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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혁신을 추진하는 비(非)수도권 대학에 한 곳당 ‘5년간 총 1000억 원’을 지원하는 교육부 ‘글로컬(Global+Local)대학’ 사업에 포스텍, 부산대·부산교대 등 15곳이 예비 지정됐다. 최종 선정 대학 10곳은 세부 실행 계획을 심사해 10월에 결정된다. 정부는 2026년까지 향후 3년간 총 30개 안팎의 지방대를 글로컬대로 지정해 지원할 계획이다.● 전공 칸막이 없애고 한국형 ‘실리콘밸리’ 구축20일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경상국립대, 순천대, 순천향대, 연세대 미래캠퍼스, 울산대, 인제대, 전남대, 전북대, 포스텍, 한동대, 한림대 등 11곳(이상 단독 신청)이 예비 지정됐다. 통합을 전제로 한 대학 중에는 강원대·강릉원주대, 부산대·부산교대, 안동대·경북도립대, 충북대·한국교통대 등 4곳(이상 공동 신청)이 예비 지정됐다. 국립 8곳, 사립 7곳이다. 대학들이 제출한 ‘5쪽 혁신기획서’도 이날 공개됐는데, 가장 두드러진 혁신안은 학과나 전공 등 대학 안팎의 칸막이를 없애는 것이었다. 한동대는 전공과 학부 구분 없이 입학한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전공을 설계하도록 지원할 계획이고, 순천향대는 기존 10개 단과대 대신 15명 이하로 운영되는 소전공을 운영하며 학제를 3∼5년제로 다양화하겠다고 밝혔다. 경상국립대는 우주항공 및 방위산업이 밀집한 이점을 살려 ‘우주항공방산 허브 대학’을 추진한다. 부산대-부산교대는 사범대와 교대를 통합해 유아교육부터 평생교육까지 생애 전 과정을 아우르는 교원양성대학 모델을 제시했다. 안동대-경북도립대는 전통문화를 기반으로 한 ‘K인문’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연구중심 대학인 포스텍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착안해 바이오·헬스케어, 친환경 에너지 등 신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창업을 지원하는 ‘퍼시픽밸리’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울산대는 미래 신산업 대학원 신설을 전제로 학부 정원을 15% 감축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강원 ‘3곳’ 선전… 대구 대전 제주 ‘빈손’강원과 경북 지역 대학은 3곳씩 선정된 반면, 대구 대전 제주는 한 곳도 선정되지 못해 희비가 엇갈렸다. 경남에서는 2곳이 뽑혔고, 나머지 지역은 1곳씩 선정됐다. 강원은 신청한 6곳 중 3곳이나 선정돼 가장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일각에선 김중수 글로컬대학위원장이 한림대 총장이었던 것이 유리하게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오히려 지역 안배 없이 철저히 혁신기획서에 기반해 공정하게 평가했다는 방증”이라고 반박했다. 대학가에서는 내년부터 ‘혁신 눈높이’가 더 높아질 것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글로컬대에 지원한 94곳 중 58곳이 혁신기획서 공개에 동의했다. 광주의 한 사립대 총장은 “글로컬대에 뽑힐 수 있는 우수 답안지부터 탈락 예시까지 공개된 셈”이라며 “2년 차부터는 차별화된 혁신안을 만들기 위한 눈치싸움이 더 치열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정부 여당이 올해 11월 16일 치러질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이른바 ‘킬러 문항’으로 불리는 초고난도 문항을 출제하지 않겠다고 19일 발표했다. 같은 날 이규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6월 모의평가 난도와 관련해 수험생과 학부모님께 심려를 끼쳐 죄송한 마음”이라며 사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수능 관련 지시를 내린 지 나흘 만이다. 수능을 다섯 달 남긴 시점에서 출제 기관장이 물러나는 초유의 사태에 교육계 안팎에서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날 오전 이 부총리는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과의 실무 당정협의회에서 “공교육 과정 내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은 출제를 배제하고 적정 난도가 확보되도록 출제 기법을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난 정부가 방치한 사교육 문제, 학원만 배불리는 현재 상황에 대해 대통령이 여러 차례 지적했지만 신속히 대책을 내놓지 못한 것에 대해 국민께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당정은 9월 모의평가부터 ‘킬러 문항 배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수능을 불과 150여 일 앞둔 시점에서 대통령의 발언 탓에 혼란이 벌어졌다는 비판에 대해 당정은 대통령실을 엄호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대통령께선 검찰 초년생 시절부터 입시 비리를 수없이 다뤘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입시 부정 사건을 수사하는 등 입시제도 전반을 꿰뚫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최근 참모들에게 “(킬러 문항 출제는) 약자인 아이들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당정은 입시학원의 거짓 및 과장 광고 등 불법 행위에도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또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 폐지 위기에 놓였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외국어고, 국제고도 존치하기로 했다. 이날 당정 발표 뒤 오후에는 평가원장이 갑작스레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 원장은 “6월 모의평가와 관련해 기관장으로서 책임을 지고 사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발언을 시작으로 교육부 대입국장 경질, 평가원 감사, 평가원장 사임 등 파장이 이어지자 교육계는 우려했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새 평가원장 선임에 족히 서너 달은 걸릴 것이다. 수능에 차질이 빚어질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수능이 ‘물 수능’(쉬운 수능)으로 변별력을 상실할 것이라는 우려도 학생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 교육계에서는“킬러 문항 배제만으론 사교육 부담을 경감시키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과목당 1, 2개인 킬러문항 위해 로스쿨 입학시험 문제까지 풀고한달 200만~300만원 학원 다녀… “정답률 5, 6%… 그냥 찍는게 낫다” 수능 모든 과목서 킬러문항 없앨듯 “보통 정답률이 5, 6% 이하인 문제들은 ‘킬러 문항’이라고 본다. 긴 시간 문제를 푸는 것보다 찍는 것이 정답을 맞히거나 시험을 잘 볼 확률이 더 높을 정도다.” 정부 여당이 19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소위 ‘킬러 문항’을 배제하겠다고 밝힌 뒤 한 사교육 업체 관계자는 본보에 ‘킬러 문항’을 이렇게 설명했다. 수능 과목당 1, 2문제에 불과한 이 킬러 문항에 대비하기 위해 고3과 재수생 등 수험생들은 로스쿨 입학시험인 법학적성시험(LEET·리트) 문제까지 풀고, 초고난도 문제가 다수 나오는 사설 모의고사에 돈을 들여 응시해 왔다. 앞으로는 윤석열 대통령이 언급한 국어 비문학, 과목 융합형 지문뿐만 아니라 수능 전 과목에서 킬러 문항이 배제될 것이라고 교육부는 전했다. ● 위험 가중 자산 묻는 국어, 2%만 맞힌 수학 킬러 문항이라는 용어는 2010년대 초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상대 평가 과목인 국어와 수학에서 주로 출제됐다. 배점이 큰 고난도 문항이 ‘킬러 문항’으로 출제되면서 이 문제의 정답 여부에 따라 등급이 나뉘었다. 국어에서는 주로 ‘비문학’이라 불리는 독서 영역에서 킬러 문항이 출제됐다. 지문을 바탕으로 비판적 사고, 추론적 사고를 통해 정답을 도출해야 한다는 점이 학생들에게 어렵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지문의 난도를 높이면 연계 문항의 난도도 함께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킬러 문항을 내기에 용이한 점도 있다. 