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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목동의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 당국이 12시간 가까운 진화 작업 끝에 완진했다. 진화 과정에서 소방대원 17명이 부상을 입었고, 주민 100여 명이 대피하면서 헬기까지 동원됐다. 19일 서울 양천소방서 등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분쯤 양천구 목동의 23층짜리 아파트 지하 2층 재활용품 수거장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화재 발생 약 50분 만인 오전 8시 48분경 초진됐지만 불이 환풍구를 타고 지하 1층 체육관으로 번지면서 화재가 지속됐다. 아직 화재가 진압 중이던 이날 오후 5시 30분경 찾아간 이곳엔 진이 빠진 채 투입 대기 중인 소방대원 20여 명과 화재 현장을 보려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매캐한 연기 냄새는 물론 건물에서 100m 이상 떨어진 곳에서도 폭발로 인해 깨진 유리창 파편이 즐비했다. 화재 초기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가스 배관, 각종 전깃줄이 올라가는 빈 곳 등 관찰이 어려운 곳으로 불씨가 계속 오가면서 진화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불길이 계속 잡히지 않자 소방 당국은 화재 발생 2시간 35분 만인 오전 10시 37분 관할 소방서 인력을 모두 투입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하지만 오히려 이후 오후 3시경 지상 1층 상가에서 큰 폭발음과 함께 연기가 치솟았다.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 중인 50대 여성 심모 씨는 “오후 3시 반경 ‘쾅’ 하는 큰 폭발음이 들리고 소방관들이 분주히 뛰어 들어가는 게 보였다”고 말했다. 이때 투입된 소방대원들이 진화 작업 중 부상을 입었다. 소방대원 16명, 의용소방대원 등 총 17명이 얼굴과 양손 등에 화상을 입거나 타박상을 입었고, 이 중 11명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불은 소방 인력 349명, 장비 93대가 투입돼 12시간 가까이 진압한 끝에 모두 잡혔다. 주민 등 113명이 대피하고 이 중 42명이 연기를 흡입했지만 병원으로 옮길 정도의 상태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화재 진압이 길어지자 소방 당국은 이날 오후 6시경 소방헬기를 투입해 지상으로 대피하기 어려운 90대 노약자 주민을 구조하기도 했다.이날 현장을 목격한 주민들은 이른 아침부터 종일 주택가에서 이어진 화재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인근 주민 김모 씨(41)는 “아침에 아이 학교를 데려다주려고 근처를 지나갔는데 1층까지 연기가 솟고 있었다”며 “놀라서 아이 손을 붙잡고 다른 길로 돌아서 갔다”고 말했다. 소방 관계자는 “(어느 정도 진화 이후) 화재가 안정화됐지만 잔불에 대비해 열화상카메라로 잔불을 확인하느라 시간이 좀 걸렸다”며 “전 세대가 무사히 대피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의료 실습을 위해 기증된 커대버(해부용 시신)를 필라테스 강사 등 비의료인의 강의에 활용한 업체가 경찰에 고발된 가운데, 이런 실습 프로그램이 10년 전부터 전국에서 꾸준히 열린 것으로 확인됐다. 커대버를 조달한 대학병원과 의대가 가톨릭대 외에도 여럿 더 있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16일 동아일보가 필라테스 학원과 피부미용실 등 홈페이지를 분석한 결과 커대버 실습을 ‘홍보 스펙’으로 내세운 사례가 수십 건 나타났다. 스스로 ‘상위 1% 바디 프로듀서’라고 소개한 부산의 한 피부미용실 원장은 홍보 사이트에 최근 논란이 된 ‘가톨릭의대 의학전문대학원 커대버 연수 수료’라는 문구를 내걸었다. 대구의 한 필라테스 학원은 강사들이 실습 가운을 입은 인증 사진과 함께 ‘전국 유일 카데바(커대버)실습 필라테스 자격증’, ‘이렇게 전문적인 필라테스센터 보셨나’라고 페이스북에 홍보했다. 이 중엔 가톨릭대나 연세대가 아닌 다른 대학병원과 연계됐다고 홍보한 사례도 있었다. 한 체력 지도자 양성단체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회원 대상으로 커대버 실습을 여러 건 열었다고 홍보했다. 그중엔 서울의 한 의대에서 ‘직접 만지며 확인하는 방식’으로 부위별 집중 실습을 한다며 참가비를 걷은 경우도 있다. 경기 시흥시의 한 필라테스 학원은 원장 이력에 경기 지역의 한 대학병원 이름과 함께 ‘2021, 2022년 신체 해부 실습’을 이력에 내걸었다. 커대버 관리 부실이 한두 대학병원만의 문제가 아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현행 시체해부법상 비의료인에게 커대버 해부 실습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은 불법이다. 커대버를 비의료인 실습에 활용한 업체와 실습자, 이를 제공한 병원이나 의대는 모두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해부 자격이 있는 해부학 교수 등이 대학병원 측에 요청하면 구체적인 용처를 확인하지 않고 커대버를 내어주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참가비는 1인당 15만∼60만 원으로 1회 실습에 수백만 원이 걷히는데, 이를 대학병원과 강사, 주관 업체가 나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학병원 측에 40만∼50만 원을 교보재 비용 등 명목으로 건넨다”고 했다. 또 다른 문제는 고인과 유족을 위해 ‘시신 취급 시 정중하게 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명시한 관련법과 달리 커대버를 도구처럼 표현한 경우가 있었다는 점이다. 23일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 의생명산업연구원에서 커대버 해부 강의를 열기로 했던 H사는 광고에 “프레시(신선한) 커대버” 등 표현을 써서 논란이 됐다. 의사단체는 H사를 시체해부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고, H사는 강의를 취소한 상태다. 다른 한 교육업체는 강의 자격이 없는 연구원을 강사로 내세워 연세대 의대에서 헬스 트레이너 등을 대상으로 커대버 강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원영 기자 o0@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의료 실습을 위해 기증된 커대버(해부용 시신)를 필라테스 강사 등 비의료인의 강의에 활용한 업체가 경찰에 고발된 가운데, 이런 실습 프로그램이 10년 전부터 전국에서 꾸준히 열린 것으로 확인됐다. 커대버를 조달한 대학병원과 의대가 가톨릭대 외에도 여럿 더 있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16일 동아일보가 필라테스 학원과 피부미용실 등 홈페이지를 분석한 결과 커대버 실습을 ‘홍보 스펙’으로 내세운 사례가 수십 건 나타났다. 스스로 ‘상위 1% 바디 프로듀서’라고 소개한 부산의 한 피부미용실 원장은 홍보 사이트에 최근 논란이 된 ‘가톨릭의대 의학전문대학원 커대버 연수 수료’라는 문구를 내걸었다. 대구의 한 필라테스 학원은 강사들이 실습 가운을 입은 인증 사진과 함께 ‘전국 유일 커대버 실습 필라테스 자격증’, ‘이렇게 전문적인 필라테스센터 보셨나’라고 페이스북에 홍보했다.이중엔 가톨릭대나 연세대가 아닌 다른 대학병원과 연계됐다고 홍보한 사례도 있었다. 한 체력 지도자 양성단체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회원 대상으로 커대버 실습을 여러 건 열었다고 홍보했다. 그중엔 서울의 한 의대에서 ‘직접 만지며 확인하는 방식’으로 부위별 집중 실습을 한다며 참가비를 걷은 경우도 있다. 경기 시흥시의 한 필라테스 학원은 원장 이력에 경기 지역의 한 대학병원 이름과 함께 ‘2021, 2022년 신체 해부 실습’을 이력에 내걸었다. 커대버 관리 부실이 한두 대학병원만의 문제가 아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현행 시체해부법상 비의료인에게 커대버 해부 실습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은 불법이다. 커대버를 비의료인 실습에 활용한 업체와 실습자, 이를 제공한 병원이나 의대는 모두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해부 자격이 있는 해부학 교수 등이 대학병원 측에 요청하면 구체적인 용처를 확인하지 않고 커대버를 내어주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참가비는 1인당 15만~60만 원으로 1회 실습에 수백만 원이 걷히는데, 이를 대학병원과 강사, 주관 업체가 나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학병원 측에 40만~50만 원을 교보재 비용 등 명목으로 건넨다”고 했다.또 다른 문제는 고인과 유족을 위해 ‘시신 취급 시 정중하게 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명시한 관련법과 달리 커대버를 도구처럼 표현한 경우가 있었다는 점이다. 23일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 의생명산업연구원에서 커대버 해부 강의를 열기로 했던 H사는 수강생 후기라며 “이렇게 상태 좋은 커대버는 처음입니다” 등 문구를 광고에 써서 논란이 됐다. 의사단체는 H사를 시체해부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고, H사는 강의를 취소한 상태다. 