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정

장윤정 차장

동아일보 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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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너머의 사람 이야기를 전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yunjung@donga.com

취재분야

2025-11-07~2025-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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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축銀중앙회장 한이헌 후보 사퇴

    한이헌 전 국회의원이 차기 저축은행중앙회장 후보에서 돌연 사퇴했다. 이에 따라 박재식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과 남영우 전 한국투자저축은행 대표가 차기 회장직을 놓고 겨루게 됐다. 17일 저축은행중앙회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한 전 의원은 이날 오후 중앙회에 후보 사퇴 의사를 밝혔다. 한 전 의원은 이날 저축은행 대표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모 회장후보추천위원으로부터 회장 연봉을 삭감한다고 통보받았다”며 “이번 면접의 목적이 자질과 역량 검증에 있지 않았음이 분명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중앙회장 연봉은 성과급을 포함해 약 5억 원에 이른다. 21일 열릴 총회에서는 회원사 과반 참석에, 참석 회사 3분의 2 이상 찬성표를 얻은 후보가 회장에 선출된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19-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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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반신 마비” 10억-“실명” 2억 챙긴 뒤 버젓이 운전

    #1. 트랙터 운전 중 전복 사고로 오른쪽 눈 시력의 100%, 왼쪽 눈 시력의 97%를 잃었다는 진단을 받은 A 씨. 바로 눈앞의 손가락 개수를 못 셀 정도의 ‘실명(失明)’ 상태(장해지급률 85%)가 인정돼 무려 2억 원의 보험금을 타냈다. 하지만 타인의 도움 없이는 보행이나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라던 그는 보험금을 받은 뒤 멀쩡히 차를 몰고 다녔다. 그러던 중 또 교통사고를 내 1700만 원의 자동차 보험금을 타냈다. #2. 크레인 현장 관리자 B 씨는 적재함에서 추락하는 사고를 당했다. 병원에서 ‘척수손상 및 요추 1번 골절’ 진단을 받은 B 씨는 이동, 음식물 섭취, 배변·배뇨, 목욕, 옷 입고 벗기 등 기본적인 5가지 활동조차 어렵다는 ‘일상생활 기본동작 제한’과 ‘양측 하지마비’ 판정을 받았다. 평생 다른 사람의 수발을 받아야 한다는 얘기. 7개 보험사는 B 씨에게 10억1000만 원의 보험금을 지급했다. 그런데 밥도 혼자 못 먹는다던 B 씨는 장해 진단을 받은 지 두 달도 채 안 돼 유유히 운전대를 잡았다. 이어 4차례나 교통사고를 내 1900만 원의 보험금을 더 챙겼다. ‘치매’, ‘실명’, ‘하지마비’ 등의 허위·과다 장해 진단으로 보험금을 수령하는 보험사기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16일 이 같은 보험사기 혐의자 18명을 적발해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들은 한 사람당 평균 3.4건의 보험계약을 갖고 있었으며, 3억1000만 원의 보험금을 수령했다. 이들은 마비 및 척추장해 진단을 받으면 받을 수 있는 보험금 규모가 크다는 점을 노렸다. 또 장해평가 시점, 의사의 의학적 소견 등에 따라 장해 정도가 고무줄처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이용했다. 보험사들은 상해 또는 질병으로 인해 신체에 생긴 영구적인 손상 정도를 판정해 ‘장해 분류표’를 기준으로 보험금을 지급한다. 하지만 의사가 공모하거나, 브로커가 끼어서 장해진단서를 허위로 작성하면 보험사가 이를 일일이 적발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보험연구원 김규동 연구위원은 “보험사가 의료기관 전문의들과 자문 제도를 운영하며 대응하고 있지만 사기를 완전히 막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금감원 보험사기대응단 정관성 팀장은 “보험사기를 작심하고 장해를 입은 것처럼 연기를 해 의사까지 속이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10년간 사지마비 환자인 것처럼 연기를 해 보험금 4억7000만 원을 챙긴 여성이 적발됐다. 그는 2007년에 사고를 당한 뒤 10여 년간 14곳의 병원을 옮겨 다니며 온몸이 마비 상태인 것처럼 행동했고 의사까지 감쪽같이 속였다. 하지만 21억 원의 보험금을 추가 청구했던 그가 화장실에 멀쩡히 걸어가는 모습을 목격한 지인이 이를 제보하면서 사기 행각이 덜미를 잡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기가 기승을 부리면 피해를 보는 것은 선량한 가입자들”이라며 “보험사기에 따른 보험금 누수는 결국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한편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은 1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일부 한방병원의 불필요한 장기 치료 때문에 보험료가 매년 상승하고 있고 병원 등의 과잉 진료도 만만치 않다”며 “관계부처와 협의해 이를 방지하는 법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윤정 yunjung@donga.com·김형민 기자}

    • 2019-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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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 투톱’ 종합검사로 또 충돌… 금융산업 멍든다

    “두 명의 시어머니를 모시는데 그 둘이 사이가 안 좋으면 가운데서 얼마나 머리가 아프겠습니까.”(한 대형 보험사 관계자) 금융당국의 양대 수장(首長)인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의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금융산업의 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 지난해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경영평가 및 예산 문제로 건건이 맞서더니 올해도 금감원의 종합검사를 두고 신경전이 한창이다. 두 사람의 개인적인 갈등도 문제가 있지만 상급기관인 금융위의 지시와 통제에 금감원 노조가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반발하는 게 사건의 본질이라는 해석도 있다. ○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수장 금융권에서는 일단 정통 금융관료 출신인 최 위원장과 학자 출신 윤 원장의 시장을 바라보는 철학의 차이가 너무 두드러진다고 분석한다. 둘의 관계는 윤 원장이 금융위의 민간자문단인 금융행정혁신위원장을 맡았던 2017년부터 삐걱거렸다. 당시 윤 원장이 이끄는 혁신위는 은산분리 완화 반대, 노동이사제 권고 등의 내용을 담은 혁신안을 내놓았지만 최 위원장이 조목조목 반대 의견을 제시하며 제동을 걸었다. 윤 원장 취임 이후 두 사람의 대립은 본격화됐다. 지난해 6월 금융위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해 금감원에 재감리를 지시했지만 금감원은 이를 한동안 거부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또 지난해 말 금감원의 예산 승인권을 갖고 있는 금융위가 금감원 예산을 약 2% 삭감하자 금감원 노조는 “금융위를 해체하라”는 성명까지 발표했다. 금융권에서는 “금감원 노조가 자기들의 밥그릇을 사수하기 위해 윤 원장을 내세워 조직적인 대응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새해 들어서는 윤 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종합검사를 실시하고자 한다”고 밝히면서 갈등이 재부각됐다. “종합검사가 ‘경제활력’에 초점을 맞춘 정부 기조에 맞지 않는다”며 금융위가 우려를 표시했지만 윤 원장은 검사 경험이 풍부한 ‘저격수’들을 주요 검사국장으로 인사 배치하면서 금융위의 뜻과는 반대로 갔다. 최 위원장과 윤 원장은 이 같은 갈등 때문에 국회에서 “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질타를 받았다. 또 금융 관련 각종 행사에서 일부러 서로 마주치지 않거나 어색한 인사를 나누는 장면도 여러 차례 관찰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뚝심의 최종구’, ‘호랑이 윤석헌’으로 불릴 만큼 두 사람이 모두 소신이 강한 편이어서 서로 의견이 다르면 누구도 쉽게 물러서지 않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 금융회사들 혼란 두 기관의 갈등은 역사가 깊다. 1998년 이후 금융감독위원회-금감원 체계가 이어져 오다 2008년에 금감위가 재정경제부의 금융정책 기능을 가져와 금융위가 되면서 현재의 모습이 됐다. 금감위원장이 금감원장을 겸임하던 이전과 달리 두 기관의 수장이 분리됨에 따라 지금까지 크고 작은 갈등이 있었다. 특히 지금처럼 한쪽이 관료 출신, 다른 한쪽이 민간 출신일 때는 엇박자가 심한 편이었다. 두 기관의 갈등으로 중간에 낀 금융회사와 금융소비자의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금융회사들은 금융위와 금감원이 다른 소리를 내면서 정책·감독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양 기관의 주도로 카드업계 태스크포스(TF)가 운영되고 있지만 워낙 불협화음이 크다 보니 과연 실효성 있는 안이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 대형 보험사 관계자도 “자진해서 종합검사를 안 하겠다고 하더니 갑자기 부활하겠다고 해 현장에서는 솔직히 혼란스러울 따름”이라고 밝혔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교수는 “두 기관의 업무영역을 더 명확히 조정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금감원의 독립성 확대를 고민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두 사람이 소통에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19-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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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은행 임단협 결렬… 노사갈등 장기화 조짐

