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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월드’는 세계 각국에서 세상을 이롭게 이끄는 혁신적인 기업과 새로운 정보기술(IT) 소식들을 소개합니다. ‘파괴적 혁신’을 꾀하는 스타트업부터 글로벌 주요 기업까지, 빠르게 변해가는 ‘신(新) 글로벌 비즈니스’를 알차게 전달하겠습니다. ● 트렌드세터 뉴욕, ‘패션법’ 본격화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 2011년 11월 25일,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가 블랙프라이데이에 맞춰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낸 광고다. 자사 제품을 구매하지 말라는 내용을, 돈을 들여 가장 유명한 매체에 광고를 내다니 얼마나 황당한 일인가. 그것도 1년 중 제품이 최고로 잘 팔릴 날에 말이다. 파타고니아는 제품 생산부터 판매, 매출의 활용까지 수익보다 환경을 우선시하는 회사로 유명하다. 이 광고도 물건을 구매할 때 깊이 생각하고 적게 소비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목적이었다. “지구는 목적이며 사업은 수단”이라는 사명과 맞아떨어진다. 앞으로 많은 패션 브랜드들이 파타고니아의 길을 걸어야 할지 모른다. ‘전 세계 패션 수도’로 꼽히는 미국 뉴욕주(州)가 패션업계의 사회적 책임을 높이기 위해 입법에 나섰기 때문이다. 올해 1월부터 뉴욕주 상원과 하원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패션 지속가능성 및 사회적 책임법’(패션법)을 추진하고 있다. 패션법에 따르면 의류 회사는 원자재 생산부터 제조, 배송까지 전 과정에 걸쳐 사회적 영향을 분석하고, 온라인에 관련 내용을 공개해야만 한다. 생산과정에서 온실가스를 얼마나 배출했는지, 의류를 만들 때 사용하는 각종 화학물질의 관리는 어떻게 이뤄졌는지 등을 점검하고 알려야 한다. 또 기업들은 파리기후협약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계획을 마련하고, 이를 준수해야 한다. 매년 사용하는 목화와 가죽, 폴리에스터 등 원자재의 양도 공개해야 한다. 근로자에게 적절한 임금을 제공했는지도 점검 대상이다. 사실상의 ‘패션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규제’다. 법을 위반한 사례가 드러나면 연 매출의 2%까지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 샤넬의 깜짝 CEO 발탁 패션법은 본사 소재지와 무관하게 연 매출이 1억 달러(약 1200억 원) 이상이고 뉴욕에서 영업을 하는 모든 의류업체에 적용된다. 샤넬, 루이비통의 LVMH그룹, 프라다 등 유럽 명품업체뿐만 아니라 패스트패션(SPA·제조유통일괄형) 업체도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알레산드라 비아지 뉴욕주 상원의원은 “뉴욕은 세계 패션의 수도로서 패션 업계가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도록 규제할 책임을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패션법이 환경뿐만 아니라 패션업계의 노동과 인권 등도 보호할 것으로 내다봤다. 비아지 의원은 6월 전에 법안의 표결을 추진할 계획이다. NYT에 따르면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국가가 노예 노동을 규제하는 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패션 업계를 전반적으로 규제하는 법이 통과된 국가는 없다. 뉴욕주에서 법안이 통과될 경우 세계에서 첫 번째 사례가 된다는 것이다. 의류 산업에서도 ESG 경영이 필수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샤넬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프랑스 명품 기업 샤넬은 지난해 말 인도계 영국인인 리나 나이르(53)를 최고경영자(CEO)로 발탁했다. 샤넬 역사상 최초의 비(非)백인 CEO다. 더 놀라운 건 나이르의 이력이다. 그는 패션 업계 근무 경력이 없는 인물이다. 나이르는 바세린 로션, 도브 샴푸 등으로 유명한 영국 소비재 기업 유니레버에서 30년을 근무했다. 유니래버는 2010년 기업 경영 가치인 ‘지속가능한 삶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친환경 생산을 도입하고, 포장재를 감축해왔다. 나이르는 유니래버에서 인사관리자를 거쳐 최연소 최고인사책임자(CHRO)를 역임했다. 업계에서는 샤넬이 직원 관리와 친환경적인 생산 등 ESG 경영에 초점을 맞춘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샤넬은 나이르 CEO에 대해 “진보적이고 인간 중심적인 리더십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으며, ‘장기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리더”라고 밝혔다.● 발등에 불 떨어진 패스트패션 업계 사실 패션법은 명품업계보다 패스트패션 브랜드들에게 발등의 불이다. 싼 가격에 물건을 많이 파는 ‘박리다매’ 전략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시급 몇백 원 수준의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열악한 근무 환경, 어마어마한 양의 원자재 투입, 각국 배송에 따른 탄소 배출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실제로 2013년 한 패스트 패션 업체의 하청사인 방글라데시 의류공장이 무너져 1100여 명이 숨진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법안이 통과되면 저렴한 SPA 브랜드의 대명사인 스웨덴의 H&M(2020년 매출, 약 24조5500억 원)이나 스페인의 자라(약 3조 원) 모두 규제 대상이 된다. 이외에 여러 중견 업체들도 규제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고 옷 때문에 법까지 만들어야할까. 이유는 충분해 보인다.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옷을 만드는 데에는 어마어마한 양의 물과 재료들이 들어간다.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는 목화밭에 뿌려진 살충제부터 청바지 세탁물 등으로 1㎏의 직물을 만들 때 평균 23㎏의 온실가스가 발생한다고 추정했다. 섬유 소재도 문제다. 현재 거의 모든 의류는 폴리에스터 등을 포함한 혼합 재료로 만들어진다. 천연 소재보다 싸기 때문이다. 문제는 재활용을 하려면 이를 분리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기계적으로 분리하면 품질이 떨어진다. 화학적으로 분리하기에는 비용이 많이 든다. 버리는 비용이 더 싸기 때문에 의류 회사들이 재활용을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연간 버려지는 의류폐기물은 약 9200만 t에 달한다. 패션 산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0%를 차지할 만큼 친환경과는 거리가 멀다.● 우리는 ‘쾌락의 쳇바퀴’를 달리고 있다 의류 업계도 ‘지속가능성’을 약속하는 등 여러 노력을 해왔다. 그런데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많다. 케네스 퍼커 플레처스쿨 교수는 지난달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에 ‘지속가능한 패션은 근거 없는 믿음’이라는 글을 기고했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 팀버랜드의 임원(COO)이었던 퍼커 교수는 “탄소중립, 유기농, 비건부터 버섯으로 만든 요가 매트, 사탕수수로 만든 운동화 등 패션만큼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는 산업도 없다”면서 “재활용, 대여, 재사용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까지 등장했지만 환경 개선에는 실패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셔츠와 신발은 25년 간 두 배 이상 증가했는데, 이 중 4분의 3은 소각되거나 매립지에 묻힌다. 개인적인 실패로도 느껴진다”고 털어놨다. 그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재활용으로 재탄생한 의류는 1%가 안 된다. 중고 거래를 통한 탄소 배출량 감소율 역시 지난 10년간 연평균 0.01% 미만에 그쳤다. 패션계의 환경 개선 노력이 허울이 된 것에는 이유가 있다. 패션의 속성 때문이다. 정보기술(IT) 등 기술을 향상됐지만, 유행을 예측하긴 어렵다. 무엇을 갖고 싶은지 고객 스스로도 모르기 때문이다. 일단 디자이너들은 새로운 것을 계속 만들어 낸다. 이 과정에서 패션 재고는 불가피하게 축적된다. 상품의 일부는 할인된 가격으로 소비자를 자극한다. 마이클 스탠리 존스 유엔 지속 가능패션연합 공동 사무국장은 “더 많이 팔고 소비자들이 더 많이 구매하도록 하려는 욕구는 여전히 업계의 DNA에 남아 있다”며 “옷은 수명이 매우 짧아서 결국 쓰레기 더미로 가게 된다”고 했다. 여기서 패션 기업은 하나의 사실을 알게 된다. 기술 개발만으로는 고객의 지갑을 열기 어렵다는 것이다. 퍼커 교수는 “더 효율적인 블라우스, 핸드백, 양말을 만드는 것으로는 소비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며 “더 나은 게 아니라 단지 다르거나, 저렴하거나, 빠른 변화를 추구하게 된다”고 했다. 기업은 성장 압박에 빠른 트렌드 변화로 고객의 소비를 부추기고, 고객은 유행에 뒤쳐지기 싫어서 또는 그냥 갖고 싶어져서 물건을 사게 된다. 그는 이처럼 원하는 만족 수준을 얻어도 곧 새로운 상태에 익숙해지며 만족 수준이 떨어지는 현상을 ‘쾌락의 쳇바퀴’라고 표현했다. 패션업계의 무한한 창의력과 고객의 욕구는 쳇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간다. 옷장을 열어본다면 누구든 공감할 것 같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들이 15년 전과 비교해 의류 보관 기간이 절반 이하로 줄어 낭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빨라지는 유행만큼 버려지는 옷도 많다는 의미다. 매체는 “가장 빠르게 유행하는 제품의 절반 이상이 1년 내에 버려진다”고 지적했다. ● ‘북한산 사나이’가 만든 파타고니아 의류 기업들도 억울할 수는 있다. 고가 브랜드도 아닌데, ‘박리다매’를 포기하라니. 조금 먹고 배 부르라는 소리와 무엇이 다를까. 파타고니아와 프라이탁 같은 브랜드 속에 해답이 있다. 이들은 ‘수익성’과 ‘사회적 가치’라는 상극을 맞대는데 성공한 회사들이다. 파타고니아는 암벽 등산가 겸 환경 운동가인 이본 쉬나드가 1973년 창업한 아웃도어 브랜드다. 원래 그는 원래 암벽 등반용 쇠못인 강철 피톤을 만들어 팔았다. 그러다 이 피톤을 암벽에 박고 빼는 과정에서 산이 파괴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알루미늄 너트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쉬나드는 1960년대 초반 서울에서 군복무를 하는 등 한국과도 인연이 있다. 당시 틈만 나면 그는 북한산 인수봉을 올랐다고 한다. 쉬나드가 북한산에 개발해 놓은 등반 코스 두 개는 지금까지 ‘쉬나드 A길’, ‘쉬나드 B길’로 불리고 있다. 파타고니아는 친환경이 중요한 가치로 떠오른 2000년대 중후반부터 급속도로 성장했다. 2008년 미국 금융위기 때 매출 성장률 50%를 달성했다. 2013년 이후 미국 아웃도어 시장 2위로 올라섰고,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재밌는 일화도 있다. 2010년대 후반 미국 월스트리트 금융인들 사이에서 파타고니아 플리스(Fleece) 조끼가 유행처럼 번져 ‘교복’이 된 것. 당시 “월스트리트를 걸을 때 이 조끼만 보면 누가 금융업 종사자인지 알 수 있다”는 말까지 나왔다. 2019년 일부 금융권 직원들이 이 옷을 단체 주문을 하기도 했는데, 파타고니아는 “환경을 생각하는 가치에 부합하는 회사와 일하겠다”며 대량 주문을 거절했다. 기업의 무한 성장을 부추기는 업계에서 ‘우리 옷을 사지 말라’고 광고하는 회사에 푹 빠졌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5월 파타고니아의 ‘배기스 팬츠’의 인기를 조명하기도 했다. WSJ은 “이 재활용 나일롱 반바지는 1982년부터 파타고니아의 주류였다”며 “최근 배기스를 색상별로 모으는 수집가들이 늘고 있다”고 언급했다. ● 컨테이너 박스가 본사인 프라이탁프라이탁은 1993년 그래픽 디자이너인 마르쿠스 프라이탁과 다니엘 프라이탁 형제가 만든 스위스 가방 브랜드다. 형제가 살던 낡은 아파트 창밖에는 화물용 고속도로가 보였다고 한다. 이들은 먼지를 풍기며 고속도로를 달리는 트럭들을 주시했다. 그리고 트럭들이 덮고 있는 방수포에서 영감을 얻었다. 방수포를 재단해 가방의 몸통을 만들고, 어깨끈으로는 자동차 안전띠를 이용했다. 올이 풀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자전거 바퀴의 내부 튜브로 가방 덮개의 모서리를 둘렀다. 프라이탁에서 1년에 가방을 만들기 위해 재활용하는 재료는 트럭 천막 200t, 자전거 튜브 7만5000개, 차량용 안전벨트가 2만5000개다. 모든 제품은 수작업으로 만들어진다. 스타일과는 거리가 먼 화물용 트럭에서 출발했지만, 프라이탁의 디자인은 현대적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방수포마다 광택이나 색깔, 무늬가 다르고, 거의 수작업으로 만들어져 똑같은 디자인이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개성을 중시하는 MZ세대(밀레니얼, Z세대)가 여기에 푹 빠졌다. 이 때문에 중고 거래에서도 사용감이 있는 제품도 정가와 비슷한 가격에 팔린다고 한다. 