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

권기범 기자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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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은 것만 보이고 듣고 싶은 것만 들리는 시대. 한 쪽에만 속 시원한 기사보다는 양쪽 모두 불편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kaki@donga.com

취재분야

2026-01-10~2026-02-09
정치일반70%
칼럼7%
정당7%
사건·범죄3%
인사일반3%
기타10%
  • [窓]김군자 할머니 ‘양지’로 이끈 前사회복지사의 눈물

    24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차병원에 차려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군자 할머니의 빈소에 한 여성이 조심스럽게 들어섰다. 나지막한 목소리로 상주에게 자신을 소개하자 상주는 고맙다고 말하며 여성의 두 손을 꼭 잡았다. 강원 정선군에서 사회복지상담사로 근무했던 원모 씨(70·여)였다. 원 씨와 김 할머니의 인연은 2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2년 어느 날 초라한 행색의 한 할머니가 지팡이를 짚으며 군청에 들어왔다. 할머니는 “건강보험 한도가 초과됐다. 돈이 부족해서 병원 진료를 받을 수 없다”며 원 씨에게 하소연했다. 원 씨는 ‘김군자’라는 이름의 할머니를 보며 비슷한 나이의 어머니가 생각났다. 그래서 구체적인 상황을 알려 달라고 했다. 그러나 김 할머니는 “산속에서 자식도 없이 혼자 산다”고 말한 뒤 더 이상 언급을 꺼렸다. 원 씨는 무작정 김 할머니를 따라갔다. 계곡 깊숙한 곳에 이르자 작고 낡은 초가집이 보였다. 방에는 이불, 탁자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하지만 김 할머니는 “세상 창피해 얘기 못 한다. 말 못 할 사연이 있다”며 입을 굳게 닫았다. 원 씨는 계속 김 할머니를 찾았다. 만남이 계속되자 김 할머니는 경계심을 늦추고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어느 날 김 할머니는 자신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였다고 말했다. 그리고 1942년 일본군에 강제로 끌려간 뒤 정선에 살기까지 반세기에 걸친 기구한 사연을 들려줬다. 고향에 정착할 수 없어 여러 지역을 떠돌다 몸과 마음이 지쳐 산에 숨었다고 말했다. 세상을 등진 듯 살기로 했다는 것이다. 원 씨는 할머니에게 위안부 피해자로 정부의 공식 인정을 받자고 제안했다. 김 할머니는 “세상 사람들이 나에게 손가락질을 하지 않겠느냐”며 단칼에 거절했다. 원 씨는 “절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라며 끈질기게 설득했다. 결국 김 할머니는 원 씨의 도움을 받아 정부의 위안부 피해자로 인정받았다. 그런데 얼마 뒤 김 할머니는 갑자기 “제주도에 가야 한다”며 짐을 쌌다. 이전부터 김 할머니와 연락을 주고받던 한 종교단체가 제주도로 가라고 했다는 것. 당시 김 할머니는 몸이 불편해 병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제주도로 가기 전날 원 씨는 억수같이 비가 내리는 가운데 김 할머니를 찾아가 간곡히 설득했다. 진심을 담은 원 씨의 말에 할머니는 결국 정선에 남기로 했다. 원 씨는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읍내에 거처를 마련하고 김 할머니를 모셔 왔다. 김 할머니가 사용할 TV, 세탁기 등 가전제품도 구했다. 김 할머니는 원 씨의 조언으로 천주교 신자가 돼 ‘요안나’라는 세례명을 얻었다. 원 씨는 종교적 후견인인 대모(代母)가 됐다. 원 씨는 김 할머니가 1998년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를 위한 복지시설인 경기 광주시 ‘나눔의 집’으로 거처를 옮긴 뒤에도 살뜰히 챙겼다. 지난밤 원 씨는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할머니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 탓이다. 그는 “위안부 피해자 인정을 받은 뒤 주변에 자랑할 정도로 할머니도 좋아하셨다”며 “최근 몇 년 동안 건강 때문에 연락을 못 드리다 이제 좋아져서 다음 주에 아들과 함께 찾아뵈려 했는데…”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빈소에는 이낙연 국무총리 등 각계 인사를 비롯해 학생, 시민 등 일반인 추모 행렬도 이어졌다. 이틀간 조문객은 400여 명에 이른다.성남=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 오승은 인턴기자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4학년}

    • 2017-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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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의회서 ‘위안부 참상’ 증언… 명예회복 恨 못풀고 별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군자 할머니(사진)가 23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1세. 김 할머니는 생전 미국 하원 청문회에 나가 생생한 피해를 증언해 위안부 강제 동원 규탄 결의안 채택을 이끌어냈다. 김 할머니가 숨지기 직전까지 살았던 경기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집 관계자는 “‘여장부’였던 할머니가 많이 그리울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김 할머니가 숨져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9명 중 생존자는 37명이 됐다. 김 할머니는 1926년 강원 평창군에서 태어났다. 14세 때 고아가 돼 친척집에 살다 16세이던 1942년 한 남자와 결혼을 약속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일본군에 붙들려 위안부로 강제 동원됐다. 중국 지린(吉林)성 훈춘(琿春) 위안소로 끌려갔다. 김 할머니는 일본군에 맞아 고막이 터지는 바람에 왼쪽 귀 청력을 잃었다. 도망치려다 들켜 ‘죽지 않을 만큼’ 구타를 당했다. 몸 곳곳에 흉터가 남았다. 3년 동안 7번이나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시도했다. 광복된 뒤 38일을 꼬박 걸어 두만강을 건너 고향에 돌아왔다. 고향에 돌아와 결혼을 약속한 남자를 다시 만났지만 결국 가정을 꾸리진 못했다. 혼자가 된 김 할머니는 가사도우미, 미제(美製) 물건 노점상을 하며 근근이 생계를 이어 나갔다. 1998년 72세가 됐을 때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위한 나눔의집에 들어갔다. 2007년 2월 김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89) 등과 함께 미 하원 외교위원회가 연 인권보호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했다. 김 할머니 등은 참혹했던 과거를 적나라하게 증언했다. 그로부터 5개월 뒤 “잔학성과 규모면에서 전례가 없는 20세기 최대 규모의 인신매매”라며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를 촉구하는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채택됐다. 김 할머니는 2015년 말 박근혜 정부가 한일 위안부 합의를 체결하자 “인정 못 한다. 우리를 너무 무시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듬해 ‘화해·치유재단’이 지급하는 돈도 받지 않았다. 이달 초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나눔의집을 찾았을 때도 “명예를 회복시켜 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김 할머니는 생전에 입버릇처럼 “나눔의집 생활을 하며 받은 도움을 갚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0년과 2006년에는 “부모 없는 학생들 공부에 써 달라”며 총 1억여 원을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했다. 정부 지원금 등을 쓰지 않고 모아서 내놓은 것이다. 2015년에도 평소 다니던 성당에 1억여 원을 기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빈소에 화환을 보내고, 페이스북에 “강인한 생존자, 용감한 증언자였다”며 “하늘에서 평안하시라”고 적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빈소를 찾아 “(위안부 합의에 대해) 흡족한 답을 못 얻으신 가운데 (돌아)가셔서 많이 안타깝다”며 고개를 숙였다. 영정 앞에 선 이용수 할머니는 “왜 그리 빨리 갔느냐”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 할머니의 유골은 화장 후 나눔의집에 안치된다. 빈소는 경기 성남시 분당차병원, 발인 25일 오전 8시.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박성진 기자}

    • 2017-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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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픈 건 잠깐, 이식받는 사람의 건강은 평생”