다른 한 교육업체는 강의 자격이 없는 연구원을 강사로 내세워 연세대 의대에서 헬스 트레이너 등 대상으로 커대버 강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호국보훈의 달을 맞이해 전쟁을 모르는 세대가 우리 6·25전쟁만큼은 바르게 알게 됐으면 합니다.”전쟁사를 전공한 정치학 박사이자 예비역 대령인 장삼열 한미안보연구회 사무총장(68)이 1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장 사무총장은 1979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해 소위로 임관한 뒤 줄곧 전쟁사 연구에 매진해왔다. 육군대학에서 전쟁사 교관과 육군군사연구소 한국전쟁연구과장을 거쳐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에서 국방사부장을 지냈다.6·25전쟁을 직접 겪진 못했지만 해외의 전쟁에 파견돼 참전한 경험이 6·25전쟁사 연구에 큰 도움을 줬다. 장 사무총장은 1994년 소말리아 내전에 참전해 7개월을, 2006년 이라크 전쟁에서 1년 1개월을 보냈다. 눈앞에서 총알이 날라다니는 모습에 익숙해지자 전쟁이 무엇인지 체감했다고 한다.장 사무총장은 연구 결과를 삽화와 사진 등과 함께 쉽게 대화체로 풀어낸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6·25전쟁 이야기(보담)’을 올 1월 출간하기도 했다. 실제로 평소 손주들에게 들려주던 이야기를 책으로 엮었다고 한다. 책은 6·25전쟁의 발발부터 휴전협상과 한미상호방위조약까지 이어지는 1129일간의 전쟁을 인천상륙작전 등 개별 전투를 중심으로 생생하게 묘사한다. 학도병 등 어린 나이에도 총을 잡은 참전용사들의 이야기부터 유엔군의 도움과 보훈의 필요성도 빼먹지 않고 조명한다.장 사무총장은 “미래 세대가 6·25전쟁을 올바르게 알고 나라를 위해 희생과 헌신한 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독자 약 120여 명이 참가한 이 책의 독후감 공모전 시상식은 15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이병형홀에서 열린다. 이번 공모전엔 특히 유엔군 참전용사의 후손인 튀르키예, 콜롬비아, 에티오피아 등 국적의 유학생들도 참가했다고 한다. 시상식에는 통일부 장관을 지낸 현인택 동아일보사 부설 화정평화재단 이사장, 김재창 전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예비역 대장), 김인철 한국전쟁기념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한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

배우 이영애 씨(53·사진)가 병원 치료가 시급한 취약계층 아동에게 써 달라며 자녀와 함께 5100만 원을 기부했다. 사단법인 굿네이버스는 이 씨가 쌍둥이 자녀 정승권 군, 정승빈 양(13)과 함께 이렇게 기부했다고 10일 밝혔다. 중학생인 정 군과 정 양은 각각 50만 원을 보탰다. 이 씨는 희귀 증후군 2개를 동시에 안고 태어난 김초은 양(9)과 사고로 인한 뇌 손상으로 사지마비가 된 윤하준 군(8)의 사연을 접하고 이번 기부를 결심했다고 한다. 기부금 전액은 두 아동의 치료를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이번 기부로 굿네이버스의 1000만 원 이상 고액 후원자의 모임인 ‘더네이버스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이 씨는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방송에 소개된 아이들의 사연에 안타까움을 느꼈다”며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아동이 희망을 잃지 않도록 자녀들과 함께 응원하겠다”고 말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

배우 이영애 씨(53)가 병원 치료가 시급한 취약계층 아동에게 써달라며 자녀와 함께 5100만 원을 기부했다. 사단법인 굿네이버스는 이 씨가 쌍둥이 자녀 정승권·승빈 양(13)과 함께 이렇게 기부했다고 10일 밝혔다. 중학생인 정 군과 정 양은 각각 50만 원을 보탰다.이 씨는 지난달 말 방영된 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희귀 증후군 2개를 동시에 안고 태어난 김초은 양(9)과 사고로 인한 뇌 손상으로 사지마비가 된 윤하준 군(8)의 사연을 접하고 이번 기부를 결심했다고 한다. 기부금 전액은 두 아동의 치료를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이 씨는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방송에 소개된 아이들의 사연에 안타까움을 느꼈다”며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아동이 희망을 잃지 않도록 자녀들과 함께 응원하겠다”고 말했다.이번 기부로 이 씨는 굿네이버스 고액 후원자 모임 ‘더네이버스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더네이버스클럽은 연 1000만 원 이상 후원 회원 중 특별한 나눔 활동을 통해 후원 이상의 가치 실현을 지향하고 기부 문화 확산을 이끌어가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굿네이버스 관계자는 “앞으로도 아동이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고 행복한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
서울대 병원장이 17일부터 무기한 전면 휴진 방침을 결정한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들에게 휴진을 허가하지 않겠다고 밝힌 가운데 교수들이 병원장을 향해 전공의 복귀를 위한 선택이라고 강조하며 “힘을 실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9일 ‘존경하는 김영태 서울대학교병원 원장님께’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비대위는 “병원 기능 정상화를 통해 국민의 건강권을 빠르게 회복하기 위해선 많은 전공의의 복귀가 필요하다”며 “향후 처분의 우려가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젊은 의사들이 돌아올 것이라고 정말 기대하시느냐”고 말했다. 이어 “행정처분의 우려를 근본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교수들의 결의는 (전공의) 복귀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만족시키려는 몸부림”이라며 “서울대병원이 정상화되는 방법인 만큼 교수들의 뜻에 부디 힘을 실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비대위는 전체 휴진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정부는 여전히 제자들의 자기 결정권을 존중하지 않으며 의료 현장과 교육 현장은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며 “전체 휴진이라는 극단적인 선택 외에 저희에게 남아 있는 방법이 없다”고 했다. 중증·응급 환자들에 대한 진료는 유지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들은 “교수들이 병원을 떠나겠다는 것이 아니며 희귀·중증·암 환자를 방관하겠다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라며 “전체 휴진 기간에 외래 진료실을 닫고 정규 수술 일정을 조절하겠지만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필수 부서 진료는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비대위는 정부가 전공의에게 내린 행정처분 절차를 취소하지 않으면 17일부터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을 제외한 모든 진료과가 무기한 휴진에 들어가겠다고 경고했다. 의대 교수들은 정부가 전공의에게 내린 의사면허 정지 등 행정명령을 ‘취소’하지 않고 ‘철회’한 것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취소했다면 해당 명령 자체가 사라지지만 철회하면 소극적으로 적용하겠다는 의미라 향후 미복귀 전공의는 행정처분을 받을 수도 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김 병원장은 비대위를 향해 “의사로서 우리의 첫 번째 의무는 환자 진료”라며 “집단휴진은 허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대 교수회는 9일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들의 전면 휴진 방침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올 4월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 경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아파트에 들이닥치자 꿉꿉한 대마 향이 코를 찔렀다. 30대 남녀가 베란다에 화분을 빼곡하게 두고 ‘도심 내 밀경(密耕)’을 하고 있었던 것. 이들은 직접 기른 대마를 동결 건조기 등 전문 장비로 가공까지 해서 유통업자에게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대마와 양귀비 등 마약류를 몰래 재배하다가 경찰에 검거된 국내 밀경 사범이 관련 집계가 시작된 1990년 이후 처음으로 3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7일 확인됐다. 밀경은 투약, 밀수나 밀매가 급증한 후 나타나는 범죄로, 마약 확산의 최종 단계로 분류된다. 