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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세계 최대 전자기기 위탁 생산업체 폭스콘(훙하이정밀공업)의 궈타이밍(郭臺銘·69) 회장이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그의 당선 여부에 관계없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등 세계 곳곳에서 기업가 출신 정치인이 득세한다는 점도 눈에 띈다. “권력과 부를 동시에 지니기 어렵다”는 속설을 깬 거부(巨富) 정치인이 왜 늘고 있을까. ○ ‘성공한 기업인’ 이미지가 선거에도 유리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기성 정치에 대한 실망을 표하는 유권자가 증가하면서 기업가 출신 정치인 등장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됐다고 평가한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기존 정치인에 대한 실망으로 새 인물을 찾는 유권자가 많다. 성공한 기업인이 국가 경제도 잘 꾸려갈 것이란 기대도 작용한다”고 진단했다. 이 기대에 부응한 인물이 블룸버그 전 시장이다. 2002년부터 2013년까지 3선을 한 그는 9·11테러 직후 위기에 빠진 뉴욕을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2년 초 취임했을 때 뉴욕시의 재정적자는 약 60억 달러(약 7조2000억 원)였고 한 해 전 발생한 9·11테러로 시의 주요 수입원인 관광 수입도 최악이었다. 그는 여론의 거센 반대에도 세수 확대를 위해 부동산세를 인상했다. 시 재정이 흑자로 돌아서자 이 돈으로 시 홍보를 강화했다. 그는 뉴욕시장 중 최초로 언론, 시의회, 선출직 관료 등에게 매년 3차례 예산 현황을 직접 보고했다. 발표에서도 복잡한 숫자를 지루하게 나열하는 대신 한눈에 쏙쏙 들어오는 각종 차트와 표를 즐겨 이용했다. 소위 ‘최고경영자(CEO)형’ 발표다. 현재 뉴욕의 새로운 랜드마크인 하이라인파크와 첼시마켓도 그의 재임 중 건설됐다. 각각 흉물로 방치된 고가 철도와 과자 공장을 공원과 쇼핑몰로 바꿨다. 특히 옛것을 부수고 화려한 새 건물을 짓는 천편일률적 방식이 아니라 녹슨 기찻길, 부서진 벽 등을 고스란히 보존해 독특한 매력과 개성을 살렸다. 과거 유산을 재활용하면서 시민의 삶의 질도 높이고 많은 관광 수입까지 얻으니 일석삼조였다. 2017년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미국 경제도 순항 중이다. 올해 1분기 미 경제는 연율 3.2% 성장했다. 2015년 1분기 후 4년 최고치다. 고용도 2010년 10월 이후 올해 3월까지 무려 102개월째 증가했다. 올해 실업률 전망치도 지난해와 같은 3.7%로 매우 낮다. 사실상 완전 고용에 가깝다. 주식시장도 2009년부터 10년째 상승 중이다. 러시아 스캔들, 중국과의 무역 마찰, 국경장벽 등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한 찬반양론이 극심하고, 의회마저 야당인 민주당이 장악했는데도 대통령의 입지가 건재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두 사람이 ‘급여 1달러’ 공약을 제시하고 기부에 적극 나선 것도 유권자들의 호감을 샀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12년간 22만5000달러의 시장 급여를 거부하고 1달러만 받았다. 시장 재임 시절부터 꾸준히 기부를 해 온 그는 현재까지 총 82억 달러(약 9조7621억 원)를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40만 달러(약 4억7600만 원)의 연봉을 받고 있지만 전액을 사회에 기부하고 있다. 그도 2017년 11월 허리케인 ‘하비’ 피해 복구를 위해 사재 100만 달러(약 11억9000만 원)를 쾌척했다.○ 타협 및 조율 부족·지나친 비용 우선주의 비판도 모든 기업가 출신 정치인이 성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특히 성장 및 비용 절감을 중시하는 특유의 사고방식이 정무(政務) 감각, 타협 및 조율 능력이 중요한 정치 세계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상당하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국가 지도자로 직면하는 문제는 기업가 시절과 차원이 다르다. 효율성을 우선시하던 기업인과 협상을 중시하는 정치인이 현안에 접근하는 방식도 판이하다”고 평했다. 기대가 높았던 만큼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면 ‘기성 정치인과 차이가 없다’는 혹독한 비판이 뒤따른다. 기업가 출신 정치인이 단명하거나 실각하는 일도 잦다. ‘초콜릿 왕’으로 유명한 제과재벌 출신의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54)은 한 달 전 대선 결선투표에서 희극인 출신의 정치 신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41)에게 대패했다. 5년 전 1차 투표에서 50%가 넘는 지지율로 낙승했지만 이달 20일 집무실을 비워줘야 한다. 이유는 지지부진한 경제와 부패 스캔들이다.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및 친(親)러 성향 동부 분리주의자와의 내전으로 우크라이나 경제는 내내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 크림반도 병합 직전인 2013년 1833억 달러인 우크라이나 국내총생산(GDP)은 2017년 1122억 달러로 줄었다. 지난해 GDP도 1246억 달러 수준일 것으로 추정돼 당분간 전쟁 전 수준을 회복하는 일도 요원해 보인다. 포로셴코의 사업 파트너의 아들이 러시아에서 밀수한 부품을 자국 방산업체에 비싼 가격에 되팔았다는 스캔들도 대선 패배에 크게 기여했다. 아시아 경제위기의 진원지였던 태국 경제의 구원투수로 기대를 모으며 2001년 등장한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도 비슷하다. 화교 출신의 통신재벌인 그는 자신이 소유한 통신사를 싱가포르 국부펀드에 팔면서 무려 2조 원이 넘는 돈을 벌었다. 이 과정에서 한 푼의 세금도 안 냈다. 또 8명에 달하는 그의 형제자매, 처가 식구들까지 국가 기간산업을 독점하며 막대한 부를 축적한 것이 드러나자 민심이 돌아섰다. 2006년 9월 군부 쿠데타로 실각했고 13년이 지난 지금도 해외 도피 중이다. 3선에 성공했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도 탈세, 마피아 유착, 미성년자 성매매 의혹 등 각종 논란에 휘말렸고 2011년 퇴진했다. 2018년 2월 집권한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은 이달 총선에서 간신히 연임을 확정지었다. 하지만 집권당 ANC 득표율은 1994년 후 25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ANC 인사들의 거듭된 부패 스캔들과 경제난 때문이다. 그의 전임자 제이컵 주마 전 대통령은 무려 783건의 부패 혐의에 직면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사퇴했다. 