    총파업 사태를 빚은 KB국민은행의 노사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다. KB국민은행 노조는 사측과의 임금·단체협약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14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사후 조정을 신청했다. 노조는 또 사측이 파업 참가를 방해했다고 보고 고소·고발 등 법적 조치를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노조는 14일 “전날(13일) 오전 교섭을 진행한 데 이어 오늘도 대화를 나눴지만 사측과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면서 “중노위에 사후 조정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앞서 11일 “주말 사측과 집중 교섭을 한 뒤에도 협상이 교착 상태일 경우에는 중노위에 사후 조정을 신청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중노위 조정 신청은 노사 중 한쪽이 일방 신청할 수 있지만 실제 조정이 성립되려면 다른 쪽이 동의해야 한다. 11일 노사가 희망퇴직에 대해 합의하면서 양측이 접점을 찾으리란 전망이 나왔지만 결국 의견 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달 8일 하루짜리 파업을 벌인 국민은행 노조는 이후에도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설 연휴 전인 30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2차 총파업을 벌일 계획이다. 이번 중노위에서 어떤 결론이 날지는 미지수다. 국민은행 노사는 지난해 12월에도 중노위 조정을 신청했지만 조정회의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19-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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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넷전문은행법 17일 공식 발효…카카오-KT, 최대주주로 올라서나

    정보통신기술(ICT)기업에 한해 은행 지분보유 한도를 34%까지 늘려주는 내용의 인터넷전문은행 특별법이 발효된다. 1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국회를 통과한 인터넷전문은행법이 17일 공식 발효된다. 인터넷은행법은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보유 한도를 4%(의결권 없을 경우 10%)에서 혁신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에 한해 34%까지 늘려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는 카카오가 아닌 한국투자금융지주, 케이뱅크의 최대주주는 KT가 아닌 우리은행이다. 기존의 은산분리 규제가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로운 인터넷은행법이 발효되면 카카오와 KT는 각각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주요 주주들은 이 법이 발효 되는대로 카카오와 KT를 최대주주로 바꿀 수 있게 사전에 지분 매매 약정을 체결해놓은 상태다. 그러나 카카오와 KT가 지분을 늘리려면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인터넷은행법에 따르면 최대주주는 금융관련법령·공정거래법·조세범처벌법·특경가법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하는데 KT와 카카오M은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이 있다. 금융당국의 승인 절차는 두 달 가량 걸린다. 한편 제3, 제4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절차도 진행된다. 금융당국은 23일 인가심사 설명회를 열기로 했다. ICT 업체 중에선 인터파크가 이미 참여 의사를 밝혔으며 네이버의 참여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19-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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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銀 노사, 임금피크 직원 희망퇴직 합의

    임금·단체협상을 둘러싼 의견 차이로 총파업 사태까지 빚었던 KB국민은행 노사가 희망퇴직에 합의했다. 노사 갈등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KB국민은행 노사는 임금피크제 대상인 210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희망퇴직 적용 대상자는 임금피크로 이미 전환한 직원과 1966년 이전 출생 부점장급, 1965년 이전 출생 팀장·팀원급 직원이다. 1966년 이전 출생 부점장급까지 희망퇴직 대상자에 포함되면서 희망퇴직이 가능한 인원이 지난해 1800여 명에서 2100여 명으로 늘었다. 희망퇴직자에게는 21∼39개월 치 특별퇴직금과 함께 자녀학자금 지원금 또는 재취업 지원금을 준다. 이는 지난해 21∼36개월 치 특별퇴직금보다 후한 조건이다. 대상자 확대와 특별퇴직금 상향 조정으로 인해 희망퇴직으로 짐을 꾸리는 직원이 지난해(407명)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희망퇴직 합의는 임단협과는 별개로 이뤄졌지만 노사가 대화의 실마리를 찾아간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국민은행 노사는 10일부터 실무 교섭과 대표자 교섭을 재개해 의견 차이를 좁혀 가고 있다. 노사가 극적 합의를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이번 주말이 분수령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10, 11일에 이어 오는 일요일에도 노사가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19-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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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금융지주 4년 만에 부활… 인수-영업 경쟁 뜨거워진다

    우리금융지주가 11일 지주 설립등기를 완료해 4년여 만에 부활한다. 이로써 5대 금융지주(KB·신한·우리·하나·NH농협금융지주) 시대가 다시 열린다. 우리금융지주가 종합금융그룹으로 거듭나면서 금융업계 판도가 다시 어떻게 재편될지 주목된다. 지주사들은 새로 짜인 5대 지주 체제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發 인수시장 ‘빅뱅’ 오나 금융회사들은 우리금융지주 설립을 계기로 한동안 잠잠했던 인수합병(M&A) 시장에 불이 붙을지 주목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4년 전 민영화를 통해 은행 체제로 전환하면서 증권, 보험 등을 매각했다. 이번에 지주가 다시 출범하면 실탄을 갖고 M&A에 적극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은행법상 출자가 자기자본의 20%로 제한됐지만 지주로 전환되면서 출자 한도가 130%까지 확대된다. 시장에서는 우리금융지주가 일단 덩치 큰 매물보다는 중소형 자산운용·부동산신탁·캐피털사(社) 등의 인수에 나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신설 금융사는 회계규정에 따라 설립 후 1년간 자산이 낮게 계산돼 출자 여력이 넉넉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시장에서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롯데카드나 삼성증권을 사들이기엔 아직 자금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가 하이자산운용 등 몸집이 작은 자산운용사를 먼저 인수할 것”이라며 “조만간 인수시장이 뜨거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아픔 딛고 1등 금융그룹에 재도전 우리금융지주가 덩치 불리기를 통해 1등 금융그룹에 다시 도전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우리금융은 2001년 국내 1호 금융지주로 출범했다. 외환위기 이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되며 1999년 1월 한빛은행으로 새 출발을 했고, 이후 정부는 평화은행과 광주·경남은행, 하나로종금까지 한데 묶어 지주사에 편입시켰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사들을 한데 모아 일괄 관리하려는 취지였다. 금융그룹의 진용을 갖춘 우리금융은 이후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며 2005년 140조 원이던 은행 자산을 2년 만에 219조 원으로 키워 주목받기도 했다. 하지만 지나친 덩치 키우기 경쟁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2007년 1조7000억 원에 육박하던 당기순이익은 1년 만에 2340억 원으로 급감했다. 이후 정부는 우리금융지주를 시장에 돌려주고 공적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민영화를 추진했고 2014년 계열사들을 매각한 채 은행 체제로 전환됐다. 과점주주 중심으로 경영되던 우리은행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시 지난해 지주사 설립을 신청했다.○ 5대 금융지주 시대, 자산 경쟁 신호탄 향후 금융업계의 자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영업환경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은행권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2조 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새로 지휘봉을 잡은 금융권 수장들이 과거처럼 무리한 영업경쟁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대기 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실장은 “올해는 대출 규제와 어려워진 기업금융으로 실적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며 “은행들은 단기 경쟁에 매몰되지 말고, 해외에 진출하고 디지털화에 따른 영업방식 변화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 실적이 비슷해서 지주사로서의 성패는 증권, 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를 얼마나 확충하느냐에 따라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조은아 achim@donga.com·장윤정 기자}

    • 2019-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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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카페]“이참에 직원수 줄여라” 역풍 맞은 파업

