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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코리안 특급’으로 메이저리그를 호령했던 박찬호(50). 그가 메이저리그에서 거둔 124승은 여전히 아시아 선수 최다승 기록으로 남아 있다.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와 한국 프로야구 한화를 거쳐 그가 은퇴한 지도 벌써 10년이 넘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팬들에게 친근한 존재다. “내가 LA 다저스에 있을 때~”로 시작하는 레퍼토리는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덕분에 그는 ‘투 머치 토커’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박찬호는 은퇴 후에도 바쁘게 살고 있다. 조금 과장해서 표현하면 동에서 번쩍, 서에서 번쩍이다. 올해만 해도 그는 2월 미국 애리조나 주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의 스프링캠프에 투수 인스트럭터로 활동했다. 이후 한 방송사 해설위원 자격으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과 KBO리그 각 팀들을 방문했다. WBC 대회 기간에는 대회가 열린 일본 도쿄돔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이달 초에는 공주고 동기동창인 홍원기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키움의 개막전을 찾았다. 이 자리에는 같은 박 씨로 그와 친분이 깊은 박세리 전 한국 여자 골프대표팀 감독과 ‘수영 레전드’ 박태환이 함께 했다. 미국에서는 김하성이 뛰고 있는 메이저리그 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특별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경기를 보다 보면 백네트 뒤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그의 모습을 가끔 발견할 수 있다. 이처럼 뼛속까지 야구인인 박찬호지만 야구 못지않게 사랑에 빠진 게 있다. 바로 골프다. 박찬호는 평생 해 온 야구 선수 생활을 마친 뒤 큰 공허함을 느꼈다. 이 때 빈 공간을 채워준 게 골프였다 그는 드라이버로 300m를 날리는 장타자다. 좋은 체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스윙에는 힘이 넘친다. 박찬호는 투수로 주로 뛰었지만 고교 때까지는 타자로도 나섰다. 그가 메이저리그에서 주로 뛰었던 내셔널리그에서는 당시 투수도 타석에 들어서야 했기에 타격 연습도 해야 했다. 실제로 2000년도에 그는 타자로 홈런도 2개나 쳤다. 필라델피아에서 뛰던 2009년에도 홈런을 하나 추가해 그의 통산 홈런 개수는 3개다. 처음에는 골프 연습도 야구처럼 죽기 살기로 했다. 그는 “무식하게 하루에 드라이버를 1000개씩 때린 날도 있다. 하루에 7~8시간을 연습했다. 그러면 다음 날 바로 몸살이 났다. 며칠 앓다가 몸이 또 괜찮아졌다 싶으면 또 700, 800개를 때렸다”고 했다. 그렇게 모든 것을 쏟아부었으니 실력도 금방 부쩍 늘었다. 현재 그의 핸디캡은 ‘3’ 정도다. 박찬호는 “핸디캡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한다. 연습을 꾸준히 하고 일주일에 라운딩도 두 번 정도 한다”고 했다. 이미 준프로급 실력을 갖춘 그이기에 프로 무대에서 뛸 기회도 얻었다. 그는 2021년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군산CC 오픈을 시작으로 그해 YAMAHA HONORS K 오픈 with 솔라고CC에 출전했다. 지난해에도 우리금융 챔피언십와 SK텔레콤 오픈에 추천 선수 자격으로 출전했다. 프로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4번 모두 최하위권 성적으로 컷 탈락했지만 마흔 즈음에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해 대회에 출전했다는 자체가 대단한 일이다. 박찬호는 대한골프협회의 공인 핸디캡 3 이하 증명서를 보유하고 있었기에 대회에 출전할 수 있었다. 야구 선수 출신 가운데 골프를 잘 치는 선수가 꽤 된다. 특히 타자 출신보다는 투수 출신이 많다. 박찬호는 이에 대해 “투수들과 골퍼들의 운동과 메커니즘이 비슷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투수에게는 피칭의 일관성이 중요하다. 골프의 스윙 역시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투수를 하면서 가졌던 집중력도 골프를 할 때 큰 도움이 됐다. 대회를 전후해 가끔 프로 골퍼들과 라운딩을 할 때가 있는데 이때 프로들이 얘기해주는 팀과 가르침이 잘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될 듯 하면서도 잘 되지 않는 것도 골프의 매력이라고. 세 딸의 아버이지기도 한 그는 “골프는 셋째 딸 같다. 너무 사랑스럽고 좋은데 마음 같이 안 된다”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골프를 비롯해 꾸준히 자기관리를 하고 있는 박찬호는 자신과 비슷한 연배인 40~50대에게 ‘현명한 생활 습관’을 조언했다. 그는 “100세 인생에서 40~50대는 남은 인생의 기로에 서 있게 되는 시기”라며 “현명하고 똑똑하게 건강을 관리하는 걸 습관화할 때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해야 한다. 잘 먹되 지나치게 먹지 말고, 운동도 할 때 확실하게 하지만 쉴 땐 확실하게 쉬는 게 좋다”고 했다. 선수 시절 “고기를 안 먹으면 밥을 먹은 것 같지가 않다”고 말할 정도로 대식가였던 그는 요즘엔 야채 위주로 간단한 식사를 하려 한다. 그는 “선수 때에 비하면 먹는 양이 3분의 1로 줄은 것 같다”고 했다. 대신 선수 때에 비하면 많은 걸 내려놨다. 예전엔 햄버거 등 패스트 푸드를 아예 먹지 않았지만 요즘엔 가끔씩 당길 때 먹는다. 요리에 맞춰 술을 마시기도 한다. 박찬호는 “식사를 맛있고 즐겁게 하려 한다. 파스타 같은 이탈리안 요리엔 와인도 한 잔씩 하고, 찌개류를 먹을 땐 소주를 곁들이기도 한다. 다만 과음은 절대 하지 않는다”고 했다. 박찬호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집에 머물 때는 세 딸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다. 아침은 딸들과 함께 운동을 하면서 시작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러닝과 스트레칭을 한 뒤 명상을 함께 한다. 명상은 그가 야구 선수 시절부터 해 온 오랜 습관이다. 박찬호는 “명상을 통해서 하루 일과를 반성하고 계획도 세운다. 몸의 피곤한 부분, 경직된 부분들을 이완시키며 아침잠을 깨는 역할도 한다”고 했다. 일과 중에는 틈날 때마다 스트레칭을 하고, 규칙적으로 근력 운동도 한다. 박찬호는 “중요한 것은 내 삶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야구, 골프를 포함해 어떤 운동이건 실력은 연습과 비례하게 되어 있다. 그 훈련을 소화하려면 체력이 있어야 한다”며 “내 경우엔 야구가 재미있었고, 이후엔 골프가 재미있었다. 하는 게 재미있고 즐거우면 아무리 연습을 해도 지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을 유지하는 최고의 방법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바쁘게 사는 것 같다”고도 했다. 아빠의 골프 치는 모습을 어릴 때부터 봐온 큰 딸 애린 양은 몇 해 전부터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했다. 박찬호는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애린 양이 출전한 지역 대회에서 챔피언 메달을 들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어느덧 차세대 프로 골퍼를 꿈꾸는 골퍼 유망주로 성장한 것. 박찬호 역시 ‘골프 대디’가 됐다. 몇 년 뒤엔 박찬호의 이름 앞에 ‘프로골퍼 박애린의 아버지’라는 수식어가 추가될지도 모를 일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8·미국·사진)는 10일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에 출전하면서 “걸어서 이동하는 게 가장 힘들다”고 토로했다. 2021년 2월 교통사고로 다친 오른쪽 다리 부상 여파 때문이었다. 실제로 우즈는 이번 마스터스 내내 다리를 눈에 띄게 절룩였다. 가까스로 컷은 통과했지만 통증 탓에 3라운드 7번홀을 마친 뒤 기권했다. 그리고 우즈는 결국 수술대에 올랐다. 우즈는 20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오른쪽 발목 복사뼈의 외상 후 염증을 치료하기 위해 수술을 받았다”고 알렸다. 두 개의 뼈를 잇는 수술로 현지 매체들은 회복에 10∼12주가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2021년 교통사고 당시 우즈는 오른쪽 정강이뼈와 발목을 크게 다쳤다. 재활 끝에 지난해 마스터스에 출전해 4라운드를 돌며 47위를 했지만 이후 출전한 대회에서는 전체 경기 일정을 소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지난해 메이저대회 PGA챔피언십에서도 기권했다. 올해 들어서는 단 두 대회에만 출전했다. 2월 자신의 재단이 주최한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은 무사히 끝냈지만 마스터스에서 또다시 기권했다. 