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가인

구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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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구가인 기자입니다.

comedy9@donga.com

취재분야

2025-12-23~2026-01-22
미국/북미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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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치7%
아프리카3%
인사일반3%
중동3%
국제인물3%
국방3%
유럽/EU3%
기타10%
  • 예능 - 드라마 속 직장… ‘판타지’이거나 ‘호러’이거나

    자영업을 하는 박모 씨(32)는 tvN 드라마 ‘미생’의 열렬한 팬이다. 프로 바둑기사 입단에 실패한 젊은이가 대기업 무역상사에 계약직으로 입사한 후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를 그는 매주 ‘본방 사수’한다. 박 씨는 “취업난, 비정규직의 설움을 겪어봐서 남의 일 같지 않다. 대기업 경험이 없어서인지 세밀하게 그리는 조직 이야기도 흥미롭다”고 했다. 1% 남짓한 시청률에서 시작한 ‘미생’은 방영 3회 만에 3%대(닐슨코리아)를 돌파했다. 지난해 히트작 ‘응답하라 1994’보다 가파른 상승세다. 직장생활은 요즘 대중문화가 가장 주목하는 소재다. KBS2 ‘개그콘서트’의 ‘렛잇비’나 tvN ‘코미디 빅 리그’의 ‘리액션 스쿨’은 직장생활을 풍자한 내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가상 결혼과 가상 육아에 이어 가상 취업을 다룬 프로도 나왔다. tvN ‘오늘부터 출근’은 로이킴 봉태규 은지원 등 연예인의 가상 입사기를 보여주는 관찰 예능이다. 다음 달 13일 개봉하는 영화 ‘카트’는 대형마트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조명한다. 봇물처럼 쏟아지는 직장 소재 대중문화 콘텐츠는 일자리에 관한 관심이 그만큼 높고 절실함을 입증한다. 예전엔 직장생활이 누구나 하는 평범한 일상이었지만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결혼과 육아가 그렇듯 판타지와 호기심의 대상이 됐다. ‘오늘부터 출근’을 기획한 김석현 CJ E&M 부국장은 “기업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이 의외로 많다. 시청자들이 직장에 대한 궁금증과 관심이 높다는 생각에서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졸 출신이 대기업 비정규직으로 입사해 멋지게 성장하는 이야기(‘미생’)가 어느 영웅담 못지않은 카타르시스를 주는 이유도 그만큼 현실에서 실현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취업은 젊은층만의 관심사가 아니다. 12일부터 4부작 파일럿으로 방송 중인 KBS ‘나 출근합니다’는 중장년층이 재취업을 하는 과정을 담았다. 이남기 KBS PD는 “일반인들의 재취업 과정이 관심을 모을 수 있을지 우려했지만 예상보다 반응이 좋아서 정규 편성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직장을 배경으로 한 콘텐츠는 예전에도 많았다. 그러나 과거 대중문화 속 직장이, 여직원이 그룹 오너의 아들과 연애하는 공간이거나 소소한 갈등이 존재하는 곳이었다면 요즘의 직장은 훨씬 드라마틱하고 살벌해졌다. 대표적인 ‘오피스물’인 KBS ‘TV 손자병법’(1987∼1993년 방영)과 요즘의 ‘미생’을 비교해보자. 경제성장률이 두 자릿수에 가깝던 시절 제작된 ‘TV 손자병법’은 직장인인 등장인물끼리 소소한 오해와 갈등을 겪지만 금세 화해하는 가족극에 가까웠다. 반면 ‘미생’ 속 직장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인턴 등 계급이 다른 사람들 간 차별과 살아남기 위해 벌이는 영업 경쟁, 사내 정치가 살벌하게 오고가는 전쟁터에 가깝다. 비정규직 처우와 같은 노동 문제가 진지하게 부각되기도 한다. ‘미생’의 주인공은 인턴 면접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도 신분증 색깔이 다른 2년 계약직으로 입사한다. ‘카트’는 비정규직 해고 문제를 모른 척하는 정규직의 이기심을 꼬집는다. 이명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같은 공간에서 하는 일이 같더라도 신분이나 소속이 다른 사례가 늘다 보니 직장에서 개인과 개인, 집단과 개인의 갈등이 더 정교해지고 늘어났다. 대중문화 콘텐츠 역시 이 같은 변화를 반영한 것”이라고 해석했다.구가인 comedy9@donga.com·이새샘 기자   }

    • 2014-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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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글]커피콩 시계-의식 팔찌 등 ‘착한 상품’ 불티

    ‘커피콩 시계’가 화제다. 가운데 커피콩이 그려진 이 손목시계는 수익금의 30%를 필리핀 태풍 피해 지역과 몽골 보육원 등에 기부하는 것으로 알려진 해외 브랜드의 제품. 방송인 유재석이 18일과 25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에 차고 나온 뒤 ‘유재석 커피콩 시계’는 28일 오후까지도 포털의 검색어 순위 상위에 올라 있으며, 시계를 판매하는 온라인 사이트는 접속이 마비됐다. 해당 업체는 “협찬을 요청한 적은 없고 스타일리스트를 통해 우연히 시계가 전달된 것 같다. 폭발적인 반응에 놀랐다”고 밝혔다. 이처럼 수익금의 일부가 좋은 일에 쓰이는 ‘착한상품’이 연예인을 통해 홍보 효과를 누리고 있다. 수익금 전부를 위안부 할머니를 돕는 데 쓰는 사회적 기업 희움의 ‘의식 팔찌’는 아이돌 그룹 비스트가 방송에 차고 나온 뒤 날개 돋친 듯 팔렸다. 빈곤지역 아동을 돕는 ‘비커넥트 팔찌’ ‘유니세프 팔찌’ 등도 연예인 효과를 봤다. 사회적 기업의 관계자는 “연예인은 착한상품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개념 있다’는 말을 듣기 때문에 업체와 연예인 모두에게 좋은 윈윈 전략”이라고 말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201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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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시오패스를 완벽 재현한 소셜 스릴러

