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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믿는 사람이 왜 우나. 다른 사람이 울어도 못 울게 해야 하는 사람이….” 강원 영월군에 사는 목사 A 씨(68)는 지난해 3월 16일 오후 6시경 자신의 집에서 사실혼 관계인 B 씨(68·여)가 부친상을 당했을 때 화장장에서 울었다는 이유로 어깨와 팔 등을 여러 차례 폭행했다. A 씨는 지난해 4월 15일 오전 5시경에도 새벽기도를 하던 B 씨에게 “너만 보면 죽이고 싶다”고 소리를 지르며 얼굴과 목 등을 폭행했다. 앞서 2018년 5월에는 B 씨가 혼인신고를 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액자로 머리를 내리치고 주먹으로 얼굴 등을 폭행하기도 했다. 또 집에 있던 석유를 B 씨의 몸과 방바닥에 뿌린 뒤 라이터를 들고 “너 죽고 나 죽는다”며 협박도 했다. 춘천지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심현근)는 특수상해, 특수협박, 상해, 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대로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재판 과정에서 A 씨는 “사실 관계는 인정하지만 B 씨를 훈계하거나 달래기 위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훈계나 달래기 위한 행위로 도저히 볼 수 없다”며 징역형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폭력 범죄로 14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또 범행을 저질렀고 피해자도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원심을 유지했다.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동아일보사와 인제군문화재단, 여초서예관이 공동 주최한 ‘2023 여초서예대전’이 2일 강원 인제군 다목적체육관에서 열렸다. 서예대전은 성인부(20세 이상)와 기로부(70세 이상)가 참여한 ‘제9회 여초전국휘호대회’와 초등부 및 중고등부가 참여한 ‘제46회 전국학생휘호대회’로 나뉘어 진행됐다. 두 대회 모두 한글, 한문·전각, 문인화 부문에서 대회가 진행됐다. 성인부와 기로부의 경우 올해 신설된 순수캘리 부문 대회도 진행됐다. 이번 대전에는 서예인 300여 명이 참가해 필력을 겨뤘다. 특히 기로부 한문 부문에 참가한 정형동 옹(부산 해운대구)은 100세의 나이에도 정정한 모습으로 필력을 뽐냈다. 이번 대회 부문별 대상 수상자는 △성인부(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상금 500만 원) 문용기 씨(강원 춘천) △기로부(동아일보 회장상·상금 200만 원) 허은희 씨(경기 부천) △중고등부(인제군수상·상금 100만 원) 김효경 양(인천 서창중 1학년) △초등부(인제군의회 의장상·상금 50만 원) 최진우 군(서울 하늘숲초교 6학년) 등이다. 입상 작품은 인제군에 있는 여초서예관과 서울의 주요 전시장에서 전시되며 도록도 제작된다. 여초서예대전은 서예가 여초 김응현 선생(1927∼2007)을 기리는 서화경연대회로 서예 연구단체인 동방연서회와 동아일보사가 1961년 국내 최초 휘호대회인 ‘전국 남녀 초중고등학교 학생휘호대회’를 개최한 게 시초다. 1966년 대학부가 증설돼 ‘전국학생휘호대회’로 자리 잡았다가 2000년 40회 대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인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 왜 우나. 다른 사람이 울어도 못 울게 해야 하는 사람이….” 강원 영월군에 사는 목사 A 씨(68)는 지난해 3월 16일 오후 6시경 자신의 집에서 사실혼 관계인 B 씨(68‧여)가 부친상을 당했을 때 화장장에서 울었다는 이유로 어깨와 팔 등을 여러 차례 폭행했다.A 씨는 지난해 4월 15일 오전 5시경에도 새벽기도를 하던 B 씨에게 “너만 보면 죽이고 싶다”고 소리를 지르며 얼굴과 목 등을 폭행했다. 앞서 2018년 5월에는 B 씨가 혼인신고를 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액자로 머리를 내리치고 주먹으로 얼굴 등을 폭행하기도 했다. 또 집에 있던 석유를 B 씨의 몸과 방바닥에 뿌린 뒤 라이터를 들고 “너 죽고 나 죽는다”며 협박도 했다.춘천지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심현근)는 특수상해, 특수협박, 상해, 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대로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재판과정에서 A 씨는 “사실관계는 인정하지만 B 씨를 훈계하거나 달래기 위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훈계나 달래기 위한 행위로 도저히 볼 수 없다”며 징역형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폭력 범죄로 14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또 범행을 저질렀고 피해자도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원심을 유지했다.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동아일보사와 인제군문화재단, 여초서예관이 공동 주최한 ‘2023 여초서예대전’이 2일 강원 인제군 다목적체육관에서 열렸다.서예대전은 성인부(20세 이상)와 기로부(70세 이상)가 참여한 ‘제9회 여초전국휘호대회’와 초등부 및 중·고등부가 참여한 ‘제46회 전국학생휘호대회’로 나뉘어 진행됐다. 두 대회 모두 한글, 한문·전각, 문인화 부문에서 대회가 진행됐다. 성인부와 기로부의 경우 올해 신설된 순수캘리 부문 대회도 진행됐다.이번 대전에는 서예인 300여 명이 참가해 필력을 겨뤘다. 기로부 한문 부문에 참가한 정형동 옹(부산 해운대구)은 100세의 나이에도 정정한 모습으로 필력을 뽐냈다. 서예대회에 처음 참가했다는 정 옹은 “학창시절 서예를 하다가 몇 년 전부터 취미 활동으로 다시 시작했는데 서예는 전통을 지키고 우리 고유 문화를 잇는다는 점에서 꼭 필요하다”며 “건강이 허락한다면 내년에도 꼭 참가하겠다”고 말했다.