마약과의 전쟁에서 판판이 밀리던 우리 사회가 내어줘선 안 될 ‘레드라인(한계선)’마저 뺏길 위기라는 우려가 나온다. 경찰청에 따르면 마약류 밀경 사범은 2021년 1037명에서 2022년 1656명, 지난해 3125명 등으로 2년 새 3배로 늘었다. 특히 전체 마약류 사범 중 밀경이 차지하는 비율이 같은 기간 9.8%에서 13.4%, 17.5%로 급등했다. 지난해 전체 마약류 사범이 1만7817명으로 사상 최다였는데, 그중에서도 밀경이 급증했다는 뜻이다. 특히 주택가 등 일상 공간에서도 소형화된 첨단 장비를 이용해 대규모 경작을 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중랑구에선 빌라와 아파트에 캠핑 장비를 활용하고 공조 설비까지 설치해 대마를 밀경한 권모 씨(27) 등이 검거됐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에 따르면 실내에서 재배된 대마는 최근 10년 새 세계적으로 실외 재배분을 추월했다. 전문가들은 마약 밀수와 유통에만 단속이 매몰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밀경 확산은 한국이 마약 ‘중개국’에서 ‘소비국’으로 악화했다는 뜻”이라며 “밀경이 ‘가성비도 좋고 위험성도 적은’ 마약 조달법으로 자리 잡지 않도록 수사력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들판에 널린 열매 쪼개니 ‘톡’ 쏘는 향… 헤로인 원료 ‘나도양귀비’였다[위클리 리포트] 일상 공간 파고든 마약… 양귀비 개화기 집중단속 동행자생력 강해 도로 틈에서도 자라… 바람에 날려온 씨, 모르고 키우기도열매 가공하면 강력한 마약으로 변신… 집 옥상부터 공장형 경작까지 등장“농촌 경각심 키우고 드론 순찰 강화해야”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연푸른색 4000㎡(약 1200평) 들판에는 나팔꽃처럼 보이는 보라색 꽃이 400송이 넘게 피어 있었다. 주변에 사람 하나 없이 한적한 이 풀밭 안으로 건장한 사람들이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다. 허리를 굽힌 채 신중한 표정으로 꽃을 자세히 들여다보던 남성이 말했다. “양귀비의 일종인 ‘나도양귀비’네요. 이걸로 아편이나 헤로인처럼 강력한 마약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지난달 14일 낮 12시경 112 신고를 받고 제주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로 출동한 제주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수사관들이었다. 양귀비 개화기를 맞아 제주경찰청 등 전국 경찰이 집중단속에 나선 가운데 양귀비 등 마약류를 몰래 재배하다가 검거된 국내 밀경(密耕) 사범이 2년 새 3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마약 범죄를 막으려면 해외에서 마약을 들여오는 밀수범뿐 아니라 국내 밀경 감시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공만 거치면 한순간에 마약… 경찰 양귀비 집중 단속 실시 제주경찰청에 ‘내 땅에 핀 꽃이 아무래도 이상하다’는 112 신고가 들어온 건 이날 오전이었다. 들판에 수상한 꽃이 자라기 시작했다는 내용이었다. 마약수사대 내에서 ‘드론맨’이라 불리는 하종석 경사가 본인 소유 드론을 띄우자 수풀 속 나도양귀비의 분포가 태블릿PC에 표시됐다. 같은 팀 김진수 경위가 풀밭에 꿇어앉은 채 나도양귀비 줄기에 매달린 도토리처럼 생긴 열매를 손으로 쪼갰다. 청양고추처럼 톡 쏘는 냄새와 함께 하얀 진액이 흘러내렸다. ‘앵속’이라 불리는 이 액체는 모르핀과 헤로인, 코데인 등 강력한 마약의 원료로 악용될 수 있다. 흔한 풀꽃처럼 보이는 나도양귀비가 가공 작업만 거치면 한순간에 마약으로 변할 수 있는 것이다. 나도양귀비는 제주에서만 자란다. 압수 과정에서 흩날린 씨앗이 도로의 갈라진 틈에서 싹을 틔울 정도로 자생력이 강하다. 김 경위는 나도양귀비가 피어 있는 들판에 도착해 주위를 살핀 뒤 “바람이 부는 방향에 따라 씨가 날려 자생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누군가 의도한 밀경이 아니라 씨앗이 날아와 스스로 자랐다는 뜻이다. 실제로 본인도 모르게 자라난 나도양귀비 수백 주를 키우다 엉겁결에 단속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제주청은 4월에도 총 2038송이의 나도양귀비꽃을 발견해 압수했다. 대부분 스스로 자란 것이었다. 이날 마약수사대는 현장에서 발견한 나도양귀비를 제초제를 뿌려 모두 폐기 처리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3월부터 7월까지 전국 시도경찰청에 양귀비 집중단속을 지시했다. 특히 양귀비 개화기인 5월부터 7월까지 양귀비와 대마를 불법으로 재배하는 행위를 집중적으로 단속하고 있다. 경찰은 첩보 수집과 탐문 활동을 토대로 양귀비 밀경 우려 지역을 점검해 발견 즉시 폐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대규모 재배자, 동종 전과자 등에 대해선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여죄까지 면밀히 수사할 방침이다.● 밀경 2년 새 3배로… 일상공간 파고든 밀경 마약은 주로 해외를 거쳐 구하거나 화학 제조로 유통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국내에서 몰래 재배하는 밀경도 늘어나는 추세다. 경찰청에 따르면 마약류 밀경 사범은 2021년 1037명에서 2022년 1656명, 지난해 3125명 등으로 급증했다. 전체 마약류 사범 중 밀경이 차지하는 비율도 같은 기간 9.8%에서 13.4%, 17.5% 등으로 높아지고 있다. 이 중 일부는 밀경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해서 생긴 일이다. 본인 소유 토지에 나도양귀비가 자라는 것 같다며 경찰에 신고한 임모 씨(62)는 “색이 비슷해서 나팔꽃인 줄 알고 뒀다. 관련 기사를 읽지 않았으면 마약류에 해당하는 줄 전혀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농촌에서 양귀비를 약으로 쓴다며 기르는 등 밀경이 문화처럼 자리 잡은 것도 경각심 저하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어려서부터 할머니 댁에서 양귀비를 키워 온 것을 보며 자랐다는 회사원 박모 씨(28)는 “시골에 갈 때마다 지붕 위 옥상에서 키운 양귀비로 술을 담가 가족끼리 나눠 마시는 모습을 봤다”면서 “인삼주 같은 거라고 생각해 십수 년 동안 불법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소규모 재배도 불법이라는 걸 얼마 전 알았다. 현재는 재배를 안 하신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순 관상용으로 키워도 처벌을 면치 못할 수 있다. 지난달 29일 강원 속초시에서는 양귀비를 밀경하다가 적발된 4명을 대상으로 총 2717주를 압수하는 일이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압수된 양귀비 중 대부분은 주로 화단 등 개인 주택 인근에서 재배된 것으로 밝혀졌다. 속초해양경찰서는 “지난해까지는 50주 미만 재배에 대해서는 압수와 계도에 그쳤지만 올해부터는 예외 없이 처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른 경찰 관계자 역시 “관상용으로 키워도 고의성이 인정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의 벌금 등에 처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대마 공장’ 등 조직적 재배도… “마약 확산 최종 단계” 증가한 밀경 사범 중 상당수는 단순 관상용이나 취미를 넘어서 유통을 목적으로 마약류를 재배한 조직이다. 경기 남양주시에서는 창고형 건물을 빌려 대마를 키우던 일당이 2022년 검거됐다. 수사기관이 현장을 덮쳤을 때 건물 안에는 제습기, 발광다이오드(LED) 조명기기, 전자저울 등 대마의 생장을 촉진하고 가공하기 위한 전문 장비가 가득했다. 이 조직은 대마의 생장주기에 맞게 생육실과 개화실을 나누기까지 했다. 검찰은 이들이 국내에 적극 마약을 유통할 목적으로 마약류를 대량 재배했다고 보고 재판에 넘겼다. 주범은 같은 해 11월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조직적 밀경이 번성하는 이유는 완성된 마약을 밀수하는 것보다 그 원료를 직접 재배하는 게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마약류는 필로폰 등 향정을 밀수해 유통하는 단계에서 대마나 양귀비 등을 현지에서 직접 재배하는 순서로 확산하는 게 통상적이다. 이미 한국은 그 최종 단계에 와 있다는 것이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종전에는 소량의 마약류를 해외로부터 들여와 유통하고 소비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면서 “마약과 관련한 우리 사회의 경각심이 무뎌지면서 점점 국내에서 대량으로 재배하는 형태로 변화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밭이나 창고 등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지는 밀경은 물론이고 주거 공간에서 소규모로 하는 밀경도 철저히 단속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도심에선 다가구주택 등에서 재배한 뒤 양귀비 뿌리, 열매 등 전체를 술에 담가 제조해 판매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점을 고려해 드론 순찰 등을 더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올 1월 광주지법은 광주 광산구의 자택에서 상습적으로 양귀비를 키운 A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 씨는 2차례 단속된 후에도 지난해 2월에서 5월까지 자택 텃밭에서 양귀비 288주를 재배하다가 다시 적발됐다. 