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완준

윤완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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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장을 거쳐 정치부장으로 있습니다. 베이징 특파원을 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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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칼럼100%
  • 톈안먼에 최신형 ICBM… 中, 美겨냥 무력시위 벌인다

    중국이 다음 달 1일 정부 수립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북미 전역이 사거리인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미국을 겨냥한 첨단 신무기를 대거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14일 밤∼15일 오전 베이징(北京) 중심가인 톈안먼(天安門) 광장 일대에서 벌어진 열병식 연습을 위해 투입된 신무기들이 포착됐다. 트위터에는 베이징 시민들에게 목격된 신무기 사진들이 올라왔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열병식에서 첫 공개 여부로 주목받던 최신형 ICBM 둥펑(東風·D)-41이 목격됐다고 전했다. 트위터에는 둥펑-41로 보이는 ICBM을 실은 군용 트럭이 덮개로 가린 채 베이징 도로를 이동하는 모습을 촬영한 사진이 올라왔다. 둥펑-41은 사거리가 1만4000km에 달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다. 핵탄두를 10개까지 탑재할 수 있고 공격 목표의 오차 범위도 100m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으로 향하는 고속도로에서는 덮개로 가린 둥펑-17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실은 것으로 보이는 군용 차량도 포착됐다. 중국 매체들은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둥펑-17이 내년까지 실전 배치될 것이며 미국의 최신 항모전단 전체를 궤멸시킬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둥펑-17은 극초음속 활강 기술을 사용하기 때문에 요격이 어렵다는 점에서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를 뚫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시간 안에 전 세계 어느 곳도 타격할 수 있다는 게 중국 매체들의 소개다. 글로벌타임스는 러시아의 아방가르드 미사일과 비슷하다고 전했다. 아방가르드 미사일은 지난해 시험 발사 때 마하 20(시속 2만4480km)의 속도로 6000km를 비행해 대륙 횡단 능력을 과시했다. 중국의 신형 폭격기 훙(轟·H)-6N을 비롯해 첫 스텔스 전투기 젠(殲·J)-20 등 최신예 군용기들도 베이징 상공에서 목격됐다. 신형 극초음속 스텔스 드론으로 추정되는 무기를 싣고 이동하는 군용 차량의 사진도 트위터에 올라왔다. 극초음속 크루즈 미사일을 비롯해 각종 대함·대공 미사일이 목격됐다. 중국의 최신형 주력 탱크 99A 20여 대가 베이징 도로를 달렸고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될 최신형 경전차 15형의 모습도 보였다. 열병식이 다가오면서 당국의 통제도 한층 강화됐다. 베이징시 정부는 15일부터 열병식이 열리는 다음 달 1일까지 베이징 도심을 비행제한구역으로 설정했다. 주민들이 기르는 비둘기 등 새와 드론은 물론 연과 풍선도 날리지 못하게 금지했다. 15일부터 베이징으로 보내는 택배 안전 검사를 강화해 저공 저속 소형 항공기 및 부속품, 원격 지뢰 및 시한폭탄을 흉내 낸 장난감 등의 배송도 금지됐다. 한편 중국과 러시아는 16일부터 러시아 남서부에서 총 12만8000명의 병력이 참가하는 연합 군사훈련을 시작했다. 21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훈련에 중국군 1600명이 투입됐다. 지난해에 이어 열리는 이 연례 훈련의 목적은 미국 견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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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성홍기 vs 우산… 홍콩서 친중-반중 첫 충돌

    홍콩의 반중(反中) 반정부 시위가 15주째에 접어든 주말인 15일 경찰의 시위 불허에도 불구하고 시위대 수만 명이 도심으로 쏟아져 나와 경찰과 충돌했다.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이 시위의 도화선이 된 범죄인 인도법 철회를 4일 공식 발표한 뒤 처음 열린 대규모 시위다. 홍콩 정부가 시위대의 5가지 요구 가운데 첫 번째 요구인 법안 철회를 수용했으나 젊은층이 주축이 된 시위대의 분노를 달래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홍콩 경찰은 대규모 시위를 주도해 온 민간인권진선(陣線)의 15일 시위를 불허해 공식적인 시위는 취소됐지만 시위대들은 홍콩 정부청사와 입법회(국회) 등 도심 곳곳에 모였다. 홍콩 정부청사가 있는 애드미럴티와 완차이 등 지하철역 및 도로를 점거하고 지하철역의 폐쇄회로(CC)TV 등 설비를 부쉈다. 최근 진압 강도를 크게 높인 홍콩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와 최루탄을 발사했다. 정부청사 내 물대포 차량에 불이 붙기도 했다. 이날 밤 시위 현장 곳곳에서 시위대와 흰색 옷을 입은 친중파 간 충돌이 발생해 시위대에 구타당한 후 병원으로 이송된 49세 남성이 한때 위독한 상태에 빠졌다. 시위대는 완차이 지하철역 입구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시위대는 번화가인 완차이 도로에서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불태우는 등 반중 감정을 드러냈다. 반면 미국 성조기와 영국 국기를 흔들며 미국과 영국에 지지를 호소했다. 일부 시위대는 ‘트럼프 대통령, 홍콩을 해방해 달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020년 재선을 바라는 플래카드를 들기도 했다. 시위대는 “홍콩 상황에 우려를 표시해준 데 대해 감사한다”며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 주요 7개국(G7)과 그 외 16개국의 국기를 들고 나왔다. 그중엔 태극기도 있었다. 홍콩 시위를 지지해온 한국 배우 김의성 씨도 하얀색 헬멧을 쓴 채 시위 현장에서 매체들과 인터뷰했다. 앞서 14일에는 처음으로 친중(親中)-반중 시위대가 직접 충돌해 부상자가 발생했다. 15일 홍콩 매체들에 따르면 전날 홍콩 카오룽베이 쇼핑몰에서 오성홍기를 흔들고 중국 국가인 ‘의용군 행진곡’을 부르는 친중 시위대 수백 명이 등장했다. 이에 반중 시위대가 시위 주제가인 ‘홍콩에 영광을’을 부르면서 맞서다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친중 시위대는 오성홍기 깃대를, 반중 시위대는 홍콩 민주화 시위의 상징인 우산으로 서로를 공격하면서 25명이 다쳤다. 중·장년층이 대부분인 친중 시위대는 남색 옷을 많이 입었고 젊은층이 주류인 반중 시위대는 대부분 검은 옷을 입었다. 홍콩 매체들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친중 시위대는 체포하지 않고 반중 시위대 젊은이 약 20명만 체포해 논란이 됐다. 친중 시위대가 검은 옷의 반중 시위대를 가리키자 경찰이 바로 체포하고, 이에 오성홍기를 든 친중 시위대가 경찰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장면도 목격됐다. 이날 홍콩 도심 곳곳의 ‘레넌 벽’에 반중 반정부 시위대가 붙여 놓은 쪽지를 친중파들이 떼어내는 이른바 ‘청결’ 운동 과정에서도 친중-반중 시위대가 충돌했다. ‘레넌 벽’은 1980년대 체코의 반정부 시위대가 존 레넌의 가사와 구호 등을 적어 붙여 놓은 데서 유래했고 홍콩 반중 시위대도 도심 곳곳에 메시지를 붙여 레넌 벽을 만들었다. 친중파들은 레넌 벽의 메시지를 떼어내는 걸 만류하는 시민들을 쓰러뜨려 오성홍기 깃대로 구타했다. 2014년 홍콩 민주화 시위 ‘우산혁명’의 지도자로 현재 시위에도 앞장서고 있는 조슈아 웡 씨가 독일에 이어 13일 미국에 도착해 “홍콩 시위를 미중 무역협상의 주요 의제로 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미국 정부의 개입을 호소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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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부의 적 만드는 정치, 국익에는 도움 안 된다[광화문에서/윤완준]

