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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에 연 4.15% 이자를 주는 예금통장이 생긴다. 애플이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손잡고 미국 평균 예금 이자율보다 10배 높은 저축 계좌 상품을 미국에 처음 선보였다. 미국 디지털페이(오프라인 간편 결제) 시장을 이미 장악한 애플이 신용카드, 할부 서비스에 이어 예금 수신까지 업무를 확장하면서 빅테크(기술 대기업)와 전통 은행권 간 경쟁이 본격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예금 수십억 달러가 빠져나간 중소 지역은행이 애플의 ‘예금 싹쓸이’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퍼진다. 애플은 한국을 비롯해 다른 지역에서도 저축 서비스를 출시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예금통장 되는 아이폰 애플은 미 애플카드 사용자를 대상으로 저축 계좌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17일(현지 시간) 밝혔다. 예금 보호 한도인 25만 달러(약 3억 원)까지 저금할 수 있다. 예금은 애플 금융 협력사 골드만삭스가 관리한다. 애플이 약속한 연 이자율 4.15%는 미 평균 이자율 0.37%보다 10배 많고 골드만삭스 디지털 뱅킹 브랜드 ‘마커스’ 이자율 3.9%보다도 높다. 미 CNN방송에 따르면 애플 저축 계좌 이자율은 미 전국 수천 개 은행 중 11위다. 하지만 애플은 계좌 개설 수수료나 최소 예금 기준, 1년 예치 기준 같은 조건이 없고 자유롭게 입출금할 수 있어 파격적 조건이라는 평가다. 2012년 디지털 지갑 ‘애플 월렛’을 내놓은 애플은 모바일 결제 ‘애플페이’(2014년), 개인 송금 서비스 ‘애플캐시’(2017년), 신용카드 ‘애플카드’(2019) 등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애플카드는 수수료 없이 사용금액 최대 3%를 돌려주는 캐시백 서비스로 지난해 초 기준 사용자가 6700만 명으로 늘어났다. 올 들어서도 선(先)결제 후(後)지불로 할부 결제가 가능한 ‘에플 페이 레이터’를 내놓으며 단기 대출 시장에 뛰어들었다. 애플은 장기 대출 상품 ‘애플페이 먼슬리 페이먼트’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상 ‘아이폰 은행’으로 변신하는 것이다. 미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금융 상품을 포함해 애플TV, 애플 피트니스 같은 서비스 매출이 급증해 전체 매출 20%까지 차지하고 있다.● ‘1000조 원 이탈’ 美 은행 비상 애플의 공격적 금융 서비스 행보에 미 은행권은 긴장하고 있다. SVB 사태 이전부터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금리 인상 여파로 은행들은 예금주가 이자율이 더 높아진 현금성 투자 상품 머니마켓펀드(MMF)로 이탈해 골머리를 앓아 왔다. 지난해 3월 이후 1년간 약 8000억 달러(약 1054조 원)가 미 전체 은행 계좌에서 빠져나갔다. SVB 사태는 예금주 이탈에 속도를 붙였다. 17일 실적을 발표한 찰스슈왑, 스테이트스트리트, M&T 등 3개 은행에서만 올 1분기(1~3월)에 약 600억 달러(약 79조 원)가 출금됐다. 미 중소 지역은행들은 높은 이자를 따라 대이동이 시작된 예금주를 놓고 MMF, 대형 은행뿐 아니라 애플과도 각축전을 벌이게 됐다. 디지털페이 또 다른 강자 페이팔도 저축 계좌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율은 4.15%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전통 금융기관의 예금 이탈은 계속해서 가시화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미국 앨라배마주에서 10대 청소년들이 생일 파티를 하던 중 총기 난사로 4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미국이 또다시 충격에 빠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왜 아이들이 생일 파티나 공원에 갈 때에도 총격을 두려워해야 하느냐”며 총기 규제를 촉구했다. 미 앨라배마주 수사 당국은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오후 10시 30분경 인구 3200명 규모의 작은 마을인 데이드빌의 댄스 교습소에서 총기 난사로 4명이 사망하고 28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혔다. 희생자 대부분은 10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 중에는 생일을 맞은 알렉시스(16)의 오빠 필 다우델도 있다. 그는 지역 고교 풋볼 선수로 미식축구 장학금을 받아 대학에 진학할 예정이었다고 CNN은 보도했다. 다우델 남매의 어머니도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앨라배마 당국자는 용의자 체포 여부와 범행 동기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같은 날 켄터키주 루이빌 공원에서는 봄 날씨를 즐기러 나온 시민 수백 명에게 누군가 총을 발사해 2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이 도시 은행에서 전직 직원이 동료 4명을 총으로 살해한 지 6일 만에 발생한 총격 사건이다. CNN에 따르면 올해 첫 15주 동안 대규모 총격 사건은 16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배 많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미국이 또 한 번 슬픔을 겪고 있다. 총기는 미국에서 아이들을 숨지게 하는 주범”이라고 밝혔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자국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도입한 반도체지원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시행된 지난 8개월 동안 미 제조업 투자 규모가 2040억 달러(약 269조 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3분의 1은 해외투자로, 한국과 대만의 비중이 컸다. 16일(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해 8월 이후 공개된 미국 내 반도체와 청정에너지 분야의 규모 1억 달러(약 1314억 원) 이상 투자 계획 75건을 분석한 결과 총 투자액은 2040억 달러였다. 이는 2021년 대비 2배, 2019년 대비 20배 수준이었다. 반도체지원법과 IRA는 각각 반도체와 전기차를 포함한 청정에너지 분야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고 미국 주도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총 4000억 달러(약 526조 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그 결과 미 제조업 투자 쏠림 현상이 입증된 것이다. 투자 계획 중 최대 규모는 미 애리조나주에 대한 대만 반도체 기업 TSMC의 투자로, 약 280억 달러(약 37조 원) 규모였다. 기존 투자까지 포함하면 400억 달러(약 53조 원) 규모로 미 역사상 최대 해외직접투자라고 FT는 분석했다. 올해 발표된 상위 5개 투자에는 LG에너지솔루션(2위·55억 달러)과 한화큐셀(5위·25억 달러)이 이름을 올렸다. 투자 계획의 약 3분의 1은 해외투자였다. 한국 대만 일본 등 아시아 기업이 주를 이뤘다.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고 FT는 분석했다. 하지만 미국 투자 쏠림 현상은 유럽과 아시아 동맹국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IRA가 “서방을 분열시킬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지난달 말 미국 보스턴 바이오산업 취재차 매사추세츠공대(MIT) 옆 켄들스퀘어 거리를 걷다가 어디서 많이 본 간판이 눈에 띄었다. 갑작스러운 파산으로 세계적 파장을 일으킨 실리콘밸리은행(SVB)이었다. 현지에서 만난 바이오 기업 관계자는 “다들 SVB 파산 전에 돈을 빼느라 난리였다”고 전했다. 지금은 은행 위기의 상징이 됐지만 스타트업 생태계에 윤활유 역할을 한 ‘특화 은행’이 보스턴 바이오 생태계에도 존재감이 컸다는 점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그러고 보니 빽빽이 늘어선 MIT 연구센터와 모더나, 노바티스, 바이오젠 등 글로벌 기업 건물 사이에 벤처캐피털(VC)이나 금융사들이 즐비했다. 세계 10대 제약사 중 9개의 연구개발(R&D)센터가 몰려 있고, 세계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의 약 8%가 집중된 보스턴은 세계 최대 바이오 지식 산업단지로 꼽힌다. 