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아

서영아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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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100세 시대를 생각합니다.

sya@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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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권 분열속… 아베 ‘북풍전략’ 먹혀

    대항마로 떠오른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가 ‘희망의당’을 창당하고 제1 야당 민진당의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대표가 이 당 합류를 선언하면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한때 사색이 됐었다. 그러나 ‘태풍의 눈’처럼 보였던 희망의당은 전략 부재에 더해 민진당과의 합류 과정에서 안보법제 등에 반대했던 의원들을 ‘배제’하면서 하루아침에 민심을 잃었다. 그 사이 희망의당에 합류하지 않은 진보계열 민진당 의원 일부는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대표를 중심으로 입헌민주당을 만들어 ‘반아베’ 세력 결집에 나섰다. 투표 결과 ‘희망의당’ 바람은 미풍에 그쳤다. NHK 출구조사에 따르면 희망의당은 이번 총선에서 38∼59석을 얻을 것으로 전망돼 기존 의석(57석)보다 오히려 의석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반면 입헌민주당은 기존 의석(15석)의 3, 4배에 달하는 44∼67석을 얻으며 제1 야당으로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구온난화 대책 관련 국제회의 참석차 프랑스 파리를 방문한 고이케 지사는 이날 희망의당이 참패할 것이라는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기자들에게 “나 자신도 교만함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의 압승은 일본 정치권의 대안세력 부재 영향도 컸다. 일본 정치사에서 야당이 제1당으로 정권을 잡은 기간은 2009년 9월∼2012년 12월의 3년여뿐이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당시 총리는 오키나와의 후텐마 미군기지 이전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갈등을 초래했다. 2011년 3·11 동일본 대지진 당시에도 미숙한 대처로 혼란과 원성을 샀다. 결국 이번 선거에서 일본 국민은 학원 스캔들 등으로 도덕성이 훼손된 아베 총리 개인에 대해서는 적지 않은 불만을 갖고 있지만 믿고 국정을 맡길 세력은 아베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가 입만 열면 강조하는 북한의 위협, 나아가 중국의 팽창주의도 일본인들의 선택에 한몫했다. 이 같은 외교안보 현안을 해결하려면 일본은 미국에 더욱 밀착할 수밖에 없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돈독한 관계를 과시하는 아베 총리를 밀어주는 게 일본의 국익과 직결된다는 판단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2017-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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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사히 “日王 퇴위, 2019년 3월 31일…나루히토 왕세자 4월 1일 즉위”

    일본 정부는 아키히토(明仁) 일왕의 퇴위일을 2019년 3월 31일로 하고 이튿날인 4월 1일 나루히토(德仁) 왕세자가 새 덴노(天皇)로 즉위하며 그 날부터 새로운 원호(元號)를 시행하는 방향으로 최종조정에 들어갔다고 아사히신문이 20일 보도했다. 중의원 선거가 끝나고 나면 11월 이후 총리 등 3권의 장과 왕족으로 구성된 ‘왕실회의’를 열고 일왕 퇴위일에 해당하는 특례법 시행일에 대해 법령으로 결정하게 된다. 아키히토 일왕은 지난해 8월 8일 퇴위 의향을 밝히면서 “전후 70년이라는 큰 계기가 지났고 2년 후에는 헤이세이(平成) 30년을 맞는다”며 시기를 언급한 바 있다. 일왕 퇴위 시기와 관련해서는 ‘2018년 말 퇴위, 2019년 1월1일 새 원호’ 안과 ‘2019년 3월말 퇴위, 4월 1일 개원’ 방안이 검토돼 왔다. 1월1일 연호를 바꾸게 되면 관공서나 민간 시스템 등 국민 생활에 대한 영향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그러나 연말연시에는 일왕이 중시하는 궁중행사가 이어지고 2019년 1월 7일 쇼와(昭和) 일왕의 서거 30주기 행사도 있어 궁내청이 난색을 표해왔다. 일본 정부는 “궁중행사에 배려해달라”는 궁내청 요망을 받아들여 4월1일 개원으로 하는 방향으로 최종조정에 들어갔다. 새 원호는 일본 정부가 내년 중에 발표할 예정이다. 새 원호가 시행되면 일본에서 첫 원호가 시행된 645년으로부터 248번째가 된다. 새 원호 공표시기는 그간 내년 여름 경이 될 것으로 전망됐으나 일본 정부 내에서 내년 봄으로 앞당기는 안도 떠오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공지기간을 길게 잡아 달력 등을 만드는 업자에도 배려하기 위해서다. 일왕의 생전 퇴위는 에도(江戶)시대 고카쿠(光格) 덴노 이래 약 200년만이고 현행 일본 헌법 하에서는 처음이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2017-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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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中 사이 한반도 ‘운명의 3주’