이번 대회 부문별 대상 수상자는 △성인부(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상금 500만 원) 순수캘리 부문 문용기 씨(강원 춘천) △기로부(동아일보 회장상·상금 200만 원) 한문·전각 부문 허은희 씨(경기 부천) △중·고등부(인제군수상·상금 100만 원) 한문·전각 부문 김효경 양(인천 서창중1) △초등부(인제군의회 의장상·상금 50만 원) 한문·전각 부문 최진우 군(서울 하늘숲초교6) 등이다. 이번 대전에서는 총 30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됐다. 입상 작품은 강원 인제군에 있는 여초서예관과 서울 주요 전시장에서 전시되며 도록도 제작된다. 시상식은 다음달 열릴 예정이다.성인부 대상을 차지한 문용기 씨(61)는 취미 삼아 문인화를 그리다가 5년 전부터 화제(畫題)로 캘리그래피를 익히게 됐다고 한다. 문인화 부문에서는 여러 대회에서 상을 받았지만 순수캘리 부문에서 수상은 처음이라고 한다. 이번 대회에서는 주요한의 시 ‘샘물이 혼자서’를 멋진 글씨체로 표현했다. 문 씨는 “권위 있는 대회에서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이라며 “더욱 정진해 좋은 작품을 많이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여초서예대전은 근현대 한국의 서예가 여초(如初) 김응현 선생(1927~2000)의 서법 정신을 기리는 서화 예술경연대회로 서예 연구단체인 동방연서회와 동아일보사가 1961년 국내 최초 휘호(揮毫) 대회인 ‘전국 남녀 초중고등학교 학생휘호대회’를 개최한 것이 시초다.1966년 대학부가 증설돼 ‘전국학생휘호대회’로 자리잡았다가 2000년 40회 대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강원 인제군 여초서예관이 2015년 ‘여초 선생 추모 전국휘호대회’를 신설했고, 2018년 전국학생휘호대회를 부활시켜 매년 대회를 열고 있다.특히 올해부터는 대회의 위상을 전국적으로 넓히고 공정성을 바탕으로 한 권위를 높이기 위해 동아일보와 인제군문화재단, 여초서예관이 손을 잡고 대회를 준비했다. 특히 전통 서예가 아닌 순수캘리 부문을 신설했고, 파격적으로 종합 대상으로 선택해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끈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이일구 여초서예대전 운영위원장(추사 김정희 선생 기념사업회 회장)은 “심사위원들의 엄정한 비공개 점수 심사로 공정성에 주안점을 두었다”며 “이번 서예대전이 서예 인구의 저변을 확대하고, 여초 선생의 서법정신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인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가을의 길목에서 강원 곳곳에 축제가 이어진다. 양구군은 다음 달 1∼3일 양구읍 레포츠공원에서 ‘청춘양구 배꼽축제’를 연다. 축제 기간 ‘퀸즈 마칭밴드’ ‘아냐포’ ‘잼스틱’ 등 전문 퍼포먼스 그룹이 ‘퍼레이드 페스타’에서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첫날인 1일 오후 7시 가수 박현빈 박혜신 김수찬 나상도 등이 출연하는 개막 축하 콘서트가 열리고, 이어 변사 최용준과 함께하는 무성영화 ‘검사와 여선생’이 상영된다. 2일에는 가족 뮤지컬 ‘가방 들어주는 아이’와 국악밴드 ‘더 튠’의 공연, 육중완밴드와 포지션 등 가수들이 출연하는 ‘100X(배꼽) 콘서트’가 준비돼 있다. 1, 2일 밤에는 화려한 불꽃이 양구의 밤을 수놓는다. 3일에는 풋살장 무대에서 ‘프로레슬링 AKW’ 경기와 팝페라 공연 등이 열린다. 다음 달 1∼6일 춘천에서 열리는 ‘춘천인형극제’는 관객들을 동심의 세계로 초대한다. 올해 35회를 맞은 춘천인형극제에는 이스라엘, 일본, 핀란드, 스페인 등 9개국과 국내 40여 개 공연팀이 참가해 인형극의 진수를 보여준다. 다음 달 2일 원주 운곡솔바람숲길에서는 ‘제1회 원주 맨발걷기축제’가 열린다. 접수 시작 3일 만에 정원 500명을 채울 만큼 반응이 뜨겁다. 참가자들은 울창한 소나무 숲길로 이뤄진 3.5km 구간에서 산림욕을 즐기며 맨발로 걷는다.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체감온도 38도를 넘나들던 22일 오후 1시 50분. 강원 삼척 시내에서 차로 50분 달리자 해발고도 800m 삼척시 하장면이 나왔다. 굽이치는 산길을 따라 양쪽에는 고랭지 배추밭이 펼쳐져 있었다. 외국인으로 보이는 근로자들이 챙 넓은 모자를 쓰고 작업에 한창이었다. 옆에 있는 고추밭에서는 필리핀 외국인 근로자 링 씨(42), 마르지 씨(31), 메리골드 씨(37)가 고추를 딴 뒤 품질을 선별해 2차 선별장으로 옮기고 있었다. 이들은 일손이 부족한 농번기에 단기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는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를 통해 한국에 입국했다. 8월은 고추 농사가 제일 바쁜 시기다. 한국인 근로자를 구하기 힘든 농가들은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을 고용하고 있다. 이들을 고용한 농민 함정희 씨(57)는 “올해 외국인 9명을 고용했는데 그중 2명이 말도 않고 도망가 버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농민 이동열 씨도 “9명 중 4명이 무단이탈했다”고 하소연했다. 2015년 도입된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를 통해 고용되는 외국인 근로자는 크게 늘었지만 현장에서는 무단이탈 등 부작용이 커지고 있다. 9월 수확철을 앞두고 근무지를 갑자기 떠나버리는 외국인들이 늘면서 농가에는 비상이 걸렸다. 이탈한 근로자가 불법 체류자가 되면 치안 문제 등으로 번질 수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의원이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민간 싱크탱크 나라살림연구소가 분석한 결과 계절근로자는 2017년 1085명에서 2022년 1만2027명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이탈자 역시 18명에서 1151명으로 크게 늘었다. 삼척시에서는 올 초부터 농번기인 이달까지 계절근로자 109명 중 16명이 말없이 사라졌고, 19명은 일을 못 하겠다며 자진 출국했다. 전체의 32%(총 35명)에 해당한다. 