윤흥희 남서울대 국제대학원 글로벌중독재활상담학과 교수는 “양귀비는 진액을 주사로 투약하거나 물에 타 먹는 등의 방법으로 주로 악용되고 있다”며 “밀경이 마약 사범 사이에서 ‘가성비’ 좋은 공급 방식으로 자리 잡은 만큼 이를 차단해야 한다”고 했다. 송유근 기자 big@donga.com제주=최원영 기자 o0@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지난해 전국에서 학교폭력(학폭)으로 1만5000명 넘게 검거돼 최근 5년 새 가장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초등학생의 비율이 처음으로 두 자릿수가 넘는 등 가해자의 나이도 어려지는 추세다. 6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학폭 범죄 검거 인원은 1만5438명으로 전년(1만4432명)보다 7% 증가했다. 학폭 검거 인원은 2019년 1만3584명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2020년 1만1331명으로 줄었다. 등교 수업을 축소한 여파로 보인다. 하지만 이후 차츰 늘어 코로나19 유행 이전 수준을 뛰어넘은 것. 특히 지난해 학폭 초등학생이 1703명으로, 전체의 11.0%를 차지해 관련 집계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두 자릿수가 됐다. 2020년엔 5%(572명)였던 초등학생 가해자 비율은 2021년 7.2%(858명), 2022년 9.7%(1399명) 등으로 꾸준히 증가해 왔다. 전체 학령에서는 검거 인원 중 중학생이 5005명(32.4%)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학폭 유형은 폭행·상해(7549명)가 가장 많았다. 2022년에 비해선 특히 금품갈취가 1260명으로 16.3%, 재물손괴가 222명으로 31.4% 증가했다. 범죄를 저지르는 청소년 수 자체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경찰에 검거된 전체 범죄소년은 6만6642명으로 2022년(6만1220명)보다 8.9% 증가했다. 이 중 촉법소년(만 10세 이상∼만 14세 미만) 검거 인원도 1만9654명으로 전년(1만6436명)보다 19.6% 늘었다. 하지만 만 19세 미만인 소년은 소년법의 보호를 받기 때문에 구속 비율은 0.8%(555명)에 불과했다. 최원영 기자 o0@donga.com}

지난해 전국에서 학교폭력(학폭)으로 1만5000명 넘게 검거돼 최근 5년 새 가장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초등학생의 비율이 처음으로 두 자릿수가 넘는 등 가해자의 나이도 어려지는 추세다.6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학폭 범죄 검거 인원은 1만5438명으로 전년(1만4432명)보다 7% 증가했다. 학폭 검거 인원은 2019년 1만3584명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2020년 1만1331명으로 줄었다. 등교 수업을 축소한 여파로 보인다. 하지만 이후 차츰 늘어 코로나19 유행 이전 수준을 뛰어넘은 것.특히 지난해 학폭 초등학생이 1703명으로, 전체의 11.0%를 차지해 관련 집계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두 자릿수가 됐다. 2020년엔 5%(572명)이었던 초등학생 가해자 비율은 2021년 7.2%(858명), 2022년 9.7%(1399명) 등으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전체 학령에서는 검거 인원 중 중학생이 5005명(32.4%)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학폭 유형은 폭행·상해(7549명)가 가장 많았다. 2022년에 비해선 특히 금품갈취가 1260명으로 16.3%, 재물손괴가 222명으로 31.4% 각각 증가했다.범죄를 저지르는 청소년 수 자체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경찰에 검거된 전체 범죄소년은 6만6642명으로 2022년(6만1220명)보다 8.9% 증가했다. 이 중 촉법소년(만 10세 이상~만 14세 미만) 검거 인원도 1만9654명으로 전년(1만6436명)보다 19.6% 늘었다. 하지만 만 19세 미만인 소년은 소년법의 보호를 받기 때문에 구속 비율은 0.8%(555명)에 불과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

2025학년도 경찰대 신입생 모집 접수가 30일 마감된 가운데 동아일보가 경찰대 졸업 후 경찰관이 된 아버지의 뒤를 이어 경찰대 출신·경찰관이 된 ‘2세대 경찰대 출신 경찰관’ 들의 행적을 추적해본 결과 5명 중 4명이 법조계로 자리를 옮겼거나 퇴직을 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명은 경찰대 졸업 후 의무복무기한인 ‘6년 근무’을 채우지 않은 채 경찰직을 이탈했고 이중엔 현직 치안감의 아들까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내부에선 ‘아버지 세대’와 달리 “경찰대가 경찰 간부를 육성하는 곳이 아닌 법조계 입문 코스 중 하나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 대형 로펌, 판사 등 법조계로3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아버지와 아들이 모두 경찰대를 나와 경찰에 입직한 ‘경찰대 부자(父子)’는 총 5쌍이다. 그 중 ‘1호’는 경찰대 1기 출신으로 일선 경찰서장을 지낸 김모 전 총경과 28기 출신 김모 씨(35)다. 김 씨는 2012년 3월 졸업 및 임용식에서 “아버지를 본받아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경찰관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김 씨는 경찰관으로서 실제 근무는 거의 하지 않은 채 퇴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씨는 경찰관 신분이던 기간 동안 교육파견 명목으로 서울대 석사과정에 진학했고,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 사법연수원 기간 2년간 ‘연수 휴직’을 받는 등 일선 경찰 업무는 사실상 하지 않고 퇴직했다. 김 씨는 현재 변호사로 전직해 2019년부터 국내 대형 법률사무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3기 출신으로 전남의 한 경찰서장을 지낸 김모 전 총경의 아들 29기 김모 씨(34)는 판사가 됐다. 그는 김 씨는 졸업 후 2013년부터 경찰 근무 중 2014년 사법시험 56회에 합격한 뒤 2015년 2월 퇴직했다. 2013~2015년은 의경 소대장으로 군 대체복무를 한 기간임을 감안하면 김 씨 역시 사실상 실무엔 발을 들이지 않은 것. 그는 퇴직 후엔 사법연수원 46기로 2017년 연수 마치고 그해부터 국내 대형 법률사무소 변호사로 일하다 2022년 법조경력자 신임법관에 합격해 현재 판사로 근무중이다. 5기 박모 치안감의 아들인 36기 박모 씨(27)도 지난해 경찰을 이탈했다. 박 씨는 격무 부서인 서울 일선 경찰서 경제팀에서 성실히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번아웃 등의 이유로 지난해 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를 비롯해 김 씨 등 퇴직한 ‘2세대 경찰대 출신 경찰관’ 3명은 모두 의무복무기한(6년)을 채우지 않고 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대학 설치법 제10조는 ‘경찰공무원으로 임용된 사람은 6년간 경찰에 복무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023년 기준 경찰대생 한 명이 재학 중 지원받은 학비·기숙사·교재비 등 총액은 7197만 원에 달한다. 의무복무기간을 채우지 못한 기간이 길수록 상환해야 할 금액도 늘어나는데, 이 같은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경찰을 떠난 것이다.아직 경찰에 몸담은 나머지 2명 중 한 명 역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진학을 택한 상황이다. 5기 출신으로 재직 중 순직한 고 서모 총경의 아들 37기 서모 경위(26)는 올해 서울 소재 한 로스쿨에 진학한 것으로 전해졌다.2기 김모 총경의 아들 29기 김모 경감(34)만이 유일하게 경찰 본업을 이어가고 있다. 김 경감은 현재 경기 수원남부경찰서 산하 지구대에서 팀원으로 근무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경제팀에서 수사 업무를 해오다 2년 전 지구대로 옮겨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 총경 역시 현직으로 근무 중으로, 두 사람은 유일한 경찰대 출신 현역 경찰 부자다.● “경찰대가 하나의 대학으로 전락”경찰 내부에서는 이런 ‘2세대 경찰대 출신 경찰관’ 들의 경찰 이탈이 “각자도생 시대의 흐름을 방증하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 한 경찰서에서 근무 중인 경찰대 출신 한 1990년대생 경찰관은 “조직에 기대하지 않고 각자도생하는 시대 흐름을 방증하는 것 아니겠느냐. 개인을 탓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대 출신 1990년대생 경찰관은 “최근 1, 2년새 졸업생들은 법조계 진출 분위기가 과열돼서 아예 입직조차 않고 바로 로스쿨로 향하는 경우도 많다”며 “경찰대가 경찰 간부를 육성하는 곳이 아닌 하나의 대학일 뿐이라는 인식이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실제로 최근 경찰대생의 로스쿨 진학은 내부적으로 심각하게 바라볼 만큼 눈에 띄게 늘어났다. 지난해 기준 전국 25개 로스쿨에 경찰대 출신 합격자만 87명으로, 경찰대 신입생 정원(50명)보다 많았다. 2015년 경찰대 출신의 로스쿨 합격자가 31명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경찰 간부 양성’이라는 본래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경찰 및 경찰대 위상의 하락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경찰대 출신 고위 관계자는 “노무현 정부 이후 지금 정부에 이르기까지 경찰대가 개혁 대상으로 지목되지 않은 적이 없다”고 전했다. 윤석열 정부에서도 행정안전부 산하 경찰제도발전위원회(경발위)가 경찰대 폐지를 거론하기도 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경찰대를 나온 경찰들 마저도 경찰의 위상을 높게 생각하지 않으니 비롯된 현상 아니겠느냐”며 “경찰 직군 자체에 대한 위상을 높여줘야 그나마 이탈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