    20일 오전 7시경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수술실 앞. 환자복을 입은 김영철 씨(51)를 부인 서유연 씨(51)가 휠체어에 태워 밀고 왔다. 남편 김 씨는 다소 긴장한 듯했다. 살면서 첫 입원과 수술이라고 했다. 반면 서 씨는 여유로웠다. 수술실로 들어가기 직전 서 씨는 김 씨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서 씨는 “내가 경험자여서 아는데 잘 끝날 것”이라며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웃어 보였다. 김 씨는 이날 20년간 만성신부전을 앓은 이인만 씨(43)에게 자신의 신장을 내어주기 위해 수술대에 올랐다. 이 씨와는 전혀 모르는 사이다. 김 씨의 신장 기증은 사실 부인 때문이다. 서 씨는 신장 기증자로서는 ‘선배’다. 2003년 TV 프로그램에 나온 만성신부전 환자가 “물 한 모금, 과일 한 조각 마음껏 먹는 게 소원”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고 선뜻 기증을 결심했다. 이식받은 사람은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40대 남성이었다. 서 씨에게 감동한 이 남성의 부인도 자신의 신장을 남에게 내어줬다. 그런 부인을 곁에서 지켜본 남편도 장기 기증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2005년 부인을 따라 사후 장기기증에 서약했다. 신장 기증·이식자 모임인 새생명나눔회에도 함께 나갔다. 기증자들의 밝은 표정이 김 씨의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김 씨는 ‘기증자의 남편’이 아니라 ‘같은 기증자’가 되고 싶었다. 김 씨는 이날 수술을 위해 1년간 몸무게를 78kg에서 66kg까지 감량했다. 지난해 부인과 함께 시작한 건강보조식품 사업도 몸 관리에 도움이 됐다. 5월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를 통해 기증 의사를 밝힌 뒤 집이 있는 부산에서 서울을 몇 차례 오가며 기증을 준비했다. 수술은 약 4시간 만에 무사히 끝났다. 김 씨는 이르면 다음 주에 퇴원한다. 부부는 이로써 국내 18번째 ‘부부 신장 기증인’이 됐다. 2013년 17번째 부부 기증인이 나온 지 4년 만이다. 서 씨는 “내가 신장 기증을 하려고 수술을 받았을 때는 아픈 것도 못 느꼈는데, 신랑은 얼얼하다고 한다”며 “아픈 건 잠깐이지만 이식받은 사람의 건강은 평생”이라며 웃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 2017-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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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년전 집단 성폭행 신고 위해 찾아갔지만… 두번이나 퇴짜 놓은 경찰

    5년 전 여고생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로 20대 남성 7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 여고생은 사건 후 자살까지 시도하는 등 정신적 후유증에 시달리다 뒤늦게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경찰이 잇달아 사건 접수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2012년 전남 지역의 한 모텔에서 A 씨를 성폭행한 혐의(특수강간)로 20대 B 씨를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은 같은 혐의로 남성 6명을 추가로 붙잡아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A 씨는 “놀러가자”는 친구의 연락을 받고 사건이 일어난 모텔을 찾았다. 모텔에는 친구뿐 아니라 B 씨 등 처음 보는 남성 3명이 있었다. 이들은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 A 씨에게 양주 등 독한 술을 먹였다. A 씨가 술에 취한 뒤 다른 남성 3명이 합류했다. 이들은 A 씨를 성폭행한 뒤 모텔 근처 골목에 버려둔 채 도망쳤다. A 씨는 사건 충격으로 신고도 못한 채 수년간 후유증에 시달렸다. 병원 치료를 받고 수차례 목숨을 끊으려고도 했다. 뒤늦게 A 씨와 가족은 지난해 전남의 한 경찰서에서 신고했지만 “증거가 없고 너무 오래 지났다”라며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서울의 한 경찰서에서도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접수하지 못했다. A 씨가 세 번째로 찾은 도봉경찰서가 신고를 접수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도봉서는 2011년 초안산에서 일어난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의 피의자 22명을 지난해 6월 검거한 곳이다. 당시 사건 수사에 참여했던 여성청소년수사4팀은 서울과 전남을 오가며 수사를 벌여 B 씨를 특정했고 관련자 7명을 모두 붙잡았다.구특교 kootg@donga.com·권기범 기자}

    • 2017-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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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멋진 차’ 운전하고 싶어서…철없는 10,20대 사기단의 ‘보험금 사냥’

    음식 배달원 방모 씨(20)는 ‘크고 멋진 차’를 운전하고 싶었다. 동네 형이 중고인 고급 승용차를 500만 원에 팔겠다는 솔깃한 제안을 했다. 차량은 마음에 들었지만 수중에 돈은 없었다. 동네 형은 슬쩍 방법을 알려줬다. 교통사고를 내서 보험금을 챙기는 이른바 ‘보험빵’이었다. 방 씨는 중고 차량을 구입한 뒤 또래 서너 명과 함께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 앞 원형 교차로에서 ‘보험금 사냥’에 나섰다. 수법은 간단했다. 차로를 바꾸는 차량이 보이면 일부러 접촉 사고를 냈다. 차로 변경 도중 사고가 발생하면 해당 운전자는 운전면허 벌점을 받는다. 벌점을 덜 받으려는 운전자들은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 대가로 방 씨에게 합의금을 건넸다. 방 씨의 친구들은 합의를 종용하고 차량에 동승해 입원비를 더 타내는 역할을 했다. 방 씨는 6차례 접촉 사고를 내고 보험회사로부터 3700만 원을 받았다. 차량 구입비, 수리비를 내고도 남는 금액이었다. 친구들에겐 10만~20만 원씩 수고비를 줬다. 그러나 방 씨의 잦은 사고를 의심하던 보험사의 신고로 결국 덜미가 잡혔다. 방 씨는 “고양이를 피하다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며 발뺌했으나 경찰의 추궁에 결국 자백했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방 씨를 상습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방 씨를 도운 친구 등 10, 20대 3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들이 챙긴 돈은 1억1000만 원에 달했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 2017-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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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필, 심한 스트레스로 식사 못해 입원 “박근혜 정부 靑문건 관리 어떻게 했기에…”

    김종필 전 국무총리(91)가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김 전 총리는 소화불량으로 식사를 자주 거르면서 몸이 쇠약해졌다고 한다. 특히 사촌 처제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수사와 재판 과정,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관련 뉴스 등을 접하면서 스트레스를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총리 측은 “최근의 정치적 상황에 대해 자주 답답함을 토로했다”고 밝혔다. 12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동관 VIP실에 입원한 김 전 총리는 전반적인 건강검진을 받았고 16일 현재 영양제 주사를 맞고 있다. 김상윤 특보와 처남인 박준홍 자유민주실천연합 총재가 김 전 총재 입원을 도왔다. 김 전 총리는 입원하지 않으려 했지만 장기간 식사를 걸러 쇠약해지자 주변에서 입원을 적극 권유했다.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으면 조만간 퇴원할 예정이다. 김 전 총리는 박근혜 정부의 실패로 보수가 수세에 몰린 상황에 대한 스트레스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못마땅함이 맞물려 최근 식사를 일절 못했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김 전 총리는 14일에도 박 전 대통령 재직 중 만들어진 민정수석실 문건과 메모 300여 건이 공개됐다는 뉴스를 접하고 화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병문안을 다녀온 측근에 따르면 김 전 총리는 “민정수석실 문서가 공개되는 게 말이 되느냐. 도대체 박 전 대통령을 모신 참모들이 어떻게 했기에 이렇게 통제력이 없느냐”고 탄식했다. 최근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 발행이 무산된 것도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 정부에 이어 박정희 정부마저 부정당하는 듯한 분위기에 낙심했다는 얘기다. 김 전 총리 측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구미우체국에서라도 개별적으로 기념우표를 발행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촌 처제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의 남편 신동욱 공화당 총재는 박정희 대통령 배지달기 운동본부와 함께 제작한 박정희 탄생 100주년 기념 배지를 16일 김 전 총리에게 전했다. 박 전 이사장은 김 전 총리를 병문안한 다음 날인 16일 동아일보와의 전화에서 “타계한 (부인) 박영옥 여사 생각이 많이 나시는 듯했다”며 “‘(박 여사가) 이런 상황에서 내조하면 좋은데…’라며 (박 여사) 유택(幽宅·묘소)에도 가보고 싶다고 말하셨다”고 전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수사와 재판 이야기를 하며 ‘연민의 정’을 드러내기도 했다고 한다. 병실에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등 전현직 정치인들이 보낸 위로 화환이 가득했다고 박 전 이사장은 전했다.김동혁 hack@donga.com·권기범 기자}

