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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잡는 해병대가 아니라 아들 잡는 해병대가 될지 모른다는 걱정이 들더라고요.” 경기 고양시에 사는 주부 고모 씨(52·여)는 7일 “해병대에 입대하겠다는 스무 살 아들을 뜯어말리고 있다”며 “해병대에 갈 거면 차라리 훈련 강도가 센 다른 특수부대에 지원하라고 설득 중”이라고 말했다. 또 “특수부대는 장비도 주고 최소한의 안전 수칙은 지킨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7월 19일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 중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채모 상병 사건 이후 해병대 지원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 사고를 우려하는 분위기가 확산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7일 병무청 병무민원포털에 따르면 7월 27일∼지난달 3일 접수한 해병대 모집 지원율은 0.2 대 1이었다. 정원 829명 중 202명만 신청한 것이다. 이들은 올 11월 입대하게 된다. 연중 12차례 진행하는 정기모집에서 해병대 지원율은 올 3월 0.7 대 1, 올 6월 0.4 대 1이었다. 그런데 올 7월 채 상병 사건이 벌어진 이후 가뜩이나 낮은 경쟁률이 반 토막 난 것이다. 지난해의 경우 6, 7월 경쟁률이 모두 0.3 대 1이었다. 집안 대대로 해병대 출신인 대학생 김지완 씨(21)는 “할아버지와 아버지 모두 해병대 출신이라는 데 자부심을 느껴 당연히 해병대 지원만을 생각해왔다”면서도 “채 상병 사망 사건을 지켜보면서 기본적인 것조차 지켜지지 않는 후진적인 해병대 문화에 실망해 육군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대학생 박상우 씨(20)도 “주변에 입대를 고민하는 친구 사이에서는 원래 해병대 인기가 낮은 편이었다”면서도 “채 상병 사건 이후엔 아예 해병대 얘기를 꺼내기가 어려워진 분위기”라고 전했다. 병무청은 채 상병 사망 사건과 해병대 지원율 하락을 직접 연결 짓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병무청 관계자는 “정기모집에서 부족한 인원은 추가모집으로 충원하고 있어 해병대 병력에는 차질이 빚어지지 않는다”며 “통상 상반기에 입대하는 걸 선호해 하반기 입대 지원율은 원래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

“귀신 잡는 해병대가 아니라 아들 잡는 해병대가 될지 모른다는 걱정이 들더라고요.”경기 고양시에 사는 주부 고모 씨(52·여)는 7일 “해병대에 입대하겠다는 스무 살 아들을 뜯어말리고 있다”며 “해병대에 갈거면 차라리 훈련 강도가 센 다른 특수부대에 지원하라고 설득 중”이라고 말했다. 또 “특수부대는 장비도 주고 최소한의 안전 수칙은 지킨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지난달 19일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 중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채모 상병 사건 이후 해병대 지원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 사고를 우려하는 분위기가 확산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병무청은 “통상 하반기 지원율이 낮기 때문에 채 상병 사망 사건과는 관련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7일 병무청 병무민원포털에 따르면 7월 27일~지난달 3일 접수한 해병대 모집 지원율은 0.2 대 1이었다. 정원 829명 중 202명만 접수한 것이다. 이들은 올 11월 입대하게 된다.연중 12차례 진행하는 정기모집에서 해병대 지원율은 올 3월 0.7 대 1, 올 6월 0.4 대 1이었다. 그런데 올 7월 채 상병 사건이 벌어진 이후 가뜩이나 낮은 경쟁률이 반토막난 것이다. 지난해의 경우 6, 7월 경쟁률이 모두 0.3 대 1이었다.집안 대대로 해병 출신인 대학생 김지완 씨(21)는 “할아버지와 아버지 모두 해병 출신이라는 데 자부심을 느껴 당연히 해병대 지원만을 생각해왔다”면서도 “채 상병 사망 사건을 지켜보면서 기본적인 것조차 지켜지지 않는 후진적인 해병대 문화에 실망해 육군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대학생 박상우 씨(20)도 “주변에 입대를 고민하는 친구 사이에는 원래 해병대 인기가 낮은 편이었다”면서도 “채 상병 사건 이후엔 아예 해병대 얘기를 꺼내기가 어려워진 분위기”라고 전했다.병무청은 채 상병 사망 사건과 해병대 지원율 하락을 직접 연결짓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병무청 관계자는 “정기모집에서 부족한 인원은 추가모집으로 충원하고 있어 해병대 병력에는 차질이 빚어지지 않는다”며 “통상 상반기에 입대하는 걸 선호해 하반기 입대 지원율은 원래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기모집 지원율이 0.2 대 1일 뿐, 추가 모집까지 반영할 경우 이 수치는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교사의 49재인 4일 전국의 교사들이 대규모 파업을 단행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일부 교원단체가 주도했던 것을 제외하고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연가나 병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은 것은 공교육 역사상 처음이다. 국회 앞에 모인 교사들은 “다시는 어떤 교사도 홀로 죽지 않을 것”이라고 외쳤다. 서이초 추모 공간을 찾은 한 초교 교사는 “더 이상 물러설 데가 없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전날(3일)까지만 해도 병가-연가 투쟁에 참여하는 교사들을 징계하겠다던 교육부는 교사들의 분노에 ‘징계’ 언급을 삼가며 물러섰다. 일선 학교 현장은 출근하지 않은 교사들로 인해 수업 공백이 생겼다. ‘공교육 멈춤의 날’로 불린 4일 오전부터 서이초 추모 공간에는 검은 옷을 입은 교사, 추모객들이 전국에서 모여들어 길게 줄 섰다. 헌화를 위해 1시간을 넘게 기다려야 할 정도였다. 손에는 하얀 국화, 카네이션이 들려 있었다. 한 초교 교사는 “월급을 올려달라고 연가, 병가를 낸 것이 아니다. 학생과 학부모가 난동을 피워도 교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지경”이라며 “이제 이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 도로에서 여의도공원까지는 검은 옷차림의 교사, 시민들의 검은 물결이 뒤덮었다. 이들은 “우리가 바꿀 것이다”, “우리 교육은 9월 4일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아니,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외쳤다. 이날 서울 4만 명(주최 측 추산) 등 전국에서 최대 10만 명이 집회에 참석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학교 차원의 임시휴업을 한 곳은 38곳이었다. 하지만 상당수 학교에서는 교사들이 연가, 병가를 냈고 교장이나 교감이 수업을 대신했다. 서울은 전체 초등 교사 약 2만7000명 중 절반 이상이 연가, 병가를 낸 것으로 추산됐다. 교육부는 전날까지 “집단 연가나 병가는 ‘사실상 파업’으로 징계 대상”이라고 했다. 하지만 4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에서 “현장 교사들이 외친 목소리를 깊이 새겨 교권 확립과 교육 현장 정상화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하자 기류가 변했다. 이날 오후에 교육부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병가, 연가 낸 교사를 다 징계한다는 건 아니다. 현황을 파악해 보고 판단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거리 나선 교사 등 10만명 “우리가 바꿀것”… 교육부, 징계 말 아껴 [공교육 멈춤의 날]국회앞 4만여명 모여 ‘검은옷 물결’… 극단선택 진상규명-교권회복 외쳐“징계 운운 교육부 사과하라” 성토교육부 "징계, 오늘은 언급 않겠다" “더 이상 교사를 죽이지 말라! 