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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겨울비가 내린 지난달 25일 서울 마포구 메세나폴리스에 알록달록 우산이 걸려 있습니다. 흐리고 비 내리는 날도 있지만 언젠간 해는 뜹니다. 어렵고 힘들어도 그 아픔을 위로해 줄 수 있는 우산 같은 사람이 되면 어떨까요.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주여~ 우리를 굽어 살피옵소서!!!’교회에 들어가지 못한 여신도가 유리창에 얼굴을 묻고 울부짖습니다. 한 신도는 셔터가 내려진 교회 문 너머로 기도를 드리고 떠납니다.단일 교회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서울 여의도 순복음교회가 1일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주일 예배를 취소하고 온라인 예배로 대체했기 때문입니다.미처 소식을 듣지 못하고 교회를 들렀던 신도들은 아쉬워하며 발길을 돌렸습니다.이 날 순복음교회에선 최소한의 인원만 참석한 채 영상 중계를 위한 예배가 진행됐습니다. 성가대들은 마스크를 쓰고 찬송을 불렀고 신도들은 간격을 두고 앉아 기도를 했습니다.일요일 예배에 15~20만 명이 몰리던 메가 처치에서 이렇게 적은 수가 예배를 보는 건 처음입니다. 코로나19가 만든 이 모습들을 사진으로 담았습니다.이 뿐만 아니라 천주교는 236년 역사상 처음으로 모든 미사를 중단했으며 대한불교조계종은 법회, 성지순례 등 행사를 취소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코로나19의 확산 방지를 위한 종교계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27일 오전 서울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광화문광장 일대 불법 천막의 철거에 나섰다. 집회 주최 측인 ‘고 문중원 기수 시민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은 이에 항의하며 대치했다. 서울시는 이날 세종대로에 자리한 4개 단체의 불법 천막 7개 동과 집회 물품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실시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서울대 제74회 학위수여식 개최 예정일이었던 26일 서울대 정문에서 졸업생들이 졸업 가운을 빌려 입고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서울대는 당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졸업생 대표 66명만 참석하는 학위수여식을 열려고 했지만, 대다수 졸업예정자들이 반발해 행사를 취소한 뒤 포토존과 졸업 가운 대여 행사만 진행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26일 평소같으면 신자들로 가득했을 명동 성당은 고요하다 못해 침울한 모습이었습니다.천주교 서울대교구가 코로나 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명동 성당을 비롯해 232개 성당의 미사와 공개행사를 전면 중단했기 때문입니다. 한국전쟁 중에도 종교활동을 멈추지 않았던 국내 천주교의 이런 지침은 120여년 역사상 처음입니다.이는 신천지 대구교회를 시작으로 부산의 온천교회, 서울의 명성교회 등 코로나19가 종교 시설에서 확산되면서 내린 결정입니다.비록 미사는 중단됐지만 본당에서 개인 기도는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가능했습니다. 본당에서 소수의 신자들이 관계자의 방역 작업 후에 드문 드문 떨어져 개인 기도를 드렸습니다.믿음을 통하여 고뇌를 해결하고 삶의 궁극적인 의미를 추구해야 할 종교 활동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게 돼 유감입니다. 그러나 염수정 추기경이 ‘어렵고 힘든 때일수록 서로를 배려하고 사랑하여 마음으로 하나가 될 수 있어야겠다’고 당부했듯이 편견과 배척 없는 마음으로 코로나 19 사태가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모두 힘을 합쳐야 겠습니다. 인류가 천연두, 페스트, 스페인감기 등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승리해 왔듯이 말입니다.송은석기자 silverstone@donga.com}

코로나19 확산으로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1831년 교구 설립 이래 처음으로 미사를 전면 중단한 가운데 26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방역 작업이 한창이다. 이 기간 개인 기도를 위해 대성당은 임시 개방된다.송은석기자 silverstone@donga.com}