이 때문에 과학 등 고교 문과생들에게 생소한 개념의 지문이 다수 등장했다. 2019학년도 수능 국어 31번은 만유인력과 관련된 지문을 읽고 옳지 않은 내용을 찾는 문제였다. 당시 물리학자들은 “만유인력에 대한 기초 지식이 있어야 풀 수 있어 국어 문제가 아니라 물리 문제”라고 비판했다. 2020학년도 수능 국어 40번은 자기자본비율(BIS), 위험 가중 자산, 바젤 협약 등의 개념을 통해 은행의 재무상태를 평가하는 지문이 제시됐다. 서강대 경제학부 석좌교수인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 문제를 킬러 문항의 예시로 들며 “경제학적 지식이 필요한 이런 어려운 문제를 국어 시험에서 풀어보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외부 전문가나 과외 외에는 사실상 풀기 어려운 문제가 출제되는 현실을 지적한 것”이라고 했다. 수학은 문제 풀이 과정과 시간을 극단적으로 늘려놓는 식으로 킬러 문항이 출제됐다. 가장 악명이 높았던 수학 킬러 문항은 2018학년도 수능 수학 가형 30번으로, 정답률은 2%대에 불과했다. 이 문제는 미분에 대한 여러 개념이 복합적으로 출제돼 일각에서는 고교 과정을 벗어난 문제라는 비판도 나왔다.● “사교육 주범” vs “변별력 필요” 상위권, 최상위권 학생들은 1등급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킬러 문항에 대비하기 위해 사교육을 찾고 있다. 수능 국어 독서 영역은 최대한 다양한 주제의 낯선 지문을 읽는 방식으로 대비하는데, 학원만큼 손쉬운 방법이 없다. 지문 난도가 올라가면서 일부 학생은 LEET 공부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2022학년도 수능 국어에서는 ‘헤겔의 변증법’과 관련된 지문이 제시돼 리트 언어이해 문제와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수학 킬러 문항 역시 고난도 문항을 많이 푸는 방식으로 대비하고 있다. 이에 맞춰 학원들은 ‘킬러 문항, 준킬러 문항 다수 확보’ ‘킬러 문항 특강’ 등을 내세우며 홍보를 하고 있다. 일부 학원은 킬러 문항을 발굴하기 위해 공모전도 열었다. 이런 학원들의 수강료는 한 달에 200만∼300만 원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킬러 문항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킬러 문항이 없어지면 수능의 변별력이 없어질 것”이라며 “대학 입장에서는 본고사, 논술고사 등 다른 방법을 통해 학생들을 선발하는 방안을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정부와 여당이 19일 발표한 사교육 경감 대책의 배경에는 지난해 우리나라 사교육비가 역대 최대치인 26조 원에 달했다는 문제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서울 주요 16개 대학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기반 선발 비중(정시)이 정원의 40%가량을 차지하는데, 상위권 성적이 이른바 ‘킬러 문항’에서 판가름 나면 학생들이 사교육을 찾을 수밖에 없다. 당정은 이런 초고난도 문제를 내지 않더라도 출제 기법을 ‘고도화’하면 변별력을 갖춘 ‘공정 수능’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사교육 카르텔 ‘발본색원’… “공정 수능 의지”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당정협의회 뒤 브리핑에서 15일 대통령이 언급한 교육 당국과 사교육 업계의 ‘이권 카르텔(담합)’에 대해 ‘발본색원’(뿌리를 찾아내 뽑는다)이라는 표현까지 써 가며 척결 의지를 밝혔다. 이 부총리는 “카르텔이란 학생들의 희생을 통해 교육 종사자들이 이익을 얻는다는 의미”라며 “학원에 다니지 않으면 수능 준비가 안 되는 것은 정의에 맞지 않는다. 교육부부터 반성하고, 이런 일이 없도록 철저히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정은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수능 출제 기법을 고도화해 적정한 난이도를 확보하고, 출제 관련 시스템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입시학원의 과대, 과장광고에는 엄중히 대응하고 그간 방치됐던 유아 사교육 문제 해결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공교육 강화를 위해 EBS 활용 및 방과 후 프로그램을 늘리고, 학생들에 대한 기초학력 진단과 맞춤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당정은 그간 교육 당국이 초고난도 문항으로 손쉽게 변별력을 확보하고, 사교육 업체는 ‘족집게 강의’ ‘킬러 특별반’으로 부를 축적하는 일종의 ‘공생(共生)’ 관행이 정부의 미온적 대처에서 비롯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부총리는 “교육부가 지도 감독을 잘못했다”며 “난이도에 혼란을 일으키지 않고 핀셋처럼 (킬러 문항을) 덜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 여당도 지원 사격에 나섰다.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야당과 일부 교육업체가 사실을 왜곡해서 ‘물수능’(쉬운 수능) ‘불수능’(어려운 수능) 하면서 혼란을 가중시켰다”며 “지금처럼 사교육이 필수로 인식되고 공교육은 단지 교육과정을 이수하기 위한 과정으로 받아들여진다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사교육비는 물론이고 저출산 같은 국가적 문제까지 위협할 것”이라고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후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정한 수능의 의지를 담은 지극히 타당한 대통령의 발언을 교육부가 국민에게 잘못 전달하면서 혼란을 자청한 것에 대해 엄중 경고한다”고 했다. 이 부총리도 “나도 전문가지만 (대통령에게) 진짜 많이 배웠다. 대통령이 교육 문제의 문외한이라는 말은 적절치 못한 표현”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교육 깃털도 못 건드려” 서울대 입학처장을 지낸 김경범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교수는 이날 본보 통화에서 “출제 문제를 고도화한다고 했는데, 입시업계에서는 그에 맞는 과정을 만들어 수험생들을 모집할 것”이라며 “수능 개선만으로는 사교육비의 깃털도 건드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수능 출제 문항 몇 개를 손보겠다는 정부 여당의 해법으로는 사교육 의존도를 낮출 수도, 수능과 입시의 공정성을 회복하기도 어렵다는 지적이다. 수험생의 학습 부담을 줄여 사교육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이 처음 시도되는 것도 아니다. 2011학년도엔 사교육 부담을 줄이기 위해 EBS 교재와 수능 연계율을 70%로 높였지만 사교육 경감 효과는 미미했다. EBS 연계율은 최근 다시 50% 수준으로 낮아졌다. 2018학년도 영어 절대평가 도입도 큰 효과가 없었다. 2018년과 2019년 영어 사교육비 증가율은 각각 7.2%, 10.8%로 갈수록 더 올랐다. 전문가들은 ‘상대 평가’인 수능의 본질상 학생들이 더 나은 점수를 받기 위해 경쟁하는 구조를 없애긴 어렵다고 지적한다. 안성환 대진고 교사는 “수능이 통과와 탈락을 가르는 자격시험화 혹은 전면적인 절대평가로 전환돼야 사교육 의존을 그나마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준 좋은교사운동본부 공동대표는 “수능 변별력이 떨어지면 그에 대비하는 사교육은 일부 줄어들지 몰라도 학교 내신이나 대학 면접, 논술 등에 대비하는 사교육으로 쏠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적어도 이런 발표는 수능이 끝난 뒤에 해야 했다”며 “현 입시제도의 근본 문제는 서열화된 상대평가 선발구도이기 때문에 이런 근본 원인을 없애지 않고서 사교육 문제가 해결될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당정협의에서는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외국어고, 국제고를 존치하는 내용의 학교 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도 논의됐다. 