억울한 죽음들의 진상을 하루빨리 규명하라!” 서울 서초구 서이초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지 49일째를 맞은 4일 전국 교사들이 ‘공교육 멈춤의 날’을 선언하고 추모 집회에 나섰다. 이날 오후 4시 반경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 모인 약 4만 명(주최 측 추산)의 교사들은 검은 옷을 입고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한 교사들에 대한 진상 규명과 아동학대처벌법 개정 등 교권보호 입법을 요구하며 1시간 반 동안 집회를 진행했다. 이날 전국에 모인 교사 등은 최대 10만 명에 달했다. 시민과 교대생, 교사 가족 등이 일부 포함된 것을 감안하더라도 전국 교원(50만 명) 10명 중 1, 2명가량이 동참한 것이다.● 연가·병가 내고 거리 나선 교사들 이날 국회의사당 앞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추모 집회가 열렸다. 경남도교육청 앞에서 4500명,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5·18민주광장 앞에서 3500명 등 전국에서 최대 6만여 명(주최 측 추산)이 모였다. 당초 국회 앞에 1만 명, 전국적으로 2만∼3만 명이 집회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교사 3명이 잇달아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규모가 크게 늘었다. 주최 측은 카네이션 1000송이를 무대 위에 헌화하며 추모 집회를 시작했다. 경기 의정부시에서 온 심양선 씨(41)는 “아내도 중학교 교사인데 공교육 붕괴가 걱정돼 나왔다”며 “같이 온 초등학교 3학년 딸도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해 봤으면 해서 함께 헌화했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엔 숨진 서이초 교사 A 씨를 지도했다는 교대 교수도 나왔다. 그는 “A 씨를 마음속에 영원히 간직하겠다”며 “선생님의 교육활동을 방해하는 모든 도전과 싸우겠다. 제자들을 꼭 지키겠다”고 외쳤다. 집회 참석 교사에 대해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힌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규탄하는 목소리도 터져나왔다. 참석자들은 “징계를 운운하며 권한을 남용한 이 장관은 사과하라”고 외쳤다. 교사들은 대부분 병가나 연가를 내고 집회에 참석했다. 병가를 냈다는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교권이 떨어질 대로 떨어져 어느 학생을 맡느냐에 따라 교사의 운명이 결정되는 상황이 불안하다”고 말했다. ● 한발 물러선 교육부 “징계 말 아낄 것” 이날 임시 휴업을 결정한 서이초에는 오전부터 추모를 위한 시민과 교사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서울시교육청이 주최한 공식 추모제가 열린 서이초에는 이 장관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여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 장관은 이 자리에서 “더 이상 소중한 선생님들이 홀로 어려움과 마주하지 않도록 함께할 것을 약속드린다”며 유화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이 장관을 포함해 그동안 집회 참석 교사 등에 대한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던 교육부도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현장 교사들이 외친 목소리를 깊이 새겨 교권 확립과 교육현장 정상화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한 후 다소 태도가 달라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사 징계에 대한 언급은 오늘은 말을 아끼겠다”며 “파업에 나선 교사를 무조건 엄정하게 다 징계하겠다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서이초를 제외하고 임시 휴업한 나머지 학교에 대해선 여전히 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징계 수위는 다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학교에 병가를 내고 자녀 둘을 추모제에 데려온 한 교사는 “교육부가 징계하겠다고 하는데 해볼 테면 해보라는 심정”이라고 했다. 조 교육감은 이날 “교육부는 교사들에 대한 징계 방침을 철회해달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김태영 기자 live@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성범죄를 저지른 공무원이 최근 증가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범죄를 단속하고 처벌해야 할 경찰이 공무원 성범죄자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4일 국민의힘 전봉민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공무원 성범죄자 현황’에 따르면 공무원 성범죄자는 지난해 523명으로 전년(398명) 대비 31.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성폭행과 성추행, 불법 촬영 등 형법상 성범죄를 저지른 공무원을 집계한 것이다. 올 1∼7월 공무원 성범죄자는 314명으로 집계돼 현 추세대로라면 지난해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 성범죄자는 2018년 395명에서 2019년 412명으로 소폭 증가했다가 이후 400명 안팎을 유지했다. 지난해 성범죄가 급증한 걸 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대면 근무가 재개되고 회식 등이 늘어난 것과 함께 공무원의 젠더 감수성이 시대에 뒤처져 있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전봉민 의원은 “공무원들의 기강 해이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2018년부터 올 7월까지 성범죄를 저지른 공무원 2434명 중에는 경찰공무원이 415명(17.5%)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시(서울시의회 포함 145명), 소방청(120명) 순이었다. 실제 최근 경찰에선 성범죄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총경급 간부 1명이 성희롱으로 해임됐고, 서울경찰청 소속 경정은 지난달 서울 종로구의 한 모텔로 여성 동료를 데려가 동의 없이 성관계를 한 혐의(준강간)로 입건돼 대기발령 조치됐다. 이건 경기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무원 성범죄의 상당수가 부하 직원을 상대로 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두드러진다. 젠더 의식 및 인권 감수성 관련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

