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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2015년 올해의 인물’(사진)로 선정됐다. 타임은 9일(현지 시간) 메르켈 총리를 올해의 인물로 발표하며 “유럽연합(EU)의 실질적 지도자인 메르켈 총리는 올 한 해 동안 EU를 붕괴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는 두 가지 위기를 헤쳐 나갔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여성이 타임 선정 올해의 인물이 된 것은 1986년 코라손 아키노 전 필리핀 대통령 이후 29년 만이다. 타임은 ‘자유세계의 총리’라는 제목의 메르켈 총리 관련 기사에서 “메르켈은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위기로 유로존이 붕괴될 뻔한 상황에서 리더십을 발휘해 사태를 봉합했고 난민 위기도 슬기롭게 헤쳐 나갔다”고 평가했다. 메르켈 총리는 EU 국가들이 유럽행 난민 수용을 꺼리는 와중에 선도적으로 문을 열어 약 80만 명의 난민을 받아들였다. 타임은 또 “장벽을 제거하고 민주주의를 확산시키겠다는 EU의 임무는 곧 메르켈 총리의 임무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타임은 1927년부터 매년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인물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올해는 메르켈 총리 외에 이슬람국가(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 예비후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등이 후보에 올랐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무슬림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는 미 공화당 대선 경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발언에 맞서 ‘무슬림의 긍정적 역할론’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8일 “트럼프가 미국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다. 미국은 수많은 무슬림 덕분에 눈부신 성장을 이뤘다”며 각계 각층에서 활약한 무슬림들을 소개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무슬림은 미 건국 초기부터 두드러지는 활약을 펼쳤다. 대영 제국에 맞서 식민지전쟁을 이끈 조지 워싱턴 장군의 측근인 군인 뱀페트 무하마드, 유서프 벤 알리 등이 대표적이다. 영국 소장 존 핏케언을 사살한 피터 버크민스터도 무슬림이었다. 조지 워싱턴은 초대 대통령에 오른 뒤에도 무슬림에 대한 어떠한 차별도 두지 않았다. 1786년 신생국인 미국을 가장 먼저 인정한 나라도 무슬림 국가인 모로코였다. 미국 도시설계의 아버지인 파즐라 칸(1929~1982)도 무슬림이었다. 가디언은 “칸이 없었다면 미국을 대표하는 상당수 초고층 빌딩은 물론 ‘트럼프 타워’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1929년 방글라데시에서 태어난 칸은 국비장학생 신분으로 미국에 건너와 1967년 시민권을 획득했다. 그는 ‘튜브(tube)’라는 신개념 건축시스템을 창안해 초고층건물에 혁신을 가져왔다. 1960년대~1970년대 지어진 대부분 고층건물은 건물내부에 철골을 설치하는 대신 외부에 기둥을 설치하는 그의 공법이 적용됐다. 존 행콕 센터, 시어스 타워, 윌리스 타워, 세계 무역센터 등이 대표적이다. 가디언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로 세계 무역센터가 무너졌지만, 칸이 없었다면 애초에 건물이 올라가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정계에서 가장 성공한 무슬림으로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수양딸로 통하는 후마 아베딘(39)이 꼽혔다. 인도계 아버지와 파키스탄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조지워싱턴대에 다니던 1996년 힐러리 전 장관의 인턴으로 들어갔다. 이후 힐러리의 보좌관과 비서실장 등을 거쳐 선거 캠프에서 힐러리의 ‘문고리 비서’ 역할을 하고 있다. 앤서니 위너 전 하원의원과 결혼할 때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주례를 섰다. 위너 전 의원이 성 추문에 휘말렸을 때 아베딘도 힐러리처럼 남편의 잘못을 감쌌다. 파키스탄 최고 부호인 샤히드 칸(65)은 ‘아메리칸 드림’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16살에 미국에 건너와 접시닦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학교를 다녔고, 대학 졸업 후 자동차 부품업체 플렉스N-게이트를 인수하한 뒤 성공가도를 달렸다. 미식축구 잭슨빌 재규어스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풀럼의 구단주다. 이밖에 가디언은 신경외과 의사 아윱 오마야,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 배우 아지즈 안사리 등을 대표적 무슬림으로 꼽으며 “이들 덕분에 미국은 많은 것을 얻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테러와 경제난으로 지구촌에 우클릭 민심이 확산되고 있다. 남미 좌파의 아성인 베네수엘라 총선에서는 사회주의 집권당이 17년 만에 의회 다수당 자리를 빼앗겨 야당에 정권을 내줄 판이다. 저유가 직격탄을 맞은 것. 끔찍한 테러를 겪은 프랑스에서는 강력한 반이민법을 내건 극우 정당 국민전선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했다. 》 ▼ 포퓰리즘 복지, 유가 급락에 흔들 “남미 사회주의 정권 몰락의 길로” ▼베네수엘라 17년만에 우파 승리남미 대륙 좌파의 아성인 베네수엘라에서 17년 만에 처음으로 집권 여당이 총선에서 패하면서 지난달 아르헨티나에 이어 남미 좌파 정권들의 몰락이 가속화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6일(현지 시간) 총선에서 투표 마감 5시간이 지난 7일 0시 30분 현재 야권 연대인 ‘민주연합회의(MUD)’가 전체 167석 중 99석을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통합사회주의당(PSUV)은 46석을 얻는 데 그쳤다. 베네수엘라에서 사회주의 집권당이 다수당 지위를 빼앗긴 것은 1998년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집권 이후 17년 만이다. 마두로 대통령은 2013년 차베스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집권해 전임자의 사회주의 혁명 유지를 받들어 왔으나 이번 총선에서 유권자들로부터 외면받았다. 이번에 의회 다수당이 된 MUD는 중도 우파와 중도 좌파 정당 20여 개가 연합한 세력으로 차베스 주의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현재 남미 대륙은 지난달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12년 만에 우파 후보가 승리한 데 이어 좌파인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도 탄핵 위기에 몰려있는 상황이라 베네수엘라까지 흔들리자 좌파가 압도적 다수(12개국 중 10개국)인 지형도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베네수엘라 좌파 집권당 참패의 직접적 원인은 저유가에 따른 경제난이다. 