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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2학년 전공 선택 시점에 재능 부족을 느껴 좋아하던 수학을 선택하지 못했다. 차선으로 전산학과를 선택하면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익히고 창업의 길을 걷게 됐다.”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제작사 크래프톤의 창업자 장병규 이사회 의장(48)은 자신의 저서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배우게 된 계기를 이같이 설명했다. ‘최선의 길’이 아닌 차선책이었지만 그는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정보기술(IT) 기업 창업으로 ‘3전 3승’의 성공신화를 썼다. 인터넷 커뮤니티 서비스 ‘세이클럽’을 보유한 네오위즈를 키워 코스닥 시장에 상장시켰고, 뒤이어 창업한 검색 기술 스타트업 ‘첫눈’은 2006년 NHN(현 네이버)에 성공적으로 매각했다. 현 정부에선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을 지내며 업계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했다. 2007년 창업한 크래프톤은 10일 주식시장에 데뷔하며 단숨에 ‘게임 대장주’ 자리에 올랐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시초가보다 1.23%(5500원) 오른 45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시가총액은 22조1997억 원으로, 엔씨소프트(17조8925억 원)를 제치고 게임업계 시총 1위에 올랐다. 하지만 크래프톤의 데뷔 성적은 앞서 증시에 입성한 공모주 ‘대어’들에 비해 아쉬워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공모가인 49만8000원보다 9.94% 낮은 가격으로 시작한 크래프톤은 장 초반 다시 10% 넘게 급락하며 주가가 40만5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크래프톤은 2017년 출시해 전 세계적으로 PC 및 콘솔에서 7500만 장 이상을 판매한 대표작 ‘배틀그라운드’로 잘 알려진 회사다. 지난해 매출 1조6704억 원, 영업이익 7739억 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53.6%, 115.4% 증가했다. 향후 크래프톤의 주가 전망은 엇갈린다. 크래프톤의 목표주가로 72만 원을 제시한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9월 이후 출시를 앞둔 ‘배틀그라운드―뉴스테이트’의 사전 예약만 4000만 건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신작에 대한 관심이 크다”며 “향후 주가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는 “특히 스마트폰 및 인터넷 보급 확대로 인도, 동남아 시장에서 성장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대표 게임인 배틀그라운드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크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설령 앞으로 크래프톤이 출시하는 신작이 흥행한다고 가정하더라도 현재의 기업 가치는 유지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전망했다. 크래프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배틀그라운드를 포함한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영상, 웹툰, 웹소설 등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프로젝트인 ‘펍지 유니버스’에 주력하고 있다. 장 의장은 지난달 26일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게임이라는 가장 강력한 미디어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강조했다. 회사 내부에서 불거진 ‘직장 내 괴롭힘’ 논란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이 사건은 크래프톤 직원 1명이 상급자로부터 지속해서 야근 강요, 폭언 등을 당했다며 6월 회사 인사팀에 신고하고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하면서 알려졌다. 장 의장은 최근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이사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 피해자와 주변 직원 등을 면담하는 등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장 의장을 포함한 회사 경영진 모두가 위중한 상황으로 인지하고 있다”며 “공정한 해결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6일 증시에 입성한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이틀 연속 급등세를 이어가며 단숨에 코스피 시가총액 10위권에 진입했다. 카카오뱅크 주가가 뛰자 증권사들은 모기업 카카오의 목표주가까지 줄줄이 올리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전 거래일보다 12.46%(8700원) 오른 7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장 첫날인 6일 시초가(5만3700원) 대비 가격 제한폭까지 급등한 데 이어 이틀 만에 공모가(3만9000원)의 2배 수준으로 뛰었다. 장중엔 8만9100원까지 치솟았지만 막판에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8만 원 밑으로 떨어졌다. 이날 카카오뱅크 시총은 37조2954억 원으로 불어나 셀트리온(36조6858억 원)과 기아(34조9423억 원)를 제치고 10위에 올라섰다. 삼성전자 우선주를 제외하면 현대차(47조2207억 원)에 이어 9위다. 6일엔 KB금융, 신한금융을 제치고 단숨에 금융 대장주 자리에 올랐었다. 이날 카카오뱅크의 거래대금은 3조6704억 원으로 코스피 전체 거래대금(15조5126억 원)의 23.6%를 차지했다. 상장 첫날 2253억 원어치를 사들였던 외국인은 이날 452억 원을 팔았지만 개인이 677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카카오뱅크는 기존 은행주에 비해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높다는 이유로 상장 전부터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 휘말렸지만 시장의 예측을 벗어나 고공 행진하는 모습이다. 금융 플랫폼으로서의 성장성이 부각된 데다 수익 모델도 기존 은행보다 유리하다는 점이 부각된 것으로 분석된다. 김지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내 월간활성이용자 1위인 카카오톡과의 네트워크 효과를 통한 확장성은 이제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카오뱅크가 성공적으로 데뷔하면서 모기업인 카카오의 기업가치도 뛰고 있다. 카카오뱅크 상장 이후 미래에셋증권이 카카오 목표주가를 14만2000원에서 19만2000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등 8개 증권사가 카카오 목표주가를 높였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성공적인 상장은 추후 상장이 예정된 카카오페이 등 자회사 가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상장 초반 카카오뱅크의 주가 변동성이 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상장 초기에는 펀더멘털보다 수급 요인에 따라 주가가 결정되는 측면이 크다”고 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도 “장기적으로 카카오뱅크의 고성장이 예상되지만 상장 초기에는 주가 변동 폭이 확대되는 만큼 일시적으로 주가가 크게 하락할 때를 투자 기회로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올해 2월 증권사를 찾아 ‘투자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새로 만들었다. 4년 전 은행에서 가입한 신탁형 ISA를 없애고 갈아타기를 한 것이다. 