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재

장원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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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에 입사해 사회부 경제부 정치부 등을 거쳤습니다.

취재분야

2025-11-19~2025-12-19
칼럼100%
  • 후쿠시마 제1원전 폐로 ‘지지부진’…30~40년 더 걸릴 듯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발생 후 6년이 지났지만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의 폐로 작업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이라고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들이 27일 전했다.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는 원전 폐로까지는 앞으로도 30~40년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일정이 계속 지연되고 있어 이마저 불확실하다는 지적이 많다. 도쿄전력은 16일 원자로 2호기 격납용기에 전갈형 로봇을 투입했지만 퇴적물 때문에 목표로 했던 원자로 밑 작업용 발판에 도착하지 못했다. 로봇은 회수조차 못했다. 당초 도쿄전력은 로봇을 투입해 1~3호기 안에 녹아내린 연료봉 1496개의 위치와 양을 파악할 예정이었다. 로봇을 투입하기 위해 지난해 말 작업자들은 4겹으로 장갑을 낀 채 격납용기에 직경 11.5cm의 구멍을 뚫었다. 방사능의 영향을 우려해 무게 10kg의 납 조끼를 입고 1인당 5분씩 20일 동안 매달렸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사고 잔해를 제거한 뒤 사용 후 핵연료를 꺼내고(1단계) 녹아내린 핵연료를 제거한 뒤(2단계) 원자로를 해체한다는(3단계)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하지만 사고 당시 정기 검사 중이었던 4호기만 사용 후 연료봉 제거를 완료했을 뿐, 노심 융용이 일어난 1~3호기는 아직 사용 후 핵연료 반출 작업이 이뤄지지 않았다. 폐로 작업의 최대 난제인 1~3호기의 융용 핵연료 제거는 아직 내부가 어떤 상황인지도 정확히 몰라 세부 계획조차 못 세우고 있다. 조사 로봇을 투입해 현장 상황을 파악하겠다는 계획도 16일 실패로 암초를 만났다. 새 로봇을 만들려면 시간과 비용이 추가로 필요하다. 관계자에 따르면 1~3호기 폐로 작업은 이미 당초 일정보다 7~40개월 늦어지고 있다. 폐로 작업과 함께 오염수 유출 방지도 주요한 과제다. 지난해 가동된 동토벽을 두고서는 제 역할을 못 한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작업이 지연되면서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13년 후쿠시마 원전 처리와 배상으로 11조 엔(약 110조 원)을 예상했지만 지난해 연말에는 이 비용이 21조5000억 엔(약 215조 원)으로 늘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7-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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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용의자들 임대 콘도서 화학물질 나와… VX 제조 가능성

    말레이시아 경찰이 김정남 암살 사건을 주도한 북한 국적 용의자들이 임차한 콘도 건물 내에서 다량의 화학물질을 찾아내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김정남을 사망시킨 맹독성 신경 독가스인 ‘VX’가 이곳에서 제작되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26일(현지 시간) 말레이시아 현지 매체인 ‘더스타’와 싱가포르의 ‘스트레이트타임스’ 등에 따르면 압둘 사마 맛 말레이시아 슬랑오르 주 지방경찰청장은 23일 진행된 압수수색에서 화학물질이 발견된 콘도가 도주한 4명의 북한 국적 용의자(리재남 오종길 홍송학 리지현) 명의로 임차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마 청장은 “어떤 물질이 발견됐는지 알려줄 수 없지만 화학, 법의학, 방사능 관련 팀들이 분석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이 콘도에서 화학물질 샘플과 화학물질을 다루는 데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주사기, 장갑, 신발 등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 시내 잘란클랑라마 지역에 있는 ‘베르브 스위트’란 이름의 이 콘도는 24층 규모로, 고급 주거 및 사무 시설로 사용되고 있다. 현지 경찰에 체포된 북한 국적 화학 전문가 리정철이 살던 아파트와도 약 2km 떨어진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다. 말레이시아 보건당국은 김정남의 사망 원인이 ‘VX’ 중독이라는 부검 결과를 공식 확인했다. 사타시밤 수브라마니암 말레이시아 보건장관은 26일 “(김정남이) 노출된 VX의 양은 매우 다량이어서 심장과 폐에 빠르게 심각한 악영향을 줬다”며 “(김정남은 공격당한 뒤) 15∼20분에 아주 고통스럽게 사망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경찰과 보건부가 김정남 암살 사건의 ‘북한 기획 증거’를 속속 내놓고 있는 가운데 이 나라 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대북 발언도 강경해지고 있다. 일부 장관들은 ‘말레이시아가 한국과 결탁했다’, ‘말레이시아 경찰 수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 등 외교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표현을 써가며 자국을 비난한 북한과의 단교를 주장하고 있다. 현지 영자 매체 ‘뉴스트레이츠타임스’는 나즈리 압둘 아지즈 관광문화장관이 25일 “북한과 외교관계를 단절해도 상관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과 관계에서 어떤 이득도 없다”고 꼬집었다. 무스타파 모하멧 국제통상산업장관도 이날 “북한대사가 내정에 간섭했다”고 비판했다. 국방부, 교육부, 청소년체육부 장관들도 잇따라 북한과의 외교관계 재검토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아맛 자힛 하미디 부총리는 24일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 후지TV는 26일 미국 전문가와 함께 김정남 암살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도주한 북한인 용의자 4명 중 리재남 등 3명이 범행 현장 인근에서 김정남을 포위하듯 움직였다고 전했다. 김정남을 직접 공격한 여성 용의자 도안티흐엉(베트남)과 시티 아이샤(인도네시아)가 ‘작전’에 실패했을 때 후속 공격을 하려는 포석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고 후지TV는 보도했다. 당초 이들은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카페에서 두 여성의 범행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이세형 turtle@donga.com·윤완준 기자 / 도쿄=장원재 특파원}

