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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체 독극물이 든 것으로 의심되는 노란색 소포가 배달됐다는 신고가 전국 곳곳에서 잇따르고 있다. 울산에선 소포를 개봉한 3명이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병원에 이송됐고, 서울 중구 명동에서도 의심 소포가 발견돼 1700여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소포가 처음 발견된 건 울산이었다. 21일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20일) 낮 12시 29분경 울산 동구의 한 장애인 복지시설에서 대만발 국제우편물로 온 노란색 소포를 개봉한 시설 관계자 3명이 어지럼증과 호흡곤란 등을 호소해 병원에 이송됐다. 3명은 현재 격리치료 중인데, 증세가 호전된 상태다. 경찰청에 따르면 서울, 경기, 인천, 대전, 광주, 제주, 경남 함안 등에서도 비슷한 신고가 접수됐다. 특히 명동에 위치한 서울 중앙우체국에선 21일 오후 4시 40분 경 대만발 노란 소포가 발견돼 건물이 한 때 전면 통제되고 1700여 명이 대피했다. 같은 날 서울 서초·송파우체국에서도 수상한 소포가 확인돼 경찰이 직원과 방문객을 대피시켰다. 오염이 의심되는 소포는 노란색 또는 검은색 우편 봉투에 ‘CHUNGHWA POST’라고 적혀 있고, 대부분 발신지는 대만이다. 일부 소포의 발신지는 2020년 미국 캐나다 등에 정체불명의 씨앗이 배달돼 논란을 일으켰던 대만발 주소지와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소방 등에 따르면 지금까지 발견된 소포는 방사능, 화학물질, 생화학 간이검사에서 모두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경찰은 울산 소포의 경우 피해자가 발생한 만큼 정밀검사를 위해 봉투와 공기 시료를 국방과학연구소에 보냈다. 경찰은 온라인 쇼핑몰의 실적과 평점을 조작하기 위해 주문하지 않은 물건을 아무에게나 발송하는 이른바 ‘브러싱 스캠’일 가능성도 열어두고 수사 중이다. 의심사례가 이어지자 우정사업본부는 유사 유형의 국제 우편물 반입을 일시 중단했다. 이미 국내 반입된 우편물은 안전을 확인한 후 배달할 예정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외국에서 주문하지 않은 우편물을 받은 경우 개봉하지 말고 즉시 가까운 경찰서나 112로 신고해달라”고 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지구온난화와 엘니뇨의 영향으로 전 세계가 역대 가장 높은 기온을 보이는 가운데 올해보다 내년이 더 더울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기후 과학자들은 20일(현지 시간) 워싱턴 본부에서 기후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역대급 폭염이 올해에 이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개빈 슈미트 고다드우주연구소 소장은 “올해 말에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엘니뇨로 인해 내년이 올해보다 더 더운 해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NASA가 올해보다 내년 더위가 더 심해질 것으로 내다보는 이유는 올해 무더위는 아직 엘니뇨의 영향을 본격적으로 받지 않았다는 분석 때문이다. 엘니뇨는 동태평양 적도 부근의 수온이 평년보다 0.5℃ 이상 높아지는 현상이 5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태다. 수온 상승은 통상 봄~여름에 시작돼 겨울에 정점을 찍어 그 영향은 다음해에 이어진다. 올해의 수온 상승도 3~4월에 시작돼 아직 엘니뇨가 더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진 않은 상태다. 현재 전 세계 기온은 엘니뇨의 영향이 본격화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NASA 고다드우주연구소의 지구지표기온분석(GISTEMP)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이 역대 6월 중 가장 더운 달로 기록됐다. 유럽연합(EU)의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15일까지가 1940년 관측 이래 가장 더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슈미트 소장은 “올해가 기록상 가장 더웠던 해가 될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했다. 학계 일각에서는 올해 수온 상승이 평년보다 2℃ 이상 높아지는 ‘슈퍼 엘니뇨’가 발생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올해를 제외하고 역대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된 2016년에도 직전년도와 해당년도에 슈퍼 엘니뇨 현상이 일어났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인간 조종사 없이 로봇이 운전하는 항공기가 머지않은 미래에 하늘을 누빌 것으로 전망된다. KAIST는 항공기 시동부터 이착륙 등 전 과정을 수행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인간형) 파일럿 ‘파이봇’을 개발해 19일 공개했다. 항공기를 운행하는 휴머노이드 ‘파이봇’의 특징은 ‘챗GPT의 두뇌’와 ‘휴머노이드 로봇의 신체’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로봇에 기본적인 시동과 운행, 이착륙에 필요한 조작법이 입력돼 있고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로봇이 연결된 챗GPT에 대처 방법을 문의하는 구조다. 이 경우 챗GPT는 항공기 조작 매뉴얼과 비상 상황 대처 절차 등을 다시 로봇에 전달한다. 현재는 오픈AI의 챗GPT를 사용해 비행 중에도 서버와 상시 통신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향후 챗GPT를 대신해 조종 관련 지식에 특화된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자체적으로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에도 항공기에 로봇 손과 같은 기계장치를 부착해 조종사를 보조하는 연구가 진행된 바 있다. 하지만 완전히 사람을 대체할 목적으로 개발된 ‘휴머노이드 조종사’는 세계 최초라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책임자인 심현철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는 “무인항공기는 처음부터 항공기를 무인 전용으로 설계해야 하지만 이번 기술은 기존 항공기에 조종사 대신 로봇이 탑승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범용성’이 넓다”고 설명했다. 현재 파이봇은 비행 시뮬레이션 단계에서 성능을 입증했다. 현재 사람이 없는 상태에서의 항공기 조종은 항공안전법상 불가능하다. 이러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궁극적으로는 전투 목적으로 사용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KAIST 역시 ‘파이봇’을 군용기나 장갑차 등 군용 활용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화 방안을 모색 중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사람이 아닌 AI에게 무기를 쥐여 주는 데 대한 윤리적 우려도 제기된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인간 조종사 없이 로봇이 운전하는 항공기가 머지 않은 미래에 하늘을 누빌 것으로 전망된다. KAIST는 항공기 시동부터 이착륙 등 전 과정을 수행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인간형) 파일럿 ‘파이봇’을 개발해 19일 공개했다. 항공기를 운행하는 휴머노이드 ‘파이봇’의 특징은 ‘챗GPT의 두뇌’와 ‘휴머노이드 로봇의 신체’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로봇에 기본적인 시동과 운행, 이착륙에 필요한 조작법이 입력돼 있고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로봇이 연결된 챗GPT에 대처 방법을 문의하는 구조다. 이 경우 챗GPT는 항공기 조작 매뉴얼과 비상상황 대처절차 등을 다시 로봇에게 전달한다. 