    • 2017-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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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요이슈]“살인 기업을 소탕하라” 바다 건너 날아간 참수리

    “필리핀 ‘살인 기업’ 사건을 해결하라.” 2012년 5월 당시 김기용 경찰청장의 특명을 받은 서승환 경정(40·현 서울중부경찰서 경무과장)이 필리핀행 비행기에 올랐다. 서 경정은 지갑 속 사진에서 웃고 있는 아내와 딸의 얼굴을 한참 바라봤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가족들에게 잠시 이별을 고했다. 오로지 ‘악마를 잡겠다’는 일념 때문이었다. 외사, 수사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서 경정은 그렇게 필리핀 땅을 밟았다. 현지에 파견된 ‘1호 코리안데스크’였다. 공항에 내린 서 경정은 여행용 가방을 끌고 곧장 필리핀 경찰청 납치사건전담팀(AKG) 수사본부로 향했다. 2008년부터 반복적으로 일어난 ‘한국인 납치강도단’ 범행으로 공포에 휩싸인 필리핀 교민들이 하루라도 빨리 한국 경찰을 파견해 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강도단의 타깃은 한국인 여행객이나 필리핀 현지 교민. 관광 안내와 사업 설명 등을 내세워 이들을 유인한 뒤 납치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5년간 납치된 한국인은 15명이나 됐다. 이들은 돈을 빼앗기고 겨우 석방됐거나 흔적도 없이 실종됐다. 서 경정은 당시 분위기를 이렇게 회상했다. “필리핀에 도착했더니 한국인끼리 서로 말도 하지 않을 정도였다. 한국 사람을 만나면 반가워하기는커녕 납치 살해범이 아닐까 서로 의심하고 불안해했다”고 말했다.‘기업형’ 납치 강도단을 잡아라! 필리핀 납치 강도단의 시작은 2007년 7월 경기 안양시의 한 환전소였다. 당시 26세였던 환전소 여직원을 흉기로 살해한 뒤 1억8000만 원을 훔친 이들은 같은 해 11월 필리핀으로 도주했다. 그리고 현지에서도 범행을 이어갔다. 주범 최세용(51)을 비롯해 김종석(2012년 사망·당시 43세), 행동대장 김성곤(45)은 필리핀에서 김모(44), 김모(23), 한모(44·여) 등을 끌어들였다. 이들은 마치 범행을 기획하고 실행에 옮기는 ‘기업’을 연상케 하듯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서 경정이 필리핀으로 향하기 약 한 달 전, 현지 교민 윤모 씨가 김종석과 김성곤에게 납치됐다. “중고 휴대전화 사업을 함께하자”고 접근한 이들은 윤 씨가 그들의 차량에 탄 순간 총을 들이댔다. 이들은 윤 씨의 눈을 가린 뒤 케이블타이로 손을 묶었다. 한참을 달려 도착한 곳은 외딴 판잣집이었다. 윤 씨는 덩치가 크고 힘이 좋았다. 양손에 묶인 케이블타이를 힘으로 끊어냈다. 양손이 풀린 윤 씨는 김성곤과 생사를 건 격투를 벌였다. 그러다 김성곤이 실수로 자신의 다리에 총을 쐈다. 김성곤은 ‘신고하지 않는’ 조건으로 윤 씨를 풀어줬다. 윤 씨는 필리핀 경찰에 신고했다. 그런데 이상했다. 현지 경찰의 반응이 시큰둥했다. 한국인 사이에서 일어난 범죄였던 탓이다. 강 건너 불구경하던 필리핀 경찰은 서 경정이 파견된 뒤에야 움직이기 시작했다. 서 경정은 작은 단서를 찾았다. 윤 씨가 차량 안에서 들었다는 비행기 소리, 이동한 시간 등을 바탕으로 한 달간 필리핀 남부 일대를 샅샅이 뒤졌다. 기어코 윤 씨가 끌려간 판잣집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판잣집 안에는 여행용 가방 6개가 있었다. 그동안 일당에게 납치됐던 한국인들의 가방이었다. 집요한 추적 끝에 서 경정은 김성곤과 김종석을 검거하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들에게 얻은 첩보로 같은 해 11월 태국으로 도주한 최세용까지 붙잡았다. 최세용 검거는 서 경정이 태국 주재 한국 경찰에 전달한 첩보가 결정적이었다. ‘태국에 있는 최세용이 형제나 처가, 친인척의 여권을 쓰고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악마들은 태연했다 일당을 일망타진했지만 숙제가 남았다. 납치됐다 실종된 피해자의 행방을 찾아야 했다. 2011년 9월 가족과의 전화를 마지막으로 연락이 두절된 홍석동 씨(당시 30세)를 찾는 일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홍 씨는 당시 “필리핀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맺었는데 그 부모가 합의금을 요구한다”는 전화를 걸어왔다. 가족들은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실수했을 수도 있지 않느냐”며 1000만 원을 송금했다. 그러나 연락이 두절됐다. 가족들의 삶은 피폐해졌다. 2012년 12월 말 홍 씨의 아버지는 아들을 그리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강도단은 태연했다. 홍 씨 실종 1년 뒤 총격전 끝에 검거된 김종석은 그날 밤 경찰서 유치장에서 목을 맸다. 김종석은 “필리핀인 아내와 자식에게 미안하다”며 구구절절한 유서를 남겼다. 그러나 홍 씨에 대한 언급은 단 한 줄도 없었다. 타인의 불행을 삶의 밑천으로 살아가는 악마들이었다. 코리안데스크와 경찰청의 공조로 홍 씨 등 피해자가 암매장된 장소를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해당 장소에 지어진 집주인이 땅을 파는 걸 허락하지 않았다. 우리 돈으로 3억 원을 요구했다. 홍 씨의 어머니가 집주인에게 눈물을 쏟으며 사정했지만 들어주지 않았다. 필리핀 경찰은 집주인에게 “귀신이 나올 수 있다”고 윽박지르는 데 그쳤다. 서 경정은 아파트 주변을 열심히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하나하나 설득했다. 필리핀 사람들에게 사건을 널리 알렸다. 그의 노력이 통한 걸까. 필리핀 종교계의 한 지도자가 집주인을 설득하고 나섰다. 그렇게 찾은 홍 씨의 시신은 2014년 12월 홍 씨 아버지가 하늘로 떠난 지 2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마사랍 코리안? 욱하는 성질이 화근 서 경정의 성공적 활동 덕분에 2015년 필리핀에는 코리안데스크 1명이 추가 파견됐다. 2016년 4월에는 4명이 필리핀 땅을 밟았다. 코리안데스크 활동이 자리 잡으면서 한국인이 한국인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지르는 일은 줄고 있다. 그러나 아직 문제는 남아 있었다. 필리핀 현지인들이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벌이는 범죄가 그것이다. ‘마사랍 코리안.’ 한국인은 ‘맛있는 사람들’로 불린다. 차림새가 말끔하고 돈도 많은 데다 ‘돈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인식까지 겹쳐서일까. 한국인들은 필리핀 범죄자들에게 ‘현금 인출기’처럼 여겨졌다. 서 경정은 무엇보다 한국과 필리핀의 차이를 알아야 한다고 했다. 필리핀인들은 한국 사람의 ‘욱하는 성질’을 참지 못한다는 것이다. 특히 욕하고 모욕하는 것을 참지 못한다고 했다. 올해 5월 20일 필리핀 현지에서 총기로 살해된 여행 가이드 황모 씨(47)도 사소한 다툼이 원인이었다. 한국 파견 경찰과 코리안데스크의 수사로 잡힌 범인은 황 씨의 내연녀 A 씨(20)와 그의 남자친구 B 씨(34)였다. 알고 보니 황 씨는 A 씨에게 손찌검을 하곤 했다. 화가 난 A 씨는 남자친구 B 씨와 살인을 공모하고 살인청부업자 C 씨를 끌어들였다. 그런 다음 “훔친 물건을 돌려주겠다”며 찾아가 황 씨를 살해한 것이다. 서 경정은 “필리핀에서는 학교 폭력이 없는 이유가 보복이 두렵기 때문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청부살인이 쉽다”며 “전문 킬러나 동네 건달까지 사진과 주소만 주면 실행에 옮긴다”고 말했다. 필리핀은 불법 총기가 100만 정이 넘는다. 살인 청부도 쉽게 맡길 수 있다. 피해를 당한 한국인의 유가족이 복수를 하겠다며 한국에서 건달들을 데리고 들어왔다가 이를 경찰이 말린 일도 있었다. 2014년 한인 여대생 납치 사건 당시 피해자 가족이 범인의 돌발 행동으로 위험에 빠질 것을 염려해 가족을 대신해 협상 현장에 나간 일은 서 경정의 뇌리에 깊게 남아 있다. 민간인인 피해자 가족이 몸값을 전달하러 갔다가 추가로 납치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서 경정이 직접 협상 현장에 나간 것이다. 그러나 결국 피해자는 시신으로 발견됐다. 알고 보니 납치된 당일 살해당했다. 그는 “필리핀에 부임해 처리했던 여러 사건 중 개인적으로 가장 힘들었다”며 “생각하면 할수록 안타깝다”고 회상했다.에필로그 서 경정은 5년 2개월간의 필리핀 파견을 마치고 얼마 전 한국으로 복귀했다. 서 경정이 필리핀에서 발생한 사건을 통해 검거한 한국인과 필리핀인은 모두 78명에 달한다. 한국에서 도피한 수배자 73명도 송환했다. 서 경정은 당시 필리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경찰이 필리핀 경찰과 공조해 한인 범죄를 적극 수사하고 있다”, “반드시 검거해 처벌하겠다”고 경고했다. 서 경정은 “코리안데스크의 존재가 필리핀 현지에도 많이 알려져 조금씩 안정을 찾고 있다”며 “국민들이 외국에서도 한국 정부의 보호를 받는다는 걸 알고 안심하면 좋겠다”고 말했다.권기범 kaki@donga.com·박훈상 기자}