전남 고흥경찰서는 지난해 지역 김 가공공장 등에서 일하던 외국인 근로자 15명 중 14명이 잠적했다고 27일 밝혔다.외국인 계절근로자 이탈 18명→1151명… 불법체류 통로 악용 무단이탈 급증“공장 취직하면 논밭보다 환경 나아”… ‘무단이탈땐 불법체류’ 알고도 도망마약 등 범죄 연루 치안 불안 야기“지자체 아닌 중앙정부가 관리해야” 외국인 계절 근로자들이 무단 이탈해 불법 체류자가 되는 이유는 더 나은 급여, 더 나은 근로 환경을 찾아 떠나버리기 때문이다. 계절 근로자는 최대 8개월가량만 한국에 머물 수 있는데, 불법 체류자가 돼 적발되지만 않으면 그보다 오래 일하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삼척에서 만난 메리골드 씨(37)는 “불법 체류자가 돼 일하는 편이 급여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공장에 취직하면 아무래도 논밭보다는 근무 환경이 낫다”고 말했다. 삼척시 하장면의 딸기 하우스에서 일하고 있는 시나 마리즈 씨(32)는 “고용인과 소통이 잘되지 않아 서로 오해가 쌓이거나, 농사일이 힘들어서 도망가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고흥서도 이탈… 농어민 부담으로 외국인 계절 근로자 제도 자체가 동남아 등지에서는 한국에 불법으로 정착할 수단으로 통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국내외 유학 및 근로 인력 송출 사업을 하는 김모 씨는 “베트남 등 동남아의 경우 한국 취업 비자를 받기 어렵다 보니 상대적으로 입국이 쉬운 계절 근로자 제도로 입국한다. 도망갈 생각으로 지원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전남 고흥경찰서에 따르면 고흥 지역의 한 김 가공 공장에서 지난해 네팔 출신 계절 근로자 15명 중 14명이 출국을 앞두고 돌연 행방을 감췄다. 이들은 김 작황이 좋지 않아 3개월밖에 일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주 A 씨는 “‘일을 그만두겠다’는 말도 없이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잠적한 계절 근로자 14명이 불법 체류자이지만 휴대전화 추적 등은 힘들어 소재 파악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고흥군 관계자는 “돈을 더 벌기 위해 한국에 있는 네팔 사람들과 연결돼 불법 체류자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인력이 부족한 농번기, 어번기 계절 근로자의 이탈은 농어민 부담으로 다가온다. 5명의 계절 근로자를 고용했지만 모두 이탈한 삼척 농민 최을식 씨(62)는 “인력사무소를 통해 추가로 인력을 구해야 하는데 소개비만 1인당 150만 원”이라며 “쪽파 한 망(약 400∼450kg)에 1000만 원인데, 이번 이탈로 12망 작업을 못 했다. 1억2000만 원을 손해 본 것”이라고 말했다. ● 관리주체, 지자체에서 중앙정부로 바꿔야 외국인 계절 근로자 프로그램은 법무부가 주관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진행한다. 외국인 근로자들은 한국에 입국하기 전 배정심사협의회를 통해 일할 지역을 미리 배정받는다. 계절근로 비자(E-8) 등을 받아야 하며, 지자체마다 배정 인원도 정해져 있다. 이 때문에 무단으로 직장, 지역을 벗어나면 불법체류가 된다. 현재 계절 근로자 관리는 대부분 지자체가 맡고 있다. 계절 근로자의 도입 주체는 기초지자체장(시장, 군수)이다. 해외 지자체 업무협약(MOU) 및 관리도 지자체 공무원이 전담한다. 강원도의 한 군에서는 계절 근로자 담당 직원 1명이 500명이 넘는 외국인의 출입국부터 민원, 교육 등을 전담하고 있다. 지난해 강원도에는 3132명의 계절 근로자가 들어왔는데 이 중 618명(19.7%)이 이탈했다. 석성균 강원도 농정국장은 “본격적인 수확기를 맞아 계절근로자의 무단 이탈을 방지해 농업인이 안심하고 농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적극 힘쓰겠다”고 말했다. 외국 현지에서 근로자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한국에 입국시킬 수밖에 없는 구조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동열 고랭지채소 삼척시 연합회장은 9명의 필리핀 계절 근로자를 데려왔지만 이 중 4명은 무단 이탈, 4명은 자진 귀국해 큰 손해를 봤다. 이 씨는 “필리핀 입장에서는 인력을 보내기만 하면 그만이라 어떤 근로자가 들어올지는 복불복인 셈”이라고 말했다. 이탈한 근로자가 자칫 국내에서 범죄에 연루될 경우 치안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농촌에서 일하는 태국인 일부가 신종 마약 야바를 농촌지역에 퍼뜨리다 6월 적발됐다. 경북 의성군, 전남 완도군 등은 지역 내 계절 근로자를 대상으로 마약 검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조영희 이민정책연구원 교육연구실장은 “계절 근로자 제도를 1, 2명의 지자체 공무원이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중앙 부처 차원의 지원을 통해 제도가 전문적이고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척=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영화 ‘치악산’을 둘러싼 논란이 법정 다툼으로 비화되고 있다. 치악산 소재지인 강원 원주시는 영화에 대해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진행하고, 영화 상영으로 발생하는 유무형의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27일 밝혔다. 다음 달 개봉 예정인 이 영화는 원주 치악산을 배경으로 한 공포 영화다. 원주시는 치악산 제작사 측과 2차례 회의를 통해 영화 제목 변경과 대사 부분 삭제 등을 요구했지만 제작사가 거부하자 법적 대응을 결정했다. 원강수 원주시장은 “전국 최고의 안전도시이자 건강도시인 원주의 이미지가 괴담으로 훼손되는 상황”이라며 “시 차원에서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제작사 측은 원주시 요구를 받아들이면 영화를 처음부터 재촬영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맞서고 있다. 