프라이탁은 사업 기간이 30년이 채 안 되지만,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22개국에서 470여 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연 5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 품질, 디자인은 기본 이 기업들은 어떻게 고객의 마음을 훔칠 수 있었을까. 품질, 디자인부터 떠오를 것이다. 실제로 파타고니아는 품질에 굉장한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쉬나드의 저서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에는 ‘제품 디자인 철학’이 맨 앞에 등장한다. 쉬나드와 수석 디자이너였던 케이트 라라멘디와의 대화가 눈길을 끈다. 라라멘디는 “우리가 최고의 옷을 만들려고 한다면 문을 닫게 될 것”이라며 “세계 최고의 셔츠는 이탈리아산”이라고 했다. 그러자 쉬나드가 “그 셔츠를 세탁기와 건조기에 넣으면 어떻게 되느냐”고 되묻는다. 이후 파타고니아는 제품 범주를 만들고, 그 안에서 최고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파타고니아는 아웃도어 브랜드답게 필요한 기능을 갖췄는지, 다 기능적인지, 내구성이 있고, 수선이 가능한지 등을 세밀하게 살폈다. 프라이탁은 수작업으로 제품을 만들기 때문에 디자인이 더 부각되는 편이다. 스위스 ‘2011 디자인 프라이스’ 등을 비롯해 각종 디자인 대회에서 상을 탔고, 미국 현대미술관에 제품이 전시되기도 했다. 지금은 스위스 국민가방으로 불린다. 젊은층 못지않게 중장년층의 제품 구매도 많은 편이라고 한다. 국내에서는 저렴한 제품도 20만 원이 넘어 ‘감성 쓰레기’로 불리지만, 젊은층은 이러한 평가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 환경에 ’진심‘인 브랜드들 하지만 품질과 디자인만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 그것들을 갖춘 제품은 수두룩하다. 답은 ‘진성성’에 있다. 환경에 ‘진심’인 회사를 보고 제품 구매를 결심한다는 것이다. 맥킨지에 따르면 차세대 소비자로 꼽히는 Z세대 중 90%가 ‘브랜드가 환경 이슈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파타고니아는 ‘ESG의 정석’으로 불릴 만하다. “우리의 터전,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사업을 한다”고 선언한 파타고니아는 1993년 플라스틱 빈 병으로 신칠라(인조 양모) 재킷을 만들었고, 1996년에는 모든 면제품을 100%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면직물로 대체했다. 또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객들에게 재품 재사용과 수선을 적극적으로 권하고 있다. 파타고니아는 연 매출액의 1%를 매년 환경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제품이 많이 팔리는 만큼 기부금이 늘어나는 구조다. 또 사내 임팩트 투자펀드를 통해 벤처 생태계 활성화에도 힘쓰고 있다. 단순히 친환경적인 제품을 만드는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업 전반에서 ESG가 지켜지고 있는지 점검한다. 쉬나드는 “공급업자에게 ‘유기농’을 조건으로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목화나 기타 농산물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알아야 한다”고 했다. 목화를 키운 농부부터 조면공, 방적공, 후가공 업자까지 모두 체크해야 한다는 의미다. 파타고니아는 이를 제3자 인증까지 받고 있다. 불의를 참지 않는 자세도 사람들의 마음을 흔든다. 2018년 11월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1000만 달러(약 120억 원) 가량을 기업 감세 정책으로 절세하자, 1000만 달러를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환경 단체에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사회의 안녕과 건강을 위해 사용돼야 하는 세금을 줄였다고 비판한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파타고니아에서는 직원들에게 환경운동을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환경 캠페인을 위해 전 세계 직원이 문을 닫고 참여하는 일도 있었다. 회사는 환경 문제와 관련된 시위에 참석하기 위해 자리를 비우는 걸 용인해준다. 심지어 비폭력 평화 시위를 하다 잡혀가면 회사에서 보석금을 대신 내 줄 정도다. ● “우리 재킷은 준비됐는데, 로켓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에게 도발적인 메시지를 던진 용감한 창업가도 있다. 영국의 쌍둥이 형제 닉과 스티브 티드볼이 2015년 창업한 의류 브랜드 볼레백(Vollebak)은 2019년말 머스크의 우주 기업 스페이스X 본사 앞 옥외광고판에 “우리 재킷은 준비됐는데, 로켓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라는 내용의 광고를 올렸다. 자사의 제품을 ‘화성 여행’ 때 써보는 게 어떻겠느냐는 제안처럼 읽힌다. 볼레백의 ‘숙면 보호막 재킷’은 빛과 소리, 불필요한 자극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어서 숙면을 돕는다. 하루 16번 일출을 경험하느라 심각한 수면장애를 안고 사는 국제우주정거장의 우주비행사들이 탐낼 만하다. 디자이너 겸 운동선수였던 이 쌍둥이 형제는 의류 업체 대표보다 발명가에 가까워보인다. 낮에 태양광을 충전하고 밤에는 체온을 보호해주는 ‘태양열 충전 재킷’은 2018년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의 최고의 발명품으로 선정됐다. ‘그래핀 재킷’도 있다. 이는 높은 열전도성을 가진 그래핀 소재를 섬유에 코팅해 만들어졌다. 네팔에서 어떤 사람이 트레킹을 하다가 길을 잃었는데, 이 재킷 덕분에 밤을 무사히 보냈다는 일화도 있다. 타임이 2020년 꼽은 혁신 제품 ‘풀 메탈 재킷’도 볼레백 제품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같은 바이러스는 구리에 닿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옷은 11㎞의 구리 원사로 만들어졌다. 금속이라 딱딱할 듯한데, 부드럽고 신축성도 좋은데다가 방수와 방풍까지 된다고 한다. 인류의 구할 재킷으로 불리기에 충분해 보인다. 비쌀 것 같다. 이 쌍둥이 형제의 철학도 파타고니아, 프라이탁 못지않다. 인류의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한다. 이들은 ‘100년 컬렉션’을 만들었다. 100년 동안 입을 수 있는 후드티, 조끼 등을 제조한 것이다. 엄청난 내구성을 지녀서 칼로도 찢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2019년에는 식물성 티셔츠까지 내놓았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이 티셔츠에는 유칼립투스, 너도밤 나무, 미세조류 등이 소재로 사용됐다. 땅에 묻으면 12주 안에 완전히 생분해돼 곤충이나 지렁이의 밥이 된다. 심지어 미세조류는 직접 재배했다. 옷이 해졌거나 싫증이 나서 더 입고 싶지 않을 때는 집 앞 마당의 흙 속에 묻으면 된다. ● “우리의 유일한 집에 불을 지르고 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간과한다. 이 때문에 이들의 노력이 더 빛나 보이는 것인지도 모른다. 비가 너무 많이 내릴 때만, 황사가 짙게 낀 날만, 코로나19 같은 질병이 불어 닥쳤을 때만 진심으로 지구를 걱정한다. 지난달 유엔이 발표한 ‘정부 간 기후변화 협의체(IPCC)’ 보고서는 직설적이다. ‘언제까지’가 아니라 ‘지금 당장’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기후변화의 영향이 심각해지고 있다”며 “오염원들이 우리의 유일한 집을 방화했다”고 했다. 또 “인류가 생존을 위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투자에 대한) 지연은 죽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를 작성한 연구원들은 기후 변화가 20년 전 과학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빠르고, 파괴적이고 광범위하다고 분석했다. IPCC의 보수적인 추정에 따르면 세계는 100년 전보다 1.1도 따뜻해졌다. 각국은 2015년 파리기후협약에 따라 5년마다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점검하고 있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 당사국총회(COP26)에서는 평균기온 상승 억제 목표치를 1.5도로 삼고 있는데, 각국이 NDC를 달성한다고 해도, 이번 세기 말이 되면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의 평균 기온이 2.4도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체온이 1도만 내려가도 면역력이 30% 가량 뚝 떨어지는 우리 몸처럼, 생태계도 온도 변화에 따라 엄청난 환경의 변화를 겪게 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기온이 2도 상승하면 모든 육지 종의 18%가 높은 멸종 위험에 처한다. 4도 올라가면 50%가 생존을 위협받는다.● 곤충겟돈(insectageddon)과 경제학자 생태계에 변화의 조짐도 보인다. 최근 국내에서는 꿀벌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기상 이변 탓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전국적으로 벌통 50만 개 이상, 100억 마리가량의 꿀벌이 죽거나 사라졌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에서는 벌들이 밖에 나갔다가 못 돌아온 ‘월동 폐사’를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일벌 무리가 돌아오지 않으면서 남은 여왕벌과 애벌레가 따라 죽는 벌집 군집 붕괴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는 날씨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개화 시기인 봄이 짧아져 벌들이 활동할 시간이 줄어든 데다 가을에는 저온현상으로 벌들이 많이 크지 못했다. 겨울잠에 들어간 벌들은 12월 고온현상으로 일찍 바깥에 나왔다가 체력을 잃고 집에 돌아가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꿀벌이 사라지면 꿀벌의 수분 활동으로 성장하는 농작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농작물 생산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더 심층적인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2019년 ‘곤충겟돈은 얼마나 현실적인가’라는 기사를 통해 곤충이 사라지고 있는 현상을 표현하기도 했다. ‘곤충겟돈’(insectageddon)은 곤충과 ‘선과 악이 싸우는 최후의 전쟁’이라는 의미의 ‘아마겟돈’(Armageddon)을 합친 조어로 보인다. 브래드퍼드 리스터 미국 렌슬레어 폴리테크닉대 생물학 연구팀은 푸에르토리코 열대림에서 꾸준히 곤충과 거미를 잡았는데, 1977년과 2013년 사이 4분의 1에서 8분의 1로 중량이 준 것을 발견했다. 끈끈이로 포획한 곤충의 양도 30분의 1∼60분의 1로 감소했다. 곤충의 감소는 이들을 먹이로 삼는 척추동물에 영향을 미친다. 생태계는 어느 하나 단순하게 흘러가는 법이 없다. 이 같은 환경 변화는 고스란히 기업 활동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실제로 수년 전부터 와인 생산자들은 기온 변화로 포도 재배지를 조금씩 옮기고 있다. 와인 포도가 기후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나파 밸리 와인 업계는 최악의 더위와 물 부족으로 위기를 겪기도 했다. ESG를 신경 쓰지 않거나, 정부 규제·여론을 피하기 위해 ‘그린 워싱’(친환경 위장 전략)을 펼친 일부 기업들이 뜨끔할만한 대목이다. 어쩌면 앞으로 국내 기업들의 재무제표에 ESG 관련 항목이 생겨날지 모른다. 매출이나 영업이익보다 더 중요하게 판단될 수도 있다. ‘지속가능한 성장’에서 성장보다 ‘지속성’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미 유럽연합은 해외 기업들에게까지 ESG 규제를 적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끝으로 쉬나드 파타고니아 창업자의 저서에 언급된 내용 중 인상 깊은 한 줄을 전한다. “유한한 지구 위에서 무한한 성장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미친 사람이거나 경제학자일 것이다.” (미 경제학자 케네스 볼딩) 김성모 기자 mo@donga.com}