현지 매체들은 우즈가 언제 다시 대회에 출전할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우즈의 에이전트인 마크 스타인버그 엑셀스포츠 대표는 “현재 최상의 목표는 일상생활을 할 수 있게 회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메이저대회 15승을 기록 중인 우즈는 올해 남은 세 번의 메이저대회 출전도 어려워 보인다. 5월 PGA챔피언십과 6월 US오픈은 사실상 무산됐고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7월 디오픈 출전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우즈는 1997년 마스터스를 시작으로 2008년 US오픈까지 12년간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를 14차례 차지했다. 이후 메이저대회 우승은 11년이 지난 2019년 마스터스가 유일했다. 메이저대회 역대 최다 우승 기록은 잭 니클라우스(83·미국)의 18승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올 시즌 프로야구 개막 전 NC는 전문가들로부터 하위권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본보가 개막을 앞두고 각 방송사 프로야구 해설위원 8명에게 물었는데 ‘가을 야구’ 마지노선인 정규리그 5위 이내에 NC를 포함시킨 해설위원은 한 명뿐이었다. NC의 상황을 보면 그럴 만도 했다. 국내 프로야구 최고의 포수로 꼽히는 양의지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친정팀 두산으로 돌아갔다. 지난해까지 유격수 자리를 지켰던 노진혁도 FA가 된 뒤 롯데로 팀을 옮겼다. NC로서는 센터 라인의 주전 선수 2명이 한꺼번에 사라진 것이다. 하지만 시즌 개막과 함께 뚜껑이 열리자 NC는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잘나가고 있다. 18일 경기에서는 LG를 6-4로 꺾었다. LG는 8명의 해설위원 가운데 7명이 우승할 것으로 예상했던 팀이다. 이 경기 승리로 NC는 10승 5패가 되면서 18일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NC는 LG, SSG 등과 선두권 싸움을 하는 팀이 된 것이다. NC의 가장 큰 걱정거리였던 양의지의 공백은 작년까지 두산 주전 포수로 뛰다 FA로 NC 유니폼을 입은 박세혁이 잘 메웠다. 박세혁은 주전 마스크를 쓰면서도 공격에서는 핵심 타순인 2번 타자로 주로 나섰다. 방망이에 공을 잘 맞히고 포수치고는 빠른 발을 갖고 있는 박세혁은 18일 현재 타율 0.263(38타수 10안타), 2홈런, 6타점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박세혁은 14일 SSG와의 경기 도중 상대 외국인 타자 에레디아의 스윙 때 방망이에 머리를 맞아 엔트리에서 빠지게 됐다. 이때 팀의 구세주로 나선 선수는 백업 포수 안중열이다. 안중열은 노진혁의 보상선수로 지명돼 NC 유니폼을 입었다. 안중열을 지명한 강인권 NC 감독은 “롯데에서는 기회를 조금 못 얻었다고 생각한다. 분명히 좋은 걸 갖고 있는 선수다. 박세혁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감독의 말대로였다. NC는 안중열이 선발 마스크를 쓴 15∼18일 세 경기에서 모두 이겼다. NC는 15일 당시 선두이던 SSG와 연장 10회 접전 끝에 1안타로 1-0 승리를 거뒀는데 안중열은 선발 투수 구창모, 마무리 투수 이용찬과 호흡을 맞춰 팀의 영봉승을 이끌었다. 18일 LG전에서는 강한 어깨가 빛났다. 3-2 한 점 차로 쫓긴 6회말 무사 2루 수비 상황에서 안중열은 총알 같은 2루 견제로 주자 문보경을 아웃시켰다. 4-4로 동점을 허용한 8회말 1사 1루 상황에서는 발 빠른 대주자 신민재의 2루 도루를 저지했다. 두 번 모두 상대의 흐름을 끊는 결정적인 플레이였다. 경기 후 강 감독은 “안중열의 수비가 팀 승리의 바탕이 됐다”고 칭찬했다. 18일까지 안중열의 타율은 0이었다. 하지만 18일 LG전에서는 득점에 도움이 되는 볼넷을 골랐고, 연장 10회엔 희생플라이로 타점도 올렸다. 이어 19일 LG전에서는 첫 안타를 신고했다. 선수 시절 수비형 포수였던 강 감독은 2006년 은퇴 후 지도자가 된 뒤로 좋은 포수들을 여럿 길러냈다. 양의지와 박세혁이 그의 지도 아래 성장했고, 현재 한화의 주전 포수 최재훈도 그의 제자였다. 경험과 노력이 쌓인다면 다음 차례는 안중열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지난해까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 우승자는 ‘호수의 여인’으로 불렸다. 우승을 차지한 뒤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의 미션힐스CC 18번홀 그린 옆 ‘포피스 폰드’에 뛰어드는 게 1988년부터 이어진 전통이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이 같은 우승 세리머니를 볼 수 없다. 대회 장소가 미국 텍사스주 우들랜즈의 더클럽 칼턴우즈(파72)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대회 스폰서를 새로 맡은 셰브론은 작년부터 ‘더 셰브론 챔피언십’이란 대회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대회명은 ANA 인스피레이션이었다. 이름과 장소가 모두 바뀌었지만 이 대회는 여전히 1년에 다섯 번 열리는 LPGA투어 메이저 대회의 첫 번째 대회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작년까지는 4월 첫째 주에 열렸지만 올해는 20일 개막해 나흘간 진행된다. 대회 총상금은 510만 달러(약 67억2000만 원)다.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만큼 세계 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 2위 넬리 코르다(미국)를 포함해 20위 이내 선수가 모두 출전한다. 세계 랭킹 3위 고진영은 이들과 함께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지난해 손목 부상으로 고전했던 고진영은 지난달 열린 HSBC 위민스 월드챔피언십 정상에 오르며 상승세를 탔다. LPGA투어 통산 14승을 거둔 고진영은 2019년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그해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 올리며 메이저 대회 2승을 기록 중이다. 이후 출전한 11번의 메이저 대회에서 여섯 차례 톱10에 이름을 올렸지만 우승은 추가하지 못했다. 고진영은 이번 대회에서 메이저 대회 세 번째 우승 트로피와 함께 통산 15승에 도전한다. LPGA투어에서 챙긴 4승 가운데 3승을 메이저 대회 우승으로 장식해 ‘메이저 퀸’으로 불리는 전인지도 이번 대회 정상에 도전한다. 전인지가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메이저 대회 5개 가운데 4개 대회 우승을 의미하는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전인지는 2015년 US오픈, 2016년 에비앙 챔피언십, 지난해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정상에 올랐다. 전인지는 지난해 마지막 메이저 대회였던 AIG 여자오픈에서 연장 승부 끝에 준우승에 머물면서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놓쳤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박인비가 유일하게 커리어 그랜드 슬램 기록을 갖고 있다. 2014년 에비앙 챔피언십 이후 9년 만에 메이저 대회 2승째에 도전하는 김효주를 포함해 유소연 김아림 이정은 김세영 박성현 지은희 최혜진 안나린 최운정 양희영 신지은 유해란 이미향 등도 이번 대회에 참가한다. 한국 선수들은 2004년 박지은을 시작으로 유선영(2012년), 박인비(2013년), 유소연(2017년), 고진영(2019년), 이미림(2020년)까지 모두 6차례 이 대회 정상에 올랐다. 대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참가 선수 132명 가운데 메이저 대회 우승 경험이 있는 선수는 29명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임성재(25)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RBC 헤리티지에서 공동 7위를 하며 시즌 5번째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임성재는 17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힐턴헤드 아일랜드의 하버타운 골프링크스(파71)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 합계 13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임성재는 브라이언 하먼(미국), 에밀리아노 그리요(아르헨티나), 캠 데이비스(호주) 등과 함께 공동 7위로 대회를 마쳤다. 우승자 맷 피츠패트릭(잉글랜드·17언더파 267타)과는 4타 차였다. 임성재는 지난해 10월 열린 2022∼2023시즌 개막전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에서 단독 7위를 했다. 이후 올해 1월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공동 4위), 2월 피닉스 오픈(공동 6위), 3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공동 6위)에서 톱10에 들었다. RBC 헤리티지를 포함해 이번 시즌 출전한 15개 대회에서 컷 탈락은 한 번뿐이었다. 3라운드까지 9언더파로 공동 16위였던 임성재는 이날 1번홀(파4)에서 약 11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것을 시작으로 전반 9개 홀에서만 버디 5개로 다섯 타를 줄였다. 후반 들어 파 행진을 이어가던 임성재는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투 온에 실패하면서 이날 유일한 보기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 우승은 지난해 6월 메이저대회 US오픈에서 투어 첫 승을 거둔 피츠패트릭이 차지했다. 