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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블랙스완(black swan)’과 ‘회색코뿔소(gray rhino)’를 언급하며 자국 경제 활성화를 통해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중국은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20기 3중전회)를 끝나자마자 기준금리를 낮추며 유동성 공급을 적극 늘리고 있다. 21알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18일 폐막한 3중전회에서 당의 결정문에 대해 설명하며 “(중국은) 전략적 기회와 위험과 도전의 시대로 접어들어 블랙스완과 회색코뿔소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블랙스완은 발생 가능성은 낮지만 한번 일어나면 큰 충격을 주는 위험을, 회색코뿔소는 예상할 수 있으나 쉽게 간과하는 위험을 뜻한다. 시 주석은 전세계에서 지역 갈등과 혼란이 잦아진 데다, 중국을 향한 외부의 견제도 심해지는 상황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한 셈이다. 시 주석은 2021년 1월 중앙정치국 집단학습 때도 중국이 처한 경제 현실을 설명하며 두 용어를 썼다. 3중전회 결정문 전문(全文)도 이날 함께 공개됐다. 총 300개의 개혁 과제에는 민영경제촉진법 제정이 포함됐다. 그동안 국영 기업이 독점해온 국가 주요 인프라 사업에 민간 기업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이에 대한 자금 조달 시스템을 개선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이는 인공지능(AI)과 바이오의학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능력 있는 민간 기업을 키워내 미중 패권 경쟁에서 앞서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시 주석이 최근 강조하는 ‘신품질 생산력’과 관련해선 “독립적이고 통제할 수 있는 산업 공급망을 신속히 구축해 탄력성과 안전 수준을 끌어올려야한다”고 했다. 한편 런민(人民)은행은 5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연 3.85%로, 1년 만기 LPR를 3.35%로 각각 0.1%포인트씩 내린다고 22일 발표했다. 중국이 사실상 기준금리인 LPR를 낮춘 건 올해 2월 이후 5개월 만으로, 이번 달 역시 동결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을 깼다. 예상보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4.7%)이 저조했던 데다, 3중전회에서도 내수 부양 의지가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오자 중국 당국이 전격적으로 더 금리를 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19일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해 세계 주요국 정보기술(IT) 체계가 동시다발적으로 일부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각국 주요 항공사의 비행기 운항이 멈췄고 금융결제, 방송, 의료, 물류 등의 서비스도 차질을 빚었다. 26일 개막할 파리 올림픽의 운영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온라인에서는 전 세계 곳곳의 모니터에 ‘죽음의 블루 스크린(BSOD·Blue Screen Of Death)’이 뜬 사진이 쏟아지며 당혹감이 퍼지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유나이티드항공과 델타항공, 일본항공(JAL), 독일 루프트한자 등 각국 대표 항공사 소속 일부 비행기의 운항이 중단되거나 탑승 수속이 지연됐다.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등 국내 일부 저비용항공사(LCC)도 마찬가지였다. 이에 해당 항공사 소속 일부 직원이 직접 비행기 티켓 위에 펜으로 항공편명, 좌석 번호 등을 수기(手記)로 작성했다. 전 세계에서 최소 1400편 이상의 항공편이 취소됐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영국 방송사 ‘스카이뉴스’, 호주 ABC뉴스 등 각국 일부 방송사는 생방송에 차질이 생겼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의 진료 예약 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했고, 런던증권거래소(LSE)의 데이터와 뉴스 서비스도 일부 중단됐다. 약 2200만 명이 사용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최대 은행 ‘캐피텍’의 주요 업무도 일제히 멈췄다. CNN에 따르면 이탈리아에선 철도와 항만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했다. 또 많은 나라에서 신용카드와 온라인 결제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현금을 내고 물건을 사야 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26일 올림픽 개막을 앞둔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 역시 “일부 시스템에 영향이 있다”고 밝혔다. 사태의 원인으로 미국 보안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프로그램 ‘팰컨 센서’가 거론된다. 보안 패치인 팰컨 센서를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MS의 ‘윈도’ 운영체제와 충돌이 빚어졌다는 것이다. 다만 해킹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 커츠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최고경영자(CEO)는 NBC에 “이번 사태로 영향을 받은 모든 분께 사과드린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세계 경제가 특정 소프트웨어에 얼마나 취약하고 의존적인지 보여주는 충격적인 사례”라고 평했다. 美-日-유럽 등 항공 1400편 취소… “파리올림픽 시스템도 차질”[MS發 글로벌 IT 대란]MS 클라우드 장애에 전세계 혼란… 유럽 방송-병원 시스템도 먹통인도 증권거래소 일부 서비스 안돼… 전문가 “한곳 의존, 예견된 사고”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발(發) 클라우드 장애로 전 세계가 혼란에 빠졌다. 일부에서는 ‘역사상 최악의 정보기술(IT) 먹통 사태’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사태가 향후 IT 발전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일개 회사의 클라우드 문제가 전 세계를 멈추게 할 수 있다는 공포를 경험하게 됐기 때문이다. 세계가 하나의 클라우드로 연결될 수 있는 ‘초연결 세계’의 그림자다.● 전 세계 IT 대란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호주 유럽 등의 공항에서 최소 1400편 이상 항공편 운항이 중단됐고 일부 방송사들은 방송 송출도 멈췄다. 통신 의료 금융 등 산업 분야에서도 차질이 발생했다. 독일 베를린 공항에서 체크인이 지연됐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스히폴 공항, 스페인 전역의 공항도 사이버 장애를 일으켰다. 일본과 홍콩 국제공항, 대만 타오위안 공항 등에서도 공항 운영에 차질이 생겼다. 이번 사태는 파리 올림픽 준비에도 영향을 미쳤다.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는 이날 “시스템 운영에 영향을 받았다. 현재 비상계획을 가동했다”고 밝혔다. 다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독일 슐레스비히홀슈타인 대학병원은 이날 예정된 수술을 취소하고 응급실도 폐쇄했다. 프랑스 방송사 TF1 진행자 크리스토프 보그랑게랭은 “생방송 스튜디오에 나와 있지만 컨트롤 룸 마비로 생방송을 못 한다”고 말했다. JR서일본에서는 홈페이지 서비스 장애로 열차 주행 위치를 확인하는 서비스가 중단됐다. 오사카 테마파크인 ‘유니버설 스튜디오 저팬(USJ)’에서는 결제 관리 체계 이상으로 일부 식당이 영업을 멈췄다. 인도 증시도 타격을 입었다. 현지 매체 힌두스탄타임스에 따르면 증권사 ‘5파이사(5paisa)’ 등은 시스템이 영향을 받아 증시 거래에 어려움을 겪었다. 타임스오브인디아는 “공항, 항공사 운영, 은행 서비스는 거의 중단에 가까운 상황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세계 곳곳에서 ‘블루 스크린 오브 데스(BSOD)’라 불리는 치명적인 시스템 오류가 나타나기도 했다. 컴퓨터 화면이 파란색으로 바뀌며 부팅이 되지 않는 장애다. ‘죽음의 블루’라고도 불리는 BSOD는 컴퓨터가 안전하게 작동을 할 수 없다는 뜻이다. 한국도 항공업계 등에서 피해가 발생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MS,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과 국내 피해 상황 및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보안 업데이트와 충돌 원인 이번 대란은 사이버 공격이 아닌 보안 업데이트 사고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세계 1위 보안업체인 미국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보안 플랫폼인 ‘팰컨’을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MS 윈도 시스템과 충돌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측도 이 점을 인정했다. MS는 “서비스 문제가 발생해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일부 고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상황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면서 “빠른 문제 해결을 위해 복구 작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공식 입장을 냈다. MS 측은 크라우드스트라이크와 긴급 복구 패치 개발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가 초연결 세계의 취약성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시장 지배력이 높은 특정 클라우드 시스템에 대한 의존이 세계 경제를 마비시킬 수 있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영향과 파급력이 전례없는 규모의 피해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각국 주요 기관과 글로벌 기업들이 MS,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거대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를 사용하기 때문에 사고로 인한 피해 역시 전 세계적 규모로 번지게 되는 구조다. 