    • 2017-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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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대한항공 본사 압수수색

    경찰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68)의 자택 인테리어 공사에 회삿돈이 들어간 정황을 포착하고 7일 대한항공 본사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이날 수사관 13명을 투입해 서울 강서구 하늘길 대한항공 본사와 칼호텔네트워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공사 관련 자료와 세무자료, 계약서 등을 확보했다. 경찰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2013년 5월∼2014년 8월 조 회장의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 인테리어 공사비를 충당하기 위해 한진그룹 계열사인 칼호텔네트워크의 인천 영종도 호텔 신축 공사비를 전용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를 받고 있다. 그룹 회장의 집을 꾸미는 공사에 회사 공금이 투입됐다는 것이다. 경찰은 대한항공이 조 회장 자택 공사와 호텔 신축 공사가 동시에 진행된다는 점에 착안해 이 같은 일을 저질렀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호텔 공사비 중 최소 10억 원이 조 회장 자택 공사비로 쓰였다고 의심하고 있다. 조 회장의 평창동 자택은 지하 3층, 지상 2층으로 연면적은 1403.7m²(약 420평)에 이른다. 올 1월 기준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산정한 개별주택가격은 33억6000만 원이다. 공사가 한창이던 2013년 말에는 ‘공사비와 땅값을 합치면 100억 원이 넘는다’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 경찰은 대기업 회장들의 자택 인테리어 공사를 주로 맡아 하던 K사 대표의 횡령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비리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K사 대표 J 씨는 5월 경찰 조사에서 “대한항공 측이 먼저 조 회장 자택 인테리어 비용을 영종도 호텔 공사 대금에 포함시키자고 제안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압수한 자료 분석을 마친 뒤 공사비 지출에 관여한 회사 관계자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대한항공 측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향후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면서 “자체적으로 진상을 파악하겠다”고 밝혔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 2017-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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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년법 적용받게… 12월전 재판 끝내달라”

    “피고인의 미성년자 신분이 유지되는 올해 12월 전 재판이 3심까지 종결돼야 합니다.” 인천 초등학생 살해사건의 공범 박모 양(18·구속 기소)의 변호인이 6일 인천지법에서 열린 재판에서 이같이 요청했다. 박 양 측이 신속한 재판을 원하는 이유는 분명해 보인다. 1998년 12월생인 박 양은 현재 만 18세. 주범인 김모 양(17·구속 기소)처럼 만 19세 미만(재판일 기준) 피고인을 대상으로 하는 소년법 적용 대상이다. 소년법에 따르면 징역형의 죄를 저지른 소년범에는 장기 10년, 단기 5년형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 박 양이 소년법에 따라 가벼운 처벌을 받으려면 12월 전 판결이 확정돼야 한다. 박 양 측의 발언을 전해들은 피해자 유족들은 “꼼수를 부린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박 양 측의 바람과 달리 이날 재판에선 박 양의 살인교사 혐의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당초 박 양은 김 양이 초등학교 2학년생 A 양(8)을 살해하는 것을 방조하고 김 양으로부터 시신 일부를 건네받은 뒤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김 양이 지난달 23일 열린 박 양의 1차 공판에서 “박 양의 지시로 피해자를 살해했다”고 돌발 발언을 하면서 검찰은 살인교사 혐의 추가를 검토 중이다. 박 양의 살인교사 혐의가 인정되면 실제 살인을 저지른 김 양과 동일한 처벌을 받게 된다. 당시 증인으로 나온 김 양은 “박 양이 저에게 ‘네 안에 잔혹성이 있다’ ‘너의 인격에 파멸적 충동이 있어 사람 죽이는 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부추겼다”며 “박 양이 시킨 살해 행위를 수행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러자 피고인석에 있던 박 양은 김 양을 쏘아보며 “나를 만나기 전부터 다중인격이었다고 네가 스스로 밝힌 대화를 (파일로) 보관해놨다”고 반박했다. 이때 발언을 토대로 2차 공판에서 검찰은 박 양 측에게 해당 파일을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박 양은 말을 바꿨다. 그는 “(파일로) 저장해놨다는 것은 김 양을 겁주려고 한 것이고 사건이 일어나기 전 앱(에버노트) 용량 부족으로 (파일을) 삭제했다”고 주장했다. 사건 직후까지 “경찰에서 연락 갈 일 없게 하겠다”며 유대감을 보였던 두 사람은 이제 법정에서 서로에게 화살을 겨누고 있다. 이날 박 양은 연녹색 수의에 머리를 질끈 묶고 안경을 쓴 모습으로 피고인석에 구부정히 앉아 있었다. 옆에는 변호인 3명이 자리했다. 박 양은 재판 내내 고개를 푹 숙인 채 긴장한 듯 입술만 연신 움찔거렸다. 하지만 검사와 변호인이 목소리를 높여 공방을 벌일 땐 고개를 들어 양측을 번갈아 쳐다봤다. 근심어린 표정이었다. 권기범 kaki@donga.com / 인천=최지선·차준호 기자}

    • 2017-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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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뉴스]“그 안에 악마가 크고 있었다”…인천 초등생 살해범 김 양 과거는?