피츠패트릭은 지난해 이 대회 챔피언인 조던 스피스(미국)와 17언더파 267타로 동타를 이룬 뒤 3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하며 우승 상금 360만 달러(약 47억2000만 원)를 챙겼다. PGA투어가 이번 시즌 17개 특급대회 중 하나로 지정한 RBC 헤리티지의 총상금은 2000만 달러(약 262억 원)로 투어 일반 대회보다 2배 이상 많다. 피츠패트릭은 연장 세 번째 홀(18번홀·파4)에서 187야드를 남기고 9번 아이언으로 친 두 번째 샷을 홀 바로 옆에 붙이며 탭인 버디를 잡아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스피스는 연장 첫 번째 홀과 두 번째 홀에서 잇따라 버디 기회를 잡았으나 두 번 모두 공이 홀을 아슬아슬하게 빗나가고 말았다. 지난해 이 대회 연장전에서 패트릭 캔틀레이(미국)에게 승리했던 스피스는 또 한 번의 연장전 우승을 꿈꿨으나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캔틀레이는 이번 대회를 3위(16언더파 268타)로 마쳤다. 이경훈(32)은 최종 라운드에서 두 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6언더파 278타로 공동 41위를 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올해 프로야구 두산 지휘봉을 잡은 이승엽 감독은 13∼15일 첫 3연패를 당했다. 13일 키움에 졌고 14, 15일 양일간은 ‘잠실 라이벌’ LG에 연패를 당했다. 경기 내용도 좋지 않았다. 14일 경기에서는 수비진이 4개의 실책을 하며 자멸했고, 15일에도 2개의 실책이 나왔다.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는 그래서 더 중요했다. 이 경기마저 내준다면 올해 첫 싹쓸이패(3연전 모두 패배)이자 4연패의 늪에 빠지는 상황이었다. 불안한 예감은 현실이 되는 듯했다. 1-1 동점이던 5회말 호투하던 선발 투수 최승용이 LG 박동원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다. 6회말에는 필승조 정철원이 문보경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하며 스코어는 1-4로 벌어졌다. 하지만 두산에는 한 방에 분위기를 반전시킬 홈런 타자 양석환이 있었다. 3번 타자로 출전한 양석환은 7회초 2사 1, 2루에서 LG 네 번째 투수 김진성의 7구째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훌쩍 넘기는 동점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양석환은 시즌 4호 홈런으로 이 부문 단독 선두가 됐다. 두산은 4-4 동점이던 8회초 상대 실책으로 만든 2사 2루에서 안재석이 중전 안타로 전세를 뒤집었다. 이후 상대 투수들의 제구 난조 속에 정수빈의 2타점 3루타, 양의지의 2타점 2루타 등으로 5점을 추가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두산은 결국 10-5로 승리했다. 이 감독은 “양석환이 중심 타자답게 중요한 순간 홈런을 쳐 줬다.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하나가 돼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키움은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연장 10회말 터진 이정후의 끝내기 2점 홈런으로 2-0 승리를 거뒀다. 키움은 4연승을 달렸고 KIA는 4연패에 빠졌다. 삼성은 선발 투수 원태인의 6과 3분의 2이닝 1실점 호투와 피넬라의 2점 홈런(3호) 등을 앞세워 롯데를 9-1로 꺾었다. 전날 안타 1개만으로 선두 SSG에 1-0 승리를 거둔 NC는 이날 12개의 안타를 몰아치며 SSG를 10-5로 눌렀다. KT는 한화를 상대로 1회부터 7점을 뽑으며 14-2로 크게 이겼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사격 황제’ 진종오(44)는 올림픽에서 6개의 메달을 땄다. 2004년 아테네 대회부터 2021년 도쿄 대회까지 5차례 출전해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를 획득했다. 김수녕(52·양궁)과 함께 한국 선수 올림픽 최다 메달 기록이다. 2008년 베이징 대회부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까지는 세계 사격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3연패(남자 50m 권총)도 달성했다. 40대 중반의 나이에도 그는 여전히 총을 잡고 있다. 사격은 선수 생명이 긴 종목으로 꼽힌다. 그렇지만 진종오처럼 오랜 기간 세계 최정상권을 유지하는 건 쉽지 않다. 사격 역시 체력과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진종오는 “사격은 하루 종일 서 있어야 하는 종목이다. 권총의 무게는 1.5∼2kg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하루에 수백 발을 쏘려면 수백 번을 들었다 놔야 한다. 이를 버텨내기 위해서는 근력 운동을 많이 해야 한다”고 했다. 좋은 사격 자세를 갖추려면 하체, 허리, 등, 어깨, 팔뚝 근육이 고루 강해야 한다는 것. 진종오가 추천하는 대표적인 운동은 ‘마운틴 클라이밍’이다. 마운틴 클라이밍은 푸시업 자세에서 양쪽 무릎을 번갈아 가며 가슴 쪽으로 당기는 것을 반복하는 운동이다. 진종오는 “이 운동만 꾸준히 해도 뱃살이 쏙 들어간다. 20∼30회 하다 보면 절로 숨이 가빠진다. 심폐 기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진종오는 마운틴 클라이밍―플랭크―스쾃―런지―백 익스텐션 순으로 근력을 유지한다. 이렇게 하루 3세트를 하는 게 기본이다. 비스듬한 자세로 총을 쏘는 사격 선수들은 허리 부상이 많은데 허리를 뒤로 젖히는 백 익스텐션은 허리 디스크 예방에 좋다. 진종오는 눈 관리에도 각별히 신경을 쓴다. 종이 한 장 차이로 순위가 갈릴 수 있는 사격 종목 특성상 시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노안을 늦추기 위해 틈날 때마다 안구운동을 한다. 진종오는 “눈을 감은 상태로 왼쪽과 오른쪽, 위, 아래로 눈알을 움직여 준다. ‘Z’자를 그려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평소 쓰지 않았던 눈 주변 근육들을 쓰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낚시를 수십 년째 취미로 해오고 있는데 이 역시 눈 운동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루어 낚시광인 그는 “루어 낚시는 먼 곳과 가까운 곳을 수시로 봐야 한다. 총을 쏠 때도 마찬가지다. 낚시를 즐기다 보니 시력도 자연스럽게 유지되는 게 아닌가 싶다”며 웃었다. 그는 스포츠 행정가로서 인생 2막도 준비하고 있다. 2월에는 ‘빙속여제’ 이상화(34)와 함께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대회 공동 조직위원장으로 선임됐다. 내년 파리 올림픽 때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도 도전한다. 그는 “스포츠인으로서 IOC 위원은 마지막 꿈이라고 생각한다. 오랜 경험을 살려 스포츠를 통해 더 건강한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 선수위원으로 반도핑 활동도 하고 있는 그는 “청소년 올림픽을 통해서는 어린 선수들에게 도핑과 관련된 지식이나 응급 상황 때의 대처 방안 등을 알려주려 한다”고 말했다.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은 모든 운동 선수들의 꿈이다. 올림픽 무대를 밟은 선수를 ‘올림피언’이라고 하는데 올림피언이 되는 건 가문의 영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한 번 나가기도 힘든 올림픽을 다섯 번이나 나간 선수가 있다. ‘권총 황제’ 진종오(44)가 그 주인공이다. 진종오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을 시작으로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2021년 도쿄 대회까지 5번 연속 올림픽에 나갔다. 5번의 출전에서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 등 6개의 메달을 땄다. 이는 김수녕(양궁)과 함께 한국 선수 올림픽 최다 메달 기록이다. 2008년 베이징 대회부터 2016년 리우 대회까지는 세계 사격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3연패(남자 50m 권총)를 달성했다. 그를 ‘사격의 신’이라고 불러도 무방한 이유다. 처음 올림픽에 나갈 때만 해도 20대 중반이었던 청년은 40대 중반이 된 지금도 여전히 총을 잡고 있다. 서울시청 소속 선수로 활동하면서 코치도 겸하고 있다. 예전만큼 많은 훈련을 하진 않지만 요즘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총을 쏜다. 내년은 프랑스 파리 올림픽이 열리는 해다. 진종오는 여느 때처럼 태극마크를 달고 사대(射臺)에 서 있을까. 아마 그렇지는 않을 듯싶다. 진종오는 “30년 가까이 국가대표 선수 생활을 하느라 집을 너무 오래 비웠다. 이젠 가정에도 신경 쓸 때가 됐다. 국가대표는 이제 그만할 것 같다”고 했다. 만약 그렇다면 ‘국가대표’ 진종오의 모습은 2021년 열린 도쿄 올림픽이 마지막이 된다. 하지만 그는 내년 파리 올림픽에 가는 것을 희망하고 있다. 선수가 아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 위원이 되기 위해서다. 2016년 리우 올림픽 때 IOC 선수 위원이 된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의 임기는 내년에 끝난다. IOC 선수 위원은 당해연도 또는 직전 올림픽 출전 선수만 출마할 수 있다. 직전 올림픽에 나간 진종오에게는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그는 “스포츠인으로서 IOC 위원은 마지막 꿈이라고 생각한다. 