마두로 정권은 막대한 오일 머니를 밑천으로 무상교육 무상의료 등 파격적인 복지정책을 폈으나 유가 폭락으로 심각한 경제위기를 맞았다. 전체 수출의 95%를 차지하는 원유가 배럴당 100달러에서 46달러 수준으로 반 토막이 난 상황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은 ―10%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슈퍼마켓에는 긴 줄이 늘어서는 것이 일상화됐고 물가상승률이 200% 안팎으로 치솟으면서 국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 빈곤층 비율은 2년 전 27%에서 75%로 껑충 뛰었다. BBC는 “이번 총선은 마두로 대통령에게 경제 파탄의 책임을 묻는 국민투표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전했다. 야당이 3분의 2 이상 의석을 차지할 경우 국민투표를 통한 개헌까지 추진할 수 있어 마두로 대통령은 2019년까지인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조기 사임할 가능성이 있다.▼ 난민수용 중지-국경통제 실시 요구 “정권 잡게되면 프랑스는 EU 떠날것” ▼佛 ‘국민전선’ 反이민 내걸고 돌풍130명의 목숨을 앗아간 ‘파리 연쇄 테러’ 이후 약 3주 만에 치러진 프랑스 지방선거 1차 투표에서 극우 정당이 압승을 거뒀다.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N)은 이번 선거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공포와 반(反)난민 정서를 파고들어 강력한 반이민법을 기치로 내걸었다. 6일(현지 시간) 치러진 1차 투표의 개표 결과에 따르면 마린 르펜 대표(47)가 이끄는 국민전선은 광역자치단체인 도 단체장과 지방의원을 뽑는 지방선거 1차 투표에서 28%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대표로 있는 우파 야당 공화당(LR)은 27%,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사회당(PS)은 23.5%로 각각 2, 3위에 머물렀다. 이번 선거는 201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최종 평가전 성격을 띠고 있다. 르펜 대표는 13일 실시되는 결선 투표에서 선전할 경우 차기 대권 유력 주자로서 몸값이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르펜 대표는 이날 개표 소식을 들은 뒤 “국민전선은 논쟁의 여지없이 프랑스 제1정당”이라며 자신감을 표출했다. 르펜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정부는 난민 수용을 즉각 중지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유럽 내 국경 자유 왕래를 보장한 솅겐 조약을 폐기하고 국경 통제를 도입할 것을 주장하며 지지를 이끌어냈다. 앞서 르펜 대표는 올여름 TV 인터뷰에서 자신을 ‘마담 프렉시트(프랑스의 EU 탈퇴)’라고 부르며 “2017년 정권을 잡게 되면 프랑스는 ‘반민주주의의 괴물’인 EU를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르펜 대표와 그의 조카딸인 마리옹 마레샬르펜(26)은 각각 단체장 후보로 나선 곳에서 40%가 넘는 득표율로 1위에 올랐다. 집권 사회당은 국민전선의 압승을 저지하기 위해 우파인 공화당 후보와 연대할 방침을 밝혔다. 사회당은 이날 르펜 대표가 단체장 후보로 출마한 북부 노르파드칼레피카르디와 그의 조카가 출마한 남부 프로방스알프코트다쥐르 등 2곳에서 사회당 후보를 사퇴시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르코지 공화당 대표가 다른 당과의 전략적 동맹은 없다고 선을 그어 연대가 실현될지는 미지수다.이설 기자 snow@donga.com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대다수 유권자는 후보가 누구인지는 신경 쓰지 않았다. 무조건 야당만 찍으면 그만이라고 했다.’(뉴욕타임스) 우고 차베스로 대표되는 21세기 사회주의도 종말을 고하는 것인가. 5년 만에 치러진 총선에서 차베스주의에 반대하는 야당이 압승을 거두자 베네수엘라 전역이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고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투표 다음 날인 7일 새벽. 야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는 발표가 나오자 시민들은 레게풍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거나 불꽃놀이를 하면서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고 전했다. 카라카스 빈민가에 사는 페르난도 세키레 씨(31)는 “동네 전체가 이렇게 축제 분위기로 달아오른 것은 태어나서 처음 본다”며 “민주주의가 이겼다”고 말했다. 6일 이른 아침 투표 개시를 알리는 사이렌이 울리자마자 투표소로 달려갔다는 한 시민은 보라색으로 물든 새끼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대부분의 유권자가 야당을 찍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섰다. 최소 한 시간 넘게 기다려야 차례가 돌아왔지만 투덜거리는 사람은 없었다”고 영국 BBC방송 인터뷰에서 말했다. 야당 지도자 중 한 명인 엔리 라모스는 “베네수엘라는 지금 이행기로 접어들고 있다. 현 정권은 힘을 잃었다”며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조기 사임 가능성을 점쳤다. 17년 만의 정권 교체를 이뤄낸 유권자들의 열망은 생존의 문제와 맞닿아 있다. 국제통화기금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올해 성장률은 세계적으로 꼴찌(시리아)에서 두 번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하루가 다르게 물가가 치솟자 정부는 아예 인플레이션율 발표를 포기했다. 한 시민은 BBC에 “우유 커피 쌀 기저귀 등 생필품 값이 터무니없이 비싼 데다 사고 싶어도 물건이 없어 살 수가 없다. 병원에 가도 약을 구할 수 없어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같은 최악의 경제난은 무상 복지라는 포퓰리즘 정책이 저유가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비롯됐다. 차베스 전 대통령은 미국에 정면으로 맞서는 카리스마로 1998년 집권 이후 암으로 사망하기 전까지 줄곧 베네수엘라를 통치해왔다. 세계 최대 매장량을 자랑하는 석유를 무기로 복지정책을 쏟아내며 빈곤층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차베스는 2013년 3월 세상을 떠나기 전 국회의장과 부통령을 지낸 마두로 대통령을 후계자로 지목했다. 버스운전사로 일한 노동운동가 출신의 마두로는 ‘차베스를 신봉하는 베네수엘라인’이라는 뜻의 ‘차비스타(Chavista)’를 내세우며 같은 해 대선에서 승리했다. 집권 후에도 차베스의 인기에 편승하면서 “제국주의에 맞서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각종 복지정책을 쏟아냈다. 그러나 마두로 대통령은 집권 이후 줄곧 정치적 궁지에 내몰렸다. 우선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재정이 급속히 악화됐다. 여기에 야당 인사에 대한 무차별 탄압과 치안 불안까지 겹치면서 국민의 불신이 깊어졌다. 지난해 2월 대학 교정에서 여대생이 성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일어난 뒤에는 전국에서 시위가 일어나는 등 혼란이 이어졌다. 시민 로드리고 두란 씨(28)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때 나는 차비스모(차베스의 포퓰리즘적 사회주의)의 열렬한 지지자였다. 하지만 경제난으로 아이들을 돌볼 수 없는 상황에서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라며 “그들(차베스와 마두로)은 우리를 속였다”고 말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중간 개표 결과가 나온 뒤 “헌법과 민주주의가 승리했다”며 결과를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이설 snow@donga.com·허진석 기자}