이를 감안할 때 획기적인 성과를 내놓지 못하면 그의 입지 또한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궈타이밍과 트럼프의 ‘평행 이론’ 권력과 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일이 만만찮다는 전례에도 불구하고 궈 회장은 ‘대만의 트럼프’를 꿈꾸고 있다. 그는 기업가 경력, 종종 설화를 야기하는 화법, 상당한 나이 차가 있는 젊은 부인, 여성 편력 등 트럼프 대통령과 유사한 점도 많다. CNN은 “궈 회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출마에 영감을 받았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 그는 지난달 17일 대선 출마를 선언할 때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을 상당 부분 차용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당시 그는 대만 국기가 그려진 파란색 야구모자를 쓰고 등장했다. 2016년 미 대선 때 트럼프의 트레이드마크였던 빨간색 야구 모자를 떠올리게 했다. 여성 비하 발언, 성추문 스캔들 논란 등도 유사하다. 그는 지난달 말 24세 연하인 부인이 대선 출마를 반대했다며 “후궁은 정치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고 언급해 비판을 받았다. 그는 1974년 첫째 부인과 결혼했지만 1990년대 한 유흥업소 여성과 불륜에 빠졌다. 궈 회장이 이별을 통보하자 이 여성은 자신의 아파트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성관계 동영상’을 만들었다. 이를 빌미로 궈 회장에게 돈을 요구했지만 거부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 여성은 공갈 혐의로 체포돼 실형을 살았다. 2005년 첫 부인이 유방암으로 숨진 후에도 몇몇 유명 여성 연예인과 염문을 뿌리다 2008년 지금의 부인과 재혼했다. 궈 회장은 이달 1일 미 워싱턴을 방문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약 50분간 면담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오랜 친구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는 건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는 후일담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기념품, 대만 국기와 미국 국기가 나란히 새겨진 야구모자 사진까지 곁들이며 ‘역할 모델’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2016년 5월 강력한 반중(反中) 노선을 주창한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집권한 후 중국과의 갈등 등으로 대만 경제 상황은 좋지 않다. 세계적 기업가인 궈 회장은 경제 전문가임을 과시하며 유권자들을 파고들고 있다. 특히 야당 국민당 후보 경선에 나선 그는 여당 민진당 지지자들을 공략하는 데도 열심이다. “중국 본토의 폭스콘 생산라인을 민진당 텃밭인 2대 도시 가오슝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힌 것이 대표적이다. 과연 그는 트럼프 대통령처럼 이변에 이변을 거듭하며 최고 권좌에 오를 수 있을까.위은지 wizi@donga.com·이윤태 기자}

내년 1월 11일 대만 대선을 앞두고 집권 민진당과 야당 국민당 양쪽에서 치열한 대선 후보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민진당에서는 차이잉원(蔡英文·63) 총통과 라이칭더(賴淸德·60) 전 행정원장, 국민당에서는 2대 도시 가오슝을 이끄는 한궈위(韓國瑜·62) 시장, 궈타이밍(郭臺銘·69) 훙하이그룹 회장, 무소속이지만 국민당 경선에 나설 뜻을 밝힌 커원저(柯文哲·60) 수도 타이베이 시장이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인물은 한 시장. 14일 대만 핑궈(苹果)일보가 여론조사회사 뎬퉁의 결과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한궈위-차이잉원-커원저 3자 가상대결에서 한 시장은 34.3%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차이 총통(28.3%), 커 시장(22.7%)을 앞섰다. 그는 라이 전 행정원장 및 커 시장과의 3자 가상대결에서도 1위(32.2%)였다. 한 시장은 1949년 국공내전 후 중국 본토에서 대만으로 온 한족, 즉 외성인(外省人)이다. 경제가 발달하고 친중(親中) 성향의 외성인이 많은 북부와 명청(明淸) 시대에 온 한족, 즉 본성인(本省人)이 많고 낙후된 남부의 갈등은 상당히 심하다. 특히 가오슝은 국민당의 철권통치가 끝난 1998년 이후 모든 선거에서 줄곧 민진당 후보만 이겼을 정도로 민진당 텃밭이다. 이런 상황에서 2017년 11월 지방선거에 출마한 그는 경제 살리기를 주창한 선거전략으로 승리했다. 당시 상대는 차이 총통의 최측근 천치마이(陳其邁·54) 전 가오슝 시장 대리. 패배에 충격 받은 차이 총통은 직후 민진당 대표직도 사퇴했다. 하지만 ‘디즈니랜드 유치’ ‘10년 내 가오슝 인구 2배 증가’ 등 현실성이 낮은 그의 공약에 대한 비판도 높다. 최근 미 시사주간지 애틀랜틱은 “한 시장은 허황된 약속을 내놓고 여성과 약자에 대해 논란이 될 만한 발언으로 비판받고 있다. 특히 그의 친중 성향이 많은 대만인에게 불안 요소”라고 전했다. 궈 회장은 바로 이 점을 노린다.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 성향이 강한 한 시장과 달리 세계적 기업을 일군 자신이야말로 진짜 경제 전문가라는 논리를 내세운다. 또 그는 “중국이 대만의 존재를 인정하게 만들 것”이라며 ‘친중 노선’을 택한 한 시장과의 차별화를 꾀했다. 의사 출신인 커 시장은 친중·반중 전략과 모두 거리를 두고 있다. 그는 ‘친미우중(親美友中)’, 즉 미중 갈등을 이용해 미국과 친하게 지내며 실리를 취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민진당의 라이 전 행정원장은 아예 차이 총통보다 더 강경한 반중 노선을 택했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북한 전문가’로 알려진 에릭 탈매지 AP통신 평양지국장(사진)이 갑작스럽게 별세했다. 향년 57세. AP통신은 “탈매지 지국장이 일본에서 조깅을 하던 중 심장마비를 일으켜 숨졌다”고 16일(현지 시간) 전했다. 구체적인 사망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다. 1962년 미국 워싱턴주 렌턴에서 태어난 탈매지 지국장은 교환학생 신분으로 일본에 들어갔다가 일본인 아내와 결혼해 일본에 정착했다. 마이니치신문 기자로 언론에 발을 들여놓았고 1988년 AP통신으로 옮긴 뒤에는 평양지국 개설에 관여했다. 2013년부터 평양지국장을 맡았으며 거의 매달 북한을 방문하며 핵무기 등 관련 기사를 써 왔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일본과 중국이 8년 만에 군축·비확산협의를 재개하기로 했다고 17일 일본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양국이 21일 중국 베이징에서 군축·비확산협의를 진행하기 위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국은 1999년부터 군축·비확산협의를 시작했다. 