또 주요 인물을 맡은 배우가 군 복무 중이라 재촬영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라고 한다.원주=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강원과 경기, 인천의 접경지역을 6박 7일 동안 횡단하는 ‘DMZ(비무장지대) 자유·평화 대장정’이 다음 달 18일부터 시작된다. 이 행사는 정전 70주년을 기념해 강원도와 경기도, 인천시 등 3개 지방자치단체와 행정안전부, 국방부, 통일부, 국가보훈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부처가 합동으로 마련했다. 이번 대장정은 6·25전쟁의 상흔과 분단의 아픔을 공감하고 자유에 기반한 평화의 가치를 되새긴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 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접경지역의 경제 활성화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번 대장정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다음 달 18일부터 11월 19일까지 6차례로 나뉘어 각각 6박 7일 동안 진행된다. 참가 인원은 총 420명으로 희망자는 누리집에서 신청할 수 있다. 참가비는 5만 원이며 숙식이 제공되고 지역 특산품, 기념품 등을 받는다. 이번 대장정은 단순한 여행이 아닌 하루 15∼20㎞를 걷는 일정이어서 본인의 체력을 고려해야 한다. 또 모든 일정 동안 금주 규정이 적용된다. 앞서 올여름에 열린 1차 대장정은 2차례에 걸쳐 각각 12박 13일로 진행됐다. 140명이 참여했고, 전원이 완주했다. ‘DMZ 평화의 길’을 따라 걸으면서 생태·안보 관광지를 탐방하고, 지역 행사에도 직접 참여해 주민과 소통하는 시간도 갖는다. DMZ 평화의 길은 강원 고성에서 인제, 양구, 화천, 철원, 경기 연천, 파주, 김포를 거쳐 인천 강화까지 9개 시군에 걸쳐 조성된 524㎞의 도보길이다. 시군별로 대표 명소가 포함된 테마코스를 개방하고 있다. 화천 코스에는 국내 최북단 케이블카인 ‘백암산 케이블카’가 포함돼 있고, 철원 코스는 6·25전쟁의 최대 격전지였던 백마고지 전적지 체험이 가능하다. 양구 코스에는 옛 선조들의 금강산 여행 필수 코스인 두타연 탐방이 들어 있다. 정부와 3개 시도는 행사 구간에 대한 사전 합동 점검, 응급 대응체계 구축 등 안전사고 예방에도 철저히 대비할 예정이다. 또 국민 화합을 이어간다는 의미를 담아 DMZ 자유·평화 대장정을 연례행사로 개최하고 새롭게 조성된 DMZ 평화의 길을 세계적인 평화·생태 체험 관광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강원도 관계자는 “DMZ 평화의 길이 침체된 접경지역 경제 활성화와 지역 균형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대장정 참가자들에게 의미 있는 여정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영화 ‘치악산’을 둘러싼 논란이 법정 다툼으로 비화되고 있다.치악산 소재지인 강원 원주시는 영화에 대해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진행하고, 영화 상영으로 발생하는 유무형의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겠다고 27일 밝혔다. 다음달 개봉 예정인 이 영화는 원주 치악산을 배경으로 한 공포 영화다.원주시는 치악산 제작사 측과 2차례 회의를 통해 영화 제목 변경과 대사 부분 삭제 등을 요구했지만 제작사가 거부하자 법적 대응을 결정했다. 원강수 원주시장은 “전국 최고의 안전도시이자 건강도시인 원주의 이미지가 괴담으로 훼손되는 상황”이라며 “시 차원에서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제작사 측은 원주시 요구를 받아들이면 영화를 처음부터 재촬영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맞서고 있다. 또 주요 인물을 맡은 배우가 군 복무 중이라 재촬영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라고 한다.원주=이인모기자 imlee@donga.com}

영화 ‘치악산’의 제목을 둘러싼 논란이 법정 다툼으로 비화될 전망이다. 강원 원주시는 실제 지명을 제목으로 사용한 영화 ‘치악산’에 대해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은 물론 영화 상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유무형의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청구소송 등의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27일 밝혔다.원주시는 치악산 제작사 측과 2차례 회의를 통해 영화 제목 변경과 영화 속 치악산 대사가 등장하는 부분 삭제 등을 요구했지만 제작사가 거부 의사를 밝혀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제작사 측은 원주시 요구를 받아들인다면 영화를 처음부터 다시 촬영해야 할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고 주요 배우 가운데 1명이 군 복무 중이어서 재촬영 역시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원주시 관계자는 “회의 석상에서는 시의 제안을 수용할 듯한 태도를 보이다가 뒤돌아서서는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행태를 보면 협상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으며 이런 태도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다음달 13일 개봉 예정인 치악산은 실제 사건이 아닌 원주의 치악산 괴담을 모티프로 한 공포·스릴러 영화로 원주시는 도시 이미지가 훼손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치악산에 있는 구룡사도 28일 영화 개봉을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며 원주시 사회단체협의회와 ‘치악산’ 브랜드를 사용하는 농축산업계, 관광업계도 반대 운동에 동참할 뜻을 표명했다.