음주 뺑소니 사고를 낸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33)가 구속 갈림길에 섰다. 경찰은 김 씨가 사고 차량 블랙박스에서 메모리카드를 직접 빼냈다고 의심하고 범인도피 방조 혐의도 적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김 씨가 모친 명의의 휴대전화를 사용한 사실을 파악하고 이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인권보호부(부장검사 임일수)는 22일 김 씨와 소속사 대표 이광득 씨(41), 소속사 본부장 전모 씨 등 3명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 실질심사)은 24일 낮 12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김 씨는 9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한 채 운전하다가 중앙선 너머 택시를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특정범죄가중법상 위험운전치상) 등을 받고 있다. 김 씨는 사고 후 음주 사실을 부인하다가 열흘 만인 19일에야 “음주운전을 했다”고 시인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22일 김 씨의 구속영장 신청서에 ‘범인도피 방조’ 혐의도 적시했다. 경찰 초동 조사에서 김 씨의 사고 차량인 벤틀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서 블랙박스 메모리카드가 사라진 상태였다. 김 씨 측은 처음엔 ‘원래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하다가 “사고 직후 매니저(전 씨)가 스스로 판단해 제거했다”고 말을 바꿨다. 전 씨는 ‘메모리카드를 삼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메모리카드를 빼낸 게 김 씨 본인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김 씨가 범죄 혐의의 유력 증거를 다른 이가 인멸할 것을 알면서도 방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범인도피 방조죄의 법정 형량은 3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 벌금이다. 김 씨 측은 메모리카드 직접 제거에 대한 입장을 묻는 동아일보에 “일일이 답변드릴 여력이 없다”고만 밝혔다. 경찰은 김 씨가 사고 전 음주량을 축소하는 것으로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21일 경찰에 출석해 ‘음식점에서 소주·맥주 폭탄주 한두 잔, 유흥주점에서 소주 서너 잔 등 총 10잔 이내의 술을 마셨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또 사고도 음주 때문이 아니라 휴대전화와 차량 블루투스 연결을 조작하다가 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음주 영향이 있어야 성립하는 위험운전치상 혐의를 벗어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경찰은 사고 전후 김 씨의 행적을 조사한 결과 이런 주장에 신빙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또 김 씨가 모친 명의의 휴대전화를 실사용했다고 보고 이를 확보해 디지털포렌식 작업을 진행했다. 김 씨 측은 22일 오전 “23, 24일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클래식 김호중 & 프리마돈나’ 공연을 끝으로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자숙하겠다”고 밝혔다. 한때 6000여 장의 취소표가 쏟아졌던 이 공연은 팬덤이 표를 재구매하며 잔여석이 점차 줄고 있다. 하지만 구속 심사 일정에 따라 24일 공연은 어려워졌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음주 뺑소니 사고를 낸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33)가 구속 갈림길에 섰다. 경찰은 김 씨가 사고 차량 블랙박스에서 메모리카드를 직접 빼냈다고 의심하고 범인도피 방조 혐의도 적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김 씨가 모친 명의의 휴대전화를 사용한 사실을 파악하고 이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서울중앙지검 인권보호부(부장검사 임일수)는 22일 김 씨와 소속사 대표 이광득 씨(41), 소속사 본부장 전모 씨 등 3명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 실질심사)은 24일 낮 12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김 씨는 9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한 채 운전하다가 중앙선 너머 택시를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특정범죄가중법상 위험운전치상) 등을 받고 있다. 김 씨는 사고 후 음주 사실을 부인하다가 열흘 만인 19일에야 “음주운전을 했다”고 시인했다.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22일 김 씨의 구속영장 신청서에 ‘범인도피 방조’ 혐의도 적시했다. 경찰 초동 조사에서 김 씨의 사고 차량인 벤틀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서 블랙박스 메모리카드가 사라진 상태였다. 김 씨 측은 처음엔 ‘원래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하다가 “사고 직후 매니저(전 씨)가 스스로 판단해 제거했다”고 말을 바꿨다. 전 씨는 ‘메모리카드를 삼켰다’고 주장하고 있다.하지만 경찰은 메모리카드를 빼낸 게 김 씨 본인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김 씨가 범죄 혐의의 유력 증거를 다른 이가 인멸할 것을 알면서도 방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범인도피 방조죄의 법정 형량은 3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 벌금이다. 김 씨 측은 메모리카드 직접 제거에 대한 입장을 묻는 동아일보에 “일일이 답변드릴 여력이 없다”고만 밝혔다.경찰은 김 씨가 사고 전 음주량을 축소하는 것으로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21일 경찰에 출석해 ‘음식점에서 소주·맥주 폭탄주 한두 잔, 유흥주점에서 소주 서너 잔 등 총 10잔 이내의 술을 마셨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또 사고도 음주 때문이 아니라 휴대전화와 차량 블루투스 연결을 조작하다가 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음주 영향이 있어야 성립하는 위험운전치상 혐의를 벗어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경찰은 사고 전후 김 씨의 행적을 조사한 결과 이런 주장에 신빙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또 김 씨가 모친 명의의 휴대전화를 실사용했다고 보고 이를 확보해 디지털포렌식 작업을 진행했다.김 씨 측은 22일 오전 “23, 24일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클래식 김호중 & 프리마돈나’ 공연을 끝으로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자숙하겠다”고 밝혔다. 한때 6000여 장의 취소표가 쏟아졌던 이 공연은 팬덤이 표를 재구매하며 잔여석이 점차 줄고 있다. 하지만 구속 심사 일정에 따라 24일 공연은 어려워졌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낸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33)가 21일 경찰에 출석했다. 사고 발생 이후 열흘 동안 음주운전 사실을 부인하며 ‘운전자 바꿔치기’까지 시도했던 김 씨는 이날 취재진을 피해 경찰서 지하로 들어갔다. 불과 3시간여 만에 조사는 끝났지만 김 씨는 취재진 앞에 나설 수 없다는 이유로 6시간 가까이 경찰서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 김 씨는 취재진 앞에서 12초간 “죄인이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죄송합니다”라고 답하고 황급히 경찰서를 떠났다. 