    얼마 전 타이베이에서 대만 집권당인 민진당 관계자를 만났다. 올해 7월 말 야당 국민당의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된 한궈위(韓國瑜) 가오슝(高雄)시 시장이 내년 1월 대만 대선은 “양안관계(중국과 대만 관계)에서 평화로 가느냐, 전쟁으로 가느냐의 선택”이라고 말한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지금 평화를 파괴하고 있는 건 대만이 아니라 중국”이라고 답했다. 이어 “국민당은 베이징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는 것으로 평화를 얻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민진당이 미국과 밀착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대만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은 중국이다. 민주주의와 자유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의 언급에서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이끄는 민진당의 대선 전략을 가늠할 수 있었다. 국민당을 선택하면 대만을 중국에 넘기는 것이고 민진당이 재집권해야만 안보와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다는 이분법이다. 그는 대만 대선이 미중 대리전이 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완전히 동의하지 않았지만 거부감을 보이지는 않았다. 다음 날 타이베이에서 만난 국민당 관계자는 “국민당도 역시 친미”라며 미중 대리전 프레임을 거부했다. 그러면서도 “민진당이 계속 집권하면 대만이 전쟁으로 갈 것”이라고 주장해 이분법의 다른 대척점에 서 있음을 드러냈다. 중국을 적대적 위협으로 규정한 민진당의 선명한 반(反)중국 노선은 홍콩의 반중국 반정부 시위와 맞물리면서 날개를 달았다. 여론조사에서 차이 총통은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11월만 해도 민진당은 지방선거에서 참패를 당했다. 원인은 민생 문제였다. 민진당과 양보 없는 싸움을 벌이는 대척점에 중국 공산당이 있다. 민진당을 외부의 적으로 규정한 중국은 대만의 수교국을 대상으로 대만과의 단교를 요구하는 강경한 고립전략으로 거칠게 몰아붙이고 있다. 중국의 의도와 다르게 강경책이 민진당을 도와주는 셈이다. 그런 가운데 7월 국민당 경선에서 한궈위 시장에게 패했음에도 여전히 지지율이 높은 궈타이밍(郭臺銘) 전 훙하이정밀공업 회장이 12일 국민당을 탈당했다. 그는 “중국과의 대화 채널이 전무한 차이 정권은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젊은층과 중도층에 인기가 높은 민중당 커원저(柯文哲) 타이베이 시장도 14일 “차이 총통이 양안관계를 지나치게 경직시켰다”며 “대만의 주권, 민주주의, 자유는 차이 총통처럼 하지 않고도 달성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두 사람의 연합설도 나온다. 양안관계에서 중간자 입장인 이들이 대선 도전을 공식화하면 중국과의 적대 구도만으로 차이 총통이 고공 지지율을 유지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홍콩 시위대 규모가 최근 다소 줄어든 건 중국 공산당의 강경한 대응 때문이 아니라 홍콩 정부가 범죄인 인도법 철회라는 시위대의 요구 중 하나를 수용한 결과다. 중국이라는 외부의 적을 만들어 무역전쟁을 벌여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지율이 떨어지자 중국과 ‘중간단계 합의’를 거론하기 시작했다. 외부의 적을 만들어 출구 없이 대립하는 정치는 단기간에 지지율을 올리기 쉬운 방식이겠지만 국익을 보장하는 최적의 방식은 아니라는 걸 잘 보여준다.윤완준 베이징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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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퇴한 마윈, 목청 키우는 리카싱의 공통 메시지 “미래는 젊은이에게”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그룹의 창업자 마윈(馬雲) 회장이 1년 전 약속대로 10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마 회장과 알리바바그룹 특유의 차세대 리더 양성 방식을 만든 것이어서 주목된다. 마 회장은 이날 오후 알리바바그룹 본사가 있는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 올림픽센터에서 열린 알리바바 창립 20주년 및 자신의 은퇴 기념식에서 장융(張勇·47) 현 최고경영자(CEO)에게 회장직을 넘겨줬다. 그는 수만 명의 알리바바 직원 앞에서 “오늘은 내 은퇴 날이 아니라 하나의 제도가 전승되는 시작일”이라고 말했다. 이날은 마 회장의 55세 생일이자 중국의 ‘스승의 날’이었다. 홍콩 밍(明)보에 따르면 그는 이날 오후 3시 40분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한나절을 채우지 못하고 일한 셈이어서 회사 근무관리 규정에 따라 마 회장이 이달 개근상을 받지 못했다고 밍보는 전했다. 특별대우를 바라지 않는 마 회장의 풍모가 마지막 날까지 드러난 것. 알리바바그룹에 따르면 마 회장은 자본금 50만 위안(약 8400만 원)으로 알리바바그룹을 창업했던 작은 아파트를 이날 찾았다. 그는 “많은 사람과 기업들이 매출과 이익을 원하면서 꿈을 잊어버려 실패했다. 알리바바가 꿈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창업자 숭배 경향이 강하고 대를 이어 경영하는 중국 기업 풍토에서 55세에 시가총액 4600억 달러(약 549조 원) 기업의 회장직을 외부 영입 인사에게 넘긴 것은 전례가 없다. 후계자로 낙점된 장 CEO는 마 회장이 직접 영입한 회계 전문가다. 마 회장은 “가장 하기 싫은 잘못이 내가 은퇴한 뒤 회사가 문 닫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일찌감치 차세대 리더를 키우면서 미래를 준비해 온 마 회장의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알리바바 소유의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마윈의 은퇴는 알리바바가 젊은 세대 리더들로 바뀌는 완전히 새로운 시대로 이행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함께 기업을 경영하면서 차세대 리더를 키우는 알리바바그룹의 ‘동업자 제도’ 또한 주목된다. 현재 알리바바그룹에는 38명의 동업자가 있다. 그중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의 장판(蔣凡) CEO는 85년생이다. 알리바바그룹은 고위직에 오르면 후임 적임자를 찾고 교육시킬 것을 요구하고, 이를 매년 업무 평가의 중요한 척도로 삼는다. 90대 고령인 홍콩 최대 갑부 리카싱 전 CK허치슨홀딩스 회장(91)은 홍콩 정부가 젊은 시위대를 인도적으로 대하고 출구를 만들어 줘야 한다고 제기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8일 홍콩의 한 사찰에서 열린 법회에서 시위 문제를 거론하며 “홍콩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의 충격을 받았다”며 “집정자(정부)가 미래의 주인(젊은이)에게 출구를 제공해야 한다. 법률과 인정이 충돌하더라도 정치 문제는 양측이 역지사지해야 큰 문제를 작은 일로 바꿀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젊은 시위대들에게는 “대국을 이해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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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업자 마윈이 알리바바 떠나며 직접 영입한 새회장 장융은 누구?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그룹의 창업자 마윈(馬雲·사진) 회장이 1년 전 약속한 대로 10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마 회장과 알리바바그룹 특유의 차세대 리더 양성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마 회장은 이날 오후 알리바바그룹 본사가 있는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의 대형 스타디움에서 열린 알리바바창립 20주년 및 자신의 은퇴 기념식에서 장융(張勇·47) 현 최고경영자에게 회장직을 넘겨줬다. 이날 스타디움에는 수만 명의 알리바바 직원이 몰렸다. 이날은 마 회장의 55세 생일이자 중국의 스승의 날이었다. 그는 영어교사 출신이다. 홍콩 명(明)보에 따르면 그는 이날 오후 3시 40분(현지 시간)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한나절을 일하지 않은 셈이라 회사 근무관리 규정에 따라 마 회장이 이달 개근상을 받지 못했다고 명보는 전했다. 특별 대우를 바라지 않는 마 회장의 풍모를 보여준다. 알리바바그룹에 따르면 마 회장은 9일 17명의 동료와 함께 자본금 50만 위안(약8400만 원)으로 20년 전 알리바바그룹을 창업했던 작은 아파트를 찾았다. 그는 “많은 사람과 기업들이 매출을 원하고 이익을 원하면서 꿈을 잊어버려 실패했다. 나는 알리바바가 꿈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마 회장은 “알리바바의 모든 결정은 돈이 아닌 가치에 따라 이뤄진다”고 말한 바 있다. 알리바바그룹은 이 아파트를 팔지 않고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는 베이스캠프로 삼을 것으로 알려졌다. 창업자에 대한 숭배 경향이 강하고 대를 이어 경영하는 중국 기업 풍토에서 55세 나이에 회장직에서 물러났을 뿐 아니라 시가총액 4600억 달러(약549조) 기업의 회장직을 외부 영입 인사에게 넘긴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마 회장의 후계자로 낙점된 장 CEO는 마 회장이 직접 영입한 회계 전문가다. 알리바바의 직원은 지난해 3월 말 기준 10만1958명에 달한다. 그는 지난해 주주와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능력과 에너지의 물리적 한계 때문에 회장이나 CEO를 영원히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내가 가장 하기 싫은 잘못이 내가 은퇴한 뒤 회사가 문 닫는 것”이라며 차세대 리더 양성을 강조한 적도 있다. 이 때문에 일찌감치 차세대 리더를 키우면서 미래를 준비해온 마 회장과 알리비바 특유의 정신이 주목받고 있다. 알리바바 소유의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마윈이 떠나는 것은 알리바바가 젊은 세대 리더들의 완전히 새로운 시대로 이행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마 회장의 친구이자 ‘알리바바 : 마윈의 지은 집’의 저자인 던컨 클라크는 “전문적 경영 자격, 기술 금융 기술이 없었던 마 회장이 장 CEO와 같은 재능 있는 전문가를 찾았다”고 말했다. 마 회장은 2013년 이미 알리바바그룹 CEO를 자리를 내놓았고 2015년 장융이 CEO가 됐다. 함께 기업을 경영하고 손실 등을 같이 책임지면서 차세대 리더를 키우는 알리바바그룹의 동업자 제도도 주목된다. 현재 알리바바그룹은 38명의 동업자가 있다. 그중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의 장판(蔣凡) CEO는 85년생이다. 알리바바그룹은 고위직에 오르면 후임 적임자를 찾고 교육시킬 것을 요구하고 이를 매년 업무 평가 중요한 척도로 삼는다. 마윈이 알리바바를 대표하는 얼굴이었던 만큼 마윈 없는 알리바바 시대가 열리면서 도전에 직면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장 CEO는 10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알리바바의 사업 분야를 금융, 의료, 영화, 음악 등으로 확장시킬 수십개 가지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마 회장은 앞으로 교육과 자선사업에 매진하겠다고 밝혔지만 “기업가 정신은 멈추지 않는다”며 “회장에서 물러나는 게 은퇴를 뜻하는 건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2020년까지 알리바바그룹의 이사회 이사로 있으면서 6% 지분을 갖고 있는 마 회장이 앞으로도 한동안 알리바바그룹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홍콩 최대 갑부인 리카싱 전 CK허치슨홀딩스 회장(91)은 홍콩 정부가 젊은 시위대를 인도적으로 대하고 출구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8일 홍콩의 한 사찰에서 열린 법회에서 홍콩 시위에 대해 “홍콩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의 충격을 받았다”며 “집정자(정부)가 미래의 주인(젊은이)에게 출구를 제공해야 한다. 법률과 인정(人情)이 충돌하더라도 정치 문제는 양측이 역지사징해야 큰 문제를 작은 일로 바꿀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젊은 시위대들에게도 “대국을 이해하기를 바란다”고 말했지만 홍콩 정부에 젊은 시위대에 출구를 주라고 요구했다는 시위대의 폭력을 일방적으로 비난해온 다른 홍콩 재벌들과 다르다. 리 회장이 공개석상에서 홍콩 시위 관련 발언을 한 것은 처음이다. 리 회장이 지난달 “폭력을 중단하라”며 홍콩 신문에 게재한 광고도 중국 정부를 은연중에 비판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zeitung@donga.com}