    #.1“그 안에 악마가 크고 있었다.”-인천 초등생 살해범 김 양 성장과정 재구성#.2인천에서 초등생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김모 양(17¤구속 기소).어릴 때부터 인체 해부학 서적을 즐겨 보고 따라 그렸습니다.사람을 만나기보단 온라인에서 기괴한 대화를 즐겼고인육을 먹는 장면이 나오는 미국 드라마에 심취했습니다.#.3학교생활에선 머리가 좋다는 얘길 많이 들었지만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SNS(소셜미디어서비스)에 빠져들었죠.이를 통해 만난 성인들과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웠습니다.#.4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김 양의 어린 시절에선‘내면의 살인자’를 키워온 여러 장면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경찰 조사와 김 양의 법정 진술, 주변인 인터뷰를 바탕으로그의 성장 과정과 최근 행태를 재구성해봤습니다.#.5#.6“내 IQ는 130¤140.”‘똑똑하지만 독특한 아이.’김 양의 학교 성적은 우수했습니다.친구들 사이에선 “공부 잘하는 아이”로 알려져 있었고주변 친구들에게 “내 IQ가 130¤140 정도 된다”고 말하기도 했죠.평소 김 양의 눈길을 끈 것은 인체해부학 서적이었습니다.김 양이 피해자 시신에서 내부 장기를 적출할 수 있었던 것도평소 인체 해부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입니다.#.7김 양은 최근까지 19세 이상 관람가인 미국 드라마 ‘한니발’에 빠져 있었습니다.이 드라마는 연쇄살인마 한니발 렉터 박사와 프로파일러의 심리전을 다루죠.주인공 한니발은 인육 요리를 즐기는 사이코패스로 묘사됩니다.#.8공범 박모 양(18·구속 기소)과는*고어물 관련 이야기를 나눴고‘인육 파티’에 대한 언급도 주고받았죠.*gore物: 사람을 잔혹하게 죽이고 시신을 훼손하는 영상이나 사진#.9#.10범행 당일 김 양은 커다란 여행용 가방을 들고 나가며박 양에게 ‘사냥하러 간다’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현실에서 자신을 이해해줄 사람을 만나지 못한김 양에게 인터넷과 SNS는 탈출구였습니다.‘SNS 친구’를 현실에서도 만나는 등 ‘진짜 현실’에 적응하지 못한 김 양은온라인과 SNS, 기괴한 드라마 속 세상을 자신의 현실로 받아들이면서 끔찍하게 변해간 것으로 보입니다.원본: 위은지·권기범 기자사진·출처: 동아일보 DB·뉴시스·뉴스1기획·제작: 김재형 기자·신슬기 인턴}

    • 2017-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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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육 미드’ 심취한 IQ 140 소녀… 그 안에 악마가 크고 있었다

    3월 인천에서 초등학생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김모 양(17·구속 기소).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김 양이 어릴 때부터 인체 해부학 서적을 즐겨 보고 따라 그리기까지 한 점을 포착했다. 아버지가 의사인 김 양은 어릴 때부터 머리가 좋다는 얘길 많이 들었다. 그러나 주위의 무관심 속에 사람과 만나기보다는 온라인에서의 기괴한 대화를 즐겼고, 인육을 먹는 장면이 나오는 미드(미국 드라마)에 몰입해 갔다. 정신의학자를 꿈꾸던 김 양 ‘내면의 살인자’는 오랜 세월을 두고 성장했다. 동아일보는 김 양에 대한 경찰 조사와 법정 진술, 주변 사람들 인터뷰를 바탕으로 그의 성장 과정과 최근 행태를 재구성했다.○ “내 IQ는 130∼140” ‘똑똑하지만 독특한 아이.’ 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김 양의 학교 성적은 우수했다. 초등학교 때는 많은 과목에서 만점을 받기도 했고, 중학생 때도 교내 상위권 성적을 거둘 정도였다. 친구들 사이에선 “공부 잘하는 아이”로 알려져 있었다. 김 양은 주변 친구들에게 “내 IQ(지능지수)가 130∼140 정도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양은 의학 쪽에 관심이 있었다. 아버지가 의사여서 집에 의학 관련 서적이 많았다. 김 양도 관련 서적에 큰 관심을 보였다. 김 양의 눈길을 끈 것은 인체해부학 서적이었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 김 양은 책 속 인체해부도를 직접 따라 그리기도 했다. 가상의 캐릭터 그리기를 즐긴 김 양은 “캐릭터를 그릴 때 의학적 고증을 많이 고려한다”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올리기도 했다. 김 양이 피해자 시신에서 내부 장기를 적출할 수 있었던 것도 평소 인체 해부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인육 다룬 미드에 심취 김 양은 최근까지 19세 이상 관람가인 미국 TV드라마 ‘한니발’(2013∼2015년)에 빠져 있었다. 이 드라마는 희대의 연쇄살인마 한니발 렉터 박사와 미국 연방수사국(FBI) 프로파일러의 심리전을 그렸다. 주인공 한니발은 인육 요리를 즐기는 사이코패스로 묘사된다. 김 양은 자신의 컴퓨터에 한니발 전편을 내려받아 놨다. 트위터에선 한니발의 주요 대사를 주기적으로 올리는 계정을 구독하기도 했다. 공범 박모 양(18·구속 기소)과는 고어물(gore物·사람을 잔혹하게 죽이고 시신을 훼손하는 영상이나 사진)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고 ‘인육 파티’에 대한 언급도 주고받았다. 범행 당일 김 양은 커다란 여행용 가방을 들고 나가며 박 양에게 ‘사냥하러 간다’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 가방이 범행에 사용되지는 않았지만 주변인들은 ‘김 양이 심취한 캐릭터 커뮤니티에서처럼 범죄자 콘셉트에 맞춘 것 같다’고 말했다.○ SNS 심취하며 ‘탈선’ 김 양은 자신을 이해해줄 사람을 현실에서는 만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중학교에서는 연예인 이야기만 하는 학교 친구들을 시시하게 여겼다. 맞벌이인 부모와도 대화를 나눌 시간이 많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고교에서는 공부에도 흥미를 잃고 우울증 증세를 보여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기도 했다. 결국 고교를 자퇴한 뒤 집에서 검정고시를 준비했다. 이런 김 양에게 인터넷과 SNS는 탈출구였다. 또래에 비해 그림 솜씨가 빼어난 김 양은 SNS에 그림을 올리면서 캐릭터 커뮤니티에서 주목을 받았다. 김 양은 다른 사람들의 주문을 받아 돈을 받고 캐릭터를 그려주는 사이트를 만들기도 했다. ‘SNS 친구’를 현실에서도 만나는 등 SNS의 인간관계는 오프라인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건전한 관계는 아니었다. 성인들과 어울리며 담배를 배웠고 술도 마셨다. ‘진짜 현실’에 적응하지 못한 김 양은 온라인과 SNS, 기괴한 드라마 속 세상을 자신의 현실로 받아들이면서 끔찍하게 변해간 것으로 보인다. 김 양은 지난달 23일 인천지법에서 열린 공범 박 양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박 양이 부추겨 (뜻하지 않게) 살인을 저질렀다”며 기존 진술을 뒤집었다. 그러나 경찰은 김 양의 행적을 볼 때 우발적 범행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김 양의 공판은 4일 오후 인천지법에서 열린다.위은지 wizi@donga.com·권기범 기자}

    • 2017-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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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맞선 주선 안해주나” 강남 한복판 칼부림 60대… 시민 2명이 맨손으로 제압

