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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 최후 항전지인 옛 전남도청 복원 공사 현장에서 불이 나 5·18 사적지가 소실될 뻔했다. 불은 20여 분 만에 진화됐다. 5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4일 오전 8시 41분경 광주 동구 광산동 옛 전남도청 경찰국 본관 3층에서 불이 났다. 소방 당국은 철골 구조물의 산소 절단 작업을 하다 화재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시 공사장에 있던 작업자들은 불이 확산하기 전 대피해 인명피해로 이어지진 않았다. 다만 천장부 단열재가 타고 건물 내부가 그을리는 등 소방서 추산 331만 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옛전남도청복원추진단은 경찰국 본관 3층에 대한 복원 공사를 중단하고, 외부 업체를 통해 안전 진단을 추진한 뒤 공사를 재개할 계획이다. 불이 난 옛 전남도청 경찰국은 5·18 당시 시민군이 최후의 항쟁을 벌여 14명이 사망한 역사적 공간이다. 특히 본관 3층 중앙 계단실은 고등학생 시민군인 문재학·안종필 군이 숨진 채 발견된 곳으로, 문재학 열사는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주인공인 ‘동호’의 실제 인물이다. 옛 전남도청 건물 6개 동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리모델링 과정에서 원형 훼손 논란에 휩싸였고 지역사회 의견대로 지난해부터 복원 공사가 진행 중이다. 5·18유족회 등 오월단체는 입장문을 통해 “5·18의 마지막 항쟁지이자 오월 정신이 깃든 역사적 성지에서 불이 난 것은 유감스럽다”며 “이 사고를 계기로 원형이 손상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와 세심한 주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지난해 12월 29일 무안 제주항공 참사 당시 여객기가 들이받은 120여 t 콘크리트 둔덕 상판 일부가 10m 떨어진 곳까지 날아간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당시 시속 300㎞가 넘는 속도로 활주로를 미끄러진 여객기의 잔해는 500m 떨어진 곳까지 흩어졌다. 전문가들은 콘크리트 조각 및 잔해가 날아간 거리를 감안하면 상판과 충돌한 당시의 충격이 대규모 참사 원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상판은 2007년 개항 당시에 없었으나 2023년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10m 밖까지 날아간 콘크리트 상판 3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사고 당일 오전 9시 3분경 여객기는 전남 무안국제공항 남쪽 끝부분의 로컬라이저 안테나, 유도등이 설치된 높이 2m 콘크리트 둔덕 상판 중앙 부분에 정면충돌했다. 상판의 양쪽 가장자리 두께는 약 90cm, 가운데 부분 두께는 약 30cm로 알려졌다. 충돌의 충격으로 상판은 여러 개로 부서졌다. 상당 부분은 철근에 지탱해 형체가 유지됐지만 여객기와 충돌한 중앙 부분 일부는 파손되며 최대 10m 거리까지 날아갔다. 비행기 잔해 역시 최대 500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상판을 받치고 있던 아랫부분 기둥(두께 20∼30cm, 길이 1m)은 충격으로 쓰러졌다. 전문가들은 곳곳에서 발견된 상판의 잔해 규모와 발견 지점에 주목했다. 179명이 숨진 직접적인 원인으로 콘크리트 둔덕이 지목되는 상황에서 사고 당시 충격파를 가늠할 척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장 출신인 고승희 신라대 항공운항과 교수는 “콘크리트 상판이 10m가량 날아가는 충격파는 콘크리트 둔덕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뜻”이라면서 “최근 30년 동안 동체 착륙을 하더라도 활주로 끝에서 비행기가 그 정도로 파괴되고 폭발한 참사는 없었다”고 했다. 콘크리트 상판은 2007년 무안공항 개항 당시에는 없었다. 그때는 수직으로 세워진 기둥들만 존재했다. 이후 2023년 둔덕 개량 공사 과정에서 상판이 추가로 설치됐다. 기존 콘크리트 둔덕은 기둥 10여 개로만 하부 구조가 돼 있었는데, 추가적인 항행 안전시설물이 설치되며 콘크리트 구조에 상판이 보강된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 로컬라이저만 있었던 곳에 유도등도 세우게 되면서 무게가 무거워지자 더 두꺼워진 붉은색 수직받침대, 철제 삼각형 바닥받침도 보강했다. 이근영 한국교통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로컬라이저를 신형 장비로 교체하면서 더 단단하게 고정하기 위해 콘크리트 상판을 설치한 것 같은데, 상판까지 땅속에 매립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 제주항공 기장 “콘크리트 둔덕인 줄 몰랐다”무안공항을 자주 이용해 본 현직 제주항공 기장 역시 콘크리트 둔덕이 이번 사고의 원인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현직 제주항공 기장 A 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적어도 7년 이상을 무안에서 비행했지만 로컬라이저 둔덕이 콘크리트로 돼 있는 건 이번에 처음 알았다”며 “사고 여객기 기장도 몰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둔덕은 오버런(Over Run·활주로를 지나쳐 달림)할 때만 보이는 부분”이라면서 “사고 위치에 벽처럼 둔덕이 솟아 있어 놀랐다”고 했다. 둔덕 구조물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등은 조종사가 참고하는 자료에 나오지 않는다. 조종사는 수시로 게재되는 항공 고시보(NOTAM) 또는 28일 주기로 간행되는 항공정보간행물(AIP)에서 공항 제원, 운영 정보 등을 파악하는데, 여기에는 ‘콘크리트 둔덕’에 대한 내용이 전무했다는 것이다. A 씨는 제주항공 정비 실태에도 문제가 없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주항공의 경우 정비사는 해외 현지 정비를 위해 왕복 10시간이 넘는 비행을 한 후 시차 적응할 시간도 없이 현장에 다시 투입되고 있다”며 “기장인 제가 봐도 정비사가 피곤에 절어 있다고 느낄 정도”라고 했다.로컬라이저 안테나비행기가 안전히 착륙하게 도와주는 안테나 시설. 전파를 쏴서 착륙 경로를 안내해준다. 보통 활주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수백 m 떨어져 설치된다. 해외 공항들은 안테나와 지지대를 부서지기 쉬운 재질로 만든다.무안=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무안=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경찰이 무안 제주항공 참사의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2일 강제수사에 돌입했다. 경찰은 사고 책임자를 가려내기 위해 무안국제공항 사무실과 관제탑은 물론이고 제주항공 사무소까지 압수수색하며 증거물 확보에 나선 한편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를 출국금지했다. 전남경찰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제주항공 서울 사무소, 무안국제공항 내 담당 사무실과 관제탑, 부산지방항공청 무안출장소 등 3곳에 수사관 30여 명을 보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경찰은 피의자를 확정하지 않고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다. 경찰은 활주로 폐쇄회로(CC)TV 영상, 사고 직전 관제탑과 조종사의 교신 기록, 사고 여객기 정비 이력 자료 등의 확보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본부는 김 대표와 제주항공 관계자를 이날 출국금지했다. 경찰은 김 대표 등을 참사와 관련된 중요 참고인으로 보고 이같이 조치했다. 참고인 조사를 거쳐 입건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이날 경찰은 사고 희생자와 유가족을 조롱한 글에 대해서도 수사에 착수했다. 전남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유가족에 대한 유언비어, 비난 글을 올린 누리꾼 4명을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무안=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무안=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원인으로 지목된 ‘콘크리트 둔덕’ 개량 공사가 ‘부서지기 쉽도록 설계하라’는 취지의 설계 지침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설계와 시공 과정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2007년 개항 당시 설치된 콘크리트 둔덕은 2023년 개량 공사를 거쳤다. 