성공 비결로 하버드대와 MIT 등 대학과 대학병원, 주정부와 국립보건원(NIH)의 막대한 투자가 꼽히지만 스타트업 생태계를 숨쉬게 하는 VC의 존재는 예상치 못한 발견이었다. 보스턴 바이오 혁신의 비결을 담은 책 ‘미래가 만나는 곳’ 저자 로버트 부데리 씨도 기자에게 “보스턴의 선도적 병원 시스템뿐 아니라 풍부한 VC, 경영대학원의 존재, 바이오테크 경영전문가들이 혁신의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으로 유명한 모더나는 2010년 시작된 ‘메이드 인 보스턴’ 스타트업이다. 재미있게도 모더나의 출발은 유명 VC ‘플래그십파이어니어링’의 한 프로젝트였다. 모더나의 공동창업자 누바르 아페얀은 플래그십파이어니어링의 창업자이기도 하다. 창업 초기에 투자해 키우는 ‘액셀러레이터’를 넘어 창업 전 유망 기술부터 투자하는 새로운 개념의 VC로 80여 개 기업을 탄생시켰다. 실제로 보스턴 유명 교수 연구실 앞 복도에는 VC들이 서성거리며 투자할 만한 기술을 찾아다닌다고 한다. 지난해 매사추세츠주에 투자된 VC 규모는 87억2000만 달러(약 11조 원)에 달했다. 그 덕분에 기업을 여러 개 창업한 교수들을 보기 쉽다. 모더나의 또 다른 공동창업자 로버트 랭어 MIT 교수는 이미 40여 개 기업을 설립했다. 평생 연구에 몰입하면서도 창업해 억만장자가 될 수 있고, 온갖 종류의 아이디어가 현실화되고 있으니 전 세계 박사급 인재들이 몰린다. 서울대 박사 출신도 많았다. 정신건강 신약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센소리움의 김진우 수석 컴퓨테이셔널 생물학자는 서울대 박사와 UC 샌디에이고 박사후 과정을 거쳐 2018년 보스턴에 왔다. 그는 기자에게 “한국에 돌아갔다면 지금과 같은 연구를 지속할 곳이 있었을까 싶다”고 했다. 새로운 연구로 영역을 넓힐 수 있을 뿐 아니라 ‘교수’ 외에도 갈 길이 많으니 한국계 박사들도 돌아올 이유를 찾지 못하는 것이다. 제조업 기반 경제에서 지식산업으로 한 단계 뛰어올라야 하는 한국에 보스턴 바이오산업은 ‘탐나는’ 모델이 아닐 수 없다. 단순히 정부가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멋진 건물을 짓고, 기업 몇 개 입주시킨다고 저절로 인재들이 몰리고 혁신 기술 개발이 시작되진 않는다는 것을 보스턴 바이오산업은 말해주고 있었다. 아이디어를 산업화하는 민간 투자 시스템과 인재 유치의 선순환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준비해야 할 우리의 미래다. 김현수 뉴욕특파원 kimhs@donga.com}

“중국은 공항을 만들어 주는데, 미국은 강의만 늘어놓는다고 한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사진)은 14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중국이 중동, 러시아 등과 밀착하는 현상을 두고 “미국이 외로워지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최근 중국의 ‘내 편 만들기’ 공세가 강해지는 가운데 개발도상국들이 미중에 대해 이런 비교를 한다는 것이다. 서머스 전 장관은 이어 “미국은 민주주의에 헌신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저항하는 등 역사의 ‘옳은 편’에 있다. 하지만 덜 정의로운 국가들이 점점 한데 뭉치면서 미국이 좀 외로워 보인다”고 했다.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유럽, 남미, 아프리카 주요국과 연쇄 정상회담에 나선 데다 주요 산유국 협의체 OPEC플러스(OPEC+)가 ‘깜짝 감산’으로 미국을 곤혹스럽게 한 것에 대한 우려를 표한 것이다.● 시진핑 광폭 행보…美, 고립 전략에 곤혹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전략은 첨단 기술을 중심으로 한 핵심 공급망에서 중국을 고립시키고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국 중심의 경제를 키우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서방 진영 핵심 국가인 프랑스마저 “미중 갈등에서 유럽은 3자”라며 중국과 경제 협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브라질을 위시한 남미, 아프리카도 중국과 연대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시 주석은 3월 중순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끝나자마자 지난달 20∼22일 국빈 자격으로 러시아를 찾았다. 이어 이달 16일까지 스페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프랑스, 브라질 등과 정상회담을 이어갔다. 18∼21일에는 알리벤 봉고온딤바 가봉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5∼7일 방중해 시 주석을 두 차례나 만난 뒤 “동맹은 속국과 다르다”며 독립적인 외교 및 경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시사했다. 또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중앙은행 총재들이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춘계 총회 참석차 미국 수도 워싱턴에 한데 모인 이달 12∼15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중국을 국빈 방문해 “왜 달러가 세계를 지배해야 하느냐”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부추기지 말라”는 등 미국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발언을 했다.● 블링컨은 베트남행…중국 견제 행보 특히 중국과 중동, 러시아의 밀착 관계는 미국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주축인 산유국 협의체 OPEC+의 ‘깜짝 감산’은 유가를 상승시켜 미국과 유럽의 인플레이션 전쟁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중국은 이란과 사우디가 7년 만에 양국 외교관계를 재개하는 데 중재자 역할을 하며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서머스 전 장관은 이를 두고 “미국에 있어 커다란 도전”이라며 미국의 글로벌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고 평했다. 유엔 관계자는 “유엔 무대에서도 중국과 러시아의 밀착, 아프리카 및 개도국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북핵과 관련해 서방 진영의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이 북미산 자동차에만 보조금을 주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동맹인 한국과 일본, 유럽 국가들의 불만을 산 데다 기밀문건 유출 파문으로 외교적 신뢰에 손상이 생긴 것도 실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개도국 및 아프리카 국가와의 연대를 강화하며 중국 견제에 나서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5일 중국과 지리적, 경제적으로 가까운 베트남을 취임 후 처음으로 찾아 베트남 권력 서열 1위 응우옌푸쫑 공산당 서기장과 팜민찐 총리 등 지도부와 만났다. 블링컨 장관은 “양국 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올리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아프리카에는 재닛 옐런 재무장관,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 질 바이든 여사, 블링컨 장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줄줄이 찾았고, 바이든 대통령도 연내 방문을 계획 중이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는 향후 기준금리와 관련해 “물가 경로가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며 물가 경로를 바탕으로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 경제에 대해선 하반기 반도체 경기와 중국 경제 회복이 본격화하면 상승세를 탈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20개국(G20) 중앙은행 총재 회의 및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춘계 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에 간 이 총재는 14일(현지 시간) 특파원 간담회에서 “올해 물가 경로는 상반기 3%대 (진입), 하반기 3%대 초반이나 그 밑으로 갈 것으로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3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4.2%였다. 