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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만에 성사된 ‘광현종’의 대결. 마지막에 웃은 건 KIA의 에이스 양현종(35)이었다. SSG 선발 투수로 나선 김광현(35)도 6이닝 3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양현종은 8이닝 무실점의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했다. 9일 양 팀의 대결이 벌어지기 전부터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엔 긴장감이 감돌았다. 통칭 ‘광현종’으로 불리는 김광현과 양현종은 1988년생 동갑내기로 10년 넘게 한국 프로야구의 왼손 에이스 자리를 양분하고 있었다. 두 선수 모두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고, 메이저리그에도 진출했다. 두 선수는 또 오랫동안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대표로도 활동했다. 김광현과 양현종은 이전에도 6차례나 맞대결을 했다. 데뷔 첫 해이던 2007년으로 시작으로 2015년까지 6차례 두 선수가 선발 등판했을 때 양 팀은 3승 3패씩을 나눠 가졌다. 같은 기간 김광현은 KIA를 상대로 2승 3패, 양현종은 2승 2패를 기록 중이었다. 당초 만날 예정이 없던 두 선수였지만 어린이날 연휴 기간 내린 비로 KIA의 경기가 여러 차례 취소되면서 뜻하지 않게 7번째 ‘빅매치’가 성사됐다. 가장 최근 맞대결이었던 2015년 9월 26일 이후 2782일 만의 맞대결이었다. 소문난 잔치답게 두 선수는 명품 투수전을 선보였다. 더 뛰어난 투구 내용인 보인 것은 양현종이었다. 양현종은 전날까지 5연승을 달리던 선두 SSG 타선을 상대로 8이닝 동안 101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양현종의 8이닝 투구는 2020년 10월18일 잠실 LG전 이후 933일 만이다. 양현종은 이날 최소 시속 146km의 패스트볼을 중심으로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고루 섞어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 패스트볼 구속이 엄청 빠른 것은 아니었지만 육안으로 보기에도 공 끝에 힘이 넘쳤다. 패스트볼 뿐 아니라 변화구 제구도 빼어났다. 타선 역시 양현종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0-0 동점이던 4회말 변우혁은 김광현의 2구째 체인지업(시속 128km)이 한가운데 밋밋하게 돌아오자 이를 놓치지 않고 좌월 선제 2점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5회말 1사 2루에서는 류지혁이 우전 적시타로 한 점을 보탰다. 경기가 그대로 3-0으로 끝나면서 양현종은 시즌 2승째를 따냈다. 양현종은 이날 승리로 개인 통산 161번째 승리를 거두며 정민철(전 한화)와 함께 통산 최다승 공동 2위가 됐다. 역대 1위는 송진우(전 한화)가 기록한 210승이다. 아울러 김광현과의 맞대결에서도 최근 3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반면 김광현은 6이닝 6피안타(1홈런) 2볼넷 6탈삼진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했지만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하며 시즌 첫 패(2승)를 당했다. 깔끔한 투수전으로 펼쳐진 이날 경기는 2시간 24분만에 끝났다. 양현종은 “나도 그렇고, 광현이도 그렇고 만나는 것 자체가 많이 부담스러울 거다. 그래서 이런 게임은 이제 안 했으면 좋겠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또 “이제 라이벌이라고 표현하기보다는 동반자이자 친구다. 나도 광현이도 항상 잘했으면 좋겠고, 부상 없이 좀 오래 야구를 했으면 하는 그런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에게 던진 체인지업을 통타 당해 선제 2점 홈런을 허용했다. 5회에는 1사 2루에서 류지혁에게 1타점 적시타를 뺏겼다. 이날 투구 수는 85개였다. 두산은 선발 알칸타라의 7이닝 1실점 호투와 4타수 3안타(1홈런 포함)를 기록한 허경민의 활약을 앞세워 롯데를 5-2로 꺾고 3연패에서 벗어났다. NC는 박세혁, 김주원, 김성욱 등의 홈런포로 KT를 16-4로 대파했고, 삼성도 강민호의 만루홈런 등으로 한화를 9-1로 꺾었다. LG는 4-4 동점이던 연장 10회말 2사 2, 3루에서 터진 신민재의 끝내기 내야 안타로 키움에 5-4로 역전승했다. 키움은 5연패에 빠졌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임성재(25)와 이경훈(32)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특급대회’ 웰스파고 챔피언십에서 나란히 공동 8위를 했다. PGA투어는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으로 창설한 LIV 골프에 맞서기 위해 이번 시즌 총상금 2000만 달러(약 264억 원) 이상의 특급대회를 여러 개 만들었는데 웰스파고 챔피언십도 그중 하나다. 임성재는 8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할로 클럽(파71)에서 끝난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1오버파 72타를 쳐 최종 합계 9언더파 275타를 기록했다. 3라운드까지 공동 5위에 오르며 선두권 경쟁이 기대됐던 임성재는 이날 이글 하나와 버디 3개를 잡았으나 보기 4개와 더블보기 1개를 기록하며 결국 한 타를 잃었다. 하지만 임성재는 지난달 RBC 헤리티지(공동 7위)와 취리히 클래식(6위)에 이어 최근 3개 대회 연속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시즌 7번째 톱10이다. 대회를 마친 임성재는 곧바로 귀국해 11일부터 경기 여주시 페럼클럽에서 열리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3라운드까지 공동 20위였던 이경훈은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3개로 세 타를 줄여 공동 8위에 올랐다. 이번 시즌 3번째 톱10에 든 이경훈은 11일부터 미국 텍사스주 TPC 크레이그 랜치에서 시작되는 PGA투어 AT&T 바이런 넬슨을 앞두고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PGA투어 통산 2승을 작년과 재작년 AT&T 바이런 넬슨에서 챙긴 이경훈은 대회 3연패에 도전한다. 웰스파고 챔피언십 우승은 세계랭킹 80위 윈덤 클라크(30·미국)가 차지했다. 클라크는 최종 합계 19언더파 265타를 기록해 2위 잰더 쇼플리(미국·15언더파 269타)를 4타 차로 제쳤다. PGA투어 134번째 출전 대회 만에 첫 승을 거둔 클라크는 우승 상금 360만 달러(약 47억5000만 원)를 챙겼다. 4라운드를 2타 차 선두로 출발한 클라크는 1번홀(파4)에서 티샷을 카트 도로로 보내는 바람에 보기를 했다. 그사이 쇼플리가 연속 버디를 잡아내 잠시 2위로 밀렸다. 하지만 8번홀(파4) 버디로 다시 공동 선두에 나선 뒤 후반 9개 홀에서 버디 4개를 추가하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정민철 전 한화 단장(51)은 한국 프로야구 오른손 투수 최다승 기록 보유자다. 1992년부터 2009년까지 한화에서 뛰며 161승을 수확했다. 그는 뛰어난 스태미나를 앞세워 완투와 완봉을 밥 먹듯이 했다. 모두 61경기나 끝까지 경기를 책임졌고, 완봉승도 무려 20번이나 거뒀다. 2009년을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한 뒤 그는 지도자와 방송사 해설위원을 거쳐 2019년부터 2022년까지 한화 단장직을 수행했다. 올해부터는 다시 방송사 해설자로 복귀했고, 지난달 출범한 한국야구위원회(KBO)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직도 맡고 있다. 요즘 그는 일의 특성상 유니폼이나 야구 점퍼 대신 슈트를 많이 입는데 여전히 깔끔한 옷맵시를 자랑한다. 탄탄한 몸을 유지하는 것은 그가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 일이다. 그가 실천하는 건강 지키기의 기본은 ‘걷기’와 ‘타기’다. 그는 걷는 것을 좋아한다. 집 근처인 서울 한강변을 한 번에 2시간 내외로 걷는다. 그는 “운동화 신고 나가는 게 귀찮아서 그렇지 일단 나오면 ‘정말 잘 나왔다’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단장을 할 때는 고민이 너무 많아 훨씬 많이 걸었다”며 웃었다. 그는 자전거도 즐긴다. 산악자전거(MTB)를 타고 70∼80km씩 라이딩을 한다. 그는 “먹는 걸 좋아하다 보니 자전거로 맛집을 찾아간다. 예들 들어 경기 고양시 일산에 맛있는 냉면집이 있다고 하면 그곳을 목표로 정해 자전거를 타고 가서 먹고 돌아오는 식이다. 서울은 물론이고 인천, 경기 지역까지 많이 다녔다”고 했다. 얼마 전부터는 근력 운동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40대까지 주로 유산소 운동만 했다면 지금은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반반 정도 한다. 