    60대 남성이 대낮 도심 한복판에서 50대 여성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장을 지나던 평범한 시민 두 명이 목숨을 걸고 가해자를 제압한 뒤 피해자를 구했다. 26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40분경 지하철 2호선 역삼역 5번 출구 앞에서 김모 씨(63·무직)가 A 씨(57·여)를 흉기로 찔렀다. 목과 가슴이 찔린 A 씨는 피를 흘리며 차도로 도망쳤다. 김 씨는 “살려 달라”고 소리치는 A 씨를 따라가며 계속 흉기를 휘둘렀다. 잔인한 칼부림 현장을 목격한 주변 사람들은 순식간에 공포에 휩싸였다. 이때 중년 남성 2명이 현장으로 뛰어들었다. 두 사람은 김 씨의 팔과 몸통을 붙잡고 칼을 빼앗아 멀리 던졌다. 그러고는 경찰이 올 때까지 김 씨를 붙잡고 있었다. 김 씨가 “죽여버리겠다”며 저항했지만 두 사람은 강하게 제지했고 결국 출동한 경찰에 김 씨는 현행범으로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5년 전 가입한 결혼정보업체가 최근 들어 제대로 만남을 주선해 주지 않고 연락도 잘 되지 않아 불만을 품었다”며 업체 대표인 A 씨를 무차별 공격했다. 칼부림이 있기 직전인 오전 11시 25분경 김 씨는 사건 현장 근처 A 씨 업체에서 말다툼을 벌였고 사무실을 나온 A 씨를 흉기로 찔렀다. A 씨는 근처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김 씨를 제압한 두 남성 중 한 명은 김용수 YT캐피탈 대표(57)로 확인됐다. 김 대표는 KDB자산운용 등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에서 임원으로 근무하고 올 4월 현재 자리로 옮겼다. 김 대표는 이날 안과를 가던 중 현장을 맞닥뜨렸다. 그는 “순간적으로 겁이 났지만 옆에 있던 어르신이 김 씨에게 뛰어드는 모습을 본 순간 생각할 겨를도 없이 함께 김 씨에게 달려들었다”면서 “스스로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며 멋쩍어했다. 키 175cm에 평범한 체격의 김 대표는 “가족들이 소식을 듣고 자랑스러워하면서도 다음부터 그러지 말라고 하더라”며 웃었다. 김 대표와 함께 범인을 제압한 남성은 70대로 추정된다. 그러나 경찰이 출동한 뒤 곧바로 자리를 떠 아직 정확한 신원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편 A 씨가 살려달라고 호소하고 김 대표 등이 김 씨를 제압하는 순간 일부 시민들은 돕기는커녕 스마트폰 촬영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 A 씨를 지혈한 회사원 이모 씨(31·인천 서구)는 “시민들이 많이 있었는데 몇몇 분들은 사진 촬영만 하고 있어 마음에 걸렸다”고 말했다.권기범 kaki@donga.com·최지선·홍유라 기자}

    • 2017-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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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취상태 여성 호텔로 데려가…‘성폭행 혐의’ 주한미군 검찰 송치

    서울 강남경찰서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준강간) 혐의로 경기 오산시 미 공군부대 소속 병사 A 씨를 불구속 입건해 수사한 뒤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4월 1일 오전 7시 30분경 서울 강남의 한 클럽에서 만난 여성 B 씨를 근처 호텔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B 씨는 당시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당일 오후 몸에 이상을 느낀 B 씨는 경찰을 찾아 “성폭행을 당한 것 같다”고 신고했다. 사건을 접수한 경찰은 곧 내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B 씨가 가해자 신분 등을 제대로 알지 못해 피의자 특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은 약 한 달간 클럽과 호텔의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A 씨를 피의자로 지목했다. 주한미군인 A 씨를 소환하기 위해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규정에 따라 한국 수사기관과 미 대표단과 협조를 거치며 사건 처리가 다소 늦어졌다. 미군이 소환에 응하기로 하면서 A 씨는 17일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고, 경찰은 20일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A 씨는 “합의된 성관계였다”며 혐의를 부인했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 2017-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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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 초등생 살해’ 공범 살인방조냐 살인교사냐

    ‘쉿! 인천 초등생 관련 공범 사진입니다.’ 23일 오후 4시경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물의 제목이다. 올 3월 발생한 인천 초등생 살해사건의 공범인 박모 양(18·구속 기소)의 사진이라는 설명이 있었다. 진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얼마 뒤 이 사진은 삭제됐다. 온라인에는 박 양의 출신 학교와 부모 직업, 거주 아파트 등 불확실한 내용이 ‘신상정보’라는 제목이 붙은 채 확산되고 있다. 이날은 박 양의 첫 공판이 열렸다. 인천지법 324호 법정 앞에는 70여 명이 줄을 섰다. 재판부가 법정 소란을 우려해 입석을 불허해 상당수는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기다렸다. 초등학교 2학년생을 유괴해 살해한 뒤 흉기로 훼손한 인천 초등생 살해사건은 끔찍한 수법으로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게다가 재판이 진행될수록 믿기 힘든 충격적 진술이 쏟아지면서 사건의 실체를 둘러싼 혼란이 커지고 있다. 인천지검 형사3부(부장 최창호)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13세 미만 미성년자 약취·유인 살인)과 사체손괴·유기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공범 박 양에게 살인교사죄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23일 공판에서 기존의 수사결과를 뒤엎는 주장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날 주범인 김모 양(17·구속 기소)은 증인으로 출석해 “박 양이 사람을 죽이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했던 기존 진술을 바꾼 것이다. 그동안 김 양은 “범행은 혼자 했고 박 양은 시신 일부만 건네받았다”고 진술했다. 김 양은 “박 양이 사람을 죽이라고 했고 그런 지시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 검사는 김 양에게 “박 양이 사람을 죽여 달라고 요청한 건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김 양은 또렷한 목소리로 “그렇다”고 말했다. 법정은 크게 술렁였다. 김 양은 “박 양이 지시한 살해행위를 수행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다”며 “옳지 않은 일인 것을 알았지만 박 양 지시를 거절하는 것도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 아동과 그 가족분들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서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게 중요해 (절친한 친구인 공범을) 보호하는 걸 포기했다”며 단독 범행이라는 기존 진술을 뒤집은 이유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일단 교사죄 적용 검토를 위해 김 양 진술의 신빙성, 실체 진상 확인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며 “그 결과에 따라 법 적용 등이 검토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김 양의 주장이 맞을 경우 박 양에게 살인교사죄를 추가해 공소장을 변경할 방침이다. 박 양에게 살인교사죄가 적용되면 교사범의 죄를 실행한 자와 동일하게 처벌하도록 한 형법에 따라 주범인 김 양과 같은 형량을 받는다. 이들은 만 19세 미만의 소년법 적용 대상이다. 사형이나 무기징역이 아닌 최고 20년의 유기징역을 받는다. 23일 박 양의 검찰 구형이 예정돼 있었으나 김 양이 새로운 진술을 함에 따라 재판부는 결심 공판을 다음 달 6일로 연기했다. 7월 4일에는 김 양의 재판도 열린다.인천=차준호 run-juno@donga.com / 권기범·위은지 기자}

    • 2017-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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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상욱 의원 부인 심은하, 수면제 과다 복용해 입원

    바른정당 지상욱 의원의 부인이자 배우인 심은하 씨(45·사진)가 약물 과다 복용으로 입원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21일 서울성모병원 등에 따르면 심 씨는 전날 오전 1시경 이 병원 응급실로 실려와 치료를 받고 VIP 병실에 입원했다. 심 씨는 향정신성의약품(향정)인 벤조디아제핀 성분이 함유된 수면제를 과다 복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 씨는 이날 오후 7시경 자신의 이름으로 언론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최근 모르고 지내던 과거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발견하게 됐다”며 “약물 치료가 필요했지만 지금까지 제 의지와 노력으로 극복해오다 최근에 약을 복용하게 되면서 부득이하게 병원을 찾게 됐다”고 밝혔다. 심 씨는 이어 “지금은 괜찮고 곧 퇴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 의원은 20일 당 대표 경선 후보 사퇴를 밝히며 “가족의 건강에 이상이 생겨서 곁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권기범 kaki@donga.com·김호경 기자}

    • 2017-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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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빙빙 돌리다 애들 잡을라

