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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사퇴하거나 탄핵 당해야 한다.”(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4일 새벽 비상계엄이 해제됐지만 여전히 주요 외신들은 한국의 후속 상황을 비중있게 보도하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계엄령 선포 직후엔 핵심 민주주의 동맹국으로 여겼던 한국이 겪는 초유의 사태에 당혹감을 표했으나, 이후 사태의 배경을 분석하며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국이 겪을 외교·경제적 여파를 우려하며 윤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늘고 있다. 특히 이코노미스트는 4일(현지 시간) ‘윤 대통령은 사퇴하거나 탄핵 당해야 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그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 중 한 곳에서 대통령은커녕 어떤 공직도 맡을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증명했다”는 날 선 평가를 내렸다. 이 매체는 또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그토록 뻔뻔스러운 쿠데타 시도가 있었다는 건 충격적이면서도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도 “윤 대통령이 대체 누구와 상의했으며 누가 조언했는가”라며 “이거야말로 1만 달러(약 1415만 원)짜리 질문”이라고 꼬집었다.계엄 여파로 한국의 내정 혼란이 극심해져 국제 안보 협력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윤 대통령이 촉발한 정치적 혼란은 미국의 태평양 동맹(한미일)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며 미국이 4, 5일 예정됐던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 등을 연기한 사실을 언급했다. 또 동맹국에도 요구 사항이 많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한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지난해 윤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아메리칸 파이’를 불렀을 때만 해도 분위기가 좋았지만, 이젠 (우호적 분위기가) 사라졌다”고 했다.일본 언론들은 동아시아 안보에 미칠 악영향에 주목했다. 요미우리신문은 5일 사설에서 “한국 내정이 대혼란에 빠지면 한일 관계를 시작으로 동아시아 안보 환경에 필연적으로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같은 날 아사히신문도 사설을 통해 “윤 대통령은 북한과의 긴장이 지속되고 있는 한반도 정세에도 해를 끼칠 수 있는 어리석은 행동을 했다”고 지적했다.독일 공영방송 도이치벨레(DW)는 “계엄은 해제됐지만 경제 분야까지 파장을 몰고 왔다”며 “한국 재정 당국은 한밤중 벌어진 정치 드라마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도 “한국 경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한국의 국제적 위상은 물론 힘들게 이뤄낸 민주주의 진보를 위험에 빠뜨린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한편 계엄 사태로 정권이 교체될 경우 한국 외교 노선이 급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NYT는 “더불어민주당은 미국, 일본과의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거리를 둬 왔다”며 “한미일 동맹에 불안요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코노미스트도 “윤 대통령은 많은 결점에도 불구하고 미국에 우호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야당 출신 대통령은 중국과 가까워질 가능성이 있으며, 북한에 대해서도 덜 단호한 입장을 취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지낸 ‘보호무역주의 설계자’ 로버트 라이트하이저(사진)가 2기 행정부에선 기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라이트하이저는 차기 행정부에서 경제 분야와 관련된 고위직을 희망했지만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지명자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 등 ‘월가 출신 금융인’에게 밀렸다. 한동안 라이트하이저가 USTR 대표에 다시 지명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본인이 이 자리는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30년 이상 통상 전문 변호사로 활동한 라이트하이저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관세 부과를 중심으로 한 보호무역 정책을 수립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미중 무역 전쟁을 주도했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체결 과정에서도 핵심 역할을 했다. 일각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강력한 관세와 보호무역 기조를 강조해 온 가운데, 이를 주도했던 라이트하이저가 배제됨에 따라 관련 정책이 추진력을 잃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WSJ는 “라이트하이저는 무역법에 관해 백과사전 수준의 지식을 가진 노련한 협상가”라며 “그의 부재는 2기 행정부에서 트럼프의 야망을 좌절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베센트 지명자의 경우 10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강경한 관세 공약은 다른 국가로부터 양보를 끌어내기 위한 협상 전략”이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는 관세를 협상 도구로 보는 시각으로, 관세를 무역적자 해소와 제조업 부흥을 위한 실질적인 해결책으로 여기는 라이트하이저와는 상반된다. 다만 라이트하이저가 외부에서 트럼프의 무역 정책에 조언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새 USTR 대표로 라이트하이저의 비서실장을 지낸 제이미슨 그리어가 임명된 데도 그의 적극적인 추천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트럼프 1기에서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지낸 ‘보호무역주의 설계자’ 로버트 라이트하이저가 2기 행정부 내각에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3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폴리티코 등이 보도했다.30년 이상 통상 전문 변호사로 활동한 라이트하이저는 트럼프 1기 당시 관세를 중심으로 한 보호무역 기조를 수립한 핵심 인물이다. 그는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주도했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협상에도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것으로 평가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20일 취임 후 더욱 강력한 관세와 보호무역 정책을 공약한 상황에서, 이를 주도했던 라이트하이저의 배제로 정책 이행의 추진력을 잃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올해 트럼프 대선 캠프에서도 라이트하이저는 트럼프 당선인의 핵심 고문으로 활동했다. 그는 차기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이나 상무장관과 같은 고위직으로 기용되기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은 스콧 베센트 키스퀘어 창업자를 재무장관에, 하워드 러트닉 캔터피츠제럴드 최고경영자(CEO)를 상무장관으로 지명하며 월가 출신을 전면에 배치했다.라이트하이저와 가까운 전직 관료는 폴리티코에 “그는 최소 15년 동안 트럼프의 신뢰받는 조언자로서 충성을 보여줬다”며 “이번에는 자신이 보상받을 차례라고 느꼈을 것”이라고 전했다. USTR 대표직을 다시 제안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지만, 라이트하이저 본인이 원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폴리티코는 라이트하이저의 배제가 “보호무역 정책을 지지하는 이들에게는 중대한 타격”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1기 당시 친(親)기업 성향의 관료들 일부가 관세 인상에 반대했음에도 보호무역 정책이 추진된 데는 강경한 ‘관세 매파’인 라이트하이저가 풍부한 경험과 공격적인 성격으로 밀어붙인 덕이 크다는 평가다.WSJ 역시 “라이트하이저는 무역법에 관해 백과사전 수준의 지식을 가진 노련한 협상가”라며 “그의 부재는 2기 행정부에서 트럼프의 야망을 좌절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당선인이 막연하게 내놓은 공약을 실천하려면 복잡한 무역 규제를 해석하고 실행할 만한 전문가가 필요하고, 예기치 못한 국내외 반발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이미 트럼프 당선인의 참모진에게 “현재 구상한 경제팀은 ‘보편 관세’를 실행할 의지가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전달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베센트 재무장관 지명자는 10월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결국 트럼프는 자유 무역주의자”라며 트럼프 당선인의 강경한 관세 공약은 다른 국가로부터 양보를 끌어내기 위한 협상 전략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관세를 미국의 무역적자와 제조업 부흥을 위한 장기적인 해결책으로 보는 라이트하이저와는 상반된다.