이 총재는 “국제 유가, 미 통화정책 변화 등 (물가 경로의) 불확실성이 있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물가 경로를 보며 판단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올해 한국 경기와 관련해선 중국 경제 회복에 맞춰 상반기에 저조하다 하반기에 살아나는 ‘상저하고(上低下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총재는 “삼성전자가 (반도체를) 감산하는 등 (세계 반도체가) 재고 감소로 전환하면 하반기부터 반도체 경기는 좋아질 것”이라면서 “하반기에 중국인 관광객 증가 및 대(對)중국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에 대비해 지급 보증을 위한 은행 담보 자산 관리’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지금 (한국의) 디지털 (뱅킹 발전) 속도로 볼 때 (은행) 담보 수준을 높여야 하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금융위기 후 감독 체제를 만들었지만 디지털 뱅킹으로 인해 유효성이 현저하게 떨어졌다. 시간을 갖고 (문제를) 정리할 시간을 소셜미디어 등에서 주지 않는다”며 제2의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가 없도록 빠르게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향후 기준금리와 관련해 “물가 경로가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며 물가 경로를 바탕으로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 경제에 대해선 하반기 반도체 경기와 중국 경제 회복이 본격화하면 상승세를 탈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20개국(G20) 중앙은행 총재 회의 및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춘계 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에 온 이 총재는 14일(현지 시간) 특파원 간담회에서 “올해 물가 경로는 상반기 3%대 (진입), 하반기 3%대 초반이나 그 밑으로 갈 것으로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3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4.2%였다. 이 총재는 “국제 유가, 미 통화정책 변화 등 (물가 경로의) 불확실성이 있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물가 경로를 보며 판단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올해 한국 경기와 관련해선 중국 경제 회복에 맞춰 상반기에 저조하다 하반기에 살아나는 ‘상저하고(上低下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총재는 “삼성전자가 (반도체를) 감산하는 등 (세계 반도체가) 재고 감소로 전환하면 하반기부터 반도체 경기는 좋아질 것”이라면서 “하반기에 중국 관광객 증가 및 대(對)중국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에 대비해 지급 보증을 위한 은행 담보 자산 관리’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지금 (한국의) 디지털 (뱅킹 발전) 속도로 볼 때 (은행) 담보 수준을 높여야 하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금융위기 후 감독 체제를 만들었지만 디지털 뱅킹으로 인해 유효성이 현저하게 떨어졌다. 시간을 갖고 (문제를) 정리할 시간을 소셜미디어 등에서 주지 않는다”며 제2의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가 없도록 빠르게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 경제성장률을 4회 연속 낮춘 배경으로 반도체 업황 악화와 소비둔화, 금리 인상에 따른 부동산 부문 침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13일(현지시간)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IMF 아시아태평양 국장은 이날 아시아지역 기자회견에서 ‘중국 재개장에도 불구하고 4회 연속 한국 성장률을 낮춘 이유’를 묻는 동아일보 기자의 질의에 “세계적으로 반도체 업황이 나빠지고 있다. 한국은 반도체 산업의 주요 플레이어이기 때문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과 투자 (감소) 영향과 더불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직후 급증했던 소비가 줄어들고 있다”며 “금리 인상에 따른 부동산 부문 (침체) 영향도 있다. 이같이 복합적인 요인이 모두 소비에 영향을 미쳐 내수 시장을 둔화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IMF는 지난해 1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9%로 예측한 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4차례에 걸쳐 2.1%→2.0%→1.7%→1.5%로 전망치를 내렸다. 반면 아시아지역 전체 성장률은 중국 경제 회복에 힘입어 4.6%로 이전 전망치보다 0.3%포인트 올렸다. 한국 경제는 중국 경제회복이라는 상승요인보다 반도체 불황과 내수 침체라는 하방 압력을 더욱 크게 받고 있는 셈이다. 지난달 기타 고피나트 IMF 수석 부총재도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반도체와 부동산 무문 악화, 무역 적자 등이 복합적으로 한국경제의 하방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중국 경제 회복의 영향은 하반기에 본격화될 것으로 IMF는 내다봤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중국 재개장에 따른 회복세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 결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하반기(7~12월) 중국 수요 상승이 한국 경제회복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IMF는 올해 중국 성장률을 5.2%로 1월 전망을 유지했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중국 경제는 강하게 반등하고 있으며 이는 중국의 무역 파트너들에게 새로운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며 “과거 중국 투자재 수요 급증이 아시아 지역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면 이번에는 소비재 수요 증가에 따른 파급 효과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파급효과는 주변국에 성장률 0.6%포인트 상승으로 나타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미국과 유럽의 은행 위기가 한국 금융 부문에 미칠 영향’을 묻자 스리니바산 국장은 “한국 은행들은 (문제가 된) 미국 유럽 은행 노출이 적고, 미국 유럽 (불안) 심리도 완화되고 있다”며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답했다. 다만 “기업과 가계 부채 증가 등 위험 요인은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정책 당국자들은 주의 깊게 시장을 보고, 미국 유럽 당국자가 했던 조치 등을 곧바로 시행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이날 IMF 세계은행 춘계총회에서 “중앙은행들은 금융 리스크를 해결해야 한다”며 “은행, 비은행권금융, 상업 부동산 리스크를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로 1월 전망치보다 0.1%포인트 내렸다. 금융부문 불안이 신용 경색, 주가 하락, 달러상승 등 복합위기로 전환될 경우 올해 세계 성장률은 1%로 내려앉을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마이애미 테크 공동체 일원이 돼 기쁩니다. 마이애미의 환영 분위기와 인기 높은 명소는 우리 글로벌 고객에게도 이점이 돼줄 것입니다.” 2003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에서 소프트웨어 기업 ‘레버X’를 공동 창업한 빅터 로진스키 박사는 올 2월 본사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옮기면서 이같이 밝혔다. 로진스키 박사는 “마이애미에서 회사의 새로운 역사를 이끌겠다”고 힘줘 말했다. 레버X뿐만 아니다.