문재인 정부에서 2025학년도부터 폐지하기로 했던 자사고 등을 존치해 학생들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실현하겠다는 것이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불과 155일 앞두고 나온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 교육 현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15일에는 학교 수업을 벗어난 어려운 문제는 수능 출제에서 배제하라고 했다가, 하루 뒤(16일)에는 ‘공정한 변별력’이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고3 학생과 학부모들은 “수험생의 절박함을 헤아렸다면 나오지 않았을 즉흥 발언들”이라고 비판했다. 15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브리핑에서 처음 공개된 윤 대통령의 발언은 “변별력은 갖추되 학교 수업만 열심히 따라가면 문제를 풀 수 있도록 출제하고, 학교 수업에서 다루지 않는 부분은 출제에서 배제하라”였다. 몇 시간 뒤 대통령실은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문제를 출제하면 사교육에 의존하라는 것 아닌가”로 발언을 수정하며 사교육 비판에 중점을 뒀다. 수능이 쉽게 출제될 것이란 보도가 이후 이어지자 16일 대통령실은 서면 브리핑에서 “쉬운 수능, 어려운 수능을 이야기한 것이 아니다”라며 대통령 발언을 “공정한 변별력은 모든 시험의 본질”로 다시 수정했다. 오후에는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대통령 발언은) ‘공정한 수능’에 대한 지시였다”고 브리핑했다. 이에 대해 서울의 한 고교 교사는 “입시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생긴 혼란”이라고 지적했다.“킬러 문항이 사교육 부채질” vs “변별력 떨어지면 대입 혼란” 尹 수능 발언에 교육현장 논쟁 커져“배점 큰 고난도 문항 탓 학생들 고통”“난도 낮추면 논술-면접 사교육 늘것”윤석열 대통령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관련 발언이 알려진 15, 16일 이틀간 교육 현장에는 파장이 커지고 있다. 특히 11월 16일 치러질 올해 수능 난도를 놓고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촉각을 곤두세웠다. 출제 방향에 따라서 입시 전략을 전면 수정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윤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국어 비문학 지문’ ‘과목 융합형 문제’ 등이 사실상의 출제 ‘가이드라인’ 아니냐는 평가까지 나왔다. 수험생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올해 수능은 물수능(쉬운 수능) 기정사실” 등의 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수능 난도 낮아지나… 찬반 대립 먼저 대통령이 교과 과정 외의 문제는 출제하지 말라고 지시한 만큼 올해 수능 난도가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교육계의 논쟁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문제들은 대부분 최상위권 학생을 변별하기 위한 ‘초고난도 문항’ ‘킬러 문항’이기 때문이다. 수능을 지금보다 쉽게 내야 한다는 한 입시 관계자는 “입시학원들은 배점이 큰 고난도 문항 풀이법을 수능 전략으로 가르치며 상위권 학생들의 사교육 의존을 부추겨 왔다. 한 과목에 겨우 1, 2개 있는 이런 문제들 때문에 많은 학생이 고통 받아왔다”고 지적했다. 김용진 동국대 사범대 부속 영석고 교사는 “수능이 30년간 이어오면서 기존 지문이 고갈됐고, 더 어려운 지문을 가져오는 경향이 생겼다”고 말했다. 반면 수능 난도가 갑자기 낮아지면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홍문표 성균관대 입학처장은 “쉬운 문제 위주로 출제되면 변별력이 떨어져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학들이 상위권 학생을 변별하기 위해 논술, 면접을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 한 입시업체 관계자는 “이를 기화로 학원들이 ‘논술 면접을 준비해야 한다’며 오히려 사교육 마케팅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능 변별력이 약해지면 상위권 학생들이 대거 재수를 선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성급한 발언”, 학생들 “혼란” 대통령의 발언이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질 우려도 제기됐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대통령이 언급한 국어 비문학 문제 난도가 낮아지면 오히려 수학의 중요성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주요 대학 입학처장은 “최근 정부나 대학 모두 융합 사고, 융합 인재, 융합 교육을 강조하고 있는데 대통령의 메시지는 이런 취지에 역행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교과 과정 외의 문제를 배제하면서도 변별력을 확보해 ‘공정한 수능’을 만들겠다는 취지라고 해명했지만, 실제 출제 과정에서는 실현되기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의 한 고교 교사는 “쉽게 말하면 어려운 문제, 즉 ‘킬러 문항’을 내지 않고도 최상위권, 상위권, 중위권 학생을 9등급으로 분별하는 시험을 내겠다는 말”이라며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오랜 논의를 거치지 않고 성급히 나왔다는 전문가들의 비판도 제기됐다. 김경범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교수는 “대통령이 수능 출제 방향까지 언급하는 것은 옳지 않다. 다양한 문제가 얽힌 입시를 너무 단편적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진규 충남 서령고 교사는 “수능을 자격고사처럼 만들어야 공교육이 산다”고 말했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1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입에서 수능이 차지하는 비중을 지금보다는 줄이고 하나의 참고 자료가 되는, 큰 방향성에서 그렇게 가는 게 맞지 않느냐”고 말했다. 입시 현장의 혼란도 계속됐다. 수험생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정시(수능 위주) 재수로 좋은 대학에 진학하려 했는데 망했다” 등의 글이 잇달았고, 강남 학군 커뮤니티에서는 “물수능이면 경쟁에서 불리해진다. 내신도 불리한데 지방으로 옮겨야 하나” 등 우려가 쏟아졌다. 올해 수능을 치르는 한모 양(19)은 “건드릴수록 부작용이 나오는 게 입시제도다. 수능이 얼마 안 남았는데,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혼란스럽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교육부가 6월 모의평가를 출제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을 감사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관련 발언이 나온 지 하루 만이다. 수능을 불과 5개월 앞둔 시점에서 대입 담당 교육부 간부가 경질되고 출제기관이 감사를 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6월 모의평가 점검 결과) 일부 출제 문항이 교육과정을 벗어났다”며 감사 계획을 밝혔다. 모의평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평가원에도 “수능이 공교육 내에서 출제돼야 한다”는 대통령 지시를 전달했지만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장 차관은 “평가원에 대해 (교육부) 지시가 제대로 이행되었는지 여부를 총리실과 함께 합동으로 점검 확인하는 감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교육부는 대입 담당인 이윤홍 인재정책기획관(국장급)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대입 담당 국장이 6개월 만에 모의평가 난도와 관련해 문책성 인사 조치된 건 이례적인 일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몇 달 전 장관에게 지시한 지침을 국장이 이행하지 않았다”면서 “대통령도, 장관도 하명한 지시를 따르지 않는 건 강력한 이권 카르텔의 증거”라고 전했다. 또 “사교육 산업과 교육 당국의 카르텔은 교육 질서의 왜곡이자 학생들에 대한 기회의 균등을 깨는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장 차관은 “(경질은) 대통령실이 지시한 것은 결코 아니고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결단한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인사가 교육부를 향한 강력한 경고라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강력한 이권 카르텔의 증거로 이날 경질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는 윤석열 정부가 집권 2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일부 공직자들이 새 국정 기조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여권의 불만도 영향을 끼쳤다. 