    • 2017-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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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 1990년대부터 VX 제조…암살용으로 개발” 탈북자 증언

    김정남의 시신에서 검출된 맹독성 신경작용제 VX를 북한이 1990년대부터 만들어 왔다는 탈북자의 증언이 나왔다. 요미우리신문은 25일 화학무기에 정통한 고위 탈북자의 증언을 토대로 북한이 1990년대 중앙아시아에서 제조기술과 원재료를 입수해 VX를 만들어 왔다고 보도했다. 이 탈북자는 “북한은 VX를 암살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이 1961년 ‘화학전 능력 확보’를 지시한 후 지속적으로 치명적 화학물질을 연구 개발해 왔다. 지난해 한국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의 화학무기 추정 보유량은 2500~5000t에 달한다. 미 의회 조사국이 지난해 1월 정리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내에는 화학무기를 합성하는 생산거점이 12곳, 저축기지가 6곳 있다고 한다. 한편 마이니치신문은 1990년대 VX를 사용해 살인사건을 일으킨 옴 진리교 간부 출신의 사형수 나카가와 도모마사(中川智正)가 말레이시아 경찰 발표 전 이미 VX를 이용한 살인임을 예측했다고 25일 보도했다. 나카가와는 22일 면회를 통해 만나 온 독극물 분야의 권위자 앤서니 투 콜라라도주립대 명예교수에게 편지를 보내 “김정남의 입 주변에 거품 같은 것이 있는 것은 VX가 기도의 분비물을 증가시켰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김정남이 눈의 통증을 호소한 것에 대해서도 “눈에 VX를 바른 것이라면 통증은 당연하다. 증상이 빨리 나와 공항 안에서 죽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 “VX는 기화되지 않아 사린에 비해 취급이 용이하다”고도 했다. 나카가와는 재판 과정에서 실수로 자신의 손에 VX를 바른 뒤 해독제를 주사했다는 사실을 밝힌 적도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또 당시 옴 진리교 사건에서 VX 테러 피해자를 치료한 아이카와 나오키(相川直樹) 게이오대 명예교수가 “눈과 입술 등의 점막 때문에 얼굴은 VX를 흡수하기 쉽고, 혈류량이 많아 독성이 온몸에 빨리 퍼진다”며 이 때문에 가해자들이 얼굴을 노렸다는 분석을 내놨다고 전했다. 다만 사린 등의 독성물질이 기화하는 것과 달리 VX는 피부를 통해 흡수되기 때문에 증상이 나오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린다. 아이카와 교수는 1994년 목덜미에 VX 테러를 당한 옴진리교가족모임 회장을 치료해 8시간 만에 의식을 찾게 했다. 그는 공격을 당한 후 CCTV에 찍힌 김정남의 증상을 두고 ‘당시 피해자의 상태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7-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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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북카페]일본인이 꼼꼼히 뜯어본 K드라마의 매력

    “완전히 시간 도둑, 은퇴 후 여가를 즐기기에 한국 드라마만한 건 없다.” 지난해 말 출간된 ‘정년 후의 한국 드라마’(사진)는 출판사에서 30년 넘게 일하다 정년퇴임한 베테랑 출판인 후지와키 구니오(藤脇邦夫) 씨가 자신의 시청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드라마의 매력을 분석한 책이다. 사실 일본에서 한국 드라마 팬은 주로 중장년 여성층이다. 2003년 일본에 상륙한 ‘겨울연가’를 시작으로 대장금, 이산 등이 히트하면서 한창때는 ‘한국 드라마에 빠진 주부들이 저녁을 차려 주지 않아 남편들이 불만’이라는 뉴스가 나왔을 정도다. 하지만 후지와키 씨는 책에서 한국 드라마 가운데는 멜로나 로맨틱 코미디뿐 아니라 중후장대한 내용도 많다면서 ‘모래시계’(1995년)와 ‘자이언트’(2010년)를 대표적인 사례로 든다. 특히 자이언트에 대해서는 “일단 1회를 보고 그래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한국 드라마와 연이 없는 것으로 생각해도 된다”고 할 정도다. 그는 2000년대 초 ‘쉬리’ 등 일부 한국 영화가 일본에 소개된 것을 계기로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일하던 출판사에서 영화잡지 ‘스크린’ 일본어판도 냈다. 영화에서 느낀 정취를 더 오래 음미하고 싶던 차에 ‘겨울연가’를 만났고 이후 한국 드라마에 본격적으로 빠졌다. 지금까지 15년 동안 한국 드라마 약 500편을 봤다. 그는 한국 드라마의 매력으로 먼저 ‘세계적인 수준의 시나리오’를 꼽았다. 회당 40분 전후, 한 편이 10∼13부작인 일본과 달리 한국은 회당 60분 전후, 16∼24부작이 주류다. 그런 만큼 탄탄한 시나리오가 중요하고, 실력 있는 시나리오 작가가 많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본과 달리 원작이 없는 ‘오리지널 시나리오’가 많다는 점도 뛰어난 시나리오 작가 배출의 토양이 됐다는 분석이다. 두꺼운 연기자 층도 한국 드라마의 강점으로 언급한다. 일본에서는 2000년대 이후 단카이 세대(1947∼1949년 출생한 베이비붐 세대)가 즐길 수 있는 가족 드라마가 사라졌고, 이에 따라 더 이상 세대별 연기자가 폭넓게 배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 드라마에는 여전히 가족 드라마의 요소가 강하게 남아 있고 ‘식탁 장면’이 빠지지 않는다. 그런 만큼 세대별로 다양한 배우들이 활약할 수 있는 환경이 된다. 그는 “한국 드라마가 최근 2∼3년 사이에 과거의 재벌 신데렐라 스토리에서 탈피해 남성 취향의 서스펜스적 요소가 강화되고 있다”고 소개한다. 최근 한국에서 이슈가 된 ‘미생’과 ‘응답하라’ 시리즈에 대한 언급도 빠지지 않는다. 원래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이었던 후지와키 씨는 책에서 한국의 유명한 시나리오 작가와 연기자들의 특징을 구분해 설명한다. 그가 가장 높이 평가하는 배우는 ‘손현주’다. 한국 어디에나 있을 것 같은 평범한 외모를 무기로 연기의 폭을 넓혀 왔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평범한 것보다 더 비범한 것은 없다’는 말을 인용하며 특히 ‘추적자 더 체이서’(2012년)에서의 형사 역할이 기억에 남는다고 강조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7-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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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기업들 ‘사내 발명 포상금’ 대폭 올린다