사고 발생 전 적어도 한 번은 콘크리트 둔덕을 없앨 기회가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되레 콘크리트 상판이 덧대지면서 이번 참사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설계지침 반영 안 된 개량공사 국토교통부는 1일 브리핑에서 콘크리트 둔덕에 대해 “(2007년 무안공항) 개항 초기부터 있었다. 흙으로 된 둔덕 안에 콘크리트 지지대가 있는 형태였다”고 밝혔다. 콘크리트 둔덕은 2020년 개량 공사가 추진됐다. 둔덕 위에 설치한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의 내구연한(15년)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2020년 설계 용역을 거쳐 실제 개량 공사는 2023년 9월부터 2024년 2월까지 진행됐다. 로컬라이저를 교체하는 동시에 기존 콘크리트 지지대 위에 두께 30cm 콘크리트 상판이 덧대졌다. 콘크리트 둔덕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작업이 이뤄진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비바람에 흔들리면 안 되니 고정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문제는 이런 보강 공사는 애초 설계 지침에 배치된다는 점이다. 개량 공사 설계 용역 발주는 2020년 3월 이뤄졌다. 당시 한국공항공사가 작성한 ‘무안공항 등 계기착륙시설 개량사업 실시설계 용역’ 과업내용서에서는 ‘장비 안테나 및 철탑, 기초대 등 계기착륙시설 설계 시 파손성을 고려해 설계해야 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이른바 ‘부러지기 쉬움(프랜지빌리티·Frangibility) 원칙’을 분명히 적시한 것이다. 당시 설계를 맡은 업체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시 (둔덕을 포함한) 레이아웃은 그대로 있었고, 위에 놓인 로컬라이저만 내구 연한이 다 돼 교체하는 설계를 했다”고 했다. 하지만 3년 뒤 실제 공사에서는 로컬라이저뿐만 아니라 콘크리트 둔덕 보강 공사까지 이뤄졌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설계 용역대로 설계가 되지 않았을 수도 있고, 설계까지는 지침대로 이뤄졌지만, 실제 시공 단계에서 틀어졌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콘크리트 둔덕이 설치되고 보강된 구체적인 경위에 대해 아직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관련 질의에 대해 “확인해보겠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조명시설 함께 설치하려 둔덕 강화 의혹 로컬라이저 외 다른 시설물을 함께 설치하려고 콘크리트 둔덕을 만들었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도 드러났다. 본보 취재 결과 둔덕 위엔 로컬라이저와 함께 ‘조명시설’도 설치돼 있었다. 콘크리트 둔덕 공간 대부분은 로컬라이저가 아니라 조명시설이 점유하고 있었고, 사고 항공기도 콘크리트 둔덕과 조명시설 등에 더 많이 충돌했다. 둔덕 위에 설치된 조명시설은 두 종류다. ‘어프로치 라이트’는 불을 밝혀 활주로 시작과 끝을 알린다. ‘어프로치 시퀀스 라이트’는 안개가 낄 때 시야를 확보하기 위한 조명등이다. ‘항공등화 설치기준’ 등 관련법은 이런 조명시설과 설치대도 모두 ‘쉽게 부서지는 구조물’로 만들어야 한다고 규정한다. 무안공항 둔덕은 이 규정도 위반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콘크리트 둔덕도 이례적인데, 조명시설과 로컬라이저를 함께 두는 경우도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조명시설과 로컬라이저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콘크리트 둔덕을 설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둔덕의 크기는 높이 2m, 가로 길이 40m, 두께 4m 정도로 추정된다. 이런 둔덕에 80t에 달하는 항공기가 시속 200km가량으로 충돌하는 과정에서 수천 t의 충격이 가해져 더 큰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김규왕 한서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로컬라이저 안테나는 착륙하기 위해 접근하는 활주로 반대편에, 활주로 접근 전 불빛으로 조종사들에게 방향을 알려주는 장치인 어프로치 라이트는 활주로 접근 경로상에 설치된다. 일반적으로 같이 설치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무안=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벌어진 전남 무안국제공항 둔덕 위에 로컬라이저와 함께 ‘조명시설’도 함께 설치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둔덕 대부분 공간은 로컬라이저가 아니라 조명시설이 점유하고 있었다.둔덕 위에 설치된 조명시설은 두 가지 종류다. ‘어프로치 라이트’는 불을 밝혀 활주로 시작과 끝을 알린다. ‘어프로치 시퀀스 라이트’는 안개 등이 낄 때 시간간격을 두고 밝히는 조명등의 역할을 한다. ‘항공등화 설치기준’ 등 관련법은 유도등도 ‘쉽게 부서지는 구조물’로 만들어야 한다고 규정한다. 무안공항 둔덕은 이 규정도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콘크리트 둔덕도 이례적인데, 유도등과 로컬라이저를 함께 두는 경우도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유도등과 로컬라이저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콘크리트 둔덕을 설치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둔덕의 크기는 높이 2m, 가로길이 40m, 아랫부분 두께 4m 정도로 추정된다. 김규왕 한서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로컬라이저 안테나는 착륙하기 위해 접근하는 활주로 반대편에, 활주로 접근 전 불빛으로 조종사들에게 방향을 알려주는 장치인 어프로치 라이트는 활주로 접근 경로상에 설치된다. 일반적으로 같이 설치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무안=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원인으로 지목된 ‘콘크리트 둔덕’ 개량 공사가 ‘부서지기 쉽도록 설계하라’는 설계 지침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설계와 시공 과정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2007년 개항 당시 설치된 콘크리트 둔덕은 2023년 개량 공사를 거쳤다. 사고 발생 전 적어도 한 번은 콘크리트 둔덕을 없앨 기회가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되레 콘크리트 상판이 덧대지면서 이번 참사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설계지침 반영 안 된 개량공사국토교통부는 1일 브리핑에서 콘크리트 둔덕에 대해 “(2007년 무안공항) 개항 초기부터 있었다. 흙으로 된 둔덕 안에 콘크리트 지지대가 있는 형태였다”고 밝혔다.콘크리트 둔덕은 2020년 개량 공사가 추진됐다. 둔덕 위에 설치한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의 내구연한(15년)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2020년 설계 용역을 거쳐 실제 개량 공사는 2023년 9월부터 2024년 2월까지 진행됐다. 로컬라이저를 교체하는 동시에 기존 콘크리트 지지대 위에 두께 30㎝ 콘크리트 상판이 덧대졌다. 콘크리트 둔덕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작업이 이뤄진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비바람에 흔들리면 안 되니 고정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문제는 이런 보강 공사는 애초 설계 지침에 배치된다는 점이다. 개량 공사 설계 용역 발주는 2020년 3월 이뤄졌다. 당시 한국공항공사가 작성한 ‘무안공항 등 계기착륙시설 개량사업 실시설계 용역’ 과업내용서에서는 ‘장비 안테나 및 철탑, 기초대 등 계기착륙시설 설계 시 파손성을 고려해 설계해야 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이른바 ‘부러지기 쉬움(프랜지빌리티·Frangibility) 원칙’을 분명히 적시한 것이다.당시 설계를 맡은 업체 관계자는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당시 (둔덕을 포함한) 레이아웃은 그대로 있었고, 위에 놓인 로컬라이저만 내구연한이 다 돼 교체하는 설계를 했다”고 했다. 하지만 3년 뒤 실제 공사에서는 로컬라이저 뿐만 아니라 콘크리트 둔덕 보강 공사까지 이뤄졌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설계 용역대로 설계가 되지 않았을 수도 있고, 설계까지는 지침대로 이뤄졌지만, 실제 시공 단계에서 틀어졌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국토부는 콘크리트 둔덕이 설치되고 보강된 구체적인 경위에 대해 아직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관련 질의에 대해 “확인해보겠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조명시설 함께 설치하려 둔덕 강화 의혹로컬라이저 외 다른 시설물을 함께 설치하려고 콘크리트 둔덕을 만들었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도 드러났다. 