그는 “흔히 말하는 ‘3대 500(스쾃, 데드리프트, 벤치프레스 중량을 합쳐 500kg의 무게를 드는 것)’ 같은 걸 목표로 하진 않는다. 내 몸에 맞춰 조금씩 중량을 늘려가는 재미를 느끼고 있다”고 했다. 그는 “데드리프트 110kg을 들 때는 흔한 말로 용을 써야 하는데 그럴 때 운동이 많이 된다”고 했다. 야구 중계 등으로 지방 출장을 갈 때는 꼭 밴딩을 챙겨서 간다. 숙소에서 틈틈이 고무줄을 당기며 어깨를 강화하고, 맨몸 스쾃을 통해 하체도 단련한다. 음식 조절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 밀가루 음식을 최대한 멀리하고 국물과 튀김 요리도 잘 먹지 않는다. 그는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술자리는 가끔씩 한다. 다만 술자리가 예정된 날에는 그날 점심부터 먹는 것을 조절하는 편”이라고 했다. 그는 “라면도 아주 가끔 먹는다. 너무 좋아해서 포기할 순 없으니까 열심히 운동한 것에 대한 보상으로 1년에 한두 번 맛있게 먹는다”고 했다. 정민철은 선수 시절 잘생긴 외모로 ‘꽃미남’으로 불렸다. 언변이 좋고, 유머 감각도 뛰어나 주변에 사람이 많았다. 팬 서비스도 훌륭해 많은 팬으로부터 사랑받았다. 정민철은 “건강관리를 꾸준히 하는 것은 팬들에게, 또 시청자들에게 계속 건강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다”라며 “말하는 직업을 갖고 있는데 운동을 조금만 게을리 해도 머릿속에 떠오른 말이 입 밖으로 잘 나오지 않는다. 결국 체력이 관건인데 운동밖에 답이 없다”고 말했다.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

한화가 파이어볼러 듀오 문동주와 김서현의 강속구를 앞세워 탈꼴찌에 성공했다. 한화는 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안방경기에서 KT를 6-2로 꺾고 3연승을 기록했다. 한화는 이날 승리로 9승 1무 18패(승률 0.333)가 되면서 KT(8승 3무 17패·승률 0.320)를 최하위로 밀어내고 지난달 21일 이후 16일 만에 9위로 올라섰다. 반면 3연패를 당한 KT는 지난해 4월 15일 이후 387일 만에 꼴찌로 주저앉았다. 한화 선발 문동주는 이날 최고 시속 160km(트랙맨 기준)의 강속구를 던져 안방 팬들을 열광시켰다. 문동주는 KT 타선을 5이닝 동안 3피안타 3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막고 시즌 2승(2패)째를 따냈다. 6-1로 앞선 6회 마운드를 이어받은 김서현도 최고 시속 157km의 빠른 공으로 KT 중심 타자 알포드와 강백호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한화 타선에서는 노시환이 3회말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때려내는 등 3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선두 SSG는 고척 방문경기에서 연장 11회 접전 끝에 키움에 7-6 진땀승을 거두고 5연승을 이어갔다. LG는 ‘잠실 라이벌’ 두산에 11-1 대승을 거뒀다. LG 포수 박동원은 이날 홈런 2개를 터뜨리며 홈런 부문 단독 선두(7개)가 됐다. 이날 창원(KIA-NC)과 사직(삼성-롯데) 경기는 우천으로 순연됐다. 두 곳에서는 비 때문에 어린이날 연휴 3연전이 모두 열리지 못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많은 승리를 거둔 선수는 왼손 투수 송진우(57)다. 1989년부터 2009년까지 한화 이글스에서만 뛰며 210승을 거뒀다. KBO리그 유일의 200승 투수다. 그렇다면 오른손 투수로 가장 많은 승리를 거둔 투수는 누구일까. 주인공은 정민철 전 한화 단장(51)이다. 1992년부터 2009년까지 이글스에서만 선수 생활을 했던 그는 393경기에 등판해 161승을 수확했다. 입단 첫해인 1992년부터 1999년까지 8년 연속 10승 이상을 거뒀고, 1999년에는 18승을 올리며 한화의 유일한 한국시리즈 우승에도 기여했다. 2000년부터 2년간은 일본 프로야구 최고 명문 팀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도 뛰었다. 전성기 시절 정민철의 직구는 대한민국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다. 시속 140km대 후반으로 빠르기도 했지만 공 끝에 힘이 넘쳤다. 한국 최고의 포수로 평가받던 박경완이 “내가 받아 본 최고의 직구는 정민철의 직구”라고 했고, 역시 한국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이던 이종범도 “내가 경험한 최고의 직구”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렇지만 정민철의 진정한 가치는 스태미나라고 할 수 있다. 정민철은 마운드에 올라가면 잘 내려오지 않는 투수였다. 특히 일본에 진출하기 전 그는 완투와 완봉을 밥 먹듯이 했다. 프로 데뷔 첫해였던 1992년 11번 완투를 시작으로 은퇴하기 전까지 모두 61경기나 완투했다. 완봉승도 무려 20번이나 기록했다.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시절 그는 제대로 등판 기회를 얻지 못했는데 그 와중에도 2번의 완투와 1번의 완봉승을 챙겼다. 그는 또 무려 4차례(1994, 1996, 1997, 1999년)나 한 시즌 200이닝 이상을 던진 철완이기도 했다. 팀당 한 시즌에 144경기를 치르는 요즘과 달리 당시는 팀당 126경기를 하던 시절이었다. 2009년을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한 뒤 그는 지도자와 방송사 해설위원을 거쳐 2019년부터 2022년까지 한화의 단장직을 수행했다. 올해부터는 다시 MBC스포츠플러스에서 야구 해설자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달 출범한 KBO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직도 맡고 있다. 일의 특성상 요즘 그는 유니폼이나 야구 점퍼 대신 수트를 많이 입는데 그는 여전히 깔끔한 옷맵시를 자랑한다. 탄탄한 몸을 유지하는 것은 그가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 일이다. 정민철이 실천하는 건강 지키기의 기본은 ‘걷기’와 ‘타기’다. 그는 걷는 것을 좋아한다. 서울에 사는 그는 한강 변을 빠른 걸음으로 걷는다. 한 번 걸을 때 2시간 내외로 대개 10km를 정도를 걷는다. 그는 “운동화 신고 나가는 게 귀찮아서 그렇지 일단 나오면 ‘정말 잘 나왔다’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2시간 걷는 게 많아 보일 수도 있지만 한화 단장을 할 때는 고민이 너무 많아 훨씬 많이 걸었다”며 웃었다. 그는 자전거도 즐긴다. 산악자전거(MTB)를 타고 서울 주변으로 70~80km씩 라이딩을 한다. 그룹을 따로 만들어서 하는 건 아니고 주로 혼자서 탄다. 그는 “먹는 걸 좋아하다 보니 자전거로 맛집을 찾아간다. 예들 들어 경기도 일산에 맛있는 냉면집이 있다고 하면 그곳을 목표로 정해 자전거를 타고 가서 먹고 돌아오는 식이다. 그렇게 서울은 물론이고 인천, 경기 지역까지 많이 다녔다”고 했다. 50대에 접어든 후 그는 근력 운동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40대까지 주로 유산소 운동을 많이 했다면 지금은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반반 정도 한다. 피트니스센터에서 본격적으로 근력 운동을 시작한 지 6개월이 조금 넘었다. 그는 “흔히 말하는 ‘3대 500(스쿼트, 데드리프트, 벤치프레스 중량을 합쳐 500kg의 무게를 드는 것)’ 같은 걸 목표로 잡는 건 아니다. 내 몸에 맞춰 조금씩 중량을 늘려가는 재미를 느끼고 있다”고 했다. 얼마 전부터 그는 데드리프트로 세 자릿수를 돌파했다. 이전까지 80kg정도를 운동을 하다가 최근부터는 100kg대를 들어 올린 것. 정민철은 “80kg 무게로는 10회씩 3세트를 한다. 그런데 110kg 무게를 끼우면 3번 정도 들어 올릴 수 있다. 흔한 말로 용을 써야 하는데 그럴 때 운동이 많이 된다”고 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그는 일주일에 3회는 피트니스센터에서 가서 근력 운동을 한다. 야구 중계 등으로 지방 출장을 갈 때는 꼭 밴딩을 챙겨서 간다. 숙소에서 틈틈이 고무줄을 당기며 어깨를 강화하고, 맨몸 스쿼트를 통해 하체도 단련한다.음식 조절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 밀가루 음식을 최대한 멀리하고 국물과 튀김 요리도 잘 먹지 않는다. 그는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술자리는 가끔씩 한다. 다만 술자리가 예정된 날에는 그날 점심부터 먹는 것을 조절하는 편”이라고 했다. 선수 시절 그의 몸무게는 80kg대 초반이었다. 그런데 조금만 관리를 안 하면 쉽게 세 자릿수 몸무게가 된다. 정민철은 “살이 금방 찌는 체질이라 관리를 꾸준히 해 줘야 한다. 어릴 때 그렇게 좋아하던 라면도 지금은 아주 가끔 먹는다. 너무 좋아해서 포기할 순 없으니까 열심히 운동한 것에 대한 보상으로 1년에 1~2번 맛있게 먹는다”고 했다. 정민철은 선수 시절 잘생긴 외모로 ‘꽃미남’으로 불렸다. 언변이 좋고, 유머 감각도 뛰어나 주변에 사람이 많았다. 팬서비스도 훌륭해 많은 팬들로부터 사랑받았다. 정민철은 “지금도 이렇게 꾸준히 건강 관리를 하는 것은 팬들에게, 또 시청자들에게 계속 건강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다”라고 했다. 