    일본 기업에서 포상금 상한을 없애는 등 사내 발명을 파격적으로 대우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2일 보도했다. 첨단기술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심해지자 발명 포상에 인색한 보수적인 일본 기업들이 인력 유출 방지를 위해 변화에 나선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미쓰비시전기는 특허 출원·등록에 대한 포상금을 4월부터 현재의 2배인 10만 엔(약 100만 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특허를 활용한 제품이나 서비스가 정부의 표창을 받으면 10만 엔 이상을 추가로 준다. 이 경우 상의 지명도에 따라 금액이 달라지는데 상한은 두지 않을 방침이다. 신문은 “현재 연간 수십 건이 외부 표창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도요타자동차도 4월부터 발명에 대한 포상 상한을 215만 엔(약 2200만 원)으로 현재보다 약 20% 높이기로 했다. 지금은 80만 대 이상 판매된 자동차에 채용된 획기적 발명에 대해 최대 180만 엔(약 1800만 원)을 지급한다. 또 80만 대 미만으로 판매된 차에 적용된 발명으로 포상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우수 발명자의 자기 연구에 지급하는 최대 30만 엔(약 300만 원)의 수당도 신설할 방침이다. 일본의 식품 기업 아지노모토도 4월부터 특허 등록 시 포상금과 특허가 사용된 제품 매출에 대한 포상금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보도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특허 등록 건수는 도요타자동차가 1위, 미쓰비시전기가 4위다. 신문은 “지식재산 전략을 강화하는 두 회사의 움직임이 산업계 전체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본 기업들이 사내 발명에 대한 포상을 늘리는 것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이 현실화되면서 우수 인재 확보가 중요해졌기 때문. 신문은 “지난해 4월부터 정부가 사전에 사내 규정을 정하면 (발명에 대한 권리를) 회사가 소유하도록 했고, 이 때문에 충실한 규정을 만들어 사내외에 보여주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분석했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사내 발명에 인색하기로 유명하다. 2014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나카무라 슈지(中村修二)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 교수 사례가 대표적이다. 나카무라 교수는 1993년 청색 발광다이오드(LED)를 실용화했지만 회사가 2만 엔(약 20만 원)의 포상금만 주자 소송을 내 8억4000만 엔(약 85억 원)을 받았다. 또 소송 중에 분노와 환멸을 느껴 미국으로 귀화했다. 이후에도 2000년 전후로 일본에선 쥐꼬리만 한 대가에 불만을 가진 발명자들이 회사를 제소하는 일이 잇달아 발생해 사회 문제가 됐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7-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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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방송사들, 김정남 피살 CCTV 영상 수천만 원 주고 불법 입수”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의 김정남 독살 폐쇄회로(CC)TV 영상은 일본 방송들이 수천만 원의 거액을 주고 부정하게 입수한 것이라고 일본의 진보 온라인 매체 리테라가 21일 방송사 내부 증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국가 주요 시설인 공항 CCTV 영상이 무단 유출된 경위를 조사 중이다. 보도에 따르면 김정남 암살 사건 후 현지에 도착한 일본 방송사들에게 현지 브로커가 접근해 “살해 순간의 영상이 있는데 사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브로커가 대가로 요구한 금액은 500만 엔(약 5100만 원)이었다. 처음에는 방송사들도 망설였다. 영상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고, 나중에 불법 입수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한 방송사 직원은 “현지 언론에도 보도되지 않은 만큼 어떻게 생각해도 공항 직원이나 경찰이 몰래 유출한 것이었다. 법적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고 잘못하면 (대가로 지불한 돈 때문에) 뇌물죄가 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후지TV가 18일 문제의 영상을 구한 뒤 19일 ‘특종’이라며 터뜨리자 다른 방송사들도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처지가 됐다. NHK, TV아사히, TBS, 니혼TV 등이 다음 날 같은 영상을 경쟁적으로 방송했다. 리테라는 “(영상을 처음 튼) 후지TV는 제시가격(500만 엔)에 가까운 금액을 낸 것이 확실하다. 다른 루트로도 영상이 흘러나왔는데 이 역시 적어도 100만 엔(약 1000만 원) 이상을 냈을 것으로 생각된다”는 발언도 전했다. 또 “해외에서 부정하게 입수한 것으로 의심되는 영상에 수백 만 엔을 지불한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니혼TV의 특종 이후 일본 방송사들 사이에선 영상 구하기 경쟁에 불이 붙었다. NHK는 21일 북한 국적 용의자들이 인도네시아 국제공항에서 출국하면서 CCTV에 찍힌 영상을 ‘단독’이라면서 보도했다. 입수 경위는 밝히지 않았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7-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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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살범 흐엉, 석달전 제주 왔었다