이에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공약한 것과 같은 강경한 관세 정책을 이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소속 론 와이든 상원 재무위원장은 폴리티코에 “지명된 월가 인사들이 갑자기 관세를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반대하는 것 같기도 하다”면서 “양쪽 모두를 만족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다만 라이트하이저가 공식적인 직책 없이 외부에서 트럼프의 무역 정책에 조언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새 USTR 대표로 라이트하이저의 비서실장 출신인 제이미슨 그리어가 임명된 데도 그의 적극적인 추천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상공회의소의 전직 부회장 마이런 브릴리언츠는 WSJ에 “직책이 없어도 라이트하이저의 경험과 조언은 무시할 수 없는 자산”이라고 평가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유튜브 쇼츠나 인스타그램 릴스 같은 자극적인 온라인 콘텐츠를 과도하게 소비하는 행태를 비판하는 단어 ‘뇌 썩음(Brain Rot)’이 영국 ‘옥스퍼드 영어사전(OED)’이 선정한 올해의 단어 자리에 올랐다. OED는 2일(현지 시간) 옥스퍼드 올해의 단어로 ‘뇌 썩음’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뇌 썩음’은 별 의미 없는 온라인 콘텐츠를 과도하게 소비해 개인의 정신적 혹은 지적 상태가 악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OED는 소셜미디어가 발달하면서 ‘뇌 썩음’이라는 단어가 짧고 중독적인 온라인 콘텐츠를 무비판적으로 하루 종일 소비하는 것을 일컫는 표현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또 ‘뇌 썩음’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만한 콘텐츠를 가리키는 용어로도 쓰인다. OED에 따르면 ‘뇌 썩음’은 지난해 대비 사용 빈도가 230% 증가했다. ‘뇌 썩음’이라는 단어가 처음 쓰인 것은 1854년 철학자이자 시인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저서 ‘월든’에서다. 소로는 영국 시민들이 복잡한 사고를 거부하고 단순한 생각만을 선호하면서 정신적으로 퇴보하고 있다며 “영국이 썩은 감자(potato rot)를 치료하려고 노력하는 동안, ‘뇌 썩음(brain rot)’을 치료하려는 시도는 왜 없느냐”고 지적했다. ‘뇌 썩음’ 현상은 뇌가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청소년과 젊은 세대에서 더욱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미국 미시간대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56.8%가 소셜미디어 활동을 하고 있으며, 18∼22세 미국 인터넷 사용자의 40%가 자신이 소셜미디어에 중독돼 있다고 답변했다. 소셜미디어 중독에 대한 공식 진단 기준은 아직 없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하루 3시간 이상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면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뇌가 정보를 스스로 받아들이고 처리하는 능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중국 난카이대는 18∼27세 1051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소셜미디어 중독이 일상생활을 계획하고 의사 결정하는 능력, 기억력을 현저히 떨어트렸다고 밝혔다. OED를 편찬하는 옥스퍼드 랭귀지의 캐스퍼 그래스월 사장은 “‘뇌 썩음’은 온라인 세상의 위험성 중 하나”라며 “Z세대와 알파 세대는 중독성 있는 콘텐츠의 제작과 이용 둘 다에 큰 책임을 갖고 있다”고 꼬집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역대 최고 수준의 국방비를 책정한 내년도 예산안을 1일 승인했다. 같은 날 유럽연합(EU) 고위급 인사들은 취임 후 첫 행보로 우크라이나를 찾아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정부 웹사이트에 공지된 내년도 예산의 32.5%(13조5000억 루블·약 174조9250억 원)가 국방비로 책정됐다. 러시아 정부의 이번 예산안은 지난달 러시아 상·하원의 승인 과정을 거쳤고 이날 대통령의 서명으로 최종 지출 계획이 확정됐다. 올해 예산에서는 국방비의 비중이 28.3%였던 만큼 큰 폭의 인상이며 동시에 최고 수준의 국방비 지출 계획이란 평가가 나온다. 푸틴 대통령의 이번 예산안 승인은 EU 신임 지도부가 임기 첫날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가운데 이뤄졌다.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마르타 코스 EU 확장·동유럽 담당 집행위원은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동했다. 내년 1월 20일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고 곧바로 종전 협상에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EU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의지를 강조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이날 코스타 의장은 EU가 연말까지 우크라이나에 42억 유로(약 6조2000억 원)를, 내년에는 매달 15억 유로(약 2조2000억 원)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스타 의장은 트럼프 당선인이 지원을 철회할 경우 EU가 지원 자금을 늘릴 것이냐는 질문에 “EU는 필요하다면 언제까지든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것”이라고 답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서방에 더 많은 무기 지원을 호소하는 한편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날 일본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외교적 해법을 찾아야 하지만, 이는 러시아가 새로운 침략을 시도할 수 없을 정도로 우크라이나가 강해질 때만 가능하다”며 나토 조기 가입을 추진할 뜻을 밝혔다. 또 젤렌스키 대통령은 구체적인 수치는 밝히지 않았지만 러시아 서부에 배치된 북한군이 전투 중 사망하거나 다친 것으로 확인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앞으로 많은 북한군이 최전선에 파견될 것이며 러시아군의 ‘총알받이’로 사용되리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지난달 유기견 구조를 위한 비행을 하다 불의의 사고로 숨진 한국계 미국인 조종사 석 김(49)의 안타까운 사연이 세상에 알려졌다.AP통신 등은 1일(현지 시간) “지난달 24일 세 마리의 유기견을 태우고 비행하던 김 씨가 뉴욕주 캐츠킬 산맥 상공에서 추락해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어린 시절부터 파일럿을 꿈꿨던 김 씨는 4년 전 조종사 자격증을 취득한 뒤 재난 지역의 유기 동물을 보호소로 이송하는 단체인 ‘파일럿 앤 퍼스’(Pilots n Paws)에서 자원봉사를 해 왔다. 그는 사고 당일에도 강아지 리사를 비롯한 세 마리의 유기견을 태우고 미 메릴랜드주에서 뉴욕주 올버니로 가는 비행기를 몰았다. 그러나 산맥 상공을 지날 무렵 예기치 못한 사고로 비행기가 추락해 김 씨와 유기견 리사가 숨을 거뒀다. 다른 개 두 마리는 부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고인은 올해 허리케인 ‘헐린’으로 큰 피해를 입었던 노스캐롤라이나주 주민들에게 구호품을 전달하는 일에도 참여했다. 당시 구호 활동을 함께 한 페니 에드워즈는 AP에 “그는 지역 사회를 위해 정말 많은 일을 했다”며 “비행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진 않았지만,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쳤는지 모른다”고 말했다.고인의 딸 리아 씨는 “아버지는 목숨을 걸고 원정에 나설 만큼 강아지들을 사랑했다”며 “아버지가 하시던 일을 계속해서 이어가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 씨의 가족은 가족의 반려견 푸들이 묻힌 뒷마당에 김 씨와 함께 숨진 유기견 리사의 유해를 함께 묻어줄 예정이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인스타그램 릴스나 유튜브 숏츠 등 자극적인 온라인 콘텐츠를 과하게 소비하는 경향을 비판하는 단어 ‘뇌 썩음(Brain rot)’이 영국 옥스퍼드대가 선정한 올해의 단어 자리에 올랐다. 2일(현지 시간) 옥스퍼드 영어사전 출판사인 옥스퍼드대 출판부는 2024년 옥스퍼드 올해의 단어로 ‘뇌 썩음’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옥스퍼드대는 이 단어가 “저품질의 온라인 콘텐츠, 특히 소셜 미디어의 과도한 소비가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용어로 주목받고 있다”며 지난해 대비 사용 빈도가 230% 증가했다고 설명했다.‘뇌 썩음’은 사소한 것, 특히 온라인 콘텐츠를 과잉 소비한 결과 개인의 정신적 혹은 지적인 상태가 악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만한 콘텐츠를 가리킬 때도 광범위하게 쓰인다.옥스퍼드 랭귀지의 캐스퍼 그라스왈 사장은 “‘뇌 썩음’은 가상 생활의 위험성 중 하나로, 우리가 여가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를 말해준다”라며 “많은 사람들이 이 용어를 올해의 단어로 선택한 것은 놀랍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옥스퍼드대에 따르면 ‘뇌 썩음’이라는 단어가 처음 쓰인 것은 1854년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저서 ‘월든’에서다. 