성범죄를 저지른 공무원이 최근 증가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범죄를 단속하고 처벌해야 할 경찰이 공무원 성범죄자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4일 국민의힘 전봉민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공무원 성범죄자 현황’에 따르면 공무원 성범죄자는 지난해 523명으로 전년(398명) 대비 31.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성폭행과 성추행, 불법 촬영 등 형법상 성범죄를 저지른 공무원을 집계한 것이다.올 1~7월 공무원 성범죄자는 314명으로 집계돼 현 추세대로라면 지난해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 성범죄자는 2018년 395명에서 2019년 412명으로 소폭 증가했다가 이후 400명 안팎을 유지했다.지난해 성범죄가 급증한 걸 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대면 근무가 재개되고 회식 등이 늘어난 것과 함께 공무원의 젠더 감수성이 시대에 뒤처져 있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전봉민 의원은 “공무원들의 기강 해이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지적했다.2018년부터 올 7월까지 성범죄를 저지른 공무원 2434명 중에는 경찰공무원이 415명(17.5%)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시(서울시의회 포함 145명), 소방청(120명) 순이었다. 실제 최근 경찰에선 성범죄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총경급 간부 1명이 성희롱으로 해임됐고, 서울경찰청 소속 경정은 지난달 서울 종로구의 한 모텔로 여성 동료를 데려가 동의 없이 성관계를 한 혐의(준강간)로 입건돼 대기발령 조치됐다.이건 경기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무원 성범죄의 상당수가 부하 직원을 상대로 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두드러진다. 젠더 의식 및 인권 감수성 관련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

이승만 전 대통령의 양자 이인수 박사(92)가 4·19혁명 당시 부정선거에 항거하다 숨진 희생자들의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63년 만에 공식 사과했다. 이 박사는 부인 조혜자 여사(81)와 함께 1일 오전 10시경 서울 강북구 수유동 국립4·19민주묘지 내 유영봉안소를 찾았다. 이날 휠체어를 타고 온 이 박사는 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 관계자들의 부축을 받아 참배를 마친 뒤 성명문을 낭독했다. 이 박사는 “이승만 대통령의 아들로서 4·19혁명 희생자와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와 아울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참배와 사과에 대해서 항상 국민을 사랑하셨던 아버님께서도 ‘참 잘하였노라’ 기뻐하실 것”이라며 “국민 모두의 통합과 화해에 도움이 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조 여사도 “(이 전 대통령이 과거) 부산 학생들을 만나고 온 뒤 차 안에서 ‘내가 맞아야 할 총알을 우리 애들이 맞았다’고 하시면서 통곡하셨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이날 이 박사는 참배 전 취재진과 만나 “감개무량하다. 내 마음은 우리 국민과 똑같다”며 “진심을 알아달라는 마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흔이 넘은 이 박사는 최근 성명문을 여러 번 낭독하는 연습을 해왔다고 한다. 이날 행사에는 기념사업회 황교안 회장, 문무일 사무총장, 김문수 상임고문 등도 참석했다. 다만 4·19혁명 희생자 단체 등은 함께하지 않았다. 4·19혁명공로자회, 4·19민주혁명회, 4·19혁명희생자유족회 등 4·19를 대표하는 3개 단체는 이른 시일 내에 총회를 열어 이 박사의 사과를 수용할지 결정할 방침이다. 박훈 4·19혁명공로자회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박사가 연세도 많고 몸도 안 좋은데 묘지까지 가신 만큼 진정성 있는 사과라고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느냐”며 “이 전 대통령 측과 조만간 만나 진전된 대화를 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체들이 사과를 수용해 화합이 이뤄지면 3개 단체가 국립서울현충원 내 이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이 전 대통령 기념관 건립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9일 이종찬 광복회장에게 기념관 건립 사업을 도와 달라는 뜻을 전한 바 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검찰이 2500억 원대 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디스커버리자산운용 장하원 대표를 불러 조사했다. 장 대표는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장하성 전 주중 한국대사의 친동생이다.1일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단성한)에 따르면 검찰은 전날 자본시장법 위반과 배임 혐의를 받는 장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고위 관계자들도 최근 불러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검찰에 따르면 장 대표 등은 운용하던 펀드의 환매 자금이 부족하자 다른 펀드 투자금으로 돌려막고, 이 사실을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아 피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펀드 자금 일부가 서울주택공사(SH)의 매입 임대 사업으로 흘러간 정황을 포착하고 올 7월 SH 본사 등을 압수수색했다. 장 대표는 1300억 원대 부실 펀드 판매 혐의로 지난해 7월 구속 기소됐다. 지난해 12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아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앞서 장 대표에 대해 경찰이 2021년 5월 내사를 시작했지만 1년이 지나서야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등 부실 수사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경찰은 환매 중단 사태 당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장 전 대사와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은 입건하지 않았다. 장 전 대사와 김 전 실장은 각각 이 펀드에 60억 원, 4억 원 가량을 본인과 가족 명으로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원영 기자 o0@donga.com}
고려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졸업생이 학생과 주민을 위한 도서 공간을 조성해달라며 1억 원을 기부했다. 고려대는 정책대학원 석사 학위를 받은 홍강섭 씨가 자연계 캠퍼스에 건립 중인 정운오IT교양관에 ‘열린 도서관’을 조성해 달라며 1억 원을 기부했다고 31일 밝혔다. 지난달 30일 오후 열린 기부식에서 홍 씨는 “정운오IT교양관에 학생은 물론 인근 주민까지 이용할 수 있는 열린 도서관이 조성되길 바라는 마음에 기부를 결심했다”고 말했다.김동원 고려대 총장은 “기부금은 고려대가 자연계 교양 교육의기반을 충실하게 다지는 주춧돌이 될 것”이라고 했다. 고려대 미디어관 등 건물 18곳에 설치된 ‘열린 도서관’은 학생 등이 휴식을 취하며 자유롭게 자료를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장소마다 특성에 맞게 주제별 도서를 비치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