중개형 ISA는 기존 상품과 달리 국내 주식을 담을 수 있는 데다 후년부터 전면 비과세 혜택까지 누릴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었다. 김 씨는 “ISA가 만능통장이라고 해서 일찌감치 가입했지만 4년간 큰 수익을 내지 못했다. 중개형으로 갈아탄 뒤 5개월 새 30%에 가까운 수익을 올렸다”고 말했다. 올 2월 국내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중개형 ISA가 새롭게 등장한 뒤 은행권에서 증권사로 가입자들이 옮겨가는 ‘머니 무브(자금 이동)’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주식 투자에 관심 많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중개형 ISA가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떠올랐다.○ 중개형 ISA, 매달 25만 개씩 ‘폭풍 성장’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8개 증권사(삼성 NH투자 KB 한국투자 미래에셋대우 신한금융투자 교보 하나금융투자)에서 개설된 중개형 ISA는 총 123만2069개로 집계됐다. 3월 말(23만2121개) 이후 매달 평균 25만 개씩 불어난 셈이다. 특히 지난달 정부가 중개형 ISA에서 발생하는 주식 매매차익에 대해 전면 비과세하겠다는 세법 개정안을 발표하자 계좌는 한 달 새 34만 개 넘게 늘었다. 반면 기존 은행권 ISA 가입자는 3월 말(155만1148명) 이후 매달 감소세를 보이며 6월 말(99만4919명) 현재 100만 명 밑으로 떨어졌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ISA는 은퇴 이전 자산을 불리는 데 방점을 두고 있는데 안전 상품 위주로 투자하는 신탁형이나 일임형은 한계가 있다는 투자자의 인식이 커졌다”며 “특히 주식 매매차익 비과세라는 강력한 인센티브 때문에 중개형으로 갈아타는 투자자가 많다”고 했다. ○ 가입자 절반이 MZ세대…“하반기 고배당주 담는 게 좋아”특히 재테크에 민감한 20, 30대가 중개형 ISA를 많이 만들었다. 지난달 말 기준 중개형 ISA를 가장 많이 보유한 삼성증권(50만8088개)과 NH투자증권(33만1555개)에서 20, 30대 가입자 비중은 각각 43.02%, 50.40%였다. 특히 NH투자증권의 20대 가입자는 28.25%(9만570명)로 전 연령층 가운데 가장 높았다. 하지만 주식시장이 3월 이후 박스권 장세를 이어가면서 일부 중개형 ISA의 수익률은 투자자들의 기대를 밑돌고 있다. NH투자증권에 개설된 중개형 ISA의 평균 수익률은 지난달 말 현재 ―1.43%로 분석됐다. 투자자별로 ISA에 어떤 금융상품과 주식 종목을 담느냐에 따라 수익률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편득현 NH투자증권 자산관리부 부부장은 “중개형 ISA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수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며 “3분기(7∼9월)부터는 조정장을 염두에 두고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은행주 등 고배당주를 담는 게 좋다”고 말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정통 금융관료 출신이자 행정고시 28기 동기인 고승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59)과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금협상 대사(60)가 임기가 9개월 남은 문재인 정부에서 나란히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이끌게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금융 지원과 부동산·가계부채 현안 등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뜻이 담긴 인사로 풀이된다. 5일 신임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에 각각 임명된 고 위원과 정 대사는 재무부, 재정경제원, 금융위 요직을 두루 거친 금융·경제정책 전문가다. 1990년대 중반 재경원에서 같이 일했고 2010년 이후 금융위에서는 핵심 직책인 금융정책국장과 사무처장을 연이어 맡았다. 온화한 성품의 ‘덕장’ 스타일인 고 후보자는 지난해 4월 한은 금통위 역사상 최초로 연임했다. 업무에선 ‘매파’(통화긴축) 성향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달 금통위에서도 유일하게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이런 성향 때문에 금융위원장에 취임하면 가계부채를 억제할 강력한 대출 규제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고 후보자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금융 지원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가계부채, 자산가격 변동 등 경제·금융 위험요인을 철저히 관리하면서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하겠다”고 했다. 한미 방위비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끈 정 내정자는 금융위 부위원장을 지낸 만큼 금융위원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정 내정자가 취임하면 현 정부 들어 첫 관료 출신 금감원장이 된다. 교수, 국회의원 등 진보 성향의 민간 출신들이 금감원장을 맡아 강도 높게 진행했던 금융사 제재 등이 다소 유연해지고 껄끄러웠던 금융사와의 관계도 개선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 내정자는 소감문을 통해 “법과 원칙에 기반한 금융감독에 주력하겠다. 내용은 물론이고 절차적 측면도 함께 노력하겠다. 제재 등 사후적 감독과 함께 사전적 감독을 조화롭게 운영하겠다”고 했다. 행시 동기이자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춘 두 사람이 수장에 오르면 현 정부 들어 금융감독 체계 개편, 금융사 제재, 인사권 등을 두고 갈등을 빚었던 금융위와 금감원의 관계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고 후보자가 한은에서 금융위로 옮겨가면서 후임 금통위원 인사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을 강하게 주장해온 고 후보자의 이탈로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늦춰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금융당국 수장의 동시 교체에도 개각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사실상 대통령 임기가 끝날 때까지 유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 대폭 인사 계획은 없다”고 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1962년생 △경복고 △서울대 경제학과 △행시 28회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정은보 금융감독원장 내정자△1961년생 △대일고 △서울대 경영학과 △행시28회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관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외교부 한미방위비분담금협상 대사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증권사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가입자가 최근 5개월 새 80만 명 급증해 100만 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2월 국내 주식 등에 투자할 수 있는 ‘투자중개형 ISA’가 출시되면서 은행 가입자들이 증권사 계좌로 대거 갈아탔기 때문이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은행, 증권사, 보험사의 전체 ISA 가입자(194만5668명) 가운데 증권사 가입자는 95만400명(48.6%)으로 집계됐다. 1월 말까지만 해도 15만8559명에 불과했던 증권사 가입자가 5개월 새 80만 명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반면 은행 가입자는 6월 말 99만4919명(51.1%)으로 같은 기간 82만5218명이 감소했다. 2016년 처음 선보인 ISA는 예금, 펀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한 계좌에서 운용할 수 있는 일명 ‘만능통장’으로 불리지만 주식에는 투자할 수 없었다. 