수상한 저자는 빈곤의 원인을 노동과 주택, 금융 등 세 가지로 요약한다. 미국 민간 부문 노동자 94%가 노동조합에 가입되지 않은 상태다. 협상력 자체가 없는 데다 업무 외주화의 가속과 인공지능(AI)을 비롯한 기술의 진보가 노동 착취를 가속화한다. 미국에서 가난한 동네의 임대주는 돈을 더 번다. 고정비는 적은 반면에 임대료는 조금만 덜 받기 때문이다. 미국 은행들이 초과 인출 수수료로 번 돈 중의 84%가 잔고 350달러(약 45만 원) 이하의 고객에게서 나왔다. 가난해서 돈을 더 쓰는 구조다. 고발은 대책 없는 정부와 악덕 기업에만 향하지 않는다. “빈곤은 우리가 매일 내리는 결정들 수백만 가지가 누적된 결과다.” 월마트가 최저 시급을 인상한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그 주식을 팔아치운 투자자들, 노동자 착취가 신문 지면을 장식해도 가장 저렴하다는 이유로 그 회사 상품을 배달 목록에 추가하는 소비자들이 그 착취에 가담한다. 저자가 권하는 해법은 이렇게 요약된다. “저소득층이 수급을 더 쉽게 받을 수 있도록 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증진하며 계층 간의 이동을 막는 담장을 허물어야 한다.”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3-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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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10년 파리 하숙촌의 네 예술가… 새롭게 만나는 ‘라보엠’

    2024년은 이탈리아 근대 오페라의 거장 자코모 푸치니(1858∼1924)의 서거 100주년이 되는 해다. 2015년 푸치니 ‘3부작(Il Trittico)’으로 이듬해 서울 예술의전당 예술대상을 수상한 솔오페라단(예술총감독 이소영)이 푸치니의 최고 히트작인 ‘라보엠’을 17∼1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다. ‘라보엠’은 프랑스 파리의 하숙촌을 배경으로 돈 없고 철없는 젊은 예술가들의 좌충우돌과 사랑을 그린 오페라다. 뮤지컬 ‘렌트’와 미국의 유명 시트콤 ‘프렌즈’ 등에 영감을 준 작품으로 꼽힌다. 이번 공연에서는 고전적이고 비슷비슷한 무대를 벗어나 시인 로돌포, 화가 마르첼로, 철학자 콜리네, 음악가 쇼나르 등 예술가 네 명 각자에게 초점을 맞춘 색다른 해석을 선보인다. 올해 5월 라벨라오페라단의 도니체티 ‘로베르토 데브뢰’로 호평을 받은 김숙영 연출가가 연출을 맡고 무대 디자이너 김대한이 사실적이고 정교한 무대를 만든다. 김숙영 연출은 “배경을 원작의 1840년대가 아니라 제1차 세계대전 직전인 1910년의 파리로 설정해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 예술가들의 삶을 그려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라보엠은 아름답고 유려한 선율과 강한 드라마적 요소로 관객들을 사로잡지만 무대나 연출은 대부분 비슷비슷하죠. 이번 공연에서는 취향과 가치관이 각자 다른 네 명의 친구들을 잘 나타낼 수 있는 각자의 공간을 무대 위에 마련했어요. 각각의 곳에서 서로를 만나고, 이해하고, 때로는 불만을 나타내며 아름다운 우정이 탄생하는 모습을 그려냅니다. 현실과 상징이 극명한 대비를 보이는 무대가 될 겁니다.” 지휘는 밀라노 라스칼라, 나폴리 산카를로, 베로나 야외오페라 등 이탈리아 대표 오페라극장들에서 지휘봉을 들어온 발터 아타나시가 맡는다. 여주인공인 소프라노 미미 역은 조르다노 국제 콩쿠르 우승자로 오스트리아 빈 국립극장 등에서 주연을 맡아온 마리아 토마시와 이화여대 교수인 김은희가 노래한다. 남자 주인공인 테너 시인 로돌포 역에는 영국 런던 로열 오페라 코번트가든에서 주역 가수로 활동한 박지민과 2014년 오페라 전문지 ‘오페라 브리타니아’가 최고의 남성 성악가로 선정한 마스 조타가 출연한다. 미미 못잖은 스타성이 필요한 여성 조역 소프라노 무제타 역에는 나폴리 산카를로 극장 등에서 주역으로 활동해온 소프라노 줄리아 마촐라와 국내 ‘리골레토’ 등 10여 편의 오페라에 주연으로 출연한 박현정이, 그의 연인이자 로돌포의 친구인 마르첼로 역은 바리톤 우주호와 김동원이 노래한다. 뉴서울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위너합창단, 한우리 어린이합창단이 출연한다. 제작사인 솔오페라단은 내년 푸치니 서거 100주년을 맞아 푸치니 최후의 걸작인 ‘투란도트’와 푸치니의 다른 오페라 한 편을 더해 모두 세 편으로 된 ‘그레이트 오페라 시리즈’를 완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5만∼25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3-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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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에 모인 ‘51色 목소리’… 차세대 성악 스타 가린다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이 28일 새 성악 제왕을 맞이하는 청중의 환호로 타오른다. 벨기에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폴란드 쇼팽 콩쿠르, 미국 밴클라이번 콩쿠르 등 최고의 대회를 제패하며 세계를 대표하는 클래식 신예들을 배출하고 있는 대한민국. 그 수도 서울의 유일한 국제음악콩쿠르인 ‘LG와 함께하는 서울국제음악콩쿠르’가 22∼28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제18회 대회인 올해는 한국인이 세계 무대에서 특히 강세를 보여 온 성악 분야에서 여섯 번째로 열린다. 이 콩쿠르는 해마다 피아노, 바이올린, 성악 부문을 번갈아가며 개최된다. 서울국제음악콩쿠르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연주가와 음악교육자들을 꾸준히 배출해 왔다. 서울대 음대 최초의 외국인 교수 아비람 라이케르트(1996년·피아노·이스라엘)와 네덜란드 로열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 악장 리비우 프루나우(1997년·공동우승·바이올린·루마니아), 서울대 교수 백주영(1997년·공동우승·바이올린)과 국내외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2009년) 김동현(2018년), 피아니스트 신창용(2017년) 등이 이 콩쿠르에서 나왔다. 