경찰은 김 씨가 음주운전 사실을 시인한 만큼 사고 직전 얼마나 술을 마셨는지, 소속사의 조직적인 증거인멸 시도 등에 대해 알고 있었거나 공모한 적 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취재진 피해 지하로 ‘은밀’ 출석 김 씨는 이날 오후 2시경 검은색 BMW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타고 서울 강남구 강남경찰서 정문에 도착했지만 취재진을 의식한 듯 곧바로 지하 주차장으로 향했다. 경찰이 취재진의 접근을 막으면서 김 씨는 지하 통로를 이용해 곧장 경찰서 내부로 들어갔다. 20일 김 씨가 변호인을 통해 “팬들과 국민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밝힌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김 씨에 대한 조사는 이날 오후 5시경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6시간 가까이 “취재진이 철수할 때까지 나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던 김 씨는 오후 10시 40분경에야 경찰서 밖으로 변호인과 함께 나타났다. 검은색 모자를 쓴 김 씨는 “조사 잘 받았고 남은 조사가 또 있으면 성실히 받겠다. 죄송하다”고 답한 뒤 나머지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고 경찰서를 떠났다. 김 씨의 변호인은 ‘꼼수 출석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규정상 비공개가 원칙”이라면서도 “본인 사정이 아직 여의치 않으니 양해해 달라”고 답했다. 경찰은 벤틀리 SUV와 BMW 세단 등 사고 전후 탔던 차량 3대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가 모두 사라진 사실을 파악하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가 사고를 낸 차량 외에도 유흥주점 이동 당시 탔던 차량과 사고 직후 매니저가 김 씨를 데리고 이동했던 차량 메모리카드까지 사라져 소속사가 조직적으로 증거인멸을 시도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또 경찰은 김 씨가 사고 직전 방문한 식당과 유흥주점에 함께한 복수의 동석자로부터 “김 씨가 술을 마셨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사고 당일인 9일 김 씨가 일행 4명과 함께 강남구 한 식당에서 소주 7병과 맥주 3병을 주문했고, 이후 대리운전으로 자리를 옮긴 유흥주점에서도 술을 마셨다는 진술 등을 토대로 실제 음주 여부와 음주량 등을 파악하고 있다. 정확한 음주량이 파악될 경우 김 씨의 체중 등을 반영해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산하는 ‘위드마크 공식’도 적용할 예정이다.● “콘서트 환불 수수료 면제… 공연은 그대로” 김 씨 측은 23, 24일 예정된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클래식 김호중 & 프리마돈나’ 공연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소속사 측은 “이번 공연에 출연료 등 개런티를 받지 않고 출연한다”고 설명했다. 공연 취소 시 위약금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을 고려해 ‘노 개런티’까지 감수하며 공연 강행 의사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티켓 판매처인 멜론은 이번 공연 티켓의 환불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수수료 면제 비용은 김호중 소속사에서 부담한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한때 취소표가 6000장 가까이 풀리는 소동이 벌어졌다. 김호중 팬카페 트바로티는 20일 입장문을 통해 “사회적 책임과 도리를 다하기 위해 깊은 반성을 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팬들의 일방적 옹호에 대중의 반감이 커지자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김 씨가 졸업한 경북 김천예고 인근에 조성된 ‘트바로티 김호중 소리길’을 두고 일부 시민들이 “소리길을 철거하라”며 민원을 제기하는 일도 발생했다. 다만 김천시는 “철거를 검토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김천=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낸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33)가 21일 경찰에 출석했다. 사고 발생 이후 열흘 동안 음주운전 사실을 부인하며 ‘운전자 바꿔치기’까지 시도했던 김 씨는 이날 취재진을 피해 경찰서 지하로 들어갔다. 불과 3시간여 만에 조사는 끝났지만 김 씨는 취재진 앞에 나설 수 없다는 이유로 6시간 가까이 경찰서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 김 씨는 취재진 앞에서 12초간 “죄인이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죄송합니다”라고 답하고 황급히 경찰서를 떠났다. 경찰은 김 씨가 음주운전 사실을 시인한 만큼 사고 직전 얼마나 술을 마셨는지, 소속사의 조직적인 증거인멸 시도 등에 대해 알고 있었거나 공모한 적 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취재진 피해 지하로 ‘은밀’ 출석김 씨는 이날 오후 2시경 검은색 BMW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타고 서울 강남구 강남경찰서 정문에 도착했지만 취재진을 의식한 듯 곧바로 지하 주차장으로 향했다. 경찰이 취재진의 접근을 막으면서 김 씨는 지하 통로를 통해 곧장 경찰서 내부로 들어갔다. 20일 김 씨가 변호인을 통해 “팬들과 국민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밝힌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다.김 씨에 대한 조사는 이날 오후 5시경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6시간 가까이 “취재진이 철수할 때까지 나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던 김 씨는 오후 10시 40분경에서야 경찰서 밖으로 변호인과 함께 나타났다. 검은 색 모자를 쓴 김 씨는 “조사 잘 받았고 남은 조사가 또 있으면 성실히 받겠다. 죄송하다”고 답한 뒤 나머지 질문에 일체 답하지 않고 경찰서를 떠났다. 김 씨의 변호인은 ‘꼼수 출석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규정상 비공개가 원칙”이라면서도 “본인 사정이 아직 여의치 않으니 양해해달라”고 답했다.경찰은 벤틀리 SUV와 BMW 세단 등 사고 전후 탔던 차량 3대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가 모두 사라진 사실을 파악하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가 사고를 낸 차량 외에도 유흥주점 이동 당시 탔던 차량과 사고 직후 매니저가 김 씨를 데리고 이동했던 차량 메모리카드까지 사라져 소속사가 조직적으로 증거인멸을 시도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또, 경찰은 김 씨가 사고 직전 방문한 식당과 유흥주점에 함께한 복수의 동석자로부터 “김 씨가 술을 마셨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사고 당일인 9일 김 씨가 일행 4명과 함께 강남구 한 식당에서 소주 7병과 맥주 3명을 주문했고, 이후 대리운전으로 자리를 옮긴 유흥주점에서도 술을 마셨다는 진술 등을 토대로 실제 음주 여부와 음주량 등을 파악하고 있다. 정확한 음주량이 파악될 경우 김 씨의 체중 등을 반영해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산하는 ‘위드마크 공식’도 도입할 예정이다.● “콘서트 환불 수수료 면제…공연은 그대로”김 씨 측은 23, 24일 예정된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클래식 김호중 & 프리마돈나’ 공연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소속사 측은 “이번 공연에 출연료 등 개런티를 받지 않고 출연한다”고 설명했다. 공연 취소 시 위약금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을 고려해 ‘노 개런티’까지 감수하며 공연 강행 의사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티켓 판매처인 멜론은 이번 공연 티켓의 환불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수수료 면제 비용은 김호중 소속사에서 부담한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한때 취소표가 6000장 가까이 풀리는 소동이 벌어졌다.김호중 팬카페 트바로티는 20일 입장문을 통해 “사회적 책임과 도리를 다하기 위해 깊은 반성을 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팬들의 일방적 옹호에 대중의 반감이 커지자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김 씨가 졸업한 경북 김천예고 인근에 조성된 ‘트바로티 김호중 소리길’을 두고 일부 시민들이 “소리길을 철거하라”며 민원을 제기하는 일도 발생했다. 다만 김천시는 “철거를 검토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김천=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서울 광진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20대 여성이 흉기에 찔린 채 발견됐다. 