현재는 오픈AI의 챗GPT를 사용해 비행 중에도 서버와 상시 통신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향후 챗GPT를 대신해 조종 관련 지식에 특화된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자체적으로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에도 항공기에 로봇 손과 같은 기계장치를 부착해 조종사를 보조하는 연구가 진행된 바 있다. 하지만 완전히 사람을 대체할 목적으로 개발된 ‘휴머노이드 조종사’는 세계 최초라는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책임자인 심현철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는 “무인항공기는 처음부터 항공기를 무인 전용으로 설계해야 하지만 이번 기술은 기존 항공기에 조종사 대신 로봇이 탑승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범용성’이 넓다”고 설명했다. 현재 파이봇은 항공안전법에 따라 실제 비행이 불가해 비행 시뮬레이션 단계에서 성능을 입증한 단계다. 이러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궁극적으로는 전투 목적으로 사용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KAIST 역시 ‘파이봇’을 군용기나 장갑차 등 군용 활용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화 방안을 모색 중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사람이 아닌 AI에게 무기를 쥐어주는 데 대한 윤리적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 2월 네덜란드에서 열린 ‘군사적 영역에서의 책임있는 AI에 관한 장관급 회의’에서는 한국, 미국, 중국 등 정부 관계자들이 “각국이 군사 영역에서 책임있는 AI 사용을 위한 국가 차원의 원칙을 개발하도록 권한다”는 내용의 ‘공동 행동 촉구서’를 공개한 바 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정부가 연구개발(R&D) 예산을 원점 재검토하기로 해 연구 현장에서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출연금을 대폭 삭감하라는 정부 지침으로 내년 연구 사업이 졸속으로 구성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R&D 이권 카르텔에 의한 예산 ‘나눠 먹기’ 행태를 없애고 양자, 바이오 등 국가전략 연구에 예산을 집중 투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출연연 관계자들은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과학기술혁신특별위원회 간담회에 참석해 “출연연의 출연금을 20% 삭감하라는 지침에 따라 각 기관은 2, 3일 만에 내년 예산을 졸속으로 재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윤석열 대통령이 R&D 예산 재검토를 지시한 뒤 예산 법정 제출 기한인 같은 달 30일까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혁신본부에 수정 예산안을 내야 했다는 설명이다. ● 예산 삭감으로 2개 만들던 태양광 무인기 1개로 축소 출연연의 예산은 국회 승인을 통해 정부가 직접 출연하는 예산인 ‘출연금’과 연구자들이 정부의 연구 과제를 수탁하는 ‘정부 수탁과제(PBS)’로 나뉜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산하 25개 출연연의 평균 출연금 비중은 49.8%로 전체 연구비의 절반 수준이다. 출연연 연구원들은 정부 지침에 따라 출연금의 20%가 삭감되면 상대적으로 사업성이 떨어지는 기초과학 분야의 연구비가 삭감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원천 기술을 연구하는 부서 하나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제동국 ETRI 책임연구원은 “국방부 과제, 기업 공동 과제는 삭감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결국 원천, 기초 연구가 주요 삭감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당초 ‘성층권 태양광 무인기’ 개발을 위해 무인기 2대를 개발할 예정이었지만 이번 연구비 재조정 과정에서 25억 원이 삭감되며 1대만 만들게 됐다. 신명호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 항우연 지부장은 “처음 해보는 연구이기 때문에 실험 중 기체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1대가 망가지면 실험 전체가 실패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나눠 먹기’ 식 R&D 예산 집행 근절할 것이런 혼란 속에서도 정부는 R&D 예산 재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31조 원에 이르는 R&D 국가 예산이 국가 전략 사업과는 별개로 학연 등에 따라 연구자별로 분산 배정되는 ‘나눠 먹기’식 관행을 없애겠다는 취지다. 각 부처의 R&D 사업은 한국연구재단,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등 과제 관리 기관을 통해 대학과 연구기관이 집행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과제 관리 기관과 연구자 사이의 카르텔이 형성돼 정작 필요한 연구에 예산이 투입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이번 조정안으로 국제협력을 강화하고 국가 전략 사업을 중심으로 예산을 집중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 혁신본부 관계자는 “지난해에 예산을 받았던 사업은 까다로운 검토 없이 다음 해에 예산을 배정하는 것이 그간 관례였다”며 “내년 예산안부터는 이런 관례 없이 국가 차원에서 필요한 연구인지를 확인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 현장에서는 정부가 국제협력을 강화하려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장기적인 관계 형성과 외교적 노력이 필요한 만큼 해당 연구 비중을 갑자기 높이는 건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나라와 상대국의 기술 수준을 검토하고 장기적인 관계 형성을 해야 가능한 일이라는 것이다. 한 출연연 관계자는 “연구 현장에서 급하게 기획한 국제협력이 현실적으로 어느 정도 가능한지 의문”이라며 “국제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엔 공감하지만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한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알츠하이머로 인한 인지기능 저하를 늦출 수 있는 치료제가 잇따라 개발되고 있다. 현재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의 신약 ‘도나네맙’이 알츠하이머 초기 진행을 늦추는 것으로 17일(현지 시간) 의학저널 ‘미국의학협회지’에 보고됐다. 일라이 릴리의 존 심스 박사팀에 따르면 초기 알츠하이머 증상을 보인 평균 연령 73세의 환자 1736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도나네맙을 복용한 환자는 가짜 약(위약)을 복용한 환자 대비 인지 저하 속도가 약 35%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기억력 및 사고력 감퇴가 나타난 초기 상태에서 곧바로 약물치료를 시작하면 치매 진행을 60% 가까이 늦출 수 있다는 데이터도 새롭게 공개됐다. 일라이 릴리는 이날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위해 도나네맙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결과는 올해 말경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도나네맙이 정식 승인을 받게 되면 2021년 조건부 승인을 받은 ‘아두카누맙’과 이달 6일 정식 승인을 받은 ‘레카네맙’에 이어 세 번째 치매 치료제가 탄생하게 된다. 현재 학계에서는 뇌 내에서 ‘아밀로이드’라는 물질이 응집돼 ‘덩어리’를 이룬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신경세포의 기능을 방해해 알츠하이머를 유발한다고 알려졌다. 이 세 치료제는 모두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작용을 활용했다. 