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마이애미나 텍사스주 오스틴, 휴스턴으로 이동하는 테크(정보기술) 기업이 급증하고 있다. 12일 미 워싱턴포스트(WP)는 “구글 페이스북 우버를 탄생시킨 실리콘밸리 명성이 쇠퇴하는 반면 마이애미와 오스틴이 새로운 ‘테크 허브’로 주목받고 있다”며 ‘실리콘밸리 엑소더스(탈출)’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샌프란시스코 ‘홀푸드’ 매장도 임시 폐쇄실리콘밸리 엑소더스 현상은 벤처캐피털(VC) 투자 수치로도 잘 나타난다. 미 스타트업 시장조사업체 피치북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실리콘밸리에서 진행된 벤처투자 금액은 750억 달러(약 99조 원)로 마이애미(약 8조 원)보다 12배 이상 많았다. 하지만 벤처투자 상승률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마이애미에 투자된 금액은 2020∼2022년 278%나 늘었지만 같은 기간 실리콘밸리 벤처투자 상승률은 19%에 그쳤다. 지난해 실리콘밸리 투자액은 2012년 이래 가장 적었다. 투자회사 인덱스벤처스의 브라이언 오펏 파트너는 WP에 “5년 전에는 스타트업 90%가 샌프란시스코에 몰려 있었다. 이제는 시애틀과 뉴욕에서도 늘면서 실리콘밸리로 향하는 스타트업 비중은 70%로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4일 샌프란시스코에서 괴한의 흉기에 찔려 숨진 스마트폰 간편 결제 서비스 캐시앱 공동 창업자 밥 리(43)도 6개월 전 마이애미로 주거지와 사업체를 옮겼다. 그는 샌프란시스코에 남은 사업을 정리하러 돌아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한 실리콘밸리 기업이 마이애미나 오스틴으로 떠나는 이유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재택근무 확대 및 부동산 가격 급등과 더불어 범죄율 급증이 꼽힌다. 캐시앱 창업자 리도 “약물중독과 범죄가 늘었다”며 마이애미행을 결심했다고 미 일간 뉴욕포스트는 보도했다. 미 유기농 식품 전문점 홀푸드는 11일 “직원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며 지난해 문을 연 샌프란시스코 시내 대규모 플래그십 매장을 임시 폐쇄한다고 밝혔다. 지역 언론에 따르면 이 매장 화장실에서 마약 사용이 의심되는 주사기가 발견됐고 좀도둑이 나타나는 등 직원들 고충이 적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 시내 상당수 스타벅스 매장에 탁자가 사라진 것도 화제가 되고 있다. 지역 일간 SF게이트는 “노숙자와 정신질환자를 피하려는 조치”라고 분석했다.● 규제 완화 내세운 지역으로 ‘고(Go)’공화당 세가 우세한 플로리다와 텍사스는 코로나19 팬데믹 때 캘리포니아보다 방역 관련 제한 조치가 적었고, 가상화폐나 웹 3.0(차세대 웹) 같은 신기술에 대한 규제가 완화된 점도 또 다른 실리콘밸리 엑소더스 배경으로 꼽힌다. 레버X 측은 “마이애미는 살고 일하며 여행하기 더 좋은 곳이 돼 가고 있다”며 “기업 친화적 문화에 국제공항 접근성도 뛰어나다”고 밝혔다. 엑소더스에 더해 실리콘밸리 테크 기업이 급격한 금리 인상 속에서 비용 감축을 위해 대규모 감원에 나서면서 캘리포니아 경제도 흔들리고 있다. 캘리포니아 테크 및 엔터테인먼트 종사자 고용은 지난해 11월∼올 2월 1만6000명 이상 줄었다.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2023∼2024년 회계연도에 225억 달러(약 30조 원)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2022∼2023년도에는 1000억 달러(약 131조 원) 흑자였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세계 각국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고위 인사들이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춘계 총회에서 세계 경제 전망 등을 논의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과 은행 위기가 신용 경색을 초래할지에 이목이 집중됐다. IMF는 11일(현지 시간)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 및 글로벌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금리 인상이 세계 금융 시스템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피에르올리비에 구랭샤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은 천천히 떨어지고 있지만 경제성장률은 역사적으로 낮아졌고 금융 부문 위험은 커지고 있다”며 “언제 크레디트스위스(CS)처럼 약한 고리가 무너질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 은행 시스템은 견고하고 신용 경색 징후는 없다”며 “미 경제는 6개월 전보다 더 나아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 경제는 고용이 지속적으로 견고한 가운데 인플레이션은 하락하고 있다. 위험 요인이 없지 않지만 경기 침체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를 앞둔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인사들도 향후 금리 경로에 영향을 미칠 신용 경색을 두고 의견이 갈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최측근으로 통하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은행 위기에 따른 신용 경색 우려를 “매우 주의 깊게 보고 있다”면서도 “현재 경색 징후를 보이고 있지 않고 인플레이션은 너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미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릴 때의 연준 전망치 중간값(5.0∼5.25%)이 “합리적 논의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해 현 금리(4.75∼5.0%)에서 베이비스텝(금리 0.25%포인트 인상)이 가능함을 시사했다. 반면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이날 “금융 부문 압박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중앙은행은) 신중해야 하며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금리 동결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5.0%로 시장 예상치(5.1%)를 하회하며 2년 만에 최저치로 나타났다. 하지만 근원 CPI가 5.6% 상승해 헤드라인(전체) CPI를 추월하는 등 서비스 물가 상승이 여전히 우려스러운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CPI 발표 직후 뉴욕증시 선물은 상승하고, 미 채권 금리는 하락세로 나타나는 등 시장은 물가 하락 추세에 주목했다. 12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3월 CPI가 전년 대비 5.0%, 전월 대비 0.1% 올랐다고 밝혔다. 2월의 6.0%, 0.4%에 비해 큰 폭으로 둔화한 것으로 2021년 4월 이후 최저치로 나타났다. 2년 전 물가로 돌아간 셈이다. 에너지 물가와 중고차 물가가 각각 6.4%, 11.2% 씩 크게 하락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다. 주거비와 서비스물가 상승으로 전년 대비 5.6%로 2월(5.5%)보다도 올라 27개월 만에 근원 CPI가 전체 CPI를 추월했다. 전월 대비로도 0.4%로 상승해 서비스 물가가 여전히 끈적거리며 하락하지 못하는 상태로 나타났다. 노동부는 “전년대비 8.2% 상승한 주거비가 에너지 물가 하락을 상쇄해 3월 CPI 상승을 이끌었다”며 “식품 물가는 전월에서 오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5월 2, 3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 지 이목이 쏠린다. 시장은 3월 CPI 발표 직후 일제히 환호하는 분위기로 전환됐다. 미 기준금리에 민감한 기술주와 2년 만기 국채 가격이 각각 상승세를 보였고, 달러가치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 기준금리 선물 시장 투자자들은 연준이 동결할 가능성을 소폭 상승 반영했지만 여전히 베이비스텝(0.25%) 가능성에 66%로 무게를 두고 있다. 전날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미국 신용 경색 징후를 보고 있지 않고, 인플레이션은 너무 높다”며 금리 인상을 시사했고,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신용 여건이 더 긴축될 가능성을 주목하며 “금융부문 압박이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중앙은행은) 신중해야하며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해 동결 가능성을 내비쳤다. 