    지난달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 사과에 ‘피짓 스피너(fidget spinner)’를 던지는 영상이 화제가 됐다. 한 남성이 한껏 회전시킨 피짓 스피너를 10cm 앞에 둔 사과에 툭 던지자 3cm 깊이로 꽂혔다. 이 남성은 “이렇게 쉽게 박혀버린다. 무섭다. 절대 따라 하지 말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영상 속 피짓 스피너는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1만5000원 정도면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었다. 조회수 61만 회를 기록한 이 영상에는 “손가락을 가져다 대면 쉬이익 하고 잘릴 것 같다”며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하는 댓글도 보였다. 피짓 스피너는 지난해 해외에서 유행한 손장난용 장난감의 일종이다. 살이 셋 달린 선풍기 날개를 손 안에 들어갈 정도로 줄였다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 두 손가락으로 가운데 축을 쥐고 돌리면 살이 빠른 속도로 회전한다. 주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고 금속제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올 초부터 초·중학교 남학생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기 시작해 판매량이 급속히 늘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입고한 지 한 달 만에 2만5000개가 팔려 나갔다”며 “남아용 일반 완구 판매 상위 1∼5위가 모두 피짓 스피너”라고 말했다. 문제는 안전성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는 것이다. 살 끝부분이 둥근 원래 제품과 달리 최근 수리검이나 표창을 본뜬 모조품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나 학원같이 남학생들이 모이는 곳에서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초등학교 교사 박모 씨(28·여)는 “사용 연령을 14세 이상으로 정해놓은, 끝이 날카로운 제품을 초등학생 아이들이 버젓이 돌리고 다닌다”며 “수업 시간에 책상 밑에서 돌려대면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조모 양(9)은 “짓궂은 친구들은 모서리가 뾰족한 피짓 스피너를 표창처럼 던지며 논다”며 “얼굴 같은 데 맞을까 봐 무섭다”고 했다. 특히 사용자가 위험하게 변형한 자작(自作) 피짓 스피너가 위험을 부채질한다. 동영상 사이트에는 자작 제품의 파괴력을 테스트하는 영상이 계속 올라온다. 끝을 날카롭게 간 피짓 스피너를 합판에 던져 꽂는 영상은 조회수 130만 회를 기록했다. 10대 외국 소년은 압정을 부착한 피짓 스피너를 자기 얼굴에 피가 날 정도로 직접 가져다 대는 가학적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대학생 최모 씨(19)는 “점점 무게가 무겁고 특이한 모양을 찾다 보니 한눈에 보기에도 위험해 보이는 피짓 스피너를 돌리는 친구들이 점점 늘고 있다. 조마조마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피짓 스피너는 처음 출시될 때 ‘주의력 분산을 막아준다’는 홍보로 학부모와 학생에게 어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효과는 입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김은주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피짓 스피너가 집중력을 강화해 준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며 “반복적으로 기구를 돌리면 결국 기구에만 집중하게 만들어 오히려 주의력이 분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최지선 aurinko@donga.com·권기범 기자}

    • 2017-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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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인 역할놀이’ 온라인서 즐기는 10대들

    인천 여아 살해 사건의 피의자들이 서로 알게 된 온라인 커뮤니티가 평범한 대화방이 아니라 ‘역할 놀이’ 공간인 것으로 나타났다. 참가자들이 잔혹극이나 강력 사건의 주인공이 돼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잔인한 범행과 커뮤니티 활동의 연관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경찰과 검찰 등에 따르면 김모 양(17·구속 기소)과 공범 박모 양(19·구속 기소)은 올 2월경 한 ‘캐릭터 커뮤니티’를 통해 서로를 알게 됐다. 캐릭터 커뮤니티란 사용자들이 구상한 캐릭터(일명 자캐·자작 캐릭터)를 중심으로 특정 가상세계에서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일종의 놀이 문화다. 주로 트위터를 통해 만나 폐쇄적인 온라인 공간에 모여 대화하듯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사용자는 10, 20대가 많고 소재는 학교생활, 공상과학, 연애 등으로 다양하다. 김 양이 심취한 것으로 알려진 건 캐릭터 커뮤니티 내에서도 ‘시리어스 커뮤니티’로 구분되는 분야다. 말 그대로 심각한 주제를 다루는 곳이다. 강력 사건, 잔혹극, 전쟁 같은 주제다. 일부 참가자도 “무섭다”는 후기를 남길 정도로 표현 수위가 높다. 지난해부터 올 2월까지 진행된 한 시리어스 커뮤니티의 ‘추리게임’ 일지를 보면 ‘소아성애자 모임’ ‘두개골과 살점’ 같은 자극적인 표현이 난무했다. 흉기로 사람을 잔인하게 살해하는 모습을 묘사한 장면도 있었다. 시리어스 커뮤니티를 홍보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참가자를 모집하기 위해 더 자극적인 표현도 넘쳐난다. 시리어스가 아닌 다른 커뮤니티에도 ‘미성년자 성관계’ 등 사회 통념상 받아들이기 힘든 소재로 역할 놀이를 하자는 제안도 눈에 띄었다. 범행 직전 김 양은 박 양에게 마치 역할 놀이를 시작하는 듯한 메시지를 보냈고 박 양도 답장을 했다. 검찰은 계획범죄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김 양 측은 ‘심신미약’을, 박 양 측은 “역할 놀이였을 뿐 실제 사건을 저지른 건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캐릭터 커뮤니티 활동을 하던 이들이 놀이와 현실을 구분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이번 사건은 캐릭터의 세상과 현실의 사회적 규범 차를 인식하는 비판 능력이 부족해 일어난 것”이라며 “온라인상의 이런 글을 제재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권기범 kaki@donga.com·위은지·이호재 기자}

    • 2017-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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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호재 “5·18때 시민 보호하다 고문후유증 숨진 부친, 유공자 유족으로 靑 초청받아 37년 恨 풀려”

    “식구들이라도 잘 살아라.” 1980년 5월 말 당시 안병하 전남도 경찰국장(지금의 전남지방경찰청장·당시 52세)이 대학 2학년이던 막내아들 안호재 씨(58)에게 건넨 말이다. 안 씨에게는 마치 유언처럼 들렸다. 며칠 뒤 다시 전화를 건 아버지는 “서울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안 전 국장은 육사 8기 출신으로 6·25전쟁에 참전했고, 1962년 특채로 경찰이 됐다. 그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강경 진압을 주장한 신군부의 요구를 거절했다. “발포도 불사하고 전남도청을 진압하라”는 신군부의 지시에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게 경찰의 역할”이라며 맞섰고 경찰의 무기까지 회수했다. 이후 대기발령 조치가 내려졌고 서울에서는 모진 고문을 당한 뒤 경찰을 그만뒀다. 신부전증 등 후유증으로 고생하던 안 전 국장은 1988년 10월 세상을 떴다. 안 씨는 “아버지는 늘 ‘언젠가 나라에서 다시 나를 불러주겠지’라고 생각한 것 같았다”고 말했다. 안 전 국장은 2005년에야 ‘순직 경찰’로 인정받아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됐다. 그가 입었던 제복은 경찰에 기증돼 충남 아산시 경찰교육원의 ‘안병하홀’로 옮겨졌다. 15일 안 씨의 어머니 전임순 씨(84)는 청와대가 마련한 국가유공자 가족 초청 행사에 참여한다. 어머니 전 씨는 가족들을 대표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감사 인사를 전할 예정이다. 14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에서 만난 안 씨는 “이제야 37년의 한을 보상받는 기분”이라고 했다. 그동안 경찰 행정과 관련한 시민운동을 벌여온 그는 “수많은 경찰 순직자와 유가족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앞으로도 감시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고양=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 2017-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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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가 키운 차별 ‘외퀴’를 아십니까