스포츠를 통해 더 건강한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며 “선수들의 권익과 학교 체육 정상화 등을 위해 힘을 보태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행정가의 길을 가면서도 가능한 한 총은 계속 잡을 계획이다. 사격은 나이가 들어서도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종목 중 하나로 꼽힌다. 그렇지만 진종오처럼 오랜 기간 세계 최 정상권을 유지하는 건 쉽지 않다. 사격 역시 적지 않은 체력과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진종오는 “사격은 기본적으로 하루 종일 서 있어야 하는 종목이다. 권총의 무게는 1.5~2kg정도 밖에 되지 않지만 하루에 수백 발을 쏘려면 수백 번을 들었다 놔야 한다. 이를 버텨내기 위해서는 근력 운동을 많이 해야 한다. 옷을 입고 있어 잘 드러나지 않지만 사격 선수 중에 몸이 좋은 선수가 꽤 된다”고 했다. 좋은 사격 자세를 갖추기 위해서는 일단 든든한 하체가 필수다. 여기에 허리와 등, 그리고 어깨 근육이 강해야 한다. 총을 잡는 팔뚝 근육도 튼튼해야 총 끝이 흔들리지 않는다. 진종오 역시 이에 맞춰 수십 년간 꾸준히 근력 운동을 해 왔다. 그가 일반인들에게도 추천하는 대표적인 운동은 ‘마운틴 클라이밍’이다. 뱃살 태우기의 끝판왕이라고 불리는 마운틴 클라이밍은 푸시업 자세에서 양쪽 무릎을 번갈아 가며 가슴 쪽으로 당기는 것을 반복하는 운동이다. 진종오는 “이 운동만 꾸준히 해도 뱃살이 쏙 들어간다. 20~30회 하다 보면 절로 숨이 가빠진다. 심폐 기능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진종오는 마운틴 크라이밍→플랭크→스쾃→런지→백 익스텐션 순으로 코어를 강화한다. 이 다섯 가지 운동을 한 번 도는 게 한 세트인데, 그는 기본적으로 3세트를 한다. 마운틴 클라이밍을 한 뒤 플랭크로 복근과 등 근육을 잡아준다. 곧이어 스쿼트와 런지로 하체를 단련한다. 약간 비스듬한 자세로 총을 쏘는 사격 선수들은 허리 부상이 많은데 허리를 뒤로 젖히는 동작을 하는 백 익스텐션은 허리 디스크 예방에 좋다. 그는 “이 동작들은 기구 없이 집에서도 할 수 있는 것들이다. 나도 저녁에 쉴 때 틈틈이 플랭크나 스쿼트를 한다. 만약 그렇게 근육을 유지하지 않았다면 진작 선수 생활도 접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종오가 또 하나 빼먹지 않고 하는 건 안구 운동이다. 진종오는 젊은 시절부터 눈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 왔다. 1mm 차이로 순위가 갈릴 수 있는 사격 종목 특성상 눈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진종오는 좌우 시력을 1.0 안팎으로 유지하고 있다. 20~30대까지만 해도 1.5였던 시력이 다소 나빠졌지만 여전히 나이에 비해서는 좋은 편이다. 그는 최대한 노안을 늦추기 위해 틈날 때마다 안구운동을 한다. 진종오는 “눈을 감을 상태로 왼쪽과 오른쪽, 위, 아래로 눈알을 움직여 준다. Z자를 그려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렇게 하면 평소 쓰지 않았던 근육들을 쓰게 된다”고 말했다. 진종오가 하는 대표적인 취미 생활은 낚시인데 이 역시 눈 운동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바다낚시와 민물낚시를 가리지 않는다는 그이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건 루어 낚시다. 진종오는 “루어를 캐스팅할 때 어디에 떨어지는지를 잘 봐야 한다. 그리고 가까이도 수시로 봐야 한다. 총을 쏠 때도 마찬가지다. 과녁을 쏜 다음엔 다시 짧은 거리를 보곤 해야 하지 않나. 가만 생각해보면 사격이 루어 낚시와 정말 많이 닮았다. 낚시를 즐기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시력도 잘 유지되는 게 아닌가 싶다”며 웃었다. 그는 또 “루어 낚시는 가방을 멘 채 낚시대를 들고 계속 움직여야 한다. 루어 낚시만 다녀오면 몸이 너무 힘들다. 덕분에 숙면에도 좋은 영향을 받았다”며 “잠시나마 전자파가 없는 자연속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낚시를 갈 때마다 좋은 힐링이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각종 활동으로 바쁜 와중에 진종오는 얼마 전부터 새로운 직을 하나 맡았다. ‘빙속 여제’ 이상화와 함께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대회 공동 조직위원장으로 선임된 것. 진종오는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위해 내가 가진 모든 경험과 역량을 쏟을 것”이라며 “어린 선수들에게 도핑에 대해서도 알려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을 시작으로 거의 매 대회 메달을 따면서 진종오는 도핑에 대한 전문가가 됐다. 세계반도핑기구(WADA)로부터 주요 감시 대상자로 지정돼 일반 검사 외에도 수시로 도핑 검사를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이 경험을 살려 몇 년 전부터는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의 선수위원으로 선임돼 반도핑 활동을 하고 있다. 진종오는 “도핑은 절대 해서는 안되는 것이지만 질병이나 응급 상황에서는 사전 승인 요청서 등을 통해 허락을 받아 약물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잘 모르는 선수들은 아픈 걸 참고 경기를 하거나, 의도치 않게 불법 약물 투약 선수가 될 수 있다. 강원청소년올림픽을 통해 어린 선수들에게 도핑과 관련된 사실이나 응급 상황 발생 시 절차 등을 잘 알려주려 한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3선발이지만 1선발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좋은 공을 던진다.” 이승엽 두산 감독(47)이 팀의 오른손 투수 곽빈(24)에 대해 내린 평가다. 시즌 개막 후 이제 두 경기를 던졌을 뿐이다. 하지만 투구 내용만 보면 곽빈의 이름 앞에 ‘두산의 에이스’란 수식어를 붙여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곽빈은 9일 KIA와의 광주 방문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5와 3분의 1이닝 동안 4피안타 4볼넷 2실점(비자책)으로 잘 던졌다. 팀이 3-2로 승리하며 시즌 첫 승도 따냈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4일 NC와의 잠실 안방경기에서는 7이닝 2피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1-0 승리의 주춧돌을 놨다. 곽빈은 두 경기에서 12와 3분의 1이닝을 던지는 동안 삼진을 17개나 잡았다. 평균자책점은 ‘0’이다. 13일 경기 전까지 곽빈보다 삼진을 많이 잡은 선수는 두 경기에서 24개를 기록한 안우진(24·키움)뿐이다. 야구계에서는 친구 사이인 곽빈과 안우진이 향후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할 오른손 투수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곽빈은 11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안)우진이는 나와는 레벨이 다른 선수다. 절반만 따라가자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곽빈이 잠재력을 드러낸 건 지난해부터다. 입단 이듬해인 2019년 팔꿈치 수술을 받은 그는 지난해 27경기에 나와 8승 9패 평균자책점 3.78을 기록했다. 특히 8월 이후 10경기에선 5승 2패 평균자책점 2.94로 토종 에이스 역할을 했다. 덕분에 지난달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로도 뽑혔다. 한국의 1회전 탈락으로 끝난 WBC는 곽빈에게 큰 동기 부여가 됐다. 곽빈은 지난달 10일 일본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 구원 등판했다. 하지만 3분의 2이닝을 던지면서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에게 2루타, 오카모토 가즈마(요미우리)에게 안타를 맞고 마운드에서 일찍 내려와야 했다. 곽빈은 “세상에는 야구를 잘하는 선수들이 너무 많았다. 내 공을 나름대로 자신 있게 던졌는데 상대 선수들이 잘 쳤다. 내가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걸 절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승한) 일본 선수들은 야구에 대한 예의를 지키고, 상대방을 존중하더라”라며 “더그아웃에서는 모자를 벗지 않았고, 패한 상대방에게도 박수를 보내는 모습이 멋있었다”고 했다. 그는 “언제 다시 만날지 모르겠지만 다음번엔 한층 성장한 모습으로 멋진 경기를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에겐 든든한 지원군도 있다. 지난 시즌까지 NC에서 뛰다 올해 다시 두산 유니폼을 입은 포수 양의지(37)다. 지난해까지 곽빈의 주무기는 시속 150km대 초반의 패스트볼과 날카롭게 떨어지는 커브, 그리고 스플릿 핑거드 패스트볼(스플리터)이었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오른손 타자 몸쪽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추가했다. 곽빈은 “고교 때까지는 체인지업을 잘 던졌다. 프로에 와서 그 감각을 잃어버렸는데 양의지 선배님이 사인을 내면서 예전의 느낌을 찾았다. 요즘엔 스플리터 대신 체인지업을 자신 있게 던진다”고 했다. 