미 주요 방송사들이 샌버나디노 총기학살 용의자 부부가 살던 집 내부를 가차 없이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MSNBC, CBS 등 주요 방송사들은 숨진 용의자 사이드 파루크(28)와 타슈핀 말리크(27) 부부가 세 들어 살던 아파트에 집단으로 들어가 경쟁적으로 보도를 시작했다. 방송사들은 거실, 부엌, 침실 등 집안 내부를 샅샅이 뒤지는 장면은 물론, 개인 정보가 담긴 문서, 지인들의 사진, 아기 장난감 등을 여과 없이 내보냈다. 취재는 미 연방수사국(FBI)이 수사를 마친 뒤 집 주인의 허락 하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 이후 소셜 미디어에는 ‘선을 넘었다’는 비판의 여론이 일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법적 책임은 없지만 관음증에 가까운 보도 태도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고, 인터넷언론 테이크파트는 “이슬람 묵주와 코란 복사본 등을 부각해 보도한 취재진의 태도는 옳지 않다”고 전했다. SNS상에는 이들의 보도태도를 비꼬는 ‘무슬림의 집 공개하기’ 운동 물결이 일고 있다. 무슬림 사회운동가가 “취재진이 들이닥치기 전에 우리가 먼저 집을 공개하자”는 글을 올린 뒤 무슬림 누리꾼들이 ‘집안의 위험한 것들’을 담은 사진을 올리기 시작한 것. 영국 BBC는 “믹스 머신 사진(‘우리 집의 고문 기계’), 애완용 고양이 사진(‘우리 집 테러리스트’)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하루 만에 관련 글 1만7000건이 올라왔다”고 전했다. 이밖에 욕실 사진(‘양치질 등 종교적 의식을 행하는 특별한 장소’), 인형놀이를 하는 여아 사진(‘신앙심 없는 디즈니 케릭터들을 훈련시키는 아이’), 거실 사진(‘카바(성스러운 검은 돌)’을 대신하는 검은 벽지) 등 게시물이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다. 사회활동가 누어 미어와 사라 A. 하버드 씨는 트위터에서 “이것은 주류 언론의 보도에 대한 조롱”이라며 “무슬림 물건을 클로즈업한 장면에 특히 역겨움을 느낀다”고 밝혔다.이설 기자snow@donga.com}
유럽중앙은행(ECB)은 3일(현지 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현행 ―0.2%인 중앙은행 예금 금리를 ―0.3%로 낮추기로 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는 역대 최저 금리”라며 “ECB가 경기 회복을 위해 예금 금리를 마이너스대로 남겨놓고 돈 풀기 전략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다만, 기준금리는 0.05%로 유지하기로 했다. 중앙은행 예금 금리는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맡긴 돈에 매기는 이자율로,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면 시중은행 입장에서는 돈을 맡길수록 손해를 본다. 돈을 맡기려면 중앙은행에 이자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 예금 금리도 기준금리와 연동돼 마이너스로 떨어지기 때문에 예금자들도 돈을 지불하고 예금을 맡겨야 한다. 대다수 전문가는 ECB가 시중에 돈을 푸는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하면서 앞으로 예금 금리도 더 낮출 것으로 내다봤다. 이로써 ECB는 지난해 9월 이후 정책금리를 더 내린 셈이다. ECB는 지난해 6월 예금 금리에 최초로 마이너스 금리(―0.10%)를 적용한 뒤 같은 해 9월 ―0.20%로 내린 바 있다. 전문가들은 “ECB의 목적은 시중은행들의 적극적인 대출과 시민들의 소비를 유도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이슬람국가(IS)가 러시아 스파이로 지목한 인질을 참수하는 동영상을 온라인에 공개했다고 테러감시단체 시테(SITE)가 2일 밝혔다. 미국 CNN은 “IS가 러시아의 공습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영상을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참수 대상으로 지목된 수염을 기른 20대 후반의 한 남성은 자신을 체첸 출신 마고메트 하시예프라고 말한 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명령으로 IS에 잠입했으며 IS에 가담한 러시아인들의 정보를 전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잠시 후 해변에 무릎이 꿇린 채 “들어라 푸틴, 너는 개다”라고 외치는 군복 차림의 칼을 든 남성에 의해 참수된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남아프리카공화국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8·사진)가 3일 대법원 상고심에서 살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피스토리우스는 2년 전 화장실에 있던 여자친구를 총으로 쏴 숨지게 했으나 지난해 10월 재판에서 과실치사죄로 5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1년 복역 후 10월 석방돼 현재 가택연금 중이다. 재판부는 “피스토리우스가 침입자가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화장실에 총격을 가할 때 자신의 행동으로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의식했을 것”이라며 “원심은 이를 무시하고 과실치사죄로 잘못 적용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스토리우스에게 법정에 나와 선고 형량을 받을 것을 명령했다. 남아공에서 살인죄는 최소 징역 15년이며, 최대 형량은 25년 징역형이다. 남아공 검찰은 앞선 재판에서 피스토리우스의 살인 혐의가 기각되자 이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피스토리우스는 징역형을 선고받고 1년간 복역한 후 10월 19일 가석방돼 현재 가택연금 상태로 지내고 있다. 양발을 절단한 장애인인 피스토리우스는 부유한 백인 집안 출신으로 2012년 런던 올림픽 육상 경기에 출전해 유명 인사가 됐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세계적으로 성비 불균형이 심각한 가운데 한국이 성비 균형을 되찾은 비결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 시간) ‘남초 현상에 분투하는 아시아-한국은 성비 불균형의 물결을 어떻게 되돌렸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이 성비 불균형을 극복한 과정을 상세히 소개했다. 