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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최근 활개를 치는 이른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조폭(조직폭력배)’과 관련해 금융·사기 범죄도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MZ 조폭들이 최근 세를 불리며 도심 한가운데서 세력 다툼을 벌이거나 서민 상대 범죄까지 저지르자, 검찰이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6일 검찰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시민들의 안전과 일상을 위협하는 조직폭력 범죄를 뿌리뽑기 위해 ‘무관용 원칙’에 따라 철저하게 수사, 구형, 자금 박탈 등 엄단하라”고 전국 일선 검찰청에 5일 지시했다. 도심 한복판에서 MZ 조폭들이 난투극을 벌이거나 무고한 시민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사건이 올 4∼5월에만 4차례나 발생한 데 따른 조치다. 대검에 따르면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지난달 부산 해운대에서 경쟁 조폭 간 벌어진 난투극과 관련해 4명을 구속하고 여죄를 수사하고 있다. 같은 달 부산 서면에서 20대 조직원 2명이 시민을 무차별 폭행한 사건도 부산경찰청이 수사 중이다. 올 4월엔 수원 ‘남문파’와 ‘역전파’ 조직원들이 난투극을 벌여 6명을 구속, 19명을 불구속 기소했고, 대구지검에선 MZ 조폭이 유흥주점에서 소화기를 분사하고 난동을 부리는 사건이 발생해 1명 구속, 5명 불구속 송치 등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8∼12월 경찰청 조폭 집중단속 결과 검거된 1183명 중 30대 이하가 888명(75%)으로 가장 많았다. 검찰은 MZ 조폭 범죄가 단순 폭력행위를 넘어 서민들을 상대로 한 금융·사기 범죄로 이어지고 있어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봤다. 실제 검찰이 조폭 추종 세력으로 보고 있는 ‘롤스로이스 뺑소니’ 사건 범인 신모 씨(29)도 8600억 원 규모의 자금이 오간 불법 도박 사이트의 총판이었던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검찰에 따르면 MZ 조폭은 기존 조폭의 ‘또래 모임’ 문화에 인터넷·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문화가 더해져 단기간에 세를 불리고 있다. 특히 여러 조직을 규합한 뒤에는 온라인 도박, 주식리딩방(주식 종목 추천 채팅방) 사기 등 신종 범죄까지 손을 대는 게 MZ 조폭의 특징이다. 검찰 관계자는 “유흥가를 기반으로 정해진 활동 반경이 있던 기존 조폭과 달리 MZ 조폭은 규모와 실체, 활동 범위를 특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MZ 조폭의 금융·사기 범죄에 대해선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도록 했다. 특히 이들이 피해자를 회유·협박해 합의를 강요한 사실이 드러나면 높은 형을 구형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하위 조직원은 물론이고 배후 세력까지 철저히 밝혀내 범죄단체 조직·활동 혐의까지 적용할 계획이다. MZ 조폭의 범죄 수익과 ‘돈줄’(범행 자금원)도 끝까지 추적해 박탈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조직폭력 범죄는 법치국가에서 용납할 수 없는 반사회적 중대범죄”라며 “모든 역량을 집결해 뿌리 뽑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검찰이 최근 활개를 치고 있는 이른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조폭(조직폭력배)’과 관련해 금융·사기범죄도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MZ 조폭들이 최근 세를 불리며 도심 한가운데서 세력 다툼을 벌이거나 서민 상대 범죄까지 저지르자, 검찰이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6일 검찰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시민들의 안전과 일상을 위협하는 조직폭력 범죄를 뿌리뽑기 위해 ‘무관용 원칙’에 따라 철저하게 수사, 구형, 자금박탈하는 등 엄단하라”고 전국 일선 검찰청에 5일 지시했다. 도심 한복판에서 MZ 조폭들이 난투극을 벌이거나 무고한 시민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사건이 올 4~5월에만 4차례나 발생한 데 따른 조치다.대검에 따르면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지난달 부산 해운대에서 경쟁 조폭 간 벌어진 난투극과 관련해 4명을 구속하고 여죄를 수사하고 있다. 같은 달 부산 서면에서 20대 조직원 2명이 시민을 무차별 폭행한 사건도 부산경찰청이 수사 중이다. 올 4월엔 수원 ‘남문파’와 ‘역전파’ 조직원들이 난투극을 벌여 6명을 구속, 19명을 불구속 기소했고, 대구지검에선 MZ 조폭이 유흥주점에서 소화기를 분사하고 난동을 부린 사건이 발생해 1명 구속, 5명 불구속 송치 등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8~12월 경찰청 조폭 집중단속 결과 검거된 1183명 중 30대 이하가 888명(75%)으로 가장 많았다. 검찰은 MZ 조폭 범죄가 단순 폭력행위를 넘어 서민들을 상대로 한 금융·사기 범죄로 이어지고 있어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봤다. 실제 검찰이 조폭 추종세력으로 보고 있는 ‘롤스로이스 뺑소니’ 사건 범인 신모 씨(29)도 8600억 원 규모의 자금이 오간 불법 도박 사이트의 총판이었던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검찰에 따르면 MZ 조폭은 기존 조폭의 ‘또래 모임’ 문화에 인터넷·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문화가 더해져 단기간에 세를 불리고 있다. 특히 여러 조직을 규합한 뒤에는 온라인 도박, 주식리딩방(주식 종목 추천 채팅방) 사기 등 신종범죄까지 손을 대는 게 MZ 조폭의 특징이다. 검찰 관계자는 “유흥가를 기반으로 정해진 활동반경이 있던 기존 조폭과 달리 MZ 조폭은 규모와 실체, 활동범위를 특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검찰은 MZ 조폭의 금융·사기 범죄에 대해선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하도록 했다. 특히 이들이 피해자를 회유·협박해 합의를 강요한 사실이 드러나면 높은 형으로 구형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하위 조직원은 물론, 배후 세력까지 철저히 밝혀내 범죄단체조직·활동 혐의까지 적용할 계획이다. MZ 조폭의 범죄수익과 ‘돈줄(범행 자금원)’도 끝까지 추적해 박탈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조직폭력 범죄는 법치국가에서 용납할 수 없는 반사회적 중대범죄”라며 “모든 역량을 집결해 뿌리 뽑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해병대 채모 상병 수사 외압 의혹 관련자인 박진희 전 국방부 장관 군사보좌관과 김동혁 군 검찰단장이 사건 관련 기록이 없는 이른바 ‘깡통폰’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도 올 3월 공수처에 자진 출석하면서 기존 휴대전화가 아닌 새 휴대전화를 제출한 바 있다. 공수처는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되고 있는 국방부 수뇌부의 조직적인 증거인멸 여부도 함께 수사 중이다.● 장관 참모들도 ‘깡통폰’ 제출 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박 전 보좌관은 채 상병이 순직하고 외압 의혹이 불거진 지난해 7∼8월 이후 휴대전화를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병대 수사단이 채 상병 순직과 관련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이첩하자, 국방부가 나서 조사 결과를 회수하고 혐의자를 대대장 2명으로 줄였던 시점이다. 실제 박 전 보좌관은 공수처가 올해 1월 국방부를 압수수색할 때 새 휴대전화를 제출했다. 공수처는 박 전 보좌관이 기존 휴대전화를 훼손하고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단장도 지난해 통화기록 등 사건 관련 기록이 지워진 휴대전화를 공수처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외압 의혹이 불거진 지난해 7∼8월 자료들은 모두 삭제돼 있었다고 한다. 이 전 장관도 올 3월 주호주 대사로 출국하기 직전 공수처에 자진 출석하면서 새 휴대전화를 제출했다. 