하지만 2월부터 국내 주식 등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중개형 ISA가 나오면서 은행에서 증권사로 ‘머니 무브(자금 이동)’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에서만 개설할 수 있는 중개형 ISA의 가입자는 6월 말 87만9336명으로 고객이 상품을 선택하는 신탁형(80만4671명)을 넘어섰다. 이 같은 추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2023년부터 국내 주식에 대한 전면 과세가 시행되는 가운데 ISA를 통한 주식 투자 수익에는 비과세 혜택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ISA는 연간 2000만 원까지만 납입할 수 있지만 5년 한도에서 미납입분을 다음 해로 이월할 수 있다”며 “2023년부터 비과세 혜택을 받으려면 일찌감치 계좌를 개설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과 국제유가 폭락의 여파로 노르웨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경기 침체에 직면했다. 구원 투수로 나선 건 노르웨이 정부가 소유한 세계 최대 국부펀드 ‘노르웨이정부연기금(GPFG)’이었다. 정부가 국부펀드 운용자산(1조2894억 달러)의 약 3%인 370억 달러를 인출해 재정에 긴급 투입한 것이다. 운용자산의 95% 이상을 해외에 투자하는 GPFG가 지난해 10.9%의 높은 수익률을 달성한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팬데믹 위기 속에 세계 각국의 국부펀드들이 자국 투자를 확대하거나 투자 수익의 일부를 재정에 투입하며 침체된 내수경기를 뒷받침할 구원 투수로 등판하고 있다. 한국의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도 운용자산을 5000억 달러 수준까지 키워 수익을 환원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해외 대신 국내로” 국부펀드의 자국 투자, 3배로 급증 29일 금융투자업계와 국제국부펀드포럼(IFSWF)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주요 국부펀드들이 자국 기업이나 정부의 프로젝트에 직접 투자한 금액은 127억 달러로 집계됐다. 2019년(43억4000만 달러)의 3배 수준으로 급증한 규모다.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홀딩스는 지난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싱가포르항공에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130억 달러를 지원했다. 터키 국부펀드(TWF)도 자국 메이저 통신사인 투르크셀과 은행 등에 58억 달러를 투입했다. 국가 자산을 불리기 위해 통화당국의 외환보유액과는 별도로 정부가 외화자산 등을 재원으로 조성한 국부펀드는 자산의 대부분을 해외 투자로 운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코로나19 위기 이후 내수 활성화를 위해 국내 투자에 적극 눈을 돌린 것으로 분석된다. 빅토리아 바바리 IFSWF 전략실장은 “국부펀드들이 해외 시장을 벗어나 자국민에게 국부펀드의 가치를 보여주려는 움직임을 확대하고 있다”고 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국부펀드의 자국 투자를 늘린 요인”이라고 말했다.○ KIC “운용자산 5000억 달러 되면 수익 환원”일부 국부펀드는 코로나19와의 싸움에 직접 나서기도 했다. 아일랜드전략투자펀드(ISIF)는 연 매출 5000만 유로 이상이거나 고용 규모가 250명 이상인 중대형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아일랜드 정부가 조성한 ‘팬데믹안정화회복기금(PSRF)’에 20억 유로를 투입했다.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는 스푸트니크 백신 개발에 2억 달러를 투자해 독점적인 해외 판권을 얻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해 글로벌 증시 등 자산시장이 달아오른 가운데 각국 국부펀드들이 공격적인 투자로 높은 수익률을 올린 덕분에 가능했다. 지난해 싱가포르테마섹홀딩스의 연간 수익률은 24.5%에 이른다. 코로나19 충격에도 2010년 이후 최고 수익률을 올렸다. KIC도 지난해 투자 수익률 13.7%를 달성해 218억 달러(약 23조7000억 원)를 벌어들였다. 2006년 10억 달러로 최초 투자를 시작한 KIC는 지난해 말 운용자산 규모가 1831억 달러를 넘어섰고 조만간 20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진승호 KIC 사장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경제 규모에 비해 현재 세계 15위권인 KIC의 운용자산은 상당히 적은 수준”이라며 “운용 규모가 5000억 달러 수준까지 증가하면 더 이상 자산 규모를 늘릴 필요 없이 수익을 환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경기 안양의 평촌경영고 3학년 김범근 군(18)은 지난해 2월 모아둔 용돈 100만 원을 종잣돈 삼아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 학교 주식 투자 동아리인 ‘골든크로스’에도 가입해 주식 용어와 투자 개념 등을 공부했다. 김 군은 매달 말이면 원금에 붙은 수익만큼 환매해 용돈으로 쓰고 있다. 그는 “세계적인 부자들이 주식으로 큰돈을 번 걸 보고 투자를 시작했다. 종목별 차트를 분석해 투자 전략을 짤 정도로 빠져들었다”고 했다. 올해 상반기(1∼6월) 국내 주요 증권사에 새로 개설된 19세 미만 미성년자 주식 계좌가 50만 개에 육박하며 지난해 한 해 동안 만들어진 신규 계좌를 넘어섰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주식 투자 열풍을 타고 김 군과 같은 이른바 ‘소년개미’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 소년개미 계좌 6개월 새 70% 급증 2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10개 증권사(미래에셋대우 NH투자 한국투자 삼성 KB 키움 대신 유안타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의 미성년자 주식 계좌는 총 116만2605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68만2278개)보다 70.4% 급증한 규모다. 올 상반기에만 이 10개 증권사에서 미성년자 주식 계좌 48만327개가 새로 만들어졌다. 6개월 만에 지난해 전체 금융사에서 신규 개설된 미성년자 주식 계좌 수(47만5399개·금융감독원 집계)를 넘어선 것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 한 해 신규 미성년자 계좌가 100만 개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주식 투자에 뛰어든 소년개미들의 성적표는 기대 이상이었다. NH투자증권이 고객 계좌를 전수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미성년자 주식 계좌의 수익률은 11.12%로 전 연령층 가운데 가장 높았다. 편득현 NH투자증권 자산관리전략부 부부장은 “다른 세대들이 단타 매매를 많이 하는 반면 미성년자들은 삼성전자, 카카오, 현대차 등 대형 우량주 중심으로 긴 호흡의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발적 소년개미에 ‘아바타 개미’도 급증 소년개미가 급증한 것은 일찌감치 주식 투자에 눈뜬 10대가 늘어난 데다 어린 자녀 명의로 계좌를 개설해 주식을 증여하거나 조기 재테크 교육에 나서는 부모들이 급증한 영향이 크다. 