그러나 2012년 9월 일본이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국유화를 선언했고 이에 중국이 반발하면서 2011년을 끝으로 회의가 열리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양국은 회의 재개 논의에 착수했고, 최근 협의를 재개하자고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회의에는 요시다 도모유키(吉田朋止) 일본 외무성 군축 비확산·과학부장이 참석하고 중국 측에선 외교부 담당 간부가 대표로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중국에 핵군축과 더불어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의 핵 억지력에 의존하는 일본의 군축·비확산정책을 논의 주제로 삼을 확률이 높다. 북한과 이란의 핵 문제와 관련한 의견 교환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교도통신은 일본이 군축협의를 통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일본 방문 환경을 조성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전했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상장기업 순위에서 지난해와 비교할 때 순위에 포함된 한국 기업이 줄었고 순위도 대체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현지 시간) 포브스 ‘글로벌 2000 세계 최대 상장사’에 따르면 올해 순위에 포함된 한국 기업은 모두 62개로 전년(67개) 대비 5개 줄었다. 이 순위는 주요 기업의 매출, 순이익, 자산, 시가총액 등을 종합 평가한 결과다. 200위 안에 든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2개뿐이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4위에서 올해 13위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200위에서 올해 179위로 순위가 올랐다. 나머지 기업은 대체로 하락 추세를 보였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147위에서 올해 225위, KB금융그룹은 219위에서 276위, 포스코는 228위에서 323위, 대한항공은 1008위에서 1446위로 밀려났다. 반면 중국은 상위 10위권에 5개 기업이 이름을 올리며 약진했다. 올해까지 7년 연속 정상을 지키고 있는 중국공상은행은 4조 달러 이상의 자산과 50만 명에 가까운 임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건설은행(3위), 중국농업은행(4위), 중국은행(8위) 등 4대 국영기업과 핑안보험(7위)이 10위 안에 들었다. 미국은 10위 안에 4개 기업이 포함됐다. 지난해 3위에서 올해 2위로 올라선 JP모건은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정책으로 수익을 크게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6위에 오른 애플은 비금융회사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뱅크오브아메리카(5위), 웰스파고(10위)가 이름을 올렸다. 61개국 기업이 이름을 올린 올해 순위에서 미국은 575개, 중국은 309개 기업이 포함됐다. 지난해보다 각각 15, 18개 기업이 늘었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미국과 중국이 관세 보복전을 벌이는 가운데 미 상·하원 공화당 의원들이 중국 군사 분야 과학자들의 미국 비자 취득을 제한하는 법안을 발의했다고 15일 AFP통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전날 발의된 ‘인민해방군 비자 보안법(PLA Visa Security Act)’에 따르면 백악관은 중국 인민해방군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는 연구 기관의 목록을 작성해야 한다. 법안은 인민해방군의 지원을 받은 기관에 고용됐거나 후원을 받은 연구원들이 미국 학생 비자 혹은 연구 비자를 발급받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안을 공동 발의한 톰 코튼 상원의원(아칸소)은 성명을 통해 “인민해방군 과학자들을 우리 연구실에서 배제하는 것은 기본적인 자기방어 행위”라고 말했다. 척 그래슬리 상원의원(아이오와)도 성명에서 “학생 비자와 연구 비자는 미국 대학과 연구 기관에 기여하고자 하는 외국인에게 주어져야 한다. 우리를 해치려는 적이나 스파이에게 발급돼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은 “이 같은 법안은 미국 내 대학 혹은 연구 기관에서 일하는 중국 연구원들이 지식재산권을 도용하거나 간첩 행위를 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고 전했다. 그러나 “많은 미 정부 관리와 대학 관계자들은 안보 위협을 인지하면서도 중국 연구원들이 미국 연구 기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며 ‘과민반응’에 대해 경고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이) 증거도 없이 중국 연구원들의 동기를 의심하고, 비합리적으로 그들을 제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법안이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하원을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민주당 지도부 측 한 보좌관은 AFP통신에 “(이 문제와 관련해서)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오스트리아 여행 중 여권을 잃어버린 미국인은 가까운 맥도널드 매장에 들어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맥도널드가 미국대사관 영사 업무의 일부를 지원한다는 것이다. 15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주오스트리아 미국대사관은 “오스트리아를 여행하는 미국 시민이 대사관에 연락할 방법을 찾지 못할 경우 오늘부터 가까운 맥도널드 매장을 방문하면 된다”며 “여권 분실 및 도난 신고, 여행 관련 도움, 긴급조난 등 영사 서비스를 받기 위해 미국대사관에 연락할 수 있도록 맥도널드 직원들이 도와줄 것”이라고 밝혔다. 맥도널드가 ‘미니 대사관’으로 선정된 이유는 미국인에게 맥도널드가 잘 알려져 있고, 오스트리아 내에 지점이 195개에 이를 정도로 많아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움직임은 실리콘밸리 기술 분야 사업가 출신인 트레버 트레이나 주오스트리아 미국대사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이제 햄버거, 콜라와 함께 ‘맥여권(McPassport)’도 주문할 수 있는 것이냐”고 농담하기도 했다. 