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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반중(反中) 및 반정부 시위가 미중 갈등의 새 뇌관으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 홍콩 문제를 미중 무역협상과 처음으로 직접 연결시키며 깜짝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지는 않아 물밑에서 미중 정상회담 논의가 오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제2의 톈안먼은 큰 실수 될 것”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중국은 (무역)협상을 타결하고 싶어 한다. 그들(중국)이 먼저 홍콩 문제를 인도적으로 해결하게 하자”고 말했다. 홍콩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사실상 무역협상 합의의 전제 조건으로 내걸었다. 그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신속하고 인도적으로 홍콩 문제를 해결하기를 원하고 그렇게 할 수 있음을 한 치도 의심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특히 마지막에 “개인적 만남(personal meeting)?”이라며 시 주석과의 비공식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협상을 처음 홍콩 시위에 연결시켰다”고 분석했다. 6월 말 트위터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제안한 것을 연상시킨다는 해석도 나왔다. 미국의 대중 공세도 강경해지고 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중국이 가장 민감해하는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까지 거론했다. 그는 이날 미국의 소리(VOA) 인터뷰에서 “홍콩에서 톈안먼 광장과 같은 기억을 새로 만들면 커다란 실수를 하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미국은 줄지어 선 탱크 앞에 선 남성의 사진, 자유와 민주주의를 요구하던 중국인들의 목소리, 1989년 중국 정부의 탄압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도 이날 중국의 무력 개입 가능성을 “준군사적(paramilitary) 움직임”이라는 공식 반응을 내놓았다. 국무부는 동아일보의 질의에 “홍콩이 높은 수준의 자치권을 누리도록 한 ‘홍콩반환협정’을 준수할 것을 중국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답했다.○ 중국, 홍콩 경찰 진압으로 기우나 시진핑 지도부는 미국의 홍콩 문제 개입을 ‘내정 간섭’이라며 결사 반대해왔다. 하지만 이를 무역협상에 이용하려는 듯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에 중국의 셈법도 한층 복잡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 무역협상을 카드로 북한 문제를 활용했다. 시 주석도 이에 협조했다. 하지만 홍콩 문제는 중국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주권 문제에 해당해 쉽사리 호응하기 어렵다. 중국 외교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15일 오후 “홍콩 문제는 순수한 중국의 내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전에 ‘홍콩은 중국의 일부이고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한 대로 행동하기를 바란다”고 반박했다. 다만 반박 수위가 높지 않았고 “미중 정상이 회담과 통화 서신 등을 통해 소통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힌 점이 주목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양제츠(楊潔지) 중국 외교담당 당 정치국원의 13일 뉴욕 회동 때 정상회담 논의가 오갔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시 주석이 직접 개입보다 홍콩 경찰력의 강경 진압을 내세우는 쪽으로 무게를 두는 정황도 감지된다. 홍콩 핑궈(瀕果)일보는 12일 본토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의 홍콩 관련 최신 지시는 ‘군대를 동원할 필요가 없고, 가혹한 법 집행으로 한 치도 양보하지 말고 최대한 빨리 혼란을 평정하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시위대를) 많이 잡아들여 형을 무겁게 판결하라는 명령이 이미 홍콩 경찰에 전달됐다”고 말해 홍콩 당국의 강경 진압을 예고했다.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 / 워싱턴=김정안 특파원}
밀레니얼 세대인 20대 젊은이들이 주축이 된 홍콩 시위대가 홍콩국제공항을 타깃으로 삼은 배경은 그만큼 주목도가 높기 때문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4일 “12, 13일 시위로 (공항이) 6억 홍콩달러(약 927억 원)의 손실을 입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지난해 500만 t의 화물을 처리한 세계 최대 항공화물 중심지이자 여객수송량 세계 8위인 홍콩국제공항의 국제적 이미지도 큰 타격을 입었다. 이틀간 시위로 항공편 979편이 취소됐다. 14일에는 법원이 공항 내 지정 장소 외 시위 금지 명령을 내려 공항 입구가 통제되고 약 100∼200명의 시위대만 남아 농성을 이어갔다. 불편을 호소하는 여행객에게 젊은 시위대는 “우리도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일부 시위대는 여행객들에게 사과의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 홍콩 공항 시위가 현대판 ‘보스턴 티 파티’라는 평가도 나왔다. 미국 CNBC방송은 자사 PD였던 제이크 노백 씨의 칼럼을 인용해 “이번 티 파티는 보스턴이 아닌 홍콩에서 열렸다”며 “홍콩 시위대는 ‘자치권 없이는 상업도 없다’고 말하는 것이고 이는 ‘대표 없이 과세 없다’와 정서적으로 비슷하다”고 전했다. 보스턴 티 파티는 1773년 영국이 식민지 미국의 차 밀무역을 금지하고 동인도회사에 독점권을 주는 관세법을 실시하자 자치권에 지나치게 간섭한다며 분노한 보스턴의 반영국 급진파가 항구에 정박 중인 동인도회사 선박을 습격해 차 상자들을 모조리 바다로 던진 사건이다. 하지만 이는 미국의 독립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홍콩을 일국양제(一國兩制)로 유지하는 중국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홍콩의 반중(反中) 반정부 시위대가 6월부터 시위를 벌인 이후 처음으로 중국 본토인들을 감금하고 폭행하면서 홍콩 사태에 대한 중국의 직접 개입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는 우려가 나왔다. ○ 중국 본토인에 대한 첫 폭력 행사 시위대는 13일 밤(현지 시간) 홍콩국제공항에서 선전시 출신의 남성 쉬(徐)모 씨 주변에 몰려들어 전선을 묶을 때 사용하는 케이블 타이로 두 손을 묶고 폭행했다. 시위대는 이 남성이 중국 신분증과 홍콩·마카오통행증(중국인이 홍콩·마카오를 여행할 때 발급받는 허가증명서)을 가지고 있다며 중국의 비밀공안(경찰)이라고 주장했다. 시위대는 ‘나는 공안이다. 시위대인 척했다’라고 쓰인 팻말을 그의 목에 걸었다. 쉬 씨는 감금 4시간여 만에 구급차에 실려 공항을 떠났다. 14일 새벽에는 중국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강경 민족주의 성향의 환추(環球)시보 기자 푸궈하오(付國豪) 씨가 가방 안에 ‘나는 홍콩 경찰을 사랑한다’고 적힌 티셔츠를 가지고 있었다는 이유로 발길질을 당했다. 시위대는 그의 머리에 물을 붓기도 했다. 두 사람의 신원이나 행동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판공실은 쉬 씨에 대해 “공항에 사람을 마중하러 온 선전시 주민”이라고 했지만 공안인지 아닌지는 밝히지 않았다. 홍콩 밍(明)보에 따르면 정신을 잃은 것으로 보였던 그는 구급차에 타자마자 눈을 떴다. 