    중국이 공산당대회를 열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집권 2기 권력 강화를 골자로 하는 대내외 정책노선을 결정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첫 아시아 순방에 나서면서 다음 달 초까지 한반도 정세의 중대 고비가 이어진다. 북한 핵 폭주에 대한 주요 2개국(G2)의 합의와 북한의 대응 여부에 따라 고조된 긴장의 완화 또는 강화의 큰 흐름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18일 개막하는 19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시진핑 색깔’이 짙어진 새로운 한반도 정책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외교 소식통은 “과거보다 미중 관계를 더욱 중심에 놓고 외교를 펼칠 것이기 때문에 대북정책에서도 미국과의 협력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북제재 강도를 높이는 미국과 보조를 맞춰 중국 역시 전쟁을 반대하고 대화를 강조한다는 기존 원칙 위에서 대북 압박의 수위를 상당한 정도로 높여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국 배치가 전략적 이익을 침해했다는 중국의 근본적인 입장은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악의 북-중 관계 속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갈수록 약해지고 북한의 도발이 중국의 국익을 침해한다는 목소리가 중국 내부에서 높아지고 있는 만큼 사드와 별개로 북핵 해결을 위한 한중 협력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24일 당 대회 폐막과 25일 19기 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1중 전회)를 통해 새 지도부 구성을 마무리한 뒤 다음 달 8일 방중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보다 적극적인 대북 압박을 요청하고 양국 간 무역 역조 문제 등도 논의할 계획이다. 그는 북한과 정상적인 교역을 하는 중국 은행과 기업을 제재할 수 있는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중국을 압박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일본과 한국을 방문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6일), 문재인 대통령(7일)과 잇달아 정상회담을 갖고 대북 압박 및 대중 설득 방안을 논의한다. 3일(현지 시간) 워싱턴을 출발해 하와이에 들러 대북 군사 억제를 담당하고 있는 미군 태평양사령부의 보고를 받고 진주만을 방문한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한미일 3국은 10일 노동당 창건 기념일과 중국 공산당 대회 전 전략 도발을 멈추고 32일째 잠잠한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움직임에 맞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시험 발사에 나설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 / 도쿄=서영아 /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 2017-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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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서 1박 2일… 초강력 대북압박 ‘서울 구상’ 내놓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이 다음 달 7, 8일 1박 2일 일정으로 확정됐다고 청와대가 17일 밝혔다. 이번 방한은 미국 대통령으로선 25년 만의 국빈 방한이다. 청와대는 “우리 측이 먼저 트럼프 대통령을 국빈으로 맞겠다는 의사를 표명했고 미국이 받아들였다”며 “국제사회에 한미 동맹을 부각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미 정상이 25년 만의 국빈 방문에 걸맞은 외교적 성과를 낼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관측이 나온다.○ 靑, 일정 소화 시간은 비슷하다는데…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미국 측과 트럼프 내외의 방한 일정을 확정하기 위해 긴밀히 협의한 결과 11월 7일 오전에 도착해 8일 오후 출발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취임 후 첫 동아시아 순방에 나서는 트럼프 대통령은 3일 미국을 출발해 하와이와 일본(5∼7일)을 거쳐 한국을 찾은 뒤 중국(8∼10일)으로 떠날 예정이다. 박 대변인은 “미국은 취임 후 첫 방한이라는 점을 감안해 2박 3일 일정을 추진했지만 트럼프 대통령 내외의 일정과 한국에 너무 늦은 밤 도착하는 데 따른 의전적 문제를 감안해 7일 오전 도착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1박 일정이지만 전체 시간은 (2박이지만 주말이 끼어 있는) 일본에서의 일정과 비슷하다”고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의 정상회담 외에도 골프를 함께 하며 긴 시간 편안한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두 정상은 올 2월에도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인근 트럼프 대통령 소유 골프장에서 27홀 라운드를 함께 한 바 있다. 자유한국당 강효상 대변인은 “이번 국빈방문은 ‘코리아 패싱’ 우려를 불식시켜야 하는데 1박 2일의 체류 일정은 일본보다 짧다”며 “과거 미국이 아시아 순방 시 한국과 일본에서의 체류 일정을 균형 있게 관리한 점을 보면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방한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이자 백악관 선임고문인 이방카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도 동행한다. 명실상부한 트럼프 최측근인 이방카 부부는 공식수행원 자격으로 방한 기간 각종 공식 일정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초강력 대북 메시지 내놓을 듯 트럼프 대통령 방한의 하이라이트는 7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이다. 취임 후 세 번째인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북핵 문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전날 방한 일정을 발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기간 중) 국제사회가 가장 강력한 대북 제재에 동참하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시 미군 증원을 책임지는 하와이의 미 태평양사령부를 방문한다. “북핵 해결을 위한 한미 공조와 동북아 평화, 안정 구축 등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이번 방한의 의미를 설명한 청와대와는 달리 이번 순방이 대북 압박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전 일본을 들러 납북자 가족들과 만나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정부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인권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하면 대화 모드로 국면을 전환하는 게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것.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핵 문제가 꼬여가는 입장에서 일본 납북자 문제까지 끼어들면 북한의 반발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고 말했다.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 도쿄=서영아 특파원}

    • 2017-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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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민당 단독으로 300석이상 확보할수도”

    22일 치러질 일본 총선거에서 여권이 압승을 거둘 것이라는 판세 분석이 잇따르는 가운데 집권 자민당 단독으로 300석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마이니치신문은 여론조사와 자체 취재정보 등을 더해 판세 분석을 한 결과 총 의석수 465석 가운데 자민당이 281∼303석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고 16일 보도했다. 연립여당인 공명당은 30∼33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달 중의원 해산 전 의석은 자민당 284석, 공명당 35석이었다. 예측이 적중한다면 자민당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사퇴 마지노선으로 언급했던 절반 의석(233석)은 물론이고 절대안전다수 의석(261석·모든 상임위에서 과반을 확보할 수 있는 의석)을 확보하게 된다. 좀 더 선전한다면 여권 단독으로 개헌을 발의할 수 있는 의석 기준인 310석(전체 의석의 3분의 2)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앞서 아사히신문은 10∼13일 여론조사 등을 통한 판세 분석 결과 자민당이 286석, 연립여당인 공명당이 29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일본 언론은 야권 세력이 분열돼 결과적으로 여당에 득이 될 것이라는 분석들을 내놓고 있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가 이끄는 희망의 당은 초반에 일으켰던 돌풍과는 달리 42∼54석 정도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2017-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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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北과 협상, 언제나 열려있다”

    거친 발언으로 북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북한과의 협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13일(현지 시간) 이란의 핵 협정 준수에 대한 불인증을 선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많은 것을 준비하고 있다”며 “(북한과) 협상을 해 뭔가 일어날 수 있다면 나는 언제나 열려 있다”고 말해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전날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취임 이후 처음 브리핑에 나서 “북핵 위협이 현재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다. 외교가 통하기를 기대하자”고 말한 것과 같은 흐름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이란식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이 시행돼 본격적인 압박이 시작되면서 북한에서 미국과 대화하려는 수요가 생기고 있는 상황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김덕룡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러시아를 지렛대로 한 북-미 대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미주지역 협의회 출범식 참석차 워싱턴을 방문한 김 부의장은 14일(현지 시간) 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미국이 지금까지는 시도하지 않았던 방식이지만 러시아를 통해 북한을 설득하는 작업이 지금 시도되고 있지 않은가 한다”며 “그런 접촉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과 중국의 관계가 좋지 않다. 중국이 제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비핵화 대화로 끌어내는 데는 미국이 러시아와 중국을 활용하지 않겠는가”라며 “중국에는 북한을 압박하는 역할을 하도록 하고, 러시아가 최근 북한과의 관계가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를 활용해 비핵화 대화에 끌어들이는 전략을 미국이 쓰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부의장은 ‘러시아를 통한 북-미 대화 가능성에 대해 보고를 받았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말씀은 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다만 북한이 핵 동결이나 폐기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미국에 밝히지 않을 경우 대화 국면이 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 같은 분위기를 감안한 듯 “만약 협상 이외의 것이 진행될 경우에도 나를 믿어주길 바란다. 우리는 준비가 다 됐고 예전보다 더 많은 것을 준비했다”고 덧붙여 북한의 도발에는 단호히 대응한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 연설을 통해 북한에 대해 핵·미사일 개발 완전 포기를 요구하고 한국과 일본에 대한 ‘핵우산’ 제공을 확약하며 군사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음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15일 보도했다. 워싱턴=박정훈 sunshade@donga.com / 도쿄=서영아 특파원}

    • 2017-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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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과 내일/서영아]손 마사요시가 한국인이라면