그는 “현재는 말하는 직업을 갖고 있다. 운동을 조금만 게을리해도 머리 속에 떠오른 말이 입 밖으로 잘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다. 애드립도 잘 안 나온다”며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을 할 때는 하루에 8시간을 준비해야 한다. 이를 버텨내려면 체력이 관건이다. 결국 운동밖에 답이 없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KIA의 왼손 신인 투수 윤영철(19)에게 3일 롯데와의 안방경기는 부담스러울 수 있었다. 롯데는 전날까지 9연승을 달리며 선두에 올라 있었다. 상대 투수도 올 시즌 4승 무패를 기록 중인 나균안이었다. 하지만 열아홉 살 루키의 얼굴에서 긴장감은 찾을 수 없었다. 빠르진 않지만 평균 시속 135km의 패스트볼과 예리한 슬라이더를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으로 자신 있게 꽂아 넣었다. 윤영철은 이날 5이닝 5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 호투로 프로 데뷔 첫 승리를 따냈다. 윤영철은 이날 5회초 롯데 2번 타자 김민석에게 적시타를 허용해 유일한 실점을 했다. 그런데 우투좌타 외야수 김민석 역시 올해 입단한 19세의 고졸 신인이다. 김민석은 이날 롯데 타선에서 유일하게 멀티히트(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팬들의 시선이 집중된 이날 경기에서 양 팀의 최고 수훈 선수는 모두 신인이었다. 개막 두 달째에 접어든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신인 돌풍이 거세다. 국내 리그의 전체적인 수준이 올라가면서 최근 몇 년간 신인 선수가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신인 선수들이 1군 등록을 넘어 주축 선수로 활약하는 팀을 여럿 찾을 수 있다. 같은 날 LG와 NC의 창원 경기에서는 LG의 신인 사이드암 투수 박명근(19)이 승리의 주역이 됐다. LG가 2-1로 앞선 9회말 LG 벤치는 박명근을 마무리 투수로 마운드에 올렸다. ‘돌부처’ 오승환(41·삼성)도 긴장할 법한 상황이었지만 박명근은 NC의 클린업 트리오를 상대로 1이닝 퍼펙트 피칭을 했다. 하루 전 구원승으로 데뷔 첫 승을 따낸 그는 이틀 사이 승리와 세이브를 하나씩 챙겼다. 시즌 초반 4경기에서 모두 7실점하며 주춤했던 그는 이후 9경기에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3일 현재 성적은 1승 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86. 박명근은 “마운드에 서면 내가 왕이라는 생각으로 던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긴장하기보다는 즐기려는 마음으로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한화와 두산이 맞붙은 잠실에서는 한화 신인 김서현(19)의 호투가 빛났다. 평소 스리쿼터에서 공을 던지던 김서현이 이날은 오버핸드로 수정한 투구 폼으로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올해 전체 1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김서현에 대해 한화의 한 관계자는 “류현진(토론토)이 신인일 때보다 잠재력이 더 돋보인다”고 말했다. 한화의 신인 외야수 문현빈(19)도 7회 적시 2루타를 쳐내며 8-3 승리에 기여했다. SSG 역시 신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외국인 투수 로메로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투입된 우완 송영진(19)은 가운데 손가락을 활용해 던지는 변화 큰 패스트볼을 앞세워 선발로 벌써 2승을 따냈다. SSG의 오른손 신인 투수 이로운(19)도 8경기에서 2홀드 평균자책점 2.00으로 필승조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입단한 신인들 외에도 선발 투수로 활약 중인 2년 차 문동주(20·한화), 3년 차 이용준(NC·21) 김동주(두산·21) 등도 신인왕 자격을 갖고 있다. ‘슈퍼 루키’가 많은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신인왕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올해 KBO리그는 ‘속도 혁명’을 맞고 있다. 한화의 영건 문동주가 시속 160km의 빠른 공을 던졌고, 키움 안우진도 158km를 뿌렸다. 각팀마다 150km대의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 즐비하다. 그런 점에서 KIA의 왼손 신인 윤영철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가는 투수가 아니다. 하지만 최근 9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절대 질 것 같지 않은 팀이 된 선두 롯데를 무너뜨린 것은 19살 윤영철의 빠르지 않은 공이었다. 윤영철은 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의 안방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5안타 1볼넷 3삼진 1실점으로 잘 던졌다. 이날 팀이 10-2로 승리하면서 윤영철은 4경기만에 데뷔 첫 승리 투수가 됐다. 이날 윤영철은 77개의 공을 던졌는데 단 한 개의 공도 140km를 넘지 못했다. 34개의 직구는 최저 132km에서 최고 139km가 찍혔고, 평균 패스트볼 구속은 135km에 머물렀다. 하지만 윤영철은 뛰어난 제구력과 신인답지 않은 여유로운 경기 운영으로 롯데 타자들을 제압했다. 32개의 슬라이더와 11개의 체인지업을 섞어 상대 타자들의 타이밍을 무너뜨렸다. 2회 2사 만루의 위기 때는 이학주를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3회 2사 2루에서는 렉스를 3루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냈다. 5회 김민석에게 적시타를 허용했지만 견제를 통해 투수-1루수-2루수로 이어지는 도루사를 성공시켰다. 막내의 호투에 선배 타자들도 화끈하게 응답했다. 0-0 동점이던 3회말 2사 만루에서 김선빈이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 선취점을 올렸고, 4번 타자 최형우가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때렸다. 5번 타자 소크라테스도 우전 적시타를 작렬하며 3회에만 대거 4득점했다. KIA는 6회에 1점을 더 달아난데 이어 7회에도 4점을 추가했다. 10연승에 도전했던 롯데는 윤영철에게 막히면서 연승 행진을 ‘9’에서 마감해야 했다. 전날까지 4승 무패를 기록하며 롯데의 에이스로 떠오른 나균안도 4이닝 5실점으로 시즌 첫 패전의 멍에를 썼다. 대구 경기에서는 키움이 삼성을 4-1로 꺾었다. 하지만 경기 결과보다는 ‘선발 투수’ 오승환의 등판이 단연 화제였다. 데뷔 19년만이자 한미일 KBO리그 621경기 째에 처음으로 선발 등판한 ‘끝판대장’ 오승환은 5이닝을 던지며 5안타(1홈런) 무사사구 6탈삼진 3실점으로 호투했다. 40세 9개월 18일의 나이에 선발로 등판한 오승환은 역대 최고령 데뷔 첫 선발 경기수 신기록을 세웠다. 박찬호(당시 한화)가 38세 9개월 13일이었고, 전유수(당시 KT)가 336경기 만에 선발 등판한 바 있다. 마무리로 나선 올해 제 페이스를 찾지 못해 깜짝 선발로 전환한 오승환은 이날 최고 시속 149㎞의 빠른 공에 다양한 변화구를 섞어 던지며 선발 투수로 합격점을 받았다. 1회초 김혜성에게 우월 투런 홈런, 2회 이정후에게 2루타를 맞으며 한 점을 더 내줬지만 3회부터 5회까지는 완벽에 가까운 투구 내용을 보였다. 오승환은 경기 후 “팀이 이기는 게 중요한데 1회부터 실점을 해서 미안한 마음이 든다. 9회 등판도 부담되지만, 1회부터 나가는 것도 부담이 된다는 걸 느꼈다. 9회엔 경기를 지켜야 하지만, 선발은 경기를 만들어야 한다. 이겼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 부분이 아쉽다. 지금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LG는 창원 경기에서 선발 플럿코의 7이닝 1실점 호투와 5회 박동원의 결승 솔로포에 힘입어 NC를 2-1로 꺾었다. 플럿코는 5승으로 다승 단독 선두가 됐다. 전날까지 6연패를 당하던 한화는 잠실 경기에서 0-1로 뒤진 7회초 대거 8득점하는 집중력을 발휘하며 8-3으로 역전승했다. SSG는 KT와의 경기에서 1-3으로 뒤진 7회말 에레디아의 역전 3점포 등에 힘입어 5-3으로 역전승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올 시즌 프로야구 개막 전 우승을 넘볼 전력으로 평가받던 KT는 1일 현재 9위에 머물고 있다. 4월 20일 SSG전부터 30일 삼성전까지 10경기에서 1무 9패를 기록했다. KT가 부진한 가장 큰 원인은 핵심 선수들의 줄부상이다. 3월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했던 선발 투수 소형준과 불펜 투수 주권의 이탈이 시작이었다. 소형준은 지난달 2일 LG전에서 2와 3분의 1이닝 9실점(9자책)의 부진을 보인 이튿날 곧바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소형준은 병원에서 오른쪽 팔뚝(전완근) 염좌 진단을 받았다. 