다만 아직 초기 환자에게만 효과가 나타나고, 뇌출혈이나 뇌부종 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FDA는 레카네맙에 대해 가장 높은 위험 경보인 ‘블랙박스 경고’를 내린 바 있다. 도나네맙 또한 일부 투약 환자에게서 뇌부종과 출혈 등 부작용이 발생했다. 국내 기업들도 치매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세포치료제 개발 기업 ‘엔케이맥스’는 16일(현지 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2023 알츠하이머협회 국제회의’에서 자사 후보 치료제 ‘SNK01’의 임상1상 중간결과를 공개하며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바이오 업체 ‘아리바이오’는 경구용 치매치료제 후보물질의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알츠하이머로 인한 인지기능 저하를 늦출 수 있는 치료제가 잇따라 개발되고 있다. 현재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의 신약 ‘도나네맙’이 알츠하이머 초기 진행을 늦추는 것으로 17일(현지 시간) 의학저널 ‘미국의학협회지’에 보고됐다. 일라이 릴리의 존 심스 박사팀에 따르면 초기 알츠하이머 증상을 보인 평균 연령 73세의 환자 1736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도나네맙을 복용한 환자는 가짜 약(위약)을 복용한 환자 대비 인지 저하 속도가 약 35%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기억력 및 사고력 감퇴가 나타난 초기 상태에서 곧바로 약물치료를 시작하면 치매 진행을 60%가까이 늦출 수 있다는 데이터도 새롭게 공개됐다. 일라이 릴리는 이날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위해 도나네맙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결과는 올해 말 경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도나네맙이 정신 승인을 받게 되면 2021년 조건부 승인을 받은 ‘아두카누맙’과 지난 6일 정상 승인을 받은 레카네맙에 이어 세 번째 치매 치료제가 탄생하게 된다. 현재 학계에서는 뇌 내에서 ‘아밀로이드’라는 물질이 응집돼 ‘덩어리’를 이룬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신경세포의 기능을 방해해 알츠하이머를 유발한다고 알려졌다. 이 세 치료제는 모두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작용을 활용했다. 다만 아직 초기 환자에게만 효과가 나타나고, 뇌출혈이나 뇌부종 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FDA는 레카네맙에 대해 가장 높은 위험 경보인 ‘블랙박스 경고’를 내린 바 있다. 도나네맙 또한 일부 투약 환자에게서 뇌 부종과 출혈 등 부작용이 발생했다. 국내 기업들도 치매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세포치료제 개발 기업 ‘엔케이맥스’는 16일(현지 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2023 알츠하이머협회 국제회의’에서 자사 후보 치료제 ‘SNK01’의 임상1상 중간결과를 공개하며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바이오 업체 ‘아리바이오’는 경구용 치매치료제 후보물질의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지구 곳곳이 펄펄 끓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사막 지역 데스밸리가 최고기온 53.3도를 찍을 것으로 예보되고 대서양 건너편 이탈리아는 올 5월 ‘100년 만의 폭우’에 이어 이번 주 유럽 역대 최고기온 48.8도를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인도 등 아시아 곳곳은 폭우로 인한 물난리를 겪고 있다.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올여름에는 ‘슈퍼 엘니뇨’(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1.5도 이상 올라가는 현상)까지 예고되면서 폭우, 폭염, 가뭄과 산불 같은 이상기후 현상이 증폭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美 “데스밸리 16일 53.3도 예측” 미 국립기상청(NWS)은 14일 남서부 16개 주에 폭염 경보와 주의보를 발령했다. 미국 인구 3분의 1이 넘는 약 1억1300만 명이 폭염 아래 놓인 것이다. NWS는 남서부 지역이 열돔(heat dome)에 갇히면서 이 지역 수십 개 기상관측소가 15일 자체 역대 최고기온 기록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보했다. 세계에서 가장 더운 지역에 속하는 캘리포니아 데스밸리는 15일 50도를 기록했다. 데스밸리는 16일 역대 최고기온인 53.3도를 찍을 것으로 예측된다. 기상 관측 이래 지구 최고기온 기록(2013년 데스밸리의 54도)에 육박한다. 15일 48도까지 치솟은 미 남서부 애리조나주 주도 피닉스와 주변 지역에는 수천 명이 이용할 수 있는 임시 냉방센터가 들어섰다.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도 더위를 피할 수 있는 휴식처가 곳곳에 설치됐다. NWS 라스베이거스 지부는 “일반적인 사막 폭염이 아니다. 사막에 사는 사람들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대서양 건너편도 마찬가지다. 유럽은 남부를 중심으로 불볕더위에 신음하고 있다. 올 5월 100년 만의 폭우로 13명이 숨진 이탈리아에 이번에는 폭염이 닥쳤다. 이탈리아 보건부는 15, 16일 로마, 볼로냐, 피렌체를 비롯한 16개 도시에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이탈리아에서 두 번째 큰 섬인 사르디니아에는 2021년 8월 시칠리아에서 기록된 48.8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이번 주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리스에서는 수도 아테네의 관광지 아크로폴리스가 방문객 보호를 위해 지난 주말 동안 가장 더운 시간에 문을 닫았다. 스페인에선 라팔마섬 산불이 크게 번지면서 약 4500ha 임야가 소실됐고 주민 수천 명이 긴급 대피했다. 유럽 최북단 노르웨이 감비크 지역도 기온이 13일 28.8도까지 치솟았다. 북극권 사상 최고기온 기록(1964년 7월 27.6도)을 59년 만에 갈아치웠다.● 전례 없는 폭염-폭우 동시에아시아 곳곳에는 폭우가 쏟아졌다. 일본 북동부 아키타현에는 14, 15일 이틀 동안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아사히신문은 “24시간 기준 강우량이 관측 사상 최대인 202.5mm로 집계되면서 하루 만에 7월 한 달 분량의 강우량을 넘겼다”고 전했다. 지난달 1일부터 우기가 시작된 인도에서는 폭우와 산사태가 이어져 624명이 숨졌다. 전문가들은 올해 폭우와 폭염이 동시에 덮치는 원인 중 하나로 엘니뇨를 지목한다. 엘니뇨가 발달하면 지구 표면 온도가 올라가 폭염 가능성이 높아진다. 덩달아 증발하는 바닷물의 양이 늘어 대기 중에 수증기가 많아지는 데다 더운 공기는 더 많은 수분을 담을 수 있어 비가 내리는 지역에선 더 많은 비를 뿌리게 된다. 지난달 지구 기온은 이미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미 항공우주국(NASA) 고더드우주연구소 지구지표기온분석(GISTEMP) 시스템에 따르면 올 6월 평균기온은 1951∼1980년 당시보다 1.07도 높았다. 유럽연합(EU)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 미 해양대기청(NOAA)도 지난달이 ‘역대 가장 더운 6월’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폭우 발생시 홍수 등 재해에 취약한 지역을 실시간으로 예측하고 디지털 가상공간에 이를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기술로 홍수 등 재난을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원은 지난 100여 년간의 홍수 데이터와 현재 내리는 강수량 등을 종합해 실제 홍수가 발생할 경우 어떤 시설이나 지형이 침수 등에 취약한지 시각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령 서울 광화문 일대에 대형 호우가 내리면 이 지역의 과거 홍수 데이터와 앞으로 내릴 강수량 등을 인공지능(AI)이 분석해 어떤 시설과 지역이 침수에 취약한지 ‘디지털 가상공간’에서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기술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하천변 등 과거 피해가 많은 지역을 가상공간으로 만들어 가상홍수를 재현하는 것도 가능하다. 