푸 씨는 폭행 당시 시위대에 “나는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 너희가 나를 때려도 된다”며 폭행을 유도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중국 매체들은 14일 푸 씨를 “진짜 남자”라고 치켜세우고 머리에서 피가 흐르는 영상을 공개해 중국인들의 분노를 유도했다. 국무원 홍콩·마카오판공실은 두 사람에 대한 폭행을 “테러리즘에 가까운 행동”이라고 했고 중국의 홍콩연락판공실도 “테러리스트들의 폭력 행위와 같다”고 규정했다. ○ 중국인 폭행 이후 “비상선포 가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 중국 부대의 홍콩 접경 집결 사실을 확인한 것도 중국의 무력 개입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 동남부 지역을 관할하는 중국군 동부전구(戰區)는 14일 소셜미디어 공식 계정에 “선전에서 홍콩까지 10분 거리인 56km밖에 되지 않는다”며 위협했다. 동부전구는 “푸궈하오 폭행 뒤 우리는 7가지 상식을 알아야 한다”며 무력 개입 근거들을 공개해 중국인 폭행 사건이 병력 투입의 명분이 될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 중국 인터넷에 나돌던 이 글은 오후에 삭제됐다. 민감한 내부 정보여서 검열을 한 것으로 보인다. 12일 홍콩과 맞닿은 선전시 축구경기장에 군용트럭과 장갑차 등 500대 이상의 무장 경찰 차량이 집결한 위성사진도 14일 공개됐다. 선전시 현지 소식통은 “무장 경찰과 군부대가 집결해 유사시 바로 투입될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 선전시와 홍콩을 잇는 다리 통제 등 개입의 직접적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중국이 경고 차원에서 무력 개입을 시사하고 있지만 아직은 홍콩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해결하려고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정부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홍콩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평화적으로 해결돼 누구도 다치거나 죽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홍콩 문제에 거리를 두려는 태도를 보이면서도 무력 개입에 반대 메시지를 낸 것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군이 상륙수송선거함(이달 말)과 미사일순양함(다음 달)의 홍콩 입항을 요청했으나 중국이 이를 거부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양제츠(楊潔篪) 중국 외교담당 당 정치국원이 13일 뉴욕에서 전격 회동한 것도 주목된다. 미국과 중국 정부 모두 미중 관계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혀 홍콩 사태가 다뤄진 것으로 보인다. 전·현직 지도부의 비공개 회의인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 기간에 중국 고위 인사가 해외를 방문하지 않았던 전례와 다른 것이어서 주목된다.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 / 홍콩=권오혁 특파원}
홍콩국제공항에서 13일(현지 시간) 밤부터 14일 새벽까지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하고, 처음으로 중국 본토인에 대한 폭행도 벌어졌다. 중국 정부는 ‘테러리즘’으로 규정해 무력 개입 가능성을 높였다. 수천 명의 반중(反中) 반정부 시위대는 13일 밤 광둥(廣東)성 출신 남성 쉬(徐)모 씨가 중국 비밀공안(경찰)이라며 감금한 뒤 폭행하고 환추(環球)시보 기자 푸궈하오(付國豪) 씨에게도 폭력을 행사했다. 공항 운영은 14일 정상화됐으나 항공편 일정이 재조정됐고 일부 시위대는 농성을 계속했다. 중국 동남부 지역을 관할하는 중국군 동부전구(戰區)는 이날 소셜미디어 공식 계정에 선전(深圳)시 춘젠(春繭) 경기장 내 무장트럭 사진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그러면서 “선전에서 홍콩까지 10분이면 도착한다. 홍콩 정부가 통제 불가능한 위기와 동란이 일어나면 전국인민대표대회(국회)가 비상을 선포하고 중앙정부가 본토 법률을 홍콩에 적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 트위터에 “우리 정보기관이 중국 정부가 부대를 홍콩 접경으로 이동시키고 있다고 알려 왔다”며 “모두가 침착하고 안전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양제츠(楊潔篪) 외교담당 당 정치국원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이날 뉴욕에서 만났다고 밝혀 홍콩 문제로 논의했음을 시사했다.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홍콩의 반중(反中) 반정부 시위대가 이달 6월부터 시위를 벌인 이후 처음으로 중국 본토인들을감금하고 폭행하면서 홍콩 사태에 대한 중국의 직접 개입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는 우려가 나왔다.● 중국 본토인에 대한 첫 폭력행사 시위대는 13일 밤(현지 시간) 홍콩국제공항에서 광둥(廣東)성 선전(深¤)시 출신의 남성 쉬(徐)모 씨 주변에 몰려들어 전선을 묶을 때 사용하는 케이블타이로 두 손을 묶고 폭행했다. 시위대는 이 남성이 중국 신분증과 홍콩·마카오통행증(중국인이 홍콩·마카오를 여행할 때 발급받는 허가증명서)을 가지고 있다며 중국의 비밀공안(경찰)이라고 주장했다. 시위대는 ‘나는 공안이다. 시위대인 척했다’는 팻말을 그의 목에 걸었다. 쉬 씨는 감금 4시간여 만에 구급차에 실려 공항을 떠났다. 14일 새벽에는 중국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강경 민족주의 성향의 환추(還球)시보 기자 푸궈하오(付國豪) 씨가 가방 안에 ‘나는 홍콩 경찰을 사랑한다’고 적힌 티셔츠를 가지고 있었다는 이유로 발길질을 당했다. 시위대는 그의 머리에 물을 붓기도 했다. 두 사람의 신원이나 행동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판공실은 쉬 씨에 대해 “공항에 사람을 마중하러 온 선전시 주민”이라고 했지만 공안인지 아닌지는 밝히지 않았다. 홍콩 밍(明)보에 따르면 정신을 잃은 것으로 보였던 그는 구급차에 타자마자 눈을 떴다. 푸 씨는 폭행 당시 시위대에 “나는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 너희가 나를 때려도 된다”며 폭행을 유도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중국 매체들은 14일 푸 씨를 “진짜 남자”라고 치켜세우고 머리에서 피가 흐르는 영상을 공개해 중국인들의 분노를 유도했다. 국무원 홍콩·마카오판공실은 두 사람에 대한 폭행을 “테러리즘에 가까운 행동”이라고 했고 중국의 홍콩연락판공실도 “테러리스트들의 폭력 행위와 같다”고 규정했다. 테러리즘 규정은 중국이 무력 개입을 하는 명분으로 활용될 수 있다.● 중국군, “10분이면 홍콩에 도착” 위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 중국 부대의 홍콩 접경 집결 사실을 확인한 것도 중국의 무력 개입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군 동부전구(戰區)는 14일 “선전시에서 10분이면 홍콩에 도착할 수 있고 홍콩에서 통제 불가능한 동란이 일어나면 중앙 정부가 비상을 선포할 수 있다”는 내용의 글을 소셜미디어 계정에 올렸다. 12일 홍콩과 맞닿은 선전시 축구경기장에 장갑차 등 500대 이상의 무장경찰 차량이 집결한 위성사진도 14일 공개됐다. 선전시 현지 소식통은 “무장경찰과 군부대가 집결해 유사시 바로 투입될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 선전시와 홍콩을 잇는 다리 통제 등 개입의 직접적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중국이 경고 차원에서 무력 개입을 시사하고 있지만 아직은 홍콩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해결하려고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정부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홍콩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평화적으로 해결돼 누구도 다치거나 죽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홍콩 문제에 거리를 두려는 태도를 보이면서도 무력 개입에 반대 메시지를 낸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양제츠(楊潔¤) 중국 외교담당 당 정치국원이 13일 뉴욕에서 전격 회동한 것도 주목된다. 미국과 중국 정부 모두 미중관계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혀 홍콩 사태가 다뤄진 것으로 보인다. 전·현직 지도부의 비공개 회의인 베이다이허(北戴河) 기간에 중국 고위 인사가 해외를 방문하지 않았던 전례와 다른 것이어서 주목된다.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집회 표현의 자유는 홍콩 시민들과 우리가 공유해온 핵심 가치이며 보호돼야 한다”고 중국에 자제 메시지를 보냈다. 중국은 불만을 표시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군이 상륙수송선거함(이달 말)과 미사일순양함(다음 달)의 홍콩 입항을 요청했으나 중국이 이를 거부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홍콩=권오혁 특파원 hyuk@donga.com}