제프 로젠버그 블랙록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시장은 전체 CPI 하락에 반응하고 있지만 여전히 노동시장은 뜨겁고 서비스 임금 물가 상승 압박이 상승하다. 서비스 물가도 하락하는 것을 봐야 물가가 정리가 됐다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은 상태에서 물가가 계속해서 끈적거린다면 경제는 더욱 취약해 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미국 은행 시스템은 견고해 신용 경색 우려가 없다며 미국 경제는 6개월 전보다 더 나아졌다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이날 신용경색이 자칫 세계경제를 1% 성장의 침체로 끌어내릴 수 있다고 경고한 것과 비교해 낙관론을 펼친 셈이다.●옐런 “美 신용 강력” VS IMF “금융 위험 우려”11일(현지시간) 옐런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신용이 위축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가능성은 있지만 이 단계에서 신용이 위축되고 있다는 증거를 보지 못했다”며 “미국경제는 지속적으로 견고한 고용 속에 인플레이션은 하락하고 있다. 위험 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경기침체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사태 이후 미국 은행들이 신용 공급을 축소해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자 옐런 장관은 문제가 없다고 강조한 것이다.하지만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열리고 있는IMF-세계은행 춘계총회에선 SVB 사태가 급격한 금리인상의 부작용이라는 점에서 향후 약한 고리가 어디에서 터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확산되고있다. IMF는 이날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과 글로벌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금리 인상이 세계 금융 시스템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은행들이 대출을 줄이며 세계 경제 성장률이 최악의 경우 1%까지 추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50년 동안 1%대 경제성장률은 제 1, 2차 오일쇼크, 글로벌 금융위기, 팬데믹 시기 뿐이었다. 피에르 올리비에 고랭샤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은 천천히 떨어지고 있지만 경제성장률은 역사적으로 낮아졌고,금융 부문 위험은 올라가고 있다”며 “2008년 금융위기에 비해 은행 부문이 강력해졌고,당국자들의 대응도 신속해졌지만 언제 크레디트 스위스처럼 약한 고리가 무너질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크다”고 지적했다.IMF는 고금리 속 신용 경색 우려가 있다고 보고 세계 경제성장률은 기존2.9%에서 2.8%로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또 SVB사태가 시작된 미국은 은행 주가 하락으로 대출 능력이 1% 감소하고, 이에 따라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서 0.44%포인트가 날아갈 수 있다고도 내다봤다. 다만 IMF는 미국의 강력한 고용 소비 지표를 반영해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을 1.6%로 기존 전망치 1.4%로 0.2%포인트 상향조정했다. ● 한국-일본-싱가포를 줄줄이 먹구름한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 경제는 중국 경제 회복이 더디고 무역 둔화 타격 속에 IMF 전망 경제 성장률이 줄줄이 하향 조정됐다. 한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 선진 경제 그룹의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는1.8%로 지난해10월 전망치(2.3%)대비 크게 하락했다.특히 중국 재개방에 따른 경제 회복은 중국과의 교역량이 많은 국가에는 긍정적 파급 효과가 예상되지만,그 반등 속도는 더딜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IMF는 “중국 부동산 부문의 지속적인 약화가 예상외로 더 크게 경제 성장 발목을 잡을 수 있고 잠재적으로 금융 안정에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미국을 방문 중인 추경호 경제부총리도 IMF가 한국 성장률을 하향 조정한 것과 관련해 “중국 경제회복이 한국 내수에 미치는 영향이 지연되는 시차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중국 경제 둔화는 세계 중기 경제 엔진 속도도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세계 경제 중기(5년) 성장률 전망치는2011년 4.6%에서 꾸준히 감소해 올해3%로 떨어졌다.구랭샤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나 한국처럼 이전에 빠르게 성장한 경제가(발전 수준이 높아지며)성장이 느려지고 있는 것과 최근 경기 둔화도 반영됐다”며 “무엇보다 세계 경제 파편화,느린 혁신 등의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웨이 야오 소시에테제네랄 아시아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블룸버그TV인터뷰에서 “동아시아 전체적으로 한국 대만 중국 수출 데이터가 좋지 않다.한국은 부동산 부문 신용 경색의 파급 효과에 대한 내부 우려도 큰 편”이라고 분석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IMF 총재는 10일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와의 대담에서 “올해 성장률도 둔화됐지만 무엇보다 가장 걱정스러운 점은 세계 중기 성장률이 3%로 1990년 이래 가장 낮은 것”이라고 재차 밝혔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또 한 번 낮춰 잡았다.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연속 동결하며 올해 성장률이 2월 전망치인 1.6%에 못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10∼12월) 역성장(―0.4%)했던 한국 경제가 올해도 부진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비관론이 짙어지고 있다. IMF는 11일(현지 시간)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 경제가 1.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1월 전망치(1.7%)보다 0.2%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IMF는 지난해 1월 2023년 한국의 성장률을 2.9%로 예측한 이후 같은 해 7월(2.1%)부터 4차례 연속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아울러 IMF는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도 2.8%로 0.1%포인트 낮췄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에 따른 은행 위기로 글로벌 금융 불안이 커진 탓이다. 경기 침체 우려가 확대된 가운데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도 기준금리를 연 3.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2월에 이은 두 차례 연속 동결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정보기술(IT) 경기 부진 심화 등으로 (성장률이) 2월 전망치인 1.6%를 소폭 하회할 것”이라며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금융 안정 상황, 여타 불확실성 요인을 점검해 나가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야오웨이 소시에테제네랄 아시아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한국은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으로 이미 기술적으로 경기 침체에 와 있다고 본다”며 “한은의 금리 인상 국면은 올 1월에 끝났다”고 분석했다.