비가 내리지 않는 평상시에도 해당 지역의 어느 부분이 홍수에 취약하고 어느 시설을 정비해야 하는지 등을 지자체가 확인하고 미리 대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원은 경북 예천군 한천, 부산 에코델타시티, 경남 김해시 대청천에 테스트베드를 구축해 해당 시스템을 시범 운영중이다. 향후 희망하는 지자체 등과 협업해 유튜브 등 플랫폼에서 실제 시민들이 개발된 기술을 확인할 수 있도록 상용화할 계획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실제 지자체의 요구에 따라 적용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이 개발된 상황”이라며 “유튜브나 지자체 자체 플랫폼을 통해 (시민들이) 가상공간 등을 시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사진)이 환자 치료와 바이오 연구를 병행하고 있는 의사 겸 과학자들과 만나 “의사과학자들이 학부 과정부터 독립적인 연구자로 성장하기까지 촘촘하게 지원하겠다”고 12일 말했다. 의사 면허를 갖췄을 뿐 아니라 공학 및 기초과학 능력까지 겸비한 ‘의사과학자’ 수요가 높아지자 정부도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 장관은 이날 삼성서울병원에서 의사과학자 20여 명과 만나 현장 의견을 들었다. 이 간담회에 참석한 모지훈 단국대 의대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연구자들의 가장 큰 고민은 연구 과제를 수주하는 과정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보상 문제”라며 “의사과학자 양성 단계에서 지속적인 연구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알츠하이머 치료제 임상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바이오 기업 ‘아리바이오’의 정재준 대표는 “최근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레켐비’의 경우 의사과학자들이 개발 초기에 참여했다면 더욱 효율적인 약물 개발이 가능했을 것”이라며 “의사과학자에 대한 국내 수요는 높지만,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해 바이오 특화 인공지능(AI) 대학원 신설, 의과대학 내 의료 AI 정규과정 개설 등을 통해 바이오 전문지식과 디지털 기술을 겸비한 ‘양손잡이형 융합인재’를 양성한다는 계획이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삼성, 애플 등의 기업이 자기 제품에 필요한 반도체 설계를 자체적으로 하는 것처럼, 병원에서 쓰이는 최첨단 장비에 도입되는 반도체도 병원 스스로 설계해야 하는 날이 곧 다가올 겁니다” 의사이면서 동시에 기초과학과 인공지능(AI) 등 공학 능력도 갖춘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김하일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는 “우리니라 의사들이 환자 진료 능력은 뛰어나지만 정작 병원의 첨단장비는 해외에서 개발되는 것들이 대부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백신 및 신약연구, 의료 데이터를 활용한 AI 개발을 수행하기 위해 ‘의사과학자’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각 교육기관과 정부에서는 의학과 과학을 동시에 공부한 의사를 양성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환자 치료와 바이오 연구를 병행하고 있는 의사 겸 과학자들과 만나 “의사과학자들이 학부 과정부터 독립적인 연구자로 성장하기까지 촘촘하게 지원하겠다”고 12일 말했다. 의사 면허를 갖췄을 뿐 아니라 공학 및 기초과학 능력까지 겸비한 ‘의사과학자’ 수요가 높아지자 정부도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 장관은 이날 삼성서울병원에서 의사과학자 20여 명과 만나 현장 의견을 들었다. 이 간담회에 참석한 모지훈 단국대 의대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연구자들의 가장 큰 고민은 연구 과제를 수주하는 과정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보상 문제”라며 “의사과학자 양성 단계에서 지속적인 연구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알츠하이머 치료제 임상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바이오 기업 ‘아리바이오’의 정재준 대표는 “최근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레켐비’의 경우 의사과학자들이 개발 초기에 참여했다면 더욱 효율적인 약물 개발이 가능했을 것”이라며 “의사과학자에 대한 국내 수요는 높지만,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국내 한 대형 바이오 기업 관계자도 “코로나 관련 백신이 처음 개발됐을 때 한국에서 이를 연구할 수 있는 인력이 100명 미만이었다. 신약 개발을 위해 의사과학자가 더 육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해 바이오 특화 인공지능(AI) 대학원 신설, 의과대학 내 의료 AI 정규과정 개설 등을 통해 바이오 전문지식과 디지털 기술을 겸비한 ‘양손잡이형 융합인재’를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삼성서울병원 등 전국 6개 병원에 ‘혁신형 미래연구센터’를 구축하고 센터당 연 20여억 원을 투입해 의사과학자들의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융합연구지원센터 소장을 맡고 있는 김용길 교수는 “실제 병원 현장에서 의료데이터를 통해 AI 알고리즘을 구축하는 의료 기반 빅데이터 사업에서도 관련 분야를 전공한 의사들의 수요가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각 교육기관에서도 전국 과학기술원을 중심으로 의사과학자 양성에 뛰어들었다. KAIST는 별도의 의대 정원 TO를 확보해 4년간 의사(MD) 교육을 실시하고 4년간 과학 및 공학(phD) 교육을 실시하는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UNIST는 울산대 의대와 협력해 의예과 1학년부터 대학원까지 전 과정에 걸쳐 의사과학자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절대적인 인력 양성과 함께 배출된 의사과학자들이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적절한 보상체계를 갖출 유인책이 다양해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초과학이나 AI 등에서 전문성을 갖추고도 수입원 등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다시 안정적인 임상 분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다. 의사과학자 출신의 한 벤처기업 대표는 “현재 전반적인 산업계에서 일반적인 의사가 받는 수입이나 안정성을 제공할 만큼의 능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인력 양성도 중요하지만, 의사과학자 수요의 토대가 되는 산업계와 학계의 성장이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와 5110억 원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고 10일 공시했다. 4일 화이자와 1조2000억 원 수준의 CMO 계약을 체결한 후 1주 만에 또다시 대형 계약을 성사시킨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약 반 년 만에 창사 이후 처음으로 연간 수주금액 2조 원을 돌파했다.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노바티스가 지난해 6월 체결한 1000억 원대 투자의향서(LOI)의 본계약에 해당한다. 1년여 만에 계약금액이 5배가량 증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회사의 높은 생산 품질에 대한 노바티스의 신뢰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한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2월부터 글락소스미스클라인, 일라이 릴리, 호프만라로슈 등 글로벌 제약사들과 꾸준히 위탁생산 계약을 성사시키며 반 년 만에 총 2조3387억 원의 수주액을 달성했다. 