홍콩의 반중(反中) 반정부 시위대가 13일 공항에 바리케이드를 쳐 세계 여행객들의 출국을 막고 나서는 초유의 일이 발생하면서 홍콩 사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이끄는 지도부가 6월 이후 10주째를 맞은 홍콩 시위에 대한 성격의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인 끝에 ‘테러리즘’이라고 규정한 뒤여서 중국에 무력 개입 구실을 줄 가능성이 커졌다. 검은 옷을 입은 수백 명의 시위대는 이날 오후 홍콩국제공항 출국장 통로를 점거해 여행객들의 출국을 물리적으로 저지해 공항을 마비시켰다. 전날인 12일 시위대가 공항을 점거해 200여 편의 항공편 운항이 전면 취소됐다가 13일 오전 6시(한국 시간 오전 7시) 항공편 운항을 재개했지만 불과 10시간여 만에 또다시 출발 항공편이 전면 취소된 것이다. 홍콩국제공항 측은 오후 4시 반 이후의 출국 체크인 서비스를 전면 중단했다. 1924년 개장 이후 95년 만에 벌어진 홍콩국제공항 폐쇄가 이틀 연속 이어졌다. 특히 시위대는 짐을 옮기는 공항 카트를 일렬로 배치해 바리케이드를 만드는 형식으로 통로를 막고 여행객들이 출국장으로 향하는 걸 몸으로 막았다. 출국을 원하는 여행객들과 시위대가 언쟁을 벌였고 일부 여행객은 시위대와 몸싸움을 벌이며 출국장으로 향했다. 시위대로 위장한 경찰이란 의심을 받은 남성이 두 손이 묶여 억류당하자 소방대원이 이 남성을 끌어내려다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은 홍콩 시위에 대한 인식을 강경하게 높여 왔다. 그동안 “용납할 수 없는 폭력 행위”로 비판했지만 7일 처음으로 정권 교체 운동을 가리키는 ‘색깔혁명’으로 규정했다. 12일에는 “테러리즘 출현 조짐”으로 수위를 높였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13일 평론에서 “이미 테러리즘 색채를 분명히 띠는 공공연한 살인 행위와 다를 바 없다. 이성을 잃고 미쳐 날뛰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노골적인 표현을 썼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모든 것을 죽음으로 이끌 심연으로 밀어 넣을 것인가”라고 주장했다. 중국의 한 소식통은 “테러리즘 규정은 중국 당국이 무력 개입을 할 수 있다는 직접적인 정황”이라고 지적했다. 홍콩 언론, 기업, 기관들이 이미 중국의 병력 투입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무력 개입에 반대하던 중국 환추(環球)시보 후시진(胡錫進) 총편집인도 이날 소셜미디어에 “선전(深(수,천))시에 무장경찰이 집결하는 것이 무슨 신호인지 깨닫지 못한다면 시위대는 자멸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 주석은 현재 전·현직 지도부의 비공개 정책 결정 회의인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 회의가 끝날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주말은 중국 당국이 무력 개입 여부를 결정할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홍콩 현지 소식통은 “실제 무력으로 개입하면 홍콩에 본사를 둔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모두 홍콩을 떠나는 사태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콩이 아시아 금융의 허브 지위를 잃으면 중국의 이미지도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자산운용사 누버거버먼의 펀드매니저 스티브 아이스먼은 최근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블랙스완(예상치 못한 사건)이 있다면 홍콩에서 일어나는 일이 잠재적인 블랙스완”이라며 “홍콩에서 상황이 더 악화되면 세계 경제에 진짜 충격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영국 정부는 무력 개입에 우려를 표시했다. 홍콩의 마지막 영국 총독을 지냈던 크리스 패튼은 BBC라디오 인터뷰에서 홍콩 시위에 대한 중국의 개입은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권오혁 특파원}

수천 명에 이르는 홍콩의 반중(反中)·반정부 시위대가 12일 오후 홍콩국제공항을 점거하면서 여객기 운항이 전면 중단되는 등 홍콩 사태가 날로 악화되고 있다. 홍콩국제공항은 1924년 개장 이후 95년 만에 처음 시위로 폐쇄됐다. 중국 정부가 10주를 넘어선 홍콩 시위를 이날 처음으로 “테러리즘”이라 규정하고 초강경 대응을 강조해 계엄령이나 병력 투입 등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시위대는 9∼11일 3일 연속 홍콩공항에서 시위를 벌였다. 당초 12일엔 시위가 예정돼 있지 않았으나 전날인 11일 밤 홍콩 도심 침사추이 경찰서 밖에서 경찰이 시위대에 최루탄과 고무탄총, 빈백건을 발사해 여성 시위 참가자가 중상을 입으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홍콩 매체들에 따르면 피를 흘리며 병원에 이송된 이 여성은 오른쪽 눈 안구와 각막이 파열돼 실명 위기에 빠졌으며 코뼈, 턱뼈도 골절됐다. 이에 격분한 시위대가 12일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100만 명이 공항을 점거해 항의 시위를 벌이자”고 호소했다. 일부 시위대는 실명 위기에 처한 여성처럼 안대나 헝겊으로 한쪽 눈을 가리거나 “깡패 경찰들아, 우리에게 눈을 돌려 달라”는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이날 오후 7시경 대부분 철수했고 수백 명만 남았다. 앞서 11일 홍콩 지하철 콰이퐁역 내에서는 경찰이 발사한 최루탄에 플랫폼에 있던 승객이 이마를 다치는 등 강경 진압이 이어졌다. 홍콩 인권단체들은 “경찰이 2m 이내에 있는 시위대에 최루탄을 발사했다”며 경찰을 비판했다. 밍(明)보는 시위대가 침사추이 경찰서에 벽돌과 화염병으로 보이는 물체를 던졌으며 경찰 1명이 다리에 화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 등 중국 매체들은 12일 경찰의 화상 사실을 집중적으로 부각하며 “시위대의 폭력 행위를 척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판공실은 대변인 입장문을 통해 10일 화염병 투척에 대해 “과격 시위는 이미 심각한 폭력 범죄로 변했고 테러리즘 출현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홍콩은 이미 중요한 고비에 이르렀다. 무자비하게 사정 봐주지 않고 강력 퇴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인터넷에서는 10일 무장경찰이 탄 장갑차와 물대포가 선전시로 집결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나돌았다. 중국 공산당 산하 조직인 공산주의청년단은 중국 소셜미디어인 웨이보 공식 계정에 “무장경찰 부대는 폭동, 소요, 심각한 폭력 범죄, 테러 등 사회 안전 관련 사건을 진압할 수 있다”는 글을 올리며 전격적인 투입 가능성을 내비쳤다. 