당시 이 전 장관 변호인은 “공직자들은 직에서 물러날 때 휴대전화를 바꾼다”고 해명한 바 있다. 검경과 공수처 등 수사기관은 피의자들의 전화 수신·발신 내역과 시간대를 통신사를 통해 조회할 수 있다. 하지만 통화 녹취파일이나 메신저 대화 내역, 사진 등 구체적인 증거는 휴대전화가 있어야 확보할 수 있다. 공수처는 국방부 수뇌부가 핵심 증거 삭제 등 조직적으로 증거인멸에 나섰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스모킹건’ 삭제 가능성 공수처는 김 단장이 삭제한 자료들이 수사 외압 의혹 사건의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공수처는 김 단장이 지난해 8월 2일 대통령실 지시를 받고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을 집단항명수괴죄로 입건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다. 이날은 해병대 수사단이 경북경찰청에 조사 결과를 이첩하자 국방부 군 검찰단이 이를 회수해온 날이다. 공수처는 김 단장의 휴대전화에 당시 상황을 재구성할 수 있는 녹취파일이나 메신저 대화 내역 등 증거가 있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박 전 보좌관의 이전 휴대전화에도 주요 증거가 담겨 있다는 게 공수처의 분석이다. 지난해 7월 31일 박 전 보좌관은 임기훈 전 대통령국방비서관 등 대통령실 관계자들과 수차례 통화한 것으로 파악됐는데, 이날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 하나”라고 질책한 것으로 알려진 대통령국가안보실 회의가 있었던 날이다. 공수처는 회의 후 대통령실과 박 전 보좌관이 긴밀히 소통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전 보좌관은 이틀 뒤에도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등과 수차례 통화를 나눴다. 법조계에선 이들의 ‘깡통폰’ 제출이 법원의 영장실질심사 등에서 증거인멸 행위로 인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새 휴대전화를 낸 것을 넘어 기존 휴대전화를 훼손하고, 특정 날짜 자료를 삭제하는 등 수사를 방해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위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구속영장 청구 등) 신병 처리가 이뤄진다면 증거인멸 정황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깡통폰 제출을 넘어 더 구체적인 증거인멸 정황이 밝혀져야 체포 또는 구속 사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보좌관은 동아일보에 “3년 가까이 사용해 성능상 교체 시기가 돼 교체한 것일 뿐”이라며 “(기존 휴대전화는) 훼손한 적 없다”고 밝혔다. 김 단장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구민기 기자 koo@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을 거치지 않고 김 여사 측과 직접 대면 조사를 조율하는 방안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수사팀은 디올백을 건넨 최재영 씨가 뇌물이나 청탁 의도는 없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혐의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4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원석 검찰총장은 기소 여부와 관계없이 김 여사에 대한 대면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디올백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는 핵심 참고인 조사를 모두 마친 뒤 대면 조사 일정을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정수석실을 거치지 않고 출석 시점 등을 김 여사 측과 직접 논의하는 방안이 거론된다고 한다. 검찰은 최 씨가 선물을 건넨 자리에 배석한 유모, 정모 비서에 대한 조사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참고인 신분인 이들이 조사를 거부하면 곧장 김 여사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최 씨가 검찰 조사에서 “뇌물이나 청탁의 의도가 아니다”라고 진술하면서 김 여사를 처벌하기가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최 씨는 “첫 번째 선물은 대통령 취임 축하의 의미이고 다른 세 번의 선물은 김 여사를 만나기 위한 수단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2022년 6월 샤넬 화장품과 향수를 시작으로 같은 해 7월엔 책과 위스키, 8월에는 전기스탠드와 전통주, 9월에는 디올백을 김 여사 측에 건넸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최 씨가 청탁이 아니라고 하고, 단순 선물이라고 주장한다면 김 여사 혐의 구성 자체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 씨는 대통령총무비서관실 소속 조모 과장 등과의 통화에 대해서도 “절차 안내를 위한 단순 통화였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최 씨가 김 여사에게 김창준 전 미 하원의원의 국립묘지 안장을 부탁한 뒤 조 과장은 최 씨에게 전화해 “서초동(김 여사)으로부터 연락받았다. 절차를 밟으셔야 하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후 국가보훈부는 미국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전과가 있는 김 전 의원의 국립묘지 안장이 불가능하다고 결론 내렸다. 검찰은 김 여사를 불러 조사할 때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도 함께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검찰은 2021년 12월 김 여사가 제출한 서면진술서의 내용이 부족해 대면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선 디올백 수수 혐의 입증에 실패할 경우 도이치모터스 수사도 지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국방부 조사본부가 지난해 8월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을 재검토하면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체적 혐의를 중간 보고서에 적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4일 동아일보가 확보한 국방부 조사본부 중간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조사본부는 해병대 수사단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이첩하려 했던 8명의 혐의를 구체적으로 판단했다. 조사본부는 임 전 사단장에 대해 “(지난해 7월) 18일 ‘수변에 내려가서 수풀을 헤치고 찔러 보아야 한다. 내려가는 사람은 가슴 장화를 신어라’라는 등 구체적 수색방법을 거론하는 바람에 채 상병이 장화를 신고 실종자 수색을 하게끔 함으로써 안전한 수색 활동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적시했다. 물속에서 장화를 신어 채 상병이 급류에 적절하게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조사본부는 또 “(임 전 사단장은) 19일 채 상병이 하천에서 무릎 높이까지 입수해 위험하게 수색 중인 걸 알았지만, (현장 관계자들에게) ‘훌륭하게 공보업무를 했다'고 칭찬하며 외적 군기에만 관심을 둘 뿐 안전한 수색을 위한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내용도 담았다. 이외에도 △호우피해 복구 지원 요청을 늦게 전파한 혐의 △작전 전개를 재촉한 혐의 등이 채 상병을 사망에 이르게 한 정황이라고 강조했다. 이 보고서는 조사본부가 지난해 8월 14일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중간 보고를 위해 제출한 문건이다. 조사본부는 임 전 사단장을 포함해 6명의 혐의를 적시했고, 2명에 대해선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란 의견을 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21일 최종 발표에서 조사본부는 임 전 사단장 등 6명을 제외하고 대대장 2명에 대해서만 혐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 국방부 수뇌부가 개입해 결과를 바꾼 것으로 보고 있다. 