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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9일로 21대 국회 임기가 끝나면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특별법’(고준위 특별법)과 ‘예금자보호법’, ‘유통산업발전법’, ‘국가재정법’ 등 국회에 계류 중인 민생 법안 및 산업계 관련 쟁점 법안들이 일괄 폐기될 위기에 처했다. 애초 여야는 임기 종료 전 한두 차례 더 본회의를 열어 상정된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었지만, 야당의 ‘채 상병 특검법’ 단독 강행 처리에 여당이 “남은 국회 의사일정에 협조하기 어렵다”고 사실상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본회의 개의 여부도 불투명해진 상태다. 해당 법안들이 22대 국회에서 재발의 되더라도 원 구성 협상이 늦어질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법안 처리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인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은 21대 국회 임기 내 통과되지 않으면 9월부터 예금보험료율(예보료율)이 낮아진다. 이 경우 금융사 부실에 대비해 받는 연간 예보료 수입이 7000억 원가량 감소한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정무위가 ‘민주유공자법’ 처리 과정을 둘러싸고 충돌하면서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입법 논의가 멈춰 있는 상태다. 올해 말 일몰 예정인 반도체 등 국가전략시설 투자액 세액공제를 2030년까지 연장하는 조세특례제한법, 이른바 ‘K칩스법’도 다음 국회로 넘어가면 자칫 기한을 넘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상임위 단계에 발목이 잡힌 법안도 수두룩하다. 사용후 핵연료 처분시설 부지 선정과 설치 근거를 마련하는 고준위 특별법은 민주당이 정부의 원전 확대 기조에 반대하고 있다. 대형마트의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을 제외하는 유통산업발전법도 야당이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의 피해를 이유로 반대하면서 계류 중이다. 이 밖에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인, 연간 재정적자 폭을 국내총생산(GDP) 3% 이내로 제한하는 국가재정법은 민주당이 지출 구조조정 방안 누락 등을 이유로 반대하면서 여야 합의가 안돼 기획재정위원회 소위원회에 묶여 있다. 인공지능(AI)의 개념을 규정하고 산업 육성과 안정성 확보 방향을 제시하는 ‘AI 기본법’, 2021년 일몰된 노후 자동차 폐차 뒤 새 차를 사면 개별소비세를 70% 감면하는 제도를 되살리는 조세특례제한법도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K칩스법-AI기본법 하루가 급한데”… 입법 지연으로 투자 발목 21대 국회 종료 앞두고 법안 방치여야, ‘채 상병 특검법’ 여파 냉랭… “다음 국회 넘기면 골든타임 놓쳐”국회의장 18일 귀국, 중재시간 부족“마지막까지 민생 외면한 국회 없어” #국회가 올해 8월 31일까지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을 처리하지 않으면 예금보험공사가 금융사 파산에 대비해 걷는 예금보험료가 연간 7000억 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부로 예금보험료율 한도의 일몰 기한이 종료돼 26년 전인 1998년 수준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예금보험기금의 안정성 저하를 우려해 지난해 3분기(7∼9월)부터 여야 의원들을 대상으로 개정안 통과의 필요성을 호소해 왔다”며 “21대 국회에서의 통과는 사실상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보고 다음 국회에서 최대한 빠르게 입법 절차를 밟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K칩스법’으로 불리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도 올해 12월 31일까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할 경우, 당장 내년부터 반도체 기업 설비 등 국가전략기술 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이 반 토막 난다. 지난해 3월 대기업 공제율을 8%에서 15%,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늘린 것이 올해 말로 일몰되기 때문이다. 개정안은 기업들이 투자 흐름을 이어갈 수 있도록 세액공제율 확대 기한을 2030년까지로 연장하도록 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다음 국회에서 다시 발의해도 빨라야 6월”이라며 “상임위 심사 등을 다시 거쳐야 하는데 자칫 하반기(7∼12월) 국정감사와 맞물려 올해를 넘길까 걱정된다”고 했다. 21대 국회 임기 종료를 앞두고 금융계와 산업계에선 주요 법안 처리 지연에 대한 우려와 아우성이 쏟아지고 있다. 여야는 이달 29일 임기가 끝나기 전 한두 차례 더 본회의를 열겠다는 목표이지만, ‘채 상병 특검법’ 강행 처리 등의 여파로 정국이 급랭한 상황에서 주요 민생법안에 대한 ‘일괄 합의 처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공통된 기류다. 정치권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 내용에 따라 정국이 더욱 얼어붙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일몰 임박했는데… 줄줄이 계류 산업계는 여야가 각종 업계 관련 법안을 21대 국회 내에 처리하지 못하면 한동안 기업 운영, 투자 결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최근 재고 정상화와 인공지능(AI) 산업의 급부상으로 반도체 시장이 상승 사이클을 탄 상황에서 투자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것.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지금 반도체 시장은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유럽 등 각국이 사활을 걸고 뛰어드는 상황”이라며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기업 혼자 힘만으로는 어렵고 정부, 국회 다 같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 활성화를 비롯한 각종 규제혁신 법안도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동아일보가 대한상공회의소와 분석한 결과 외국 인력 비자 완화 등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지금까지 국회에 제출된 223개 규제혁신 법안 중 43.9%인 98개가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다. 223개는 정부 각 부처가 국회에 제출한 법안들이다. 여기에는 산업단지 내 생활·편의시설 규제를 완화하는 산업입지법 개정안도 있다. 산단이 노후화된 탓에 지역 청년층이 취업을 꺼리고 있어 지방 경제 활성화를 위해 법안 통과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여야는 쟁점 법안들에 대해서도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고준위 특별법)’의 경우 더불어민주당이 원전 설계수명 동안의 폐기물만 저장할 수 있도록 용량을 제한해야 한다고 제동을 걸면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발목 잡혀 있다. 대형마트 휴무일에 온라인 주문 배송을 허용하는 유통산업발전법도 민주당 반대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마트 등 대형마트와는 협의가 끝났는데 소상공인을 등에 업은 민주당의 반대가 너무 심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민주당은 “현재 법안으로는 전통시장 상인들과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며 맞서고 있다. 정부 여당이 추진하는 재정준칙 법제화를 담은 국가재정법도 민주당이 “지출 구조조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의 내용이 부실하다”며 반대하고 있어 아직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인공지능 산업 육성 및 신뢰 기반 조성에 관한 법률안(AI 기본법)’도 22대 국회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2일 “AI 기본법이 이번 회기 안에 제정될 수 있도록 국회와 더욱 긴밀히 소통하고 협의할 것”이라고 했지만, 민주당은 생성형 AI인 챗GPT 관련 내용 등에 대해 심도 깊은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여야, 임기 말까지 ‘네 탓 공방’만 여야 원내지도부가 새로 꾸려지는 점도 21대 국회 임기 내 주요 법안 협의를 어렵게 할 수 있는 변수다. 민주당은 3일 강성 친명 박찬대 원내대표를 사실상 추대했고, 국민의힘도 9일 새 원내대표를 뽑을 예정이라 그간의 원내 논의가 원점에서 다시 시작될 수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채 상병 특검법’을 밀어붙여 협치 분위기를 깨면서 다른 민생법안들을 논의할 동력이 없다”는 기류이고, 민주당은 “여당이 쟁점이 없는 법안에 대해서도 상임위 처리에 소극적이라 줄줄이 병목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중남미와 미국을 순방 중인 김진표 국회의장은 18일 귀국할 예정이라 여야 협상을 중재할 시간도 부족하다. 22대 국회가 시작되더라도 민주당이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 등 상임위 독식을 벼르고 있어 원 구성 협상에만 수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 여야 상임위원들도 대부분 바뀌기 때문에 사실상 법안 논의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된다고 봐야 한다. 한 중진 의원은 “통상 총선 직후 열리는 마지막 국회에선 여야가 밀려 있는 민생법안을 합의 처리해 왔다. 