그는 “양의지 선배님 사인대로 던지면 맞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지난 두 경기에서 사인에 한 번도 고개를 젓지 않았다”고 했다. 외국인 투수 딜런의 부상으로 곽빈은 당분간 알칸타라와 함께 ‘원투펀치’를 이룬다. 곽빈은 “시즌 개막 전 우리 팀은 약체로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나부터 부상 없이 잘 던지면 얼마든지 가을야구를 할 수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작년보다 더 발전한 모습을 보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최지만(32)은 ‘칼춤’을 췄고, 배지환(24)은 ‘슬램덩크’를 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코리안 듀오’ 최지만과 배지환이 같은 경기에서 나란히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한국인 빅리거 역사에 명장면 하나를 추가했다. 두 선수는 12일 휴스턴과의 MLB 정규리그 안방경기에 선발로 출전해 각각 영양가 만점짜리 홈런을 날렸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2명이 같은 경기에서 모두 홈런을 친 건 처음이다. 한국인 타자가 같은 날 같은 팀에서 안타를 기록한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3번 지명타자로 출전한 최지만이 먼저 타구를 담장 밖으로 내보냈다. 최지만은 2-2로 맞선 6회말 선두 타자로 나서 상대 투수 크리스티안 하비에르와 풀카운트 대결 끝에 오른쪽 외야 관중석 제일 윗자리에 떨어지는 대형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몸쪽 높은 곳으로 들어온 시속 148km 패스트볼을 당겨 쳐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전날 휴스턴을 상대로 시즌 첫 홈런을 기록한 최지만의 이틀 연속 대포였다. 홈 베이스를 밟은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온 최지만은 파이리츠(해적)라는 팀 이름에 어울리게 ‘해적의 칼’을 휘두르는 홈런 세리머니를 했다. 경기가 이대로 끝났다면 최지만의 솔로포는 결승 홈런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최지만은 이날 경기의 스포트라이트를 후배 배지환에게로 돌려야 했다. 1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한 배지환은 7회까지 네 번의 타석에서 삼진 2개를 포함해 4타수 무안타였다. 배지환은 4-2로 앞서던 피츠버그가 9회초 불펜 난조로 2점을 내주면서 9회말에 다시 한번 타격 기회를 얻었다. 1사 1, 2루 기회에서 이날 다섯 번째 타석에 들어선 배지환은 상대 마무리 투수 라이언 프레슬리의 시속 142km 몸쪽 낮은 체인지업을 걷어 올려 우중간 스탠드에 떨어지는 끝내기 3점포를 터뜨렸다. 타격 순간 홈런임을 직감한 그는 1루로 향하면서 배트 플립을 선보였고 3루를 지나 홈으로 들어올 때는 헬멧을 농구공 삼아 덩크슛 자세를 취하는 ‘슬램덩크’ 세리머니를 했다. 배지환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꿈을 꾸는 것 같다. 앞 타석에서 못 쳤기 때문에 내가 끝내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가 어릴 때 피츠버그에서 뛴 강정호 선배를 보면서 자랐다. 당시 (프랜차이즈 스타) 앤드루 매커천도 함께 뛰고 있었다. 당시 매커천은 홈런을 치고 난 뒤 ‘슬램덩크 세리머니’를 했다. 내가 그걸 똑같이 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 했다. 매커천은 배지환의 3점 홈런 때 1루 주자였다. 5일 보스턴 방문경기에서 ‘그린 몬스터’를 넘기는 빅리그 첫 홈런을 친 배지환은 통산 두 번째 홈런을 짜릿한 끝내기 홈런으로 장식했다. 배지환은 2018년부터 4년간 마이너리그에서 때린 홈런이 16개밖에 되지 않는다. 장타력과는 거리가 먼 선수였다. 하지만 올해 MLB 9경기에서 홈런 2개를 날렸다. 최지만은 이날 경기 히어로 인터뷰를 하던 배지환에게 얼음을 쏟아부으며 축하했다. 최지만은 “지환이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빼앗겨 기분이 좋지 않다”고 농담을 한 뒤 “사실은 너무 행복하다. 지환이가 해낼 줄 알았다”고 했다. 피츠버그 구단은 트위터에 배지환의 홈런 장면 영상과 함께 한글로 ‘배지환, 끝내기 홈런’이라고 올리면서 축하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10일 끝난 남자 골프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우승자는 욘 람(29·스페인)이었다. 그린재킷을 입은 람은 세계 랭킹 1위 자리도 탈환했다. 그런데 이 대회의 또 다른 승자는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후원하는 LIV에서 뛰고 있는 필 미컬슨(53·미국)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021년 PGA 챔피언십 우승으로 메이저대회 역대 최고령 우승 기록을 갖고 있는 미컬슨은 이번 마스터스를 통해 희미해져 가던 존재감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미컬슨은 최종 라운드에서 7언더파를 몰아치며 65타를 기록했는데 이는 마스터스 역사상 50대 이상 선수가 한 라운드에서 작성한 가장 좋은 스코어였다. 그는 최종 합계 8언더파로 공동 2위에 오르며 대회 최고령 톱5에도 이름을 올렸다. 준우승 상금으로 158만4000달러(약 21억 원)를 챙긴 미컬슨은 마스터스 통산 상금을 977만3317달러(약 130억 원)로 늘렸다. 마스터스 통산 상금 1위다. 2위는 직전까지 1위였던 타이거 우즈(48·미국)로 통산 상금은 958만8236달러(약 126억 원)다. 미컬슨은 이번 대회 직전 세계 랭킹이 425위였다. 지난해 출범한 LIV로 이적하면서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출전하지 못해 랭킹 포인트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스터스에서의 선전으로 랭킹이 단숨에 72위로 뛰어올랐다. 반면 마스터스에서 충격의 첫 컷 탈락을 당한 PGA투어 간판 선수 로리 매킬로이(34·북아일랜드)는 13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하버타운에서 막을 올리는 투어 대회 RBC 헤리티지 출전을 포기했다. 이 대회는 PGA투어가 지정한 이번 시즌 특급 대회 13개(4대 메이저 대회 제외) 중 하나로 총상금 2000만 달러(약 264억 원)가 걸려 있다. 매킬로이로서는 1월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 이어 두 번째 특급 대회 출전 포기다. 매킬로이는 RBC 헤리티지에 출전하지 않는 이유를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투어 규정에 따르면 부상 등 합당한 이유 없이 특급 대회에 두 차례 이상 불참하면 선수 영향력 지수에 따른 보너스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 매킬로이는 마스터스 컷 탈락으로 세계 랭킹이 종전 2위에서 3위로 한 계단 떨어졌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스피드업’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와 마찬가지로 한국프로야구의 화두이기도 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해 평균 3시간 11분(9이닝 기준)이던 경기 시간을 6분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경기 스피드업 규정을 강화했다. 마운드 방문 시간을 30초에서 25초로 줄이고 심판 고과 평가에 스피드업 관련 내용을 추가했다. 이번 시즌 총 34경기를 치른 10일 현재 아직 눈에 띄는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9이닝 기준 평균 경기 시간은 3시간 13분으로 작년보다 오히려 2분 늘었다. 같은 날 기준 일본프로야구(3시간 9분)나 대만프로야구(3시간 19분) 역시 MLB(2시간 37분)보다는 KBO리그와 더 비슷하다. 다른 나라에서 시행하는 스피드업 관련 제도보다 ‘피치 클록’이 그만큼 효과적이라는 반증이다. 사실 KBO리그도 2010년부터 피치 클록과 비슷한 ‘12초 룰’을 이미 적용하고 있다. 12초 룰은 주자가 없을 때는 투수가 12초 이내에 공을 던져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 규정을 처음 위반했을 때는 경고, 두 번째부터는 벌금 20만 원과 함께 볼로 판정한다. 하지만 이 제도 도입 당시 3시간 10분이었던 경기 시간은 오히려 3분이 늘었다. 이에 KBO는 올해부터 퓨처스리그(2군)에서 12초 룰 위반이 나왔을 때는 경고 없이 곧바로 볼을 선언하도록 했다. KBO는 2군에서 이 방식을 시범 운영한 뒤 1군 적용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야구가 빠진 건 경기 시간이 지나치게 길어 흥미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피치 클록 등 MLB에서 새로 도입한 제도가 경기 시간 단축에 유의미한 결과를 이끌어 낸다면 KBO리그도 따라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류지현 KBSN 해설위원은 “경기 시간을 줄이자는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KBO리그와 MLB 사이에 경기력 차이가 존재하는 만큼 우리만의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통산 4승을 기록 중인 이상희(31)가 치과 전문 의료기기 업체 메디메카와 메인스폰서 계약을 했다. 5일 서울 영등포구 메디메카 본사에서 열린 후원 협약식에는 이진 메디메카 대표와 이상희 등이 참석했다. 이번 계약으로 이상희는 메디메카의 임플란트 브랜드인 차오름임플란트 로고가 부착된 모자와 의류를 착용하고 경기에 나선다. ‘메이저 승부사’란 별명을 갖고있는 이상희는 2011년 KPGA 코리안투어에서 당시 최연소 (19세 6개월 10일) 우승을 하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2012년 일본골프투어(JGTO) 큐스쿨 수석 합격과 2012년 KPGA 코리안투어 대상을 기록하는 등 스타로 떠올랐다. 이상희는 군 복무를 마친 후 지난해 코리안투어 및 일본 투어에서 한 번씩 준우승을 차지하며 예전 기량을 되찾고 있다. 이진 메디메카 대표는 “이상희 선수가 투어에 전념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이헌재기자 uni@donga.com}