유 관리관 측 변호인은 동아일보에 “조사본부에 (결과를 바꾸라고) 지시할 권한도 없으며 지시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4일 대검찰청에서 이원석 검찰총장과 비공개 회동한 뒤 기자들을 만나 “진실을 파헤칠 때까지 법과 원칙에 따라 열심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구민기 기자 koo@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지난해 8월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고 재검토를 맡았던 국방부 조사본부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가슴 장화를 신어라’라는 등의 지시를 해 채 상병을 위험하게 했다”는 등 임 전 사단장을 포함한 총 6명에 대한 구체적 혐의를 적시한 중간검토 결과를 작성한 것이 드러났다.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대통령실과 국방부가 외압을 행사해 해당 내용을 뒤바꿔 총 2명에 대해서만 경찰 이첩이 되게한 혐의를 포착했다.4일 동아일보가 확보한 13페이지 분량의 ‘고 채수근 상병 사망사고 관계자별 사망의 원인이 되는 범죄의 단서가 되는 정황 판단’에 따르면 조사본부는 해병대 수사단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이첩하려 했던 총 8명의 혐의에 대해 판단한 내용을 적시했다. 해당 보고서는 조사본부가 작년 8월 14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재검토 과정 중 중간 보고를 위해 제출한 문건이다. 조사본부는 8명 중 임 전 사단장을 포함한 6명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의무를 다하지 않은 내용을 담았고, 2명에 대해선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란 의견을 담았다. 6명 중 임 전 사단장에 대해선 2장 반을 할애해 혐의를 가장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보고서는 임 전 사단장에 대해 “18일 ‘수변에 내려가서 수풀을 헤치고 찔러 보야아 한다. 내려가는 사람은 가슴 장화를 신어라’라는 등 구체적 수색방법을 거론하는 바람에 채 상병이 장화를 신고 실종자 수색을 하게끔 함으로써 안전한 수색 활동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또 “19일 채 상병이 벌방교회 앞 하천에서 무릎 높이까지 입수해 위험하게 수색 중인 걸 알았지만 ‘훌륭하게 공보업무를 했다’며 외적 군기에만 관심을 둘 뿐 안전한 수색을 위한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내용도 담았다. 이외에도 △호우피해복구지원 요청을 늦게 전파한 혐의 △작전전개를 재촉한 혐의 △적색티 작업 지시 혐의 등이 채 상병을 사망에 이르게 한 정황이라고 강조했다.하지만 조사본부는 작년 8월 21일 임 전 사단장을 제외하고 대대장 2명에 대해서만 범죄혐의가 인정된다고 발표했다. 임 전 사단장을 포함한 4명에 대해선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공수처는 그 사이 유 관리관 등 국방부 수뇌부가 개입해 조사본부의 결과를 바꾼 것으로 보고 있다. 15일 법무관리관실은 중간결과 보고서에 대해 회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17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주재로 열린 조사본부 회의에서 유 관리관은 “인지통보서에 혐의자를 2명으로 경찰에 이첩해야 한다”는 뜻을 박경훈 전 조사본부장 직무대리 등에게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대통령실의 개입 여부도 수사 대상이다. 15일 법무관리관실이 중간결과 보고서를 회신한 날 유 관리관은 이시원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실과 총 2통의 전화를 한 내역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유 관리관 변호인은 동아일보에 “조사본부가 의견을 요청한 내용이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아 확실한 혐의자만 혐의를 적시해 이첩하는게 적절하다는 기존 판단을 그대로 회신했을 뿐”이라며 “유 관리관이 조사본부에 지시할 권한도 없으며 지시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이 전 비서관과 박 전 본부장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구민기 기자 koo@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대북송금과 주가 조작 사건과 관련해 검찰의 불법 수사 의혹을 규명하도록 하는 이른바 ‘대북송금 관련 검찰 조작 특검법’을 3일 발의하며 특검 총공세에 나섰다. 민주당 정치검찰 사건 조작 특별대책단 소속 이성윤 의원은 이날 오전 ‘김성태 대북송금 관련 이화영·김성태에 대한 검찰의 허위 진술 강요 등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대표적인 반윤(반윤석열) 검사 출신인 이 의원은 앞서 개원 첫날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및 디올 명품백 수수 의혹,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을 포괄하는 ‘김건희 여사 종합특검법’을 발의한 바 있다. 대책단에는 이 의원을 포함해 강경파 친명(친이재명)계인 민형배 의원, 김기표 김동아 박균택 양부남 이건태 의원 등 대장동 변호사 5인방이 속해 있다. 대북송금 특검법엔 김 전 회장 사건 관련 검찰의 부실 수사와 구형 거래 의혹 등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특별검사를 임명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대책단은 “수원지검에서 진행된 김 전 회장에 대한 대북송금 사건 수사는 검찰권 남용의 종합선물세트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형배 의원은 이날 발의 후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표를 위한 ‘방탄용 특검’이 아니냐는 지적에 “사건을 수사하는 검사들의 위법·범법 행위를 대상으로 하는 특검”이라면서 “방탄 특검으로 몰고 가는 건 비약을 넘어 상상도 안 되는 주장”이라고 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이날 ‘대북송금 관련 검찰조작 특검법’에 대해 “법치주의를 무너뜨리고 형사사법 제도를 공격하고 위협하는 형태의 특검”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수사 대상자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민주당 측에서 특검법안을 발의해서 검찰을 상대로 수사한다고 하는 것”이라며 “검찰에 대한 겁박이자 사법부에 대한 압력이다. 사법 방해 특검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유채연 기자 ycy@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과 관련한 해병대 수사단 조사 결과를 국방부 조사본부가 재검토하는 과정에 국방부 수뇌부가 개입한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채 상병 사건을 재검토한 국방부 조사본부 태스크포스(TF)를 직접 방문해 이런 내용을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3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공수처 수사4부(부장검사 이대환)는 올해 3∼4월 국방부 조사본부 TF 단원들을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했다. 공수처는 수사 기밀을 유지하기 위해 조사본부를 직접 방문해 조사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한다. TF는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에 대해 지난해 8월 9일 재검토를 시작해 같은 달 21일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TF는 대대장 2명에 대해서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해병대 수사단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에게 혐의를 적용한 것보다 6명이나 줄어든 것이다. 공수처는 현장 조사에서 TF 단원들에게 2명만 혐의를 적용한 이유 등을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단원들은 “임 전 사단장을 포함해 총 6명의 혐의를 특정해 이첩해야 한다는 중간 결과가 나왔지만, 최종 결과는 달라졌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정식 참고인 조사가 아닌 일종의 면담 형식이어서 진술서는 남기지 않았다고 한다. 