한편 한국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2일 공항 운항이 중단된 이후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항공사 항공편 10편 전부와 외국 항공사 13편 대부분이 결항했다. 이 항공편으로 귀국할 예정이던 여행객 1004명은 공항 외부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권오혁 특파원 /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홍콩의 반중(反中)·반정부 시위대가 홍콩국제공항에 몰려들어 입·출국장을 점거하자 12일 오후 홍콩국제공항이 여객기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시위대 수천 명은 전날 밤 경찰이 발사한 ‘빈백건(bean bag gun·타박상을 입힐 수 있는 콩주머니탄총)’에 한 여성 시위 참가자가 눈을 맞아 실명 위기에 빠진 데 대한 분노를 표출하며 공항 터미널을 점거했다. 홍콩국제공항 측은 오후 4시경(현지 시간) 체크인을 마친 출국 항공편과 이미 홍콩으로 들어오는 항공편 외에 예정된 모든 항공편의 운항 중단을 발표했다. 국토교통부는 “홍콩 항공 당국의 ‘노탐(NOTAM)’에 따르면 공항이 12일 오후 5시 30분(한국 시간)부터 13일 오전 9시까지 폐쇄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노탐은 안전 운항을 위해 항공 당국이 항공 종사자에게 알리는 통지문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 시간대에 한국과 홍콩을 오가는 항공편은 총 23편이며 대부분 결항했다. AP통신은 13일 오전 6시부터 운항이 재개될 것이라고 12일 저녁에 보도했다.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판공실은 시위를 처음으로 ‘테러리즘’이라고 규정하며 “법에 따라 반드시 강력 퇴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계엄령 선포나 무장경찰 또는 군대 투입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중국은 홍콩과 맞닿은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시에 무장경찰 장갑차를 집결시켰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유원모 기자}

중국이 미국을 홍콩 시위 배후로 지목하며 미중 갈등이 격화한 가운데 중국과 영국의 갈등도 고조되고 있다. 중국은 1842년 영국과의 아편전쟁에서 패해 홍콩을 넘겼고 155년이 흐른 1997년 돌려받았다. 10일 영국 외교부에 따르면 도미닉 라브 외교장관은 9일 캐리 람 홍콩 행정수반과의 통화에서 ‘평화로운 시위 권리’를 강조했다. 그는 “폭력이 (홍콩 시민) 다수의 합법적 행동에 그늘을 드리우면 안 된다”며 중국군 투입 및 무력 진압을 반대한다고 못 박았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같은 날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입장 발표에 따르면 중국은 “홍콩은 중국의 특별행정구로 영국 식민지가 아니다. 영국 정부가 홍콩 행정수반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압박하는 것도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영국은 홍콩에 대한 주권, 통치권, 감독권이 없다. 무책임한 내정간섭을 중단하라”고도 했다.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도 공식 소셜미디어에 “중국은 이미 (아편전쟁으로 홍콩을 영국에 빼앗긴) 1842년의 중국이 아니다. 외부 세력이 개입하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글과 동영상을 올렸다. 이 동영상에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과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 등이 반중 인사와 만나는 모습,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엘리엇 엥걸 미 하원 외교위원장의 시위 지지 발언 등이 담겼다. 특히 동영상의 위쪽엔 미 고위 인사의 모습을, 아래쪽엔 홍콩 시위 모습을 담아 시위 배후가 미국이라는 기존 주장을 거듭하기 위한 편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유명 기업도 시위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9일 중국 민항국은 홍콩 유명 항공사 캐세이패시픽에 반중 시위에 참가한 직원들의 중국행 비행기 조종 등을 금지하도록 제재했다. 하루 뒤 캐세이패시픽은 시위에 참가한 조종사 1명을 비행 업무에서 배제했다. 홍콩 밍(明)보에 따르면 ‘이팡(一芳)과일차’ ‘CoCo(코코)밀크티’ ‘공차’ 등 대만의 유명 밀크티 기업들도 홍콩 시위에 지지를 표시했다 중국과 대만 양국 누리꾼 모두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중국 누리꾼의 거센 항의를 받은 두 기업이 시위 지지를 철회하는 듯한 입장을 취하자 대만 누리꾼들이 두 기업을 공격하고 있다. 이탈리아 명품 패션브랜드 베르사체도 ‘하나의 중국’ 원칙을 어긴 티셔츠로 중국 누리꾼의 비판을 받고 있다. 11일 블룸버그는 베르사체가 티셔츠에 홍콩과 마카오를 중국 도시가 아닌 별도 국가로 표현했다가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베르사체의 첫 중국 홍보대사가 된 중국 배우 양미(楊冪·33)는 “중국의 주권과 영토 체계를 침해했다”며 계약을 해지했다. 한편 11일에도 홍콩에서는 반중 시위가 이어졌다. 6월 9일 이후 벌써 10주째다. 범죄인 인도법 철폐가 목적이었던 시위 초기와 달리 이제 ‘보통선거 실시’ 등 민주주의 보장 요구가 거세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전했다. 현재 홍콩 수반인 행정장관은 한국의 국회 격인 입법회 의원들의 간접 선거로 뽑힌다. 입법회 대다수가 친중파여서 사실상 중국의 낙점이란 비판이 나온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김예윤 기자}

한일 갈등 속에서 중국과 일본이 부쩍 밀착하는 모습을 보여 대조를 보이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11일 중국이 10월 하순 열리는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즉위식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최측근’ 왕치산(王岐山·71·사진) 국가부주석을 파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1990년 나루히토 일왕의 부친인 아키히토(明仁) 상왕의 즉위식 때는 공산당 정치국원 자격으로 참석한 우쉐첸(吳學謙·2008년 사망) 전 부총리를 보냈다. 즉위식 참석 인사의 격을 높여 양국 관계를 중시한다는 태도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왕 부주석은 방일 중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회담하고 집권 자민당 간부들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의 내년 방일 문제도 주요 논의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왕 부주석은 시 주석 집권 1기(2012∼2017년)에 한국의 검찰총장 격인 당 중앙 규율검사위원회 서기를 맡았다. 겉으로는 부패 척결 작업을 주창했지만 사실상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 쉬차이허우 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저우융캉 전 상무위원 등 시주석의 정적(政敵) 척결 작업을 맡아 신임을 샀다. 2017년 10월 당시 69세의 왕 부주석은 19차 공산당 대회 직후 상무위원에서 물러났다. ‘7상8하(七上八下)’, 즉 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은퇴한다는 공산당 불문율 때문이다. 하지만 시 주석은 2018년 초 국가주석과 부주석의 임기를 2기(10년)까지 제한한다는 법 조항을 없앴다. 이미 은퇴한 왕치산을 부주석에 앉히고 자신의 종신 집권을 위한 예비 작업도 시작했다. 양국은 10일 나가노현의 유명 휴양지 가루이자와에서 약 5시간의 차관급 전략대화를 열었다. 