    (잠깐! 이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겉보기엔 완벽한 부부, 닉(벤 애플렉)과 에이미(로저먼드 파이크). 다섯 번째 결혼기념일에 에이미가 실종된다. 유명 동화 ‘어메이징 에이미’의 실제 주인공인 에이미가 사라지자 세상은 떠들썩해지고 남편 닉은 용의자로 몰린다. ‘나를 찾아줘’(원제 Gone Girl·사라진 여자)는 영화 ‘소셜 네트워크(2010년)’,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2008년),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로 국내에도 팬이 많은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10번째 영화다. 청소년 관람불가에 149분의 긴 상영시간에도 불구하고 23일 국내 개봉 후 나흘간 50만 가까운 관객이 들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부부 관계를 소재로 한 색다른 범죄 스릴러물을 정신과 전문의, 프로파일러, 영화평론가가 다른 시선으로 봤다.○ “나쁜 남자와 무서운 여자가 만나면…?” 2000년대 초 미국을 떠들썩하게 한 피터슨 부부 사건이 떠오른다. 성탄절에 실종된 아내가 임신한 채 토막 난 사체로 발견됐고, 남편이 “난 죽이지 않았다”고 부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사형을 선고받은 사건이다. 원작자인 길리언 플린이 이 사건을 블랙 코미디로 비튼 것 같다. 영화는 남성의 ‘바기나 덴타타(VAGINA DENTATA·이빨 달린 여성성기)’ 공포를 잘 드러낸다. 이는 성행위로 인한 거세, 여자의 지나친 속박으로 존재감이 상실되는 심리적 거세에 대한 남자들의 공포를 뜻한다. 에이미는 늘 대우받아야 하고 상대의 결점을 참지 못하는 경계성 인격 장애자다. 이런 여자와 사는 남자들은 엄청난 구속감을 느낀다. 닉은 어린 여자와 바람을 피우는 것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려 하는데, 이는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꼴이다. 성숙한 남자였다면 조용히 헤어졌을 거다.(강동우 정신과 전문의·성의학 전문가)○ “범죄를 좀 아는 감독이 만든 영화” 디테일에 감탄했다. 부부가 사는 집의 벽엔 그림이 거의 없고, 작은 인물 사진을 구석에 몰아 놓았으며, 여타의 미국 가정과 달리 개가 없다. 이는 소시오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 범죄자의 특성을 보여준다. 소시오패스는 자기중심적이어서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부각된 사진을 잘 걸어 두지 않는다. 또 감정 소통을 거부해 손이 많이 가는 개는 키우지 않는다. 소시오패스는 범죄에서 정밀함을 자랑하지만 때로 엉뚱한 실수를 저지른다. 집을 나간 에이미가 위험한 텐트촌에 거처를 마련한 것이 이에 해당한다. 다만 ‘커터칼 살해’ 장면은 영화적 재미를 위해 ‘오버’한 것 같다. 살해 경험이 없고 힘이 달리는 여성은 커터칼보다는 독이나 자신에게 친숙한 무기를 사용한다.(배상훈 서울디지털대 경찰학과 교수)○ “소셜 스릴러 감독이 그려낸 미국 중산층” 핀처 감독은 사회상을 담은 소셜 스릴러물을 자주 만들었다. ‘세븐’(1995년)에선 당시 생소했던 사이코패스를 소개했고, ‘파이트 클럽’(1999년)에는 획일적인 현대 사회를 반영했다. ‘나를 찾아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이후 미국 중산층 붕괴를 담고 있다. 닉과 에이미 부부의 갈등이 본격화되는 것 역시 이 사태 이후부터다. 핀처 감독은 특정 장면을 어디까지 보여주고 끊을지, 어떤 구도로 화면을 잡을 때 관객의 마음이 움직일지 정확히 안다. 에이미가 전 남자친구 집에 머무를 때 공간을 담은 카메라의 시선은 어느 하나 버릴 게 없다.(영화평론가 강유정·김봉석)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2014-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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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당신 얼굴이 매력적으로 보이려면?

    위쪽 사진을 보자. 2쌍의 남녀 사진은 각각 내향적인 사람과 외향적인 사람 여럿의 얼굴을 합성한 평균이다. 그러면 이들 중 누가 외향적일까. 답은 왼쪽 남녀다. 왜 그런지 꼬집어 말할 순 없지만 저자는 얼굴을 보고 사람의 성격을 대략 짐작할 수 있다는 건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라고 설명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 실험에서 외향적인 사람들이 얼굴만 보고 자신과 성격이 비슷한 사람을 잘 파악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답을 틀렸더라도 “사람 보는 눈 없다”고 자책할 필요는 없다. 저자에 따르면 따뜻하고 너그러울수록 ‘선입견 없이 대하다 보니’ 얼굴로 성격을 파악하는 데 둔했다고 한다. 영국 세인트앤드루스대의 심리학 교수인 저자는 20년 이상 얼굴을 연구했다. 생물학과 신경과학, 진화심리학을 넘나들며 매력적인 얼굴의 특징과 왜 그런 특징에 끌리는지를 파헤친다. “늦둥이 자식은 또래보다 나이든 사람의 얼굴을 좋아한다”거나 “사춘기 성 발달 속도가 빠르면 성인이 된 뒤 여자는 남성적인 면이 강한 얼굴을, 남자는 여성적 매력이 넘치는 얼굴의 이성을 좋아한다” 같은 흥미로운 분석이 많다. 물론 진부한(?) 발견도 있다. “아름다워지기 위한 최고의 방법은 상대에게 가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2014-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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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멀티플렉스 ‘럭셔리 경쟁’

    서울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은 시장점유율 2위인 롯데시네마가 유난히 ‘힘 준’ 영화관이다. 최근 저층부를 부분 개장한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롯데월드몰(엔터테인먼트동 5∼11층)에 있는 멀티플렉스다. 고해상도 영사 시스템, 첨단 음향 시스템, 대리석 인테리어 외에도 가로 34m, 높이 13.8m의 세계 최대 스크린을 들여놓았다. 이전까지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 최대 스크린은 서울 CGV 영등포점(31.38m×13m)이 보유하고 있었다. 세상에서 스크린 크기가 1, 2위인 영화관이 모두 서울에 있는 셈이다. 한국의 멀티플렉스는 시설 경쟁이 치열하기로 유명하다. 1998년 멀티플렉스 극장이 처음 생긴 후 대기업 극장 체인끼리 경쟁이 붙으면서 ‘3S’ 즉 스크린(Screen), 소리(Sound), 좌석(Seat)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스크린이 클수록 균일한 밝기를 유지하는 게 어렵다 보니 스크린 크기 경쟁과 비례해 영사기 해상도 경쟁도 첨예해진다. 4억∼5억 원을 호가하는 스피커 시설을 갖춘 사운드 특화관(일반관은 약 5000만 원)도 등장하고 있다. 3S 중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분야는 좌석이다. 1990년대 말까지 1m가 채 되지 않았던 앞뒤 좌석 간격은 일반관 기준 1m 20cm까지 늘었다. 메가박스는 올해 새로 문을 열거나 리뉴얼 하는 극장부터 “진드기 방지를 위해 기존의 패브릭 좌석을 인조가죽으로 교체 중”이라고 밝혔다. 좌석을 뒤로 젖힐 수 있는 프리미엄관의 수입 소파는 개당 150만∼200만 원을 호가한다. 일반관 좌석은 개당 20만 원 안팎이다. 인테리어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국내 멀티플렉스는 5∼10년마다 한 번씩 공간을 바꾸는데 아티스트나 건축가와 협업하는 경우도 있다. CGV 신촌아트레온점은 올 6월 오픈하면서 건축가 최시영 씨가 인테리어 작업에 참여했다. 멀티플렉스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고급화는 필연적인 과정으로 보인다. 양효석 CGV 디자인팀장은 “상품(영화)이 비슷하니 차별화하려면 시설과 인테리어에 신경 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최신호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국내에서 인구 100만 명 이상 도시의 영화상영관에는 4D용 진동좌석이나 특수음향시설 같은 시설 요소가 영화관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멀티플렉스 영화관의 보유 시설, 상권 및 입지 요인이 영화관 매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탐색적 연구’) 이 논문의 공동 저자인 이호택 계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영화 산업은 대기업이 제작부터 상영까지 주도하다 보니 멀티플렉스의 영향력이 남다르다. 특히 대도시의 경우 영화관이 포화 상태라 경쟁은 계속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2014-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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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막장 드라마는 한류산업 블루오션?