    손 마사요시(한국명 손정의·孫正義) 소프트뱅크그룹 사장. 재일교포 3세로, 차별의 서러움을 겪으며 성장했다. 1990년 33세 때 일본으로의 국적 변경을 결심한 이유는 사업상의 편의 때문이었다. 이때 자신의 성을 ‘손’으로 등록하려 했지만 일본에 없는 성씨라고 거부당하자 일본인 부인의 이름을 ‘손우미’로 개명해 ‘전례’를 만들어 손씨 성을 지킨 일화는 유명하다. 이는 한국에 대한 애정 때문이라기보다 인간으로서 자존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16세 때 미국 유학을 떠나 넓은 세상을 체험한 그는 이미 오래전에 세계인이 돼 있었다. 그는 일본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성공한 기업인이다. 하지만 그에 대한 일본인들의 시각은 칭찬 일색은 아닌 듯하다. 그에게는 ‘괴물’ ‘괴짜’ ‘허풍선이’ 등의 별명이 따라다닌다. “또 무슨 일을 벌이는 거지?” 식의 시선도 많다. 보통사람에게는 무모해 보이는 과감성 때문이다. 그 과감성이 이번엔 미래 인재에 투자하는 ‘키다리 아저씨’로 발현됐다. 미래 리더로 성장할 젊은이를 지원하는 ‘손마사요시 육영재단’을 만든 것.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지진 복구 지원에 40억 엔을, 자연에너지재단에 10억 엔을 쾌척한 데 이어 세 번째 사재 출연이다.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야마나카 신야 교토대 교수 등과 함께 글로벌 인재를 키우자는 데 의기투합했다. 구체적으론 “인공지능(AI)이 인류의 지적 능력을 넘어서는 특이점, 싱귤래리티(singularity) 시대가 도래할 때 인류를 대표할 리더를 키우고 싶다”는 취지다.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 같은 천재 경영자와 교유해온 손 씨는 획일화한 일본 교육의 풍토에 대해 “이대로 가면 미래는 없다”고 개탄해왔다. 1100명의 응모 영재 가운데 서류심사와 면접, 프레젠테이션을 거쳐 7월 28일 8∼26세의 96명을 선발했다. 5월 최종 심사를 위한 프레젠테이션에 심사위원으로 참가해서는 눈시울을 붉히며 “감동했다. 아직 일본에 희망은 있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미 창업해서 사업을 하는 고교생, 어려서부터 프로그래밍 콘테스트에서 우수한 성적을 올린 중학생, 로봇을 개발 중인 고교생 등 다양한 분야에서 목표를 갖고 노력하는 영재들이 선발됐다. 이들에 대해 4년 동안 각자 희망하는 금액을 상한 없이 필요한 만큼 맞춤형으로 지원해준다고 한다. 지원의 대가는 “각자의 자리에서 세상을 바꿔 달라”는 것뿐이다. 소프트뱅크그룹의 시가총액은 10조 엔에 육박하고 손 씨는 지금 일본 최고의 부자다. 평소 ‘60세 은퇴’가 지론이었지만 지난해 이를 깨고 은퇴를 늦췄다. 그 이유로 손 씨는 ‘특이점’ 싱귤래리티를 말하고 있다. ‘AI가 인간의 지력을 능가하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윤리 도덕의 힘으로 AI를 다룰 수 있어야 한다’ 등의 주장을 설파하고 있다. 소프트뱅크 안팎에서는 “앞으로 본인 머릿속 데이터를 AI에 이식해 영구 최고경영자(CEO)가 되는 것 아니냐”란 농담도 들린다. 선발된 96명 중에 손 씨를 능가하는 차세대 리더가 자라날 수 있을까. 최고 명문대 출신까지 9급 공무원 시험에 목숨을 거는, ‘안정 추구’가 최우선 가치가 돼 버린 한국 젊은이들의 현실을 보며, 일본의 미래 영재는 최소한 그럴 일은 없을 것 같아 부러울 따름이다. 젊은 세대가 안정만을 추구한다면 미래를 선도할 리더는 태어날 수 없다. 생각은 좀 더 꼬리를 문다. 역사에서 ‘만약’은 의미 없다지만 손 씨의 할아버지가 일본에 가지 않았더라면? 손 씨가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했더라면? 아니, 그럼 지금처럼 세계적인 사업가가 됐을까? …. 여러 질문이 떠오르며 은근히 속이 쓰려 오는 것도 사실이다. 서영아 도쿄 특파원 sya@donga.com}

    • 2017-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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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총선 누가 이기든 개헌 발걸음 가속

    일본 중의원 총선거가 10일 선거 공시 및 후보 등록과 함께 12일간의 공식 레이스에 돌입했다. 이번 총선을 통해 소선거구 289석, 비례대표 176석 등 465명의 중의원이 선출된다. 선거구수 조정으로 종전보다 10명 줄었다. 초반 레이스는 연립 자민·공명당의 강세 속에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가 급조한 희망의당·유신회의가 추격전을 펼치는 양상이다. 공산·입헌민주·사민당 등 개혁·진보 진영은 극우세력의 개헌선(3분의 2 이상 의석) 확보를 저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연립여당이 과반(233석 이상)을 확보하는 것을 승패의 기준으로 제시했다. 중의원 해산 전 양당은 476석 중 개헌 발의선인 3분의 2(317명)를 넘는 321석(자민당 286명, 공명당 35석)을 보유했었지만 이번에 목표 의석을 낮춰 잡았다. 아베 총리는 연립여당이 과반수를 확보하기만 하면 총리직을 사퇴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고이케 지사는 연립여당의 과반 확보 저지를 목표로 내세웠다. 다른 파벌과의 합종연횡을 통해 아베 총리의 재집권을 막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아베 총리가 재집권에 성공하든, 고이케 지사 측이 선전해 희망의당 중심의 연립정권이 탄생하든 새 정권은 극우 색깔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또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평화헌법 개정 시도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의 자민당과 고이케 지사의 희망의당 모두 개헌 추진을 공약했기 때문이다. 자민당은 2012년 12월 2차 아베 내각 설립 후 처음으로 헌법 개정을 전면에 내세운 공약안을 발표했고, 희망의당은 “헌법 9조를 포함한 헌법 전체의 수정 논의를 여야 협력으로 추진한다”며 개헌 찬성 입장을 밝혔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2017-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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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선 앞두고 ‘북풍몰이’ 나선 아베

    10일 총선 공시를 앞두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연일 북한에 대한 강경 대응을 강조하며 북풍몰이에 나서고 있다. 아베 총리는 8일 일본기자클럽이 연 정당대표 초청토론회에서 “북한은 핵을 보유하고 있다”며 “핵보유국이 비핵보유국을 위협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일본 정부 입장과도 어긋나는 발언이다. 그는 “북한이 시간을 벌기 위해 대화라는 틀을 이용했고 그 결과 핵 기술을 개발했다”며 “북한에 더 속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선거에서 자민당의 슬로건이 ‘이 나라를 지켜낸다’임을 재차 강조했다. 자민당은 선거 공약에 북한 정세가 긴박할 때 한국 체류 일본인에 대한 구출과 피란 대책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을 담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같은 날 인터넷TV 프로그램에선 지난달 중의원을 해산한 이유에 대해 “북한에 압력을 가하면 올해 말부터 내년에 걸쳐 선거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가 연말 이후 북한 정세가 더욱 긴박해질 수 있다고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아베 총리는 정당대표 토론회에서 승패를 결정하는 의석수로 “자공(자민당과 공명당) 합쳐 과반수(233석)”라고 재차 밝혔다. 해산 전 자공 의석을 합하면 323석, 이 중 자민당은 288석이었다. 토론회에서 자민당이 50석 감소할 경우 퇴진 여부를 고려할 기준이 되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나오자 “(연립여당이) 과반을 얻게 되면 정권(운영)을 계속해 갈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연립여당이 90석을 잃더라도 과반이면 법적으로 총리 자리는 유지되므로 퇴진하지 않겠다는 주장이다. 중의원 총선거는 10일 공시돼 22일 투·개표가 이뤄진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2017-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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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육점까지 하며… 北대사관 40곳 외화벌이