코로나19의 마수가 교육계까지 손을 뻗쳤습니다. 당초 각 단과대학 및 전문대학교 졸업생 대표 66명만 졸업식에 참석하기로 해 논란이 일었던 서울대는 결국 26일 제74회 학위수여식을 전격 취소했습니다. 사상 유례없었던 일입니다. 사회로 진출 전 마지막 졸업식을 갖지 못한 학생들은 가족, 친구들과 ‘샤’ 정문 앞에서 인증샷을 찍으며 아쉬운 마음을 달랬습니다. 학사모에 마스크를 쓴 모습도 이젠 낯설지 않습니다. 행사가 없으니 꽃다발을 들고 나온 상인들도 울상이었습니다. 한 상인은 아침부터 열 송이도 채 팔지 못했다며 일찍 장사를 접고 떠났습니다.서울대 뿐만 아니라 연세대, 고려대 등 대부분의 다른 대학들도 이달 중순 예정됐던 졸업식을 취소하거나 간소화하기로 했습니다. 오는 8월 달에 열리는 학위수여식에 참석할 수 있지만 글쎄요… 이미 학교를 떠난 졸업생 입장에서는 어려운 일입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우리의 일상도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카페 의자에 동물 인형 친구들이 매달렸네요. 곰돌이는 지친 듯 축 처졌고 멋진 선글라스를 낀 멍멍이는 의자를 타고 넘을 듯 힘이 넘칩니다. 좀 앉아도 되겠니? ―서울 마포구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서울의 어느 공원. ‘몬스터 보호구역’이라는 재밌는 표지판이 놓여 있습니다. 안에 정말 신기한 괴물들이 살기라도 하는 걸까요. 원래 들어가지 말란 곳은 더 들어가고 싶습니다. ―서울 마포구에서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유예가 무슨 특혜라고. 그거 결국 우리에겐 다 빚이야!”서울시내 지하상가 소상공인들의 임대료 납부를 8월까지 유예한다는 시의 정책 발표를 기자가 전하자 한 상인이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결국은 8월에 한꺼번에 내라는 거 아니냐, 평소에도 불황으로 월 200~300만원 간신히 벌었는데 이번 달엔 100만원 뿐이다’며 ‘법 때문에 감면이나 면제는 불가능하다는데 도대체 누구를 위한 법이냐’고 하소연했다.기자가 상인과 대화를 나누는 동안 건너편 옷가게 주인도 일찌감치 영업을 종료하고 떠났다.지난 주 주춤하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국 단위로 확산되면서 시민들에게 또다른 바이러스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바로 ‘공포감 바이러스’다.23일 오후 모처럼 화창한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회현역과 종각역 지하상가는 행인도 없고 대부분의 매장이 셔터를 내리거나 불이 꺼져 있었다. 출입문 앞에 주기적으로 방역을 한다는 안내문도 붙어 있었지만 시민들의 ‘공포’를 가라앉히기엔 무용지물이었다.명동도 다를 바 없었다. 다국어로 호객 행위를 하며 손님들을 끌어모으던 화장품 가게 앞도 썰렁했다. 코로나 감염 우려로 손님들이 손잡이를 잡는 것을 두려워하자 아예 문을 활짝 열고 영업하는 곳도 있었다. 궁여지책으로 한 신발 가게는 손님의 관심을 끌기 위해 매대에 마스크를 진열해 팔고 있었다.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 이 ‘공포 바이러스’가 언제 끝날 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상인들의 시름은 속절없이 깊어만 간다.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코로나 감염 우려로 시민들의 외출이 줄어들면서 평소와 비교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서울 명동거리에서 23일 오후 한 신발가게 매대에 마스크가 진열돼 있다.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타고 있던 한국인 등 7명을 태운 공군 3호기가 19일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621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 크루즈선 승객 가운데 음성 판정을 받은 사람들은 이날부터 하선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병으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격리되어있던 교민들이 대통령 전용기(공군3호기)를 이용해 19일 새벽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으로 도착하고 있다. 공항사진기자단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겉으론 평화로워 보이는 서울의 한강이지만 그날 밤 강물 속은 칠흑처럼 캄캄했다.그 곳에서 투신자를 수색하던 중 교각 틈에 몸이 끼어 빠져나오지 못한 故 유재국 경위의 영결식이 18일 경찰 병원에서 엄수됐다. 이 날 살이 에이는 강추위는 유가족과 동료 경찰들의 가슴을 더욱 쥐어짜는 듯 했다. 