미국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58)의 전부인 매켄지 스콧(52·사진)이 유엔 산하 국제기구인 해비탯에 4억3600만 달러(약 5300억 원)를 기부했다고 AFP통신이 2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스콧이 2019년 재산의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한 이후 최대 규모다. 스콧의 기부금은 미국의 84개 자매 기구로 분산돼 유색 인종 거주지에 주택을 공급하는 데 쓰일 것으로 보인다. 조너선 렉퍼드 해비탯 국제본부 CEO는 “그의 기부는 인류를 하나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초고강도 제재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협의체 ‘쿼드’에 가입한 인도가 제재에 미온적인 입장을 보여 바이든 행정부의 불만을 사고 있다. 인도는 국경을 맞댄 중국과 파키스탄의 위협에 대처하려면 러시아와 손잡아야 한다는 이유로 제재에 가담하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도는 러시아산 무기의 최대 수입국으로 전투기 250대, 잠수함 7척, 탱크 1200대 등을 러시아로부터 사들였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태평양에는 통일 전선이 있다. 인도가 다소 흔들리고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일본과 호주는 강경한 입장”이라며 쿼드 가입국 중 유일하게 인도가 러시아 제재에 미온적이라는 사실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또한 19일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열린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의 정상회담 직후 인도가 러시아에 한층 명확한 입장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으나 모디 총리는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인도는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침공 후 유엔에서 수차례 발의된 러시아를 규탄하는 투표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일본, 나토, 유럽연합(EU) 등 미국의 주요 동맹과 완전히 다른 행보다. 인도가 1947년 영국에서 독립한 후 인도와 파키스탄은 3번의 전쟁을 치렀다. 북부 라다크에서는 중국과 국경분쟁도 벌이고 있다. 원유 소비의 약 85%를 수입에 의존하는 현실 또한 주요 산유국인 러시아와 척을 질 수 없게 만든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모디 정부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분쟁 이후 나타난 유가 상승이 인도의 도전을 가중시켰다”며 러시아산 원유를 계속 수입할 뜻을 비쳤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초고강도 제재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협의체 ‘쿼드’에 가입한 인도가 제재에 미온적인 입장을 보여 바이든 행정부의 불만을 사고 있다. 인도는 국경을 맞댄 중국과 파키스탄의 위협에 대처하려면 러시아와 손잡아야 한다는 이유로 제재에 가담하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도는 러시아산 무기의 최대 수입국으로 전투기 250대, 잠수함 7척, 탱크 1200대 등을 러시아로부터 사들였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미 대통령은 21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태평양에는 통일 전선이 있다. 인도가 다소 흔들리고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일본과 호주는 강경한 입장”이라며 쿼드 가입국 중 유일하게 인도가 러시아 제재에 미온적이라는 사실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했다. 기시다 후미오(田文夫) 일본 총리 또한 19일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열린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의 정상회담 직후 인도가 러시아에 한층 명확한 입장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으나 모디 총리는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인도는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침공 후 유엔에서 수차례 발의된 러시아를 규탄하는 투표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일본, 나토, 유럽연합(EU) 등 미국의 주요 동맹과 완전히 다른 행보다. 인도는 1947년 영국에서 독립한 후 인도와 파키스탄은 3번의 전쟁을 치렀다. 북부 라다크에서는 중국과 국경분쟁도 벌이고 있다. 원유 소비의 약 85%를 수입에 의존하는 현실 또한 주요 산유국인 러시아와 척을 질 수 없게 만든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모디 정부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분쟁 이후 나타난 유가 상승이 인도의 도전을 가중시켰다”며 러시아산 원유를 계속 수입할 뜻을 비쳤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신비월드’는 세계 각국에서 세상을 이롭게 이끄는 혁신적인 기업과 새로운 정보기술(IT) 소식들을 소개합니다. ‘파괴적 혁신’을 꾀하는 스타트업부터 글로벌 주요 기업까지, 빠르게 변해가는 ‘신(新) 글로벌 비즈니스’를 알차게 전달하겠습니다. 서원정 씨(26)는 1년 반 만에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서 전세계 4060만 명(팔로워)을 홀렸다. 틱톡에서 ‘원정맨’으로 불리는 그의 무기는 ‘15초’짜리 영상들. 서 씨는 하루 2번 영상을 올린다. 대단한 기법은 없다. ‘유쾌’와 ‘재미’가 전략이라면 전략이랄까. 해외에서 올라온 가벼운 실험들을 재치있게 따라하거나 K팝, 남미풍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영상을 올리면 멕시코, 독일 등 각국 이용자들이 댓글과 이모티콘을 단다. 수많은 ‘리액션’들이 순식간에 꼬리를 문다. 10일 서울 강남구에서 만난 서 씨는 “Z세대는 재미를 공유하고 감정을 자유롭게 표출하는 성향이 강한 것 같다”며 “평범한 청년들이 틱톡에서는 특별해진다”고 했다. ● 스타벅스 CEO보다 더 번 ‘틱톡 스타’ 찰리 디아멜리오(18)는 2019년부터 춤추는 영상을 틱톡에 올렸다. 그의 팔로워는 1억3780만 명. 디아멜리오가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벌어들인 돈은 1750만 달러(약 217억 원)에 달한다. 수익은 자신의 의류 브랜드와 여러 광고에서 나왔다. 그의 언니 딕시(21)도 틱톡 스타다. 지난해 1000만 달러(약 124억 원)를 벌어들였다. 틱톡에서 돈을 가장 많이 번 인플루언서 1, 2위를 이 자매가 차지했다. 디아멜리오의 수입은 글로벌 대기업 CEO들을 넘어선다. 지난해 미국 석유 업체 엑손모빌의 데런 우즈(1560만 달러), 스타벅스의 케빈 존슨(1470만 달러)보다 많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디아멜리오의 지난해 수입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에 소속된 기업 CEO의 보수 중간값인 1340만 달러(약 167억 원)보다 25% 높다. 보수는 연봉, 보너스, 퇴직금, 스톡옵션 등을 포함한 금액이다. WSJ은 “틱톡 스타가 TV, 영화에 진출하는 등 틱톡이 성공의 교두보가 되고 있다”며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숫자는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 ● 10억 명을 홀린 ‘15초’ 플랫폼 전세계가 틱톡으로 난리다. 틱톡은 중국 바이트댄스가 2016년 9월 선보인 짧은 동영상(숏폼·Short-form) 플랫폼이다. 15초 전후의 영상들을 찍어 서로 공유한다. 틱톡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지난해 틱톡에 매달 접속하는 이용자가 10억 명을 돌파했다. 서비스가 나오고 5년 만의 기록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10억 명의 사용자를 달성하는데 약 9년 걸렸다. 인스타그램은 8년, 유튜브도 7년이 걸렸다. 지난해 웹사이트 방문자 수 1위도 틱톡이 차지했다. 글로벌 콘텐츠전송망 업체 클라우드플레어에 따르면 틱톡이 구글을 밀어내고 2021년 가장 많은 방문자 수를 기록했다. 2020년 7위에서 대폭 순위가 상승했다. 현재 틱톡에는 시간당 500만 개 이상의 영상이 올라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틱톡 운영사인 바이트댄스의 기업가치는 405조 원까지 뛰었다. 틱톡은 2017년 11월 한국에서도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주로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의 이용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바일 분석업체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국내 월간 순 이용자수는 300만 명 수준. 국내 Z세대 인구가 대략 500만 명인 것을 고려하면 2~3명 중 한 명은 틱톡을 쓰고 있는 셈이다. ● “페이스북은 ‘나이든 사람’의 영역”여기까지 읽고 ‘틱톡이 그렇게 인기가 많았나’라는 의문이 들었다면, 당신은 이미 젊지 않다는 뜻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2019년 “소셜미디어 사용에도 세대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페이스북을 두고 ‘나이든 사람(old people)의 영역이 됐다’고 표현했다. 매체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텍스트(글자)보다 시각적 콘텐츠의 인기가 높아지는 경향인데, 특히 ‘영상’이 모든 것을 지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디지털 세대가 인터넷과 스마트폰 이전을 경험한 세대와 차이를 보이는 것은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보인다. 2019년에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가 설문한 내용을 보면 10대의 60% 이상이 매일 인스타그램을 확인하고, 유튜브를 본다고 답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쓰는 비율은 각각 34%, 23%에 불과했다. 이후 3년 동안 틱톡은 인스타그램을 넘어선 ‘신흥 강자’로 떠올랐고, 페이스북은 10대를 통째로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에 휩싸였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전 페이스북) CEO는 최근 “틱톡이 이미 경쟁자로 자리 잡았고, 상당히 빠른 속도로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소셜미디어의 개별 특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텍사스A&M대와 중국 저장대(浙江大)가 지난해 발표한 ‘틈새시장을 공략한 소셜미디어의 성공에 관한 연구’ 논문은 페이스북이 네트워크 관리나 사회적 감시 성향이 강하다고 언급했다. 인스타그램은 인상 관리나 창의성 표현이 집중돼 있고, 트위터는 정보 수요에 따라 주도된다고 했다.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동기가 제각각이라는 의미다. 2004년 미 하버드대에서 ‘대학생 인맥 쌓기용’으로 탄생한 페이스북의 이용자들이 더 이상 10대가 아니라는 점도 반영된 듯하다. ● ‘숏폼 시대’글자에서 사진, 영상으로 이어지는 미디어 소비 트렌드도 틱톡의 성장 배경이 됐다. 정확히 말하면 ‘짧은 동영상’을 추구하는 Z세대의 잠재 수요를 틱톡이 잘 파고들었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과 교수(한국벤처창업학회장)는 “영상이 대세가 된 건 유튜브가 먼저 증명했다”며 “젊은층은 영상으로 대부분의 정보를 제공받는다”고 했다. 이어 “몇 년 전부터는 전반적으로 콘텐츠를 쪼개서 제공하는 추세가 강해졌다”고 덧붙였다. 대표적인 예가 ‘웹툰’이다. 웹툰은 종이로 된 만화책을 디지털 버전으로 바꾼 뒤, 이를 나눠서 연재하는 콘텐츠다. 한 편을 보는데 5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몇 편을 모으면 만화책 한 권 분량이 된다. 물론 현재는 웹툰 작가가 따로 있고, 처음부터 웹툰용으로 제작된다. 이 같은 짧은 콘텐츠는 이동 시간이나 잠들기 전 등 ‘틈새시장’을 꿰뚫고 있다. 영상 소비도 비슷한 흐름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숏폼’(10분 이하 영상) 시청 비율은 2019년 71%에서 2020년 82%까지 늘었다. 물론 Z세대가 극단적으로 짧은 영상만 보는 것은 아니다. 같은 기간 ‘롱폼’(10분 이상 영상) 시청 비율도 10%에서 52%로 껑충 뛰었다. 한 시장조사업체(Horowitz Research)의 최근 연구에서도 Z세대가 짧은 영상 못지않게 긴 영상을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적으로 영상 콘텐츠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 영향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 ‘선도자’가 ‘추격자’로어찌됐든 짧은 영상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메타와 유튜브도 숏폼 트렌드에 합류했다. 인스타그램은 2020년 8월 미국, 브라질 등 50여 개 나라에 숏폼 서비스인 ‘릴스’를 내놨다. 애덤 모세리 인스타그램 CEO는 “인스타그램은 더 이상 사진 공유 앱이 아니다”라고 선언했다. 이용자들은 인스타그램 앱에서 릴스 기능을 통해 15~30초 분량의 영상을 촬영·편집하고 공유할 수 있게 됐다. 영상과 어울리는 음악을 검색해 삽입할 수 있다. 증강현실(AR) 필터로 배경을 바꾸고, 특수효과 기능 등도 활용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은 지난해 2월 한국에 릴스를 선보였고, 지난달에는 이를 전세계로 확대했다. 구글 자회사인 유튜브도 ‘쇼츠’를 선보이면서 본격적으로 숏폼 시장에 뛰어들었다. 2020년 인도에서 초기 버전을 출시하고, 지난해 3월 미국을 거쳐 전세계로 서비스를 확대했다. 쇼츠의 최소 영상 길이는 5초에서 1분으로 다른 플랫폼보다 훨씬 짧다. 