본보 취재 결과 둔덕 위엔 로컬라이저와 함께 ‘조명시설’도 함께 설치돼 있었다. 콘크리트 둔덕 공간 대부분은 로컬라이저가 아니라 조명시설이 점유하고 있었고, 사고 항공기도 콘크리트 둔덕과 조명시설 등에 더 많이 충돌했다. 둔덕 위에 설치된 조명시설은 두 종류다. ‘어프로치 라이트’는 불을 밝혀 활주로 시작과 끝을 알린다. ‘어프로치 시퀀스 라이트’는 안개가 낄 때 시야를 확보하기 위한 조명등이다. ‘항공등화 설치기준’ 등 관련법은 이런 조명시설과 설치대도 모두 ‘쉽게 부서지는 구조물’로 만들어야 한다고 규정한다. 무안공항 둔덕은 이 규정도 위반한 것이다.전문가들은 “콘크리트 둔덕도 이례적인데, 조명시설과 로컬라이저를 함께 두는 경우도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조명시설과 로컬라이저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콘크리트 둔덕을 설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둔덕의 크기는 높이 2m, 가로길이 40m, 두께 4m 정도로 추정된다. 이런 둔덕에 80t에 달하는 항공기가 시속 200㎞ 가량으로 충돌하는 과정에서 수천 t의 충격이 가해져 더 큰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김규왕 한서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로컬라이저 안테나는 착륙하기 위해 접근하는 활주로 반대편에, 활주로 접근 전 불빛으로 조종사들에게 방향을 알려주는 장치인 어프로치 라이트는 활주로 접근 경로상에 설치된다. 일반적으로 같이 설치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무안=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살려주세요.” 29일 오전 9시 3분 무안국제공항에 제주항공 여객기가 추락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은 오전 9시 15분경 항공기 몸통에서 떨어져나간 꼬리 부분에서 비명 소리를 들었다. 여성 승무원 구모 씨(25)가 구조를 요청하는 소리였다. 이 사고로 탑승자 181명 중 2명만 살아남았는데 구 씨가 그중 한 명이었다. 전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사고 11분 뒤인 오전 9시 14분 현장에 도착한 119구조대원들은 부서진 기체 꼬리 부분으로 진입한 뒤 철제 캐비닛에 깔려 있던 구 씨를 발견했다. 더 안쪽에서는 부상을 입고 서 있는 남성 승무원 이모 씨(33)를 찾았다. 119구급대원들은 이 씨를 먼저 구조하고 20여 분 뒤인 9시 50분경 구 씨 구조에 착수했다. 대원들은 구 씨를 누르고 있던 캐비닛을 유압장비로 들어올린 뒤 구조했다. 당시 꼬리 부분 입구는 여전히 불길이 타오르는 급박한 상황이었다. 구 씨는 의식이 있었고 대화도 가능한 상태였다. 이 씨는 의식은 있었지만 “내가 왜 여기 있냐”고 묻는 등 넋이 나간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병원에 옮겨진 후에도 사고 당시 상황을 잘 기억하지 못했다. 전남소방본부 관계자는 “생존자 2명을 구조한 상황이 그만큼 긴박했다”고 설명했다.무안=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의 원인을 조사 중인 정부가 30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의 조류 예방 활동 인력이 4명인데, 사고 당일에는 2명이 있었다”고 밝혔다. 공항 안전을 위한 조류 퇴치가 부실하게 운영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전국 주요 공항이 철새도래지 인근에 위치해 있고 조류 충돌 사고, 일명 ‘버드 스트라이크’가 증가하는 추세인 가운데, 이를 막기 위한 인력과 설비는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9년부터 14개 공항 559건 “오늘 낮에도 가게 옥상에서 바닷가를 바라보는데 청둥오리 두 무리가 떼 지어 날더라.” 무안공항 인근에 사는 이모 씨(49)가 말했다. 그는 “무안공항 주변에서는 철새를 쉽게 볼 수 있다. 그게 그렇게 큰 위험인 줄 몰랐다”고 덧붙였다. 2022년 작성된 환경영향평가서에 따르면 무안공항 주변엔 무안저수지 등 철새도래지가 6곳, 13km 이내 4곳이 위치한다. 이달 진행된 국립생태원 조사에서도 무안 저수지서 1792마리, 무안·목포 해안 4315마리, 현경면·운남면에서 1만2779마리의 철새가 관찰됐다. 공항 인근에 출현하는 88종의 조류 중 청둥오리 등 6종은 조류 충돌 위험성 분석 결과 ‘3단계 위험 수준’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하지만 30일 정부 중앙사고수습대책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무안공항은 조류 예방 활동 인력을 주중 2명, 주말 1명만 운용했다. 공항별 조류 퇴치 인원은 김포 23명, 김해 16명, 제주 20명, 대구 8명, 광주 4명, 무안 4명, 사천·원주 2명 등이다. 무안의 경우 김포의 10분의 1도 안 되는 셈이다. 인력이 많은 공항들도 버드 스트라이크 위협을 피할 수는 없다. 특히 국내 많은 공항들이 철새도래지와 인접해 있다. 인천공항 주변은 갈대 숲과 갯벌, 먹이가 풍부한 대표적인 겨울 철새도래지로 꼽힌다. 인천국제공항에서만 올해 총 40건의 조류 충돌 사고가 발생했다. 김포국제공항 역시 마찬가지다. 이달 2일 김포에서 인천으로 오던 아시아나 항공기가 약 30m 상공에서 작은 새에 부딪히는 사고를 겪었다. 청주에서도 올해 1월 24일 오후 11시 50분경 청주공항을 이륙하던 대만 타이베이행 이스타항공 여객기가 조류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해 긴급 회항했다. 2022년 1월에는 청주공항에서 이륙하던 스텔스전투기 F35-A가 독수리와 충돌하기도 했다.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항국공항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한국공항공사가 관리하는 14개 공항(김포·김해·제주·청주·대구·광주·울산·양양·여수·무안·사천·포항경주·군산·원주)에서 버드 스트라이크가 총 559건 발생했다.● 열화상 탐지기 3곳뿐 무안공항에서 179명이 사망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하면서 다른 공항에도 ‘버드 스트라이트 포비아(공포)’가 번지고 있다. 주변에 을숙도, 화포천 등 철새도래지를 두고 있는 부산 김해국제공항은 조류 퇴치 인력 16명이 3개 조로 나눠 공포탄을 쏘거나 폭음경보기를 트는 식으로 조류를 쫓고 있다고 밝혔다. 남창희 김해공항장은 “조류 퇴치 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5명 안팎의 인원을 추가 채용해 다음 달 현장에 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주공항도 조류 퇴치 인원을 대폭 늘렸다. 30일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에 따르면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직후인 29일부터 4명, 4교대로 운영하던 조류 퇴치 요원을 6명 3교대로 확대했다. 내년부터는 7명, 3교대로 더 늘릴 예정이다. 한국공항공사는 “조류 충돌 예방 활동 강화가 시급한 공항에 전담 인원 추가 정원(43명)을 확보해 내년 상반기(1∼6월)까지 채용 배치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우려가 큰 게 사실이다. 인력뿐 아니라 조류 충돌을 방지할 수 있는 각종 장비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무안공항에는 조류 충돌 예방 설비인 조류 탐지 레이더와 열화상 탐지기 등 설비가 설치돼 있지 않았고, 국내 15개 공항 가운데 조류 탐지 레이더가 설치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열화상 탐지기가 설치된 곳은 김포·김해·제주공항 3곳뿐인 것으로 파악됐다.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운항 중인 항공기에 새가 충돌하면서 생기는 항공 사고. 주로 이착륙 과정에서 발생하며, 900g 정도의 새 한 마리가 부딪칠 때 항공기가 받는 순간충격은 약 4.8t에 달한다. 새가 엔진 속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비행기가 고장 나기도 한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무안=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살려주세요.”29일 오전 9시 3분 무안국제공항에 제주항공 여객기가 추락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은 오전 9시 15분경 항공기 몸통에서 떨어져나간 꼬리 부분에서 비명 소리를 들었다. 여성 승무원 구모 씨(25)가 구조를 요청하는 소리였다. 이 사고로 탑승자 181명 중 2명만 살아남았는데 구 씨가 그 중 한 명이었다. 