다만 이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빌헬름 발디아 맥도널드 대변인은 “직원들이 24시간 대사관 핫라인에 연락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면서도 “여권 재발급 등 다른 영사 서비스는 대사관 고유 업무”라고 말했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차 관세’ 결정을 최장 6개월 연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1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정부 당국자 3명을 인용해 백악관 측이 오는 18일까지 공식적으로 연기 발표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2월 미 상무부는 수입품이 국가 안보에 위협을 가할 때 긴급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사 보고서를 제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고서를 받은 지 90일이 되는 18일까지 자동차와 그 부품 수입이 국가 안보에 위협인지 여부를 판단하고 관세 부과 등 대응 방식을 결정할 예정이었다. 로이터통신은 자동차 관세의 주요 당사국인 일본 및 유럽연합(EU)과 무역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연기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위은지기자 wizi@donga.com}
15일(현지 시간)부터 오스트리아 여행 중 여권을 잃어버린 미국인은 가까운 맥도널드 매장에 들어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주오스트리아 미국대사관은 11일 페이스북에 “도움이 필요한 미국인들을 돕기 위해 맥도널드 오스트리아 지사와 이날 새로운 파트너십을 맺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대사관은 트레버 트레이나 주오스트리아 미국대사와 이사벨 쿠스터 맥도널드 오스트리아 지사장이 악수하는 사진을 함께 올렸다. 대사관 측은 “오스트리아를 여행하는 미국 시민이 대사관에 연락할 방도를 찾지 못할 경우 15일부터 맥도널드 매장을 방문하면 된다”며 “여권 분실 및 도난 신고, 여행 관련 도움 등 영사 서비스를 받기 위해 미국대사관에 연락할 수 있도록 직원들이 도와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이제 햄버거, 콜라와 함께 ‘맥여권(McPassport)’도 주문할 수 있는 것이냐”고 농담했다. 아쉽지만 이는 불가능하다. 빌헬름 발디아 맥도널드 대변인은 “직원들이 24시간 대사관 핫라인에 연락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면서도 “여권 재발급 등 다른 영사 서비스는 대사관 고유 업무”라고 못박았다. 맥도널드가 ‘미니 대사관’으로 선정된 이유로는 미국인들에게 맥도널드가 잘 알려져 있고, 오스트리아 내에 지점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트리아 내 맥도널드 지점은 195개다. 오스트리아 외 다른 국가에서도 이 같은 정책이 시행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트레이나 대사를 임명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패스트푸드 매니아’로 유명하다. 특히 그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맥도널드의 대표 햄버거 ‘빅맥’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3월 대학풋볼 FCS 전국 챔피언십을 차지한 노스다코타주립대 풋볼팀을 백악관 오찬에 초청해 맥도널드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대접했다. 1월에도 대학 풋볼 국가 챔피언십 우승팀인 ‘클램슨 타이거스’를 초청해 맥도널드, 웬디스, 버거킹 등 패스트푸드점 햄버거를 만찬 메뉴로 내놓았다. 위은지기자 wizi@donga.com}

혐오 게시물을 방치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페이스북이 자사 정책을 한 번이라도 위반하는 사용자에게 일정 기간 라이브(생방송) 기능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원 스트라이크’ 정책을 14일(현지 시간)부터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번 정책은 50명이 사망한 ‘뉴질랜드 총기 사건’ 테러범이 범행 장면을 페이스북으로 생중계한 지 두 달 만에 나왔다. 페이스북은 이날 홈페이지에 “이용자가 페이스북 정책에 위반하는 유해 콘텐츠를 올릴 경우 그 즉시 라이브 기능을 일정 기간동안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새 정책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유해 콘텐츠를 차단하는 알고리즘을 가동하고 있으나 3월 뉴질랜드 테러범이 페이스북으로 범행을 생중계하는 것을 막지 못해 비판을 받았다. 페이스북은 “뉴질랜드 테러 사건 이후 알고리즘 필터링을 피하기 위해 범행 영상을 교묘하게 수정해 업로드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이미지 및 비디오 분석 기술을 향상하기 위해 750만 달러(약 89억 원)를 투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기존에는 이용자가 유해 콘텐츠를 업로드하는 경우 페이스북이 이를 삭제했다. 유해 콘텐츠를 반복해서 올릴 경우 이용자의 접속을 일정 기간동안 제한했다. 페이스북은 “(유해 콘텐츠를 올리는 이용자들이) 광고를 올리는 것을 막는 것을 시작으로 수 주 내에 원스트라이크 정책을 다른 영역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발표는 15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온라인 극단주의 정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나왔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세계 지도자들과 테크 기업 임원들이 참여하는 이 회의에서는 온라인 상 극단주의 콘텐츠를 제거한다는 약속인 ‘크라이스트처치 콜’이 선언될 예정이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지구의 가장 깊은 곳에도 비닐봉지가 있었다.’ ‘인류 역사상 바닷속 가장 깊은 곳을 다녀온 인물’로 기록된 미국 월가 트레이더 빅터 베스코보(53)가 전해 온 비보다. 지난달 28일 태평양 마리아나 해구에서 가장 깊은 지점인 ‘챌린저 해연’에서 1만928m를 잠수하는 데 성공한 베스코보의 탐험 후기가 13일 CNN 등에 공개됐다. 베스코보는 미국 사모펀드 ‘인사이트 에퀴티 홀딩스’의 창립자 겸 투자자로 해군 장교 출신 탐험가이기도 하다. 그는 ‘탐험가 그랜드슬램(남북극점 및 세계 7대륙 최고봉 완등)’을 달성했다. 