일본이 남중국해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국유화 발표로 양국 갈등이 고조되기 직전인 2012년 6월 이후 7년여 만의 전략대화다. 러위청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 아키바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양국 정상이 작년에 합의했던 ‘중일 신시대 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러 부부장은 회담 전 고노 다로 외상, 야치 쇼타로 국가안전보장 국장,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 후쿠다 야스오 전 총리 등 일본 정계 고위 인사와도 두루 만났다.도쿄=박형준 lovesong@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중국이 미국을 홍콩 시위 배후로 지목하며 미중 갈등이 격화한 가운데 중국과 영국의 갈등도 고조되고 있다. 중국은 1842년 영국과의 아편전쟁에서 패해 홍콩을 넘겼고 155년이 흐른 1997년 돌려받았다. 홍콩 사태가 중국 대 미·영 갈등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영 “폭력 안 돼” vs 중 “영 식민지 아니다” 10일 영국 외무부에 따르면 도미닉 라브 외교장관은 9일 캐리 람 홍콩 행정수반과의 통화에서 ‘평화로운 시위 권리’를 강조했다. 그는 “폭력이 (홍콩 시민) 다수의 합법적 행동에 그늘을 드리우면 안 된다”며 중국군 투입 및 무력진압을 반대한다고 못박았다. 중국은 거세게 반발했다. 같은 날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입장 발표에 따르면 중국은 “홍콩은 중국의 특별행정구로 영국 식민지가 아니다. 영국 정부가 홍콩 행정수반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압박하는 것도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영국은 홍콩에 대한 주권, 통치권, 감독권이 없다. 즉각 무책임한 내정간섭을 중단하라”고도 했다.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도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중국은 이미 (아편전쟁으로 홍콩을 영국에 빼앗긴) 1842년의 중국이 아니다. 홍콩은 중국의 홍콩이며 외부 세력이 개입하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6일 홍콩의 친중 매체들은 홍콩 주미총영사관의 한 여성 외교관과 2014년 홍콩 민주화 시위 ‘우산혁명’ 지도자들이 만난 사실을 공개했다. 이 외교관은 물론 그의 자녀 신상까지 공개해 신상털기 논란에 휩싸였다. 미 국무부가 공개 배후에 중국이 있다며 중국을 “폭력배 정권”이라고 비판하자 중국도 “강도 같은 논리”라고 맞서는 등 미중 갈등도 여전하다. ●캐세이퍼시픽·대만 밀크티 기업도 불똥 홍콩 시위 여파는 홍콩 및 대만 기업으로도 번졌다. 9일 중국 민항국은 시위에 참여한 홍콩 유명 항공사 캐세이퍼시픽 직원들이 중국행 비행기를 조종하거나 중국 영공을 지나지 못하도록 제재했다. 중국은 자국 영공에 들어오는 캐세이퍼시픽 모든 항공편에 대해 탑승 명단을 사전 조사할 것이며, 승인을 얻지 못하면 영공 통과를 불허하겠다고 밝혔다. 하루 뒤 캐세이퍼시픽은 반중 시위에 참가한 조종사 1명을 비행 업무에서 배제했다. 또 중국 민항국이 홍콩 경찰 축구팀의 중국행 일정을 유출했다고 지목한 직원 2명도 해고했다. 홍콩 일간지 밍(明)보에 따르면 ‘이팡(一芳)과일차’ ‘COCO(코코)밀크티’ ‘공차’ 등 대만의 유명 밀크티 기업도 홍콩 시위에 지지를 표시했다 중국 누리꾼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이팡과일차’는 홍콩의 한 분점이 홍콩의 반중(反中)파업에 호응했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 네티즌들의 표적이 됐다. 이 기업이 자사 웨이보에 “일국양제(一國兩制)를 지지한다”며 진화를 시도하자 이제는 대만 누리꾼이 발끈하며 불매 운동에 나설 태세다. ‘CoCo밀크티’ 역시 한 분점에서 발생한 영수증에 ‘홍콩 힘내라’라는 글씨가 있었다는 이유로 중국 누리꾼의 보이콧 대상이 됐다. 이 회사 역시 “홍콩은 중국의 떼어낼 수 없는 일부분”이란 입장을 발표했다 대만 누리꾼의 질타를 받았다. 이 회사는 결국 대만 페이스북 공식 계정을 폐쇄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이 미국에 대한 희토류(稀土類·Rare Earth Elements) 수출 제한 및 관세 부과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다음 달 1일부터 중국산 제품 3000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를 부과할 뜻을 밝힌 미국에 대한 보복 성격이다. 8일 중국희토류산업협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협회는 5일 회의를 열고 “국가(중국)가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해 적극 대응하고 반격하는 조치 및 국가 핵심이익 수호 행위를 결연히 지지한다”며 “희토류 기업들은 제품의 특수성을 깊이 인식하고 미국이 부과한 관세 비용을 미국 시장 및 소비자가 부담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미중 무역 마찰이 중국 희토류 산업 및 기업에 가져온 영향을 논의하고 어떻게 대응할지 등을 토론했다고도 덧붙였다. 이 협회에는 주요 희토류 생산업체 300여 곳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에 대해 “희토류를 무역전쟁의 무기로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것”이라고 분석했다. ‘4차 산업혁명의 쌀’로 불리는 희토류는 란타넘(La), 세륨(Ce), 스칸듐(Sc), 이트륨(Y) 등 17개 원소를 뜻한다. 반도체, 스마트폰, 전기차, 위성, 레이저 등 첨단 제품과 군용 무기를 만드는 데 필수적이다. 중국의 희토류 매장량(4400만 t)은 세계 전체의 40%이지만 생산량은 전체의 90%에 달한다. 채굴도 어렵고 환경오염이 심해 생산국이 적기 때문이다. 미국도 희토류 수입량의 8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한다. 미국은 지난해 7월 중국과 무역 분쟁을 시작한 이후에도 희토류만은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 외환 당국이 달러당 위안화 가치가 7위안을 넘는 ‘포치(破七)’를 공식화했다. 미국이 포치를 계기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음에도 위안화 고시환율이 약 11년 4개월 만에 7위안 선을 넘어서면서 미중 환율전쟁의 수위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중앙은행 런민(人民)은행은 8일 위안화 고시환율을 달러당 7.0039위안으로 발표했다. 위안화 고시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은 건 글로벌 외환위기가 진행되던 2008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위안화 고시환율은 전날보다 0.06% 상승(위안화 가치 하락)하며 지난달 31일 이후 6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중국 역내 시장의 위안화 환율은 고시환율의 2% 범위 내에서 거래된다. 고시환율이 외환 거래의 기준인 셈이다. 런민은행은 전날 상하이 역내 시장의 달러-위안화 환율 종가와 유로화, 일본 엔화 등에 가중치를 부여해 고시환율을 결정한다. 이 과정에 중국 당국이 개입할 여지가 많기 때문에 중국 환율정책의 기조가 고시환율에 반영돼 있다는 평가가 많다. 금융시장에서는 5일 중국 역내외 외환시장에서 이미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넘은 만큼 고시환율에서 ‘포치’가 발생하는 건 시간문제로 여겨져 왔다. 고시환율이 7위안을 넘어선 건 중국이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조치에도 적극적으로 환율 방어를 하지 않고 ‘1달러=7위안’ 붕괴를 공식 용인했음을 뜻한다. 이날 발표된 고시환율은 당초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블룸버그 등이 집계한 이날 고시환율 전망치는 달러당 7.01∼7.02위안 수준이었다. 