    “해외 팬들 너무하네. 이러니까 ‘외퀴’ 소리를 듣지….” 10일 오후 서울의 한 경기장에서 열린 아이돌 가수 공연장에 들어가던 학생이 화가 난 듯 중얼거렸다. 일부 외국인 팬이 빨리 공연장에 들어가려고 옆 사람을 밀어붙이는 듯한 행동을 하자 이들을 싸잡아 비난한 것이다. 외국인들은 이 말을 이해하지 못한 듯했다.○ 외국인 관광객은 ‘바퀴벌레?’ 10, 20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외퀴’라는 말은 ‘외국인 팬’과 ‘바퀴벌레’를 합친 말이다. 원래는 특정 아이돌 그룹의 극성팬을 비난하던 말이 외국인 팬을 비하하는 말로 변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한국에 민폐를 끼치는 외국인’을 싸잡아 일컫는 말로도 쓰인다. 그뿐만 아니다. 일부 극우 성향의 누리꾼은 파키스탄인을 ‘파키벌레’나 ‘바퀴스탄’으로 비하해 부르거나 베트남인을 ‘트남이’(베트남인에서 ‘베’를 뺀 것’라고 부르기도 한다. 해외 케이팝 팬들이 모여 있는 웹사이트에는 “한국인들이 내게 ‘외퀴 주제에’라고 하는데 무슨 뜻이냐”는 질문이 여럿 올라와 있다. 이들은 뜻을 알고 난 뒤 “너무 공격적이다” “인종차별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린다. 특정 유행어를 쓰진 않지만 기성세대의 인종차별 발언도 여전하다. 3월 말 부산에 사는 콜롬비아 출신의 남성 M 씨가 들은 인종차별적 발언이 대표적이다. 한 대형마트에서 한국인 남성과 시비가 붙었는데, 이 남성이 M 씨에게 “폴란드 ××(폴란드인으로 오해)” “폴란드보다도 못 사는 콜롬비아 ××”라고 말했다는 것. 항의하는 M 씨에게 경찰마저 “‘깜둥이’라고 한 것도 아닌데 어떻게 인종차별이냐”고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사건은 온라인에서 큰 논란이 됐다. 이후 경찰이 사과하면서 논란은 끝났지만 M 씨는 “한국에서는 참견도 하지 말고 엮이지도 말아야 한다는 생각은 그대로”라는 반응이다. 직장인 권모 씨(33)도 지난달 중순 경기 수원시의 한 상점에서 계산을 하려다 깜짝 놀랐다. 외국인 여성 2명이 줄을 무시하고 계산대로 향하자 뒤에 있던 한 30대 여성이 “똥남아×들은 짜증나게 줄을 설 줄 모른다니까”라고 말한 것이다. 권 씨는 “그 사람들이 동남아에서 온지 알 수도 없었다”며 “목소리가 제법 커서 분명히 들었을 텐데 내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였다”고 말했다. 대학에서도 교수나 강사가 유학생에게 이 같은 표현을 쓰기도 한다. 지난달 서울 한 사립대에서 강사 김모 씨는 중국인 학생을 향해 “한국말도 못 알아듣는 놈”이라고 소리쳤다가 논란이 됐다. 최근에는 서울시립대 교수가 ‘검둥이’ ‘흰둥이’ 같은 표현을 서슴지 않고 써온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정직 처분을 받기도 했다. 익명으로 운영되는 온라인 사이트는 더 적나라하다. 소셜미디어 여론 진단 사이트인 소셜메트릭스에 따르면 ‘외퀴’의 경우 ‘괴롭다’ ‘미쳤다’ ‘도움이 안 된다’ ‘욕먹다’ 같은 감정과 연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똥남아’라는 단어는 ‘멍청하다’ ‘더럽다’로 통했다. 실제로 트위터에서 해당 단어를 검색하면 “외퀴는 어느 나라든 상관없이 다 싫다” 등의 표현이 등장한다.○ “다문화 의식 후퇴 우려” 이 같은 외국인 비하 표현은 한국에 긍정적인 감정을 갖고 있는 외국인들까지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중국인 팅팅(정정·23·여) 씨는 “중국인을 음식에 비유하는 욕이 있다는 건 이제 잘 알고 있다”며 “우리는 한국에서 돈을 쓰는데 왜 이런 취급을 받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시가 지난해 10월 서울에 사는 외국인 2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서울의 이미지가 나빠졌다’라고 답한 사람들(5.7%)은 ‘사회적 개방 및 포용이 미흡’(25.5%)하고 ‘(외국인을) 인격적으로 무시하고 차별한다’(20.4%)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다문화 인식이 후퇴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는다. ‘다문화가정 증가가 사회 통합을 저해한다’는 주장에 20대의 35.1%가 동의해 30∼50대(30.0∼31.8%)보다 높다는 조사 결과(2014년 아산정책연구원)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는 주장도 있다.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발전 수준이 낮은 국가를 낮게 평가하는 우리 안의 ‘위계화된 인종 서열’이 다시 한 번 드러난 것”이라며 “중국이나 동남아시아는 향후 정치·경제적으로 협력해야 할 지역인 만큼 정부와 사회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 2017-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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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찰총장은 조직 안정형?… 소병철-김경수 등 물망

    법무부 장관에 안경환 서울대 명예교수(69·전 국가인권위원장)가 지명되면서 공석인 검찰총장 후보자 인선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안 장관 후보자와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52)이 검찰 개혁 필요성을 주장해온 진보적 성향의 학자인 점을 감안하면, 검찰총장은 상대적으로 안정적 성향의 인물이 낙점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법무연수원장 출신인 소병철 농협대 석좌교수(59·사법연수원 15기)는 검찰총장 후보로 꾸준히 거론된다. 소 교수는 법무부, 대검찰청 주요 부서를 두루 거친 기획통으로 성품이 온화해서 따르는 후배들이 많다. 2013년 12월 검찰을 떠난 뒤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고 후학 양성에 힘써온 점도 강점이다. 전남 순천 출신인 소 교수가 검찰총장이 되면 노무현 정부 때인 김종빈 전 검찰총장(2005년 4∼10월) 이후 12년 만의 호남 출신 검찰총장이다. 특별수사통인 김경수 전 대구고검장(57·17기)도 유력한 검찰총장 후보다.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60)이 순결하고 깨끗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눈사람’에 비유했던 검사 중 한 명이다. 후배들의 신망이 높아 검찰 내부를 추스르는 데 적임자라는 평가다. 이 밖에 검찰 출신 변호사 중에는 부산지검장 출신인 정인창 변호사(53·18기)도 후보군으로 꼽힌다. 법무부 장관과 민정수석이 모두 비검찰 출신으로 채워진 만큼, 검찰총장은 현직에서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현직으로는 호남 출신인 김희관 법무연수원장(54·17기)과 문무일 부산고검장(56·18기)이 우선 거론된다. 지역색이 옅은 강원 출신인 오세인 광주고검장(52·18기)도 다크호스다. 검찰과 달리 경찰청장은 교체가 이뤄질지 자체가 불분명하다. 경찰청장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로 임기는 2년이다. 현직 이철성 청장(59)은 지난해 8월 취임해 임기가 아직 1년여 남아 있다. 하지만 여야 정권교체가 이뤄진 만큼 다른 ‘5대 권력기관장(검찰총장 경찰청장 감사원장 국세청장 국가정보원장)’과 마찬가지로 교체가 이뤄지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새로운 청장이 임명될 경우, 경찰공무원법에 따라 현직 치안정감 중 한 명이 승진하게 된다. 경찰 안팎에서는 검찰총장이 어느 지역 출신이 되느냐에 따라 차기 청장 인선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치안정감은 김귀찬 경찰청 차장, 김정훈 서울지방경찰청장, 김양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 허영범 부산지방경찰청장, 박경민 인천지방경찰청장, 서범수 경찰대학장으로 6명이다.김준일 jikim@donga.com·권기범 기자}

    • 2017-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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