영국의 국가사이버보안센터장을 지낸 키어런 마틴 옥스퍼드대 교수는 “세계 핵심 인터넷 인프라의 취약성을 매우 불편하게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국내 사이버 보안업체 고위 임원은 “이 같은 사고를 막으려면 배포되는 보안패치 업데이트 시 사전 검증 절차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믿었던 클라우드 업체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그 피해 역시 전 세계적 규모가 된다”며 “클라우드 업체 한 곳에 의존할 게 아니라 비용이 더 들더라도 2, 3개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그나마 할 수 있는 대응 방법”이라고 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19일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장애로 전세계가 혼란에 빠졌다. 일부에서는 ‘역사상 최악의 정보통신(IT) 먹통 사태’라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과 호주, 유럽 등 전 세계에서 사이버 대란이 벌어졌고, 항공사·언론사·은행·병원·통신사 등 시스템이 마비되기도 했다. ●전 세계 IT 대란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호주 유럽 등의 공항에서 항공편 운항이 중단되거나 일부 방송사들은 방송 송출도 멈췄다. 통신 의료 금융 등 산업분야에서도 차질이 발생했다. 미국에서는 아메리칸항공, 델타항공 등 주요 항공사의 이륙 중단과 체크인 지연이 발생했다. 호주에서도 항공편이 결항되고 주요 방송사와 이동통신사, 은행 운영에 차질이 빚어졌다. 독일 베를린 공항에서 체크인이 지연된 것을 포함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스키폴 공항, 스페인 전역의 공항도 ‘사이버 장애’를 일으켰다. 일본항공(JAL), 독일 루프트한자 등 각국 주요 항공사도 운항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홍콩 국제공항, 대만 타오위안 공항 등에서도 공항 운영에 차질이 생겼다. 글로벌 여행데이터 분석회사 ‘시리움’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1000편 이상의 항공편이 취소됐다.이번 사태가 2024 파리올림픽 운영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이날 “시스템 운영에 영향을 받았다. 현재 비상계획을 가동했다”고 밝혔다. 다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영국 방송사 ‘스카이뉴스’는 이날 오전 생방송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밝혔다. 또 영국 런던증권거래소(LSE) 역시 이날 개장 직후 일부 서비스에서 기술적 문제가 발생했다고 공개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도 영향을 받았다. 이로 인해 영국 내 일부 병원의 진료 예약 및 처방 체계, NHS 앱 이용 등에 문제가 발생했다. 전세계 항공 및 물류 체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JR서일본에서는 홈페이지 서비스 장애로 열차 주행 위치를 확인하는 서비스가 중단됐다. 오사카 테마파크인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USJ)’의 결제 관리 체계 이상으로 일부 식당이 영업을 멈췄다. 한국도 항공업계 등에서 피해가 발생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MS·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과 국내 피해 상황 및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보안 업데이트와 충돌 원인이번 대란은 사이버 공격이 아닌 보안 업데이트 사고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세계 1위 보안업체인 미국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보안 플랫폼인 ‘팰컨’을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MS 윈도 시스템과 충돌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측도 이 점을 인정했다. MS는 “서비스상의 문제가 발생해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일부 고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상황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면서 “빠른 문제 해결을 위해 복구 작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공식입장을 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결함을 수정한 패치 파일이 필요하다. MS 측은 크라우드스트라이크와 긴급 패치 개발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대규모 윈도10 블루 스크린 오브 데스(BSOD) 문제는 새로운 센서 업데이트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며 “해결을 위해선 안전모드로 접속해 문제를 일으킨 파일을 삭제하거나 폴더 이름을 변경해야 한다”고 공지했다. 전문가들은 전세계가 극소수의 클라우드 서비스 의존하는 구조에서 예견된 사고라고 입을 모았다. 각국 주요 기관과 글로벌 기업들이 MS,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거대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를 사용하기 때문에 사고로 인한 피해 역시 전세계적 규모로 번지게 되는 구조다. 국내 사이버 보안업체 고위 임원은 “국내에는 크라우드스트라이크를 사용하는 곳이 많지 않지만, 글로벌 시장에선 1위 업체라 대부분의 글로벌 주요 기관과 기업들이 쓰고 있어 피해가 막대해진 것”이라며 “이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배포되는 보안패치 업데이트시 사전 검증 절차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믿었던 클라우드 업체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엔 그 피해 역시 전세계적 규모가 되는 것”이라며 “클라우드 업체 한 곳에 의존할게 아니라 2~3개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방법”이라고 덧붙였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지난해 취임 7개월 만에 낙마했던 친강(秦剛) 전 중국 외교부장이 고위 당직인 중앙위원 자리에서도 공식 해임됐다. 다만 당적을 유지한 채 자진 사퇴하는 형식을 취해 추가 사법 처리는 피한 것으로 보인다.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 공산당 제20기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서 친 전 부장의 사직서를 수락하고 중앙위원에서 면직했다”고 18일 보도했다. 다만 친 전 부장이 특정 혐의로 조사를 받는다는 내용은 없이 면직 사실만 공개했고, ‘동지(同志)’라는 표현도 유지했다. 결국 중국 지도부가 친 전 부장이 조용히 물러나게 하는 방식을 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총애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진 친 전 부장은 2022년 말 56세의 나이로 외교부장에 전격 발탁됐다. 이후 ‘전랑(늑대전사)외교’의 대표주자로 주목받았지만, 지난해 7월 외교부장에서 갑작스레 해임됐다. 이로 인해 1949년 신중국 건립 이후 ‘최단명 외교부장’이라는 불명예도 안았다. 당시 친 전 부장의 해임을 두고 불륜설과 간첩설, 투병설 등 온갖 추측이 난무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공식적인 해임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지난해 10월 국무위원, 올해 2월 전국인대 대표직을 사퇴한 데 이어 최고 당직인 중앙위원마저 내놓게 됐다. 이번 회의에서는 지난해 친 전 부장과 함께 낙마한 리상푸(李尙福) 전 국방부장과 리위차오(李玉超) 전 로켓군 사령관 등에 대한 당적 박탈 처분도 추인됐다. 이들에 대해서는 ‘심각한 기율과 법률 위반 행위’를 지적했고, 동지라는 표현 없이 이름만 적었다. 당국은 지난달 리 전 부장에 대해 “뇌물수수와 공여죄 혐의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사법 처리 결과에 따라 최대 사형까지 선고될 가능성도 있다. 중국은 이날 3차 전체회의를 폐막하고 ‘진일보한 전면 개혁 심화와 중국식 현대화 추진에 관한 당 중앙의 결정’을 통과시켰다. 중앙위원회는 폐막 성명을 통해 “개혁의 목표는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발전시키며 국가 통치 체계와 통치 역량의 현대화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3중전회에서 결의된 임무를 건국 80주년인 2029년까지 완성하고, 2035년까지 ‘전면적으로 높은 수준’의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건설한다는 목표도 내놓았다. 시 주석이 최근 강조하고 있는 ‘신품질 생산력’과 재정 개혁에 대한 원론적인 방침도 제시됐다. 중앙위원회 측은 “현지 실정에 맞게 새로운 생산력을 발전시키기 위한 시스템을 보완하고, 재정·조세·금융 등 핵심 분야의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중국은 19일 3차 전체회의 결정 사항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나, 세부적인 개혁 조치들이 나오기까지는 몇 개월이 더 걸릴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내다봤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2003년 직장을 다니던 29세 판샤오칭(范小青)이 갑작스러운 ‘한국 유학’을 선언했을 때, 주변에선 모두 당황스러워했다. 영화를 공부하겠다면서 한국을 가겠다니…. 부모님도 “할리우드나 프랑스를 가야지, 너무 멀어서 걱정된다면 차라리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낫지 않으냐”며 만류했다. 하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당시 그에게 절실한 건 그저 영화가 아니라 ‘한국 영화’였기 때문이다.그렇게 무턱대고 한국 유학길에 올랐던 한국 영화광은 지금 중국촨메이(傳媒·미디어)대 연극영화TV예술학원의 교수가 됐다. 한국을 찾은 지 20여 년 만인 올해 ‘한국 영화 100년’이란 책도 펴냈다. 이창동 영화 감독은 추천사에 “한국 영화 100년을 체계적으로 다룬 책이 한국이 아니라 중국에서 먼저 나왔다는 게 놀랍고 뜻깊다”고 썼다.》중국 내 언론·방송·예술 분야 인재의 산실인 촨메이대는 그의 모교다. 판 교수의 학부 시절 꿈은 예능PD였다. 졸업 뒤에는 베이징의 대표 라디오 방송국인 베이징 런민방송국 교통방송에 아나운서로 취직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에게 영화는 ‘재미있는 취미’였을 뿐이다. “1990년대 중국 대학의 영화 수업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분위기였어요. 유명 시나리오 작가 출신 교수님이 손가락에 낀 담배를 휘저어가며 홍콩 누아르나 예술 영화를 설명해주시는데 마냥 재밌고 신기했어요.” 그러다 우연히 접한 한국 영화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졸업 직후인 2000년 주중 한국대사관과 삼성전자의 후원으로 마련된 ‘베이징 영화 아카데미―한국영화주간’ 행사였다. 1992년 한중 수교가 이뤄지긴 했지만, 당시만 해도 중국에 한국 영화가 제대로 소개된 적이 없었다. 