공수처는 이 같은 증언을 토대로 국방부 수뇌부가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 경찰 이첩은 물론이고 TF의 재검토에도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은 지난해 8월 17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주재로 열린 조사본부 회의에서 “인지통보서에 혐의자를 2명으로 경찰에 이첩해야 한다”는 뜻을 박경훈 전 조사본부장 직무대리 등에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TF 내부 문서와 TF가 국방부와 주고받은 문서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는 3일 김모 전 국방부 조사본부 TF 단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지난달 25일에 이어 2차 조사다. 동아일보는 유 법무관리관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으나 닿지 않았다. 한편 대통령실의 수사 외압 의혹 시점으로 지목된 지난해 7월 31일부터 8월 8일까지 국회 국방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였던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과 13차례에 걸쳐 통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신 장관이 이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걸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건 8월 8일 오전에도 둘은 통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신 장관은 지난해 8월 21일 국방위에서 “8월 11일 전에는 장관님의 판단이나 엄정한 수사에 혹시라도 여당 간사가 전화를 하는 것이 아는 척하는 것이 될까 (전화를) 안 했다”고 주장했고, 이에 이 전 장관도 “예, 그렇습니다”라고 답변한 바 있다. 이 전 장관 측은 "채 상병 사건과 관련된 통화를 한 것이 아니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신 장관 측은 “당시 국회 휴가를 앞두고 국방위 운영에 관해 상의하고 초급 간부 복무 여건 개선 방안 등 평소처럼 여러 국방 현안을 논의하려고 통화한 것”이라고 해명했다.구민기 기자 koo@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수사 외압 의혹으로 논란이 처음 일었던 지난해 8월 초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국회 국방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였던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수차례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이들은 국회에서 “통화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측이 군사법원에서 받은 통신기록 조회에 따르면 대통령 격노가 있었다고 알려진 7월 31일부터 8월 9일까지 이 전 장관과 신 장관은 총 13통의 통화를 했다. 모두 신 장관이 이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걸은 내역이다. 통신기록에는 7월 28일~8월 9일에 이뤄진 통화만 공개됐다.신 장관은 이른바 ‘대통령 격노’ 다음 날인 8월 1일 이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2분 25초 간 통화를 했다. 또한 8월 4일 5통의 전화를 했는데 당시는 언론들이 “해병대 수사단의 경찰 이첩에 윗선의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이 처음으로 제기되던 시기였다. 8월 7일에도 5통의 통화가 집중됐다. 이날엔 국방부 내부에서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 결과를 조사본부가 재검토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또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건 8월 8일 오전 9시 34분에도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이 전 장관에게 이날 오전 7시 56분 전화를 걸었다.이러한 통화 내역은 이들이 그간 내놨던 주장과는 배치된다. 신 장관은 지난해 8월 21일 국방위에서 “8월 11일 전에는 장관님의 판단이나 엄정한 수사에 혹시라도 여당 간사가 전화를 하는 것이 아는척 하는 것이 될까 (전화를) 안했다”고 주장했고, 이에 이 전 장관도 “예 그렇습니다”라고 답변했다. 또한 이 전 장관은 7월 30일에도 신 장관과 오후 4시 8분 4분 6초 간 통화했다. 이도 국회 발언과 어긋난다. 9월 4일 예결위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월 30일부터 31일 11시 56분까지 여당 국회의원과 통화한 적 있으십니까?”라고 물어본 질문에 이 전 장관은 “여당 의원과도 통화한 일이 없다”고 밝혔다. 이 전 장관 변호인은 “채 해병 사건과 관련해서 대화나눈거 아니다”고 해명했다. 신 장관 측은 “당시 국회 휴가를 앞두고 국방위 운영에 관해 상의하고 초급 간부 복무 여건 개선 방안 등 평소처럼 여러 국방 현안을 논의하려고 통화한 것”이라고 해명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군 검찰단이 경찰로부터 해병대 수사단 조사 자료 등을 회수할 때 국방부 수뇌부가 개입한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단이 사건을 회수해왔고, 국방부는 관여하지 않았다”는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의 주장을 뒤집을 수 있는 증거를 확보한 것이다. 공수처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3차례 통화한 직후 국방부 수뇌부가 사건 회수에 적극 개입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공수처는 대통령실 지시를 받은 국방부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보호하기 위해 사건 회수에 개입했는지도 수사 중이다.● “관여 안 했다”는 유재은, 검찰단장과 통화 3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공수처는 지난해 8월 2일 오후 2시 40분경 유 관리관이 김동혁 군 검찰단장과 통화한 기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통화는 유 관리관과 김 단장의 첫 통화로 둘은 평소 연락을 하는 사이가 아니었다고 한다. 특히 이들의 통화 시점은 군 검찰단이 내부 회의를 막 시작하려던 시간대였다. 당시 군 검찰단은 회의에서 해병대 수사단이 경북경찰청으로 넘긴 사건을 회수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병대 수사단은 이날 오전 임모 전 사단장 등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적시한 조사 자료를 경북청에 이첩한 상태였다. 공수처는 유 관리관이 김 단장과의 통화에서 사건 회수를 논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50분 유 관리관이 경북청 노모 수사부장과 통화한 사실도 파악됐다. 공수처는 이들이 통화에서 사건 회수를 논의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 관리관이 사건 회수에 상당 부분 관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공수처의 판단이다. 유 관리관과 이 전 장관 등 국방부 수뇌부는 그동안 사건 회수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유 관리관은 작년 9월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사건 회수 과정을 묻는 질의에 “검찰단이 판단한 사안”이라고 말했고, 이 전 장관도 지난달 27일 입장문을 통해 “귀국 후 사후 보고 받는 과정에서 알게 된 사안”이라고 했다. 법조계에선 “임 전 사단장을 구하기 위해 사건을 회수해 왔다”는 의혹을 차단하기 위해 유 관리관과 이 전 장관이 이런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찰단이 자체 판단으로 순수하게 사건을 회수해 왔다는 걸 강조해 책임을 피해 가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건 회수 결정 후 유재은-이시원 통화 공수처는 윤 대통령이 국방부를 통해 사건 회수를 지시했을 가능성도 열어 놓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오전 유 관리관은 이 전 장관의 우즈베키스탄 출장에 동행한 박진희 당시 국방부 장관 군사보좌관과도 통화를 나눴다. 