당시에는 저자가 영국 시민들이 복잡한 사고를 거부하고 단순한 사고로 대체하는 등 정신적으로 퇴보하고 있다며 “잉글랜드가 썩은 감자(potato rot)를 치료하려고 노력하는 동안, ‘뇌 썩음(brain rot)’을 치료하려는 시도는 왜 없단 말인가”라고 비판하기 위해 썼다.그라스왈 사장은 최근 ‘뇌 썩음’이 젊은 세대에게 유행하는 것을 두고 “용어가 가리키는 디지털 콘텐츠를 주로 사용하고 제작하는 Z세대와 알파세대가 이 단어를 쓰고 있다는 점도 매우 흥미롭다”며 “소셜미디어의 부정적 영향에 대해 알고 있으면서, 이를 풍자적으로 받아들이려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급진 좌파 광인들(Radical Left Lunatics)’이 미국을 망치려 애썼지만 우리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8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추수감사절 인사에서 “급진 좌파의 생각과 정책은 절망적으로 형편없다. (나의 재집권으로) 미국은 공정하고 생산적이며 강해질 것”이라고 썼다.조 바이든 행정부가 비(非)백인 및 성소수자 우대, 성평등 등을 강조하기 위해 도입한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정책을 대대적으로 손볼 뜻을 밝힌 것이다. 보수 진영은 진보 진영이 중시하는 DEI, ‘워크(woke·깬 의식, 진보 진영을 비꼬는 말)’ ‘정치적으로 올바름(PC·political correctness)’ 등의 개념이 능력주의를 훼손할 뿐 아니라 또 다른 차별과 불평등을 조장한다고 비판해 왔다.낙태, 성소수자, 교육, 총기, 이민, 기후변화, 종교 등에서 보수 성향을 분명히 드러낸 그가 백악관 주인으로 복귀함에 따라 보수와 진보 진영이 각종 사회 문제에서 이념적으로 대립하는 현상을 뜻하는 ‘문화 전쟁(culture war)’도 격화하고 있다.트럼프 당선인이 발탁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44),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장관 지명자(53), 엘리스 스터파닉 주유엔 미국대사 지명자(40), 스티븐 밀러 백악관 정책담당 부비서실장 지명자(39) 등은 한결같이 ‘보수 전사(戰士)’를 자처한다. 이들은 입을 모아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DEI, 워크, PC 문화를 타파하겠다”고 외친다.트럼프 2기에 어떤 식으로든 중용될 가능성이 높은 세라 허커비 샌더스 아칸소 주지사(42),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58), 팟캐스트 진행자 조 로건(57) 등도 문화전쟁 의제에서 강한 보수 성향을 드러낸다. 트럼프 당선인이 왜 문화전쟁 의제를 강조하는지, 그가 발탁한 보수 전사의 면면은 어떤지 살펴본다.》● 놈 “성폭력 임신도 낙태 금지” 2019년부터 미 북서부 사우스다코타 주지사로 재직 중인 놈 지명자는 초강경 낙태 반대파다. 그는 2022년 6월 성폭력, 근친상간에 의한 임신 등을 포함해 주내에서 22주 이상의 낙태를 금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당시 그는 “성폭력과 근친상간은 비극이나 이 비극이 태아 사망이라는 다른 비극으로 이어져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총기 또한 적극 옹호한다. 2022년 주정부 허가가 없어도 공공장소에서 총기 소지를 허용하는 취지의 법안에 서명했다. 개개인이 총기 소유 면허를 발급받을 때도 주 정부가 비용을 지원한다. 총기 소유는 보수 진영에서 ‘개인의 자유’와 연결지어 특히 중시하는 의제다. 그는 지난해 전미총기협회(NRA) 행사에서 “나의 두 살짜리 손녀도 여러 총기를 소유하고 있다”고 했다. 또 무기 소지권을 적시한 수정헌법 2조를 거론하며 “무기를 소지하고 휴대할 권리는 신(神)이 주신 것이고 이를 지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친(親)트럼프 성향의 정치인이 문화전쟁을 부추기기 위해 ‘피 묻은 총’을 흔들고 있다”며 놈 지명자가 그 중심에 있다고 평가했다. 올 8월에는 “민주당이 아이들에게 돌이길 수 없는 절단(성전환 수술)을 지원한다”며 “워크는 미국의 가치와 어긋나는 급진적이고 극단적인 가치관”이라고 했다.● 밀러 “가장 화려한 불법이민 단속” 트럼프 2기의 백악관 ‘문고리 권력자’ 중 하나로 꼽히는 밀러 지명자는 트럼프 1기 때부터 강경한 반(反)이민 정책을 주도했다. 당시 이란, 이라크, 시리아, 리비아, 예멘, 소말리아, 수단 등 이슬람 7개 국가 국민의 입국을 90일간 금하는 반이민 정책을 관장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에는 문화전쟁 투사로 변신했다. 2021년 4월 비영리단체 ‘아메리카퍼스트리걸(AFL)’을 설립해 DEI 정책을 시행하는 기업 등을 상대로 100건이 넘는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DEI는 백인 남성을 차별하는 정책”이라며 디즈니, 나이키, 마텔, 허쉬, 유나이티드항공,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등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펜실베이니아주 등 민주당 소속 주지사가 있는 일부 주에도 “급진적인 성소수자 교육을 조장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밀러는 차기 행정부에서 국토안보보좌관직도 겸하기로 해 반이민 정책에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최근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가장 화려한(spectacular) 이민 단속을 위해 방대한 권한을 사용할 것”이라고 했다. 또 미 50개 주 방위군을 불법 이민 단속에 투입하고, 불법 이민자를 위한 대규모 구금 시설도 만들자고 주장한다. 구금 시설이 부족하면 텐트형 임시 수용소까지 도입하자고 했다. 그는 지난달 27일 “미국은 미국인을 위한, 미국인만을 위한 나라”라고 말하며 반이민 정서를 부추겼다. 범죄자와 범죄 조직이 미 국경을 넘어와 강간과 살인을 저지르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28일에도 폭스뉴스에 출연해 “트럼프 1기 때는 멕시코와 미국이 합심해 국경을 지켰지만 바이든이 이를 물거품으로 만들었다”며 “미국이 테러리스트와 적국의 침공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NYT는 “밀러의 복귀는 트럼프 2기에 이민 정책이 핵심 의제가 될 것임을 시사한다”며 그가 이민 외에도 트럼프 2기 행정부 운영에 깊이 관여할 것으로 점쳤다.● 명문대 총장 줄사퇴시킨 ‘킬러’ 스터파닉 체코계인 스터파닉 지명자는 명문대의 여성 총장 줄사퇴를 주도하며 보수 진영의 전국적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한 후 미국 주요 대학에서는 바이든 행정부의 친이스라엘 정책을 비판하는 시위가 번졌다. 일부 시위대는 학내 유대계 학생과 교직원에 대해 위협, 폭언을 가했다. 이 과정에서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학내 반유대주의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총장들을 몰아내자”는 여론이 조성됐다. 같은 해 12월 하원에서는 이에 관한 청문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스터파닉은 총장들에게 “유대인 학살 등을 요구하는 일부 학생의 행태가 학내 강령에 위반되는지를 ‘예, 아니요’로 답하라”고 했다. 당시 모호하게 답한 클로딘 게이 전 하버드대 총장, 엘리자베스 맥길 전 펜실베이니아대 총장 등은 청문회 직후 거센 비판을 받고 자진 사퇴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청문회 직후 측근과의 만찬 중 스터파닉을 부통령 후보군으로 거론하며 “킬러”라고 호평했다. 특히 그가 줄곧 “유엔이 반유대주의적”이라고 비판한 점을 눈여겨보고 유엔 대사로 발탁한 것으로 보인다. 스터파닉은 19일 워싱턴에서 열린 친이스라엘 단체 행사에서 “유엔은 반유대주의자들의 소굴이다. 유엔은 미국과 이스라엘을 배신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팔레스타인을 돕기 위한 유엔 산하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에 일부 하마스 대원이 위장 근무했고, 유엔여성기구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선제 공격을 규탄하는 성명을 낸 후 이를 철회한 점도 문제 삼았다.● ‘트럼프의 입’ 샌더스 “좌파교육 퇴출” 트럼프 1기 때 3년 넘게 백악관 대변인으로 일한 샌더스 주지사는 보수 교육 전사를 자처한다. “미국을 가르는 경계는 좌파와 우파가 아니라 정상(normal)과 비정상(crazy)”이라며 “학교가 좌파 의제로 학생을 세뇌하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그는 지난해 1월 취임 다음 날 ‘미국의 인종차별은 개개인의 잘잘못이 아닌 차별을 조장하는 각종 사회 체계와 구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비판적 인종이론(CRT·critical race theory) 학습을 금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2개월 후에는 CRT 교육 금지, 기독교 교육 강화 등이 골자인 ‘런스(LEAERNS) 법안’도 통과시켰다. 지난해에는 주내 미성년자의 성전환 치료도 사실상 금했다. 특히 관련 시술을 제공한 의료기관에 대한 소송 기준을 대폭 완화했다. 성전환 시술을 해준 병원을 상대로 쉽게 소송을 걸 수 있도록 만들어 시술 자체를 줄이겠다는 의도다. 그는 1999∼2007년 역시 아칸소 주지사를 지낸 공화당 중진 마이크 허커비 전 주지사의 딸이다. 허커비 전 주지사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이스라엘 미국대사로 임명됐다. 부녀가 모두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의 차기 대권주자 후보군에도 오르내리는 영킨 주지사 역시 보수 교육 강화로 전국적 지명도를 얻었다. 그 역시 2022년 1월 취임 당일 “CRT는 피부색을 이유로 특정 개인을 인종차별주의자로 규정하는 분열적인 개념”이라며 CRT 학습을 금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또 트랜스젠더(성전환자) 학생이 생물학적 성별과 다른 화장실 및 탈의실을 이용하는 것을 대폭 제한했다.