    8일 KB국민은행 노조 총파업 현장을 취재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파업 때문에 얼마나 불편한지를 물어볼 고객 자체를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8일 하루 동안 10여 개 국민은행 지점에 들렀지만 대부분의 점포에는 고객이 1, 2명 남짓이었고 텅텅 빈 곳도 상당수였다. 조회부터 입출금, 예·적금 가입까지 모든 것을 손 안의 스마트폰으로 해결할 수 있는 2019년 금융회사 파업의 현주소였다. 파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했다. 노조원들의 주된 불만은 사측의 실적 압박과 성과주의 강요였다. 이날 만난 고객들은 “실적 압박은 모든 직장인의 피할 수 없는 현실 아니냐” “그렇게 압박을 받았다면서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만한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를 왜 하지 못하느냐”고 말했다. 더 나아가 “이참에 차라리 직원 수를 더 줄여 모바일 서비스나 개선하라”는 반응도 나왔다. 고객들의 이런 목소리는 금융업의 현실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 점포 없는 인터넷전문은행이 큰 인기를 끌고 있고 정보기술(IT) 업체의 똑똑한 핀테크 서비스가 계속 나오고 있다. 2030세대 가운데는 “은행 지점에 가본 지 1년이 넘었다” “집에서 가까운 은행 지점이 어딘지도 모르겠다”는 이들이 수두룩하다. 이런 와중에 핀테크 기업들은 혁신적인 앱 서비스로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이젠 공인인증서 없이 30초 안에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게 해주고, 흩어져 있는 자산을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여기에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 투자, 자산관리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로 탑재하면서 사실상 ‘개인금융 비서’ 역할까지 하고 있다. 한 데이터 분석기업이 스마트폰 이용행태를 분석한 결과 2017년 3분기 기준 10, 20대가 가장 즐겨 쓴 금융 앱은 기존 은행들이 내놓은 모바일뱅킹 앱이 아니라 핀테크 업체의 금융서비스인 ‘토스’였다. 국민은행 노조는 이달 31일과 다음 달 1일에 2차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기간도 하루에서 이틀로 늘었고, 월말 결제 수요와 설 연휴를 앞둔 자금 수요가 몰리는 시기라 파급력은 이번보다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만큼 더 많은 고객이 국민은행에서 등을 돌릴 수 있다. 지금 금융업에서는 은행과 비은행, 핀테크가 뒤섞여 ‘금융시장의 룰’ 자체가 뒤바뀌고 은행원의 존재가치가 흔들리고 있다. 국민은행 노사는 직급별 호봉상한제를 갖고 싸울 때가 아니다. 은행이 어떻게 하면 이 위기에서 생존할 수 있는지를 놓고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짜내야 할 것이다.장윤정 기자·경제부 yunjung@donga.com}

    • 2019-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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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바일뱅킹 시대 흐름 못읽은 국민銀 노조 파업

    “사실 은행 업무야 ATM(자동입출금기기)을 이용해도 되고 모바일뱅킹을 써도 되는 것 아닙니까.” 8일 오전 서울 중구 국민은행 신당역점에서 만난 64세 김모 씨. 그는 “노조가 대화로 해결을 안 하고 끝내 파업을 한 것이 괘씸하다”면서도 은행 파업으로 그리 큰 불편을 느끼지는 않는다는 반응이었다. KB국민은행 노사가 막판 협상에도 불구하고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함에 따라 8일 19년 만의 파업이 현실화됐다. 국민은행은 본점 인력을 긴급 투입해 전국 1058개 전 영업점의 문을 열고 411곳의 거점점포를 운영하는 등 정상 영업을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ATM과 인터넷·모바일뱅킹이 정상 운영된 까닭에 2000년 주택·국민은행 합병 반대 파업 당시와 같은 혼란은 없었다. 다만 일부 점포에서는 고객들의 불만도 새어 나왔다. 이날 직원 1만6000여 명 중 5500여 명(노조 측 추산 9500여 명)이 총파업에 참여한 가운데 국민은행 각 지점의 창구 상당수에는 ‘부재중’ 알림이 걸려 있었다. 하지만 지점 출입문 등에는 ‘총파업이 진행 중이나 저희 지점은 정상적으로 영업 중입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은 가운데 고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서울 송파구 아시아선수촌지점에서 만난 황순옥 씨(51·여)는 “파업이라고 해서 걱정했는데 적금 가입, 환전, 예금 인출 등이 모두 차질 없이 이뤄졌다”고 했다. 서울 여의도, 광화문 등 사무실 밀집지역에서도 점심시간 대기 인원이 대부분 5명을 넘지 않았다. 파업 여파가 제한적이었던 것은 고객들이 점포를 직접 찾기보다는 모바일뱅킹과 ATM 등을 이용해 은행 업무를 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상반기(1∼6월) 기준 국민은행의 전체 거래에서 온라인뱅킹 등 비대면 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86%(거래 건수 기준)다. 송금, 이체 등 간단한 업무는 물론이고 예·적금, 펀드 등 각종 상품 가입도 온라인으로 가능하다. 지난해 상반기 국민은행이 판매한 전체 개인적금의 59%도 모바일뱅킹을 포함한 비대면 채널을 통해 판매됐다. 파업의 파급력이 생각보다 크지 않은 탓에 금융권에서는 이번 파업이 은행원 없이도 은행 업무가 돌아가는 ‘디지털 금융시대’의 현실만 깨닫게 해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른 시중은행 지점에서 근무하는 30대 행원은 “창구 은행원이 없다고 해서 금융생활이 마비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며 “파업이 오히려 은행원의 좁아진 입지를 보여주는 자충수가 된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했다. 다만 파업 참여 인원이 많은 점포들의 경우 대출 등 일부 업무가 제한돼 고객 혼란이 발생했다. 법인통장 개설을 위해 8일 오전 서울 중랑구 상봉역점을 방문한 방원대 씨(33)는 단순 입출금 업무만 가능하다는 은행 측의 설명에 분통을 터뜨렸다. 방 씨는 “어제(7일)도 지점을 방문했는데 오늘 서류를 준비해 오면 통장 개설이 가능하다고 했다”며 “파업과 관련한 공지도 전혀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파업을 바라보는 여론의 시선은 싸늘한 편이다. 평균 연봉 9100만 원에 이르는 국민은행 직원들의 집단행동이 시민들의 지지를 얻기 어렵다는 것이다. 국민은행 파업 관련 기사에는 “소비자들의 이자로 돈을 벌어놓고 자기들 밥그릇 챙기기에만 여념이 없다” “국민은행에 넣어둔 예금을 전액 인출하겠다”는 댓글이 쏟아졌다. 이런 반응이 부담스러운 듯 국민은행 노조는 8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파업이 ‘돈 문제’ 때문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직급별 호봉상한제(페이밴드) 폐지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 연장 등이 핵심 안건이라고 했다.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31일과 다음 달 1일 이틀에 걸친 2차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장윤정 yunjung@donga.com·김재희 기자}

    • 20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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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원 없어도 잘 돌아가” 19년 만에 총파업 국민은행 가보니

    “사실 은행 업무야 ATM(자동입출금기기)을 이용해도 되고 모바일 뱅킹을 써도 되는 것 아닙니까.” 8일 오전 서울 중구 국민은행 신당역점에서 만난 64세 김모 씨. 그는 “노조가 대화로 해결을 안 하고 끝내 파업을 한 것이 괘씸하다”면서도 은행 파업으로 그리 큰 불편을 느끼지는 않는다는 반응이었다. KB국민은행 노사가 막판 협상에도 불구하고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함에 따라 8일 19년만의 파업이 현실화됐다. 국민은행은 본점 인력을 긴급 투입해 전국 1058개 전 영업점의 문을 열고 411곳의 거점점포를 운영하는 등 정상영업을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ATM과 인터넷·모바일뱅킹이 정상 운영된 까닭에 2000년 주택·국민은행 합병 반대 파업 당시와 같은 혼란은 없었다. 다만 일부 점포에서는 고객들의 불만도 새어나왔다. 이날 직원 1만6000여 명 중 5500여명(노조 측 추산 9500여 명)이 총파업에 참여한 가운데 국민은행 각 지점의 창구 상당수에는 ‘부재 중’ 알림이 걸려 있었다. 하지만 지점 출입문 등에는 ‘총파업이 진행 중이나 저희 지점은 정상적으로 영업 중입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은 가운데 고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서울 송파구 아시아선수촌지점에서 만난 황순옥 씨(51)는 “파업이라고 해서 걱정했는데 적금 가입, 환전, 예금 환급 등이 모두 차질 없이 이뤄졌다”고 했다. 서울 여의도, 광화문 등 사무실 밀집지역에서도 점심시간 대기인원이 대부분 5명을 넘지 않았다. 파업 여파가 제한적이었던 것은 고객들이 점포를 직접 찾기보다는 모바일뱅킹·ATM을 이용해 은행 업무를 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상반기(1~6월) 기준 국민은행의 전체 거래에서 온라인뱅킹 등 비대면 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86%(거래 건수 기준)다. 송금·이체 등 간단한 업무는 물론이고 예·적금, 펀드 등 각종 상품 가입도 온라인으로 가능하다. 지난해 상반기 국민은행이 판매한 전체 개인예금의 59%도 모바일뱅킹을 포함한 비대면 채널을 통해 판매됐다. 파업의 파급력이 생각보다 크지 않은 탓에 금융권에서는 이번 파업이 은행원 없이도 은행업무가 돌아가는 ‘디지털 금융시대’의 현실만 깨닫게 해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른 시중은행 지점에서 근무하는 30대 행원은 “창구 은행원이 없다고 해서 금융생활이 마비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며 “파업이 오히려 은행원의 좁아진 입지를 보여주는 자충수가 된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했다. 다만 파업 참여인원이 많은 점포들의 경우 대출 등 일부 업무가 제한돼 고객 혼란이 발생했다. 법인통장 개설을 위해 8일 오전 서울 중랑구 상봉역점을 방문한 방원대 씨(33)는 단순 입출금 업무만 가능하다는 은행 측의 설명에 분통을 터트렸다. 방 씨는 “어제(7일)도 지점을 방문했는데 오늘 서류를 준비해 오면 통장개설이 가능하다고 했다”며 “파업과 관련한 공지도 전혀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파업을 바라보는 여론의 시선은 싸늘한 편이다. 평균 연봉 9100만 원인 노조의 집단행동이 시민들의 지지를 얻기 어렵다는 것이다. 국민은행 파업 관련 기사에는 “소비자들의 이자로 돈을 벌어놓고 자기들 밥그릇 챙기기에만 여념이 없다” “국민은행에 넣어둔 예금을 전액 인출하겠다”는 댓글이 쏟아졌다. 이런 반응이 부담스러운 듯 국민은행 노조는 8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파업이 ‘돈 문제’ 때문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직급별 호봉상한제(페이밴드) 폐지 △임금피크제 도입 시기 연장 등이 핵심 안건이라고 했다.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31일과 다음달 1일 이틀에 걸친 2차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19-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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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銀 노조 “8일 파업”… 노사 밤샘 협상