유튜브 음악 라이브러리에 있는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 역시 지난해 3월 숏폼 동영상 서비스 ‘패스트 래프’를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 내놓았다. 넷플릭스 영화나 TV 프로그램 중 회사가 고른 영상을 30초가량 요약해 이용자에게 선보이는 방식이다. ● 속도로 대변되는 ‘디Z털 세대’그렇다면 Z세대는 왜 짧은 영상을 선호할까. 이를 이해하려면 Z세대의 특성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Z세대에게 세상은 태어날 때부터 연결돼 있었다. 또 언제든, 무엇이든 찾아볼 수 있는 스마트폰이 존재했다. ‘본투비 소셜’과 ‘모바일 네트워크’ 속성이다. 온라인에서 외국인과 소통하고 해외 정보를 얻는 것에 익숙하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Z세대가 경악과 분노를 금치 못하는 것도 이러한 특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의 참상이 이들에게는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Z세대는 어릴 때부터 궁금한 것이 생기면 곧바로 디지털 세상에서 답을 구할 수 있었다. 모바일과 PC를 함께 쓰면서 자라나 멀티태스킹에 강하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Z세대는 집중력이 떨어지고 참을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는 한다. 책 ‘최강소비권력 Z세대가 온다’의 저자 제프 프롬 퓨처캐스트 대표는 동아비즈니스리뷰(DBR)와의 인터뷰에서 “Z세대는 실제로 뇌 구조가 그 이전 세대와 다르다”며 “밀레니얼이 2개의 화면을 동시에 다루고 12초의 집중력을 갖고 있었던 반면 Z세대는 5개의 화면을 동시에 다루면서 8초 정도의 집중력을 가진다”고 했다. 강력한 디지털 제어 능력을 가지지만 집중력은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이는 곧 웬만큼 흥미롭지 않으면 Z세대를 오래 잡아 두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가 된다. 틱톡 팔로워 4060만 명을 보유한 서원정 씨는 “영상을 만들 때 가장 짧은 단위인 15초를 안 넘기려고 한다”며 “더 길어지면 영상을 보다가 넘겨버리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젊은층의 ‘초 단위 인내심’은 글로벌 이커머스 업체인 아마존의 물류망에도 영향을 미쳤다. 아마존은 사업 초기부터 창고를 곳곳에 두는 등 물류망을 공격적으로 확보했다. 제품이 배송되기까지의 기간 동안 젊은층의 ‘주문 취소’가 많아 손실이 발생한 것이 배경이었다.● Z세대가 틱톡과 사랑에 빠진 이유Z세대가 틱톡을 사용하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포레스터는 지난해 틱톡의 3가지 강점을 꼽았다. 첫 번째는 ‘엔터테인먼트 가치’다. Z세대는 재미있고, 단순한 경험을 즐기는데, 틱톡이 이를 잘 만족시켜줬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틱톡 앱을 들어가 보면 과거의 ‘성공 방정식’을 잘 따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작동법이 단순하다. 손가락으로 밀어 올리면 곧바로 다음 영상이 나온다. ‘좋아요’나 ‘댓글’도 곧바로 누를 수 있다. 전성민 교수는 “시가총액 47조 원의 매치그룹이 운영하는 데이팅 앱 ‘틴더’를 보면 ‘좋아요’, ‘싫어요’, ‘채팅창’ 이렇게 조작법이 굉장히 간단하다”고 했다. 이렇게 단순한 조작법은 즉각적인 피드백과 상호작용으로 이어져 더 많은 활동을 유발한다. 전 교수는 “유튜브 역시 영상 하단에 바로 반응을 전달할 수 있는 ‘좋아요’, ‘싫어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는 ‘짧은 형태의 다양성’이다. 짧은 비디오 클립의 끝없는 스크롤은 Z세대를 오랜 시간 앱에 머물게 만든다. 포레스터는 틱톡 영상을 ‘끝없는 강과 같다’고 표현했다. 1분도 안 되는 영상이 얼마나 다양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서원정 씨는 “15초라는 시간에 ‘맥락’을 고민해서 담는다”며 “수많은 영상들에 제각각의 개성이 담겨있다”고 했다. 심지어 ‘주린이’(주식+어린이)들은 이곳에서 재테크 등 재정 조언을 받기도 한다. WSJ은 16만3000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22세 청년 롭 실즈를 사례로 들었다. 그는 인기 있는 주식과 좋은 주식을 찾는 방법, 거래 전략 등을 틱톡에서 전하고 있다. 미국 어린이 용돈관리앱 ‘그린라이트’ 설립자인 팀 시핸은 “젊은이들이 접근할 수 있고 흥미를 가질만한 금융 교육 자료가 거의 없다”며 “소셜미디어로 눈을 돌리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소셜미디어에는 잘못된 정보가 많고, 이를 식별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비판도 덧붙였다. 포레스터가 꼽은 틱톡의 마지막 장점은 ‘긍정적인 자기 표현’이다. 포레스터 조사에서 Z세대 응답자들은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로 “틱톡의 긍정성”을 꼽았다. 이들은 “앱에서 자신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했다. 과거 틱톡에서는 가수 지코의 노래 ‘아무노래’의 안무를 따라하는 ‘아무노래 챌린지’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 과정 속에서 Z세대의 창의력이 발현된다. 이들은 다양한 콘텐츠를 ‘밈’(meme·유행 요소를 응용해 만든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능수능란하게 가지고 노는 세대다. 더 재밌게, 자신만의 스타일로 콘텐츠를 재가공한다. 쉽고, 간결하게 표현하기에 ‘틱톡’이 제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음악도 중요한 요소다. 단순한 영상에도 음악을 많이 입힌다. 일부 가수들은 신곡 발표를 틱톡에서 먼저 하기도 한다. ● 해외서 커지는 중독 걱정긍정적인 부분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많다. 중독성이 강하다는 걱정이다. 올해 초 미국의 한 리서치 기업은 “Z세대의 20%가 틱톡에서 매일 5시간 이상을 보낸다”고 언급했다. 이들은 디지털을 ‘공기’처럼 여기는 세대다. 틱톡 이외에 유튜브 사용량도 많다. 다른 연령대가 카카오톡이나 인터넷을 이용하는 시간을 비교해보면 과하다고 비판하기 어려울 수 있다. 문제는 ‘유해한 콘텐츠’다. 해외에서는 틱톡이 미성년자를 성(性)이나 마약, 극단적인 콘텐츠로 이끌 위험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WSJ은 “틱톡의 많은 (성적인) 동영상에 ‘18세 이상’이라고 달려있는 태그가 거의 없었다”며 “틱톡에서는 현재 영상에 등장하는 인물이 13세인지 21세인지 구분하지 못하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섭식장애가 급증해 문제가 됐는데, 틱톡이 원인 중 하나로 꼽혔다. 코로나19로 비대면이 확산되고 소셜미디어 사용이 증가하면서 신체 이미지에 더 집중하는 청소년들이 늘었다는 것이다. 트레이시 리치몬드 하버드 의과대학 소아과 교수 겸 보스턴 아동병원 섭식장애 프로그램 책임자는 “섭식장애 환자의 입원이 전염병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며 “전염병 기간 동안 사회적 고립과 체중 증가에 대한 두려움, 유명인사들의 미디어 게시물이 영향을 미친듯하다”고 했다. 미 의회 의원들도 지난해 말 열린 청문회에서 소셜미디어가 청소년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들을 더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 틱톡의 즉각적인 대처틱톡도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대처 방안을 내놓고 있다. 틱톡은 유해 콘텐츠를 즉각적으로 삭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틱톡은 지난해 2분기(4~6월)에만 전체 게시 영상의 약 1%인 8150만 개의 동영상을 커뮤니티 기준과 서비스 약관 위반으로 삭제했다고 밝혔다. 이중 94.1%는 사용자가 신고하기 전에 틱톡 자체 모니터링으로 제거했다. 또 87.5%는 게시 이후 누구에게도 드러나지 않은 상태에서 제거했다고 틱톡은 설명했다. 이 수치는 직전 분기(81.8%)보다 다소 높아진 수치다. 이외에도 부정확한 소식의 확산을 막고, 온라인 언어폭력 등을 막기 위해 댓글 여러 개를 한 번에 삭제하는 기능도 도입했다. 틱톡 약관에는 사용자가 최소 13세 이상이어야 하고, 18세 미만 사용자는 부모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돼 있다. 이 같은 노력에도 특정 콘텐츠 종류를 반복적으로 노출시키는 ‘알고리즘’에 대한 비판은 끊이질 않고 있다. 건강하지 않은 콘텐츠를 계속적으로 보게 되는 우려가 남아있다는 주장이다. 외신들을 살펴보면 개인정보 유출보다는 알고리즘에 대한 걱정이 훨씬 많은 편이다. 청소년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칠까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꺼지지 않는 ‘알고리즘 논쟁’ 불씨WSJ은 지난해 틱톡 추천 시스템과 관련해 실험을 진행했는데 “영상을 얼마나 오래 보는지에 따라 계속 스크롤 할 수 있는 더 많은 영상이 노출되며, 이 과정에서 자살이나 자해를 조장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지난해 말 ‘틱톡 알고리즘 101’이라는 제목의 틱톡 내부 문서를 공개하면서 알고리즘 문제와 관련된 기사를 내보냈다. 컴퓨터 과학자이자 ‘알고 트랜스패런시’를 설립한 기욤 샬로는 “이 시스템은 시청 시간이 핵심이란 것을 의미한다. 알고리즘은 사람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제공하기보다 사람들을 중독시키려고 한다”고 NYT에 우려를 전했다. 그는 알고리즘이 몇 시간 안에 이용자의 음악적 취향이나, 신체적 매력, 기분 상태, 마약 복용 여부 같은 민감한 정보 등을 감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정보는 이용자를 더 구체적으로 공략할 수 있고, 더 중독 되게 만드는 데에 사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틱톡의 내부 문서를 검토한 NYT는 틱톡의 시청 시간이 알고리즘이 고려하는 유일한 요소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매체는 동영상에 점수를 매기는 간단한 방정식을 제시했다. ‘이용자의 좋아요 × 영상의 좋아요 + 이용자의 댓글 × 영상의 댓글 + 평균 재생시간 × 해당 동영상의 재생시간 + 이용자의 재생 × 영상의 재생’ 이는 기계 학습과 실제 사용자 행동에 대한 예측이 좋아요와 댓글, 재생 시간의 연산으로 이뤄진다는 뜻이다. 내부 문서에 따르면 이 방정식을 기반으로 모든 동영상에 점수가 부여되고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동영상을 사용자에게 내보낸다.(실제 방정식은 더욱 복잡하다고 한다) 재밌는 점은 이용자가 특정 동영상을 좋아해도 앱은 계속 비슷한 영상만 보여주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재밌어도 계속 보면 지루해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 틱톡이 ‘마법의 코드’를 해독했다?알고리즘에 대한 의심이 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NYT의 요청으로 내부 문서를 검토한 줄리언 맥올리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캠퍼스 컴퓨터과학 전공 교수는 “추천을 위해 (틱톡이) ‘마법의 코드’를 해독했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은데 내가 본 대부분은 꽤 정상적인 것 같다”며 틱톡의 알고리즘이 “전통적인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NYT도 틱톡의 추천 알고리즘에 대해 본질적으로 사악하거나,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은 없었다고 마무리 지었다. 틱톡의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콘텐츠 안전성 문제나 알고리즘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중국 정부가 틱톡 같은 글로벌 미디어를 통해 미국인들의 개인 정보에 접근할지 모른다며 우려하고 있다. 틱톡은 이에 대해 “저우서우쯔 틱톡 최고경영자가 싱가포르에 거주 중이며, 싱가포르에 추가 서버를 두고 미국에서 사용자 데이터를 보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최근 틱톡은 최대 동영상 제한 시간을 3분에서 10분으로 늘리는 등 새로운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이 같은 ‘어른’들의 우려 속에서도 당분간 Z세대들은 이곳을 ‘일상의 놀이터’로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소셜미디어가 숏폼 경쟁에서 승리할 때까지.김성모 기자 mo@donga.com}