성악 분야에서는 2021년 BBC 카디프 콩쿠르 우승자인 김기훈이 2016년 서울국제음악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처음 국내외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번 콩쿠르에는 15개국 224명이 참가 신청을 했고 이 가운데 예비심사를 통과한 10개국 51명(국내 35명, 해외 16명)이 열띤 경쟁을 벌인다. 세계 유명 콩쿠르의 역대 우승자와 상위 입상자도 여럿 도전장을 내밀었다. 2022년 러시아 세계음악유산 국제성악콩쿠르 우승자인 러시아 소프라노 나탈리아 자브샤나쉬빌리, 2018년 미국 오페라인덱스 국제성악콩쿠르 우승자 중국 테너 첸 다슈아이, 2017년 러시아 스비리도프 콩쿠르에서 2위에 입상한 몽골 바리톤 비암바자브 몽고쿠의 이름이 눈에 띈다. 한국인으로는 2022년 스위스 루가노 콩쿠르 1위 입상자인 소프라노 문현주, 2021년 독일 함부르크 구스타프 말러 가곡 콩쿠르 1위 입상자인 테너 양승우가 이번 대회 우승을 향해 도전한다. 심사위원의 면면도 화려하다. 미국의 마이클 히스턴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예술행정 부국장과 그레고리 헹클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예술감독, 독일의 아네테 베버 취리히 오페라 감독, 중국의 궈 썬 상하이 음대 부학장 등 세계적 예술행정가와 영국을 대표하는 헬덴(영웅적) 테너 존 트렐리븐, 일본의 메조소프라노이자 교육가인 가노 에쓰코가 참여한다. 한국인으로는 독일 바이로이트 음악제 등에서 활약하고 베를린 국립오페라극장에서 궁정가수 칭호를 받은 베이스 연광철, 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등에서 활약해온 소프라노 캐슬린 킴(한양대 교수), 테너 신상근(경희대 교수)이 함께한다. 입상자에게는 상금(1위 5만 달러·약 6600만 원)과 국내 정상급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등 특전을 제공한다. 2위 이상 한국인 입상자는 병역 특례 혜택을 받는다. 준결선에서 한국가곡을 가장 잘 부른 외국인 참가자에게는 특별상을 수여한다. 대회 일정 △1차 예선 22, 23일 △2차 예선 24일 △준결선 26일 △결선 및 시상식 28일(상세 일정은 대회 홈페이지 참조, 결선 협연 코리아쿱오케스트라, 지휘 김덕기) 대회 장소 △리사이틀홀(1차 예선, 2차 예선, 준결선) △콘서트홀(결선 및 시상식) 티켓 가격 △예선 및 준결선 2만 원 △결선 2만∼5만 원. 02-361-1415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3-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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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윤종의 클래식感]이스라엘-팔레스타인 대화를 촉구해온 지휘자의 충고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침공으로 시작된 양측의 전쟁은 심각한 인도적 위기와 함께 전 세계의 우려를 사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시민권을 모두 가진 사람의 의견을 들어보면 어떨까? 그런 사람이 실제 있다. 피아니스트 겸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이다. 우리나라의 음악팬들은 지난해 그를 11년 만에 만날 뻔했다. 바렌보임은 30년 동안 이끌어 온 베를린 슈타츠카펠레를 처음으로 이끌고 내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그 직전인 10월 그는 건강상의 이유로 지휘와 그 밖의 활동을 줄이겠다고 발표했고, 독일 지휘자 크리스티안 틸레만이 대신 서울에 왔다. 바렌보임은 올해 1월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와 운터 덴 린덴 국립오페라 극장의 음악감독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바렌보임은 1942년 아르헨티나의 유대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 열 살 때 가족은 신생 국가인 이스라엘로 이주했다. 1967년 6월에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 사이에 6일 전쟁이 터지자 바렌보임은 약혼녀인 영국 첼리스트 재클린 뒤프레와 이스라엘에 들어가 최전선에서 연주회를 열었다. 전쟁이 끝나고 닷새 뒤 두 사람은 결혼했다. 뒤프레는 유대교로 개종했고, 바렌보임의 친구인 인도인 지휘자 주빈 메타가 ‘모셰 코헨’이라는 유대식 이름으로 증인을 섰다. 1999년 바렌보임은 팔레스타인계 미국인으로 사회평론가이자 문학평론가, 음악평론가인 에드워드 사이드(1935∼2003)와 함께 ‘서동시집(西東詩集·West-Eastern Divan) 오케스트라’를 창설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기타 아랍 국가들의 젊은 연주자들을 모아 화음을 맞추며 서로간의 이해를 도모하자는 취지였다. 이 오케스트라는 2011년 한국의 임진각에서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연주했다. 서동시집 오케스트라가 창설된 1999년은 바렌보임이 팔레스타인인의 땅에서 처음 연주한 해이기도 했다. 2008년 1월, 서안지구의 라말라에서 공연한 뒤 바렌보임은 팔레스타인 시민권을 취득했다. 2011년 5월에는 유엔과 협의 후 여러 나라 단원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와 함께 가자지구에 ‘조용히’ 들어가 모차르트의 작품을 지휘했다. 이 콘서트에서 바렌보임은 “팔레스타인의 정의는 폭력 없이 달성될 경우에만 주어질 수 있습니다. 폭력은 팔레스타인인의 정의를 약화시킬 뿐입니다”라고 말해 갈채를 받았다. 그가 주장하는 평화의 길은 ‘두 국가 방안’이다. 그는 “팔레스타인의 미래가 그들의 주권 국가에서 보장될 때 이스라엘의 안보도 가능하다. 그렇지 않으면 전쟁이 끊임없이 반복될 것이다”라고 말해 왔다. 건강 악화로 힘든 상황이지만 바렌보임은 이번 전쟁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마스의 전면 기습공격 직후 그는 X(트위터의 후신)를 통해 “이스라엘 민간인에 대한 하마스의 공격은 터무니없는 범죄로 이를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한편으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에 대해서는 “이런 일은 ‘집단처벌’ 정책이자 인권 침해”라고 제동을 걸었다. 