중국 대표팀으로 WBC에 출전한 주권 역시 시범경기 도중 전완근을 다쳐 여전히 재활 중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KT는 WBC 한국 대표팀의 중심 타자를 맡았던 4번 타자 박병호마저 허벅지 뒤 근육(햄스트링) 부상으로 1일 엔트리에서 빠졌다. 박병호는 지난달 29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7회 타격 후 1루로 전력질주하다가 왼쪽 햄스트링을 다쳤다. WBC 한국 대표팀 사령탑이었던 이강철 KT 감독으로서는 투타 핵심 선수들의 공백이 뼈아플 수밖에 없다. LG 역시 WBC 여파에 시달리고 있다. LG 마무리 투수 고우석은 허리 부상으로 1일 재활군으로 이동했다. WBC를 앞두고 연습경기에서 어깨 통증을 호소해 지난달 18일에야 1군에 올라온 고우석은 6경기 1승 1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6.35의 초라한 성적을 남긴 채 다시 전력에서 이탈했다. 선발 투수 김윤식(5경기 2승 1패, 평균자책점 4.05), 중간 계투 정우영(13경기 3패, 평균자책점 4.22) 역시 위력적이었던 지난해 모습과 거리가 멀다. WBC 대표팀 전지 훈련지였던 미국 애리조나주의 이상기온과 미국, 한국, 일본을 오가는 빡빡한 스케줄 속에 몸을 제대로 만들지 못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WBC 후유증과는 거리가 먼 선수들도 있다. 두산의 오른손 영건 곽빈은 5경기 3승 1패, 평균자책점 0.88로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슬로 스타터였던 LG 중견수 박해민도 타율 0.322에 3홈런을 기록 중이다. WBC 우승팀 일본도 선수들 간에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던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는 투수로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85, 타자로는 7홈런 18타점을 기록하며 눈부신 4월을 보냈다.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역시 11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지난해 56개의 홈런을 친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는 타율 0.157, 2홈런의 부진에 빠져 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토니 피나우(미국)는 1일 멕시코 바야르타의 비단타 바야르타(파71)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멕시코오픈에서 최종 합계 24언더파 260타로 우승했다. 피나우에게 3타 뒤진 욘 람(스페인)이 단독 2위를 했다. 작년 이 대회에서는 람이 우승, 피나우가 준우승을 했는데 올해는 자리가 서로 바뀌었다. 람은 준우승에도 불구하고 이날 PGA투어 역사에 새로운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준우승 상금 83만9300달러(약 11억2550만 원)를 더해 단일 시즌 최다 상금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람은 시즌 상금을 1446만2840달러(약 194억 원)로 늘리며 지난해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세운 한 시즌 최다 상금(1404만6910달러·약 188억 원) 기록을 새로 썼다. PGA투어에서 단일 시즌 상금 1000만 달러 이상을 획득한 선수는 람과 셰플러, 타이거 우즈(미국·2005, 2007, 2009년), 비제이 싱(피지·2004년), 조던 스피스(미국·2015년) 등 5명뿐이다. 람이 현지 시간 기준으로 4월이 끝나기도 전에 시즌 최다 상금 기록을 작성할 수 있었던 것은 성적도 좋았지만 상금이 대폭 늘어난 덕을 봤기 때문이다. 람은 1월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시즌 첫 승을 따낸 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을 연달아 제패했다. 지난달 초 열린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정상에도 오르며 올해만 네 차례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세계랭킹 1위도 굳게 지키고 있다. PGA투어는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으로 창설한 LIV 골프에 대항하기 위해 이번 시즌 총상금 2000만 달러(약 268억 원) 이상의 특급대회를 여럿 만들었다.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우승 상금 270만 달러·약 36억 원)를 제외한 나머지 특급대회 우승 상금은 360만 달러(약 48억 원)나 된다. 람이 우승한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도 특급대회였다. 람은 마스터스 우승으로 상금 324만 달러(약 43억 원)를 벌었다. 이제 관심은 람이 한 시즌 누적 상금 2000만 달러 시대를 열어젖힐 수 있을지에 쏠린다. 람은 4일부터 열리는 특급대회 웰스파고 챔피언십은 건너뛰기로 했지만 남은 시즌 동안 10개 안팎의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페덱스컵 플레이오프를 포함해 5개의 특급대회가 남아 있고 메이저대회도 3개가 더 남아 있다. 이 중 2승만 올려도 2000만 달러를 넘기게 된다. 람은 통산 상금에서도 4948만6883달러(약 664억 원)로 5000만 달러 돌파를 앞두고 있다. 통산 상금 역대 1위는 우즈로 1억2095만4766달러(약 1622억 원)를 벌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006년 토리노 겨울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3관왕(1000m, 1500m, 3000m 계주) 진선유(35)는 세계 쇼트트랙 역사상 가장 뛰어난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짧고 굵게’ 선수 생활을 마감한 그는 2011년부터 단국대 빙상부 코치로 일하고 있다. 2018년 평창 올림픽과 2022년 베이징 올림픽 때는 해설위원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뛰어난 재능만큼 노력파 선수로도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정작 그는 자기 자신을 ‘게으른 선수’였다고 했다. 국가대표 선수들은 훈련량이 상당히 많다. 새벽부터 스케이트를 2시간 타고 오전에는 지상훈련을 한다. 점심 식사 후 스케이트 훈련과 지상훈련이 이어진다. 야간훈련을 하는 날도 있다. 많은 선수들이 추가로 개인훈련을 한다. 진선유는 달랐다. 운동 시간 외에는 개인훈련을 하지 않았다. 다만 주어진 운동 시간만큼은 집중을 넘어 몰입하듯 훈련했다. 진선유는 “‘너는 운동 시간에만 열심히 해서 스케이트를 잘 탄 거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할 때는 하고, 쉴 때는 확실히 쉬자는 주의였다”고 했다. 선수 시절 그가 큰 효과를 봤다는 ‘인터벌 트레이닝’ 역시 그의 스타일을 반영한다. 스케이트 선수들은 사이클 훈련을 많이 하는데 쇼트트랙 선수들은 실내 사이클을 많이 활용한다. 진선유는 “‘죽음의 사이클’이라 불리는 인터벌 트레이닝은 정말 힘들지만 그만큼 효과도 크다. 10분 안에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며 웃었다. 운동법은 30초 동안 전력으로 달린 뒤 1분 정도 천천히 페달을 밟는 것이다. 이렇게 3∼5회를 반복한다. 자신의 몸 상태나 목표 기록에 맞춰 속도를 달리하면 된다. 러닝도 인터벌 형식으로 하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는 일상생활에서는 흔히 말하는 ‘집순이’다. 집에서 드라마나 웹툰 등을 보는 것을 즐긴다. 다만 몸은 꾸준히 많이 움직이려 한다. 선수 시절처럼 고강도의 운동을 하지 않는 대신 잔근육을 유지하는 데 신경을 많이 쓴다. 최근에는 필라테스를 시작했다. 피트니스센터를 찾기보다는 홈트레이닝을 간간이 한다. 여행을 갈 때는 등산할 곳을 하나씩 끼워 넣는다. 대학원에서 스포츠생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그는 논문만 남겨두고 있다. 진선유는 “내가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일찍 그만둔 만큼 선수들의 부상 관리에 관한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비운의 스타’였다는 평가에도 그는 “어린 나이에 세계 정상에 섰을 때 다른 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저도 앞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