공수처는 유 관리관이 이 전 장관을 수행하는 박 전 보좌관을 통해 이첩 관련 내용을 조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어 낮 12시 7∼57분 이 전 장관은 윤 대통령과 통화를 나눴고, 오후 7시 20분 군 검찰단이 사건을 회수해왔다. 공수처는 이 과정에서 유 관리관이 대통령실과 접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공수처는 이날 유 관리관과 이시원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이 통화한 기록을 확보했는데, 당시 군 검찰단은 회의를 마치고 사건을 회수하기 위해 경북청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유 관리관과 이 전 비서관이 통화를 나눈 건 이때가 처음이다. 공수처는 유 관리관과 이 전 비서관이 통화에서 사건 회수를 논의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3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나 대통령실의) 통화 내용에 대해 유추하면서 억측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 중인 사안”이라며 “공수처와 경찰이 수사를 하고 있으니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유 관리관은 “수사와 관련된 내용은 답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구민기 기자 koo@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사진)과 3차례 통화한 사실이 밝혀진 가운데 이 전 장관이 국회에서 거짓말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 전 장관은 대통령실 측과 통화한 적이 없다고 수차례 밝혔다. 하지만 윤 대통령과는 물론, 대통령실 관계자와 수십 차례 통화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30일 국회 회의록 등에 따르면 이 전 장관은 지난해 8월 2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수사외압 의혹 관련) 대통령실로부터 전화나 문자, 메일을 받은 것이 없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 문제와 관련해서 문자나 전화를 받은 것 전혀 없다”고 답했다. 이 전 장관은 같은 해 9월 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도 같은 취지의 질문에 “이 건과 관련해서 통화한 게 없다”며 “(대통령국가)안보실 누구하고도 통화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의 항명 혐의를 심리 중인 군사법원에 제출된 휴대전화 통신기록에 따르면 이 전 장관은 채 상병 순직 사건이 경찰에 이첩된 지난해 8월 2일 윤 대통령과 3차례에 걸쳐 18분가량 통화했다. 이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의 전화를 받기 18분 전인 오전 11시 49분경 조태용 당시 대통령국가안보실장과도 2분 40초간 통화했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사퇴가 철회된 지난해 7월 31일 임기훈 전 대통령국방비서관이 이 전 장관, 박진희 국방부 군사보좌관과 6차례 통화한 기록도 나왔다. 이 전 장관은 국방부가 채 상병 순직 사건을 국방부 조사본부에 맡겨 재검토하기로 결정한 지난해 8월 8일에도 윤 대통령과 통화했다. 다만 이 전 장관의 국회 발언에 대해 법적인 책임을 묻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국회증언감정법은 국회에서 선서를 한 증인이 위증을 했을 경우에만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토록 하고 있다. ‘증인 선서’가 이뤄지는 국정감사나 국정조사, 청문회와 달리 일반 상임위원회에서 나온 장관의 거짓말은 처벌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수사외압 의혹의 주요 국면마다 이 전 장관이 대통령실 측과 통화한 기록이 나온 만큼, ‘외압이 없었다’는 이 전 장관 측 주장의 신빙성은 흔들리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이 전 장관 측은 “사단장을 빼라는 내용의 통화가 없었다는 취지지 통화를 하지 않았다는 건 아니다. 표현이 정확하지 못했던 부분은 인정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대통령과의 통화는 박 대령에 대한 항명죄 수사 지시 이전에 이뤄졌다”며 “박 대령에 대한 인사 조치 검토 지시는 수사 지시에 수반되는 당연한 지시로 대통령 통화와 무관하다”고 밝혔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이전에는) 내가 조심하면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젠 숨만 쉬어도 성범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거잖아요.” 이른바 ‘서울대 n번방’ 사건의 피해자 A 씨는 29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A 씨는 서울대 출신 박모 씨(40·구속) 등이 보안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유포한 성착취물의 피해자 60여 명 중 한 명이다. 또 다른 피해자 B 씨는 “합성물이든, 실제 촬영물이든 피해자는 똑같이 공포를 느낀다”며 “처벌을 강화하고 텔레그램 성범죄 수사 매뉴얼을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피해자들은 ‘텔레그램을 이용한 유포범은 추적하기 어렵다’며 관련 수사에 공들이지 않는 일부 경찰관의 인식과 관행부터 손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이 성착취물을 처음 접한 건 2021년 7월. 이후 경찰은 4차례나 성과 없이 수사를 종결했다. 근본적인 원인은 텔레그램 측이 수사기관의 협조 요청에도 관련 정보를 주지 않고 서버도 해외에 있어 추적이 어려운 탓이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경찰이 초기부터 유포범의 텔레그램 ‘고유 ID’ 등을 확보하는 등 적극적으로 수사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시로 바꿀 수 있는 일반 ID와 달리, 고유 ID는 유전자(DNA)처럼 텔레그램 탈퇴 전까지 유지된다. 그 자체로 피의자의 소재나 정체를 밝힐 순 없지만 향후 여죄를 밝히는 데 도움이 된다. A 씨는 2022년 3월 박 씨로부터 텔레그램 메시지를 받았을 때 곧장 경찰서로 달려가 박 씨의 고유 ID를 확보한 덕에 추후 그의 범행을 특정하는 데 기여할 수 있었다. A 씨는 “박 씨의 메시지를 받자마자 바로 회사를 조퇴하고 택시 타고 경찰서로 달려가며 일부러 장단을 맞춰 줬다”며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 고유 ID 추적 및 방법을 성범죄 수사 매뉴얼에 담아야 한다”고 했다. 합성 성착취물에 대한 처벌 수위가 낮은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박 씨 등에게 적용된 허위 영상물 반포죄는 징역형 상한이 5년이다. 촬영물 반포죄의 7년보다 처벌이 약하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채모 상병 순직 사건으로 사퇴를 준비하던 중 대통령실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통화 직후 복귀 명령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종범 전 해병대 부사령관이 국방부 장관 집무실에서 받아 적었다는 이른바 ‘정종범 메모’ 작성 전후로 대통령실과 군 수뇌부가 통화한 기록도 확인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 전 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건 직후 군 수뇌부가 텔레그램으로 채 상병 사건의 경찰 이첩과 임 전 사단장의 근무 여부를 확인한 내역도 나왔다.● ‘사퇴 준비’ 임성근, 대통령실 통화 후 복귀2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임 전 사단장은 지난해 7월 31일 오전까지 해병대사령부와 ‘사퇴 입장문’ 작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전날 해병대 수사단이 임 전 사단장 등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이첩한다는 조사 결과를 이 전 장관에게 보고했고,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은 해군참모총장에게 임 전 사단장 후임 후보군까지 보고한 상태였다고 한다. 