    일반적으로 일일극이나 주말극으로 편성되는 막드는 ‘내수용’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미니시리즈에 비해 낮은 제작비(시간당 2분의 1∼3분의 1 수준)로 만드는 막드는 해외 수출을 염두하고 제작하는 미니시리즈와 달리 몸값 높은 스타를 잘 쓰지 않는다. 이 때문에 막드를 포함한 일일드라마 및 주말드라마의 판권 수출 가격은 낮은 편이다. 일본에 판매되는 70분짜리 미니시리즈의 회당 판권 판매액이 억대를 호가하는 반면 비슷한 길이의 주말 드라마는 회당 5000만 원을 넘기기 어렵다. 하지만 경쟁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20회 남짓한 길이의 미니시리즈와 달리 주말 드라마는 40∼50회, 일일 드라마는 100∼150회를 넘기는 게 다수다. 주말드라마가 회당 4000만 원 안팎으로 판매되더라도 50회를 합산하면 20억 원이다. 특히 국내에서 화제가 된 막드는 해외 판매에서도 유리해 전체 판매액을 합산하면 웬만한 미니시리즈에 맞먹는 수준이 된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막드도 해외시장을 고려한 전략을 펼친다. MBC ‘왔다! 장보리’는 캐스팅부터 일본 시장 판매를 염두에 두고 일본에서 인기 있는 케이팝 스타인 ‘카라’의 한승연, ‘초신성’의 건일을 조연으로 썼다. 지역별로는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남미 국가들이 막드에 대한 호응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해외에서 한국 드라마 수출비중이 가장 높은 일본에서도 한드 고정팬을 중심으로 DVD 판매가 꾸준히 이뤄지는 편이다. 일본의 한국 드라마 수입업체인 어크로스의 박태규 대표는 “소수이긴 하지만 충성도 높은 팬들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수요가 있다. 문화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순수 가족 드라마보다는 이해하기 쉽게 복수구조를 취하는 막장 드라마 쪽에 호응이 높다”고 말했다. 수출은 물론이고 포맷 판매를 통한 리메이크도 늘고 있다. 최근 미국, 영국을 비롯한 29개국에 판매된 tvN ‘노란 복수초’는 우크라이나와 이탈리아에서, ‘미친사랑’은 멕시코에서 리메이크가 결정됐다. 과거 중국에서 SBS ‘아내의 유혹’이 인기를 끌며 2011년에는 중국 후난위성TV가 ‘귀가의 유혹’이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했다. 일부 해외시장 전문가들은 “권선징악 구조가 명확하고 극적 전개가 빠른 막장 드라마가 트렌디드라마 못지않게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주장한다. 황진우 CJ E&M 글로벌콘텐츠 기획개발 팀장은 “우리 막장 드라마와 비슷한 특징을 지닌 남미의 텔레노벨라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막장을 내수용으로만 바라보기보다는 다양한 문화권에서 통용될 수 있는 콘텐츠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2014-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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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정-표현력 뛰어난 연기 고수 ‘단골’

    막장 드라마(막드) 성패의 절반은 연기에 달렸다. 개연성과 현실성 없는 극에 시청자를 몰입시키려면 탁월한 연기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MBC ‘왔다! 장보리’ 속 연민정(이유리)의 핏대 세운 절규나 올해 초 50%에 가까운 시청률로 막을 내린 KBS ‘왕가네 식구들’ 속 고민중(조성하)의 처절한 궁상맞음이 없었다면 기록적인 시청률은 불가능했다. 안혁모 캐스트연기아카데미 원장은 “드라마가 막장일수록 연기의 난도는 높아진다. 분노와 슬픔 등 감정표현력을 극대화하는 역할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더구나 중장년층 시청자를 겨냥한 막드는 이미지보다는 대사 전달력이 중요하다. 배우들은 악을 쓰는 와중에도 시청자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좋은 발성과 발음을 갖춰야 한다. 막드가 선호하는 배우는 ‘중고’ 신인과 중견 연기자 두 부류로 나뉜다. 임성한 작가는 중고 신인을 주연으로 기용한다. ‘인어 아가씨’의 장서희, ‘하늘이시여’ 이태곤, ‘오로라 공주’ 전소민과 오창석, ‘압구정 백야’ 박하나 강은탁 등은 모두 무명시절이 길어 ‘신인’인줄 오해받은 배우들이다. ‘왕가네 식구들’의 문영남 작가는 KBS ‘사랑과 전쟁’에 출연하던 무명 배우 김희정을 자신의 페르소나로 발탁한 바 있다. 방송계 관계자는 “스타급 배우들은 때로 대본에 불만을 표하는 반면 중고 신인들은 어렵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열심히 한다. 작가들도 이런 점을 높이 산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톱스타가 없는 막드 초반에 시청자를 모으는 이들은 탄탄한 연기력에 높은 인지도를 갖춘 중견 배우들이다. 한진희 임채무 정혜선 김영옥 한혜숙 김보연 금보라 이보희 등은 여러 막드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얼굴이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막드의 남자 캐릭터는 헛똑똑이가 많고 여자들은 피해자이거나 악녀”라면서 “남자 배우에겐 찌질하거나 권위적인 느낌의 연기를, 여배우에겐 청승맞거나 독한 연기를 요구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분석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2014-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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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만원 영화 찍다 20억짜리 만드니 얼떨떨”

    23일 개봉하는 박범수 감독(36)의 ‘레드카펫’은 10년차 성인영화 감독(윤계상)과 여배우(고준희)의 로맨스물이다. 공교롭게도 박 감독은 에로물 감독 출신이다. 2000년대 초반 업계에 입문한 박 감독은 인터넷TV(IPTV)와 모바일에 공급되는 성인용 콘텐츠를 만들었다. 10년 넘게 찍은 작품은 ‘해준대’(‘해운대’ 패러디) ‘나도 아내가 입었으면 좋겠다’(‘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를 비롯해 270여 편. 매달 평균 두 편의 에로물을 쓰고 찍어 ‘에로계의 공장장’으로 불리는 그는 상업영화 데뷔작인 레드카펫에 “성인영화판에서 겪은 에피소드를 90%가량 담았다”고 했다. 레드카펫은 ‘15세 이상 관람가’다. ―성인물 감독이 된 계기는…. “모바일 콘텐츠 회사에서 일했는데 성인물 매출만 높으니까 회사가 아예 제작에 나섰다. 그 후 성인영화 감독 아래서 대본을 쓰고 연출도 하게 됐다. 학원에서 영화 만드는 법, 시나리오 작법을 배우면서 영화를 찍기 시작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6박9일’(‘1박2일’ 패러디) 같은 예능 에로물을 비롯해 기존 성인영화의 틀을 깨는 시도를 했다.” ―270편이면 엄청난 다작이다. “보통 촬영이 하루, 길면 이틀 걸린다. 제작비는 200만∼400만 원 정도, 블록버스터급은 800만 원도 쓴다. 다작을 하니 사장이 좋아했지. 성인영화는 많이 찍을수록 남는다. 이번 영화는 20억 원이 들었는데 얼떨떨하다.” ―상업 영화를 찍겠다는 생각은 언제부터 했나. “성인영화를 만드는 게 부끄럽진 않았지만 부모님께 ‘저 아이덴찌찌(‘아이덴티티’ 패러디) 찍었어요’ 할 순 없었다. 서른 살 전에 성인영화계를 접수하고 올라가겠다고 생각했는데 쉽지 않았다.” ―에로물 감독 출신이라는 게 걸림돌이었나. “그 경력은 없느니만 못했다. 지방대(동아방송대 방송연예과) 출신 비전공자라는 학력도 장애였다. 성인영화로 돈 번 제작사가 상업 영화 만들 때는 좋은 대학 출신 감독을 쓴다. 영화를 만들 수 있었던 건 2012년 부산영상위원회 지원 사업 공모에 당선되면서부터다. ‘당선작’ 타이틀이 붙으니까 상황이 달라졌다.” ―서러운 일이 많았나 보다. “성인영화 쪽에선 다 겪는 일이다. 여배우들은 남자친구가 생기면 연락이 끊긴다. 아내에게 직업을 숨기고 일하는 남자 배우도 있다. 3, 4년 상처받으면 극복된다. 후배들이 푸념하면 ‘넌 아직 멀었다’고 얘기한다.” ―‘15세 이상’ 영화로 만든 건 이제 성인영화계와 선을 긋겠다는 건가. “원래 19금으로 하려고 했다. 그런데 모니터 시사에서 불쾌해하는 관객이 많았다. 노출 장면을 작은 화면에서 보다가 큰 스크린으로 보니 충격적이긴 했다. 정사 때문에 정서가 끊기면 안 된다. 사실 내 특기가 에로는 아니다. 뭘 찍어도 야하게 찍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이야기가 강한 편이었다. 시사회 때 아버지가 오셔서 처음으로 내 영화를 보셨는데 찡했다. ‘인생은 아름다워’ ‘노팅힐’처럼 재미있고 따뜻한 영화를 만들고 싶다. 시나리오도 여러 개 써 놨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2014-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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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이란, 살아가는 것 자체로 아름답고 흥미로운 것