지난해 말부터 팀을 꾸려 오대양 가장 깊은 지점을 탐사하는 ‘파이브 딥스 엑스퍼디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그는 챌린저 해연의 바닥에 도달했을 때 자신보다 먼저 그곳에 도착한 인류의 흔적을 발견했다. 알파벳 ‘S’가 적힌 물체였다. 이 물체를 수거하지는 못했지만 연구팀은 이 물체가 비닐봉지 혹은 포장재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탕 포장지도 함께 발견됐다. 그는 영국 더타임스에 “불행하게도 인간의 흔적은 이렇게 먼 곳까지도 도달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 지구의 기원에 단서를 제공할 수 있는 4종의 새로운 생명체도 발견했다. 그가 해저 약 11km까지 도달할 수 있었던 건 수압을 완벽히 견디도록 고안된 유인잠수정 ‘리미팅 팩터(Limiting Factor)’ 덕분이었다. 제작비로만 4800만 달러(약 570억 원)를 썼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5일까지 리미팅 팩터는 4차례 챌린저 해연을 탐사했다. 가장 깊게 잠수했던 28일에는 베스코보가 홀로 다녀왔다. 그는 “해저는 평평하고 베이지색의 분지였으며 토사가 두껍게 깔려 있었다. 작고 반투명한 생명체들도 살아 움직였다. 해저에도 생명이 살아 숨쉬고 있었다”고 뉴스위크에 전했다. 지구에서 가장 깊은 바다로 알려진 마리아나 해구의 챌린저 해연을 탐사한 사람은 베스코보를 포함해 4명에 불과하다. 1960년 자크 피카르와 돈 월시가 1만912m를 잠수해 이전 세계 기록을 갖고 있었고, 2012년엔 영화 ‘아바타’의 감독 제임스 캐머런이 홀로 1만908m 잠수에 성공했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미국 우주개발기업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48)가 15일(현지 시간) 우주에 쏘아 올릴 인터넷 위성 60기를 미리 공개했다고 CNBC 등이 보도했다. 이번 발사로 “위성 1만여 개를 발사해 지구 전역에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그의 야심이 실현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머스크 CEO는 12일 발사체 맨 앞부분에 쌓아놓은 ‘스타링크’ 인터넷 위성 60개를 촬영한 사진을 트위터에서 공개했다. 그는 “첫 번째 임무는 잘 안 될 수도 있다”며 “좁은 지역의 인터넷 커버리지를 위해 위성 60개를 6차례 더 발사해야 하고, 중간 지역을 커버하려면 12차례 더 발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로켓은 15일 오후 10시 30분경(한국 시간 16일 오전 11시 30분)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 기지에서 발사된다. 스페이스X는 2015년 ‘스타링크’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지구 저궤도에 소형 위성 1만1925개를 쏘아 올려 2020년부터 전 세계에 초고속 인터넷을 공급하겠다는 목표다. 이 계획이 실현되면 인터넷이 닿지 않던 각국 시골 지역에서도 초당 1기가비트(Gbps) 속도의 인터넷 이용이 가능해진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2월에도 시험 위성 2개를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스페이스X 외에 ‘소형 위성 인터넷’ 경쟁에 뛰어든 기업도 많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우주개발기업 블루오리진은 지난달 위성 3000여 개를 쏘아 올리는 ‘프로젝트 카이퍼’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재일교포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도 통신위성 스타트업 원웹에 투자했다. 원웹은 올 2월 첫 위성 6개를 발사했고, 위성 600여 개를 추가 발사할 예정이다. 페이스북, 보잉 등도 만만찮은 후발 주자로 꼽힌다. 전 세계적으로 위성 발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본에서 위성을 실어 나르는 소형 로켓 개발이 붐을 이루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 등이 전했다. 일본 홋카이도의 벤처기업 ‘인터스텔라 테크놀로지즈’는 4일 소형로켓 ‘모모 3호기’를 발사했다. 일본 민간 기업이 단독으로 개발한 로켓이 우주 공간까지 나간 사례는 이번이 최초다. 인터스텔라 외에도 캐논전자 등 4개 업체가 공동으로 설립한 ‘스페이스 원’이 2021년 발사를 목표로 로켓을 개발하고 있다. 요미우리는 13일 “향후 5년간 우주에 발사될 무게 1~50㎏의 초소형위성 숫자는 전 세계적으로 2000~2800기”라며 “초소형위성 발사 수요가 늘어나면서 로켓 개발에 참여하는 일본 기업도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위은지기자 wizi@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어느 국가 지도자가 저보다 더 잘했는지 말해줄 수 있습니까?” ‘세계 최고령 국가지도자’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94)가 9일 총선 승리 1주년을 맞았다. 그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내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혹은 영국 프랑스 스페인 지도자보다 못하고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며 지난 1년을 높이 자평했다. 반면 미 CNBC 등 서구 언론은 “현재까지 국민들이 새 정부에 실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27일 여론조사회사 므르데카센터에 따르면 그의 국정 지지도는 46%에 그쳤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50%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5월 총리 취임 직후 지지율(83%)의 절반 수준이다. 1981∼2003년 22년간 총리로 재직했던 그는 나집 라작 전 총리의 부정부패를 심판하고 경제를 살리겠다며 지난해 5월 야권연합 희망연대(PH) 후보로 나서 총선에서 승리했다. 61년 만의 정권교체이자 개인적으로는 15년 만의 총리 복귀였다. 야심 찬 일성과 달리 그 역시 눈에 띄는 경제 성과가 없어 민심 이반을 낳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마하티르 총리는 지난해 6월 국민들이 ‘고물가 주범’으로 지목한 6%의 물품용역소비세(GST)를 폐지했다. CNBC는 경제 전문가들을 인용해 “GST 폐지는 정치적 실수이자 정부 재정 악화를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말레이시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이 51.8%인 상황에서 대책 없이 세금을 폐지해 정부 자금줄이 말랐다는 의미다. 별다른 성장 산업을 발굴하지 못하는 문제도 거론된다. 마하티르 정권이 말레이계 우대정책인 ‘부미푸트라’를 완화하려 시도하자 국민 다수를 차지하는 말레이계가 반발하고 있다. 