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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실무협상이 다음달 4일경 판문점에서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폴리티코는 북-미 정상회담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다음달 4일 판문점에서 북한 측 카운터파트(김혁철 전 주스페인 북한대사)와 만나 2월 말로 예정된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관련 세부사항을 조율할 예정”이라고 2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2차 북-미 정상회담은 2월말 베트남 다낭에서 열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낭은 요인 경호에 유리한 데다 휴양지를 좋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취향도 반영돼 미국이 선호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북한은 북한대사관이 있는 베트남 하노이나 태국 방콕을 염두에 두고 있어 이번 실무협상에서 장소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는 북-미 실무협상을 위해 방한하기 전인 3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스탠포드대 월터 쇼렌스타인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에서 강연을 할 예정이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위기에 빠진 권위주의 리더들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그는 2015년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돕기 위해 러시아 지상군을 파견하면서부터 냉전 이후 무기력했던 러시아의 존재감을 과시하기 시작했다. 그가 중동뿐 아니라 중남미, 아프리카 국가 지도자들에게 반향을 일으키면서 미국 등 서방 국가들과의 대결 구도가 확산되고 있다.○ 권위주의 리더의 ‘진짜 우방’은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최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시위가 이어지자 군 출신 민간 용병 400명을 급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의 과도정부를 공식 지지하자 푸틴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지원을 약속했다. 미카엘 비겔 핀란드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4일 자유유럽방송(RFE) 인터뷰에서 “베네수엘라 같은 상황은 다른 곳에서도 많이 일어나고 있다”며 “러시아는 독재자를 지원하고 그들을 이용해 ‘세계 질서’를 교란시키려 한다”고 분석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미국이 30년간 ‘슈퍼 파워’로 군림하던 중동에 러시아가 돌아왔다”며 “그 중심에는 푸틴 대통령이 있다”고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2015년 지상군 파견 등을 통해 시리아 내전에 개입했지만 미국과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인권 개선 및 정치 개혁 등 부대조건을 따로 붙이지 않았다. 이는 ‘스트롱맨(강한 지도자)’ 사이에서 푸틴 대통령의 몸값을 올리는 계기가 됐다. 그러면서도 러시아는 예멘 내전, 카타르 단교 등 지역 갈등에는 개입하지 않는 방식으로 ‘실속’을 차리고 있다. WP는 “모스크바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는 지도자에게 ‘필수 코스’가 됐다”고 분석했다.○ 미국 우방들도 찾는 푸틴 심지어 미국의 우방국들도 푸틴 대통령을 찾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최근 1년간 러시아를 세 번이나 다녀갔다. 같은 기간 미국은 한 번만 방문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도 23일 모스크바를 찾아 시리아 미군 철수 문제를 논의했다. 터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다.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2014년 취임 이후 네 번이나 푸틴 대통령을 만났으나 미국은 한 차례 찾았다. 내전, 장기 독재가 잦은 아프리카 국가들도 비슷하다. 21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러시아는 아프리카에 대통령 경호 훈련단, 선거 전략 자문단 등을 보내며 스트롱맨의 정권 유지를 도왔다.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된 지난해 콩고민주공화국 대통령 선거에 대해선 “타국의 선거에 개입하지 않는다”며 중동과 같은 전략을 썼다. 반정부 시위가 격렬하던 15일 방러한 에머슨 음낭가과 짐바브웨 대통령에게는 다이아몬드 사업 등 총 2억6700만 달러(약 2983억 원)의 투자를 약속했다. 러시아가 미국을 대적할 만한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한 것은 아니다. 비겔 연구원은 “러시아의 경제 규모는 이탈리아보다도 작기 때문에 장기전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이 (체급으로 보면) 더 적절한 플레이어”라고 지적했다.