지난달 15일 그는 팔레스타인 국가의 보장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자신들의 땅을 포기할 이유가 없다. 나는 팔레스타인인들이 희망과 정의를 느낄 수 있을 때 이스라엘인들이 안전을 얻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바렌보임의 결혼식에서 증인을 선 메타의 말도 들어보고 싶다. 1969년부터 2019년까지 반세기 동안이나 이스라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과 음악고문을 지내며 ‘유대인보다 더 유대인 같은 인도인’으로 불렸던 그도 요즘 건강 문제를 겪고 있다. 지난달에는 사망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퍼져나가기도 했다. 이번 전쟁에 대한 그의 입장은 아직 알려진 바 없다. 메타는 2016년 80세 생일을 맞아 이스라엘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은 고립돼 있다. 성경에 따르면 다른 사람의 땅을 빼앗고서 자신의 땅이라고 주장할 수는 없다”며 이스라엘 보수 강경 정부의 정책에 우려를 표시했다. 두 베테랑 지휘자는 이제 삶의 황혼을 바라보고 있다. 그들의 황혼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80년 가까이 이어져온, 전 세계 단위의 무력 충돌은 없었던 시대의 황혼과 겹쳐지기 않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3-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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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클래식 미래 짊어질 19명의 샛별

    동아일보사가 주최하고 서울교대가 후원하는 제63회 동아음악콩쿠르 시상식이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에서 열렸다. 부문별 격년제로 열리는 이 콩쿠르는 올해 8개 부문에 301명이 참가했다. 9월 20일∼10월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교대에서 열린 1, 2차 예선을 거쳐 31명이 본선에 올랐고 각 부문 1위 6명을 비롯한 19명이 입상의 영예를 안았다. 피아노 부문 1위를 수상한 김용희 씨(19·서울대 1년)는 한인하기념상을 함께 받았다. 그는 “결선에서 연주한 리스트의 ‘노르마의 회상’이 내게 잘 맞는 곡 같아 마음 편히 연주했는데 덕분에 영광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피아노 부문 3위 류준현 씨(22·서울대 4년)는 클래식소나타상을 받았다. 이 상은 신수정 서울대 음대 명예교수가 기탁한 기금으로 피아노 2차 예선에서 클래식(고전주의) 소나타를 가장 잘 연주한 참가자에게 주는 상이다. 여자 성악 1위에게 주는 정훈모기념상은 김현정 씨(27·취리히예술대 졸업), 남자 성악 1위에게 주는 이인범기념상은 노광근 씨(26·서울대 졸업)에게 돌아갔다. 바순 1위에게 주어지는 이종오바순상은 안석진 씨(21·서울대 3년)가, 클라리넷 1위에게 주어지는 이임수클라리넷상은 서예빈 씨(21·한국예술종합학교 4년)가 받았다. 올해 신설된 이윤정 오보에상은 오보이스트 이윤정 경희대 교수가 오보에 1, 2위에게 주는 상으로, 오보에 2위 김주혁 씨(22·서울대 4년)가 받았다. 오보에 부문은 올해 1위 수상자를 내지 못했다. 이에 오보에 1위에게 주는 로뎀우드윈드상도 수상자가 없었다. 동아음악콩쿠르 홈페이지(www.donga.com/concours/music)에서 27일 오후부터 심사위원별 채점표를 확인할 수 있다. 심사평은 다음 주에 게재되며 본선 연주 동영상은 11월 말경부터 유료로 서비스한다. 다음은 입상자 명단. ▽작곡 △2위 김조신(23·국민대 2년) ▽피아노 △1위 김용희 △2위 이태현(30·독일 뮌스터음대 졸업) △3위 류준현 ▽여자 성악 △1위 김현정 △2위 김나현(22·서울대 대학원) △3위 최선호(22·서울대 4년) ▽남자 성악 △1위 노광근 △2위 김지훈(29·연세대 대학원 졸업) △3위 노민형(27·한양대 졸업) ▽플루트 △1위 변상훈(19·한예종 1년) △2위 윤서영(18·서울대 1년) △3위 김나빈(17·연세대 1년) ▽오보에 △2위 김주혁 ▽클라리넷 △1위 서예빈 △3위 이선호(18·한예종 1년) ▽바순 △1위 안석진 △2위 이승준(25·서울대 4년) △3위 박정준(21·서울대 2년)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3-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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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민수 박혜상 등 출연하는 2023 포항음악제… 내달 3~9일 개최

    피아니스트 손민수 문지영 김태형,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 김재영, 비올리스트 이한나, 첼리스트 박유신, 플루리스트 조성현, 호르니스트 김홍박, 소프라노 박혜상….11월 3~9일 포항문화예술회관 등 경북 포항시 일원에서 열리는 2023 포항음악제에 출연할 연주가들의 화려한 면면이다. 올해 3년째인 포항음악제는 ‘신세계? 신세계!’라는 주제로 다양한 편성의 무대를 꾸민다.11월 3일 개막공연 ‘신세계로부터’는 지휘자 없이 오케스트라 단원이 모두 일어서서 연주하는 독특한 무대다. 포항페스티벌오케스트라가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와 손민수가 협연하는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4번을 협연한다. 4일 ‘재즈? 클래식!’ 공연에서는 클라리넷 플루트 등 재즈와 클래식을 오가는 악기들을 중심으로 클래식 경험의 영역을 넓힌다. 5일 ‘색채’에서는 말러의 피아노4중주 등 악기의 음색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실내악 작품들이 연주된다.6일에는 세계적 현악4중주단인 카잘스콰르텟의 무대가 마련된다. 7일 공연은 슈베르트의 실내악과 성악 작품을 소개하는 ‘꿈꾸는 이, 슈베르트’ 순서다. 8일에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피아니스트 김태형이 세대를 넘은 무대를 갖는다.폐막공연인 9일 ‘춤의 제전’은 현악연주가 여덟 명이 멘델스존과 바르기엘의 현악8중주를 연주한다. 최수진 등 여덟 명의 무용수가 음악에 맞춘 무용을 함께하며 화려한 마무리를 장식한다. 포항문화예술회관 메인 공연 4만~5만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3-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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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상과 한 무대 서는 꿈 못 이루지만 노래로 영혼 교감”