16살의 어린 나이에 빙판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18살에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3개의 금메달(1000m, 1500m, 3000m 계주)을 목에 걸었고, 19세에 세계선수권 3연패의 위업을 이뤘다. 그리고 한창 기량이 만개해야 할 23살에 이른 은퇴를 했다. 세계 쇼트트랙 역사상 가장 뛰어난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진선유(35)의 파란만장했던 선수 생활은 ‘짧고 굵게’라는 말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2011년 전국체전을 마지막으로 은퇴한 진선유는 그해 곧바로 모교인 단국대 코치로 채용돼 현재까지 코치로 일하고 있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과 2022년 베이징 겨울 올림픽 때는 해설위원으로 마이크를 잡았고, 간간이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하고 있다. 대학원에서는 스포츠생리학으로 박사 과정도 밟고 있다. 예전과 달리 요즘엔 쇼트트랙 선수들도 꽤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한다. 이른 은퇴가 아쉽지는 않았을까. 진선유는 “원래 운동을 ‘짧고 굵게’ 하고 싶었다. 운동이 힘들기도 하고 이런저런 일을 많이 겪어서 운동을 오래 하고 싶진 않았다. 그런 찰나에 큰 부상을 당했고, 회복이 쉽지 않았다. 다른 분들이 생각하기엔 빨리 그만뒀다고 볼 수 있지만 나는 적정한 시기에 은퇴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진선유는 2008년 2월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6차 월드컵에서 경기 도중 중국 선수의 고의적인 반칙으로 오른 발목이 꺾이면서 인대를 크게 다쳤다. 만약 그때 곧바로 수술을 하고 치료를 했으면 선수 생활이 좀 더 길어졌을지 모른다. 하지만 당시 세계선수권 3연패에 성공한 그는 곧이어 열릴 예정이던 세계선수권 4연패를 노리고 있었다. 진선유는 “하필이면 세계선수권이 한국에서 열렸다. 그 때문에 더 참고 타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스케이트 구두만 신으면 발이 너무 아팠다. 결국 대회에 나가지 못했는데 치료 시기도 늦어지면서 회복도 더뎠다”도 돌아봤다. 하지만 그가 정작 아쉬워하는 건 스피드스케이팅을 타보지 못하고 은퇴한 것이었다. 쇼트트랙 선수 시절 그는 남다른 활주 능력을 앞세워 빙판을 지배했다. 아웃코스로 돌다가 인코스에서 달리던 선수들을 모두 추월해버리는 게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다.단국대에서 그는 쇼트트랙 선수들만 지도하는 게 아니다. 단국대 빙상부는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는 훈련 때는 주로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들을 지도한다. 진선유는 “쇼트트랙을 다시 해야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다만 스피드스케이팅의 묘미를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알게 됐다. 다른 선수가 아닌 자기와의 싸움이 너무 멋있다. 스피드스케이트도 한 번 타보고 은퇴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이 있다”고 했다. 재능만큼 그는 노력도 많이 한 선수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정작 그는 자기 자신을 ‘게으른 사람’이라고 했다. 국가대표 쇼트트랙 선수들은 훈련량이 상당히 많다. 새벽부터 스케이트를 2시간 타고 오전에는 지상훈련을 한다. 점심 식사 후 다시 스케이트와 지상훈련이 이어진다. 야간 훈련을 하는 날도 있다. 그런데 적지 않은 선수들이 여기에 개인적으로 훈련을 추가로 한다. 진선유는 달랐다. 운동 시간 외에는 개인적으로 추가 훈련을 한 적이 없다. 다만 주어진 운동 시간 만큼은 최선을 다해서 했다. 집중을 넘어 몰입하듯이 했다. 진선유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너는 운동 시간에만 열심히 해서 스케이트를 잘 탄 거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정말 운동 시간 만큼은 집중하려고 했다. 할 때는 확실히 하고, 다 끝낸 뒤에는 확실히 쉬자는 주의였다”고 했다. 일상생활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는 흔히 말하는 ‘집순이’다. 별다른 취미 활동을 하기 보다는 집에서 드라마를 보거나 웹툰 등을 보는 것을 즐긴다. 그는 “주말에도 따로 약속이 없으면 집에서 뒹구는 스타일이다. 심지어는 방에서 하루 종일 나오지 않은 날도 있다. 놀면서 재충전을 하고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놀수록 에너지가 빠지는 느낌이다. 월요일부터 활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일요일에는 약속도 잘 안 잡는 편”이라고 했다. 선수 시절 그가 큰 효과를 봤다는 ‘인터벌 트레이닝’ 역시 그의 스타일을 반영한다. 스케이트 선수들은 사이클 훈련을 많이 하는데 쇼트트랙 선수들은 주로 실내 사이클을 많이 활용한다. 스피드스케이트 선수들 중에서는 도로 사이클을 타는 선수들이 많다. 진선유는 “‘죽음의 사이클’이라 불리는 인터벌 트레이닝은 정말 힘들지만 그만큼 효과도 큰 운동법이다. 10분 안에 사람이 죽을 수도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운동법은 30초 동안 전력으로 달린 뒤 1분 정도 천천히 페달을 밟는 것이다. 이렇게 3~5회를 반복한다. 자신의 몸 상태나 목표 기록에 맞춰 기어 변속을 바꾸면 된다. 사이클 뿐 아니라 러닝을 할 때도 인터벌 형식으로 하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인터벌 트레이닝은 걷기나 중간 강도로 달리기 같은 전형적인 지구력 운동보다 칼로리 소모량이 높고, 내장지방을 빼는 데도 유리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진선유는 요즘엔 선수 시절처럼 고강도의 운동을 하진 않는다. 대신 선수 시절 썼던 큰 근육보다 잔 근육을 키우고 유지하는 데 신경을 많이 쓴다. 유산소 운동인 러닝은 기본으로 하고 최근에는 필라테스를 시작했다. ‘집순이’ 답게 피트니스 센터를 찾기보다는 집에서 홈트레이닝도 간간이 한다. 여행을 갈 때는 등산지를 하나씩 끼워 넣는다. 진선유는 “어릴 때 여행은 주로 쉬기 위한 것이었다. 30대 접어들면서는 등산을 할 수 있는 코스를 하나씩 집어 넣는다. 그렇게라도 몸을 많이 움직이려 한다”고 했다. 그는 대학원 졸업을 앞두고 있다. 스포츠생리학으로 논문만 남겨두고 있다. 진선유는 “아무래도 내가 부상으로 인해 선수 생활을 일찍 그만둔 만큼 선수들의 부상 관리에 관한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비운의 스타’였다는 평가에도 그는 “모든 걸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다. 선수 때 성적이 좋지 않았을 때도 나보다 다른 선수가 더 잘 탔다고 생각했다”며 “어린 나이에 세계 정상에 섰을 때 다른 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저도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도움이 되려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프로야구 LG 타자들은 올 시즌 출루만 했다 하면 도루를 준비한다. 발이 빠른 타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중심 타자 김현수,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도 예외가 아니다. LG 지휘봉을 새로 잡은 염경엽 LG 감독이 시즌 개막 전부터 공언한 ‘뛰는 야구’를 실천하면서다. LG 선수들은 27일까지 치른 23경기에서 도루를 모두 61번 시도했다. 한 경기당 2.7개꼴이다. 도루 시도 2위인 NC(23경기 34개)보다 2배 가까이 많다. 도루를 가장 적게 시도한 KT(20경기 9개)보다는 경기당 평균 6배 가까이 많이 뛰었다. LG의 도루 성공률은 그리 높지 않다. 37번 성공했지만 24차례나 실패해 성공률이 60.7%에 머문다. LG를 제외한 나머지 9개 팀의 도루 성공률 평균 74.1%(166회 시도, 123회 성공)에 많이 못 미친다. 시도가 많은 만큼 도루사도 많은 것이다. 일반적으로 도루는 성공률이 70% 정도는 돼야 효과가 있다고 평가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LG의 뛰는 야구는 비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다. 반대 경우의 팀이 키움이다. 10개 팀 중 두 번째로 적은 12번의 도루를 시도한 키움은 11번이나 베이스를 훔쳐 성공률이 91.7%에 이른다. 도루 성공률이 90%를 넘는 팀은 키움이 유일하다. 하지만 LG의 뛰는 야구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염 감독은 최근 취재진과 만나 “지금 도루 성공률이 60%가 나오는 것만 해도 대단한 성공이라고 생각한다”며 “잃은 것보다 얻은 게 많았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의 생각이 많이 바뀌었고 상대 팀이 많은 압박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상대 투수들은 주자를 의식하다 보니 평소보다 빨리 던지려 한다. 