다인종 다민족 다종교 국가인 말레이시아는 말레이계(62.0%), 중국계(22.0%), 인도계(7.0%), 오랑아슬리 등 원주민을 포함한 기타(1.0%), 외국인(8.0%) 등으로 이뤄져 있다. 마하티르 총리는 “인종, 피부색, 민족 등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유엔 인종차별철폐협약(ICERD)을 비준하겠다”고 공약했지만 지난해 12월 말레이계의 반발로 이를 철회했다. 그가 중국의 21세기 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인 ‘일대일로(一帶一路)’를 ‘채무함정 외교’ ‘신(新)식민주의’로 비판하다 중국과 손잡으려는 기미를 보인 것도 반대파의 비판 여론을 높였다. 그는 지난해 7월 일대일로의 핵심 사업인 동부해안철도(ECRL) 사업의 공사 중지를 명령했지만 지난달 사업 규모를 축소해 재개하기로 했다. 중국이 말레이시아의 주요 수출품인 ‘야자 기름’의 핵심 수입국임을 의식한 조치라고 현지 언론은 분석한다. 마하티르 총리 본인도 “일대일로 사업 재개를 통해 대중국 야자 기름 수출을 늘리겠다”고 했다. 다만 ‘부정부패 척결’은 일정 부분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그는 올해 1월 “5년 내 부정부패를 척결하겠다”며 ‘국가부패척결계획(NACP)’을 발표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9일 “과거에는 부정부패가 심했지만 이제는 거의 없다”며 내년부터 경제 성장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많은 한국 젊은이에게 데이트는 너무 비싸고 너무 위험하다.’ 미국 CNN이 12일(현지 시간) 온라인 국제판 헤드라인으로 이 같은 제목의 기사를 싣고 한국 청년들의 연애 기피 경향을 전했다. CNN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2018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를 인용해 “지난해 20∼44세 미혼 남녀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미혼 남성 약 26%, 미혼 여성 약 32%만이 이성교제를 한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성교제를 하지 않는 남성의 약 51%, 여성 약 64%는 ‘자발적 솔로’라고 응답했다”고 덧붙였다. 올 3월 15∼29세 청년 실업률이 10.8%에 달하는 등 계속되는 취업난도 청년 연애를 가로막는 요소라고 CNN은 지적했다. 매체는 “많은 한국 젊은이들은 ‘취업 준비를 하면서 데이트를 하기에는 시간, 돈, 감정적 여유가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비싼 데이트 비용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CNN은 “결혼정보회사 듀오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평균 1회 데이트 비용은 6만3495원”이라며 “이는 최저 시급(8350원)을 받는 사람이 7.6시간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이라고 지적했다. 데이트 폭력, 몰카 촬영 등 성폭력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것 역시 청년들이 연애를 기피하는 이유로 꼽힌다. CNN은 “데이트폭력 신고건수는 2016년 9000건에서 지난해 약 1만9000건까지 늘었다. 지난해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 피해건수의 65%는 지인이나 애인의 불법촬영과 관련한 것”이라고 전했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남북한 음악인이 중국 상하이에서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합동 공연을 열었다고 12일(현지 시간)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 원형준 씨(43)와 북한 소프라노 김송미 씨(34)는 이날 상하이 오리엔탈 아트센터에서 열린 ‘사랑의 도시, 평양 상하이 서울’ 연주회에서 약 2시간 동안 공연을 펼쳤다. 원 씨는 사라사테의 ‘치고이너바이젠’을 연주했다. 김 씨는 한국 민요 아리랑과 푸치니 오페라 ‘잔니 스키키’ 중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를 열창했다. 두 사람은 드보르자크의 연가곡 ‘집시의 노래’ 중 ‘어머니가 가르쳐주신 노래’도 협연했다. 이번 공연은 한국 통일부의 승인으로 이뤄졌다.원 씨는 “사람들이 이 공연에 담긴 의미를 봐줬으면 좋겠다”고 AP통신에 말했다. 김 씨 역시 “이 순간만큼은 적어도 통일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미투(Me too)’ 운동에 앞장선 미국 여배우 알리사 밀라노(47)가 미국 일부 주에서 제정된 낙태금지법에 반발해 ‘성 파업(Sex Strike)’을 촉구했다고 워싱턴포스트, AP통신 등이 1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밀라노는 트위터에 “여성들이 자신의 몸에 대한 법적 지배권을 가질 때까지 임신 위험을 무릅쓸 수 없다. 우리가 신체의 자주권을 되찾을 때까지 성 관계를 갖지 않는 일에 동참해 달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보수 성향의 남부 조지아주가 태아의 심장 박동이 감지되는 임신 6주 이후의 낙태를 금지한 데 반발하며 성 파업을 촉구했다. 또 그는 AP통신 인터뷰를 통해 “(이번 사안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내 제안이 우리가 자신의 몸에 대한 지배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킬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밀라노는 역사적으로 성 파업이 정치개혁을 옹호하거나 저항하는 데 쓰였다며 주요 사례도 거론했다. 1600년대 전쟁에 반대하기 위해 성관계를 거부한 미 원주민 이로쿼이족 여성, 2003년 내전에 반대하며 성 파업을 벌인 아프리카 라이베리아 여성 등이다. 1985년 영화 ‘코만도’에서 아놀드 슈왈츠제네거의 어린 딸로 등장한 그는 성인이 된 후 인기 미드 ‘참드(charmed)’ 등에 출연하며 인기를 얻었다. 여성 인권 외에도 동물보호, 채식 등 다양한 사회활동에 널리 참여했으며 유니세프 국제 홍보대사로도 활동했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악재가 중첩돼 있는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에 9일 ‘G2발(發)’ 폭탄이 추가로 떨어졌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확전 양상을 보이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시장 불안이 커지자 정부는 전날 시장 안정을 위해 구두 개입에 나서기도 했지만 외국인의 주식 매도와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현재로선 미중 무역갈등이 타결보다 확전으로 향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무역협상이 불발되면 중국은 ‘관세 폭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도 관보에 관세 추가 인상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히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중국도 ‘반격 조치’를 예고하고 나섰다.