함께 흉기에 찔려 쓰러져 있던 20대 남성은 의식불명 상태다.21일 광진경찰서는 이날 오전 5시경 자양동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흉기에 목을 찔린 채 누워 있는 20대 남녀를 발견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그중 여성은 이미 사망한 상태였고, 남성의 자택인 현장에서는 흉기도 함께 발견됐다. 경찰은 두 사람이 최소한 친구 사이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연인 관계일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찰은 들여다보고 있다.경찰과 소방은 이날 오전 4시 29분 해당 남성이 “살려달라”고 말한 119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남성은 이 한 마디만 남긴 뒤 소방 측의 되물음에 별다른 답이 없다가 이후 재차 신고 전화를 걸기도 했다고 한다.소방당국은 신고 전화가 걸려 온 남성의 와이파이 신호로 추적된 위치인 해당 다세대주택으로 신고 2분 만에 출동한 뒤 수색 끝에 남녀가 있는 호실에 도착했다.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된 남성은 인근 대학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의식을 되찾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흉기 등을 바탕으로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

뺑소니 혐의로 입건된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33)가 음주운전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김 씨가 사고를 내기 전 음주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감정 결과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으로부터 통보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소속사의 조직적 은폐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또, 경찰은 김 씨가 사고를 내기 전 있었던 유흥주점에서 래퍼 출신 연예인과 동석한 것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17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김 씨가 사고를 낸 이후 소속사 관계자들이 증거 인멸 등을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인 정황을 포착하고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와 증거인멸 혐의 등을 적용해 수사 중이다. 이 혐의가 입증되고 죄질이 불량하다고 법원이 판단할 경우 징역 5년 이하의 실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특히 경찰은 이날 오후 국과수로부터 김 씨의 소변 감정 결과를 전달받았는데 사고 전 음주를 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내용이었다. 국과수는 ‘김 씨가 사고 후 소변 채취까지 약 20시간이 지난 것에 비춰볼 때 음주판단 기준 이상으로 음주대사체가 검출돼 사고 전 음주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소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현재 경찰은 김 씨의 소속사 ‘생각 엔터테인먼트’의 이광득 대표(41)로부터 “김 씨의 옷으로 바꿔 입고 대신 자수해 달라고 매니저에게 지시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받아낸 상태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의 다른 매니저 2명 중 1명은 사고 직후 김 씨를 경기 구리의 한 호텔로 데려갔고, 나머지 1명은 김 씨 차량 블랙박스의 메모리카드를 빼내 훼손한 것으로 파악됐다.김 씨가 머무른 호텔은 영화 등을 즐길 수 있는 빔프로젝터가 설치된 이른바 ‘콘텐츠 호텔’로 입구가 좁고 으슥한 편이었고, 매니저 이름으로 예약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씨는 퇴실 시간으로 정해진 오전 11시보다 약 1시간 일찍 퇴실한 것으로 알려졌다.경찰은 이 같은 정황으로 볼 때 이 씨와 매니저들이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하고 김 씨의 범행을 은폐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소속사 사무실과 이 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해서 확보한 자료와 김 씨가 있었던 유흥주점의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분석 중이다.특히 이날 유흥주점엔 소속사 관계자 뿐 아니라 래퍼 출신 유명 연예인 A 씨도 동석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경찰이 김 씨가 실제로 술을 마셨는지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A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것으로 전망된다.김 씨는 변호인 2명을 선임해 경찰 수사에 대응하고 있다. 이 중 1명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당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으로 직무가 정지됐을 때 총장 직무대리를 맡았던 조남관 변호사인 것으로 파악됐다. 조 변호사는 검사 재직 시절 법무부 검찰국장과 대검 차장검사 등을 지냈다.한편 김 씨는 18, 19일 경남 창원시에서 열리는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콘서트를 예정대로 강행한다. 김 씨는 18일 콘서트에서 팬들에게 교통사고 뺑소니 의혹에 대한 심경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이정훈 기자 jh89@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뺑소니 혐의로 입건된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33)가 음주운전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김 씨가 사고를 내기 전 음주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감정 결과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으로부터 통보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소속사의 조직적 은폐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또, 경찰은 김 씨가 사고를 내기 전 있었던 유흥주점에서 래퍼 출신 연예인과 동석한 것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17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김 씨가 사고를 낸 이후 소속사 관계자들이 증거 인멸 등을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인 정황을 포착하고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와 증거인멸 혐의 등을 적용해 수사 중이다. 이 혐의가 입증되고 죄질이 불량하다고 법원이 판단할 경우 징역 5년 이하의 실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특히 경찰은 이날 오후 국과수로부터 김 씨의 소변 감정 결과를 전달받았는데 사고 전 음주를 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내용이었다. 국과수는 ‘김 씨가 사고 후 소변 채취까지 약 20시간이 지난 것에 비춰볼 때 음주판단 기준 이상으로 음주대사체가 검출돼 사고 전 음주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소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현재 경찰은 김 씨의 소속사 ‘생각 엔터테인먼트’의 이광득 대표(41)로부터 “김 씨의 옷으로 바꿔 입고 대신 자수해 달라고 매니저에게 지시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받아낸 상태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의 다른 매니저 2명 중 1명은 사고 직후 김 씨를 경기 구리의 한 호텔로 데려갔고, 나머지 1명은 김 씨 차량 블랙박스의 메모리카드를 빼내 훼손한 것으로 파악됐다.김 씨가 머무른 호텔은 영화 등을 즐길 수 있는 빔프로젝터가 설치된 이른바 ‘콘텐츠 호텔’로 입구가 좁고 으슥한 편이었고, 매니저 이름으로 예약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씨는 퇴실 시간으로 정해진 오전 11시보다 약 1시간 일찍 퇴실한 것으로 알려졌다.경찰은 이 같은 정황으로 볼 때 이 씨와 매니저들이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하고 김 씨의 범행을 은폐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소속사 사무실과 이 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해서 확보한 자료와 김 씨가 있었던 유흥주점의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분석 중이다.