이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기존 최대 수주 기록은 2020년 달성한 1조9374억 원이다. 이달 들어 노바티스, 화이자와 맺은 계약금액만 약 1조7000억 원 수준으로 지난해 전체 수주금액(1조7835억 원)에 육박한다. 글로벌 빅파마와의 잇따른 계약 체결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 능력과 신속한 기술 이전 기간 등이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천 송도에 2011년 3만 L를 생산할 수 있는 1공장을 시작으로 2013년, 2015년 각각 2, 3공장을 증설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0년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인 4공장(24만 L)을 착공해 올 6월 완전 가동에 돌입했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총 생산능력은 60만4000L로 세계 최대 규모다. 현재 회사는 올해 4월 18만 L에 이르는 제5공장을 2025년 4월 완공을 목표로 추가 착공한 상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타깃으로 5공장 수주를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6일(현지 시간)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가 세계 최초로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정식 승인을 받아 관련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유력한 위탁생산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레켐비 개발사 중 하나인 바이오젠과 10여 년간 협력해 왔다. 바이오젠과는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00% 지분을 소유해 자회사로 편입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합작 설립한 바 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부지 안에 있는 오염수를 방류할 경우 10년 뒤 제주 남동쪽 우리 바다에 도착하는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 농도는 2021년 우리 해역 삼중수소 농도의 10만분의 1 수준일 것이라고 정부가 밝혔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오염수 방류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내용이 담긴 정부의 ‘과학·기술적 검토 보고서’를 공개했다. 2021년 8월 일본의 방류 계획 발표 직후부터 자체 안전성 검토에 나선 정부는 올 5월 원전 현장을 방문해 핵심 설비를 점검한 뒤 이날 자체 검토 보고서를 발표했다. 정부는 보고서에서 오염수 방류 4∼5년 뒤부터 제주 인근 해역으로 삼중수소의 미량 유입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봤다. 방류 10년 후에는 제주 남동쪽 100km 지점 해상에 도달하는 삼중수소 농도가 L(리터)당 0.000001Bq(베크렐) 안팎일 것이라고 분석됐다. 이는 “2021년 측정된 우리 바다의 평균 삼중수소 농도(L당 0.172Bq) 10만분의 1 수준(0.001%)”이라고 정부는 밝혔다. 삼중수소를 제외한 세슘 등 62종의 방사성 물질은 일본 도쿄전력의 정화시설인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통해 충분히 정화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결론이다. 정부는 보고서에서 “(도쿄전력이) 2013∼2022년 매년 1회씩 ALPS를 거친 오염수의 62개 핵종 농도를 분석했다”며 “그 자료를 분석한 결과 ALPS의 성능이 안정화되면서 2019년 5월 이후 ‘배출 기준치’를 넘긴 경우는 없었다”고 했다. 지진 등이 발생해 오염수 처리시설의 전원이 꺼지거나 설비가 고장났을 때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막을 수 있는 제어 장치도 마련돼 있다고 정부는 밝혔다. 일본 도쿄전력이 오염수를 방류하기 전까지 최소 8단계에 걸쳐 방사능 수치를 점검하고, ‘기준치’를 넘긴 오염수의 방류를 언제든지 중단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 정부의 결론이다. 정부는 일본 측에 ‘정화시설 필터에 대한 점검 주기 단축’ ‘5개 방사성 핵종에 대한 추가 측정’ ‘주민 피폭선량 평가 및 공개’ 등 안전한 방류를 위한 권고 사항을 전달했다고도 했다. 정부는 “오염수 처리가 계획대로 지켜진다면 국제적인 배출 기준과 목표치에 부합한다는 것”이라며 “계획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송진호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정부가 일본 측에 ‘(우리가) 독립적으로 시료를 채취하게 해 달라’는 식으로 움직이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예상을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 답정너 결론”이라고 비판했다.“ALPS 거친뒤 세슘 등 62종 기준 이하… 日에 점검주기 단축 권고” 정부 “오염수 처리 계획 과학적 검토”“삼중수소 희석시킬 설비 갖춰… 방류전 최소 8단계 걸쳐 점검지진 경보땐 수동으로 밸브 차단… 韓연구진 현지서 방류 모니터링… 한일, 신속한 정보공유 채널 추진” “정화시설을 거친 오염수에서 2019년 5월부터는 방사성 물질이 배출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되지 않았다. 여러 번 고장이 난 (정화시설) 필터에 대해서는 점검 주기를 단축해야 한다고 일본 측에 권고했다.”(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 7일 정부가 공개한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계획에 대한 과학·기술적 검토 보고서’에는 오염수를 정화하는 ‘다핵종제거설비(ALPS)’의 성능에 대한 검토 내용이 상세하게 담겼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4일 오염수 방류 계획에 대한 최종 평가 보고서를 내면서 규제기관의 역량 등 방류 과정 전반에 초점을 맞춘 것과는 다른 점이다.① ALPS로 충분히 정화할 수 있나 ALPS는 세슘과 스트론튬 등 오염수에 녹아있는 62종의 방사성 물질을 ‘흡착 필터’를 통해 거르는 역할을 한다. 정부는 5월 후쿠시마 원전을 방문해 조사한 결과 등을 바탕으로 ALPS의 정화 성능에 대해 “2019년 중반부터는 (62종의) 방사성 물질을 모두 배출 기준치 이내로 정화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ALPS 도입 초기인 2013∼2019년에는 정화된 오염수에서도 6개 방사성 물질이 기준치를 넘겨 검출됐다. 흡착 필터의 교체 주기를 당기는 등 변화가 이뤄지면서 ALPS의 성능도 2019년 중반부터는 향상됐다는 것이다. 정부는 “흡착재 교체나 점검이 적기에 이뤄진다면 성능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며 “‘크로스플로’ 필터가 다양한 이유로 고장 난 적이 있는 만큼 현재 3년 단위인 점검 주기를 단축할 필요가 있어 일본 측에 권고했다”고 했다.② 삼중수소는 방류 전 충분히 희석되나 정부는 일본 도쿄전력에 대해 ALPS로 제거할 수 없는 ‘삼중수소’를 바닷물로 충분히 희석시킬 설비를 갖추고 있다고 결론 내렸다. 도쿄전력은 오염수 방류 전 바닷물을 섞어 삼중수소를 최대한 희석해 배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이럴 경우 해수 공급 능력이 중요해진다. 정부는 보고서에서 “삼중수소 배출 목표치(L당 1500Bq·베크렐 미만)를 맞추기 위한 희석용 해수를 공급할 능력이 충분하다”며 “해수 희석 후 오염수의 삼중수소 농도는 (목표치보다 낮은) L당 1468Bq로 예상된다”고 했다. ③ 충분한 방사능 점검 후에 방류하나 정부는 오염수 방류 전 최소 8단계에 걸쳐 방사능 농도 점검이 이뤄진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오염수 안의 방사성 물질 농도가 배출 기준치 이상으로 확인될 경우 자동으로 오염수 방출이 중단된다는 것이다. 정부는 정화된 오염수를 보관하는 K4탱크에서 임의로 오염수 시료를 채취해 방사능 검사를 진행하더라도 비슷한 농도의 방사성 물질을 검출해낼 수 있다는 결론도 내렸다. ④ 지진 등 발생하면 오염수 누출 우려 없나 지진 등 자연재해가 발생해 시설이 파손되거나 전기가 끊기는 경우에도 오염수가 곧바로 바다로 누출되지 않는다고 정부는 밝혔다. 