● 헤그세스 “트랜스젠더-여성 군인 퇴출” 최근 영국 더타임스는 트럼프 당선인이 내년 1월 20일 취임 첫날 트랜스젠더 군인의 복무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전했다. 성전환자의 신규 입대를 금하는 것은 물론이고 약 1만5000명으로 추정되는 현역 트랜스젠더 군인까지 사실상 강제 전역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주도할 헤그세스 지명자는 최근 팟캐스트에 출연해 “워크, DEI에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는 군인은 계급에 관계없이 내쫓겠다”고 말했다. 이어 “군은 강하고 평범한 남성으로만 채워져야 한다”며 “트랜스젠더 군인은 군 기강과 준비 태세를 약화시키고 여성 복무도 많은 문제를 야기했다”고 주장했다. 주요 전투 병과를 남성으로만 채우고, 바이든 행정부가 도입한 현역 군인의 낙태 지원 정책 등도 폐기할 뜻을 비쳤다. 헤그세스는 프린스턴대 졸업 후 미 육군 방위군으로 임관해 관타나모 해군 기지에서 복무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도 참전했다. 2014년부터 폭스뉴스의 진행자로 일하며 트럼프 1기 당시 당선인의 각종 정책을 강하게 옹호했다. CNN에 따르면 폭스뉴스 동료 진행자들은 “헤그세스는 생방송을 할 때 광고 때마다 트럼프 당선인의 소셜미디어를 보며 그가 자신의 방송을 보는지 확인했다”고 전했다. 사실상 트럼프를 위한 ‘맞춤형 방송’을 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 또한 6월 헤그세스가 진행하는 폭스뉴스에 출연해 “군은 승리하기 위해 존재하지 ‘워크’하기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워크 장성을 모조리 해고할 것”이라고 했다.● 美 ‘이대남’ 사로잡은 로건 트럼프 당선인의 이번 승리에는 ‘미국판 이대남(20대 남성)’의 적극 지지가 있었다는 평이 많다. 여기에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 사람이 로건이다. 프로레슬링(UFC) 해설자 출신 코미디언으로 2009년부터 팟캐스트 방송 ‘조 로건 익스피리언스’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미 사회의 과도한 ‘워크’ 움직임에 반발하고 워싱턴의 정치 엘리트를 자주 비판해 왔다. 특히 “워크가 군을 망치고 있다. 실력에 상관없이 비(非)백인이면 무조건 뽑으라는 정책”이라며 “단순히 숫자를 맞추자는 논리라면 UFC에 트랜스젠더 선수 쿼터제를 도입해야 맞겠냐”고 비꼬았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직전 이 방송에 출연해 3시간 넘게 인터뷰를 진행했다. 공개 24시간 만에 유튜브에서만 2600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당시 로건은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도 출연을 제의했지만 해리스 측이 거절했다. 시사매체 디애틀랜틱은 “민주당은 (젊은 유권자를 공략할) 좋은 기회가 와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감이 떨어진 상태라 대선에서 패했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2기 핵심 의제는 반이민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여러 문화전쟁 의제 중 특히 반이민에 ‘올인(all in·다걸기)’할 것으로 본다. 이종곤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반이민은 그가 이번 대선에서 승리한 핵심 요인”이라며 “중도층은 물론이고 라틴계, 백인 노동자 등 그간 민주당을 지지했던 유권자도 포섭할 수 있었다”고 진단했다.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찍은 중도층은 대선 쟁점인 고물가, 마약 등 강력범죄 증가를 불법 이민과 연관지어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모든 문제는 불법이민자 때문”이라는 트럼프 식 선동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의미다. 다만 부동산 사업가 출신이며 과거 낙태를 지지한 적도 있는 트럼프 당선인이 보수 이념을 절대적으로 신봉하기보다는 선거 승리의 수단으로 문화전쟁 의제를 강조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상응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그가 정치적 도구로 문화전쟁을 활용한 것은 사실이나 문화전쟁을 강조하는 것이 그의 진심인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교수도 “그는 사업가 겸 능력주의자”라며 “국정 운영에서 이념을 크게 중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트럼프 당선인 주변에는 동성애자도 적지 않다. 그가 2기 재무장관으로 발탁한 스콧 베센트 헤지펀드 ‘키스퀘어그룹’ 창업자, 그의 외교안보 책사이며 2기 국무장관 물망에도 올랐던 리처드 그리넬 전 주독일 미국대사, 실리콘밸리 거물이자 그의 주요 후원자인 피터 틸 페이팔 공동창업자 등이 대표적이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 미국 버크셔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94)가 추수감사절 연휴를 맞아 “유언장에 서명하기 전 반드시 먼저 자녀가 읽어보게 하라”는 조언을 남겼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2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특정인의 사망 후 불필요한 혼란과 억측을 방지하려면 자녀가 해당 유언장의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고 숙지해야 한다는 의미에서다.버핏 CEO는 25일 버크셔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재산이 많든 적든 모든 부모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자녀들이 당신의 결정에 담긴 논리와, 당신이 사망한 뒤 지게 될 책임 모두를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며 반드시 먼저 유언장을 읽어보게 하라고 했다. 이어 “자녀 중 한 명이라도 (해당 유언장에 대해) 질문이나 제안을 한다면 귀 기울여 듣고 합리적인 의견은 수용하라”고 당부했다. 이어 “당신이 죽고 더는 답을 할 수 없게 됐을 때 자녀들이 뒤늦게 유언을 보고 ‘왜?’라는 의문을 갖게 하지 말라”고 했다. 유언장을 먼저 보여준 후 해당 가족이 더 가까워진 사례를 많이 봤다며 “이보다 더 보람된 일이 있겠는가”라고 강조했다.그는 포브스 기준 1500억 달러(약 210조 원)에 재산을 보유한 세계 6위 부호다. 수전(71), 하워드(70), 피터(66) 등 세 자녀를 두고 있다. 자신 역시 이들에게 유언장을 먼저 보여줬고 자녀들의 제안 또한 수용했다고 공개했다. 자신의 부친, 오랜 동료 찰리 멍거 전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1924~2023)도 똑같이 했다고 덧붙였다.그는 11억5000만 달러(약 1조6000억 원) 상당의 버크셔 주식을 가족이 운영하는 네 개의 재단에 기부한다고도 밝혔다. 앞서 2006년 “재산의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했고,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설립한 게이츠 재단, 가족 재단 등에 꾸준히 기부해 왔다. 버핏 CEO는 “왕조를 만들거나 손주 등 자녀 이후 후손들에게 부를 물려줄 생각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세 자녀 또한 물려받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자선 활동을 지속해갈 것을 믿는다고 강조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2기 행정부 인선이 마무리돼 가는 가운데 현재 발표된 15명의 각료(장관) 지명자 중 유색인종은 3명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28일(현지 시간)까지 트럼프 당선인이 발표한 새 내각 장관 목록을 살펴보면 흑인인 스콧 터너 주택·도시개발부 각료 지명자와 히스패닉인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지명자, 로리 차베스-디레머 노동장관 지명자 등 3명이 비(非)백인이다.이는 전체 각료 지명자 15명 중 20%로, 트럼프 1기 당시 내각의 유색인종 비율(16%)과 비슷하다. 이번에 유색 인종 인사를 기용한 주택·도시개발부와 노동부 장관직은 트럼프 당선인이 집권 1기 때도 흑인과 히스패닉 인사를 기용했던 자리다.그러나 약 40%에 이르는 미국 내 유색 인종 인구 비율에는 크게 못 미친다. 각료의 거의 절반이 유색인종인 바이든 행정부와 비교해도 차이가 두드러진다.트럼프 2기 각료 지명자 가운데 동양계는 한 명도 없다. 각료급은 아니지만,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수석 부(副)보좌관으로 지명된 중국계 알렉스 웡이 다음 내각의 동양계 고위직 인사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에서 과거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했던 히스패닉과 흑인 유권자층에서 선전했지만, 트럼프 2기 각료 지명자 면면은 워싱턴 권력을 백인들이 장악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다만 AP통신은 백악관 주요 직까지 포함한 이번 트럼프 2기 고위직 지명자 20명 중 약 3분의 1인 7명이 여성이라고 지적했다. 또 사상 첫 ‘여성 백악관 비서실장’과 같이 다양성 면에서 역사적인 선례를 남길 인물들도 포함돼 있다.미국 최초의 여성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지명된 수지 와일스는 연방 의원이나 내각 고위직 경험도 없이 트럼프 2기를 이끌게 됐다. 쿠바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루비오 지명자는 인준될 경우 첫 히스패닉 국무장관이 된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지명자의 경우 공화당 출신 중 처음으로 동성애자임을 공개적으로 밝힌 각료가 될지 주목된다. 