아시아권 영화라고 해봐야 사실상 일본 영화가 대부분이던 시절이다. 행사에서는 전도연과 한석규 주연의 ‘접속’, 이명세 감독의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등 한국 영화 6편이 상영됐다. 판 교수는 “참석자 중에 한국 영화를 처음 보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는데 다들 깜짝 놀랐다”며 “‘한국 영화는 홍콩을 넘어 할리우드 수준도 머지않았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진짜 그 정도였을까’ 하는 의구심에 당시 중국 언론 보도를 찾아봤다. 판 교수의 기억은 정확했다. 시나닷컴은 2000년 5월 29일 “행사에 참석한 장이머우(張藝謀) 감독과 중국 영화 관계자들은 한국 영화 제작 수준과 예술적 성취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됐다”고 보도했다. 우연한 계기는 연달아 찾아왔다. 아나운서로 일하던 시절, 베이징을 방문한 영화 ‘화산고’의 김태균 감독을 인터뷰한 것. 김 감독은 한국 영화에 대한 그의 관심과 열정에 선뜻 한국 유학을 제의했다. 김 감독으로부터 당시 부산국제영화제 부집행위원장이던 이용관 교수를 소개받았고, 중앙대 첨단영상대학원의 ‘1호’ 외국인 학생이 됐다. “당시만 해도 중국에서 한국 영화 DVD는 흔치 않았어요. 어렵게 구한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와 허진호 감독의 ‘봄날은 간다’를 너무 감명 깊게 봤어요. 결국 ‘한국 영화를 좀 더 알고 싶다’는 욕구가 샘솟더라고요.” 한국에선 총 7년(석사 4년, 박사 3년)을 보냈다. 베이징으로 돌아와서는 중국 예술 분야 최고 대학의 영화학자이자 한국 영화의 선구자가 됐다. 이른바 ‘성덕(성공한 덕후)’인 셈이다. 2시간 넘는 인터뷰도 한국말로 하고, 아리랑을 구성지게 부를 만큼 능숙하다. 한국 영화에 대한 지식과 애정은 웬만한 한국 사람은 비교할 수 없을 수준이었다. “한국 영화를 공부한 이래 제일 의아했던 게 2가지였어요. 첫째는 ‘봉준호 감독이 왜 아카데미 시상식에 오르지 못할까’였고, 두 번째는 ‘왜 한국은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없을까’였어요. 이제 첫 번째 궁금증은 풀렸고, 두 번째 질문에 대해서 제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이창동 홍상수 같은 분들이 소설이 아닌 영화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2016년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지금까지 한한령(限韓令)으로 중국 내 극장가에선 한국 영화를 찾아볼 수 없다. 한국 영화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은 여전한데, 교류가 막혀 있다 보니 소셜미디어에는 잘못된 정보도 많아졌다. 이에 판 교수는 한국 영화를 제대로 소개할 책을 써보자고 결심했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을 오가며 총 26명의 한국 영화 관계자를 직접 인터뷰하고 자료도 수집했다. 책에 소개된 그의 ‘인터뷰이 리스트’에는 강우석 강제규 김기덕 이창동 이준익 등 감독들부터 심재명 차승재 등 영화 제작자들까지 충무로의 내로라하는 영화인들이 총망라돼 있다. 판 교수의 책은 한국 영화 100년을 서술했지만, 시간순으로 늘어놓지 않고 세대별 특징적인 감독을 구분해 정리했다. 그는 책에서 2000년대 이후 한국 영화 중흥기를 이끈 4대 천왕으로 ‘이창동 홍상수 박찬욱 봉준호’를 꼽았다. 4명 중에 ‘최애’ 감독을 꼽아달라는 요청엔 손사래를 치며 “도저히 고를 수 없다”고 했다. 그 대신 몇몇 감독에 대한 평가로 답을 대신했다. “홍상수 감독은 사오첸(燒錢·돈을 많이 투자하다)이 아닌 사오나오(燒腦·머리를 쓰다)가 중요하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죠. 돈을 들이지 않아도 홍 감독에 의해 시간과 공간이 자유롭게 열리잖아요. 박찬욱 감독은 매번 새로운 이야기를 발굴해 우리를 놀라게 하는 재주가 있고요.” 대신 최고의 영화는 주저 없이 봉 감독의 영화 ‘살인의 추억’이라고 외쳤다. “단순한 장르물처럼 보이지만, 한국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훌륭하게 담아냈어요. 특히 영화적 재미를 놓치지 않은 채 그런 요소를 숨겨놓았다는 게 정말 고급스러워요.” 중국인 영화학자가 본 한국 영화의 성공 비결이 무엇일까. 판 교수는 한국의 사회학 용어인 ‘86세대’(1980년대에 대학을 다닌 1960년대생)의 개념을 차용했다. “홍상수 박찬욱 봉준호 감독 모두 ‘86세대’예요. 이들은 오락성이 강한 대중문화와 할리우드 장르물을 보며 사춘기를 보냈고, 대학생이라는 엘리트층에 머물면서 사회와 인간에 대한 통찰력을 키웠죠. 삶의 경험이 예술성과 상업성을 조화시킬 수 있는 배경이 됐고, 그게 전 세계를 사로잡는 무기가 됐다고 봐요.” 한국도 중국 영화에 열광하던 시절이 있었다. 정확히는 1980, 90년대 홍콩 누아르 영화를 이끈 우위썬(吳宇森·오우삼) 왕자웨이(王家衛·왕가위) 감독에 이어 ‘붉은 수수밭’의 장이머우, ‘패왕별희’의 천카이거(陳凱歌) 등에게 열광했다. 판 교수는 현재 한중 영화의 차이를 ‘다양성’으로 꼽았다. 영화 소재 선정에 앞서 감독이 가진 경험의 다양성도 포함한 지적이었다. “이창동 감독은 국어교육과, 허진호 감독은 철학과를 나왔어요. 각자의 배경 지식과 관점이 다를 수밖에 없죠. 반면 중국은 영화 아카데미 출신 등 전문적으로 영화를 배운 감독들이 많은 편이에요.” 최근 한국 영화계에 대한 아쉬움도 털어놨다. 너무도 대단한 성공 모델들이 생겨났고, 대형 배급사의 힘은 더 커졌다. 쇼트폼에 익숙한 젊은층을 겨냥하다 보니 자극적인 상업 영화들이 많아졌다는 것. 다만, 판 교수는 한국 여성 감독들의 활약이 새로운 희망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책에서도 한국 여성 감독인 임순례 김도영 김보라 윤단비를 ‘사대천후’로 지칭하며 비중 있게 다뤘다. 최근 넷플릭스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열풍으로 오히려 스크린 공간에서 창의적인 여성 감독들에게 기회가 열리고 있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역대 천만 관객을 넘은 한국 영화 24편 가운데 여성 감독이 만든 작품은 1개도 없어요. 오히려 중국에선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여성 감독이 많아요. 남성 감독들이 그동안 간과해온 삶의 또 다른 면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여성 감독들이 한국 영화의 미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번에 출간한 ‘한국 영화 100년사’는 2022년 말 탈고했지만, 1년 반 만인 올해 4월 정식 출간됐다. 중국 내 반응도 예상보다 뜨거웠다. 주요 온라인 도서 플랫폼에서 수개월 동안 판매 순위 상위권에 올랐다. 초판으로 전문 학술지치고는 많은 1만 권을 인쇄했는데 이미 거의 다 팔렸다고 한다. 지난달 중국 영화예술센터에서 이 책을 위한 특별 전문가 세미나도 열렸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는 지난달 6일 “학술적 가치와 가독성을 겸비해 일반 독자와 전문가, 학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고 소개했다. 판 교수는 연구와 출판 외에 언론에도 약 300편의 한국 영화 관련 글을 실었다. 2019년 영화 ‘기생충’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을 때에는 또 다른 기관지 광밍일보의 요청으로 한국 영화에 대한 심층 분석 글을 쓰기도 했다. 그는 한중 문화 교류에 힘써온 공로를 인정받아 9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한 ‘코리아콘텐츠위크 인 베이징’ 행사에서 공로상도 받았다. 판 교수는 ‘한국 영화 100년’ 한글판을 올해 안에 출판하는 것을 목표로 현재 번역 작업을 한창 진행 중. “이번 책은 중국 독자들이 한국 영화의 큰 흐름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게 목표였어요. 이제는 중국과 한국 민족의 정서, 각 장르의 깊이 있는 분석을 담은 ‘교과서’를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판샤오칭(范小青) 교수△ 1999년 중국촨메이(傳媒)대 졸업△ 2000∼2002년 베이징런민방송국 아나운서△ 2007년 중앙대 첨단영상대학원(석사)△ 2008년∼촨메이대 연극영화TV예술학원 교수△ 2016년 동서대 임권택영화예술대학 박사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중국이 15일부터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전회)’를 진행하는 가운데 자립자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개혁 성과 띄우기에 나섰다.중국 공산당 이론지 ‘추스(求是)’는 16일 발간된 최신호에 ‘자신감과 자립을 반드시 견지해야 한다’이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시 주석이 2013년부터 2024년 3월까지 각종 행사에서 했던 발언을 발췌해 엮은 것이다.글에 따르면 시 주석은 2013년 3월 제 12기 전국인민대표회의 연설에서 “중국몽을 실현하려면 중국의 길을 따라가야 하고, 그것은 바로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의 길”이라고 밝혔다. 그가 지난해 6월 한 심포지엄에서 중국 문명이 수천 년 동안 많은 고난을 견뎌냈 건 인류 문명의 기적이자 우리 자신감의 기초라고 발언한 내용도 포함됐다. 중국이 이번 3중전회에서 ‘2035년 과학 강국’ 달성을 위한 여러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당장 어려움이 있더라도 자신감을 잃지 말고 목표를 위해 노력하라는 의미로 풀이된다.중국 관영 매체들도 시 주석의 개혁·개방 업적에 대한 연일 쏟아내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은 15일 44분 분량의 다큐멘터리영상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다’를 내놨다. 지난 10년 간 경제 분야 관련 시 주석의 활동 모습을 토대로 지금까지의 업적을 소개했다. 이와 관련해 홍콩 밍보(明報)는 신화통신이 시 주석을 덩샤오핑(鄧小平) 전 국가주석 다음으로 뛰어난 개혁가라고 표현했다며 “공식 매체가 시 주석을 개혁가로 지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16일 전했다.중국 매체들의 보도와 달리 외부에서는 중국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JP모건체이스는 15일 중국의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4.7%로 발표된 직후 중국의 올해 GDP 증가율 전망치를 당초 5.2%에서 4.7%로 낮췄다. 골드만삭스 역시 올해 전망치를 5%에서 4.9%로 낮추며 “재정과 주택 분야의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중국의 올해 2분기(4∼6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4.7%를 기록해 5%대를 예상했던 금융시장 및 주요 외신의 전망치를 밑돌았다. 