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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 중구 봉래동2가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모델들이 미국의 대표적인 체리인 ‘빙(Bing) 체리’를 선보이고 있다. 빙 체리는 당도가 높고 알이 굵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격은 1팩(800g)에 1만1000원.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롯데백화점은 18일 서울 중구 을지로 본점에서 점포 50개 돌파를 기념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롯데백화점은 1979년 본점 오픈을 시작으로 올해 5월 롯데팩토리 아울렛 인천점까지 국내에 총 50개의 점포를 열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15일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이마트 용산점에서 모델들이 자체브랜드(PL) 상품인 ‘진심을 담은 플레인 요거트’를 소개하고 있다. 가격은 대용량(900g)이 4800원, 소용량(150g)이 990원이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6일 서울 용산구 화상경마장 앞에서 지역주민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화상경마장 영업을 반대하는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롯데백화점은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서울 중구 본점에서 ‘도심 속 대한민국 병영체험전’ 행사를 3일 열었다. 이원준 롯데쇼핑 대표이사, 백승주 국방부 차관, 이현우 영화 ‘연평해전’ 출연 배우, 이학기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왼쪽부터) 등이 행사에 참석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영화 ‘스물’에서 대학 신입생 경재는 짝사랑했던 여자 선배가 내연 관계인 교수의 부인으로부터 뺨을 맞는 장면을 바라본다. 강의실 여기저기서 스마트폰으로 이를 촬영한 학생들에게 경재는 고개 숙여 정중하게 부탁한다. 제발 삭제해 달라고. 그러나 다음 날 친구들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장면은 고스란히 재생된다. 한국에서 일반인은 말할 것도 없이 유명인으로 살아가려면 이제 새로운 삶의 방식이 필요하다. 과거 정치인들은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의혹이 제기되면 적당히 모르쇠 전략으로 위기를 넘기고 조직을 가동해 표를 얻을 수 있었다. 연예인들도 비슷한 전략으로 대중의 인기를 유지할 수 있었다. 적절한 반대 논리와 윽박지름으로 원하는 상황을 만들 수 있었던 것 같다. 유명인들은 과거를 비밀의 영역에 남겨 두고 싶겠지만 불가능하다. 목격자들의 진술은 흐릿하고 때로는 우왕좌왕하지만 여기에 첨단 기술이 개입하면 실체적 진실은 한순간에 떠오른다. 사람을 만난 적이 없으니 돈을 받지도 않았다는 주장은 고속도로 통행 기록을 통해서 금세 부정된다.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사실관계는 쉽게 확인된다. 한 인기 가수가 13년 전 군대를 가겠다고 공언하다 어느 날 미국으로 가버린 것도 어렴풋한 기억이 아니라 확실한 증거로 남아 있다. 악의적 편집의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그것 역시 대중이 꿰뚫어 보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말 바꾸기와 모르쇠 전략은 이제 유명인의 위기관리 매뉴얼에서는 빠져야 할 때다. 디지털 저장 장치의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기록의 보관 기간도 점점 길어지고 있다. 이제 키워드와 날짜만 대략 확인된다면 의혹을 사실로 만드는 증거는 쉽게 확보된다. 의혹 제기는 기자들만의 특권이 아니다. 모든 개인이 기록 장치를 들고 다닌다. 한국에서 생산되는 휴대전화는 통화 내용을 쉽게 녹음할 수 있다. 도처에 붙어 있는 폐쇄회로(CC)TV는 유명인의 일거수일투족을 촬영한다. 빛의 속도로 퍼진다. 공중파와 종편 방송, 인터넷은 하루 종일 하나의 이슈에 대해 천착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쉽게 물든다. 쉽다고 해서 대중이 거짓에 물들었다고 할 수도 없는 때가 대부분이다. 디지털은 목소리 큰 정치인들보다 민주주의 실현에 더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거짓말과 과장 그리고 프로파간다는 설 자리가 별로 없어 보인다. 