    김정남 살해 사건의 용의자 도안티흐엉(29·베트남·사진)이 지난해 11월 제주도에서 나흘간 머무른 것으로 확인됐다. 당국은 흐엉의 행적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21일 수사 당국 등에 따르면 흐엉은 지난해 11월 2일 중국 난팡(南方)항공을 이용해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흐엉은 입국 심사에서 “한국인 남자 친구 S 씨(25)를 만나러 왔다”고 밝혔다. 흐엉이 거주 예정지로 적은 제주시의 한 오피스텔 원룸은 S 씨 어머니의 지인이 빌린 곳이다. S 씨는 경기 부천시에 거주하고 있고, 2014년 육군 병장으로 전역했다. 말레이시아 일부 언론은 흐엉이 한국 입국 당시 북한 측 요원으로 추정되는 남성과 동행했다고 보도했지만 동행자 유무는 확인되지 않았다. 흐엉은 5일 제주공항을 통해 출국한 뒤 중국 광저우(廣州)를 거쳐 베트남 하노이로 돌아갔다. 당초 9일에 돌아가는 항공권을 예매했지만 입국 심사에서는 7일 귀국할 것이라고 말했고, 일정을 더 앞당겨 귀국한 셈이다. 수사 당국은 흐엉이 제주에 머무른 3박 4일간 흐엉의 구체적인 행적을 집중적으로 조사 중이다. S 씨가 김정남이 피살된 다음 날인 14일 프랑스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돼 출국 배경을 두고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S 씨는 과거 베트남에 머무르며 한국인 관광객 대상 가이드로 일할 당시 현지에서 같은 일을 하던 흐엉과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S 씨는 동아일보 기자와 메신저를 통해 대화하면서 “나는 어차피 (이 사건 직접 관계자가) 아니다”라며 흐엉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수사 당국은 S 씨가 사건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두 사람이 친분이 있다는 것 외에 특별한 정황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S 씨는 대공 용의점이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져 단순히 주소 등을 제공하는 역할만 했을 가능성도 있다. 한편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흐엉이 베트남의 전문학교에서 약학을 전공했다고 현지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흐엉의 아버지는 “딸이 하노이의 약학 전문학교에 다녔으며 2, 3개월에 한 번밖에 집에 오지 않았다”고 했다.손효주 hjson@donga.com·김배중 기자 / 도쿄=장원재 특파원}

    • 2017-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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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살 용의자 오종길, 北 안가고 동남아 잠복 가능성”

    일본 지지통신은 21일 말레이시아 경찰이 김정남 살해 용의자로 지명 수배한 북한 국적자 4명 중 1명이 북한으로 돌아가지 않고 동남아에 잠복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사건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19일 경찰 수사 결과 브리핑 직후 현지 언론 등은 “사건 당일 출국한 4명이 인도네시아, 두바이 등을 거쳐 모두 북한 평양으로 돌아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통신은 “한국의 정보 당국이 파악한 정보에 따르면 4명 중 3명은 평양으로 돌아갔지만 오종길(55·사진)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오종길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경유해 태국 방콕으로 갔을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또 통신은 “(다만) 태국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지만 입국 기록이나 항공편 탑승자 명단에서 이름이 발견되지 않았다. 가명을 사용해 태국에 입국해 이미 라오스나 캄보디아로 건너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는 20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고려항공 사무소에 확인한 결과 김정남 살해 용의자인 북한 국적 남성 4명이 17일 고려항공 P-632편을 통해 블라디보스토크를 떠나 평양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북한 정세에 정통한 한국 소식통을 인용해 리정철과 북한으로 달아난 것으로 알려진 남성 4명 등이 모두 북한 공작원이라고 보도했다. 이들은 모두 북한 정찰총국 소속인데 리정철은 암살 상황을 끝까지 지켜보고 확인하는 최종 책임자여서 마지막까지 남았다가 체포됐다고 전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황인찬 기자}

    • 2017-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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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언-조직장악 실패… ‘포스트 아베’ 이나다 日방위상, 반년만에 낙마위기