캐나다계 스코셔은행의 가오치 연구원은 “중국은 시장의 패닉을 막길 원하며 위안화 가치를 당분간 안정시키려는 신호를 보내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미중 간 무역전쟁이 격화되고 있어 위안화 가치는 당분간 계속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에서는 중국이 위안화 약세를 미국의 관세 전쟁에 반격하는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 CNBC방송은 7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의도와 달리 미국 주가와 위안화 환율의 역(逆)상관관계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위안화 환율이 상승하면 미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는 의미다. CNBC는 중국이 미 주식시장 공격을 의도했든 안 했든 현재 미 증시의 가장 큰 변수는 위안화라고 덧붙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는 중국에 대한 관세율이 25%까지 오르면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5위안을 넘어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중국 당국이 홍콩 시위를 정권교체 운동을 가리키는 색깔 혁명이라고 처음 규정했다.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는 이번 주말을 고비로 홍콩에 대한 군대 투입 등 무력 개입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7일 국무원 홍콩마카오판공실 장샤오밍(張曉明) 주임은 홍콩과 맞닿은 광둥성 선전시에서 열린 비공개 좌담회에서 “범죄인 인도법 사건은 이미 변질됐다. 색깔 혁명의 특징을 분명하게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좌담회에는 한국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국가 자문기구) 위원 약 550명이 참석했다. 장 주임은 “현재 1997년 홍콩 반환 이후 가장 심각한 국면”이라며 “홍콩 사태가 더 악화되고 홍콩 정부가 동란을 통제하지 못하면 중앙(중국 정부)은 결코 좌시하거나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홍콩 기본법에 따라 중앙은 신속하게 각종 동란을 진압할 충분한 방법과 강대한 힘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 소셜미디어 공식 계정인 샤커다오(俠客島)는 “중국 당국이 처음 홍콩 시위를 색깔 혁명으로 판단했다”며 중앙정부가 홍콩 시위대에 명확한 신호를 보냈다고 밝혔다. 색깔 혁명은 사회주의 진영이 붕괴하던 1990년대부터 옛 소련 국가와 동유럽, 중앙아시아, 중동 등에서 일어난 민주화 및 정권교체 운동이다. 1989년 체코슬로바키아 공산정권 붕괴를 불러온 벨벳 혁명, 2004년 우크라이나의 친(親)러시아 정권 붕괴를 이끈 오렌지 혁명, 조지아의 장미 혁명(2003년), 키르기스스탄의 튤립 혁명(2005년) 등이 대표적이다. 각 나라를 상징하는 특별한 색 및 꽃의 이름을 땄기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이끄는 지도부는 올해 초 색깔 혁명에 대한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자오커즈(趙克志) 국무위원 겸 공안부장은 1월 전국 공안(경찰) 간부들을 모은 뒤 “모든 공안의 지혜와 힘을 모아 색깔 혁명을 막아야 한다”고 지시했다. 중국 당국이 홍콩 시위를 색깔 혁명으로 규정하자 무력을 동원한 전면 개입 신호란 지적이 나온 것도 이에 바탕을 두고 있다. 좌담회 하루 전인 6일 선전시에서 홍콩 시위대를 가정한 대규모 폭동 진압 훈련도 벌어졌다.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장 주임은 덩샤오핑(鄧小平)이 과거 “필요하면 홍콩에 중국군이 투입될 수 있다”고 말한 데 대해 “덩샤오핑의 선견지명이 있었다”고 말했다. 장 주임과 함께 좌담회를 진행한 왕즈민(王志民) 중국 홍콩연락판공실 주임은 “홍콩이 이미 후퇴할 곳이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혼란을 통제해 질서를 회복하는 것이 가장 급박하며 홍콩의 앞날과 운명을 건 전쟁이고 보위(保衛)전”이라고 주장했다. 8일 환추시보 등 중국 매체들은 “2014년 홍콩 민주화 시위인 ‘우산 혁명’ 지도자 조슈아 웡, 네이선 로 등이 6일 주홍콩 미국총영사관 관계자를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이 홍콩 문제에 간섭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이 진짜로 군대를 동원한다면 그 이유로 미국 등의 외세 개입을 내세울 것임을 추측하게 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무역, 관세, 환율 등에서 이미 미국과 전면전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첨예한 추가 갈등 전선을 만들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중국 지도부에 추가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은 지구전(持久戰)을 하면서 내구력이 더욱 강해진다. (미국과) 무역 마찰이 중국에 미칠 충격의 최고 상승치는 전기(前期)에, 미국에 대한 충격의 최고 상승치는 후기(後期)에 있다.”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이 6일 베이징(北京)에서 연 세미나에서 이런 얘기가 나왔다. 한 연구원의 언급이지만 미중 무역 전쟁에서 향후 중국이 취할 방향성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7일 중국 소식통에 따르면 공산당 최고 지도부와 전·현직 지도자들의 비공개 회동인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가 이달 초 시작됐다. 이 회의를 통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무역 전쟁에서 보여줄 ‘장기 지구전’ 노선이 더욱 분명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 “경제 회복과 홍콩 시위에서 어려움에 처한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양보할 여지가 적다”며 “양보는 시 주석의 ‘스트롱맨’(권위주의 지도자) 이미지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시 주석이 강경론을 보이면서 미중 무역 전쟁이 강한 국수주의 성향을 보이는 두 스트롱맨의 장기전으로 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 주석은 올해 중국 정부 수립 70주년을 맞는 10월에 대대적인 군사 열병식을 열어 강력한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시킬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과의 갈등, 경기 둔화와 홍콩의 반중(反中) 시위까지 겹치면서 당 내부에서도 시 주석 리더십에 대한 의문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WSJ는 “당 내부 일부 엘리트들은 시 주석에게 너무 많은 권력이 집중돼 있다. 정책 결정 실수로 미국을 자극했고, 공격적인 외교로 다른 국가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시 주석 지도부는 미국에 양보하거나 물러설 경우 리더십에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한다. 여기에 미중 간 관세 및 환율 전쟁이 중국보다 미국에 더 손실이 크고 미국의 주식시장이 하락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물러설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해 대미(對美) 전쟁을 장기 지구전으로 끌고 가기로 했다는 것이다. NYT는 중국 위안화가 달러당 7위안을 넘는 ‘포치(破七)’를 용인한 것도 미중 무역 전쟁에서 위안화를 무기로 쓸 수 있음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면 미국의 관세 부과 속에서도 중국산 제품의 수출 경쟁력이 높아진다. 미국의 소리(VOA) 중문판은 “시 주석 지도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표밭인 미국 농장주들에게 고통을 주기 위해 미국산 농산품 수입 중단을 최우선 무기로 꺼냈다”고 봤다. 