전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사고 11분 뒤인 오전 9시 14분 현장에 도착한 119구조대원들은 부서진 기체 꼬리부분으로 진입한 뒤 철제 캐비닛에 깔려 있던 구 씨를 발견했다. 더 안쪽에서는 부상을 입고 서있는 남성 승무원 이모 씨(33)를 찾았다.119구급대원들은 이 씨를 먼저 구조하고 20여분 뒤인 9시 50분경 구 씨 구조에 착수했다. 대원들은 구 씨를 누르고 있던 캐비넷을 유압장비로 들어올린 뒤 구조했다. 당시 꼬리부분 입구는 여전히 불길이 타오르는 급박한 상황이었다. 구 씨는 의식이 있었고 대화도 가능한 상태였다. 이 씨는 의식은 있었지만 “내가 왜 여기있냐”고 묻는 등 넋이 나간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병원에 옮겨진 후에도 사고 당시 상황을 잘 기억하지 못했다. 전남소방본부 관계자는 “생존자 2명을 구조한 상황이 그만큼 긴박했다”고 설명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상공에 접근한 제주항공 7C2216편의 오른쪽 날개 엔진에서는 하얀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지상에서 당시 순간을 목격한 시민들은 “펑 하는 굉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이후 비행기는 고도를 낮추며 활주로로 접근했지만 랜딩기어(바퀴)가 밖으로 전개되지 않았다. 이례적일 정도로 낮게 날며 활주로에 접근한 비행기는 결국 바퀴를 내리지 못하고 동체로 착륙한 뒤 지면을 수백 m 미끄러진 끝에 활주로 벽에 부딪쳤다. 사고 현장에서 2km 떨어진 마을에 사는 김영준 씨(46)는 “비행기 엔진에서 불빛이 번쩍이더니 연기가 무섭게 피어올랐다”며 “‘쾅’ 하는 굉음 이후 폭발음이 연쇄적으로 시작됐다”고 말했다.● “메이데이” 4분 만에 화염 휩싸여이날 오전 1시 반(현지 시간) 태국 방콕에서 승객과 승무원 181명을 태우고 이륙한 비행기는 원래 오전 8시 30분 무안공항 1번 활주로에 착륙할 예정이었다. 무안공항 관제탑은 이날 오전 8시 57분경 비행기가 접근하자 새 떼를 조심하라며 ‘조류 충돌’ 주의 경고를 전달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후 비행기는 관제탑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버드 스트라이크(새 떼와의 충돌)’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당시 순간을 지상에서 촬영한 영상에서는 비행기 오른쪽 날개에 달린 엔진에서 하얀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장면이 포착됐다. 왼쪽 날개와 엔진은 멀쩡했다. 공항 인근 주민 유정필 씨(40)는 “밖에 나와 하늘을 올려다보니 ‘펑’ 하고 큰 소리가 나더니 비행기 오른쪽 날개 엔진에서 불꽃이 한 번 터졌다”며 “그 뒤에도 ‘펑’ 소리가 몇 번 들렸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20년 넘게 식당을 운영한 이근영 씨는 “멀리서 쾅쾅쾅 소리가 들려서 밖에 나가 보니 하늘에서 비행기가 오고 있는데 평소와 방향도 다르고 고도도 이상하게 낮았다”고 말했다. 관제탑 경고 2분 뒤 기장은 ‘메이데이’(긴급 구조 요청)를 선언했다. 비행기는 1차 착륙 시도에 실패한 뒤 다시 고도를 높여 공항 상공을 한 바퀴 도는 복행(고어라운드·go-around)을 했다. 관제탑은 반대쪽에 있는 19번 활주로에 착륙할 것을 허가했고 기장은 오전 9시경 2차 착륙을 시도했다.하지만 앞바퀴 1개와 뒷바퀴 2개 등 바퀴 3개가 모두 작동하지 않아 동체 밖으로 전개되지 못했다. 비행기는 오전 9시 3분경 동체로 착륙한 끝에 미끄러져 담벼락에 굉음과 함께 충돌했다. 공항 인근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박지수 씨(69)는 “처음에 비행기가 못 앉고 다시 올라갔다가 하늘을 한 바퀴 빙 돌더니 다시 착륙을 했는데 쉬지 않고 쭉 가다가 (어디에) 부딪쳤다”며 “집이 흔들릴 정도로 비행기 기체가 펑펑 터졌다”고 말했다. 충돌 현장을 목격한 홍모 씨(38)는 “‘쾅’ 하는 굉음과 함께 검은 연기가 차올랐다”고 말했다. 비행기 조종석 부분부터 폭발이 시작됐고 기체는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였다. 기체 주변 여기저기에선 회색 연기가 새어 나왔다. 메이데이 선언 불과 4분 만에 벌어진 참사였다.● 현장 곳곳에 희생자… “의자 400m 날아가”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분 29초에 “무안공항이다. 비행기가 추락했다”고 119에 첫 신고가 접수됐다. 이후 3분 동안 119에 “비행기가 추락해 불이 났다”,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았다”는 사고 신고가 줄줄이 접수됐다. 사고 이후 현장을 직접 목격한 40대 남성은 “기체 앞부분에 화재가 났고 대부분이 탔다. 희생자들은 곳곳에 튕겨 나가 있다”며 “사고 현장이 너무 참혹해 제대로 보지 못할 정도”라고 했다. 사고 현장을 본 한 유가족은 “얼마나 충격이 컸는지 비행기 좌석이 사고 지점에서 400∼500m 떨어진 지점까지 날아가 있더라”고 전했다. 유가족들에 따르면 사고 직전 비행기 안에 타고 있던 한 탑승객이 휴대전화로 가족들에게 전화를 걸어 “이 안에 유독 가스가 가득 차 있다”고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들은 가족들이 급히 공항으로 달려갔고 도중에 사고 상황을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무안=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무안=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29일 태국 방콕을 출발해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착륙하려던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불시착한 뒤 폭발했다. 이 사고로 탑승객 181명 중 구조된 승무원 2명을 제외한 179명이 사망했다. 1997년 미국 괌 공항에서 대한항공 여객기 추락으로 229명이 숨진 뒤 27년 만에 벌어진 최악의 우리나라 여객기 참사다. ‘버드 스트라이크(새 떼와 충돌)’와 랜딩기어(바퀴) 미작동이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가운데 당국은 블랙박스 기록 등 조사에 나섰다. 이날 오전 태국 방콕공항에서 이륙한 7C2216편은 5시간 뒤 무안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항공기가 무안공항에 접근할 무렵인 오전 8시 57분 관제탑은 ‘조류 충돌을 조심하라’고 경고했다. 2분 뒤 조종사는 ‘메이데이’(긴급구조신호) 호출을 했다. 그로부터 2분이 지난 후 7C2216편은 착륙을 시도했지만 바퀴가 동체 밖으로 나오지 않았고, 몸통으로 활주로에 부딪히듯 착륙했다. 이후 수백 m를 미끄러져 가다가 조종석 부분으로 공항 담벼락을 들이받은 뒤 오전 9시 3분 폭발했다. 기체는 꼬리날개가 있는 부분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형체가 남지 않을 정도로 새카맣게 불탔다. 제주항공 등에 따르면 이 여객기에는 한국인 승객 173명과 태국인 승객 2명 등 승객 175명, 기장 등 승무원 6명이 타고 있었다. 승객 중에는 단체관광을 떠난 화순군 공무원, 3세 아이를 데리고 첫 가족여행을 떠났던 부부와 광주 지역 여행사가 모집한 ‘크리스마스 여행’ 상품으로 태국으로 향한 이들도 있었다. 생존자 2명은 꼬리 쪽 칸에 타고 있다가 생명을 건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여객기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운용되는 보잉 737-800 기종으로, 2009년 8월 첫 비행을 시작했다. 사고 이후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 원인을 불문하고 최고 경영자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무안공항은 2007년 개항 이후 최근 3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정기 국제선이 끊겼으나 최근 다시 부활했다. 그 첫 노선이 무안∼방콕 제주항공 노선이었는데 불과 운항 21일 만에 사고가 벌어졌다. 무안공항은 2019년부터 올 8월까지 한국공항공사가 관리하는 전국 14개 지방공항 중 버드 스트라이크 발생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정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가동하고 대응에 나섰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무안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또 이날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7일간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하고 무안공항 현장과 전남 광주 서울 세종 등 17개 시도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하기로 했다.무안=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새가 (비행기) 날개에 껴서 착륙 못하는 중. 유언해야 하나.’ 