이번처럼 재의요구권(거부권) 등을 두고 정부 여당과 야당이 마지막까지 대치했던 적은 없다”며 “결국 피해는 국민들한테 돌아간다”고 말했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4·10 총선을 함께 치른 국민의힘 당직자들과 만찬 회동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한 전 위원장은 “정기적으로 자주 보며 교류하자”고 말했다고 한다. 5일 복수의 참석자들은 “한 전 위원장이 총선 기간 동안 고생했던 당직자들을 위로하고 안부를 전하는 식사 자리였다”며 “한 전 위원장이 수도권 선거 결과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지만 당 내 현안보다는 근황 얘기를 주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모처의 한 식당에서 열린 만찬 자리엔 한 전 위원장의 비서실장을 지낸 김형동 의원을 비롯해 당직자와 경호팀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한 참석자는 “한 위원장이 ‘남는 시간에 도서관도 가고 지지자들이 선물해준 책도 읽는다’며 선거 후 근황을 전했다”며 “총선 후 컨디션이 나빠 보였는데 건강이 많이 회복된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이날 만찬 자리에서 원내대표 선거와 전당대회 출마 여부 등 당 현안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한 전 위원장이 총선 결과를 잘 돌아봐야 한다는 취지로 운을 띄우기도 했지만, 정치 현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뜻 깊은 경험’이었다며 격려와 위로가 오갔을 뿐 차기 당대표 출마 등은 얘기하지 않았다”고 했다.총선 결과에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에서 사퇴한 한 전 위원장은 공개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그는 총선 직후 윤석열 대통령과의 오찬 제안도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거절했다. 다만 이날 자리에 앞서 지난달 16일엔 국민의힘 전 비대위원들과 만찬 회동을 갖는 등 당에서 인연을 맺었던 인사들과 물밑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당내에선 한 전 위원장이 여의도와 접점을 유지하는 것을 두고 이를면 다음달 치러질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 등을 열어두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전 위원장이 자신과 함께 총선을 치른 비대위원 및 당직자들과의 교류를 토대로 당내 세력화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고 했다. 한 여당 관계자는 “한 전 위원장이 자신의 권유로 당에 들어온 영입인사나 당 관계자 등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차기 전당대회 출마를 고민하는 것 아니겠냐”고 했다.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국민의힘이 22대 총선 패배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대통령실 관계자 등을 필요시 심층면접하기로 했다. 참패 원인으로 대통령실의 소통과 당의 전략 실패 등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이와 관련된 핵심 관계자들에게 직접 패인을 듣고 반성문을 쓰겠다는 것이다. 여당 험지에 출마했던 소장파 당선인과 낙선 후보 20명이 모인 ‘첫목회’는 2일 회의를 열고 ‘수도권 위원회 설치’ 등 당을 향한 쇄신 요구를 시작했다. 이날 국민의힘 총선 백서 TF(태스크포스)는 1차 전체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의했다. TF 위원장인 조정훈 의원은 모두 발언에서 “누군가 아플 수 있는 말도 진짜 문제라면 모두 담겠다”고 말했다. TF는 공천 및 공약, 당정 관계, 선거 전략 등 원인별로 패인을 분석한다. 일례로 ‘이종섭-황상무 논란’, 대파 값 등 고물가 문제, 의대 정원 증원 문제 등에서 당정 간 소통 부족이 총선 참패의 원인이란 분석이 많았는데 이 같은 문제는 당정 관계 TF에서 들여다보는 식이다. 총선 출마자 254명 전원에게 설문조사도 진행한다. 다만 당내에선 “쓰나 마나 한 면피용 반성문에 그쳐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당 관계자는 “4년 전 참패 이후에도 백서를 썼지만 똑같이 공천 논란, 중도층 이탈 등 비슷한 문제를 막지 못해 졌다”며 “실행력을 담을 수 있는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첫목회’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첫 회의를 열고 ‘황우여 비대위’에 요구할 혁신안 논의에 착수했다. 첫목회 이재영 간사(서울 강동을)는 통화에서 “당 대표 권한을 축소하는 집단지도체제로 변경하자는 개혁안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첫목회 관계자는 “수도권 위원회 설치, 원외 인사 기용 등을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차기 전당대회를 관리할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2일 닻을 올리자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 사이에서 전당대회 룰을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핵심은 현행 당원 투표 100%의 당 대표 선출 방식을 고쳐 민심 반영 비중을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3·8전당대회를 앞두고 친윤(친윤석열) 그룹 주도로 당원 투표 70%, 국민 여론조사 30%로 돼 있는 ‘7 대 3’ 룰에서 당원 100% 룰로 바꿔 김기현 지도부가 선출됐는데,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반영하려면 되돌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친윤 핵심 그룹은 “당의 주인은 당원”이라며 현행 룰 유지를 주장하고 있어 여당 내에선 “황우여 비대위 체제에서 룰의 전쟁에 돌입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민심 반영해 전당대회 룰 바꾸자” 국민의힘은 이날 전국위원회를 통해 황우여 상임고문을 비대위원장으로 임명하는 안을 의결했다. 비대위 정식 출범은 새 원내대표가 선출될 9일 이후 이뤄질 예정이다. 전당대회 룰 개정 여부가 비대위에 놓인 핵심 과제로 꼽히는 가운데 잠재적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중량급 인사들은 전당대회 룰 개정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나섰다. 안철수 의원은 통화에서 “전당대회 룰 개정이 총선 민심을 받드는 제일 상징적인 일”이라며 “민심이 반영되도록 짜여야 한다. 당원 70%, 민심 30%에서 많게는 당원 50%, 민심 50%까지 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상현 의원 역시 “당원 50%, 민심 50%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남의 김태호 의원은 “지금은 특수 상황이다. 우리가 변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며 “나아가 당원 30%, 민심 70%도 좋다”고 했다. 전날(1일) 전당대회 출마를 시사한 유승민 전 의원도 통화에서 “총선에서 참패를 해놓고도 또 당원 100%를 하는 구조라면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정당으로서 살아남을 수 있느냐의 위기이니 개개인의 유불리를 떠나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나경원 당선인도 “룰은 비대위가 정하는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의견을 수렴해서 민심을 섞는 게 좋다면 섞어야 한다”고 했다. 권영세 의원도 “일부라도 반영하는 게 맞다”고 했다. ● 친윤 반대 넘을까 전당대회 룰 개정 요구가 분출하는 건 이 자체가 4·10총선 참패 뒤 당 쇄신의 일환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현 국민의힘)은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후폭풍으로 당이 위기에 놓이자 처음으로 민심을 반영하는 국민여론조사를 도입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 당원을 중심으로 둬야 한다며 룰을 바꿨다. 2022년 말 이뤄진 당원 100% 투표 룰 개정 당시 “당심과 민심이 괴리될 수밖에 없는 개정”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친윤 진영의 주도로 국민여론조사를 없앴다. 여권 관계자는 “국민여론조사에서 승기를 잡은 이준석 전 대표 같은 사례를 막겠다는 속내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룰이 바뀐 이후인 지난해 3·8전당대회에선 친윤 진영이 밀었던 김기현 전 대표가 압도적인 차이로 승리했다. 그러나 이런 과정이 수직적 당정관계를 강화했고, 총선 참패로 이어졌다는 비판이 계속 나오고 있다. 하지만 친윤 그룹은 여전히 “당원들이 당 대표를 뽑는 건 당연한 것”이라며 전당대회 룰 개정에 부정적이다. 민심을 많이 반영했다가 용산 대통령실과 각을 세우는 지도부가 생기는 것을 걱정하는 기류도 읽힌다. 친윤계 핵심인 이철규 의원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현행 룰 유지를 강조하며 “정 바꿀 필요가 있다면 새 당 지도부가 결정하면 된다”고 밝힌 바 있다. 황 위원장은 새 원내대표 선출 이후 새 원내지도부와 종합적으로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당헌·당규를 손봐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의견 수렴 절차를 제대로 거치겠다는 것이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재선에 성공한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부산 남갑·사진)이 2일 관외사전투표에 참여한 청년층에 대해 “이 유권자들의 문제는 자기가 투표할 후보를 잘 모른 채 투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청년 유권자를 폄하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 의원은 이날 “(관외 사전투표자는) 일시적으로 다른 지역에 여행 중인 분들도 있고 군인, 대학생, 그리고 고향집을 떠나 타지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지만 아직 집을 마련하지 못한 2030 직장인들이 다수”라며 “선거 공보물도 받아보지 못했고 후보자의 유세도 들어보지 못했고, 흔한 명함 한 번 받아보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은 유권자들”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청년 폄하’ 지적에 대해 통화에서 “관외 사전투표자들도 거소 신고를 해 공고문을 받아볼 수 있도록 하자는 제도 개선에 대한 건의이지 청년 비하로 보는 것은 전체적인 맥락을 오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지명된 것에 대해 29일 당내에선 “중진들의 잇단 고사 속 돌고 돌아 관리형에 방점을 찍은 인사”라는 평가가 많았다. 