타자에게만 100% 집중하는 투수보다 주자를 신경 쓰는 투수의 실투 확률이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즌 LG는 도루뿐 아니라 팀 타율(0.296), 팀 볼넷(114개) 등에서도 1위다. 득점권 타율 역시 0.343으로 10개 팀 중 가장 높다. 이 모든 게 도루 시도를 많이 한 효과라고 할 수는 없지만 투수들이 LG 타자들을 상대할 때 신경을 더 쓰는 건 사실이다. 수도권 팀의 한 투수 코치는 “빠른 주자가 나가면 아무래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특히 경험이 많지 않은 젊은 투수들은 슬라이드 스텝 등에 어려움을 겪으며 자기 공을 제대로 못 던질 때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루는 성공 여부에 따라 팀 분위기가 크게 달라지는 ‘양날의 칼’이다. LG는 27일 SSG와의 경기에서 2번의 도루를 성공시켰지만 실패도 2번 했다. 도루에 성공했을 때는 두 차례 모두 득점으로 연결됐지만 2번의 도루 실패 때는 공격 흐름이 단숨에 끊겼다. 뛰는 야구를 강조하다 보니 주루사도 10개 팀 중 가장 많은 17개나 되는 것도 LG가 풀어야 할 숙제다. LG의 뛰는 야구는 성패(成敗)를 길게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도루는 부상 위험이 따르는 플레이이다. 또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는 여름이 되면 그 전처럼 뛰는 게 쉽지 않을 수 있다. LG가 지금의 페이스를 시즌 끝까지 이어간다면 산술적으로는 231개의 도루를 하게 된다. 이는 1995년 롯데가 세운 한 시즌 최다 팀 도루(220개) 기록을 넘어서는 숫자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라오스 야구 전도사’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65·전 SK 감독·사진)이 “라오스 야구 대표팀이 9월 항저우 아시아경기에서 첫 승을 거두면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 대통령궁에서 속옷만 입고 뛰겠다”고 약속했다. 이 이사장은 27일 국내 취재진에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SK 수석코치이던) 2007년 5월 26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만원 관중 달성 시 공약이었던 ‘팬티 퍼포먼스’를 펼친 것처럼, 이번에도 항저우 아시아경기에서 승리한 뒤 선수들과 비엔티안 대통령궁을 한 바퀴 돌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선수들도 내가 그 공약을 실천할 수 있게 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며 “그날을 위해 열심히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이사장은 SK 감독에서 물러난 2014년 말부터 ‘야구 불모지’였던 라오스를 찾아 야구 보급에 매진해 왔다. 이 이사장은 라오스 최초의 야구팀 라오제이브러더스를 창단했고, 이 팀을 이끌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도 출전했다. 항저우 아시아경기 준비를 위해 19일 한국에 온 라오스 야구 대표팀은 국내 중고교 팀들과 연습경기를 치르며 경험을 쌓았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국민타자’ 이승엽 두산 감독의 대구 귀환으로 관심을 모았던 두산-삼성과의 3연전에서 웃은 것은 박진만 삼성 감독이었다. 이 감독과 동갑내기 친구인 박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26일 첫 대결에서 1-0으로 승리한 데 이어 27일 경기에서는 오재일의 짜릿한 만루홈런으로 극적인 7-6 역전승을 거뒀다. 25일 첫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되면서 이번 3연전에서 삼성은 2연승을 거뒀다. 삼성은 시즌 전적 9승 12패를 마크했고, 2연패를 당한 두산은 11승 1무 9패가 됐다. 2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경기에서 초반은 두산의 우세였다. 두산은 2회 강승호의 2점 홈런 등으로 대거 5득점하며 경기를 유리하게 끌고 갔다. 삼성은 3회말 피렐라의 2점 홈런과 5회말 구자욱의 적시타로 3-5로 추격했지만 6회초 두산 양석환에게 솔로포를 맞으며 다시 3점 차로 뒤졌다. 하지만 삼성에는 거포 오재일이 있었다. 삼성은 7회말 김지찬의 볼넷과 피렐라의 안타로 2사 1, 2루 찬스를 잡았다. 두산 필승조 정철원이 구원 등판했으나 강민호가 볼넷을 골라 2사 만루가 됐다. 이전 타석에서 무안타에 그쳤던 오재일은 정철원의 5구째 낮은 패스트볼(시속 145km)를 걷어 올려 우중간 담장을 훌쩍 넘기는 역전 그랜드 슬램을 쏘아 올렸다. 오재일의 만루홈런은 시즌 3번째이자 개인 통산 7번째다. 삼성은 8회 우완 이승현을 등판시켜 1이닝을 막게 한 뒤 9회에는 이날 오전 키움에서 트레이드해온 김태훈을 마무리 투수로 마운드에 올렸다. 이적 첫 날부터 1점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김태훈은 허경민을 좌익수 뜬공, 송승환을 2루수 뜬공, 조수행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고 팀의 승리를 지켰다. 오재일의 만루홈런 순간 함박웃음을 지은 박진만 감독은 경기 후 “오재일이 결정적인 역전 홈런을 쳤다. 피렐라도 타격감이 살아나고 있다. 전체적으로 팀 타선이 좋은 흐름을 타고 있는 것 같아 고무적이다”라며 “김태훈이 이적 후 첫 게임을 깔끔하게 막아준 부분도 칭찬하고 싶다. 첫 세이브를 축하한다”고 말했다. 피렐라도 이날 4타수 4안타(1홈런) 3득점 2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1, 2위가 맞붙은 서울 잠실경기에서는 LG가 2점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를 몰아친 ‘최강 9번 타자’ 박해민의 활약을 앞세워 SSG를 6-3으로 꺾고 하루 만에 선두에 복귀했다. 박해민은 올 시즌 벌써 3개의 홈런을 쳤다. 선발 투수 플럿코는 6이닝을 3실점으로 막고 시즌 4승째를 수확했다. 롯데도 부산 사직경기에서 한화를 3-0으로 꺾고 최근 6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12승 8패가 된 롯데는 단독 3위가 됐다. 올 시즌 롯데의 에이스로 거듭난 나균안은 이날도 8이닝 4안타 무사사구 7삼진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로 시즌 4승째를 따냈다. KIA은 신인 왼손 투수 윤영철의 5이닝 무실점 호투를 발판 삼아 NC를 5-0으로 꺾었다. 키움도 KT에 3-1로 승리했다. KT는 최근 6연패의 늪에 빠졌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뛰는 ‘장타 여왕’ 김아림(28)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첫 번째 메이저대회인 크리스 F&C KLPGA 챔피언십 타이틀 방어를 위해 태평양을 건너왔다. 김아림은 27일부터 나흘간 경기 양주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 산길·숲길코스(파72)에서 열리는 KLPGA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1978년 시작된 이 대회는 한국에서 가장 먼저 열린 여자 프로골프 대회다. 1989년을 빼고 44차례나 열려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한다. 그동안 이 대회에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선수는 1980∼1982년 3년 연속 우승한 고(故) 구옥희와 2020, 2021년 연속 우승한 박현경(23)뿐이다. 2020년 LPGA투어 메이저대회 US오픈 정상에 오른 뒤 이듬해 미국으로 진출한 김아림은 지난해 의류 후원사인 크리스F&C 초청 선수로 이 대회에 출전했다가 우승까지 차지했다. 한국과 미국에서 거둔 통산 4승 중 메이저대회 우승이 2번이나 된다. 김아림은 24일 끝난 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더 셰브론 챔피언십에서도 우승 경쟁 끝에 공동 4위를 했다. 김아림은 “최근 샷이나 쇼트게임이 견고해지고 있어 기대가 크다. 시차 적응이 변수가 될 수 있겠지만 타이틀 방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뛰던 2018∼2020년 3년 연속 드라이버 비거리 1위를 했던 김아림은 모처럼 국내 팬들 앞에서 장타를 뽐낼 예정이다. 박현경 역시 이 대회와 인연이 깊다. 신인이던 2019년 12위에 올랐고 2020년과 2021년에는 우승까지 차지했다. 첫 우승을 거둔 2020년 대회 장소도 올해와 같은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이었다. 지난해 10위를 한 박현경은 “가장 좋아하는 대회이자 뜻깊은 대회다. 대회 코스는 비거리보다는 정교한 샷과 퍼트가 중요한데 내 플레이 스타일과 잘 맞는다. 다시 한번 우승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지난해 6승 가운데 2승을 메이저대회에서 올린 박민지(25), 지난주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 211번째 대회 출전 만에 우승을 차지한 최은우(28) 등도 우승 후보로 꼽힌다. LPGA투어에서 뛰는 2019년 US여자오픈 챔피언 이정은6(27)도 오랜만에 국내 대회 우승을 노린다. 