영국 공영방송 BBC가 거짓말로 성사시킨 영국의 고 다이애나 왕세자빈(사진) 인터뷰와 관련해 잘못된 취재를 인정하고 다이애나의 비서에게 배상했다고 17일(현지 시간) 밝혔다. BBC는 이날 성명에서 “1995년 마틴 바시르 기자의 인터뷰로 인해 다이애나의 당시 비서 패트릭 제퍼슨이 입은 피해에 대해 사과했다”고 밝혔다. 제퍼슨은 “이 고통스러운 이야기가 마침내 결론에 도달해 안도가 된다”고 밝혔다. 당시 BBC 프로그램 ‘파노라마’를 통해 방영된 이 인터뷰에서 다이애나는 남편 찰스 왕세자가 커밀라 파커 볼스(현 부인)와 불륜 관계라고 밝혔다. 인터뷰 이후 퇴직 대법관인 존 다이슨 경이 조사를 한 결과 해당 인터뷰가 거짓말로 성사됐다는 사실이 지난해 5월 드러났다. 당시 바시르는 가짜 은행 입출금 명세서를 만들어 다이애나의 동생 스펜서 백작에게 접근해 “다이애나 측근들이 돈을 받고 그녀를 감시하고 있다”고 속였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스펜서 백작이 누나인 다이애나에게 바시르 기자를 소개해 인터뷰가 성사됐다. 이 가짜 서류에 도용된 이름이 제퍼슨 비서였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8일(한국 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으로 전화 통화를 해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대해 논의했다. 미중 정상의 접촉은 지난해 11월 화상 정상회담에 이어 4개월 만이다. 백악관은 17일(현지 시간) “두 정상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및 양국 간 경쟁의 관리 방안 등 공통의 우려 사항을 논의할 것”이라며 “이번 통화는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시 주석의 입장을 가늠해볼 기회”라고 말했다.○ 美 “러 지원 안 돼” vs 中 “중립적 위치”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시 주석에게 “중국이 러시아에 군사 지원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러시아로부터 군사·경제적 지원 요청을 받은 중국이 무기나 탄약 등 군수물자를 러시아에 공급하거나, 서방 제재의 충격을 줄여주기 위해 경제적 지원을 할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전날 언론 브리핑에서 이번 통화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러시아의 침공을 지원하기 위해 취하는 어떤 조치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할 경우 미국은 중국에 대한 전방위 제재 등 보복 조치를 단행할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전범(war criminal)’이라고 부른 데 이어 17일에는 ‘살인 독재자’ ‘폭력배’라고 칭하며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을 전쟁 범죄자로 규정함으로써 중국의 러시아 지원 명분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중국은 중립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있으며, 러시아와 정상적인 무역은 지속할 방침이라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시 주석이 자신의 3연임 여부가 결정될 하반기 당 대회를 앞두고 무리하게 러시아를 지원하다가 서방의 제재를 불러와 경제난을 자초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러시아 지원에 대해 경고할 것이란 미 국무부 발표에 “미국의 일부 인사가 허위 사실로 중국을 압박하고 있는데 이는 무책임하고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 결연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무기를 열거하며 “우크라이나인들에게 더 필요한 것이 식품과 침낭인가, 기관총과 포탄인가”라고 반문했다.○ 北 미사일 도발-대만 문제도 논의이날 통화에서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등 한반도 안보 문제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 이행에 동참하고 북한에 도발을 자제하도록 압력을 가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17일 브리핑에서 “지역 내 안보 등 다양한 주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관심이 고조되는 대만 문제 등도 논의됐을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무력 침공 위협을 받고 있는 대만은 이번 미중 정상의 통화 결과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두 정상은 지난해 11월 화상회담에서 양국이 충돌을 피해야 한다는 대전제에 동의했지만 인권, 무역 등 구체적인 의제에서는 기존 입장을 반복하며 평행선을 달렸다. 두 정상은 각각 부통령, 부주석 시절이던 2011년 즈음 여러 차례 회담을 나누는 등 안면이 깊은 사이지만 지난해 초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에는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8일(한국 시간) 오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으로 전화 통화를 해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대해 논의했다. 미중 정상의 접촉은 지난해 11월 화상 정상회담에 이어 4개월 만이다. 백악관은 17일(현지 시간) “두 정상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및 양국 간 경쟁의 관리 방안 등 공통의 우려 사항을 논의할 것”이라며 “이번 통화는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시 주석의 입장을 가늠해볼 기회”라고 말했다.● 美 “러 지원 안 돼” vs 中 “중립적 위치”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시 주석에게 “중국이 러시아에 군사 지원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러시아로부터 군사·경제적 지원 요청을 받은 중국이 무기나 탄약 등 군수물자를 러시아에 공급하거나, 서방 제재의 충격을 줄여주기 위해 경제적 지원을 할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전날 언론 브리핑에서 이번 통화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러시아의 침공을 지원하기 위해 취하는 어떤 조치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할 경우 미국은 중국에 대한 전방위 제재 등 보복 조치를 단행할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전범(war criminal)’이라고 부른 데 이어 17일에는 ‘살인 독재자’, ‘폭력배’라고 칭하며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을 전쟁 범죄자로 규정함으로써 중국의 러시아 지원 명분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중국은 중립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있으며, 러시아와 정상적인 무역은 지속할 방침이라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시 주석이 자신의 3연임 여부가 결정될 하반기 당 대회를 앞두고 무리하게 러시아를 지원하다가 서방의 제재를 불러와 경제난을 자초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러시아 지원에 대해 경고할 것이란 미 국무부 발표에 대해 “미국의 일부 인사가 허위 사실로 중국을 압박하고 있는데 이는 무책임하고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 결연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무기를 열거하며 “우크라이나인들에게 더 필요한 것이 식품과 침낭인가, 기관총과 포탄인가”라고 반문했다.● 北 미사일 도발-대만 문제도 논의이날 통화에서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등 한반도 안보 문제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 이행에 동참하고 북한에 도발을 자제하도록 압력을 가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17일 브리핑에서 “지역 내 안보 등 다양한 주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관심이 고조되는 대만 문제 등도 논의됐을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무력 침공 위협을 받고 있는 대만은 이번 미중 정상의 통화 결과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두 정상은 지난해 11월 화상회담에서 양국이 충돌을 피해야 한다는 대전제에 동의했지만 인권, 무역 등 구체적인 의제에서는 기존 입장을 반복하며 평행선을 달렸다. 두 정상은 각각 부통령, 부주석 시절이던 2011년 즈음 여러 차례 회담을 나누는 등 안면이 깊은 사이지만 지난해 초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에는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영국 공영방송 BBC가 거짓말로 성사시킨 영국의 고 다이애나 왕세자비 인터뷰와 관련해 잘못된 취재를 인정하고 다이애나비의 비서에게 배상했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BBC는 이날 성명에서 1995년 BBC의 마틴 바시르 기자의 인터뷰로 인해 다이애나비의 당시 비서 패트릭 제프슨이 입은 피해에 대해 사과했다“고 밝혔다. 제프슨은 “25년도 더 지나 이 고통스러운 이야기가 마침내 결론에 도달해 안도가 된다”며 “다이애나비를 기려 배상금을 어린이 호스피스병원에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상금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당시 BBC 프로그램 ‘파노라마’를 통해 방영된 이 인터뷰는 시청자가 2280만 명에 달할 정도로 세간을 이목을 끌었다. 다이애나비는 인터뷰에서 “이 결혼에는 우리 셋이 있었다. 그래서 약간 복잡했다”며 남편 찰스 왕세자가 커밀라 파커 볼스(현 부인)와 불륜 관계라고 밝혔다. 인터뷰 이후 다이애나비의 동생 찰스 스펜서 백작은 취재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BBC의 요청으로 퇴직 대법관인 존 다이슨 경이 조사를 한 결과 해당 인터뷰가 거짓말로 성사됐다는 사실이 지난해 5월 드러났다. 당시 바시르는 가짜 은행 입출금 내역서를 만들어 스펜서 백작에게 접근해 “다이애나비 측근들이 돈을 받고 그녀를 감시하고 있다”고 속였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스펜서 백작이 누나인 다이애나비에게 바시르 기자를 소개해 인터뷰가 성사됐다. 이 가짜 서류에 도용된 이름이 제프슨 비서였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러시아 최고의 발레리나로 꼽히는 올가 스미르노바 볼쇼이 발레단 수석 무용수(31·사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한 뒤 네덜란드로 망명했다고 영국 BBC 등이 1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그는 2011년 바가노바 발레학교를 졸업한 뒤 볼쇼이 발레단에 입단해 주역으로 활약했다. 조부가 우크라이나인인 스미르노바는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쟁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온 힘을 다해 전쟁에 반대한다. 다른 러시아 발레리나들도 같은 생각”이라며 자신 또한 4분의 1이 우크라이나인임을 잊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조국에 대한 실망감도 내비쳤다. 그는 “이 모든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나. 이 세계적인 재앙에 무관심할 수는 없다”며 “내가 러시아를 부끄럽게 여기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했다.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은 이날 “스미르노바와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가 세계 최고 수준의 발레리나이며 함께해서 영광이라고 강조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러시아 최고의 발레리나로 꼽히는 올가 스미르노바(31·사진) 볼쇼이 발레단 수석 무용수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한 뒤 네덜란드로 망명했다고 영국 BBC 등이 1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그는 2011년 바가노바 발레학교를 졸업한 뒤 볼쇼이 발레단에 입단해 주역으로 활약했다. 조부가 우크라이나인 스미르노바는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쟁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온 힘을 다해 전쟁에 반대한다. 다른 러시아 발레리나들도 같은 생각”이라며 자신 또한 4분의 1이 우크라이나인임을 잊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조국에 대한 실망감도 내비쳤다. 그는 “이 모든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나. 이 세계적인 재앙에 무관심할 수는 없다”며 “내가 러시아를 부끄럽게 여기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했다.