    동유럽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 남부의 담장 높은 건물 안에서는 일주일에도 몇 차례씩 파티가 벌어진다. 시끄러운 노랫소리가 밖으로 흘러나와 주민들이 경찰에 신고하는 등 민원의 대상이 되고 있다. 때로는 건물 옥상에서 불꽃놀이도 벌어진다. 북한은 대사관저였던 문제의 ‘테러 레지던스’라는 건물을 현지 업체에 임대해 예식장으로 빌려주거나 잡지 사진과 뮤직비디오, TV 광고 촬영을 위한 공간 등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7일 북한이 전 세계 40여 개 나라의 자국 대사관을 각종 외화벌이 사업에 활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외교 공관을 돈벌이에 활용하는 것은 국제법상 불법이다. 폴란드 바르샤바 주재 북한대사관에는 40여 개 북한 기업과 단체가 주소를 두고 활동하고 있다. 제약회사에서부터 광고회사, 요트클럽 등 다양하다. 주중 북한대사관 직원은 ‘해금강무역회사’ 일꾼으로도 이름이 올라 있다. 해금강무역회사는 모잠비크에 대공미사일과 레이더 시스템을 공급한 회사로 알려졌으며 미국의 제재 대상이다. 인도 주재 북한대사관은 지하에 정육점을 운영했다는 증언도 있었다. 독일이 유스호스텔로 사용되는 북한 외교시설을 폐쇄하는 등 일부 국가는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 / 도쿄=서영아 특파원}

    • 2017-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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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이케 지사, 킹이냐 킹메이커냐

    일본 정치권에 돌풍을 몰고 온 ‘희망의 당’ 대표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사진) 도쿄도지사가 22일로 다가온 총선에 불출마할 생각임을 누차 밝히면서 선거 후 실시될 총리 지명 선거에서 이 당이 누구에게 표를 던질지 주목되고 있다. 일본에서 제1당 이외에서 총리가 선출된 경우는 세 번 있었다. 1993년 8월 제1당인 자민당이 과반수에 미치지 못하자 비자민 세력이 연대해 제5당이던 일본신당 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護熙) 총리가 취임했다. 고이케 지사는 당시 일본 신당 의원으로서 이 과정에 깊이 관여했다. 그 뒤 2개월 만에 물러난 신생당의 하타 쓰토무(羽田孜) 총리를 거쳐 1994년 6월에는 제1당이던 자민당이 제2당인 사회당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위원장에게 표를 던져 총리로 옹립했다. 일본 정계가 유동적으로 움직인 경우다. 일본 헌법은 총리를 국회의원 중에서 뽑도록 규정하고 있다. 고이케 지사가 공시일인 10일 전에 출마 등록을 해 당선되지 않는다면 총리가 될 길은 없다. 그렇다고 희망의 당 내에서 고이케 지사 외에 이렇다 할 총리 후보도 안 보인다. 고이케 지사는 “아베 1강 정치를 바꿔야 한다”며 ‘아베 타도’를 외치고 있다. 이는 반대로 아베만 아니라면 누구든 괜찮다는 입장으로도 보인다. 이번 선거에서 희망의 당이 전체 의석 465석의 과반을 차지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연립여당인 자민·공명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면 캐스팅보트를 쥐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일본 정가에서는 총선에서 자민당 의석이 크게 줄 경우 고이케 지사가 대연립 등을 통해 자신과 가까운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을 총리 후보로 옹립할 것이라는 관측이 퍼지고 있다. 고이케 지사는 8일 일본기자클럽이 주최한 8개 당 당수 토론에서도 이시바 전 간사장 옹립설에 대해 질문을 받자 “선거 결과를 본 뒤 판단할 문제”라며 적극 부정하지 않았다. 다만 이시바 전 간사장은 이 같은 관측에 대해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고이케 지사는 지난달 25일 TV 방송에서 총리 지명 선거 대응에 대한 질문을 받자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공명당 대표를 언급한 바 있다. 이 경우 자민 공명 연립구도를 깰 수도 있는 구상이 된다. 고이케 지사는 ‘킹메이커’가 될 것인가. 일본 정가에서는 그가 누구를 총리로 밀 것인가에 대해 선거 중에는 끝까지 함구하다가 선거 후 정국 주도권을 쥐려는 계산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다만 희망의 당 출마 예정자들은 “당이 누구를 총리로 지명하는가는 기본 중 기본인데, 유권자에게 설명하기가 어렵다”며 불만을 내비치고 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2017-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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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러시아 운항 만경봉호, 北中 교역 관여…대북제재 회피 수법”

    러시아 기업이 운항하는 북한의 화물여객선 만경봉호가 북한과 중국의 무역 중계에 관여하고 있다고 교도통신이 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발로 보도했다. 통신은 대북 유엔제재가 갈수록 강화되며 중국의 대북압박이 강화되자 러시아 경유로 제재의 감시망을 피하려는 북한의 수법이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통신이 입수한 지난달 14일과 29일 선박의 운송화물 내역이 담긴 선하증권(B/L)에 따르면 만경봉호는 북한 라선에서 블라디보스토크에 약 16t의 알루미늄을 수송했다. 최종 목적지는 중국 광둥(廣東)성 포산(佛山)으로, 북한 선적 이외의 선박으로 옮겨 실어 운송할 계획으로 표기돼 있었다. 알루미늄을 옮겨 싣는 데는 다른 러시아 기업이 관여했고 만경봉호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담배와 마작 기구를 싣고 북한으로 돌아갔다. 만경봉호 운영을 맡은 러시아 해운회사 ‘인베스트 스트로이 트레스트’ 측은 “대북제재로 북중 항로가 차단돼 화물 운송 업무가 우리에게 돌아왔다”며 “알루미늄은 유엔 무역제재 대상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알루미늄은 대량 파괴무기개발과의 관련을 지적받는 물질이라고 통신은 지적했다. 이 회사는 5월 만경봉호를 이용한 북한-러시아 간 첫 정기항로를 개설했으나 블라디보스토크 항만시설사용료를 지불하지 못해 8월에 운항을 정지했다. 9월말 북한 측 요구에 응해 화물만 싣고 다시 나선과 블라디보스토크를 왕복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부정기운항을 계속할 방침이다. 러시아의 북한 연구자는 통신에 “북한은 중국보다 러시아와의 관계강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도쿄=서영아특파원 sya@donga.com}

    • 2017-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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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시구로 “노벨상 소식 듣고 가짜뉴스 아닌지 의심”