    • 2019-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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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리바바의 기적’ 남기고… 마윈 10일 은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그룹의 창업자 마윈(馬雲·사진) 회장(이사회 의장)이 자신의 55세 생일이자 알리바바그룹 창립 20주년인 10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중국 관영 광밍(光明)일보는 마 회장이 10일 공식적으로 회장직에서 물러난다고 9일 보도했다. 다른 중국 매체들도 마 회장이 은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마 회장은 1년 전인 지난해 9월 9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처럼 교육 자선사업에 매진하겠다”며 은퇴 의사를 밝혔다. 당시 그는 “세상은 거대하고 나는 아직 젊다. 회장직에서 물러나 새로운 꿈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마 회장의 은퇴에 대한 알리바바그룹 차원의 공식 발표는 이날 없었다. 다만 일부 중국 매체는 “마 회장이 알리바바그룹 자회사인 알리바바소액대출주식유한공사 법정 대표인 및 회장에서 물러났다”고 보도했다. 마 회장은 지난해 은퇴를 선언하며 장융(張勇) 알리바바 최고경영자(CEO)를 후계자로 지명했다. 장 CEO는 2007년 알리바바그룹에 들어와 소매사이트 ‘T몰’을 크게 성장시켰으며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알리바바의 ‘광군제(光棍節)’를 지금과 같은 대대적인 이벤트로 자리 잡게 한 인물이다. 창업주가 죽을 때까지 경영권을 쥐고 있는 게 일반적인 중국 산업계에서 마윈의 은퇴는 흔치 않은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장 CEO는 최근 자신을 정점으로 하는 새로운 조직인 ‘경제발전집행위원회’를 꾸렸는데 이 조직의 주요 간부 6명 중 알리바바 초기 멤버는 1명뿐이다. 마 회장 은퇴를 기점으로 알리바바가 완전한 세대교체를 하게 된 셈이다. 알리바바 내부에서는 ‘포스트 마윈’ 체제가 이미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마 회장이 10일 회장직에서 물러나는 것은 상징적이다. 그는 임기 2020년까지의 이사회 이사직을 유지하면서 차세대 리더를 양성할 것”이라고 전했다. 마 회장은 중국의 ‘흙수저’ 성공 신화로 유명하다. 영어교사 출신으로 동료들 사이에서 ‘마 선생’으로 불리는 그가 중국의 교사절(스승의 날)인 10일 물러나는 것도 눈길을 끈다. 그의 재산은 400억 달러(약 45조 원)를 넘고 알리바바의 시가총액은 4600억 달러(약 517조 원)에 달한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전채은 기자}

    • 2019-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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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국경절 앞두고… 베이징 마트에 식칼이 사라졌다

    “식칼 등을 진열대에서 모두 치우고 팔지 말아라.” 지난달 말 중국 베이징(北京) 남부 펑타이(豊臺)구의 징선하이셴(京深海鮮)시장 상인들에게 공안(경찰)이 “10월 1일 중국 정부 수립 70주년 기념일(국경절)을 앞두고 ‘보안 상황’에 돌입했다”며 이런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이 공개한 이 시장 관리부의 통지문 사진에 따르면 상인들은 식칼, 도끼, 석유통은 물론이고 과도, 가위도 팔 수 없으며 이를 어기면 “1만∼10만 위안(약 167만∼167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한다”고 경고했다. 취재진이 9일 찾은 베이징 시내의 한 대형마트 직원도 “(시내) 정규 마트들은 모두 식칼을 팔지 않는다”고 답했다. 중국은 다음 달 1일 정부 수립 70주년 기념일을 전후해 베이징 중심 톈안먼(天安門) 광장을 중심으로 대규모 열병식과 군중 퍼레이드 등 각종 기념행사를 연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열병식에 앞서 톈안먼 망루에서 연설한다. 이에 대비해 베이징 전역에서 경계가 대폭 삼엄해지고 각종 통제 강화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톈안먼 광장에 외신 기자들이 들어가는 것도 막고 있다. 취재진이 6일 지인들과 함께 관광 목적으로 광장에 들어가려 할 때도 제지당했으며 “휴대전화 촬영도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7일 밤부터 8일 새벽 톈안먼 광장 일대에서는 9만여 명이 참가한 열병식과 퍼레이드 예행연습이 벌어졌다. 베이징 중심 도로인 창안(長安)대로 등 톈안먼 광장 주변 도로가 이 시간에 전면 통제돼 버스 운행까지 중단되고 주변 지하철역도 폐쇄돼 무정차 통과했다. 중국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교통 정체 사진과 불만 등이 검열 당국에 의해 삭제되는 등 소셜미디어 검열도 크게 강화됐다. 베이징 고위 소식통은 9일 “중국은 다음 달 1일 열리는 열병식에 외국 정상은 초청하지 않고 내부 행사로 치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열병식의 규모는 2015년 9월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중국 전승절 열병식보다 더 크게 치러져 사상 최대가 될 것이라고 중국 관영매체들은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열병식에서 새 무기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둥펑(東風)-41을 공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RFA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열병식이 열릴 톈안먼 광장 주변의 창안대로 약 4km 구간 도로변의 가로등과 일부 교통안내판 등이 철거돼 둥펑-41 등 대형 미사일차량 통과를 준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베이징 이외 지역에서 베이징행 열차에 탑승할 때는 보안검사를 2번 받아야 한다. 베이징으로 배달되는 택배와 소포도 신분 확인과 물품 검사를 통과한 뒤에야 보낼 수 있다. 클럽과 노래방 등 베이징 유흥시설들도 다음 달 1일까지 문을 닫을 정도로 철저한 보안 조치가 취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소리(VOA)는 9일 “다음 달 1일 행사 당일 푸른 하늘을 유지하기 위해 베이징 주변 공장의 가동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또 중국 정부를 비판해 온 인사들에게는 “외신과 인터뷰하지 말라”는 당국의 경고가 내려왔다.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권오혁 특파원}