일각에선 “총선 참패 이후 쇄신과 거리가 있는 인사”라는 비판도 나왔다. 당 대표 등 당 핵심 요직을 두루 거친 황 지명자가 안정적으로 차기 지도부를 구축할 것이란 기대감과 결국 실권과 거리가 있는 원로급을 내세우려던 친윤(친윤석열) 그룹의 구상대로 흘러가고 있다는 우려가 혼재된 모습이다. 황 지명자는 2016년 이후 정치 일선을 떠났다.황 지명자는 앞으로 두 달간의 활동 기간 동안 ‘당원 100% 투표 전당대회 룰’ 등을 둘러싼 당내 이견을 정리하고, 가시적인 쇄신 움직임 등을 보여줘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돌고 돌아 원로 비대위황 지명자가 당 전국위원회 등을 거쳐 다음 달 2일 비대위원장에 취임하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4번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된다. 2021년 이후 이준석 대표, 주호영 비대위원장, 정진석 비대위원장, 김기현 대표, 한동훈 비대위원장 등에 이은 6번째당 대표다.윤 원내대표는 이날 황 지명자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첫째 전당대회를 잘 관리할 수 있는 분, 둘째 당과 정치를 잘 아는 분, 셋째 덕망과 신망을 받을 수 있는 분을 물색했다”고 설명했다. 윤 원내대표는 당내 중진 의원들이 줄줄이 비대위원장직을 고사하자 26일 황 지명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선 “어차피 전당대회를 위한 비대위원장이다. 당 원로 중 아무나 하면 된다”는 친윤 그룹의 인식이 반영된 인선이라는 해석도 있다. 다만 당 관계자는 “어려운 부탁을 황 지명자가 들어준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황 지명자는 판사 출신으로 1996년(15대) 신한국당 소속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해 19대 국회까지 내리 5선을 한 뒤 20대 총선에서 낙선해 국회를 떠났다. 당명이 자유한국당, 미래통합당, 국민의힘으로 3번 바뀐 지난 8년 동안 정치 일선을 떠나 있던 셈이다. 박근혜 정부 때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지내 친박(친박근혜)계로 불리지만 계파색은 옅어 당내에선 중립 성향으로 분류된다. 새누리당 대표와 한나라당 원내대표 및 사무총장 등 핵심 당직을 역임했으며 이준석 대표가 선출됐던 2021년 전당대회 당시 선거관리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어당팔’(어수룩해 보여도 당수는 8단)이 별명인 분이다. 어렵고 힘든 일을 잘 풀어갈 것”이라고 했다. 한기호 의원도 “독단적이지 않고 많은 분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분”이라고 했다.반면 당 쇄신을 강조하는 쪽에선 “일선에서 너무 오래 떨어져 있었다”는 부정적인 반응이다. 윤상현 의원도 “총선 민의를 받들고 혁신과 쇄신을 담을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전당대회 100% 룰 개정 등 과제 수두룩황 지명자의 핵심과제는 현행 당원 100% 투표로 진행되는 전당대회 룰 개정 여부다. 영남 지역 및 친윤 그룹은 현행 룰을 유지하자는 반면 수도권 및 소장파 그룹은 당원 비율을 줄이고 국민 여론을 담아야 한다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황 지명자는 통화에서 “내가 (전당대회 룰 개정 여부에) 복안을 갖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된다”며 “새로운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깊은 이야기를 나눠 보겠다”고 말했다.비대위원 인선도 주요 과제다. 당내에선 조정훈 김재섭 당선인 등 수도권 소장 그룹을 비대위원에 인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 쇄신과 관련 황 지명자는 “대표를 정상화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면서도 “당이 ‘자성하는 모습이 없다’는 점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다음 달 3일 선출되는 원내대표 후보로는 친윤계 핵심 이철규 의원으로 중지가 모이고 있다. 당내에선 친윤 핵심 단독 추대는 부담스럽다는 기류가 있어 “페이스메이커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여야 원내대표가 29일 오찬회동을 갖고 5월 임시국회 일정 협상을 재개했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국민의힘은 쟁점 법안에 대한 조율 없이는 본회의를 열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다음달 2일과 28일 두 차례 본회의를 열고 채 상병 특검법 등 쟁점법안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유지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와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오찬을 함께 했다. 두 원내대표는 애초 오전 11시 국회에서 만나 5월 임시국회 일정을 논의한 뒤 오찬을 함께 할 예정이었지만 윤 원내대표가 의장실 회동에는 불참했다. 이날 오찬에서도 두 사람은 5월 본회의 일정에 대한 의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23일에도 만나 본회의 일정 등을 논의했지만 30여 분 만에 소득 없이 회동을 마무리했다. 윤 원내대표는 의장실 회동에 불참한 사유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영수회담을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회담에서 채 상병 특검법 등 주요 쟁점 법안에 대한 논의 상황을 지켜본 뒤 입장을 조정하겠다는 취지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합의된 민생법안을 처리하겠다고 하면 (본회의를) 열 수 있지만, 정치적으로 쟁점이 많은 법안을 무리하게 임기 말에 처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라고 덧붙였다. 이에 맞서 홍 원내대표는 5월 2일 본회의에서의 주요 법안 처리 입장을 재차 못박았다. 그는 이날 회동에 앞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이 총선 민의를 받들겠다면서 임시회를 정쟁화하는 것은 민의와 정반대로 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본회의를 열고 여당은 반대 의견을 표시하면 된다. 명분 없는 행동은 그만 했으면 좋겠다”고 날을 세웠다. 국회의장실도 본회의 안건이 산적한 만큼 본회의 개최에는 동의하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의장실 관계자는 “마무리할 의제들이 많아 본회의를 여러 번 열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다”며 “다만 여야 합의를 통해 본회의를 열 수 있도록 여당을 계속해서 설득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유채연 기자 ycy@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28일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고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박정훈 대령(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무죄 나오면 정권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날 “사태의 과오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박 대령 어머니의 언론 인터뷰를 거론하며 “포항의 어느 강직한 군인의,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했던 모친이 이런 말씀을 하게 된 것 자체가 보수의 비극의 서곡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저 눈치만 보면서 박정훈 대령 재판 결과에서 조금이라도 박정훈 대령의 흠을 잡을 만한 결과가 나오기만 학수고대하는 그들에게 경고한다. 박정훈 대령이 무죄 나오면 정권을 내놔야 할 것”이라며 “탄핵? 아니다. 그럴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을 겨냥해 “채 상병 특검을 막아서고, 박 대령의 억울함을 풀기보다는 외면하는 ‘보수정당 국민의힘’, 정말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잘못된 것인지 파악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채 상병의 죽음과 얽힌 진실을 규명하는 것에 반대하고 어떻게 젊은 세대의 표심을 얻을 것이며, 포항의 어느 한 군인 가족을 나락으로 내몰고도 보수 정당의 본류를 자처할 수 있겠냐”며 “다음 대통령 선거를 이길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28일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고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박정훈 대령(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무죄 나오면 정권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태의 과오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박 대령 어머니의 언론 인터뷰 링크를 공유하며 “포항의 어느 강직한 군인의,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했던 모친이 이런 말씀을 하게 된 것 자체가 보수의 비극의 서곡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저 눈치만 보면서 박정훈 대령 재판 결과에서 조금이라도 박정훈 대령의 흠을 잡을 만한 결과가 나오기만 학수고대하는 그들에게 경고한다. 박정훈 대령이 무죄 나오면 정권을 내놔야 할 것”이라며 “탄핵? 아니다. 그럴 필요도 없다”고 적었다. 이어 국민의힘을 겨냥해 “채 상병 특검을 막아서고, 박 대령의 억울함을 풀기보다는 외면하는 ‘보수정당 국민의힘’, 정말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잘못된 것인지 파악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채 상병의 죽음과 얽힌 진실을 규명하는 것에 반대하고 어떻게 젊은 세대의 표심을 얻을 것이며, 포항의 어느 한 군인 가족을 나락으로 내몰고도 보수 정당의 본류를 자처할 수 있겠냐”며 “다음 대통령 선거를 이길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강북 험지에서 어떻게 당선됐느냐고 묻는데, 솔직히 우리 당이 하는 것과 반대로만 했다.” 