다만 교육부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교육부 관계자는 “원래부터 매년 6월 모의평가는 어렵게, 9월 모의평가는 쉽게 출제한 뒤 그 중간 난도로 맞춰 수능을 출제해 왔다. 일종의 난도 테스트 작업으로 수십 년째 반복해 온 것이다. 그런데 6월 시험을 어렵게 냈다고 담당 국장을 경질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기획관이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 인사과장, 유은혜 전 장관의 비서실장을 맡는 등 요직에 연이어 기용됐던 것이 이번 인사의 한 원인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대통령실은 16일 교육부가 대학입시 담당 국장을 전격 경질한 이유에 대해 사교육 업계와 교육 당국 간 ‘이권 카르텔’을 꼽았다. ‘공교육 교과 과정을 벗어나는 내용을 출제하지 말라’는 윤석열 대통령 지침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서 6월 모의평가(6모)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고, 공정해야 할 공교육 질서가 왜곡되는 현상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본 것. 교육부는 이날 대입 담당인 이윤홍 인재정책기획관(국장급)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대입 담당 국장이 6개월 만에 모의평가 난도와 관련해 문책성 인사 조치된 건 이례적인 일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몇 달 전 장관에게 지시한 지침을 국장이 이행하지 않았다”면서 “대통령도, 장관도 하명한 지시를 따르지 않는 건 강력한 이권 카르텔의 증거”라고 전했다. 또 “사교육 산업과 교육 당국의 카르텔은 교육 질서의 왜곡이자 학생들에 대한 기회의 균등을 깨는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도 이날 긴급 브리핑에서 대입 담당 국장 경질 인사에 대해 “공정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가져가겠다는 (대통령실) 지시가 6월 모의평가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6월 모평을 준비하는 과정부터 출제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도 대통령 지시를 전달했지만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장 차관은 “(경질은) 대통령실이 지시한 것은 결코 아니고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결단한 것”이라고 했다. 장 차관은 “교육부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대해 (교육부) 지시가 제대로 이행되었는지 여부에 대해 총리실과 함께 합동으로 점검 확인하는 감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이번 인사가 교육부를 향한 강력한 경고라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강력한 이권 카르텔의 증거로 이날 경질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는 윤석열 정부가 집권 2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일부 공직자들이 새 국정 기조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여권의 불만도 영향을 끼쳤다. 다만 교육부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다소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교육부 관계자는 “원래부터 매년 6모는 어렵게, 9월 모의평가(9모)는 쉽게 출제한 뒤 그 중간 난도로 맞춰 수능을 출제해왔다. 일종의 난도 테스트 작업으로 수십년 째 반복해 온 것이다. 그런데 6모를 어렵게 냈다고 담당 국장을 경질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또 이 기획관이 문재인 정부에서 인사과장을 지내고, 유은혜 전 장관의 비서실장을 맡는 등 중요 직책을 연이어 맡았던 것도 이번 인사의 한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사진)이 최근 대학 관계자들과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내년 총선 이후 등록금 규제를 풀 수도 있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등록금 인상’ 파장이 예상되자 교육부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취지였다’며 진화에 나섰다. 1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부총리는 최근 주요 대학 입학처장들과의 간담회에서 내년 4월 총선 후 등록금 규제 완화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A대 관계자는 본보에 “지난주 (부총리가) 그 이야기를 했다고 들었다. 규제가 완화되면 2025학년도부터 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부총리는 “비공개 회의 내용이라 공식적으로 말한 게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교육부는 15일 해명 자료를 내고 “부총리의 발언은 등록금 규제 완화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이슈이므로 당장은 검토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고등교육법상 대학들은 등록금을 ‘직전 3개년 물가 상승률 평균의 1.5배’까지 인상할 수 있다. 하지만 교육부는 등록금을 올리는 대학에 국가장학금Ⅱ유형 지원을 끊는 방식으로 인상을 막아 왔다. 이 부총리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내년까지는 등록금 규제 완화 논의를 다시 할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재정난에 허덕이는 대학들은 꾸준히 등록금 인상 의지를 밝혀 왔다. 수도권의 B대 총장은 이 부총리 발언과 관련해 “총선 때문에 정부가 등록금 규제 완화에 신중했지만 선거가 끝나면 정부도 (등록금 인상을) 막을 명분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윤석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 부총리에게 교육 개혁 진행 상황 보고를 받았다. 이 부총리의 브리핑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학교 수업만 열심히 따라가면 풀 수 있게 출제돼야 한다. 학교 수업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은 (수능) 출제에서 배제하라. 사교육비 경감 방안을 준비해 강력하게 추진해 달라”고 지시했다. 이 발언에 대해 교육계에서는 “지금도 수능은 고교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되고 있다” “누구나 풀 수 있다면 변별력이 없을 것”이란 비판이 제기됐다. 이후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발언이 “공교육에서 다루는 내용에 관해 학교에서 배우는 것을 더 보충하기 위해 사교육을 찾는 것은 막기 어렵다. 그러나 과도한 배경지식을 요구하거나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문제를 출제하면 사교육에 의존하라는 것 아닌가”였다고 수정 자료를 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최근 대학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년 총선 이후 등록금 규제를 풀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부총리는 교육부의 기조를 거스르고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며 동결을 압박해왔다. 