다음 달 1일 개원 40주년을 맞는 고려대 구로병원(병원장 정희진)이 ‘개원 4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고려대 구로병원은 29일 서울 구로구 병원 내 새롬교육관에서 기념식을 개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날 기념식에는 김재호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 이사장, 김동원 고려대 총장, 윤을식 고려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이인영 윤건영 국회의원과 문헌일 구로구청장도 참석했다. 1983년 당시 의료 취약지역이었던 구로공단 인근에 300병상 규모로 문을 연 고려대 구로병원은 현재 1091병상으로 규모를 키웠다. ‘세계 최초 열 손가락 절단 봉합 수술 성공’ ‘세계 최초 흉부 단일공 로봇수술 성공’ 등의 성과도 냈다. 보건복지부가 외상 전문의 육성을 위해 지정한 중증 외상 전문의 수련센터도 국내에서 유일하게 설치돼 있다. 김 이사장은 기념식에서 “고려대 구로병원은 중증환자 비율이 60%가 넘는 국내 최고 수준의 치료 역량과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중증 치료 역량 극대화를 위해 교직원 모두 하나가 돼 미래 병원의 선도 모델로 거듭날 수 있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고려대 구로병원은 끊임없는 혁신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고 있다. 빛나는 역사를 만들어 온 만큼 질병의 고통이 없는 인류사회 실현에 기여해 달라”고 했다. 정희진 고려대 구로병원장은 “40년 역사는 어려운 시기에 의료기관이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보여준 자랑스러운 역사다. 이를 토대로 사회의 목소리에 더 가까이 다가서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

서울 은평구 주택가에서 양손에 흉기를 들고 자해 소동을 벌인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피의자는 4년 전 조울증 진단을 받았지만 약을 끊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이 남성이 흉기 8자루를 갖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근 주민들은 극심한 불안을 호소했다. 주말 동안 흉기 난동 오인 신고와 테러 예고 글도 이어졌다.● 흉기 8개 자해 소동에 경찰특공대 출동 27일 서울 은평경찰서는 전날 오후 은평구 갈현동 주택가의 한 빌라 1층 주차장에서 술에 취한 채 흉기를 들고 난동을 벌인 30대 후반 남성 A 씨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27일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26일 오후 7시 26분경 “흉기 든 남성이 난동을 부리고 있다”는 신고를 접수한 후 현장에 출동했다. A 씨는 흉기 2개를 가슴에 대고 “자해하겠다”며 위협했고 경찰은 경찰특공대 21명 등 총 48명을 투입해 주변을 에워싼 후 설득을 이어갔다. A 씨는 경찰과 대치하면서 “엄마와 외삼촌을 불러달라”, “소주를 사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가 치킨과 소주를 제공하며 “흉기를 내려놓으라”고 유도하는 사이 경찰들이 뒤에서 제압해 체포했다. 경찰은 A 씨의 가방에서 흉기 6개를 찾아냈고 손에 들고 있던 2개까지 총 8개의 흉기를 압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10년 전 요리사로 일했던 A 씨는 “주방에서 사용했던 회칼 등을 낚시 갈 때 사용하려고 차에 실어 놨다”고 진술했다. 앞서 A 씨는 난동을 부린 장소 건너편 통닭집에서 오후부터 2시간 넘게 혼자 소주 2병, 맥주 500cc 1잔을 마신 것으로 나타났다. 또 범행 직전 주점을 나가면서 “내 소식을 들을 수 있을까”라는 등 횡설수설했다고 한다. 이후 주차한 차량에 있던 흉기 가방을 꺼낸 후 흉기 2개를 골라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다. 경찰은 “최근 어머니에게 300만 원을 빌리려다 거절당해 심하게 다툰 적이 있다”, “자해하려 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다. 간이 검사에서 마약류는 검출되지 않았다.● 오인 신고에 한강철교 멈춘 전동차은평구에서 대치가 벌어지던 시각 서울 지하철 1호선에선 “흉기를 소지한 승객이 있다”는 오인 신고가 접수되면서 서울 용산구 한강철교 위에서 열차가 멈춰 서는 소동이 벌어졌다. 경찰에 따르면 26일 오후 8시 55분경 용산역에서 노량진역 방면으로 달리던 열차에서 한 여성이 가방에서 물건을 꺼내 던지며 소란을 벌였다. 주변 승객들은 이를 흉기 난동으로 오인해 신고했으며 다른 칸으로 급하게 대피하던 승객 5명이 넘어져 다쳤다. 소방 당국은 노량진역에 정차한 전동차에서 2명을 병원으로 이송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흉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흉기 난동 및 살인을 예고하는 온라인 게시물도 이어지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23일 오후 2시 20분경 온라인 커뮤니티에 “테이저건으로 부산시장인지 뭔지 쏘면 돼?”라는 글을 올린 20대 남성을 협박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인터넷주소(IP) 추적 등을 통해 26일 오전 9시 반경 부산 자택에서 글 작성자를 체포했다. 상근예비역인 이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이 참석했던 민방위 훈련에 파견된 게 짜증 나 장난으로 글을 올렸다”고 했고, 경찰은 군 헌병대에 신병을 인계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

강력범죄를 저지른 정신질환자가 2018년 이후 4년 만에 약 2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정신질환자 입원 요건이 강화된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기간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증상이 악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중증 정신질환자의 입원과 치료를 대폭 늘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23일 경찰청이 국민의힘 전봉민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살인 강간 등 ‘5대 강력범죄’ 피의자 중 정신질환자는 2018년 4774명에서 지난해 6052명으로 26.8% 늘었다. 최근 흉기난동 피의자 중 상당수도 정신질환자였다. 이달 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에서 차량과 흉기 난동을 벌인 최원종(22)은 2020년 ‘조현성 인격장애(분열성 성격장애)’ 판정을 받고도 치료를 받지 않았다. 그러다 결국 “특정 조직이 나를 스토킹한다”는 망상에 빠져 1명을 숨지게 하고 13명을 다치게 했다. 17일 서울 관악구에서 등산로 폭행 살인을 저지른 최윤종(30)도 2015년 우울증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전동차 안에서 흉기를 휘둘러 2명을 다치게 한 50대 남성도 미분화조현병으로 치료받다 2019년부터 치료를 중단한 것으로 조사됐다. 4일 대전 대덕구에서 고등학교에 침입해 교사를 흉기로 찌른 20대 남성도 2021년 조현병과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가 치료를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정신질환자들이 제대로 치료 받지 못해 상태가 악화되는 경우가 많아졌다면서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하나는 2017년 정신질환자 입원 절차가 대폭 강화된 것이다. 지금은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보호입원을 시키려면 보호자 2명의 동의와 전문의 2명의 진단이 있어야 한다. 또 코로나19 기간 정신질환자 상당수가 치료를 중단하거나 입원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탓도 있다고 한다. 조성남 국립법무병원장은 “2017년 입원 절차 강화는 정신질환자 관리를 가족에게 주로 맡기는 결과를 가져왔다. 여기에 코로나19 당시 즉각 입원 치료를 해야 하는 환자들의 치료 중단까지 겹쳐 범죄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고 분석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23일 “중증 정신질환자에 대해 적기에 치료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사법입원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정부의 대책에 더해 현재 서울에만 있는 정신응급합동대응센터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방안 등 치료 대책 추진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