스인훙(時殷弘) 중국 런민(人民)대 교수는 WSJ에 “중국이 무역 전쟁 장기화를 준비할 뿐 아니라 미중 갈등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외교부가 미국의 중거리핵전력(INF) 조약 탈퇴에 이은 아시아 중거리 미사일 배치 계획에 “좌시하지 않고 반격할 것”이라고 위기감을 높인 것도 예사롭지 않다. 중국은 지난달 24일 펴낸 국방백서에서 “미국이 국가안보 국방전략을 조정해 강대국 간 경쟁을 격화시키고 있다”며 “적극적으로 전략 경쟁의 새로운 구조에 적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중 갈등이 무역 외에도 환율, 군사 분야 등 ‘전방위 경제·안보 냉전’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4일부터 홍콩과 인접한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深(수,천))에서 대규모 경찰 병력의 폭동 진압 훈련이 실시되고 있다. 홍콩의 반중(反中) 시위 및 총파업을 겨냥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앙정부에서 홍콩을 담당하는 국무원 홍콩·마카오판공실은 6일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위대를 향해 “불장난하면 타죽는다(玩火自焚)”고 위협했다. 이날 홍콩 일간 밍(明)보는 “홍콩 북부 신제(新界) 지역이 바라보이는 선전시 선전만 일대에서 4일부터 완전 무장을 갖춘 경찰 1만2000여 명이 폭동 진압과 테러 대응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터넷에 공개된 훈련 현장 영상에서는 지상 병력뿐 아니라 헬리콥터 6대, 쾌속정 10여 척, 장갑차의 모습도 확인됐다. 광둥성 공안청 관계자에 따르면 광둥성 전역에서 무장경찰 총 16만 명이 이 같은 훈련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륙 포산(佛山) 지역에서 실시된 훈련에는 전투기까지 동원된 것으로 전해졌다. 10월 1일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0주년 행사를 대비한 훈련이라는 견해도 있지만 “갈수록 반중 슬로건을 뚜렷하게 드러내는 홍콩의 송환법 반대 시위를 위협하기 위한 중국의 무력 과시”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3, 4일 홍콩 빅토리아항과 침사추이 유람선선착장에서는 시위 참여자들이 게양대에서 중국 국기 오성홍기를 내려 바다에 버리는 일이 잇달아 벌어졌다. 시위대 일부가 미국 국기를 흔들면서 ‘홍콩에 독립을!’이라는 구호를 외치는 모습을 중국 정부가 더 이상 그냥 두고 보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21일 송환법 반대 시위에서 시위 참여자들이 중앙정부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 건물 앞에 걸려 있던 중국 국가 휘장에 검은 페인트를 뿌리고 날계란을 던졌다. 이에 광둥성 잔장(湛江)에서는 후이저우(惠州)가 주둔지인 중국 육군 제74집단군이 대대적 대테러 훈련을 실시하는 등 양측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미국이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INF) 조약 폐기 직후 동맹국에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시사하자 러시아와 중국이 강력한 군사적 보복을 예고하며 사전 경고에 나섰다. 콘스탄틴 코사체프 러시아 의회 외교위원장은 5일(현지 시간)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는 국가는 우리의 잠재적 핵공격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미사일 배치 요청에 응하는 행동 자체가 러시아의 잠재적인 핵 목표가 되는 데 합의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우리는 미사일을 배치한 미국의 동맹국을 몇 분의 비행으로 타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러시아가 1987년 체결한 INF 조약이 2일 폐기되자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3일 “아시아 지역에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하고 싶다”며 한국과 일본 등에 미사일이 배치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자 러시아가 맞불을 놓은 것. 같은 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이 INF 조약에서 금지됐던 중·단거리 미사일을 개발한다면 러시아 역시 똑같이 금지 미사일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중국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6일 한국 등 미국의 동맹국을 거론하면서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을 중국 문 앞에 배치하면 중국은 좌시하지 않고 대항(반격)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푸충(傅聰) 중국 외교부 군비통제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국 일본 호주를 구체적으로 거론하면서 “(중국의) 이웃 국가들은 신중하게 행동해 그들 영토 안에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그는 한국 일본 호주를 지목한 뒤 “중거리 미사일 배치는 이들 나라의 국가 안보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의 이런 위협은 한국에는 ‘제2의 사드 보복’을 시사한 것이기도 하다. 푸 국장은 대항 조치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모든 것이 테이블 위에 올라 있다”고 말해 군사·경제적 보복 조치를 모두 취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앞서 5일 오후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중국은 국가 이익이 손해 입는 걸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러시아와 중국의 군사적 대응 조치 가능성이 나오면서 아시아 지역 내 군비 경쟁과 함께 신(新)냉전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냉전 해체의 상징이던 INF 조약이 파기되면서 군비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영국 BBC 등 주요 외신은 전했다.파리=김윤종 zozo@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미국이 중국을 25년 만에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중국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는 과정에서 중국 당국이 이를 통제하지 않고 내버려둬 통화 가치 약세를 의도적으로 유도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3월부터 본격화한 미중 무역전쟁이 기술전쟁을 거쳐 환율전쟁으로 확산되면서 주요 2개국(G2) 간 전면전 양상으로 비화하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제가 시계(視界) 제로(0)인 불확실성의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 재무부는 5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후원 아래 중국이 환율조작국이라고 결론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이어 “중국은 오랜 기간 (정부의) 대규모 개입으로 통화의 평가절하를 촉진한 역사가 있다”며 “최근 중국이 자국 통화가치를 절하하기 위해 구체적인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미국이 지정하는 환율조작국이 된 것은 1994년 이후 처음이다. 