서울 도봉갑에서 당선된 30대 소장파 김재섭 당선인은 25일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여의도연구원 주최 ‘22대 총선이 남긴 과제들’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당선인은 “(총선 때) ‘이-조(이재명-조국) 심판’은 입 밖으로 꺼내지도 않았고 당에서 내려오는 현수막은 단언컨대 4년 동안 한 번도 안 걸었다”며 “서울시당에서 현수막 걸어야 공천받는다고 했는데 저는 (걸어봐야 선거에서) 떨어질까 봐 안 걸었다”고 했다. 당 메시지와 전략이 수도권 민심과 괴리가 컸다고 지적한 것이다. 선거 참패 원인을 짚는 여당의 공식적인 ‘반성 토론회’가 총선 15일 만에야 열린 가운데 “당이 안일하다” “구체적인 액션 플랜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토론회에는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과 배준영 사무총장 직무대리, 조정훈 총선백서태스크포스(TF) 위원장 등 10여 명이 참석했다.● 낙선 후보 “대통령 이미지 완전 망했다” 수도권 낙선 후보는 대통령실을 향한 쓴소리를 쏟아냈다. 경기 고양에 출마했다 낙선한 김종혁 조직부총장은 “우리는 PI(대통령 이미지)가 완전 망했다”며 “대통령 정책에 문제가 있다는 것보다 ‘대통령 스타일 싫다, 태도 싫다, 부부의 그런 모습이 싫다’ 이런 게 굉장히 많다”고 했다. 김 부총장은 “뻑하면 대통령이 격노한다는 표현이 언론에 나온다”며 “격노해야 할 게 대통령이냐 국민이냐”고도 했다. 윤 원내대표는 김 부총장이 대통령 태도 문제를 지적할 때 수첩에 메모하는 등 중간중간 토론자의 발언을 적었다. 수직적이라는 비판을 받은 당정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당직자 출신인 서지영 당선인(부산 동래)은 “우리가 대통령실 비난만 하면 해결될 거라 생각하는 건 오판”이라며 “당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 용산 대통령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용기 있게 만나서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 당선인은 “실력 없어 보이는 정당에 젊은층이 표를 줄 수 있겠나. 처절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홍영림 여의도연구원장은 “우리 당은 지난 20여 년간 가장 취약한 세대였던 40대에 대한 정밀한 전략을 제대로 세워 본 적이 없다”며 “2000년 이후 7번의 총선 가운데 수도권에서 6번이나 패했지만 수도권 전략은 선거 때마다 임기응변에 그쳤다”고 했다.● “골든타임 지나, 방향 못 잡으면 탄핵”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세대별, 지역별 맞춤 전략 부족도 지적했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세대로 치면 고령층에 국한됐고, 2030에서는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비주류가 된 것 아닌가”라며 “지역적으로는 수도권을 포기한 정당이 됐고 영남 자민련 소리를 들어도 크게 이상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국민의힘은 ‘경포당’(경기도를 포기한 정당), ‘4포당’(40대 포기 당)이 됐다”고 지적했다. 여당에선 “총선 참패 수습과 당 쇄신의 골든타임이 지나가고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왔다. 경남 김해을에서 낙선한 조해진 의원은 “90도 허리를 숙여야 할 대통령은 고개만 살짝 숙였고, 당은 개혁의 무풍지대, 쇄신의 사각지대, 민심과 수억 광년 떨어진 외계 세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대로 가면 다음 지방선거와 대선은 보수정당의 파산이행절차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 의원은 범야권 192석 대 여당 108석 구도를 거론하며 “(방향을 못 잡으면) 예정돼 있는 코스는 탄핵”이라고 했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강북 험지에서 어떻게 당선됐느냐고 묻는데, 솔직히 우리 당이 하는 것과 반대로만 했다.”서울 도봉갑에서 당선된 30대 소장파 김재섭 당선인은 25일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여의도연구원 주최 ‘22대 총선이 남긴 과제들’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당선인은 “(총선 때) ‘이조(이재명·조국) 심판’은 입 밖으로 꺼내지도 않았고 당에서 내려오는 현수막은 단언컨대 4년 동안 한 번도 안 걸었다”며 “서울시당에서 현수막 걸어야 공천받는다고 했는데 저는 (걸어봐야 선거에서) 떨어질까 봐 안 걸었다”고 했다. 당 메시지와 전략이 수도권 민심과 괴리가 컸다고 지적한 것이다.선거 참패 원인을 짚는 여당의 공식적인 ‘반성 토론회’가 총선 15일 만에야 열린 가운데 “당이 안일하다”, “구체적인 액션 플랜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토론회에는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과 배준영 사무총장 직무대리, 조정훈 총선백서태스크포스(TF) 위원장 등 10여 명이 참석했다.● 낙선 후보 “대통령 이미지 완전 망했다”수도권 낙선 후보는 대통령실을 향한 쓴소리를 쏟아냈다. 경기 고양에 출마했다 낙선한 김종혁 조직부총장은 “우리는 PI(대통령 이미지)가 완전 망했다”며 “대통령 정책에 문제가 있다는 것보다 ‘대통령 스타일 싫다, 태도 싫다, 부부의 그런 모습이 싫다’ 이런 게 굉장히 많다”고 했다. 김 부총장은 “뻑하면 대통령이 격노한다는 표현이 언론에 나온다”며 “격노해야 할 게 대통령이냐 국민이냐”고도 했다. 윤 원내대표는 김 부총장이 대통령 태도 문제를 지적할 때 수첩에 메모하는 등 중간중간 토론자의 발언을 적었다.수직적이라는 비판을 받은 당정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당직자 출신인 서지영 당선인(부산 동래)은 “우리가 대통령실 비난만 하면 해결될 거라 생각하는 건 오판”이라며 “당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 용산 대통령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용기 있게 만나서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 당선인은 “실력 없어 보이는 정당에 젊은 층이 표를 줄 수 있겠나. 처절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홍영림 여의도연구원장은 “우리 당은 지난 20여 년간 가장 취약한 세대였던 40대에 대한 정밀한 전략을 제대로 세워 본 적이 없다”며 “2000년 이후 7번의 총선 가운데 수도권에서 6번이나 패했지만 수도권 전략은 선거 때마다 임기응변에 그쳤다”고 했다.● “골든타임 지나, 방향 못 잡으면 탄핵”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세대별, 지역별 맞춤 전략 부족도 지적했다. 박명호 동국대 교수는 “세대로 치면 고령층에 국한됐고 2030에서는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비주류가 된 것 아닌가”라며 “지역적으로는 수도권을 포기한 정당이 됐고 영남 자민련 소리를 들어도 크게 이상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국민의힘은 ‘경포당’(경기도를 포기한 정당), ‘4포당’(40대 포기 당)이 됐다”고 지적했다.여당에선 “총선 참패 수습과 당 쇄신의 골든타임이 지나가고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왔다. 경남 김해을에서 낙선한 조해진 의원은 “90도 허리를 숙여야 할 대통령은 고개만 살짝 숙였고, 당은 개혁의 무풍지대, 쇄신의 사각지대, 민심과 수억 광년 떨어진 외계 세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대로 가면 다음 지방선거와 대선은 보수정당의 파산이행절차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 의원은 범야권 192석 대 여당 108석 구도를 거론하며 “(방향을 못 잡으면) 예정돼 있는 코스는 탄핵”이라고 했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국민의힘이 4·10총선 참패 12일째인 22일 2차 당선인 총회를 열었지만 비상대책위원회 성격을 관리형으로 할지, 혁신형으로 할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날 낙선자가 중심인 원외 조직위원장 160명이 당 지도부에 “재창당 수준의 혁신을 요청한다”며 혁신형 비상대책위원회 설치를 요구한 것과 온도차를 드러낸 것이다. 총선 백서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은 조정훈 당선인(서울 마포갑)이 맡기로 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2시부터 3시간가량 진행된 당선인 총회 뒤 기자들과 만나 “제가 비대위원장을 추천해 필요 절차를 밟는 것으로 당선인들의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수도권과 소장파를 중심으로 “총선 참패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윤 원내대표도 물러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자 윤 원내대표는 비대위원장직을 고사했다. 한 당선인은 통화에서 “비대위원장이 누구냐에 따라 비대위 성격이 달라질 것 같다”라면서도 “대체로 전당대회를 빨리 치러야 한다는 분위기라 관리형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고 했다. 이날 총회에서 당선인들은 총선 결과와 21대 국회를 반성하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발언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총회 1시간이 지나자 당선인 10여 명이 각자 “일정이 있다”며 속속 빠져나갔다. 한 당선인은 “이야기가 쳇바퀴를 돌다가 ‘하여튼 비대위를 빨리 구성하자’며 서둘러 마쳤다”고 했다. 수도권 등 험지에서 낙선한 국민의힘 후보들은 “선거 기간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과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는 것에만 매몰됐다. 