강력범죄를 저지른 정신질환자가 2018년 이후 4년 만에 약 2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정신질환자 입원 요건이 강화된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기간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증상이 악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중증 정신질환자의 입원과 치료를 대폭 늘릴 방안이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23일 경찰청이 국민의힘 전봉민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살인 강간 등 ‘5대 강력범죄’ 피의자 중 정신질환자는 2018년 4774명에서 지난해 6052명으로 26.8% 늘었다.최근 흉기난동 피의자 중 상당수도 정신질환자였다. 이달 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에서 차량과 흉기 난동을 벌인 최원종(22)은 2020년 ‘조현성 인격장애(분열성 성격장애)’ 판정을 받고도 치료를 받지 않았다. 그러다 결국 “특정 조직이 나를 스토킹한다”는 망상에 빠져 1명을 숨지게 하고 13명을 다치게 했다. 17일 서울 관악구에서 등산로 폭행 살인을 저지른 최윤종(33)도 2015년 우울증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19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전동차 안에서 흉기를 휘둘러 2명을 다치게 한 50대 남성도 미분화조현병으로 치료받다 2019년부터 치료를 중단한 것으로 조사됐다. 4일 대전 대덕구에서 고등학교에 침입해 교사를 흉기로 찌른 20대 남성도 2021년 조현병과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가 치료를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전문가들은 정신질환자들이 제대로 치료 받지 못해 상태가 악화되는 경우가 많아졌다면서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하나는 2017년 정신질환자 입원 절차가 대폭 강화된 것이다. 지금은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보호입원을 시키려면 보호자 2명의 동의와 전문의 2명의 진단이 있어야 한다. 또 코로나19 기간 정신질환자 상당수가 치료를 중단하거나 입원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탓도 있다고 한다.조성남 국립법무병원장은 “2017년 입원 절차 강화는 정신질환자 관리를 가족에게 주로 맡기는 결과를 가져왔다. 여기에 코로나19 당시 즉각 입원 치료를 해야 하는 환자들의 치료 중단까지 겹쳐 범죄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고 분석했다.한덕수 국무총리도 23일 “중증 정신질환자에 대해 적기에 치료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사법입원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정부의 대책에 더해 현재 서울에만 있는 정신응급합동대응센터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방안 등 치료 대책 추진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

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공습 대비 민방위 훈련이 6년 만에 23일 오후 2시부터 진행된다. 행정안전부는 22일에도 “공습경보 발령 즉시 대피소 또는 지하공간으로 대피하면 된다”고 재차 안내했지만 시민들 사이에선 “대피 장소와 행동 요령을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 여전히 나온다. 행안부에 따르면 전국 동시 공습 대비 민방위 훈련은 23일 오후 2시부터 20분 동안 진행된다. 이 훈련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 공습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피하기 위한 훈련이다. 일반 국민 대피와 차량 통제까지 진행하는 건 2017년 8월 이후 6년 만이다. 이번 훈련은 공습경보 발령(오후 2시), 경계경보 발령(오후 2시 15분), 경보 해제(오후 2시 20분) 순으로 이뤄진다. 공습경보가 발령되면 즉시 가까운 민방위 대피소나 안전한 지하공간으로 대피해야 한다. 고층 건물에 있을 경우 지하층으로 대피하면 된다. 민방위 대피소는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아파트 지하, 지하철역 등 1만7000여 곳이 지정돼 있다. 포털사이트나 국민재난안전포털, 안전 디딤돌 애플리케이션(앱) 등에서 가까운 대피소를 찾을 수 있다. 교통 통제 구간을 운행 중인 차량은 오후 2시부터 15분 동안 우측 갓길에 정차해야 한다. 교통 통제 구간은△세종대로 사거리∼서울역 교차로 △여의2교 사거리∼국회대로∼광흥창역 교차로 △하계역 교차로∼중화역 교차로 등 3곳이다. 다만 상당수 시민들은 훈련 하루 전까지도 훈련내용과 행동요령을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 서울 구로구에 사는 이주영 씨(23)는 “고등학생 때 단체 대피 훈련을 한 이후 너무 오랜만이라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집 근처 대피소가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고 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민방위 훈련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기본적인 훈련이므로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공습 대비 민방위 훈련이 6년 만에 23일 오후 2시부터 진행된다. 행정안전부는 22일에도 “공습경보 발령 즉시 대피소 또는 지하공간으로 대피하면 된다”고 재차 안내했지만 시민들 사이에선 “대피 장소와 행동 요령을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 여전히 나온다.행안부에 따르면 전국 동시 공습 대비 민방위 훈련은 23일 오후 2시부터 20분 동안 진행된다. 이 훈련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 공습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피하기 위한 훈련이다. 일반 국민 대피와 차량 통제까지 진행하는 건 2017년 8월 이후 6년 만이다. 이번 훈련은 공습경보 발령(오후 2시), 경계경보 발령(오후 2시 15분), 경보 해제(오후 2시 20분) 순으로 이뤄진다. 공습경보가 발령되면 즉시 가까운 민방위 대피소나 안전한 지하공간으로 대피해야 한다. 고층건물에 있을 경우 지하층으로 대피하면 된다. 민방위 대피소는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아파트 지하, 지하철역 등 1만7000여 곳이 지정돼 있다. 포털사이트나 국민재난안전포털, 안전 디딤돌 어플리케이션(앱) 등에서 가까운 대피소를 찾을 수 있다.교통통제 구간을 운행 중인 차량은 오후 2시부터 15분 동안 우측 갓길에 정차해야 한다. 교통 통제 구간은△세종대로 사거리∼서울역 교차로 △여의2교 사거리∼국회대로∼광흥창역 교차로 △하계역 교차로∼중화역 교차로 등 3곳이다.다만 상당수 시민들은 훈련 하루 전까지도 훈련내용과 행동요령을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 서울 구로구에 사는 이주영 씨(23)는 “고등학생 때 단체 대피 훈련을 한 이후 너무 오랜만이라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집 근처 대피소가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고 했다.차량 통제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시민들이 많았다.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를 자주 다니는 직장인 김용진 씨(28)는 “민방위 훈련 얘기는 들었는데 자주 다니는 도로가 통제되는 줄은 몰랐다”고 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민방위 훈련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기본적인 훈련이므로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전혜진기자 sunrise@donga.com최원영기자 o0@donga.com}