‘람보’ 욘 람(29·스페인)이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며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자존심을 지켰다. 람은 10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끝난 제87회 마스터스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세 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정상에 올랐다. 이번 대회는 PGA투어 선수들과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후원하는 LIV 선수들 간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LIV의 브룩스 켑카(33·미국)가 1라운드부터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면서 LIV 소속 선수의 메이저대회 첫 우승이 현실이 되는 듯했다. 더구나 PGA투어를 대표하는 로리 매킬로이(34·북아일랜드)는 컷 탈락한 상황. 오른 발목 부상을 딛고 출전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8·미국)도 발바닥 통증이 악화돼 3라운드 7개 홀을 마친 뒤 기권했다. 최종 라운드 챔피언 조에서 자웅을 겨룬 건 람과 켑카였다. 치열한 경합이 예상됐지만 승부는 싱겁게 갈렸다. 3라운드까지 켑카에게 2타 뒤진 2위였던 람이 타수를 차근차근 줄인 반면 켑카는 초반부터 무너져 버린 것. 람이 3번홀(파4) 버디로 한 타 차로 추격했고 켑카가 4번홀(파3) 보기를 하면서 동타가 됐다. 켑카가 6번홀(파3)에서 보기를 한 사이 선두로 나선 람은 8번홀(파5) 버디로 한 발 더 앞섰다. 결과는 람의 4타 차 압승이었다. 람은 “선수로 꿈꿔 왔던 일을 이뤄 말할 수 없이 기쁘다”며 “대회에서 우승해도 울 일은 없을 거라고 평소 생각했는데 오늘은 (마지막) 18번홀에서 울 뻔했다”고 말했다. 대회 첫날 람은 1라운드 첫 홀에서 더블보기를 했는데 마스터스에서 더블보기로 출발해 우승을 차지한 선수는 1952년 샘 스니드(1912∼2005·미국) 이후 람이 71년 만이다. 2021년 US오픈에 이어 메이저대회 두 번째이자 PGA투어 통산 11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람은 우승 상금 324만 달러(약 42억8000만 원)를 받았다. 직전 대회까지 세계 랭킹 3위이던 그는 올해 들어서만 네 번째 정상에 오르며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되찾았다. 람은 스페인 골프 역사의 한 페이지도 장식했다. 그는 US오픈과 마스터스에서 모두 우승한 최초의 유럽 출신 골퍼가 됐다. 람은 이번 대회 우승 후 스페인의 전설적인 골프 스타였던 세베 바예스테로스(1957∼2011)에게 공을 돌렸다. 람은 “바예스테로스가 캡틴을 맡았던 1997년 라이더컵(미국과 유럽의 골프대항전)에서 유럽팀이 승리하는 걸 보고 아버지가 내게 골프를 시켰다”며 “만약 1997년의 라이더컵이 아니었다면 나도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스터스 두 번, 디 오픈 세 번 등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5차례 우승하며 세계 랭킹 1위에도 올랐던 바예스테로스는 람의 우상이었다. 공교롭게도 람이 그린재킷을 입은 이날은 바예스테로스가 태어난 날이었다. 람은 “이 우승을 세베에게 바친다. 그가 대회 내내 하늘 어딘가에서 날 돕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고 했다. LIV의 대표 선수인 필 미컬슨(53)은 이날 데일리 베스트인 7언더파를 몰아치며 최종 합계 8언더파 280타로 켑카와 공동 2위에 올랐다. 1970년생인 미컬슨은 마스터스에서 톱5에 든 역대 최고령 선수가 됐다. 김주형(21)과 임성재(25)는 나란히 2언더파 286타로 공동 16위, 이경훈(32)은 1언더파 287타로 공동 23위를 했다. 김시우(28)는 1오버파 289타 공동 29위로 대회를 마쳤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데뷔한 이예원(20)은 성공적인 루키 시즌을 보냈다. 29개 대회에 출전해 준우승 3차례를 포함해 13번이나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상금도 8억4978만 원을 받아 이 부문 3위를 했다. 일생에 한 번밖에 기회가 없는 신인왕도 차지했다. 유일한 아쉬움은 우승 트로피와는 인연이 없었다는 것이다. ‘무관(無冠)의 신인왕’이라는 달갑지 않은 수식어도 붙었다. 그렇지만 그의 이름 앞에서 ‘무관’이라는 단어를 떼버리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이예원은 9일 끝난 KLPGA투어 국내 개막전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기다리던 첫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이예원은 이날 제주 서귀포 롯데 스카이힐 제주 컨트리클럽 스카이·오션 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1오버파 73타를 쳐 4라운드 최종 합계 6언더파 282타로 우승했다. 2021년 초청 선수로 출전했던 2개 대회를 포함해 KLPGA투어 33번째 출전 만의 정상 등극이다. 지난해 번번이 우승 문턱을 넘지 못했던 이예원은 올 초 약 두 달간의 호주 전지훈련에서 약점으로 지적되던 쇼트게임과 중장거리 퍼트에 집중했다. 그는 “오전 5시 반에 일어나 18홀을 돌고, 오후에는 5시간씩 샷과 쇼트게임 연습을 했다. 호주는 해가 길어 해가 지기 전까지 쇼트게임 연습을 한 번 더 하곤 했다”고 말했다. 그 어느 때보다 강훈련을 소화했다는 그는 우승 상금 1억4400만 원과 함께 내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롯데 챔피언십 출전권도 함께 받았다. 이예원은 전날 3라운드까지 전예성(22)과 박지영(27) 등 공동 2위 선수들에게 6타 차로 넉넉히 앞서 우승이 유력했다. 하지만 2m 남짓한 퍼트를 잇달아 놓치며 한때 전예성에게 2타 차까지 쫓겼다. 흐름을 뒤바꾼 것은 14번홀(파3)이었다. 티샷을 홀 1.5m 거리에 떨어뜨린 그는 침착하게 버디 버트를 성공시키며 다시 3타 차로 앞섰다. 자신감을 찾은 그는 남은 4개 홀을 모두 파로 막으며 3타 차 우승을 완성했다. 이예원은 “작년에 우승이 없어 최대한 빨리 우승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국내 개막전에서 우승하게 돼 더 기쁘다”며 “나는 꾸준히 치는 게 강점이다. 대상을 목표로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2023시즌 개막전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오픈에서 통산 5승째를 올렸던 박지영은 최종 합계 3언더파 285타로 공동 2위에 올랐다. 박지영은 9번홀(파5) 샷 이글과 18번홀(파5) 버디 등으로 2타를 줄였다. 2021년 에버콜라겐 퀸즈 크라운 이후 2년 만에 2승에 도전했던 전예성도 18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프로야구 선수 시절 박용택(44)은 별명이 많았다. 불방망이를 휘두를 때는 ‘용암택’, 찬스를 번번이 날릴 땐 ‘찬물택’이 됐다. 별명이 양산되다 보니 ‘별명택’이라는 닉네임까지 붙었다. 그중 빠질 수 없는 게 ‘기록택’이다. 19시즌 동안 LG에서만 뛴 그는 2504개의 안타로 역대 한국 프로야구 최다 안타 기록 보유자다. 통산 최다 출장 기록(2237경기), 통산 최다 타석(9138타석), 통산 최다 타수(8139타수) 기록도 그의 차지다. 그는 선수로 장수한 비결로 수분 섭취를 꼽았다. 30대에 접어들면서 그는 물을 많이 마셨다. 경기 중에도, 경기 후에도, 심지어는 집에 와서도 물은 많이 마셨다. 그는 “언제부터인가 근육이 마르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항상 수분을 충분히 보충해 주려 했다. 의식적으로 물을 갖고 다니면서 틈만 나면 마셨다”고 했다. 또 하나 그가 거르지 않은 것은 ‘쪽잠’이었다. 매일매일 자기만의 루틴을 지키기로 유명했던 그는 경기 전 30분가량은 꼭 쪽잠을 잤다. “꼭 잠이 드는 게 아니더라도 잠시라도 눈을 감고 있으면 피로가 풀리고 집중력이 좋아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평상시 수면의 질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자기 전 그는 모든 고민을 내려놓고 기분 좋은 상태로 잠자리에 들었다. 그는 “정신적으로, 또 육체적으로 다음 날 최고의 컨디션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기분이 좋지 않은 날에는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거나 좋았던 기억을 떠올리는 식으로 어떻게든 좋은 기분을 만들고자 했다”고 했다. 철저한 몸 관리로 오랜 세월 동안 남부럽지 않은 선수 생활을 한 그에게도 아쉬운 순간은 있었다. 그는 “3년 차 때 어깨를 다쳤다. 당시 눈앞의 성적을 중시하느라 아픔을 참고 그냥 뛰었다. 