유교 전통이 강한 한국은 1980년대 후반까지 대표적인 남아 선호 국가였다. 태아 초음파 검사가 도입된 1980년대 이후 여아만 낙태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1990년대 셋째 아이 성비는 여아 100명당 남아 수가 193명까지 뛰기도 했다. 하지만 1990년대 말 민주화 시대가 열리고 여성 운동이 적극 전개되면서 변화가 나타났다. 2005년 호주제 폐지 이후 남아 선호 사상의 뿌리도 점차 흔들리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1990년대 116.5이던 출생성비(여아 100명당 남아 수)가 보통 수준(105.3)으로 떨어졌다. ‘반드시 아들이 있어야 한다’는 부모의 비율은 1991년 40%에서 2012년 8%로 하락했다. WSJ는 “인도와 중국 등 남초 현상이 심각한 아시아 국가들이 산업화, 도시화는 물론이고 여성운동과 교육의 힘으로 성비 추세 전환에 성공한 한국을 참고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한국의 ‘두뇌 유출(brain drain)’ 실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의 ‘2015 세계 인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61개 국가 중 두뇌 유출로 인한 피해가 큰 국가 순위에서 18위로 조사됐다. 인재 유출이 심각한 나라는 베네수엘라와 헝가리였고, 재정위기를 겪은 포르투갈 스페인 그리스 등도 하위권에 머물렀다. 일본과 중국도 한국보다 심각하지 않았다. IMD는 보고서에서 “국내에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할 경우 두뇌 유출 순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며 “두뇌 유출은 국가경쟁력 저하 문제와 관련이 깊다”고 밝혔다. 두뇌 유출에도 피해가 적은 나라는 노르웨이 스위스 핀란드 스웨덴 미국 등이 꼽혔다. 또 기업 임원이 평가한 ‘근로 의욕’에서 한국은 54위를 기록해 슬로베니아 아르헨티나 등과 함께 최하위권에 들었다. 일본은 11위, 미국은 16위, 중국은 25위였으며, 스위스, 덴마크,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들의 근로 의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뇌 유출과 근로의욕 등을 합산한 종합순위에서 한국은 31위로 지난해보다 9단계 상승했다. 1위는 지난해에 이어 스위스가 차지했고, 덴마크 룩셈부르크 노르웨이 네덜란드가 2~5위에 올랐다. 핀란드 독일 캐나다 벨기에 싱가포르가 10위권에 들었으며, 미국 일본 중국은 각각 14위, 28위, 40위로 조사됐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영국에서 10, 20대 여성을 상대로 포섭활동을 펼치는 ‘이슬람국가(IS)’ 여성 비밀조직의 실체가 드러났다. 이들은 트위터에서 IS에 관심을 보이는 여성과 꾸준히 접촉한 뒤 비밀모임에 끌어들여 “칼리프 국가(IS)가 있는 시리아로 떠나라”고 선동했다. 이 같은 내용은 영국 민영방송 채널4 여기자의 1년간에 걸친 잠입 취재기가 23일 ‘영국 IS 여성 조직원 베일을 벗다’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로 전파를 타면서 알려졌다.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채널4 여기자는 트위터에서 움 살리하, 움 L, 움 우스만이라는 가명으로 활동하는 모집책들에게 극단주의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보인 끝에 이들과 만남에 성공했다. 만남은 쉽게 허락되지 않았다. 수개월 간 트위터로 교류한 뒤 런던의 모스크에서 열리는 집회에 꾸준히 참석하자 이슬람 밀집지역의 한 거리에서 만나자는 연락을 받을 수 있었다. 만나보니 모집책들은 모두 여자였다. 몇 차례 만남을 통해 신뢰가 쌓이자 조직원들은 이 여기자를 비밀모임에 초대했다. 첫 번째 필수코스는 2시간짜리 사상 교육이었다. 강사로 나선 움 L은 영국과 서구사회에 대한 반감을 부추기며 IS에 합류하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움 L은 강의에서 “영국 사회는 알라만을 섬기는 무슬림을 민주주의에 반하는 존재로 여긴다”며 “그들은 우리를 극단주의자로 낙인찍고 차별하고 있다”고 예비 조직원들을 자극했다. 이어 “차별의 역사는 수세기 동안 되풀이됐지만 결국 알라가 승리할 것”이라며 “이미 알라의 말씀을 기반으로 한 칼리프 국가가 건설됐다”고 했다. 그는 “이런 국가를 상상해본 적 있는가”라며 “이미 새 시대가 열렸다. 당장 가족들과 시리아로 향하라”고 IS에 합류할 것을 촉구했다. 사상교육 뒤에는 정기적으로 스터디 모임이 열렸다. 스터디 모임에서 움 살리하는 “서구세력이 우리 아이들과 여성들에게 폭탄을 퍼붓고 있다. 러시아까지 나서 모든 적들이 결집하고 있다”며 서구사회에 대한 적개심을 부추겼다. 그는 이어 “지상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폭탄만 투하하는 그들은 ‘겁쟁이’”라며 “알라가 그들의 승리를 허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스터디 모임은 지방의회가 후원하는 시민단체 건물에서도 진행됐지만 단체 직원은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채널4는 전했다. 방송이 나간 후 테러 전문가 한나 스튜어드 씨는 “IS는 남성들에게 ‘전사가 돼라’고 독려하는 반면 여성과 청소년들에게는 ‘가족과 지인을 이끌고 시리아로 가라’고 바람을 넣는다”며 “이런 점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포섭활동이 더 위험하다”고 분석했다. 움 L의 실명은 루바나로 런던에 사는 네 아이의 엄마로 밝혀졌다. 움 살리하 등 대부분 조직의 리더급 여성은 30, 40대 기혼 여성이라고 채널4는 전했다. 데일리메일은 “최근 IS에 영향을 받아 가족을 이끌고 집단으로 시리아로 건너가는 여성이 늘고 있다”며 “경찰 당국이 사전에 이 프로그램을 심의해 관련인들을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이설 기자snow@donga.com}
시민 500여 명이 모여 있던 미국 루이지애나 주 뉴올리언스의 한 공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최소 16명이 다쳤다. CNN에 따르면 22일 오후 6시 30분경(현지 시간) 뉴올리언스 북부의 버니 프렌드 공원에서 2명 이상의 괴한이 군중을 향해 총을 쏘기 시작했다. 당시 공원에는 재즈 공연 행사를 구경하던 군중 500여 명이 모여 있었다. 마이클 해리슨 뉴올리언스 경찰서장은 “2개의 집단이 총격전을 벌였다는 목격자 진술을 확보했다”며 “지역 갱단 간 다툼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서로 말다툼을 벌이다가 총을 꺼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있던 한 여성은 “2개의 집단으로 나뉜 남성들이 서로에게 총을 쏘기 시작했다”고 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총을 든 남성들이 서로에게 총구를 겨눴다. 총격은 한 남성이 공원 바깥으로 도주할 때까지 계속됐다”고 전했다. 용의자의 신원과 체포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미치 랜드루 뉴올리언스 시장은 “현장 시민의 도움으로 용의자의 신원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공원에서 열린 재즈 행사는 재즈 도시인 뉴올리언스에서 매년 열리는 행사로, 밴드 공연과 화려한 차림을 한 사람들의 퍼레이드, 뮤직비디오 촬영 등으로 구성된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테러 위협으로 벨기에 전역이 얼어붙었지만 온라인에는 기발한 고양이 사진들이 넘쳐나고 있다. ‘경찰 동선을 노출하지 말아 달라’는 경찰의 요청을 받아들인 시민들이 수사 상황 대신 벨기에 명물인 고양이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기 시작한 것.