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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규창 서울대 의대 신경외과 명예교수(현 국립암센터 신경외과 교수)가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차기 원장(2022년 임기 시작)에 내정됐다. 의학한림원은 의학 및 의학 관련 학문 분야의 국내 석학들이 모인 단체다. 2004년에 창립돼 현재 568명이 정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의학한림원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국민들에게 코로나19의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또 정부가 방역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다음은 왕 교수와의 일문일답. ―의학한림원 차기 원장이 된 소감은…. “큰 영광이다. 의학한림원의 위치와 역할을 비교하여 저의 보잘 것 없는 능력을 생각할 때 마음이 무겁다. 지금까지 경험을 되돌아보면서 앞으로 1년간 현 임태환 원장과 함께 일하면서 착실히 앞날을 준비하겠다.” ―의학한림원 수장으로서 앞으로 어떻게 이끌어나갈 예정인가. “의학한림원은 ‘앞서가는 것’보다 ‘올바로 중심을 잡는 것’이 더 중요한 단체다. 특히 여러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킨 의료계 갈등 문제 해법에 한림원의 역할이 크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차분한 대화와 설득으로 완화시키고 사안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끄는 데 중심에 서도록 노력하겠다. 물론 코로나19와 같은 민감하고 중요한 현안은 ‘앞서가는 것’에 맞춰 전문성과 신뢰성을 바탕으로 관련 단체들과 적극적인 소통을 하겠다.” ―지난해 의학한림원은 코로나19 대응에 호응해 한 달에 한 번 포럼을 개최하는 등 선제적인 역할을 해냈다. 코로나19에 대한 한림원의 역할은…. “코로나19에 대해 가짜 뉴스가 최근 쏟아지고 있다. 한림원 회원들은 모두 각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석학들이다. 무엇보다 신뢰할 수 있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민들과 소통하는 것이 중요한 임무라고 생각한다. 민감한 사안일수록 ‘믿을 수 있는’ 정보와 제안에 중점을 두겠다.” ―전문적인 정보를 국민들에게 효과적으로 알리는 게 취약하다. 해결책이 있나. “맞다. 의학한림원의 역할 중에 일반 국민들과 소통해야 하는 부분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의료계의 첨예한 갈등이 불거진 사안에 대해 국민들에게 의료계의 단기적 이해관계를 초월해 객관적인 사실을 알리고 건전한 해결 방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의학한림원이 의료계를 편드는 이해단체 중 하나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회원들과 의료계, 관련 학계, 그리고 언론의 도움을 받아 꾸준히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수밖에 없다.” ―임기 중 특별히 추진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최근 수년간 의학한림원은 조직과 활동에 있어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다. 한 단체의 대표를 맡은 사람은 그 단체가 처한 여건에 따라 맡는 역할이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까지 이룩한 성장을 안정화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의학한림원의 창조적인 면은 이미 각 부서에서 발휘하고 있다고 본다. 대내외 활동을 통해 이를 지원하는, 관리형 리더십에 충실할 예정이다. 여기에 의정갈등 완화, 의료인력양성 체계 구축, 고령사회 대응, 한의학계와의 대화, 환경문제나 복잡사회 또는 사회적 고립 속 건강 증진, 의학계와 의료계의 성찰 등 시간이 오래 걸릴 과제 또는 꾸준히 진행해야 하는 과제들에 더욱 관심을 갖고 해결을 모색할 예정이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마스크 사용이 일상화하면서 입 냄새를 걱정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몇 시간 마스크를 착용하다 벗었을 때 마스크에서 나는 냄새가 평소 자신의 입 냄새라는 걱정 탓이다. 평소엔 몰랐던 입 냄새를 마스크 때문에 알게 된 경우다. 실제로 입 냄새 원인의 90%는 입안 자체의 문제다. 불결한 구강 상태와 세균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입안의 음식 찌꺼기, 구강점막, 단백질 등이 세균과 만나 분해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휘발성 황화합물이 입 냄새다.입 냄새 없애는 손쉬운 방법은 칫솔질입 냄새를 없애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깨끗한 칫솔질이다. 부드러운 칫솔모로 잇몸과 치아를 깨끗이 닦으면 된다. 칫솔모가 닿지 않는 곳은 치실, 치간칫솔로 숨어있는 음식 찌꺼기를 제거해야 한다. 칫솔질은 횟수보다는 얼마나 오랜 시간 하는지, 그리고 시간보다는 방법과 요령이 더 중요하다. 위아래 그리고 오른쪽과 왼쪽, 앞니와 어금니로 순서를 정해 닦는 것이 좋다. 양치질을 끝냈다면 가볍게 혀와 뺨 안쪽도 닦는다. 취침 전엔 혀 클리너를 사용해 혀도 가볍게 닦는 것이 좋다. 그래도 입 냄새가 난다면 입속 세균을 관리하는 적극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칫솔질로 닦을 수 있는 구강 면적은 25%뿐으로 나머지 75%는 세척되지 못한 채 음식 찌꺼기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구강 청결제 과용은 삼가구강청결제는 칫솔이 닿지 않는 입속을 헹궈내는 역할을 한다. 입안의 음식 찌꺼기, 불순물을 씻어내는 것은 물론이고 첨가된 항균 성분이 입속 세균을 함께 씻어내 입 냄새의 원인을 없앤다. 국내 구강청결제는 95개사 267개 제품이 신고 또는 허가된 상태다. 대부분 구강청결제에 함유된 알코올은 지용성 음식 찌꺼기를 녹이는 역할을 해 입안을 깨끗이 씻어낼 수 있다. 물론 주의할 점도 있다. 알코올은 기름진 음식 찌꺼기를 녹이지만 입안의 수분까지도 휘발시켜 지나치게 사용하면 구강 건조증의 원인이 돼 입 냄새를 발생시키는 악순환을 일으킨다. 건조한 입도 냄새의 원인이기 때문이다. 침에 들어 있는 항균 능력이 떨어져 세균 번식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또 항균 성분이 세균을 씻어내는 과정에서 구강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세균, 유익균도 함께 씻어내는 단점도 있다. 제조사가 권장하는 사용량과 횟수를 지키며 사용하는 게 좋다. 어린이의 경우 전용 구강청결제를 사용하거나 상품에 표기된 사용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한다.유산균으로 입 냄새 제거구강유산균을 이용해 입속 자정력을 높이고 입 냄새를 없애는 방법도 있다. 입속 세균을 모두 씻어내는 구강청결제와 달리 구강유산균은 구강 건강에 필요한 세균, 유익한 균을 공급해 입 냄새를 일으키는 유해균을 억제, 제거함으로써 입 냄새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이다. 흔히 유산균은 장 속에 사는 유익균만 생각할 수 있지만 입안에서도 유산균을 잘 관리하면 입안의 건강을 높일 수 있다. 구강유산균은 2000년대 초반 시작되어 현재 미국, 유럽, 일본 등 30여 개국 100여 개 제품이 판매되며 대중화되는 추세이다. 국내에서도 2018년 구강유산균 전문기업 ㈜오라팜이 생산 판매하기 시작했다. 구강유산균은 충치, 치주질환 등의 원인균도 함께 없애 구강질병을 예방하고 관리하는데 도움을 준다. 우리 입속에는 장 다음으로 많은 700여 종 100억 마리 이상의 유익균과 유해균이 균형을 이루며 살고 있다. 유익균과 균형이 깨지고 유해균이 증식하면 입 냄새뿐만 아니라 충치 치주질환 등 구강 질환의 원인이 된다. 살아 있는 유산균을 사용하여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구강유산균을 섭취한 즉시 입 냄새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살아 있는 유산균을 사용하므로 유산균이 입안에 정착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며 꾸준한 섭취가 중요하다. 유산균 섭취 직후 칫솔질을 하거나 음식물을 먹으면 유산균 정착에 방해가 되므로 피해야 한다. 자기 직전 섭취하는 것이 구강 내 유산균 정착력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평소에 물을 자주 마시는 것도 입 냄새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잠에서 깨면 물을 한 잔 정도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입 냄새를 줄이려면 음주의 횟수와 양을 줄이고 금연하는 것도 중요하다. 입 냄새를 없애는 음식과 음료로는 적당량의 녹차, 섬유질이 풍부한 녹황색 채소류, 산성이 강하지 않은 과일, 플레인 요거트 등이 있다.이진한 의학전문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지역을 전수 분석한 결과 유동 인구가 많은 상업지역과 20, 30대 젊은층이 많은 지역의 확진 환자가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박재현 성균관대 의대 교수팀이 2020년 1월부터 지난달 5일까지 지역별로 발생한 코로나19 환자 수와 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국토교통부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분석한 결과다. 박 교수는 국내 코로나19 발생 환자(전체 7만3101명)를 전국 227곳 시군구별로 해당 지역의 인구로 나눈 ‘인구표준화’를 통해 분석했다. 자칫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환자 수가 늘어나는 오류를 줄이기 위해서다. 박 교수는 여기에 인구밀도, 젊은 인구 비율, 상업지역 비율, 공원 및 녹지면적 비율, 공동생활시설 수 등의 감염병 취약 요인을 함께 분석했다. ○코로나19 최다 발생은 대구 남구 3일 박 교수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코로나19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대구 남구다. 인구 10만 명당 1006명의 환자가 발생한 이곳은 지난해 신천지예수교를 중심으로 코로나19 1차 대유행이 시작된 곳이다. 그 뒤를 강원 철원군(10만 명당 466명), 전북 순창군(441명), 경북 청도군(400명) 등이 이었다. 철원은 지난해 11월 24일 하루에만 군부대에서 30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등 군 중심으로 확진자가 많이 나왔다. 순창군의 경우는 지난해 12월 순창요양병원에서 의료진과 환자의 집단 확진이 발생했으며 청도군은 지난해 초 청도대남병원의 집단감염으로 인해 순위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기준 환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은 지역은 인천 옹진군, 전남 장흥군 2곳이다. 서울에서는 종로구가 전국 6위(343명)로 환자 발생 비율이 가장 높았다. 중구(305명·전국 10위) 중랑구(267명·14위) 등이 뒤를 이었다. 광진구(173명·56위)가 서울 25개 구 가운데 환자가 가장 적었고 이어 금천구(174명·55위), 강동구(174명·53위) 등도 환자 발생이 적은 편이었다. 