    ‘포스트 아베’로 불리던 우익 성향의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사진) 일본 방위상이 취임 반 년 만에 야당으로부터 일제히 사임 요구를 받으며 위기에 몰렸다. 자위대 자료 은폐 의혹에 대한 부실한 해명으로 사태를 확산시킨 데다, 조직을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정부 내에서도 ‘함량 미달’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최근 일본 국회는 남수단 유엔평화유지활동(PKO)을 하던 육상자위대의 일일보고 은폐 의혹을 둘러싸고 치열하게 공방 중이다. 방위성은 지난해 12월 일일보고를 공개하라는 정보공개청구에 “해당 문서가 파기됐다”고 답했지만 이후 전자문서가 남아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방위성이 12월 말 자료를 찾고도 한 달 동안 이나다 방위상에게 보고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조직 장악력’ 논란이 일었다. 아사히신문은 “이나다 방위상이 간부를 불러 보고 지연을 강하게 질책했다. (그런데) 방위성 내부에선 ‘장관이 신경이 곤두서 있다’고 받아들여 껄끄러운 분위기”라고 전했다. 공개된 자료에는 ‘탱크와 박격포를 동원한 전투가 확인됐다’는 내용이 있었다. 야당은 즉각 무력행사를 금지한 헌법 9조 및 휴전합의 후 자위대를 투입한다는 ‘PKO 참가 5원칙’에 어긋난다며 철수를 요구했다. 그런데 이나다 방위상은 국회에서 “자료에는 전투라고 기재됐지만 법적인 의미의 전투는 아니다” “헌법 9조에서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전투 대신) 무력 충돌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는 등 이해할 수 없는 답변으로 야당의 질타를 받았다. 궁지에 몰리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대신 나서는 장면이 반복됐고 야당 의원들로부터 ‘한심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변호사 출신인 이나다 방위상은 ‘전시 위안부는 합법이었다’ 등의 발언으로 예전부터 우익 성향을 드러내온 인물이다. 지난해 8월 취임 후 일본의 핵무기 보유 가능성을 언급한 발언과 하이힐을 신고 잠수함에 오르는 등의 행동으로 논란이 됐다. 연말에는 현역 방위상 최초로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해 한국과 중국의 반발을 샀다. 민진, 공산, 사민 등 야당들은 대책회의를 연 뒤 일제히 이나다 방위상의 사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국회 앞에서도 사임을 요구하는 집회가 매주 열리고 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7-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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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림픽 이후 ‘애물단지’ 된 日 봅슬레이 경기장 문 닫을 위기

    1998년 나가노 올림픽 이후 ‘애물단지’로 전락한 일본 유일의 봅슬레이·루지 경기장 ‘스파이럴’이 결국 문을 닫을 위기에 놓였다고 일본 언론이 21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나가노(長野) 시의 공공시설 운영 방침을 논의하는 ‘공공시설 적정화 검토위원회’는 최근 가토 히사오(加藤久雄) 시장에게 ‘내년 평창 올림픽 이후에는 겨울철 제빙을 중지해야 한다“는 검토 결과를 전달했다. 현재 스파이럴은 운영비 때문에 겨울에만 얼음을 얼려 연습시설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가토 시장은 ”제언을 존중하고 싶다. 나도 시의 세금으로 시설을 유지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사실상 검토 결과를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경기장은 1996년 101억 엔(현재 환율로 약 1020억 원)을 들여 지어졌다. 하지만 봅슬레이와 루지가 대중적인 종목이 아닌데다 얼음을 얼리고 유지하는 비용이 많이 들다 보니 경기 후에는 골칫덩이로 전락했다. 정부 보조금을 받더라도 지자체가 부담해야 할 연간 유지 보수비용이 1억2000만 엔(약 12억 원)에 달한다. 그러자 ”시민들이 이용하지도 않는 적자 시설을 왜 유지해야 하느냐“는 비판이 나왔다. 시는 갈수록 시설이 노후화되기 때문에 유지보수를 위해 앞으로 10년 동안 21억3000만 엔(약 215억 원)이 들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검토위원회는 해체에도 거액(13억5000만 엔)이 들기 때문에 일단 제빙을 멈추고 활용 방안을 검토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한 것이다. 검토위원회의 마츠오카 야스마사(松岡保正) 위원장은 ”선수 여러분께는 미안하다고 생각하지만 올림픽 시설의 새로운 이용 방법을 생각해야 하는 시기가 됐다“며 이해를 구했다. 가토 시장은 3월 말 최종 결론을 발표할 방침이다. 일본 유일의 봅슬레이·루지 경기장이 사실상 문을 닫는 수순에 들어가자 경기단체와 선수들 사이에선 ”더 이상 일본에서 선수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것이 힘들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해외에 나가서 연습할 수 있는 해당 종목의 선수는 일본에서도 극소수에 불과하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7-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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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볼라 연구시설 도쿄 주택가 건립 논란…“큰 지진나면?”

    에볼라 등 치사율이 높은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시설이 일본 지방도시 주택가 한가운데 세워지고 있어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20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일본 나가사키(長崎) 현 나가사키 시의 주택가에는 2020년까지 나가사키대의 연구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는 일본에서 처음 생기는 생물안전등급(BSL) 4등급 연구시설로 가동되면 에볼라 천연두 등 치사율이 높은 바이러스를 들여와 예방 및 치료법을 연구하게 된다. BSL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에 따라 바이러스의 위험도를 분류한 것으로 4등급이 가장 높다. 신문에 따르면 전 세계에는 23개국에 52개의 BSL 4등급 시설이 있다. 일본 정부는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유입됐을 확산을 방지하고 백신을 개발하려면 연구시설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는 도쿄(東京)에 있는 국립감염증연구소 무라야마 청사에서 BSL 4등급 환자의 진단과 경과 관찰을 담당하고 있으나 여기에는 연구기능이 없다. 대학 측은 “바이러스가 유출되지 않도록 실험실 내부는 외부보다 낮은 기압을 유지하고 환기를 할 때도 이중의 고기능 필터를 사용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구현할 것”이라며 주민들을 설득 중이다. 또 100회 이상의 설명회와 공개강좌를 열며 주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주민 일부는 여전히 “자칫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도 있다”. “큰 지진이 나면 어떻게 하느냐”며 불안해하는 모습이다. 치명적 바이러스가 투여된 실험용 쥐 등이 거리로 나올 경우 자칫 주민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설사 안전하게 운영된다고 해도 스트레스 때문에 주민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미 주변 26개 자치회에서는 반대 의사를 밝힌 상태다. 정부는 시설 건립을 위한 예산으로 올해 4억 엔(약 41억 원)을 배정했다. 대학 측은 설계를 거쳐 2018년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7-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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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잘 가세요 마사오(正男)” 동정론 확산