○ 미, 베네수엘라에 군사 개입 할까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경제제재를 추가하며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압박을 높이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28일 “베네수엘라의 ‘돈줄’을 해 온 국영 석유기업 PDVSA를 제재한다”고 밝혔다. PDVSA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되며 미국인은 이 기업과 거래할 수 없다. 이날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병력 5000명을 콜롬비아로’라고 적힌 메모를 들고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콜롬비아는 베네수엘라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국가로 미국이 마두로 퇴진을 위해 베네수엘라에 군사 개입을 단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한국계 캐나다 배우 샌드라 오(48·사진)가 골든글로브와 미국비평가협회에 이어 미국배우조합(SAG)으로부터 올해 세 번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27일(현지 시간) 미국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이날 열린 제25회 SAG 시상식에서 샌드라 오는 BBC 아메리카 TV드라마 ‘킬링 이브’의 이브 폴라스트리 역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샌드라 오는 언론 인터뷰에서 “(할리우드의 문화적인) 다양성은 계속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목표에 도달하지는 못했다”며 “다양성 성취를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샌드라 오는 앞서 6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76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미국 정부가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이 지명한 미국 대리대사를 인정한다고 공식 발표하며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사진)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8일 내로 공정한 대선 계획을 발표하지 않으면 과이도 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할 것’이라는 유럽 국가들의 최후통첩을 거부하고 군부 지지 확보 등 정면 대응에 나섰다. 27일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과이도 의장이 지명한 야권 인사 카를로스 베키오를 미국 대리대사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과이도 의장이 이끄는 베네수엘라 임시정부를 미국 정부가 외교적으로 승인한다는 것을 보여준 첫 조치다. 미 행정부 핵심 인사들도 베네수엘라에 대한 경고 수위를 높이고 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트위터에 “미국 외교관, 베네수엘라의 민주 지도자인 과이도, 혹은 국회에 대한 어떠한 폭력이나 위협은 법치에 대한 심각한 공격에 해당하며 중대한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어떤 옵션이라도 배제한다면 일을 제대로 한다고 할 수 없을 것”이라며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서방의 공세에도 굽히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이날 CNN튀르크와의 인터뷰에서 “(유럽 국가들은) 우리에게 최후통첩을 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또한 그는 군부의 지지를 확보하려고 이날 수도 카라카스 서쪽 근교 군기지를 방문해 포격 훈련을 참관했다. 과이도 의장도 이날 민주주의 질서 복원에 참여하는 군인들에게 사면을 보장하는 법안을 공포하며 군부 회유에 나섰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호주 총리는 차를 타고 이동할 때 뒷좌석에 앉는 일이 없어요. 총리가 운전사보다 더 낫다고 생각하지 않는 거죠.” 제임스 최 주한 호주대사(49·사진)는 “출신 배경, 직업에 상관없이 모두를 동등하게 대하는 것이 호주의 강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잊을 만하면 ‘갑질 논란’이 터지는 한국에선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다. 호주 최대 국경일인 ‘호주의 날’(26일)을 앞두고 23일 서울 종로구 주한 호주대사관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가진 최 대사는 “나와 내 가족도 호주의 다양성, 개방성에 혜택을 받은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2016년 12월 부임한 최 대사는 최초의 한국계 호주대사다. 4세 때 가족과 호주로 이민했지만 기자가 한국어로 질문해도 바로 이해할 정도로 한국어가 유창하다. 집에서는 한국어를 썼다는 그는 “호주 사회에 빠르게 적응했지만 동시에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도 잃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호주에서는 이민자가 자신의 출신 배경을 숨길 필요가 없다”며 “오히려 이민자 정체성을 자유롭게 표출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해 다문화학교 ‘해밀학교’의 기부금을 마련하기 위해 강원 고성∼서울까지 자전거 국토 횡주를 하며 직접 다문화 가치 홍보에 나섰다. 최 대사의 외교 행보도 ‘개방적’이다. 대(對)정부 외교의 틀에서 벗어나 마라톤대회 참여, 대학 강연 등 한국 시민들과 접촉점을 넓히는 공공 외교를 활발히 펼친다. 인스타그램 계정에 직접 사진과 글을 올리는 등 일상생활도 공유한다. 