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2일 “벨기에 시민들이 ‘브뤼셀 통제(BrusselsLockdown)’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각종 고양이 사진을 올리고 있다”며 “‘고양이 유머’ 덕분에 뒤숭숭한 도심 분위기가 한층 부드러워졌다”고 전했다. 벨기에인들은 매년 5월 둘째 주 일요일 이프르 시에서 ‘고양이 축제(Kattenstoet)’를 열 정도로 고양이를 좋아한다. 중세시대 흑사병을 전염시킨다고 지목된 고양이를 던져 죽이던 풍습에서 유래된 축제로, 수천 명이 모여 고양이 분장을 하고 각종 고양이 제품을 판매한다. SNS에는 ‘테러’라는 주제로 꾸민 각종 고양이 사진이 올라와 있다. 장난감 총을 든 고양이, 강아지 탈을 쓰고 강아지인 척하는 아기 고양이 이미지 등이 빠른 속도로 SNS상에서 번지고 있다. 고양이 사진 올리기는 네덜란드 공영방송(NOS)의 카메라맨인 휘호 얀선이 “브뤼셀 경찰의 수색 상황에 대한 글 대신 애완고양이 ‘모차르트’ 사진을 올린다”며 트위터에 자신의 고양이 사진을 올리며 시작됐다. 벨기에 일간 르수아르(Le Soir)가 1면에 고양이 사진을 싣는 등 언론도 이에 화답하면서 벨기에 SNS는 순식간에 고양이 사진으로 뒤덮였다고 외신은 전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시민 500여 명이 모여 있던 미국 루이지애나 주 뉴올리언스의 한 공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최소 16명이 다쳤다. CNN에 따르면 22일(현지 시간) 오후 6시 39분 경 뉴올리언스 북부의 버니 프렌드 공원에서 2명 이상의 괴한이 군중을 향해 총을 쏘기 시작했다. 당시 공원에는 재즈 공연 행사를 구경하던 군중 500여 명이 모여 있었다. 마이클 해리슨 뉴올리언스 경찰서장은 “2개의 집단이 총격 다툼을 벌였다는 목격자 진술을 확보했다”며 “지역 갱단 간 다툼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서로 말다툼을 벌이다가 총을 꺼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있던 한 여성은 “2개의 집단으로 나뉜 남성들이 서로에게 총을 쏘기 시작했다”고 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총을 든 남성들이 서로에게 총구를 겨눴다. 총격은 한 남성이 공원 바깥으로 도주할 때까지 계속됐다”고 전했다. 용의자의 신원과 체포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미치 랜드류 뉴올리언스 시장은 “현장 시민의 도움으로 용의자의 신원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공원에서 열린 재즈 행사는 재즈 도시인 뉴올리언스에서 매년 열리는 행사로, 밴드 공연과 화려한 차림을 입은 사람들의 퍼레이드 뮤직비디오 촬영 등으로 구성된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뮤직비디오 같은 영상물로 청소년 신병 모집에 몰두하는 ‘이슬람국가(IS)’가 홍보대원들을 특별 대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보대원에게는 정원이 딸린 집과 도요타 사륜 자동차, 삼성 스마트폰 등을 지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21일 IS의 심리홍보팀에서 일하다 전향해 모로코 교도소에 수감된 10여 명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IS 미디어팀의 실체를 보도했다. 인터뷰는 모로코 정부의 허락하에 진행됐다. 이들은 “IS는 서구사회에 공포심을 심고 전 세계 신병을 유혹하는 홍보팀을 전력(戰力)의 핵심으로 여겨 각별히 대우한다”고 털어놓았다. 이들의 말에 따르면 IS의 미디어본부는 시리아 알레포 인근 2층짜리 건물에 있다. 본부엔 촬영·전자장비로 가득한 방 8개가 있고 24시간 경호원이 대기하며 일반대원은 출입을 금지할 정도로 보안이 철저하다. 카메라, 컴퓨터 등 각종 장비와 인터넷망은 터키에서 구하고 철저한 검증을 거쳐 선발한 촬영, 기술, 해킹 기술자 100여 명이 미디어팀에서 일한다. 상당수는 미디어나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일하던 화이트칼라 외국인으로, 미국인도 한 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1년간 IS 카메라맨으로 일한 아부 하자르 알 마그리비는 2003년부터 이슬람 전사로서 웹사이트를 운영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3년 IS에 합류했다. 그는 “석 달에 걸쳐 기초 군사훈련과 미디어 기술교육을 받은 뒤 미디어팀 출입증, 캐논 카메라,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을 지급받았다”며 “팀장급들은 군사적 전략 파트너로 대우받으며 수백 명의 프로듀서, 편집자를 거느려 부러움의 대상으로 꼽힌다”고 했다. 홍보대원의 월급은 전투대원의 7배에 이르는 700달러(약 80만9000원) 안팎인 것으로 추정됐다. IS의 모든 영상은 조명, 음향, 편집 등을 고려해 수차례의 리허설을 거쳐 촬영된다. 또 다른 전직 카메라맨 아부 압둘라는 “다양한 각도에서 참수 장면을 찍은 뒤 괜찮은 장면을 골라 편집한다”며 “인질들이 단체로 사막을 걸어가는 장면은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 촬영했다”고 했다. 또 “인질 참수는 카메라 감독이 ‘때가 됐다’고 말해야만 이뤄지며, 참수 이후엔 시신들의 굳은 피를 닦아내고 입꼬리를 고치는 등 원하는 모습으로 연출한다”고 말했다. WP는 “IS가 세련된 영상미는 물론이고 BBC방송 같은 리포트 등 새로운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IS가 알카에다 등 다른 테러조직과 달리 홍보에 막중한 예산을 쏟아 붓고 있는 이유에 대해 WP는 “세력 확산 외에 실제 국가처럼 보이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IS가 장악한 지역에서 주민들이 시장을 다니거나 아이들이 놀이기구를 타는 일상을 영상으로 담는 것도 이런 전략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미국 정보당국 관계자는 “IS는 끊임없이 이미지를 가다듬으며 체계적으로 브랜드를 구축한다. 마치 코카콜라나 나이키 같은 대형 기업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IS의 홍보 수장은 베일에 싸여 있다. 서방 정보당국은 IS 대변인 아부 무함마드 알 아드나니를 홍보팀장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일부 전직 홍보대원은 30대 후반의 백인 미국인이 홍보를 총괄하고 있다고 전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파리 연쇄 테러를 총기획한 압델하미드 아부 우드가 숨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 프랑스 파리 북부 외곽 생드니 아파트에 대한 급습 작전은 18일 오전 4시 20분(현지 시간)에 전격적으로 단행됐다. 용의자 2명이 경찰에 사살되거나 자폭했고, 7명이 체포됐다. 모두가 잠든 새벽 시간에 큰 폭발음과 함께 곧이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자동 소총이 발사됐다. 