올해 대회 총상금은 작년보다 1억 원 오른 13억 원, 우승 상금은 2억3400만 원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4일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더 셰브론 챔피언십 우승은 베트남계 미국인 릴리아 부가 차지했다. 이 대회를 포함해 올 시즌 열린 LPGA투어 7개 대회 우승자는 모두 6명이다. 2월 혼다 타일랜드에서도 정상에 올랐던 부가 유일한 다승자다. 올 시즌 우승자 6명은 모두 국적이 다르다. 부를 포함해 고진영(한국), 브룩 헨더슨(캐나다), 셀린 부티에(프랑스), 인뤄닝(중국), 그레이스 김(호주)이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남자 대회로 미국 선수들이 주도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달리 LPGA투어는 다국적 투어라고 할 수 있다. LPGA 사무국이 글로벌 투어를 지향하는 것과 맞닿아 있다. 하지만 한국 팬들에게는 지금의 상황이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LPGA투어는 한국 선수들이 주도하는 무대였기 때문이다. 2019년 한국 선수들은 32개 대회 중 절반에 가까운 15개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15년과 2017년에 이어 한국 선수들이 합작한 한 시즌 최다승 타이기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대회가 많이 열리지 못했던 2020년과 2021년에도 한국 선수들은 각각 7승을 거뒀다. 하지만 지난해엔 4승을 쌓는 데 그쳤다. 한국 선수들의 성적이 예전만 못한 건 박세리, 신지애, 박인비 등의 뒤를 잇는 스타 부재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LPGA투어에서 21승을 거둔 ‘골프 여왕’ 박인비는 지난해부터 투어에 출전하지 않고 있다. 박인비는 최근 딸을 낳았다. 한때 세계랭킹 1위였던 고진영(투어 14승)도 손목 부상으로 지난해 고전했다. 고진영은 3월 HSBC 위민스 챔피언십 정상에 오르며 기대를 키우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한국 선수들의 약세가 눈에 띄는 상황이다. 25일 발표된 여자 골프 세계랭킹에서 톱10에 든 한국 선수는 고진영(3위)이 유일했다. 고진영, 김효주, 유해란 등 15명의 한국 선수들은 27일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윌셔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리는 JM이글 LA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올해 신설된 대회로 총상금 300만 달러(약 40억 원), 우승 상금 45만 달러(약 6억 원)가 걸려 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캡틴’이 돌아왔다. LG가 부상에서 돌아온 주장 오지환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SSG를 5-4로 꺾고 선두에 복귀했다. 오지환은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SSG와의 안방경기에서 4-4 동점이던 9회말 1사 2루에서 노경은을 상대로 우익수 키를 넘기는 끝내기 2루타를 쳐냈다. 몸쪽 낮은 변화구를 잘 걷어 올려 길었던 승부를 끝냈다. 시즌 8번째이자 개인 통산 9번째 끝내기 안타다. 전날까지 선두 SSG에 승차 없이 2위였던 LG는 SSG를 한 경기 차로 앞서며 다시 선두로 뛰어올랐다. 3번 타자 유격수로 출장한 오지환은 4회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쳤고, 6회에도 역시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때리는 등 이날 2루타만 3개를 작렬하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선두 다툼을 하는 팀들 간의 대결답게 일진일퇴를 거듭했다. LG가 3회 박해민의 솔로홈런을 앞서나가자 SSG는 5회초 에레디아의 2타점 2루타와 LG포수 박동원의 실책으로 3득점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LG는 곧이은 5회말 홍창기의 적시타와 오지환의 2타점 2루타로 다시 재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7회초 에레데디가 다시 적시타를 쳐내며 경기는 원점으로 돌아왔다. LG는 9회초 2사 1루에서 마무리 투수 고우석이 한유섬에게 우익선상 2루타를 맞았지만 우익수-2루수-포수로 연결되는 중계 플레이를 통해 1루 주자 에레디아를 홈에서 잡아내며 실점하지 않았다. 원심은 세이프였으나 비디오판독을 통해 아웃으로 정정됐다. 위기를 벗어난 LG는 이날의 히어로 오지환의 끝내기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키움은 에이스 안우진의 7이닝 무실점 역투에 힘입어 KT를 1-0으로 꺾고 최근 3연패에서 벗어났다. 안우진은 이날 최고 시속 159km의 빠른 공에 신구종 ‘스위퍼’까지 던지며 KT 타선을 1안타 1볼넷 7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6회까지 노히트 피칭을 이어가던 안우진은 7회 선두 타자 알포드에게 첫 안타를 허용한 뒤 야수 선택 등으로 1사 1, 3루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문상철의 스퀴즈 번트 때 글러브 토스로 3루 주자 알포드를 홈에서 잡아내며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 안우진은 이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등이 던지는 스위퍼를 구사해 눈길을 끌었다. 스위퍼는 종으로 살짝 꺾이는 기존 슬라이더와 달리 횡으로 강하게 휘는 변형 슬라이더다. 옆으로 쓸듯이 지나간다고 해서 스위퍼로 불린다. 키움 구단이 배표한 투구 분석표에는 6개의 공이 ‘스위퍼’라는 이름 대신 ‘기타’ 항목으로 분류됐다. 4개는 스트라이크, 2개는 볼이었으며 최고 구속은 최고구속은 144㎞, 최저구속은 135㎞로 측정됐다. 안우진은 시즌 2승째. 키움은 0-0 동점이던 5회말 1사 2루에서 이용규의 적시타로 뽑아낸 유일한 득점을 마지막까지 잘 지켰다. 8회에 등판한 김동혁이 1이닝 무안타 무실점으로 홀드, 9회에 등판한 김재웅도 1이닝 무안타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따냈다. 반면 1안타의 빈공에 시달린 KT는 4연패의 늪에 빠졌다. 선두를 달리다 5연패와 함께 5위까지 떨어졌던 NC는 광주 방문 경기에서 KIA를 6-0으로 완파하고 연패에서 벗어났다. 선발 투수 페디가 7이닝 3안타 8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3승째를 수확했고, 톱타자 박민우가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의 첫 대구 방문 경기로 관심을 모았던 두산-삼성 경기는 우천으로 취소됐다. 당초 김동주(두산)과 이재희(삼성)의 오른손 영건 선발 맞대결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경기가 열리지 않으면서 26일 경기는 알칸타라(두산)과 뷰캐넌(삼성)의 에이스 맞대결로 열리게 됐다. 한화-롯데의 사직 경기도 우천으로 열리지 않았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이승엽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감독(47)은 선수 시절 ‘라이언 킹’으로 불렸다. 별명에서 드러나듯 이승엽은 삼성 라이온즈를 상징하는 선수였다. 영원한 삼성맨일 것 같았던 이 감독은 지난해 말 두산 지휘봉을 잡았다. ‘두목곰’으로 변신한 그는 25∼27일 고향 대구에서 친정팀 삼성과 첫 맞대결을 벌인다. 삼성 사령탑은 동갑내기 친구인 박진만 감독(47)이다. 박 감독은 선수 시절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5차례나 차지한 ‘국민 유격수’ 출신이다. 이런저런 인연이 얽힌 이번 3연전은 이번 시즌 초반 최대 빅매치 중 하나로 꼽힌다.● 첫 대구 ‘원정’ 나서는 이승엽1995년 삼성에서 데뷔한 이 감독은 일본 프로야구에서 뛴 8년(2004∼2011년)을 제외하고 2017년을 마지막으로 은퇴할 때까지 삼성에서만 15시즌을 뛰었다. 삼성의 상징색인 푸른색 유니폼을 입고 467개의 홈런을 때렸고 한국시리즈 정상에 5차례(2002년, 2012∼2015년) 올랐다. 삼성의 안방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는 이 감독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선수 시절 그의 등번호 36번은 영구결번으로 남았다. 그가 선수 생활 대부분을 보낸 대구시민야구장과 삼성라이온즈파크는 안방 팀 삼성이 3루 쪽 더그아웃을 사용한다. 방문 팀으로 대구를 찾는 이 감독은 낯선 1루 쪽 더그아웃을 쓰게 된다. 정규시즌 개막 후 두산 유니폼을 입고 처음 대구를 찾는 이 감독은 23일 “모든 팀을 같은 시각으로 봐야 하지만 아무래도 선수 시절을 보낸 삼성과 대구에서 경기할 때는 특별한 감정을 느낄 것 같다”고 말했다.