    23일 개봉하는 ‘보이후드’는 6세 소년이 성인이 되기까지 12년을 담았다. 촬영 기간도 12년이다. 다큐멘터리는 아니다. 감독과 배우들은 2002∼2013년 매년 여름 3, 4일씩 만나 “동창회를 하는 기분으로” 영화를 찍었다. 러닝타임은 165분. 매해 약 14분 분량을 찍은 셈이다. 미국 텍사스 주에서 이혼한 엄마(퍼트리샤 아켓), 누나(로렐라이 링클레이터)와 함께 사는 메이슨(엘라 콜트레인)은 2주에 한 번 아빠(이선 호크)를 만난다. 영혼이 자유로운 아빠는 철이 없고, 가정과 일 모두 완벽해야 하는 엄마는 남편 복이 없다. 엄마가 이혼과 재혼을 반복하는 동안 소년도 바뀌는 환경에 적응하며 성장해 간다. 영화는 담담하게 시간을 담는다. 극적인 에피소드는 없다. 부자는 떨어져 살지만 함께 쌓은 즐거운 추억이 적지 않다. 술주정뱅이에 폭력을 휘두르는 계부조차 한때는 자상했던 가장이었고, 그의 폭력을 피해 도망치듯 옮겨온 학교에도 환영해주는 친구는 있다. 메이슨이 겪는 상처와 기쁨, 사춘기 갈등, 첫사랑과 실연은 그 시기를 거쳐 온 누구나 공감할 만하다. 영화는 미국의 변화도 민감하게 포착했다. 해리포터 열풍부터 버락 오바마가 당선된 2008년 미 대선,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영화의 배경으로 스며들었다. ‘비포 선라이즈’ ‘비포 선셋’ ‘비포 미드나잇’을 통해 시간의 흐름에 주목했던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은 기념비적인 성장담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특히 인생에 대한 성찰이 빛난다. 낡은 페라리를 몰고 다니던 아빠는 재혼 후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밴을 모는 보험 판매원이 된다. “아빠는 뮤지션 아니었느냐”고 묻는 아이들에게 그는 “인생은 비싼 것”이라고 답한다. 싱글맘으로 고군분투해 교수가 되고 자녀 모두 대학에 보낸 엄마는 기숙사로 떠나는 아들 앞에서 “이제 남은 건 내 장례식뿐”이라며 울음을 터뜨린다. “난 그냥, (인생에) 뭐가 더 있을 줄 알았어.” 감독의 페르소나인 이선 호크는 인터뷰에서 “살아가는 인생 자체가 아름답고 흥미로운 것”이라고 했다. 그 말을 증명하기에 이만 한 영화가 또 있을까 싶다. 15세 이상.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2014-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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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 남은 건 내 장례식뿐” 싱글맘의 울음, 아빠 에단 호크는…

    23일 개봉하는 '보이후드'는 6세 소년이 성인이 되기까지 12년을 담았다. 촬영 기간도 12년이다. 다큐멘터리는 아니다. 감독과 배우들은 2002~2013년 매년 여름 3, 4일씩 만나 "동창회를 하는 기분으로" 영화를 찍었다. 러닝타임은 166분. 매해 약 14분 분량을 찍은 셈이다. 미국 텍사스주에서 이혼한 엄마(패트리샤 아케이트), 누나(로렐라이 링클레이터)와 함께 사는 메이슨(엘라 콜트레인)은 2주에 한번 아빠(에단 호크)를 만난다. 영혼이 자유로운 아빠는 철이 없고, 가정과 일 모두 완벽해야 하는 엄마는 남편 복이 없다. 엄마가 이혼과 재혼을 반복하는 동안 소년도 바뀌는 환경에 적응하며 성장해 간다. 영화는 담담하게 시간을 담는다. 극적인 에피소드는 없다. 부자는 떨어져 살지만 함께 쌓은 즐거운 추억이 적지 않다. 술주정뱅이에 폭력을 휘두르는 계부조차 한 때는 자상했던 가장이었고, 그의 폭력을 피해 도망치듯 옮겨온 학교에도 환영해주는 친구는 있다. 메이슨이 겪는 상처와 기쁨, 사춘기 갈등, 첫사랑과 실연은 그 시기를 거쳐 온 누구나 공감할만하다. 영화는 미국의 변화도 민감하게 포착했다. 해리포터 열풍부터 오바마가 당선된 2008년 미 대선,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영화의 배경으로 스며들었다. 무엇보다 주인공 엘라 콜트레인과 누나로 나오는 감독의 친 딸 로렐라이 링클레이터가 자라는 모습, 에단 호크와 패트리샤 아케이트의 늘어나는 뱃살과 주름을 스크린으로 확인하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다. '비포 선라이즈' '비포 선셋' '비포 미드나잇'을 통해 시간의 흐름에 주목했던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은 기념비적인 성장담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특히 인생에 대한 성찰이 빛난다. 낡은 페라리를 몰고 다니던 아빠는 재혼 후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밴을 모는 보험 판매원이 된다. "아빠는 뮤지션 아니었냐"고 묻는 아이들에게 그는 "인생은 비싼 것"이라고 답한다. 싱글맘으로 고군분투해 교수가 되고 자녀 모두 대학에 보낸 엄마는 기숙사로 떠나는 아들 앞에서 "이제 남은 건 내 장례식 뿐"이라며 울음을 터뜨린다. "난 그냥, (인생에) 뭐가 더 있을 줄 알았어." 감독의 페르소나인 에단 호크는 인터뷰에서 "살아가는 인생 자체가 아름답고 흥미로운 것"이라고 했다. 그 말을 증명하기에 이만한 영화가 또 있을까 싶다. 15세 이상.구가인기자 comedy9@donga.com}

    • 2014-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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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안팎으로 곪은 계층갈등 해법은?