    “어릴 때 품었던 꿈들을 이뤄 가고 있지만 결코 이룰 수 없는 꿈이 있습니다. 바리톤 드미트리 흐보로스톱스키(1962∼2017)와 한 무대에서 노래하는 꿈이죠. 대신 그를 오마주하는 무대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2016년 서울국제음악콩쿠르(성악 부문) 우승자이자 2021년 영국 BBC 카디프 콩쿠르에서 ‘심사위원을 울리며’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바리톤 김기훈(32)이 11월 4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2년 만에 리사이틀을 연다. 이달 26일 영국 런던의 명문 공연장 위그모어홀 데뷔 리사이틀과 같은 프로그램을 국내 팬들에게 선보인다. 122년 역사를 가진 런던 대표 실내악 공연장 위그모어홀은 소프라노 엘리자베트 슈바르츠코프, 테너 피터 피어스 등 세계적 성악가들이 사랑한 무대로 알려져 있다. 공연의 2부는 올해 탄생 150주년을 맞은 러시아 작곡가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꿈’ 등 가곡 9곡으로 채운다. 김기훈은 “뇌암으로 타계한 바리톤 드미트리 흐보로스톱스키의 라흐마니노프 콘서트 영상을 좋아했다. 만나서 손잡고 얘기해 보고 싶었는데 기회가 오기 전에 세상을 떠나셨다. 영혼의 교감이라도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흐보로스톱스키는 김기훈이 태어나기 2년 전인 1989년 BBC 카디프 콩쿠르에서 웨일스 출신의 바리톤 브라인 터펠을 2위로 밀어내고 우승한 인물이다. 귀가 따끔따끔할 정도의 압도적 성량과 섬세한 표현 등 김기훈과 그는 닮은 점이 많다. 김기훈은 “흐보로스톱스키는 벨벳 같은 음색과 러시아 특유의 짙은 음색, 폭넓은 음역을 가졌고 음악 자체가 감성적이었다. 인간적으로도 멋진 사람이었다고 들었다”고 했다. 공연 1부에선 독일어 성경에서 가사를 따온 브람스의 ‘네 개의 엄숙한 노래’와 한국 가곡인 이원주 곡 ‘연(緣)’ ‘묵향’, 조혜영 ‘못잊어’를 노래한다. 위그모어홀 공연에서도 같은 순서로 노래한다. 김기훈은 “BBC 카디프 콩쿠르에서 김주원의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를 불렀는데 그때 한국 가곡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 우리 가곡의 아름다움을 널리 소개하고 싶다. ‘못잊어’는 울적할 때 방에서 혼자 부를 정도로 좋아하는 곡”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소를 담아 노래하는 성악가’로 해외에도 팬이 많다. “진지한 곡에서 웃음을 거둘 때는 반전의 묘미가 있어서 더 감동한다고들 하더군요.(웃음) 성악가들 가운데는 무대 위에서 소리내는 데 치중하다가 표정이나 몸동작이 부자연스러워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 워싱턴 케네디센터에서 ‘너는 무대에서 일상생활처럼 연기해서 보는 맛이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가곡에서도 같은 느낌을 보여 드리려 합니다.” 엔데믹을 맞아 그의 커리어는 폭발 상승 중이다. 지난 주말 미국 댈러스 오페라에서 푸치니 ‘토스카’ 스카르피아 역으로 출연했고, 올해 12월 독일 바이에른 국립오페라에서 푸치니 ‘라보엠’ 쇼나르 역으로 출연한다. 내년에는 2월 런던 로열 오페라하우스에 데뷔하며 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라보엠’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6만∼10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3-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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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윤종의 클래식感]베르디와 푸치니의 가교가 된 ‘머리 헝클어진 자들’

    이달 초 이탈리아 북부에서 이탈리아 오페라의 대명사인 주세페 베르디(1813∼1901)의 오페라 세 편을 관람했다. 5일 파르마 레조 극장의 베르디 오페라 축제에서 본 ‘일 트로바토레’는 무대 뒤편의 이글거리는 화면이 계속 배경을 바꾸면서 작품의 음울하고 불안한 분위기를 생생히 전달했다. 7일 같은 곳에서 관람한 ‘1차 십자군의 롬바르디아인’은 전쟁 장면의 앙상블을 휘어잡은 프란체스코 란질리오타의 지휘가 발군이었다. 8일에는 베네치아의 라페니체 극장으로 자리를 옮겨 ‘포스카리 가문의 두 사람’을 보았다. 여주인공 루크레치아 역 소프라노 아나스타샤 바르톨리가 알토를 연상시키는 낮은 공명점부터 압도적인 최고음까지 쏟아내는 볼륨감은 귀를 사로잡았다. 11일 여행을 마무리하면서 밀라노 북부 코모 호숫가의 아름다운 풍광을 돌아보았다. 이 호수 주변은 1860∼1880년대 이탈리아 문화계에 거대한 영향을 끼친 예술가 그룹 ‘스카필리아투라’의 근거지였다. 얼마간 낯설게 들리지만 이탈리아 오페라 제왕의 지위가 베르디에서 푸치니로 승계되는 데는 이들의 역할이 컸다. 스카필리아투라는 ‘머리 헝클어진 자들’이라는 뜻이다. 기존의 권위에 저항하는 느낌이 물씬 풍긴다. 작가 겸 평론가, 작곡가 아리고 보이토가 주도했던 이 그룹은 초기에 베르디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 이들은 이탈리아 문화계의 중심이었던 베르디나 작가 만초니가 ‘낡고 퇴행적인 예술’에 머물러 있다며 독일과 프랑스의 선진적 예술에서 영감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이들도 베르디의 역량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들의 운동이 주장만 무성할 뿐, 베르디에 버금가는 걸작을 실제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보이토는 베르디의 중기 실패작인 ‘시몬 보카네그라’를 개작하자고 베르디에게 제안했으며 공동 작업은 성공을 거뒀다. 이어 보이토는 베르디의 마지막 두 오페라인 ‘오텔로’와 ‘팔스타프’의 대본을 맡았다. 이 시기 이탈리아 음악계는 고민을 안고 있었다. 