변명과 정당화는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방법이다. 많은 역사적 순간에서 이런 전략이 성공을 거뒀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래서 이 방법을 아직도 쓴다. 시대가 변하면 실수와 잘못에 대응하는 방법도 달라야 한다. 조심해야 하고 잘못했다면 시인해야 한다. 그리고 진심으로 사과하고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아날로그 시대와 달리 디지털 시대에 이미지는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좋게 보인다고 해서 되는 시대는 끝났다. 행동이 좋아야 한다. 이래저래 쉽지 않은 시대다.변영욱 사진부 차장 cut@donga.com}

21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유승민 원내대표(왼쪽에서 두 번째)와 김무성 대표(오른쪽)가 진지한 표정으로 당이 개발한 ‘소통 앱’을 스마트폰에 내려받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북한 ‘노동신문’이 5월 9일자 지면을 통해 ‘김정은 동지의 직접적인 발기와 세심한 지도 속에 개발 완성된 우리 식의 위력한 전략잠수함 탄도탄 수중 시험발사가 진행됐다’며 여러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바닷바람에 산발이 된 헤어스타일로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가 왼손에 담배를 든 채 카메라를 향해 웃고 있다. 뒤로는 수면 위로 떠오른 잠수함이 보인다.북한은 과연 잠수함에서 탄도미사일을 성공적으로 쏘아올린 것일까. 미국의 북한 동향 전문 웹사이트 ‘38노스’가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잠수함 기지 인근의 바지선을 찾아내면서, 이날 공개된 사진이 조작됐다는 반론이 만만찮은 힘을 얻고 있다. 과연 무엇이 진실일까.원화상 송출하지 않는 이유는?외부에서 북한 매체의 사진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북한 관영통신사인 조선중앙통신이 연합뉴스나 외국 통신사 측에 보내주는 디지털 사진의 원화상을 확인하는 방법이 있다. 다음으로는 북한 노동신문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라온 지면 PDF 파일에서 사진을 오려내는 방법도 사용한다. 끝으로 북한 방송화면을 수신한 후 정지 화면으로 캡처하는 방식도 있다.첫 번째가 가장 흔한 데다 가장 선명한 사진을 보여줄 수 있는 방법임은 불문가지다. 고해상도 사진은 김정은 얼굴의 점과 손목시계 브랜드까지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두 번째 방법은 북한이 김정은 체제 출범 후인 2011년 2월 17일부터 전자문서 형식인 PDF로 당일자 신문지면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북한은 당일 신문을 새벽에 띄우고 24시간 후 삭제한다. 이 시간 동안 한국 정부기관과 사전 허가를 받은 언론사에서는 파일을 내려받아 이미지를 사용한다. 세 번째 방법은 정지 사진 이미지가 없을 때 사용하는 경우로 해상도가 아주 낮다.통상 PDF 지면에서 사진을 오릴 경우 원본 사진의 형태는 그대로 유지되지만 이미지 수준은 떨어진다. 노동신문의 경우 신문에 써도 원본과 거의 유사할 정도로 높은 해상도의 사진을 올린다. 북측이 정교하게 계산해 송출하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원화상처럼 크게 확대해 세부 정보를 확인할 수는 없다는 한계가 있다.이번에 공개된 시험발사 사진도 원화상이 아니라 노동신문 PDF를 통해 외부 세계에 전해진 것이다. 원화상이 아닌 PDF 이미지에서는 조작 픽셀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 픽셀이 어색하다는 점을 들어 조작을 주장하는 일각의 견해에 신뢰성이 적은 이유다.또 다른 가설은 ‘최고존엄이 위험한 미사일 시험 현장 바로 옆에서 참관할 리 없다’는 주장이다. 합성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김정은이 서 있는 배 위에 카메라맨이 움직일 수 있는 일정한 공간만 확보돼 있었다면, 표준렌즈보다 조금 길고 신문기자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70~200mm 망원렌즈로도 충분히 촬영할 수 있는 앵글이라는 게 대다수 사진기자의 견해다. 발사가 이뤄진 현장과 김정은이 서 있는 배 사이의 거리가 사진에서 느껴지는 것보다 실제로는 훨씬 멀다 해도, 망원렌즈로 촬영하면 거리감을 대폭 줄일 수 있다.다만 상륙 훈련에 참가한 공기부양정의 수를 포토샵 프로그램으로 늘렸던 2013년 3월의 경우처럼 화염이나 구도를 조작했을 가능성은 남아 있다. 