종로구는 지난해 12월 식당에서 시작한 집단 감염으로 인해 순위가 높아졌다. 지난해 감염자가 0명이던 인천 옹진군과 전남 장흥군은 인구밀도가 높지 않고 자연경관이 좋은 곳이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코로나19 발생률이 지역별로 차이가 나는 이유는 코로나19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이 지역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코로나19 발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지역의 인구밀도”라며 “특히 젊은 인구 비율이 높거나 유동 인구가 많은 상업지역 면적 비율이 높은 곳의 코로나19 발생률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젊은 인구가 많은 도심지역은 공원 및 녹지면적 비율이 낮을수록 코로나19 발생률이 높았다”고 덧붙였다. ○인구밀도와 젊은층 비율이 전파에 영향 박 교수에 따르면 인구밀도와 젊은 인구 비율이 낮고, 상업지역 면적 비율이 낮은 곳은 인천 강화군(110위), 강원 홍천군(57위), 충북 괴산군(38위), 충남 청양군(60위), 전북 진안군(201위), 순창군(3위), 전남 신안군(224위), 경북 군위군(177위), 의성군(109위) 청송군(58위), 영양군(195위), 청도군(4위) 고령군(122위) 성주군(164위) 봉화군(30위) 경남 창녕군(182위) 산청군(140위), 합천군(172위) 등 18곳이 꼽혔다. 병원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이뤄진 순창군과 청도군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코로나19 발생률 50위권 밖이다. 반대로 인구밀도와 젊은 인구 비율이 높고, 녹지와 공원 비율이 낮은 곳은 서울 중구(10위), 동대문구(16위), 서대문구(31위), 동작구(19위), 대구 중구(5위) 등 5곳이었다. 실제 이들 지역은 코로나19 발생 순위가 대부분 50위 안에 들어가 있다. 박 교수는 “최근 수도권으로 인구가 집중되면서 인구가 과밀화하고 좁은 지역의 유동인구가 늘었지만 상대적으로 공원 및 녹지는 줄었다”며 “이는 앞으로도 발생할 수 있는 신종 감염병 확산에 더 취약한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비대면으로 근무와 여가를 할 수 있는 스마트시티 구축이 필요한 시기”라고 덧붙였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성광의료재단은 제7대 의료원장으로 윤도흠(前 연세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을 선임했다. 성광의료재단은 강남, 일산, 분당, 구미차병원을 비롯해 차움, 차 여성의학연구소 등을 총괄하는 의료법인이다. 윤 의료원장은 1980년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를 마친 신경외과 전문의다.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과장, 진료부원장을 거쳐 제32대 세브란스병원장과 제17대 연세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을 지냈다. 윤 의료원장은 척추수술 분야의 권위자로 대한경추연구회 회장, 아시아태평양 경추학회 회장, 대한경추학회 회장,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또 서울시 병원협회 부회장, 대한병원협회 부회장, 사립대 의료원협의회 회장 등을 거쳤다. 윤 의료원장은 “41년 동안 쌓아온 임상경험과 병원 행정 등의 경험을 바탕으로 차병원의 새로운 변화와 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내 강남, 일산, 분당, 구미, 대구를 비롯해 미국, 일본, 호주, 싱가포르 등 해외 7개국에 68개의 의료기관을 보유하고 있는 차병원의 글로벌 의료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미래의료를 선도하는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3월 초중고교 개학을 앞두고 학부모 걱정이 적지 않다. 26일부터 요양병원 환자와 종사자, 의료진 등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게 되지만 학생들은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니다. 여전히 방역 위주로 코로나19 감염을 막아야 한다. 등교를 앞두고 학부모들이 궁금해하는 방역 내용을 은병욱 노원을지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와 최선아 이대목동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김민지 이대목동병원 치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봤다. ―저학년 초등학생 등교해도 괜찮을까? “저학년 아이들은 선생님 말씀을 따라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개인 위생수칙만 지키면 학교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사실 학교 폐쇄는 인플루엔자(독감) 유행 때 학교를 폐쇄하면 효과적이었던 경험을 근거로 코로나19 대유행 때도 시행됐다. 현재까지 소아청소년은 전체 확진자 가운데 10분의 1 미만이다. 발생률도 전체 연령 평균의 절반 수준으로 낮다. 이달 초 중앙방역대책본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7∼12세 확진자의 감염 경로가 ‘학원 등 교육시설’인 경우가 5.8%인 반면에 가족 및 지인 접촉을 통한 감염 사례가 37.9%에 달했다. 즉, 초등학생은 학교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이 가족 내에서 감염될 가능성보다 6, 7배 낮은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국에서 알려진 내용과도 유사하다. 방역수칙을 준수하면 안전한 등교가 가능하다.” ―소아청소년은 백신 접종에서 왜 빠지나? “소아청소년은 성인에 비해 코로나19에 걸릴 위험이 낮다. 또 코로나19에 걸리더라도 중증으로 진행될 고위험군 연령이 아니어서 우선 접종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 또 소아청소년에게 백신을 접종하기 위해선 이 연령대 대상 백신 임상연구가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소아청소년 연령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안전성을 체계적으로 평가한 연구 결과가 없다. 최근에야 일부 백신에서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평가하기 위한 연구가 시작됐다. 향후 소아청소년 연령에서의 코로나19 백신 예방효과와 안전성 근거가 확보된 다음 이들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학교에서 양치를 못 한다는데 아이들 치아에 문제가 없을까. “3월 초등학교의 등교 개학 이후 학교 안에서는 종일 마스크를 쓰고 있어야 한다. 학교 내 양치도 금지돼 학부모 걱정이 많다. 마스크 내 입 냄새가 심하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위생에도 좋지 않다. 집에 오자마자 꼼꼼하게 양치시키는 게 중요하다. 또 코로나19 확산 이후 병원 감염 우려 때문에 치아 교정, 불소 등 치아 관리 시점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병원은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만큼 어린이들은 3∼6개월에 한 번 치과를 방문해 관리를 받는 것이 좋다.” ―개학 앞둔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 꼭 강조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가정에서는 개학을 앞둔 아이들에게 일상적인 예방 조치를 가르치고 강조해야 한다. 올바른 마스크 착용 방법은 기본이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팔꿈치 안쪽에 입과 코를 완전히 가리고 하는 기침 예절을 가르쳐야 한다. 학교에서도 사용한 휴지는 가까운 쓰레기통에 버리도록 하는 등 예방 수칙을 잘 지킬 수 있도록 하는 세심한 지도가 필요하다. 아이들의 안전한 등교를 위해서는 지역 사회의 낮은 발생률 유지가 필수다. 특히 아이들은 가족 및 지인 접촉을 통한 감염 사례가 높은 만큼 어른들이 앞장서 거리 두기 지침을 준수하자. 불필요한 행사는 자제하고 꼭 해야 하는 행사는 되도록 규모를 줄이자.” ―학교나 집에서 취해야 할 위생 관리는? “학교생활에서는 무엇보다 3밀(밀집, 밀접, 밀폐) 환경을 피하기 위해 거리 두기 및 환기를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스크를 벗을 수밖에 없는 점심시간에는 칸막이 등을 이용해 비말이 튀지 않게 조심하도록 주의를 준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손 씻기 및 세안을 하고, 혹시 열이 나는지 기침, 가래, 콧물 등의 증상이 생기지 않았는지 관심 있게 살펴봐야 한다. 또 아이들이 학교에서 사용한 개인물품도 수시로 청소와 소독을 해주는 게 바람직하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최근 일부 대학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자 서울시는 관내 종합병원 57곳에 ‘모든 의료진과 환자, 보호자, 간병인을 대상으로 2주마다 진단검사를 실시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이에 대해 병원들과 의료진은 전형적인 탁상공론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서울시는 의료기관 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일종의 극약처방을 한 셈이다. 그러나 병원과 의료진의 설명은 다르다. 서울시 방침에 따르면 병원마다 매일 수백 명씩 검사를 받아야 한다. 예컨대 1만 명이 넘는 종사자가 있는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2주 동안 매일 700명이 넘는 의료진이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상황이 생긴다. 보유한 검사 장비를 모두 가동해도 검사량에 한계가 있어서다. 코로나19 검사 장비를 의심환자가 아닌 내부 직원용으로만 사용할 판이다. 코로나19 검사 대상 선정은 역학적 근거를 따져 정해야 한다. 이 같은 점에서 서울시 결정은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 현장의 의견이다. 서울시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 유행하던 2015년 6월에도 방역을 위해 ‘극약 처방’을 내린 적이 있다. 메르스에 걸렸던 의사가 재건축조합 행사와 세미나 등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두 행사에 참석한 1700여 명을 사실상 잠재적 감염자로 본 것이다. 참석자 중에서 한 명의 감염자도 나오지 않으면서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물론 다소 무리가 있어도 방역을 강도 높게 실시해야 된다는 계기가 된 점에선 긍정적 평가도 있었다. 메르스 때처럼 여전히 치료제와 백신이 없는 상황이라면 극약 처방도 나름 큰 영향력이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26일부터 본격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기존 방역 패러다임에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또 국내 제약사인 셀트리온에서 생산된 항체치료제도 각 병원에 공급돼 본격적으로 사용된다. 