특히 작전 시작 1시간 동안 총성이 끊임없이 울렸고 최소 7번의 큰 폭발음이 들렸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테러 용의자들이 은신했던 아파트 바로 옆집에 살았던 사브린 씨는 “새벽에 폭발 때문에 잠에서 깼는데, 곧이어 수많은 총소리가 들렸다. 거듭된 총소리에 어찌해야 할 줄을 몰라 아들과 함께 패닉 상태에 빠졌다”며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프랑스 경찰은 이 아파트에 파리 테러 총책인 아부 우드와 도주 중인 테러범 살라 압데슬람, 그리고 치안당국이 새롭게 존재를 확인한 9번째 용의자가 숨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급습했다. 아부 우드는 당초 시리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프랑스 정보기관이 IS 관련 통신들을 감청한 결과 생드니 아파트에 머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경찰은 전날 밤 폐쇄회로(CC)TV 영상을 정밀 분석해 9번째 용의자의 존재를 확인했다. 당초 범행에 사용된 차량에 용의자 2명만 탄 것으로 파악했지만 모두 3명인 것을 뒤늦게 알고 이 용의자를 뒤쫓던 중이었다. 검거 작전이 진행되는 동안 프랑스 경찰은 주민들에게 “새로운 테러가 아니다. 경찰의 작전”이라고 외치며 집 밖으로 나오지 말고 창문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라고 권고했다. 일부 주민은 시청에 마련된 임시 대피소로 피난했다. 검거 작전이 진행되는 생드니를 향하는 지하철과 버스 등 모든 대중교통은 두절됐고, 학교는 문을 닫았다. 이날 작전은 7시간 30분가량 지난 오전 11시 40분경 마무리됐다. 테러 용의자 1명이 아파트 안에 숨어 저항하면서 오랜 시간 대치가 이어졌다. 작전 초반 여성 용의자 1명이 자살폭탄 벨트를 터뜨려 자폭했다. 나머지 남성 용의자는 경찰 저격수가 쏜 총에 맞아 숨졌다. 프랑스 군경은 아파트 안에서 3명을 체포하고, 같은 거리의 다른 아파트에 있던 집주인 등 다른 용의자 4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테러 용의자들에게 집을 빌려준 집주인은 체포되기 전 AFP통신에 “친구 중 1명이 벨기에에서 온 자신의 친구 2명에게 며칠간 아파트를 빌려 달라고 해서 빌려 줬다. 테러범인 줄은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생드니는 11·13 파리 테러 당시 공격 목표였던 경기장 ‘스타드 드 프랑스’가 있는 지역으로 무슬림 이민자들이 많이 사는 곳이다. 2005년 이민자 주도의 폭동 사건의 진원지이기도 하다. 알제리와 튀니지 모로코 등의 아프리카 출신 이민자들이 집단 거주하는 사실상의 ‘게토(격리지역)’이다. 이민자들은 약 4만 명으로 주민의 37%를 차지하고 있다. 프랑스의 이민자 통합 정책이 실패하면서 생드니의 청년 실업률은 프랑스 평균 청년 실업률의 배인 50%에 이른다. 특히 테러범이 숨어 있던 아파트가 있는 코르비용 거리는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북쪽으로 2k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18일 실시된 생드니 검거 작전에 대해 “테러리스트들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작전에 투입된 군경을 격려했다. 베르나르 카즈뇌브 프랑스 내무장관도 검거 작전 직후 “아부 우드가 해당 아파트에 있다는 첩보를 받고 검거 작전을 펼쳤다”고 밝혔다. 아부 우드의 소재는 확인되지 않았다. 프랑스 검찰은 ‘아부 우드가 사살됐거나 체포됐는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은 채 “누가 체포됐는지 밝히기 어렵다. 확인하는 절차가 끝나면 (체포된 사람이) 누구인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작전이 진행되는 동안 올랑드 대통령은 엘리제궁에서 마뉘엘 발스 총리 등과 비상회의를 열고 작전을 지휘했다. 이번 작전에서 경찰은 5명이 가벼운 부상을 입고, 군견 1마리가 죽었다. 총격전 끝에 용의자 7명을 체포하고 용의자들이 숨어 있던 아파트를 찾아냄에 따라 파리 테러 관련 수사는 좀 더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컴퓨터에 저장된 디지털 기록이나 서류 등에서 핵심 단서를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 허진석 jameshur@donga.com·이설 기자}

테러 발생 이틀째인 16일 프랑스 당국은 대테러 부대를 동원해 대대적인 용의자 검거 작전에 나섰다. 16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프랑스 경찰은 15일 밤부터 다음 날 새벽에 걸쳐 파리 외곽 보비니, 벨기에와 접경도시 죄몽, 중남부의 툴루즈 등에서 의심스러운 인물들의 은신처에 대해 168차례의 수색 작전을 펼쳤다. 이날 수색으로 로켓발사기 1대와 권총, 방탄복 등 살상무기를 대거 발견했다. 툴루즈 시에서는 의심 인물 3명을 체포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는 16일 “조만간 또 다른 테러 공격이 있을 수 있다”며 “국가 비상사태의 법적 틀을 활용해 극단적 지하드 운동의 일원인 사람들을 심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르나르 카즈뇌브 프랑스 내무장관은 “대테러 부대가 주도한 이번 작전으로 23명이 체포되고 104명이 가택연금 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특히 현장에서 자폭자살하거나 사살된 용의자 7명 외에 도주한 ‘제8의 용의자’ 살라 압데슬람(26)에 대한 검거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테러 당일 압데슬람은 자신이 빌린 검은색 폴크스바겐 폴로 차량으로 용의자를 실어 날랐다. 그 후 행적을 감추었다가 14일 조력자 2명과 함께 다른 차를 타고 프랑스 국경을 넘어 벨기에로 도주했다. 당시 국경 검색대가 그의 신분증을 확인하고도 무사통과시킨 것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살라는 그를 포함해 삼형제가 모두 이번 테러에 직간접으로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큰형인 이브라힘(31)은 바타클랑 극장에서 사망했고, 동생인 무함마드는 파리에서 벨기에 브뤼셀로 가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번 테러에 직접 가담한 범인들은 총 8명(7명 사망, 1명 도주)으로 이슬람 극단주의에 심취한 20, 30대 청년들이다. 벨기에 경찰도 테러범들이 모여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진 몰렌베이크 지역을 급습해 용의자 7명을 체포했다. 이들은 테러 이튿날 파리에서 브뤼셀로 돌아왔다고 경찰은 밝혔다. 몇몇은 프랑스 북부 캉브레 시에서 경찰 검문을 받았으나 아무런 의심을 받지 않고 신분 확인 후 풀려난 것으로 전해졌다. 벨기에 언론은 경찰 소식통을 인용해 몰렌베이크 출신의 압델하미드 아바우드(27)가 이번 테러를 지휘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아바우드는 올해 1월 프랑스 풍자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 직후 벨기에에서 대규모 테러를 시도하려다 시리아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바우드는 올해 초 이슬람국가(IS) 영문 홍보잡지 ‘다비크’와의 인터뷰에서 “무슬림을 겨냥하는 이들을 테러하기 위해 벨기에에 건너갔다”고 말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두려워하지 마세요. 