때문에 교육부의 태도에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교육부는 현 중3이 대학에 진학하는 2028학년도 대입부터 각 대학의 신입생 선발 재량권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부총리는 최근 주요 대학 관계자들과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내년 총선 후 등록금 규제를 풀 계획”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의 A 대학 관계자는 “대학 재정이 너무 어렵다는 걸 이 부총리도 공감하고 있다”며 “총선 후 등록금 규제가 완화되면 2025학년도부터 등록금 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등교육법상 대학들은 등록금을 ‘직전 3개년 물가 상승률 평균의 1.5배’까지 인상할 수 있다. 하지만 교육부는 등록금을 올리는 대학에 국가장학금Ⅱ유형 지원을 끊는 방식으로 인상을 막아왔다. 등록금 인상이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 그리고 정부에 대한 비판과 선거 악영향으로 이어지는 것을 우려한 것. 반면 대학들은 “교육의 질을 높이려면 15년째 이어진 등록금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호소해왔다.이 부총리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내년까지는 등록금 규제 완화를 논의할 생각이 없다”며 완고한 태도였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물가 상황을 고려해 가계에 부담이 되는 등록금 인상 문제는 신중하게 다루겠다는 뜻이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올 1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설문조사에서 대학 총장들의 약 40%가 ‘내년에 등록금 인상 계획이 있다’고 밝히는 등 재정난에 허덕이는 대학들은 꾸준히 등록금 인상 의지를 밝혀 왔다. 올해도 전체 대학의 10.6%(35개교)가 학부 등록금을 올렸다. 수도권의 B 대학 총장은 이 부총리 발언과 관련해 “총선이 지나면 정부도 등록금 인상을 막을 명분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등록금 규제 완화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이슈여서 당장은 검토하기 어렵다는 취지였다”며 “고물가와 고금리 등 현재의 어려운 경제 상황을 고려해 등록금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간담회에서 “2028학년도 대학 입시에서는 대학에 더 큰 자율을 주겠다”며 학생 선발 규제를 일부 풀겠다는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남권의 C 대학 총장은 “대학 자율권을 확대해서 신입생을 대학이 원하는 방식으로 선발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현재 교육부는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을 논의 중이며, 최종안은 내년 2월 확정된다.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이 부총리에게 교육개혁 및 현안 추진 상황을 보고 받은 뒤 “최근 사교육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사교육비 경감 방안을 준비해 강력하게 추진해달라”고 지시했다. 특히 사교육 문제의 원인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언급하며 “학교 수업만 열심히 따라가면 문제를 풀 수 있도록 출제하고, 학교 수업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은 출제에서 배제하라”고 지시했다.박성민기자 min@donga.com조유라기자 jyr0101@donga.com}
교육부가 올해 처음 선정하는 ‘반도체 특성화대학’에 서울대, 경북대, 고려대 세종캠퍼스 등 8곳이 13일 선정됐다. 이들 대학은 앞으로 반도체 학과를 신설하거나 융합 전공을 개설해 매년 총 400명 이상의 반도체 분야 고급 인력을 배출하게 된다. 이날 교육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반도체 특성화대학 지원사업 대상으로 수도권 3곳, 비수도권 5곳 등 총 8곳을 선정했다. 개별 대학을 선정하는 ‘단독형’에는 서울대, 성균관대, 경북대, 고려대(세종), 부산대 등 5곳이 선정됐다. 여러 대학들이 공동으로 지원한 ‘동반성장형’에는 명지대-호서대, 전북대-전남대, 충북대-충남대-한국기술교육대 등 3개 연합이 선정됐다. 이들 대학은 반도체 관련 강점 분야를 특성화할 계획이다. 서울대는 회로·시스템, 소자·공정 등에 특화해 첨단융합학부 내 반도체 전공을 신설한다. 성균관대는 차세대 반도체 분야에 집중하는 반도체융합공학과를, 부산대는 차량용 반도체에 특화한 반도체공학 전공을 만든다. 고려대(세종), 경북대 등은 기존의 반도체 관련 학과 학생이 심화 과정을 이수할 수 있는 융합 전공을 만든다. 동반성장형으로 선정된 대학들은 온라인 수업이나 계절학기 개설, 실습 장비 공유 등을 통해 시너지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선정된 대학에는 올해 총 540억 원이 지원된다. 서울대와 성균관대는 각각 45억 원씩, 명지대-호서대는 총 70억 원, 경북대 고려대(세종) 부산대는 각각 70억 원씩, 전북대-전남대 연합과 충북대-충남대-한국기술교육대 연합은 각각 85억 원씩이다. 지원 기간은 최대 4년으로 2년간의 사업 성과를 평가해 지원금을 줄이거나 사업을 종료할 수 있다. 2∼4년 차 예산은 추후 결정된다. 반도체 특성화대학은 지난해 7월 발표된 반도체 인재 양성 방안의 후속 조치다. 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2031년 반도체 분야 학사급 인력 수요는 약 13만5000명으로 2021년 8만1000명 대비 약 5만4000명이 더 필요하다. 대입 수험생의 의대 쏠림과 비수도권대 외면 탓에 우수 인력 양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정이 부족한 대학들은 교수진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9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서울시립대 본관에서는 2012년부터 12년째 시행 중인 ‘반값등록금’ 유지 여부를 놓고 학교 내외 관계자들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날 회의의 공식 명칭은 ‘서울시립대 등록금 정상화 공론화 위원회’. 올해 5월 첫 회의에 이은 두 번째 회의다. 위원회는 교수와 재학생 등 학내 위원 5명, 서울시 및 시의회 관계자, 재정·회계·법률 전문가 등 총 18명으로 구성됐다.이날 반값등록금 유지를 원하는 측에선 등록금 인상 찬성(46.7%)과 반대(47.9%) 의견이 비슷하다는 학교 측의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학생 의견이 과소 대표됐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이 설문은 올 2월 시립대 재학생, 학부모, 졸업생, 교직원, 시민 각 200명씩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학생 대표 위원은 “반값등록금은 정권과 관계없이 이행돼야 할 서울시와 학생들 간의 약속”이라며 “학생과 소통 없는 등록금 인상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등록금 인상에 찬성하는 외부 전문가 위원은 “학교 재정을 고려할 때 국립대 수준의 등록금 인상을 피할 순 없다”며 “다만 학생이 감내할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선거 공약으로 시작된 ‘반값등록금’반값등록금 논의의 시작은 2006년 노무현 정부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같은 해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에서 “장학금을 늘리고 사립대 민간 기부를 활성화해 등록금 부담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 교육부 장관인 이주호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 ‘교육비 부담 반으로 줄이기 대책안’으로 이런 내용을 발표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당시 한나라당 대표)도 “전체 대학 등록금 중 3조 원 정도를 장학금으로 대체하고 나머지 일부를 다른 방안에서 찾으면 등록금을 반액으로 줄일 수 있다”며 힘을 보탰다. 이에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대학 선(先)무상교육제’로 맞불을 놨다. 실제론 졸업 후 등록금을 갚아야 하는 ‘후불제’ 성격이었지만, ‘무상’을 키워드로 대학생과 학부모 표심 잡기에 나선 것이다. 2007년 대선 후 출범한 이명박 정부에선 반값등록금 대신 등록금 인상을 억제하는 정책을 폈다. 반값등록금 논쟁을 다시 촉발한 것 역시 정치권이다. 