“김포골드라인에선 (혼잡도가 너무 높아) 한 사람이 중심을 잃으면 전부 다 쓰러질 것 같았습니다.” 21일 오전 7시 45분경 ‘서울동행버스’ 02번. 자리에 앉은 승객 문희찬 씨(50)는 버스를 체험한 기자에게 “김포공항역으로 가는 새 버스가 생겼다고 해서 타러 왔다”고 했다. 김포골드라인 혼잡도 완화를 위해 서울시가 만든 서울동행버스 02번 노선이 이날 경기 김포시 풍무동(홈플러스 김포풍무점)부터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역까지 운행을 시작했다. 버스는 출근시간대 매일 오전 6시 반∼8시 20분에 총 12대가 운행한다. 그러나 오전 7시 40분 풍무동을 출발한 버스에 탑승한 승객은 김포공항역에 도착할 때까지 문 씨를 포함해 5명에 불과했다. 24개 좌석 대부분을 비운 채 운행한 것.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반부터 7시 40분까지 풍무동을 출발한 버스 7대의 승객 수는 평균 7.7명에 불과했다. 동행버스가 지하철 여객 수요를 분산시키는 역할을 제대로 못 하면서 이날도 서울 방향 김포골드라인은 여전히 ‘지옥철’을 연상케 했다. 고촌역 내 김포공항역 방면 승강장에는 출입문마다 10명 넘는 줄이 만들어졌다. 지하철을 체험한 기자는 만차 상태로 진입한 전철을 3대 보내고 나서야 겨우 탑승했다. 어림잡아 200명 이상이 탑승한 객차는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몸을 웅크린 시민들은 숨만 겨우 쉬면서 김포공항역까지 이동했다. 시민들은 동행버스의 경우 지하철 환승이 불편한 데다 버스전용중앙차로가 없어 정시 도착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매일 김포에서 강서구로 출퇴근하는 김태훈 씨(32)는 “버스 정류장 위치가 김포공항역에서 다소 멀다”며 “바쁜 아침에 빠르게 환승하기 위해선 ‘지옥철’인 걸 알면서도 김포골드라인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포시와 서울시는 올 4월 김포골드라인 승객들의 호흡곤란·실신 사태가 이어지자 김포시내와 김포공항역을 잇는 추가 버스 노선을 만들고, 개화역∼김포공항역 간 가변형 버스전용차로를 개통하는 등의 대책을 연이어 내놨다. 평균 242%에 달하던 김포골드라인의 출근길 혼잡도는 지난달 160∼180%로 낮아지긴 했지만, 시민들은 여전히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김포신도시 등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은 5호선을 서울 강서구 방화역에서 김포 시내로 연장하는 게 근본 대책이란 입장이다. 이 사업은 세부 노선을 두고 김포시와 인천시가 이견을 빚고 있는데 조만간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가 최종 노선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포시 관계자는 “2033년 김포 콤팩트시티가 조성될 때까지 5호선 연장이 이뤄지지 않으면 김포골드라인은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김포=공승배 기자 ksb@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김포골드라인에선 (혼잡도가 너무 높아) 한 사람이 중심을 잃으면 전부 다 쓰러질 것 같았습니다.”21일 오전 7시 45분경 ‘서울동행버스’ 02번. 자리에 앉은 승객 문희찬 씨(50)는 버스를 체험한 기자에게 “김포공항역으로 가는 새 버스가 생겼다고 해서 타러 왔다”고 했다.김포골드라인 혼잡도 완화를 위해 서울시가 만든 서울동행버스 02번 노선이 이날 경기 김포시 풍무동(홈플러스 김포풍무점)부터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역까지 운행을 시작했다. 버스는 출근시간대 매일 오전 6시 반~8시 20분에 총 12대가 운행한다.그러나 오전 7시 40분 풍무동을 출발한 버스에 탑승한 승객은 김포공항역에 도착할 때까지 문 씨를 포함해 5명에 불과했다. 24개 좌석 대부분을 비운 채 운행한 것.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반부터 7시 40분까지 풍무동을 출발한 버스 7대의 승객 수는 평균 7.7명에 불과했다.동행버스가 지하철 여객 수요를 분산시키는 역할을 제대로 못하면서 이날도 서울 방향 김포골드라인은 여전히 ‘지옥철’을 연상케 했다. 고촌역 내 김포공항역 방면 승강장에는 출입문마다 10명 넘는 줄이 만들어졌다.지하철을 체험한 기자는 만차 상태로 진입한 전철을 3대 보내고 나서야 겨우 탑승했다. 어림잡아 200명 이상이 탑승한 객차는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몸을 웅크린 시민들은 숨만 겨우 쉬면서 김포공항역까지 이동했다.시민들은 동행버스의 경우 지하철 환승이 불편한 데다 버스전용중앙차로가 없어 정시도착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매일 김포에서 강서구로 출퇴근하는 김태훈 씨(32)는 “버스 정류장 위치가 김포공항역에서 다소 멀다”며 “바쁜 아침에 빠르게 환승하기 위해선 ‘지옥철’인 걸 알면서도 김포골드라인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포시와 서울시는 올 4월 김포골드라인 승객들의 호흡곤란·실신 사태가 이어지자 김포시내와 김포공항역을 잇는 추가 버스 노선을 만들고, 개화역~김포공항역 간 가변형 버스전용차로를 개통하는 등의 대책을 연이어 내놨다.평균 242%에 달하던 김포골드라인의 출근길 혼잡도는 지난달 160~180%로 낮아지긴 했지만, 시민들은 여전히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정수진 씨(34)는 “열차를 4, 5번 보내고 타야 했던 게 3번 정도로 나아졌을 뿐 지옥철인 것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특히 지난달 1일 서해선 소사~대곡 구간이 개통한 데 이어 이달 26일 서해선 대곡~일산 구간이 추가 개통하면 김포공항역에서 5개 노선이 환승하게 되면서 혼잡도가 한층 높아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김포신도시 등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은 5호선을 서울 강서구 방화역에서 김포 시내로 연장하는 게 근본 대책이란 입장이다. 이 사업은 세부 노선을 두고 김포시와 인천시가 이견을 빚고 있는데 조만간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가 최종 노선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포시 관계자는 “2033년 김포 콤팩트시티가 조성될 때까지 5호선 연장이 이뤄지지 않으면 김포골드라인은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김포=공승배 기자 ksb@donga.com김포=최원영 기자 o0@donga.com}