    1980년대 말 한국인의 60∼80%는 스스로를 중산층이라고 생각했다. 1988년 경제기획원 조사 응답자의 60%, 1989년 갤럽조사에서는 75%가 이렇게 답했다. 1인당 국민소득이 빠르게 증가해 막 5000달러에 도달할 즈음이다. 그러나 1인당 국민소득이 2만6000달러가 넘는 2013년 기준으로 중산층이라고 답한 비율은 20.2%에 불과하다. 응답자들이 답한 중산층의 재산 기준 평균은 10억9000만 원에 이른다(2013년 한국사회학회). 현재 이만한 재산 수준을 가진 가구는 상위 4∼6%에 불과하다. 중산층에 대한 기준이 턱없이 높아진 셈이다. 이 책의 공동저자인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객관적 생활조건의 향상에도 불구하고 주위 사람들과의 격차가 더 크게 인식되는 상대적 박탈감이 중산층 의식의 소멸을 재촉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는 한국처럼 성장이 일정 궤도에 오른 사회에서는 ‘분배에 대한 집착’이 발생하고 제한된 지위재(Positional Good)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는데 한국은 아직 이에 걸맞은 사회적 합의와 운영 메커니즘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경제학, 사회학, 사회복지학, 심리학, 정치학 등 전공이 다른 서울대 교수 5명이 중산층을 비롯한 한국사회의 계층문제를 다각도로 분석했다는 게 눈길을 끈다. “실제 계층(객관적 계층)과 스스로가 인식하는 계층 소속감(주관적 계층)이 다르며 투표행위를 비롯한 정치적 입장에 영향을 주는 것은 주관적 계층”이라는 해석(강원택 정치학과 교수)이나 아파트 평수-학벌과 개인의 행복감이 상관관계가 있다는 분석(최인철 심리학과 교수) 등은 흥미롭다. 다만, 각자의 연구 영역에 머물러 전체적인 조망과 깊이 있는 해결책이 뚜렷이 눈에 띄지 않는 점이 아쉽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2014-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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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정석 “첫 주연 영화서 흥행스타 발돋움, 감격 또 감격”

    비수기인 10월 극장가의 승자는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8일 개봉해 8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혹자는 이 영화를 “‘나의 사랑 나의 신부’가 아니라 ‘나의 사랑 나의 신랑’이다”라고 했다. 그만큼 신랑 역을 맡은 조정석(34)의 매력이 도드라졌다는 얘기다. 이 영화에서 그는 ‘대한민국 보통 남편’ 영민 역을 맡았다.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주인공(이제훈) 친구 ‘납득이’로 스크린에 얼굴을 내민 후 약 2년 만에 처음으로 주인공을 꿰차고 흥행성도 증명한 셈이다. 그는 인터뷰 중 “감격스럽다”는 말을 자주 했다. ―신민아와 캐스팅됐다고 했을 때 안 어울린다는 댓글이 많았다. “2004년 뮤지컬 ‘호두까기 인형’으로 데뷔한 이후 수많은 작품에서 상대 여배우와 ‘안 어울린다’는 얘길 들었다. 외모만 보면 잘 안 섞이나 보다. 그런데 케미(궁합)는 연기 호흡을 통해 만들어진다. 영화 캐스팅 초기엔 안 좋은 댓글이 많았는데 최근엔 잘 어울린다는 말을 듣는다.” ―1990년 원작의 영민 역은 박중훈이 맡았는데…. “원작을 어릴 때 봤는데 이번 작품을 위해 따로 챙겨 보진 않았다. 리메이크지만 시대 배경이 달라서 다른 영화를 한다는 생각이었다. 다만 원작의 주요 에피소드를 연기할 때는 부담이 컸다. 짜장면 그릇에 아내 얼굴을 묻는 장면은 한 번 더 묻고 그릇을 돌리는 방식으로 아이디어를 냈다.” ―이번 역할은 ‘납득이’의 연장선으로 느껴진다. 꼬리표가 부담스럽진 않나. “영민은 ‘납득이’에 진중함을 더한 캐릭터다. ‘납득이’ 꼬리표를 떼고 싶진 않다. 나를 이 자리에 있게 해줬으니까. 다만 연기 폭을 넓히고 싶다. 스릴러나 애잔한 멜로에도 관심 있다.” ―여성 팬이 많다. 이번 영화로 더 늘 것 같은데…. “역할 덕분이다. 이번에 영민이 뛰는 장면이 있는데 귀엽다고 하더라. 의도한 게 아니라 영민의 마음으로 뛰어서 그렇다.” ―뮤지컬 배우 출신으로서 빨리 영화계에서 자리 잡았다. “영화를 하겠다고 나선 후 거의 1년간 공연을 안 했다. 주변에서 다들 ‘어쩌려고 그러느냐’며 걱정했지만 열심히 오디션 보러 다녔다. 칼을 뽑았으니 제대로 휘둘러 봐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확신과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 ―유부남 역할도 맡았는데 결혼은 안 하나. “원래 목표는 스물여덟 살이었는데 벌써 30대 중반이다. 마흔 살 전에는 해야지 싶다. 연애하면 숨기지 않고 자유분방하게 즐길 거다. 결혼하면 잘할 것 같다, 뭐든지. 그런데 이 얘길 하면 다들 ‘한번 해보고나 말하라’고 하더라.”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2014-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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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 재우고 테레비]양기 속 음기 가득 ‘임성한의 남자들’

    그분이 돌아오셨다. ‘막장계의 김수현’ 임성한 작가의 10번째 드라마 MBC ‘압구정 백야’가 이달 6일 시작했다. 드라마 속 ‘임성한 월드’는 여전하다. 만삭 올케에게 마중 나오라고 시키는 시누이의 비상식적 행동 등은 논외로 하자(지면 관계상…). 형식적인 면에서 독특한 등장인물의 이름(여주인공 이름은 ‘야’), 주어나 목적어가 뒤로 간 말투(“얼마나 쿨 하다고. 요즘 애들”), 특이한 기도관(“숙원기도보다 삼천 배가 효과 있대”), 음식에 대한 지대한 관심(“낮에는 스테이크보다 생선 요리요”), 애틋한 강아지 사랑(어머니가 개털 알레르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개를 몰래 들여오는 남주인공의 동생) 등은 여전하다. 또 다른 공통점은 남주인공이다. 조곤조곤한 말투의 내향형 여주인공들은 최근 ‘오로라 공주’나 ‘압구정 백야’에서 외향형 공주병 아가씨로 변화를 겪었다. 그러나 남주인공들은 참 한결같다. 주로 강한 턱 근육과 진한 눈썹을 자랑하며 굵은 목소리로 남성 호르몬을 마구 발산한다. 성실하고 진중한 이들은 중장년 여성이 좋아하는 ‘1등 사윗감’과 닮았다. 딸을 업고 100m 달리기는 거뜬히 해낼 몸매 아니던가. 이것이 캐스팅 권한을 쥔 작가의 취향인지에 대해선 방송계 관계자들의 의견이 갈린다. 한 드라마 PD는 “일일 드라마의 주요 시청층인 중장년 여성들의 취향을 배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또 다른 방송계 관계자는 “작가의 개인적 취향이 강하게 반영된 결과”라고 했다. 그래서 임 작가 드라마 배우들 중 상당수는 드라마의 성공 후 인지도가 높아졌음에도 이후 작품 활동은 뜸하다는 것이다. 관상 전문가인 김향숙 페이스리딩 대표는 “임 작가 드라마 속 배우들은 전반적으로 남성성, 양기가 센 얼굴이다. 해맑은 양기보단 ‘양기 속에 음기’가 느껴지는 게 특징”이라고 평했다. ‘양기 속 음기’는 때로 이성을 유혹하는 묘한 매력이지만 넘칠 경우 ‘느끼하다’는 핀잔을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임 작가도 시대 변화를 의식하긴 한다. 예를 들어 남주인공의 직업이 변했다. 신문사 사주 아들 겸 사회부 기자(‘인어 아가씨’), 컴퓨터 수리공으로 위장(?)한 국무총리 아들이자 변호사(‘왕꽃 선녀님’), 중견기업 후계자(‘보석비빔밥’ ‘신기생뎐’) 등에서 최근에는 베스트셀러 작가(‘오로라 공주’)나 종편 연출자(‘압구정 백야’)로 달라졌다. 압구정 백야의 남주인공은 갤러리에 자주 드나든다. 1등 사위 조건에 ‘예술성’도 포함되고 있으니 예비 사위들은 참고하자.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2014-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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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분이 돌아오셨다…‘임성한의 남자들’ 이번엔 어떤 모습?