나이 먹은 베르디가 ‘아이다’(1871년) 이후 ‘오텔로’(1887년)까지 16년 동안이나 새 작품을 내놓지 못하자 이탈리아 청중이 프랑스 오페라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때 스카필리아투라의 눈에 들어온 인물이 자코모 푸치니(1858∼1924)였다. 푸치니가 1883년 밀라노 음악원 졸업연주회에서 유명 지휘자 프랑코 파초의 지휘로 선보인 ‘교향적 기상곡’은 음악평론가 필리포 필리피의 찬사를 받았다. 파초와 필리피는 보이토의 뒤를 이은 스카필리아투라의 핵심 인물이었다. 푸치니는 음악원 재학 시절부터 강의보다는 콘서트홀과 악보점에서 만나는 새로운 흐름의 외국 음악에 관심을 기울인 청년 작곡가였다. 스카필리아투라 그룹의 파초와 필리피는 그런 푸치니의 작품에서 자신들이 갈망했던 ‘알프스 너머 선진 음악’의 냄새를 맡았다. 음악원 재학 시절 푸치니의 은사인 작곡가 폰키엘리는 푸치니가 졸업하자 그를 코모 호수 주변 스카필리아투라 예술가들의 별장에서 열리는 주말 회합에 데리고 다녔다. 폰키엘리가 푸치니에게 소개해준 인물 중에는 베르디의 소속사이자 이탈리아 최고의 오페라 흥행 회사였던 카사 리코르디의 실질적 경영자 줄리오 리코르디가 있었다. 은퇴와 다름없는 베르디의 활동 중단으로 가장 고민이 깊었던 인물도 리코르디였다. 그는 푸치니의 첫 오페라 ‘빌리’가 초연되자 즉각 그를 자사 소속으로 영입하고 이 ‘베르디 후계자’의 대대적 홍보에 나섰다. 푸치니는 세 번째 오페라 ‘마농 레스코’부터 이어진 ‘라보엠’ ‘토스카’ ‘나비부인’의 대성공으로 신뢰에 값했다. 2024년은 푸치니가 마지막 오페라 ‘투란도트’의 마지막 2중창과 피날레 장면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지 100년이 되는 해다. 서울시오페라단이 26∼29일 ‘투란도트’를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하는 것을 비롯해 푸치니의 걸작들이 국내 무대에서도 잇따라 공연될 예정이다. 이 기념의 시기를 맞아 베르디와 푸치니의 가교 역할을 했던 예술가그룹 스카필리아투라의 고민이 잊히지 않길 바란다. 오늘날 우리에게 예술계의 앞날을 고민하며 매일같이 머리를 맞대는 창작자, 평론가, 흥행사들의 열띤 토론이 있는지도 상기해보고 싶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3-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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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적 테너-거장 연출가, 오페라 ‘투란도트’ 손잡았다

    2002년 한일 월드컵 개막식 총감독을 맡았던 연극계 거장 연출가 손진책(76)이 처음으로 오페라에 도전한다.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와 영국 런던 로열 오페라 하우스 등 세계 최고의 오페라극장에서 주역으로 활동해온 테너 이용훈(50)이 국내 오페라 무대에 데뷔한다. 서울시오페라단이 26∼29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에서다. 세종문화회관 연습실에서 1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손 연출가는 “죽음의 도시가 삶의 도시로 바뀌는 드라마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칼라프 왕자의 시녀 류가 죽음으로써 구원한 것은 투란도트 공주와 칼라프 커플뿐만 아니라 전 국가와 민중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투란도트’에서 냉혹하게 통치하는 투란도트 공주는 결혼 조건으로 수수께끼를 내고 칼라프 왕자가 이를 풀지만 결혼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칼라프는 공주가 자신의 이름을 알아내면 패배를 인정하겠다고 제안한다. 투란도트는 왕자의 이름을 말하라며 시녀 류를 고문하지만 류는 스스로 목숨을 끊고, 투란도트는 칼라프의 사랑을 받아들인다. 오페라에는 16∼18세기 이탈리아 전통극의 광대 캐릭터에서 따 온 왕실 신하 ‘핑·팡·퐁’이 등장한다. 손 연출가는 “세 신하는 본디 코믹한 캐릭터이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냉소적이고 기계적인 데다 권력 지향적이며 충성심이라곤 없이 개인의 목표만을 위해 달려가는 역할로 표현했다. 오늘날의 정치인을 떠올리게 하는 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테너 이용훈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와 런던 로열 오페라를 비롯한 여러 무대에서 칼라프 역으로 120회 이상 출연했다. 한국인으로선 드물게 리리코 스핀토(서정적이면서 힘 있는)와 드라마티코(극적) 테너 영역에서 인정받고 있다. 데뷔 20년 만에 뒤늦게 국내 무대에 서게 된 데 대해 그는 “외국의 경우 3∼5년 일찍 출연 제안이 오는 데 비해 국내 무대는 공연 수개월 전에 제의를 받아 시간을 낼 수 없었다. 이번에는 마침 스케줄이 비는 2주 동안에 일정이 맞춰져 응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용훈은 내년 8월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이 공연하는 베르디 ‘오텔로’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세계 오페라계의 실험적 연출 경향에 대해 그는 흥미로운 일화를 소개했다. “제가 출연한 ‘투란도트’는 대부분 전통적인 방식으로 연출됐는데 최근 독일 드레스덴에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응용한 버전의 공연에 출연했죠. 줄다리기도 하고, 저는 동양인이어서인지 양궁도 하면서 난관을 뚫고 공주에게 도전하는 식이었어요. 한국 드라마의 힘을 실감했습니다.” 두 여성 주역인 투란도트와 류로 출연하는 소프라노 이윤정과 서선영은 자신의 배역을 색다르게 해석했다. 타이틀 롤인 투란도트 공주 역을 맡은 이윤정은 이탈리아 베로나 야외 오페라 축제와 베네치아 라페니체 극장 등에 주역으로 출연해 왔다. 그는 “메조소프라노로 출발했는데 소프라노로 데뷔한 역할이 투란도트였다”며 “이 역할로 100회 이상 무대에 섰다”고 밝혔다. “어린 소녀 투란도트가 권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은 어려운 과제였죠. 그래서 조상인 루링 공주의 비참한 희생을 강조하며 자신의 권력을 합리화한 겁니다. ‘보라, 순진한 남자는 나라를 지킬 수 없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지킨 거죠.”