해병대가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을 수사한 자료를 경찰에 이첩했다가 항명 혐의로 군검찰 수사를 받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 대해 징계위원회를 열어 견책 징계 처분을 내렸다. 견책은 징계 중 가장 낮은 수위다. 해병대는 18일 경기 화성 해병대사령부에서 열린 박 대령에 대한 징계위 개최 사유에 대해 박 대령이 항명 파동이 불거진 이후인 11일 국방부 검찰단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한 방송에 출연하는 등 국방부 장관 허가 없이 군 외부 발표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및 ‘국방홍보훈령’을 위반했다는 것. 징계위 출석 전 박 대령은 입장문을 내고 “내 억울함과 국방부의 수사 외압을 알리려고 공영방송에 출연했을 뿐”이라며 “위법한 상황을 야기한 국방부에 출연 사전 승인을 받으라는 건 상식에 어긋난다”고 맞섰다. 그러나 이날 저녁 예상과 달리 견책 처분이 내려지자 박 대령의 법률대리인인 김경호 변호사는 “파면 해임 등 중징계를 우려했는데 가장 낮은 수위인 견책 결정을 통보받았다. 징계위원장과 위원들의 공정한 판단을 위한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그간의 강경 대응 분위기가 한층 누그러진 것. 김 변호사는 “다시 한 번 해병대는 살아 있다는 희망을 가져 본다”고도 했다. 군인권센터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해병대 수사단 수사 원안대로 사망 사건 책임자 8명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적용된 사건을 이첩받고도 수사를 개시하지 않은 최주원 경북경찰청장을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앞서 해병대 수사단은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소장) 등 8명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적용 가능하다고 명시한 보고서를 경북경찰청에 이첩했다. 이 수사 결과를 재검토한 국방부 조사본부는 8명 중 부사관과 중위 등 2명은 안전 소홀 책임은 있지만 피혐의자로 분류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의견을 17일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법조계에 따르면 사법연수원은 박 대령 항명 사건을 다룰 군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 위원을 추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사법연수원 관계자는 “국방부로부터 17일 위원 추천 공문을 받았다”며 “사법연수원 교수도 법관인 만큼 현직 법관이 군검찰 수사에 관여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한낮에 서울 관악구 신림동 공원 인근 등산로에서 여성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하고 성폭행한 30대 남성이 사전에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를 파악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피의자가 ‘너클’이라 불리는 금속 둔기를 미리 구매해 범행에 사용했다는 자백도 확보하고 정확한 경위와 동선 등을 수사하고 있다.● “CCTV 없어 범행 장소로 정했다” 18일 서울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17일 범행 직후 시민들의 신고로 체포된 피의자 최모 씨(30)는 경찰 조사에서 “집과 가까워 (관악산생태공원 인근 등산로를) 운동차 자주 다녔는데 CCTV가 없는 걸 알고 있어 (범행 장소로) 정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범행 동기에 대해선 “강간을 하고 싶어 범행했다”며 성폭행 의도가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미수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은 최 씨의 성폭력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18일 오후 강간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실제 최 씨가 범행을 저지른 등산로는 관악생태공원 둘레길 진입로에서 도보로 5분가량 떨어진 내리막 경사의 샛길로 인적이 드물었고, 수풀과 나무 등으로 뒤덮여 주변 시선을 피할 수 있는 곳이었다. 특히 최 씨의 진술처럼 이곳을 찍고 있는 CCTV도 전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가장 가까운 CCTV는 범행 장소와 도보로 3분가량 떨어진 거리에 있는데, 방범용이 아닌 산불 감시용이었다. 경찰 조사에서 최 씨는 너클로 피해자를 폭행한 사실도 인정했다. 경찰이 전날 범행 현장에서 너클 2개를 수거하고 연관성을 추궁하자 최 씨는 “너클을 양손에 착용하고 (피해자를) 폭행했다”고 자백했다. 너클은 손가락에 끼우는 금속 둔기로 온라인쇼핑몰 등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최 씨 역시 올 4월경 온라인 쇼핑몰에서 너클 2개를 구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원과 맞닿은 금천구 독산동에서 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최 씨는 17일 집에서 나와 1시간여를 걸어 오전 11시 1분경 이 장소에 도착했다. 이어 등산로에서 발견한 30대 여성을 너클로 때린 뒤 성폭행했고, 비명 소리를 들은 시민의 신고로 낮 12시 10분경 경찰에 체포됐다. 머리와 얼굴을 집중적으로 맞은 피해자는 현재 의식불명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등산로 입구 등에 있는 CCTV를 분석해 최 씨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한편, 최 씨의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기록도 확인 중이다. 최 씨의 가족은 “(최 씨가) 우울증으로 진료를 받은 적이 있으나 이후 치료를 받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체포 직후 검사 결과 최 씨는 음주나 마약을 한 상태는 아니었지만,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검사를 의뢰했다. 최 씨 집에서 확보한 컴퓨터도 포렌식을 의뢰한 상태다.● 특별치안활동 중 강력사건 또 발생 지난달 21일 신림역 거리에서 조선(33), 이달 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에서 최원종(22)이 흉기난동을 벌인 이후 경찰은 전국에 장갑차를 배치하는 등 특별치안활동을 벌여 왔다. 하지만 또다시 서울 도심에서 강력범죄가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이에 한덕수 국무총리는 18일 “112 신고 및 강력범죄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 공원 및 둘레길 등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장소에 대한 순찰을 대폭 강화하는 등 범죄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라”고 경찰에 지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18일 사건 현장을 찾아 인공지능형 CCTV 등으로 감시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자치구 CCTV 관제센터와 경찰 간 협업을 강화해 범죄 위험 징후를 신속히 파악할 계획이다. 경찰도 등산로를 산책하는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산악 지역도 순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관악구의 경우 산과 둘레길이 많아 안전 사각지대가 적지 않다”며 “산악순찰대 신설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해병대 고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을 수사한 자료를 경찰에 이첩했다가 항명 혐의로 군 검찰 수사를 받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18일 열렸다. 사전 승인 없이 TV 등에 출연한 것이 징계위 회부 사유다. 징계위 결과는 다음주쯤 박 대령에게 통보될 것으로 보인다.해병대는 이날 경기 화성 해병대사령부에서 열린 박 대령에 대한 징계위원회 개최 사유에 대해 박 단장이 항명 파동이 불거진 이후인 11일 국방부 검찰단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방송에 출연하는 등 국방부 장관 허가 없이 군 외부 발표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병대는 이 같은 행위가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및 ‘국방홍보훈령’ 규정 위반이라고 보고 있다. 