그는 “나 역시 대중과 교류함으로써 한국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25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리는 호주의 날 행사도 최 대사가 강조한 내용과 맥락이 닿아 있다. 이날 주한 호주대사관은 테니스 4대 메이저 대회 중 가장 먼저 열리는 ‘호주오픈’ 준결승전을 생중계한다. 최 대사는 “정현 선수가 지난해 로저 페더러 선수와 준결승을 치르는 활약을 보여준 덕에 양국이 한층 가까워질 수 있었다”며 “올해엔 한국 시민들과 대회를 함께 즐기고 싶다”고 밝혔다. 비상주 북한대사도 겸임하는 최 대사는 북한 비핵화 협상 과정에 대해 “‘물컵이 반이나 찼다’고 말하고 싶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호주를 제안한 적은 없느냐’는 질문에 “거리가 멀어서 어려울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그는 “인도-태평양전략 관점에서 볼 때 북한은 국제법을 지속적으로 위반하고 있으며 중국은 자국만의 규칙을 만들려 한다”며 “한국 호주 등 뜻이 비슷한 중견 국가들이 힘을 합쳐 ‘규칙에 입각한 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한국에서 1000만 관객 돌파를 목전에 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감독 브라이언 싱어가 과거 미성년 소년 4명을 성폭행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싱어 감독은 이를 부인했다. 23일(현지 시간) 미국 시사지 애틀랜틱은 “지난 12개월 동안 싱어 감독에 대한 의혹을 추적하고 50여명을 취재했다”며 “그 과정에서 4명의 피해자가 처음으로 언론에 입을 열었다”고 전했다. 애틀랜틱에 따르면 싱어 감독은 30대 초반이던 1997년 본인의 자택에서 17세 소년, 15세 소년과 성관계를 했다. 사건이 발생했던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18세 이하와 성관계를 하는 것은 불법이다. 두 피해자는 싱어 감독이 자신들이 18세 이하인 미성년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세 번째 피해자는 1990년대 후반 싱어 감독 자택에서 열린 풀 파티에 여러 차례 참석했다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의 주장에 따르면 그는 싱어 감독과 한 차례 성관계를 가졌고, 17세 혹은 18세였을 때 구강 성교를 하기도 했다. 그는 “싱어 감독은 내 동의 없이 내 성기를 만지곤 했다”고 애틀랜틱에 밝혔다. 피해자 중 유일하게 실명을 밝힌 빅토르 발도비노스는 13세였던 1997년 봄 영화 ‘죽음보다 무서운 비밀(1998년)’에 엑스트라로 출연했을 때 싱어 감독이 세트장에서 자신의 성기를 만졌다고 주장했다. 애틀랜틱은 발도비노스가 학교에서 우등생이었고, 미식축구 선수이기도 했으나 성폭행을 당한지 6달만에 학교에서 자퇴했으며 축구팀에서도 쫓겨났다고 전했다. 그러나 싱어 감독은 23일 미국 연예매체 ‘데드라인’에 애틀랜틱 보도를 반박하는 성명을 냈다. 그는 “앞서 에스콰이어지에서도 동성애를 혐오하는 기자가 나에 관한 기사를 보도하려 했으나 팩트 체크 결과 신뢰도가 부족해 결국 보도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이 기자는 결국 ‘애틀랜틱’에 기사를 팔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애틀랜틱이 이렇게 낮은 수준의 기사를 보도한 것은 슬픈 일”이라며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상을 받을 만큼 인기를 얻자 동성애 혐오를 담은 기사가 이 타이밍을 이용하는 것은 놀랍지도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해당 기사를 보도한 막시밀리안 포터 기자는 이날 성명을 통해 “에스콰이어지는 팩트 체크를 걸쳐 해당 기사를 보도하기로 결정했으나 돌연 취소했다”며 “다행히 기사가 애틀랜틱의 편집과정을 거쳤고,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알릴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고 반박했다. 싱어 감독은 촬영에 불성실하게 임했다는 이유로 2017년 12월 보헤미안 랩소디 촬영 종료 2주일을 앞두고 해고됐다. 그는 해고된 지 사흘 뒤 2003년 시애틀에서 당시 17세였던 소년을 성폭행한 혐의로 피소되는 등 성추문에 휘말려왔다. 위은지기자 wizi@donga.com}

아키히토(明仁) 일왕의 손녀 마코(眞子) 공주와 약혼한 고무로 게이(小室圭)가 결혼 연기의 이유로 지목돼왔던 어머니와 어머니의 전 약혼자 간의 금전 문제는 이미 해결된 것으로 안다고 22일 밝혔다. 하지만 같은날 고무로 씨 어머니의 전 약혼자는 “아직 받을 돈이 남아있다”고 반박해 사태가 쉽게 수습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마코 공주는 2017년 9월 대학 동창인 회사원 고무로 씨와 약혼한다고 밝히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이 소식이 공개된 후 일본 주간지들은 고무로 씨의 어머니가 수 년에 걸쳐 전 약혼자로부터 생활비, 고무로 씨 학비 명목으로 약 400만 엔(약 4112만 원)을 빌린 뒤 갚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일본 왕실 업무를 담당하는 궁내청은 지난해 2월 “가을까지 결혼 준비를 하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며 지난해 11월로 예정되어 있던 결혼식을 2020년으로 연기하겠다고 돌연 발표했다. 궁내청은 주간지 보도와 결혼 연기는 관련이 없다고 했으나 고무로 씨의 성명 발표로 금전 문제가 결혼 연기 사유였음을 사실상 인정한 셈이 됐다. 23일 재팬타임스에 따르면 고무로 씨는 전날 성명을 통해 “나와 어머니는 어머니의 전 약혼자와 관련한 금전 문제가 이미 해결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성명에 따르면 2012년 9월 어머니의 약혼자가 약혼 해지 의사를 밝혀오자 어머니가 그동한 지원받은 금액을 갚겠다고 했으나 당사자가 이를 거부했다고 한다. 2013년 8월 그가 돌연 마음을 바꿔 돈을 갚으라는 편지를 보냈지만, 어머니가 그를 만나 돈을 갚을 수 없다고 말한 뒤 더 이상 상환 요구는 없었다. 