중수청(중도 수도권 청년)을 잡지 못하면 당의 미래가 없다”며 위기 불감증에 빠진 당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승환(서울 중랑을), 함운경(서울 마포을), 박상수(인천 서갑) 전 후보 등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에서 더불어민주당의 ‘1인당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에 맞선 공약을 제시하지 못한 점 등을 패배 원인으로 꼽았다. 이 전 후보는 “국민들 눈에 우리는 무능한 조폭, 민주당은 유능한 양아치로 보였다”고 지적했다. 박상수 전 후보는 “민주당이 내건 ‘1인당 25만 원’ 현금성 복지 공약이 서민들에게 강력한 유인이 됐지만 우리는 맞설 무기가 없었다”고 말했다. 세미나를 주최한 윤상현 의원(4선)은 “가장 경계할 것은 대참패에도 불구하고 시끄러운 토론회를 불편해하는 공동묘지 같은 분위기”라며 “무난한 대응은 무난한 패배를 자초할 뿐”이라고 말했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국민의힘은 19일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등 6개 야당이 합세해 ‘채 상병 특검법’ 처리 압박 기자회견을 연 데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 재표결로 부결시킬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국민의힘은 다음달 2일 본회의 개최를 저지하고 야권 주도로 본회의가 열려 특검법이 통과될 경우 대통령 거부권 행사 뒤 재표결로 폐기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당내에선 총선 참패 뒤 여당 내에서 특검법 찬성 여론이 이어지면서 재표결시 이탈표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통화에서 “원내 지도부는 채 상병 특검법에 반대하는 입장”이라며 “특검법 내용을 두고 야당과 협의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야당 교섭단체가 특검 후보자를 추천하도록 하는 조항이 독소 조항”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특검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채 상병 특검법 등을 처리하기 위해 추진 중인 다음달 2일 본회의 개최를 막아달라고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에 ‘합의되지 않은 안건으로 본회의를 개최할 순 없다’고 전달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본회의가 열려 채 상병 특검법이 통과될 경우 대통령 거부권을 행사한 뒤 국회에서 재표결해 폐기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하지만 총선 때 ‘이종섭 논란’ 등을 거치며 당내에서 채 상병 사건 진상 규명 필요성에 대한 찬성 여론이 높아지면서 여당이 진퇴양난에 빠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안철수 의원은 “찬성표를 던질 계획”이라고 밝혔고 조경태 의원은 독소 조항 수정을 전제로 “국민적 의혹 해소에 공감한다”고 했다. 비윤 당선인들 외에도 재표결 때 낙선한 의원 등에서 이탈표가 잇따를 수 있다는 것. 재표결에선 재적 의원 297명 중 3분의 2 찬성으로 통과되며, 무기명으로 진행돼 이탈자가 누군지 알 수 없다. 이에 원내지도부가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한 내부 단속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윤재옥 원내대표가 18일 기자들과 만나 “어떻게 대응할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당 관계자는 “국회의장이 민주당이 요구하는 다음달 2일과 28일 본회의 중 한 차례만 연다면, 통과된 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만으로 재표결 없이 폐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21대 총선 결과보다 낫다는 정신승리를 해선 안 된다. 궤멸적 패배를 당했음에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것은 희망 회로, 거의 신의 영역에 가깝다.”(김재섭 당선인·서울 도봉갑·37)“국정운영 방향은 대체로 맞았지만 운영 방식이 거칠었다. 보수 재건의 길은 야당과 대화하고 권위주의를 버리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김용태 당선인·경기 포천-가평·34)22대 총선에서 수도권에서 당선된 30대 청년 초선인 김재섭, 김용태 당선인은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4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에서 ‘공정과 상식’이 무너진 대통령실과 ‘영남 자민련’으로 쪼그라든 당을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번 총선에서 수도권 122석 중 19석만 건진 참패에도 여전히 영남 중심의 당 주류 세력이 ‘수도권 폭망’ 상황을 외면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다음 선거에 이긴다는 믿음은 신앙”이날 세미나에선 수도권 정당으로 발돋움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야당 텃밭에서 당선된 김재섭 당선인은 “당 구성이 영남 편중돼 있다”며 “수도권 민심을 잡으려면 지도부만큼은 수도권 중심으로 재편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용태 당선인은 “국민의힘이 수권정당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청년, 중도와 대연합을 해야 한다. 보수만의 단독 집권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걸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재섭 당선인은 “냉철한 복기를 하는 것이 먼저 돼야 한다”며 참패 이후에 나온 ‘희망론’을 꼬집었다. 친윤계인 박수영 당선인이 15일 “참패는 했지만 4년 전보다 의석은 5석 늘었고 득표율 격차는 5.4%포인트로 줄었다. 3%만 가져오면 대선에 이긴다”고 밝힌 것을 저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윤 대통령이 내세웠던 ‘공정과 상식’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여당 최연소인 김용태 당선인은 “권력자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까지 법의 잣대를 평등하게 적용하는 일이 지금의 시대정신이라는 믿음을 국민께 준다면, 지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나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같은 범죄 피의자들은 그림자처럼 그 힘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께서 법의 정의를 스스로 살려내지 못한다면 계속 정부여당을 조롱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날 세미나는 5선에 성공한 윤상현 당선인(인천 동-미추홀을)이 주최했다. 윤 당선인은 “위기인 줄 모르는 것이 당의 위기”라며 “192석을 야권에 갖다 바친 것 아니냐, 그러고도 이렇게 한가해 보일 수 있냐”고 꼬집었다. 그는 “구조적인 원인은 영남 중심당이라는 한계”라며 “공천받으면 당선되는 상황에서는 공천에 목매고 당 지도부나 대통령에 아무 쓴소리를 못한다”고 했다. 윤 의원은 지난해 8월부터 수도권 위기론을 주장해왔다. 15일 4선이상 중진 당선인 간담회, 16일 당선인 총회, 17일 초선 당선인·당 상임고문 간담회 등 잇달아 모임을 열어 패배 수습 방언을 청취했던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세미나에는 불참했다. 당내에선 “정작 쓴소리가 나올 자리를 패배 책임이 있는 지도부가 찾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내 소장파 후보 9명 ‘첫목회’ 결성수도권과 호남 등 여당 험지에 출마했던 소장파 당선인과 낙선 후보 9명이 모여 당 체질개선 방안 등을 논의하는 ‘첫목회(매월 첫 번째 목요일에 모인다)’도 결성했다. 김재섭 당선인을 비롯해 박상수 후보(인천 서구갑)와 박은식(광주 동남을), 이승환(중랑을) 등 9명이다. 박은식 후보는 “총선에서 용산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후보만 당선된 것만 봐도 정권심판론이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다”며 “용산과 영남 중심 지도부에 전해지지 못했던 민심을 전달하고 당 정책에도 반영해보자는 취지”라고 했다.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7일 “선거 때 약속했던 민생회복지원금을 포함해 민생회복 긴급조치를 제안한다”며 “이런 것은 포퓰리즘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4·10총선 직후 의정갈등 해소를 위한 ‘보건의료 공론화 특위’를 제안한 데 이어 연일 민생 키워드를 던지며 정국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중동 갈등으로 삼고(三高·고유가, 고금리, 고환율) 현상이 다시 심화되고 있는데 정부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면서 민생회복 긴급조치로 자신이 총선 때 공약했던 1인당 25만 원씩 총 13조 원 규모의 민생회복지원금을 비롯해 소상공인 대출 및 이자 부담 완화를 위한 저금리 대출 확대, 소상공인 및 전통시장 지원금, 소상공인 에너지 지원금 등을 요구했다. 그는 전날 윤석열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을 언급하며 “어제 대통령의 말씀을 들은 다음부터 갑자기 또 가슴이 콱 막히고 답답해지기 시작했다”며 “안전벨트 준비를 해야 될 상황”이라고 했다. 특히 윤 대통령이 이 대표의 민생회복지원금을 겨냥해 “무분별한 현금 지원과 포퓰리즘은 나라를 망치는 마약”이라고 한 것에 대해 “국민 다수에게 필요한 정책을 누가 포퓰리즘이라고 하느냐”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특히 이 대표는 이어 예정에 없던 긴급 경제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정부 동의나 집행 없이 입법만으로 즉시 시행 가능한 ‘처분적 법률’ 형태를 통해 신용 사면과 서민금융 지원 등을 추진하자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심도 있게 검토하거나 논의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며 “정책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이재명, 행정권 안거치고 입법 통해 신용사면-서민금융지원 추진“1인 25만원 민생 조치”李 “처분적 법률 많이 활용할 필요”행정권 침해에 삼권분립 위배 논란 이 대표가 이날 전 국민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등을 다시 꺼내든 건 4·10총선 참패 이후 ‘아노미 상태’에 빠진 여권보다 앞서 민생 이슈를 선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차기 대권 주자로서의 비전을 확실히 하겠다는 전략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이날 제안한 긴급조치에는 자신이 총선 과정에서 공약으로 직접 언급한 1인당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을 비롯해 △소상공인 저금리 대환대출 확대 △소상공인·전통시장 지원 확대 △소상공인 에너지 비용 지원 △취약계층 여름철 전기 비용 지원 등이 포함됐다. 