수출 호재에도 불구하고 내수 둔화, 부동산 시장 침체 등이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대로라면 올해 초 당국이 제시한 연 5% 안팎의 성장률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15∼18일 베이징에서 향후 5∼10년간의 경제정책 방향을 결정할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전회)’를 여는 지도부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은 2분기 GDP 증가율이 지난해 2분기보다 4.7% 늘었다고 밝혔다. 중국 금융 전문가들이 예상한 5.2∼5.3%는 물론 로이터, 블룸버그 등 외신들의 전망치(5.1%)보다 낮다. 중국 경제는 지난해 3분기 4.9% 성장한 후 같은 해 4분기(5.2%), 올 1분기(5.3%)에는 모두 5%대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번 분기에 다시 4%대로 내려앉았다. 특히 전 분기 대비 2분기 GDP 증가율은 0.7%에 불과했다. 올 1분기(1.5%)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갈수록 성장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성장률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내수 둔화가 꼽힌다. 6월 소매 판매는 지난해 6월보다 2.0% 늘어나는 데 그쳤다. 5월 소매판매 증가율(3.7%)에 비해 크게 후퇴했고 절대치 또한 2022년 12월(1.8%) 이후 가장 낮았다. 대규모 정리해고와 임금 삭감, 그리고 부동산 하락 등으로 주머니가 얇아진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줄였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고가 전자제품, 자동차 등을 구매하던 중국인들이 생필품 위주만 소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제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부동산 침체 영향도 컸다. 올 6월 주요 70개 도시의 신규 주택 가격은 전년 대비 4.5% 떨어졌다. 1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5월(―3.9%)보다도 낙폭이 컸다. 당국이 최근 주택담보대출 기준을 완화하는 등 각종 부동산 지원책을 발표했지만 좀처럼 회복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3중전회 개막 당일인 15일 직접 업무보고에 나서 ‘중국식 현대화 추진’ 등을 강조했다. 인위적으로 부동산 경기 등을 살리기보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첨단 기술을 발전시켜 경기를 부양시키고 미국과의 패권 경쟁에 나서자는 취지로 풀이된다. 다만 11월 미 대선에서 ‘대(對)중국 관세 인상’을 공약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수출이 주도하는 현재의 성장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 또한 끊이지 않는다. 어떤 식으로든 내수 및 부동산 경기를 살리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중국이 15∼18일 베이징에서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를 열고 시진핑(習近平) 주석 집권 3기의 경제 청사진을 제시한다. 역대 3중전회에서 개혁개방 실시, 한자녀 정책 완화 등 굵직한 조치들이 발표됐던 만큼 많은 관심이 쏠린다. 당국이 부동산 시장 부실, 내수 부진 등에 시달리는 경제를 살리기 위한 정책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 다만 당국이 당장의 경기부양책보다는 첨단기술 자립, 경제 펀더멘털 개선 등 장기 경쟁력 확보에 초점을 맞출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중국이 3중전회를 통해 첨단기술 자립을 강조한다면 전기차, 철강 등 중국 제조업 분야의 ‘과잉 생산’에 따른 중국과 서방의 무역 갈등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리창 “中 경제, 독한 약 쓸 때 아냐” 3중전회는 5년마다 열리는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사이에 열리는 총 7차례의 전체회의 중 세 번째로 개최되는 회의다. 향후 5∼10년 동안 중국 경제 정책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자리로 꼽힌다. 중국은 보통 1·2중전회에서 지도부를 선출하고 3·4·5중전회에서 구체적인 정치·경제 정책을 마련하며, 6·7중전회에서 차기 당대회를 준비한다. 역대 3중전회에서 중국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친 획기적 조치들이 나왔다. 1978년 발표된 ‘개혁개방’이 대표적이다. 관례대로면 이번 3중전회는 지난해 가을 열렸어야 했지만 이렇다 할 언급 없이 미뤄졌다. 부동산 시장 부실이 심화하고 친강(秦剛) 전 외교부장, 리상푸(李尙福) 전 국방부장 등 고위층의 연쇄 낙마로 내부 분위기가 나빠져 합의된 경제 정책을 내놓기 어려웠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외부 전문가들은 계속되는 내수 부진과 부동산 침체가 중국 경제의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리창(李强) 총리는 지난달 말 “중국 경제는 큰 병에 걸렸다가 막 회복세에 들어선 환자이며, 이때 독한 약을 쓰면 안 된다는 게 중국 의학 이론”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돈을 풀어 대대적으로 소비를 진작시키는 정책은 없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 부채 급증과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위험이 큰 만큼 당국 또한 이런 정책을 섣불리 사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신 최근 시 주석이 강조하고 있는 ‘신품질 생산력’을 전면에 내세울 가능성이 제기된다. 인공지능(AI), 첨단반도체, 우주 개발 등에 대한 집중 투자로 미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앞서고 경제도 부양하겠다는 의도다.● 지방정부 살려 ‘급한 불’ 끄기 다만 지방정부 살리기 대책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최근 중국 지방정부는 부동산 장기 침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당시 대처 비용 등을 감당하느라 최소 40조 위안(약 7600조 원)의 빚을 내고 있다. 따라서 중국이 지방 정부 부채가 실물 경제 붕괴의 뇌관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일부 조세 재원을 지방으로 이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앙정부가 100% 가져가는 소비세의 일부를 지방 정부에도 떼어 주는 조세 개혁안이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이 이번 3중전회에서 내수 회복이 아닌 첨단 제조업 육성에 집중한다면 서방과의 무역 마찰 요인인 ‘과잉생산’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발표된 중국의 6월 수출액은 3078억5000만 달러(약 424조 원)로 지난해 6월보다 8.6% 급증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2.3% 감소했다. 내수 부진 와중에 제조업이 주도하는 수출이 중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블룸버그통신은 13일 “중국이 수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새 조치를 내놓지 않는다면 11월 미국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든 중국은 ‘보호무역주의’의 위험에 처할 것”이라며 미국과의 통상 마찰이 계속될 것으로 점쳤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일본 정부가 올해 방위백서에서 독도를 자신들의 ‘고유 영토’라고 지칭하며 2005년 이후 20년째 억지 주장을 반복했다. 한국 정부는 독도에 대한 일본의 억지 주장을 즉각 철회하라고 항의하며 주한 일본대사관 관계자들을 초치했다. 다만 일본은 백서에서 한국을 협력 파트너로 가리키며 안보 분야에서 양국 협력 의사를 강조했다. 현재 국제 정세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시련’으로 진단하며 중국의 군사력 확장을 강하게 우려했다. 북한, 러시아, 중국 등의 군사 위협에 맞서 한국을 비롯한 우호국과 협력해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 독도 억지 주장 속 안보협력 강조 일본 정부는 12일 각의(국무회의)에서 채택한 2024년 방위백서에서 “일본의 고유 영토인 다케시마(竹島·일본이 독도를 가리키는 명칭), 북방영토(러시아가 실효 지배 중인 쿠릴열도 4개 섬의 일본식 표현)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존재한다”고 기재했다. 방위백서 지도에는 독도를 일본 영해 안에 넣어 표시하고 독도 위치에 ‘다케시마 영토 문제’라고 적었다. 일본 정부는 자국 외교 활동 내용을 담아 해마다 발간하는 외교청서와 초중고 교과서에서도 독도가 일본 영토라는 억지 주장을 해마다 되풀이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즉각 항의했다. 외교부는 대변인 명의 논평에서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한 데 대해 강력히 항의한다.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상훈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은 주한 일본대사관 미바에 다이스케(實生泰介) 총괄공사를 외교부로 초치해 항의 의사를 전달했다. 이승범 국방부 국제정책관은 주한 일본 방위주재관 다케다 요헤이(武田洋平) 육상자위대 자위관을 국방부로 초치해 즉각적인 시정 및 향후 중단을 촉구했다. 그러나 일본은 백서에서 올해 처음으로 한국을 ‘파트너’라고 지칭하며 한일, 한미일 협력 강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일본 정부는 방위백서에서 한국에 대해 “국제사회의 다양한 과제에 대응하는 파트너로서 협력해야 하는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양국 안보협력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기술한 것보다 진전된 표현이다. 한국 관련 분량은 지난해 2쪽에서 올해 3.5쪽으로 늘어났다.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양국이 초계기-레이더 갈등 재발 방지를 위한 합의문을 작성한 사실도 상세히 소개했다. 일본 방위백서가 보통 발간 3∼4개월 전까지 일어난 일을 기술하는 걸 감안하면 중요한 내용으로 간주해 이례적으로 막판에 넣은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해 8월 미국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 사진과 함께 “북한의 미사일 경계 데이터의 실시간 공유 등 진전을 확인했다”고도 적었다.● 中 군사 팽창 경계 일본은 방위백서에서 현 국제 정세에 대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같은 심각한 사태가 앞으로 인도태평양, 특히 동아시아에서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강한 우려를 표했다. 