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은 이날 “스미르노바와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가 세계 최고수준의 발레리나이며 함께 해서 영광이라고 강조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서방의 전방위적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선언이 임박했다. 16일(현지 시간) 1억1700만 달러(약 1463억 원)의 달러 표시 국채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러시아는 극심한 외화 부족으로 이미 “루블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방 채권자가 받아들일 가능성이 낮아 부도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날 지급에 실패하면 1917년 공산 혁명으로 황제를 퇴위시킨 볼셰비키 정부가 제정 러시아의 채무 변제를 거부한 후 105년 만에 국가 부도를 맞는다. 블룸버그는 현재 러시아 정부 및 기업의 외화 부채가 1500억 달러에 이른다며 “디폴트 악몽으로 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 국채 값이 액면가의 10% 이하로 떨어져 ‘상습 부도국’ 아르헨티나 국채와 비슷한 수준이 됐다고 했다. ○ 러 루블 상환 고집에 ‘벌처펀드’도 외면서방과 러시아는 서로 “상대방 때문에 부도가 났다”며 ‘고의 부도’ 공방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는 “달러 이자를 안 갚겠다는 것이 아니라 제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루블로 지급한다”고 주장한다. 6400억 달러(약 791조 원)의 외환보유액이 있지만 약 절반(3000억 달러)이 서방 금융권에 있고, 제재로 사용할 수도 없으니 루블 상환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서방은 애초 달러로 갚기로 한 이자를 루블로 지급하겠다는 억지 주장으로 ‘서방 금융계에 혼란을 일으키려 한다’고 보고 있다. 루블 가치는 침공 전에 비해 약 40% 급락했고, 앞으로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서방 채권자는 더더욱 루블을 기피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러시아가 디폴트를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국제 금융계의 예상이다. 다만 이자 지급에는 30일간의 유예 기간이 있어 공식 부도는 다음 달 15일로 예상된다. 러시아는 이날 1억1700만 달러 외에도 21일(6600만 달러), 28일(1억200만 달러), 31일(4억4700만 달러), 다음 달 4일(21억2900만 달러)에 각각 지급해야 한다. 아시아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 당시 러시아는 루블 채권에 대해서만 디폴트를 선언하고 달러 표시 채권은 ‘지급 유예’(모라토리엄)를 밝혔다. 당시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으로 위기를 넘겼지만 지금은 이 또한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현재 러시아 국채는 액면가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달러당 7.6센트에 거래되고 있다. 사실상 휴지조각이 된 이 채권을 ‘벌처펀드’ 또한 외면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썩은 고기를 먹는 독수리처럼 부실 자산을 싼값에 인수해 되파는 투자가 전문인 이 펀드조차 높은 부도 위험 때문에 러시아 투자를 기피한다는 뜻이다.○ “신흥국 위험“ vs “충격 제한적”러시아의 부도가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러시아에 빌려준 돈이 많은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 은행이 채무 회수에 어려움을 겪으면 각국 금융계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특히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터키 등 신흥국에 상당한 악영향이 예상된다. 1998년 러시아 루블 채권의 디폴트가 미국 유명 헤지펀드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의 파산으로 이어져 미 월가 또한 타격을 입었다. 16일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0.25%포인트 금리 인상과 러시아 부도 선언이 겹치면 인플레이션, 공급망 교란 등에 직면한 세계 경제를 짓누를 수 있다. 반면 러시아의 채무 규모가 크지 않은 편이고 러시아 경제가 세계 시장과 깊게 연계돼 있지 않아 부도 여파가 제한적일 것이란 반론도 적지 않다. 서방은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합병한 후 러시아 투자를 줄여 왔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러시아 부도가 금융위기를 촉발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현재로서는 아니다”라고 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수백억 원의 재산을 가진 상속녀 행세를 하며 미국 뉴욕 사교계를 감쪽같이 속인 러시아계 독일인 안나 소로킨(31·사진)이 미국에서 강제추방돼 독일로 송환될 위기라고 뉴욕타임스(NYT)가 1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애나 만들기’의 실제 모델인 소로킨은 2013년 ‘애나 델비’라는 가명으로 뉴욕 사교계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거침없는 언변과 명품 옷, 고급 식사와 호텔 숙박 등으로 패션, 예술, 부동산, 금융, 정보기술(IT) 업계의 주요 인사들과 인맥을 쌓았다. “6000만 달러(약 746억 원) 재산을 가진 독일계 부자의 상속인”이라는 소로킨의 거짓말은 그가 저명한 인물들과 쉽게 친분을 맺는 배경이 됐다. 당시 그는 지인한테 빌린 돈으로 명품을 사들이고 맨해튼의 특급호텔에서 지내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했다. 소로킨은 맨해튼에 비공개 예술 사교 모임인 ‘애나 델비 재단’을 세운다는 명목으로 서류를 위조해 은행에서 2200만 달러(약 274억 원)를 대출받으려다 실패해 호화 생활을 이어가지 못했다. 뉴욕 검찰은 소로킨에 대해 2016년 11월∼2017년 8월 공짜로 타인 소유의 개인 전용기에 탑승하고, 고급 호텔에 돈을 안 내고 투숙하면서 무전취식을 하는 등 27만5000달러(약 3억4000만 원) 상당의 사기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2019년 5월 다수의 절도와 사기 혐의로 징역 4년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소로킨은 사기 전모가 드러나면서 한순간에 추락했다. 수사 과정에서 소로킨이 가짜 상속녀임은 물론이고 패션스쿨 중퇴자 출신에 패션잡지에서 인턴을 한 게 경력의 전부였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백만장자라던 그의 아버지는 독일로 이주한 러시아 출신의 트럭운전사였다. 그는 자신의 사기 행각을 드라마로 제작할 수 있게 해주는 조건으로 넷플릭스로부터 32만 달러(약 4억 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로킨은 지난해 2월 가석방된 후 다시 비자 문제로 붙잡혀 1년간 구금 생활을 하다 최근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으로부터 송환 결정을 받았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61·사진)이 13일(현지 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트위터로 공개했다. 고향 하와이에서 겨울을 보낸 그는 최근 수도 워싱턴으로 돌아왔고 이후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부인 미셸 여사(58)는 음성으로 나타났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위터에 “며칠간 목이 따끔했지만 그 외에는 괜찮다”고 밝혔다. 자신이 코로나19 백신은 물론 부스터샷 접종까지 완료한 것에 감사하고 있다며 “아직 접종을 하지 않았다면 백신을 맞으라”고 권유했다. 최근 미국의 신규 감염자가 줄어들고 있지만 자신을 보호하고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지 않기 위해 반드시 접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미크론 변이의 대확산으로 한때 일일 신규 확진자가 100만 명에 육박했던 미국에서는 최근 신규 확진자가 급감했다. 이날 기준 1주일 평균 신규 감염자는 3만4841명으로 한 주 전보다 20.6% 줄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31일부터 5∼11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14일 어린이 백신 접종 계획을 발표했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접종 대상이 되는 어린이를 약 307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올해 생일이 지난 2017년생부터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은 2010년생까지가 대상이다. 5∼11세 어린이 백신 접종은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중증 악화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 위주로 이뤄진다. 건강한 어린이는 백신 접종 여부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방역당국이 접종을 ‘적극 권고’한 고위험군은 만성 폐, 심장, 간, 콩팥, 신경 근육질환 등을 앓거나 당뇨, 비만, 면역저하 등의 문제가 있는 경우다. 이미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나은 어린이는 고위험군이 아닌 이상 백신 접종을 권고하지 않는다. 접종 예약은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시스템(ncvr.kdca.go.kr)에서 24일부터 할 수 있다. 미국 화이자의 어린이용 백신을 1차 접종한 뒤 8주 후에 2차 접종을 받는다. 이 백신은 ‘mRNA’ 방식으로 성인용 백신과 성분이 같지만 용량이 3분의 1 수준이다. 기존 화이자 백신의 1, 2차 접종 간격은 3주였지만, 이번에 8주로 조정했다. 14일부터는 성인을 포함한 12세 이상 백신 접종에도 8주 간격이 적용된다. 방역당국은 “접종 간격을 8주로 늘렸을 때 안전성과 효과성이 높아진다는 세계보건기구(WHO) 연구 결과를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접종이 오미크론 유행의 ‘정점’으로 예측한 이달 중하순 이후 시작돼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8주 접종 간격과 1, 2주의 항체 형성 기간을 고려하면 6월에야 백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14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위중증 환자는 1158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이날 오후 9시까지 발생한 신규 확진자도 30만 명을 넘겨 국내 누적 확진자는 700만 명을 넘어섰다.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3일 기준 전 세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4명 중 1명이 한국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이 35만176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았고, 2위는 독일(21만3264명), 3위는 베트남(16만6968명)으로 나타났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61)이 13일(현지 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트위터로 공개했다. 고향 하와이에서 겨울을 보낸 그는 최근 수도 워싱턴으로 돌아왔고 이후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부인 미셸 여사(58)는 음성으로 나타났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위터에 “며칠간 목이 따끔했지만 그 외에는 괜찮다”고 밝혔다. 자신이 코로나19 백신은 물론 부스터샷 접종까지 완료한 것에 감사하고 있다며 “아직 접종을 하지 않았다면 백신을 맞으라”고 권유했다. 최근 미국의 신규 감염자가 줄어들고 있지만 자신을 보호하고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지 않기 위해 반드시 접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미크론 변이의 대확산으로 한때 일일 신규 확진자가 100만 명에 육박했던 미국에서는 최근 신규 확진자가 급감했다. 이날 기준 1주일 평균 신규 감염자수는 3만4841명으로 한 전보다 20.6% 줄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5, 16일 양일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미 CNBC 등이 1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2020년 3월 미 기준금리를 현 수준(0.00∼0.25%)으로 낮췄던 연준이 2년 만에 ‘제로(0)’ 금리 시대를 끝내는 것이다. 연준이 가장 마지막으로 금리를 올린 시점은 2018년 12월이었다. 