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제대로 치료하고 재활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어깨가 강한 외야수였던 그는 치료 타이밍을 놓친 뒤에는 더 이상 강한 송구를 하지 못했다. 선수 시절 중반부터 주로 지명타자로 나선 이유다. 올 초 신인 선수 오리엔테이션에 강사로 나선 그는 “프로야구는 길다. 당장이 급하지 않다. 무조건 전진해야 할 때가 있고, 한 템포 쉬어가며 돌아가야 할 때도 있다”고 조언했다. 이는 일반인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 다쳤을 때 참고 운동을 하기보단 완쾌한 뒤 완전한 몸으로 운동하는 게 장기적으로 훨씬 낫기 때문이다. 은퇴한 지 3년째. 그는 야구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며 여전히 야구와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박용택은 “선수 때는 결과가 좋게 나올 때만 재미있었다. 하지만 해설하면서 보는 야구는 그 자체로 너무 재미있다. 천직을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야구 예능 프로그램 등 각종 방송에도 출연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선수 때와 마찬가지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배팅 연습을 한다. 몸의 유연성을 키우기 위해 필라테스까지 한다. 은퇴 후에도 바쁘게 살다 보니 살이 찔 겨를이 없다. 선수 때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건강한 ‘건강택’이다.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

프로야구 선수 시절 박용택(44)은 별명이 많은 선수였다. 선수 시절 초기 쿨가이와 메트로박으로 잠시 불렸지만 이후엔 이름의 끝 글자인 ‘택’을 붙인 별명이 많았다. 불방망이를 휘두를 때는 ‘용암택’이 됐고, 찬스를 번번이 날릴 땐 ‘찬물택’이 됐다. 삭발을 했을 당시엔 ‘간디택’으로 불렸고, 골든글러브를 받을 땐 눈물을 흘려 ‘울보택’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런 식의 별명이 수없이 양산되다 보니 ‘별명택’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그가 개인적으로 가장 아끼는 별명은 ‘팬덕택’이다. 응원해주는 팬들이 있었기에 그가 오랫동안 성공적인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를 언급할 때 빠질 수 없는 게 바로 ‘기록택’이다. 고려대를 졸업하고 2002년 LG트윈스에 입단한 그는 2020년을 마지막으로 은퇴할 때까지 줄곧 LG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었다. 19시즌 동안 그는 2504개의 안타를 때렸는데 이는 역대 한국 프로야구 최다 안타 기록이다. 통산 최다 출장 기록(2237경기), 통산 최다 타석(9138타석), 통산 최다 타수(8139타수) 기록도 갖고 있다. 2009년부터 2018년까지 10년 연속 3할 타율도 역대 1호 기록이었고, 2012년부터 2018년까지 기록한 7년 연속 150안타도 역시 최초였다. 그가 이렇듯 ‘기록의 사나이’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건강했기 때문이다. 선수 시절 말엽 여러 차례 잔 부상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그는 선수 생활 대부분을 큰 부상 없이 지냈다. 이런 이유로 그의 이름 앞에는 ‘꾸준택’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그는 19시즌을 뛰며 통산 타율 0.309를 기록했고 213개의 홈런과 313개의 도루를 했다. 한국 나이로 마흔이던 2018시즌에도 13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3, 15홈런, 76타점을 올렸다. 박용택은 “무엇보다 부모님께 좋은 신체를 물려받은 덕분”이라고 했다. 아버지 박원근 씨는 엘리트 실업 농구 선수 출신이다. 대경상고와 경희대를 나와 실업농구 한국은행에서 명 가드로 활약했다. 당시로는 무척 드물게 30대까지 선수 생활을 했다. 건강한 몸을 타고 난 박용택이지만 오랫동안 건강을 지켰던 그만의 비결도 있었다. 대표적인 게 수분 섭취다. 30대에 접어들면서 그는 물을 많이 마셨다. 경기 전 준비운동을 할 때부터 그는 페트병을 챙겨서 나갔을 정도다. 경기 중에도, 경기 후에도, 심지어는 집에 와서도 물은 많이 마셨다. 그는 “한창 어릴 때는 몰랐는데 언제인가부터 근육이 마르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항상 수분을 충분히 보충해 주려 했다. 어딜 가던지 의식적으로 물을 갖고 다니면서 틈만 나면 마셨다. 자기 직전까지 물을 마시고 잠자리에 들었다”고 했다. 물이 열량 조절이나 통증 예방 등 여러 가지 효과가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물을 많이 마실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박용택은 사견임을 전제로 “물을 많이 마시면 콩팥에 무리가 간다는 연구가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내 경우엔 항상 물을 옆에 끼고 있었던 게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하나 그가 꼭 지킨 것 중 하나는 바로 ‘쪽잠’이었다. 선수 시절 박용택의 매일매일 자신만의 루틴을 지켰다. 오후 6시 반에 시작되는 안방 경기를 기준으로 하면 그는 오후 1시에 야구장에 나왔다. 그리고는 곧바로 트레이너실로 직행해 준비를 시작했다.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거나 마사지를 통해 충분히 몸을 푼 후 오후 3시경부터 타격 훈련을 비롯한 단체훈련을 했다. 워낙 이 같은 루틴에 충실하다 보니 후배 선수들은 그를 ‘구도택’이라 불렀다. 그리고 경기 전 꼭 30분가량 쪽잠을 잤다. “꼭 잠이 드는 게 아니더라도 잠시라도 눈을 감고 있으면 피로가 풀리고 경기 때 집중력이 좋아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평상시 수면의 질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잠자리에 들기 전 그는 모든 고민을 내려놓으려 했다. 박용택은 “프로야구는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경기가 있다. 자기 전에 내일은 어떤 투수를 만나서 어떤 타격을 하고, 어떤 준비를 할 것인지를 미리 다 생각해 놓는다. 모든 준비를 미리 끝내놓으면 편하게 잠을 잘 수 있었다”고 했다. 자기 전에는 부정적인 생각은 안 하려고 노력했다. 설혹 부진한 날에는 포털 검색창 등에서 야구 소식을 아예 보지 않았다. 그는 “사람인 이상 어떻게 좋은 생각만 할 수 있겠나. 하지만 정신적으로, 또 육체적으로 다음 날 최고의 컨디션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기분이 안 좋은 날에는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거나 좋았던 기억을 떠올리는 식으로 어떻게든 좋은 기분인 상태로 자려고 했다”고 했다. 철저한 몸 관리로 오랜 세월 동안 남부럽지 않은 선수 생활을 한 그에게도 아쉬운 순간은 있었다. 그는 “3년 차 때 어깨를 다쳤다. 관절와순 손상이었다. 그때 눈앞의 성적을 중시하느라 아픔을 참고 그냥 뛰었다. 타격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처음 다쳤을 때 제대로 치료하고 재활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우투좌타인 그는 원래 어깨가 강한 외야수였다. 하지만 어깨를 다친 뒤 치료 타이밍을 놓친 뒤에는 더 이상 강한 송구를 하지 못했다. 선수 시절 중반 이후부터는 주로 지명타자로 나선 이유다. ‘소녀 어깨’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도 생겼다. 올해 초 신인 선수 오리엔테이션에 강사로 나선 그는 “프로야구는 길다. 당장 오늘내일이 급하지 않다. 무조건 전진해야 할 때가 있고, 한 템포 쉬어가며 돌아가야 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일반인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 다쳤을 때 아픔을 참고 운동을 하기보다는 완전히 다 나은 뒤 완벽한 몸으로 운동을 해야 더욱 건강하고 오랫동안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은퇴한 지 3년째. 그는 야구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며 여전히 야구와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야구 해설에 대해 “천직 같다”고 했다. 박용택은 “야구 선수 생활을 할 때는 결과가 좋게 나올 때만 재미있었다. 하지만 해설을 하면서 보는 야구는 그 자체로 너무 재미있다. 좋아하는 야구를 시청자들과 함께 하는 것만큼 재미있는 게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야구 예능 프로그램 등 각종 방송에 출연하고 있다. 일단 하는 거면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그는 예능이지만 최선을 다하려 한다. 선수 때와 마찬가지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배팅연습을 한다. 몸의 유연성을 키우기 위해 필라테스까지 한다. 은퇴 후에도 바쁘게 살다 보니 살이 찔 겨를이 없다. 오히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운동을 하니 더 건강하다. 취미로는 골프를 가끔 즐긴다. 선수 생활 말년부터 시작해 이제는 5년차 보기 플레이어 정도 된다. 하지만 거리 하나만큼은 프로 골퍼에 뒤지지 않는다. 야구 타격은 왼손으로 했지만 골프를 오른손으로 친다는 그는 “잘 안 맞아서 그렇지 제대로 맞으면 족히 300m는 나간다”고 했다. 그와 함께 라운딩을 한 이승엽 두산 감독은 “박용택이 야구도 오른손으로 했으면 ‘홈런 타자’가 됐을 것”이라고 한다. 만약 그랬다면 ‘장타택’이라는 별명도 붙었을지 모른다. 이헌재기자 uni@donga.com}