해병대는 31일 오전 11시 17분 임 전 사단장을 직무 배제하고 사령부 파견 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오전 11시 54분 ‘02-800’으로 시작되는 대통령실 번호로 이 전 장관에게 전화가 걸려와 168초간 통화가 이뤄진 뒤 상황이 반전됐다. 통화 종료 직후 이 전 장관은 박진희 당시 국방부 군사보좌관을 통해 김 사령관에게 전화해 임 전 사단장 복귀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오전 11시엔 윤 대통령이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느냐”며 격노했다는 얘기가 나오는 대통령국가안보실 회의가 열린 바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임 전 사단장의 사퇴 입장문 작성을 조율했던 해병대 고위 관계자를 최근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대통령실 관계자가 이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임 전 사단장의 사퇴를 철회하라고 지시했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정종범 메모’ 작성 때도 대통령실 전화대통령실이 이 전 장관에게 전화한 직후 임기훈 전 대통령국방비서관이 당일에만 이 장관 측과 6차례 통화한 기록도 나왔다. 이 전 장관이 대통령실과 통화를 마치고 50분 후인 7월 31일 낮 12시 46분, 임 전 비서관은 박 전 보좌관에게 전화한 것을 시작으로 이 전 장관, 박 전 보좌관과 총 6차례 전화를 주고받았다.특히 이날 오후 2시경 이 전 장관이 참모들과 회의를 열었는데, 임 전 비서관이 오후 2시 7분 박 전 보좌관과 3분 7초간 통화한 기록도 나왔다. 이 회의에 참석한 정 전 부사령관은 ‘누구누구 수사 언급하면 안 됨’ ‘사람에 대해서 조치·혐의는 안 됨’ 등 사건 처리 지침으로 보이는 이른바 ‘정종범 메모’를 작성했다. 이 때문에 공수처는 해당 메모가 임 전 비서관과 통화 후 이 전 장관이 참모들에게 지시한 내용일 가능성을 수사 중이다.윤 대통령이 지난해 8월 2일 채 상병 사건의 경찰 이첩 직후 이 전 장관에게 직접 전화한 배경을 유추할 수 있는 통화 기록도 나왔다. 윤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7~11분 이 전 장관과 첫 통화를 했는데, 통화 종료 17분 후 박 전 보좌관이 김 사령관에게 텔레그램으로 채 상병 사건의 경찰 이첩 여부와 임 전 사단장의 근무 여부 등을 확인했다.이 전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4차례 통화뿐 아니라 한덕수 국무총리(8월 2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8월 4~7일), 방문규 전 국무조정실장(8월 3일), 김용현 대통령경호처장(8월 4~7일) 등과도 통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임 전 사단장은 동아일보에 “저도 말하고 싶은 것이 많다”면서도 “해병대사령부의 강력한 언론 대응 금지 지침에 입각해 현직 군인으로서 이를 명확히 준수해야 한다”고만 했다. 이 전 장관 변호를 맡은 김재훈 변호사는 “대통령 격노를 접한 사실이 없으며, 대통령실 그 누구로부터도 ‘사단장을 빼라’는 말을 들은 적도, 그 누구에게도 그런 말을 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과 장관은 원래 수시로 통화를 한다”며 “무슨 내용으로 통화를 했는지 모르면서 채 상병 사건을 놓고 통화했다고 추론하는 것일 뿐”이라고 했다.구민기 기자 koo@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이전에는) 내가 조심하면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젠 숨만 쉬어도 성범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거잖아요.”이른바 ‘서울대 n번방’ 사건의 피해자 A 씨는 29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A 씨는 서울대 출신 박모 씨(40·구속) 등이 보안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유포한 성착취물의 피해자 60여 명 중 한 명이다. 또 다른 피해자 B 씨는 “합성물이든, 실제 촬영물이든 피해자는 똑같이 공포를 느낀다”며 “처벌을 강화하고 텔레그램 성범죄 수사 매뉴얼을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피해자들은 ‘텔레그램을 이용한 유포범은 추적하기 어렵다’며 관련 수사에 공들이지 않는 일부 경찰관의 인식과 관행부터 손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이 성착취물을 처음 접한 건 2021년 7월. 이후 경찰은 4차례나 성과 없이 수사를 종결했다. 근본적인 원인은 텔레그램 측이 수사기관의 협조 요청에도 관련 정보를 주지 않고 서버도 해외에 있어 추적이 어려운 탓이다.하지만 피해자들은 경찰이 초기부터 유포범의 텔레그램 ‘고유 ID’ 등을 확보하는 등 적극적으로 수사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시로 바꿀 수 있는 일반 ID와 달리, 고유 ID는 유전자(DNA)처럼 텔레그램 탈퇴 전까지 유지된다. 그 자체로 피의자의 소재나 정체를 밝힐 순 없지만 향후 여죄를 밝히는 데 도움이 된다. A 씨는 2022년 3월 박 씨로부터 텔레그램 메시지를 받았을 때 곧장 경찰서로 달려가 박 씨의 고유 ID를 확보한 덕에 추후 그의 범행을 특정하는 데 기여할 수 있었다. A 씨는 “박 씨의 메시지를 받자마자 바로 회사를 조퇴하고 택시로 경찰서로 달려가며 일부러 장단을 맞춰 줬다”며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 고유 ID 추적 및 방법을 성범죄 수사 매뉴얼에 담아야 한다”고 했다.합성 성착취물에 대한 처벌 수위가 낮은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박 씨 등에게 적용된 허위영상물 반포죄는 징역형 상한이 5년이다. 촬영물 반포죄의 7년보다 처벌이 약하다. 지난해 12월부터 재수사에 착수한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사이버성폭력수사팀은 약 5개월 만에 주범인 박 씨와 강모 씨(30)를 모두 체포해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또 이들이 만든 성착취물을 2차 유포한 20대 남성 박모 씨도 24일 구속 기소했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삼성전자 기술 유출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안승호 전 삼성전자 IP센터장(부사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했다. 안 전 부사장은 퇴직 후 회사를 설립하고 빼돌린 기술을 악용해 미국에서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한 인물이다. 서울중앙지검 정보기술범죄수사부(부장검사 이춘)는 27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안 전 부사장을 상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안 전 부사장은 퇴직 후 특허관리기업(NPE) ‘시너지IP’를 설립하고, 삼성전자 직원으로부터 유출한 기밀자료를 이용해 미국 법원에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시너지IP는 미국의 이어폰·음향기기 업체인 ‘스테이턴 테키야 LCC’(테키야)와 특허사용권 계약을 체결하고 삼성전자가 테키야 보유 특허를 침해했다며 2022년 미국에서 소송에 나섰다. 이들은 삼성 스마트폰 ‘갤럭시S’ 시리즈와 이어폰 ‘갤럭시 버즈’에 적용한 ‘빅스비’ 등에서 테키야의 특허가 무단으로 도용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 법원은 이달 9일(현지 시간) “부정직하고 불공정하며 기만적이다. 법치주의에 반하는 혐오스러운(repugnant) 행위”라며 기각 판결을 내렸다. 미 법원은 판결을 내리면서 특허 침해 여부를 따질 필요가 없다고 봤다. 안 전 부사장 등이 삼성의 기밀을 시너지IP와 테키야에 빼돌린 뒤 이를 활용해 소송을 냈다고 본 것이다. 특히 미 법원은 유출 기술을 활용한 추가 소송을 앞으로 금지한다는 내용도 이례적으로 판결문에 명시했다. 검찰은 지난해 삼성전자 몰래 일본에 회사를 차리고 내부 기밀을 91회 유출해 구속 기소된 이른바 ‘특허 브로커’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안 전 부사장의 혐의를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올 1월 안 전 부사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기각하자 추가 수사를 통해 혐의를 보강한 뒤 영장을 재청구했다. 