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룡

구자룡 기자

동아일보 화정평화재단 21세기평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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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구자룡 기자입니다.

bonhong@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남북한 관계14%
국방13%
국제일반7%
대통령3%
정치일반3%
기타60%
  • 차이잉원 “대만, 中의 압력에 굴복 안해”

     차이잉원(蔡英文·사진) 대만 총통이 5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언제든 만날 의사가 있지만 회담을 위한 중국의 정치적 조건 제시는 양국 관계 개선에 방해가 될 것”이라며 전제 조건이 없는 회담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중국의 ‘92공식(九二共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 선(先)수용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차이 총통은 “대만은 과거 갈등과 대립의 길로 돌아가기를 원하지 않고 돌아가지도 않을 것”이라면서도 “대만은 중국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은 5월 취임 이후 중국과의 관계 재정립을 위해 기회를 제공했지만 중국은 경제적·외교적 수단을 동원해 대만을 압박했다고 비난했다. 차이 총통은 그런 압박의 예로 지난달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총회에 중국의 압력으로 참석 초청장을 받지 못한 것을 꼽았다. 또 중국이 92공식을 인정한 신베이(新北) 등 ‘범국민당파 8개 시와 현’에만 관광객을 몰아주는 관광 상품을 기획하는 등 지자체 분리 대응에 나서고 있는 점도 지적했다. 차이 총통은 “(정보가 모두 공개되는) 민주사회에서 압력은 모두가 느끼게 된다”며 “대만에서는 어떤 결정도 민의에 거슬러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차이 총통은 대만과 (중국의 특별행정구인) 홍콩의 정치적 상황을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는 “대만은 주권을 가진 독립적인 국가”라고 선을 그은 뒤 “(대만인들은) 홍콩인들처럼 민주주의와 자유 그리고 인권을 추구한다”고 답변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201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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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의 주요대학 8곳에 ‘홍콩 독립’ 현수막 걸렸다 철거돼

    중국 건국 67주년 기념일(국경절)인 1일 홍콩의 주요 대학 건물에 '홍콩 독립(香港獨立)' 네 글자가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가 대학 당국에 의해 철거됐다. 2014년 홍콩 행정장관 직선과 자주권 보장 등을 요구하는 '우산혁명' 시위가 있었지만 공개적으로 홍콩 독립을 주장하는 현수막이 내걸리기는 이례적이다. 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독립' 현수막이 걸린 대학은 홍콩대 중문대 홍콩침례대 등 8곳에 이른다. 홍콩공민당은 자신들이 현수막을 제공했다면서도 학교에 내건 것은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한 행동이라고 밝혔다. 피터 매시슨 홍콩대 총장은 "국경절에 학교 허락 없이 캠퍼스 곳곳에 현수막을 내건 학생들이 누구인지 추적하지 않을 것"이라며 "학교와 나 개인은 언론의 자유를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철거 이유에 대해선 "대학에는 현수막을 내걸 때 절차가 있는데 이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홍콩대 총장이 언론 자유를 명분으로 현수막을 내건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함에 따라 홍콩에서 독립 논란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한때 홍콩에서는 '독립'에 대한 논의조차 없었으나 2014년 79일 동안 우산혁명 시위를 겪은 뒤 변화가 나타났다"며 "이번 '홍콩 독립' 현수막을 계기로 학교가 홍콩 독립투쟁의 새 무대가 됐다"고 분석했다. 1997년 영국이 중국에 반환한 홍콩은 홍콩기본법에 따라 2047년까지 50년간 독립과 자치가 보장돼 있다. 하지만 2017년 행정장관 직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등 중국 당국의 개입이 커지면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독립 요구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4일 입법원 선거에서는 독립 성향의 우산혁명 주역 6명이 당선돼 제도권에 진입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 2016-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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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일 美 때리는 두테르테… ‘미군 재주둔 백지화’ 으름장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사진)이 미국과의 방위협력확대협정(EDCA) 폐기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이 협정이 폐기되면 24년 만에 필리핀에 재주둔하려던 미국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 아울러 일본-필리핀-호주로 이어지는 미국의 대(對)중국 견제 라인에도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다. 3일 마닐라타임스와 로이터 등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바콜로드 시에서 열린 한 축제에 참석해 “미국인들에게 다시 한 번 말하자면 EDCA는 공식 문서지만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의 서명이 없었다”며 “내가 필리핀에서 떠나라고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미국인들은)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DCA는 아키노 정부 시절인 2014년 4월 볼테르 가즈민 국방장관과 필립 골드버그 주필리핀 미국대사 서명으로 체결됐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어 “미국은 이곳에서 50년을 있어 식민지증후군을 갖고 있다. 아직도 우리가 자기들 밑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우리 돈 가져가려면 다 가져가라. 우리는 굶어죽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미국과 사이가 틀어지고 있지만 두 다른 경제 대국인 러시아와 중국과는 좋은 관계다”라며 중국과 러시아에 가까워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지난달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담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와 나눈 대화도 소개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먼저 ‘미국이 나를 모욕한다’며 도움을 청하자 메드베데프 총리는 “그게 진짜 미국인들이다. 우리가 당신을 돕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또 이달 19∼21일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베이징(北京)으로 날아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 등 최근 들어 대중·대러 외교에 집중하고 있다. 미군은 필리핀이 1946년 미국의 식민지에서 독립한 뒤에도 수비크 만 해군기지와 클라크 공군기지에 계속 주둔했다. 하지만 반미 감정과 식민지 시대 청산 분위기에 따라 1992년 11월 미 USS 벨로우드함이 수비크 만 해군기지를 떠나면서 필리핀에서 완전히 철수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2016-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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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안화, IMF 3대통화로 공식 발걸음