원강수 원주시장은 “전국 최고의 안전도시이자 건강도시인 원주의 이미지가 듣도보도 못한 괴담으로 훼손되어 버리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며 “영화 개봉으로 인해 36만 시민 그 누구도 피해를 입지 않도록 시 차원에서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원주=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다음 달 1일부터 태백선(청량리∼동해)에 투입되는 신규 일반열차(EMU-150)에 대한 명명식과 시승행사가 25일 태백역에서 열린다. 이날 행사에서는 EMU-150의 새로운 명칭이 공개되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 이철규 유상범 국회의원 등 참석자들이 시승할 계획이다. 새로 투입되는 ITX급의 EMU-150은 서울 청량리역에서 출발해 충북 제천역, 강원 영월역, 사북역(정선), 태백역, 도계역(삼척)을 거쳐 동해역까지 1일 왕복 1회 운행한다. 기존의 무궁화호는 왕복 5회에서 4회로 줄어든다. EMU-150은 최고 시속이 150km지만 노선 노후화로 인해 최고 시속 운행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기존 열차에 비해서는 상당히 빠르기 때문에 운행시간은 최대 30분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고향에서 직접 농사지은 감으로 만든 빵이 불티나게 팔리는 걸 보면 웃음이 저절로 납니다.” 사회적기업 아라가야협동조합 이근표 대표(56)는 22일 경남 함안군 산인면에 있는 조합 제빵실에서 이같이 말하며 웃었다. 이 대표에 따르면 아라불빵은 올 초 고향사랑기부제 시행과 함께 경남도와 함안군 답례품으로 선정되며 매출이 급증했다. 고향사랑기부제란 개인이 거주하지 않는 지방자치단체에 일정액을 기부하면 10만 원까지 전액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제도다. 기부자는 추가로 원하는 답례품을 받을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지자체 특산품 매출이 늘고 홍보 효과도 발생한다.● “고향사랑기부제가 성장 발판” 아라불빵은 경남 함안 특산물로 만든 마들렌이다. 빵 안에 수제 수박조청과 홍시조청, 곶감 등 함안 특산물을 넣었다. 고대 가야 6국 중 아라가야 왕조가 자리했던 곳이란 점에 착안해 이름을 지었다. 모양도 가야의 불꽃무늬토기를 본떠 불꽃 모양으로 만들었다. 이 대표는 “매달 50세트 이상이 답례품으로 나가면서 월 매출이 150만 원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추석이 다가오면서 매출은 더 늘고 있다. 조합은 올해 수익을 재투자해 자동화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아라불빵 전국화’를 시도할 계획이다. 조합 제빵사인 이동명 씨는 “고향사랑기부제로 회사가 성장할 발판이 생겼다”며 “경주를 떠올리면 경주빵이 생각나는 것처럼 함안 아라불빵이 고향 사랑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전남 여수시에 있는 노인 일자리 전담기관 ‘여수시니어클럽’ 김치사업단도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후 바빠졌다. 60세 이상 어르신들이 모여 여수 특산품인 돌산갓김치와 고들빼기 등을 만들어 판매하는데 고향사랑기부 답례품으로 지정되면서 월 주문이 2배로 늘어난 것이다. 올해 매출도 지난해(약 1억1500만 원)의 2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김선자 여수시니어클럽 사업1팀장은 “수익금 일부를 급여로 드리는데 어르신당 매달 최대 20만 원까지 더 드릴 수 있게 됐다”며 흐뭇해했다.● 기부금이 바꾸는 지역 사회 지자체들은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모인 기부금을 뜻깊게 활용하기 위한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광주 동구는 3년 동안 15억 원을 모아 광주극장을 리모델링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1935년 문을 연 광주극장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단관극장 중 하나다. 한재섭 광주영화영상연대 사무처장은 “광주극장은 한국 영화계의 중요한 자산”이라며 “기부금을 활용해 노후 시설을 리모델링하면 지역 예술과 상권 모두를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제주도는 고향사랑기금 1호 사업으로 ‘제주 남방큰돌고래 친구와 함께하는 플로깅 행사’를 선정했다. 기부금 1억 원을 투입해 지자체와 환경단체, 도민과 관광객이 동참하는 환경 행사를 열겠다는 것이다. 행사에선 남방큰돌고래가 서식하는 제주 해변을 걸으며 쓰레기를 줍는 활동 등이 진행된다. 이를 통해 해양쓰레기의 위험성을 알리고 해양 생물 서식지가 위협받는 현실을 알릴 방침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제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낸 기부금이 실제로 제주의 환경을 지키는 활동에 사용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이색 답례품 경쟁도 치열 답례품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도, 기부금을 활용한 문화·환경 사업도 일단 기부금이 모여야 가능하다. 이 때문에 지자체들은 한 푼이라도 많은 기부금을 유치하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다. 강원 춘천시는 고향사랑기부제 홍보를 위해 브랜드 이미지(BI)를 만들었다. 춘천의 자음인 ‘ㅊㅊ’과 하트 모양을 결합한 형태다. 기부자와 답례품 생산자가 동행하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춘천시는 BI가 인쇄된 답례품 포장용 테이프를 제작 중이며 향후 지역 홍보물에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답례품으로 눈길을 끌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전남 강진군과 여수시, 순천시 등은 ‘주택화재 안전 꾸러미’를 답례품으로 내놨다. 기부자가 고향의 부모님 등 대상을 지정하면 소방서 직원이 방문해 소화기, 화재알림경보기, 가스타이머를 설치하고 화재 예방 교육까지 해준다. 