자발적인 소년개미에 더해 부모에 의한 ‘아바타 개미’가 많아졌다는 뜻이다. 직장인 이모 씨(38)도 네 살배기 아들의 첫돌에 아들 이름의 주식 계좌를 만들어 생일과 명절 때마다 주식을 선물하고 있다. 그는 “부모가 자녀의 스펙을 쌓아주는 것처럼 계좌에 우량한 주식을 쌓아주는 것도 경쟁력”이라며 “적당한 시점이 되면 아들이 직접 투자하도록 조기 금융 교육을 할 것”이라고 했다. 증여 수단으로 주식을 택하는 부모도 늘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유가증권 및 금융자산 증여 신고액은 12조8700억 원으로 역대 최대였다. 다만 이 같은 추세가 금융자산 양극화를 더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부모의 경제관이나 자산 규모 등에 따라 자녀 세대의 자산 격차도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미성년자 계좌의 대부분이 소액 투자”라면서도 “총자산이 70억 원인 계좌도 있다. 13세 명의의 한 계좌는 올 상반기 14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유동성 장세가 끝나면 상당수 주식 투자자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미성년자들이 투자 위험성을 인지할 수 있도록 금융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금융자산 30억 원 이상을 가진 ‘슈퍼리치’와 투자 규모가 큰 법인이 올 상반기(1∼6월) 가장 많이 사들인 주식은 모두 삼성전자였다. 초고액 자산가들은 주식 투자 등을 통해 2019년 이후 연평균 12.8%의 수익을 올렸다. 21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금융자산 30억 원 이상을 보유한 개인 고객들은 삼성전자, KODEX200, 네이버, 카카오, 기아, SK하이닉스, HMM, 현대차, SK이노베이션, LG전자 순으로 주식을 많이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법인 고객(삼성 관계사 제외)들은 삼성전자, 네이버, LG화학, 카카오, SK하이닉스 등에 투자를 많이 했다. 초고액 자산가와 법인 고객의 상반기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7개가 일치한 것이다. 중복된 종목은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 SK하이닉스, 현대차, SK이노베이션, KODEX200 등이다. 증시 호황에 힘입어 슈퍼리치들도 주식 투자를 크게 늘렸다. 초고액 자산가의 금융자산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말 7.9%(5조4000억 원)에서 올해 6월 말 15.8%(17조2000억 원)로 2배로 불었다. 같은 기간 주식 투자에서 해외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도 17.7%에서 20.8%로 커졌다. 삼성증권에 30억 원 이상을 맡긴 개인 고객은 3310명으로 1년 반 새 66.0%(1314명) 늘었다. 이들이 맡긴 자산은 총 108조5000억 원으로 57.0%(39조4000억 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법인 고객이 맡긴 자산도 67조6000억 원에서 100조3000억 원으로 48.4% 커졌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올해 상반기(1∼6월) 국내 증시가 호황을 이어간 가운데 펀드 시장에도 45조 원 이상의 자금이 몰렸다. 한동안 부진했던 국내 주식형펀드의 성과도 전반적으로 괜찮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4일 현재 국내 주식형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평균 12.10%로 해외 주식형펀드(11.14%)보다 높다. 그럼에도 해외 펀드는 여전히 매혹적인 투자처다. 중화권(44.49%)을 비롯해 인도(29.31%), 베트남(25.36%) 펀드는 국내 주식형펀드보다 훨씬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해외 투자 심리는 다소 위축됐지만 글로벌 경제는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힘입어 수요가 급증하는 원자재에 투자하는 펀드도 주목을 받고 있다.팬데믹 위기 딛고 일어서는 중화권-인도 해외 주식형펀드 가운데 성적이 가장 좋은 곳은 중화권과 인도다. 중국과 중화권은 코로나19의 발원지로 알려졌지만 뚜렷한 경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연초 이후 중국(4179억 원)과 중화권(6935억 원) 펀드에만 1조1000억 원이 넘는 자금이 들어왔다. 중국 주식형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2.60%에 머물고 있지만 최근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1일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계기로 중국몽(夢)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중국 전기차 공급망(밸류체인)에 투자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차이나 전기차 SOLACTIVE 상장지수펀드(ETF)’는 최근 1개월 수익률이 27.04%로 해외 주식형펀드 가운데 가장 높다. 연초 이후 수익률도 57.12%에 이른다. 중국과 중화권의 경기 회복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중국 경제는 내수를 기반으로 ‘W자형’으로 회복될 것”이라며 “2022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이 연평균 5.4% 성장해 미국, 유로존, 신흥국 대비 우위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인도 역시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처음 발견되는 등 최악의 상황을 겪었지만 펀드 수익률은 고공행진 중이다. 특히 성장 잠재력이 높은 인도의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펀드가 좋은 성과를 보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이 각각 운용하는 인도중소형포커스펀드는 모두 연초 이후 40% 이상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인도 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매수세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인도의 과감한 재정 지출과 낮은 대외 의존도에서 나오는 장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자재 펀드 들썩…“중장기적으로 구리 투자 유망” 세계은행(WB)은 지난달 발표한 세계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중국(8.5%)과 인도(8.3%)가 8%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보다 더 주목할 것은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치(5.6%)다. WB는 올해 1월만 해도 세계 경제성장률을 4.1%로 전망했지만 5개월 만에 1.5%포인트 높였다. 글로벌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뜻이다. WB는 이 같은 경기 회복세 여파로 인플레이션 상황도 올해 전 세계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천연자원, 원자재, 농산물 펀드 수익률도 들썩이고 있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 항공유 등 원유 가격이 상승하면서 농산물 가격도 따라 오른다.