항체치료제는 60세 이상이거나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기저질환(심혈관계, 만성 호흡기계, 당뇨병, 고혈압 중 하나 이상)을 가진 경증환자에게 투여하는 치료제다. 지금까지는 손쓸 수 없이 지켜만 봤던 환자들에게 이제는 뭔가 투여할 수 있는 치료제가 나온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백신과 치료제가 앞으로 계속 공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방역에 있어 어떤 패러다임의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까? 신종플루의 경우를 예로 들어 보자. 신종플루도 초창기 때 강력한 방역 중심으로 시스템이 가동됐다. 하지만 감염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지 않았고 타미플루와 같은 독감치료제를 통해 예방 또는 치료 효과가 있는 것을 알게 된 뒤로는 방역 중심이 아니라 걸리면 병원을 찾는 시스템이 자리 잡았다. 가장 큰 인식 변화는 신종플루를 매년 찾아오는 독감 바이러스처럼 바라보게 된 것이다. 아직 이르기는 하지만 코로나19도 이제 독감처럼 여기게 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도 독감 바이러스의 일종이기 때문에 앞으로 계속 변이 또는 변종이 생길 것이다. 다행히 일부 RNA 백신의 특성상 변종이 생겨도 금방 이에 대항할 백신을 만들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패러다임의 변화를 기대하기 전에 우리가 몇 가지 알아야 될 것이 있다. 백신의 효과가 80%라는 말을 들으면 흔히 내 몸에 그만큼의 방어 능력이 형성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80%의 효과라는 건 100명이 맞으면 80명은 코로나19에 걸리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즉 백신을 맞아도 20명은 코로나에 걸릴 수 있다는 말이다. 접종 후에도 20명이나 감염되는 백신을 왜 맞아야 되는지 반문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이러한 백신을 통해 집단면역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80% 백신의 효과도 충분하다는 이야기다. 60∼70%만 되어도 코로나19의 확산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20명이 여전히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백신을 맞아도 계속 마스크를 끼고 다녀야 하며 당분간 모임도 기존처럼 최소화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이스라엘처럼 국내에 들어오는 백신의 양이 충분해 전 국민이 한꺼번에 맞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모든 백신은 항상 크고 작은 부작용이 있다. 이번 백신도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근데 대개는 큰 부작용이 아니었기 때문에 너무 불안에 떨지 않으면 좋겠다. 보건당국도 이럴 때일수록 실시간으로 부작용의 상관관계를 정확하게 밝혀 백신의 신뢰도가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의학, 생명과학 기술의 눈부신 발전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질병 사망률 1위는 여전히 암이다. 아직도 암은 가장 무섭고, 치료가 어려운 질병이다. 그중에 특히 폐암이 대표적이다. 폐암은 국내 암 발병률 3위(2018년 신규 진단환자 2만8628명)를 차지할 정도로 흔하며 5년 생존율 역시 담낭 및 기타 담도암(28.8%), 췌장암(12.6%) 등에 이어 낮은 편(32.4%)에 속한다. 폐암을 조직학적 기준에 따라 나누면 약 85%는 비소세포폐암이다. 폐암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조기 진단되는 비율이 낮은데, 비소세포폐암의 약 70%는 첫 진단 시에 다른 부위에 전이된 상태로 늦게 발견돼 치료가 더욱 어렵다. 비소세포폐암의 분자종양학적 특성을 살펴보면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EGFR)라는 단백질에 돌연변이가 생겨 암이 발생한 경우가 가장 흔하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인에게서 비소세포폐암의 약 40%는 EGFR 돌연변이를 원인으로 발생한다. 이 부위를 정확하게 찾아서 암세포만 죽이는 표적항암제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에 대한 치료의 패러다임을 크게 변화시켰다. 현재 표적항암제는 1차 치료제로 성분명 게피티니브(제품명 이레사), 엘로티닙(타쎄바), 아파티닙(지오트립), 다코미티닙(비짐프로) 등이 개발돼 시판되고 있다. 이 약들은 비교적 초기에 나왔기 때문에 1세대 및 2세대 표적치료제라고 불린다. 그러나 이러한 치료를 받은 환자의 대부분에서는 더 이상 치료제가 반응하지 않는 내성이 발생한다. 다행히 내성에 효과가 좋은 표적항암제인 3세대 치료제 오시머티닙(타그리소)도 나와 있다. 더구나 최근엔 폐암 환자의 치료를 어렵게 하는 항암제 내성과 관련해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1월에 유한양행이 개발한 폐암치료제 레이저티닙(렉라자) 식약처로부터 31호 국산신약으로 허가를 받은 것이다. 렉라자도 타그리소와 마찬가지로 폐암 돌연변이 유전자인 EGFR만을 표적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효과를 갖는 3세대 표적항암제이다. 특히 이전까지 1, 2세대 EGFR 폐암치료제 내성 환자의 경우 사용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 타그리소 하나뿐으로 극히 제한적이었던지라 ‘렉라자’의 품목허가는 환자들의 치료 기회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렉라자는 표적에 대한 높은 선택성을 나타내며, 시판 중인 다른 EGFR 표적 항암제에 비해 항암 효과가 좋고 피부발진, 설사와 같은 부작용 발생이 낮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렉라자의 임상연구를 이끌어 온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 조병철 교수는 “이번 렉라자 국내 허가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항종양 효과 및 안전성을 통해 우리나라 폐암 환자들에게 좋은 치료 대안이 될 것이며 또한 글로벌 임상을 통해 전 세계 폐암환자의 희망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폐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치료 기회를 확대해 줄 국산신약의 등장에 따뜻한 약으로 역할을 할 것으로 필자는 기대를 해본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병의원에서 난청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9년 기준 약 61만 명이다. 10년 전에 비해 50%나 늘었다. 특히 성인의 경우 갑자기 생기는 ‘돌발성 난청’이 많은데 이 중에서도 한쪽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일측성 난청’을 주로 겪는다. 일측성 난청이 오더라도 다른 한쪽 귀로 들리기 때문에 어느 정도 적응하고 살아갈 수 있다. 이 때문에 난청이 생긴 것을 잘 모르거나 방치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신체기관은 대부분 좌우 한 쌍으로 이뤄져 있는데 한쪽이 작동되지 않으면 결국 다른 한쪽도 문제를 겪게 된다. 이에 일측성 난청의 원인과 증상 그리고 이를 치료하기 위한 인공와우 수술 등에 대해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문일준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갑자기 일측성 난청이 일어나는 원인은…. “잘 듣고 있다가 갑자기 발생하는 돌발성 난청의 경우, 원인은 굉장히 많지만 주로 혈관의 문제, 혈액순환 장애, 바이러스 감염, 청신경 종양 등으로 인해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일측성 난청이 오면 어떤 불편함이 있나. “양쪽으로 소리를 듣는 이유는 소리를 입체감으로 듣기 위해서다. 그래서 한쪽에 소리를 못 들으면 소리의 방향성을 잃게 된다. 즉 누가 나를 불렀는데 오른쪽인지 왼쪽인지 등 어떤 방향에서 소리가 들리는지 모르게 된다. 특히 차가 경적을 울려도 어디에서 차가 오는지 몰라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또 난청은 이명도 불러온다. 이명이 오면 많은 환자들이 우울감, 무력감 등 추가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겪게 된다. 더 큰 문제가 오기 전에 미리 진단 및 치료를 받을 것을 권해드린다.” ―일측성 난청의 치료 방법은 무엇인가. “첫째는 다들 아는 보청기다. 하지만 청신경이 다 죽은 그래서 난청의 정도가 심한 환자는 보청기를 써도 소용이 없다. 소리를 증폭만 해 주기 때문에 오히려 소리를 들을 때 반대 쪽 잘 듣는 귀에 방해가 된다. 그래서 크로스 보청기를 사용한다. 즉 일측성 난청일 경우 양쪽에 모두 보청기를 착용해 안 들리는 쪽으로 들어온 소리를 이 보청기가 잘 들리는 귀로 넘겨서 사용자가 듣게 해 준다. 다만 소리의 방향성은 기대하기 어렵다. 진정한 의미에서 제대로 된 치료라고 보기 어렵다.” ―그럼 보청기 말고 다른 대안이 있는가. “청력이 죽었다는 의미는 달팽이관 내에 여러 세포들이 망가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달팽이관을 대신하는 인공와우가 가장 좋은 재활이다. 인공와우 기계가 달팽이관 내에 이식되면 외부 어음처리기를 통해 소리를 듣는 원리이다. 40년 전에 개발되어 전 세계 수십만 명의 환자가 인공와우로 소리를 찾았다. 안전성이나 효과 면에서 굉장히 입증된 의료기기이다. 다만 한쪽만 청력이 안 좋을 시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다.” ―인공와우의 효과는 어떤가. “인공와우 수술 전과 후의 청력 수치를 비교 분석한 외국 논문에 따르면, 수술 전 말소리 분별 능력은 20% 전후로 떨어졌는데 수술한 지 6개월째부터는 60% 이상 올라가는 것을 확인했다. 소음 속에서 20%밖에 못 들었던 환자들이 수술 후 60% 이상 알아듣는 것과 같다. 물론 100%를 기대했다면 그 수치에는 못 미치지만, 인공와우는 분명 듣는 것에 향상을 보여준다. 또한 난청 환자에게는 시끄러운 데서 얘기할 때 인지력이 떨어지는 것이 문제였는데, 또 다른 논문에서 인공와우 수술을 통해 소음 속에서 어음 인지력이 좋아진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명의 경우에도 근본 원인인 청력을 치유하지 않고는 치료될 수 없다. 그래서 한 논문에서는 이명 환자들이 인공와우 수술을 했더니 부차적으로 이명도 굉장히 좋아지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16%는 이명이 완전히 좋아졌고, 75%의 확률로 이명이 호전됐다.” ―그렇다면 인공와우 수술을 언제 하면 좋은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양쪽으로 소리를 들어 뇌의 양쪽을 고루 자극시켜야 하는데, 한쪽에 소리가 들어가지 않으면 한쪽 뇌는 활성을 잃고 퇴화된다. 그런데 난청 이후 시간이 오래 지나지 않았을 때 인공와우로 소리 자극을 주면 효과가 매우 좋다. 난청이 온 다음에 20∼30년 또는 30∼40년 지났다고 하면 아무래도 1, 2년 내 수술한 분들에 비해 효과가 떨어질 수도 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올해 설 연휴(11∼14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로 인해 예년과 달리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지나갔다. 