     중국 위안화가 1일부터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에 공식 편입됐다. 1970년 SDR 출범 후 지금까지 미국 달러와 유로(유로 출범 전에는 프랑스 프랑, 독일 마르크 등이 포함), 영국 파운드, 일본 엔 등 4개 화폐만 포함됐다. 위안화는 이번에 10.92% 비중으로 달러(41.73%)와 유로(30.93%)에 이어 단숨에 3위로 올라서 엔(8.33%)과 파운드(8.09%)를 제쳤다. 위안화 편입에 대해 그린백(greenback·미국 달러화)과 레드백(redback·위안화) 간 통화전쟁이 시작됐다는 말도 나온다. 위안화가 SDR에 들어와 명목상으로는 3대 기축통화가 됐지만 시장에서의 사용은 미미한 편이다. 국제 무역에서 사용되는 화폐 비중은 달러가 42.5%로 가장 높고 유로 30.0%, 파운드 7.5%인 데 반해 위안화는 1.7%에 그쳤다(6월 기준). 일본 엔화와 비교하면 절반이 약간 넘는 수준이다. 지난해 11월 30일 IMF가 위안화를 SDR에 포함시키기로 결정한 후에도 각국 중앙은행 외환보유 화폐 중 위안화 비중은 늘지 않아 1% 남짓에 불과하다. 홍콩의 금융기관에 위안화로 맡기는 예금은 2013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위안화가 SDR에 들어오는 명예를 누리게 된 것이 정치적인 고려 때문이라는 주장이 끊이지 않았다. 위안화가 세계시장에서 널리 사용되지 않는 것은 중국 당국의 환율 통제와 국경 진출입 통제 등 화폐금융 자율화의 수준이 낮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중국 당국은 수출 촉진을 위해 갑작스럽게 위안화 가치를 4.7%나 평가 절하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은 SDR 편입 하루 전인 지난달 30일 “진일보한 위안화 환율 형성 메커니즘의 개혁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이 위안화 기축통화를 추구하면서도 위안화 통제 또한 계속하기 때문에 국제사회가 기대하는 개혁이 얼마나 이뤄질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 특별인출권(SDR) ::IMF 회원국이 유동성 부족으로 외환위기를 맞으면 담보 없이 출자비율만큼 IMF에서 인출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가상화폐에 불과하지만 SDR 가치를 산정할 때 포함되는 화폐와 그 비중은 세계 무대에서 기축통화의 대우를 받는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2016-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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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훈춘-나진 잇는 ‘신두만강대교’ 서둘러 개통…배경은?

    중국 지린(吉林) 성 훈춘(琿春)의 두만강 하류에 건설 중인 신(新)두만강 대교가 지난달 30일 부분 개통했다. 북한의 함경북도 등 북부 지방은 지난달 초 태풍 라이언록의 영향으로 폭우가 내려 복구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훈춘 시가 서둘러 준공하고 개통식까지 가져 배경이 주목된다. 3일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훈춘시는 지난달 30일 훈춘과 북한 함경북도 나선시 원정리를 잇는 신두만강대교의 4차로 중 2차로의 부분 개통식을 가졌다. 2014년 9월 착공한 지 2년 만이다. 1억4700만 위안(약 243억 원)을 투입해 건설한 신두만강대교는 북한 나선경제특구로 이어지는 주요 접점으로 북중 교역의 새 인프라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이 1일부터 7일까지 국경절 연휴를 맞아 세관이 휴무에 들어가면서 새 다리를 이용한 차량 통행은 연휴가 끝난 후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개통식에는 훈춘 시 관계자와 대북 무역상 등이 참석했으나 두만강 중하류에 내린 폭우로 인한 피해 복구 작업 때문에 북한 관리들은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두만강대교도 한 때 상판까지 두만강 수위가 차오르고 다리 중간의 시멘트 일부가 내려앉아 보수 작업이 필요해 이번에 왕복 4차로를 한꺼번에 개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린 성 투먼(圖們) 건너편의 함북 온성군 남양은 세관 시설이 모두 급류에 잠기거나 휩쓸려 내려가 통관 수속이 중단됐다. 이런 상황에서 훈춘 시가 서둘러 개통식을 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반발로 북중간 관계 개선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기존에 사용된 두만강대교는 앞으로 투먼과 남양을 잇는 투먼대교처럼 관광용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훈춘 시는 정식 관광용으로 개통하기 전에 1일 국경절 휴일을 맞아 하루 동안 주민들에게 개방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2016-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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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분석]사드, 성주골프장에 내년중 배치

     한국과 미국이 경북 성주군 초전면 롯데스카이힐 성주컨트리클럽(롯데골프장)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지역으로 30일 최종 결정했다. 앞서 7월 13일 성주군 성산포대를 ‘사드 최적지’로 결정한 지 79일 만의 재결정이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성공, 5차 핵실험 등 북핵 위협이 고조되고 사드 찬성 여론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뤄진 이번 결정으로 극심한 국론 분열과 지역 갈등을 초래했던 ‘사드 논란’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방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성주군 내 3개 용지에 대한 한미 공동실사단의 평가 결과 롯데골프장이 있는 달마산이 가용성 평가 기준을 가장 충족해 사드 배치 부지로 최종 결정했다”며 “내년 중 사드가 배치되도록 진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롯데골프장은 성산포대와 군사적 효용성은 같지만 주민·환경 안전과 기반시설, 공사 기간 및 비용 등에서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며 “더 이상의 부지 변경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인무 국방부 차관 등 군 당국자들은 이날 성주군청과 김천시청, 경북도청을 방문해 공동실사단의 제3부지 평가 결과를 설명했다. 해당 지역의 반응은 엇갈렸다. 성주군은 국방부 발표를 수용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는 반면 사드 배치 지역이 생활권과 인접한 김천시는 반대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천시는 이날 국방부 설명회도 거부했다. 이제부터가 대한민국의 안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시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의 추가 도발과 중국의 ‘사드 반대 공세’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결연히 반대하며 국가안전 이익과 지역 전략 균형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한(對韓) 경제·외교적 보복 조치는 물론이고 무력시위의 개연성도 있는 데다 한국과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제재의 발목을 잡힐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또 군 관계자는 “북한이 기습적인 핵실험이나 SLBM 발사 등으로 사드로는 핵 공격을 막을 수 없다는 점을 부각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성주=장영훈 기자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 201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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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정부 “사드배치 대가 감당 못할것”

     30일 한미 당국의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대해 중국은 “잘못된 결정으로 인한 대가는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며 사드 배치 중단을 요구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의 한반도 사드 배치는 관련 국가의 안전 관심사를 해결할 수 없으며 한반도 평화와 안정 유지에 도움이 안 된다”고 반발했다. 양위쥔(楊宇軍) 국방부 대변인도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대응 조치 필요성을 거론하며 “중국인은 말하면 책임을 진다”고 분명하게 반대 의사를 밝혔다. 관영 매체들도 한국 때리기에 나섰다.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사드가 한반도에 들어오면 미국이 파놓은 구덩이로 한국이 빠져들어 가는 것”이라며 “사드 진입은 늑대를 제집에 끌어들이는 것이자 자신의 몸에 불을 지르는 것과 같다”고 맹비난했다. 이 통신은 이어 “잘못된 결정의 대가는 한국 당국이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고 경고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201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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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부권 퇴짜 맞고 中포위망 균열… ‘내우외환 오바마’