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회피) 수단인 원자재에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 원유 펀드 등을 담은 천연자원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34.09%로 에프앤가이드가 분류한 46개 테마별 펀드 가운데 가장 높았다. 원자재 펀드(18.89%·4위)와 농산물 펀드(18.44%·5위)도 각각 수익률 상위 5위 안에 들었다. 다만 하반기(7∼12월) 원자재 시장의 상승 동력은 상반기보다 약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원자재 시장 전반에 투자하기보다는 일부 수급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품에 투자하는 전략을 권한다”며 “단기적으로 원유, 중장기적으로 구리 투자가 유망하다”고 말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원-달러 환율이 9개월 만에 1150원을 넘어서며 연중 최고치로 치솟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과 함께 4차 팬데믹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6원 오른(원화 가치는 하락) 1150.40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0월 8일(1153.30원) 이후 최고치이며 올해 처음으로 1150원을 돌파한 것이다. 이날 환율은 장중 1152.7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최근 주요국에서 전파력이 강력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며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달러 강세가 심해지면서 원-달러 환율도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밤사이 미국 뉴욕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에서 달러 등 안전자산과 안전통화 선호도가 강해졌다. 이것이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치명률이 높은 람다 변이 바이러스도 남미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 팬데믹 재확산 여부에 따라 환율 변동성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증시도 사흘 연속 하락하며 조정 국면을 이어갔다. 이날 코스피는 11.34포인트(0.35%) 내린 3,232.70에 마감했다. 외국인이 1729억 원을 순매도하며 하락세를 이끌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미국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는 올해 상반기(1∼6월) ‘서학개미’에게 가장 인기 있는 해외 주식이었지만 이달 들어 투자 목록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 서학개미들은 테슬라 대신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온 빅테크(대형 기술기업) 종목을 장바구니에 담고 있다. 서학개미의 ‘최애주’(가장 좋아하는 주식)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1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19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 주식은 아마존으로 7149만 달러(약 820억 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구글(6490만 달러), 마이크로소프트(5774만 달러), 페이스북(5499만 달러) 등 대표적인 빅테크들이 순매수 상위 2∼4위에 올랐다.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 로블록스는 지난달 서학개미의 순매수 1위 종목에 오른 데 이어 이달 들어서는 5위(4639만 달러)를 차지했다. 반면 테슬라의 인기는 점점 시들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19일까지 테슬라 주식을 3996만 달러어치 순매도했다. 예탁결제원이 공개하는 해외 주식 순매수 50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7개월 동안 서학개미의 순매수 1위 종목을 이어가다가 5월 아마존에 밀려 2위로 떨어졌고, 지난달에는 35위(1277만 달러)까지 밀렸다. 고공 행진하던 테슬라 주가가 최근 휘청거리면서 서학개미의 변심을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1월 주당 880달러를 넘어서던 테슬라 주가는 현재 640달러 수준으로 27% 가까이 빠졌다. 허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 주가가 지난해 너무 많이 올라 고평가 논란이 있는 데다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잦은 설화에 휘말린 것도 최근 매도세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반면 아마존과 구글은 연초 대비 각각 9.72%, 44.89% 오르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인기는 시들해졌지만 서학개미들이 보유한 테슬라 주식 잔액은 여전히 해외 주식 가운데 가장 많다. 16일 현재 테슬라 보유 금액은 87억8078만 달러로 2위인 애플(41억7351만 달러)의 2배가 넘는다. 테슬라가 이달 말로 예정된 ‘인공지능(AI) 데이’에서 자율주행 기술이나 향후 사업 계획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면 서학개미의 순매도가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 이슈가 불거진 뒤 테슬라 같은 성장주가 조정을 받고 가치주가 주목을 받고 있다”며 “아마존이나 구글처럼 실적이 뒷받침되는 빅테크는 최근 가치주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가 1년 새 1%포인트 가까이 뛴 가운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가계의 이자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은 금리 인상 충격에 대비해 40년 만기 초장기 모기지(주택담보대출)를 시중은행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16일 기준 연 2.85∼3.90%로 집계됐다. 지난해 7월 말에 비해 금리 하단이 0.86%P 높아졌다. 4개 은행의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16일 현재 연 2.49∼4.03%로 지난해 7월 말보다 0.24%P 올랐다. 은행채 5년물 금리를 따르는 혼합형 주담대 고정금리도 같은 기간 0.45%P 뛰었다. 경기 회복 등의 여파로 은행채, 코픽스 등 시장금리가 오른 데다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대폭 낮춘 결과다. 조만간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현실화되면 은행권의 대출 금리 상승세가 더 빨라지면서 과도하게 빚을 낸 가계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빠르면 8월, 늦어도 11월로 내다보고 있다. 이달 15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동결 이후 리포트를 낸 증권사 19곳 가운데 NH투자, 한국투자증권 등 13곳이 10월 또는 11월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6곳은 8월 인상을 점쳤다. 한은이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개인 대출 금리가 1%포인트 오를 때 가계대출 이자는 총 11조8000억 원 증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저소득층과 중산층에서만 이자 부담이 6조6000억 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금리 상승에 대비해 금융위원회는 주택금융공사에서만 취급하는 정책 대출 상품인 40년 만기 모기지를 시중은행에서도 판매하는 방안을 은행권과 논의하고 있다. 