    그분이 돌아오셨다. '막장계의 김수현' 임성한 작가의 10번째 드라마 MBC '압구정 백야'가 지난 6일 시작했다. 드라마 속 '임성한 월드'는 여전하다. 만삭 올케에게 마중 나오라고 시키는 시누이의 비상식적 행동 등은 논외로 하자.(지면 관계상….) 형식적인 면에서 독특한 등장인물의 이름(여주인공 이름은 '야') 주어나 목적어가 뒤로 간 말투("얼마나 쿨 하다고. 요즘 애들.") 특이한 기도관("숙원기도보다 삼천배가 효과 있대") 음식에 대한 지대한 관심("낮에는 스테이크보다 생선요리요.") 애틋한 강아지 사랑(어머니 개털 알레르기가 있음에도 굳이 개를 몰래 들여오는 남주인공의 동생) 등은 여전하다. 또 다른 공통점은 남자 주인공이다. 조근 조근한 말투의 내향형 여주인공들은 최근 '오로라 공주'나 '압구정 백야'에서 외향형 공주병 아가씨로 변화를 겪었다. 그러나 남주들은 참 한결같다. 주로 강한 턱 근육과 진한 눈썹을 자랑하며 굵은 목소리로 남성 호르몬을 마구 발산한다. 성실하고 진중한 이들은 중장년 여성이 좋아하는 '1등 사위감'과 닮았다. 딸을 업고 100m 달리기는 거뜬히 해낼 몸매 아니던가. 이것이 캐스팅 권한을 쥔 작가의 취향인지에 대해선 방송계 관계자들의 의견이 갈린다. 한 드라마 PD는 "일일 드라마의 주요 시청층인 중장년 여성들의 취향을 배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또 다른 방송계 관계자는 "작가의 개인적 취향이 강하게 반영된 결과"라고 했다.그래서 임 작가 드라마 배우들 중 상당수는 드라마의 성공 후 인지도가 높아졌음에도 이후 작품 활동은 뜸하다는 것이다. 관상 전문가인 김향숙 페이스리딩 대표는 "임 작가 드라마 속 배우들은 전반적으로 남성성, 양기가 센 얼굴이다. 해맑은 양기 보단 '양기 속에 음기'가 느껴지는 게 특징"이라고 평했다. '양기 속 음기'는 때로 이성을 유혹하는 묘한 매력이지만 넘칠 경우 '느끼하다'는 핀잔을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임 작가도 시대 변화를 의식하긴 한다. 예를 들어 남주의 직업이 변했다. 신문사 사주 아들 겸 사회부 기자('인어 아가씨') 컴퓨터 수리공으로 위장(?)한 국무총리 아들이자 변호사('왕꽃 선녀님') 중견기업 후계자('보석비빔밥' '신기생뎐') 등에서 최근에는 베스트셀러 작가('오로라 공주')나 종편 연출자('압구정 백야')로 달라졌다. 압구정 백야의 남주는 갤러리에 자주 드나든다. 1등 사위 조건에 '예술성'도 포함되고 있으니 예비 사위들은 참고하자.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2014-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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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여자라면 정우성 어디를 만지고 싶을까, 생각하며…”