태국 방콕공항을 출발해 전남 무안국제공항으로 착륙하려던 제주항공 7C2216편 탑승객이 29일 오전 9시경 공항에 마중 나온 가족에게 보낸 마지막 메시지다. 카톡을 받은 가족은 30여 분 후 ‘왜 전화가 안 돼’라고 물었지만 더 이상 응답을 받지 못했다.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당일 탑승객들의 마지막 메시지를 받은 가족들은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희생자 가운데 한 명인 전남 화순군 직원의 남편은 “사고 직전에 비행기가 착륙 준비 중이라는 카톡을 받았는데 너무 황망하다”고 말했다. 이날 사고를 목격한 무안국제공항에서 근무하는 한 여성 직원은 “착륙하던 비행기에 불꽃이 튀어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울었다”고 했다. ● 울음과 절규로 가득 찬 무안공항29일 오후 6시경 소방 관계자가 “현재 희생자 95명의 인적 사항이 확인됐다”고 말하자 무안공항 2층 대합실은 절규와 눈물바다로 변했다. 전남 화순군 주민 최모 씨(46)는 “부모님이 태국에 갔다 오시다가 이런 사고가 났다. 아무 말도 못 하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한 70대 부부는 아들 가족 4명의 생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가 “아이고 우리 애들 불쌍해서 어떡해”라고 절규했다. 희생자의 아버지라고 밝힌 한 남성은 “비행기에 탄 아들 부부의 소식을 듣기 위해 병원에 연락했지만 확인이 안 된다고 해 무작정 공항으로 달려왔다”고 했다. 앳된 얼굴의 한 남매는 서로의 손을 붙잡은 채 공항에서 사고 소식이 흘러나오는 TV를 줄곧 응시했다. 남매는 이날 집에서 둘이 시간을 보내다가 사고 소식을 접하고 급하게 광주에서 무안공항으로 달려왔다. 이 남매는 “평소 뉴스를 보지 않아 소식을 몰랐다가 낮 12시쯤 어머니 친구분이 연락을 해줘서 알게 됐다. 친척분의 차를 얻어 타고 공항에 오게 됐다”고 울먹였다. 이날 소방당국이 호명한 사망자 명단이 앞서 알려진 것과 달라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일부 가족은 “좀 전에 (사망자로) 호명한 분이 지금 공개한 명단에는 없다”며 “우리 가족은 살아 있다는 것이냐”고 강하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습 상황 등을 신속히 알려주지 않았다며 정부 당국을 비판하는 유족들도 있었다.● 희생자 대다수가 전남·광주 지역민 이번 참사의 희생자 대부분이 전남·광주 지역민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 사회도 슬픔에 잠겼다. 실제로 전남 영광군 군남면에 거주하는 일가족 9명이 비행기에 탑승했다가 사망했다. 영광군에 따르면 군남면에 사는 A 씨(80)의 가족은 A 씨의 팔순 잔치를 위해 방콕 여행을 떠났다가 이날 돌아오는 길이었다. A 씨는 이번 비행기에 탑승한 최고령 승객으로 파악됐다. 장세일 영광군수는 “사고 수습을 위한 인력과 장비를 즉각 지원하라”며 “유가족 지원과 부서별 유기적 협조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남도 출연기관에서도 함께 여행을 떠난 젊은 연구원들이 사망했다. 전남도교육청에서는 2019년경 사무관으로 승진한 후 동기 모임을 가졌던 여성 간부 5명이 함께 여행을 떠났다가 사고를 당했다. 전남 지역에서 여객기 추락 참사가 발생한 건 1993년 7월 26일 이후 31년여 만이다. 당시 김포국제공항을 출발해 목포공항으로 향하던 아시아나항공여객기가 해남군 화원면 마산리 뒷산에 추락해 탑승객 116명 가운데 66명이 목숨을 잃었다. 폭우가 쏟아진 덕에 기체가 폭발하거나 화재가 발생하지 않아 사고 규모에 비해 희생자가 적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는 내년 1월 4일까지 7일간을 항공 여객기 참사 애도 기간으로 정하고 5·18민주광장에 합동 분향소를 설치한다. 전남도는 무안스포츠센터에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분향소를 설치하고 희생자들을 위로하고 있다. 무안군은 무안국제공항 옆에 가족들을 위한 텐트 200개를 설치하기로 했다.● 지방공항마다 비상태세…현장점검 강화이번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원인으로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가 거론되면서 국내 지방공항들도 비상태세에 들어갔다. 이날 제주국제공항은 조류 퇴치 인원을 확대하는 등 비상대기태세를 발령해 유지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비상대기태세 발령에 따라 제주국제공항은 항공기 조류 충돌을 예방하기 위해 활주로와 보조 활주로에 배치된 조류 퇴치 인원을 기존 4명에서 6명으로 확대했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제주국제공항 인근에서 엽총과 경보기 등을 활용해 조류의 공항 유입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또 제주국제공항은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소방 인력 62명이 4교대로 3분 이내에 사고 현장에 도착할 수 있도록 24시간 출동 태세를 갖추고 공항 내 순찰도 기존 2시간에서 1시간으로 강화했다. 김해국제공항도 조류 퇴치를 위한 안전대책 강화에 신경을 쓰고 있다. 김해공항은 활주로와 계류장 등 공항 주요 시설에 대한 현장을 점검했다. 남창희 김해공항장은 “무안공항 사고와 관련해 30일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고 예방 교육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무안=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무안=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세 살배기 아들과 첫 가족여행을 떠났던 부모, 결혼 16일째였던 신혼부부…. 29일 착륙 중 사고를 당한 방콕발 7C2216편에 타고 있었던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하나씩 알려지고 있다. 최연소 탑승자는 2021년에 태어난 세 살 아기로 부모와 함께 첫 해외여행을 다녀오던 길이었다. 결혼한 지 2주가량밖에 지나지 않은 신혼부부도 있었다. ● ‘첫 가족 해외여행’ 세 살배기 가족도29일 동아일보가 확인한 탑승자 명단 등에 따르면 고모 군(3)과 아버지 고모 씨(43), 어머니 진모 씨(37) 등 세 가족은 첫 가족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길이었다. 고 씨와 진 씨 부부는 약 2주 전이 결혼 기념일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여행에서 고 군은 생애 처음으로 배를 탔다고도 전해졌다. 광주의 한 야구단 관련 기업에 재직 중인 고 씨는 겨울 휴가를 내고 가족 여행을 떠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 씨는 한국행 비행기에 타기 18시간 전에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태국 여행의 사진과 기록을 올렸다. 그는 여행 1일 차에 “처음 해외 가는 아들 첫 여권에 첫 도장 쾅. 하루를 가득 채운 일정에 피곤했지만 재밌게 놀아준 아들 덕분에 행복”이라고 남겼다. 그는 이번 여행에서 아들이 생애 처음으로 배를 탔다고도 적으며 사진도 올렸다. 탑승 24시간 전엔 방콕의 한 식당에서 아내, 아들과 함께 웃으며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최고의 순간”이라 적었다. 사고 전날 자정쯤 아들이 태국 동물원에서 호랑이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린 것이 고 씨의 마지막 게시물이었다. 고 씨의 직장 동료는 “믿고 의지할 만한 선배. 어른다운 선배셨다”며 안타까워했다.결혼 1년 반째인 언론인 부부도 참변을 당했다. 아내 김모 씨(30)는 광주의 한 언론사 기자, 남편 안모 씨(33)는 전남 목포시 언론사에서 일하는 PD였다. 지인들에 따르면 김 씨는 서울의 한 대학을 졸업한 뒤 고향인 광주로 내려가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김 씨의 아버지 김모 씨(61)는 “딸이 새벽 3시에 한국행 비행기를 탄다고 사진을 찍어 보냈다”며 “비행기가 30∼40분 연착돼 좀 늦게 도착할 것 같다고도 했는데 오전 9시경 도착했는지 묻는 연락에 아무런 답이 없었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이번 여행이 딸의 포상 휴가였다며 슬퍼했다. 딸은 방콕에서 비행기에 오르기 20시간 전 자신의 SNS에 “초여름 날씨처럼 너무 좋다”며 방콕 호텔 수영장 사진을 남겼다.● 신혼부부… 암 투병 마친 주부…탑승객 중에는 신혼부부도 있었다. 윤모 씨(31)와 노모 씨(33)는 이달 13일 결혼식을 올린 부부로 이번 방콕 여행이 신혼여행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여행 불과 수일 전 혼인신고를 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위암 투병 치료가 겨우 끝나 친구들과 방콕으로 골프 여행을 갔던 어머니 김모 씨(50)의 사고 소식을 듣고 온 아들 김모 씨(22)도 황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어머니 김 씨는 3년 전 사별한 남편과의 신혼여행 이후 첫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길이었다고 한다. 