이달 출시된 40년 모기지는 기존 30년이었던 정책 모기지 만기를 10년 더 늘려 매달 갚는 원리금 부담을 낮춰준 보금자리론 상품이다. 집값 6억 원, 연소득 7000만 원 이하인 청년과 신혼부부가 이용할 수 있다. 앞으로 시중은행에서도 이 상품을 판매하면 이용자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관건은 대출 금리인데 은행들이 정책 모기지처럼 장기간에 걸쳐 저금리를 유지하는 상품을 내놓긴 어렵다”며 “40년 만기 모기지 금리가 일반 주담대 금리보다 높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가 1년 새 1%포인트 가까이 뛴 가운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가계의 이자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은 금리 인상 충격에 대비해 40년 만기 초장기 모기지(주택담보대출)를 시중은행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16일 기준 연 2.85~3.90%로 집계됐다. 지난해 7월 말에 비해 금리 하단이 0.86% 높아졌다. 4개 은행의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16일 현재 연 2.49~4.03%로 지난해 7월 말보다 0.24% 올랐다. 은행채 5년물 금리를 따르는 혼합형 주담대 고정금리도 같은 기간 0.45% 뛰었다. 경기 회복 등의 여파로 은행채, 코픽스 등 시장금리가 오른 데다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대폭 낮춘 결과다. 조만간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현실화되면 은행권의 대출 금리 상승세가 더 빨라지면서 과도하게 빚을 낸 가계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빠르면 8월, 늦어도 11월로 내다보고 있다. 이달 15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동결 이후 리포트를 낸 증권사 19곳 가운데 NH투자·한국투자 등 13곳이 10월 또는 11월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6곳은 8월 인상을 점쳤다. 한은이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개인 대출 금리가 1%포인트 오를 때 가계대출 이자는 총 11조8000억 원 증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저소득층과 중산층에서만 이자 부담이 6조6000억 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금리 상승에 대비해 금융위원회는 주택금융공사에서만 취급하는 정책 대출 상품인 40년 만기 모기지를 시중은행에서도 판매하는 방안을 은행권과 논의하고 있다. 이달 출시된 40년 모기지는 기존 30년이이었던 정책 모기지 만기를 10년 더 늘려 매달 갚는 원리금 부담을 낮춰준 보금자리론 상품이다. 집값 6억 원, 연소득 7000만 원 이하인 청년과 신혼부부가 이용할 수 있다. 앞으로 시중은행에서도 이 상품을 판매하면 이용자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관건은 대출 금리인데 은행들이 정책 모기지처럼 장기간에 걸쳐 저금리를 유지하는 상품을 내놓긴 어렵다”며 “40년 만기 모기지 금리가 일반 주담대 금리보다 높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올해 상반기(1∼6월) KRX금시장에서 거래된 금이 총 1조 원, 15t 규모를 넘어섰다. 금 1kg 골드바로 환산해 세로로 쌓으면 높이가 서울 여의도 63빌딩(289m)의 5.9배에 이른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반기 KRX금시장의 거래대금은 1조16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103억 원)보다 43.0% 늘었다. 거래량은 15.5t으로 40.3% 증가했다. 하루 평균 거래량은 126.2kg, 거래대금은 82억6000만 원으로 각각 1년 전보다 19.4%, 13.8% 증가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고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을 찾는 투자자가 늘었기 때문”이라며 “최근 물가 상승 우려도 금의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해외 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직장인 이모 씨(38)는 최근 갖고 있던 테슬라 주식을 모두 팔고 ‘로블록스’ 주식을 사들였다. 미국 어린이들이 요즘 유튜브보다 로블록스를 더 많이 이용한다는 뉴스를 접하고서다. 로블록스는 대표적인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으로, 뉴욕 증시에서 가장 핫한 종목으로 꼽힌다. 미국 9∼12세 어린이의 약 70%가 사용해 미국의 ‘초통령’(초등학생에게 대통령 같은 존재)으로 불린다. 이 씨는 “아이들이 로블록스에서 게임을 즐기고 친구를 사귀는 세상이 됐다”며 “앞으로 메타버스에서 모든 사회 활동을 할 수 있을 거 같아 투자하게 됐다”고 했다. 세계 곳곳을 휩쓸고 있는 ‘메타버스 열풍’이 투자 판도도 흔들고 있다. 서학개미들은 앞다퉈 메타버스 대장주에 올라타고 있고, 메타버스 산업에 투자하는 펀드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로블록스 주가 석 달 만에 92% 급등 메타버스는 가상,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가상의 공간에서 현실 세계와 같은 사회, 경제, 문화적 활동이 이뤄지는 세상을 가리킨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지난해 957억 달러(약 110조 원)이던 메타버스 시장 규모가 2030년 1조5429억 달러(약 1770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메타버스 플랫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관련 기업의 주가도 치솟고 있다. 대표 주자가 로블록스다. 월간 활성 이용자가 1억5000만 명이 넘는다. 하루 평균 이용시간은 2시간 36분으로 틱톡(58분), 유튜브(54분)보다 훨씬 길다. 올 3월 10일 뉴욕 증시에 상장한 로블록스는 이달 12일 현재 86.54달러로 마감해 공모가(45달러) 대비 92.31% 급등했다. 네이버 자회사 네이버Z가 만든 ‘제페토’는 전 세계 2억 명이 이용하는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 증시에서 네이버 주가는 올 상반기(1∼6월)에만 47.35% 뛰었다. 메타버스 수혜주로 꼽히는 코스닥 상장사 선익시스템도 상반기 279.72% 치솟았다.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기기에 탑재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조사다.○ 서학개미, 운용사도 메타버스 열풍 탑승 국내 투자자들도 메타버스 열풍에 올라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 주식은 로블록스로 총 8153만 달러(약 934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에어비앤비(2위·7785만 달러)와 구글(4위·4988만 달러)을 훌쩍 넘어선 수치다. 4월까지 7개월 연속 순매수 1위였던 테슬라는 35위까지 밀렸다. 금융투자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지난달 14일 업계 최초로 메타버스 펀드 ‘KB 글로벌 메타버스 경제 펀드’를 선보였다. 엔비디아 등 가상공간을 구현하는 소프트웨어 기업과 로블록스, 네이버 등 플랫폼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로 9일 현재 수익률이 4.38%에 이른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1.85%)을 뛰어넘는 성적이다. 