많은 집에서 가족 모임을 갖지 못했다. 상당수 가족이 지난해 추석에 이어 다시 명절을 맞고도 부모님 등 어르신을 직접 뵙지 못하고 있다. 부모는 물론 자녀, 손자들의 아쉬운 마음과 걱정이 점점 커지는 이유다. 이럴 때 비대면 접촉을 자주 하는 것도 어르신들의 정신 건강에 긍정적 효과가 있다. 홍창형 아주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최근 조사 결과 어르신에게 주 1회 전화하는 것은 월 1회 방문과 비슷한 우울증 예방 효과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며 “특히 손주와 따로 사는 어르신은 주 1회 이상 손주와 통화하면, 그렇지 않은 어르신에 비해 3년 후 우울증 발생 위험이 23% 낮아졌다”고 말했다. 홍 교수의 도움말을 통해 코로나19 시대 비대면으로 부모님과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알아봤다.○휴대전화로 동영상 보내기 먼저 전화 및 영상통화와 함께 짧은 동영상을 촬영해 보내는 게 효과가 있다. 동영상은 보고 싶은 자녀와 손주의 얼굴을 직접 볼 수 있다. 가족들의 건강하고 화목한 모습을 확인하는 것도 장점이다. 다운로드해 보고 싶을 때마다 두고두고 볼 수도 있다. 대개 부모는 자녀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눈으로 봐야 마음이 편해진다. 또 영상메시지를 통해 누군가 와 있는 것처럼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 아들, 딸, 며느리, 손자, 손녀 모두 1분씩만 투자해 어르신에게 안부 동영상을 보내 보자.○무료 영상통화 방법 알려주기 부모님에게 무료 영상통화 방법을 알려주는 것도 좋다. 전화 목소리만 듣다가 영상으로 소통하다 보면 더욱 반갑고 감정 전달이 잘된다. 부모님 댁에 와이파이만 되면 ‘카카오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동영상 회의 애플리케이션인 ‘줌’ 등을 이용해 무료 영상통화가 가능하지만 어르신들 중에는 모르는 경우가 많다. 영상통화를 통해 자녀나 손주를 보고 싶지만 요금 부담이나 하는 방법을 몰라 선뜻 하지 못하는 부모를 위해 무료 영상통화 방법을 알려주자. 홍 교수는 “자녀나 손주는 부모님께 전화 드리는 것을 크게 중요하지 않게 생각할 수 있지만 진료실이나 지역사회 노인정신건강센터에서 많은 어르신들을 만나 보면 전화나 영상통화가 어르신 건강에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실감한다”고 말했다. ○전화 안부는 꼭 ‘묻고 답하는’ 방식으로 어르신들은 만성질환으로 고통 받는 경우가 많다. 전화나 영상통화를 할 때 꼭 건강 관련 안부를 묻는 것이 좋다. 제때 고혈압약, 당뇨병약, 고지혈증약, 관절염약 등을 챙겨서 드시는지 확인해야 한다. 어느 병원에서 몇 개월에 한 번씩 약을 처방받는지,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등은 잘 조절되고 있는지, 무릎이나 허리 통증은 없는지, 변비는 없는지 등을 확인한다. 전화 통화 때는 묻고 답하는 형태로 통화하는 것이 좋다. 가령 단순하게 “어떻게 지내시냐”고 물어보면 “잘 지낸다”는 답변으로 통화를 마치는 경우가 많다. 구체적으로 △몇 시에 일어나고 몇 시에 주무시는지 △아침 점심 저녁 식사는 몇 시쯤 어떤 음식을 먹는지 △운동은 매일 몇 시쯤 어떤 운동을 어느 정도 하는지 △정기적인 병원 방문 횟수와 매일 복용하는 약은 몇 개인지 등을 확인하는 게 좋다. 특히 어르신들은 치매나 뇌중풍(뇌졸중) 전조증상이 있어도 자식들이 걱정할까 봐 제대로 말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전화통화를 할 때 더 꼼꼼히 챙기는 게 좋다. 홍 교수는 “호미로 막을 병을 가래로 막지 않으려면 부모님께 자주 전화를 해 일상생활 패턴의 변화가 생겼는지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며 “비대면으로 부모님 안부를 챙기면 다소 제한이 있을 수 있지만 전화나 영상통화를 통해서도 충분히 부모님 건강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대학생 박모 씨는 요즘 원인 모를 기침이 스트레스다. 안 그래도 기침을 할 때면 주변 눈치가 보였던 게 사실. 그런데 최근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성행하다보니 공공장소에서 기침을 하게 되면 주위의 따가운 시선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기침은 누구에게나 쉽게 찾아올 수 있는 불청객이다. 보통은 2주 정도면 저절로 낫지만 때로는 그보다 훨씬 오래 지속되기도 한다. 의학적으로는 성인을 기준으로 8주 이상 기침이 이어지면 ‘만성기침’이라고 부른다. 이런 경우에는 일반 감기와 달리 저절로 낫기가 쉽지 않다. 만성 기침을 야기하는 원인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만성기침의 3대 원인으로는 보통 △후비루증후군 △위식도역류성질환 △천식을 꼽는다. 먼저 후비루증후군은 흔히 ‘코가 뒤로 넘어가는 증상’을 호소하는 질환이다. 비염 등으로 평소에 콧물이 많은 환자에서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며 목 뒤의 ‘기침 수용체’를 자극하면 기침이 발생한다. 기침이 날 때 입안을 자세히 보면 코가 뒤로 넘어가는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병원에서는 콧물을 줄이는 항히스타민제 등의 약물치료를 시도한다. 위식도역류성질환은 특이하게 위에서 식도로 위산과 함께 역류한 음식물이 식도 벽을 자극해 기침이 나게 한다. 다시 말해 호흡기 질환의 문제가 아니라는 뜻. 위식도역류성질환으로 인한 기침은 누워 있다 일어나는 아침에 주로 발생하는 게 특징이다. 따라서 식후 바로 눕지 않기, 야식과 과식 줄이기 등의 생활습관 교정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만일 기침이 심할 경우라면 위산억제제를 사용할 수도 있다. 천식도 만성기침을 일으키는 대표 원인 중 하나다. 천식으로 인한 기침은 마른 기침이 특징이며 기도가 특정 물질에 반응해 수축하면서 나오게 된다. 천식은 알레르기 검사로 확진할 수 있다. 치료제로는 흡입형 스테로이드, 기관지확장제 등을 사용한다. 이세원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대부분의 만성기침은 원인을 찾으면 거의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민간 요법 중에서도 기침을 줄이는 것으로 알려진 방법이 다양하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꿀, 도라지, 배즙 등이 있다. 이 가운데 꿀은 일부 논문에서도 기침 완화 효능이 확인됐다. 최근 영국 옥스포드 대학 연구팀은 “꿀이 일반 약물보다 감기나 독감 증상 완화에 효과적”이라며 “기침의 정도와 횟수 모두에서 긍정적인 개선을 보였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꿀로 인한 부작용은 거의 없기 때문에 충분히 시도해 볼 만한 방법이다. 한편 건조한 겨울철에는 기도 내부의 점막이 마르면서 자극이 일어나 기침이 잦을 수 있다. 따라서 가습기를 틀고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정재원 인턴기자 울산대 의대 본과 4학년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혈관질환이라고 하면 흔히 뇌동맥질환이나 심장동맥질환 등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최근에는 팔다리를 지나는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말초동맥질환도 늘고 있다. 말초동맥 질환은 방치할 경우 5년 생존율이 50% 미만까지 떨어지게 된다. 나승운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는 “말초동맥질환의 5년 생존율은 대장암보다도 낮다”며 “말초동맥 질환이 평생 관리를 잘해야 되는 전신 동맥 질환임을 명심해야 된다”고 말했다. 나 교수와 함께 나진오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 안철민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 등 3명의 도움말을 들어 말초동맥질환을 자세히 알아봤다. ―혈관질환 때문에 다리가 아플 수 있나. “물론이다. 다리에도 많은 혈관이 지나간다. 혈관이 다리 쪽으로 가면서 아주 가느다란 혈관들이 손끝이나 발끝까지 들어간다. 관상동맥이 막히면 심근경색이 오듯 말초혈관이 막히면 마치 심근경색 때와 같은 통증이 다리 쪽에서 생긴다. 다리근육으로 충분히 피가 가질 않기 때문인데 생각보다 다리가 훨씬 더 아플 수 있다.” (나진오 교수) ―말초동맥 질환 때문에 생기는 증상은. “많이 걷고 활동할수록 다리 통증이 심해진다. 증상이 심해지면 가만히 있거나 조금만 움직여도 아플 수 있다. 또 다리 색깔이 푸르스름해지거나 곪아서 상처가 생길 수 있다. 피가 다리로 가지 않는 정도가 심해질수록 상태가 단계적으로 악화된다. 여러 가지 증상 변화를 보일 수 있다. 가장 흔한 증상은 휴식을 취할 때 통증이 줄어들고, 빨리 걷거나 오래 걸을수록 통증의 강도나 지속시간이 길어진다. 디스크나 척추협착증의 증상과 말초동맥질환 증상이 유사하기 때문에 이들 질환과 구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나승운 교수) ―말초동맥 질환의 원인을 찾기 위해서 어떤 검사를 받나. “기본적으로는 신체검사를 통해서 양쪽 다리의 온도 차이가 있는지 확인한다. 또 양쪽 맥박을 체크해서 한 쪽 맥박만 약해졌는지 확인한다. 혈류 검사도 받는다. 혈류 흐름에 장애가 생길 경우 해당 부위 말초동맥의 정상 파형이 나오지 않으므로 말초동맥질환 진단을 할 수 있다. 컴퓨터 단층촬영(CT)이나 초음파 검사를 통해 혈관이 막혀있는 부분을 정확하게 체크할 수 있다.”(안철민 교수) “당뇨병이나 당뇨족부 환자들은 콩팥 기능이 저하된 경우가 많다. 그땐 신장에 부담이 없는 초음파검사를 많이 한다. 특히 당뇨족부 환자들은 골수염이 동반된 경우가 많아 골수도 같이 치료할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병행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영상검사를 적절히 해서 병의 수준과 단계를 확실히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나승운 교수) ―치료는 어떻게 하나. “말초동맥질환이 있으면 기본적으로 동맥경화도 함께 있는 고위험군이다. 심혈관 질환에 사용하는 약물치료를 한다. 혈관이 심하게 막혀 있거나 좁아져 있는 경우엔 넓혀주는 시술이나 수술 치료를 한다. 시술은 풍선을 혈관 속에 넣어 넓혀주는 ‘풍선 확장술’을 많이 하는데, 그래도 혈액 흐름이 좋지 않으면 심근경색 치료에 사용되는 ‘스텐트 삽입술’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시술에도 효과가 없다면 혈관을 새로 이어 붙이는 수술 치료를 해야 한다.”(안철민 교수) ―말초동맥질환 예방은 어떻게 할 수 있나. “혈관을 건강한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관 내 콜레스테롤 덩어리, 즉 기름덩어리를 없애야 한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면 고지혈증 치료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혈관에 내피세포가 손상이 되지 않도록 해야 된다. 혈관 내피세포를 공격하는 주된 원인은 흡연이다. 말초동맥질환 예방을 위해선 금연이 필수다. 고혈압도 문제가 된다. 혈압이 높을수록 그만큼 혈관에 압력이 가해진다. 혈관이 금방 딱딱해지면서 혈관병을 유발하기 때문에 고혈압 관리도 매우 중요하다. 당뇨병 관리도 중요하다. 맹물하고 설탕물을 생각해보자. 맹물은 그냥 매끈매끈하게 잘 흘러가지만 설탕물은 끈적끈적하다. 당뇨병은 혈액을 끈적끈적하게 만든다. 혈관이 막히는 이유다. 따라서 당뇨병 조절도 굉장히 중요하다.”