투타 겸업 선수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또 하나의 최초 기록을 추가했다. 같은 경기에서 투수와 타자로 모두 피치 클록 규정을 위반한 최초의 선수가 된 것. MLB는 올 시즌부터 경기 시간 단축을 목표로 피치 클록 제도를 도입했다. 투수는 주자가 없을 때 15초 이내, 주자가 있을 때는 20초 이내로 공을 던져야 한다. 홈 플레이트 뒤에 있는 타이머를 기준으로 이 시간을 넘기면 자동으로 볼이 선언된다. 타자는 투구 제한 시간 8초 전까지 두 발을 타석 안에 둬야 한다. 타자가 규정을 어기면 자동 스트라이크다. 6일 시애틀 방문경기에 선발 투수 겸 3번 타자로 출전한 오타니는 1회말 투수로 먼저 피치 클록 규정 위반 판정을 받았다. 투구 준비가 늦었기 때문이 아니라 피치 클록이 준비되기도 전에 투구 자세에 들어갔다는 이유였다. 타자로는 6회 무사 1루에서 타석에 늦게 들어서는 바람에 스트라이크 한 개를 먹고 시작했다. 두 번 모두 결과에 큰 영향은 없었다. 1회에는 삼진을 잡아냈고, 6회에는 볼넷을 골라 1루로 출루했다. 오타니는 이날 7회 적시타를 치는 등 2타수 1안타 2볼넷 1타점으로 팀의 4-3 승리에 기여했다. 투수로는 6이닝 3피안타 6사사구 8탈삼진 1실점을 기록한 오타니는 시즌 첫 승도 거뒀다. 시애틀 선발 투수로 나선 한국 프로야구 두산 출신 크리스 플렉센(29)은 5이닝 2피안타 2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고도 패전 투수가 됐다. 배지환(24·피츠버그)은 이날 보스턴 방문경기에서 내야 안타를 추가했다. 피츠버그는 보스턴을 4-1로 꺾고 팀 역사상 처음으로 보스턴 방문 일정을 ‘싹쓸이 승리’로 마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불과 한 경기였다. 하지만 한화는 희망을 봤다. 한국 프로야구의 미래도 밝아졌다. 한화의 ‘차세대 에이스’ 문동주(20)가 데뷔 후 최고의 피칭으로 팀에 올 시즌 첫 승리를 안겼다. 전날까지 10개 팀 중 유일하게 승리 없이 3패만 기록 중이던 한화는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방문경기에서 문동주의 호투와 활발하게 터진 타선에 힘입어 8-1로 대승을 거뒀다. 향후 한국 야구의 미래를 짊어질 가능성을 보인 투구였다. 5이닝 동안 불과 안타 1개와 몸에 맞는 볼 1개를 허용하게 다였다. 1회 2사후부터 5회까지는 13타자를 연속으로 범타 처리했다. 총 70개의 투구 중 스트라이크가 44개였다. 패스트볼은 모두 시속 150km를 가볍게 넘겼다. 가장 빠른 공은 159km까지 나왔다. 여기에 125~133km의 날카로운 커브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최고 구속도 모두 147km를 스피드건에 찍었다. 유일한 위기는 1회말이었다. 2사 후 이원석에게 안타, 강민호에게 볼넷을 허용해 1, 2루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오재일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4회 2사후 오재일을 삼진으로 잡은 장면은 이날의 하이라이트였다. 홈런 타자인 오재일을 상대로 몸쪽 높은 155km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삼진을 당한 오재일은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타선도 초반부터 문동주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1회 오그레디의 2타점 적시타로 앞서갔고, 2회에는 노시환의 적시타 등으로 3점을 추가했다. 채은성은 9회 쐐기 3점 홈런을 터뜨렸다. 문동주는 경기 후 “공격적으로 던지려고 했던 목표를 이룬 것 같아 만족스럽다”며 “오늘의 기세를 이어 다음에 더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잠실에서는 두산의 3년차 오른손 영건 김동주(21)의 호투가 빛났다. 김동주는 NC를 상대로 6이닝 7안타 1사사구 7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치며 데뷔 첫 승을 선발승으로 장식했다. 최고 150km에 이르는 묵직한 직구(39개)를 바탕으로 슬라이더(46개)를 적극적으로 섞어 타자들을 요리했다. 두산이 6-2로 승리하면서 이승엽 두산 감독은 첫 위닝시리즈(2승 1패)를 달성했다. 2021년 1차 지명 선발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고척 경기에서는 LG 강효종(21)이 키움 장재영(21)에 완승을 거뒀다. 올 시즌 LG 5선발로 낙점된 강효종은 5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반면 장재영은 150km대의 빠른 공에도 제구 난조를 보이며 4이닝 3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LG가 5-0으로 이겼다. 롯데-SSG의 문학 경기와 KIA-KT의 수원 경기는 우천으로 인해 노게임이 선언됐다. <6일 전적>한화 8 – 1 삼성두산 6 – 2 NCLG 5 – 0 키움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김주형(21)에게 골프에 관한 가장 오래된 기억은 세 살 때인 2005년 TV로 본 2005년 마스터스다. 그해 마스터스 우승자는 서른 살이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8·미국)였다. 우즈는 그의 우상이다. 6일부터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파72)에서 열리는 2023 마스터스에 출전하는 김주형이 “꿈이 정말 이루어졌다(Dreams Do Come True)”고 말하는 건 골프를 시작한 후 꿈꿔왔던 일들이 현실에서 이뤄지고 있어서다. 마스터스에 처음 참가하는 김주형은 4일 우즈와 함께 연습라운드를 돌았다. 세계 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34·북아일랜드), 1992년 마스터스 챔피언 프레드 커플스(64·미국)도 함께 했다. 이날 저녁 대회 공식 기자회견에서 김주형은 “진지하면서도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여느 골퍼들처럼 나도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우즈, 매킬로이, 커플스와 함께 한 연습라운드는 그간의 노력에 대해 보상을 받은 것 같았다”고 말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우즈보다 빨리 2승을 올린 그의 꿈은 이제 시작이다. 첫 출전인데도 이례적으로 대회 공식 기자회견에 초대받은 것에서 알 수 있듯 그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김주형이 이번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면 우즈를 넘어 대회 최연소 우승자가 된다. 우즈는 1997년 21세 3개월의 나이에 마스터스 첫 우승을 차지했는데 2002년 6월생인 김주형은 현재 20세 10개월이다. 김주형은 “대회에 출전한 누구나 우승을 꿈꾼다. 우승자 전용 주차장을 받기를 원하고, ‘챔피언스 디너’의 호스트가 되고 싶어 한다. 나도 마찬가지”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김주형 바로 다음 순서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우즈는 “내가 앞으로 얼마나 더 경쟁력 있는 선수로 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작년에 비해 경기력은 더 좋다”고 했다. 메이저 대회 15승 중 5승을 마스터스에서 따낸 우즈가 이번 대회 정상에 오르면 잭 니클라우스(6승)와 함께 마스터스 최다승 타이를 이룬다. 2021년 2월 교통사고로 오른쪽 정강이뼈를 크게 다친 우즈는 “가장 어려운 것은 걸어서 이동하는 것”이라며 “작년 마스터스에서 컷을 통과했는데 내게는 작은 승리나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코스는 경사가 심하다. 대회에 많이 출전하지 못해 세계랭킹이 1001위까지 떨어진 우즈는 “경기력이나 지구력은 작년보다 낫지만 다리 통증은 작년보다 더 좋지 않다”고 말했다. 우즈는 한국 시간으로 6일 오후 11시 18분 빅토르 호블란(26·노르웨이), 잰더 쇼플리(30·미국)와 함께 1라운드를 시작한다. 이번 대회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는 매킬로이와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27·미국)가 꼽힌다. 매킬로이는 마스터스 우승만 추가하면 4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다. 매킬로이는 김주형, 샘 번스(27·미국)와 함께 7일 오전 2시 48분 티오프를 한다. 한국 선수 첫 우승자가 나올지도 관심거리다. 김주형과 함께 임성재(25), 김시우(28), 이경훈(32)이 출전한다. 2020년 임성재는 한국 선수 역대 최고 성적인 공동 2위를 했고, 지난해에도 공동 8위에 오르는 등 이 대회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아시아 선수는 2021년 챔피언 마쓰야마 히데키(31·일본)가 유일하다. 대회 조직위원회가 PGA투어와 경쟁 관계인 LIV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의 출전을 허용해 이번 대회에는 필 미컬슨(53·미국)을 비롯해 18명의 LIV 소속 선수가 참가한다. PGA투어 선수들과 LIV 소속 선수들 간의 갈등은 크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LIV로 이적한 선수들을 강하게 비난해 왔던 매킬로이는 5일 LIV 소속의 브룩스 켑카(33·미국)와 함께 연습라운드를 돌았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