韓銀 “올 성장률 1.6%보다 낮을 것”… 2연속 기준금리 동결 반도체 수출 줄고 가계빚 3000조 육박IMF 등 韓 성장률 1%대 중반 전망시장선 ‘금리인상 사실상 종료’ 관측이창용, 연내 인하 가능성엔 선그어국제통화기금(IMF)이 4차례 연속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내리면서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2연속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것도 최근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 데다 하반기(7∼12월) 경기 회복 전망마저 불확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불황에 가계부채가 하방요인 IMF는 11일(현지 시간) 세계 10대 경제국 중 미국(1.4→1.6%), 영국(―0.6→―0.3%), 이탈리아(0.6→0.7%)만 경제성장률을 상향 조정했다. 한국(1.7→1.5%)과 일본(1.8%→1.3%), 독일(0.1→―0.1%), 인도(6.1→5.9%) 등 4개국은 낮췄다. 중국(5.2%), 프랑스(0.7%), 캐나다(1.5%)는 그대로 유지했다. IMF가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네 차례 연속 낮춰 잡은 것을 두고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반도체 부진이 반영됐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모바일, PC 등의 수요가 위축된 데다 D램 가격도 하락하면서 반도체 수출은 지난달까지 8개월째 감소하고 있다. 대중(對中) 수출마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3월까지 10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부진하자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던 수출은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수입액이 수출액을 넘어서면서 무역수지도 지난해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13개월 연속 적자다. 무역적자가 13개월 이상 계속된 건 1995년 1월∼1997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무역적자도 258억여 달러로 불어나며 연간 기준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무역적자 규모(478억 달러)의 절반을 훌쩍 넘겼다. 가계부채도 불안 요소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전 세계적인 고금리 국면에서 큰 가계부채 규모도 부담으로 봤을 것”이라고 했다. 한은 공식 집계상 가계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1867조 원이지만 ‘숨은 빚’인 전세보증금까지 포함하면 3000조 원에 육박한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 여건을 ‘험난한 회복 과정(A Rocky Recovery)’으로 평가하며 지나치게 높은 공공·민간부채 수준, 신흥국 및 개도국 중심으로 나타나는 신용 스프레드(금리 차이) 상승 등을 잠재적인 위험 요인으로 제시했다. IMF 외에 여타 기관들도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1%대 중반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간 1%대 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9년(0.8%)과 팬데믹 첫해였던 2020년(―0.7%)을 제외하면 2000년대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은 “금리 인하는 언급할 단계 아냐”한은도 이 같은 경기 침체 우려에 일단 금리 동결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소비 부진이 다소 완화됐지만 수출이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하면서 1분기(1∼3월) 성장률은 소폭의 플러스로 전환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년 연간 성장률은 정보기술(IT) 경기 부진 심화 등의 영향으로 2월 전망치 1.6%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는 “이번 금리 동결의 배경은 경기 침체”라며 “수출이 부진하고 세수가 모자라는 상황에서 금리를 더 올리면 경기가 악화할 가능성이 있고 금융시장 부실화로 연결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선 금리 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다만 이 총재는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선 여전히 선을 그으며 “금통위원 다섯 명은 기준금리를 3.75%로 인상할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미국과의 금리 격차는 1.50%포인트로 유지됐다. 하지만 미국이 5월 0.25%포인트 인상을 결정하게 되면 금리 차는 1.75%포인트, 사상 최대 폭으로 벌어지게 된다. 한미 금리 차 확대는 외국인 자금의 이탈과 원화 가치 하락(환율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2.5원 오른 1322.2원에 거래를 마쳤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세계 경제 회복의 길이 험난해지고 있다.”(피에르 올리비에 고랭샤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11일(현지 시간) 공개된 IMF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는 이전 보고서와 달리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로 인한 글로벌 금융 불안 확산 경고음이 눈에 띄게 커졌다. 고랭샤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급격한 통화 긴축 정책의 부작용이 금융 부문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점이 매우 우려스럽다”며 “(UBS에 인수된) 글로벌 대형 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처럼 불안한 투자자들이 다음 약한 고리를 찾아낼 수 있다”고 추가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했다. 금융 부문 신용 경색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도 25%가량인 것으로 분석됐다. 은행 위기 확산으로 대출이 줄면 투자와 소비도 함께 감소하며 경기가 급속히 둔화한다. IMF 시나리오 테스트에 따르면 미국 일본 유럽 등 주요 경제가 신용이 경색돼 ‘중간 정도’ 위험이 제기되면 올해 세계성장률 전망치는 이날 내놓은 2.8%에서 0.3%포인트 더 내려갈 수 있다. 주요국 신용 경색이 심화돼 글로벌 주식시장이 폭락하고,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달러 가치가 급등해 신흥국 자본 유출 같은 복합 위기 형태로 확산되면 세계 경제성장률이 2% 밑으로 떨어질 확률도 2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70년 이래 세계 경제성장률이 2%를 밑돈 해는 1차 오일쇼크(1973년), 2차 오일쇼크(1981년, 1982년), 글로벌 금융위기(2009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2020년) 등 5차례뿐이었다. 최악의 경우 세계 경제성장률이 1%로 떨어질 확률도 15%로 전망됐다. 앞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은행 위기는 아직 안심할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미국 경제에서 은행 위기 확산에 따른 신용 경색은 이미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10일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발표한 3월 소비자 설문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 58.2%가 ‘1년 전보다 신용(대출)을 확보하기 어려워졌다’고 답해 2013년 해당 조사가 시작된 이래 응답률이 가장 높았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은 대외 환경 악화 속에 문재인 정부의 방만한 재정 운용 등을 정상화하는 과정이 겹쳐 현재 경제 운용을 ‘살얼음판’을 걷는 것에 비유했다. 