민주당은 민생회복지원금 예산으로 약 13조 원, 소상공인 저금리 대환대출 확대에 1조 원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대표는 나아가 신용 사면, 서민금융 지원 등에서 ‘처분적 법률’ 등을 활용해 국회 입법권을 행정권처럼 행사하겠다는 의지도 처음 드러냈다. 처분적 법률이란 행정부 집행이나 사법부 재판을 거치지 않고 처분 조치 등 국민에게 자동으로 권리나 의무를 발생시키는 법률을 말한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소집한 당 긴급 경제상황 점검회의에서 “국회는 감시와 견제, 입법만 하다 보니 대개 제3자의 입장에서 촉구만 하는데, 국회에서 직접 할 수 있는 일을 발굴했으면 좋겠다”며 “예를 들면 논란이 있는 부분인데 처분적 법률을 많이 활용할 필요가 있지 않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신용 사면, 이런 건 정부가 당장 해야 하는데 안 하니까 입법으로 조치를 해도 될 것 같다”며 “서민금융 지원도 예산으로 편성해서 해야 하는데 (정부가) 안 하니까 의무적으로 일정 정도 제도화한다든지, 국회 차원에서 입법으로 시행할 수 있는 것을 만들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처분적 법률은 입법부가 행정부의 권한을 침해할 수 있어 삼권분립에 위배된다는 논란이 있어 당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친명(친이재명) 재선 의원은 “처분적 법률 자체에 위헌적 소지가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며 “국정 운영 책임은 정부 여당이 지는 것인데 굳이 무리해서 부담을 나눠 질 필요가 없다”고 했다. 처분적 법률국회 입법만으로 행정부의 집행 처분이나 사법부의 재판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자동으로 집행력을 갖는 법률. 법안에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처분 혹은 조치 등을 담고 있어 입법이 행정 기능을 침해하고 삼권분립을 위배한다는 지적도 나온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그간 국정 운영 기조와 실행 능력의 부족함을 반성하긴 했지만 (국민 앞에) 직접 사과할 필요가 있었다.”(친윤계 핵심 당선인) “대국민 담화 등을 통해 ‘모든 게 부족한 내 책임이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고 했으면 국민에게 좀 더 와닿았을 것이다.”(4선 윤상현 당선인·인천 동-미추홀을) 16일 윤 대통령의 4·10총선 참패 관련 국무회의 발언에 대해 친윤(친윤석열)계와 비윤(비윤석열)계, 수도권과 영남 등 계파, 지역을 가리지 않고 “형식과 내용이 모두 아쉽다”는 반응이 나왔다. 총선에서 거셌던 ‘정권심판론’ 민심을 달래기 위해 여당에선 “윤 대통령이 무릎 꿇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사과 요구가 들끓었는데 여전히 국민의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영남 지역 재선 당선인은 “의정 갈등 국면 때 낸 담화와 똑같이 알맹이 없는 메시지만 나왔다”며 “결국 한 대 맞을 것 열 대 맞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총선 참패로 발생한 지도부 공백 사태를 언제 어떻게 수습할지 결론을 내리지 못한 국민의힘도 이날 당선인 총회 2시간 중 1시간 동안 초선 당선인들의 자기소개가 있었고, 총회 시작 전 당선인들이 밝은 얼굴로 명함을 주고받거나 당선 축하 인사를 건네는 모습에 “위기감이 없다”는 비판이 나왔다.● 與 ‘비상’ 속 열린 당선인 총회서 ‘자기 소개’만 국민의힘 내부에선 윤 대통령이 그간의 노력을 언급하며 “국민들이 체감할 만큼의 변화를 만드는 데 모자랐다”고 밝힌 대목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한 비윤계 4선 당선인은 “우리가 열심히 일했는데 국민이 알아주지 않는다는 뉘앙스”라며 “국민들 눈높이에서 봤을 때 흡족하다는 대답은 안 나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이 비공개 국무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죄송하다’고 발언한 것도 도마에 올랐다. 4선 안철수 당선인(경기 성남 분당갑)은 “결국 대통령이 간접적으로 사과한 건데, 본인이 직접 사과했어야 한다”며 “지금까지 역대 대통령은 사과할 일이 있으면 했다”고 지적했다. 안 당선인은 이어 “빠른 시일 내에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정리된 생각을 밝히고 질문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야당과의 협치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부분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김재섭 당선인(서울 도봉갑)은 “야당 대표와의 만남 등 부족한 점을 메우려는 협치 노력이 당연히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연소인 김용태 당선인(경기 포천-가평)은 “앞으로 대통령이 소통을 더 강화해 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한 영남권 4선 당선인은 통화에서 “지금까지와는 달라져야 한다”며 “특히 불통 이미지가 개선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열린 국민의힘 당선인 총회에서도 총선 참패에 대한 위기감을 찾아볼 수 없었다. 누가 어떤 식으로 언제 사태를 수습할지 구체적인 방안도 논의되지 않은 채 지도부 진공 상태가 계속되는 당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라는 지적이 나왔다. 배현진 당선인은 회의장 밖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첫날이라 구체적인 말을 안 했다. 축하해야 하는 자리”라고 했다. 결국 여당은 540자 분량의 결의문만 내고 새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실무형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기로 했다. 전당대회는 이르면 6월에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野 “마약 발언, 우릴 적대 세력으로 본 것” 야권은 일제히 “지금까지처럼 용산 주도의 불통식 정치로 일관하겠다는 독선적 선언”(더불어민주당), “윤 대통령만 민심을 모른다”(조국혁신당)라고 맹폭했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논평에서 “일방통행식 국정기조를 전환하려는 뜻이 안 보인다. 불통의 국정 운영에 대한 반성 대신 방향은 옳았는데 실적이 좋지 않았다는 변명만 늘어놓았다”고 했다. 한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대표가 요구한 것은 국정을 논의하자는 것”이라며 “의제와 형식도 대통령실에서 정하라고 했는데 이에 대해 철저하게 외면하고 불통해 왔다”고 지적했다. 조국혁신당 김보협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야당의 현금 지원성 정책을 겨냥해 “우리 미래에 비춰 보면 마약과 같은 것”이라고 한 데 대해 “(야당을) 여전히 적대 세력으로만 본다. 한마디로 국정 전환은 없다는 선언”이라고 반발했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유채연 기자 ycy@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그간 국정 운영 기조와 실행 능력의 부족함을 반성하긴 했지만 (국민 앞에) 직접 사과할 필요가 있었다.”(친윤(친윤석열)계 핵심 당선인)“대국민 담화 등을 통해 ‘모든 게 부족한 내 책임이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고 했으면 국민에게 좀 더 와닿았을 것이다.”(4선 윤상현 당선인·인천 동-미추홀을)16일 윤 대통령의 4·10총선 참패 관련 국무회의 발언에 대해 친윤계와 비윤(비윤석열)계, 수도권과 영남 등 계파, 지역을 가리지 않고 “형식과 내용이 모두 아쉽다”는 반응이 나왔다. 총선에서 거셌던 ‘정권심판론’ 민심을 달래기 위해 여당에선 “윤 대통령이 무릎 꿇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사과 요구가 들끓었는데 여전히 국민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한 영남 지역 재선 당선인은 “의정 갈등 국면 때 낸 담화와 똑같이 알맹이 없는 메시지만 나왔다”며 “결국 한 대 맞을 것 열 대 맞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야권은 일제히 “지금까지처럼 용산 주도의 불통식 정치로 일관하겠다는 독선적 선언”(더불어민주당), “윤 대통령만 민심을 모른다”(조국혁신당)고 맹폭했다.● 與 내부 “국민 눈높이 맞는지 의문”국민의힘 내부에선 윤 대통령이 그간 노력을 언급하며 “국민들이 체감할 만큼의 변화를 만드는 데 모자랐다”고 밝힌 대목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한 비윤계 4선 당선인은 “우리가 열심히 일했는데 국민이 알아주지 않는다는 뉘앙스”라며 “국민들 눈높이에서 봤을 때 흡족하다는 대답은 안 나올 것”이라고 지적했다.윤 대통령이 비공개 국무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죄송하다’고 발언한 것도 도마에 올랐다. 4선 안철수 당선인(경기 성남 분당갑)은 “결국 대통령이 간접적으로 사과한 건데, 본인이 직접 사과했어야 한다”며 “지금까지 역대 대통령은 사과할 일이 있으면 했다”고 지적했다. 안 당선인은 이어 “빠른 시일 내에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정리된 생각을 밝히고 질문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야당과의 협치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부분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김재섭 당선인(서울 도봉갑)은 “야당 대표와의 만남 등 부족한 점을 메우려는 협치 노력이 당연히 수반돼야 된다”고 말했다. 