그러다 고무로 씨의 약혼 사실이 알려진지 2달 후인 2017년 12월 관련 보도가 나와 당혹스러웠다는 것이다. 그러나 성명이 공개된 같은날 전 약혼자는 아사히신문, NHK 등에 “아직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며 “돈을 돌려주길 바라는 마음은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반박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아키히토 일왕의 차남이자 마코 공주의 아버지인 아키시노노미야 후미히토(秋篠宮文仁)는 기자회견에서 “(고무로 씨가 마키 공주와) 결혼하고 싶다면 그에 맞는 대응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하며 논란에 해명을 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위은지기자 wizi@donga.com}

15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합의안 부결로 큰 타격을 입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사진)가 6일 만인 21일 대안인 ‘플랜 B’를 제시했다. 하지만 기존 합의안과 다른 내용이 거의 없어 ‘재탕’ 비판이 거세다. 이에 반발한 제1야당 노동당은 같은 날 메이 총리의 플랜 B에 대한 수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노동당 수정안의 핵심은 영국의 EU 관세동맹 영구 잔류 및 2차 국민투표 개최를 의회 표결로 정하자는 데 있다. 노동당이 2차 국민투표 검토를 공식화한 것은 처음이라고 텔레그래프와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메이 총리는 이날 하원에 출석해 의회에 더 큰 발언권을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한 플랜 B를 제시했다. 그는 협상 과정에서 의회, 기업, 노동계의 목소리를 더 듣고 의회에 관련 정보를 신속히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노동당이 요구하는 브렉시트 후 노동자의 권리 보장 및 환경 보호 등도 수용하기로 했다. 다만 핵심 쟁점인 ‘백스톱’(영국령 북아일랜드와 EU 회원국 아일랜드 간 통행 및 통관 자유를 위한 안전장치) 조항에 대해서는 “이번 주 하원의원들과 협의하겠다”는 원론적 방안을 내놨다. 그는 “국경 통과 시 통행과 통관 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하드 보더’를 피하면서도 의회 지지를 얻을 방법을 찾겠다. 논의 결과를 EU에 다시 가져가겠다”고만 밝혔다. 정치권과 언론의 반응은 비판 일색이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사랑의 블랙홀’(매일 같은 날이 반복되는 내용의 영화) 같다”고 꼬집었다. 보수당 내 강경파 세라 울러스턴 의원도 “15일 투표가 없었던 일 같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도 “플랜 B가 기존 합의안인 ‘플랜 A’와 흡사하다”고 지적했다. 메이 총리가 플랜 B를 바탕으로 한 브렉시트 수정안을 의회에 다시 상정하면 하원은 토론을 거쳐 29일 표결을 진행한다. 다만 이날 투표는 15일 투표처럼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게 아니라 향후 브렉시트 합의안 수정 방향만 결정한다. 같은 날 노동당 수정안에 대한 표결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메이 총리는 2차 국민투표에 거듭 거부 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2차 국민투표 실시를 둘러싼 노동당과의 의견 차이, 플랜 B에 대한 사회 전반의 싸늘한 반응을 감안할 때 영국이 별다른 완충 장치 없이 EU를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를 맞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메이 총리는 “노딜 브렉시트를 배제하는 방법은 하원이 ‘브렉시트 수정안(플랜 B)’을 통과시키는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세계보건기구(WHO)가 인간의 건강을 위협하는 위험 요인으로 대기 오염과 기후변화 등을 꼽았다. 20일 CNN에 따르면 최근 WHO는 ‘2019년 세계인 건강을 위협하는 10대 요인’을 발표하고 최대 위협으로 대기 오염을 지목했다. WHO는 “대기 중 미세 오염 물질은 인간의 호흡계와 순환계에 침투해 폐, 심장, 뇌에 손상을 입힐 수 있다”며 “이로 인해 암, 뇌중풍, 심장병 등이 발병해 매년 700만 명의 수명이 단축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대기오염의 주요 원인인 화석연료 사용은 기후변화의 주범이기도 하다”며 “2030∼2050년 기후변화로 인한 영양실조, 말라리아, 설사, 더위 스트레스에 따라 매년 25만 명이 숨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 일고 있는 ‘백신 접종 거부’도 주요 위험으로 꼽혔다. 당뇨, 암, 심장병 등 비(非)전염성 질병도 포함됐다. 이 외에 △세계적 독감(인플루엔자) 유행 △기아, 전쟁 등 건강관리에 취약한 환경 △항생제 내성균 △에볼라 등 고위험 병원균 확산 △1차 의료시설 부족 △뎅기열 △에이즈의 원인인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등이 10대 위험으로 꼽혔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이스라엘군이 골란고원에 미사일을 발사한 것에 대한 반격으로 시리아에 주둔하는 이란 혁명수비대의 최정예 부대 ‘쿠드스군(Quds Force)’과 시리아 방공시설을 공습했다고 21일(현지 시간) 밝혔다. 