한편 검찰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사내 특허 출원 대리인을 선정해주는 등의 대가로 한국과 미국, 중국의 특허법인으로부터 수년에 걸쳐 총 6억 원을 수수한 혐의(배임수재)로 이모 전 삼성디스플레이 출원그룹장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삼성전자 기술 유출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안승호 전 삼성전자 IP센터장(부사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했다. 안 전 부사장은 퇴직 후 회사를 설립하고 빼돌린 기술을 악용해 미국에서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패소한 인물이다.서울중앙지검 정보기술범죄수사부(부장검사 이춘)는 27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안 전 부사장을 상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안 전 부사장은 퇴직 후 특허관리기업(NPE) ‘시너지IP’를 설립하고, 삼성전자 직원으로부터 유출한 기밀자료를 이용해 미국 법원에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시너지IP는 미국의 이어폰·음향기기 업체인 ‘스테이턴 테키야 LCC(테키야)’와 특허사용권 계약을 체결하고 삼성전자가 테키아 보유 특허를 침해했다며 2022년 미국에서 소송에 나섰다. 이들은 삼성 스마트폰 ‘갤럭시S’ 시리즈와 이어폰 ‘갤럭시 버즈’에 적용한 ‘빅스비’ 등에서 테키야의 특허가 무단으로 도용됐다고 주장했다.그러나 미국 법원은 이달 9일(현지 시간) “부정직하고 불공정하며 기만적이다. 법치주의에 반하는 혐오스러운(repugnant) 행위”라며 기각 판결을 내렸다. 미 법원은 판결을 내리면서 특허침해 여부를 따질 필요가 없다고 봤다. 안 전 부사장 등이 삼성의 기밀을 시너지IP와 테키야에 빼돌린 뒤 이를 활용해 소송을 냈다고 본 것이다. 특히 미 법원은 유출 기술을 활용한 추가 소송을 앞으로 금지한다는 내용도 이례적으로 판결문에 명시했다.검찰은 지난해 삼성전자 몰래 일본에 회사를 차리고 내부 기밀을 91회 유출해 구속기소된 이른바 ‘특허 브로커’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안 전 부사장의 혐의를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올 1월 안 전 부사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기각하자 추가 수사를 통해 혐의를 보강한 뒤 영장을 재청구했다.한편 검찰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사내 특허 출원 대리인을 선정해주는 등의 대가로 한국과 미국, 중국의 특허법인으로부터 수년에 걸쳐 총 6억 원을 수수한 혐의(배임수재)로 이모 전 삼성디스플레이 전 출원그룹장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음주 뺑소니 사고를 낸 뒤 사건 은폐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33)가 24일 구속됐다. 9일 사고를 낸 후 보름 만이다. 영장을 심사한 판사는 김 씨를 심문하는 과정에서 그가 사고 직후 매니저에게 대리 출석을 요구하는 등 사건 은폐에 가담한 점을 언급하며 ‘힘없는 이에게 (죄를) 떠넘기려 했다’는 취지로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판사 ‘金, 사회 초년생에게 떠넘기려 해’ 질책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김 씨에게 특정범죄가중법상 도주치상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범인도피 교사 등 혐의로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 씨 소속사 대표 이광득 씨(41)와 본부장 전모 씨도 구속됐다. 이 씨와 전 씨는 김 씨 매니저에게 거짓 자수를 지시하고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없앤 혐의를 각각 받고 있다. 이날 낮 12시 반경부터 약 50분간 진행된 김 씨의 영장실질심사에서 신 판사는 김 씨에게 ‘똑같은 사람인데 김 씨는 처벌받으면 안 되고, 힘없는 사회 초년생인 막내 직원은 처벌받아도 괜찮은 것이냐’는 취지로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가 사고 직후 20대 초반인 소속사 직원에게 전화해 경찰에 대신 출석해 달라고 요구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구속 전 심문에서 판사가 피의자를 꾸짖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당시 이 직원은 ‘겁이 난다’며 김 씨의 요구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김 씨의 다른 매니저가 김 씨의 옷을 입고 경찰에 대리 출석해 거짓 자백을 했다. 검찰은 이날 심문에 참석해 김 씨를 구속 수사해야 한다는 취지로 A4용지 수십 장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단순한 음주운전을 넘어서 도주·은폐 시도 혐의가 중대하고, 추가 증거 인멸이나 도주를 할 우려가 있어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씨는 오전 11시경 검은 양복에 흰 셔츠 차림으로 법정에 들어가며 혐의 인정 여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진심으로 죄송하다. 오늘 있을 심문 잘 받겠다”라고만 답했다. 오후 1시 23분경 심사를 마치고 법원에서 나온 김 씨는 증거 인멸 관여 등을 묻는 말에 “죄송하다”라고만 7번 반복했다.● “성실히 수사” 다짐 후 폰 비번 숨겨 중대한 인명 피해가 없는 음주 뺑소니 사건은 불구속 상태로 수사와 재판이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다. 김 씨도 만약 사고를 내고 달아난 직후에 자수했다면 구속영장까지 청구되지는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법조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김 씨 측이 조직적, 반복적으로 증거를 없애고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하는 등 사건을 은폐하려 한 게 오히려 화를 키웠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씨는 19일 음주운전을 시인하며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은 김 씨가 그 후에도 수사에 제대로 협조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경찰에 휴대전화를 제출하지 않다가 영장을 통해 압수되자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은 것. 이 때문에 수사팀은 아직 김 씨의 휴대전화 잠금을 해제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24일 영장실질심사에서 판사가 이에 관해 묻자 김 씨 측은 “사생활이 담겨 있어서 비밀번호를 알려줄 수 없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찰은 김 씨가 사고 전 음주량을 축소해서 진술하는 등 ‘반쪽짜리 시인’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기록과 유흥주점에 동석한 접대부 진술 등을 통해 그가 사고 전 소주 3병가량을 마셨다고 봤다. 하지만 김 씨는 소주 3, 4잔 등을 포함해 총 10잔 이내의 술을 마신 것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고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측이 이른바 ‘VIP(윤석열 대통령) 격노설’에 대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사실이 아니며 사실이라도 혐의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냈다. 이 전 장관 측 김재훈 변호사는 24일 공수처에 낸 의견서에서 “이 전 장관은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의 격노를 접한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사실로 가정해도 관련자들의 행위(이첩 보류, 사건 회수)가 범죄로 보이느냐”고 되물었다.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장관은 사건 이첩을 보류하고 회수할 권한이 있어 부당한 지시가 아니었다는 주장이다. 김 변호사는 격노 여부가 ‘직권남용’ 혐의를 판단하는 법리적 기준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주장도 했다. 국민의힘도 이날 “격노한 게 무슨 수사 대상이냐”며 맞공세를 펼쳤다. 