최연소인 김용태 당선인(경기 포천-가평)은 “앞으로 대통령이 소통을 더 강화해 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한 영남권 4선 당선인은 통화에서 “지금까지와는 달라져야 한다”며 “특히 불통 이미지가 개선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野 “마약 발언, 우릴 적대세력으로 본 것”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윤 대통령의 모두 발언을 맹폭했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논평에서 “일방통행식 국정기조를 전환하려는 뜻이 안 보인다. 불통의 국정 운영에 대한 반성 대신 방향은 옳았는데 실적이 좋지 않았다는 변명만 늘어놓았다”고 했다. 한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대표가 요구한 것은 국정을 논의하자는 것”이라며 “의제와 형식도 대통령실에서 정하라고 했는데 이에 대해 철저하게 외면하고 불통해 왔다”고 지적했다.조국혁신당 김보협 대변인은 “윤 대통령 자신은 정말 최선을 다해 열심히 잘해 왔는데, 국민이 체감하지 못한 것이 문제라고 한다”고 날을 세웠다. 윤 대통령이 야당의 현금 지원성 정책을 겨냥해 “우리 미래에 비춰 보면 마약과 같은 것”이라고 한 것에 대해서도 “(야당을) 여전히 적대 세력으로만 본다. 한마디로 국정 전환은 없다는 선언”이라고 반발했다.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당선인 총회에서 새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실무형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기로 했다. 전당대회는 이르면 6월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22대 국회 첫 원내대표 선출은 다음 달 10일 이전에 할 계획이다. 최악의 총선 참패 뒤 열린 당선인 총회 시작 전 당선인들이 밝은 얼굴로 명함을 주고받거나 당선 축하 인사를 건네는 모습에 “위기감이 없다”는 비판이 나왔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유채연 기자 ycy@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참패 원인 분석이나 당 수습 방안을 두고 치열한 토론은 없었다.”(국민의힘 4선 당선인) 4·10총선에서 집권 여당으로서 헌정 사상 최악의 참패를 당한 지 5일 만에 국민의힘 4선 이상 중진 당선인 회의가 15일 열렸지만 철저한 참패 원인 분석도, 처절한 반성 메시지도, 위기를 수습하자는 결의도 없이 1시간 만에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중진들은 돌아가며 자신의 이야기만 던졌을 뿐 토론이 이뤄지지 않았다.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대행은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패배) 원인 분석을 적절한 시기에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선 “최악의 참패에도 제대로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날 중진회의는 여당 4선 이상 중진 18명 중 윤 원내대표를 비롯해 수도권의 나경원(서울 동작을), 안철수(경기 성남 분당갑), 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 등과 영남의 박대출(경남 진주갑), 이헌승(부산 부산진을), 또 친윤계인 권성동 당선인(강원 강릉) 등 16명이 참석했다. 김기현(울산 남을), 주호영(대구 수성갑) 당선인은 참석하지 않았다. ‘수도권 폭망-영남 자민련’ 비판이 나오는 상황에서도 4선 이상 참석자 중 절반인 8명이 영남 지역구 의원이라 당내 위기감과 동떨어진 회동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 수도권 당선인은 “지난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뒤에도 영남 의원들은 안일하게 인식하더니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수습 방안을 거론한 것도 주로 수도권 의원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1025표 차로 당선된 윤상현 당선인은 “총선 백서를 내서 처절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철수 당선인은 “낙선자들을 모아 이야기를 듣는 자리를 만들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하지만 토론 없이 진행돼 지도 체제 정비 방식과 일정도 윤곽을 잡지 못했다. 전당대회 준비를 위한 ‘관리형’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데에만 공감대를 형성했을 뿐, 언제 어떤 방식으로 비대위를 구성할지, 전당대회 시기를 언제로 할지도 결정하지 못했다. 윤 원내대표가 비대위를 구성할지, 다음 원내대표에게 넘길지 등도 미정이다. 비대위가 출범하면 윤석열 정부 출범 뒤 4번째 여당 비대위다. 일단 당 지도부는 16일 열리는 당선인 총회에서 추가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지만 수습책을 내놓기는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구 당선인 90명, 비례대표 18명이 모이는 당선인 총회에서는 친윤, 비윤(비윤석열) 등 계파들이 중구난방 격론을 벌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100명이 넘는 자리에서 결론을 내기는 쉽지 않다”며 “당선인들 의견을 최대한 듣고 가급적 다수의 뜻을 많이 살리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여당의 4·10총선 참패 후 국정 쇄신 의지를 드러내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과의 만남에 거듭 긍정적 입장을 나타냄에 따라 현 정부 출범 후 첫 영수회담 성사 여부가 정치권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여당 내에서도 영수회담에 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되고 있고, 후임 국무총리 인준 등 현안 곳곳에서 거대 야당의 이해를 구하는 게 불가피한 만큼 회담 성사 여부가 국정기조 변화의 리트머스 시험지로도 평가된다. 이 대표는 12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과의 회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당연히 만나고 당연히 대화할 것이다. 윤 대통령도 야당의 협조와 협력이 당연히 필요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못 한 게 아쉬울 뿐”이라고 했다. 이어 “야당을 때려잡는 게 목표라면 대화할 필요도, 존중할 필요도 없겠지만 (야당은) 국정을 이끌어가는 또 하나의 축”이라며 “삼권분립이 헌정질서의 기본임을 생각한다면 존중하고 대화하고 이견이 있는 부분은 서로 타협해야 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대통령실은 총선 참패 이후 윤 대통령이 협치 의지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이 대표의 이날 영수회담 제안에는 “일단 계획이 없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금은 조직을 추스르고 정비할 때라 마지막에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체제 정비도 안 된 상태에서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영수회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쳐 왔다. 그러나 4·10총선에서 싸늘한 민심을 확인한 여당에서조차 “국정 파트너로 야당을 만나야 민생을 챙기고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김재섭 서울 도봉갑 당선인)는 발언이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은 다음 주 초 총선 결과에 대한 입장 발표와 함께 향후 국정 쇄신 방향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국민 담화 발표가 아닐 경우 국무회의 등을 통해 메시지가 전달될 가능성이 있다. 또 일방 소통 비판을 고려해 기자회견도 검토 대상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한덕수 총리의 후임 인선 콘셉트를 ‘정무형 통합형’으로 놓고 다각도로 고심하고 있다.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 박주선 전 의원,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또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의 후임으로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 복수 인사가 거론되고 있다.이재명 “尹, 야당 협조 필요할 것”… 與서도 “당연히 만나야” [4·10 총선 후폭풍]총선뒤 수면위 다시 오른 ‘영수회담’李, 당대표후 8차례 제의했지만… 尹 ‘형사 피고인’ 인식에 만남 회피巨野, 민생 내세워 주도권 잡기 나서… 안팎 협치 압박에 대통령실 셈 복잡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2년이 다 되도록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만나지 않아 온 것은 이 대표가 대장동 의혹에 연루된 수사 대상이자 형사재판의 피고인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작용한 탓이다. 이 대표를 향한 수사가 이뤄지던 2022년 하반기 윤 대통령은 한 참모에게 이 대표가 구속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죄 추정의 원칙이 있지 않느냐”는 조언에도 윤 대통령은 달라지지 않았다. 만남이 검찰에 불필요한 시그널을 줄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그러나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진통 끝에 국회에서 2차례 기각됐고, 이번 총선 결과는 거야의 압승으로 끝났다. ‘포스트 이재명’ 시대를 계기로 대야 소통에 시동을 걸려던 윤 대통령의 시나리오는 무산됐다. 이제 192석을 확보한 ‘반윤(반윤석열) 거야’를 상대로 국정 3년을 이끌어야 하는 윤 대통령을 향해 이 대표와의 영수회담으로 소통과 협치의 물꼬를 터야 한다는 압력이 커지면서 대통령실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 李 “당연히 尹 만나고 대화할 것” 이 대표는 12일 윤 대통령과의 회담 가능성에 대해 “당연히 만나고 당연히 대화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못 한 게 아쉬울 뿐”이라고 영수회담을 촉구했다. “당연히 이 나라 국정을 책임지고 계신 윤 대통령께서도 야당과의 협조, 협력이 필요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 대표는 2022년 8월 당 대표 취임 후 8차례 영수회담을 제의해 왔다. 