(나진오 교수) “말초동맥질환은 빙산의 일각이다. 결국은 관상동맥, 경동맥을 포함해서 여러 혈관 질환이 다 동반되어 있을 가능성이 많다. 하지만 너무 비관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해결할 수 없는 비가역적인 것들은 어쩔 수가 없다. 나이, 성별, 가족력, 유전배경 등은 바꿀 수 없는 위험인자이다. 하지만 직접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있다. 금연, 고콜레스테롤증, 고혈압, 당뇨병 조절은 우리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 또 비만이라면 운동을 해서 살을 뺄 수 있도록 노력해야 된다. 생활습관 교정은 말초동맥질환뿐 아니라 심근경색, 뇌졸중과 같은 심혈관질환에 중요하다. 또 이미 병이 생긴 분들이 2차 질환 예방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희망을 갖고 꾸준히 노력하기를 권고한다.”(나승운 교수)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말초동맥질환 예방법○ 흡연은 혈관을 좁아지게 하므로 반드시 금연한다. ○ 빨리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 유산소 운동을 강화한다. ○ 계단 오르내리기로 다리 혈관을 튼튼하게 한다. ○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 등 위험요인이 있으면 정기적으로 검사받는다.○ 기름진 음식을 삼간다.강동경희대병원 제공}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은 설 연휴를 앞둔 9일 허정무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 김병지 대한축구협회 부회장과 함께 서울 관악구 동명아동복지센터를 방문해 축구공과 과일 등 선물을 전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이날 정 이사장 등은 어린이들이 생활하는 컴퓨터실과 세미나실 등을 살펴본 뒤 선물을 전했다. 앞서 아산사회복지재단은 2020년 김연희 동명아동복지센터 사무국장에게 아산상 복지실천상을 수여했다. 김 사무국장은 28년간 아동복지시설에 근무하며 가족 해체로 위기에 놓인 어린이들의 올바른 성장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이진한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검증한 전문가들이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사용 허가를 정부에 권고했다. 65세 이상 고령층도 접종 대상에 포함시켰다. 단, 고령층의 효과를 판단할 자료가 충분치 않다며 신중한 접종과 함께 추가 자료 제출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일종의 조건부 허가다. 정부는 10일 최종 검증 절차 직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사용을 허가할 예정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법정 자문기구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중앙약심위)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허가를 권고한다고 5일 밝혔다. 대상은 18세 이상이다. 유효성 논란이 불거진 65세 이상도 접종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 대신 고령층 접종 시 주의사항에 ‘효과에 대한 자료가 충분하지 않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내용을 넣으라고 권고했다. 오일환 위원장은 “65세 이상에서도 항체의 양은 적당한 수준으로 형성됐다”며 “다만 통계적으로 (임상 대상자 수가) 부족한 만큼 신중하게 사용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열린 1차 검증 단계에서는 “고령층을 접종에서 배제할 이유가 없다”는 다수 의견이 나왔다. 중앙약심위 의견은 1차 때보다 조금 신중해진 것이다. 그러면서 향후 질병관리청(질병청)이 개최할 예방접종전문위원회에서 고령층 접종을 다시 한번 논의하라고 덧붙였다. 안전성의 경우 1차에 이어 중앙약심위도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만약 최종적으로 고령층 접종이 늦춰질 경우 접종계획 변경이 불가피하다. 조건부 접종으로 결론이 나면 효과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기피 현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동아일보와 한국비엠에스제약이 지난해 12월 16일 ‘제1회 환자보호자의 날’을 맞아 진행한 수기 공모전에 총 82명의 사연이 접수됐다. 이번 공모전은 암 환자 치료의 동반자인 환자 보호자의 노고와 이들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이번에 접수된 수기에는 부모, 자녀, 형제, 친인척의 입장에서 환자를 돌보는 데 최선을 다한 보호자들의 절절한 심정이 담겼다. 보호자들은 환자 곁에서 동병상련하면서 자신이 환자가 되기도 했다. 이를 극복하는 과정도 상세히 담겼다. 공정성을 위해 3차 심사까지 진행된 이번 수기 공모전의 심사위원단에는 백진영 대표(한국신장암환우회), 문성호 작가 등 총 5명이 참여했다. 이번 공모전에선 대상 1편, 최우수상 2편, 우수상 4편 등 총 7편의 수상작이 나왔다. 대상 수상작은 동아닷컴(www.donga.com·본문 하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심사위원들은 환자를 돌볼 때 나타나는 문제와 이를 해결하는 과정이 잘 드러난 사연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현재 시중에는 환자 보호자를 위한 구체적인 지침이나 조언서가 없는 상황이다. 환자 보호자들의 생생한 사연을 통해 병간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우울감 등 정신적 고통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정리했다.○‘독박 간병’은 ‘노(NO)’…추억 쌓기 나서야 경제 상황이 좋다거나 사는 곳이 가깝다는 이유 등으로 가족 중 한 사람이 간병 의무와 책임을 떠맡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와 같은 ‘독박 간병’은 환자 보호자가 금방 지치는 원인이 된다. 또 다른 환자를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이번에 제출된 수기에서도 아버지 간병을 전담하던 어머니가 쓰러져,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환자가 된 사례가 나온다. 이런 일을 막기 위해선 가족 모두가 참여하는 공동 간병이 필요하다. 가족들이 모여 각자 보호자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을 나누고 서로의 수고에 대한 감사와 응원을 하는 게 중요하다. 환자가 조금이라도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가족 모두가 웃을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것도 도움이 된다. 멀리 떨어진 가족들을 위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단체 채팅방 등을 만들고 서로의 시간을 공유하는 게 좋다. 가족에게 집중하고 사랑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별 연습을 하는 생활을 해야 한다. 환자의 마지막 기억은 병실 대신 가족이 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힘든 걸 인정해야…‘버킷리스트’도 추천 환자 보호자는 자신이 힘들어도 환자에게 이런 감정을 전달하기 어렵다. 가끔 보호자도 웃음이 필요하지만 병마에 시달리는 환자를 보고 웃거나 행복한 것에 죄책감을 가질 때도 있다. 하지만 이런 마음가짐은 환자와 보호자 모두를 힘들게 만든다. 힘든 감정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환자에게 터놓고 이야기해야 함께 이겨낼 수 있다. 전문적인 심리 상담도 큰 도움이 된다. 만약 필요하면 지역 주민센터에서 상담 신청을 할 수 있다. 보호가 필요한 암 환자에게 꼭 필요한 것은 살아야 할 동기와 목표다. 또 이를 함께 실천하는 가족의 존재가 필요하다. 환자와 보호자가 함께 삶의 의지를 담은 버킷리스트를 만들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면서 하나씩 지워가는 과정에서 더 행복해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환자 보호자의 개인 시간을 가지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보호자는 흔히 휴일이나 휴가도 없이 환자 간병에만 매달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보호자가 환자와 떨어져 자신만의 시간을 잠시라도 갖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짧은 시간이라도 본인을 위한 시간을 갖고 걱정과 근심을 잊어야 한다. 마음의 여유를 찾아야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의 가치를 알 수 있게 된다. 물론 이를 위해선 가족들의 간병 분담이 필수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환자보호자의 날 수기공모전 대상 다음 생에도 전 꼭 아빠, 엄마 딸로 태어날 거예요- 안선미수업을 마치고 교실에서 나오니 내 휴대폰으로 전화가 14통이 와있었다. 동생, 남편 등 암으로 몇 년째 누워 계시는 아버지를 생각하며 갑자기 눈물이 쏟아졌다. 아빠가 이제 진짜 내 곁을 떠나시는 건가? 전화기를 손에 잡고는 떨려서 정작 전화를 걸지 못하고 교무실에 앉아 남들 모르게 눈물만 닦았다. 교무실을 우연히 지나가는 우리반 녀석이 날 쳐다보더니 선생님. 우세요?”라고 말을 한다. 갑자기 교무실의 모든 사람들이 날 쳐다보며 걱정 어린 눈빛을 보냈다. “아니예요. 좀 전에 책을 읽었는데 너무 슬픈 문귀가 있어서요……. 저 안울어요.” “아-”학생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혼자 휴대폰을 들고 화장실로 나왔다. 그리고 나서 동생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누난데 왜 전화했어? 혹시……” “누나 왜 그렇게 전화를 안받아. 지금 아빠 병간호하던 엄마가 저 혈당에 쇼크로 쓰러지셔서 병원 응급실에 계신다고. 아빠보다 엄마가 더 먼저 돌아가시게 생겼어. 어떻해” “그럼 아빠는? 까다로워서 간병인도 쓸 수 없는 우리 아빠는 누가 간호해?” 지금 아버지가 문제야? 불쌍한 우리 엄마는 어떻해. 몇 년째 저렇게 아버지만 간호하다가 저렇게 쓰러지셨는데. 무서워 죽겠어. 엄마가 눈도 파르르 떠시고 의식도 없으신데. 어떻해. 누나” 하며 울어버리는 동생. 전화를 끊고는 교장선생님께 사정을 말씀드리고 학교 밖으로 나왔다. 차에 앉아 시동을 켜려고 하는데 차 앞에 놓아둔 엄마 사진에 시선이 고정됐다. “엄마. 엄마. 엄마. 아버지도 아프신 데 엄마까지. 정말 안되요.” 한참을 울다가 엄마 아빠가 계시는 대전으로 향했다. 떨리고 무서운 마음에 솔직히 운전할 자신이 없었지만 차가 없으면 대전에 가서도 대중교통을 이용해 여기저기를 다녀야 하는 걱정이 앞서 난생 처음으로 고속도로를 운전해서 달렸다. 엄마가 계시는 대학병원 응급실. 조용이 누우셔서 의식이 없으신 엄마를 쳐다보는 순간 참 이상하게도 금방까지 흐르던 눈물이 멈춰지고 우리 엄마를 살려야 겠다는 생각에 정신이 확 들었다. ‘내가 지금 울고 정신을 놓아버리면 우리 엄마, 아빠는 어떻하라고. 안돼. 안돼. 힘을 내야지.’ 내 자신을 위로하면 달랬다. 그리고는 여기 저기서 울고 있는 가족들을 모아 회의를 시작했다. ‘현재 의식이 없으신 엄마는 나와 여동생이 일주일 씩 연가를 내고 병간호를 하고, 까다로우신 우리 아빠는 아들과 사위 3명이 2, 3일씩 번갈아 가며 병간호를 해보고, 안되면 간병인을 써보자. 