우리가 있어요.” 사상 초유의 동시다발 테러 공격지가 된 파리의 희생자들과 프랑스 국민을 위해 지구촌에 애도 물결이 일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위로를 전하며 “무고한 시민을 위협하는 무도한 테러를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긴급 회견을 열고 “우리의 자유로운 삶이 테러보다 강하다”고 역설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등 중동 국가들도 테러 비난 대열에 동참했으며,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아시아 정상들도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올랑드 대통령에게 보낸 전문에서 “이번 비극은 테러리즘의 야만적 본질을 다시 한번 증명한 것으로 모든 국제사회의 단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와 헤즈볼라까지 이슬람국가(IS)의 테러 행위를 비판하고 나섰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정파 하마스의 국제관계위원회의 바셈 나임은 14일 IS의 파리 공격은 “침략 행위이자 잔인한 행위”라며 “그곳의 안정과 안전을 빈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은 이용자들이 자신의 프로필 사진에 프랑스 3색기 색을 입혀 애도의 뜻을 표할 수 있도록 긴급 조치를 내놓았다. 프랑스 그래픽 디자이너 장 쥘리앵 씨가 평화 이미지와 에펠탑 이미지를 결합해 만든 ‘피스 포 파리’ 이미지가 각국 SNS에 빠르게 퍼지고 있다. 프랑스어권인 캐나다 몬트리올에서는 테러 직후인 14일 밤 시민 500여 명이 모여 ‘우리는 물러서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의 가치를 지킨다’라고 쓴 플래카드를 들고 추모 집회를 벌이는 등 비슷한 집회가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열렸다. 국내에서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15일 서울 서대문구 주한 프랑스대사관 정문에는 시민들과 주한 프랑스 교민들이 가져다 놓은 국화꽃과 초 등이 놓여 있었다. 이곳을 찾은 김형석 씨(32)는 “대학생 때 유럽 여행을 하며 파리의 매력에 흠뻑 빠진 이후 지난해까지 6차례 파리를 방문했는데 즐겨 찾던 곳곳에서 테러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아직까지도 믿을 수 없다”며 “테러로 희생된 고인들의 넋을 기리고자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극한의 상황에서 프랑스 시민들의 희생정신과 온정도 빛났다. 5명이 희생된 파리의 피자가게 ‘카사 노스트라’에서는 무슬림 종업원이 총격을 입은 여성 2명을 대피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BBC에 따르면 계산대 뒤에 숨어 있던 세이퍼 씨는 테라스에 앉아 있다가 각각 손목과 어깨에 총격을 받고 피를 흘리며 쓰러진 여성 2명을 발견해 지하창고로 옮겨 목숨을 구했다. 테러 직후 프랑스 SNS에는 해시태그 ‘#열린대문(#portesouvertes)’을 단 글이 줄을 이었다. 거리에 발이 묶인 시민들에게 “11구 생모르에 당신을 위한 방이 있다”며 주소와 방 개수, 수용 가능한 인원 등을 공개하는 식이었다. 택시기사들도 비용을 받지 않고 밤새 시민들의 발을 자처했다. AFP통신 등은 14일(현지 시간) 파리의 헌혈센터에 테러 피해자들에게 자신의 피를 나눠 주려는 시민들이 100m가량 늘어섰다고 보도했다.이설 snow@donga.com·박성진 기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사진)가 12일 사흘간 이어지는 영국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영국 BBC는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모디 총리의 런던 방문 기간 약 100억 파운드(약 18조 원) 규모의 경제협력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최근 비하르 주 선거에서 패배한 그가 이번 계약 건으로 인기를 회복할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인도 총리가 영국을 방문한 것은 2006년 당시 만모한 싱 총리 이후 9년 만에 처음이다. 영국은 지난달 국빈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극진히 환대한 데 이어 모디 총리에 대한 예우도 각별히 신경 쓰는 모습이다. 모디 총리는 방문 첫날인 12일 런던 다우닝가에 있는 총리실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와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13일에는 윔블던 경기장에서 영국에 거주하는 인도계 주민들을 상대로 연설을 한다. 영국에 사는 인도계 인구는 약 150만 명에 달한다. BBC는 “모디 총리의 일정이 상당 부분 최근 영국을 방문한 시 주석의 일정과 겹친다”며 “영국이 세계 1, 2위 인구대국인 중국과 인도에 예의를 표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다만 시 주석은 버킹엄궁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주최하는 만찬을 가졌던 데 반해 모디 총리는 13일 버킹엄궁에서 여왕이 주최하는 오찬을 함께할 예정이다. 모디 총리는 2002년 자신이 주지사로 있던 구자라트에서 발생한 종교 간 폭동 중 1000명 이상의 이슬람 교도들이 극우 힌두교도들에게 살해됐을 때 이를 방치했다는 혐의로 3년 전까지 영국 입국이 금지됐다. 외신은 “모든 이들이 모디 총리를 반기는 것은 아니다”라며 “일부 모디 총리의 힌두 민족주의 정책에 반대하는 이들이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1988년 이후 27년간 미얀마 민주화를 위해 싸워 온 아웅산 수지 여사는 누가 뭐래도 미얀마 민주화를 이끈 최대 주인공이다. 그러나 비폭력 저항과 인권 투쟁의 상징인 수지 여사 앞의 정치적 역량에 대한 평가는 그리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2012년 이후 정치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권력욕이 강한 정치인’이라는 지적까지 받고 있기 때문이다. 미얀마 독립의 영웅인 아웅산 장군의 딸인 수지 여사는 1988년 어머니 간호를 위해 영국에서 일시 귀국했다가 민주화 시위를 목도하고 출국을 포기한 채 민주 투사의 길로 들어섰다. 그가 당시 500만 군중이 모인 민주화 집회에서 민주적인 정부 구성을 촉구한 것이 출발선이었다. 군부에 의해 1989년 처음 시작돼 3차례에 걸쳐 가택 연금을 당했다가 2010년 11월에야 풀려났다. 1999년 남편이 암으로 숨질 때도 미얀마를 출국하면 입국이 막힐 것을 우려해 임종을 지켜보지 못했다. 인도 마하트마 간디의 비폭력 저항 정신과 불교의 영향으로 평화적 저항을 주창한 그는 2011년에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2012년 국회에 입성해 정치 활동을 하면서 ‘야심에 사로잡힌 현실 정치인’이라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미얀마 현행 헌법이 직계 가족 중 외국인 가족이 있는 자의 대통령 출마를 금지함에 따라 대통령 출마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아는 그가 “대통령 위에 있는 지도자가 되겠다”는 것을 공공연히 밝히는 것도 이런 평가와 무관치 않다. 