이스라엘이 시리아 공습을 인정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날 A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성명에서 “시리아 영토 내 이란 쿠드스군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다. 시리아군은 이스라엘 병력이나 영토를 해치려는 시도를 그만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IDF는 이날 오전 1시경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 군수품 저장소, 정보 시설, 훈련소, 공항 군사 시설 등 쿠드스군 관련 시설 4곳과 시리아군 대공방어시설 6곳을 폭격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에 따르면 약 1시간 동안 지속된 IDF의 공습으로 11명이 숨졌다. 다마스쿠스국제공항 시설도 일부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은 시리아군 방공시설이 이스라엘 미사일을 30발 이상 요격했다고 밝혔다. 나시르자데 이란 공군참모총장은 이란 현지매체에 “젊은 군인들이 이스라엘을 지구에서 지워버릴 준비가 돼있다”고 경고했다. 공습 하루 전 이스라엘과 시리아는 서로 미사일 공격을 주고받았다. 러시아 국방부에 따르면 20일 오후 12시 32분경 이스라엘 공군 F-16 전투기 4대가 지중해 방향에서 다마스쿠스 국제공항을 향해 유도 미사일을 발사했으나 시리아 방공시스템이 7발을 격추했다. 쿠드스군은 골란고원 북부 민간인 지역에 중거리 지대지 미사일을 발사했고 이스라엘의 미사일방어 시스템 ‘아이언 돔’에 의해 격추됐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위협을 차단한다는 명분으로 시리아를 수시로 공습해왔으나 이런 사실을 시인하지 않는 ‘전략적 모호함’은 유지해왔다. 그러나 13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 공군이 다마스쿠스국제공항에 있는 이란의 무기창고을 공격했다”고 언급하는 등 전략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위은지기자 wizi@donga.com}
국제수로기구(IHO)가 일본에 ‘동해’ 표기 문제를 한국과 논의하라고 요구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18일 “‘일본해’라는 단독 호칭이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근거 중 하나인 IHO 지침에 한국 측이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며 “일본은 관련 논의에 소극적이지만 IHO가 강한 태도로 압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IHO로부터 동해 표기 문제와 관련해 한국과 비공식 협의를 하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IHO는 1921년 해상 교통로인 수로를 안전하게 이용하도록 하기 위해 설립된 국제기구로 전 세계 지도 제작의 지침이 되는 국제표준해도집 ‘해양과 바다의 경계’를 발간한다. 이 간행물은 1929년 초판부터 현재 사용되는 1953년의 3판까지 동해를 ‘일본해(Japan Sea)’로 기재하고 있다. 일본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해 가을 IHO 사무국은 일본에 “관련 협의에 응하지 않을 경우 개정뿐만 아니라 (일본해라는 명칭) 폐기도 검토할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고, 이에 따라 일본 정부가 협의에 응하는 방향으로 조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1992년 유엔 총회에서 동해 호칭 문제를 처음으로 제기한 뒤 “일본해 단독 표기는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거치면서 한국의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채 결정된 것”이라며 명칭 변경을 요청했다. 한국 정부는 동해 단독 표기를 요구하면서도 일본과의 합의 전까지는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하자는 의사를 밝혔다. 요미우리신문은 “유엔은 2004년 바다의 명칭과 관련된 일본의 질문에 ‘일본해가 표준 명칭’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한국은 ‘해양과 바다의 경계’가 1953년 이후 66년간 개정판이 나오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스가 장관도 이날 “일본해는 국제적으로 확립한 유일한 호칭이며, 변경의 필요성도 근거도 없다”며 기존 태도를 되풀이했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한국판 신데렐라 뮤지컬 ‘콩쥐팥쥐’(포스터)가 미국 동남부 앨라배마주 무대에 오른다. 앨라배마주에서 한국 뮤지컬이 공연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16일(현지 시간) 미 교민 매체 뉴스앤포스트에 따르면 한국 극단 ‘콩나물’은 18일 오후 6시 앨라배마주 오펄라이카 퍼포밍아트센터, 26일 몽고메리 데이비스 퍼포밍아트극장에서 ‘콩쥐팥쥐’를 공연한다. 오펄라이카와 몽고메리는 현대자동차 앨라배마 공장에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들이 밀집한 지역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 뮤지컬은 동명의 한국 전래동화 ‘콩쥐팥쥐’를 토대로 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전통 무용과 동서양의 악기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호평을 받고 있다. 