    KB국민은행 노조가 8일 하루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파업을 하면 국민·주택은행 합병 이후 19년 만이다. 계좌 이체나 공과금 납입 등은 온라인뱅킹, 자동입출금기기(ATM)를 이용하면 되지만 대출이나 예·적금 가입 등 지점 방문이 필요한 거래는 불편이 예상된다. 7일 국민은행 노사 양측은 임금 및 단체협약 쟁점을 놓고 협상을 벌였지만 의견 차를 좁히지 못했다. 그간 성과급으로 기본급의 300%를 요구해 온 노조의 뜻을 수용해 허인 행장이 시간외수당을 합쳐 성과급 300%를 지급하겠다고 밝히는 등 일부 진전을 거뒀다. 하지만 임금피크제 이슈 등에서 여전히 평행선을 달렸다. 이에 따라 노조는 7일 오후 9시부터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전야제를 열고 파업을 선언했다. 이날 밤늦게까지 전국 각지에서 출발한 버스가 속속 도착하며 약 5000명의 조합원이 집결했다. 파업이 현실화되면서 고객 혼란이 불가피하게 됐다. 인터넷뱅킹 등 비대면 영업 비중이 86%에 달한다고 해도 고령자 등 디지털 소외계층은 지점 방문을 선호하고 있다. 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등 신규 대출과 만기 연장 등도 정해진 날에 영업점에서 처리해야 한다. 국민은행은 8일 비조합원 등을 활용해 일단 전 영업점을 열겠다는 계획이다. 한 지점 정원이 10명이라도 최소 3명 이상 근무가 가능하면 점포를 열겠다는 것이다. 국민은행 측은 “처리가 어려운 복잡한 업무의 경우 고객을 400여 개의 인근 거점 점포로 안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거점 점포 위치는 8일 오전부터 은행 홈페이지와 앱, 콜센터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은행은 파업 당일 모든 고객의 송금·이체 수수료를 면제하고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더라도 연체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노조는 8일 파업에도 요구조건이 관철되지 않으면 설 연휴를 앞둔 이달 31일과 다음 달 1일 이틀간 2차 파업을 할 예정이다. 국민은행 임직원 평균 연봉은 9100만 원이다. 비록 희박하지만 노사는 밤샘 협상을 통한 협상 타결 가능성을 열어뒀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19-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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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銀 경영진 54명 “노조 파업땐 사퇴”

    KB국민은행 노조가 8일 19년 만의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국민은행 임원들이 4일 허인 국민은행장에게 일괄 사직서를 제출했다. 노조 총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가자 “영업에 차질이 발생하면 책임지겠다”는 뜻을 밝히고 나선 것이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이날 사직서를 제출한 임원들은 부행장 등 18명, 본부장 11명, 지역영업그룹대표 25명 등 총 54명이다. 경영진은 보도자료를 통해 “노조가 파업의 명분이 될 수 없는 과도한 요구를 지속하는 상황에서 상식과 원칙을 훼손해 가면서까지 노조의 반복적인 관행과 일방적인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민은행 노조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는 이날 경영진 사의 표명을 두고 “이는 파업에 대해 경영진은 책임을 지는데 직원과 노조는 무책임하게 강행한다는 인식을 심는 책임 전가 행동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국민은행 노사의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게 된 핵심 원인은 성과급이다. 국민은행 노조는 사측에 성과급 300%와 유니폼 폐지에 따른 피복비 연간 100만 원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은행 측은 과도한 요구라며 성과급 지급의 기준을 자기자본이익률(ROE) 10%로 삼자고 주장하고 있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19-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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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자보험 가입때 ‘실손 중복’ 주의를

    해외여행을 떠나며 급히 여행자보험에 가입했던 직장인 김모 씨(35). 보장 내용을 꼼꼼히 확인하지 않았다가 이 보험에 포함된 국내치료보장 특약이 자신이 이미 가입한 실손보험과 겹친다는 걸 알고 뒤늦게 후회했다. 보험료를 이중으로 부담한 셈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3일 이처럼 실손보험 가입자가 불필요하게 해외여행보험의 ‘국내치료보장’ 특약에 가입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안내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보험사들은 해외여행보험에 가입하려는 소비자들에게 “실손보험에 가입되어 있을 경우 국내치료보장 중복 가입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안내해야 한다. 금감원에 따르면 현재 해외여행보험에 가입하는 사람의 대부분인 95.7%는 국내치료보장 특약을 선택하고 있다. 이 중 상당수는 실손보험이 있어 굳이 특약이 필요 없는데도 가입해 보험료를 이중으로 납부하고 있다. 금감원은 또 “장기체류자의 경우 이중으로 낸 실손보험료를 나중에 돌려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실손보험 가입자가 여행자보험에 가입한 채 3개월 이상 해외에 체류하면 귀국 후 해당 기간에 냈던 국내 실손보험료를 돌려받을 수 있지만 홍보 부족으로 실제로 이를 환급받는 경우는 적었다. 보험사들은 장기 체류자들에게 이 제도를 문자메시지 등으로 안내할 예정이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19-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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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중 무역분쟁 해피엔딩? 새드엔딩?