    • 2019-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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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돼지고기 품귀현상’ 서민경제 강타

    “아프리카돼지열병 때문에 돼지를 안 키워서 중국에 돼지가 없어요.” ‘중국의 추석’에 해당하는 중추제 연휴를 6일 앞둔 7일 베이징 싼위안리(三源里) 농축산물 시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공급이 크게 부족하다”며 한숨부터 쉬었다. 세계 최대 돼지고기 소비 시장인 중국은 지난해 발병한 아프리카돼지열병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달 26일∼이달 1일 돼지고기 1kg의 도매가격은 34.59위안(약 5800원). 6월 초에 비해 60% 이상 올랐다. 13주째 상승 중인 돼지고기 가격 상승은 전체 물가 상승도 부채질하고 있다. 대부분 자국산에 공급을 의존하는 돼지고기는 중국인의 식탁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재료다. 2017년 중국의 돼지 소비량은 5340만 t에 달했지만 세계 돼지 교역량은 불과 약 800만 t이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중국은 미국과 치열한 관세전쟁을 벌이던 지난달 2∼8일에도 1만 t 이상의 미국산 돼지고기를 수입했다. 하지만 서로에 대한 관세 난타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중국은 이미 62% 관세를 부과 중인 미국산 돼지고기에 이달 1일부터 10% 추가 관세를 매기기 시작했다.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돼지고기 부족 사태가 서민 경제에 주는 타격이 커지자 국무원은 최근 돼지 생산량 증대를 ‘중대 정치 임무’라고 규정했다. 돼지 생산 농가 및 판매상에 대한 보조금 지급 등 다양한 대책 마련에도 나섰다. 장시성과 쓰촨성 등은 올해 돼지고기 생산량 목표를 정한 후 반드시 이 목표를 달성하라는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남부 광시좡족자치구 난닝(南寧)시에서는 한 사람당 1kg까지는 시장 가격보다 싼값으로 돼지고기를 살 수 있는 ‘고기표’까지 등장했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1994년까지 존재했던 배급표를 연상시킨다는 자조가 나왔다. 푸젠성 푸톈(蒲田)은 한 사람당 2kg 이상 돼지고기를 사지 못하게 하는 구매 제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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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환법 철회됐지만… 홍콩야당 “계엄령 발동 판 깐것”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이 홍콩인을 중국에 보낼 수 있도록 하는 ‘범죄인 인도법’ 철회 결정을 중국 정부가 지지했다고 5일 밝혔다. 전날 인도법 공식 철회를 전격 발표했던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앙정부의 지시를 받은 것이냐’는 질문에 답을 피하며 “법안은 홍콩 정부가 추진한 것이고 법안 추진의 다양한 단계에서 나를 지지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법안 철회 뒤에도 여전히 지지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중국 정부가 법안 철회를 자신에게 지시했는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은 채 “(법안 추진과 철회) 전체 과정을 중앙정부가 알고 있었다”고 답한 것이다.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은 람 장관이 법안 철회 이틀 전인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인도법을 둘러싸고 발생한 사태는 이미 완전히 변질됐다. 소수 폭도들의 목적과 창끝이 향하는 곳은 인도법과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같은 날 공산당 간부교육기관인 중앙당교에서 ‘중대한 투쟁의 영역’으로 홍콩 마카오 대만을 지목했다. 그러자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의 소셜미디어 공식 계정인 샤커다오(俠客島)가 시 주석의 발언을 거론하면서 “홍콩에서 발생한 폭력사건 배후의 색깔혁명(정권교체 운동)에 검은손이 있다는 걸 모두 잘 안다”고 주장했다. 홍콩의 현재 시위가 인도법과 관련 없는 색깔혁명이라고 규정하면서 시위대가 내건 5대 요구 가운데 인도법 철회만 수용한 셈이다. 이 때문에 홍콩 야당에서는 “시위가 계속되면 람 장관이 이미 모든 성의를 다했으나 별수 없이 강하게 진압해야 한다고 내세울 것”이라며 “(계엄령인) 긴급법 발동을 위한 판을 깐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소 과격한 방식으로 반중(反中) 반정부적 분노를 표출하는 10, 20대 젊은층을 무력 진압하고 체포하기 위한 명분을 만든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된다. 최근 홍콩에서는 경찰의 시위대 진압이 지나치게 강경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다만 람 장관은 ‘긴급법’ 발동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인도법 철회) 발표의 유일한 목표는 시민과 대화의 길을 여는 것”이라고 답했다. 올해 6월 200만 시위 등을 주최해온 홍콩 민간인권진선(陣線)은 “5대 요구 가운데 가장 기본적인 요구인 ‘경찰의 폭력을 조사할 독립조사위원회 설치’가 수용되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이 단체는 2일 시작해 2주간 계속될 예정인 대학생들의 수업 거부가 끝나는 15일에 대규모 시위를 열겠다고 밝혔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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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 14주째 反中시위에 ‘송환법’ 철회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이 14주째에 접어든 반중(反中) 반정부 시위의 도화선이었던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을 공식 철회한다고 4일 전격 발표했다. 하지만 시위대가 주장해 온 다른 4가지 요구사항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뜻을 비쳤다. 극적인 변화라는 평가도 있지만 시위의 성격이 이미 경찰의 무력진압에 대한 분노, 직접선거 등 민주주의 확대 요구로 변했기 때문에 국면을 전환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람 장관이 2주 전 홍콩 지도층 19명을 만난 뒤 마음을 바꾸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홍콩인의 중국 송환을 가능하게 하는 인도법 철회와 함께 △경찰 폭력에 대한 독립 조사위원회 구성 △폭도 규정 철회 △조건 없는 시위대 석방 △보통선거(직선제) 실시 등 5대 요구를 제시해 왔다. 범죄인 인도법은 홍콩 범죄인의 중국 송환을 가능하게 하는 법안으로 올해 2월부터 추진됐다. 하지만 반정부 인사나 인권운동가의 중국 송환을 허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6월 9일 103만 명이 모인 시위가 벌어진 지 87일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하지만 홍콩 야당인 범민주파는 “너무 늦은 작은 조치이자 가짜 양보”라고 일축하며 “시위대를 진정시키기엔 역부족”이라고 비판했다. 6월 시위가 벌어진 뒤 1183명을 체포한 경찰의 과잉 진압에 대한 비판도 여전히 거세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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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동부연안에 원전 11기 새로 건설