정부는 “지진 경보 등이 있을 경우 설비를 수동 정지할 수 있다”며 “보관 탱크가 파손된 경우에도 제방 등 장치가 마련돼 있어 오염수가 바다로 방출되지 않는다”고 했다. 정부에 따르면 전기 공급이 끊기는 경우, 각종 설비가 고장 나는 경우에는 오염수 보관 탱크 등에 설치된 긴급 차단 밸브가 자동으로 닫힌다. ⑤ 방류 뒤 한국 정부가 안전성 모니터링할 수 있나 정부는 “이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우리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NRA) 간에 신속한 통보를 하고, 상황을 공유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며 “(방류 오염수가) 배출 기준에 적합한지를 확인하기 위해 단계별로 (도쿄전력의) 측정값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IAEA에서 일본 오염수 방류 계획을 검토했던 한국인 연구진도 그대로 남아 일본의 방류 과정을 모니터링하기로 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5일 부산 영도구에 위치한 HJ중공업 영도조선소. 길이 92m, 폭 21m의 거대한 배 한 척에선 진수·명명식을 하루 앞두고 막바지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지상의 크레인과 배 상판에 있는 조선소 직원들은 각종 장비를 배 위로 실어나르고 있었다. 이 배는 ‘바다 깊은 곳까지 탐사한다’는 의미를 담은 탐해(探海) 3호. 한국의 해저 지질 연구를 ‘대양’까지 끌어올릴 ‘바다 위의 연구소’다. 1868억 원에 이르는 대규모 연구개발(R&D) 예산이 투입된 이 배는 6일 진수·명명식을 가졌다. 1997년 취항해 26년여간 물리탐사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탐해 2호의 뒤를 이어 내년 4월부터 석유가스 등 해저 자원 탐사, 이산화탄소 해저 저장소 선정, 해저 지층구조 변화 탐지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건조비를 지원했고 한국지질자원연구원(지질연)에서 운용하게 된다. 탐해 3호는 ‘해저 3차원(3D) 지질정보’ 수집 능력에서 세계적으로 손에 꼽히는 능력을 갖췄다. 자원 탐사나 지층 구조 파악 등 해저 물리 연구를 위해서는 바닷속 지형구조를 3D로 파악하는 성능이 필수적이다. 해수면 위 스트리머의 길이와 개수 등이 배의 3D 탐사 능력을 결정한다. 탐해 3호는 기존 탐해 2호보다 4배 넓은 면적을 보다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 탐사 깊이도 기존의 2배 수준으로 개선됐다. 구남형 지질연 연구장비기술팀장은 “세계 최고 성능의 물리탐사선으로 꼽히는 일본 ‘카이메이’의 스트리머 길이가 3km, 4개 조인 데 반해 탐해 3호는 6km 규모 스트리머 8개를 탑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업용 탐사선이 아닌 연구선에서는 경쟁력이 높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탐해 3호는 스트리머가 측정하기 어려운 해저면의 ‘S파(가로로 움직이는 파동) 탐사’를 위해 해저면에 센서를 설치하는 ‘해저면 탄성파 노드 시스템’을 갖춘 것도 특징이다. 구 팀장은 “세계에서 유일한 ‘다목적 연구선’”이라고 의미를 밝혔다. 연근해 탐사에 머무르던 탐해 2호와 달리 항해 성능이 개선되고 항속거리도 긴 탐해 3호가 취항하면 태평양 등 ‘대양 탐사’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질연이 태평양 해저에 매장된 희토류의 전반적인 위치와 농도 등을 파악한 만큼 이를 바탕으로 탐해 3호의 실제 탐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질연이 완성한 ‘태평양 해저 희토류 지도’에 따르면 태평양 해저 0∼5m 기준으로 현재 희토류 매장이 확인된 지역은 159곳에 이른다. 희토류가 비교적 고르게 분포된 남위 30도, 서경 140도 부근 남태평양 1개 지역에서만 4860t가량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네오디뮴 등 핵심 5개 광종의 경제적 가치만 2400억 원에 이른다. 연구진은 희토류 매장 지역의 특성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서태평양 등 매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추가로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국제해저지각시추사업(IODP) 등 기존 국제 협력 프로젝트에서 시추코어 등을 통해 채취한 ‘시료’를 분석한 결과다. 해당 시추코어 주변으로 얼마나 넓게 희토류가 분포돼 있는지 등은 3D 범위에서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 실제 정확한 매장량을 확인하기 위해 탐사선을 몰고 직접적인 탐사를 해야 하는 이유다. 희토류를 쉽게 채굴할 수 있을 정도로 땅이 무른지 등도 직접 탐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이 연구를 주도한 김윤미 지질연 해저지질에너지연구본부 박사는 “탐해 3호를 통해 부존량이 높다고 추정되는 3개 지역을 선정해 우선적으로 탐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해저 3차원(3D) 지질정보 수집물 아래에 에어건을 쏴 음파를 발생시키고, 해수면 위에 긴 줄 모양의 구조물인 ‘스트리머’를 펼쳐 이 음파로부터 되돌아오는 탄성파를 수신하는 해저 탐사 방식이다.부산=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박건희 동아사이언스 기자 wissen@donga.com}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에 따른 전국적 우려와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원자력 방사선, 핵의학 분야 전문가들이 한데 모여 혼란·확산을 저지하고 나섰다. 과학기술한림원은 6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후 방류의 국내 영향’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정용훈 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 강건욱 서울대 핵의학과 교수, 김성환 대한방사선방어학회 부회장,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 등 원자력과 방사선 등에 관한 다방면의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정용훈 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오염수가 방출되더라도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현재 2011년 원전 사고 이후 후쿠시마 앞바다의 세슘 137농도는 리터당 1억 mBq(밀리베크렐)에 달했는데도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는 영향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핵종처리장치(ALPS) 등 충분한 안전처리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는 것이다. ALPS로 처리되지 않는 삼중수소에 대해서도 “후쿠시마 방류대상 탱크에 저장된 삼중수소의 무게는 2.2g 정도인데, 이는 동해바다에 비로 내리는 삼중수소의 양인 5g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라며 “설령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잡은 물고기만을 먹는다고 하더라도 피폭량이 1년에 100분의 1마이크로시버트(μSv)로 추정된다. 우리가 일반적인 식단을 통해 섭취하는 피폭량이 1년에 500마이크로시버트”라며 현재의 우려가 ‘과도한 우려’임을 강조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1마이크로시버트는 사람이 현재보다 10cm 높은 집으로 이사를 가서 1년간 사는 것만으로 피폭되는 수치다. 이날 강연에 토론자로 나선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현재 과학계발(發) 오염수 ‘괴담’을 ‘작심 비판’했다. 이 교수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괴담은 2008년 경험한 광우병 괴담과 유사하다고 본다. 