    새해 벽두부터 국내 증시가 글로벌 리스크에 흔들렸다. 올해 첫 개장일인 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52% 떨어진 2,010.00에 거래를 마치며 2개월여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이날 발표된 중국 제조업 지표가 악화됐다는 소식에 중국, 홍콩 증시가 하락하자 국내 증시도 영향을 고스란히 받았다. 올해도 세계 도처에 잠재된 변수가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월가의 금융회사와 외신들도 이를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국내 경제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세계 경제의 5대 리스크’를 꼽아봤다.○ 미국의 ‘트럼프 리스크’ 커지나 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측 불가 리더십’은 올해에도 금융시장을 뒤흔들 것으로 우려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인상 속도가 빠르다는 이유로 연방준비제도(연준·Fed)를 연일 몰아세우며 불안감을 키웠다. 지난해 12월 24일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 해임을 논의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뉴욕의 3대 지수가 모두 2% 넘게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자기 입맛에 맞는 새 의장으로 교체하면 시장 불안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② ‘미중 무역분쟁’도 관건이다. 양국이 7일부터 무역분쟁 해결을 위한 실무협상을 시작하지만 아직 분쟁이 종료됐다고 보기엔 이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양국 갈등은 장기 경제 냉전의 서막에 불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수입품 전체에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의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로 떨어질 수 있다고 추산했다.○ 신흥국 금융위기 가능성 ③ ‘주요국의 통화 정책’도 변수다. 미 연준은 올해 금리 인상 횟수를 당초 3회에서 2회로 줄일 것임을 시사했다. 연준이 통화 정책 방향을 이미 시장에 예고한 만큼 불확실성은 줄었다. 하지만 막상 연준이 금리를 예상보다 급히 올리면 투자자들이 안전한 자산에 투자하기 위해 국내에서 자금을 뺄 수 있다. 유럽에서도 기준금리가 오를 것으로 전망돼 세계 중앙은행의 긴축 흐름은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양적완화를 지난해 12월 말 종료하겠다고 선언했다. ECB는 지금까지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3년 넘게 2조6000억 유로(약 3300조 원)의 돈을 풀었다. 주요국의 금리 인상 전망에 따라 올해는 신흥국 경제에 대한 우려도 어느 때보다 높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2019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미국 금리 인상으로 자본 유출 우려가 큰 신흥국 금융시장에서 국지적인 위기가 나타날 것”이라며 “외환 보유액이 적은 터키, 파키스탄, 이집트,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고위험국으로 분류된다”고 분석했다. ④ ‘중국의 성장 둔화 가능성’도 큰 변수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분쟁과 지방부채 급증 등으로 내우외환을 맞고 있다”며 “중국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지면 한국 경제성장률은 0.5%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의 진행 양상’도 여전한 위험 요인이다. 브렉시트는 3월 29일 실행될 예정이지만 영국과 EU는 뚜렷한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영국이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 우려도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영국 GDP가 2030년까지 7%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조은아 achim@donga.com·장윤정 기자}

    • 2019-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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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해부터 ‘휘청’…한국 경제 영향 줄 ‘세계경제 5대 리스크’ 보니

    새해 벽두부터 국내 증시가 글로벌 리스크에 흔들렸다. 올해 첫 개장일인 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52% 떨어진 2,010.00에 거래를 마치며 2개월 여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이날 발표된 중국 제조업 지표가 악화됐다는 소식에 중국, 홍콩 증시가 하락하자 국내 증시도 영향을 고스란히 받았다. 올해도 세계 도처에 잠재된 변수가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월가의 금융회사와 외신들도 이를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국내 경제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세계 경제의 5대 리스크’를 꼽아봤다.● 미국의 ‘트럼프 리스크’ 커지나 도널드 트럼프 ①‘미국 대통령의 예측불가 리더십’은 올해에도 금융시장을 뒤흔들 것으로 우려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인상 속도가 빠르다는 이유로 연방준비제도(연준·Fed)를 연일 몰아세우며 불안감을 키웠다. 지난해 12월 24일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 해임을 논의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뉴욕의 3대 지수가 모두 2% 넘게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자기 입맛에 맞는 새 의장으로 교체하면 시장 불안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②‘미·중 무역분쟁’도 관건이다. 양국이 7일부터 무역분쟁 해결을 위한 실무협상을 시작하지만 아직 분쟁이 종료됐다고 보기엔 이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양국 갈등은 장기 경제 냉전의 서막에 불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수입품 전체에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의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로 떨어질 수 있다고 추산했다.● 신흥국 금융위기 가능성 ③‘주요국의 통화 정책’도 변수다. 미 연준은 올해 금리 인상 횟수를 당초 3회에서 2회로 줄일 것임을 시사했다. 연준이 통화정책 방향을 이미 시장에 예고한 만큼 불확실성은 줄었다. 하지만 막상 연준이 금리를 예상보다 급히 올리면 투자자들이 안전한 자산에 투자하기 위해 국내에서 자금을 뺄 수 있다. 유럽에서도 기준금리가 오를 것으로 전망돼 세계 중앙은행의 긴축 흐름은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양적완화를 지난해 12월 말 종료하겠다고 선언했다. ECB는 지금까지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3년 넘게 2조6000억 유로(약 3300조 원)의 돈을 풀었다. 주요국의 금리인상 전망에 따라 올해는 신흥국 경제에 대한 우려도 어느 때보다 높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2019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미국 금리인상으로 자본유출 우려가 큰 신흥국 금융시장에서 국지적인 위기가 나타날 것”이라며 “외환 보유액이 적은 터키, 파키스탄, 이집트,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고위험국으로 분류된다”고 분석했다. ④‘중국의 성장 둔화 가능성’도 큰 변수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분쟁과 지방부채 급증 등으로 내우외환을 맞고 있다”며 “중국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지면 한국 경제성장률은 0.5%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⑤‘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의 진행 양상’도 여전한 위험 요인이다. 브렉시트는 3월 29일 실행될 예정이지만 영국과 EU는 뚜렷한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영국이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 우려도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영국 GDP는 2030년까지 7%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19-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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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리 들썩… 변동형 → 고정형 대출 갈아타기 고려를

    한국은행이 지난해 11월 1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가계들의 ‘빚테크’ 고민도 커졌다.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 당장 은행 대출의 이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출자들은 올 한 해 주요국의 정책금리와 시장금리의 흐름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또 일부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고정형 금리보다 높은 역전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향후 경기 전망이 좋지 않아 금융시장의 장기 금리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출 갈아타기에 대한 관심도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변동형에서 고정형 대출로 갈아타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많은 전문가들은 신규 대출은 고정금리 대출이 낫다고 권한다. 무엇보다도 금리 상승에 따른 불확실성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임영실 KEB하나은행 평창동 골드클럽 PB팀장은 “경기 둔화로 인해 금리 인상이 가파르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고정금리 대출의 경우 5년간은 금리 상승 위험을 피하고, 안정적인 이자를 내기 때문에 대출받는 입장에서는 훨씬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조한조 NH농협은행 펀드마케팅팀 차장도 “단기 대출자의 경우에는 고정금리 대출이 여러모로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기존 대출자들에게도 지금은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탈 기회다. 김미선 SC제일은행 투자자문부장은 “변동금리 대출을 사용하고 있다면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고 말했다. 물론 이런 금리 역전 현상이 장기간 지속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만큼 본인에게 맞는 대출 시기 및 기간 등을 잘 따져봐야 한다. 김진영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은 “대출 시기에 따라 고정금리형보다 변동금리형 대출이 오히려 유리할 수 있는 만큼 꼼꼼한 비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도상환 수수료도 잘 고려해야 한다. 김진영 전문위원은 “금리 인상기에는 변동금리형 대출을 고정금리형 대출로 갈아타는 전략이 일반적”이라면서도 “기존 대출 해지 시 부과되는 중도상환 수수료 및 대출 규제로 인한 한도 변화 등을 사전에 체크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출 줄이기’라고 강조했다. 여유 자금이 생기면 대출부터 줄여서 이자 부담을 덜어야 한다는 것이다. 손정필 신한은행 신한PWM도곡센터 PB팀장은 “지금은 부채 총량을 줄이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고 부득이 대출을 활용한다면 상환 기간을 넉넉하게 잡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19-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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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R/Special Report]나도 한번? 유튜버 호기심에 불 댕긴 ‘파이어 누들’