     미국의 9·11테러 희생자 유가족이 테러 연루 의혹을 받는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상대로 소송을 낼 수 있도록 한 ‘9·11 소송법’에 대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거부권이 28일 미 의회에서 뒤집혔다. 2009년 취임한 이래 오바마 대통령이 특정 법안에 행사한 거부권이 의회에서 기각된 것은 처음이다. 내년 1월 임기가 종료되는 오바마 대통령의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 현상)이 본격화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는 미 상원과 하원은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97 대 1, 348 대 77이라는 압도적인 표 차로 법안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거부권을 기각했다. 공식 명칭이 ‘테러 행위의 지원국들에 맞서는 정의’인 이 법에 따라 테러 피해자 가족들이 테러 관련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낼 수 있게 됐다. 민주당 의원들도 가세해 의회가 오바마 대통령의 거부권을 ‘거부’한 것은 대선을 앞두고 확산되는 미국인들의 안보 불안 심리를 반영한 것이다. 이슬람국가(IS) 창궐은 물론 최근 발생한 뉴욕, 뉴저지에서의 연쇄 테러로 과격 이슬람 테러 세력에 대한 미국인들의 감정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11월 대선에서는 상·하원 선거도 동시에 치러지는 만큼 공화당은 물론 여당인 민주당도 테러에 민감한 표심을 신경 쓸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임기 말 의회로부터 거부권 기각이라는 ‘펀치’를 맞은 백악관은 강하게 반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CNN 타운홀미팅에 출연해 “의회가 내 거부권을 무력화한 것은 실수다. 이 법안으로 중동 등 해외 주둔 미군이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거부권을 기각한 의원들은 오늘 행동에 대해 자신의 양심과 지역구민들에게 답해야 할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백악관은 그동안 중동의 핵심 우방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 악화는 물론 파병 중인 미군이 이 법으로 소송을 당할 수도 있다고 주장해 왔다. 스티븐 블라덱 텍사스대 로스쿨 교수는 이날 외교협회(CFR) 인터뷰에서 “미군이 무장시킨 시리아 내 반군이 정부군을 상대로 테러를 자행했다면, 시리아 정부는 이 법을 근거로 (테러의 배후인) 미군과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 두테르테 “美와 연합군사훈련 중단” ▼  베트남방문중 反美노선 수위 높여… 美의 남중국해 中견제 전략에 찬물   인권 문제를 놓고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사진)이 28일 베트남을 방문한 자리에서 미국과의 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하겠다고 전격 선언했다. 이달 13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수역에서 미국과 연합 순찰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데 이어 미국에 연이어 펀치를 날린 셈이다. 미국의 오랜 동맹국이자 대(對)중국 견제 전선의 핵심국인 필리핀이 미국과의 군사 협력을 하나씩 끊으면서 미국의 고민이 커지게 됐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날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교민간담회에서 “다음 달 미국은 다시 필리핀과 연합 군사훈련을 계획 중이나 중국이 원치 않는다”며 “따라서 이것이 필리핀과 미국 간 최후의 군사훈련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언급한 훈련은 10월 4∼12일 필리핀 산안토니오 지역의 두 개 섬에서 열리는 미 필리핀 연례 연합 상륙훈련(PHIBLEX)을 말한다. 이 훈련에는 일본 오키나와 주둔 미 해병대 등 미군 1400여 명과 필리핀군 500여 명이 참가해 연합 상륙 훈련과 실탄 포격, 구조 훈련 등을 실시할 계획이다.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가 “미국-필리핀 관계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보도하는 등 파문이 커지자 페르펙토 야사이 외교장관은 29일 “미국과의 연합 군사훈련은 이전 정부가 미국과 합의한 대로 2017년까지 진행하고 그 이후에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훈련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26일 대통령궁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동맹을 끊으려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 러시아와 동맹을 맺을 수도 있다”며 “미국과 나 사이에 놓인 루비콘 강을 건너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다음 달 중국 방문에 이어 연내 러시아도 방문해 경제협력과 안보 이슈를 논의할 계획이다. 그는 9월 초 라오스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에 참가하기 직전 자신의 마약 소탕전에 인권 문제를 제기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개××’라는 욕설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임기 말인 오바마 대통령으로선 돈키호테 같은 두테르테 대통령 때문에 짐을 하나 더 안게 된 셈이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2016-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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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훙샹그룹 회장, 中공산당 공작업무 활동”

     북한에 핵 개발 물자를 수출한 랴오닝훙샹(遼寧鴻祥)그룹의 마샤오훙(馬曉紅) 회장(45·사진)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중련부)와 관련이 있다고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訊)이 보도했다.  보쉰은 최근 기사에서 “마 회장이 중련부와 관련이 있으며, 중련부가 민간의 이름을 빌려 북한과 진행하는 외교의 ‘바둑돌’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보쉰에 따르면 미국 당국은 마 회장이 중련부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민간 연구기관 보고서를 통해 훙샹그룹이 북한에 핵 개발 물질을 공급한 사실을 폭로할 때 마 회장과 중련부의 관계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는 중국 정부의 체면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중국 당국의 협조가 있어야 북한에 대한 제재가 실효를 거둘 수 있기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배려라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이 마 회장과 중련부의 관계를 공개할지 여부는 중국이 훙샹그룹 등에 대해 어떻게 조사하는지에 따라 정해질 것이라고 보쉰은 보도했다. 보쉰은 랴오닝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쇼핑센터 직원에 불과했던 마샤오훙이 10여 년 만에 여러 기업을 거느린 그룹의 회장이 되고, 랴오닝 성 인민대표회의의 대표까지 됐는데 이는 정부의 지지 없이는 어려운 일”이라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또 “마 회장이 ‘우수 공산당원’으로 선정된 것은 중련부의 지하공작 업무를 잘 수행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2016-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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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 손 번쩍 든 클린턴… 주먹 불끈 쥔 트럼프