과학적 사실이 철저히 무시되고 강성적이고 정치적 구호가 압도한다는 데서 그렇다”고 운을 뗀 뒤 “원자나 분자 수준의 입자는 지구 중력에 영향을 받지 않아 아래로 가라앉지 않는데, 과학계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세슘과 플루토늄은 무거워서 가라앉기 때문에 넙치하고 조개류는 조심해야한다’는 등의 괴담을 아무렇지 않게 퍼뜨리고 있다”며 ‘가짜 사이언스’가 난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후쿠시마 오염물질의 국내 유입에 대해서도 “실제로 유입된다는 건 맞아도 그 양이 너무 적어서 상식적인 수준에선 오지 않는다고 표현해야 한다”며 “과학기술계, 학계, 언론계 누구도 나서서 ’엉터리 과학‘에 대해 지적하지 않고 있다. 모두가 반성해야 할 지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국민 소득이 높고 집단주의 성향이 강한 나라 국민의 수면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간 개인의 건강 상태나 지리적 위치 등이 수면의 양과 질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들은 다수 있었다. 이번 연구는 문화적, 사회적 요인도 수면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밝힌 것이다.KAIST는 차미영 전산학부 교수팀과 영국의 노키아 벨 연구소가 근무시간, 스트레스, 운동량 등 사회적 요인이 수면의 질과 양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진이 지난달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미국, 캐나다, 스페인, 영국, 핀란드, 일본 등 11개국의 평균 취침 시간은 0시 1분으로 자정을 갓 넘겨서였다. 평균 기상 시간은 오전 7시 42분이었다. 가장 수면의 양이 적은 나라는 일본으로 평균 수면 시간이 7시간 미만이었다. 가장 오랜 시간 자는 나라는 핀란드로 8시간이었다.연구팀은 국내총생산(GDP)이 높거나 일본과 스페인처럼 집단주의 성향이 강한 나라의 경우 취침 시간이 늦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퀘르시아 노키아 연구소 박사는 “고소득 국가에서 업무 스케줄이 과도하고 근무시간이 길어지며 취침 시간이 늦어지고, 집단주의가 강한 스페인과 일본은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취침 시간이 지연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노키아의 스마트 워치를 착용한 11개국의 3만82명으로부터 4년간 수집한 5200만 건의 데이터를 활용해 나라별 취침 시간과 기상 시간, 수면의 질을 분석했다. 이후 개인주의적 성향, 국민 소득 등 문화적 특성을 정량화한 ‘문화 지표(culture index)’와 수면의 질과 양을 각각 통계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문화적 특성이 수면의 질에는 55%, 수면의 양에는 63% 정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연구에 참여한 박성규 강원대 교수는 “위도와 경도 등 지리적 요인보다 오히려 문화적 특성이 수면에 더 많은 영향을 미쳤다”며 “내가 살고 있는 곳의 문화가 수면의 많은 부분이 결정한다는 것이 의외의 결과였다”고 설명했다.다만 수면의 질은 운동을 통해 향상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의 분석 결과 걸음 수가 늘수록 더 빨리 잠들고, 덜 깨는 효과를 확인했다. 총 수면시간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이번 연구에 포함되지 않은 우리나라의 경우 2019년 싱가포르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취침 시간은 오후 11시 58분, 기상 시간은 오전 7시 7분으로 총 수면시간은 7시간 9분이었다. 11개국의 수면시간과 비교했을 때 일본 다음으로 적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앞으로는 인공지능(AI)을 공부한 의사, 의학을 배운 공학자가 양성된다. ‘의사과학자’를 키워 연구의 질을 높이고 융복합 분야의 창업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울산대 의대는 4일 이 같은 내용의 공동 커리큘럼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커리큘럼은 의학과 공학 분야에서 모두 역량을 갖춘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에 따라 현 울산대 의예과 1학년 학생 40명은 올해 9월부터 UNIST에서 AI, 데이터 사이언스 등 공학과 관련한 수업을 필수로 들어야 한다. UNIST에 ‘교환학생’으로 파견돼 총 7개 과목 중 6개 과목(18학점)을 들어야 한다. UNIST 학생들도 해당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의료데이터에 AI 기술을 적용해 실전 문제를 해결하는 ‘의과학 AI’, 의과학 분야에 통계 및 데이터 사이언스 기법을 적용하는 ‘의과학생물 통계’ 등 2개 필수과목과 3차원(3D) 바이오프린팅을 활용한 의수 조립을 배우는 ‘재활재생개론’ 등 5개 선택과목으로 구성됐다. 울산대 학생들은 UNIST에서 운영 중인 학생 연구·창업 동아리에도 참여하게 된다. 커리큘럼 내 각 교과목은 UNIST 전담 교원과 울산대 의과대 임상 교원이 공동으로 지도한다. UNIST와 울산대는 의사가 생명과학과 공학 분야에서 역량을 쌓으면 임상적 가치가 높은 연구가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조형준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는 “(코로나19) 감염병 사태에서 백신 개발을 주도한 이들은 의사과학자”라며 “의대에 진학하는 고급 인재들의 5%라도 의사과학자를 지망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면 이것은 국가적인 이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두 기관은 지난해 7월 학술교류협정을 맺고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해 ‘UNIST-울산대 의대 HST(Health Sciences and Technology) 프로그램’ 운영을 준비해 왔다. 미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하버드대 의대의 공동 인력 양성 프로그램인 ‘HST’에서 따온 이름이다. 기존에 시도된 의사과학자 양성 프로그램이 대학원 중심인 데 반해 학부부터 대학원까지 전 주기에 걸쳐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라는 게 차별점이다. 이번 커리큘럼 구축을 시작으로 양 기관은 울산대 의예과·본과 및 석·박사 과정을 공동 운영하는 ‘의사과학자 양성 프로그램’, UNIST 학생 대상 의공학자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의공학자 양성 프로그램’을 추가할 계획이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우주의 풀리지 않은 ‘95%의 비밀’에 다가가기 위한 유럽우주국(ESA)의 유클리드 망원경이 1일(현지 시간)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2021년 말 발사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등과 함께 우주의 기원을 밝힐 또 하나의 눈을 인류가 갖게 된 것이다. 유클리드 망원경은 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상쇄돼 관측에 적합한 ‘제2라그랑주점(L2)’에 머문다. 지구에서 약 150만 km 거리로, 제임스웹 및 가이아 우주망원경이 자리 잡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유클리드 망원경은 2029년까지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을 찾는 임무를 수행한다. 우주의 각각 70%, 25%를 차지한다고 추정되지만 아직 관측된 적이 없는 대상들이다. 제임스웹 망원경은 ‘다목적’ 망원경으로 별이나 은하와 같은 천체물질을 연구하기 위해 설계됐다. 반면 유클리드 망원경은 암흑물질이나 에너지 탐사에 특화돼 있다. 주 거울의 지름은 제임스웹이 6.5m, 유클리드가 1.2m로 차이가 있다. ESA 측은 “제임스웹은 먼 우주를 디테일하게 관찰할 수 있지만 유클리드는 보다 빠르고 광범위하게 움직여 관측 범위가 넓다”고 밝혔다. 홍성욱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유클리드가 더 넓은 영역을 관측할 수 있기에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을 연구하는 데 유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클리드가 관측 임무를 부여 받은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이 뭘까. 