특히 중국에 대해 “보편적 가치에 근거한 체제를 공유하지 않는 국가”라며 “심각한 우려 사항이자 지금까지 없던 최대의 전략적 도전”이라고 경계감을 드러냈다. 북한에 대해선 이미 일본을 사정권 안에 두는 탄도미사일에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며 “한층 중대하고 절박한 위협”이라고 썼다. 중국 정부는 자국에 경계 의식을 드러낸 일본 방위백서에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일본은 중국 내정을 난폭하게 간섭하면서, 이른바 중국의 위협과 지역 정세를 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오히려 일본이 최근 방위예산을 매년 증액하고 무기 수출 규제를 지속적으로 풀고 있다”며 일본의 군비 팽창에 우려를 표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창설 75주년을 맞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9∼1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9일 나토 창설 75주년 기념식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방공미사일 등을 지원할 계획을 발표하면서 “러시아는 승리하지 못한다.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크라이나는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을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맹 결집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11월 미 대선에서 경쟁 중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일부 유럽 인사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 측과 잇따라 접촉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난달 TV토론 참패 등으로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이 나오자 ‘줄 대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한국, 일본 등과 협력해 인도태평양으로 보폭을 넓히려는 나토를 강하게 비판했다.● 바이든, 동맹 결집으로 트럼프와 차별화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나토에 대한 미국의 집단안보 공약을 강조했다. 그는 “75년간 우리가 이룬 모든 성과가 나토의 방패 뒤에서 이뤄졌다”며 “미국은 친구들과 함께할 때 더 강하다. 이는 우리의 신성한 의무”라고 말했다. 이는 집권 내내 나토 회원국에 방위비 증액을 요구했을 뿐 아니라 올해 초 “방위비 증액에 미온적인 동맹국에는 러시아의 침공까지 독려하겠다”고 발언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노린 발언으로 풀이된다. 나토 동맹국을 안심시켜 단결을 과시하고 이를 외교 성과로 부각시키겠다는 뜻이다.이번 회의에서는 나토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연 400억 유로(약 60조 원)의 군사 지원 유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등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공동선언문 초안에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는 ‘돌이킬 수 없다(irreversible)’”는 표현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 트럼프 “유럽 빚 1000억 달러 이상” 트럼프 전 대통령은 거듭 나토에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그는 9일 자신이 소유한 플로리다주 도럴의 골프장에서 진행된 유세에서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싸우는 비용의 대부분을 지불하고 있다”며 “유럽도 최소한 미국과 같은 수준으로 맞춰야 한다. 유럽은 1000억 달러 이상의 빚을 지고 있다”고 압박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내가 아니었다면 지금쯤 나토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도 했다. 자신이 집권 당시 방위비 압박을 강하게 독촉하는 바람에 나토 재정이 겨우 유지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일부 동유럽, 북유럽 국가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키스 켈로그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사무총장,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국가안보보좌관 등과 회동을 추진하거나 만났다고 전했다. 한노 페브쿠르 에스토니아 국방장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줄곧 외친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이상의 방위비 부담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상당수 국가가 GDP 대비 2% 기준도 맞추지 못하고 있다며 “2%는 충분하지 않다. 2.5% 혹은 3%까지 가야 한다”고 했다.● 나토, 한국 등과 첫 공동 프로젝트 나토는 이번 회의에서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4개국(IP4)과 인공지능(AI), 허위 정보, 사이버 보안, 우크라이나 지원 등에 대한 공동 프로젝트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나토 고위 당국자는 한국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표시하며 “한국이 할 수 있는 어떤 지원이든 따뜻한 환영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10일 기자회견에서 “나토가 아시아태평양에서 분쟁과 대결을 도발하고 지역의 번영과 안정을 해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반발했다.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 또한 “나토는 겉으로 강한 척하지만 깨지기 쉬운 동맹”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창설 75주년을 맞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9~1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9일 개막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어트 방공미사일 등을 지원할 계획을 발표하며 “러시아는 승리하지 못한다.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는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을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동맹 결집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11월 미 대선에서 경쟁 중인 도널드 전 트럼프 대통령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일부 유럽 인사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 측과 잇따라 접촉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난달 TV토론 참패 등으로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이 나오자 ‘줄 대기’에 나선 것이다. 중국 또한 한국, 일본 등과 협력해 인도태평양으로 보폭을 넓히려는 나토를 강하게 견제하고 있다.● 바이든, 동맹 결집으로 트럼프와 차별화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나토에 대한 미국의 집단안보 공약을 강조했다. 그는 “75년간 우리가 이룬 모든 성과가 나토의 방패 뒤에서 이뤄졌다”며 “미국은 친구들과 함께 할 때 더 강하다. 이는 우리의 신성한 의무”라고 말했다. 이는 집권 내내 나토 회원국에 방위비 증액을 요구했을 뿐 아니라 올해 초 “방위비 증액에 미온적인 동맹국에는 러시아의 침공까지 독려하겠다”고 발언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노린 발언으로 풀이된다. 나토 동맹국을 안심시켜 단결을 과시하고 이를 외교 성과로 부각시키겠다는 뜻이다.이번 회의에서는 나토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연 400억 유로(약 60조 원)의 군사 지원 유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등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공동선언문 초안에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돌이킬 수 없다(irreversible)’”는 표현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 트럼프 “유럽 빚 1000억 달러 이상”트럼프 전 대통령은 거듭 나토에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그는 9일 자신이 소유한 플로리다주 도럴의 골프장에서 진행된 유세에서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싸우는 비용의 대부분을 지불하고 있다”며 “유럽도 최소한 미국과 같은 수준으로 맞춰야 한다. 유럽은 1000억 달러 이상의 빚을 지고 있다”고 압박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내가 아니었다면 지금쯤 나토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도 했다. 자신이 집권 당시 방위비 압박을 강하게 독촉하는 바람에 나토 재정이 겨우 유지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일부 동유럽, 북유럽 국가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키스 켈로그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사무총장,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국가안보보좌관 등과 회동을 추진하거나 만났다고 전했다. 한노 페브쿠르 에스토니아 국방장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줄곧 외친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이상의 방위비 부담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상당수 국가가 GDP 대비 2% 기준도 맞추지 못하고 있다며 “2%는 충분하지 않다. 2.5% 혹은 3%까지 가야 한다”고 했다.● 나토, 한국 등과 첫 공동 프로젝트나토는 이번 회의에서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4개국(IP4)과 인공지능(AI), 허위정보, 사이버 보안, 우크라이나 지원 등에 대한 공동 프로젝트를 출범시키기로 했다.