    출출하긴 한데 왠지 모르게 밥은 당기지 않을 때 우리의 가장 친근하고 익숙한 대안은 ‘라면’이었다. 하지만 굳건하던 라면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편의점에만 가도 도시락부터 즉석 국, 찌개까지 각종 가정간편식(HMR) 제품이 수두룩하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라면시장 규모는 2조976억 원으로 전년 대비 2.9% 쪼그라들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폭발적으로 팔려나가며 2년 새(2015년 대비 2017년) 매출을 58%나 늘어나게 한 라면이 있다. 바로 2012년 시장에 공식적으로 선을 보인 불닭볶음면이 그 주인공. “너무 매워서 도저히 사람이 먹을 수 없는 수준”이라는 비난을 받으며 단종의 위기를 겪기도 했던 불닭볶음면은 꾸준히 마니아를 늘리더니 이제는 ‘한국 매운맛(K-Hot)’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삼양은 불닭볶음면 덕분에 지난해 ‘1억 불 수출의 탑’을 수상한 데 이어 올 12월 7일 ‘2억 불 수출의 탑’까지 수상했다. 별다른 광고 없이도 대세 라면이 된 불닭볶음면의 성공요인을 경영매거진 DBR이 집중 분석했다.○ 강렬한 매운맛으로 중독성 어필 불닭볶음면의 아이디어는 삼양식품가의 며느리이자 최고경영자(CEO)인 김정수 사장으로부터 나왔다. 2011년 명동의 매운 찜닭집에서 사람들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맛있게 찜닭을 먹고 있는 것을 보고 “라면에도 이 강렬한 매운맛을 적용해보자”는 아이디어가 떠오른 것이다. 무려 2t의 소스와 1200마리의 닭을 투입해 개발했지만 불닭볶음면의 시작은 순조롭지 않았다. 2011년 파일럿 제품으로 시장에 첫선을 보였는데 판매 성적이 극히 부진했다. 국물라면에 익숙한 소비자들이 볶음면을 생소하게 느꼈고 무엇보다 ‘너무 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실패를 인정하고 단종을 결정하려는 순간, 특이한 현상이 감지됐다. 시장에서 찾기 힘든 이 제품이 중고나라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귀하게 거래되는 것이었다. 대중은 외면했지만 ‘딱 내 취향’이라며 이 라면을 찾아 헤매는 마니아층이 생겨난 것. 고민 끝에 삼양은 꾸준히 시장을 키워보자며 2012년 불닭볶음면을 출시했다. “한 번도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은 사람은 없다”는 특유의 중독성을 가진 불닭볶음면은 이후 심심치 않게 방송에 노출되며 서서히 인기를 키워나갔다. 인기에 불을 댕긴 것은 바로 유튜브다. 2014년 ‘영국 남자’로 알려진 유튜브 스타 조시가 불닭볶음면 먹기에 도전하는 영상을 올린 것이 전환점이 됐다. 처음에는 자신만만하게 불닭볶음면에 도전했다가 매운맛의 공격에 눈물, 콧물을 쏟아내는 모습은 웃음을 자아내기에 충분했고 사람들은 이 영상에 열광했다. 그의 도전을 본 또 다른 유튜버가 도전에 나서고, 또 도전에 나서면서 불닭볶음면은 한국 문화를 좀 안다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시도해야 하는 도전의 아이콘이 됐다. 실제로 11월 30일 기준 페이스북,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파이어 누들 챌린지(Fire noodle challenge)’라는 제목 및 내용으로 검색되는 영상은 20만여 건에 이른다. ○ 까르보, 짜장, 커리 등 라인업 확대 치즈불닭볶음면, 불닭볶음탕면, 커리불닭볶음면, 핵불닭볶음면, 쿨불닭비빔면…. 끊임없이 확대되는 다양한 불닭볶음면 라인업도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팬을 늘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 예컨대 불닭볶음면의 매운맛에 익숙해진 사람에게는 더 매운맛이, 불닭볶음면의 매운맛이 살짝 지겹게 느껴지는 사람에게는 짜장 맛이 섞인 불닭볶음면이 제공되는 식이다.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은 물론 인터넷에서 공유되던 레시피가 실제로 등장하는 식의 제품 출시가 계속되면서 소비자는 직접 제품 기획에 참여한 것 같은 뿌듯함과 재미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삼양에서는 계속해서 소비자들이 어떤 레시피로 불닭볶음면을 즐기고 있는지 모니터링하며 확장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이민호 면스낵마케팅팀장은 “여러 가지 식재료를 섞어 자신만의 레시피를 만들어내는 소비자들을 위해 꾸준히 라인업을 확대해 만족도와 재미를 제공하려 한다”고 말했다. 불닭 브랜드의 인기는 해외에서도 뜨거워 2017년 한국 라면 수출액 4000억여 원 가운데 무려 1750억 원이 불닭 브랜드 수출액이었다. 유튜브를 통한 입소문도 한몫했지만 일찌감치 해외시장 확장을 목표로 할랄 인증을 받은 것도 불닭볶음면의 수출에 날개를 달아줬다. 삼양식품은 1년여간의 준비작업을 거쳐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 할랄 인증기관인 ‘무이’로부터 인증을 받음으로써 세계 2위 라면 소비국인 인도네시아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승윤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인터넷 채널에 자신만의 콘텐츠를 올리는 수많은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존재하는 시대”라며 “불닭은 재밌는 콘텐츠에 목마른 크리에이터들이 주목할 만한 소재였고 그로써 엄청난 바이럴 마케팅 효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교수는 “팬들이 각자 취향에 맞는 다양한 레시피를 시도하게끔 장려했다는 점도 성공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SNS를 검색해보면 자기만의 방식으로 더 맵게, 덜 맵게, 다양한 방식으로 불닭볶음면을 즐기는 수많은 소비자를 발견하게 된다. 이렇게 자신의 취향에 맞게 스스로 제품을 ‘변주하며’ 소비자들은 자연스레 불닭볶음면의 팬으로 거듭나고 있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18-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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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혁신-성장 목마른 기업들, ‘애자일’에 눈돌려라”

    “과거 한국은 굉장한 혁신을 이뤄내 왔지만 지금 한국의 대기업들을 보라. 너무 많은 규칙이 존재하며 너무 느리다. 형식적인 절차를 제거하더라도 그 근저에 있는 문화를 바꾸지 못하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이 ‘애자일(Agile)’이다.” 동아일보와 채널A가 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개최한 ‘동아비즈니스포럼 2018’의 강연자 중 한 명인 피터 카펠리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인적자원(HR) 분야의 석학이다. 베스트셀러 ‘부품사회’의 저자로 더 유명하다. 그는 “요리를 잘하는 요리사는 레시피를 따라가기보다는 끊임없이 맛을 보며 재료를 추가하곤 한다. 이것이 바로 애자일”이라고 정의했다. 애자일이 향후 경영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것이라는 게 강연의 핵심이었다. 대부분의 조직은 지금도 세세한 연 단위 경영계획을 세우고 조직 내부의 승인 절차를 거쳐 사업을 진행한다. 반면 소프트웨어(SW) 개발 방식에서 출발한 애자일은 정해진 계획이나 방식을 따르지 않는다. 구성원들이 소통을 통해 그때그때 민첩하게 지속적으로 전략을 수정하며 더 빠르고, 혁신적인 결과물을 추구한다. 시장 환경 변화에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애자일은 다양한 영역으로 확산되며 경영학계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카펠리 교수는 소비자 피드백을 끊임없이 받으면서 테스트를 거듭해 스테인리스 표면에 손자국이 잘 묻지 않는 냉장고를 제작한 제너럴일렉트릭(GE)을 애자일 열풍의 사례로 들었다. 오랫동안 축적돼 온 조직 문화를 하루아침에 바꾸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 카펠리 교수는 “통제력과 권한을 가지고 지시에 익숙해 있던 이들은 애자일로의 전환 과정에서 권력을 잃게 돼 거부감을 가지게 된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이런 진통을 수습하고 조직원들을 애자일에 동참시키기 위해서는 ‘HR 정책’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와튼스쿨 인적자원센터장이기도 한 카펠리 교수는 “애자일 문화를 확산하려면 채용, 성과 평가, 보상, 역량 계발 등 HR의 전 영역에서 변화가 필요하다. 연례 인사평가 대신에 프로젝트별로 수시로 피드백과 보상을 제공하는 등 애자일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 혁신 방안이 필수적”이라고 주문했다. 실제 메이시스 백화점 등 많은 기업이 연례 보너스 대신 성과가 발생할 때마다 보너스를 지급하고, 개인이 아닌 팀 단위의 평가를 중시하는 조직이 출현하고 있다. 애자일 전략과 방법론의 대가인 대럴 릭비 베인앤드컴퍼니 글로벌 이노베이션 부문 총괄대표는 “전통 방식의 팀에 비해 애자일 팀의 성공 확률이 4배가량 높고 복잡한 프로젝트일수록 성공 확률이 6배까지 높아지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애자일 팀에서 성공을 경험한 사람들은 대부분 ‘예전의 방식으로 돌아간다면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말한다. 애자일 방식으로 일한다면 계속 함께하겠다는 비율이 97%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애자일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라며 무조건적인 전환은 경계했다. 릭비 대표는 “애자일을 한꺼번에 ‘빅뱅’하듯이 실천하려고 하지 말고 차근차근 단계적으로 받아들이라”고 조언했다. ‘동태적 역량’ 개념의 창시자이자 경영전략의 세계적 석학인 데이비드 티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하스경영대학원 교수는 이날 오후 세션의 세 번째 강연자로 나섰다. 티스 교수는 기업의 다양한 사례는 물론이고 오래전의 전쟁사에서 동태적 역량과 민첩성이 성공과 승리를 만들어 낸 경우를 소개했다. 그는 “민첩성과 동태적 역량은 국가 간의 전쟁은 물론이고 기업 간의 경쟁에서도 승패를 갈랐다”며 “1970년대 혼다와 야마하의 ‘모터사이클 전쟁’에서도 혼다는 113개의 새로운 모델을 끝없이 대체 생산하며 소비자의 니즈를 맞춰간 반면에 야마하는 이를 성공하지 못해 결국 패배했다”며 빠른 결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티스 교수는 한국의 대표 기업 삼성의 경쟁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미국 경영계의 예측과 달리 삼성은 ‘수직적 통합’을 통해 동태적 역량을 확보해 성공했던 기업”이라며 “이처럼 동태적 역량은 다양한 방식으로 확보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윤정 yunjung@donga.com·고승연 기자}