평소와 달리 노동신문에 실린 사진의 디지털 원화상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외부에 내보내지 않고 있는 것도 이러한 추론을 가능케 한다.폐쇄국가라는 오명에 어울리지 않게 북한은 엄청난 양의 사진을 인터넷과 뉴스통신사를 통해 국제사회에 배포하고 있다. 김정은 시대 들어 사진 양은 더욱 증가했다. 김정은은 할아버지나 아버지와 달리 북한 사회에서 정치적 실적이나 네트워크를 갖지 못한 채 최고지도자 자리에 올랐고,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하기 위해 이미지를 통한 광고와 홍보를 공격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2012년 7월 26일자 노동신문의 경우 6개 지면에 총 28장의 김정은 사진이 실리기도 했다. 1년에 365장 이상의 김정은 사진이 실리는 셈이다.이 가운데 조작 사진의 비율은 얼마나 될까. 특히 최고지도자가 등장하는 ‘1호 사진’이 조작될 가능성은 1% 미만이다. 연출은 하되 조작은 하지 않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조작 사실이 외부 관찰자에 의해 확인될 경우 담당자들이 감당해야 할 책임이 너무 무겁기 때문이다. 사전에 계산된 방식으로 연출하고 철저한 검열을 거친 후 매체에 게재함으로써 책임을 분산하는 구조에 가까워 보인다.지도자 뒷모습의 의미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경우 말년에 조작 사진이 등장한 적이 있다. 2009년 6월 15일자 노동신문 1면에 실린 ‘보병 7사단 지휘부’ 기념사진이 대표적이다. 두 달 전인 4월 27일자에 실렸던 제851군부대 지휘부 기념사진의 맨 앞줄을 포토샵으로 ‘따다 붙인’ 사진이었다. 극히 이례적인 경우다. 4월 김정은의 백두산 등반 기념사진에 대해서도 조작 시비가 있었지만, 여러 장의 사진에서 동일한 인물 그룹이 발견된다는 점과 동영상에서도 같은 장면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진짜일 가능성이 높다.북한이 공개하는 사진을 조작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조작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만큼이나 위험한 일이다. 자칫 중요한 변화나 속내를 읽지 못하는 우를 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5월 9일자 사진에서 정작 중요한 것 역시 그 메시지다.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갖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김정은 본인이 이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 말이다.김일성-김정일 시대와 달리 김정은 시대 들어 특히 지도자의 뒷모습 사진이 자주 눈에 띈다. 이번에도 손짓을 하는 김정은 뒤에 카메라가 있다. 저 멀리 화염을 뿜으며 상승하는 미사일이 보인다. 지도자의 모습을 뒤에서 촬영한 사진은 지도자와 읽는 사람이 무언가를 ‘함께 본다’는 느낌을 주게 된다. 김정은이 지도하는 각종 건설 현장과 군사 훈련을 강조하는 촬영기법이다.이 같은 기법은 주민들에게 부유하고 강한 북한을 보여주고 싶은 김정은의 열망을 반영한다. 손을 들어 길잡이 노릇까지 하고 있다. 방금 전까지 지니고 있던 망원경을 옆에 있는 보좌관에게 넘겨주고 포즈를 취했을 것이다. 이렇듯 김정은이 리더 이미지를 확보하려 애쓰고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포토샵 보정 여부보다 훨씬 관심을 기울여야 할 본질이 아닐까.변영욱 동아일보 사진기자 cut@donga.com}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운데)가 14일 국회 본관 뒤 운동장에서 열린 새정치연합 보좌진 체육대회에 참석해 발로 고무신 던지기 게임을 하면서 두 팔을 들며 웃고 있다. 당내 갈등이 심각한 것과 대조적인 분위기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공무원연금 개혁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이 지속되던 지난달 30일 오후 4시.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실 앞 복도 바닥에 예닐곱 명의 기자들이 노트북을 편 채 앉아 있었다. 대부분이 여기자들이었다. 마침 남자 화장실 앞이라 보기에 민망했다. 젊은 기자들이 국회 여기저기서 차가운 복도에 아무것도 깔지 않고 앉아서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는 모습은 이제 흔하다. 시대가 바뀌면 기자들의 모습도 바뀐다. 예전에 국회를 출입하던 선배 기자들은 주로 정장 차림이었다. 이제는 그런 복장으로 취재하면 불편하다. 특히 좁은 공간에서 끊임없이 몸싸움을 해야 하는 사진기자와 영상기자들의 드레스 코드는 청바지와 등산복이 자리 잡아 가고 있다. 