동성애자임을 밝힌 정부 인사 중 가장 고위직에 오르는 것이기도 하다.AP통신은 “트럼프 당선인은 기업과 정부의 ‘다양성, 포용성’ 기조에 맞서는 캠페인을 벌였지만, 그의 내각 구성과 고위직 지명에는 장벽을 허무는 인선들이 포함돼 있다”고 평가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이달 5일 치러진 대선에서 패배한 뒤 3주 만인 26일(현지 시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약 9분 동안 진행한 화상 연설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우리가 해낸 일은 전례가 없는 것이었다”며 지지자들에게 사의를 표했다. 그러나 선거 패인에 대한 분석 없는 메시지를 두고 “성찰 없이 자축만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해리스 부통령과 그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였던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줌(Zoom) 화상 회의를 통해 선거 기간 자신을 위해 일한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해당 영상은 해리스의 공식 유튜브에도 올라와 있다.해리스 부통령은 연설을 통해 “이번 선거의 결과는 분명히 우리가 원했던 것이 아니고, 우리는 이것을 위해 노력한 것이 아니었다”면서도 “나는 우리가 치른 선거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의 역할은 매우 중요했고, 107일 동안 우리가 해낸 일은 전례가 없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소액 기부자들의 모금액만 약 15억 달러에 달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모금 성과를 “역사적인 기록”이라고도 자평했다.해리스 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려던 조 바이든 대통령이 7월 21일 ‘고령 리스크’로 후보직을 자진 사퇴하면서 선거를 3개월여 앞둔 시점에 선거 운동을 시작했다. 짧은 기간에도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 이상을 모금하며 사상 첫 흑인 여성 대통령에 도전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 7개 경합주를 모두 내주며 크게 패했다.이날 해리스의 연설은 6일 대선 패배 승복 연설을 한 뒤 잠행을 이어가던 그의 첫 공개 행보로 큰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패배 요인에 대한 언급 없는 메시지에 민주당 내부에서도 “자축만 하고 있다”는 비판적인 평가가 나온다.민주당 전국위원회 재정 담당자 린디 리는 뉴스네이션 인터뷰에서 “형편없는(disastrous) 캠페인에 대한 사후 분석이나 분석이 전혀 없었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들은 해리스를 비전 있는 리더로 추켜세웠고, 어느 순간에는 추수감사절 레시피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캠페인 재정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모금 성과를 언급한 것이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해리스 캠페인이 선거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지지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기부금을 요청하고 있다는 사실이 보도돼 논란을 샀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현재 해리스 캠페인이 약 2000만 달러의 빚을 진 상태라고 밝혔다. 대선 기간 친(親)민주당 성향 단체에 기부했다는 ‘금권 선거’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보수 진영에서도 조롱이 이어지고 있다. 전 폭스뉴스 앵커 빌 오라일리는 뉴스네이션에 “마치 뉴욕 제츠(성적 부진으로 유명한 미식축구팀) 같다. 미식축구를 안다면, 아무도 잘못한 게 없지만 팀 성적은 3승 8패라는 소리”라며 “사람들이 이게 얼마나 터무니없는지 깨닫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으로부터 25%의 ‘관세 폭탄’을 예고받은 캐나다와 멕시코가 미국에 대해 보복 관세로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촉발할 관세 전쟁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6일(현지 시간)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부총리 겸 재무장관은 트럼프 1기 시절인 2020년 미국이 캐나다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관세를 부과했을 때 캐나다가 보복 관세로 대응했던 점을 거론하며 “우리의 대응은 성공적이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취임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도 같은 날 “하나의 관세에 대응하면 다른 관세가 뒤따를 것”이라며 사실상 보복 관세로 맞대응할 것임을 시사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당선인이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중국이 위안화 환율 평가절하로 미국에 대응할 것이라며 양국의 ‘환율 전쟁’ 가능성을 우려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중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은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춰 중국산 상품의 수출경쟁력을 끌어올렸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5일(현지 시간) “내년 1월 20일 취임 때 첫 행정명령 중 하나로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문서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중국에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추가로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라고 했다. 취임을 55일 앞두고 ‘관세 폭탄’을 예고하면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앞세운 세계 경제 재편에 시동을 건 것이다. 미 달러에 대한 주요국 통화 가치가 하락하고 각국 금융시장이 출렁이는 등 ‘트럼프 리스크’가 현실화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멕시코와 캐나다를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수천 명이 미국에 전례 없는 수준의 범죄와 마약을 퍼뜨리고 있다”며 “두 나라가 이를 해결하기 위한 권한을 사용하길 요구하며 그렇게 될 때까지 그들은 매우 큰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관세는 마약, 특히 펜타닐과 불법 이민자의 침공이 멈출 때까지 효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이번 메시지는 취임 첫날 이웃 국가이며 동맹국인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를 25%로 올리는 행정명령을 발효시킨다는 뜻이다. 미국은 그간 자유무역협정(FTA)의 일종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맺고 있는 멕시코와 캐나다에 무관세를 적용해 왔다. 그는 중국에 대해선 “펜타닐 반입에 대해 여러 차례 얘기를 나눴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또 중국이 펜타닐 원료 유통을 멈출 때까지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3700억 달러(약 490조 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7.5∼25%의 관세를 부과했는데 이에 더해 10%를 추가로 부과한다는 것이다. 멕시코, 캐나다, 중국은 각각 지난해 미국의 1, 2, 3위 교역국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최대 교역국을 타깃으로 한 관세 압박을 강화한 것은 ‘미국 우선주의’를 위해 글로벌 교역 체제를 뒤흔들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조 바이든 행정부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라 멕시코 등에 투자를 늘린 한국 기업들은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카드를 앞세워 대미 무역흑자 해소, 방위비 재협상 등을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이웃 국가부터 ‘美 우선주의’ 압박… 1기때 체결 자유무역체제 흔들어[동맹부터 때리는 트럼프 관세]불법 이민-마약 유통 방관 빌미… 교역 상위 3개국 한꺼번에 노려30년 북미자유무역 막내릴수도… ‘이웃나라 궁핍화’ 연쇄 충격 우려“관세 부과 예고는 취임 전부터 (다른 나라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방법이다.”미국 월가의 유명 투자자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털 최고경영자(CEO)가 25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 X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부과를 지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의 이익을 위해 관세를 무기로 한 ‘미 우선주의’ 정책을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날 트럼프 당선인은 내년 1월 20일 취임 첫날 멕시코와 캐나다에 각각 25%, 중국에는 추가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2기 행정부 공약의 신속한 이행을 위해 미국의 최우방국이며 동맹국인 멕시코와 캐나다를 조준하면서 ‘국익 앞에서는 적과 친구의 구분이 없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일각에선 이번 조치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이웃 나라를 가난하게 만드는 ‘근린궁핍화(beggar thy neighbor) 정책’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멕시코, 캐나다, 중국은 지난해 기준 미국의 1, 2, 3위 교역국이다. 