    “우리들의 마사오(정남·正男의 일본식 발음)를 돌려 달라!” 일본 인터넷에서 13일 피살된 김정남을 애도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에 김정남의 마지막 사진이 실리고, 그동안 줄곧 죽음의 위협에 시달렸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동정론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일본 동영상 사이트에는 ‘잘 가세요 정남 씨’, ‘명복을 빕니다’는 등의 추모 동영상이 퍼지고 있다. 또 이번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사실이 조금씩 드러나면서 “김정은을 용서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일본에서는 2001년 김정남이 나리타 공항에서 가짜 여권으로 입국했다 체포당한 뒤 “디즈니랜드에 가고 싶었다”고 말한 사실이 보도되면서 ‘북한에도 인간미가 있는 사람이 있었다’는 관심이 생겼다. 도쿄신문은 “당시 모습이 사냥꾼 같아서 독재자의 후계자 후보로 도저히 보이지 않은 점도 호감을 샀다”고 전했다. 일본 기자들이 전 세계를 돌며 그를 끈질기게 따라붙었지만 김정남은 대부분의 취재에 웃는 얼굴로 정중히 응했다. ‘일본어를 아느냐’는 질문에 일본어로 ‘와카리마센(모릅니다)’이라고 답하는 등 유머러스한 면도 보였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다음 날 친분이 있던 기자에게 “매우 마음이 아프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등 인간적인 모습이 화제가 됐다. 또 3대 세습을 비판하고 북한 국민을 염려하는 발언을 하면서 일본 누리꾼 사이에서는 ‘북한의 양심’, ‘우리들의 마사오’라고 불렸다. 한편 영국 런던에서 활동하는 김주일 국제탈북민연대 사무총장은 18일 일본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2015년 12월 망명정부를 수립하려는 탈북자들이 김정남에게 ‘망명정부의 수반이 되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했으나 ‘세습에 반대한다’며 거절했다”고 전했다. 또 김정남의 생모 성혜림 씨의 오빠인 성일기 씨(85)는 서울 자택에서 본보 기자와 만나 조카의 죽음에 대해 “지금까지 쓰라린 일을 워낙 많이 겪다 보니 항상 각오하고 있던 일”이라며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성혜림이 사망하기 전 2000년대 초반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을 때까지는 가끔 전화로 안부를 물었다고 한다. 김한솔에 대해서는 “머리도 좋고 똑똑하다”며 직접 돌봐 주고 싶지만 여러 사정상 그러지 못한다며 안타까워했다. 성일기 씨는 여동생 둘, 즉 성혜림과 이한영의 어머니 성혜랑이 6·25전쟁 발발 전 부모를 따라 북한으로 갈 때 홀로 한국에 남았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백승우 기자}

    • 2017-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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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네시아 여성 모친 “딸 한국어 구사… 그쪽 사람에게 배워”

    김정남 피살 사건의 용의자인 인도네시아인 시티 아이샤(25)가 한국어를 사용할 수 있다는 가족의 증언이 나왔다. 아이샤의 어머니 베나 씨(50)는 현지 뉴스포털 쿰파란과의 인터뷰에서 “딸은 한국어와 영어로 대화할 수 있다. 외국어 강습을 들은 것은 아니지만 해당 언어를 쓰는 사람들(한국인 등)에게 배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고 현지 방송 아스트로아와니가 17일 보도했다. 1월 21일 세랑에 온 딸을 본 게 마지막이라는 베나 씨는 “어젯밤(사건 발생 사흘 뒤이자 딸이 체포된 날)에야 딸이 사건에 연루된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은 현지 언론을 인용해 “아이샤가 2008년경 봉제업체 경영자의 아들과 결혼했으며, 아들 3명을 두었다. 2012년에 이혼하고 최근에는 혼자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를 오갔다”고 전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이 16일 오전 2시 쿠알라룸푸르 외곽 암팡의 한 호텔 3층 객실을 급습했을 때 ‘싱겁게도’ 객실 문은 잠기지 않은 상태였다. 혼자 있던 아이샤는 쉽게 검거됐다. 객실에서는 100달러짜리 지폐 3장을 비롯한 외화 꾸러미가 발견됐다. 휴대전화 2대 중 하나는 유심카드가 없는 상태였고, 나머지는 현지에서 쓰는 유심카드가 있었다. 뉴스포털 쿰파란은 아이샤가 1992년생과 1989년생으로 기재된 두 개의 신분증을 사용했다고 전했다. 루이뷔통 지갑과 레이밴 선글라스, 찰스앤드키스 구두 등은 고향 인도네시아에서 가정 도우미로 생활했던 그가 최근엔 부족하지 않은 생활을 했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었다. 경찰은 그가 유흥주점 접대부로 일하다가 사건 제의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도쿄=장원재 특파원}