강진군 관계자는 “부모님, 친지들에게 ‘안전’을 선물한다는 의미가 담겨 인기”라고 설명했다. 충북 옥천군은 고액 기부자를 타깃으로 한 답례품 ‘효도잔치’를 선보였다. 고향사랑기부 상한인 500만 원을 기부할 경우 고향 마을에서 동네 잔치나 문화 공연을 열어주겠다는 것이다. 세종시는 테니스팀 강습권을 답례품으로 제공하고 있다. 20만 원 이상 기부하면 지역 출신 국가대표급 선수에게 강습을 받을 기회를 제공한다. 충북 괴산군과 증평군, 충남 천안시, 세종시, 전북 부안군 등은 벌초 대행 서비스를 답례품으로 내놨다. 기부자 본인뿐 아니라 고향에 남아 있는 친척들이 사용할 수도 있어 반응이 좋다고 한다. 고향사랑기부제 담당 부처인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지역 농특산물 외에도 새로운 답례품 아이디어가 계속 나오고 있다”며 “제도의 취지를 살린 답례품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함안=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여수=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19일 저녁 강원 춘천시 삼천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울려퍼졌다. 지나던 주민들은 발걸음을 멈췄고, 집 안에 있던 주민들은 밖으로 나와 노랫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날 아파트에서는 춘천여성합창단과 라온콰이어, 봄내울 등 10개 합창단이 준비한 노래를 멋진 화음으로 선사했다. 또 같은 날 국립춘천박물관과 중앙로 지하상가에서도 다른 합창단의 작은 공연이 펼쳐졌다. 공연 사실을 모르고 해당 장소를 찾았던 시민들은 관람객으로 변해 노래에 귀를 기울이고 박수로 화답했다. 이번 공연은 춘천문화재단이 주최한 ‘2023 온세대 합창 페스티벌’의 사전 프로그램으로 마련된 버스킹이다. 47개 합창단이 지난달 13일부터 순차적으로 강원도장애인복지관, 춘천시립도서관, 석사천 야외무대, 의암공원 등 춘천시내 곳곳에서 버스킹 공연을 펼쳤다. 또 양구군 성심재가노인복지센터, 화천군 간동종합복지센터 등 다른 지역까지 ‘찾아가는 음악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버스킹에 이어 온세대 합창 페스티벌 메인 행사는 25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열린다. 온세대 합창 페스티벌은 2017년 시작된 춘천의 대표적인 시민참여형 축제로 ‘가족과 노래하는 즐거움’을 추구한다. 올해는 춘천지역 내 합창단뿐 아니라 타 지역과 해외 팀까지 참가해 규모가 커진 것이 특징이다. 서울, 경기 광주, 대구, 강원 영월, 충북 제천에서 활동하는 합창단과 미얀마 어린이합창단 등 국내외 72개 팀, 2418명이 공연을 함께한다. 참가자들은 실력도, 나이도 천차만별이다. 성악을 전공한 전문 연주자부터 순수 아마추어 동호인까지, 소년소녀합창단부터 실버합창단까지 다양하다. 25일 개막 공연은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 춘천교대, 연세대, 중앙대, 경희대 등 4개 대학 합창 동아리와 춘천시립합창단의 무대로 꾸며지고, 26일은 12개 소년소녀합창단이 무대에 오른다. 28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5일 동안은 가족합창단의 발표회가 열린다. 매일 10여 개 합창단이 춘천문예회관 광장에서 아름다운 하모니를 선사한다. 다음 달 2일 KT&G상상마당에서 열리는 폐막 공연은 2000여 명의 참가자 전원이 함께한다. 또 국내 최초 퍼포먼스 K합창배틀인 ‘싱포골드’의 준우승팀 ‘하모나이즈’가 게스트로 무대에 올라 페스티벌의 마무리를 장식한다. 이번 페스티벌에 참가한 춘천여성합창단의 이호영 단장(56)은 “전문 음악인들에 비해 실력은 떨어지지만 노래에 대한 열정과 이번 공연을 위해 연습한 정성만큼은 누구에게도 뒤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온세대 합창 페스티벌은 노래를 통해 세대를 잇고 가족을 엮는 의미있는 축제”라고 말했다.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365일 동안 휴가지에서 일하는 기분이에요.” 17일 오후 강원 고성군 토성면 천진리의 한 공방에서 만난 염대현 씨(28·사진)는 “워케이션(Workation·일과 휴가를 병행한다는 뜻)을 할 수 있는 생활에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다. 염 씨는 2013년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고향인 강원 속초를 떠났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그는 공인노무사 시험에서 떨어진 뒤 국회의원 입법보좌관, 헤드헌팅 회사 직원 등을 거쳤다. 그러다 2020년 6월 서울 생활을 접고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서울을 떠난 건 쳇바퀴 같은 도시 생활 속에서 받았던 스트레스 때문이었다. 사표를 던진 그는 친구들과 바닷가에서 캠핑을 하다 “편리한 캠핑 테이블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자신만의 ‘로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만들어 알리고 싶은 마음도 생겼다. 우연히 알게 된 목수를 통해서 나무 다루는 기술을 배웠고, 속초에서 패션 디자인을 하던 여동생 혜원 씨(25)에게 디자인을 맡겼다. 염 씨가 만드는 테이블은 작은 사각 모양부터 4, 5인용 둥근 화로 테이블까지 모두 5종류다. 2019년 고성과 속초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피해목들을 활용한다는 의미에서 ‘불에 탄(Burnt)’과 ‘나무(Wood)’를 합친 브랜드 ‘번투드(BURNTOOD)’도 만들었다. 직장 생활을 하며 모아둔 5000만 원을 들여 속초와 인접한 고성에 건물을 임차하고 2021년 4월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해 11월부터 본격 판매를 시작했는데 입소문이 나며 온·오프라인 매출이 늘고 있다. 염 씨는 “테이블은 상판과 받침대를 접을 수 있고, 홈을 만들어 끼우는 방식이라 설치와 해체가 편리하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공방은 염 씨의 작업장이자 사업장이다. 