박광태 연출감독은 현지 언론 오펄라이카옵서버에 “현대식 풍자와 코미디를 통해 관객들에게 흥미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연은 한국어로 진행되지만 스크린으로 영어 자막을 제공한다. 이번 공연은 한국과 앨라배마주의 교육·경제 교류를 추진해온 단체 A-KEEP가 한국 문화 체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기획했다. 오펄라이카시 정부, 앨라배마주 예술위원회, 트로이대 등이 후원한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최근 사임 의사를 밝힌 김용 세계은행 총재의 후임으로 인드라 누이 펩시코 전 최고경영자(CEO·사진)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고 15일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NYT는 소식통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이 차기 총재 후보로 누이 전 CEO를 거론했다고 전했다. 이방카 보좌관은 세계은행 총재 후보 선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인도계 미국인인 누이는 펩시코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아 2005년 탄산음료 시장에서 코카콜라에 밀려 만년 2위에 머물던 펩시를 112년 만에 1위에 올려놓는 데 크게 기여했다. 2006년 펩시코의 첫 여성 CEO로 임명돼 12년간 회사를 이끌었고 지난해 8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2006년부터 5년 연속 미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미국 재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에 선정됐다. 이방카 보좌관은 누이가 퇴임하자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멘토이며 영감을 주는 사람이었다”며 “우정에 깊이 감사한다”고 트위터에 글을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골프장에서 가진 기업인 만찬에서 누이를 “(세계에서) 매우 영향력 있는 여성”이라고 소개했다. NYT는 현재 후보자 선정 초기 단계이며 상황이 유동적이라 트럼프 대통령이 누구를 선택할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누이 이외에는 데이비드 맬패스 미 재무차관, 레이 워시번 미 해외민간투자공사(OPIC) 사장 등이 거론된다. 백악관은 이르면 15일부터 후보자 선정 면접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재는 다음 달 1일 물러난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이달 22∼25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주요국 정상들이 잇달아 불참을 선언했다. 지난해 11월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자 중 아베 신조 일본 총리만 다보스에 올 것이란 관측마저 나온다. 16일 미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유류세 인하를 요구하며 지난해 11월부터 시위 중인 ‘노란 조끼’ 사태 수습 등으로 다보스포럼 불참을 결정했다. 그 대신 그는 21일 파리 인근 베르사유궁에 기업인들을 초대해 ‘프랑스를 선택하세요(Choose France)’ 포럼을 열기로 했다.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논란으로 미국 역대 최장기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정지)’ 사태를 맞이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미 10일 불참 의사를 밝혔다. 당시 그는 트위터에 “민주당의 비협조적 태도와 국가 안보의 중요성 때문에 참석을 취소한다”고 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도 사실상 불참 쪽으로 기울었다. 15일 브렉시트 합의안이 부결된 지 하루 만에 정부 불신임안 투표까지 치러져 본인의 정치생명 자체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2017년, 2018년 다보스포럼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을 포함해 세계 각국 지도자와 정재계 주요 인사가 대거 참석했다. 반면 올해는 거물 인사의 불참이 잇따라 ‘흥행’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다보스포럼 측은 “65개국 정상, 40여 개 국제기구 수장, 3000여 명의 기업인이 올해 포럼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를 지속적으로 비판해온 브라질 출신의 세계적인 모델 지젤 번천(39·사진)에게 브라질 농업장관이 ‘환경대사’ 자리를 제안했다고 14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문제는 이번 자리 제안이 번천의 비판 행보에 화를 내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어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테레자 크리스티나 디아스 신임 농업장관은 이날 브라질 현지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해외에서 브라질에 대한 잘못된 이미지를 만드는 나쁜 브라질인들이 있다”며 번천을 겨냥했다. 그는 “번천은 환경대사가 되어 자신의 조국이 지구 보존에 앞장서고 있다고 말해야 할 것”이라며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브라질에 대해 나쁜 이야기를 할 거라면 브라질에 오지 말라”고 말했다. 