군소 매체가 등장했고 1인 다역의 기자가 많아졌다는 것도 달라진 점이다. 요즘 국회에는 50대 초중반의 나이 지긋한 기자들이 꽤 많이 출입하고 있다. 취재기자와 사진기자 그리고 편집장의 역할까지 한꺼번에 한다고 주장한다. 대부분 젊은 시절에 쓴 글은 없고 최근에 쓴 기사가 일부 검색된다. 기사 생산이 생업이라고 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구조다. 이들이 팩트 한 줄, 사진 한 장을 위해 취재원을 집요하게 따라붙거나 복도에서 장시간 기다리는 모습은 잘 안 보인다. 이들은 주로 정장을 입고 중요 뉴스 인물들 옆에 바짝 붙어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함께 받는다. 마치 그 정치인의 보좌관처럼. TV와 신문을 통해 본인 얼굴이 나감으로써 고향에 있는 친구나 사업상 필요한 사람들에게 자랑할 목적은 아니길 바란다. 취재의 룰에 대한 합의가 안 돼 기자들 사이에서 왕왕 마찰이 일어난다. 지난달 말에는 야당의 아침 회의 도중 일간지 기자와 군소 매체 대표가 큰 소리로 말싸움을 벌였다.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군소 매체 대표를 대중 매체 기자가 밀어서 취재를 방해했다’는 이유였다. 회의 도중에 고성이 났고 회의장에서 취재진이 철수한 이후 복도에서까지 욕설은 이어졌다. 함께 품위가 손상되는 것을 우려한 기자들이 몸싸움을 말리려고 하자 군소 매체 대표는 바닥에 누워 버렸다. 결국 119와 112를 부른 후에야 소동이 끝났다. 궁금해서 대표 겸 기자의 이름을 인터넷에서 검색했더니 1주일 전에는 미국 영화 시사회장에서 입장을 막는 경비원과 시비가 붙어 112를 불렀다는 뉴스가 있었다. 국회 밖의 경제 쪽과 연예 분야 쪽 기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부정적인 의미로 이름이 나 있었다. 누구나 매체를 만들 수 있고 국회 출입 자격을 얻으면 품위를 손상시켜도 별다른 제재를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그러니 어처구니없는 촌극은 앞으로도 빚어질 듯하다. 더불어 시민들이 느끼는 ‘기자의 품위’도 더 떨어질 것이다. 함께 품위를 지키자고 제안하는 데 “언론탄압을 한다!”는 거친 답변과 막무가내 행동이 나오니…. 과거의 언론 환경과 비교하며 격세지감을 느끼는 기자가 비단 나 혼자일까.변영욱 사진부 차장 cut@donga.com}

27일 국회의 한 상임위원회 회의실 입구에 계류된 법안들이 쌓여 있다. 여야는 당초 23일 본회의에서 일부 법안을 처리할 계획이었지만 4·29 재·보궐선거와 ‘성완종 리스트’ 파문을 두고 셈법이 달라 본회의가 취소됐다. 다음 본회의는 30일, 다음 달 6일 열릴 예정이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차 없는 거리로 변신한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에서 25일 토요일 오후에 열린 신촌 왈츠 페스티벌에 참가한 시민들이 오케스트라 반주에 맞춰 왈츠를 추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앞줄 왼쪽) 일행이 19일 서울 국립4·19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걸어나오고 있다. 문 대표는 이날 이곳에서 열린 제55주년 4·19혁명 기념식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세월호 참사 1주년을 맞아 정치인들이 노란 리본 모양의 배지를 달았다. 새누리당은 당 차원의 공식 추모 기간을 선포하면서 13일부터 의원들에게 이 배지를 나눠주었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10일 오전 열린 확대간부회의 때부터 배지를 달기 시작했다. 어제 끝난 임시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했던 이완구 총리를 비롯해 국무위원들도 모두 이 배지를 달았다. 노란 리본은 전쟁터에 나간 가족과 친구들이 무사히 돌아오길 바라며 서양인들이 동네 나무에 매단 것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2005년 납북자 송환 기원 운동과 2007년 아프가니스탄 피랍자 무사 귀환 염원 캠페인, 2009년 노무현 대통령 서거 행사 등에서 참석자들의 절절한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노란 리본을 사용했다. 동아일보의 사진 데이터베이스를 찾아보았다. 세월호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은 사고 1주일 후인 작년 4월 23일에 처음 등장했다. 서울 종로구 청계천에 한국불교종단협의회가 실종자의 무사생환을 기원하는 노란색 헝겊 수십 개를 거는 사진이었다. 진도와 안산의 합동분향소에서 군청 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이 추모객에게 전달할 노란 리본을 만드는 사진도 보였다.