또 중국 상대 대규모 무역 흑자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 부총리는 1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 부진 현상이 고착될 가능성에 대해 “(적자로 굳어질) 추세라고 보진 않는다. 중국 경제가 살아나면 시차를 두고 한국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도 “과거처럼 중국을 통해 흑자를 많이 보는 시대는 지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한국 경제에 빠른 반등 기회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1.6%로 전망하면서 상반기(1∼6월)에는 어려움이 지속되다 중국 경제 회복이 본격화할 하반기(7∼12월)에는 성장률이 오르는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 총회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골드만삭스 같은 주요 투자자 면담을 위해 미국을 찾았다. 추 부총리는 “대외 환경이 악화될 때 가계 대출 등이 좀 더 여유가 있으면 좋은데, 이런 상황에서 (정책 운용을) 해야 하니 그 자체가 살얼음판”이라며 “이전 정부처럼 한 해에 추가경정예산을 서너 차례 집행하고 재정 지출을 18∼19% 늘리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발 은행 위기 여파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한국 경제는 열려 있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 영향을 미칠지 몰라 언제든 경각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또 한 번 낮춰 잡았다.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연속 동결하며 올해 성장률이 2월 전망치인 1.6%에 못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10~12월) 역성장(―0.4%)했던 한국 경제가 올해도 부진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비관론이 짙어지고 있다. IMF는 11일(현지 시간)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 경제가 1.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1월 전망치(1.7%)보다 0.2%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IMF는 지난해 1월 2023년 한국의 성장률을 2.9%로 예측한 이후 같은 해 7월(2.1%)부터 4차례 연속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아울러 IMF는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도 2.8%로 0.1%포인트 낮췄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에 따른 은행 위기로 글로벌 금융 불안이 커진 탓이다. 경기 침체 우려가 확대된 가운데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도 기준금리를 연 3.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2월에 이은 두 차례 연속 동결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정보기술(IT) 경기 부진 심화 등으로 (성장률이)2월 전망치인 1.6%를 소폭 하회할 것”이라며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금융 안정 상황, 여타 불확실성 요인을 점검해 나가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웨이 야오 소시에테제네랄 아시아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한국은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으로 이미 기술적으로 경기 침체에 와 있다고 본다”며 “한은의 금리 인상 국면은 올 1월에 끝났다”고 분석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외 환경 악화 속에 문재인 정부의 방만한 재정운용 등을 정상화하는 과정이 겹쳐 한국 경제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더 이상 중국과의 교역에서 대규모 흑자를 보는 시대는 지났다고도 내다봤다. 추 부총리는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갖고 “대외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데다 비정상으로 갔던 부분을 되돌려야하는 상황이라 경제 정책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 정부처럼 한 해에 추가경정예산을 3~4차례씩 집행하고 재정 지출을 18~19%씩 늘리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라며 “지출이 급증해 나랏빚이 늘어남에도 ‘왜 재정을 더 쓰면 안 되냐’는 식의 말을 스스럼없이 한 것은 큰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나라 빚 급증, 가계부채 폭등, 에너지 가격 동결 등을 가리켜 “(문재인 정부 경제 정책은) 기본에서 벗어나 있었다. 이 자체만으로도 살얼음판”이라고도 덧붙였다. 정책 전환 속에 인플레이션과 세계 수요 둔화 등에 대응해야하는 어려움을 토로한 것으로 분석된다. 추 부총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춘계 총회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골드만 삭스 등 주요 투자자 면담을 위해 미국을 찾았다.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은 1.6%로 상반기(1~6월)에는 어려움이 지속되다 중국 경제 회복이 본격화될 하반기(7~12월)에는 성장률이 오르는 상저하고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추 부총리는 중국에 대한 수출 부진 현상이 고착될 가능성에 대해 “(적자로 굳어질) 추세라고 보진 않는다. 중국 경제가 살아나면 시차를 두고 한국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도 “과거처럼 중국을 통해 흑자를 많이 보는 시대는 지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한국 경제에 빠르게 반등의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발 은행위기 여파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한국 경제는 열려 있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 영향을 미칠지 몰라 언제든 경각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삐삐삐….” 10일 경기 파주시의 알코올 전용 감지 센서 장비 생산업체 센텍코리아. 음주운전 시동잠금장치가 부착된 차량에 올라 장치에 숨을 불어넣자 요란한 경고음이 귓가를 때렸다. 차량 밖에서도 들릴 만큼 큰 소리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시동 버튼을 눌렀지만 엔진은 요지부동이었다. 음주 측정기에 ‘FAIL(실패)’이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떴다. 500cc 맥주 두 잔을 마시고 체험용 차량에 올랐던 기자는 실제 음주운전이 적발된 것처럼 얼굴이 붉어졌다. 이 같은 음주운전 시동잠금장치는 국내에는 아직 도입되지 않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 등 교통 선진국에선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음주운전 범죄 전력이 있거나 안전운전이 각별히 요구되는 통학버스 및 화물차 등 운전자에게 장치 설치를 의무화하는 식이다. 술을 조금이라도 마시면 시동이 걸리지 않기 때문에 음주운전 재발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미국 교통사고 사망자 10명 중 3명이 음주운전 사고로 목숨을 잃는다. 2020년 한 해에만 음주운전 사고로 1만1654명이 사망했다. 45분마다 1명꼴로 사망자가 생기는 셈이다. 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 36개 주에서 법률로 음주운전 시동잠금장치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 전역에 35만 개 이상의 시동잠금장치가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10년 전(13만3000개)의 약 3배로 늘어난 것이다. 1986년 미국 최초로 시동잠금장치를 도입한 캘리포니아주에서는 2017년 음주운전자 차량에 시동잠금장치 설치를 의무화했다. 