학계는 다양한 관측 결과를 통해 “우주는 팽창하고 있고, 속도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해 있다. 하지만 우주에 우리가 아는 별과 은하만 있다면 그 물질들 간 끌어당기는 중력에 의해 우주는 팽창하기는커녕 하나의 점으로 수축할 것이다. 결국 우리가 모르는 ‘미지의 에너지’, 즉 암흑에너지가 존재한다고 믿게 된 배경이다. 암흑에너지가 우주를 팽창시키는 힘이라면, 암흑물질은 중력과 관련이 있다. 나선은하를 관찰하면 빛은 중심부에 몰려 있고 바깥으로 갈수록 옅어진다. 만약 관측된 물질로만 구성돼 있다면 바깥으로 갈수록 회전속도가 줄어들겠지만, 실제 은하 중심부와 바깥은 회전속도가 같다. 알 수 없는 물질, 즉 암흑물질의 중력이 작용해서다. 유클리드는 최대 20억 개의 은하를 관측해 암흑에너지 및 암흑물질의 존재 여부를 밝혀내는 게 목표다. 멀리 관측되는 은하는 과거 우주의 모습이고, 가까운 은하일수록 현재 우주에 가깝기에 우주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유클리드는 빛이 천체의 중력으로 굴절되는 ‘중력 렌즈’ 현상을 관측하게 된다. 그 결과에서 원래 빛이 굴절되는 수치를 빼고 남은 게 암흑에너지나 암흑물질의 몫이라는 의미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안전성 문제를 놓고 정치권은 물론이고 학계에서도 각기 다른 의견들이 제기되며 국민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多)핵종처리장치(ALPS) 등 도쿄전력이 갖추고 있는 오염물질 처리 설비가 제대로 작동해 인체에 무해한 수준 이하로 오염물질이 방출된다면 객관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는 게 학계의 중론이다. 다만 오염수를 ALPS로 처리해 해양에 방출했던 전례가 없는 만큼 실제 기준치 이하로 방사성 물질이 저감됐는지 등을 공개하는 과학적 절차가 이뤄져야 오염수 방류를 둘러싼 논란이 사그라들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일본 ALPS로 오염수 반복 걸러 방출 현재 후쿠시마 원전에는 ALPS 처리를 거친 오염수 약 133만 t이 1068개 저장탱크에 보관돼 있다. ALPS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의 도시바가 개발한 설비로 흡착제를 이용해 64개 핵종 중 탄소-14와 삼중수소를 제외한 핵종 62종을 걸러낸다. 저장탱크의 오염수가 그대로 해양에 방출되는 것은 아니다. 방출하기 전에 시료 채취·분석 등을 통해 배출 기준치를 만족하는지를 확인한다. 만약 이 설비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면 기준치를 만족할 때까지 ALPS 처리를 반복한다. 현재 오염수의 안전성을 둘러싼 논쟁의 핵심은 ALPS로 충분히 걸러지지 않는 삼중수소다. 현재 오염수의 L당 평균 삼중수소 농도는 73만 Bq(베크렐·방사능 세기를 나타내는 단위)로 국내 기준(4만 Bq)의 18배가 넘는다. 도쿄전력은 오염수에 바닷물을 섞어 L당 1500Bq로 희석시켜 배출한다는 계획이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여러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단계별로 문제를 걸러낼 수 있도록 현재의 원자력 안전 시스템이 마련돼 있다”며 “방사성 폐기물 처리 과정은 세계적으로 합의가 돼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도쿄전력이 공개한 처리 과정을 거쳐 오염수가 방출된다면 국내에 실제 도달하는 방사성 물질의 양은 극소량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올 2월 발표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확산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방출된 삼중수소는 우리나라 관할 해역인 제주 바다 근처에 4, 5년 뒤부터 유입되기 시작해 10년 뒤에는 m당 0.001Bq 농도로 도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강건욱 서울대 핵의학과 교수는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이는 사람이 100억 년을 매일 먹어야 1년간 방사선 허용량에 도달하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ALPS 정상 가동 여부 등 일본 주장 검증 필요 다만 이는 ALPS가 정상적으로 운용됐을 때를 가정한 수치다. ALPS의 정상 운용 여부와 방출되는 오염수의 방사능 수치 등과 관련해 주변 국가 및 국제기구의 적극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꾸준하고 엄밀하게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원전에서 전 세계적으로 62종의 다핵종을 제거해 방출한 사례가 없다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다수의 국가에서는 정상 가동되는 원전에서 발생하는 액체폐기물을 ALPS와 유사한 방식으로 걸러내고 있지만, 세슘 등 소수의 핵종을 걸러내는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작은 플랑크톤에 쌓인 방사선 핵종이 이를 먹이로 하는 다수의 해양 생물에게 전달되면서 간접적으로 인체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런 이유로 ALPS 성능에 대한 우려나 삼중수소의 위험성 등에 대해 제기되는 우려 전체를 ‘괴담’으로 치부해선 안 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송진호 한양대 원자력핵공학과 교수는 “일본의 계획과 달리 실제로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며 “일본이 오염수를 배출하기 전 ALPS를 수차례 처리한 후의 핵종 농도를 공개하면 인접국의 불안감을 없앨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9일 바른언론시민행동과 바른청년연합이 주최한 ‘가짜뉴스, 반지성주의와 지역경제’ 토론회에서 정석근 제주대 해양생명과학과 교수는 “중국 황해 연안에서는 매년 후쿠시마보다 50배 많은 삼중수소가 방류되고 있고, 이 방류수는 우리나라 서해 남해로 유입됐다”며 “북태평양을 한 바퀴 돌아 최소 3년 뒤 국내로 유입되는 후쿠시마 방류수보다 중국 원전 방류수가 더 위험하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고 밝혔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금호타이어는 자동차의 연료 효율성을 높이고 주행 성능과 승차감을 갖춘 신제품 전기차용 타이어를 출시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전기차용 타이어는 일반 타이어와 비교해 낮은 회전 저항, 저소음, 높은 접지력과 내마모성 등의 특성을 갖는다. 최근에는 이뿐만 아니라 핸들링과 같은 드라이빙 퍼포먼스에도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최근 금호타이어는 전기차용 타이어 ‘마제스티9 EV SOLUS TA91’과 ‘크루젠 EV HP71’을 출시했다. 두 제품은 승차감과 제동 성능을 높이기 위해 고분산 정밀 실리카가 적용된 최적의 컴파운드를 사용했고, 일반 제품 대비 마모 성능과 제동력 등을 개선해 주행 안정성을 극대화했다. 특히 타이어 홈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딤플 설계’로 분산하는 ‘타이어 소음 저감기술’을 적용해 최적의 승차감을 제공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타이어 내부에 폼(Foam)이 부착된 공명음 저감 타이어를 옵션 사항으로 넣어 선택폭을 넓힌 것도 특징이다. 공명음 저감 타이어란 타이어 내부에 폴리우레탄 폼 재질의 흡음재를 부착해 타이어 바닥면과 도로 노면이 접촉하며 발생하는 소음을 감소시킨 저소음 타이어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2014년 타이어 소금 저감 신기술인 ‘K-사일런스 시스템’을 개발해 흡음재의 형상과 재질에 대한 국내·해외 특허 등록을 마친 상태다. 금호타이어는 현재 기아 ‘EV6’를 비롯해 폴크스바겐의 ‘ID.4 크로즈’ 차량에 크루젠 EV HP71을 공급하고 있다. 회사는 이 제품이 국내 에너지 소비효율등급제에서 회전저항계수 1등급을 획득했으며 주행 능력뿐 아니라 연비 감축으로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