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이라는 문구가 적힌 디지털 이미지가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됐던 기억이 난다. 박근혜 대통령도 4월 29일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의 정부합동분향소에서 헌화할 때 흰 국화에 노란 리본을 달았다. 6·4 지방선거에 나선 후보들은 모두 노란 리본을 달고 나왔다. 그 즈음 일부 야당 의원은 리본을 금속 배지로 만들어 달기 시작했다. 이 노란 리본 모양의 배지는 지난해 말 국회에서 사라졌다. 12월 10일 공무원연금 개혁과 4자방(4대강사업·자원외교·방산비리) 국정조사 등의 현안을 논의하는 회의에 참석한 여야 지도부 중 누구도 이 배지를 달지 않았다. 역으로 추적해 보니 새누리당은 7·30 재·보궐선거 직후부터, 새정치연합은 12월 17일 비상의원총회부터 그 배지를 가슴에서 뗐다. 이번 주가 지나면 의원들의 가슴에서 세월호 배지가 또 사라질 것이다. 어쩌면 4·29 재·보궐선거까지 보름 정도가 남았으니 그때까지는 가슴에 배지가 달려 있을지도 모르겠다. 세월호를 기억하자고 하는 사람들은 많다. 철저한 조사를 통한 재발 방지책을 세우자는 목소리도 크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세월호가 정쟁의 소재로 변질되어가고 있다. 세월호를 침몰시킨 낡은 관행은 여전한데 말이다. 남들보다 큰 리본을 단다고 해서 사회가 달라질 거 같진 않다. 노란 리본은 국민의 자발적 움직임으로 시작되었고 사회 변화의 에너지가 될 수도 있다. 분노는 가장 쉽고 가장 어려운 것은 성찰과 실천이다. 1년 전 진도 사고 해역에서 일주일간 취재를 한 후 서울로 돌아온 새벽, 집으로 갈 수 없었던 기억이 난다. 어른으로서 아이들 볼 낯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때의 다짐, 나는 잘 지키고 있는 걸까.변영욱 사진부 차장 cut@donga.com}

영등포·여의도 봄꽃 축제 개막을 사흘 앞둔 7일 시민들이 벚꽃이 핀 서울 영등포구 여의서로를 걷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날부터 16일까지 서강대교 남단에서 여의2교 북단에 이르는 여의서로(약 1.7km)와 순복음교회 앞 주차장 입구에서 여의하류 나들목까지인 한강 둔치 하부 도로(약 1.5km) 구간을 전면 통제한다고 밝혔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정의당 천호선 대표(왼쪽)와 심상정 원내대표가 22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당대회에서 춤과 노래를 선보이고 있다. 이날 랩을 선보인 천 대표는 “타성과 기득권에 젖은 제1야당에 도전하는, 살아 펄펄 뛰는 야당이 될 것”이라고 했다.변영욱 기자 cut@donga.com}

깃발은 소속감을 상징하고 사람들은 깃발을 중심으로 모인다. 때로는 깃발 때문에 가슴이 울렁거리기도 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이오지마 상륙작전에서 미 해병대원이 성조기를 꽂는 장면은 나중에 연출로 밝혀지긴 했지만 퓰리처상을 받을 만큼 감동적이었다. 깃발이 주는 집단주의의 느낌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민주주의 사회에서조차 집단성은 자연스럽게 나타난다. 특히 우리나라는 집단적 상징체계에 민감하다. ‘우리’라는 표현은 언어학자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줄어들 기미가 없다. 축구 A매치가 있으면 서울광장에는 수많은 시민이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나타나 대한민국을 외친다. 정부가 부처의 이미지(GI·Government Image) 통합 작업에 착수한다는 소식이다. 태극기와는 별도로 정부를 상징할 수 있는 시각 이미지가 새로 만들어진다는 의미다. 부처별로 각양각색이던 상징을 통일하기 위해서다. 내년부터 중앙행정기관, 특별지방행정기관 등에 순서대로 적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새롭게 만들어지는 상징은 정부 기관의 건물 옥상에 깃발 형식으로도 휘날리게 될 것이다. 작년 세월호 사고 이후 우리는 관(官)피아 해(海)피아 군(軍)피아 등 마피아의 행태로 운영돼 온 공직 사회의 단면을 목격했다. 각 부처의 공무원들이 네트워크를 사적으로 활용해 왔다는 사실에 놀랐다. 태극기 이외에 그렇게 많은 깃발이 존재하는지 몰랐다. 어떤 ‘피아’에도 속하지 못한 국민 대다수는 고립무원의 느낌, 보호받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었을 것이다. 정부 부처의 로고가 왜 제각각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목표와 가치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본질적인 이유부터 전통적인 문양이 없었다는 점과 세련되지 못해서라는 기술적인 문제도 이유로 제시된다. 