세 나라와의 교역 비중은 미 전체 교역의 약 40%를 차지한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공격적인 관세 부과 정책이 실현되고, 일부 나라가 보복 관세 등으로 맞서면 글로벌 경제와 무역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1기보다 강력한 관세 폭탄 예고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취임 당일 멕시코와 캐나다에는 25%, 중국에는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겠다”고 밝혔다. 차기 행정부에서 일할 15명의 장관 인선을 마치는 등 내각 구성을 마무리한 지 이틀 만에 3대 교역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예고한 것이다. 이는 관세 부과가 형식적인 대선 공약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인 멕시코와 캐나다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강경한 관세 정책을 관철하겠다는 가장 분명한 신호”라고 진단했다.특히 그는 집권 1기 때보다 한층 강화된 관세 폭탄을 예고했다. 첫 임기를 시작한 2017년에도 멕시코, 중국 등을 상대로 관세 부과를 위협했지만 취임 7개월 후에야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또 2018년부터 중국산 철강 등 일부 품목부터 순차적으로 관세를 매겼다. 하지만 2기에선 무역 관행에 대한 조사나 협상 등을 건너뛰고 취임 첫날부터 모든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할 뜻을 밝힌 것이다.관세 부과 이유도 명확히 밝혔다. 멕시코와 캐나다엔 불법 이민자 유입에 대한 대처가 미흡하다는 점을, 중국에 대해선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 원료 유통을 방관한다는 점에 강한 불만을 표했다. 트럼프 2기에서는 이 같은 외교안보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필요할 경우 관세를 사용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위기 맞이한 USMCA트럼프 당선인이 언급한 방향으로 관세 부과가 실현되면 트럼프 집권 1기 때 체결됐던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이 와해 위기에 처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첫 집권 때 1994년 발효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불만을 표했다. NAFTA 때문에 인건비가 싼 멕시코로 제조업 일자리가 빠져나가고, 미국이 제재한 중국 상품도 멕시코를 거쳐 우회적으로 수입되고 있다는 게 이유였다.이에 그는 NAFTA를 폐지한 뒤, 협정 가입국이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지 못하도록 하겠다며 USMCA를 2018년 체결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비슷한 문제가 반복되자 USMCA 재협상을 주장해 왔다. 이에 따라 트럼프 2기에서 USMCA 재협상이 진행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일각에선 캐나다도 미국과의 개별 FTA 체결을 원하고 있어 북미 3국의 자유무역 체제가 30년 만에 막을 내릴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관세 부과 발표로 협상력 높일수 있어다만,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당일 관세 인상 행정명령에 서명하더라도 곧바로 관세가 인상될 가능성은 낮다.관세 인상 이유로 불법 이민자 유입과 마약 유통을 지적한 만큼 행정명령에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상무부에 멕시코와 캐나다, 중국과의 교역이 미국 국가안보에 미칠 영향을 조사해 관세를 인상할 것을 지시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상무부가 국가안보 위협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재무부가 관세 인상안을 발표하기까지 최소 수개월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미 싱크탱크 유라시아그룹 이언 브레머 회장은 소셜미디어에 “취임 두 달 전 멕시코와 캐나다, 중국에 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 역제안을 받을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확보했다”며 “이는 분명 (트럼프 당선인의) 의도일 것”이라고 지적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관세 부과 예고는 취임 전부터 (다른 나라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방법이다.”미국 월가의 유명 투자자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털 최고경영자(CEO)가 25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 X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부과를 지지한다며 이 이같이 밝혔다. 이어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의 이익을 위해 관세를 무기로 한 ‘미 우선주의’ 정책을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날 트럼프 당선인은 내년 1월 20일 취임 첫날 멕시코와 캐나다에 각각 25%, 중국에는 추가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2기 행정부 공약의 신속한 이행을 위해 미국의 최우방국이며 동맹국인 멕시코와 캐나다를 조준하면서 ‘국익 앞에서는 적과 친구의 구분이 없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일각에선 이번 조치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이웃나라를 가난하게 만드는 ‘근린궁핍화(beggar thy neighbor) 정책’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멕시코, 캐나다, 중국은 지난해 기준 미국의 1, 2, 3위 교역국이다. 세 나라와의 교역 비중은 미 전체 교역의 약 40%를 차지한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공격적인 관세 부과 정책이 실현되고, 일부 나라들이 보복 관세 등으로 맞서면 글로벌 경제와 무역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1기보다 강력한 관세 폭탄 예고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취임 당일 멕시코와 캐나다에는 25%, 중국에는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겠다”고 밝혔다. 차기 행정부에서 일할 15명의 장관 인선을 마치는 등 내각 구성을 마무리한 지 이틀 만에 3대 교역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예고한 것이다. 이는 관세 부과가 형식적인 대선 공약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인 멕시코와 캐나다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강경한 관세 정책을 관철하겠다는 가장 분명힌 신호”라고 진단했다.특히 그는 집권 1기 때보다 한층 강화된 관세 폭탄을 예고했다. 첫 임기를 시작한 2017년에도 멕시코, 중국 등을 상대로 관세 부과를 위협했지만 취임 7개월 후에야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또 2018년부터 중국산 철강 등 일부 품목부터 순차적으로 관세를 매겼다. 하지만 2기에선 무역 관행에 대한 조사나 협상 등을 건너뛰고 취임 첫날부터 모든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할 뜻을 밝힌 것이다.관세 부과 이유도 명확히 밝혔다. 멕시코와 캐나다에겐 불법 이민자 유입에 대한 대처가 미흡하다는 점을, 중국에 대해선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 원료 유통을 방관한다는 점에 강한 불만을 표했다. 트럼프 2기에서는 이 같은 외교안보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필요할 경우 관세를 사용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 위기 맞이한 USMCA 트럼프 당선인이 언급한 방향으로 관세 부과가 실현되면 트럼프 집권 1기 때 체결됐던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이 와해 위기에 처할 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첫 집권 때 1994년 발효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불만을 표했다. NAFTA 때문에 인건비가 멕시코로 제조업 일자리가 빠져나가고, 미국이 제재한 중국 상품도 멕시코를 거쳐 우회적으로 수입되고 있다는 게 이유였다. 이에 그는 NAFTA를 폐지한 뒤, 협정 가입국이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를 맺지 못하도록 하겠다며 USMCA를 2018년 체결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비슷한 문제가 반복되자 USMCA 재협상을 주장해왔다. 