    중국이 3일 인천에서 330km 떨어진 곳에 새 원자력발전소를 짓는 등 총 11기의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단일 국가에서 신규로 한꺼번에 건설하는 원전 수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중국 국무원은 이날 처음으로 원자력안전백서를 출간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은 6월 기준 총 47기의 원자력발전소를 가동하고 있다. 대부분 한국 동해와 남해로 연결되는 동부 연안에 몰려 있다. 산둥반도 하이양(海陽)발전소, 보하이만 훙옌허(紅沿河)발전소 등이 한국과 가깝다. 특히 이번에 새로 건설할 11기에 포함된 산둥성 스다오완(石島灣)발전소는 인천에서 직선거리로 330km에 불과하다. 서울에서 970km 떨어진 장쑤성에서는 톈완(田灣)발전소가 건설되고 있다. 중국의 원전 수는 미국(98기), 프랑스(58기)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다. 세계원자력협회에 따르면 중국 원전의 총 설비용량은 43GW(기가와트)로 용량 면에서도 세계 3위다. 중국은 원자력 안전에 대한 외부의 우려를 의식한 듯 이날 백서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2000∼2016년 총 4차례에 걸쳐 중국의 관리감독이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국제원자력평가척도(INES)의 2급 이상(방사성물질에 의한 오염이 있는 수준)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INES는 안전에 문제가 없는 ‘0단계’부터 가장 심각한 ‘7단계’ 사고까지 원자력 사고 정도를 분류하고 있다. 중국은 자국 내 중저준위 방사능 폐기물 처리장 2곳이 있고 향후 5곳을 더 지을 것이라고도 밝혔다. 아직 고준위 방사능 폐기물 처리장은 갖추지 못했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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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反中시위대 “송환법 철회만으론 안돼… 나머지 4개도 수용해야”

    6월 9일부터 계속된 반중(反中) 반정부 시위를 폭발시킨 ‘범죄인 인도법’의 전격 철회가 4일 공식 발표되면서 ‘제2의 우산혁명’으로도 불린 이번 시위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왔다. 인도법 완전 철회는 시위대의 5대 요구사항 중 가장 핵심적인 사안이었다. 그 배경에 10월 1일 정부 수립 70주년을 앞둔 중국 중앙정부의 부담, 홍콩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가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은 시위대의 다른 요구에 대해서는 대체로 당장 수용하기 어렵다는 뜻을 나타냈다. 인도법 철회에 일부 환영의 목소리도 나왔지만 10, 20대가 주축이 된 시위대가 정부와 경찰에 극단적인 불신을 표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면 전환에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시위대는 람 장관의 공식 발표 뒤에도 인도법 철회를 포함해 △경찰 폭력에 대한 독립조사위원회 구성 △폭도 규정 철회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보통선거(직선제) 실시 등 5대 요구 중 어느 하나도 양보할 수 없다며 전면 수용을 주장했다. 람 장관은 이날 오후 5시 50분경부터 홍콩 TV들을 통해 방영된 녹화 성명에서 5대 요구에 대한 입장을 하나하나 밝혔다. 특히 그는 독립조사위 구성 요구는 거부하면서도 “(감찰조사 기구인) 홍콩 독립 경찰민원처리위원회(IPCC)가 조사를 진행할 것이며 외부 전문가 2명과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의 전문가 5명이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IPCC의 권고를 정부가 완전히 따를 것임을 약속한다”고 밝혀 조사의 독립성을 보장하겠다는 점을 시사했다. 보통선거 실시에 대해서는 “보통선거는 (홍콩 헌법인) 기본법의 궁극적인 목표”라면서도 “이를 성취하려면 법적인 구조 안에서 사회를 분열시키지 않고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위대가 요구한 사항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지만, 보통선거 실현 자체에 동의한다고 말한 점은 눈에 띈다. 건제파(建制派) 입법회(국회) 의원 등 친중파는 인도법 철회와 독립조사위 구성 등 2가지를 수용하라고 건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인 민주당 제임스 토 입법회 의원은 최근 본보 인터뷰에서 “이 2가지만 수용해도 평화집회에 참여하는 시민의 최대 80%가 시위에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전히 야당과 시위대는 국면을 진정시키기에는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야당인 범민주파는 “너무 늦은 작은 조치이자 가짜 양보”라고 일축하면서 “이를 시위대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계엄령인) 긴급법을 시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계했다. 2014년 우산혁명 주역인 조슈아 웡은 트위터에 “세계는 홍콩과 베이징의 속임수에 속지 말라”고 주장했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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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 정부, ‘범죄인 인도법’ 공식 철회…시위대 다른 4개 요구사항은 거부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14주째에 접어든 반중(反中) 반정부 시위의 도화선이 된 ‘범죄인 인도법’을 철회한다고 4일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시위대가 주장해온 다른 요구에 대해선 수용하기 어렵다는 뜻을 비쳤다. 시위의 성격이 이미 경찰의 무력진압에 대한 분노, 민주주의 확대 요구로 변했기 때문에 시위 국면을 돌릴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시위대는 홍콩인의 중국 송환을 가능하게 하는 인도법 철회와 함께 △경찰 폭력에 대한 독립 조사위원회 구성 △폭도 규정 철회 △시위대 조건 없는 석방 △보통선거(직선제) 실시 등 5대 요구를 제시해 왔다. 람 장관은 이날 오후 5시 50분경부터 약 7분간 홍콩 TV들을 통해 방영된 녹화 성명에서 이 요구에 대한 입장을 하나하나 밝혔다. 독립 조사위 구성 요구에 대해서는 “(감찰 조사 기구인) 홍콩 독립 경찰민원처리위원회(IPCC)에 맡겨야 하고 지난달 21일 위엔룽에서 발생한 (백색테러) 사건도 주요하게 다룰 것”이라며 사실상 거부했다. 시위대에 대한 폭도 규정 철회와 석방에 대해서도 “기본법(헌법)과 기소 절차에 따를 것”이라고 거부했다. 다만 보통선거 실시에 대해서는 “보통선거는 기본법의 궁극적인 목표”라면서도 “이를 성취하려면 법적인 구조 안에서 사회를 분열시키지 않으며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직선제 실시 필요성에는 공감하나 시위대의 요구 방식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람 장관은 이날 발표에 앞서 전국인민대표대회(한국의 국회 격) 전국정치협상회의(국가자문기구) 홍콩 위원들과 홍콩 입법회(국회)의 친중 친정부파인 건제파(建制派) 의원들을 만나 자신의 뜻을 알렸다. 람 장관은 범죄인 인도법 철회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는 점에서 극적인 변화라는 평가도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람 장관이 2주 전 홍콩 지도층 19명을 만난 뒤 마음을 바꾸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건제파 의원 등 친중파는 인도법 철회와 독립조사위 구성 2가지를 수용하라고 건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인 민주당 제임스 입법회 의원은 최근 본보 인터뷰에서 “이 2가지만 수용해도 평화집회에 참가하는 시민의 최대 80%가 시위에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람 장관이 인도법 철회 외에 다른 요구는 사실상 즉각 수용을 거부한 데다 10, 20대가 주축이 된 시위대가 정부와 경찰에 극단적인 불신을 표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위를 진정시키기에는 부족하다는 관측이 나왔다. 2014년 우산혁명 주역인 조슈아 웡은 트위터에 “세계는 홍콩과 베이징의 속임수에 속지 말라”고 주장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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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이 “北-中 정상 중요합의 조속 이행 기대”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2일 평양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에게 “최대한 빨리 북-중 정상의 중요 합의를 전면 이행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중국 정부 수립 70주년인 올해 10월 1일과 북-중 수교 70주년인 10월 6일을 전후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을 요청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올해 6월 방북해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했다. 2∼4일 일정으로 방북한 왕 위원은 3일에는 6·25전쟁 중 전사한 마오쩌둥(毛澤東)의 장남 마오안잉(毛岸英)의 묘가 있는 평안남도 중국인민지원군열사릉원을 참배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밝혔다. 왕 위원은 이번 방북 기간에 김 위원장을 면담하고 시 주석의 친서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왕 부장은 “70년 동안 국제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북-중 양국은 시종일관 풍우동주(風雨同舟·비바람 속에서 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넌다), 병견전행(竝肩前行·어깨를 나란히 하고 앞으로 나아간다)해 왔다”고 밝혔다. 리 외무상은 “왕 위원의 방북은 북-중 수교 70주년 경축 활동의 중요한 구성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홍콩은 중국의 홍콩이며 외부 세력이 간섭해서는 안 된다”며 홍콩 사태에 대해 중국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양국이 한반도 정세에 대해 깊이 있게 의견을 나누고 최신 상황을 서로 공유했다”고 밝혔다. 중국이 정부 수립 70주년인 10월 1일 베이징(北京)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개최할 최대 열병식과 군중 행사에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이 함께 참석하면서 북-중 밀착과 함께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극적으로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2019-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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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인들 만난 캐리 람 “中, 홍콩에 軍 투입 계획 전혀 없다”