이미지보다는 텍스트를 중시하는 문화 때문에 각 부처에서 이름을 상징적으로 표현해서 사용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분석도 있다. 정부가 바뀌면 간판을 새로 설치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있다. 정부 상징 통합 작업은 대한민국 정부의 대외적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것이지만 공무원들에게 깃발을 돌려주는 작업이기도 하다. 지금처럼 부처별로 ‘다양한’ 깃발을 건물에 게양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다양성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민간 회사인지, 국민의 세금이 들어가는 공공기관인지, 깃발만 봐도 분명하게 알아볼 수 있으면 좋겠다. 그것 역시 국민의 알권리다. 나아가 GI만 통합할 게 아니라 국민을 위해 협업하고 봉사하는 마음까지 통합했으면 좋겠다. 그게 정부 본연의 역할이니까. 우려되는 점도 없지 않다. 시각 아이덴티티나 상징체계에는 철학과 이념, 비전이 녹아들어야 한다. 하지만 역사 인식과 국가 정체성에 대한 갑론을박이 끝나지 않은 현 정치 수준에서 과연 제대로 된 깃발 문양이 나올 수 있을까. 혹시 전문 디자이너가 아닌 고위 관료가 낸 아이디어가 우격다짐처럼 반영돼 엉성한 디자인이 나오지는 않을까. 이런 점만 피한다면 정말 좋겠다.변영욱 사진부 차장 cut@donga.com}

선거구 획정 등을 논의할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된 이병석 새누리당 의원(가운데)과 여야 간사인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왼쪽), 김태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오른쪽)이 18일 전체회의에 앞서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화창한 봄날을 맞아 서울 도심이 마라톤 축제로 들썩거렸다. 15일 열린 2015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6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1만8500여 명의 마스터스 풀코스 참가자들이 서울 광화문광장 앞을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서울챌린지 10km에도 5500여 명이 출전해 가벼운 달리기로 상쾌한 공기를 갈랐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지구를 감싸고 있는 수백 km의 대기 중에서 가장 아래층, 그러니까 지표면으로부터 15km까지 높이에 응결되어 있는 수증기들을 구름이라고 한다. 물방울의 지름이 보통 0.1mm 이하로 작고 가볍기 때문에 지상으로 떨어지지 못하고 항상 대기 중에 떠 있다. 구름은 사진을 찍는 사람들에게는 중요한 소재 중 하나다. 광고에 쓰일 사진을 찍는 작가들 중에는 전문가들도 있다. 신문에도 구름과 하늘 사진이 많이 실리는데 독자들도 이 소재들을 좋아한다. 파란 하늘에 떠 있는 뭉게구름(적운)을 배경으로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 모습이나 아름다운 석양에 물든 양떼구름(고적운) 사진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구름에 이렇게 많은 이름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1956년 세계기상기구가 지표면으로부터의 높이에 따라 상층운 중층운 하층운으로 구분한 후 상층운에는 권운 권적운 권층운, 중층운에는 고적운 고층운, 하층운에는 적운 층적운 층운 등을 넣어 10종의 기본 구름으로 유형화했다. 소분류까지 가면 100가지가 넘는 이름표를 붙일 수 있다. 구름을 보는 방향은 두 가지다. 구름 위와 구름 아래. 비행기에서 밑으로 보는 구름은 장관이긴 하지만 어쩐지 단조로운 느낌이 든다. 아마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구조물들과 적절한 조화가 되지 않은 사진이기 때문일 거다. 초록빛 가로수의 윗부분, 아파트 꼭대기, 전봇대에 걸린 전선 등이 조금씩 들어간 구름 사진들이라 친숙하게 다가온다. 구름을 사랑한 두 명의 일본 남자가 지난 10년간 모은 사진을 책으로 펴냈다. 기상예보사라는 자격증을 땄고 한 명은 공학박사 학위까지 취득했다. 카메라와 렌즈는 아주 비싼 모델을 사용하지는 않았다. 대신 발품과 땀으로 채운 독특한 구름도감이다. 연일 미세먼지로 파란 하늘을 보기 힘든 날들이다. 책으로나마 아이에게 미세먼지 뒤의 파란 하늘을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변영욱 기자 cu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