○ G2발 ‘검은 목요일’ 9일 코스피는 장 초반부터 약세로 출발해 후반으로 갈수록 낙폭을 키웠다. 전날까지 7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했던 외국인도 이날은 2000억 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특히 둘째 주 목요일인 주식옵션 만기까지 겹치면서 삼성전자(―4.07%), SK하이닉스(―5.35%)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대거 약세를 보였다. 한국 증시와 원화가치 하락폭은 주변국에 비해 두드러진다. 9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48%, 일본 닛케이종합주가는 0.93% 떨어졌지만 한국 증시는 3% 이상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대외 개방도가 높은 한국이 무역전쟁에 특별히 더 취약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대중(對中) 수출 부진과 반도체 경기 악화로 경제성장률이 바닥을 기는 와중에 보호무역주의가 전 세계에 퍼지면 충격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국내외 기관들은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될 경우 올해 한국의 성장률이 1%대로 추락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 관세율이 1%포인트 오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0.65% 줄어들 것으로 봤다. 감소 폭이 다른 나라들보다 크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중 무역분쟁 이슈가 코스피 하락의 트리거(방아쇠)가 되기는 했지만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이 너무 약해져 있어 대외 악재에 더 움츠러든 측면도 있다”고 했다. 물론 두 나라 간 협상이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 나면 불확실성이 점차 해소되면서 증시 하락세가 멈출 가능성이 높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말에도 미국과 중국이 대대적인 경기부양을 하면서 시장이 회복됐다”며 “지금 같은 하락세는 일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 양국의 극한 대치, 10일까지 합의안 도출 난망 미중 양국의 강 대 강(强對强) 대치는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 시간)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내일 (워싱턴에) 온다. 그는 좋은 사람이지만 그들은 합의를 깨뜨렸다”고 중국을 겨냥했다. 그는 “중국으로부터 1년에 1000억 달러(약 117조 원) 이상을 받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관세 인상 의지를 강조했다. USTR는 이날 연방 관보 사이트에 대중 관세 인상을 게재하며 대통령의 위협을 공식화했다. 공고안에 따르면 10일 오전 12시 1분부터 2000억 달러(약 234조 원)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가 기존 10%에서 25%로 오른다. 중국 정부는 약 2시간 후 반격에 나섰다. 상무부는 8일 오후 11시 23분 홈페이지에 대변인 담화를 올려 “중국은 미국의 관세 부과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미국이 관세 조치를 실시하면 중국도 필요한 반격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9일 오후 브리핑에서 “중국은 이미 (무역협상 결렬에 대한) 충분한 대비를 끝냈다. 중국의 합법적 권익을 수호할 결심과 능력이 있다”고 했다. 양국은 강한 압박을 통해 상대방으로부터 최대한 많은 양보를 얻어내겠다는 계산이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미국은 지식재산권 보호, 기술이전 강요 금지 등 핵심 사안을 합의문에 명기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중국은 이를 합의문에 포함하지 않고 행정조치, 규제 등을 통해 반영하겠다며 맞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막판에 합의 내용을 뒤집으려 해 트럼프 대통령의 화를 돋웠다는 얘기도 나온다. 양국 협상단이 10일까지 합의안을 마련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앨릭 필립스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10일 미국이 대중 관세를 인상할 확률이 60%”라고 점쳤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무역전쟁 장기전도 감수할 것”이라며 정부를 측면 지원하고 있다.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 자매지 환추(環球)시보는 9일 “(중국 정부가) 기업의 손실을 줄이기 위한 각종 조치 등의 준비를 마쳤다”고 주장했다. 중국 외교부는 9일 류 부총리가 무역협상을 위해 워싱턴으로 떠났다고 밝혔다. 신민기 minki@donga.com·위은지 기자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악재가 중첩돼 있는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에 9일 ‘G2발(發)’ 폭탄이 추가로 떨어졌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확전 양상을 보이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시장 불안이 커지자 정부는 전날 시장 안정을 위한 구두 개입에 나서기도 했지만 외국인의 주식 매도와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현재로선 미중 무역갈등이 타결보다 확전으로 향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무역협상이 불발되면 중국은 ‘관세 폭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도 관보에 관세 추가인상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히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중국도 ‘반격 조치’를 예고하고 나섰다.● G2발 ‘검은 목요일’ 9일 코스피는 장 초반부터 약세로 출발해 후반으로 갈수록 낙폭을 키웠다. 