2011년 재·보궐선거, 2012년 총선을 앞두고 야당인 민주당은 반값등록금을 포함한 ‘무상복지 시리즈’를 들고 나왔다. 한나라당도 이에 맞서 반값등록금을 재추진하려다 내홍을 겪었다. 결국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듬해인 2012년 서울시립대 등록금을 절반으로 낮추면서 반값등록금은 현실화됐다. 200만∼300만 원가량이었던 서울시립대 한 학기 등록금은 인문사회계열 약 102만 원, 공학계열 135만 원 등으로 줄었고, 올해까지 12년째 동결됐다. 올해 서울시립대 학생 1인당 평균 연간 등록금은 약 239만 원으로 사립대 평균 757만3700원, 국·공립대 평균 420만5600원에 크게 못 미친다.●경쟁력 떨어지고 학생들 “시설 뒤처져”10년 넘게 지속된 시립대 반값등록금 정책에 제동이 걸린 건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서울시의회 다수당을 차지하면서다. 시의회 권력이 더불어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넘어갔고, 서울시의회는 올해 시립대 지원 예산을 서울시가 제출한 577억 원에서 100억 원 삭감했다. 소득과 관계없이 모든 학생의 등록금을 절반으로 낮춘 시립대의 반값등록금을 ‘포퓰리즘’으로 규정하고, 대학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자구책 마련을 촉구한 것이다. 예산 삭감을 주도한 국민의힘 소속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은 반값등록금 시행 후 서울시립대의 경쟁력이 악화됐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영국의 글로벌 대학평가기관 QS의 세계대학순위에서 서울시립대는 2012년 500위권에서 2022년 800위권으로 밀려났다. 서울 소재 대학의 평균 휴학률(22.9%)보다 높은 시립대의 휴학률(27.9%)도 반값등록금의 폐단이라는 게 김 의장의 주장이다. 김 의장은 “등록금 부담이 적으니 ‘반수’를 위해 거쳐 가는 대학으로 전락했다. 그 결과 학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대학이 돼 버렸다”며 “반값등록금은 실패한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시립대 내부에서도 반값등록금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2015년 총학생회 설문조사에선 응답자 817명 중 61.4%가 ‘반값등록금이 향후 교육의 질이나 학생 복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답했다. 2016년 박원순 시장이 ‘무상등록금’을 시행하려 하자 학생 다수가 반대해 무산되기도 했다. 9일 시립대에서 만난 학생들은 대체로 반값등록금에 찬성하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등록금을 올려 더 나은 교육을 받고 싶다는 의견도 있었다. 인문사회계열 19학번인 김모 씨는 “입학 성적이 비슷한 학교들과 비교했을 때 다양한 강의 개설이나 시설 개선 면에서 뒤처진다고 느낀다”며 “적절한 비용을 내고 그에 맞는 교육 서비스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인문사회계열 A 교수는 “학비가 상대적으로 비싼 사립대라면 ‘반값’ 인하의 체감 효과가 컸겠지만, 이미 국공립대 수준의 등록금을 받는 서울시립대가 굳이 반값등록금 정책을 펼 필요는 없었다”고 말했다. 도시과학대 B 교수는 “당시에도 교육비 투자가 줄어 우수 교원 확보가 어려워지는 등 교육의 질이 악화될 것이라는 걱정이 많았는데, 반값등록금 시행 후 기자재 교체 등 연구 투자가 예전만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치적 외풍’ 우려도… “학생 피해”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는 측에선 일부 지표에서 학교 경쟁력이 떨어진 이유를 반값등록금에서 찾아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공학계열 C 교수는 “줄어든 등록금 수입을 시에서 보전받았기 때문에 학교 교육비 투자 여력엔 큰 차이가 없었다”며 “다만 학생들이 체감할 수 있는 곳에 예산이 제대로 집행됐는지 검토해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이미 학교의 대표 브랜드가 된 ‘반값등록금’을 굳이 없앨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세무학과 4학년 이모 씨는 “등록금 부담이 줄어들면서 그 돈을 해외 연수나 여행에 쓰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는 친구들이 많다. 아르바이트 대신 공부할 시간을 늘리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등록금 인상 찬반 양측 모두 가장 우려하는 것은 학교가 정치적 외풍에 흔들리는 것이다. 반값등록금의 시작도 선거를 앞둔 정치권의 선심성 공약이었는데, 폐지 역시 정치인들의 입김에 의해 결정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우려다. 최근의 반값등록금 논란도 ‘박원순표 정책 지우기’의 연장선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시립대의 주요 보직을 맡고 있는 한 교수는 “외부 자극이 정체된 학교를 발전시킬 수 있고, 지금 학교는 변화가 필요한 시기가 맞다”면서도 “시의회가 예산 100억 원을 깎으면서 당장 그 피해를 학생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된 점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학교 측은 예산 삭감에 맞춰 올해 살림을 줄였다. 슈퍼컴퓨터 등 실험기자재 확충비 40억 원, 운영지원비 및 강의실 공사비 36억 원, 장학금 17억 원, 비전임교원 인건비 6억 원가량이 감축됐다. 서울시와 시의회는 이달 의회에서 삭감 예산을 재편성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학교 측도 구성원들의 정확한 의견 수렴을 위한 추가 설문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박성민 정책사회부 기자 min@donga.com}

1477년 설립된 스웨덴의 웁살라대는 노벨상 수상자 16명을 배출한 명문대다. 병상 1000여 개 규모의 부속병원을 운영 중이며, 기초연구와 환자 치료를 연계하는 ‘중개(仲介)의학’ 분야에서 특히 명성이 높다. 이 대학의 안데르스 학펠트 총장을 포함한 의대학장, 의약학부총장 등 학교 관계자 8명이 최근 강원 춘천시 한림대를 찾았다. 웁살라대가 주관하는 ‘린네 메달’ 금메달을 직접 수여하기 위해서다. 수상자는 윤대원 학교법인 일송학원 이사장(78·사진). 일송학원이 운영하는 한림대의료원장을 지낸 윤 이사장은 아시아 최초의 ‘린네 메달’ 수상자다. 지난달 30일 한림대에서 열린 수여식에는 다니엘 볼벤 주한 스웨덴대사, 최양희 한림대 총장 등 국내외 인사 600여 명이 참석했다. 린네 메달은 ‘지구상 동식물의 아버지’로 불리는 칼 폰 린네 탄생 300주년을 기념해 웁살라대가 2007년부터 수여해 온 상이다. 린네는 동식물 등 생물체의 분류 체계를 만들어 인류 의과학 발전에 기여한 생물학자다. 린네 메달은 매년 과학 분야에서 우수한 업적을 거둔 인물에게 수여한다.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미셸 마요르,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 등이 수상했다. 윤 이사장은 2020년 린네 메달 수상자다.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미뤄진 수여식을 올해 개최했다. 윤 이사장이 기존 수상자와 다른 점은 개인의 과학적 업적이 아닌 국제 교류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는 점이다. 웁살라대는 “윤 이사장은 두 학교의 의학연구 협력을 촉진하고, 교류 프로그램을 조직했으며, 공동연구 프로젝트를 활성화해 웁살라대와 스웨덴에 큰 기여를 했다”고 수여 이유를 밝혔다. 윤 이사장과 웁살라대의 인연은 2007년 시작됐다. 한림대, 한림대의료원과 웁살라대는 △ 당뇨병 치료의 미래 △영상의학 △줄기세포 △암 면역치료 △전신 염증성 질환 등의 주제로 총 11회의 국제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12회 심포지엄은 올해 9월 스웨덴에서 ‘의학 속 인공지능(AI)’을 주제로 열린다. 이 같은 학술 교류를 통해 두 대학은 각자의 장점을 배우고 의학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가령 웁살라대가 ‘항생제 내성’ 관련 기초연구 자료를 제공하면, 한림대의료원이 임상을 위한 다양한 항생제 내성 균주(菌株)를 제공해 협업하는 식이다. 2011년 웁살라대에 설립한 ‘한림-웁살라 해외거점연구센터’에선 양국의 연구자들이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 퇴행성 신경질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학생과 의료진 교류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지금까지 웁살라대 의대는 13명, 한림대 의대는 4명을 상대 학교로 보냈다. 