(이윤정) 류를 연기하는 서선영(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은 “류는 희생만을 위해 죽은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칼라프를 향한 사랑의 표현으로 죽음을 택한 거죠. 류가 칼라프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이 그것이었습니다. ‘너무도 사랑하기 때문에 가만히 있지 못하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사랑입니다.” 투란도트 역은 소프라노 김라희, 칼라프 역은 테너 신상근 박지웅, 류 역은 소프라노 박소영이 함께 맡는다. 진주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 정인혁이 지휘봉을 든다. 5만∼15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3-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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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전쟁은 美의 ‘중동 떠나기’가 불러온 새 안보지형의 결과”

    하마스의 이스라엘 침공으로 7일(현지 시간) 시작된 새로운 중동전쟁은 세계를 경악하게 했다. 절대적인 군사적 열세와 적대적인 세계 여론을 무릅쓰고 하마스는 왜 민간인 납치를 비롯한 모험을 감행했을까. 이 책은 전쟁이 벌어지기 직전 마무리돼 이를 직접 설명하는 내용은 없다. 그러나 책 속의 ‘아브라함의 이름으로, 아랍-이스라엘 데탕트’ 장을 펼치면 전쟁을 불러온 최근의 사정을 이해할 수 있다. 2020년 아랍에미리트(UAE)와 이스라엘이 관계 정상화에 합의하면서 ‘아랍-이스라엘 데탕트’를 선언했다. 이 합의는 ‘팔레스타인 독립국가의 건설 없이 이스라엘과의 국교는 없다’는 아랍 세계의 금기를 깨뜨렸다. 두 나라의 협력은 동맹에 가까웠다. 군사정보를 공유하고 연합훈련을 시행했다. 미국 오스틴 텍사스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으로 재직 중인 저자는 그 배경을 ‘미국의 중동 떠나기를 대비한 안보 보험’으로 설명한다. 이 지역에서 미국의 역할 축소가 가시화되면서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UAE, 튀르키예, 이란 등 앙숙들 사이에 새로운 합종연횡이 시작됐다.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관계 정상화까지 목전에 이르자 설 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한 하마스는 행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내홍 및 극단화도 위기의 원인이었다. 1993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해방기구의 오슬로 평화협정 체결 이후 이스라엘 이츠하크 라빈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은 ‘영토를 내줬다’는 국민들의 분노 속에 의석을 잃었고, 우파 강경 노선이 득세했다. 가자지구에서는 하마스의 무능과 폭압에 반대하는 시위가 잇따랐다. 위기에 처한 하마스는 존재감을 부각하고자 이번 전쟁 이전부터 무모한 이스라엘 공격을 반복했다. 가자지구의 위기는 책 내용의 일부일 뿐이다. 저자는 법 집행력과 사회 화답력(개방성)을 기준으로 중동 국가들을 네 부류로 나눈 뒤 사우디, UAE, 카타르, 바레인 등 ‘개방적 왕정 국가’의 변혁에 특히 주목한다. 2011년 ‘아랍의 봄’ 민주화 시위는 튀니지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억압적 권위주의를 떨치지 못한 미완의 혁명이었다. 혁명으로 인한 예상 밖의 수혜자는 부유한 개방적 왕정 국가의 시민들, 특히 35세 이하의 청년층이었다. 이들은 기성세대가 중시한 종교, 가족, 공동체 대신 실용주의와 민주주의, 세계화를 더 중시했고 ‘혁명 도미노’에 위협을 느낀 사우디나 UAE 등의 산유 왕정은 청년층의 여론을 적극적으로 정책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오늘날 중동의 정치적 지형을 다양한 각도에서 살펴보는 저자의 시선은 ‘중동에서 일어나는 역동성은 내부의 여러 행위자가 자원 배분을 둘러싸고 벌이는 치열한 권력 다툼과 경쟁의 역동적인 결과물이다’라는 데 집약된다. “중동은 젊은 지역이고 새로움이 꿈틀거린다. 손익계산과 인간의 제한된 합리성을 이해한다면 ‘왜 중동에서는 비합리적인 사건이 자주 일어나는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3-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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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리아나 챔버뮤직 소사이어티’ 창단 25년 기념연주회

    국내 유명 오케스트라 악장 및 수석급 단원들과 교수들로 구성된 코리아나 챔버뮤직 소사이어티가 21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창단 25년 기념 연주회 ‘클래식의 품격’을 연다. 코리아나 챔버뮤직 소사이어티는 1998년 KBS교향악단 악장으로 재직하던 바이올리니스트 김복수(인제대 명예교수)를 중심으로 창단됐다. 30명의 단원이 매년 3회 이상 정기연주회와 청소년을 위한 음악회 등을 열며 꾸준히 활동해왔다. 음악감독을 맡은 김현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바이올리니스트)는 “국내에 20년 이상 꾸준히 실내악을 연주해온 단체가 많지 않은 가운데 여러 작곡가에게 창작곡을 의뢰하고,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외국 작곡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등 실내악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86회 정기연주회를 겸한 창단 25년 기념 연주회에서는 드보르자크의 바이올린 두 대와 비올라를 위한 3중주, 베토벤의 클라리넷과 첼로, 피아노를 위한 ‘가센하우어 3중주’, 크루셀의 오보에와 현을 위한 디베르티멘토, 스벤센의 현악 8중주를 선보인다. 1만∼3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3-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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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7세 스타 지휘자가 펼치는 시벨리우스 향연