삼성자산운용도 지난달 28일 ‘삼성 글로벌 메타버스 펀드’를 내놨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메타버스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조만간 메타버스 내에 금융회사 지점도 개설될 것으로 보인다. IBK투자증권은 최근 메타버스 환경에 맞는 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해 ‘메타시티포럼’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전장석 IBK투자증권 디지털영업본부 본부장은 “비대면 계좌개설을 하는 것처럼 고객의 아바타가 가상세계에서 계좌를 개설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나, 우리은행 등이 최근 제페토에서 은행장과 신입 행원들이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등 은행권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와의 소통을 위해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정부 역시 5월 민관협력체 ‘메타버스 얼라이언스’를 결성하는 등 산업 지원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소비자들에게 메타버스라는 놀이터가 만들어졌다”며 “앞으로 무궁무진하게 영역이 확장될 것”이라고 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SK텔레콤이 11월 29일 주식 액면분할을 통해 몸집 줄이기에 나선다. 액면분할로 주당 가격이 떨어지면 소액 투자자의 접근이 쉬워지기 때문에 SK텔레콤이 ‘국민주’로 거듭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 등은 액면분할 이후 소액 투자자가 급증하고 주가가 고공 행진하는 등 효과를 톡톡히 봤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최근 액면분할을 했던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거래량과 주가, 시가총액이 모두 올랐다”며 “SK텔레콤 액면분할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적분할과 동시에 5 대 1 액면분할 추진 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텔레콤은 전날보다 0.16% 내린 31만8000원에 마감했다. 연초(23만7000원)와 비교하면 34% 이상 급등한 수준으로 40만 원을 앞두고 있다. 액면분할에 대한 기대감에 증권업계는 SK텔레콤의 목표 주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IBK투자증권은 44만 원을 제시했고 흥국증권(43만 원), NH투자증권(40만 원), 메리츠증권(40만 원) 등도 목표 주가를 40만 원대로 높여 잡았다. SK텔레콤은 앞서 지난달 10일 이사회를 열고 주주들의 투자 접근성과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액면분할을 결정했다. 액면분할을 통해 현재 액면가 500원인 보통주 1주는 액면가 100원인 5주가 되고 발행주식 총수는 5배로 늘어난다. 액면분할이 주가에 반영되는 시점은 11월 29일이다. 액면분할과 함께 인적분할도 이뤄진다. SK텔레콤은 회사를 통신사업 중심인 존속회사(SK텔레콤)와 비통신 신사업을 하는 신설회사(가칭 SK신설투자)로 나누기로 했다. 존속회사는 유무선 통신과 구독 마케팅, 엔터프라이즈 사업을 통해 지난해 15조 원인 매출을 2025년까지 22조 원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신설회사는 차세대 반도체와 웨이브, 11번가 등 라이프 플랫폼, 디지털 헬스케어 등에 향후 3년간 5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존속회사와 신설회사는 10월 26일부터 11월 26일까지 주식 매매거래 정지 기간을 거쳐 각각 변경상장, 재상장한다.○ 소액주주 확대로 ‘국민주’ 기대 금융투자업계는 액면분할과 인적분할 이후 SK텔레콤의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와 네이버, 카카오 등은 액면분할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삼성전자는 2018년 5월 4일 액면가 5000원인 1주를 100원짜리 50주로 쪼갰다. 당시 250만 원이 넘던 삼성전자는 액면분할 이후 5만 원대로 거래를 시작해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투자에 뛰어들었다. 이에 따라 당시 24만 명이던 소액주주는 현재 약 387만 명으로 1500% 이상 급증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5일 8만400원에 마감해 2018년 5월 4일 종가(5만1900원) 대비 54.91% 올랐다. 네이버도 2018년 10월 액면분할을 실시했다. 주가는 5일 현재 41만 원으로 액면분할 이후 188.73% 상승했다. 소액주주는 약 56만 명으로 분할 이전(6만4000명)에 비해 783% 급증했다. 올해 4월 액면분할에 나선 카카오 주가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카카오는 액면분할 이후 5일까지 30.29% 올랐다. 액면분할 이전 71만 명이던 카카오의 소액주주는 올해 말까지 최소 2배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의 소액주주는 현재 약 14만 명이다.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주식 비중도 38.0%로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액면분할 이후 소액주주가 확대될 여력이 그만큼 있다는 뜻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액면분할 이후 주가가 5만∼10만 원으로 예상된다”며 “소액주주의 투자 비중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2.4% 올라 석 달 연속 2%대 상승률을 이어갔다. 농축산물이 두 자릿수 상승세를 지속한 가운데 외식 물가도 2년 3개월 만에 최고치로 올라 서민들의 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39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4%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0.6%)부터 상승 폭을 키우다가 4월(2.3%) 처음 2%대로 올라섰고 5월(2.6%)엔 9년여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올해 2분기(4∼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5%로 2012년 1분기(3.0%) 이후 9년여 만에 가장 높았다. 조류인플루엔자(AI) 등의 여파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10.4% 오르며 물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5월(12.1%)보다는 상승 폭이 꺾였지만 상반기(1∼6월) 내내 두 자릿수 상승률을 이어갔다. 특히 AI 직격탄을 맞은 달걀이 54.9% 급등했고 마늘(48.7%), 고춧가루(35.0%) 등도 많이 올랐다. 식재료비가 뛰면서 외식 물가도 2.3% 올라 2019년 3월(2.3%) 이후 2년 3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농축산물 가격과 국제유가 오름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에는 소비자물가가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소비 진작 등을 위한 33조 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 투입이 예정돼 있어 물가 상승 압박이 여전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통계청은 소비자물가 조사 대상 품목에 마스크, 전기차, 식기세척기, 의류건조기, 아보카도, 망고 등 14개 품목을 새로 추가한다고 밝혔다. 통계청은 경제, 사회 변화를 반영해 물가지수에 반영되는 조사 품목과 가중치 등을 5년에 한 번씩 조정한다. 이번에는 지난해 기준 월평균 가계소비 지출액이 일정 기준(256원) 이상인 품목 가운데 코로나19 사태와 친환경 소비 증가 등의 시대 변화를 반영해 14개 품목을 추가했다. 반면 넥타이, 연탄 등 소비가 감소한 품목과 정부 정책으로 무상화가 확대된 고등학교 납입금, 학교급식비 등 13개 품목은 제외됐다. 