한림대의료원의 신경과, 내분비내과, 혈액종양내과 교수진이 웁살라대에서 난치질환 및 암과 관련한 세포치료 연구를 수행하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메달 수여식에서 학펠트 총장은 “윤 이사장은 스웨덴과 웁살라대가 한국의 다양한 교육 및 연구기관과 교류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했다”며 “윤 이사장이 이끈 국제 교류는 두 대학뿐 아니라 한국과 스웨덴의 긴밀한 유대 형성에 크게 공헌했다”고 평가했다. 윤 이사장은 “메달 수상의 의미를 가슴에 새기고 전 인류 및 우주의 공존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최근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이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자 교육부가 독감으로 인한 결석을 출석으로 처리하도록 전국 초중고교에 안내했다. 교육부는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감염병 담당과장 회의를 열고 독감에 대한 학교 현장 대응을 강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교육부는 “독감 검사를 받기 위해 병원을 방문하거나, 독감에 걸려 결석하면 출석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현행 학교보건법 등에 따르면 독감에 걸렸거나 감염이 의심되는 경우 결석 기간을 출석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러나 지역이나 학교별로 출석 인정에 대한 해석이 달라 혼란스럽다는 학부모들의 민원이 제기돼 왔다. 이에 교육부가 통일된 지침을 안내한 것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21~27일 ‘독감 의심환자 분율’은 25.7명이다. 통상 5월 중하순의 독감 의심환자 분율은 5명 미만인 경우가 많다. 독감 의심 환자는 학생 연령대에서 특히 많아 7~12세는 52.8명, 13~18세는 49.5명으로 집계됐다. 질병관리청은 의료기관을 찾는 외래 환자 1000명당 ‘38도 이상 발열’과 인후통, 기침 등 독감 의심 증세를 보이는 환자의 비율을 집계해 독감 유행 규모를 파악한다. 이를 ‘독감 의심환자 분율’이라고 한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교육부가 학생과 주민이 함께 활용할 수 있는 초중고 ‘학교복합시설’을 올해 40곳 선정한다. 학교복합시설은 학생 수가 줄어 남는 학교 공간에 수영장, 체육관, 도서관 등을 설치해 활용도를 높인 시설이다. 교육부는 다음 달 13일부터 8월 14일까지 2023년 학교복합시설 대상 학교를 공모한다고 6일 밝혔다. 매년 약 40곳씩, 2027년까지 총 200곳을 선정할 계획이다. 방과 후 교실 등 초등 돌봄 시설로 활용하기 위해 매년 30곳가량은 초등학교를 우선 선정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해당 사업에 학교당 약 250억~350억 원의 사업비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재원은 기초지자체와 교육청이 분담한다. 교육부는 학교당 평균 90억 원씩 5년간 총 1조8000억 원을 교육청에 내려보내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형태로 지원할 계획이다. 각 지자체의 재정 여건에 따라 교부금 지원 비율은 달라진다. 재정자립도 40% 이상 지역은 사업비의 20%를 교부금으로 지원하고, 재정자립도 20% 미만 지역은 교부금 지원율을 30%로 높였다. 돌봄 및 방과 후 학교 관련 시설을 설치하거나 인구감소지역에 해당할 땐 교부금 비율을 각각 10%포인트씩 늘릴 수 있다. 지역에 따라 교부금으로 총사업비의 50%까지 지원할 수 있는 셈이다. 교육부는 학교복합시설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관리 및 운영비를 교부금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학교복합시설법을 개정할 계획이다. 박성민 교육부 교육자치협력안전국장은 “학교복합시설을 활용해 교육과 돌봄 환경을 개선하면 저출생 및 지역 소멸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과감한 혁신을 추진하는 지방대에 5년간 1000억 원씩을 지원하는 교육부의 ‘글로컬(Global+Local) 대학’ 사업에 대학 108곳이 신청서를 냈다. 특히 4년제 사립대는 신청률 97%를 기록해 과열 양상을 보였다. 대학 간 통합을 염두에 두고 공동 신청서를 낸 학교도 27곳 있었다. 글로컬 대학 사업이 ‘대학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일 교육부에 따르면 마감일인 지난달 31일까지 글로컬 대학 신청 자격이 있는 지방대 166곳 중 108곳(65.1%)이 신청서를 냈다. 단독 신청한 대학이 81곳, 공동 신청서를 낸 곳이 27곳(13건)이었다. 접수된 신청서는 94건. 교육부는 이 중 올해 10개 내외를 우선 1차 글로컬 대학으로 지정할 예정이다. 2026년까지 총 30곳이 지정된다. 글로컬 대학은 비수도권 대학 중 2021년 대학 기본역량 진단에서 일반재정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대학과 국립대만 지원할 수 있다. 자격을 갖춘 4년제 사립대 66곳 중에선 가톨릭꽃동네대와 목포가톨릭대를 제외한 64곳(97%)이 신청했다. 국립대는 31곳 중 25곳(80.6%)이 신청했다. 전문대에서는 신청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사립 전문대도 63곳 중 18곳(28.6%)이 지원했다. 대학이 있는 지역별로는 부산이 16곳으로 가장 많았고, 충남 15곳, 경북 14곳, 대전·전북 9곳 순이다. 공동 신청서를 낸 부산대-부산교대, 충남대-한밭대, 강원대-강릉원주대 등은 대학 통합 계획을 밝혔다. 영남권의 한 대학 관계자는 “교육부가 사실상 구조조정을 강요하는 상황이라 통합을 고민하지 않은 대학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청 대학들은 학사 과정 혁신, 지역 특화 전략 등 차별화된 혁신안을 마련하기 위해 두 달여간 역량을 총동원했다. 부산 동명대는 1년을 3학기로 나누는 ‘3학기제’ 운영 계획을 담았고, 포스텍은 포항을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육성한다는 목표로 벤처 창업 토양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달 중 15개 내외 대학을 추린 뒤 실행 계획서를 추가 심사해 10월 중 최종 선정 대학(10곳)을 발표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대학들이 제출한 혁신 계획안을 공개해 공정성 시비를 없애겠다는 방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선정 대학이 특정 지역에 쏠리거나, 반대로 지역 간 안배가 노골적으로 도드라질 경우 탈락한 학교들의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충청권 한 사립대 총장은 “선정될 대학 중 절반은 이미 정해졌다는 말도 벌써부터 나돌고 있다”며 “탈락한 곳을 중심으로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결식 우려 아동은 28만3853명이다. 이 아동들(만 18세 미만)은 지방자치단체에서 급식 지원을 받는다. 이 나이대의 약 4%는 가정에서 끼니 해결이 어렵다는 뜻이다. 최근 경기 침체로 소득이 줄어든 가정이 늘면서 끼니 지원이 필요한 아동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기업들의 사회공헌 네트워크인 행복얼라이언스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0년부터 ‘행복두끼 프로젝트’를 진행해 오고 있다. 각 지자체가 끼니 지원이 필요한 아동을 발굴하면, 기업이 도시락을 기부하는 사업이다. 2020년부터 아동 5400여 명에게 약 110만 개의 도시락을 전달했다. 아동 한 명당 지원 기간은 평균 8개월이다. 행복도시락 제공을 위한 시민 이벤트인 ‘행복두끼 챌린지’는 올해 행복얼라이언스의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 계정(사진)에서 진행된다. 아이들에게 먹이고 싶은 지역별 먹거리를 댓글로 추천받아 ‘행얼(행복얼라이언스) 맛 지도’를 완성하는 방식이다. 시민이 추천한 먹거리 1건당 행복도시락 1개가 기부된다. SNS에 음식 사진을 게시하면, 그 수만큼 도시락이 기부되는 기존 방식도 그대로 진행된다. 2020년부터 지난달까지 총 25만여 명이 행복두끼 챌린지에 참여했다. 올해도 지난달 말 기준 약 7만2000명이 이벤트에 참여했다. 