    “노벨상을 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면 오늘 아침 머리라도 감고 나왔을 텐데요….” 5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의 한 출판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가즈오 이시구로는 자신의 노벨 문학상 수상이 전혀 뜻밖이라는 소감을 재치 있게 표현했다. 그는 “동시대의 위대한 작가들도 타지 못한 상을 내가 탔다고 하니 마치 사기처럼 느껴졌다”고도 했다. 앞서 그는 수상 직후 자택에서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도 “에이전트로부터 수상 소식을 듣고 ‘가짜 뉴스’의 희생자가 된 게 아닌지 의심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가수 밥 딜런이 열흘 넘게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은 것과 달리 이시구로는 수상 소감을 즉각 피력했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노벨 문학상 수상은 앞선 시대의 위대한 작가들이 남긴 발자취를 나도 따라 걷고 있음을 뜻한다. 대단한 영광이자 훌륭한 표창”이라고 했다. 이시구로의 수상 소식에 국내 출판시장은 곧바로 들썩였다.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은 7일 오전 9시 반에 개장하자마자 그의 책을 찾는 고객들로 붐볐다. 회사원 홍승범 씨(28)는 “노벨 문학상을 받은 작가라 화제가 되고 있다고 해서 일찍부터 서점을 찾았다”며 “대표작인 ‘남아있는 나날’과 ‘나를 보내지 마’에 특히 관심이 간다”고 말했다. 이 서점은 이시구로의 작품만 별도로 모은 판매대 2개를 새로 마련했다. 온라인 서점 예스24에 따르면 노벨 문학상 수상 전 일주일 동안 6권이 판매됐던 이시구로의 책은 수상 직후 이틀 동안에만 1944권이 팔렸다. 대표작 ‘남아있는…’과 ‘나를… ’은 예스24의 일별 종합베스트셀러 순위 1, 2위에 나란히 올랐다. 알라딘도 수상 전 한 달 동안 이시구로의 작품이 17권 팔렸으나 수상 직후부터 6일 오전까지 885권이 나갔다고 밝혔다. 한편 일본계 영국인인 이시구로의 선정 소식에 일본 열도는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각 신문은 호외를 발행했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즉각 “일본에도 많은 팬이 있다. 함께 축하하고 싶다”는 축하 메시지를 발표했다. NHK는 수상 직후 뉴스에서 작가의 출생지인 나가사키 거리의 시민들 반응을 전하고 대형서점마다 이시구로 코너가 단장되는 장면을 보도했다. 산케이신문은 “내 세계관에는 일본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내 일부는 언제나 일본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그의 발언을 비중 있게 전했다. 일부 매체는 50여 년 전에 그를 가르친 나가사키 지역 유치원 교사를 인터뷰하기도 했다. 91세의 이 교사는 “어린 이시구로가 동화책을 잘 읽었던 게 기억에 남는다”고 회고했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 도쿄=서영아 특파원}

    • 2017-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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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日시장 개선될수 있어”… 거센 통상압박 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다음 달 방일을 앞두고 미국이 일본에도 거센 통상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아사히신문이 5일 보도했다. 소니 퍼듀 미 농무장관은 4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강연에서 “쇠고기, 돼지고기, 유제품과 그 밖의 많은 제품에 걸리는 높은 관세를 내리고 싶다. 일본과의 2국 간 무역 협상에 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이달 미일 경제대화와 다음 달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이 예정돼 있다며 이들 자리에서 농업 문제가 협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퍼듀 장관은 강연에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교섭과 중국의 시장 개방에 대한 기대를 밝힌 뒤 “일본도 훌륭한 시장이다. 솔직히 말해 더 개선할 수 있다”며 “일본과의 지정학적인 관계도 우대 조치로 연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양국 간 경제 분야 현안을 논의하는 두 번째 미일 경제대화가 16일 워싱턴에서 개최된다고 일본 언론이 6일 전했다. 미일 경제대화에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과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참석한다. NHK는 미국이 일본과의 양자 간 자유무역협정(FTA)에 관심이 있는 반면 일본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합의한 다자 간 논의를 기본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이번 경제대화에선 무역 분야를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 정부가 8월 취한 미국산 냉동 쇠고기에 대한 긴급수입제한(세이프가드) 조치도 논의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퍼듀 장관은 “미국산 쇠고기 판매가 줄면 미국의 대일 무역 적자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며 즉각 유감을 표명한 바 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2017-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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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노벨문학상에 뜨거운 ‘환호’…노벨평화상엔 ‘당혹’

    5일 일본계 영국인인 가즈오 이시구로(63)가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에 일본 열도는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각 신문은 호외를 발행했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즉각 “일본에도 많은 팬이 있다. 함께 축하하고 싶다”는 축하 메시지를 발표했다. 이시구로 작가는 1954년 일본 나가사키(長崎)에서 태어나 5살 되던 해 아버지가 영국국립해양학연구소 연구원으로 이직하면서 영국으로 이주했다. 일본계이긴 하지만 현대 영미문학의 대표적인 작가로 자리매김돼 있다. NHK는 수상 직후 뉴스 프로그램에서 작가의 출생지인 나가사키 거리의 시민들 반응을 전하고 대형서점마다 이시구로 코너가 단장되는 장면을 보도했다. 당초 서점들은 노벨문학상 수상이 유력시됐던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 코너를 마련지만 급거 이시구로 코너로 바꾸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5일 오후(현지 시간) 영국 런던 자택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시구로 작가가 “내 세계관에는 일본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내 일부는 언제나 일본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이시구로 작가가 초기 작품의 무대를 일본으로 선택해 작가 인생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언론은 작가와 일본의 인연찾기에 분주하다. NHK는 그가 일본을 방문했을 때 인터뷰 장면을 편집해 방송하기도 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일본에 와서 거리를 걷고 식사를 하니 어릴 적 일본의 기억이 다시 살아나는 것 같다. 다른 나라에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은 이시구로 작가의 작품 중 ‘창백한 언덕 풍경(1982)’과 ‘부유하는 세상의 예술가(1986년)’이 일본을 무대로 하고 일본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또 그가 일본어는 못하지만 일본 영화를 좋아해 일본의 영화감독 오즈 야스지로(小津安二郞)의 영향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시구로 작가가 다니던 나가사키시 한 유치원의 교사(91)는 도쿄신문에 “(어린 이시구로 작가가) 동화책을 잘 읽었던 것이 특히 인상에 남는다”고 회고했다. TV아사히는 이시구로 작가의 숙모를 만나 “어릴 때부터 남을 배려할 줄 알고 똑똑한 아이였다”는 회고를 전했다. 작가의 숙모는 작가의 작품을 읽어봤느냐는 질문에 “친척이 쓴 거니 찾아서 읽어봤지만 어렵더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같은 축제 분위기와 달리 이튿날인 6일 반핵단체 연합체인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이 노벨평화상을 받게 되자 일본 정부는 당혹해하는 분위기다. 세계 유일의 피폭 국가이면서도 7월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유엔 핵무기금지협약에 참가하지 않은 점이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당시 일본은 국내 피폭 단체와 국제사회로부터 호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ICAN의 노벨평화상 수상소식에 ‘일본원폭피해자단체협의회’ 등 일본내 시민단체는 곧바로 열렬하게 환영했지만 일본 정부는 노벨평화상 발표 하루가 지난 7일까지도 별도의 논평을 발표하지 않았다. 일본은 유일한 피폭국이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명목으로 미국의 ‘핵우산’에 의존하고 있다. 핵무기 폐기는 핵우산 포기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일본 정부에겐 ‘딜레마’인 셈이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2017-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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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젊은이 유턴… 외지인 유치… 미래 꿈꾸는 활기찬 섬으로