지난해 가을 위암 수술을 받은 김 씨는 1년가량 투병하다가 최근에야 치료가 끝난 상태였다. 아들 김 씨는 “어머니가 이제 좀 건강해져서 마음이 놓였었다. 여행 가신다고 들뜨셔서 잘 다녀오라고 했는데 이렇게…”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 씨의 중3 여동생도 망연자실한 모습이었다. 남편은 일 때문에 한국에 남고 아내와 두 아들, 딸만 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오지 못한 사연도 있었다. 담양군청 직원 윤모 씨(58)는 아들 조모 군(19), 딸 조모 씨(22)와 크리스마스 기념으로 방콕 패키지 여행을 떠났다가 사고를 당했다. 윤 씨의 남편 조모 씨는 직장 때문에 함께 여행을 못 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아내와 아들, 딸의 귀국을 기다리다가 사고 소식을 전해 들었다. 수년 전부터 돈을 아껴 모아 방콕 여행을 준비했다는 계모임 일행도 있었다. 계모임 대표자인 한모 씨(50)를 비롯해 이모 씨(53) 등 50대 지인 5명은 지난달 방콕행 여행 상품을 계약해 여행을 떠났다가 참변을 당했다. 사고 희생자 중에는 무안공항 직원의 가족도 있었다. 공항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이번 사고로 부모님과 남동생을 잃었다. 이 직원은 공항에서 근무를 성실히 한 덕분에 포상휴가 티켓을 받아서 부모님과 남동생을 태국으로 여행 보내드렸는데 이 같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무안=최원영 기자 o0@donga.com무안=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무안=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새가 (비행기) 날개에 껴서 착륙 못하는 중. 유언해야 하나.’29일 오전 9시경 태국 방콕공항을 출발해 전남 무안국제공항으로 착륙하려던 제주항공 7C2216편 탑승객이 공항에 마중나온 가족에게 보낸 마지막 메시지다. 카톡을 받은 가족은 30여분 후 ‘왜 전화가 안돼’냐고 물었지만 더 이상 응답을 받지 못했다.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당일 탑승객들의 마지막 메시지를 받은 가족들은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희생자 가운데 한 명인 전남 화순군청 직원의 남편은 “사고 직전에 비행기가 착륙 준비 중이라는 카톡을 받았는데 너무 황망하다”고 말했다. 이날 사고를 목격한 무안국제공항 근무하는 한 여성 직원은 “착륙하던 비행기에 불꽃이 튀어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울었다”고 했다. ● “효도관광 보내드렸는데…” 절규로 가득 찬 무안공항29일 오후 6시경 소방 관계자가 “현재 희생자 95명의 인적사항이 확인됐다”고 말하자 무안공항 2층 대합실은 절규와 눈물바다로 변했다. 전남 화순군 주민 최모 씨(46)는 “부모님을 효도관광으로 태국여행을 보내 드렸는데 이런 사고가 났다. 너무 죄송스러워 말을 못하겠다”며 눈물을 흘렸다.위암 투병 치료가 겨우 끝나 친구들과 방콕으로 골프 여행을 갔던 어머니 김모 씨(50)의 사고 소식을 듣고 온 아들 김모 씨(22)도 황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어머니 김 씨는 3년 전 사별한 남편과의 신혼여행 이후 첫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길이었다고 한다. 지난해 가을 위암 수술을 받은 김 씨는 1년가량 투병하다가 최근에야 치료가 끝난 상태였다. 아들 김 씨는 “어머니가 이제 좀 건강해져서 마음이 놓였었다. 여행 가신다고 들뜨셔서 잘 다녀오라고 했는데 이렇게…”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애띤 얼굴의 한 남매는 서로의 손을 붙잡은 채 공항에서 사고 소식이 흘러나오는 TV를 줄곧 응시했다. 남매는 이날 둘이 집에서 시간을 보내다 사고 소식을 접하고 급하게 광주에서 무안 공항으로 달려왔다. 이 남매는 “평소 뉴스를 보지 않아 소식을 몰랐다가 낮 12시쯤 어머니 친구 분이 연락을 해줘서 알게 됐다. 친척 분의 차를 얻어 타고 공항에 오게 됐다”고 울먹였다.한 70대 부부는 아들 가족 4명의 생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가 “아이고 우리 애들 불쌍해서 어떻게”라고 절규했다. 희생자의 아버지라고 밝힌 한 남성은 “비행기에 탄 아들 부부의 소식을 듣기 위해 병원에 연락했지만 확인이 안된다고 해 무작정 공항으로 달려 왔다”고 했다.● 가족들 “사망자 명단 왜 다르냐” 항의도…비통한 전남이날 소방 당국이 호명한 사망자 명단이 앞서 알려진 것과 달라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일부 가족은 “좀 전에 (사망자로) 호명한 분이 지금 공개한 명단에는 없다”며 “우리 가족은 살아있다는 것이냐”고 강하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습 상황 등을 신속히 알려주지 않았다며 정부 당국을 비판하는 유족들도 있었다. 이번 참사의 희생자 대부분이 전남·광주 지역민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사회도 슬픔에 잠겼다. 실제로 전남 영광군 군남면에 거주하는 일가족 9명이 비행기에 탑승했다 실종됐다. 전남도 출연기관에서도 함께 여행을 떠난 젊은 연구원들이 실종됐다. 전남도교육청에서는 2019년경 사무관으로 승진한 후 동기 모임을 가졌던 여성 간부 5명이 함께 여행을 떠났다가 사고를 당했다. 전남 지역에서 여객기 추락 참사가 발생한 건 1993년 7월 26일 이후 31년여 만이다. 당시 김포국제공항을 출발해 목포공항으로 향하던 아시아나 항공기가 해남군 화원면 마산리 뒷산에 추락해 68명이 목숨을 잃었다. 폭우가 쏟아진 덕에 기체가 폭발하거나 화재가 발생하지 않아 탑승객 116명 가운데 48명은 구조돼 사고 규모에 비해 희생자가 적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는 내년 1월 4일까지 7일간을 항공 여객기 참사 애도 기간으로 정하고 5·18 민주광장에 합동 분향소를 설치한다. 전남도는 무안스포츠센터에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분향소를 설치하고 희생자들을 위로하고 있다. 무안군은 무안국제공항 옆에 가족들을 위한 텐트 200개를 설치하기로 했다.● ‘버드 스트라이크’ 주의보에 지방공항 비상태세이번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원인으로 ‘버드 스크라이크’(조류 충돌)이 거론되면서 국내 지방공항들도 비상태세에 들어갔다. 이날 제주국제공항은 조류 퇴치 인원을 확대하는 등 비상대기태세를 발령해 유지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비상대기태세 발령에 따라 제주국제공항은 항공기 조류 충돌을 예방하기 위해 활주로와 보조 활주로에 배치된 조류 퇴치 인원을 기존 4명에서 6명으로 확대했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제주국제공항 인근에서 엽총과 경보기 등을 활용해 조류의 공항 유입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또 제주국제공항은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소방 인력 62명이 4교대로 3분 이내에 사고 현장으로 도착할 수 있도록 24시간 출동 태세를 갖추고 공항 내 순찰도 기존 2시간에서 1시간으로 강화했다. 김해국제공항도 조류 퇴치를 위한 안전대책 강화에 신경을 쓰고 있다. 김해공항은 활주로와 계류장 등 공항 주요시설에 대한 현장을 점검했다. 남창희 김해공항장은 “무안공항 사고와 관련해 30일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고 예방 교육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전남 여수반도는 해안선 1022km를 띠라 섬 365개가 흩어져 있다. 여수반도의 동쪽 끝자락에는 작도, 서쪽 끝자락에는 초도, 남쪽 끝자락에는 거문도라는 섬이 위치했다. 여수는 다도해와 한려해상국립공원을 잇는 해상거점으로 바닷물이 맑고 푸르다. 섬은 특유의 환경으로 낯섦, 동경과 모험의 대상이었다. 또 육지와 오랫동안 떨어져 있어 자연환경, 생태계가 독특한 곳이 많다. 청정 바다에 놓인 여수 유인도 45개는 섬사람들만의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다. 2026년 9월 5일부터 11월 4일까지 열리는 여수세계섬박람회(이하 섬박람회)는 섬의 가치와 사람들의 이야기, 기후환경 변화와 해양 신기술을 다루는 첫 국제행사다. 1년여 남은 섬박람회 성공 개최 준비가 본격화되고 있다. 정기명 여수시장(2026여수세계섬박람회 조직위원장)은 26일 “섬박람회를 통해 바다와 미래를 잇는 섬의 가치를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섬만의 신비로움과 특별함 여수항에서 뱃길로 37km 떨어진 안도는 주민 300여 명이 살고 있는 섬이다. 신비로운 섬 안도는 섬의 안쪽에 바다와 좁은 통로로 연결된 작은 만이 있기 때문에 먼 바다에서는 이곳에 정박된 배들이 보이지 않는다. 호수처럼 보이는 이 만은 두멍안 또는 둠벙안이라고 한다. 안도는 신석기 유물이 대량 출토된 섬이다. 국립광주박물관이 2007년 1월부터 4월까지 안도 조개무지(패총)를 발굴 조사한 결과 6000년 전 신석기 유물 500여 점이 출토됐다. 