     “중국은 자국의 통화가치를 하락시키는 데 세계 최고다. … 미국을 돼지저금통(piggy bank) 삼아 중국을 재건하는 데 이용하고 있다.” 26일 열린 미국 대선 1차 TV토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는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려 수출경쟁력을 높이려 하고 있다며 중국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 사실이 보도되자 포털 왕이(網易) 등 중국 매체들은 즉각 반박 기사를 실었고 누리꾼들은 댓글에서 “미국이야말로 전 세계 최대의 환율 조작국”이라고 비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분석가와 경제학자들에 따르면 올해 중국은 위안화 가치를 떠받치는 데 노력했다”며 사실 여부를 따지는 분석 기사를 실었다.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번 토론에서 트럼프 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는 중국을 모두 12차례(트럼프 9회, 클린턴 3회) 언급했다. 2012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후보의 첫 TV토론 때(3번·롬니 후보만 거론함)의 4배다. 2008년 오바마 후보와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 간 첫 TV토론 때도 중국은 5차례 도마에 올랐다. 무역과 통화 등 경제 이슈는 물론이고 사이버 보안·테러 등과 관련해 중국은 대부분 부정적인 대목에서 지칭됐다. 11월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미중 관계가 악화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트럼프는 “중국이 통화가치를 절하하는데도 우리 정부는 이에 대처하는 사람이 없다”며 오바마 행정부를 비난하는 데 중국을 적극 활용했다. 북한 핵문제에 대해선 “우리(오바마 행정부)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중국이 우리를 위해 북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중국은 북한과 관련해서는 전적으로 힘이 있기 때문”이라며 수긍 가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평소 강경한 대중(對中) 노선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클린턴도 “미국은 사이버 공격 가능성에 대해 단호해야 한다. 공격 국가가 러시아, 중국, 이란이든 다른 국가든 미국이 훨씬 더 큰 사이버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트럼프가 기후변화를 중국이 만들어낸 거짓말(hoax)로 생각하고 있다”며 트럼프 공격에 쓰기도 했다. 이처럼 두 후보가 중국을 동네북처럼 공격한 것은 오하이오 주와 펜실베이니아 주 등 ‘러스트 벨트(쇠락한 중부 공업지대)’ 표심을 감안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대선의 승패를 가르는 핵심 경합주인 이 지역 주민들은 중국에 일자리와 공장을 빼앗겼다는 강한 피해의식을 갖고 있다. 중국이 긍정적인 맥락에서 소개된 대목도 있다. 트럼프는 미국의 낙후된 인프라를 지적하며 “중국·두바이·카타르에 있는 공항에 있다가 미국 공항에 도착하면 ‘우리나라가 제3세계 국가가 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클린턴은 “상원의원 시절 이란에 대한 모든 제재안에 표를 던졌다. 하지만 충분치 않아 러시아와 중국을 포함하는 협동체를 만들어 이란을 더 강력하게 제재했다”고 말했다. 글로벌 이슈를 푸는 데 중국이 중요한 파트너임을 강조한 발언이다. 중국 내 반응은 엇갈린다. 광저우(廣州) 중산(中山)대의 장위취안(張宇權) 국제관계 전문가는 SCMP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무역 문제에 강경하고 클린턴은 일본 필리핀 등 지역 동맹국과 유대를 강화할 것”이라며 “누가 이기든 중국은 차기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의 거대한 도전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사회과학원 위안정(袁征) 미국외교연구실 주임은 “미 대선 후보 토론에서 ‘중국 때리기’(bashing)는 새로운 것도 아니다”라며 “오히려 양국 관계가 점점 긴밀해져 가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워싱턴=이승헌 ddr@donga.com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 2016-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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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북 수학영재, 홍콩 떠나 한국으로”

     7월 초 홍콩에서 열린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참가했다가 그달 16일 주홍콩 한국총영사관에 망명을 신청했던 북한 수학영재 이정열 군(18)이 지난 주말 한국에 입국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8일 보도했다. SCMP는 이날 “한국총영사관에서 2개월 이상 머물던 이 군이 한국으로 떠났다”고 전했다. 현지 뉴스통신 팩트와이어도 “이 군이 주홍콩 한국총영사관에서 최근까지 머물렀다”며 8월 말 먼 거리에서 유리창 등을 통해 촬영한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이 군은 24일 홍콩을 떠났으며 제3국을 거쳐 한국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개된 사진에는 이 군이 미소를 짓거나 누군가와 대화를 하고, 방을 청소하는 모습 등도 담겨 있다. 이 군은 그동안 한국총영사관에 머물렀으며 24시간 총영사관 직원이 이 군과 동행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 전자 게임기도 제공됐다고 한다. 올해까지 세 차례 수학경시대회에 참가해 모두 은메달을 딴 이 군의 탈북 동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 외교소식통은 “수학교사인 이 군의 부친이 아들에게 한국행을 독려한 것으로 안다”며 “이 군 역시 국제대회 출전 경험이 많아 한국이 어떤 사회인지를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군은 1997년 7월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뒤 사실상 홍콩을 통한 첫 탈북자여서 처리에 관심이 모아졌다. 중국 당국이 북한을 의식해 이 군의 한국행에 동의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으나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강행한 이후 기류가 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외교부는 이날 “탈북 및 입국 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며 “탈북민의 신변 안전, 관련국과의 외교 문제 등을 감안해 확인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조숭호 기자}

    • 2016-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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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中기업 대상 첫 ‘세컨더리 보이콧’

     미국 정부가 북한에 핵개발 물자를 제공한 혐의로 중국 랴오닝훙샹(遼寧鴻祥)그룹과 핵심 관계자 4명에 대해 사실상의 ‘제3자 제재(세컨더리 보이콧)’를 포함한 초강경 제재 조치를 취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새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중국이 강력 반발하면서 이 문제가 미중 간의 새로운 갈등 요소로 떠올랐다. 미국 재무부는 26일(현지 시간) 훙샹그룹 계열사 중 산화알루미늄 등 핵 물자 대북 무역을 주도한 단둥훙샹실업발전유한공사와 마샤오훙(馬曉紅) 회장 등 중국인 4명에 대해 미국 내 자산 취득 등 일체의 경제 활동을 금지했다. 이들은 조선광선은행(KKBC) 등 유엔(2016년)과 미국(2009년)의 제재를 받는 북한 기관과 거래하며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도운 혐의다. 이들과 거래하는 미국인들도 제재 대상이 된다. 재무부는 이 은행이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이후 나온 결의안 1718호도 위반했다고 밝혔다. 애덤 주빈 미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대행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조치로 북한의 핵 확산을 지원한 (중국의) 핵심 불법 조직과 기관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며 “훙샹그룹은 유엔 안보리와 미국의 대북제재를 피하면서 조선광선은행을 통해 북한 핵개발에 협력했다”고 비난했다. 미 법무부도 3일 단둥훙샹실업발전유한공사와 마 회장 등 4명을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 위반과 사기, 돈세탁 모의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고 이날 밝혔다. 법무부는 이들이 25개 은행 계좌에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몰수하기 위한 소송도 할 방침이다. 이들은 2009년 8월부터 지난해 9월 사이에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와 세이셸 제도, 홍콩 등에 설립한 위장회사들을 동원해 중국 시중은행에 계좌를 열어 북한으로 물품을 수출할 때 미국 달러화를 사용하려 해 1997년 발효된 IEEPA를 위반한 혐의다. 이번 조치는 다음 달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기념일 전후로 예상되는 북한의 추가 도발을 앞두고 더 이상 북한의 ‘핵 질주’와 중국의 ‘북핵 방조’를 그대로 둘 수 없다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중국 당국은 랴오닝훙샹그룹과 연루됐다는 이유로 단둥 당서기를 전격 경질했다고 펑바이신원왕(澎湃新聞網)이 27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랴오닝 성 당위원회는 24일 단둥 시 쑨자오린(孫兆林·54) 서기를 면직하고 후임에 진저우(錦州) 시 당부서기인 류싱웨이(劉興偉·53) 시장을 임명했다고 발표했다.워싱턴=이승헌 ddr@donga.com /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 조숭호 기자}