민주당 당선인들도 “영수회담이 됐든 뭐가 됐든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 출발점”(민형배), “첫 번째로 단행돼야 하는 것은 이 대표와의 영수회담”(고민정) 등 만남을 압박했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통화에서 “이 대표가 먼저 앞장서 윤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 여당을 향해 대화와 통합을 위해 손을 내밀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잇따른 회담 요구는 총선에서 압승한 이 대표를 필두로 “거야의 세 과시”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치 회복이라는 명분을 야당 대표가 먼저 던져 국정 운영 협의 과정에서 주도권을 갖고 오려는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 대표가 차기 야권 대권주자로 확실하게 올라선 만큼, 윤 대통령과의 대등한 이미지를 강조해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못 박으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고 했다.● 대통령실 “아직 생각 안 하고 있다”지만 반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회담 가능성에 대해 “아직은 대통령이 생각을 안 하고 있다”고 즉답을 피했다. “지금은 조직을 추스르고 정비할 때라 영수회담 여부는 마지막 단계 때 결정하게 될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국무총리와 비서실장 등 후임 인선, 개각, 대통령실 개편 등 총선 패배에 따른 숙제가 산더미처럼 밀려 윤 대통령이 숙고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즉답을 내놓기 어려운 형편이다. 그간 대통령실은 야당 대표의 카운터파트는 여당 대표라는 인식도 있었다. 윤 대통령이 1월 KBS 대담 때도 “대통령실은 여당과 별개이기 때문에 영수회담은 없어진 지 오래” “정당 지도부와 만날 용의는 있지만 여당 지도부를 무시할 수 있어 곤란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총선 참패로 임기 3년을 여소야대 국면에서 이끌게 된 만큼 회담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분출되고 있다. 김재섭 서울 도봉갑 당선인은 영수회담에 대해 “선택이 아닌 당위의 문제”라며 “당연히 만나야 하고, 만나서 풀어야 할 문제도 너무 많다”고 말했다. 경기 포천-가평 김용태 당선인도 “대통령이 야당 대표와 만나 이야기하는 것을 부자연스럽다고 보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만나서 민생 문제를 얘기하는 것이 정치의 시작”이라고 했다. 영수회담 제안과 무산이 반복됨에 따른 경직성이 여야 소통에도 악재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정 과제 이행 지연, 민생 법안 표류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윤 대통령이 야당 대표와의 만남을 제안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의 한 조언 그룹 인사는 “대선 직후 윤 대통령에게 2024년 총선 전까지 대통령이라는 생각보다는 낮은 자세로 임하라고 조언한 적이 있다”며 “이제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먼저 만나자고 해도 부족한 상황이 됐다”고 했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4·10총선에서 집권 여당으로서 헌정사상 최악의 참패를 당한 국민의힘의 3040세대 낙선 후보들은 12일 “우리가 ‘영남당’으로 쪼그라든 사이, 더불어민주당은 수도권 정당이 됐다” “이번처럼 민심을 외면하면 전국 단위 선거에서 영원히 질 것” “2년 뒤 지방선거, 3년 뒤 대선도 지금과 같은 국정 기조로 치르면 다 죽는다”라는 경고를 쏟아냈다. 청년 낙선자들은 122석이 걸린 총선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의 민심을 당이 외면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승환 서울 중랑을 후보(41)는 “영남 위주의 지도부가 수도권 선거를 아예 모른다”며 “총선 전략을 결정하는 라인에 수도권 중도 청년의 민심을 아는 사람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 험지인 서울 노원을에 출마한 김준호 후보(36)는 “민주당은 이제 호남 정당이 아니라 수도권 정당”이라며 “우리가 빨리 정신 차려야 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독선과 불통으로 비치는 태도에 대한 쓴소리도 쏟아졌다. 김 후보는 “윤 대통령이 ‘대통령 부인이 누구한테 박절하게 대하기 어렵다’고 했을 때 헛웃음이 나왔다”며 “현장에서 후보들끼리 ‘(용산 대통령실은) 그냥 가만히만 있어 달라’는 얘기가 나왔다”고 했다. 박진호 경기 김포갑 후보(34)는 “정부가 지금처럼 ‘우리는 진짜 국민을 위해서 이렇게 하는데, 왜 이걸 몰라주느냐’ 이런 식으로 나가면 계속 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결국 당이 용산 대통령실과 차별화해야 한다는 진단도 나왔다. 서정현 경기 안산을 후보(39)는 “정권 심판에 대한 민심이 얼마나 강력한지 이번에 확실히 확인했다”며 “당이 ‘용산 바라기’에서 벗어나 분명하게 거리 두고 민심과 밀착하는 행보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용산이 긁어 부스럼 만든게 많아” “이-조 심판 몰아간게 잘못” [4·10 총선 후폭풍]與 낙선 청년후보들의 경고“대파 논란에 ‘용서 안돼’ 분위기… 한동훈, 용산과 다른 목소리 못내시민들 심판론 지긋지긋하다 해… 나라 이끌 비전-어젠다 제시못해” “윤석열 대통령이 신년 대담에서 ‘대통령 부인이 누구한테 박절하게 대하기 어렵다’고 했을 때 헛웃음이 나왔다. 용산이 긁어 부스럼을 만들거나 별것 아닌 일을 키운 것이 많았다.”(서울 노원을 김준호 후보·36)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을 꺼내 심판 선거로 몰아간 게 잘못이었다. 시민들은 살기가 너무 힘든데 심판 얘기하고 갈라치는 게 지긋지긋하다고 했다.”(세종갑 류제화 후보·40)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 응한 국민의힘 3040세대 낙선 후보 9명은 선거 운동 기간 현장에서 마주했던 집권 여당을 향한 차가운 민심에서 사상 최악의 참패 원인을 찾았다. 후보들은 “선거를 치러 보니 민심이 정말 무서웠다. 국민들이 화가 나면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이 없더라”고 했다. 민심을 외면했던 대통령실과 당을 향한 울분을 쉰 목소리로 토하는 후보들도 있었다.● “민심은 ‘서울 편입 안 돼도 좋다. 정권 심판이 먼저’” 총선 기간 동안 연이은 용산발 악재 때문에 지역 공약도 표심을 얻는 데는 소용이 없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당이 ‘김포시 서울 편입’과 교통 개선 공약 등을 쏟아부은 경기 김포갑에 출마한 박진호 후보(34)는 “대통령실발 악재가 연이어 터지자 중도는 ‘내가 서울로 안 가도, 지하철 5호선을 빨리 안 타도 상관없고 정권 심판이 먼저다’라는 여론이었다”며 “특히 정치에 관심을 갖지 않으신 분들이 더욱 ‘도저히 용서가 안 된다’는 분위기였다”고 했다. 곽관용 경기 남양주병 후보(38)는 “대파 논란이 불거지자 원래 지지자들마저도 ‘너를 찍고 싶은데 너희 당은 도저히 안 되겠다’는 분들이 있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당은 용산과 분명하게 선을 긋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보수 험지인 광주 동-남을에 출마했던 박은식 후보(40)는 “당이 용산과의 관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고 했다. 박 후보는 “한 전 위원장이 윤 대통령과 완전히 척을 지려면 큰 결단이 필요했을 것”이라면서도 “한 전 위원장이 용산과 다른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는 비판이 틀린 말이 아니다”라고 했다. 당의 이슈 대응 능력 부족과 총선 전략 부재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서정현 경기 안산을 후보(39)는 “대파 논란이 온라인상에서 놀이처럼 변한 상황에서 우리는 선을 긋고 외면하고 오히려 통제하려 했다”며 “선거 기간 만나기 어려운 중도층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이슈에 섬세하게 대처하지 못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준호 후보도 “당이 대파 논란에 기민하게 대처하지 못해 이슈가 불이 붙어 버렸다”며 “프레임 싸움에서 매번 지고 있다”고 했다. 류제화 후보는 “민생은 민생이고 이-조 심판은 이-조 심판이지, ‘이-조 심판이 민생’이라는 게 시민들에게 와닿겠느냐”며 “여당이 국민에게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야당과 싸우는 모습을 보이면서 국민들이 나라를 믿고 맡길 만한 집권 세력인지 의문을 가졌던 것 같다”고 했다.● “70% 이기고 시작하는 영남은 민심 몰라” 당 지도부 및 선대위가 영남 의원 위주로 구성됐던 한계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승환 서울 중랑을 후보(41)는 “정권 심판론이 엄청나게 심하다는 걸 이미 70% 이기고 시작하는 영남권에선 알 수가 없다”며 “결국 영남 지도부라서 ‘대파 논란’ 등에 대한 대응이 늦었던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호남정당’이 아닌 수도권, 전국구 정당으로 발돋움했는데 여당만 ‘영남 자민련’으로 쪼그라 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상수 인천 서갑 후보(45)는 “나라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가슴 뛰는 비전, 어젠다를 제시하지 못했다”고도 했다. 청년 후보들은 험지 활동을 이어가겠다며 당의 지원을 호소했다. 김 후보는 “동작에서 노원으로 이사했다”며 “총선에 나설 당협위원장 등 후보를 미리 정하고 조직을 꾸릴 수 있도록 지원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도 “당은 수도권 험지에서 낙선한 청년들이 지역을 계속 지키고 활동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