식이 엄수되는 동안 곳곳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흘러 나왔다. 임신 초기인 것으로 알려진 유 경위의 부인은 그의 영정 사진을 보며 연신 눈물을 훔쳤다.유 경위의 절친했던 동료 고건 경위는 ‘그 날 한번 더 잠수하겠다는 걸 말리지 못해 너무 후회된다’며 ‘6개월 후에 태어날 조카가 훗날 아빠에 대해 물어보면 얼마나 성실하고 용감한 경찰관이었는지 말해주겠다’며 작별 인사를 했다.영결식이 끝난 후 경찰관들은 인도 양쪽에 도열해 고인의 관이 나가는 마지막 길을 지켰다.2007년 8월 순경 공채로 입직한 유 경위는 서울 용산경찰서 등을 거친 뒤 2017년 7월 한강경찰대로 옮겼다. 그 곳에서 그는 해마다 수십 명씩 목숨을 구해왔다. 또 ‘최우수 실적 수상안전요원’으로 뽑혀 서울지방경찰청 장려상을 받기도 했다.‘실종자 가족을 생각해 한번만 더 살펴보자…’ 향년 39세에 순직한 유 경위의 마지막 말이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4·15총선에서 종로에 출마하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빈대떡 가게에서 시민들과 막걸리로 건배를 하고 있다. 이 전 총리는 광장시장을 돌며 시장 상인과 시민들을 만났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호텔페어 2020’을 찾은 관람객이 욕실 전시 코너를 둘러보고 있다. 이 전시회는 호텔 개발, 건축과 운영상 필요한 부품, 서비스 등 호텔에 관한 최신 트렌드를 소개하는 행사로 14일까지 진행된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그가 해냈다. 봉준호가 해냈다. 가끔 한국의 예술가들이 국제 수상에 후보로 오를 때마다 생기는 무서운 발이 있으니, 바로 언론의 설레발이다. 우리는 수 많은 경우의 수를 따지며 얼마나 많은 기대를 하고 또 많이 아쉬워했던가.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작년 10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오스카는 국제 영화제가 아니다. 오스카는 아주 로컬’이라며 돌직구를 날렸던 그에게 9일(현지시간) 오스카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 국제영화상, 감독상에 이어 작품상을 안겼다. 그 무서운 설레발을 딛고 봉 감독은 꿈의 아카데미 상을 한국 영화사 101년 만에 거머쥐었다.봉 감독의 영화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장면들이 있다. ‘살인의 추억’의 황금빛 들녘과 까까머리 소년, ‘플란다스의 개’에 나왔던 다닥다닥 붙어 있는 서울의 복도식 아파트, 이제는 체인점들로 바뀐 ‘괴물’의 한강 고수부지 편의점. ‘마더’의 관광버스 씬 등…그의 영화는 ‘한국적’이다. 아니 한국 그 자체다. 영화 기생충에는 더 많다.대만 카스텔라, 종북 개그, 기사 식당, 짜파구리 등등등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그런 모습들을 봉 감독은 놓치지 않고 영화 속 소재로 표현했다. 그의 별명인 ‘봉테일’답다.봉 감독은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말을 인용하며 ‘어렸을 때 제가 항상 가슴에 새겼던 말이 있다, 바로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며 감독상 수상 소감을 밝혔다. 처음부터 계획이 있었던 남자였다. 그는 클리셰처럼 떠돌던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을 증명했다. 영화 ‘기생충’을 통해 자본주의와 계급 문제를 한국적으로 풍자해 세계 영화계에 우뚝 세웠다.‘상징적이다’라는 단어를 수 없이 말하던 영화 ‘기생충’ 속 남자 주인공처럼 봉준호 감독도 한국 영화의 ‘상징’이 됐다. 벌써부터 그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송은석기자 silverstone@donga.com}

입춘인 4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에서 외국인 학생들이 눈을 맞으며 사진을 찍고 있다. 5일은 서울 최저기온이 영하 12도로 떨어지는 등 전국 최저기온이 영하 1도∼영하 15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입춘인 4일부터 추위가 예고된 가운데 3일 저녁 서울 종로구 대학로를 지나는 시민들이 두꺼운 외투와 모자 등으로 중무장을 하고 있다. 기상청은 4일 아침 서울과 대전이 영하 5도를 기록하는 등 전국 최저기온이 영하 12도∼영하 1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서울과 경기, 강원 일부 지역에서는 오후부터 눈이 내릴 가능성도 있다. 이번 추위는 6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