    • 2016-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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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훙샹그룹, 평양에도 합작회사 설립

     북한에 핵 개발 물자를 공급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중국 랴오닝훙샹(遼寧鴻祥) 그룹이 북한과 합작하는 형태로 북한 기업에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샤오훙(馬曉紅) 회장이 북한 정권과의 긴밀한 관계를 토대로 북한 내에서도 이권 사업을 벌인 것이다. 중국 후베이(湖北) 성 매체인 어둥왕(鄂東網)은 최근 “1990년 북한과 무역을 시작한 마 회장이 중국 원유와 북한의 철광석 교환 무역을 하면서 평양에 광물 합자기업을 설립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2006년부터 2009년까지 북한의 핵 실험으로 북-중 무역이 어느 정도 영향을 받았지만 훙샹의 사업은 계속 진행됐다”고 전했다. 훙샹집단의 중국 내 계열사 상당수도 북한과의 합작 협력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 1월 설립된 단둥(丹東)훙샹실업개발공사는 북한 국영 보험사 조선민족보험총회사(KNIC)와 ‘랴오닝 훙바오(鴻寶) 실업발전유한공사’를 세웠다.   ‘중국경영보’는 “단둥의 류경식당과 선양(瀋陽)의 칠보산호텔을 훙샹과 북한이 합작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은 이미 알려졌고 ‘랴오닝 중톈(中天)부동산개발’ 등 상당수 계열사에도 북한 국가기관과 자본의 그림자가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2016-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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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계 불편한 美 보란듯… 두테르테 “中-러와 동맹 맺겠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사진)이 미국과의 동맹관계는 유지하면서도 남중국해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은 물론 러시아와도 동맹을 맺겠다고 밝히는 등 전방위 외교 행보에 나서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다음 달 말 이틀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며 중국은 필리핀과 영유권 갈등을 빚고 있는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黃巖島)에 대한 매립 및 군사시설 건설을 연기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양국 밀월이 강화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26일 대통령궁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동맹을 끊으려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 러시아와 동맹을 맺을(open) 것이다. 미국과의 관계에서 우리는 더 이상 물러설 수가 없어 다른 세계 권력과 유대를 강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쟁국인 중국, 러시아를 활용해 미국이 불안함을 느끼도록 자극함으로써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는 “미국과 나 사이에 놓인 루비콘 강을 건너려 하고 있다”고 말해 미국과의 갈등도 불사할 것임을 내비쳤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특히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도 모스크바에서 나의 방문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해 러시아 방문 의지를 강력하게 희망했다. 이에 앞서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다음 달 19, 20일 중국을 찾은 뒤 24∼27일 일본을 방문한다고 최근 보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동남아국가연합 이외 국가 중에서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것으로 중국에 대한 우호의 표시라고 환추시보는 해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이 스카버러 암초에 대한 장기적인 군사화 계획을 포기하지는 않겠지만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당분간 암초 요새화 작업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24일 보도했다. 홍콩 링난(怜南)대 장바오후이(張保會) 교수는 “중국은 필리핀이 미중 간 경쟁에서 최소한 중립만 지켜도 만족한다. 지금이 그런 기회가 온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에 있는 스카버러 암초는 중국이 2012년 실효지배에 들어가면서 양측 간 분쟁의 골이 깊어졌다. 필리핀은 베트남과 함께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갈등을 빚는 대표적인 나라다. 하지만 6월 말 두테르테 대통령이 취임한 후 전통 우방국인 미국과 인권 문제 등으로 마찰을 빚는 반면 중국에는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자 중국이 필리핀을 끌어안으며 미국과 틈 벌리기를 시도하는 모양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남중국해 문제에 침묵하는 대가로 민다나오 섬의 열악한 인프라에 중국 자본의 투자를 유치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필리핀은 중국이 철도사업 등에도 투자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조은아 기자}

    • 2016-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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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한반도 사드 겨냥해 훙치-19 미사일 요격 실험

    중국이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응해 사드 미사일을 요격하는 실험을 했다고 홍콩 밍(明)보와 둥(東)망 등이 25일 보도했다. 밍보 등에 따르면 중국인민해방군은 20일 오전 1시 20분부터 오전 3시 30분까지 신장위구르(新疆維吾爾)자치구에서 산시(山西) 성에 이르는 지역의 일부 구간에 비행금지구역을 선포한 뒤 요격실험을 했다. 사드 미사일에 해당하는 시험용 미사일 '표적탄'은 산시 성 타이위안(太原)위성발사센터에서 발사됐으며 이를 훙치(紅旗)-19 요격 미사일을 쏘아 맞췄다. 이날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고 요격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한 곳은 지금까지 중국이 사드와 관계 없이 요격 미사일 발사 실험을 3차례 해 온 곳과 비슷한 지역이다. 이번 실험을 사드를 겨냥한 실험이라고 군사전문가들이 분석하는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기존에는 표적탄을 발사하는 지역이 타이위안보다 서쪽인 간쑤(甘肅)성 주취안(酒泉) 위성발사센터였다. 표적탄 발사 지역을 동쪽으로 옮긴 것은 보다 먼 동쪽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보다 더 중요한 점은 표적탄을 탐지하는 훈련이 기존보다 높은 각도로 레이더가 설정돼 이뤄졌다는 것이다. 홍콩의 군사평론가 양궈량(梁國樑)은 밍보 인터뷰에서 "(사드와 관계없이) 기존에 하던 중 단거리 미사일 요격을 위한 것이라면 이번 실험과 같은 높은 각도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표적탄이 타이위안에서 발사된 점과 탐지 각도가 '고고도'로 설정된 것 등은 이번 실험이 미국과 한국이 한반도에 배치하려는 사드를 겨냥한 것이라고 밍보는 전했다. 양 평론가는 "이번 실험은 중국이 사드보다 우수한 미사일 요격 시스템을 개발해 한 발짝 앞서가겠다는 뜻이 있다"며 "한미가 사드를 배치하면 얼마든지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7월 중국 관영 중앙(CC)TV는 2010년 1월 11일 첫 루지 미사일 요격실험과 2013년 1월 27일 실험 장면을 뒤늦게 공개해 사드에 대한 항의 표시라는 해석이 나왔다. 중국은 2014년 7월 23일에도 성공적으로 미사일 요격 실험을 했다.베이징=구자룡특파원 bonhong@donga.com}