비판의 큰 줄기는 수지 여사가 자신이 이끌고 있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정치적 입지 확대를 목적으로 군부와 협력하고 소수민족의 인권 등에는 애써 눈감고 있다는 것이다. 2012년 미얀마 인구의 90%가량을 차지하는 불교도가 이슬람교를 믿는 로힝야족과 충돌해 200여 명이 숨지고 14만 명이 넘는 난민이 발생한 사태에 대해 수지 여사는 “폭력이란 양쪽 모두로 인해 저질러진다”는 취지로 양비론을 펼쳤다. 로힝야족을 미얀마 국민으로 인정하지 않는 문제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수지 여사는 정부군이 다른 소수 민족인 카친족을 공격해 사상사가 발생했을 때도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군사 정권에 협력하는 듯한 이런 행보에 대해 NLD 내부에서도 젊은 당원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지 여사의 정치적 행보는 결국 집권과 개헌을 위한 의원 정족수 확보에 있다는 것이 외신들의 분석이다. 이번 총선에서 NLD가 과반을 넘긴 의석을 차지하는 것은 무난해 보인다. 그러나 개헌이 가능한 3분의 2 이상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면 미얀마 정국은 개헌 논의로 시끄러워질 공산이 크다. 군부가 이미 25%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현 여당은 8.3%의 의석만 차지해도 개헌 저지가 가능하다. 그동안 수지 여사에 대한 공개적 비판은 금기시돼 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사정이 달라졌다. 미얀마의 칼럼니스트인 우 시투 아웅 민 씨는 선거 전인 올해 8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녀의 독재적인 정치결정 스타일로 인해) 그를 필요로 하는 많은 사람을 적으로 만들고 있다”며 “그는 전략적 사고가 부족하고, 똑똑한 정치인 축에는 들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민주화의 꽃’과 ‘야심찬 현실 정치인’이라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는 수지 여사에 대한 평가는 집권 후 로힝야족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가 시금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수지 “장미는 어떤 이름으로 불려도 장미” ▼‘대선 못나가도 실질적 대통령’ 선언… “집권땐 무슬림 로힝야족 보호”국명도 ‘버마’로 유턴 가능성… 美, 中견제 위해 협력강화 나설 듯 미얀마 총선 승리를 이끈 아웅산 수지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대표(70)가 10일 영국 BBC와 첫 언론 인터뷰를 하고 대통령직에 관계없이 국정을 주도할 뜻을 분명히 했다. 외국인 배우자나 자녀를 둔 사람이 대통령에 출마할 수 없다는 헌법 때문에 자신이 내년 초 대선에 출마할 수 없어도 개의치 않겠다는 의미다.○ “단독 집권 가능” 자신감 피력 수지 여사는 이날 양곤의 자택 정원에서 진행된 퍼걸 킨 BBC 기자(54)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대선 출마를 막는 헌법이 국정 운영에 큰 장벽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셰익스피어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의 대사 ‘장미는 어떤 다른 이름으로 불려도 여전히 향기로운 존재(It‘s a name only, A rose by any other name)’를 인용하며 헌법의 대선 출마 제한 조항은 자신에게 장미가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것과 같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사실상의 수렴청정인 이 조치가 헌법 위반 논란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에는 “이 문제에 대해 개방적 태도를 취하고 국민과 소통하면 다 잘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만모한 싱 전 총리를 내세워 2004년부터 10년간 인도를 실질적으로 통치해 온 소냐 간디 전 인도 국민회의당 대표의 예에서 보듯 수지 여사가 내년 대선에서 자신의 대리인을 NLD 후보로 내세우는 방법이 유력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군 최고사령관 출신으로 수지 여사를 오랫동안 보좌해 온 틴 우 NLD 부의장(88), NLD 최고 전략가로 꼽히는 윈 흐테인 NLD 중앙집행위원(73) 등이 후보로 꼽힌다. 수지 여사는 자신이 이슬람계 소수민족 로힝야족 문제를 도외시해 왔다는 지적에 대해 “집권하면 무슬림 공동체를 보호할 것”이라며 “이들을 탄압하고 증오하는 사람들을 법으로 다스리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편견과 증오는 쉽게 사라지지 않지만 절대다수 국민은 평화를 원한다. 증오와 공포를 자양분 삼아 살기 원하는 사람은 없다”고 덧붙였다. 수지 여사는 “NLD 단독 집권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하루 전 NLD 수뇌부를 통해 지지자들에게 “차분히 결과를 지켜보자. 상대편을 자극하지 말자”며 신중론을 편 것과 다르다. 이번 선거의 공정성에 대해서도 “대체적으로 공정한 선거가 치러졌다. 시대가 변했고 사람들도 달라져 과거처럼 부정선거를 자행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 군부도 25년 전과 달라 뉴욕타임스(NYT)는 수지 여사의 말대로 군부가 1990년 총선처럼 선거 결과를 무효화할 가능성은 낮다고 10일 보도했다. 군부는 상하원 의석의 25%를 할당받고 내무부와 국방부 등 핵심 부처의 장관 임명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사업과 투자 이권을 차지하는 방향을 모색할 것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수지 여사가 향후 헌법 개정과 군부 개혁에 나선다면 군부의 태도가 돌변할 가능성이 있다. 아시아에서 중국을 견제할 목적을 지닌 미국은 친(親)서방 성향인 수지 여사의 승리를 미국의 승리로 받아들이며 양국 협력을 강화할 뜻을 보이고 있다. 미얀마는 과거 중국과 친밀한 관계를 맺어 왔으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12년 11월 현직 미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미얀마를 방문하는 등 최근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주력해 왔다. 오바마 대통령의 미얀마 방문 당시 20년 넘게 유지해 왔던 경제 제재를 풀어 줬던 미국이 이번 총선을 계기로 남아 있는 인권 및 무기 금수 제재를 해제할지도 관심사다. NLD가 집권하면 미얀마가 ‘버마’라는 과거 국명을 채택할 것이란 전망도 많다. 군부는 ‘8888 학살’ 1년 뒤인 1989년 버마라는 국명이 미얀마의 135개 민족 중 최대 민족인 버마족만 중시한다는 뜻으로 쓰인다며 이를 ‘미얀마연방공화국’으로 바꿨다. 반면 수지 여사와 반독재 투쟁가들은 군부가 자신들의 치부를 감추기 위해 독단으로 국명을 바꿨다며 줄곧 ‘버마’를 사용해 왔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하정민 dew@donga.com·이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