    • 2018-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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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수 밤바다~’ 지자체 춤추게 한 스토리의 힘

    “낭만버스를 예약하시려고요?” 22일 오전 9시 반 전남 여수공항. 늦가을 정취를 만끽하기 위해 새벽 비행기를 타고 여수를 찾은 관광객들이 하나둘 공항 청사로 들어섰다. 그들을 제일 먼저 맞이하는 여수공항 관광안내소의 신은경 관광안내사도 덩달아 분주했다. “여수의 핵심 콘텐츠는 누가 뭐래도 ‘여수 밤바다’예요. 음식과 다양한 즐길 거리에 낭만적인 야경까지 더해져 젊은층이 많이 찾아오죠.” 여수의 진면모는 실제 어둠이 깔리고 불빛이 밤바다를 수놓기 시작한 때부터 드러났다. 돌산대교, 소호동동 다리, 해양공원 밤빛누리 등에 조명이 켜지자 아름다운 야경이 밤바다 위로 떠올랐다. 돌산공원 ‘놀아 정류장’에는 해상 케이블카를 타려는 이들의 행렬이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종화동 종포해양공원의 바닷가를 따라 조성된 낭만포차 거리에는 해물삼합과 ‘여수 밤바다 한정판 잎새주’를 맛보려는 관광객들로 가득했다. 26일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진행한 전국 159개 시군(특별시와 광역시 구 제외) 대상 지역경쟁력지수 평가에 따르면 여수처럼 차별화된 콘텐츠를 가진 지방자치단체들이 가파른 순위 상승을 이뤄냈다. 충북 청주시가 유사한 사례다. 경기 화성시가 직전 평가였던 2016년에 이어 1위를 지킨 가운데 경기 성남시와 경북 구미시가 2, 3위로 뒤를 이었다.  ▼ 콘텐츠가 경쟁력… ‘낭만포차’ 여수-‘담배창고 공연’ 청주 약진 ▼○ ‘밤바다’ 콘텐츠가 여수 전체를 살렸다 여수는 ‘한 번쯤 찾고 싶은 낭만적인 밤바다’의 도시로 완전히 새로 태어났다. 오동도, 돌산공원, 해상케이블카 등 해양관광 자원에 밴드 버스커버스커의 ‘여수 밤바다’란 노래가 입혀지면서 20, 30대를 감성적으로 자극한 덕분이다. 여수의 오랜 관광지 오동도에서마저 중장년 단체 관광객 사이사이로 셀카봉을 든 20대 청춘 남녀들을 다수 만날 수 있었다. 대학생 김모 씨(20)는 “PC방에서 친구들과 게임을 하다 갑자기 ‘여수 밤바다 보러 갈까’라고 의기투합해 2시간만 자고 출발했다”고 말했다. 여수시는 2016년 5월 낭만포차 거리를 조성했고, 2017년부터는 2층 버스를 타고 버스킹을 즐기며 관광지를 둘러보는 ‘낭만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런 아기자기한 즐길 거리를 끊임없이 개발해야 관광객들이 두 번, 세 번 재방문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서채훈 여수시 관광과 관광진흥팀장은 “‘여수 밤바다’라는 노래를 듣고 찾아온 2030세대들에게 그들이 기대하는 감성적인 콘텐츠를 제공하려 했다. 그래야 한 번 스쳐 지나가는 여행지가 아니라 다시 찾고 싶은 여행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인구 28만 명의 중소도시 여수를 찾은 관광객은 2014년 988만 명에서 2017년 1508만 명으로 50% 이상 늘어났다. 여수 전체 경제도 활력이 돌고 있다. 택시운전사 이모 씨(53)는 “6, 7층짜리 대형 펜션이 지금도 곳곳에 지어지고 있지만 주말이면 관광객들이 넘쳐 숙박업소가 모자란다”며 “여수 경기가 전반적으로 좋아졌다”고 들뜬 목소리로 자랑했다. 여수 내 관광시설, 숙박업, 외식업 등 관광연관 산업체는 2015년 9월 6662곳에서 2018년 6월 7130곳으로 7.0% 늘었다. 관련 종사자 수는 같은 기간 1만3346명에서 1만6619명으로 24.5%나 증가했다. 콘텐츠가 지역 경제를 살리고, 이것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2009년과 비교해 보니 전남 약진 두드러져, 순위 상승 가장 큰 곳은 제주시 사람들의 뇌리에 ‘특별함’으로 각인되지 못했던 청주도 최근 문화예술의 거점으로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 옛 담배공장과 창고 건물을 문화예술 향유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면서부터다. 1946년 문을 연 청주 옛 연초제조창은 한때 직원 2000여 명이 연간 100억 개비의 담배를 생산했던 곳이다. 하지만 2004년 공장이 폐쇄된 후 삭막한 모습으로 방치됐다. 한때 아파트 개발이 검토됐지만 청주시는 “보존 가치가 있다”는 지역 예술인들의 건의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의 ‘폐산업시설 문화재생 사업’ 대상으로 선정된 후 본격적인 리모델링에 들어갔다. 연초제조창 일대는 문화예술인들의 활동 거점이 되면서 지역 주민들은 물론 외부인 발길까지 모으고 있다. 2016년 조사에서 20위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던 청주는 올해 11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올해 지역경쟁력지수 17위에 오른 울주군도 매년 9월 신불산에서 세계산악영화제와 산상음악축제인 ‘오디세이’를 개최하고 있다. ‘영남 알프스’라는 아는 사람만 알던 브랜드를 전국적으로 알리기 위한 이벤트들이다. 심재헌 농경연 연구위원은 “작은 탄광마을이었던 독일 동부의 자이펜이라는 도시는 목공예 산업을 특화시켜 지금은 연간 1400억 원 규모의 목공예품을 생산하고 있다. 50만 명의 관광객 유치는 덤으로 따라왔다”고 했다. 그 도시만의 특별한 콘셉트와 스토리가 곧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동아일보와 농경연의 지역경쟁력지수 평가는 2009년 시작돼 2010년부터는 2년에 한 번씩 진행되고 있다. 첫 조사와 비교해 올해 10계단 이상 순위가 상승한 시군은 총 56개로 집계됐다. 광역자치단체별로는 전남(11개), 전북(9개), 충남(7개), 경북(7개) 등의 순이었다. 제주시의 경우 2009년과 비교해 무려 92위나 순위를 끌어올려 ‘글로벌 관광지’로 업그레이드된 제주의 변화상을 실감하게 했다. 지역경쟁력지수는 각 지역이 차별화된 발전 전략을 모색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개발된 지수다. 농경연이 자체 개발한 지역발전지표를 기초로 하면서 △생활 서비스 △주민 활력 △지역 경제력 △삶의 여유 공간 등 4개 부문 총 20개 세부 지표로 구성돼 있다. 여수=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지역경쟁력 평가 연구팀한국농촌경제연구원 송미령 농업·농촌정책연구본부장, 성주인 삶의질 정책연구센터장, 심재헌 연구위원, 민경찬 연구원, 이정해 연구원, 서형주 연구원, 정유리 연구원}

    • 2018-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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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낭만버스 타고 낭만포차서 잎새주를…‘밤바다’로 새로 태어난 여수