    • 2016-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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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당국, 훙샹그룹 제재에도… 단둥엔 북한행 화물차 북적

     22일 오전 11시 반 중국 랴오닝(遼寧) 성 단둥(丹東) 시 진장(錦江) 가 타이양차이푸(太陽財富)중심 빌딩 16층 ‘단둥훙샹(鴻祥)집단’. 북한과 핵 개발 물질 거래 사실이 밝혀져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훙샹그룹의 출입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1개월 전쯤 내가 이곳에 근무하러 왔을 때도 문은 닫혀 있었다.” 경비원의 말로 짐작건대 훙샹이 중국 당국의 조사로 업무를 중단한 지 적어도 1개월은 넘은 것으로 보인다. 그룹의 마샤오훙(馬曉紅) 회장도 본 적이 없다고 경비원은 말했다. 훙샹그룹 계열 여행사 등 일부는 영업을 하고 있지만 10여 개 계열사로 이뤄진 훙샹그룹은 당국의 강력한 조사 방침에 존폐 위기감까지 느낀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다.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밝히고 미국과 함께 훙샹그룹 제재에 나섰다. 하지만 북한의 신의주를 마주한 도시로 북-중 교역의 70%가 이뤄지는 단둥은 얼어붙은 분위기가 전혀 아니었다. 단둥에는 북한행 관광객이 어느 때보다 넘쳐 났다. 압록강 철교로는 하루 통행이 가능한 최대치에 육박하는 화물차가 오가고 있었다. 북한 근로자도 물밀듯이 들어오고 있다. 국제사회의 눈치와 당국의 단속 조짐이 보이면 육상 해관(세관) 말고도 강(압록강 중하류)이나 바다(단둥∼서해의 둥강·東港 항)의 밀무역 라인이 가동된다. “검사가 강화됐다고 하던데….” 단둥 해관에서 만난 중국의 화물차 운전사에게 물었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누가 그러는데요?” 이날 오전 8시 단둥 시 해관 마당. 중국의 대북 제재와 북한의 5차 핵실험으로 썰렁할 거라는 예상과 달리 단체 여행객들로 북적였다. 400명은 족히 돼 보였다. “한국 돈과 신문 들고 들어가면 안 돼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동상 앞에서 비슷한 자세로 사진 찍지 마세요.” 여행 가이드들은 주의 사항을 전달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마당 오른쪽에는 강판에서 잡화까지 다양한 물품을 실은 트럭부터 컨테이너 차량, 소형 승용차까지 150여 대가 줄줄이 서서 해관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4시간 뒤쯤 다시 현장에 가 봤다. 이번엔 ‘평북’ 번호판을 단 북한 트럭과 10여 명이 탈 수 있는 승합차들이 북에서 건너와 마당을 채웠다.  단둥과 북한 신의주 사이에는 하루짜리 관광만 가능했는데 지난해 1박 2일 코스가, 올해는 무비자로 신의주 강변 일대만 돌아보는 4시간짜리 상품이 생겨 났다. 4시간짜리 상품은 하루 240명 정도로 제한해 시작됐지만 지금은 많을 땐 1000명이 넘는다. 단둥의 렌터카 회사에서는 150위안(약 2만5000원)을 주면 차를 빌려 타고 신의주까지 다녀올 수 있다. 한 소식통은 “관광객 증가로 신의주에는 100달러를 내고 한 달 동안 하루 24시간 무제한 전기를 공급받는 가정이 늘어났다. 야경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북-중 교역 분위기의 지표로 거론되는 단둥 철교 위의 화물차 왕래도 3월 대북 제재 시작 후 하루 100대로 잠시 줄기도 했지만 지금은 300여 대로 거의 ‘풀(full)’ 수준으로 회복됐다. 화물차 크기도 커졌다. 핵 개발 자금 차단을 위해 북한 근로자의 해외 파견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단둥에는 북한 근로자가 넘쳐난다. 현지 교민은 “길에서 한국 사람보다 북한 사람을 더 많이 본다”고 말했다. 올해 북한 근로자 20명을 채용했다는 한 소식통은 “월 300달러에 계약하고 데려온 뒤 절반만 주는 업체도 있다. 그래도 북한은 감지덕지한다”라고 귀띔했다. 훙샹그룹에 대한 제재로 대북 금수(禁輸) 물자 공급이 차단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이 동네(단둥)를 전혀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고개를 저었다. “마샤오훙 회장이 무슨 특별한 재주가 있는 게 아니다. 나도 그만한 돈 주면 달라는 것 뭐든 줄 수 있다. 북한에서 금을 못 들여오게 하면 ‘은’이라고 서류 만들면 된다. (단둥 철교를 가리키며) 저기 오가는 화물차를 다 까고 보느냐.” 훙샹을 잡아들여도 북한에 핵 물자를 불법 수출하는 업체가 얼마든지 나올 수 있고, 중국이 마음만 먹으면 훙샹처럼 조사할 수 있는 곳이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 이곳 사람들의 전언이다.단둥=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2016-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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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훙샹그룹, 北과 위조달러도 거래…마샤오훙 회장 등 11명 中당국에 체포”