공방 바로 옆에는 제품 판매장과 작은 커피숍도 있다. 염 씨는 이곳에서 캠핑용 테이블을 만든다. 염 씨는 테이블과 함께 만들어 파는 친환경 섬유 티셔츠와 모자, 커피숍 매출까지 더하면 평범한 월급쟁이보다는 상황이 나은 편이라고 했다. 도시 생활에서 느낄 수 없는 자연 속에서 즐기는 삶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보너스다. 염 씨는 “앞으로 제품을 다양화해 매출을 늘리면서 성공적 귀촌 생활을 하고 싶다”며 웃었다.고성=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강원 양구군이 대암산 용늪과 비무장지대(DMZ) 펀치볼 둘레길을 트레킹하는 1박 2일 힐링 관광 상품을 다음 달부터 시범 운영한다. 이 상품은 서울 용산역 또는 청량리역에서 출발해 DMZ 펀치볼 둘레길 트레킹, 양구수목원, 상무룡 출렁다리, 대암산 용늪 트레킹, 박수근미술관 등을 둘러보는 코스로 구성됐다. 대암산 용늪은 국내 람사르습지 1호로 산 정상에 형성된 고층 습원이다. 대암사초와 산사초 등의 사초류가 군락을 이루고, 끈끈이주걱과 통발, 금강초롱꽃, 비룡용담 등 희귀 식물이 자생하고 있다. 람사르습지는 생물·지리학적 특징이 있거나 희귀 동식물이 다수 서식해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는 지역으로 ‘람사르 협약’에 따라 지정된다. DMZ 펀치볼 둘레길은 해안면의 평화의길, 오유밭길, 만대벌판길, 먼멧재길 등 4개 노선으로 구성된 트레킹 코스다. 이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바람꽃, 노루귀, 얼레지 등 북방계 야생화를 관찰할 수 있고, 전쟁의 상흔을 통해 자유와 평화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 다음 달 트레킹 관광은 9, 10일과 23, 24일 두 차례 열린다. 관광상품 가격은 18만9000원으로 왕복열차비와 숙박비, 식사비, 관광지 입장료 등이 포함됐다. 양구군 관계자는 “이번 시범운영으로 여행 상품으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이를 통해 양구 관광 활성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양구군 곳곳의 명소를 활용한 여행 상품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강원 속초시의 ‘나 홀로 가구’ 가운데 783가구가 고독사 위험군으로 나타났다. 속초시가 사회적 고립 및 고독사 예방을 위해 3∼6월 20세 이상 1인 가구 1만8150가구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한 결과 1만3762가구(76%)는 취업 및 돌봄 등 사회안전망을 보유하고 있었고, 3605가구(20%)는 보호 체계는 없지만 본인 거부 등으로 보호가 필요하지 않은 가구로 분류됐다. 나머지 783가구(4%)가 고독사 예방 보호가 필요한 위험군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장애인 등 취약계층이 221가구였고, 나머지 562가구는 일반이었다. 연령별로는 신중년으로 불리는 50∼64세가 339명으로 가장 많았고, 65세 이상 305명, 35∼49세 98명, 20∼34세 41명 순이었다. 속초시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고독사 위험 가구에 스마트 안부 전화, 우유 배달, 인공지능(AI) 돌봄 로봇, 노인 맞춤 돌봄 서비스, 응급안전 안심 서비스 등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또 취업 등 1인 가구 지원을 위해 관련 부서와 논의를 거쳐 다음 달 고독사 예방 종합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속초시는 이번 조사로 개인별 맞춤형 보호 체계 마련과 고독사 위험군 발굴, 1인 가구 지원 정책 수립과 생애주기별 정책 반영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병선 속초시장은 “속초시는 사회적 고립 및 위기 가구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 위기 상황 발생 시 신속하게 지원함으로써 고독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고 밝혔다.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세계 태권도인들의 잔치인 ‘2023 강원·춘천 세계태권도문화축제’가 18∼24일 춘천시 송암스포츠타운 일원에서 열린다. 세계태권도연맹(WT)이 주최하고 강원·춘천 세계태권도문화축제 조직위원회가 주관하는 이 축제에는 63개국 5700여 명의 선수가 참가 신청을 마쳤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품새대회 참가자 2350명까지 합하면 선수단만 8000여 명이다. 조직위는 선수단을 포함해 관계자와 관람객 등 1만5000여 명이 축제를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축제는 WT가 승인한 4개의 세계대회를 비롯해 6개의 서브대회, 유소년 및 주니어 선수들이 출전하는 오픈대회, 부대행사 등으로 구성됐다. 메인 행사인 4개의 세계대회는 박진감 넘치는 겨루기와 격파, 품새 시범 등으로 이뤄져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 가운데 세계태권도옥타곤다이아몬드게임대회는 팔각형 경기장에서 2 대 2, 4 대 4로 팀을 나눠 겨루는 새로운 경기 방식이 적용된다. 다이아몬드 구조물을 활용한 고난도 회전 동작과 화려한 발차기 기술을 활용한 겨루기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태권도비치선수권대회는 품새 경연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공인품새와 자유품새, 기술격파, 프리스타일 다이내믹 발차기, 격파 챌린지 등 다양한 태권도 동작으로 순위를 가린다. 세계태권도시범경연대회는 화려한 태권도 동작을 활용해 송판을 격파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개인과 단체로 나뉘어 있으며 연출성과 표현성, 작품성 등의 채점 기준에 따라 순위가 매겨진다. 세계장애인태권도오픈챌린지는 남녀, 체급별로 나눠 겨루기 방식으로 진행한다. 서브대회는 세계태권 퍼포먼스대회와 위력격파대회, 줄넘기대회, 호신술대회, 블랙벨트 센터 종합대회, 온라인세계태권도품새대회로 구성돼 있다. 