이에 따라 트럼프 2기에서 USMCA 재협상이 진행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일각에선 캐나다도 미국과의 개별 FTA 체결을 원하고 있어 북미 3국의 자유무역 체제가 30년 만에 막을 내릴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실제 관세 부과 적용까진 최소 수개월 걸려다만,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당일 관세 인상 행정명령에 서명하더라도 곧바로 관세가 인상될 가능성은 낮다. 관세 인상 이유로 불법 이민자 유입과 마약 유통을 지적한 만큼 행정명령에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상무부에 멕시코와 캐나다, 중국과의 교역이 미국 국가안보에 미칠 영향 조사해 관세를 인상할 것을 지시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상무부가 국가안보 위협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재무부가 관세 인상안을 발표하기까지 최소 수개월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미 싱크탱크 유라시아그룹 이안 브레머 회장은 소셜미디어에 “취임 두달 전 멕시코와 캐나다, 중국에 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 역제안을 받을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확보했다”며 “이는 분명 (트럼프 당선인의) 의도일 것”이라고 지적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사진)이 내년 1월 20일 취임 첫날 트랜스젠더(성전환자) 군인의 복무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영국 더타임스가 24일 보도했다. 이 행정명령에는 성전환자의 신규 입대를 금지하고, 약 1만5000명으로 추정되는 현역 트랜스젠더 군인도 의료상 부적합자로 분류해 강제 전역시킨다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첫 임기인 2017년 7월 트랜스젠더의 신규 입대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하지만 당시 민주당과 진보 시민단체 등이 강하게 반발하자 ‘신체 성별과 자신이 인식하는 성 정체성이 달라서 오는 위화감 때문에 상당한 치료가 필요한 자’에 한해서만 입대를 금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계획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21년 1월 취임 직후 허용한 트랜스젠더의 입대 조치를 다시 뒤집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유세 때부터 군대 내 ‘워크(woke·깨어있음, 진보주의자를 비꼬는 말)’ 문화 척결을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현역 군인의 낙태를 지원하는 등 국방 정책에서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기조를 강조한 것도 비판했다. 그가 발탁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 역시 “트랜스젠더 군인은 군 기강과 준비 태세를 약화시키며, 여성화된 군 지도부 또한 퇴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번 조치가 미군의 고질적인 병력 부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모병제인 미국은 신병 모집에 어려움을 겪어 왔기 때문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미군은 매년 약 20만 명의 신규 입대자가 필요하지만 지난해 입대한 인력은 당초 목표치에 4만1000명 미달했다. 특히 6만5000명을 모집하려던 육군은 1만5000명이 부족한 5만 명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성소수자 군인, 퇴역 군인 등을 대변하는 단체 ‘현대군사협회’ 측은 더타임스에 1만5000여 명의 트랜스젠더 군인을 강제 제대시킨다면 행정 부담이 커질 뿐 아니라 군대 내 결속력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랜스젠더 군인인 파울로 바티스타는 “우리 중 한 명을 쫓아낸다면 남은 사람이 그 일까지 맡아야 한다”며 “공백을 채우는 데 수개월 또는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첫날인 내년 1월 20일, 모든 트랜스젠더(성전환자) 군인의 복무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군대 내 ‘워크(woke·깨어있음)’ 문화 척결을 공약해 온 당선인이 2기 행정부에서 대대적인 국방 개혁을 시도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24일(현지 시간) 미 국방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이 모든 트랜스젠더 군인을 퇴출하는 행정명령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행정부 당시인 2017년 8월 서명한 트랜스젠더의 신규 입대를 금지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현역 트랜스젠더 군인의 군 복무 유지 여부는 국방부의 재량으로 남겼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1월 취임 닷새 만에 이 행정명령을 철회했다.보도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신규 입대 금지는 물론 현재 복무 중인 약 1만5000명의 트랜스젠더 군인도 의료상 부적합으로 강제 전역시키는 방안을 포함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오바마·바이든 행정부에서 강조한 국방정책의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기조를 철회하겠다고 공약해 왔다. 이는 군대 내 ‘정치적 올바름(PC·Political Correctness)’ 강조가 지나치다고 비판해 온 피트 헤그세스를 차기 국방장관으로 지명한 것과도 연결된다. 헤그세스 지명자는 트랜스젠더 군인을 겨냥해 “군 기강과 준비 태세를 약화하는 요소”라고 비난하며, 소수에 불과한 이들의 문제에 집중하는 국방 정책을 “트랜스젠더 광기(trans lunacy)”라고도 표현했다. DEI 기조에 반발하며 “약하고 여성화된 군 지도부”를 퇴출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현역 트랜스젠더 군인들은 이번 조치가 개인적인 고통은 물론 군 전반에 큰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트랜스젠더인 미 해군 파울로 바티스타는 더타임스에 “(트랜스젠더 군인은) 하급 군인부터 고위 장교까지 다양한 직위에 분포해 있다”며 “우리가 빠지면 누군가 자리를 메워야 하고, 이를 채우려면 몇 달 혹은 몇 년이 걸릴지 모른다”라고 경고했다. 트랜스젠더 군인 추방 조치가 미군 전반의 심각한 병력 부족 문제를 악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성소수자와 퇴역 미군을 대변하는 단체 ‘현대군사협회’ 측은 더타임스에 미군이 지난해 연간 신규모집 목표보다 4만1000명이 미달했던 점을 지적했다. 이어 “1만5000명 이상의 군인을 갑작스럽게 제대시킨다면 행정적 부담을 초래할 뿐 아니라 부대 결속력에 해를 끼칠 것”이라고 비판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3일(현지 시간) 차기 행정부에서 일할 15명의 장관 인선을 마치며 내각 구성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22일 재무장관에 스콧 베센트 키스퀘어그룹 창업자(62), 노동장관에 로리 차베스드레머 하원의원(56·오리건)을 지명했다. 농림장관으로 브룩 롤린스 미국우선정책연구소(AFPI) 대표(52)를 지명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18일 만에 장관 15명을 포함해 트럼프 2기를 이끌 41명의 고위직을 발표했다. 트럼프 1기 당시 내각 구성 완료에 72일, 조 바이든 대통령은 77일이 걸린 것과 비하면 초고속으로 내각 구성을 마쳤다. 이는 취임 첫날부터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를 걸고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폭스뉴스는 “민주당 후원자 출신인 베센트부터 친(親)노조 성향 차베스드레머, 낙태를 찬성하는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장관 지명자까지 등용해 다양한 이데올로기를 담은 공화당의 새로운 시대를 반영했다”고 평했다.● 新트라이앵글 ‘강경파+보호주의+개혁’ 트럼프 당선인은 공화당이 민주당 지지층이던 청년과 흑인, 라틴계 미국인 등으로 표심을 확장하며 ‘레드 스윕(Red Sweep)’을 달성한 만큼 새로운 지지층 요구에 맞춘 비교적 다양한 인사들을 전진 배치한 것으로 풀이된다. 초고속 파격 인선은 크게 외교·안보는 강경파, 경제는 보호주의 인사를 주축으로 하되, 법무·보건 등은 과감한 개혁 맞춤 포석으로 ‘트라이앵글(triangle·3각 구도)’을 만들었단 분석이 나온다.외교·안보 분야는 국가안보보좌관에 마이클 왈츠 하원의원, 국무장관에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국방장관에 피트 헤그세스 전 폭스뉴스 진행자가 지명됐다. 이들이 공통으로 내건 목표는 ‘힘을 통한 평화’다. 루비오는 소셜미디어에 “힘을 통해 평화를 이루고, 미국과 미국인의 이익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중국을 미국의 최대 위협으로 규정하고 기술 규제는 물론 군사적 압박을 높이려는 대(對)중 강경파이기도 하다. 북한 문제는 트럼프 1기 북-미 정상회담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북한 비핵화에 대해선 회의적이며 경제 제재는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동맹국에는 “안보 무임승차는 없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주장대로 국방비 증액을 강조하고 있다. 