    그의 영화에 대한 평가는 중간이 없다. 관객은 1점 아니면 10점을 던진다. '남극일기'(2005년) '헨젤과 그레텔'(2007년) '인류멸망 보고서'(2011년) 등 임필성 감독(42)이 감독했거나 연출에 참여한 영화는 늘 극단적으로 호불호가 갈렸다. 국내보다는 해외 영화제의 반응이 더 좋은 것도 특징.2일 개봉한 '마담 뺑덕'은 임 감독이 7년 만에 내놓은 장편 영화다. 고전 '심청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마담 뺑덕'은 학규(정우성)와 덕(이솜), 학규의 딸 청이(박소영)의 관계를 통해 사랑과 욕망, 집착을 다룬 치정멜로다.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임 감독은 "이번 작품은 중간층을 신경 써서 만든 영화"라고 했다. 18세 이상 관람가인 '마담 뺑덕'은 비슷한 시기 개봉한 '제보자' '슬로우 비디오'에 비하면 흥행 성적이 좋진 않다. 관객반응도 "흥미로운 해석"과 "어색한 막장"이라는 평으로 갈리지만 그래도 포털사이트 관객 평가점수만 보면 전작보다는 고른 편이다. -늘 호불호가 극단적으로 갈리는 영화를 만들었다."늘 그랬다. 그래도 이번엔 비주얼이나 연출의 개성보다는 배우를 부각 시키고 사랑이라는 보편적 감정을 따라가려고 했다. 하지만 여전히 호불호가 갈린다. 결국 모두가 좋아하는 영화를 찍을 순 없다고 느꼈다."-멜로는 처음 아닌가. 놀이공원 대관람차 정사신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15년 전 데뷔작인 단편 '베이비'가 여대생이랑 남자 고등학생의 얘기였는데 일종의 치정 멜로이긴 했다. '마담 뺑덕' 시사회에 허진호 감독이 왔는데 '앞 부분은 내 영화 같다'고 하더라. 후반부와의 대비를 위해 전반부는 최대한 정겹게 찍으려고 했는데 의외로 재밌었다. 원래 시나리오에선 정사신이 다람쥐 차에서 벌어지는 거였는데 촬영 전 놀이기구 조사를 한 후 대관람차로 바꿨다. 그편이 더 아름다울 거 같았다. 국내 개봉 전 캐나다 영화제에서 상영했는데 그곳 여성 관객들이 열광했다. '앞으로 대관람차를 똑같은 마음으로 쳐다볼 수 없을 것 같다'면서."-고려한 타깃이 있나. "타깃 층 생각을 가장 많이 했던 영화다. 남녀가 치정 멜로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른데 여성 관객의 시각에서 연애감정이 쌓이는 걸 크리에이티브하게 보여주고 싶었다. 예를 들어 여자가 남자에게 '안 떨어질거야'라고 말하거나, 남녀의 관계 후 여자의 엄마가 딸을 기다리는 장면을 넣는 편집은 기존 정사신에서 잘 나오지 않는 방식이다. 특히 20, 30대 여성이 보고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지점을 고민했다. 내가 여자라면 정우성의 어디를 만지고 싶을까 생각하면서 찍었다."-정우성이 이만큼 노출한 것도 처음이다. "정우성이 캐스팅 안됐으면 영화 안 찍었을 거다. 영화 속 학규는 어떻게 봐도 몹쓸 캐릭터다. 마음 속 오빠나 전 여성의 섹스 심벌 정도 되어야 용서받을 수 있는데 정우성이면 가능할 것 같았다. 배우의 매력을 온전히 보여주면서 캐릭터와 밀착시키려다보니 다른 영화보다 남성 클로즈업 신이 많았다. (정우성이) 초반 어이없이 하긴 했다. 내가 등에 분무기로 물 뿌리면서 클로즈업하겠다고 나서니까 '감독님 나 좋아하는 거 같다'면서 '미친 여중생' 같다고 하더라(웃음). 정사신은 대사도 없고 몸을 사리면 치사한 앵글이 나온다. 배우의 역할이 크다."-그러고 보니 에로코미디 '아티스트 봉만대'에도 배우로 출연하지 않았나. 충무로의 '연기파 감독'으로도 불린다. "'괴물' '뒷담화: 감독이 미쳤어요' '아티스트 봉만대' 등에 배우로 출연했다. 심지어 일본 영화에도 출연제안을 받았다. '아티스트 봉만대'는 속아서 출연했다. 잠깐 카메오 출연인줄 알고 갔는데 40분이나 나왔다. 봉준호, 이재용, 봉만대 감독 모두 자기 세계가 있는 감독들이다 보니 출연하면서 배우는 게 많다."-이번 영화에서는 덕이와 청이 사이에 동성애 코드를 의도한 것 같던데 잘 드러나지 않았다. "덕이는 청이에게 엄마 혹은 연인 같은 의미다. 그렇게 의도하고 찍었는데 나중에 10분 정도 잘라냈다. 블라인드 시사를 했는데 관객들이 학규와 덕이가 아닌 청이가 오래 나오는 걸 힘들어하더라. 덕이와 청이의 동성애적 분위기를 불편해하는 이들도 있었다. 상업영화 감독으로서 유연한 중간점을 찾아야했다." -상업성에 대해 많이 고려한 것 같다. "감독이란 게 많은 돈을 쓰는 만큼 책임이 필요한 자리다. 예전엔 특이한 모티브를 찾아 내가 보고 싶은 영화, 보고 싶은 장면 위주로 찍었다면 이제는 필요한 장면을 찍으려고 노력한다. 이번엔 예산을 맞추고 제작기한 넘기지 않는 게 목표였고 지켰다. 그게 프로 감독이라는 생각이 든다."-그럼에도 임필성 표 영화는 여전히 '주류에서 벗어나 있다'는 평가가 많다. "유럽이나 미국 장르영화를 좋아했고 섞일 수 없는 감정을 섞는 시도를 좋아한다. 이번 영화는 많이 자제했는데도 그런 취향이 남아있는 것 같다. 철이 없나보다. 하지만 나는 감독이 자기 색깔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감독이 무척 선망받기도 하지만 배우나 촬영감독 같은 아티스트부터 투자사, 언론까지 굉장히 다양한 사람을 설득하다보면 넝마가 된다는 느낌도 든다. 그럼에도 이 짓을 하면서 지키고 싶은 것은, 영화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 어떤 감성인 것 같다. 그런 감수성을 유지하려고 계속 도전하는 거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2014-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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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기홍 “한국이름-한국말… 뿌리 지키려 노력”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메이즈 러너’에서 주인공 딜런 오브라이언 못지않게 눈길을 끄는 이는 한국계 미국인 배우 이기홍(28)이다. 미로에 갇힌 소년들의 탈출기를 그린 영화에서 그는 미로를 탐험하며 탈출구를 찾는 러너팀의 리더 민호 역을 맡았다. 국내 팬들은 여느 서양배우 못지않은 강한 체력에 카리스마를 지닌 민호를 ‘역대 할리우드 최고의 한국인 캐릭터’라며 치켜세운다. 그 덕분인지 지난달 18일 국내 개봉한 이 영화는 한 달 새 247만 명(11일 기준)의 관객을 모았다. “제임스 대시너의 원작 소설을 읽자마자 민호를 좋아하게 됐지만 한국에서 영화가 이렇게 인기를 끌 줄은 몰랐어요. 한국에서 성원을 받는다는 게 저에겐 의미가 큽니다.” 이기홍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한국 팬들에게 감사한다”는 인사를 여러 차례 했다. 그는 여섯 살 때 한국을 떠나 미국 캘리포니아 주 남부에서 자랐다. 2010년 미국 드라마 ‘빅토리어스’를 통해 데뷔한 뒤 ‘모던 패밀리’ ‘더 나인 라이브스 오브 클로이 킹’ 같은 드라마에 조연으로 출연해왔다. 메이즈 러너의 주조연급 캐릭터인 민호는 그가 지금까지 맡은 배역 중 비중이 가장 크다. 그는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졸업 후 “연극, 단편영화, 유튜브 비디오 출연 등 캐스팅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했다”고 했다. 메이즈 러너에 출연하기 위해 오디션을 7, 8차례 봤는데 캐스팅이 결정된 후에는 민호로 변신하기 위해 혹독한 다이어트와 체력훈련을 했다. “민호는 치열하게 달리는 장면을 보여줘야 하다 보니 엄청나게 뛰며 체력을 쌓아야 했어요. 14시간 동안 계속 달릴 때도 있었죠. 근육을 키우려고 닭고기와 샐러드만 먹으며 지냈어요.” 온라인에서는 이기홍의 한국어 실력도 화제다. “10년 넘게 한국을 찾은 적 없지만 가족들과는 늘 한국어로 이야기한다”는 그는 할아버지가 지어준 한국 이름을 고수하고 있다. “한동안 영어 이름을 쓴 적도 있지만 저에게 잘 맞지 않는다고 느꼈어요. 이름은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제 근본을 알려주는 거니까 숨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는 내년 개봉하는 속편 ‘메이즈 러너: 스코치 트라이얼’에도 나올 예정이다. 그는 “조만간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고 했다. “박찬욱, 봉준호 감독과 일해 보고 싶어요. 송강호 씨와 최민식 씨를 정말 좋아해요. 배우로서 그분들과 함께 연기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2014-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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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스타워즈’에 니체의 초인사상이?

    철학자들은 영화를 좋아한다. 추상적인 관념을 구체화해 풀어 설명하기에 영화는 좋은 교재다. 그래서 철학과 영화를 연결하려는 시도는 적지 않다. 이 책도 그중 하나다. 다만 성공한 할리우드 공상과학(SF) 영화로만 꼭 집어 추렸다는 점에서 다른 철학자들보다 대중성에서는 한 수 위라고 할 수 있겠다. 미국 마이애미대 철학과 교수인 저자는 아널드 슈워제네거와 B급 영화의 팬이다. 그는 외계인, 로봇, 사이보그, 괴물 등 낯선 대상과의 만남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SF물이야말로 “‘타자성’을 통해 우리 자신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슈워제네거를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카를 포퍼, 지크문트 프로이트 등 오스트리아 철학자 계보를 잇는 “할리우드 철학계의 거물”이라고 치켜세우면서 그가 출연한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통해 마음과 육체의 문제를 바라보는 이원론(dualism)과 유물론(materialism)의 입장을 소개한다. 또 다른 출연작인 ‘토털 리콜’(1990년)에 대해서는 “오늘의 나와 어제의 나를 같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기억”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인격동일성’ 이론의 하나인 ‘기억이론’을 옹호하고 있다고 해석한다. 이 밖에도 ‘프랑켄슈타인’(1994년)에서는 ‘부조리’의 개념을, ‘매트릭스’(1999년)에서는 데카르트의 인식론을, ‘스타워즈’ 시리즈에서는 플라톤의 형이상학과 니체의 초인사상을 연결해 설명한다. ‘마이너리티 리포트’ ‘에일리언’ ‘반지의 제왕’ 등 대중적으로 히트한 영화 12편에 대한 신선한 해석과 유쾌한 문체가 돋보이지만 여느 철학서가 그렇듯 쉽게 읽히진 않는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2014-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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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마담 뺑덕’ 배우 이솜, 앳된 ‘솜블리’서 팜파탈 파격 변신