국민의힘 전주혜 비상대책위원은 “직권남용의 죄가 성립하지 않는 상황을 가지고 ‘격노했네, 안 했네’ 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정쟁용”이라고 했다. 법조계에서는 △대통령의 직접적인 혐의자 제외 지시 여부 △이를 불법 행위로 볼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이른바 ‘VIP 격노설’은 지난해 8월 처음 불거졌다.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대통령이 격노했다고 한다”고 말했다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진술이 알려지면서다. 김 사령관은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최근 공수처가 그의 휴대전화에서 관련 통화 녹음 파일을 찾아낸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고 수사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 측이 이른바 ‘VIP 격노설’에 대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사실이 아니며 사실이라도 혐의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냈다.이 전 장관의 변호인인 김재훈 변호사는 24일 공수처에 낸 의견서에서 “이 전 장관은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의 격노를 접한 사실이 없다. 누구로부터도 그런 말을 들은 사실이 없고 누구에게도 그런 지시를 한 사실이 없다”고 일축했다.이어 김 변호사는 “제기된 의혹을 사실로 가정해도 관련자들의 행위(이첩 보류, 사건 회수)가 범죄로 보이느냐”고 되물었다.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국방부장관에게 사건 이첩을 보류하고 회수할 권한이 법적으로 부여돼 있어 부당한 지시가 아니었다는 주장이다. 김 변호사는 격노 여부가 ‘직권남용’ 혐의를 판단하는 법리적 기준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주장도 펼쳤다.국민의힘도 이날 “격노한 게 무슨 수사 대상이냐”며 맞공세를 펼쳤다. 국민의힘 전주혜 비상대책위원은 “직권남용의 죄가 성립하지 않은 상황을 가지고 ‘격노를 했네, 안 했네’ 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정쟁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조계에서도 ‘격노 여부’ 보다 △대통령의 직접적인 혐의자 제외 지시 여부 △이를 불법행위로 볼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국방부 조사본부가 최종적으로 사건을 경찰에 이첩할 때 사단장들은 혐의만 적시되지 않았을 뿐 경찰 이첩 대상에 포함됐는데, 그럼에도 부당한 지시가 실현된 것으로 볼 수 있는지도 관건이다.이른바 ‘VIP 격노설’은 지난해 8월 처음 불거졌다.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대통령이 ‘이런 일로 사단장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 하느냐’며 격노했다고 한다”고 말했다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의 진술이 알려지면서다. 대통령이 화를 내자 이 전 장관이 이미 결재한 수사보고서의 경찰 이첩을 보류시키고 박 대령이 이첩을 강행하니 사건을 부당하게 회수했다는 게 의혹의 흐름이다.그간 김 사령관은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고집해 왔다. 하지만 최근 공수처가 김 사령관의 휴대전화에서 ‘VIP 격노설’이 언급된 통화 녹음 파일을 찾아낸 것으로 23일 알려지며 상황이 급변했다. 공수처는 조만간 김 사령관 측과 3차 조사 일정 조율에 나설 전망이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음주 뺑소니 사고를 낸 뒤 사건 은폐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33)가 24일 구속됐다. 9일 사고를 낸 후 보름 만이다. 영장을 심사한 판사는 김 씨를 심문하는 과정에서 그가 사고 직후 매니저에게 대리 출석을 요구하는 등 사건 은폐에 가담한 점을 언급하며 ‘힘없는 이에게 (죄를) 떠넘기려 했다’는 취지로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판사 ‘金, 사회 초년생에게 떠넘기려 해’ 질책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김 씨에게 특정범죄가중법상 도주치상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범인도피 교사 등 혐의로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 씨 소속사 대표 이광득 씨(41)와 본부장 전모 씨도 구속됐다. 이 씨와 전 씨는 김 씨 매니저에게 거짓 자수를 지시하고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없앤 혐의를 각각 받고 있다.이날 낮 12시 반경부터 약 50분간 진행된 김 씨의 영장실질심사에서 신 판사는 김 씨에게 ‘똑같은 사람인데 김 씨는 처벌받으면 안 되고, 힘없는 사회 초년생인 막내 직원은 처벌받아도 괜찮은 것이냐’는 취지로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가 사고 직후 20대 초반인 소속사 직원에게 전화해 경찰에 대신 출석해 달라고 요구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구속 전 심문에서 판사가 피의자를 꾸짖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당시 이 직원은 ‘겁이 난다’며 김 씨의 요구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김 씨의 다른 매니저가 김 씨의 옷을 입고 경찰에 대리 출석해 거짓 자백을 했다.검찰은 이날 심문에 참석해 김 씨를 구속 수사해야 한다는 취지로 A4용지 수십 장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단순한 음주운전을 넘어서 도주·은폐 시도 혐의가 중대하고, 추가 증거 인멸이나 도주를 할 우려가 있어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김 씨는 오전 11시경 검은 양복에 흰 셔츠 차림으로 법정에 들어가며 혐의 인정 여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진심으로 죄송하다. 오늘 있을 심문 잘 받겠다”라고만 답했다. 오후 1시 23분경 심사를 마치고 법원에서 나온 김 씨는 증거 인멸 관여 등을 묻는 말에 “죄송하다”라고만 7번 반복했다.● “성실히 수사” 다짐 후 폰 비번 숨겨중대한 인명 피해가 없는 음주 뺑소니 사건은 불구속 상태로 수사와 재판이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다. 김 씨도 만약 사고를 내고 달아난 직후에 자수했다면 구속영장까지 청구되지는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법조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김 씨 측이 조직적, 반복적으로 증거를 없애고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하는 등 사건을 은폐하려 한 게 오히려 화를 키웠다는 분석도 나온다.김 씨는 19일 음주운전을 시인하며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은 김 씨가 그 후에도 수사에 제대로 협조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경찰에 휴대전화를 제출하지 않다가 영장을 통해 압수되자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은 것. 이 때문에 수사팀은 아직 김 씨의 휴대전화 잠금을 해제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24일 영장실질심사에서 판사가 이에 관해 묻자 김 씨 측은 “사생활이 담겨 있어서 비밀번호를 알려줄 수 없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김 씨가 블랙박스 메모리카드 제거에 직접 관여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김 씨에게 범인도피 방조 혐의를 적용했는데, 사고 차량 블랙박스를 김 씨가 직접 빼냈을 가능성도 열어둔 셈이다.또 경찰은 김 씨가 사고 전 음주량을 축소해서 진술하는 등 ‘반쪽짜리 시인’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기록과 유흥주점에 동석한 접대부 진술 등을 통해 그가 사고 전 소주 3병가량을 마셨다고 봤다. 하지만 김 씨는 소주 3, 4잔 등을 포함해 총 10잔 이내의 술을 마신 것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