    홍콩 행정수반 캐리 람 행정장관(62·사진)이 지난주 홍콩 기업가들과의 비공개 회동에서 “중국 중앙 정부는 홍콩에 군대를 투입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2일 람 장관이 “중앙 정부가 국제적 평판에 신경 쓰고 있고 (군대 투입은) 대가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회동은 30분간 이어졌고 이 중 24분 분량의 녹음을 입수했다고도 밝혔다. 홍콩 내에서 중국이 직접 무력 개입을 할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많았으나 람 장관의 관련 언급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중국 정부에 군대 투입을 요청할 생각이 없다는 뜻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람 장관은 “중앙 정부는 (중국 정부 수립 70주년인) 10월 1일 국경절 전에 위기를 끝내겠다는 어떤 데드라인도 설정하지 않았다”며 “(홍콩 시위는) 단기간에 해결할 방법이 없고 중앙 정부는 장기적으로 대응하기를 원한다”고도 했다. 한때 ‘홍콩판 철의 여인’으로 불렸던 그는 중앙 정부와 홍콩 시민 사이에 낀 자신의 무능을 토로하며 울음을 참기도 했다. 그는 로이터통신에 “현재 긴장 국면을 해결할 정치적 환경을 제공할 힘이 없다는 게 나를 가장 힘들게 한다”고 털어놨다. 미중 관계가 전례 없이 긴장된 시기에 홍콩 사태가 중국의 국가 주권 및 안보 문제로 비화했다며 “중앙 정부와 홍콩 시민이라는 두 주인을 모셔야 하는 행정장관의 한계가 매우 크다”고도 토로했다. 그는 “중국 본토에 대한 홍콩 시민의 두려움과 분노가 이렇게 클지 몰랐다. 이런 상황에서 (홍콩 시민을 중국에 송환할 수 있는) ‘범죄인 인도법’을 추진한 것은 결론적으로 매우 어리석었다”고 후회했다. 목이 멘 채 “쇼핑몰, 미용실 등 외출도 힘들다. 어디를 가든 소셜미디어에 행적이 공개돼 검은 옷에 마스크를 쓴 시위대가 나를 기다릴 것”이라고도 했다. 람 장관은 “용서 받을 수 없는 혼란을 일으켰다. 선택할 수 있다면 우선 사퇴하고 깊은 사과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사퇴하고 싶어도 중앙 정부의 허락을 받지 못해 못 한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이를 반영하듯 그는 하루 뒤 사퇴설을 곧바로 부인했다. 그는 3일 취재진에 “중앙 정부에 사퇴 의사를 밝힌 적도, 사퇴에 대해 논의하는 걸 생각해본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중국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은 이날 베이징에서 홍콩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시위를 ‘정치 테러’로 규정하며 상황이 악화되고 홍콩 정부가 대처하지 못할 시점이 오면 중국군을 홍콩에 투입할 권한이 있다고도 밝혔다. 판공실은 “중국을 대표하는 홍콩 주재 중앙 정부 연락사무소, 외교부 사무소, 중국군 부대는 공격하면 안 된다”며 시위대에 마지노선도 제시했다. 10, 20대 홍콩 젊은이들이 중국화에 대한 공포로 시위에 나왔음에도 “(중국에 대한) 애국 교육을 홍콩 정부가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2014년 홍콩 민주화운동인 ‘우산 혁명’의 주역이자 올해 시위에서도 핵심 역할을 하고 있는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23)은 이날 오전 대만을 전격 방문했다. 그의 대만행이 시위의 또 다른 뇌관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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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이-리용호 北中 외교장관, 평양서 회동…“북중관계 새로운 출발선”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2일 평양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을 만나 양국 우호관계를 과시했다. 북-미 간 북핵 신경전이 고조되는 가운데 북-중 양국이 밀착하는 양상이다. 3일 중국 외교부는 양국 외교장관의 회담을 전하며 “양국이 한반도 정세에 대해 깊이 있게 의견을 나누고 최신 상황을 서로 공유했다”고 밝혔다. 왕이 부장은 리 외무상을 만난 자리에서 올해가 북-중 수교 70주년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방북은 북-중 전통의 우의와 전략적 상호 신뢰가 양국 관계를 새로운 역사적 시기로 이끌었다. 북-중 우호 협력 관계를 잘 발전시키는 것은 중국 정부의 확고부동한 방침”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올해 6월 중국 최고 지도자로서는 14년 만에 북한을 방문했다. 왕이 부장은 “지난 70년 동안 국제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북-중은 줄곧 비바람 속에 같은 배를 타고 함께 나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시 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달성한 주요 합의를 이행하기 위해 북한과 함께 노력하려 한다. 북-중 수교 70주년 기념행사를 잘 개최하고 국제무대에서 긴밀한 소통과 협력으로 북-중 관계를 더 발전시키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리 외무상은 “지난해 이후 김 위원장의 네 차례 방중과 시 주석의 방북으로 북-중 관계가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왕이 부장의 방북은 북-중 수교 70주년을 기념하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답했다. 그는 “북-중 우호와 협력을 추진하는 것은 북한의 당과 국가의 확고한 입장”이라며 “북-중 수교 70주년을 성대히 축하해 새로운 시대의 양국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자”고 제안했다. 리 외무상은 홍콩 사태에 대해 “북한은 이미 여러 차례 홍콩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홍콩은 중국의 홍콩이며 외부 세력이 간섭해서는 안 된다”며 중국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NHK는 “왕이 부장은 2~4일 방북 기간 동안 수개월 동안 교착 상태에 빠져있는 북-미 비핵화 협상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면서 “중국이 북핵 문제에 주도적 역할을 하기 위해 북한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이에 대해 “왕이 부장이 김 위원장을 만나고 김 위원장으로부터 북핵 관련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10월 1일 중국 건국 70주년, 6일 북-중 수교 70주년 기념일에 맞춰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논의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홍콩=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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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0여 중고교 동맹휴학… “중국화하는 홍콩의 미래 불안”