서로 서로 지치지 않게 잘 챙겨 먹으면서 엄마 아빠에게 집중하고, 경비는 어느 한집에서 내지 말고 각자 조금씩 집집마다 돈을 내어 공동 경비를 마련하고 그걸 지출하면서 병간호를 해보자’ 였다. 그리고 난 후 양쪽 병원을 오가는 힘든 병간호가 시작되었다. “환자분이 기력이 많이 떨어지셨나 봐요. 대부분 저 혈당에 쇼크가 오면 금방 깨어나시는데. 이틀째 깨어나시지를 않네요. 아마 깨어나셔도 고혈압약, 당뇨약을 복용하시면서 평생 관리를 하셔야 할껍니다.”라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에 그냥 고개가 떨구어졌다. 하루 종일 내가 엄마만 바라보고 있는데도 의식이 없으신 우리 엄마. 소변에 대변을 받아내며 엄마의 몸무게가 너무 가벼워졌다는 걸 느꼈고 ‘암환자인 아빠의 병간호는 항상 우리 엄마의 몫’이라고 생각하고 방관하고 살았던 내 자신과 우리 자식들이 엄마에게 너무나 무심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 더욱 죄송했다. 나흘만에 의식을 차리신 우리 엄마. 깨어나자 마자 본인 걱정이 아닌 아빠 걱정을 하시면서 아빠가 계시는 병원으로 가시겠다고 주섬주섬 옷을 입으셨다. “안돼 엄마. 지금 엄마 혈압에 당뇨도 오셨데요. 평생 약도 드셔야 하고 지금보다 기력이 더 떨어지면 합병증이 오셔서 돌아가실지도 모른데요. 아빠는 아들하고 사위가 잘 보살피고 있으니까. 걱정마시고 병원에 좀 더 계셔줘요.” 나의 말에 다시 옷을 벗고 누워 계시던 엄마. “내가 없으면 니 아빠 불쌍해서 어떻해. 입도 까다로워서 아무거나 드시지도 않고 내가 없으면 하루 종일 말 부칠 사람도 없을텐데…….” 하고는 한참을 우셨다. 그것도 잠시 내가 점심을 먹고 은행 업무를 보려고 나간 사이 엄마는 택시를 잡아타시고 아버지가 계신 병원에 가셔서는 몇 시간을 계시더니 또 쓰러지셨다. 그리곤 다시 사흘간 깨어나지 않으시는 우리 엄마. 난 그렇게 또 다시 엄마랑 병원에 2주간을 있으면서 엄마, 아빠가 빨리 괜찮아 지시기를 기도하며 매일매일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엄마가 주무실 때 왼쪽 눈을 자주 깜박이시는 것도, 엄마의 얼굴 왼쪽 볼에 점이 두개 있다는 것도, 엄마의 손발톱을 깎으면서 엄마의 험한 발이 참 예쁘다는 생각도 처음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한달이 지나고 엄마가 퇴원을 하시게 되어 다시 우리들은 일상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우리 엄마는 예전에 암환자인 아버지를 혼자 돌보시던 강하고 부지런한 그런 엄마가 아니셨다. 평생 혈압약에 당뇨약을 드시면서 식사 조절을 하셔야 하고 조금만 힘들어도 식은 땀을 흘리셨으며 오랜 아빠의 투병으로 인해 마음도 많이 상하셔서 우울증도 찾아와 너무나 약해진 모습의 엄마로 변해 있으셨다. 아~. 정말 어찌하면 좋을까? 오랜 고민을 하다 우리 가족들은 다시 모여 엄마, 아빠를 모두 살리기 위한 다양한 PROJECT를 준비했다. 우선 현재 우리 가족이 가진 문제점은 무엇인지를 분석하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정말 단순했다. 지금 우리 가족이 가진 가장 큰 문제점은 아빠의 병 간호를 몇 년째 엄마에게만 맡겨 두어 정작 엄마가 병들어 가시는 걸 방치했다는 점이고, 아빠의 암으로 인해 가족 누구도 편하게 웃고 행복할 수 없는 그런 암울한 가족이 되었다는 점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버지 담당 의사 선생님과 상의를 하였다. 암전체가 몸에 퍼져 가망이 전혀 없으시고 길게 사시면 한달. 아니면 내일이라도 당장 돌아가실 수 있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 말을 듣고는 아버지와 상의를 하여 아버지를 병원에서 과감하게 퇴원시켰다. 물론 치료를 멈춘 건 아니었다. 정기적으로 병원에 모시고 가되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조금이라도 행복한 생활을 하실 수 있도록, 그리고 가족 모두가 암환자와 함께 행복하게 웃을 수 있도록 ‘가족문화’를 바꾸어 보자는 것이었다. 일단 엄마도 아버지와 떨어지셔서 엄마 만의 시간을 가지시는 게 지금 현재 가장 중요한 일이라 판단되어 일주일에 두 번은 요가를, 두 번은 노래 교실에 보내 드리고 우울증 치료에 집중 하시도록 도와 드렸다. 엄마가 아빠를 떠나 보내게 되었을 때 본인의 일이 없으시면 더욱 힘들어 하실까 봐, 요리를 잘하시는 엄마를 위해 노인 일자리 창출 아르바이트를 알아보고 소일거리도 찾아 드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남동생이 과감하게 내린 결정이 참 고마운데, 엄마, 아빠를 위해서 직장을 대전지사로 옮기고 엄마, 아빠가 계신 본가로 들어와 두 분을 돌봐 드렸다. 나와 여동생도 마찬가지였다. 방학이면 가족들과 함께 대전에 내려와 암환자가 있는 어둡고 슬픈 가정이 아닌 즐거움을 함께하는 가족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동생은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공부하여 좀 더 체계적으로 엄마, 아빠를 보살폈고, 나는 아빠가 좋아하시는 여행을 계획하여 세번이나 제주도, 남해, 여수 밤바다 등을 즐겁게 다녀왔다. 하루 종일 누워 계시는 아빠를 위해 가족 단톡방을 만들어 하루 하루 소중한 시간을 공유했고, 아빠가 좋아하시는 나훈아의 ‘홍시’, ’울엄마’, 누구의 노래인지 모르지만 ‘회전의자’를 가족톡에 올려 들으시고 노래를 들으시고 노래를 부르시도록 마이크도 사드렸다. 조금이라도 야채를 길러서 드시기를 원하시는 두 분을 위해 텃밭을 분양 받아 밭을 일구었고, 또 나무에 버섯을 키우고, 강아지를 키우면서 병원에서의 마지막이 아닌 가족과 추억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서로서로 가족에게 집중하고 그리고 사랑하며, 행복하며, 웃으며, 자연스럽게 아빠와 멀어지는 이별 연습을 하는 간병 생활로 우리집의 간병 패턴을 바꾸었다는 표현이 더 맞을 거 같다. 그 다음은 죽음을 두려워하시는 아빠를 위해 함께 여기 저기를 돌면서 맘에 들어 하시는 곳에 가족묘도 마련해 그곳은 아빠만 가는 곳이 아닌 시간이 흘러 우리 가족 전체가 자연스럽게 가는 곳으로 만들었고, 일년에 8번이나 지내던 제사도 과감히 없애 아빠가 계시지 않을 때의 엄마의 수고를 덜어 드렸다. 마지막으로 간 병원에서 한달, 아니 그 다음날이라도 돌아가실 수 있다고 집에서 준비를 하라고 하셨지만 우리 아빠는 퇴원 후 2년을 더 재미있게 사셨고 마지막으로 떠나시던 날도 가족들이 모두 바라보는 가운데 눈물을 흘리시며 엄마를 부탁하시고 행복하게 눈을 감으셨다. 이렇게 행복한 투병 생활을 하시고 아빠가 돌아가신 지 10년. 엄마는 아직도 혈압에 당뇨를 가지고 사시지만 우울증은 깨끗하게 나으셔서 늘 웃으시는 동네의 인자한 할머니가 되어 계시고, 아직도 그때 시작하신 주민센터의 노인 일자리 창출 ’반찬 봉사하기’ 활동을 하시며 손주들에게 조금의 용돈을 주시는 멋진 할머니가 되어 계신다. 얼마전 ‘환자 보호자의 날’ 수기 공모를 보면서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에 울컥 해 혼자 울었지만 정말 글을 써보고 싶었다. 우리 가족이 너무 많이 실수를 했지만 그래도 이글을 보시는 다른 가족분들은 우리집과 같은 실수를 하시지 않기를. 그리고 암환자를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고 가족의 문화를 바꾸고 생각을 바꾸면서 행복한 암환자 보호자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걸 꼭 말하고 싶었다. 암환자의 보호는 누구 한 사람의 몫이 아니고 가족 전체가 도우며 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암환자’ 뿐 아니라 ‘암환자의 보호자’ 역시 보호받아야 한다는 사회적 의식 변화와 물질적, 환경적 지원이 꼭 필요하다는 걸 덧붙여 말하고 싶다. 아빠가 돌아가시던 날. 힘들게 숨을 내 뱉으시며 “내 생애 마지막을 병원이 아닌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게 해줘서 너무 고맙다. 그리고 힘없고 불쌍한 너네 엄마를 부탁한다. 꼭~, 꼭! 사랑한다.”하시던 아버지 “아빠, 전 다음 생에도 꼭 엄마, 아빠 딸로 태어날 거예요. 다시 만날 때까지 안녕. 사랑해요.” 세상에 모든 암환자 여러분 그리고 가족분들. 힘내세요. 사랑합니다.}

겨울철에는 난방으로 실내 환경이 건조해지면서 안구건조증을 더 심하게 느낀다.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야외 활동이 줄고 집에서 휴대전화나 TV를 보는 시간이 늘었다. 이로 인해 평소보다 눈이 시린 증상과 이물감이 심해져 병원을 찾는 환자가 증가했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이지혜 안과 교수의 도움말로 겨울철 안구건조증의 오해와 진실에 대해 알아봤다.○안구건조증은 눈물이 부족할 때 생긴다? 아니다. 안구건조증은 눈물 생성량이 부족해서도 생기지만 눈물 증발 속도가 빠른 경우, 아니면 두 가지가 혼재된 경우에도 생긴다. 눈물 증발 속도가 빨라지는 대표적인 이유는 눈꺼풀염 등으로 눈물 증발을 막는 지질층이 얇아진 경우다. 이때 눈꺼풀의 지질을 분비하는 메이봄샘 배출구가 막혀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그 밖에 장시간 컴퓨터 작업을 하거나 휴대전화를 집중해서 볼 때에는 눈 깜빡임 횟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눈물 증발이 빨라질 수 있고, 어떤 이유로든 눈꺼풀이 끝까지 감기지 않거나 안구 표면에 염증이 있을 때 눈물막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 안구건조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눈이 뻑뻑하고 시리며 심할 경우 이물감이나 통증으로 인해 눈을 뜨기 힘들어지거나 눈물이 오히려 많이 나는 느낌이 들 수 있다. 심한 안구건조증은 방치할 경우 결막염이나 각막염으로 이어질 수 있고 시력 저하도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증상이 있다면 안과 진료를 통해 정확한 안구건조증의 원인을 알고 그에 적합한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인공눈물은 유효기간 중 계속 사용할 수 있다? 아니다. 인공눈물은 포장 용기에 따라 여러 번 사용하도록 병에 담겨 있는 것과 한 번 사용하고 버리도록 일회용 용기에 들어 있는 것으로 나뉜다. 이들 모두 포장 상자에 적힌 유효기간은 뚜껑을 따지 않았을 때 기준이다. 병을 따는 순간부터 세균 감염 위험에 노출되기에 병에 담긴 안약은 개봉하고 한 달 이내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일회용 안약은 보존제가 들어 있지 않기 때문에 뚜껑을 따고 한 번 사용한 뒤 폐기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루에 6회 이상 자주 인공눈물을 사용한다면 일회용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병에 담긴 인공눈물의 경우에는 항균 작용을 하는 보존제가 첨가되어 있는데 자주 사용하면 상피독성이나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장시간 소프트렌즈를 착용할 경우 안구건조증을 방지하기 위해 인공눈물을 자주 넣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 보존제가 들어 있는 안약을 사용하면 보존제가 렌즈에 흡착돼 각막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일회용 인공눈물을 넣는다. 안약을 넣을 때는 입구가 눈꺼풀에 되도록 닿지 않고 각막을 찌르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한두 방울 떨어뜨려 사용한다.○안구건조증 위한 건강기능식품은 없다? 아니다. 이상적인 구성 비율이나 복용량 등은 확립돼야겠지만 오메가3의 경우 안구건조증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비교적 많이 이루어져 있다. 