특히 이날 유흥주점엔 소속사 관계자 뿐 아니라 래퍼 출신 유명 연예인 A 씨도 동석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경찰이 김 씨가 실제로 술을 마셨는지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A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것으로 전망된다.김 씨는 변호인 2명을 선임해 경찰 수사에 대응하고 있다. 이 중 1명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당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으로 직무가 정지됐을 때 총장 직무대리를 맡았던 조남관 변호사인 것으로 파악됐다. 조 변호사는 검사 재직 시절 법무부 검찰국장과 대검 차장검사 등을 지냈다.한편 김 씨는 18, 19일 경남 창원시에서 열리는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콘서트를 예정대로 강행한다. 김 씨는 18일 콘서트에서 팬들에게 교통사고 뺑소니 의혹에 대한 심경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이정훈 기자 jh89@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10대들마저 ‘헤드록 기절 현피’ 생중계로 SNS 돈벌이 부산에서 50대 유튜버의 살인 현장이 9일 유튜브로 생중계된 사건은 ‘불량 콘텐츠가 돈이 되는’ 인터넷 방송의 생태계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12일 취재팀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현피’(온라인 다툼의 당사자가 만나서 싸우는 것)로 검색해 보니 싸움 동영상이 수천 건 나타났다. 두 남성이 싸우다 한 명이 실신하는 모습을 10대가 SNS에 생중계하고, 시청자 수천 명이 몰려 댓글을 달고 후원금을 보내는 사례도 있었다. 플랫폼 기업이 불량 콘텐츠를 사실상 방치하고, 정부도 제대로 심의·감독하지 않아서 벌어진 일이다. 유럽처럼 유해 콘텐츠를 방치한 기업에 ‘과징금 폭탄’을 물리자는 제안이 나온다.》11일 새벽 인스타그램 라이브에 두 남성이 몸싸움하는 모습이 생중계됐다. 한 남성이 상대방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려 쓰러뜨리고 뒤에서 목을 졸라 실신시키는 과정이 동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1300여 명이 실시간으로 시청한 이 영상에는 “이거 보려고 1시간을 (기다렸다)” 등 댓글이 달렸다. 해당 동영상을 게재한 사람은 18세 A 군. 그는 평소 자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계좌번호를 올려둔 채 이른바 ‘현피’(온라인 다툼의 당사자가 만나서 싸우는 것) 등 싸움 동영상을 주로 게시해 왔다.● ‘현피’에 1500만 원 거는 시청자 9일 부산에서 유튜버 홍모 씨(56)가 다른 유튜버를 흉기로 살해하는 현장이 유튜브로 고스란히 생중계된 가운데, 폭행 등 ‘불량 콘텐츠’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인터넷 방송의 유료 후원 생태계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송 진행자(BJ)는 자극적인 방송을 내보내면 실시간 후원 시스템을 통해 즉각 보상받기 때문에 이런 행태를 부추기는 구조다. 유튜브 실시간 후원 시스템 ‘슈퍼챗’의 경우 시청자가 적게는 1000원에서 많게는 50만 원까지 유튜버에게 보낼 수 있다. 1000원을 후원하면 화면에 문구가 뜨지 않지만, 액수가 올라가면 댓글창 상단에 고정되는 시간이 길어진다. 실제로 올 3월 한 인터넷 게임 방송 BJ는 평소 비방전을 벌이던 다른 BJ와 현피를 벌였다. 한 시청자가 ‘둘이 만나 싸우면 1500만 원을 후원하겠다’며 이를 부추겼기 때문이다. 해당 영상 속에서는 한쪽이 상대를 일방적으로 발로 차고 바닥에 눕혀 20차례 넘게 주먹으로 머리를 때리는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 12일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에서 ‘현피’로 검색해 보니 A 군이 올린 것과 비슷한 싸움 동영상이 수천 건 나타났다. 교복을 입은 학생 2명이 교실에서 몸싸움을 벌이는 한 동영상은 2021년 9월 ‘K고딩(고등학생) 현피’라는 제목으로 게재돼 14만 회 넘게 조회됐다.● “빅테크 자정 기대 못 해” 해외선 규제 나서 빅테크 기업들이 극단적인 콘텐츠를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유료 후원 중 일부를 수수료로 가져가기 때문이다. 유튜브에선 슈퍼챗으로 발생한 수익의 30%를 운영업체인 구글이 플랫폼 이용료 등 명목으로 가져간다. 페이스북, X(옛 트위터), 틱톡 등도 비슷한 수익모델을 운영 중이다. 국내에선 유튜브 내 폭행 동영상 등은 ‘정보통신 콘텐츠’로 분류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모니터링한다. 심한 경우 시정을 요구하지만 강제성이 없다. 시시각각 쏟아지는 영상들에 비해 인력이 부족해 즉각적인 대응도 어려운 상황이다. 해외에서는 각종 규제 입법을 통해 자극적인 콘텐츠에 엄격히 대응 중이다. 독일에선 2018년 시행한 ‘네트워크집행법’에 따라 유튜브와 X 등 사용자 200만 명 이상이 가입한 SNS에서 폭력이나 비방 등 콘텐츠에 대한 사용자의 불만이 접수되면 24시간 내에 삭제하고 그 결과를 공표해야 한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7월부터 빅테크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규제인 ‘디지털 서비스법(DSA)’을 도입했다. DSA에 따라 유튜브와 X, 틱톡 등 SNS 플랫폼 기업은 유해·불법·허위 콘텐츠를 발견하는 즉시 제거해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매출의 최대 6%를 과징금으로 내야 한다. 전문가들은 폭력을 주제로 하는 콘텐츠들이 실제 범죄로 이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에 규제 마련이 시급하다고 제언한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현재 심의와 감독, 제재는 지상파나 종합편성채널 등에만 집중돼 있어 인터넷 방송에 대응이 어렵다”고 했다. 이완수 동서대 미디어콘텐츠대 교수는 “유튜버가 유해 콘텐츠를 올리면 후원용으로 공개한 개인 계좌를 동결하거나 예금을 압류하는 등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의대생 최모 씨(25·구속·사진)에게 살해당한 여자친구가 지난달 팔을 다쳐 병원에 입원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최 씨가 여자친구의 부상에 관련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하는 한편, 범죄심리분석관(프로파일러)을 투입해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도 추진하기로 했다. 최 씨는 경찰 출동 당시 범행 사실은 알리지 않아 피해자가 발견되는 데엔 약 1시간 반이 지체되기도 했다. 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피해자는 지난달 오른쪽 팔 부상으로 경기 지역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 피해자의 한 지인은 “당시 피해자가 ‘아프다’며 병원에 갔는데 두서없이 말하는 등 감정적으로 격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서초경찰서는 해당 여성이 부상을 당하는 과정에 최 씨가 관련됐을 가능성을 수사 중이다. 경찰은 10일 최 씨에게 프로파일러를 보내 면담하고 사이코패스 진단 등 각종 심리 검사를 시도한다. 최 씨가 의대에서 한 차례 유급한 뒤 여자친구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은 점 등이 범행 동기로 지목되고 있지만,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사건 전후 심리 상태와 성향을 분석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최 씨는 심신미약 상태를 주장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 씨는 범행 직후 미리 챙겨왔던 다른 옷으로 갈아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최 씨는 당초 범행 사실은 숨긴 채 투신 소동으로만 구조된 뒤 파출소에서 현장에 두고 온 소지품에 대해 언급하다가 뒤늦게 덜미를 잡힌 것으로 드러났다. 처음 파출소에 온 뒤 한동안 진술에 비협조적이던 최 씨는 경찰의 설득으로 부모와 통화를 했다. 이 통화에서 최 씨가 두고 온 복용 약, 가방 등에 대해 언급하자 이를 찾으러 현장에 다시 간 경찰이 피해자를 발견했다. 이 과정에서 90분가량이 지체됐다. 경찰은 최 씨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하고 있다. 당초 최 씨의 신상 공개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서울경찰청은 신상공개심의위원회(신상공개위)는 열지 않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피해자의 신상도 온라인에 유포되는 상황이어서 2차 가해 우려 등 여러 요건을 신중히 검토한 결과다. 최 씨가 재학하는 대학은 그에 대한 무기정학, 제적 등 내부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