조직위는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를 거울 삼아 강도 높은 폭염 대책을 마련했다. 모든 대회에 폭염 휴게시간을 적용해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경기가 중단된다. 기온이 33도를 넘어가면 상황 회의를 통해 야외경기장을 실내경기장으로 변경하는 안전관리 매뉴얼도 수립했다. 또 축제장 전역에 에어컨, 냉장고, 제빙기, 식수를 갖춘 무더위 대피소 13곳을 운영한다. 온열환자 발생에 대비해 응급의료센터를 설치하고 구급차, 의료진, 병상도 상시 운영하기로 했다. 축제장에서는 춘천의 제철 농특산물 장터도 설치된다. 장터에서는 다양한 농산물과 닭갈비, 육류, 잣 등 가공품이 판매된다.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고, 3만 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는 소양강쌀 1kg 증정 이벤트도 열린다. 강원도와 춘천시는 이번 축제가 WT 본부의 대한민국 존속과 춘천으로의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태권도 중심 도시 춘천의 국제적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개막식은 주말인 19일 오후 4시로 예정돼 있다. 개막식에서는 K팝 그룹 블랙스완의 공연과 어린이태권도시범단의 시범, 공군 블랙이글스의 축하 에어쇼 등이 펼쳐진다. 이상민 조직위원장은 “4개의 세계태권도대회를 동시에 개최한다는 점에서 전 세계 태권도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며 “선수 및 관람객들의 안전을 위한 폭염 대책을 마련했고,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80대 남성이 2년 동안 폐지 등을 주워 모은 돈을 어려운 청년들을 위해 기부했다. 강원 강릉시 포남1동에 사는 남목섭 씨(89·사진)는 11일 포남1동 주민센터를 찾아 현금 103만3000원을 건넸다. 남 씨는 “형편이 어려워서 공부를 포기해야 하는 젊은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기부금은 남 씨가 매일 자전거를 타고 포남동과 옥천동 일대를 다니며 빈 상자 등을 주워 마련한 돈이다. 남 씨는 하루 약 20kg 폐지를 주워 1000∼1400원씩을 모았다고 한다. 남 씨는 “나도 어려운 형편에서 자랐지만 아들을 공부시킬 때 장학금 혜택을 받는 등 주위의 도움을 받았다”며 “많은 돈은 아니지만 이렇게라도 조금은 갚고 싶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고령에 진폐 재해까지 있는 처지지만 건강이 허락하는 한 폐지 수집 일을 계속하겠다는 뜻도 밝혔다.강릉=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강원도가 6월 11일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처음으로 반도체기업 유치에 성공했다. 강원도는 14일 도청 본관 소회의실에서 원주시, 반도체기업 ㈜지큐엘과 원주 문막농공단지 내 공장 신설에 대한 투자협약을 한다. 2004년 설립된 지큐엘은 충북 청주시 옥산과학단지에 본사를 둔 업체로 반도체 공정장비용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 소재 공급의 어려움 속에서도 2014년부터 50여 대의 정밀 가공설비 구축으로 지속적인 매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지큐엘은 470억 원을 투자해 문막농공단지 9756㎡ 부지에 연면적 9670㎡ 규모의 실리콘 잉곳(silicone ingot) 제조공장을 만들기로 했다. 9월 착공해 내년 3월 준공할 계획이다. 공장이 준공되면 45명의 신규 고용 효과가 기대된다. 지큐엘은 원주의 수도권 접근성, 저렴한 지가 및 높은 부지 확장성, 풍부한 용수와 전력, 반도체교육센터 중심의 인력 공급 시스템 등 뛰어난 입지 여건을 고려해 투자 사업지로 선택했다. 강원도는 이번 협약이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첫 반도체기업 유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고 ‘미래산업 글로벌 도시’라는 강원특별자치도 비전 실현과 반도체 생태계 조성에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진태 강원지사는 “기업 지원을 위한 인력 양성, 테스트베드 구축, 차별화된 규제 개선 및 특례 반영으로 기업이 원하는 투자 여건 조성에 계속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물의 도시’ 강원 춘천의 음식점과 카페들이 목이 마른 시민들에게 무료로 식수를 제공하는 ‘옹달샘’ 캠페인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춘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와 춘천시자원순환실천협의회, 미세먼지대책을촉구합니다 강원지부 등 옹달샘 캠페인을 공동 주관하는 3개 단체는 9일 춘천 카페디쿼드에서 맺은 옹달샘 참여 협약을 시작으로 이 캠페인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옹달샘 캠페인은 페트병 생수 사용으로 인한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을 줄이고 무더위 속에서 시민들의 갈증을 해소해 주기 위해 마련됐다. 캠페인에 참여하는 음식점과 카페 등 상점의 출입구에는 옹달샘 스티커를 부착하고 텀블러 또는 컵을 갖고 방문하는 시민들에게 무료로 식수를 제공한다. 주관 단체들은 연말까지 참여 업체를 100곳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춘천커피협회, 춘천두레생협, ㈜나누스페이스, 르네상스e로터리클럽, 개별 업체로는 투썸플레이스 춘천석사후석로점, 함흥냉면옥 시청점, 카페디쿼드, 이디야커피 스무숲길점 등 20곳이 참여하기로 했다. 김상진 춘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국장은 “환경운동을 실천하고 물 인심도 나눔으로써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문화 확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