    1996년 1월 17일 생. 현재 27세. 22세 때(2018년) 차기 오슬로 필하모닉 수석지휘자 임명(2020년 임기 시작). 25세 때 파리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취임. 26세에 암스테르담의 로열 콘세르트 허바우 오케스트라 예술 파트너(실제 수석지휘자 역할) 취임, 2027년 콘세르트 허바우 공식 수석지휘자 취임 예정…. 20대 핀란드 지휘자 클라우스 메켈레의 질주는 오늘날 세계 오케스트라계의 가장 뜨거운 뉴스다. 그가 처음 한국 무대에 선다.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30일 시벨리우스 ‘투오넬라의 백조’와 바이올린 협주곡(협연 야니네 얀선), 교향곡 5번을 선보이고, 이에 앞서 경기 고양아람누리에서 28일 바이올린 협주곡과 교향곡 2번을 연주하는 ‘올 시벨리우스’ 프로그램이다. 메켈레를 e메일로 인터뷰했다. ―고국 핀란드의 거장 시벨리우스 작품만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습니다. 올해 초 오슬로 필과 데카 레이블로 시벨리우스 교향곡 전집을 내놓기도 했죠. “시벨리우스를 한 단어로 말한다면 ‘건축가’입니다. 너무도 아름다운 감정과 서사가 있지만 한 번도 감정이 건축적인 부분을 침범하는 일이 없죠. 저희 오슬로 필하모닉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곡가입니다. 이번에 연주하는 교향곡 2번과 5번은 시벨리우스가 가진 로맨틱한 모습과 어두운 모습 모두를 보여줍니다.” ―언제 지휘자가 되기로 결심했나요. “일곱 살 때 헬싱키에서 어린이합창단의 일원으로 오페라 ‘카르멘’에 출연했습니다. 눈에 지휘자밖에 보이지 않았고, 그때부터 지휘를 꿈꿨죠. 첼로로 정식 음악생활을 시작했고 매일 첼로 연습도 합니다.” ―오슬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특징을 소개해주시죠. “강한 오케스트라입니다. 모든 파트가 깊고 강한 소리를 갖고 있어요. 풍부하고 깊이 있는 사운드를 가진 악단입니다. 전 수석지휘자 마리스 얀손스가 20년 넘게 악단을 이끌며 쌓아온 디테일한 접근 방식도 남아 있죠.” ―리허설을 매우 효율적으로 진행한다고 들었습니다. “리허설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음악적으로 준비돼 있어야 한다는 거죠. 리허설에서 보여주는 모든 해석과 움직임에 근거가 있어야 하고, 원하는 지점을 확실히 표현하려 노력합니다.” ―24시간 음악만 생각하는 ‘몰입형 모범생(?)’이라는 평이 있습니다. 음악 외엔 무슨 일로 시간을 보내나요. “친구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좋아하죠. 여가의 가장 많은 시간은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보냅니다. 미술 작품을 마주한 뒤 음악을 대하면 또 다른 것이 보여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한국 관객과의 첫 만남이 늦어졌습니다. “2021년 오슬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2022년 파리 오케스트라와의 내한이 팬데믹으로 무산돼 아쉽고 송구한 마음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한국 청중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졌죠. 곧 만나기를 진심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고양아람누리 공연 7만∼20만 원, 롯데콘서트홀 공연 7만∼26만 원.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3-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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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대 가득채운 3500개 십자가… “억압받는 여성 ‘노르마’ 상징”

    19세기 초 이탈리아 오페라 대표 거장인 빈첸초 벨리니(1801∼1835)의 대표작 ‘노르마’(1831년 초연)가 26∼2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2016년 영국 런던 로열 오페라하우스에서 공개돼 화제를 낳은 알렉스 오예(63) 연출 버전이다. 공개 당시 유럽 100여 개 극장에서 생중계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프로덕션이어서 기대를 모은다. 여주인공인 소프라노 노르마의 아리아 ‘정결한 여신(Casta Diva)’으로 널리 알려진 노르마는 로마시대 갈리아(지금의 프랑스)를 배경으로 토착 종족인 드루이드족과 로마의 갈등을 그린 작품이다. 드루이드의 여제사장 노르마와 로마 총독 폴리오네의 비밀스러운 사랑과 배신이 줄거리의 축을 이룬다. 오페라 및 연극 연출가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개회식 연출로 명성을 얻은 오예는 이 오페라를 위해 무대 위에 십자가 3500여 개를 중첩시킨 파격을 선보였다. 지난달 26일 먼저 한국을 찾은 그는 “지난 시대 내 조국 스페인에 존재했던 억압을 무대에 표현했다”고 밝혔다. “오늘날에도 극 중의 노르마처럼 시대가 강요하는 의무 속에서 억압받는 여성들이 있죠. 종교에 대한 믿음이 때로 극단으로 치달을 수 있음을 보이려 했습니다.” 무대 위의 수많은 십자가는 노르마가 수많은 믿음과 기대에 둘러싸여 있음을 보여준다고 그는 말했다.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16일 열린 제작발표회에는 지휘자 로베르토 아바도, 노르마 역의 소프라노 여지원과 데시레 랑카토레, 노르마의 후배이자 사랑의 경쟁자인 아달지사 역을 맡은 메조소프라노 테레사 이에르볼리노, 제사장 역의 베이스 박종민이 참석해 이번 공연의 주요 콘셉트를 소개했다. 여지원은 이탈리아 지휘 거장인 리카르도 무티에게 발탁돼 2015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 베르디 오페라 ‘에르나니’의 엘비라 역으로 초청되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유럽 주요 극장과 음악축제에서 주역 가수로 활동 중이다. 국내 오페라 무대에서 눈에 띄는 역할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지원은 “노르마는 기술적으로 준비돼 있지 않으면 악보 속의 음정을 다 노래할 수 없다. 