나토 고위 당국자는 한국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표시하며 “한국이 할 수 있는 어떤 지원이든 따뜻한 환영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반면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나토는 겉으로는 강한 척하지만 깨지기 쉬운 동맹”이라고 비판했다. 미국과 나토가 지정학적 이득을 위해 아시아태평양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며 “지역 문제에 강제로 개입한다면 더 큰 반발을 불러오고 결국 실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중국 주요 기업의 절반 이상이 지난해 직원 규모를 축소하거나 복지 관련 비용을 대폭 삭감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9일 보도했다. 부동산 시장 부실, 소비 침체 등에 따른 경기 불황 여파로 대규모 해고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당국이 바라는 내수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SCMP에 따르면 지난해 부동산, 인터넷, 자동차, 금융업에 속한 시가총액 상위 5개 기업, 3대 전기차 스타트업 등을 포함해 총 23개 기업 중 14곳이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나머지 기업들도 복지비 삭감을 통해 인건비를 줄였다. 국영기업 겸 부동산 업계 시총 1위 기업인 바오리(保利) 부동산은 최근 1년 동안 전체 직원의 16.3%인 1만1000명을 해고했다. 뤼디(绿地)홀딩스의 직원 또한 같은 기간 약 6만 명(14.5%)이 감소했다.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지난해 알리바바는 10년 만의 최대 규모인 2만 명(전체 직원의 약 12.8%)을 내보냈다. 텐센트 또한 전체 직원의 2.8%인 3000명을 줄였다. 3대 전기차 스타트업 리오토, 샤오펑, 니오도 치열한 가격 인하 경쟁 여파로 모두 인건비를 14∼25%가량 낮췄다. SCMP는 대규모 정리해고와 급여 삭감이 중국 소비자들에게 소득에 대한 불안감을 주고, 내수 경기에도 큰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진단했다. 15일 발표될 올해 2분기(4∼6월)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에 대한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당국은 1분기(1∼3월·5.3%)와 마찬가지로 5%대 성장을 자신하지만 해외 유명 금융사들은 부정적이다. 9일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수출 강세 등으로 2분기 성장률이 5.4%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을 보도했다. 당국이 15∼18일 열릴 제20기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서도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은 내수 부진 등을 이유로 2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4.9%로 제시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칭룽(靑龍), 책상 좀 정리해줘.” “예, 먼저 빵과 과일을 나눠서 담겠습니다.” 4일 중국 상하이 세계 엑스포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계인공지능(AI)대회’의 중앙행사장은 휴머노이드 로봇 칭룽을 보러 온 인파로 가득했다. 연구원 지시를 받은 칭룽은 대답과 동시에 양팔을 벌리고 책상을 쳐다봤다. 잠시 뒤 팔을 뻗어 빵과 오렌지를 집었고, 종류별로 양쪽 바구니에 나눠 담았다. 손가락은 다소 느리지만 자연스럽게 구부려졌고, 부드러운 빵이 망가지지 않을 정도로 집어들었다. 실제 성인 남성 크기의 중국 최초 오픈소스 기반의 풀사이즈 휴머노이드 로봇 ‘칭룽’은 중국이 꿈꿔온 ‘AI 굴기’를 보여주는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AI 분야에서 중국과 치열하게 경쟁 중인 미국의 테슬라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테슬라는 자체 개발한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의 2세대 버전을 처음 공개했다. 테슬라는 실제 운용 가능한 모델 대신 전시용 모델을 이번 행사에 배치했다. 테슬라 측은 영상을 통해 1세대에 비해 걷는 속도가 빨라지고, 손동작은 훨씬 자연스러워진 옵티머스 2세대의 모습을 소개했다. 현장에서는 영상 속 모습을 보고 “기술적으로 중국 업체들보다 앞서 있다”고 평가했다.● 로봇과 자율주행 등 미래 AI 기술 선보여 올해로 7년째를 맞이한 세계AI대회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건 휴머노이드 로봇이었다. AI 기술이 가장 복합적으로 적용되며, 향후 가정, 기업, 군대 등에서 가장 폭넓게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행사장에 나온 로봇들은 대부분 AI와 로보틱스 기술이 접목된 형태였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텍스트 기반의 대규모언어모델(LLM), 이미지와 동영상을 포괄하는 대형멀티모달모델(LMM)을 이용해 상황을 인지하고 실제 행동까지 하는 ‘체화된 인지(Embodied Cognition)’의 결정체인 셈. 대회에선 약 1500년 전 ‘둔황(敦煌) 고서’를 AI 기술로 복원해냈고, 사고로 팔목 아래를 잃은 남성이 로봇 팔로 붓글씨를 쓰는 시연도 공개됐다. 업체 측은 “뇌 신경과 로봇 팔을 연결해 손가락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으며, 0.1mm까지 정밀 조작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사람 형체는 아니지만 역시 ‘AI 두뇌’로 똑똑해진 로봇들도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행사장에선 많은 인파 사이를 이리저리 걸어 다니는 여러 종류의 로봇 개를 볼 수 있었다. 업체 관계자가 시연을 위해 로봇 개를 손으로 밀치거나 발로 차자 로봇 개는 잠시 비틀거리긴 했지만 넘어지지 않고 균형을 계속 유지했다. 5월 중국이 캄보디아와의 연합훈련 당시에 공개했던 등에 총을 멘 로봇 개의 모습이 불현듯 떠올라 섬뜩한 느낌도 들었다. 휴머노이드 로봇과 함께 미래 시장성이 밝은 것으로 점쳐지는 AI 기반 자율주행차도 큰 관심을 끌었다. 행사 당일 38도를 웃도는 폭염이 쏟아졌지만 행사장 밖에선 자율주행차를 체험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행사장용 앱(애플리케이션)을 열고 인근 정차 지점을 선택하니 잠시 뒤 무인 택시가 도착했다. 차량에 탑승해 휴대전화 뒷번호 4자리를 입력하자 스스로 출발했다. 안전요원 없이도 총 10km의 행사장 주변을 돌며 18개 교차로를 거침없이 통과했다. 제작 업체인 PONI.AI 측은 “L4 단계(운전자 필요 없는 수준)의 차량 30만 대를 이미 주문받아 생산 중”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최대 포털인 바이두의 로빈 리 최고경영자(CEO) 역시 대회 기간 열린 포럼에 참석해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기본 모델, 벤치마크(성능 측정 기준) 점수 등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오픈AI가 엄청난 업데이트를 내놓고 있지만 과연 누가 혜택을 받고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AI 기초 연구뿐 아니라 로봇이나 AI 단말기 등 실제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분야로 응용하는 데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가격 점차 낮아지며 상용화 눈앞 중국은 2025년을 휴머노이드 로봇 대량생산의 원년으로 삼고 상용화 준비에 한창이다. 행사장 한쪽에서 태극권을 펼치고 있던 휴머노이드 로봇 ‘쿠아푸’는 현재 중국 전기차 업체 ‘니오’의 차량 조립 공장에서 생산이 가능한지 테스트가 진행 중이다. 별도의 로봇 조립 라인을 만들지 않고 기존 전기차 라인을 이용하면 비용과 시간을 크게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핵심 부품인 모터 등의 가격이 점차 낮아지며 로봇 판매가도 내려가고 있다. 5월 중국 제조사인 ‘유니트리’는 키 127cm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9만9000위안에 판매하기도 했다. LLM 등이 활용된 최고 성능의 버전은 아니지만, 한화로 2000만 원이 안 되는 돈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을 구매할 수 있어 시장에 놀라움을 안겼다. 이런 움직임 속에 관련 시장도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4월 발표된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 규모는 올해 27억6000만 위안에서 5년 뒤인 2029년 750억 위안으로 30배 가까이 급성장하고, 중국은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의 32.7%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지난해부터 중국 중앙정부와 지방이 앞다퉈 지원 정책을 발표하면서 로봇 상용화가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실제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 중국의 주요 대도시에는 대규모 로봇혁신센터를 만들고 경쟁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투자사들의 시각도 엇비슷하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2035년 380억 달러(약 52조6000억 원) 규모로 커지고, 로봇 출하량은 140만 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1년 전 분석보다 시장 규모를 6배 넘게 높여 잡았다. 골드만삭스는 “로봇 제조 비용 감소와 AI 기술 발달로 휴머노이드 로봇이 스마트폰이나 자동차처럼 차세대 필수 전자기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 로봇 개발 가이드라인도 발표 행사장에선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에 새로 뛰어드는 기업들도 눈에 띄었다. 대표적인 기업은 LLM의 최강자로 꼽히는 미국 오픈AI. 이 회사는 올해 초 AI로봇 스타트업인 ‘피규어AI(Figure AI)’에 투자했다. 최근에는 사내에 ‘로봇 전담팀’을 구성하고 피규어 등 로봇 업체들과의 협력에 집중하고 있다. 정부의 막대한 지원과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는 중국과 첨단 기술력을 앞세운 미국의 대결이 전기차에 이어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이번 대회 기간 중 ‘휴머노이드 로봇 거버넌스’도 발표했다. 주최 측은 “공개 서명 방식으로 발표된 업계 최초의 가이드라인”이라고 설명했다. 국가·지방 휴머노이드 로봇 혁신 센터와 AI산업협회, 상하이법률학회 등이 함께 만들었고, 총 30개 조항으로 구성돼 있다. 해당 가이드라인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설계와 제조는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위협해서는 안 되고, 사용자는 관련 훈련과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중국은 1일 AI 개발에서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결의안을 유엔에서 통과시키는 등 AI와 로봇 관련 국제 기준 마련에 영향력을 드러내고 있다. 김철중 베이징 특파원 tnf@donga.com}