이번 조치는 전날 중국 역내외 시장에서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7위안을 넘는 ‘포치(破七)’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외환시장을 통제하고 있는 중국 정부가 위안화 약세를 용인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중국에 대해 환율조작 상황을 시정토록 요구한 뒤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추가 관세 부과 등의 조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은 6일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에 대해 “제멋대로인 일방주의와 보호주의 행위”라고 강력 반발했다. 환율조작국 지정 첫날에도 위안화 가치는 전날에 이어 계속 약세를 보였다. 홍콩 역외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장중 7.1399까지 치솟으며 2010년 홍콩 역외시장 개설 뒤 가장 높은 수준에 달했다. 아시아 증시는 이틀 연속 하락했다. 5일 ‘검은 월요일’의 충격을 겪었던 한국 증시는 6일에도 외국인 투자가의 매도세로 코스피가 29.48포인트(1.51%) 하락한 1,917.50으로 마감됐다. 코스피는 장중 한때 3년 1개월 만에 1,900 선 밑으로 추락하기도 했다. 5, 6일 이틀 동안 코스피는 4.04% 하락했다.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시가총액 73조9000억 원이 사라졌다. 환율전쟁 당사자인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56% 하락한 2,777.56에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0.65%), 홍콩 H지수(―0.69%) 등 주변 증시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5일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 아시아 증시 폭락의 영향으로 2.90% 떨어져 올 들어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독일, 런던, 파리 증시도 많게는 2%대 중반의 하락률을 보였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 뉴욕=박용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중국 중앙은행 런민(人民)은행은 6일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런민은행은 “조작국 지정은 미국 재무부가 규정한 조작국 기준에 부합하지도 않는다. 최후에는 (미국의) 자업자득이 될 것”이라며 “미국에 낭떠러지에서 말고삐를 잡아채고(懸崖勒馬·현애늑마) 잘못을 고치기를 권한다”고 주장했다. ‘현애늑마’는 중국이 타국에 강력한 보복을 경고할 때 쓰는 용어다. 런민은행은 “중국은 시장 수요공급을 기초로 바스켓통화 요인에 따라 조절하는 관리변동환율제도를 갖고 있다”며 “위안화 하락은 세계 정세 변화와 무역마찰 격화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런민은행은 이날 아침 위안화 고시 환율을 달러당 6.9683위안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6시 10분(현지 시간) 홍콩의 위안화 역외 환율은 달러당 7.07위안 선으로 달러당 7위안을 뜻하는 포치(破七)를 넘어섰다. 위안화 환율은 한때 7.1399위안을 기록해 2010년 홍콩 역외시장 개설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하이(上海) 역내 시장 달러당 위안화 환율도 이날 한때 7.0602위안까지 올랐다. 다만 런민은행은 14일 홍콩에서 환율 방어용 채권인 중앙은행증권 300억 위안어치(약 5조1000억 원)를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은행 증권을 발행하면 시중의 위안화 유동성을 흡수해 위안화 가치 상승을 유도할 수 있다. 이를 두고 중국이 겉으로는 강력히 반발하면서도 미국과 무조건 전면전에 나서지는 않겠다는 뜻을 비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환율조작국 지정 사태를 예상하지 못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작국 지정 사실은 6일 오전 중국 현지에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이날 오후 3시가 넘어서야 공식 반응을 냈다. 관영매체들도 오후부터 미국 비난에 나섰다. 환추(環球)시보는 이날 긴급 사설에서 “매우 황당무계하다. 중국이 시장을 안심시키기 위해 환율이 비정상적으로 크게 하락하는 걸 방지할 능력이 있음을 밝힌 것을 미국이 위안화 환율 조작의 증거로 삼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이미 미국이 9월부터 3000억 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10% 관세를 부과하기로 예고한 데 대한 보복으로 미국 농산품 구매 중단을 밝혔다. 6월 말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미중 정상이 합의한 무역 휴전이 깨지고 미중 간 관세·환율 전쟁이 전면적으로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 중앙은행 런민(人民)은행은 6일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에 대해 “제멋대로인 일방주의와 보호주의 행위”라고 강력 반발했다. 런민은행은 “조작국 지정은 미국 재무부가 규정한 조작국 기준에 부합하지도 않는다. 최후에는 (미국의) 자업자득이 될 것”이라며 “미국에 낭떠러지에서 말고삐를 잡아채고(懸崖勒馬·현애늑마) 잘못을 고치기를 권한다”고 주장했다. ‘현애늑마’는 중국이 타국에 강력한 보복을 경고할 때 쓰는 용어다. 런민은행은 “중국은 시장 수요공급을 기초로 바스켓통화 요인에 따라 조절하는 관리변동환율제도를 갖고 있다”며 “위안화 하락은 세계 정세 변화와 무역마찰 격화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런민은행은 이날 아침 위안화 고시 환율을 달러당 6.9683위안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6시 10분(현지 시간) 홍콩의 위안화 역외 환율은 달러당 7.07선으로 달러 당 7위안을 뜻하는 포치(破七)를 넘어섰다. 위안화 환율은 한때 7.1399 위안을 기록해 2010년 홍콩 역외시장 개설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하이(上海) 역내 시장 달러당 위안화 환율도 이날 한때 7.0602위안까지 올랐다. 다만 런민은행은 14일 홍콩에서 환율 방어용 채권인 중앙은행증권 300억 위안어치(약 5조1000억 원)를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은행 증권을 발행하면 시중의 위안화 유동성을 흡수해 위안화 가치 상승을 유도할 수 있다. 이를 두고 중국이 겉으로는 강력 반발하면서도 미국과 무조건 전면전에 나서지는 않겠다는 뜻을 비춘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환율조작국 지정 사태를 미리 예상하지 못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작국 지정 사실은 6일 오전 중국 현지에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이날 오후 3시가 넘어서야 공식 반응을 냈다. 관영매체들도 오후부터 미국 비난에 나섰다. 환추(環球)시보는 이날 긴급 사설에서 “매우 황당무계하다. 중국이 시장을 안심시키기 위해 환율이 비정상적으로 크게 하락하는 걸 방지할 능력이 밝힌 것을 미국이 위안화 환율 조작의 증거로 삼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이미 미국이 9월부터 3000억 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10% 관세를 부과하기로 예고한 데 대한 보복으로 미국 농산품 구매 중단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주요 지지층인 농민들을 겨냥한 조치다. 6월 말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미중 정상이 합의한 무역 휴전이 깨지고 미중 간 관세·환율 전쟁이 전면적으로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