    2일은 홍콩 중고교 개학 첫날이었다. 하지만 중등학교 5학년(한국의 고교 2학년에 해당)인 궉모 양(16)은 학교에 가는 대신 학교 친구 20여 명과 함께 홍콩섬 북부 에든버러 광장으로 향했다. 태풍의 영향으로 폭우가 쏟아지는데도 이날 밤까지 궉 양처럼 교복을 입은 중고교생 4000여 명이 광장에 몰려들었다. 이날 정부에 반대하는 230여 중고교의 학생 약 1만 명이 수업거부(동맹휴학)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10여 곳의 대학생들도 2주간 수업거부를 시작했다. ‘미래가 없는데 수업이 무슨 필요인가’라는 구호가 쓰인 단상 옆에서 만난 앳된 모습의 궉 양은 파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친구들과 재잘대며 까르르 웃던 그는 ‘왜 수업거부에 동참했느냐’는 질문에 일순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 “경찰이 시민을 보호하지 않는데 정부는 그런 경찰만 보호하잖아요. 어른들은 무작정 정부를 지지하고요. 나보다 더 어린 친구들도 거리에 나오니 힘을 보태야겠다고 생각했어요.” 10대 고교생인 그는 정부와 경찰, 기성세대를 모두 불신하고 있었다. 홍콩 시위는 10, 20대 ‘앵그리 영맨’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이들은 지난 주말 공항, 지하철 등 도심 기능 마비 및 기물 파손에 이어 수업거부로 반(反)정부 운동을 확대하고 있다. 홍콩의 앵그리 영맨들은 왜 정부 권력을 불신하고 이를 과격한 방식으로 표출하는 걸까. 수업거부에 나선 대학생 3만여 명은 홍콩중문대에서 집회를 열었다. 홍콩중문대 4학년 찬모 씨(21·여)는 “도시를 파괴하는 극단적 행동을 할 생각이 없다”며 “하지만 평화적인 시위의 목소리에 정부는 전혀 응답하지 않고 있다”며 경찰의 무리한 구타 행위 등을 지적했다. 이들은 자신들을 거리로 나오게 만든 근본적인 요소가 중국화하는 홍콩의 미래에 대한 공포라고 했다. 찬 씨 일행은 기자가 베이징(北京) 특파원이라고 소개하자 “한국 기자라 해도 중국 정부의 통제를 받는 것 아니냐”며 머뭇거렸다. 겨우 인터뷰를 시작한 뒤 ‘중국에 적대감이 있는 것이냐’고 물으니 “중국 정부가 국민을 대하는 방식을 싫어한다. 홍콩 정부를 불신하는 것처럼 중국 정부를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일국양제(一國兩制)가 사라지고 있다고 느껴 많은 홍콩 젊은이가 홍콩의 미래를 불안해하고 있다. 이게 바로 학교에서 공부해야 할 우리가 여름을 희생한 이유”라고 말했다. 대학생들은 캐리 람 홍콩 정부가 요구를 수용해야 하는 데드라인을 2주일 뒤인 13일 오후 8시로 제시했다. 일부 시위대는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에 “믿을 수 없다”고 써 람 행정장관 사무실 앞에 꽂았다. 이날 의료, 금융 등의 분야 노동자들도 3일까지 이틀간 파업을 선언하고 집회를 열었다. 시위대는 이번 행동을 수업거부(파과·罷課), 파업(파공·罷工), 상점 철시(파시·罷市)의 ‘3파’로 표현하고 있다. 시위대는 매주 금요일과 일요일에 생필품 외에는 사지 않는 파매(罷買) 운동도 호소하고 있다. 중국은 1일 처음으로 시위대가 “색깔혁명(정권교체 운동)을 중국 본토 내에 침투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이 직접 개입에 나설 명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신화통신은 “중국을 적대시하는 이들에게 끝이 다가오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2일 홍콩 밍보 등 주요 신문 1면 전면에 홍콩청원사단총회(淸遠社團總會)라는 단체 명의로 “사회 질서를 회복하자”며 계엄령인 ‘긴급법’의 빠른 시행을 정부에 요구하는 광고가 실렸다. 홍콩 정부는 지난 주말 집회가 “테러 성향”을 보였다고 이날 밝혀 강경 무력진압 가능성을 높이기도 했다.홍콩=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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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위 주축인 10~20대 ‘앵그리영맨’들, 홍콩의 미래에 불안감 느껴

    2일은 홍콩 중·고교 개학 첫날이었다. 하지만 중등학교 5학년(한국의 고교 2학년에 해당)인 궉 양(16)은 학교에 가는 대신 학교 친구들 20여 명과 함께 홍콩섬 북부 에든버러 광장으로 향했다. 태풍의 영향으로 폭우가 쏟아지는데도 궉 양처럼 교복 입은 중·고교생들 800여 명이 오전부터 광장에 몰려들었다. 이날 정부에 반대하는 200여 중·고교의 학생 약 1만 명이 수업거부(동맹휴학)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10여 곳의 대학생들도 2주간 수업거부를 시작했다. ‘미래가 없는데 수업이 무슨 필요인가’라는 구호의 단상이 설치된 광장에서 만난 앳된 모습의 궉 양은 파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친구들과 재잘대며 까르르 웃던 그는 ‘왜 수업거부에 동참했느냐’는 질문에 일순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 “경찰이 시민을 보호하지 않는데 정부는 그런 경찰만 보호하잖아요. 어른들은 무작정 정부를 지지하고요. 나보다 더 어린 친구들도 거리에 나오니 힘을 보태야겠다고 생각했어요.” 10대 고교생인 그는 정부와 경찰, 기성세대를 모두 불신하고 있었다. 홍콩 시위는 10~20대 ‘앵그리영맨’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이들은 지난 주말 공항·지하철 등 도심기능 마비와 사보타주를 시작한 뒤 수업거부로 반(反)정부 운동을 확대하고 있다. 홍콩의 앵그리영맨들은 왜 정부권력을 불신하고 이를 과격한 방식으로 표출하는 걸까. 수업거부에 나선 대학생 3만여 명은 홍콩중문(中文)대에서 집회를 열었다. 홍콩중문대 4학년 찬 씨(여·21)는 “화염병을 던지거나 도시를 파괴하는 극단적 행동을 할 생각이 없다”며 “하지만 평화적인 시위의 목소리에 정부는 전혀 응답하지 않고 있다. 경찰이 지하철 객차 안까지 들어가 시민과 시위대를 가리지 않고 구타했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이들은 자신들을 거리로 나오게 만든 근본적인 요소가 중국화되는 홍콩의 미래에 대한 공포라고 했다. 찬 씨 일행은 기자가 베이징(北京) 특파원이라고 소개하자 “한국 기자라 해도 중국 정부의 통제를 받는 것 아니냐”며 머뭇거렸다. 겨우 인터뷰를 시작한 뒤 ‘중국에 적대감이 있는 것이냐’고 물으니 “중국 정부가 국민을 대하는 방식을 싫어한다. 홍콩 정부를 불신하는 것처럼 중국 정부를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일국양제(一國兩制)가 사라지고 있다고 느껴 많은 홍콩 젊은이들이 홍콩의 미래를 불안해하고 있다. 이게 바로 학교에서 공부해야 할 우리가 여름을 희생한 이유”라고 말했다. 대학생들은 캐리 람 정부가 요구를 수용해야 하는 데드라인을 13일 오후 8시로 제시했다. 이날 의료, 금융 등 분야 노동자들도 3일까지 이틀간 파업을 선언하고 집회를 열었다. 시위대는 이번 행동을 수업거부(파과·罷課), 파업(파공·罷工), 상점 철시(파시·罷市)의 ‘3파’로 표현하고 있다. 시위대는 매주 금요일과 일요일에 생필품 외에는 사지 않는 파매(罷買) 운동도 호소하고 있다. 중국은 1일 처음으로 시위대가 “색깔혁명(정권교체 운동)을 중국 본토 내에 침투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이 직접 개입에 나설 명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신화통신은 “중국을 적대시하는 이들에게 끝이 다가오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2일 홍콩 밍보 등 주요 신문 1면 전면에 홍콩청원사단총회(淸遠社團總會)라는 단체 명의로 “사회 질서를 회복하자”며 계엄령인 ‘긴급법’의 빠른 시행을 정부에 요구하는 광고가 실었다. 홍콩 정부는 지난 주말 집회가 “테러 성향”을 보였다고 이날 밝혀 강경 무력진압 가능성을 높이기도 했다. 홍콩=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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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 시위대 “이젠 엔드게임”… 지하철 등 도시기능 마비 시도