연준의 이런 행보는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통화 긴축이 불가피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10일 발표된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7.9% 상승했다. 1월 물가 역시 7.0% 올라 두 달 연속 1982년 이후 40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또한 수차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뜻을 밝혔다. 당초 월가 일각에서는 물가가 치솟고 있어 연준이 이달 FOMC에서 금리를 0.50%포인트 올릴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서방의 초강력 제재를 맞은 러시아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 가능성 등이 세계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란 전망이 늘어나면서 ‘0.25%포인트 인상’ 전망이 대세가 됐다. 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올해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1.75%로 하향한다고 밝혔다. 고유가 등으로 올해 미국인의 실질 가처분소득이 0.7%포인트 감소할 것이며, 국제 지정학적 위기 또한 소비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로 인해 미국이 내년 중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나타나는 ‘경기 침체(recession)’에 빠질 위험이 20∼35%에 달한다고 예상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서방의 경제 제재로 러시아, 러시아의 침공 조력자 노릇을 하고 있는 벨라루스가 모두 수일 내 디폴트를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고 11일 보도했다. 러시아가 부도를 선언하면 45억 달러(약 5조5000억 원)의 러시아 국채를 보유한 프랑스의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내다봤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또한 “러시아의 디폴트 선언이 더는 불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CNBC는 서방의 러시아 제재로 인한 유가 상승 등 원자재 시장의 충격, 우크라이나 전쟁의 결말에 대한 불확실성이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며 “연준이 우크라이나 위기를 어떻게 진단하고 있는지에 대한 16일 파월 의장의 발언이 큰 주목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5, 16일 양일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미 CNBC 등이 1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2020년 3월 미 기준 금리를 현 수준(0.00~0.25%)으로 낮췄던 연준이 2년 만에 ‘제로’(0) 금리 시대를 끝내는 것이다. 연준이 가장 마지막으로 금리를 올린 시점은 2018년 12월이었다. 연준의 이런 행보는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통화 긴축이 불가피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10일 발표된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비 7.9% 상승했다. 1월 물가 역시 7.0% 올라 두 달 연속 1982년 이후 40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또한 수차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뜻을 밝혔다. 당초 월가 일각에서는 물가가 치솟고 있어 연준이 이달 FOMC에서 금리를 0.50%포인트 올릴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서방의 초강력 제재를 맞은 러시아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 가능성 등이 세계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란 전망이 늘어나면서 ‘0.25%포인트 인상’ 전망이 대세가 됐다. 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올해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1.75%로 하향한다고 10일 밝혔다. 고유가 등으로 올해 미국인의 실질 가처분소득이 0.7%포인트 감소할 것이며, 국제 지정학적 위기 또한 소비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로 인해 미국이 내년 중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나타나는 ‘경기 침체(recession)’에 빠질 위험이 20∼35%에 달한다고 예상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서방의 경제 제재로 러시아, 러시아의 침공 조력자 노릇을 하고 있는 벨라루스가 모두 수일 내 디폴트를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고 11일 보도했다. 러시아가 부도를 선언하면 45억 달러(약 5조5000억 원)의 러시아 국채를 보유한 프랑스의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내다봤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또한 “러시아의 디폴트 선언이 더는 불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CNBC는 서방의 러시아 제재로 인한 유가 상승 등 원자재 시장의 충격, 우크라이나 전쟁의 결말에 대한 불확실성이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며 “연준이 우크라이나 위기를 어떻게 진단하고 있는지에 대한 16일 파월 의장의 발언이 큰 주목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김성모기자 mo@donga.com}

‘신비월드’는 세계 각국에서 세상을 이롭게 이끄는 혁신적인 기업과 새로운 정보기술(IT) 소식들을 소개합니다. ‘파괴적 혁신’을 꾀하는 스타트업부터 글로벌 주요 기업까지, 빠르게 변해가는 ‘신(新) 글로벌 비즈니스’를 알차게 전달하겠습니다. 기업이 가격을 인상했는데, 대부분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이보다 좋은 일이 있을까. 지난해 넷플릭스가 그랬다.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지난해 9월 17일 처음 공개되고, 전 세계를 휩쓸기 시작했을 때 넷플릭스는 구독료 인상을 발표했다. 11월 한국에서 2명이 이용할 수 있는 스탠더드는 월 1만2000원에서 1만3500원으로, 4명이 쓰는 프리미엄은 1만45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가격을 올렸다. 2016년 국내 진출 이후 첫 가격 인상이었다. 올해 1월에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구독료를 월 1~2달러 정도 올렸다. 넷플릭스는 2020년 10월 미국을 시작으로 캐나다, 일본, 영국에서 이미 가격을 올린 바 있는데, 일부 국가에서 가격을 재차 올린 것이다. CNN 등 외신들은 넷플릭스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이 성숙하면서 떨어진 성장 속도를 구독료 인상으로 상쇄시켰다고 분석했다. 쉽게 말해, 넷플릭스에 가입할만한 사람은 대부분 가입해서 가격을 올리는 전략으로 성장세를 유지했다는 뜻이다. 오징어게임 같은 인기 콘텐츠는 기존 이용자의 이탈을 막았다. 미국 로이터통신은 “넷플릭스 가입자 증가율이 코로나19 확산이 꺾이면서 주춤했지만, ‘오징어게임’으로 반등하며 전세계 총 구독자가 2억1360만 명에 도달했다”고 했다. ● 인도에서 구독료 내린 ‘넷플릭스’이렇게 잘 나가는 넷플릭스가 인도에서는 유독 구독료를 내렸다. 지난해 말 넷플릭스는 인도에서 18%에서 최대 60%까지 요금을 인하했다. 모든 기기에서 이용할 수 있는 베이직 서비스(해상도 480p)는 499루피(약 8000원)에서 199루피(약 3200원)로, 모바일 전용 요금제는 149루피(약 2400원)로 크게 내렸다. 해상도(1080p)를 높인 스탠다드 요금제는 499루피(약 8000원), 고화질(4K) 해상도와 동시에 4개 기기로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요금제는 649루피(약 1만400원)로 낮췄다. 넷플릭스가 구독료를 내린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인도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 때문으로 보인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미디어파트너아시아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인도 가입자는 약 500만 명이다. 아마존프라임(1900만 명), 디즈니플러스-핫스타(4600만 명)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디즈니는 2020년 인도 1위 0TT업체인 핫스타를 인수해 디즈니플러스-핫스타를 운영 중이다. 넷플릭스가 요금을 크게 내렸지만 아마존프라임(1.17달러)과 디즈니플러스(55센트)에 비해 여전히 비싼 편이다. 넷플릭스 측은 “인도에서 70편 이상의 영화 등을 공개했고, 더 많은 콘텐츠를 내놓겠다”며 투자를 늘리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 글로벌 기업들 “놓치지 않을 거예요”넷플릭스뿐만 아니라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수년 전부터 투자를 늘리는 등 인도에 굉장히 공을 들이고 있다. 14억 명 인구의 인도 시장을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아마존과 월마트 등 ‘유통 공룡’들의 싸움도 볼만하다. 아마존은 인도를 핵심 해외 시장으로 꼽고 있다. 아마존이 현재까지 인도에 투자한 금액만 65억 달러(약 7조9700억 원)가 넘는다. 아마존은 “10년 간 30억 달러(약 3조6800억 원) 상당의 인도산 제품을 수출했고, 10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밝혔다. 5만 개 이상의 인도 오프라인 소매업체가 플랫폼에 참여했다고도 했다. 2008년 인도에 진출한 월마트는 2018년 현지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플립카트의 지분 77%를 160억 달러(약 19조6400억 원)에 인수했다. 당시 아마존은 플립카트에 인수안을 제시하는 등 마지막 순간까지 월마트의 인수를 방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마트는 지난해 말 인도 신선 농산물 스타트업에 1억4500만 달러(약 1800억 원)를 투자하기도 했다. 아마존과 월마트는 현재 인도 이커머스 시장의 8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구글 등 정보기술(IT) 업체들도 빠지지 않는다. 2020년 7월 순다 피차이 구글 CEO는 향후 5년 간 인도 디지털 경제에 100억 달러(약 12조290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눈치 싸움이라도 하듯 같은 해 페이스북도 인도 최대 기업 중 한 곳인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에 57억 달러(약 7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는 시기에 ‘조 단위’ 투자 계획이 연이어 나온 것이다. 2020년 미국 IT 기업들이 인도에 투자하기로 한 금액만 170억 달러(약 20조8800억 원)에 달한다. 그만큼 인도의 발전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인도 최대 수출품은 ‘CEO’현재 인도 인구는 14억663만1781명으로 세계 2위다. 이 같은 추세면 향후 세계 인구 1위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1위 중국(14억4847만 명)을 바짝 쫓고 있다. 더 무서운 것은 인도의 ‘인구 구성’이다. 인구의 3분의 2가 35세 미만의 MZ세대(밀레니얼+Z세대)로, 평균연령이 29세다. 그만큼 역동적이고 성장 잠재력을 지녔다. 교육열도 뜨거운 편이다. 인도 정부는 2010년 6~13세를 대상으로 의무 교육 제도를 도입했다. 아직 중등 교육의 진학 비율이 선진국만큼 높지 않지만, 교육열만큼은 한국 못지않다. 인도 가계 소득에서 교육비 지출 비중은 11% 정도로, 한국(7%)보다 높다. 인도 정부가 1950년 신분 제도인 카스트를 법적으로 폐지했지만, 계층에 대한 차별은 여전히 인도 사회에 남아 있는 분위기다. 그렇다보니 교육을 통해 ‘계층 꼬리표’를 떼고자 하는 이들이 많다. ‘내 자식만은 무시당하지 않게 만들겠다’는 부모들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글로벌 기업에서 인도계 활약도 눈부시다. 해외로 나선 인도계 젊은이들이 주요 기업의 CEO 자리까지 오른 것. 마이크로소프트(사티아 나델라), 어도비(샨타누 나라옌), 구글(순다르 피차이), IBM(아르빈드 크리슈나) 등이 대표적이다. 2018년까지 12년간 펩시코를 운영했던 인드라 누이와 마스터카드를 경영했던 아제이 방가도 인도계 CEO다. 지난해 11월에는 하루 2억 명 이상이 쓰는 소셜미디어 트위터의 CEO에 인도 출신의 파라그 아그라왈이 오르기도 했다. 미국 실리콘밸리 노동 인력의 6%에 불과한 인도계가 세계 주요 기업을 쥐락펴락 하고 있는 것이다. ‘인도의 최대 수출품은 CEO’라는 2011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보도가 전혀 과장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 쑥쑥 크는 ‘인도코끼리’인도 경제의 성장세도 무섭다. 