새 기준은 12월 22일 발표되는 물가지수부터 적용된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2.4% 올라 석 달 연속 2%대 상승률을 이어갔다. 농축산물이 두 자릿수 상승세를 지속한 가운데 외식 물가도 2년 3개월 만에 최고치로 올라 서민들의 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39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4%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0.6%)부터 상승 폭을 키우다가 4월(2.3%) 처음 2%대로 올라섰고 5월(2.6%)엔 9년여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올해 2분기(4~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5%로 2012년 1분기(3.0%) 이후 9년여 만에 가장 높았다. 조류인플루엔자(AI) 등의 여파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10.4% 오르며 물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5월(12.1%)보다는 상승 폭이 꺾였지만 상반기(1~6월) 내내 두 자릿수 상승률을 이어갔다. 특히 AI 직격탄을 맞은 달걀이 54.9% 급등했고 마늘(48.7%), 고춧가루(35.0%) 등도 많이 올랐다. 식재료비가 뛰면서 외식 물가도 2.3% 올라 2019년 3월(2.3%) 이후 2년 3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농축산물 가격과 국제유가 오름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이는 하반기에는 소비자물가가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소비 진작 등을 위한 33조 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 투입이 예정돼 있어 물가 상승 압박이 여전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통계청은 소비자물가 조사 대상 품목에 마스크, 전기차, 식기세척기, 의류건조기, 아보카도, 망고 등 14개 품목을 새로 추가한다고 밝혔다. 통계청은 경제, 사회 변화를 반영해 물가지수에 반영되는 조사 품목과 가중치 등을 5년에 한 번씩 조정한다. 이번에는 지난해 기준 월평균 가계소비 지출액이 일정 기준(256원) 이상인 품목 가운데 코로나19 사태와 친환경 소비 증가 등의 시대 변화를 반영해 14개 품목을 추가했다. 반면 넥타이, 연탄 등 소비가 감소한 품목과 정부 정책으로 무상화가 확대된 고등학교 납입금, 학교급식비 등 14개 품목은 제외됐다. 새 기준은 12월 22일 발표되는 물가지수부터 적용된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올해 상반기(1∼6월) 국내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4개가 이른바 ‘대선 테마주’였다. 상승률 1위는 ‘이재명 테마주’로 꼽히는 이스타코, 2위는 ‘윤석열 테마주’로 불리는 NE능률이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4일부터 6월 30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통틀어 이스타코의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이스타코는 지난해 말 677원에 불과했지만 6개월 만인 지난달 말 6650원으로 882.27% 치솟았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이스타코는 부동산 매매·임대업을 하는 회사로 여권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대표 공약인 ‘기본주택’의 수혜주로 꼽히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이스타코는 이 지사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1일도 3.16% 오르며 강세를 이어갔다. 주가 상승률 2위는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교육업체 NE능률로 지난해 말 2845원에서 지난달 말 2만2400원으로 687.35% 급등했다. NE능률은 최대주주인 윤호중 hy(구 한국야쿠르트) 회장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같은 파평 윤씨라는 이유로 테마주로 분류됐다. 이어 게임회사 데브시스터즈(533.91%), 어린이 콘텐츠업체 캐리소프트(462.62%),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 쎄미시스코(452.99%) 등 코스닥 상장사들이 각각 주가 상승률 3, 4, 5위를 차지했다. 윤석열 테마주로 꼽히는 웹스(347.65%)와 노루홀딩스우(338.66%)도 상승률 9, 10위였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가상화폐 대신 대선 테마주에 투자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며 “하반기(7∼12월) 더 많은 종목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감사원이 이달 초 감사위원회를 열고 사모펀드 사태에 대한 감독 부실의 책임을 물어 금융당국에 대한 징계를 확정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 임직원 일부가 중징계를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30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감사원은 이르면 7월 1일, 늦어도 7월 중 감사위원회를 열어 ‘금융감독기구 운영 실태 감사’에 대한 결과를 확정하고 금융당국에 징계안을 통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사퇴로 일정이 미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감사위 의결 정족수에 문제가 없어 결과가 확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감사원 감사와 관련해 모든 절차가 마무리돼 결과만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이번 감사원의 감사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대한 정기 감사였지만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감독 부실 검증’으로 감사가 확대됐다. 감사원은 지난해 7월부터 예년의 2배 수준인 20명의 인력을 투입해 고강도 감사를 벌였다. 감사원은 금감원의 각 부서가 사모펀드 시장에 대한 감독·검사 책임을 서로 미룬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모펀드는 은행,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다양한 업권의 금융사들이 관여돼 있는 만큼 관련된 금감원 부서도 업권별로 제각각이다. 이 때문에 금감원이 부실 징후를 제때 포착하지 못하고 늑장 대응한 것이 사모펀드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실제로 금감원이 옵티머스자산운용에 대한 검사를 끝낸 뒤 ‘적기시정 조치 유예안’을 금융위 정례회의에 상정하기까지 112일이 걸렸다. 다른 자산운용사 처리 기간의 약 2배 수준이다. 금융당국 안팎에서는 금감원 자본시장 임원을 포함해 현직 임직원 8명이 징계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다. 일부는 중징계를 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차기 금감원장 하마평에 오른 원승연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가 징계 대상자에 포함될지 주목하고 있다. 원 교수는 2017년 1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2년 7개월간 금감원 자본시장 부문 부원장을 지냈다. 사모펀드 사태가 발생했을 때 자본시장 감독 책임자였던 셈이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