행복얼라이언스는 복지 혜택이 미치지 못하는 취약계층 아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2016년 출범했다. 5월 현재 115개 기업, 73개 기초지자체가 참여하고 있다. 주거환경 개선, 학습 및 정서교육 지원, 기초 생필품 지원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조민영 행복얼라이언스 사무국 본부장은 “결식 우려 아동에 대한 시민의 관심과 참여는 지자체의 참여를 이끄는 원동력이 된다”며 “더 이상 끼니를 걱정하는 아동이 없도록 많은 시민이 참여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은 2023년 인문사회분야 학술지원사업 신규 과제로 8개 분야 1464개 과제를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사업은 △개인 및 공동 연구 △집단 연구 △학술 기반 구축 등 3개 분야의 박사급 이상 연구자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번에 발표된 사업은 개인 및 공동 연구 분야다. 올해는 젊은 연구자에 대한 지원이 대폭 강화된다. 박사학위를 소지한 비전임 연구자를 지원하는 인문사회 학술연구교수 신규 과제 지원예산이 지난해 90억 원(376개 과제)에서 160억 원(432개 과제)으로 약 78% 늘었다. 이들에게는 5년간 매년 4000만 원이 지원된다. 이공계와 융합연구를 지원하는 분야에선 12개 과제가 선정됐다. 매년 최대 1억5000만 원씩 3년간 연구비를 지원받는다. 이 밖에도 박사 취득 후 10년 이내 또는 조교수 임용 5년 이내 연구자를 지원하는 신진연구자 지원 분야에선 425개 과제가 선정됐다. 1~3년간 연간 2000만 원 이내의 연구비를 지원받는다. 이윤홍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은 “건강한 인문사회 학술 생태계 조성을 위해 성장 단계별 연구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생애 마지막까지 내가 가진 모든 것을 고려대에 주고 싶습니다.” 10년 넘게 모교인 고려대에 수십억 원을 기부해 온 사업가 유휘성 씨(85·상학과 58학번·사진)가 25일 고려대에 10억 원을 추가로 기부했다. 유 씨는 2011년 신경영관 건립기금 10억 원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총 84억 원 상당을 기부했다. 1970년 조흥건설을 창립해 자수성가한 유 씨는 2008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검소한 삶을 실천하며 기부를 이어오고 있다. 유 씨는 “나에게 후하면 다른 이들에게 베풀 수 없다. 후배들이 돈 걱정 없이 마음껏 공부하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2017년엔 거주하던 24억 원 상당의 서울 서초구 아파트를 고려대에 기증하기도 했다. 고려대는 유 씨의 어머니와 할머니 성함에 있는 ‘인(仁)’ 자와 유 씨 이름의 ‘성(星)’ 자를 따 2015년부터 ‘인성기금’을 운영해 오고 있다. 기금은 장학금과 연구비 지원 등에 쓰인다. 유 씨는 2021년 대한민국 고등교육 발전 및 미래인재 육성에 이바지한 공을 인정받아 국민포장을 받았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생애 마지막까지 내가 가진 모든 것을 고려대에 주고 싶습니다.” 십여 년 넘게 모교인 고려대에 수십억 원을 기부해 온 사업가 유휘성 씨(85·상학과 58학번)가 25일 고려대에 10억 원을 추가로 기부했다. 유 씨는 2011년 신경영관 건립기금 10억 원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총 84억 원 상당을 기부했다. 1970년 조흥건설을 창립해 자수성가한 유 씨는 2008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검소한 삶을 실천하며 기부를 이어오고 있다. 유 씨는 “나에게 후하면 다른 이들에게 베풀 수 없다. 후배들이 돈 걱정 없이 마음껏 공부하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2017년엔 거주하던 24억 원 상당의 서울 서초구 아파트를 고려대에 기증하기도 했다. 고려대는 유 씨의 어머니와 할머니 성함에 있는 ‘인(仁)’ 자와 유 씨 이름의 ‘성(星)’ 자를 따 2015년부터 ‘인성기금’을 운영해 오고 있다. 기금은 장학금과 연구비 지원 등에 쓰인다. 유 씨는 2021년 대한민국 고등교육 발전 및 미래인재 육성에 이바지한 공을 인정받아 국민포장을 받았다. 박성민기자 min@donga.com}

“서울예술학원의 이름으로, 세계적인 음악 영재들을 초청하는 ‘서울 페스티벌’을 꼭 개최하고 싶습니다.” 22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서울아트센터에서 만난 이대봉 서울예술학원 이사장(82·참빛그룹 회장)은 어린 예술학도 얘기를 할 때마다 눈빛이 빛났다. 서울예술학원이 배출한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조성진, 임윤찬 등 동문의 이름을 하나씩 언급하며 “실력뿐 아니라 인성까지 갖춘 예술인을 키워내고 싶다”고 강조했다. 서울예술학원은 서울예고와 예원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이다. 26일 개관식을 앞둔 서울아트센터는 2010년 서울예술학원을 인수한 이 이사장이 13년간 품었던 꿈의 결실이다. 이 이사장은 1987년 당시 서울예고 2학년에 재학 중이던 셋째 아들 대웅 군을 학교폭력으로 잃었다. 촉망받는 성악도였던 아들은 선배들에게 맞아 쓰러진 뒤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미국 출장 중 소식을 듣고 급히 귀국하는데 도저히 화를 삭일 수 없었죠. 하지만 죽은 아이가 다시 돌아오진 않잖아요. 가해자들을 용서하고, 대신 앞으로 폭력이 없는 학교를 만들자고 마음먹었습니다.” 이듬해(1988년) 이 이사장은 ‘이대웅 음악장학회’를 설립했다. 아들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고, 같은 꿈을 꾸는 후배들을 지원하고 싶어서였다. 장학회는 음악 영재를 발굴하기 위한 성악 콩쿠르를 개최하고 유학비도 지원하고 있다. 음악도뿐 아니라 소년소녀 가장, 독립운동가 자손들에게도 장학금을 준다. 올해까지 36년간 5만1249명에게 약 221억 원을 지원했다. 그룹을 경영하며 호텔, 물류, 에너지, 제조 등 분야에서 사업을 영위해온 그는 2010년 당시 이 학교 이사장의 비리로 학교가 파산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을 듣곤 서울예술학원을 인수했다. 14층짜리 부산 빌딩을 학교에 기증하고, 110억 원을 출연해 부채도 탕감했다. 아픈 기억이 있는 곳이지만 아들의 흔적이 남은 학교가 망가지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어서였다. 낡은 교습실을 리모델링하고 증설해 학생들이 마음껏 연습할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 그가 서울예술학원에 출연한 사재만 총 550억 원이 넘는다. 이 이사장은 학교를 인수하며 학생과 지역 사회를 위한 대규모 공연장을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학교 앞 통학로였던 언덕길에 1051석 규모의 콘서트홀(도암홀)을 갖춘 서울아트센터를 이달 완공했다. 오케스트라와 발레 공연을 할 수 있을 만큼 큰 무대를 갖췄다. 홀 아래층에는 전시 공간인 도암갤러리도 들어섰다. 학생뿐 아니라 신진 예술가들에게도 공연과 전시 기회를 줘 센터를 지역의 문화예술 명소로 키우는 게 그의 목표다. 1953년 설립된 서울예고는 올해 개교 70주년을 맞았다. 올해 졸업생 91명을 서울대에 보낼 만큼 전국 최고의 예술 명문고라는 자부심도 크다. 하지만 학교가 학생들의 실력만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인성이다. 이 이사장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학교를 맡은 지 13년이 지났지만 아직 학생 간 큰 갈등이나 폭력 사건이 없었습니다. 폭력과 예술은 공존할 수 없다는 가르침을 학생들이 잘 지켜준 덕분이죠.”박성민 기자 min@donga.com}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2023년 국제과학기술경진대회(ISEF)에서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김민서, 김수진 학생팀이 동물과학 분야 본상인 4등 상을 수상했다고 23일 밝혔다. 두 학생은 잠자리 유충이 사냥할 때 물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접힌 입술을 늘려 먹이를 낚아채는 능력을 생체역학적으로 분석한 연구로 상을 받았다. 1950년부터 개최된 ISEF는 세계 최대 규모의 청소년 대상 과학·기술 경연대회다. 올해는 64개국에서 1600여 명이 참여했다. ISEF 본상은 21개 분야에서 4등까지 수상한다. 김민서, 김수진 학생은 ISEF 참가 전 국내 과학영재 창의연구(R&E) 프로그램에서 과기정통부 장관상을 받았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