디아스 장관은 인터뷰 직후에도 트위터를 통해 “번천은 곧 환경대사직을 요청하는 공식 제안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기류 때문인지 가디언은 번천이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2009년 유엔 환경친선대사로 임명된 번천은 다양한 환경 운동에 참여했다. 특히 그는 브라질 정부의 아마존 개발 정책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해 왔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한국을 비롯한 외국산 철강제품 26개 품목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 발동을 승인했다고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EU는 지난해 7월 전세계 23개 철강제품에 세이프가드 잠정 조치를 발동했다. 당초 지난해 12월경 세이프가드와 관련된 결정을 확정하려고 했으나 미국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자 수출길이 막힌 제품들이 EU 시장으로 몰려들 것을 대비해 선제적으로 조치를 내렸던 것. 이날 집행위에서 통과된 세이프가드 조치는 시행 첫해인 올해에는 최근 3년간 EU의 연평균 수입 물량의 105%까지는 무관세를 적용하지만 추가로 수입하는 물량에 25% 관세를 부과한다. 해마다 무관세 쿼터를 5%씩 늘릴 계획이다. 이번 조치는 다음달 2일부터 2021년 7월까지 시행된다. 수입 쿼터는 국가별로 배정되지 않고, EU 전체 수입 물량을 정해놓고 누구든지 물량을 소진하면 그때부터 관세를 부과하는 ‘글로벌 쿼터’ 방식을 택했다. 그러나 EU는 특정 품목에서 5%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는 주요 수출국에는 국가별 쿼터를 도입하기로 했다. 한국은 냉연강판, 도금강판, 전기강판 등 11개 품목에서 국가별 쿼터를 적용받게 된다.위은지기자 wizi@donga.com}

“오래 미뤄뒀던 시리아 철군을 시작했다. 동시에 거의 남아있지 않은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점령 지역을 공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 트위터에 남긴 글을 통해 지난해 12월 자신이 발표했던 ‘시리아 철군’의 시작을 알렸다. 그러나 꺼져가던 IS의 불씨가 미군 철수로 되살아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시리아 주둔 미군 2000여 명이 지상전을 담당하는 병력이 아니기 때문에 미군 철수가 군사적으로 엄청난 변화라고 하기 어렵다지만 전략적 존재감의 변화는 따라오는 셈이다. 최근 중동을 순방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시리아에서 철군해도 IS가 해체될 때까지 끝까지 싸울 것”이란 메시지를 중동 동맹국에 전했다. 미국 주도 연합군이 지속해온 ‘IS 소탕작전’은 효과적이었다. IS는 이라크, 시리아 일대의 4만2000km² 정도를 점령했으나 현재는 3만 명 정도의 대원이 시리아 동부 유프라테스 골짜기 인근에 흩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도 IS의 반격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8일 CNN에 따르면 IS는 최근까지도 기상이 좋지 않은 틈을 타 미군이 지원하는 쿠르드족에 자살폭탄 테러 등을 감행하고 있다. AFP통신은 IS가 시리아 동부 데이르에즈조르의 한 마을을 공격해 쿠르드족 민병대 주축인 시리아민주군(SDF) 23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CNN은 대테러 전문가들을 인용해 IS 조직원 일부가 모술 남부 함린 산맥에 잠입했다고 전했다. 유전지대를 점령했을 때 축적한 수백만 달러의 자금을 보유 중이라는 등 세력을 다시 모은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라크 내부에선 대테러 정책이 수니파(이라크 내 무슬림의 29∼34% 차지)를 억압하는 수단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IS 격퇴에 큰 성과를 올렸던 이라크 시아파(64∼69%) 민병대가 수니파 거주 지역을 통치하면서 정부에 대한 주민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미국의 시리아 철수는 또 다른 혼란도 예고한다.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를 조직해 IS 격퇴전을 벌였던 쿠르드족에 대한 안전보장 문제가 변수의 하나. 터키가 쿠르드족을 테러리스트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염두에 둔 듯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트위터에서 “터키가 쿠르드를 공격하면 터키를 경제적으로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동맹국을 파괴하겠다는 경고가 서슴지 않고 나오는 현 중동 정세는 여전히 오리무중인 셈이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영국의 운명을 결정짓게 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합의안에 대한 의회의 승인 투표가 15일 오후 7시(한국 시간 16일 오전 4시)에 진행된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의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막판 총력전을 펼치고 있지만 합의안 부결로 인한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4일 영국 BBC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이날 스토크온트렌트의 한 공장을 방문해 EU와의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시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메이 총리는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 브렉시트 합의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회 투표 부결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뿐 아니라 집권당인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파, 보수당과 연합을 형성하고 있는 북아일랜드민주연합당(DUP) 측도 이번 합의안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합의안 부결이 현실화할 경우 정국 혼란은 물론이고 경제적 파급효과도 커진다. 