    온라인 메신저를 사령부로 삼은 홍콩의 젊은 시위대가 홍콩 사태 13주째인 주말, 도시 기능을 마비시키는 사보타주를 시작했다. 검은 옷을 입고 방독면을 쓴 이들이 1일 오후 홍콩국제공항 청사 앞, 공항 도로 등을 점거했고, 공항철도와 버스 등 공항교통이 완전히 마비돼 대혼란이 벌어졌다. 이날 최소 26편의 출발, 17편의 도착 항공편이 취소됐다. 이들은 지난달 31일에 이어 이날도 일부 지하철역 내 시설을 파괴했다. 시위대가 공항도로를 막아서면서 도심에서 공항으로 이어지는 칭마대교 위에선 차량들이 꼼짝하지 못했다. 여행객들은 차에서 내려 공항까지 16km가량을 걸어가야 했다. 도로를 점거한 시위대는 31일 완차이를 비롯한 도심 도로 6곳에서 불을 지른 데 이어, 1일에도 공항도로 교차로 등에 바리케이드를 쌓고 불을 질렀다. 무장경찰이 등장하자 시위대는 공항 인근 퉁충 지하철역에 진입해 통제실을 파손하고 폐쇄회로(CC)TV를 부수는 등 망치와 쇠막대기로 내부 시설들을 훼손했다. 소화전을 부수고 소화액을 지하철역 바닥에 뿌리기도 했다. 시위대가 역 내부를 장악하면서 무정부 상태를 방불케 하는 상황이 벌어지자 시민들은 두려운 표정으로 역을 빠져나갔고 역 운영도 중단됐다. 시위대는 전날에도 몽콕 등 도심 지하철역에서 내부 시설을 망가뜨려 5개 노선 운영이 중단됐고 1일까지도 일부 지하철역이 폐쇄됐다. 홍콩 경찰은 최정예 특수부대인 ‘랩터스 특공대’를 지하철 객차 안까지 진입시켰다. 31일에도 이 특공대가 지하철 객차 안에 진입해 시위대를 구타하며 체포하는 등 무력 진압의 강도가 부쩍 높아졌다. 홍콩 경찰은 “31일에만 63명이 체포됐고 그중에는 화염병을 지니고 있던 13세 학생도 있었다”고 밝혔다. 1일 시위대는 퉁충 수영장에 게양돼 있던 중국 국기 오성홍기를 끌어내려 불태웠다. 이 지역에 걸려 있던 중국정부 수립 70주년 관련 전시물도 뜯어내는 등 중국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퉁충 지하철역 바닥에 ‘공산당의 철도(黨鐵)’라는 문구를 스프레이 물감으로 쓰기도 했다. 31일에는 시위대가 중국 국기 오성홍기의 별을 나치 문양으로 배열하고 ‘차이나치(CHINAZI)’라고 쓴 오성홍기를 들고 행진하는 모습도 보였다. 앞서 온라인 메신저 텔레그램 및 홍콩 온라인 커뮤니티 ‘LIHKG’에 “공항 출발 항공편의 전면 또는 일부 취소가 목표”라는 시위대의 행동지침이 공유됐다. 시위 도중에는 “여전히 항공편 운영이 정상”이라며 더 강한 사보타주를 독려했다. 31일 시위 전 “이번에 엔드게임이다. 종결전이다”라는 글은 물론이고 “내가 불타면 너도 불탈 것(if we burn, you burn with us)”이라는 할리우드 영화 ‘헝거게임’의 유명 대사가 공유됐다. 온라인 메신저를 통한 조직화가 과격성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31일 정체가 탄로 난 위장 경찰이 시위대에 포위되자 공중을 향해 실탄을 2발 발사하는 등 경찰이 충돌을 유도한다는 의혹도 제기됐다.홍콩=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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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위대 요구 5개 중 2개만 수용해도 시민 80% 안 나설 것”

    “정부를 반대하는 홍콩 시민의 민심을 잘 알고 이해하지만 (자신들에게) 능력도 방법도 없다고 관료들이 털어놓았다.” 홍콩 도심 곳곳에서 발생한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로 교통이 마비된 지난달 31일. 홍콩 유명 언론인이자 정치평론가인 조니 라우 씨(65)는 본보와 만나 “내가 접촉한 홍콩 정부 관료들은 캐리 람 행정장관이 (문제 해결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아 관료들이 의견을 제시해도 소용이 없다고 토로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 내에 일부 이견이 있어도 관료들이 이를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14주째에 접어든 홍콩 사태가 끝이 보이지 않는 악화 일로를 걸으면서 홍콩 정부 내부에서도 균열이 생기고 있음을 보여준다.○ “친중파도 캐리 람에 일부 요구 수용 요구” 친(親)정부에서 정부 비판까지 홍콩 사태에 대한 시각은 크게 달랐지만 인터뷰에 응한 홍콩 현지 오피니언 리더들은 아직 임계점에 도달하지 않았으며, 지금은 람 장관이 시사한 사실상 계엄령인 ‘긴급법’ 발동 시점이 아니라는 점에는 비슷한 의견을 냈다. 홍콩 정부 싱크탱크인 중앙정책조 수석고문 출신인 라우 시우카이 홍콩중문대 교수(72)는 “단기간에 (긴급법 발동 조건인) 긴급 상황에 진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갈수록 많은 홍콩 시민들이 폭력 행위에 불만을 느끼고 우려하는 데다 체포도 늘어나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무력을 투입할 가능성도 매우 낮다”고도 밝혔다. 라우 씨는 “1967년 영국 식민지 시절 홍콩 정부가 좌파를 진압하면서 긴급법을 발동했고 중국 정부가 이를 강하게 비판했다”며 “중국 정부가 현재 긴급법을 지지하는 건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야당인 민주당 창당 발기인인 제임스 토 입법회(국회) 의원(56)은 “시위대의 5가지 요구 중 ‘경찰 행태에 대한 독립적 조사’를 람 정부가 수용하면 다수 시민이 받아들일 것”이라며 “그래야 문제 해결의 희망이 생긴다고 친중 친정부파인 건제파(建制派) 입법회 의원들도 의견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이와 함께 △범죄인 인도법안 완전 철폐 △폭도 규정 철회 △시위대 조건 없는 석방 △직선제 실시를 요구하고 있다. 토 의원은 “시위대도 다원화돼 있다. 5가지 요구가 다 실현되기를 바라는 건 아니다. 인도법안 철회까지 2개만 수용해도 평화집회에 참가하는 시민의 최대 80%는 시위에 안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매우 어려운 시기이긴 하지만 홍콩과 중국 정부가 국면을 전환하면 중국이 대만과 통일 방식으로 추진하는 일국양제(一國兩制)의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반대로 홍콩 문제를 잘 처리하지 못하면 대만뿐 아니라 전 세계가 일국양제 원칙을 받아들일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홍콩인들, 민생해결 정치개혁 모두 필요” 라우 씨는 “폭력 사태가 중단되는 것을 해결이라 부른다면 일정한 시간이 지난 뒤에 또다시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홍콩 시민들이 직면한 2가지 심층적인 근본 모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진짜 해결”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구 700만 명 가운데 최소 160만 명이 빈곤층에 머물러 있고 갈수록 심각해지는 빈부 격차에 불만이 쌓여 왔다. 여기에 정부가 민의를 듣지 않는 민주주의 문제가 겹치면서 불만이 폭발한 것”이라며 “많은 홍콩인들은 이 2가지 모순이 별개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정치개혁을 진행하면서 민생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매우 오래 걸릴 것”이라며 홍콩 사태의 장기화를 전망했다. 그는 “(중국 정부 수립 70주년 기념일인) 10월 1일까지 남은 1개월이 홍콩에 매우 중요한 시간이 될 것이고 홍콩 정부는 진압 강도를 크게 높일 것”이라며 “중국 측에서 1989년 톈안먼 사태 때 나왔던 ‘세계가 중국을 봉쇄했지만 돌파해냈다’ ‘중국은 어떤 대가도 치를 수 있다’는 발언이 들리고 있다”며 우려했다. 그는 “홍콩이 파괴되면 일국양제는 사라지고 결과는 톈안먼 사태 때보다 심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라우 교수는 “미국과 외부 세력이 홍콩특구의 통치권을 탈취하려는 것이기 때문에 중국과 홍콩 정부는 절대 양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경제 발전, 복지 민생 개선으로 더 많은 홍콩 시민을 배려하고 일부 정부 지도층을 교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홍콩=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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