    • 2017-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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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악한 한국인”…아키에 여사가 명예교장인 우익 유치원 혐한 논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가 명예교장으로 있는 일본 오사카(大阪)의 한 학교 법인이 ‘간악한 생각을 가진 재일 한국인과 중국인’이라는 표현이 들어간 문서를 유치원생 보호자들에게 배포해 지방자치단체가 조사에 나섰다. 이 법인이 운영하는 유치원은 군국주의 시절의 ‘교육칙어’를 암송하게 하는 등 일명 ‘애국 교육’으로 일본 우익진영에서 유명한 곳이다. 교도통신은 오사카의 모리토모 학원이 운영하는 쓰카모토 유치원이 보호자들에게 지난해 12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문서를 배포했으며 오사카 부(府)의 조사에서 가고이케 야스노리(籠池泰典) 원장이 이를 인정했다고 16일 보도했다. 이 유치원은 학부모 책자에서 “(한국의) 마음을 물려받은 사람들이 일본인의 얼굴을 하고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게 문제”라며 재일동포에 대한 왜곡된 언급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장의 부인인 부원장은 “한국인과 중국인이 싫다. 일본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는 편지를 지난해 2월 보내기도 했다. 지자체는 이들 표현이 지난해 만들어진 ‘헤이트스피치(혐한시위) 방지법’에 저촉되는지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모리토모 학원은 4월에 문을 여는 초등학교 부지를 정부로부터 헐값에 매입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6월 학원 측은 정부로부터 인근 국유지의 10분의 1에 불과한 가격에 땅을 샀다. 아키에 여사는 2014년 4월 이 유치원을 찾았으며 당시 ‘아베 총리는 누구냐’는 질문에 ‘일본을 지켜주는 사람’이라는 원아의 답변을 듣고 눈시울을 붉혔다. 아키에 여사는 이후 개교 예정인 초등학교의 명예 교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학원 법인 총재인 가고이케 원장은 일본 최대 우익단체로 개헌을 주도하는 ‘일본회의’의 오사카 대표 운영위원이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7-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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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방묘연 ‘김정일의 요리사’, 평양에 식당 차려…北 의도 관심”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요리사를 지낸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藤本健二·70) 씨가 지난 달 북한 평양 시내에 일본 음식점을 냈다고 NHK가 16일 보도했다. NHK는 최근 지난해 8월 북한에 건너간 뒤 행방이 묘연하던 후지모토 씨를 평양의 가게에서 직접 만났다는 일본인 남성으로부터 얻은 사진과 동영상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식당은 20㎡에 못 미치는 규모로 후지모토 씨가 직접 만든 초밥을 위주로 50~150달러까지 코스메뉴가 있다고 한다. 일본 술 등도 팔고 있다. 후지모토 씨는 1989년부터 2001년까지 김정일의 전속 요리사였으며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도 어렸을 때부터 친분이 있다. 그는 2001년 북한을 떠났으며 2012년 북한을 다시 방문해 김정은을 만났다. 그는 지난해 4월에도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과 여동생 김여정을 만났다. 후지모토 씨는 당시 “‘가게를 내고 싶다’는 의사를 김정은에게 전하자 ‘새로운 거리를 만들고 있으니 그곳에 내면 된다’며 승낙했다”고 밝혔다. NHK는 “일본인이 북한에서 음식점을 여는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북한 측의 의도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장원재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7-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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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전 7조원 손실에 회계부정까지… 日 도시바 해체위기

    ‘일본 전자기업의 자존심’으로 불리던 130년 역사의 도시바가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 원자력발전소 사업에서 거액의 손실을 낸 데다 회계부정이 잇달아 적발되면서 치명타를 입었다. 도시바는 15일 오전 도쿄(東京) 본사에 거래 중인 금융회사 약 80곳을 모아 설명회를 열고 다음 달 말까지 대출을 유지해 줄 것을 요청했다. 도시바는 전날 결산자료 제출 마감일을 지키지 못했고 주가가 이틀 동안 15% 가까이 폭락했다. 상장사가 결산일을 지키지 못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쓰나카와 사토시(綱川智) 도시바 사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원전 사업의 회계처리에서 부적절한 압력이 있었다는 내부 고발이 있었다”는 이유를 들었다. 도시바가 회계부정 논란에 휩싸인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15년에는 2008년부터 2014년까지 2248억 엔(약 2조2500억 원) 규모의 부정회계가 이뤄진 사실이 적발돼 최고경영진 3명이 한꺼번에 물러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 사건의 여파로 도시바는 2015년 결산에서 4600억 엔(약 4조6000억 원)의 대규모 적자를 냈고 자금 확보를 위해 지난해 핵심 사업인 의료 부문을 6655억 엔(약 6조7000억 원)에 캐논에 매각해야 했다. 백색가전 부문은 중국 가전회사 메이더(美的)에 팔았다. 이번에는 2006년 인수한 미국 원전회사 웨스팅하우스가 발목을 잡았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하면서 세계 원전 시장이 축소됐고 안전기준이 강화되면서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 도시바는 전날 미국 원자력발전 사업 손실이 7125억 엔(약 7조1000억 원)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원전 사업을 주도해 온 시가 시게노리(志賀重範) 회장은 사임 의사를 밝혔다. 원전 사업 손실로 도시바는 자산보다 빚이 많은 채무초과 상태가 됐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도시바는 자금 마련을 위해 당초 20%가량의 지분을 팔기로 했던 반도체 사업 지분의 과반을 매각할 방침을 밝혔다. 반도체는 도시바 매출의 약 30%를 차지하는 핵심 사업이다. 현재 한국의 SK하이닉스, 대만 팍스콘 등이 인수 의사를 밝히고 있다. 쓰나카와 사장은 기자회견에서 “지분 전부를 매각할 수도 있다”며 고개를 떨궜다. 도시바는 또 원전 사업 매각도 검토하고 있지만 마땅한 매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와 원전 사업을 팔고 나면 주력 사업 중에는 인프라 하나만 남는다. 여기에 현재 진행 중인 조사 결과 원전 사업에서 회계부정이 추가로 밝혀지면 손실 규모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일본 언론에서는 이미 도시바의 ‘해체’나 ‘소멸’까지 언급하고 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7-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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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일 의원들, 위안부 소녀상 등 논의 위해 머리 맞댄다