메이 총리는 이번 합의안이 부결되면 아무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있다고 강경한 태도를 고수해 왔다. 영국 중앙은행은 노딜 브렉시트 상황에선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 큰 불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이 8% 감소하고 영국 파운드화가 25% 폭락하면서 실업률이 치솟아 영국뿐 아니라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합의안이 부결된 이후에도 영국 정부가 EU와 재협상 또는 일부 내용 수정에 나설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합의안 부결 시 메이 총리는 21일까지 ‘플랜 B’를 제시할 예정이다. 노동당은 합의안이 부결되면 조기 총선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3월 29일로 예정된 브렉시트를 연기할 가능성도 있다.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브렉시트 합의안이 부결될 경우 EU가 브렉시트 시기를 7월까지 미루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미국 국무부가 북한 내 인도주의적 지원 활동에 한해 대북 제재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고 11일(현지 시간) 미국 외교안보 전문 매체 포린폴리시(FP)가 보도했다. 이날 포린폴리시는 익명의 외교관들과 구호 활동가들을 인용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9일 구호 단체들에 국무부의 제재 완화 내용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국적 구호 활동가들의 북한 방문을 허가하고, 북한으로 향하는 구호 물품 반입 제한도 완화하기로 했다. 국무부의 대북 인도주의적 지원 의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최대의 압박(maximum pressure)’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의미 있는 변화라고 포린폴리시는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새해 들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2차 정상회담 개최 의사를 보이는 등 북-미 관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는 점도 대북 인도주의적 지원 가능성을 높인다. 다만 이런 움직임이 북한의 극적인 태도 변화를 이끌어낼 지는 확실치 않다. 박정현 브루킹스 연구소 한국 석좌는 포린폴리시에 “인도주의적 지원 재개는 옳은 일이지만 이것이 김 위원장으로 하여금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진전을 만들어내겠다’고 말할 만큼 충분한 지는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위은지기자 wizi@donga.com}
경제성장을 위해 감세 및 규제 완화책을 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달리 문재인 대통령이 세금 및 최저임금 인상이라는 다른 접근법을 택했지만 초기 결과는 실망스럽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0일(현지 시간) 분석했다. 이날 NYT는 “한국이 경제 성장 명목하에 세금과 최저임금을 인상했지만 현재까지는 계획대로 되고 있지 않다”고 진단했다. 정책 시행 후 성장은 둔화했고 실업률은 높아졌으며 인건비 인상으로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늘어났다고도 했다. 인천 소재 자동차 부품기업 다성의 문승 대표는 NYT에 “최저임금이 시간당 7530원으로 오른 지난해 인건비가 3% 늘었다”며 “이는 고용주뿐만 아니라 피고용인에게도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건비 인상으로 간신히 내던 영업이익마저 잠식당해 고용을 중단했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NYT는 “실망스러운 초기 결과가 ‘문 대통령이 틀리고 트럼프 대통령은 옳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정책 효과가 떨어지고 있으며 올해 미국 경제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경제 전문가는 문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평가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태도를 보였다. 프레데리크 노이만 HSBC은행 아시아 경제 리서치 부문 공동책임자는 NYT에 “수출 주도의 한국 경제는 인상된 최저임금보다 세계 경기 둔화에 더 큰 타격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한국 경제 정책의 향후 결과는 다른 나라의 정책 선택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