    “저출산 인구감소의 악순환으로 2040년이면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절반이 소멸할 것이다.” 2014년 일본 생산성본부 산하에 설치된 일본창생회의가 이런 경고로 전국에 충격을 던진 뒤, 일본 정부는 지방창생성을 설치하고 지방 살리기를 위한 각종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일본창생회의 좌장인 마스다 히로야(增田寬也) 전 일본 총무상은 한 걸음 나아가 지방 소멸을 막아낼 방안을 제시한다. 지방 살리기의 열쇠는 ‘외지인, 젊은이, 바보(무모한 자)’가 쥐고 있다는 것. 젊은이는 지역의 미래를 그려내는 에너지원이 되고, 외지인은 지역민과 다른 발상법을 제공해 준다. 무모한 자는 용감하게 일을 실천에 옮긴다. 이달 중순 찾은 외딴섬 이키(壹岐)에서는 이런 도전이 한창이었다. 관과 민간이 연대해 출향자들의 U턴, 도시에서 살다가 연고가 없는 농촌으로 이주하는 I턴을 유도하고 ‘지방 살리기’나 ‘외딴섬이 불리하지 않은 일하는 방식’을 실현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했다. 고향의 소멸을 막아내기 위한 몸부림이다.○ 한반도와도 인연 깊은 이키섬 후쿠오카(福岡)현 하카타(博多)항을 출발한 고속선이 약 1시간을 달려 도착한 나가사키(長崎)현 이키시. 인구 2만7000명에 강화도의 절반도 안 되는 면적. 에메랄드빛 바다에 둘러싸인 섬은 참치와 성게 등 해산물, 브랜드 쇠고기인 이키규(牛)가 유명한 미식의 땅이기도 하다. 규슈(九州)와 쓰시마(對馬)섬 사이에 있는 이키는 한반도와도 인연이 깊다. 고대로부터 한반도나 대륙과의 교역 요충으로 번성했다. 이키역사박물관에는 한반도와의 교류 역사를 보여주는 유적이 가득하고, ‘이키국(一支國)’이란 지명은 중국 역사서 ‘위지왜인전(魏志倭人傳)’에도 등장한다. 고대 일본의 풍경이 많이 남아 있어 일본문화청이 2015년 ‘일본유산 제1호’로 지정했다. 하지만 지금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섬의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60년 전 5만 명이 넘었던 인구는 근 절반으로 줄었고 이 중 35.5%가 65세 이상 고령자다. 2014년 일본창생회의는 이키를 비롯한 외딴섬들의 인구가 2040년까지 소멸될 가능성이 60%가 넘는 것으로 추정했다.○ ‘해녀’ 동경해 섬으로 이주한 전직 엔지니어 12일 항구에서 만난 후지모토 아야코(藤本彩子·32) 씨는 지난해 2월 해녀가 되기 위해 이키로 이주했다. 그 전에는 대도시 요코하마(橫濱)에서 시스템 엔지니어로 일했다. 섬 연안에는 성게 전복 소라 등이 풍부하다. 하지만 고령의 해녀들을 이을 후계자가 없었다. 이키시는 2014년부터 전국에 해녀 후계자 모집에 나섰다. 여기에 응해 섬으로 온 후지모토 씨는 올해 5월부터 물에 들어갔다. 일단 주요 수입원은 정부가 어부지망생에게 3년 기한으로 지급하는 보조금 월 13만 엔이다. “TV에서 본 해녀의 모습에 반했어요. 매일 바다에 뛰어드는 조용한 생활이 즐겁습니다.” 그는 도회지 생활과 가장 큰 차이로 “모두가 따뜻한 눈으로 지켜봐준다”는 점을 들었다. 섬은 해녀 지망생 한 명이 온 것만으로도 활기를 얻었다. 그는 이날 선배 해녀 4명과 함께 물질을 했다. 후지모토 씨를 제외하면 모두 60대다. 리더 격인 시게이 미에코 씨(68)는 “그저 고맙지요. 잘 키워 놓고 은퇴해야죠”라고 했다. 사실 후지모토 씨는 외지 출신 해녀 2호다. 2014년 역시 해녀 후계자 모집에 이와테(巖手)에서 오카와 가나(大川香菜·32) 씨가 왔다. 오카와 씨는 그 뒤 현지 어부와 결혼해, 지난해에는 게스트하우스를 열고 직접 잡은 해산물을 식탁에 내놓고 있다.○ 섬이 불리하지 않은 일하는 방식이란 섬은 육지와 멀리 떨어져 고립된 곳이다. 하지만 정보통신기술(ICT)이 발달한 시대, 외딴섬이라는 불리한 입지를 기회로 바꿀 길은 없을까. 그 실험적 시도로 29일 ‘이키 텔레워크 센터’가 문을 연다. 방치됐던 대형 창고를 리뉴얼해 기업과 개인의 일터 및 교류처로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다. 텔레워크를 통해 도시 업무를 지방에서도 할 수 있고 사람과 일의 흐름을 창출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여기저기서 공사가 진행 중인 텔레워크 센터에는 이미 후지제록스 나가사키, 후지제록스 지역창생영업부 등의 직원 5명이 이곳을 위성사무소로 삼아 일하고 있다. 10월 추가로 도쿄, 후쿠오카로부터 4개사가 들어올 예정이다. 이미 주부들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펀딩 교육을 실시해 10여 명에게 고정 수입이 있는 일자리를 마련해줬다. 2018년까지는 시설 이용자를 위한 단기 체류형 주택도 지을 예정이다. 민간기업인 후지제록스는 왜 이 사업을 적극 후원할까. 2년 전부터 이키섬에서 상주하며 사업을 이끌어온 다카시타 도쿠히로(高下德廣·51) 후지제록스 광역마케팅팀장은 “차세대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위한 공간으로 이곳을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도심보다 일에 몰두하기 정말 좋다. 출퇴근에 시달리지 않고 사람에게 치이지 않고 훨씬 창의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외지인의 눈으로 해법 찾기 8월 문을 연 이키 산업지원센터(통칭 이키 비즈)의 모리 슌스케(森俊介·33) 센터장은 요즘 이키섬에서 가장 많은 기대를 모으는 인물이다. 섬은 폐쇄적이기 쉽다. 발전을 위한 자극제도 없는 반면 자신들의 장점도 깨닫지 못한다. 타인의 평가는 숨은 매력을 발견하는 지름길이다. 이키시는 외지인의 눈으로 섬 내 중소기업이나 개인사업자에게 신사업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매출 증대를 도울 센터를 만들기로 하고 지난해 11월부터 센터장 공모에 들어갔다. 이키시장의 월급 80만 엔보다 많은 ‘월 100만 엔(약 1016만 원)’이라는 파격 조건이었다. 일본 국내외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 보유자, 상징기업 임원, 경영자, 공인회계사 등 391명이 응모했고 이 중 최연소인 모리 씨가 선발됐다. 그는 도쿄에서 카페가 있는 도서실이나 격투기 피트니스 짐 개업에 성공하는 등 벤처창업가로 화제를 모았다. “섬 분들이 만든 물건은 품질은 좋은데 포장이 구식이거나 홍보가 전혀 안 돼 있어요.” 이날까지 60여 사업자를 상담한 결과를 그는 이렇게 정리했다. 가령 지역업자가 들고 온 동백기름. 품질은 깜짝 놀랄 정도로 좋은데 포장이나 가격은 수십 년간 그대로, 판로도 섬 일대와 규슈 일부 지역에 불과하다. “우선은 패키지 디자인을 개선하고 홈페이지를 만들고 홍보 방법을 연구하려 합니다.” 이 센터를 아낌없이 지원해주는 시라카와 히로카즈(白川博一·67) 이키시장의 포부는 크다. “이키에는 1500개 사업자가 있지만 대부분 가내공업 수준입니다. 고령화와 후계자 구하기에 어려움이 있죠. 이들 한 명 한 명이 매출 증대를 이뤄내 섬 전체가 활성화된다면 그것이야말로 궁극의 ‘섬 살리기’가 됩니다. 외딴섬이 일본의 희망이 될 수도 있어요.” 이키시가 이처럼 과감하게 전방위 섬 살리기 사업에 나서는 데는 중앙정부의 지원도 큰 힘이 됐다. 일본 정부는 올 4월 ‘유인국경외딴섬법’ 시행에 들어갔다. 인구 감소가 진행되는 국경 외딴섬 지역의 무인화를 막기 위해 10년간 한시적으로 지원을 약속하는 법이다. 여기 부응해 이키시가 적극적으로 판을 벌이면서, 올 한 해 정부지원금은 10억 엔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합계출산율은 2.1, 도시로부터 U턴 일본에서 출산율 상위권은 거의 섬들이 차지한다. 이키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도 2.1명으로 전국에서 열손가락 안에 꼽힌다. 섬 생활은 생활비가 적게 들고 가족은 물론 이웃까지 육아를 도와주는 문화가 있다. 도시보다 어린이를 소중히 여긴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문제는 젊은이들이 진학과 취업을 위해 섬을 떠나는 걸 막을 수가 없다는 점. 하지만 이런 가운데 U턴하는 젊은이들도 늘고 있다. 외지에서 배우자와 함께 돌아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키 사람들은 이들을 소중한 인재로 대접하고 일할 공간을 마련해주기 위해 애쓴다. 텔레워크 센터에서 이뤄진 클라우드 소싱 교육도 도시에서 사무직 등으로 일하던 외지 출신 아내들의 일거리 창출을 배려하고 있었다. 이키에서는 산도 건물도 야트막한 대신 한 사람 한 사람이 크고 소중하게 느껴졌다. 저널리스트 후지요시 마사하루(藤吉雅春)는 저서 ‘후쿠이 모델’에서 “미래는 지방에서 시작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1.17. 통계청에 따르면 인구의 92%가 도시에서 산다. 한국에서도 지방을 살리자는 목소리가 높지만, 실천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이키의 도전이 부럽지 않을 수 없다. 이키(나가사키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2017-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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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 25일 ‘중의원 해산’ 공식 표명