여사제이자 사랑에 빠진 여성으로 복합적인 감정까지 표현해야 하니 성악가로서는 무척 어렵지만 관객은 매우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작곡가 벨리니가 인물의 감정을 기막히게 풀어냈다고 했다. “감정을 폭발시키는 극적인 역할이 제 특기지만 이 오페라의 대표 아리아인 ‘정결한 여신’은 소용돌이치는 감정을 억누르면서 가장 평화로운 듯한 모습으로 불러야 하죠. 강한 힘을 내면에서 노래로 표현하고자 합니다.” 1950년대 오페라 스타 마리아 칼라스가 부른 이 아리아는 오페라 무대를 장악한 여주인공을 뜻하는 디바(Diva·여신)라는 표현을 낳았다. 여지원은 “칼라스가 부른 이 노래는 내게도 기준점이다. 몽세라 카바예의 노래도 참고한다”고 덧붙였다. 전설적 지휘자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조카로, 유럽 오페라 무대에서 각광받고 있는 지휘자인 로베르토 아바도는 “‘정결한 여신’은 강렬하고 신비로우면서 에로틱하다. 중동의 분위기도 풍기는 매력적인 아리아”라고 말했다. “쇼팽의 녹턴(야상곡)과도 비슷한 느낌을 주는 노래죠. 이 곡은 베르디와 바그너에게까지 영향을 끼쳤습니다.” 이번 공연에서 연주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맡았다. 노이오페라코러스는 합창으로 참여한다. 3만∼33만 원.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3-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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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은호, 바순 리사이틀

    2018년 이탈리아 로시니 바순 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로 최고상을 수상한 바수니스트 이은호(33·부산시립교향악단 바순 수석·사진)가 7일 서울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 8일 부산문화회관 챔버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피아니스트 문정재 협연으로 베버 ‘헝가리풍 안단테와 론도’, 생상스 소나타 작품 168, 슈만 아다지오와 알레그로 작품 70, 누시오 ‘페르골레시 주제에 의한 변주곡’, 톨라니 ‘도니체티 라메르무어의 루치아 주제에 의한 변주곡’ 등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의 바순 연주 특징을 망라하는 다섯 곡을 연주한다. 슈만의 곡은 호른을 위한 원곡을 편곡한 악보로 선보인다. 이은호는 서울대 음대 재학 중 유학을 떠나 독일 뮌헨 음대에서 디플롬과 마이스터, 최고연주자 과정을 최고 점수로 졸업했다.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북독일 방송교향악단의 연주에 참여했고 트로스트 바순 앙상블을 창단해 리더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그가 참여하는 목관오중주 뷔에르 앙상블은 아트실비아 실내악 콩쿠르 대상을 받았고, 예술의전당 여름음악축제와 서울스프링 실내악 축제 등에 참여해 왔다. 전석 3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3-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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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람스와 낭만을 안고… 심프가 옵니다

    영국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인 바실리 페트렌코, 핀란드 바이올린계 대표주자인 엘리나 베헬레, 현역 최고 트럼펫 비르투오소로 불리는 볼도츠키 가보르, 실내악 전문 피아니스트의 전설로 꼽히는 이타마르 골란…. 15회째를 맞는 올해 서울국제음악제(SIMF)를 장식하는 해외 음악가들의 면면이다. 올해 서울국제음악제는 ‘낭만에 관하여’를 주제로 7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과 IBK챔버홀에서 열린다.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1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류재준 서울국제음악제 예술감독은 “낭만은 늘 청춘과 관련된다. 나이가 들어서도 그 청춘을 기억하게 된다. 여러 어려운 상황을 벗어나 그 설렘을 되새기자는 뜻에서 주제를 정했다”고 말했다. 평탄치 않은 삶 속에 엄격하고 다소 난해한 예술 세계를 구축하며 로맨틱한 작품을 쓴 브람스를 올해 메인 작곡가로 정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개막음악회는 7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리는 실내악 연주회다. 브람스의 현악5중주 1번에 베헬레가 참여한다. 베헬레는 올해 3월 서울시향과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한 바 있다. 류 감독은 “놀라운 연주 능력과 여왕처럼 기품 있는 자태로 여러 클래식 팬을 사랑에 빠지게 하는 연주가”라고 소개했다. SIMF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관현악 콘서트는 11일 콘서트와 14일 폐막음악회로, 두 차례 열린다. 11일 콘서트에서는 칠레 출신 신진 지휘자 파올로 보르톨라메올리가 지휘봉을 잡고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과 첼리스트 클라우디오 보오르케스가 협연하는 브람스 ‘2중 협주곡’, 브람스 교향곡 4번 등을 들려준다. 14일 폐막음악회에서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극장과 노르웨이 오슬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을 지낸 페트렌코가 볼도츠키가 협연하는 류재준 트럼펫 협주곡(세계 초연)과 브람스 교향곡 1번 등을 들려준다. 골란은 8일 열리는 ‘실내악 2’ 콘서트에서 클라리네티스트 조인혁, 첼리스트 김민지와 호흡을 맞춰 브람스의 ‘피아노, 클라리넷, 첼로를 위한 3중주’를 들려준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3-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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