    미국 백악관이 북한에 산화알루미늄 등 핵 물자를 수출해 온 것으로 드러난 중국 랴오닝훙샹그룹에 대해 중국과의 공조하에 대대적인 제재에 들어갔음을 공식 확인했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부보좌관은 20일(현지 시간) 브리핑에서 훙샹그룹 사태와 관련해 “중국 정부는 (핵 관련) 물자나 기술들이 북한에 수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안 등을 포함한 모든 제재를 전면적으로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 정부는 중국 기업의 대북 교역에서 우려할 만한 정보를 접하면 중국 정부에 이를 즉각 알린다”고 말해 최근 진행되고 있는 중국 당국의 훙샹그룹에 대한 자산 동결 등 제재 조치가 미국의 요청에 따른 것임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당국은 마샤오훙(馬曉紅) 회장 등 그룹 관계자 11명을 전격 체포했다고 채널A가 보도했다. 단둥(丹東) 현지 소식통은 “중국 당국이 ‘엄중한 경제범죄’로 훙샹그룹을 조사하고 있다”며 “북한의 위조 달러 밀매에도 관련돼 있다는 소문이 퍼져 회사 분위기가 흉흉하다”고 귀띔했다. 이 소식통은 “중국 당국이 6월 중국 내에서 위조 달러를 취급한 혐의로 북한 공작원 3명을 체포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훙샹그룹과의 거래가 드러났다”고 전했다. 마 회장 등 고위층이 북한 공작원 체포 직후 공안에서 조사를 받았다는 것이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이때 구속된 공작원은 현금 3000만 위안(약 50억 원)과 금괴도 갖고 있다가 압수됐다고 보도했다. 공작원이 갖고 있던 현금은 5월 노동당 7차 대회를 치르면서 북한 주민에게 보급한 가전제품, 생활용품 등의 대금을 지급하기 위한 것이었다. 공작원이 북한에서 500만 달러(약 56억 원)를 갖고 와 중국 은행에서 환전했는데 여기에 위조 화폐가 포함돼 있었다는 소문이 돈다.● 훙샹그룹 급성장 뒤봐준 단둥시 간부 30명 조사훙샹그룹 대북거래마샤오훙 회장, 2006년 언론 인터뷰서 “정치 바람 바뀌면 대북사업 끝장”오바마, 리커창에 “사드 배치 불가피” 21일 오후 북한과 맞닿은 중국 랴오닝(遼寧) 성 단둥(丹東)에 도착하자마자 최근 북한과의 불법 거래 문제로 미국과 중국 양국의 수사를 받고 있는 단둥훙샹실업발전유한공사에 전화를 걸었다. 공상관리국(전화국)에 등록된 전화번호는 ‘없는 전화번호’라는 안내가 흘러나왔다. 114 안내에 등록된 전화는 불통 상태였다. 미국 검찰의 요청으로 중국 당국이 수사에 나서면서 10여 개 계열사 중 일부는 이미 업무를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8시경 빈장중(濱江中) 로 단둥철교 인근 북한 식당인 ‘류경식당’은 정상 영업을 하고 있었지만 한국 손님을 받지 않는 영향으로 과거보다 손님이 많지 않았다. 이 식당 역시 훙샹그룹이 북한 측과 함께 운영하고 있다. 1층 식당 위층으로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핵개발에 사용될 수 있는 금수(禁輸) 물질인 산화알루미늄을 판매한 훙바오실업발전유한공사와 훙샹국제여행사 등이 입주해 있다. 단둥 안팎에서는 훙샹그룹이 10여 년 만에 10여 개 계열사를 거느린 회사로 급성장하는 뒤를 봐준 권력까지 조사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대북 매체 데일리NK는 20일 “훙샹그룹 마 회장의 진술을 통해 단둥 시 공공기관 간부 30명 정도가 조사를 받고 있으며 해관 간부들도 물갈이가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 “단둥 시 정부가 훙샹을 지원했다”며 “올해 6월 중국 상무부가 훙샹의 석유제품 수입을 허락한 것은 ‘특별한 배려’ 없이는 어렵다”고 말했다. 단둥의 다른 소식통은 “단둥에는 훙샹처럼 ‘해관 통관 대행’을 해주는 비교적 규모가 큰 업체만도 10여 곳에 달하고 정식 통관 절차를 밟지 않고 밀수를 통한 거래도 적지 않다”며 북한과 불법 거래를 한 업체들이 또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훙샹 외에 단둥의 10여 개 무역회사 무역대표가 체포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중국 공안당국에 체포돼 조사받는 것으로 알려진 훙샹그룹 마 회장은 2006년 난팡(南方)주말과의 인터뷰에서 “북한과의 사업은 매우 아슬아슬해 정치적 바람이 바뀌면 우리 사업은 산산조각 날 수도 있다”고 말해 이번 수사로 그의 발언이 현실이 됐다고 단둥의 소식통은 전했다. 한편 미 백악관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전날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의 뉴욕 회동에서 중국 측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 불가피성을 재차 강조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5차 핵실험 후 백악관이 사드 배치를 공개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단둥=구자룡 bonhong@donga.com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 2016-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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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샤오훙 랴오닝 훙샹그룹 회장, 北과 검은거래로 기업 키워… 정치권에도 진출

    북-중 접경도시 랴오닝(遼寧) 성 단둥(丹東)에 기반을 둔 중국 중견그룹 ‘랴오닝 훙샹그룹’의 마샤오훙(馬曉紅·45·여·사진) 회장이 미중 대북 제재 공조의 핵심 타깃으로 떠올랐다. 훙샹그룹은 북한의 핵무기 및 미사일 개발에 사용될 수 있는 알루미늄 등 금수(禁輸) 물자를 북한에 몰래 판매해 오다 최근 꼬리가 잡혔다. 마 회장은 20대 후반까지만 해도 쇼핑매장 종업원과 무역회사 직원이었다. 하지만 2000년 북한과의 무역중개 및 해관통관 대리 업무를 하는 훙샹실업발전유한공사를 설립한 지 16년 만에 10여 개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그룹 회장 자리에 올랐다. 직원도 수십 명에서 680여 명으로 늘었다. 훙샹그룹 계열사 중에는 단둥의 대표적 북한식당인 류경식당이 있다. 북한 정찰총국 산하 121국(해킹부대)의 해외 거점 중 하나로 알려진 선양(瀋陽)의 칠보산호텔 지분도 30%가량 갖고 있다. 마 회장이 훙샹그룹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보면 그의 친북 성향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홈페이지에 “완전히 폐허가 돼 무한한 도움을 필요로 하는 북한이 우리의 모든 꿈을 가능성 있는 현실로 바꿨다”며 북한과의 무역에 집중할 뜻을 밝혔다. 또 “중조(中朝) 우의를 증진하고 북한과 세계를 잇는 다리가 되고자 한다”고도 했다. 마 회장은 대북 교역을 통해 단둥의 대외무역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2011년 ‘단둥의 저명한 여성 톱10’에 선정됐다. 이듬해엔 중국 여성기업가협회가 선정한 ‘우수 여성기업인’에도 이름을 올렸다. 기업인으로 자리를 잡은 뒤엔 정치권으로도 진출했다. 2008년엔 랴오닝 성 인민대표대회의 단둥 시 대표로 선출됐다. 한국으로 치면 서울시 경기도 같은 광역 지방자치단체 의회의 의원이 된 것이다. 하지만 랴오닝 출신 전국인민대표(국회의원) 금품 부정선거 수사에 연루된 성 인민대표 452명이 18일 자격 박탈 조치를 당하면서 마 회장도 함께 의원 자격을 상실했다. 북한의 김정일-김정은 정권을 파트너로 삼아 사업을 확장해온 마 회장은 유엔이 금지한 물자를 북한에 파는 ‘위험한 비즈니스의 길’로 들어서면서 결국 자신과 회사의 몰락을 재촉했다. 한 소식통은 “마 회장과 오랫동안 함께 일해 온 같은 업계 사람들이 1, 2년 전부터 ‘마 회장과 거래하면 위험하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마 회장이 갑자기 성장하더니 너무 위험한 일을 한다는 것이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미중 양국이 조사에 나선 것을 보니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201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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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북카페]계층이동 봉쇄된 중국의 현실 꼬집어