뉴욕주에선 혈중알코올농도 0.08%를 넘기면 사고 유무와 상관없이 최소 1년 동안 시동잠금장치를 설치하도록 했다. 미 권력 서열 3위였던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의 남편 폴 펠로시도 지난해 5월 음주운전이 적발돼 법원으로부터 벌금 1700달러(약 220만 원)와 함께 음주운전 시동잠금장치 설치 명령을 받았다. 음주운전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다 보니 예방 효과도 뛰어나다. 미국은 시동잠금장치를 엄격히 요구하면서 음주운전 사망자가 약 19% 감소했다. 음주운전 적발 후 시동잠금장치를 설치한 미국 캔자스주의 50대 남성 마이클(가명) 씨는 “술을 한 잔이라도 마시면 시동을 걸 수 없는 셈”이라며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지만 그때마다 내가 했던 선택이 얼마나 끔찍했던 일인지 되돌아보게 된다”고 했다. 교통사고 사망자 4명 중 1명이 음주운전 관련 사망자인 유럽연합(EU)도 시동잠금장치 도입에 적극적이다. 유럽교통안전위원회(ETSC)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벨기에, 덴마크, 핀란드, 프랑스, 리투아니아, 폴란드, 스웨덴 등에선 음주운전 유죄 판결을 받으면 운전 금지와 시동잠금장치 설치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특히 EU는 지난해 7월부터 출시되는 모든 차량에 시동잠금장치를 표준으로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안토니오 아베노소 ETSC 사무총장은 “심리 상담, 모니터링 및 피드백과 결합하면 시동잠금장치는 생명을 구하고 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에 대용량 배터리 ‘메가팩’ 공장을 짓는다. 중국 최대 배터리기업 CATL과 기술 라이선스 형태로 미국에 자동차용 배터리 공장 건설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9일(현지 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를 통해 상하이에 총 40GWh(기가와트시)에 이르는 메가팩 1만 개 생산공장을 3분기(7∼9월)에 착공해 내년 2분기(4∼6월) 완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메가팩은 태양광이나 풍력 에너지를 저장해 가정에 직접 공급할 수 있는 리튬이온전지 기반 에너지저장장치(ESS)다. 테슬라의 대규모 투자는 미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을 통해 보조금 지급, 대(對)중국 수출 규제 및 투자 제한으로 신재생에너지 및 전기차 배터리 등 중국 의존도를 줄이려 하는 미 정부 정책에 역행하는 것이다. 중국은 테슬라 매출 25%, 생산 대수 52%를 차지하는 큰 시장이자 생산지이며 광물부터 완제품까지 세계 최대 배터리 공급망을 점유하고 있다. 머스크는 이번 주말 중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유럽 최대 항공기 제조업체인 에어버스도 중국 톈진의 A320 여객기 조립 시설을 증설한다고 6일 발표했다. 이번 투자는 기욤 포리 에어버스 CEO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수행단 일원으로 방중한 것을 계기로 이뤄졌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미국 3월 신규 고용이 23만6000명으로 2020년 12월 이래 27개월만에 가장 낮아 노동 시장 둔화 조짐을 시사했다. 7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3월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이 23만6000명으로 전월(32만6000명·조정 수치)에 비해 6만 여명 줄었다. 다우존스 예상치(23만8000명)와 블룸버그 예상치(23만 명)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개월 평균치(33만4000명)와 비교해도 확연히 줄어든 수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전 평균 수준이 22만 여명인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미 노동시장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지만 유통업 분야 신규 고용이 1만5000명가량 감소하는 등 둔화 조짐이 뚜렷하다는 평가다. 지난달 미 전체 감원 규모도 전년 동월 대비 300% 이상 치솟았고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시장 예상치를 훌쩍 넘는 등 미국 경제를 떠받치던 고용이 둔화 조짐을 보임에 따라 경기침체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 미 ‘고용 엔진’ 활력 떨어지나 3월 미 실업률은 3.5%로 전월의 3.6%보다 하락해 여전히 미 노동시장은 뜨겁다는 것을 시사했다. 외식, 여행, 숙박 업계 신규 고용이 늘어난 덕이다. 하지만 전체 신규고용 수가 하락세로 접어들었고, 실업수당 청구 건수, 감원 규모에서 고용 둔화세가 포착되고 있다. 전날 공개된 주간(3월 26~4 월 1일) 실업수당 신청은 22만8000건으로 월가 전망치 20만 건을 넘었다.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청구하는 ‘계속 청구’도 182만3000건으로 역시 전망치(170만 건)를 넘어섰다. 지난주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전망치를 상회한 것은 미 노동부가 계절 조정 변수를 업데이트해 수치가 상향 조정된 요인도 작용했다. 이전 수치도 새 기준에 따라 4만~5만 건씩 올랐다. 엘리자 윙거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그동안 (대규모 감원에도)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너무 적다고 봤다. 감원이 늘며 수치는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력관리업체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CG&C)의 이날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총 감원 계획 규모는 8만9703명으로, 전월 대비 15% 늘었고 전년 동월 대비 319% 올랐다. 1분기(1~3월) 기준 27만416명으로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1분기 이후 가장 많았다.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금리 인상에도 강력한 고용시장은 미 경제 침체의 버팀목이었다. 하지만 고용 둔화세가 뚜렷해지고 은행 부문이 불안해 신용 긴축이 확산되면 경기 침체 확률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제임스 콕스 해리스 파이낸셜 그룹 상무는 CNBC방송에 “연준은 금리로 거대한 벽을 세웠고, 경제가 그 벽으로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 위기-상업 부동산, 곳곳에 시한폭탄 미 고용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는 세계 경제 시한폭탄으로는 은행 부문 불안이 꼽힌다. 6일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은행 부문 압박은 안심할 때가 아니다”라며 “중기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3%로 33년만에 가장 낮다”고 경고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도 미 CNN 인터뷰에서 “은행 위기 이후 대출이 줄고 있다. 반드시 경기 침체를 부르지 않더라도 (은행 위기가) 침체에 가까워지게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 블룸버그통신은 7월 경기 침체 확률은 97%로 직전 조사(76%)보다 올랐다고 전했다. 또 중소형 은행 대출이 몰려 있는 상업 부동산은 2025년까지 2조9000억 달러(약 3825조 원) 규모 대출 만기가 다가온다. 부동산 가격 하락과 감원, 재택근무 증가로 인한 사무 부동산 수요 급락 속에 언제 부실이 전이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다만 연준 대표 ‘매파’로 꼽히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은행 부문 압박은 줄고 있으며, 이것이 경기 침체를 가져오리라 보지 않는다”며 “고용시장이 강력하다면 금리는 계속 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3월 미국 고용보고서가 나온 직후 연준이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가능성을 68%까지 올렸고, 6월 동결, 7월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