국립광주박물관 관계자는 “안도 패총은 신석기 시대에도 다양한 문화 교류가 있었던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정준 여수세계섬박람회 조직위원회 기획본부장은 “섬박람회는 세계 각국 다양한 섬들의 고유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설화 품은 섬과 다리 섬은 독특한 이야기, 전설들이 많다. 여수 섬의 경우 많은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지만 널리 회자되는 전설은 섬 23곳의 45편이다. 개도의 마녀목, 금오도의 사슴목장, 오동도의 이순신 장군과 대나무 등 일부 설화는 섬박람회에서 뮤지컬로 선보일 예정이다. 여수 해상에는 현재 주민 불편 해소 등을 위한 해상다리 14개가 있다. 2027년에는 해상교량 4개가 추가로 완공된다. 이처럼 전남 여수시 돌산읍과 고흥군 영남면을 11개 해상교량으로 잇는 바닷길은 푸른 바다와 섬 등 천혜의 풍광을 자랑한다. 11개 해상교량은 일명 일레븐 브리지로 현재 7개는 완공됐고 나머지 4개는 2027년 8월 26일 준공될 예정이다. 일레븐 브리지가 모두 완공되면 차를 타고 바다와 연안, 섬 등 천혜의 자연경관을 만끽할 수 있는 섬 관광 전성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명호남 여수시 도로과장은 “섬박람회 이전에 일레븐 브리지 미완공 4개 해상교량을 준공하려고 노력했지만 공사 기간 등으로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순조로운 섬박람회 개최 준비 여수세계섬박람회 주 행사장인 돌산읍 우두리 진모지구의 넓이는 18만4000㎡다. 진모지구는 돌산도에서 경도를 바라볼 수 있는 얕은 바닷가에 위치했다. 진모지구 땅은 여수시 소유지로 조성 공사비 54억 원이 투입됐다. 여수세계섬박람회 조직위원회는 내년 1월 박람회 내용을 채울 섬을 주제로 한 10대 콘텐츠를 발표하고 내년 3월에는 콘텐츠를 구체화하는 작업에 착수한다. 또 내년 3월 진모지구를 인수받아 행사장 설계용역을 시작해 하반기에 공사에 착수하는 등 개최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여수 시민들은 섬박람회를 바라보는 특별함이 있다. 섬박람회가 예산, 개최 기간 등이 2021여수엑스포에 비해 휠씬 적지만 또 한 번의 도약 기회라는 희망이다. 시민들은 여수엑스포 성공 개최 경험을 토대로 섬박람회를 성공시켜 남해안 거점도시 여수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박수관 여수세계섬박람회 조직위원장은 “관람객들의 편리한 이용을 위해 교통, 숙박, 서비스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더 가깝고 즐거운 섬, 더 깨끗한 섬을 만드는 가치를 공유하는 세계적인 첫 계기가 될 겁니다.” 정기명 전남 여수시장(62)은 지난달 말 동아일보와 만나 2026 여수 세계섬박람회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여수 세계섬박람회는 2026년 9월 5일부터 11월 4일까지 2개월 동안 ‘섬, 바다와 미래를 잇다’를 주제로 여수시 돌산읍 진모지구, 화정면 개도, 남면 금오도, 여수엑스포장 일원에서 열린다. 총 676억 원이 투입되는 여수 세계섬박람회는 세계 30개국 관람객 300만 명이 참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재)2026여수세계섬박람회 조직위원회는 예산 추가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해상 관광과 맛의 도시인 여수에서 펼쳐지는 여수 세계섬박람회는 섬을 주제로 삼았다는 점이 매력 포인트다. 정 시장은 “여수 세계섬박람회는 세계의 섬 문화, 생태를 한자리에 모아 가치, 매력을 나누는 첫 국제 행사”라며 “여수를 해양 관광 중심지로 만들고 시민의 자부심이 될 계기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섬은 어떤 의미인가. “섬은 세계 195개국 중 104개국(54%)이 보유한 인류 보편적 주제다. 섬은 독특한 고유성을 바탕으로 생태, 문화, 역사, 인물, 정신, 치유, 해양영토, 자원 등을 보유한 무한한 성장동력이다. 섬은 우리 국민의 소중한 삶의 터전이자 해양영토의 전초기지다. 우리에게는 미래 세대에 지속가능한 섬과 바다를 물려줄 의무가 있다.” ―섬박람회에선 무엇을 제시하나. “여수 세계섬박람회는 섬을 가진 나라들이 모여 섬의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고 보전과 발전이 함께하는 미래 섬의 청사진을 제시할 것이다. 인류가 당면한 해수면 상승, 무인도화, 정주 여건 불편 등 생태계 터전으로서 섬이 가지는 보편적 문제와 해결 방안 모색을 위한 국제적 연대의 구축 장이 될 것이다. 또 지역경제 활성화, 지역 균형 발전 기반 마련 등을 위해 추진하고 있다.” ―여수가 개최지로 선정된 이유는 무엇인가. “전남은 국내 섬의 65%(2154개)가 있다. 여수는 보석 같은 365개의 섬과 다도해·한려해상국립공원 등이 있다. 더욱이 여수는 2012 엑스포의 성공 개최를 통해 국제행사 개최 경험과 역량을 축적했다. 호텔만 38개가 있는 등 국제행사 기반시설인 고속철도(KTX), 크루즈터미널, 관광숙박호텔 인프라, 컨벤션 시설이 갖춰졌다.” ―도심항공교통(UAM)이 운영된다던데…. “여수 세계섬박람회는 섬과 바다, 첨단 기술이 만나는 국제행사가 될 것이다. UAM이 섬과 섬을 날아다니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것이다. 여수 세계섬박람회에서는 UAM이 운행될 경우 법규상 무인 자율주행을 선보일 것이다. 시속 130km로 주행하는 UAM은 전기로 운행돼 친환경적이며 기체도 가벼워 물에 뜨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밖에 어떤 첨단 기술을 선보이나. “여수 세계섬박람회는 섬이라는 본연의 특별함 이외에 인공지능(AI) 시대에 걸맞은 다양한 최첨단 기술로 진행된다. 기상 재난 상황을 가상현실(VR)로 경험하는 체험 등을 비롯해 신재생에너지, 해양바이오산업, 스마트어업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주 행사장인 진모지구는 어떻게 꾸며지나. “주 행사장은 ‘섬, 바다와 미래를 잇다’를 주제로 담은 섬 주제관을 시작으로 섬 생태관, 섬 미래관, 섬 공동관 등 8개관이 배치된다. 관람객들은 매일 밤 1시간 동안 열리는 미디어 쇼에 매료될 것이다. 또 세계 여러 국가의 섬 문화를 보여주는 월드 스페셜 데이를 운영하고 여수 365개 섬의 이야기를 담은 설화 공연 등 다채로운 볼거리가 마련된다. 섬의 가치를 담은 12개 예술 작품 길이 조성되며 세계 섬 음식을 맛볼 수 있다.” ―개도와 금오도에선 어떤 행사가 열리나. “명품 막걸리로 유명한 개도와 생태탐방로 비렁길로 알려진 금오도도 여수 세계섬박람회장이다. 개도와 금오도에서는 섬에 머물며 즐길 수 있는 섬 캠핑, 트레킹, 해양레포츠 등이 운영될 것이다. 여수 엑스포장에서는 섬의 날 행사를 비롯해 국제섬포럼, 세계섬도시대회 등 학술대회, 신기술 전시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여수 전역이 행사장으로 바뀌나. “1월부터 12월까지 여수 섬 12곳을 선정해 탄생 테마 섬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1월에는 생태계 발전의 시작을 의미하는 사도를, 3월에는 동백꽃 만개한 오동도를, 8월에는 근대 역사문화 공간으로 은빛바다 축제가 열리는 거문도를, 11월에는 노을이 아름다운 여자만과 섬달천을 여행지로 정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비닐하우스 10개 중 9개가 무너져서 생계가 끊길 위기입니다.” 16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의 한 부추 농가 비닐하우스. 지난달 쏟아진 50cm가량의 폭설로 하우스는 힘없이 무너져 있었다. 부추 농사를 짓는 박기현 씨(45)는 아직 다 자라지도 못했는데 한파에 얼어 비틀어진 부추를 넋놓고 바라봤다. 지난달 26일부터 28일 사이 당시 폭설로 전국에서 약 4000억 원에 달하는 농가 피해가 발생했지만 특별재난지역 선포는 23일이 지난 이달 18일에야 이뤄졌다. 대통령 재가가 필요한 사안인데 12·3 불법 비상계엄 사건과 윤석열 대통령 탄핵 국면을 지나면서 논의가 지연된 탓이다. 최근 곳곳에서 정부 정책이 중단되거나 미뤄지는 등 비슷한 사례가 더해지면서 현 국정이 ‘레임덕’이 아닌 ‘데드덕(dead duck·죽은 오리)’에 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폭설에 부추밭 쑥대밭” 재난지역 선포 늦어져부추 하우스가 쑥대밭이 된 박 씨는 “면사무소와 보험사에 피해를 신고했지만 언제 지원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답변만 들었다”며 “부추는 최소 6개월은 키워야 수확이 가능한데 당장 내년 상반기(1∼6월) 생계는 끝났다”고 말했다. 이날 취재팀이 찾은 다른 엽채소 농가 역시 비닐하우스가 무너지고, 청상추들이 얼어붙은 상황이었다. 농부 박영근 씨(46)는 “정부 지원이 없으니 혼자서 망가진 비닐하우스를 조금씩 철거하고 있다”며 “언제 회복이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달 폭설로 경기 일대 농가가 총 3919억 원 규모의 피해를 입었다. 행정안전부는 폭설 3주가량 뒤인 18일에야 전국 7개 시군 및 4개 읍면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지난달 폭설, 강풍, 풍랑 피해로 비닐하우스가 무너지는 등의 피해를 입은 곳들이다. 