    “낭만버스를 예약하시려고요?” 22일 오전 9시 반 전남 여수공항. 늦가을 정취를 만끽하기 위해 새벽 비행기를 타고 여수를 찾은 관광객들이 하나 둘 공항 청사로 들어섰다. 그들을 제일 먼저 맞이하는 여수공항 관광안내소의 신은경 관광안내사도 덩달아 분주했다. “여수의 핵심콘텐츠는 누가 뭐래도 ‘여수 밤바다’예요. 음식과 다양한 즐길 거리에 낭만적인 야경까지 더해져 젊은 층이 많이 찾아오죠.” 여수의 진면모는 실제 어둠이 깔리고 불빛이 밤바다를 수놓기 시작한 때부터 드러났다. 돌산대교, 소호동동 다리, 해양공원 밤빛누리 등에 조명이 켜지자 아름다운 야경이 밤바다 위로 떠올랐다. 돌산공원 ‘놀아 정류장’에는 해상 케이블카를 타려는 이들의 행렬이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종화동 종포해양공원의 바닷가를 따라 조성된 낭만포차 거리에는 해물삼합과 ‘여수 밤바다 한정판 잎새주’를 맛보려는 관광객들로 가득했다. 26일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진행한 전국 159개시군(특별시와 광역시 구 제외) 대상 지역경쟁력지수 평가에 따르면 여수처럼 차별화된 콘텐츠를 가진 지방자치단체들이 가파른 순위상승을 이뤄냈다. 충북 청주시와 경북 울주군이 유사한 사례다. 경기 화성시가 직전 평가였던 2016년에 이어 1위를 지킨 가운데 경기 성남시와 경북 구미가 2, 3위로 뒤를 이었다. ● ‘밤바다’ 콘텐츠가 여수 전체를 살렸다 여수는 ‘한번 쯤 찾고 싶은 낭만적인 밤바다’의 도시로 완전히 새로 태어났다. 오동도, 돌산공원, 해상케이블카 등 해양 관광 자원에 밴드 버스커버스커의 ‘여수 밤바다’란 노래가 입혀지면서 20, 30대를 감성적으로 자극한 덕분이다. 여수의 오랜 관광지 오동도에서마저 중장년 단체 관광객 사이사이로 셀카봉을 든 20대 청춘남녀들을 다수 만날 수 있었다. 대학생 김모 씨(20)는 “PC방에서 친구들과 게임을 하다 갑자기 ‘여수 밤바다 보러 갈까’라고 의기투합해 2시간만 자고 출발했다”고 말했다. 여수시는 2016년 5월 낭만포차 거리를 조성했고, 2017년부터는 2층 버스를 타고 버스킹을 즐기며 관광지를 둘러보는 ‘낭만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런 아기자기한 즐길 거리를 끊임없이 개발해야 관광객들이 두 번, 세 번 재방문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서채훈 여수시 관광과 관광진흥팀장은 “‘여수 밤바다’라는 노래를 듣고 찾아온 2030 세대들에게 그들이 기대하는 감성적인 콘텐츠를 제공하려 했다. 그래야 한번 스쳐지나가는 여행지가 아니라 다시 찾고 싶은 여행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인구 28만 명의 중소도시 여수를 찾은 관광객은 2014년 988만 명에서 2017년 1508만 명으로 50% 이상 늘어났다. 여수 전체 경제도 활력이 돌고 있다. 택시기사 이모 씨(53)는 “6~7층짜리 대형 펜션이 지금도 곳곳에 지어지고 있지만 주말이면 관광객들이 넘쳐 숙박업소가 모자란다”며 “여수 경기가 전반적으로 좋아졌다”고 들뜬 목소리로 자랑했다. 여수 내 관광시설, 숙박업, 외식업 등 관광연관 산업체는 2015년 9월 6662개소에서 2018년 6월 7130개소로 7.0% 늘었다. 관련 종사자수는 같은 기간 1만3346명에서 1만6619명으로 24.5%나 증가했다. 콘텐츠가 지역 경제를 살리고, 이것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2009년과 비교해보니 전남 약진 두드러져, 순위 상승 가장 큰 곳은 제주시 사람들의 뇌리에 ‘특별함’으로 각인되지 못했던 청주도 최근 문화예술의 거점으로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 옛 담배공장과 창고 건물을 문화예술 향유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면서부터다. 1946년 문을 연 청주 옛 연초제조창은 한 때 직원 2000여명이 연간 100억 개비의 담배를 생산했던 곳이다. 하지만 2004년 공장이 폐쇄된 후 삭막한 모습으로 방치됐다. 당초 이곳에 아파트를 지으려던 청주시는 “보존가치가 있다”는 지역 예술인들의 건의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의 ‘폐산업시설 문화재생 사업’ 대상으로 선정된 후 본격적인 리모델링에 들어갔다. 연초제조창 일대는 문화예술인들의 활동거점이 되면서 지역주민들은 물론 외부인 발길까지 끌어들이고 있다. 올해 지역경쟁력 지수 28위에 오른 울주군도 매년 9월 신불산에서 세계산악영화제와 산상음악축제인 ‘오디세이’를 개최하고 있다. ‘영남 알프스’라는 아는 사람만 알던 브랜드를 전국적으로 알리기 위한 이벤트들이다. 심재헌 농경연 연구위원은 “작은 탄광마을이었던 독일 동부의 자이펜이라는 도시는 목공예 산업을 특화시켜 지금은 연간 1400억 원 규모의 목공예품을 생산하고 있다. 50만 명의 관광객 유치는 덤으로 따라왔다”고 했다. 그 도시만의 특별한 콘셉트와 스토리가 곧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동아일보와 농경연의 지역경쟁력지수 평가는 2009년 시작돼, 2010년부터는 2년에 한 번씩 진행되고 있다. 첫 조사와 비교해 올해 10계단 이상 순위가 상승한 시·군은 총 56개로 집계됐다. 광역자치단체별로는 전남(11개), 전북(9개), 충남(7개), 경북(7개) 등의 순이었다. 제주시의 경우 2009년과 비교해 무려 92위나 순위를 끌어올려 ‘글로벌 관광지’로 업그레이드된 제주의 변화상을 실감하게 했다. 지역경쟁력지수는 각 지역이 차별화된 발전 전략을 모색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개발된 지수다. 농경연이 자체 개발한 지역발전지표를 기초로 하면서 △생활 서비스 △주민 활력 △지역 경제력 △삶의 여유 공간 등 4개 부문 총 20개 세부 지표로 구성돼 있다. ▼ 작지만 강한 지자체 ▼ 동아일보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2년마다 평가하는 지역경쟁력지수(RDI)에서 꾸준히 50위권 내 이름을 올리고 있는 ‘작지만 강한 군(郡)’들이 있다. 부산 기장군, 대구 달성군, 울산 울주군, 충북 진천군과 음성군, 전남 화순군, 경북 칠곡군 등이다. 이들 7개 지역은 인구 수 15만 명 미만이지만 수년째 지역경쟁력지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기장군과 달성군, 울주군은 ‘톱20’에 이름을 올리며 인구가 훨씬 많은 도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이들의 약진은 이른바 ‘도시 연담화(連擔化)’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도시 연담화는 대도시가 주변으로 팽창하면서 주변 중소도시와 달라붙어 거대도시가 형성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에 따라 과거 경남 기장군과 울주군, 경북 달성군이 각각 대도시에 편입돼 부산 기장군, 울산 울주군, 대구 달성군으로 바뀌었다. 대도시의 도심이 커지면서 이들 주변 군과의 거리도 좁혀졌고, 자연스럽게 도시민들의 베드타운(Bed town)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인구, 특히 생산가능인구가 빠르게 늘어나 지역발전지수가 크게 오른 케이스다. 진천군과 음성군은 충북 지역에서도 경기에 가장 인접한 지역이다. 때문에 산업입지 인구 유입 등의 수혜를 받고 있다. 또 진천군과 음성군에 정보통신정책연구원, 한국교육개발원,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등 공공기관 11곳이 이전했다. 인구 유입에 따른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를 누리게 됐다는 얘기다. 이들 지자체는 공공기관들과 연계한 정보기술(IT), 바이오기술(BT), 태양광 등 신산업 부문의 기업을 적극 유치하면서 혁신도시로서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향후 발전 가능성도 높게 평가되는 이유다. 칠곡군과 화순군은 ‘인문학’과 ‘교육’이라는 키워드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칠곡군은 지역 곳곳에 인문학 마을을 조성해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화순군은 ‘명품화순교육 실현 5개년 계획’을 통해 공교육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성주인 농경연 연구위원은 “상위권에 포함된 작은 군들은 지방 광역자치단체 인근이거나 혁신도시로 지정된 경우다. 하지만 그런 입지 조건들을 기반으로 얼마나 특색 있는 콘텐츠를 개발했냐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수=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

    • 2018-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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