    한일 양국 국회의원들이 17일 일본에서 머리를 맞대고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 문제를 포함한 양국의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교도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한일의원연맹(회장 서청원 자유한국당 의원)과 일한의원연맹(회장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자민당 의원) 소속 의원들은 도쿄에서 회의를 갖고 소녀상 문제와 일본 정부의 대항조치로 나온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의 일시귀국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통신은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돼 한국 정부가 당사자 능력을 상실한 만큼 정부 대신 정당 관계자와 논의해 대립 해소를 측면 지원하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측에서는 누카가 회장을 포함해 각당 의원들이 참여하며 한국에서는 간사장인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한다. 양측은 논의 결과를 자국 정부에 보고할 방침이다. 이와 별개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독일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에 맞춰 이르면 16일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과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을 열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는 대북 문제와 함께 지난 달 9일 나가미네 대사의 일시귀국 이후 냉각된 한일관계의 개선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윤 장관은 틸러슨 국무장관, 기시다 외무상과 양자회담도 갖는다. 국회의원과 외교장관들이 만나 꼬일대로 꼬인 한일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7-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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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신문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16일 개최 조율 중”

    한미일 3국이 독일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에 맞춰 16일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최종 조율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5일 보도했다.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 방침을 논의하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 등 현안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은 16, 17일 독일 본에서 열리는 G20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다. 3개국 장관은 16일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회담에서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를 결코 용인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결의한 대북제재를 엄격하게 이행할 것을 각국에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또 김정남 암살 등 북한 정세에 대한 의견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문은 “미국은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지난해 말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 설치 이후 악화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으며 이번 회담을 계기로 양국의 관계 개선을 도모하려 한다”고 전했다.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는 지난해 9월 북한의 5차 핵실험을 계기로 열렸으며 이후 5개월 만에 다시 열리는 것이다. 윤 장관은 한미일 회담과 별개로 틸러슨 국무장관, 기시다 외무상,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 등과 양자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는 부산 소녀상 설치를 이유로 지난 달 일시 귀국한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와 모리모토 야스히로(森本康敬) 부산 총영사의 귀임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7-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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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직장인들 집에서 ‘온라인 회식’… 화상통화로 “건배”

    일본 도쿄(東京)의 정보기술(IT) 회사에서 일하는 오카카와 사치(岡川佐知·36) 씨는 지난해 12월 인터넷 화상전화 스카이프를 통해 같이 일하는 팀원 4명과 회식을 했다. 다들 재택근무를 하는 만큼 지역이 나눠져 있고 아이들도 있기 때문에 각자 맥주와 피자 등을 준비해 온라인 회식을 연 것이다. 자녀 얘기, 지역 얘기가 나오자 분위기가 금세 달아올랐다. 오카카와 씨는 “육아와 가사를 하다 보면 만나는 사람이 제한되는데 마치 옆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어 재미있었다”라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4일 오카카와 씨의 사례를 소개하며 “컴퓨터나 스마트폰 화면을 쳐다보며 함께 술을 마시고 대화를 나누는 온라인 회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 회식의 장점은 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저녁에 일찍 귀가해야 하는 워킹 맘이나 집이 먼 원거리 통근족에게 인기다. 여러 명이 동시에 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가 개발된 것도 온라인 회식 확산에 일조하고 있다. 술을 마시다 언급된 사진이나 인터넷 주소 등을 즉각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인터넷에는 ‘나도 해 봤다’는 온라인 회식 경험담이 줄줄이 올라온다. 한 누리꾼은 “화면이라는 물리적인 장벽도 술이 들어가면서 거의 사라졌다. 마치 어젯밤에 정말로 만난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라며 예찬론을 폈다. 일부 주류업체는 신제품 출시 기념으로 온라인 회식 이벤트도 열고 있다. 해외 지사나 지방사무소를 연결해 온라인 회식을 여는 기업도 있다. 주택 리노베이션 기업인 리노베루는 매년 온라인으로 전국 지점을 연결해 건배를 하며 합동 송년회를 개최한다. 이 신문은 “미리 끝나는 시간을 정해 놓는 것이 중요하다”는 경험자의 충고를 전했다. 집에서 마신다는 생각에 마음을 풀고 있다가 지나친 음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7-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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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존 20분의 1 비용으로 유방암 검사할 수 있는 기술, 日서 개발

    유방암 발병 가능성을 보여주는 유전자 이상을 기존의 20분의 1 비용으로 검사할 수 있는 기술이 일본에서 개발됐다. 12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국립유전학연구소의 이노우에 이쓰로(井上逸朗) 교수 연구팀은 유방암과 난소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BRCA1 BRCA2 유전자의 변형 여부를 2만 엔(약 20만 2000원)정도에 검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최근 일본에서 특허를 출원했다. 현재 검사 비용 20만~30만 엔(약 202~303만 원)과 비교하면 매우 저렴하다. 통신은 “한 번에 많은 인원을 검사하기 때문에 1인당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연구팀은 검사 대상자의 혈액에서 채취한 최대 96명분의 DNA를 하나의 용기에 담은 뒤 차세대 시퀀서라는 장비를 통해 고속으로 조사를 진행하는 방식을 개발했다. 개별 DNA에는 특수 처리를 통해 표시가 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DNA와 섞일 우려가 없다. 연구팀은 최근 지바대 등의 협력을 얻어 유방암 환자 11명을 포함한 여성 약 400명에게 새 검사 방법을 적용했고, 그 결과 새 방식이 유효하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앞으로 2년 안에 실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노우에 교수는 통신에 “가족이나 친척 중 유방암이나 난소암에 걸린 사람이 있는 경우 유전자 검사를 통해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비용이 저렴하면 많은 사람들이 검사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7-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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