    중국 공상과학(SF) 여류작가 하오징팡(학景芳·32)의 작품 ‘북경절첩(北京折疊)’이 7월 ‘세계 SF소설 노벨상’으로 불리는 휴고(HUGO)상의 74회 수상자(중단편소설 부문)로 선정되자 이 소설이 실린 단편 모음집 ‘고독심처(孤獨深處·사진)’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지난해 류츠신(劉慈欣·53)이 소설 ‘삼체(三체)’로 중국은 물론이고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휴고상(장편소설 부문)을 받은 데 이어 두 번째다. 중국 SF소설의 저력이 만만찮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책 제목의 ‘折疊’은 ‘접다’라는 뜻이어서 번역하면 ‘접는 베이징’이란 뜻이다. 베이징은 시내 중심부터 차례로 2순환로부터 6순환로까지 5개 원형 순환로가 있다. 소설 속에서 6순환로 안쪽 베이징은 3개의 공간으로 나뉘며 차례로 지표면 위를 차지한다. ‘1공간’은 상류층 500만 명이 사는 곳으로 오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24시간 동안 나타난다. 하루가 지나면 ‘1공간’에 있는 모든 건물은 바닥에 접힌 뒤 뒤집혀 밑으로 내려가고 ‘1공간’에 있는 사람들은 캡슐에서 하루를 지낸다. ‘1공간’이 뒤집혀 내려가면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16시간은 이른바 중류층 2500만 명이 사는 ‘2공간’,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8시간은 하류층 5000만 명이 사는 ‘3공간’이 차례로 지표면에 나타난다. 1, 2, 3공간이 6순환로 안쪽 베이징을 48시간 주기로 24시간, 16시간, 8시간씩 사용하는 것이다. 한 공간의 사람들이 지표면을 차지해 생활할 때 다른 두 공간은 ‘접히고’ 그곳 사람들은 캡슐 속에서 대기하다 다시 나타난다. 다른 공간으로 허가 없이 이동하는 것은 벌금 징역 등 처벌을 받는다. SF소설답게 황당하지만 베이징의 냉엄한 현실을 트랜스포머처럼 접히는 도시로 그려냈다고 현지 언론은 표현한다. ‘3공간’의 5000만 명 중 한 명으로 20년째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는 48세 남성 주인공 다오(刀) 씨의 한 달 급여는 1만 위안(약 180만 원)이다. 다오 씨가 2공간에 있는 한 대학생의 편지를 1공간에 있는 여성에게 전달하고 다시 3공간으로 돌아오는 것이 줄거리다. 다오 씨가 처벌 위험을 무릅쓰고 다른 공간을 넘나드는 일에 나서는 것은 심부름 값 10만 위안을 벌기 위해서다. 그는 태어나 처음으로 1, 2공간을 돌아보며 자신의 공간과 얼마나 다른지 새삼 알게 된다. 2공간의 대학생은 금융자문회사 아르바이트생인데 한 달에 10만 위안, 편지를 받는 1공간의 여성은 은행장 비서로 오전에만 근무하지만 월 40만 위안을 받는다. 1공간은 쓰레기를 3공간에 보내고, 아파트 경비와 식당 종업원 등의 일은 모두 로봇이 한다. 2공간의 한 공무원 지망생은 아무리 노력해도 1공간의 고위 공무원이 될 수 없는 현실에 “정부가 너무 경직되어 있고 일처리가 너무 느리다. 시스템이 움직이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이처럼 정치와 현실을 비판하는 건 중국에서는 이례적이다. 데뷔 10년차인 작가 하오 씨는 이공계 최고 명문 칭화(淸華)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경영관리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동안 ‘방랑하는 하늘(流浪蒼穹)’ ‘먼 곳으로(去遠方)’ 등의 작품을 썼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2016-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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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남중국해 美작전 동참” 中 “좌시하지 않을것” 발끈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일본 방위상이 최근 미국 방문 중에 미국과 주변국들의 남중국해 공동순항 작전에 일본 자위대도 동참하겠다고 밝히자 중국이 반발하고 나섰다. 남중국해 연안국도 아닌 일본이 중국의 앞마당 격인 남중국해에서 활동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앞서 이나다 방위상은 15일 워싱턴 펜타곤에서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과 만나 남중국해 문제를 협의한 뒤 같은 날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설에서 남중국해 공동순항 작전 동참 계획을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중국 관영언론은 18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동남아 침략 역사까지 거론하며 일본을 맹비난했다. 환추(環球)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일본이 미국과 남중국해에서 연합훈련 혹은 공동순항을 하겠다는 것은 중국의 최저선을 넘어선 것으로 중국은 강력한 대응조치를 취하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고 강력 경고했다. 신문은 이미 6월 샹그릴라 대화에서 중앙군사위원회 연합참모부 쑨젠궈(孫建國) 부총참모장이 “남중국해에서 미일이 연합훈련이나 공동순항 등 기타 군사 활동을 하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 사실을 다시 강조했다. 장쥔서(張軍社) 해군군사학술연구소 연구원은 “남중국해와 관련 없는 역외국가인 일본이 딴마음을 먹고 남중국해 문제에 개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는 “2차대전의 죄과를 아직 다 씻지 않은 일본이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전략에 편승해 정치 및 군사 대국화의 꿈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일의 남중국해 공조에 맞서 중국은 러시아와 손잡고 남중국해 군사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남중국해에서 사상 최대 규모로 열리고 있는 양국의 해상 군사훈련도 19일까지 진행된다. 미중이 맞섰던 남중국해 대립구도가 점차 미일 대 중-러의 진영 싸움으로 확대되면서 유럽에 이어 아시아에서도 ‘신냉전’ 전선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영 신화통신은 18일 “‘9·18’은 국난이 닥치고 중화민족을 가장 위험한 지경으로 몰아간 때로 14년간의 중국 침략이 시작된 때”라며 “시간이 지나도 역사는 바뀔 수 없는 것”이라고 일본의 전쟁 책임을 거듭 강조했다. ‘만주사변’으로 알려진 ‘9·18 사변’이란 일본 관동군이 1931년 펑톈(奉天·현재의 선양·沈陽) 외곽 자신들이 관할하던 류탸오후(柳條湖) 부근 만주철도를 스스로 파괴한 뒤 중국 측 소행이라고 뒤집어씌운 뒤 만주 침략을 본격화한 사건을 뜻한다. 일본은 이듬해 괴뢰만주국도 세웠다.베이징=구자룡 bonhong@donga.com / 도쿄=서영아 특파원}

    • 2016-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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