왈츠 지명자는 22일 소셜미디어에 “억지력과 평화를 회복하는 강력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위해 회원국들은 경제력에 걸맞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월가 출신 ‘보호주의자’ 포진한 경제팀 경제 분야에선 베센트 창업자가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캔터피츠제럴드 최고경영자(CEO)가 상무장관으로 ‘투톱’을 형성했다. 모두 헤지펀드를 창업해 성공한 월가 출신 억만장자 금융인들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는 기득권에 대한 경멸을 노골적으로 드러냈지만 한 곳은 화나게 하지 않으려 했다”며 “바로 월스트리트”라고 했다. 베센트와 러트닉은 트럼프식 보호주의 정책을 설계하고 실행할 인물들로 평가된다. 관세를 협상 카드로 활용한다는 점에 동의하며, 중국엔 고율 관세를 유지하고 동맹국들엔 보편적 기본 관세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두 지명자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정책인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 정책에도 부정적이다. 미국에 투자한 한국 기업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플로리다, 폭스뉴스 출신 약진한편 법무와 보건, 에너지 등엔 충성파와 기득권 정치를 비판해 온 ‘정치권 아웃사이더’들이 대거 발탁됐다. 행정부나 의회 등 국정 경험이 없는 인물이 5명에 이른다. 백신 의무접종에 비판적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장관 지명자,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지명자가 대표적인 예다. 트럼프 2기 내각의 또 다른 특징은 15명의 장관 중 10명이 40, 50대로 비교적 젊은 인사들이란 점이다. 당선인의 정치적 거점인 플로리다주 출신과 친트럼프 성향인 폭스뉴스의 진행자와 패널을 지낸 이들이 약진한 것도 눈에 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성년자 성매매 의혹이 제기된 맷 게이츠 미국 법무장관 지명자(사진)에 대한 미 연방하원 윤리위원회의 조사 보고서 공개가 불발됐다. 그러나 하원 조사 결과 게이츠와 성관계를 가졌다고 증언한 여성들이 과거 그로부터 1만 달러(약 1400만 원) 이상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0일 관련 수사 자료를 입수해 게이츠가 2017년 7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총 27차례에 걸쳐 두 명의 여성에게 1만 달러 이상을 지급했다고 보도했다. 이 두 여성은 앞선 윤리위의 비공개 조사에서 받은 돈 일부는 성관계의 대가라고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들을 대리하는 조엘 레퍼드 변호사는 게이츠가 파티를 열 때마다 여성들을 불러 성관계를 갖고 통상 200∼500달러씩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워싱턴포스트(WP)도 하원 윤리위가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이 같은 언론 보도는 이날 하원 윤리위가 게이츠에 관한 조사 보고서 공개 여부를 합의하지 못했다고 밝힌 뒤 이어졌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약 두 시간 동안 진행된 윤리위 비공개회의에서 보고서 전문 또는 일부를 공개하자는 안건은 모두 부결됐다. 윤리위는 보고서를 완성한 뒤 다음 달 공개 여부를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의혹이 커지고 있지만 게이츠의 인준이 부결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상원에서 인준이 가로막힌 가장 최근 사례는 1989년이었다. 당시 조지 부시 대통령이 국방장관에 지명한 존 타워 전 상원의원은 여성 편력 등 사생활 문제와 이해충돌 논란에 부딪혀 상원에서 찬성 47, 반대 53으로 인준받지 못했다. 그러나 폴리티코는 인준이 안 된 가장 큰 이유는 타워 전 의원이 까칠한 성격으로 동료 의원과 관계가 원만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폴리티코는 1989년과 달리 공화당이 상원 다수를 차지했고, 이들 다수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게 충성하는 인물이라며 “트럼프는 역사상 가장 자격이 없는 후보들을 임명할 수 있는 확고한 정치적 기반을 갖췄다”고 평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0일(현지 시간) ‘언론의 취재원 보호’ 법제화 시도를 반대하며 “반드시 폐기해야 하는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과정 때부터 자신에게 비판적인 매체를 “가짜 뉴스”로 칭하거나 “국가에 대한 반역죄로 조사하겠다”고 위협해 왔다. 1기 행정부 당시에도 주류 언론과 갈등이 심했던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뒤 언론 보도에 재갈을 물리려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자신의 트루스소셜에서 이른바 ‘언론보호법(PRESS Act)’에 관한 공영 PBS 방송의 보도를 공유하며 “공화당은 이 법안을 반드시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대하는 이유는 언급이 없었다.해당 법안은 언론사의 취재원 보호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입안됐다. 언론인들을 연방 정부의 감시로부터 보호하고, 특히 기밀 정보를 제공한 취재원을 밝히거나 관련 정보 공개를 강제할 수 없도록 정부 권한을 제한하는 것이 핵심이다. 해당 법안은 1월 초당적인 지지를 받으며 하원을 통과했으나 현재 상원에 계류된 상태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당선인이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들에게 언론보호법 반대를 사실상 ‘지시’해 법안이 다음 달 회기 종료 시까지 상원을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내다봤다. 하원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법안이지만, 상원의원이 한 명이라도 제동을 걸 경우 우선순위가 높은 안건에 밀려 논의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트럼프 당선인은 1기 행정부 때도 주류 언론에 적대감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자신에 비판적인 매체의 취재를 거부하거나 “국민의 적”이라고 비판하며 기성 언론에 대한 불신을 부추겼다. 당시 법무부가 트럼프 당선인에게 부정적인 보도를 한 뉴욕타임스(NYT) 기자 4명의 통화 및 이메일 기록을 수집해 취재원을 색출하려고 했던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도 언론과의 불편한 관계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18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자유롭고 공정하며 열린 언론은 매우 중요하다”며 “극도로 적대적이었던 매체와도 열린 대화를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정한 대우를 받지 못한다면 이는 끝날 것”이라는 경고도 남겼다.트럼프 당선인이 최연소 백악관 대변인으로 발탁한 캐롤라인 레빗도 19일 주류 언론을 겨냥해 “미국인들은 더 이상 기성 언론의 거짓말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브리핑룸에는 예의(decorum)가 있어야 하며, 우리는 이를 주입할 것”이라며 “우리는 적대적인 언론이 무서워 피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이 중국과의 첨단기술 경쟁에서 이기려면 인공지능(AI) 분야에서 과거 핵무기 개발 계획인 ‘맨해튼 프로젝트’와 같은 대규모 민간 합동 AI 전담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는 권고가 나왔다. 미 의회 초당적 자문기구인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는 19일 의회에 제출한 연례보고서에서 이를 포함해 중국과의 전략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32개 권고안을 제시했다. USCC는 첫 번째로 “범용인공지능(AGI·사람 수준의 지능을 갖춘 AI) 기술을 개발·확보하기 위해 맨해튼 프로젝트와 유사한 프로그램을 설립하고 자금을 지원”할 것을 강조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국가 역량을 집중해 최초의 원자폭탄을 개발하며 전쟁의 흐름을 바꿨듯, AGI 기술 발전을 위해 공공과 민간이 협력할 것을 주문한 것이다. USCC 위원이자 소프트웨어 업체 팰런티어 수석고문인 제이컵 헬버그는 “급속한 기술 변화 시기를 선점한 국가들이 세계 권력의 균형을 흔들었다는 건 역사가 증명한다”며 “중국은 AGI를 향해 맹렬히 질주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2000년 설립된 USCC는 의회 연례 보고서를 통해 미중 경제·기술 경쟁과 관련한 강경한 정책 권고안을 제시해 왔다. USCC는 올해 보고서에선 미 의회가 AI와 양자 기술 투자를 확대하고 대(對)중국 수출 통제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출 통제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상무부 산업안보국(BIS) 인력을 확충하라고 권고했으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감독 아래 정부 합동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중국의 첨단기술 확보와 개발을 제한할 방안을 마련하라는 제언도 내놓았다. 아울러 중국에 대한 ‘최혜국 관세’를 취소하라는 권고도 포함했다. USCC는 중국에 의회의 정기적 심사 없이 자동으로 최혜국 관세를 적용하는 ‘항구적정상무역관계(PNTR)’ 지위를 박탈하고 연례 심사를 받게 하라고 권고했다. 전자상거래업체를 통해 수입하는 제품에 대해 면세 한도(현재 800달러) 규정을 폐지하라는 내용도 담겼다. 테무나 쉬인 등 중국 전자상거래업체가 미 면세 규정을 남용해 저가 제품을 쏟아낸다는 위협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