9∼1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75주년 기념 정상회의가 기존 회의와 달리 ‘북대서양’이 아닌 ‘태평양’을 핵심 의제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2021년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 중국을 ‘구조적 도전’이라고 규정했던 나토의 대(對)중국 견제가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또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7일 미 CBS방송 인터뷰에서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IP4(인도태평양 파트너 4개국)’를 초청한 건 대(對)중국 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북한 중국 러시아 이란이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지를 보여 준다”고 답했다. 이어 “중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도록 지원한 주요 국가”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올 4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미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오늘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는 일이 내일 아시아에서 일어날 수 있다”고 언급한 점을 거론하며 “중국 견제를 위해 힘을 합치자”고 외쳤다. 나토가 이번 정상회의에서 IP4 국가와 첫 공동문서를 체결할 것이 유력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는 몇 년 전만 해도 유럽과 아시아 주요국이 서로가 지정학적으로 구분돼 있다고 생각했던 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북한 중국 등이 지원하는 게 분명해지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진단했다. 미 일각에서는 한국 또한 나토와 적극 연대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시드니 사일러 전 미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 담당관은 7일 미국의소리(VOA)에 “한국이 (나토와 연대해) 곤경에 빠진 우크라이나를 돕는다면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강화되고 (한반도의) 잠재적 위기에 대비한 억제력을 확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번 공동성명에도 중국의 러시아 지원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반면 린젠(林劍)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8일 “나토는 냉전의 산물이자 세계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위험의 근원”이라며 “(나토가) 유럽에 이어 아시아태평양도 어지럽히려 하면 안 된다”고 반발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세계는 개방적이고 차별적이지 않은 인공지능(AI) 개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리창(李强) 중국 총리가 4일(현지 시간) 상하이 세계엑스포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계AI대회’ 개막 행사에서 한 말이다. 총리가 되기 전 상하이 공산당 서기를 지냈던 그는 올해로 8년째를 맞는 이 대회에 참석한 중국 최고위층이다. AI, 반도체 등을 둘러싼 중국과 미국의 패권 갈등이 날로 격화하는 와중에 ‘중국 2인자’인 현직 총리가 AI대회를 직접 찾았다는 것은 중국이 미국의 거듭된 규제에도 “자체 AI 개발 역량을 강화해 AI 패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리창 “AI 개발 차별 없어야”… 美 겨냥 리 총리는 이날 기조 연설을 통해 “AI 신기술 혜택을 더 많은 국가가 누려야 한다. 이를 통해 공동 발전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선진국 위주의 AI 개발로 많은 개발도상국이 뒤처지고 있는데 그 기술 격차를 좁혀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역시 미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2022년 10월부터 최첨단 반도체 장비의 중국 수출을 금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미국은 지난달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도 중국의 AI 반도체 기술 접근 금지를 주요 의제로 논의하는 것을 주도하며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中, AI 응용 산업으로 역전 노려 이날 행사장은 38도를 넘나드는 폭염에도 세계 주요 기업의 AI 분야 관계자, 내외신 기자들이 몰려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축구장 7개 규모(5만 ㎡)인 행사장에는 500여 개 기업의 전시관이 빽빽이 들어서 있었다. “참가 기업 수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의 AI 관련 행사”라는 주최 측의 안내가 실감 났다. 행사장 중앙홀에 들어서자 18개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먼저 눈에 띄었다. 이날 처음 공개된 중국 최초의 오픈 소스 휴머노이드 로봇인 ‘칭룽(靑龍)’은 185cm에 82kg으로 건장한 성인 남성을 닮았다. 현장 관계자는 “촉각 센서가 달린 손가락을 이용해 부드러운 빵이나 컵을 자연스럽게 들어 올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로봇·인공지능 분야에서 중국의 대표적인 스타트업인 클라우드마인즈(達闥機器人)는 휴머노이드 로봇 ‘XR4’를 선보였다. 로봇GPT(다중 모드 모델)를 장착해 인간과 실시간 상호작용이 가능한 제품이라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이번 행사에만 22종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전시됐고, 산업용 로봇까지 포함하면 메인 전시장의 3분의 1이 로봇으로 채워졌다. 최근 급성장한 ‘대규모언어모델(LLM)’ 분야에서는 오픈AI를 필두로 한 미국 기업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중국은 향후 AI 기술을 주도할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로 반격을 노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이 습득한 정보를 실제 실현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AI 기술의 종착지’라고 여긴다. 중국은 휴머노이드 로봇 대량 생산 시점을 내년으로 정했고, 중국 업체들이 새 로봇을 무섭게 쏟아내고 있다. 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장은 “최고의 기술력이 아닌 상용화 측면을 고려하면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도 몇 년 뒤 중국이 시장을 잠식하는 ‘제2의 전기차’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테슬라도 2세대 로봇 선보여 이번 대회에는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 기업도 대거 참여했다. 미국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미중 갈등 속에서도 중국의 시장성을 높이 평가하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테슬라 전시관이 큰 인기였다. 많은 방문객들은 테슬라의 전기 픽업 트럽인 사이버트럭 옆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섰다. 함께 전시된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의 2세대 버전에 대한 관심도 컸다. 이번에 처음 전시된 2세대 옵티머스는 1세대에 비해 걷는 속도가 30% 빨라졌고, 계란 삶기 등이 가능할 정도로 섬세한 손동작을 갖췄다. 내년 대량 생산을 앞두고 있는데 중국 제품들에 비해 한발 앞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하이=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중국 당국이 ‘첨단산업의 쌀’로 불리는 희토류에 대한 국가 통제를 강화하는 규정을 발표했다.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70%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는 만큼 희토류를 통한 중국의 자원 무기화 전략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달 29일 리창(李强) 중국 총리는 ‘희토류 관리 조례’를 공포하는 국무원 명령에 서명했다고 이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2021년 1월 희토류 관리 조례 초안이 공개된 뒤 3년여 만이며, 10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총 32개로 이뤄진 세부 조항을 살펴보면 희토류는 국가 소유로서 어떤 조직이나 개인도 자원을 점유할 수 없고, 현(縣)급 이상 지방 정부가 지역의 희토류 관리를 책임진다. 정부 주관 부처가 희토류 채굴과 제련·분리의 총량을 규제하고, 각 기업은 생산한 희토류 제품의 추적 정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4년 전 초안과 비교해 최종안에는 “희토류 관리는 당과 국가의 노선과 방침, 정책을 관철해 이뤄져야 한다”는 조항을 추가하며 당의 통제를 더욱 강화했다. 또 희토류 외에 다른 희귀 금속에 대해서도 이번 조례를 참조할 수 있다는 내용을 새로 넣었다. 희토류는 자동차, 의료기기, 무기 등 최첨단 제품에 들어가는 17가지 희귀 광물이다. 중국은 생산량 기준 전 세계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가공 및 정제 산업까지 포함하면 90%에 육박해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희토류 관련 기술을 ‘수출 금지 기술 목록’에 포함시켰고, 4개월 전인 같은 해 8월에는 반도체 핵심 원료인 갈륨과 게르마늄 등에 대한 수출도 통제했다. 미국도 중국의 자원 무기화 움직임에 맞서 수년째 희토류 공급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보조금 지급을 통해 자국 내 희토류 정제 공장을 재가동했고, 희토류 매장량이 많은 베트남, 브라질 등과의 협력을 통해 독자적인 공급망을 확보해 가고 있다. 이런 영향으로 지난해부터 희토류 국제 가격이 떨어지고, 중국 내 희토류 기업들의 순이익도 크게 줄어드는 추세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중국이 1일부터 ‘국가안전 기관 행정 집행 절차에 관한 규정’과 ‘국가안전 형사사건 처리 규정’을 본격 시행한다. 