    아베 신조(安倍晋三·사진) 일본 총리가 25일 중의원 해산 계획을 공식 표명할 예정인 가운데 마이니치신문은 그가 ‘9월 말 해산, 10월 총선’을 결단한 이유는 긴박한 북한 상황이 올해 말 이후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24일 보도했다. 그는 해산 총선거 일정에 대해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와 10일경 상의하며 “중국 공산당대회가 열리는 10월에는 큰 움직임이 없을 것이고, (10월) 총선 후 개각도 11월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일 일정 전에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는 것. 아베 총리에게는 외무성 등에서 “유엔 대북 제재 효과가 나타나는 올해 말 이후에 북한 정세가 급박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들어와 있었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긴장 국면을 부추기면서도 해산 총선거로 한 달 가까이 국회 공백 사태를 불사하겠다는 일정에 대해 정치권 안팎에서 우려가 작지 않지만, 정작 아베 총리는 당장 무슨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아소 부총리는 예전부터 “쫓겨서 해산하면 이기기 어렵다. 해산을 미루면 정권 운영 핸들링이 어려워진다”며 조기 해산을 주장해왔다. 자신이 총리였던 2009년 7월 중의원 임기 만료 직전에 일정에 쫓겨 해산 총선거를 했다가 정권을 잃은 경험에서 우러나온 충고다. 이 같은 계획에는 연립여당인 자민당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도 찬성했다. 그간 10월 총선거 일정을 잡은 이유에 대해서는 북풍에 힘입어 아베 내각 지지율이 어느 정도 회복된 점, 제1야당인 민진당이 혼란에 빠져 있고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가 이끄는 신당이 체제를 갖추기 전 틈새를 노리며 아베 총리 본인의 학원 스캔들에 대한 추궁에서 벗어나기 위한 계산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한편 아베 대항마로 주목받는 고이케 도쿄도지사가 이끄는 ‘희망의 당’이 26일 공식 출범을 선언한다고 이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고이케 지사는 도지사직을 유지하며 희망의 당 공동대표 혹은 고문을 맡아 ‘당의 얼굴’ 역할을 할 예정이다. 이날 일본 정부의 현역 차관급인 후쿠다 미네유키(福田峰之·53) 내각부 부대신이 자민당을 떠나 ‘희망의 당’에 참여하기로 해 아베 정권에 충격을 던지기도 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2017-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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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언론 노골적 ‘코리아패싱’ 왜곡… 백악관도 우려 표명

    21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에 대해 ‘한국 왕따’를 조장하는 듯한 일본 언론의 보도가 노골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23일 1면 해설기사로 이날 3개국 정상회의가 겉으로는 3개국의 결속을 어필했지만 실제로는 북한에 유화적인 문재인 한국 대통령을 미국과 일본 정상이 강하게 추궁하는 자리였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미일 연대로 ‘문 정권의 배신’ 추궁” 제하의 기사에서 “문 대통령이 바늘방석에 앉은 기분이었을 것”이라 표현하기도 했다. 신문은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의 800만 달러 대북 인도지원안에 대해 “북한에 대한 역(逆)메시지가 된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이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북한에는 핵·미사일 개발에 돌릴 돈이 있다. 그 돈을 인도 지원에 돌려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옆에서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고 전했다. 신문은 북한과의 대결 자세를 강화하는 두 정상에게 한국의 인도 지원 움직임은 ‘배신’으로 보였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미일 정상회의장이 이처럼 얼어붙은 분위기인 가운데 갑자기 서프라이즈가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해피 버스데이, 신조”라며 큰 소리로 외치자 정상회의장에 커다란 생일 케이크가 운반돼왔다. 이날 63세 생일을 맞은 아베 총리를 축하하기 위한 이벤트였다. 미국과 일본 양국 정부 관계자에게서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가 터져나왔고 아베 총리도 찌푸린 표정을 풀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날 한미일 정상회의는 점심을 곁들여 약 1시간 동안 진행됐다. 신문은 그 후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호텔에서 따로 회담을 1시간 가졌다며 “정말 중요한 얘기엔 한국은 안 끼워준다”는 자세를 보여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청와대는 누적된 일본 언론의 의도적 보도에 격앙된 분위기다. 22일 윤영찬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이 직접 나서 “한미일 정상 간 만남을 둘러싼 악의적 보도와 관련해 해당 언론사와 일본 정부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반발했다. 미국도 한미일 정상회의 발언과 관련된 일부 일본 언론의 왜곡 보도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에 따르면 23일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청와대 고위 관계자와 전화 통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일본 언론이 한미일 정상회의 발언 내용을 수차례 왜곡했다”는 주장에 동의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한미일 3국의 공조에 균열을 불러올 수 있고, 이는 북한이 희망하는 상황”이라며 “매우 실망스럽고 우려스럽다는 미국 측 입장을 일본에 전달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의 불만은 새 정부 출범 이후부터 쌓여온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본 언론에 의도적으로 왜곡된 정보를 흘리는 일본 정부에 대해 정부 관계자들이 매우 격앙되어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시선도 곱지 않다. 24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21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상에게 “일본 측이 언행에 신중을 기해 한반도 핵 문제에 건설적인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한상준·이세형 기자}