    표정이 먼저 말한다. 새초롬한 시선으로 질문을 받다가도, 답변에 골몰할 때는 눈동자와 입꼬리를 위로 살짝 올린다. 종종 반달눈으로 “우히히히” 소리 내 웃으며 ‘반전 매력’을 풍기기도 한다. 이솜(24)은 배우보다 모델로 유명했다. 2008년 엠넷 모델 선발 프로그램 ‘체크 잇 걸’에서 우승한 그는 앳된 사랑스러운 외모로 ‘솜블리’(솜+러블리)라 불렸다. 그런데 최근 개봉한 치정 멜로 ‘마담 뺑덕’에선 파격적인 변신을 했다. 고전 ‘심청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영화에서 그는 학규(정우성)와 사랑에 빠지지만 버림받고 복수에 나서는 여자 덕이 역으로 나온다. ―마담 뺑덕의 임필성 감독이 “야생화 같은 에너지가 있는 배우”라고 하더라. “감독님과는 2012년 ‘뒷담화: 감독이 미쳤어요’에 출연할 때 알았다. 시골 놀이공원 매표소에서 일하는 덕이의 모습과 내 ‘원시적인’ 분위기가 잘 어울린다고 했다. 그런데 내 외모가 원시적인진 모르겠다.” ―마담 뺑덕은 전반부와 후반부가 다르다. 순진한 시골 처녀에서 팜파탈로 변신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전반부 스무 살 덕이의 감정은 이해하겠는데 8년 후 복수심으로 학규에게 접근하는 연기는 정말 힘들었다. 감독님이 추천한 기리노 나쓰오의 소설 ‘그로테스크’나 영화 ‘졸업’(1967년) ‘롤리타’(1962년) 같은 작품을 보고 감정을 이해하려고 했다.” ―혹시 참고할 만한 개인적인 경험은 없나. 남자에게 덴…. “남자에게 덴 적은 없는데, 첫사랑은 힘들었던 것 같다.” ―영화 속 베드신이 화제다. “신인이니까 열심히 하려고 했다. 시나리오 받고 일주일 정도 고민했는데 베드신이 가장 마음에 걸렸다. 하지만 힘든 감정 연기에 한번 도전하고 싶었다. 그동안 맡았던 배역이 비슷한 이미지라 깨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연기는 어디서 배웠나. “따로 학원을 다니진 않았다. 감정 표현을 배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 대신 촬영현장에서 많이 배운다. 이번 영화에선 이런 감정에서 이런 표정을 낸다는 것, 힘들 때 어느 정도까지 버틴다는 것, 상대 배우와의 호흡 같은 걸 배웠다.” ―정우성이 상대역인데 어렵진 않았나. “17년 선배다. 멋진 배우인데 선배로서는 더 멋있다. 연기할 때 많은 도움을 받았다. 다만 후반부 덕이가 학규에게 복수하는 장면을 찍을 때는 예민해져서인지 이상하게 서로 냉랭했던 것 같다.” ―앞으로 계획은…. “액션 연기를 하고 싶다고 얘기하고 다닌다. 이번 작품에선 감정을 많이 썼는데, 몸을 많이 쓰는 작품도 재밌을 것 같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2014-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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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은영화’ 구세주인가, 지배자인가

    누군가는 ‘다양성 영화’ 시장 성장의 ‘1등 공신’으로, 다른 누군가는 예술영화계의 ‘공룡’으로 부른다. 멀티플렉스 CGV의 다양성 영화 브랜드 무비꼴라쥬(무꼴)가 29일 열 돌을 맞는다. 무꼴은 규모나 성과 면에서 눈에 띄는 성장을 했다. 예술영화, 독립영화, 저예산영화 등 다양한 영화를 고루 선보이겠다는 목표로 전신인 ‘인디영화관’ 운영을 시작할 때만 해도 3개 상영관에 불과했지만 현재 무꼴 전용관은 19개에 이른다. 개관 초 5만9000명 남짓했던 연간 관객도 올해는 8월 말까지 84만7000명을 넘어서 연말이면 1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무꼴은 다양성 영화 시장의 절대강자다. 목 좋은 멀티플렉스 한쪽에 자리 잡은 무꼴 전용관에 작은 영화가 상영되는 건 백화점 입점과 비슷한 효과를 낸다. 한 영화 수입사 관계자는 “작은 영화는 워낙 관객이 적다 보니 홍보나 마케팅에 돈을 쓰기가 어려운데 무꼴에 걸리면 영화를 멀티플렉스에 계속 노출할 수 있어 홍보 효과가 크다”고 전했다. ‘지슬’(2013년)과 ‘한공주’(2014년)의 흥행이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2014년) ‘그녀’(2014년) 등 국내에 불었던 이른바 ‘아트버스터’ 열풍 뒤엔 무꼴이 있었다. 1만 명만 들어도 성공이라는 다양성 영화 시장에서 관객 10만 명을 돌파한 ‘마지막 4중주’(2013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년) ‘인사이드 르윈’(2014년)의 경우 전국 관객의 약 50%가 무꼴 관객이었다. 편장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는 “과거에는 다양성 영화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졌다. 무꼴이 다양성 영화 대중화에 기여한 부분은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만하다”고 했다. 하지만 영화계에는 “다양성 영화조차 대기업 브랜드인 무꼴이 독점하는 게 아니냐”는 시선도 존재한다. 한 다양성 영화 상영관 관계자는 “운영 시간이나 시설에서 단관 상영관은 멀티플렉스를 따라잡기 힘들다. 소수의 다양성 영화 팬들마저 무꼴 전용관을 찾다 보니 우리는 더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무꼴은 올해부터 ‘우아한 거짓말’ ‘한공주’ ‘도희야’ 등 영화 투자와 배급에도 뛰어들었다. 조성진 CGV 홍보팀장은 “좋은 다양성 영화를 발굴하고 유통해 전체 시장을 키우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 영화계 관계자는 “한 기업의 계열사가 투자 배급 상영까지 할 경우 다양성 영화 시장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CGV는 10주년을 맞아 다음 달 1일부터 브랜드 이름을 무꼴에서 ‘아트하우스’로 바꾸고 다양성 영화계의 상생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2014-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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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글]‘소격동’ 가사 거꾸로 읽으면 전두환시대 아픔이?

    “가사를 거꾸로 읽으면 ‘소격동 시대’의 아픔이 고스란히 드러난다고 하던데 무슨 말이죠?”(포털사이트 네이버 지식iN 질문) 아이유가 부른 서태지의 신곡 ‘소격동’(아이유 버전 소격동) 가사 풀이가 온라인에서 화제다. 누리꾼들은 “소격동은 서태지가 자란 곳이자 당시 보안사(현 국군기무사령부)가 있던 곳”이라며 “1980년대 운동권 청년들이 보안사에 잡혀가 의문사를 당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가사를 마지막 문장부터 거꾸로 음미하면 이런 해석이 나온다”는 것이다. 소격동의 가사는 ‘나 그대와 둘이 걷던 그 좁은 골목계단을 홀로 걸어요’에서 시작해 ‘나 그저 애를 쓸 뿐이죠’로 끝나 추억을 회상하는 듯한 분위기를 준다. 하지만 ‘나 그저 애를 쓸 뿐이죠’부터 시작해 거꾸로 읽을 경우 어두운 뉘앙스를 풍긴다. 6일 공개된 뮤직비디오에 대한 해석도 분분하다. 한 누리꾼은 “뮤직비디오 속 소녀가 들고 있는 바람개비는 죽음, 택시가 지나는 길의 담벼락은 강제 연행을 상징한다”고 풀이했다. 서태지컴퍼니 측은 “정치적인 의도는 없었다. 곡에 대한 자유로운 해석은 환영한다”고 밝혔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2014-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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