긴급하다고 판단될 경우 중국 당국이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의 휴대전화나 노트북 등 전자기기까지 임의로 검사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에 중국을 방문하려는 많은 이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국가정보원은 “중국에서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카카오톡 메신저 등을 공개적으로 이용하는 것도 불심검문 대상이 될 수 있다”며 한국 관광객의 주의를 당부했다.간첩 의심되면 휴대전화 불심검문 이 때문인지 최근 한국의 지인들은 필자에게 ‘휴대전화에 VPN 설치만 해도 잡혀가냐’, ‘이제 국내 메신저로는 연락 못 하냐’며 걱정스럽게 안부를 물었다. 답을 주려고 관련 규정을 들여다봤다. 중국의 ‘컴퓨터정보망 국제인터넷관리 임시 규정’ 제6조에 따르면 어떤 단위나 개인도 당국의 허가 없이 당국이 차단한 위키피디아 같은 국제 네트워크를 사용할 수 없다. 어기면 1만5000위안(약 284만 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2020년 저장(浙江)성 당국이 VPN을 통해 ‘위키피디아’에 접속한 내국인 1명을 처벌한 사례도 있다. 이 규정의 상위법인 ‘반(反)간첩법’은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군사시설 촬영 등 간첩 행위가 의심될 경우 신체·물품에 대한 검문, 조사 비협조자에 대한 처벌 등이 이미 가능하다는 의미다. 중국 측은 “이번 규정은 반간첩법이 남용되지 않도록 해당 법의 절차와 요건을 명료하게 하려는 차원”이라고 주장한다. 모든 관광객의 휴대전화를 검사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 또한 과장된 것이라고 반박한다. 규정에 따라 검사 대상은 간첩 행위가 의심되는 사람으로 국한되고, 방첩 업무가 아닌 경우에는 휴대전화를 임의로 검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간첩 행위의 대한 해석이 광범위하고 모호하다는 점이다. 중국은 지난해 7월 반간첩법 개정 당시 ‘국가 기밀이 아닌 국가 안전·이익에 관한 경우에도 이 법을 적용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지난해 말에는 ‘경제 쇠퇴’, ‘민영기업 탄압’ 등 중국에 비판적인 주장을 하거나 유포할 때도 간첩죄로 처벌하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소셜미디어에 중국에 반하는 주장을 펴거나, 비판적인 언론 보도를 검색하기만 해도 간첩으로 몰릴 수 있다. 간첩 행위에 대한 규정 자체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아무리 중국 측이 “휴대전화 불심검문은 ‘간첩 의심 행위’가 있을 때만 실시한다”고 주장해도 “무작위 조사가 가능할 수 있다”는 우려가 생길 수밖에 없다. 지난달 톈안먼 반정부 시위 35주년 취재를 준비하던 베이징 주재 모 한국 특파원의 집에 밤늦게 공안이 찾아왔다. 이들은 해당 특파원에게 “법규를 지키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올 3월에는 상하이 공항에서 중국 국내 여행객 또한 휴대전화 검색을 당했다는 설이 나돌았다.‘모호한’ 간첩 기준이 근본 원인다행히 아직까지 한국 교민이나 여행객 중 반간첩법으로 조사를 받은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일본 제약회사 직원이 구속됐고 최근까지도 중국 내 미국 컨설팅 업체 등에 대한 강제 조사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인이 구속되지 않았다고 해서 마냥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인 것이다. 필자 역시 중국 여행을 앞둔 한 지인에게 이렇게 충고했다. “관광지를 제외하면 가급적 사진을 찍지 말고, 중국의 정치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말고, 혹시 공안과 문제가 생기면 불필요한 언쟁을 하지 말고 곧바로 한국대사관에 연락하라.” 김철중 베이징 특파원 tnf@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인류 운명공동체 건설’을 내세우며 “세계 평화를 위해 중국이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반면 “팔이 굵다고 그들 말을 들을 필요는 없다”며 미국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시 주석은 2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평화공존 5원칙 발표 70주년 기념대회’ 연설에서 “중국은 ‘평화공존 5원칙’을 내놓은 지 70년이 지난 오늘 ‘인류 운명공동체 건설’이라는 시대적 답안을 내놨다”고 자평했다.1954년부터 중국의 정식 외교 강령이 된 평화공존 5원칙은 주권·영토 완전성 존중, 상호 불가침, 내정 불간섭, 평등·호혜 ,평화 공존이다. 냉전 체제 이후 서구에 맞서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비동맹’ 노선을 규합하겠다는 취지다. 시 주석은 집권 이후인 2013년 평화공존 5원칙을 계승한 ‘인류 운명공동체’ 개념을 제시했다.시 주석은 “(두 개념 모두) 협화만방(協和萬邦·모든 나라와 화목하게 지낸다)의 중화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다”며 “중국의 힘이 강해질수록 세계 평화의 희망도 더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글로벌 사우스(아프리카 남미 등 남반구 개발도상국)’ 국가들에 앞으로 5년 동안 10만 명에게 연수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최근 무역갈등 등이 심화된 미국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태도를 견지했다. 시 주석은 “진영 대결과 다른 국가에 대한 줄 세우기를 강요하는 것에 반대한다”면서 “서로의 핵심 이익과 우려, 각 국민이 선택한 제도를 존중하라”고 주장했다.이날 행사에는 이해찬 전 국무총리,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 등 해외 각국 인사들도 참석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중국은 자국민 17명이 숨진 경기 화성의 리튬전지 공장 화재 사고를 실시간으로 보도하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한국 내 중국인 근로자들의 열악한 처우에 대한 쓴소리도 쏟아냈다. 관영 신화통신과 중국중앙(CC)TV 등 중국 매체들은 24일 사고 발생 직후부터 다음날인 25일까지 중국인 사상자 수와 피해 상황 등을 발 빠르게 전하고 있다. 중국 매체 신경보는 화성 현지 근로자 인터뷰를 통해 중국 북동지역 출신 직원 100명이 화재가 난 공장에서 일하고 있으며 이들 상당수가 30∼40세 조선족 여성이라고 전했다. 이어 “한국의 중개 업체를 통해 업체와 계약을 했으며, 한국의 최저임금인 시간당 9860원의 급여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한국 내 중국 근로자들이 임금과 복지 측면에서 현지인만큼 좋은 대우를 받지 못한다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국 기업과 정부가 그들을 차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중국 소셜미디어에서도 중국인 사망자에 대한 애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형 참사가 잦은 한국 상황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중국 공산당의 입’으로 불리는 후시진 전 환구시보 총편집인은 중국 웨이보에 올린 글에서 총 38명이 숨진 2020년 이천 물류창고 화재 등을 거론하며 “한국은 여전히 개발도상국 수준이며 그 중에서도 심각한 사고와 사상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는 사고 당일인 24일 저녁 현장을 직접 찾아 자국 피해자들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싱 대사는 “불행히도 여러 중국인이 희생돼 극히 침통한 심정이다. 한국 관련 기업들이 뼈아픈 교훈을 얻길 바란다”고 밝혔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미국과 대만이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대만해협에 무인기(드론) 수천 기를 띄워 섬 접근을 막는 이른바 ‘지옥도(hellscape)’ 작전을 준비하고 있지만, 대규모 드론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 세계 드론 공급망을 중국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만은 다음 달 최대 규모의 군사연습인 한광(漢光·Chinese Glory)훈련에 드론 대응 훈련을 포함시킬 예정이다. 작고 저렴한 군사용 드론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전 세계에 그 위력을 알렸다. 다만 드론 공격이 효과를 거두려면 대규모 물량 공세가 필수적이다. 영국의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도 한 달에 약 1만 개의 드론을 소모하고 있다.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전쟁 초기 주로 미국산 드론을 사용했다. 하지만 결함이 많고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로 점차 중국 최대 드론 업체 다장이노베이션(DJI) 제품에 의존하기 시작했고, 중국산 부품을 가져다 직접 생산도 하고 있다. 실제 DJI는 전 세계 드론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달리 대만은 중국산 드론이나 부품을 사용하기 어렵다는 게 WSJ의 지적이다. 중국이 자국 제품을 해킹해 대만군의 정보를 빼돌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미국은 2019년 중국산 드론과 부품의 군용 수입을 금지했고, 최근에는 DJI 제품을 미국에서 퇴출하는 법안도 추진 중이다. 중국산 부품을 수입해 대만에서 직접 드론을 생산하는 것 역시 쉽지 않다. 현지 전문가들은 대만이 첨단 기술력을 가지고 있지만 중국이 언제든 부품 공급을 차단할 수 있고, 높은 인건비 등으로 제작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대만과 미국은 이미 드론 확보에 나서고 있다. 미 국무부는 19일 대만에 미사일과 드론 등 3억6000만 달러(약 5000억 원) 상당의 무기를 판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에는 자폭 드론으로 알려진 스위치블레이드 드론 720대, 탄두를 장착한 알티우스 291대가 포함됐다. 미 싱크탱크 카토연구소의 에릭 고메즈 선임연구원은 “(대만처럼) 재보급이 쉽지 않을 경우 분쟁이 시작되기 전에 최대한 많은 물량을 비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만은 양안의 군사 긴장에 맞서 다음 달 22일 열리는 연례 합동군사연습인 한광훈련을 실전과 가까운 형태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훈련에는 중국 본토에서 2km 떨어진 최전선 진먼다오 방어를 위해 중국의 드론 공격에 대응하는 연습이 포함될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