● ‘절친’에서 ‘라이벌’로이 감독과 박 감독은 프로야구에서는 같은 팀에서 뛴 적이 없다. 1996년 현대에서 데뷔한 박 감독은 2005년 삼성으로 이적해 2010년까지 뛰면서 두 차례(2005년, 2006년)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박 감독은 2011년 SK(현 SSG)로 팀을 옮겼고, 일본 생활을 정리한 이 감독은 이듬해인 2012년 삼성에 복귀했다. 하지만 두 감독은 국가대표팀에서 한국 야구의 영광을 함께했다. 이 감독은 중심 타자, 박 감독은 주전 유격수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그리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에 기여했다. 지도자 생활은 박 감독이 먼저 시작했다. 은퇴 후 삼성의 작전 코치와 2군 감독, 감독대행 등을 거쳤고 지도력을 인정받아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정식 감독으로 선임됐다. 이 감독은 한국야구위원회(KBO) 홍보위원과 방송 해설위원 등으로 활동하다 작년 말 감독이 됐다.● 후끈 달아오른 ‘라팍’이번 3연전은 두 감독 모두에게 양보할 수 없는 시리즈다. 시즌 개막 전 하위권이라는 평가를 딛고 24일 현재 3위에 올라 있는 두산은 이번 시리즈를 선두권 싸움의 발판으로 삼을 태세다. 이번 3연전 뒤에는 1위를 달리고 있는 SSG와의 3연전이 기다리고 있다. 삼성과의 경기 결과에 따라 선두권 싸움에 뛰어들 수 있다. 반면 지난 주말 KIA에 스윕패(3연전 전패)를 당하며 9위로 추락한 삼성으로선 분위기 반전이 절실하다. 최하위 한화에도 0.5경기 차로 쫓기고 있어서 자칫하면 꼴찌로 떨어질 수도 있다. 두 팀의 3연전 첫 경기에는 3년 차 오른손 영건들인 김동주(두산)와 이재희(삼성)가 나란히 선발 등판한다. 이 감독은 “경기가 시작되면 지금 입은 유니폼에 따라 두산의 승리만 생각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박 감독 역시 “두산을 크게 의식하지 않고 승리만 생각할 것이다. 이승엽 감독과의 대결이 아닌 삼성과 두산의 경기”라면서도 “팬들께서 우리 둘의 대결을 재밌게 보시고, 이 경기가 KBO리그 흥행카드가 된다면 영광일 것”이라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아시아 선수 최다승 기록(124승)을 갖고 있는 박찬호(50)는 은퇴 후에도 바쁘게 살고 있다. 2월 국내 프로야구 팀들의 스프링캠프가 열린 미국 애리조나주를 찾았고, 3월엔 일본 도쿄돔에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방송 해설을 했다. 이달 초엔 모교 공주고 동기 홍원기 감독이 이끄는 키움의 개막전을 찾았다. 김하성이 뛰고 있는 MLB 샌디에이고의 특별 고문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박찬호는 뼛속까지 야구인이지만 야구 못지않게 골프에도 진심이다. 박찬호는 선수 은퇴 후 공허함에 빠진 적이 있는데 그 빈 공간을 채워준 게 골프였다. 그는 “무식하게 드라이버를 하루에 1000개씩 때린 날도 있다. 다음 날 바로 몸살이 났다. 며칠 앓다가 몸이 괜찮아졌다 싶으면 또 700, 800개를 쳤다”고 했다. 그렇게 죽기살기로 한 덕택에 실력도 금방 늘었다. 현재 그의 핸디캡은 ‘3’ 내외다. 박찬호는 “핸디캡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한다. 연습을 꾸준히 하고 일주일에 라운드도 두 번 정도 한다”고 했다. 대한골프협회의 공인 핸디캡 3 이하 증명서를 갖고 있는 그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정식 대회에도 추천 선수 자격으로 4차례나 출전했다. 번번이 최하위권 성적으로 컷탈락했지만 마흔 즈음에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해 프로 대회에 나간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다. 골프를 비롯해 꾸준히 자기관리를 하고 있는 박찬호는 ‘현명한 생활 습관’을 조언했다. 그는 “100세 인생에서 40, 50대는 남은 인생의 기로에 서 있게 되는 시기”라며 “현명하게 건강을 지키는 걸 습관화할 때다. 잘 먹되 지나치게 먹지 말고, 운동도 할 때 확실하게 하지만 쉴 땐 확실하게 쉬는 게 좋다”고 했다. 선수 시절 대식가였던 그는 요즘엔 야채 위주로 간단하게 식사한다. 그는 “한창때에 비하면 먹는 양이 3분의 1로 줄었다”고 했다. 그 대신 선수 시절 가급적 피했던 패스트푸드도 가끔 먹고 요리에 맞춰 술을 마시기도 한다. 박찬호는 “식사는 맛있고 즐겁게 하려 한다. 파스타 같은 이탈리안 요리엔 와인을 곁들이고, 찌개류를 먹을 땐 소주도 한 잔씩 한다. 다만 과음은 절대 하지 않는다”고 했다. 박찬호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집에 머물 때는 세 딸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낸다. 아침은 딸들과 운동을 하면서 시작한다. 러닝과 스트레칭을 한 뒤 명상을 함께 한다. 명상은 그가 선수 시절부터 해 온 오랜 습관이다. 박찬호는 “명상을 통해 하루를 반성하고 계획도 세운다. 몸의 피곤한 부분, 경직된 부분들을 이완시킨다”고 했다. 틈날 때마다 스트레칭을 하고, 규칙적으로 근력 운동도 한다. 박찬호는 “중요한 것은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야구, 골프를 포함해 어떤 운동이건 실력은 연습과 비례한다. 그 훈련을 소화하려면 체력이 있어야 한다”며 “내 경우엔 야구가 재미있었고, 이후엔 골프가 즐거웠다. 재미있고 즐거운 일은 아무리 해도 지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어느덧 쉰의 나이에도 박찬호는 여전히 탄탄한 몸과 갸름한 턱선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건강을 유지하는 최고의 방법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바쁘게 사는 것”이라며 웃었다.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

그렇게 오래 기다려도 잡히지 않던 트로피가 한순간에 품에 안겼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데뷔 9년 차, 무려 211번째 대회 만에 찾아온 우승이었다. 최은우(28)는 23일 경남 김해 가야 컨트리클럽 신어·낙동 코스(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최종 3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쳐 최종 합계 9언더파 207타로 정상에 올랐다. 2019년 ADT캡스 챔피언십에서 237번째 도전 만에 우승한 안송이(33)에 이어 투어 역대 2번째 최다 출전으로 일군 우승이었다. 우승을 확정 지은 순간에도 최은우는 담담했다. 그는 “우승을 노리기보단 매 샷에 집중하려 했다. 투어를 다닐 수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하고자 했기에 우승 경쟁에 대한 부담도 크지 않았다”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최은우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 순간 누가 가장 생각나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다. 그는 목이 멘 채 “오늘 아빠(최운철 씨·62) 생신이다. 9년이란 시간 동안 항상 뒷바라지해준 덕분에 이렇게 큰 것 같다. 부모님 자식으로 태어나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호주에서 초중고교를 나온 뒤 2015년 KLPGA투어에 입성한 최은우는 그 동안 무명에 가까웠다. 직전까지 210차례 대회에서 공동 2위 한 번을 포함해 톱10에 오른 게 19번밖에 되지 않았다. 상금 랭킹 30위에 오른 2018년이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시즌이었다. 지난해에도 상금랭킹 34위에 머물렀다. 최은우는 전날 2라운드를 선두 이소미에게 4타 뒤진 공동 4위로 마쳤다. 하지만 이날 신들린 퍼팅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6번홀(파3)과 7번홀(파4)에서 4m 안팎 거리의 버디를 성공시킨 최은우는 9번홀(파5)에서 세 번째 샷을 홀 1m에 붙이며 버디를 추가했다. 후반에도 3∼4m 거리의 버디 퍼팅을 3개나 더 기록했다. 우승 상금 1억4400만 원을 받은 최은우는 “약점으로 지적되던 퍼팅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며 “마침내 첫 우승을 했으니 앞으로는 다승을 목표로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제주 골프존카운티 오라(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골프존 오픈에서는 아마추어 조우영(22)이 최종 합계 8언더파 280타로 우승했다. 올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아경기 국가대표로 뽑힌 조우영은 2013년 9월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에서 우승한 이창우 이후 10년 만에 아마추어 우승자가 됐다. 아마추어 선수는 상금을 받을 수 없어 우승 상금 1억4000만 원은 4타 차로 2위를 한 김동민(25)의 차지가 됐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