박 대령은 당시 군 검찰 수사를 거부하며 “할 수 있는 수사의 최선을 다했다. 그 결과를 해병대사령관, 해군참모총장 국방부장관에 대면 보고했는데 알 수 없는 이유로 국방부 법무관리관으로부터 수차례 수사 외압을 받았고 나는 단호히 거절했다”고 언론에 밝혔다.징계위 출석 전 박 대령은 입장문을 내고 “내 억울함과 국방부의 수사 외압을 알리려고 공영방송에 출연했을 뿐”이라며 “위법한 상황을 야기한 국방부에 출연 사전 승인을 받으라는 건 상식에 어긋난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징계위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가 나올 경우) 항고하겠지만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라 기대하지 않는다. (징계 처분 취소) 행정소송을 할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군인권센터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해병대 수사단 수사 원안대로 사망 사건 책임자 8명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적용된 사건을 이첩받고도 수사를 개시하지 않은 최주원 경북경찰청장을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앞서 해병대 수사단은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소장) 등 8명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적용 가능하다고 명시한 보고서를 경북경찰청에 이첩했다. 이 수사 결과를 재검토한 국방부 조사본부는 8명 중 부사관과 중위 등 2명은 안전 소홀 책임은 있지만 피혐의자로 분류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의견을 17일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법조계에 따른 사법연수원이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항명 사건을 다룰 군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 위원을 추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사법연수원 관계자는 “국방부로부터 17일 위원 추천 공문을 받았다”며 “사법연수원 교수도 법관인 만큼, 현직 법관이 군검찰 수사에 관여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한낮에 서울 관악구 신림동 공원 인근 등산로에서 여성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하고 성폭행한 30대 남성이 사전에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를 파악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피의자가 ‘너클’이라 불리는 금속 둔기를 미리 구매해 범행에 사용했다는 자백도 확보하고 정확한 경위와 동선 등을 수사하고 있다.● “CCTV 없어 범행 장소로 정했다”18일 서울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17일 범행 직후 시민들의 신고로 체포된 피의자 최모 씨(30)는 경찰 조사에서 “집과 가까워 (관악산생태공원 인근 등산로를) 운동차 자주 다녔는데 CCTV가 없는 걸 알고 있어 (범행 장소로) 정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범행 동기에 대해선 “강간을 하고 싶어 범행했다”며 성폭행 의도가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미수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은 최 씨의 성폭력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18일 오후 강간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실제 최 씨가 범행을 저지른 등산로는 관악생태공원 둘레길 진입로에서 도보로 5분가량 떨어진 내리막 경사의 샛길로 인적이 드물었고, 수풀과 나무 등으로 뒤덮여 주변 시선을 피할 수 있는 곳이었다. 특히 최 씨의 진술처럼 이곳을 찍고 있는 CCTV도 전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가장 가까운 CCTV는 범행 장소와 도보로 3분가량 떨어진 거리에 있는데, 방범용이 아닌 산불 감시용이었다.경찰 조사에서 최 씨는 너클로 피해자를 폭행한 사실도 인정했다. 경찰이 전날 범행 현장에서 너클 2개를 수거하고 연관성을 추궁하자 최 씨는 “너클을 양손에 착용하고 (피해자를) 폭행했다”고 자백했다. 너클은 손가락에 끼우는 금속 둔기로 온라인쇼핑몰 등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최 씨 역시 올 4월경 온라인 쇼핑몰에서 너클 2개를 구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원과 맞닿은 금천구 독산동에서 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최 씨는 17일 집에서 나와 1시간여를 걸어 오전 11시 1분경 이 장소에 도착했다. 이어 등산로에서 발견한 30대 여성을 너클로 때린 뒤 성폭행했고, 비명 소리를 들은 시민의 신고로 낮 12시 10분경 경찰에 체포됐다. 머리와 얼굴을 집중적으로 맞은 피해자는 현재 의식불명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경찰은 등산로 입구 등에 있는 CCTV를 분석해 최 씨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한편, 최 씨의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기록도 확인 중이다. 최 씨의 가족은 “(최 씨가) 우울증으로 진료를 받은 적이 있으나 이후 치료를 받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체포 직후 검사 결과 최 씨는 음주나 마약을 한 상태는 아니었지만,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검사를 의뢰했다. 최 씨 집에서 확보한 컴퓨터도 포렌식을 의뢰한 상태다.● 특별치안활동 중 강력사건 또 발생 지난달 21일 신림역 거리에서 조선(33), 이달 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에서 최원종(22)이 흉기난동을 벌인 이후 경찰은 전국에 장갑차를 배치하는 등 특별치안활동을 벌여왔다. 하지만 또 다시 서울 도심에서 강력범죄가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이에 한덕수 국무총리는 18일 “112 신고 및 강력범죄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 공원 및 둘레길 등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장소에 대한 순찰을 대폭 강화하는 등 범죄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라”고 경찰에 지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18일 사건 현장을 찾아 인공지능형 CCTV 등으로 감시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시내에서 예상 밖의 범죄들이 자꾸 발생하는 것에 책임을 통감한다”며 오 시장은 “범죄예방디자인을 통해 되도록 감시 사각지대를 없애겠다”고 했다. 서울시는 자치구 CCTV 관제센터와 경찰 간 협업을 강화해 범죄 위험 징후를 신속히 파악할 계획이다.경찰도 등산로를 산책하는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산악 지역도 순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관악구의 경우 산과 둘레길이 많아 안전 사각지대가 적지 않다”며 “산악순찰대 신설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