    • 2017-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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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흔 생일날 “내년 은퇴” 전격 선언… 日열도 ‘아무로 쇼크’

    시원시원한 목소리와 힘이 넘치는 춤, 구릿빛 피부, 혼전임신과 출산휴가를 공표하는가 하면 이혼과 친모 피살 이후에도 가수 활동을 강행한 무쇠 같은 행보…. 작은 체구의 가수는 보수적인 일본 사회를 뒤흔들었다. 젊은 여성들에게 그는 연예인이 아닌 롤모델이었다. 한국에서도 1990년대 일본 대중문화 개방 이전에 이미 팬클럽을 보유한 몇 안 되는 스타 중 하나였다. 1990년대 ‘아무로 따라 하기’ 사회현상을 불러일으켰던 가수 아무로 나미에(安室奈美惠·40·사진)가 은퇴를 선언해 일본 열도가 충격에 빠졌다. 아무로는 40세 생일을 맞은 20일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에 데뷔 26주년이 되는 내년 9월 16일 은퇴한다고 발표했다. 홈페이지에서 그는 “오랜 세월 마음먹고 있었고 데뷔 25주년을 계기로 결의했다”며 1년 뒤 은퇴 의사를 표명하고 “남은 1년간 앨범이나 콘서트 등 최후까지 가능한 모든 것을 열심히 해 의미 있는 1년으로 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무로는 16일에 데뷔 25주년을 맞아 고향인 오키나와에서 기념콘서트를 가진 직후였다. 일본 언론은 이날 밤 뉴스부터 이 소식을 크게 전했다. 산케이신문은 1면에 기사를 싣기도 했다. 아무로는 오키나와 출신으로 1992년 아이돌 그룹 ‘슈퍼 몽키스’ 멤버로 데뷔한 뒤 1995년 솔로로 전향했다. 당대 최고의 음악프로듀서 고무로 데쓰야(小室哲哉)와 콤비를 이뤄 스타 가도에 올랐다. 1996년 발표한 앨범 ‘Sweet 19 Blues’는 약 305만 장이 팔려 당시 일본 앨범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 1997년 싱글 ‘Can You Celebrate?’는 200만 장 넘게 팔렸다. 인기 절정이던 그해 댄스그룹 멤버 SAM(본명 마루야마 마사하루·55)과의 혼전임신을 발표해 팬들을 놀라게 했다. 아무로는 삶의 방식에서도 독자적인 스타일을 관철하면서 젊은 여성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다. 통굽부츠, 갈색머리, 가느다란 눈썹 등 아무로 패션도 그의 추종자를 일컫는 ‘아무러(Amurer) 현상’에 일조했다. 연예계 밑바닥에서 출발해 정상급 스타의 자리에 오른 과정, 결혼과 출산에 따른 산후휴가를 갖는 모습에서 젊은 여성들은 이상적 삶의 스타일을 읽어냈다. 1999년에는 오키나와에서 생모가 살해당하는 불행한 사건을 겪었지만 꿋꿋이 극복하고 활동에 복귀했다. 최근 10년간은 미디어 노출을 줄이고 무대공연을 중시하며 아티스트로서의 이미지를 지켜왔다. 지난해에는 NHK의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중계 주제곡 ‘Hero’를 불렀다. 아무로는 2005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몇 살까지 노래하고 춤출 수 있을지 모르겠다. 무대에서 쓰러지더라도 내가 할 수 있을 때까지 음악 활동을 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팬과 업계 관계자들은 충격 속에 너무 이른 은퇴를 애석해하고 있다. 한 음악평론가는 “삶의 방식에까지 영향을 미친 아티스트였다. 그가 없었으면 1990년대 이후 댄스 뮤직 중심의 새로운 음악은 태어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일본 음악을 국내에 소개해온 제이박스엔터테인먼트의 김익래 대표는 “장년층도 공연 티켓과 음반을 열심히 구매하는 일본 팬 문화의 특성상 언제든 부도칸(武道館) 같은 큰 무대에 설 수 있는 가수인데 은퇴라니 의아하다”고 했다. 일본 언론은 아무로의 은퇴 이후 생활에 대해서도 관심을 쏟고 있다. 아무로가 최근 교토(京都)에 맨션을 산 걸로 보아 은퇴 이후 그곳을 중심으로 지내지 않겠느냐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임희윤 기자}

    • 2017-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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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아베, 칭찬 주거니 받거니

    “신조(아베 신조)는 강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오찬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옆자리에 앉힌 채 이렇게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주재하는 자리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대치하려면 힘이 필요하다. ‘신조’는 강하다”며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해 협력을 요청했다. 자리 배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아베 총리와 동행한 소식통이 신문에 전했다. 두 사람은 북한 정세와 납치문제, 11월 상순으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에게 “북한이 내놓는 발언은 예사롭지 않다. 보통이 아닌 상대라 유엔 총회 연설에서 강한 단어로 말했다”고 설명했다. 아베 총리는 “‘모든 옵션이 있을 수 있다’는 (트럼프의) 강한 메시지가 중국과 러시아를 (제재 결의에) 협력적으로 만들었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의 ‘찰떡궁합’은 유엔 총회 연설에서도 나타났다. 아베 총리는 전날 트럼프에 이은 20일 기조연설에서 대부분을 북한 문제에 할애하며 “지금 필요한 일은 대화가 아니라 압박”이라고 호소했다. “북한에 대화는 우리를 속이고 시간을 버는 최상의 수단이었다. 무슨 희망을 갖고 똑같은 실패를 3번째나 하려고 하는가”라며 “우리는 ‘모든 옵션이 테이블에 올라 있다’는 미국의 대북 태도를 일관되게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도 언급했던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해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했다. 20일 미 뉴욕타임스(NYT)는 “일본이 북한에 대한 트럼프의 입장을 지지했다”고 평가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북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인 레토릭에 일본이 꺼림칙함을 느꼈더라도 (일본의) 리더는 드러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위은지 기자}

    • 2017-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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