오메가3가 풍부한 등 푸른 생선이나 견과류 등을 골고루 섭취하거나 영양제 형태로 복용할 수 있다. 안구건조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정 실내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고 컴퓨터 작업 등 눈을 많이 사용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일정 시간 눈을 감고 쉬거나 눈이 마르지 않도록 인공눈물을 넣는 것이 도움이 된다. 속눈썹 연장, 아이라인 문신 등을 했거나 매일 눈 화장을 하는 사람이라면 메이봄샘 염증 예방과 치료를 위해 매일 깨끗하게 세수한 뒤 취침 전에 눈 주위 온찜질을 해주고 눈꺼풀 전용 세정제로 눈꺼풀 테두리에 남아 있는 이물질을 부드럽게 닦아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온찜질 후 일시적으로 시야가 흐릴 수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호전되지만 불편하다면 따뜻한 물로 세수하거나 인공눈물로 헹구어 낸다. 이 교수는 “인공눈물만으로 호전되지 않는 안구건조증이라면 안구 표면에 염증이 동반되어 있는 경우도 많아 이때는 항염증 치료제를 같이 사용하기도 한다”며 “또 안구 표면에 상처가 있는 경우엔 이를 회복시키기 위해 자가혈청 안약을 넣거나 눈물점 마개 등의 시술을 해서 도움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원인 모르게 자주 정신을 잃었던 김모 씨(여·76)는 얼마 전 그 원인을 알게 됐다. 파스처럼 가슴에 붙여 심전도를 측정할 수 있는 패치 형태의 웨어러블 장치 덕분이다. 실신의 원인은 일시적 심정지였다. 그 덕분에 치료를 무사히 마치면서 갑작스러운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웨어러블 장치를 이용해 생명을 살린 국내 첫 사례였다. 갤럭시워치와 애플워치 등 웨어러블 장치를 이용하면 본인의 심전도와 혈압, 맥박, 스트레스, 산소포화도 등의 생체 징후를 쉽게 알 수 있다. 미국에서는 애플워치 측정으로 심방세동의 위험을 감지해 조기에 응급실에서 치료받은 사례도 나왔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웨어러블 장치는 이미 우리 생활 곳곳에 들어왔다. 침대 매트리스에 깔아 두는 수면 모니터링 센서를 활용해 환자의 수면 패턴을 분석하고 수면건강 정도를 의사가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 파악할 수 있다. 또 허리띠 모양의 웨어러블 장치는 비만도 측정뿐만 아니라 식습관과 배변습관까지 파악할 수 있다. 식사 시 배 둘레 변화를 허리띠로 감지할 수 있고 화장실에 가면 허리띠를 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습관까지 측정된다. 이처럼 병원에서 단발성으로 얻은 데이터보다 일상생활 속에서 계속 얻는 빅데이터의 가치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당뇨병 환자의 혈당 체크를 위한 웨어러블 장치가 나왔다. 과거에는 바늘을 찔러 혈당검사를 했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 없이 본인이 원하면 언제 어디서든 바늘 없이 해당 부위에 접촉만 하는 걸로 혈당 체크가 가능하다. 환자의 생명까지 살리는 웨어러블 장치들이 이렇게 속속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아쉬움을 감출 수 없다. 앞서 김 씨의 경우 실신했을 때 바로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병원에 심전도 데이터가 전송됐다면 더 빨리 진단했거나 더 빠른 응급조치가 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김 씨는 예약된 진료일에 병원을 찾아 일주일 동안 기록된 데이터를 전한 뒤에야 진단이 가능했다. 현재 나온 웨어러블 장치들은 실시간으로 병원에 전송이 될 수 있는 기능을 대부분 갖추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러한 기능을 활용할 수 없다.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중앙서버에 저장하는 기술력도 있지만 관련 법적 가이드라인이 정해지지 않았다. 반면 미국 중국 일본에서는 환자의 데이터가 바로 전송돼 실시간 파악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진단이 이뤄지고 바로 병원에 올 수 있게 하는 시스템도 갖춰졌다. 웨어러블 장치는 환자에게는 분명 큰 도움이 되고, 생명까지 살릴 수 있는 유익한 도구이지만 현장에서는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시간으로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려면 병원의 생태계 변화도 함께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웨어러블 장치로 김 씨를 살린 이대목동병원 심장내과 박준범 교수는 “웨어러블 장치의 실시간 활용이 이뤄지려면 무엇보다 의료사고 책임 소재가 해결돼야 한다. 만약 책임 소재가 의료진에 있다면 부착형 의료기기를 처방한 의료진은 중환자실과 같은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현실적으로 이에 소요되는 인력, 시간 등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물론 웨어러블 장치의 정확도에 대한 지적도 아직 많다. 실제로 스마트워치가 울려주는 부정맥 알람을 보고 불필요하게 병원을 방문했다가 정상이라는 진단을 확인한 뒤 귀가하는 사례도 많다. 심전도와 박동수, 호흡수를 측정하는 것이 건강한 사람에게는 단순히 호기심의 대상일 수 있다. 그러나 부정맥 질환으로 고통받고 폐기능이 좋지 않아 산소포화도 모니터링이 필요하며 당뇨병이 있어 항상 저혈당을 두려워하는 만성 질환자에게는 든든한 보호막 역할을 해줄 수 있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제는 기기의 신뢰도, 적절한 보상(수가), 개인정보, 원격진료 등의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dongA.com에서 동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에는 자주 화장실을 드나드는 빈뇨 환자가 늘어난다. 방광에는 소변이 채워지면서 팽창을 느끼는 감각기관 외에도 온도에 반응하는 감각기관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온도에 반응하는 감각기관이 낮은 온도에 자극되면 소변이 자꾸 마려운 증상을 일으키기 때문에 겨울철에 빈뇨 환자가 더 많이 생긴다. 실제로 2012∼2016년 국민건강보험 통계를 이용한 연구에 따르면, 남성의 경우 빈뇨로 약물을 처방받은 비율이 여름보다 겨울에 25% 증가했다. 이준호 노원을지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긴장하거나 초조할 때 소변이 마려운 느낌이 드는 것은 자율신경계에 의한 정상적인 반응”이라면서 “성인의 경우 낮에 5∼7회, 자는 동안에 한 번 이하로 소변을 보는 것을 정상으로 간주한다”고 말했다. 낮에 8회 이상 배뇨 시 빈뇨 의심 이 교수는 “평소 특별히 수분 섭취가 많지 않고, 커피 등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를 자주 먹지도 않았는데, 하루 8번 이상 소변을 본다든가 자다가 2번 이상 소변이 마려워 깬다면 비뇨의학과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낮에 8회 이상 자주 배뇨를 하는 증상을 ‘빈뇨’라고 하며, 특히 야간에 나타나면 ‘야간빈뇨’로 구분한다. 빈뇨가 나타나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실제 소변량 증가다. 대표적으로는 수분을 많이 섭취해서 소변량이 증가한 경우다. 활동량이 적은 겨울철에는 땀을 덜 흘려 수분 배출이 줄면서 상대적으로 소변량이 증가하는 탓도 있다. 이 밖에도 뇌하수체 후엽에서 분비되는 항이뇨 호르몬 부족 현상으로 요량이 매우 많아지는 질환인 요붕증, 당뇨병이 있거나 이뇨제 복용을 했을 때도 소변량이 늘어나면서 빈뇨를 경험한다. 둘째는 원인 질환으로 인해 방광의 크기가 줄어든 경우다. 방광염을 시작으로 방광 내 결석, 방광 내 혹, 신경계 이상, 과민성 방광이 원인이 돼 빈뇨가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남성에서는 전립선비대증, 방광암, 전립선암의 초기증상으로 빈뇨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빈뇨를 무심코 넘겨서는 안 되는 이유다. 따라서 빈뇨 증상이 나타났다면 소변검사, 혈액검사, 요속도검사, 잔뇨검사, 소변 보는 시간과 양을 기록하는 배뇨일지, 전립샘(선) 검사를 시행해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도 다양해진다. 과민성 방광은 약물치료를 우선적으로 시행한다. 최근에는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충분한 약들이 개발돼 약물치료에 대한 환자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간혹 이러한 약물에도 반응하지 않는 심한 빈뇨가 있는 여성의 경우 방광 내 보톡스를 주입하거나 수술을 하기도 한다. 전립선비대증 증상에 따라 수술적 치료가 시행된다.빈뇨, 방치하면 삶의 질 떨어져빈뇨 증상은 20세 이상 성인 10명 중 1.6명에게서 나타난다. 특히 나이에 따라 발생이 증가하는데 65세 이상에서 10명 중 3명이 빈뇨 증상을 경험할 정도다. 이처럼 빈뇨는 굉장히 흔하고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증상이므로 병원 방문을 부끄러워하거나 꺼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예방을 위해서는 카페인 음료 줄이기, 체중감량, 금주, 금연 등 빈뇨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을 피하는 것이 좋다. 그런데 빈뇨를 방치하면 어떻게 될까? 빈뇨가 심해지면 수업시간, 근무, 회의 같은 중요한 시간 중 화장실에 가야 하므로 일상생활에 많은 불편과 지장을 초래한다. 실제로 빈뇨 환자들은 이동하는 중에도 화장실을 수시로 가기 때문에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힘들다고 호소한다. 외출 시, 여행 시 습관적으로 화장실의 위치를 파악하게 되고, 화장실에서 멀어질까 봐 운동을 피하는 경우도 많다. 화장실에 자주 들락거리고 실수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남의 집 방문을 꺼리기도 한다. 이 교수는 “요로감염이나 방광암, 전립샘암은 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병이 진행될 뿐만 아니라 치료 자체가 힘들어진다”면서 “이러한 중증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라도 이들 질환의 초기 증상 중 하나인 빈뇨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 서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를 일반인 눈높이에서 이해하기 쉽게 쓴 ‘디지털 헬스케어 전쟁’이라는 책이 최근 출간됐다. 저자가 현직 요양병원 원장이라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노동훈 카네이션요양병원 원장이다. 그는 이 책을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가 맞춤의료, 예방의료, 예측의료의 중심에 서 있다는 점을 소개했다. 