올해 국제통화기금(IMF)은 인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9.5%로 예상했다. 중국(8.1%)보다 높다. 전문가들은 인도가 2030년 이후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구가 많고 임금이 낮아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한 중국을 대체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특히 디지털 부문의 성장이 눈에 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006년 ‘디지털 인디아’를 핵심 정책으로 내놨다. 전자·통신 산업과 공공 서비스 분야를 아우르는 국가 정책이다. 이후 인도는 ‘종이 없는 의회’를 구성하고, 공공 서비스를 전산화했다. 디지털 플랫폼 도입도 추진했다. 2015년 7월에는 사회 전반의 디지털화를 발표했는데 행정 서비스의 디지털화, 국민의 디지털 접근성 강화 등이 포함됐다. 디지털 인프라 확산에 총력을 기울여 국민들의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었다. 최근 인도 시장에 저가 스마트폰 공급이 확대되고, 코로나19 시기에 사용이 늘면서 디지털화에도 속도가 붙었다. 비대면 활동 기간에 많은 사용자들이 2G, 3G에서 4G로 넘어갔다. 현재 인도에서 4G 사용자 수는 7억9000만여 명 수준. 젊은 층 대다수가 4G를 쓰고 있는 셈이다. 인도 정부는 올해 말 5G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말 뭄바이, 델리 등을 포함한 13개 도시를 5G 출시 도시로 선정했다. 인도 국민들의 모바일 사용도 늘어났는데, 특히 유튜브 등 데이터 소비가 큰 동영상을 많이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현지 통신사에 따르면 가입자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15GB가 넘는다. 한국인 이용자(LTE)의 평균 데이터 사용량(월 9.7GB) 보다 많다. 인도 이커머스 시장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빠르게 커지고 있다. 경영 컨설팅 기관인 레드시어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의 온라인 상품 거래액은 550억 달러(약 67조6800억 원)로, 전년보다 45% 증가했다. 지난해 인도 온라인 플랫폼의 신규 가입자는 약 4000만 명이었다. 전년 대비 두 배로 늘었다. 현재 인도 이커머스 이용자 수는 대략 2억 명 정도로 알려져 있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인디아는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이 2019년부터 연 평균 27%씩 성장해 2024년에는 시장 규모가 990억 달러(약 121조 82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악마의 유혹’ 인도 시장엄청난 인구수와 뜨거운 교육열, 무서운 경제 성장 등을 보면 인도 시장 진출은 기업에게 달콤하게 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막상 진출하고 나면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기업 관계자들이 인도 진출을 ‘악마의 유혹’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다. 먼저 해외 기업 유치에 만전을 기울이던 인도 정부가 각종 규제를 꺼내들었다. 인도 정부는 해외에 본사를 둔 기업이 자국에서 사업을 하려면 데이터센터를 지역 내에 필수로 두도록 했다. 페이스북과 구글 등을 겨냥한 정책도 내놓았다. 500만 명 이상 이용자를 보유한 인터넷 플랫폼 사업자와 애플리케이션 개발사, 전자상거래 업체 등이 인도 내 지역 사무소를 개설해야 한다는 지침을 세웠다. 2019년에는 소상공인 보호를 명분으로 특정 업체로부터 25% 이상 재고 보유 금지, 특가 판매 불가 등의 규제안을 내놓았다. 2020년에는 자국 알짜 기업이 외국에 흡수되는 것을 막기 위해 외국인직접투자(FDI) 규제책도 꺼내들었다. 무분별한 인수합병을 막겠다는 목적이었지만, 내용이 모호해 기존 투자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해외에서는 이 같은 규제가 인도 경제의 성장을 가로막는다고 분석한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서방 경제는 절반 이상이 국내외 기관 투자자의 영향을 받는데, 인도는 이 비중이 20%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인도의 경제 시스템은 ‘패밀리 비즈니스’와 심술궂고, 바보 같고 때때로 편향된 정부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고 꼬집었다. ● 하나가 아닌 하나의 국가인도 진출 시 지역적 특성도 고려해야 한다. 인도는 큰 시장이지만, 하나의 시장은 아니다. 29개 주(州)마다 토지 구매나 고용, 세금 등에 대한 자체 규정이 있다. 기업에 우호적인 주가 있고, 아닌 곳이 있다는 의미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큰 도시인 델리나 뭄바이를 떠올리며 사업 구상을 짜지만, 막상 인구가 많은 곳은 다른데 있다. 인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주는 2억 명이 사는 우타르프라데시주다. 인구수로 세계 5위인 파키스탄에 버금간다. 시골 지역인 비하르주도 인구가 1억2000만 명에 달한다. 이 때문에 과거 세계은행이 조사한 사업하기 쉬운 국가 순위에서 인도는 189개국 중 142위를 차지했다. 더 큰 문제는 문화적인 차이다. 인도에서 쓰는 공식 언어는 22개, 비공식 언어는 780여 개에 달한다. 인도는 문화적으로 북부와 남부의 차이가 크다. 북부지역 고객들은 힌디어를 많이 사용하며 대부분의 교육 기관에서 영어를 기본으로 가르쳐 영어가 유창하다. 반면 남부 사람들은 힌디어를 사용하지 않고 지역어를 더 자주 사용하는데 ‘우리가 진짜 인도인’이라고 말할 정도로 문화와 언어에 자부심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한 한국 스타트업은 남부 지역 고객들에게 영어로 서비스를 제공했다가 반감을 사는 일을 겪었다고 했다. 언어 외적인 소통 문제도 있다. 외국인에게는 인도인의 소소한 말버릇이나 제스쳐가 낯설 수 있다. 인도인들이 자주 언급하는 “No problem”은 ‘확답’의 의미가 아니라 ‘알았다’ 정도의 답변이다. 인도인들이 ‘고개를 좌우로 흔드는 것’은 부정이 아니라 긍정의 의미다. 인도인 교유의 특성도 한몫한다. 인도에서는 직원이 기분에 따라 갑자기 출근을 안 하거나, 급작스럽게 일을 그만 두는 일이 종종 있다고 한다. 회사보다 자신을 우선시하는 성향이 강한 것이다. 사적인 질문을 받을 수도 있다. 처음 인도에서 근무한 외국인 직원들은 사생활과 관련된 질문에 종종 놀란다고 했다. 가끔 사과를 잘 하지 않거나, 거짓말을 하는 모습을 목격할 수도 있다. 사소한 잘못이라도 계급이 낮은 사람이 저지르면 강한 처벌을 받는 카스트제도 문화가 아직 지방을 중심으로 남아있는 탓이다. 이 때문에 현지 사업가들은 직원 관리가 어려운 편이라고 설명한다. ● 사실상 인도 인구는 4억 명?물론 이 같은 특성은 맞춰나가면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낮은 소득’이다. 인구가 많아도 구매력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인도의 1인당 평균소득은 2000달러(약 250만 원) 수준. 그런데 전체 부의 60% 정도를 상위 1%가 차지하고 있다. 하위 70% 인구가 전체 부의 5%를 나누는 빈부격차가 극심한 국가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사실상 기업의 ‘타깃 고객’이 평균소득 7000달러(약 860만 원) 수준인 4억2000만 명(인도 인구의 30%)이라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소득 수준이 낮다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금융소외층이다. 신용등급뿐만 아니라 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사람들이 거의 현금을 쓴다. 이 때문에 휴대전화 데이터 충전이나 이커머스 결제 때 중개인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현지에서 사업을 운영 중인 한 스타트업 대표는 “사회 전반적으로 신뢰 구축이 덜 돼서 선불 결제가 많다”고 했다. 기업은 고객이 비용을 지불할지 못 믿고, 고객도 기업이 약속한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할지 믿지 못한다는 것이다. 선불로 결제하다보니 인도인들은 모바일 데이터 충전도 수시로 한다. 현지인들이 가장 많이 충전하는 데이터 상품의 가격은 ‘10루피(약 160원)’로 알려져 있다. 인도 직장인들은 상대적으로 집값이 싼 도시 외곽이나 지방에 많이 거주한다. 인도 직장인 중 대다수가 출퇴근 시간이 2시간이 넘는다고 한다. 온라인에서는 수백 명이 매달려 있는 열차 사진을 ‘밈(meme)’처럼 쓰고는 하는데, 이는 실제 인도의 통근 열차 모습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러한 출퇴근 모습이 줄어들어 인도 정부가 고민이 많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인도 젊은이들이 농사를 짓는 등 아예 지방에 눌러앉아버린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인도 경제는 고향으로 도망친 노동자들의 귀환에 달려있다”고 보도했다. 인도 정부는 2020년 인도 총 고용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최근 15년 만에 처음으로 3%포인트 증가한 45.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인도 경제학자는 농촌 노동력의 성장을 두고 “개발도상국이 원하는 것과 반대”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 ‘스타트업 인디아’‘청년의 나라’ 인도는 만년 ‘경제 유망주’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다수의 전문가가 ‘스타트업’에 주목하라고 말한다. 인도는 델리, 뭄바이, 벵갈루루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스타트업 생태계가 조성돼 있다. 해당 도시에는 글로벌 기업 본사나 IT공과대학 등 명문대학이 집중돼 있다. 특히 벵갈루루는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불린다. 인적자원이나 인터넷 등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서다. 2010~2019년까지 탄생한 스타트업은 벵갈루루가 4373개로, 델리(3495개)와 뭄바이(2707개)보다 많았다. 해외에서 주목하는 스타트업들도 생겨났다. ‘인도의 아마존’이라 불리며 월마트에 인수된 전자상거래 업체 플립카트가 대표적이다.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기업 페이티엠, 차량공유기업 올라, 인공지능 기반 콘텐츠 업체 글랜스, 중고차 전문 플랫폼 카24 등도 있다. 이들의 IT 기술을 중심으로 하는 ‘파괴적 혁신’도 기대를 모은다. 글로벌 경제 컨설팅 전문기업 ‘맥킨지’는 인도의 글로벌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산업의 가치가 2030년 1조 달러(약 1235조5000억 원)에 달할 것이며, 5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맥킨지는 “인도에는 이 같은 스타트업이 1000여 개 있으며, 이중 10개는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비상장사)”이라고 설명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검은색 원피스를 입고 머리를 곱게 땋은 여성이 등불 앞에서 바이올린을 켠다. 우크라이나 국민 애창곡 ‘달 밝은 밤에’. 일부 관객이 가사를 읊조린다. “찬 이슬에 발이 젖을까 두려워 마세요. 집에 데려다 줄 테니.” 미하일로 페도로우 우크라이나 부총리가 8일(현지 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한 전장의 ‘작은 음악회’ 영상이다. 이 영상은 총탄과 포격이 쏟아지는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의 한 지하 방공호에서 촬영됐다. 고요한 방공호가 연주자 활 끝에서 피어오르는 선율로 가득 차자 대피한 사람들이 연주자 앞에 반원으로 둘러앉았다. 휴대전화로 동영상 촬영을 하기도 했다. 이 45초짜리 영상이 빠르게 세계로 퍼져나가면서 우크라이나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페도로우 부총리는 영상을 “올해 유럽의 심장”이라고 소개하며 “시민들은 지하실에 숨어 밤낮을 보내고 있지만, 우크라이나인은 언제나 더 강하고 재능 넘친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2주일을 넘기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국민은 생사(生死)를 오가는 전쟁터 한가운데서도 음악을 통해 위로를 받고 투쟁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앞서 4일에는 우크라이나 여자아이가 방공호에서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주제곡 ‘렛잇고(Let It Go)’를 부르는 영상이 SNS로 전해졌다. 이름이 어밀리아로 알려진 소녀가 “관객이 있는 큰 무대에서 노래하는 게 꿈”이라고 말하자 주변에서 급히 간이 무대를 만들어준 것. 머뭇거리던 아이가 첫 소절을 시작하자 방공호에는 ‘완벽한 침묵’이 흘렀다. 눈물을 훌쩍이는 사람도 있었다. 이 영상은 조회수 200만 회를 넘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