윤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수도권 매립지 마련도 멈출 위기에 처했다. 앞서 인천시는 서울시, 경기도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를 더 이상 못 받겠다며 반발했고, 윤 대통령은 새로운 쓰레기 매립지 마련을 공약했었다. 올해 6월 매립지 선정이 불발돼 내년 초 재논의 예정이었는데 대통령 탄핵, 환경부 장관의 사의로 잠정 중단됐다. 17일 인천 서구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는 여전히 수도권 쓰레기를 받고 있었다. 인근 주민 가모 씨(77)는 “먼지 때문에 주민들이 잔병치레가 잦고 밖에 빨래를 널면 새까매진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유보통합도 좌초 위기… “대승적 차원에서 추진해야” 유보통합(유치원과 어린이집 통합)도 좌초 위기에 놓였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교육 환경 및 인프라 차이, 학부모들의 육아 부담 경감을 위해 추진된 유보통합은 현 정부의 대표적인 민생 정책으로 꼽힌다. 역대 정부에서 교사들의 반발 등으로 번번히 무산됐다가 현 정부에서 9분 능선을 넘은 터였다. 원래 이달 중 통합 방안이 확정될 예정이었지만, 계엄 및 탄핵 사태로 내년 초로 미뤄진 상황이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국회에서 유보통합 3법이 개정돼야 사업 추진이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탄핵 이후 현재 여야가 극심히 대립 중인 국회에서 법 개정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국민의 이익과 복리에 도움이 되는 정부 정책이나 사업이라면 정치적 사변과는 무관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헌환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집행하기로 결정했던 정책들은 당연히 집행되어야 한다”며 “특히 사회 보장과 관련해 예산이 확보된 건 탄핵 정국과 무관하게 진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석 성균관대 행정학과 교수는 “국민에게 꼭 필요한 정책은 어떻게 해서든 정치인들 간의 균형을 통해 집행되어야 한다”며 “오히려 탄핵 국면이니 여야가 더 대승적인 차원에서 협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포항=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시는 외국인 유입과 정착 지원을 돕는 1차 광주 외국인 정책 기본계획을 수립했다고 18일 밝혔다. 기본계획은 올해부터 2028년까지 5년 동안 추진할 내용을 담았다. 시는 기본계획에서 이민자와 함께 글로벌 포용도시 광주를 비전으로 5대 전략, 12개 추진과제, 10대 핵심과제를 마련했다. 5대 전략은 △문화다양성 기반 소통으로 상호포용 환경 조성 △이민자 정착과 성장 기반 마련 △이민자 인권 증진 및 보호 △이민자와 함께 세계 도시로 도약 △이민 정책의 효율적 추진을 위한 거버넌스 구축이다. 10대 핵심과제로 △글로벌 시민 인식 개선 △이민자 인권센터 설치 △외국인주민지원센터 역할 강화 △이민 2세대 성장 지원 △유학생 정주 지원 확대 △취약이민자 보호 강화 △지역수요 기반 광역형 비자 설계 △현장소통형 정책 거버넌스 △해외인력 성장체계 마련 △글로벌 도시 브랜드 제고를 추진할 방침이다. 광주에 사는 외국인 주민은 지난해 11월 기준 4만6859명으로 광주시민의 3.2%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연평균 7.8%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정부의 해외 인력 도입과 신규 허용 업종 확대에 따라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영동 광주시 여성가족국장은 “기본계획을 통해 외국인 주민의 안정적 정착을 돕고 지역 특성에 맞는 이민자 유치 및 지원 정책을 개발해 지역사회 발전과 사회 통합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모교인 충암고 학생들이 불법 비상계엄 선포를 비판하는 입장문을 냈다. 김건희 여사의 모교인 명일여고에는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일부 시민은 이번 불법 계엄 사태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윤 대통령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10일 서울 은평구 충암고 학생회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입장문에서 “12·3 사태로 인한 시민의 분노는 충암 학생회 또한 백번 공감한다”고 밝혔다. 최근 이 학교는 윤 대통령을 비롯한 계엄 주동자들의 모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에 시달렸다. 충암고 교복을 입은 학생들에게 위협적인 상황이 벌어지자 학교 측은 교복 착용을 자율화하기도 했다. 학생회는 “대통령 및 논란의 인물들은 졸업한 지 40년이나 지났다. 재학생들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며 “취업 불이익을 주겠다고 협박하거나 교무실에 항의 전화를 하는 등 피해가 접수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들은 “학생들이 안전하게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부탁했다. 같은 날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명일여고 재학생들은 전날(9일) 학교 외벽에 대자보 2건을 내걸었다. 학생들은 대자보에서 “김건희 선배님 안녕하십니까? 저희는 안녕하지 못합니다”라며 “당신께서 국정에 관여할수록, 계엄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을수록 우리는 더욱 ‘명일’을 부끄럽게 여길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대자보에서는 윤 대통령 부부를 언급하며 “국민을 무시해도 사회가 돌아가는 것은 멍청해서가 아니라 누구와는 달리 책임감의 무게를 알기 때문”이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분노는 거세지고 역사는 깊어지며 단결은 견고해진다”고 밝혔다.한편 이날 ‘윤석열 내란 행위에 대한 위자료 청구 소송 준비 모임’ 소속 105명은 서울중앙지법에 윤 대통령을 상대로 1인당 10만 원(총 1050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준비 모임은 1차 소송 원고인단이 105명인 것에 대해 ‘앞서 7일 국회 탄핵소추안 투표 당시 국민의힘 의원 105명이 이탈한 것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준비 모임은 이날 오후 6시 기준 시민 3000명 이상이 소송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덧붙였다. 이번 소송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 당시 국회 측 대리인이었던 이금규 변호사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준비 모임 측은 19세 이상 국민은 누구나 소송에 참여할 수 있고, 변호사 선임료는 무료이며 승소할 경우 배상금은 전액 기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소송이 반헌법적 불법 행위에 저항하는 국민의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는 작은 불씨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전남 순천시는 국가유산청에서 당산나무 할아버지 4명을 위촉했다고 10일 밝혔다. 당산나무 할아버지 제도는 국가유산청이 자연유산 보존·관리·활용 체계 구축을 위해 마을 주민에게 명예 활동 자격을 주는 것이다. 이 제도는 자연유산을 통한 지역공동체 활성화 및 지역사회 구심점 역할 확대,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유산 관리를 목표로 2022년부터 시작됐다. 당산나무 할아버지는 2023년까지 전국에서 44명이 위촉됐다. 올해 위촉된 14명 중 4명은 순천 사람이다. 순천에서 위촉된 사람은 △평중리 이팝나무(천연기념물)가 위치한 평지마을에서 수시 모니터링을 진행하는 이경우 이장 △송광사 천자암 쌍향수(천연기념물)를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천자암 법웅 주지스님 △평촌리 이팝나무(전남도 기념물)의 세대 전승에 앞장서는 농소마을 유수열 이장 △낙안 교촌리 은행나무(전남도 기념물)의 보존 관리에 힘쓰는 최관호 이장이다. 이들은 지역에 있는 자연유산의 상태를 상시 점검하고 자연유산과 관련 있는 민속행사 개최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순천시 관계자는 “이번에 위촉된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며 “순천의 소중한 자연유산을 위해 당산나무 할아버지 제도를 지원하고 체계적으로 보존 관리가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