또 전 세계 각국이 이를 선점하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경쟁하는지도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경기 의정부시 카네이션요양병원에서 노 원장을 만나 이 책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책을 쓴 계기는…. “알파고로 대표되는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으로 산업계가 큰 지각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해외 의료시장은 디지털 헬스케어를 받아들여 새로운 의료가 시작됐다. 상대적으로 한국 의료시장은 조용하다. 이 상황이 지속되면 해외의 발전된 의료가 대한민국 의료를 강제로 개항해, ‘의료 식민지’가 되지나 않을까 염려가 됐다. 해외의 발전된 디지털 헬스케어를 알려 우리도 준비해야 한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책을 썼다.” ―한국이 전 세계 디지털 헬스케어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한국 디지털 헬스케어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해외의 헬스케어 분야 상위 100개 기업이 한국으로 이전한다면 63개 회사가 규제로 사업을 할 수 없게 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한시적 원격진료를 허용했지만 이 역시 코로나19 종료 이후 제자리로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 의사와 제약사, 보험회사 등 이해관계자 논의 없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한국의 헬스케어 산업 생태계도 시장 규모가 작고, 단일 의료보험 제도와 저수가 등 풀어야 할 문제가 많다.” ―책 제목이 ‘디지털 헬스케어 전쟁’이다. 왜 전쟁이라는 표현을 썼나…. “실제로 해외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전쟁터와 같다. 애플과 구글 등 대기업은 디지털 헬스케어를 위한 준비를 마치고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미국은 ‘올 오브 어스(All of us)’란 프로젝트로 100만 명의 건강 정보를 모으고 있다. 해외 기업과 정부는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미리 알고 준비하고 있다. 한국은 최근 ‘데이터 3법’을 통과시키고 병원 통합 의료정보 시스템을 작동하는 등 준비하고 있지만, 해외 시장에 비해 늦은 것은 사실이다. 현재의 사안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전쟁이란 표현을 썼다.” ―이 책에서 가장 중점을 둔 내용은 무엇인가. “두 가지를 고려했다. 우선 디지털 헬스케어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대세이므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를 위한 잘 설명하기 위해 비교적 흔한 질환과 즉각적으로 건강에 도움을 주는 기기를 중심으로 쉽게 설명했다. 두 번째는 인공지능이 못 하고 사람만 할 수 있는 창의력을 강조했다. 창의력을 기르는 방법으로 독서 및 타인에 대한 공감을 예로 들었다. 독서로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어야 발전이 가능하며, 그 바탕에는 공감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디지털 헬스케어 전망은 어떤가. “한국은 제조업과 기술에 강점을 갖고 있다. 이 정도로 인프라를 구축한 나라는 드물다. 한국인 특유의 근면, 성실과 창의성이 바탕이 된다면 ‘K-디지털 헬스케어’도 가능하리라 본다. 이해 관계자의 갈등 조절과 규제 완화, 신의료 도입에 대한 제도 개선 등 스타트업이 마음껏 활동할 공간만 마련된다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에서 큰 성과를 낼 수 있다. 그 결과 많은 일자리 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의사 출신 시인으로 유명한 서홍관 신임 국립암센터 원장(63)이 최근 임기를 시작했다. 그는 한국금연운동협의회 회장인 금연운동가이기도 하다. 서 원장을 만나 국립암센터의 향후 운영 방안을 들어봤다. ―국립암센터 운영 방향이 궁금하다. “무엇보다 암 예방이 중요하다. 암 치료는 민간 병원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국립암센터까지 치료에 집중하면 그 역할을 충분히 하지 않는 셈이다. 앞으로 금연, 금주, 올바른 식생활, 예방접종 등 암에 걸리지 않는 방법을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다. 특히 술이 1군 발암물질이라는 사실을 아는 국민이 많지 않다. 이 부분을 알리는 일을 하겠다. 또 암 발생 원인 중 30%는 음식 섭취 때문이다. 암에 걸리지 않는 식사 등 암 예방 정보를 ‘국민 상식’으로 만들어 가겠다.” ―암 검진은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지. “국민들이 가장 원하는 건 암에 걸리지 않는 것이다. 그 다음이 암을 조기에 발견해 완치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증상이 없을 때 받는 암 검진이 중요하다. 꼭 필요한 암 검진의 수검률을 높이고, 불필요한 검진은 줄여나갈 것이다.” ―정확한 암 정보가 부족하다는 사람이 많다. “그렇다. 현대인은 암과 관련된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새로운 치료법이나 신약이 도입될 때 그것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국립암센터는 중립적인 평가를 통해 올바른 암 정보를 제공하겠다. 민간 의료기관은 아무래도 수익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국립암센터가 국민의 관점에서 판단하겠다.” ―최근에 시집을 냈다고 들었다. 반응은 어떤가. “네 번째 시집인데 ‘우산이 없어도 좋았다’라는 제목이다. 시 70여 편을 실었다. 의사 경험을 시로 쓴 ‘의사의 업적’ 연작 6편 등에 독자들이 공감해주는 것 같다.” ―금연운동가, 금연전도사로도 알려졌다.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전국 보건소 금연클리닉, 금연콜센터를 도입하는 등 국내 금연지원 서비스 구축 활동을 했다. 2010년부터 10년 동안은 금연운동협의회 회장을 맡아 담뱃값 인상, 경고그림 도입, 음식점 금연구역 지정 등에 나섰다.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담배 소매점의 담배광고 금지와 담뱃값 추가 인상이 시급하다고 본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몸에 부착해 심장의 상태를 파악하는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국내에서 심장질환이 진단되고 성공적으로 치료받은 첫 환자가 나왔다. 5년 전 뇌동맥류 수술을 받았던 김모 씨(76·여)가 그 주인공이다. 김 씨는 지난해부터 몇 차례 실신을 반복하자 병원 여러 곳에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뇌파 검사, 정밀 심전도 검사 등을 받았지만 원인을 찾지 못했다. 그러던 중 이대목동병원 순환기내과 박준범 교수가 김 씨에게 3일간 부착형 ‘웨어러블 기기’를 장착하도록 처방했다. 가슴 부위에 붙이는 패치 형태로 집에서도 심전도를 계속 찍는 스마트한 장치다. 데이터 분석 결과 부착 3일째 김 할머니가 식사 도중 실신했는데, 당시 8초간 심정지가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박 교수는 ‘동기능 부전’(심장박동 부위의 이상)으로 진단했고 이틀 뒤 심장박동기 삽입 시술을 통해 김 씨의 생명을 살렸다. 김 씨의 딸은 “실신 원인을 못 찾아 엄마도 많이 지쳤고 포기할 뻔했는데,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원인을 찾아 정말 다행이다”라며 의료진에 고마워했다.○ 2019년부터 심전도 측정 가능 애플 워치, 갤럭시 워치 등 상용화된 웨어러블 기기는 기존에도 심전도를 측정하는 기능이 있었지만 의료 데이터 관련 규제 때문에 국내에서는 해당 기능이 막힌 채 판매됐다. 하지만 2019년 웨어러블 기기 관련 규제가 ‘샌드박스 1호’로 선정되면서 이를 활용한 심전도 측정이 가능해졌다. 현재 국내에서 나온 심전도 측정 웨어러블 기기는 애플 워치, 갤럭시 워치, 휴이노 등 시계 형태 말고도 반지 형태의 카트원, 지갑에 넣고 다니는 카디오, 패치 형태의 휴이노, 씨어스테크놀로지 모비케어 등이 있다. 이들 웨어러블 기기는 심전도 이외에도 맥압과 맥박 등을 측정해 심장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의료계에서는 웨어러블 기기를 이용해 심전도를 측정할 경우 김 씨처럼 동정지 심장의 진단과 치료 골든타임이 중요한 부정맥을 진단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 교수는 “기존의 심전도 검사법은 한정된 시간 동안 실시하다 보니 검사가 진행되지 않을 때 발생하는 심장 문제는 발견할 수 없었고 부착 부위에 진물이나 알레르기 등 피부 질환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웨어러블 기기는 사용도 간단하고 무게도 가벼워 일상 속에서 수시로 진단이 가능하고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웨어러블 기기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 현재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진단할 수 있는 질환은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심방세동이나 동기능 부전 등으로 한정돼 있다. 의료계에선 아직까지 정확한 부정맥 진단에서 기존 병원에서 검사하는 심전도의 정확도가 높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대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김동혁 교수는 “현재 출시된 대부분의 웨어러블 기기에 대해선 아직 국내 연구가 부족하고 정확성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웨어러블 기기에서 부정맥 신호가 잡힌다고 해서 인공지능(AI)이 바로 부정맥으로 진단할 수 없다. 2020년 유럽심장학회(ESC)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해 부정맥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심전도에서 30초 이상 부정맥 신호가 잡혀야 하고 반드시 의사가 직접 진단해야 된다. 또 원격검사는 가능하지만 실시간으로 환자의 심전도 데이터를 전송받아 검증하는 원격 모니터링은 현재까지 실시되지 않고 있다. 실시간으로 심전도 데이터가 중앙 서버에 저장되는 기술력은 갖췄지만 관련 법적 가이드라인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만약 의사가 원격 모니터링을 통해 환자의 현재 부정맥 상태를 알게 됐는데도 별도의 조치를 할 수 없는 경우 환자에게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다면 의사는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가 등 각 상황에 대한 법적 책임이 명확히 정해지지 않았다”며 “향후 데이터 축적 및 관련 논의를 통해 발전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부정맥 환자는 대부분 고령층이지만 웨어러블 기기 대부분은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앱)과 연동해 사용해야 하는 만큼 이용이 불편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대목동병원 박 교수는 “생활 방수 기능이 추가되고 앱 활용이 더욱 간단해진다면 웨어러블 기기를 통한 부정맥 진단을 더욱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