전날까지 7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했던 외국인도 이날은 2000억 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특히 둘째 주 목요일인 주식옵션 만기까지 겹치면서 삼성전자(―4.07%), SK하이닉스(―5.35%)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대거 약세를 보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대에 대한 우려감이 증폭되는 양상”이라며 “안전자산 선호 및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화되면서 신흥국 증시에 부정적인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증시와 원화가치 하락폭은 주변국에 비해 두드러진다. 9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48%, 일본 닛케이종합지수는 0.93% 떨어졌지만 한국 증시는 3% 이상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대외개방도가 높은 한국이 무역전쟁에 특별히 더 취약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대중(對中) 수출 부진과 반도체 경기 악화로 경제성장률이 바닥을 기는 와중에 보호무역주의가 전 세계에 퍼지면 충격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국내외 기관들은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될 경우 올해 한국의 성장률이 1%대로 추락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 관세율이 1%포인트 오르면 한국 국내총생산(GDP)은 0.65% 줄어들 것으로 봤다. 감소 폭이 다른 나라들보다 크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중 무역분쟁 이슈가 코스피 하락의 트리거(계기)가 되기는 했지만,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이 너무 약해져 있어 대외 악재에 더 움츠러든 측면도 있다”고 했다. 물론 두 나라 간 협상이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 나면 불확실성이 점차 해소되면서 증시 하락세가 멈출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말에도 미국과 중국이 대대적인 경기부양을 하면서 시장이 회복됐다”며 “지금 같은 하락세는 일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 양국의 극한 대치, 10일까지 합의안 도출 난망 미중 양국의 강대강(强對强) 대치는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내일 (워싱턴에) 온다. 그는 좋은 사람이지만 그들은 합의를 깨뜨렸다”고 중국을 겨냥했다. 그는 “중국으로부터 1년에 1000억 달러(약 117조 원) 이상을 받는 데 아무런 문제도 없다”며 관세인상 의지를 강조했다. USTR은 이날 연방 관보사이트에 대중 관세 인상을 게재하며 대통령의 위협을 공식화했다. 공고안에 따르면 10일 오전 12시 1분부터 2000억 달러(약 234조 원)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가 기존 10%에서 25%로 오른다. 중국 정부는 약 2시간 후 반격에 나섰다. 상무부는 8일 오후 11시 23분 홈페이지에 대변인 담화를 올려 “중국은 미국의 관세 부과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미국이 관세 조치를 실시하면 중국도 필요한 반격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9일 오후 브리핑에서 “중국은 이미 (무역협상 결렬에 대한) 충분한 대비를 끝냈다. 중국의 합법적 권익을 수호할 결심과 능력이 있다”고 했다. 양국은 강한 압박을 통해 상대방으로부터 최대한 많은 양보를 얻어내겠다는 계산이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미국은 지식재산권 보호, 기술이전 강요 금지 등 핵심 사안을 합의문에 명기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중국은 이를 합의문에 포함하지 않고 행정조치 등 국내법 개정을 통해 반영하겠다며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막판에 합의 내용을 뒤집으려해 트럼프 대통령의 화를 돋웠다는 얘기도 나온다. 양국 협상단이 10일까지 합의안을 마련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앨렉 필립스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10일 미국이 대중 관세를 인상할 확률이 60%”라고 점쳤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무역전쟁 장기전도 감수할 것”이라며 정부를 측면 지원하고 있다.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 자매지 환추(環球)시보는 9일 “(중국 정부가) 기업 손실을 줄이기 위한 각종 조치 등의 준비를 마쳤다”고 주장했다. 중국 외교부는 9일 류허 부총리가 무역협상을 위해 워싱턴으로 떠났다고 밝혔다. 신민기기자 minki@donga.com위은지기자 wizi@donga.com}
‘미국 최악의 총기사고’로 꼽히는 콜럼바인 고교 총기난사 사건(1999년 4월 20일)이 20주기를 맞은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당시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유사 총격사건이 터졌다. 발생 장소도 콜럼바인 고교에서 불과 11km(차로 약 15분) 거리의 학교다. 20년 전처럼 이번 사건도 재학생 2명이 같은 학교 학생들을 향해 총을 겨눠 충격을 더했다. 7일 오후 1시 53분 콜로라도주 덴버 남부 하일랜즈랜치의 ‘스템(STEM) 스쿨’에서 총격이 발생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총격범 2명이 학교 안으로 걸어 들어가 서로 다른 중학교 과정 교실에서 총격을 가했다. 18세 남학생 1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을 입었다. 부상자 중 생명이 위중한 사람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범인은 18세 남학생 데번 에릭슨과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18세 이하 남학생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최소 한 정 이상의 권총을 소지했으나 어떤 종류의 총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신고 2분 만에 출동한 경찰은 몸싸움 끝에 둘을 모두 체포했다. 경찰은 “빠른 대응으로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 덴버포스트에 따르면 이날 밤 경찰은 하일랜즈랜치의 에릭슨 가족 주택을 수색하고 흰색 혼다차도 견인했다. 차량 보닛에 오각성(五角星)과 숫자 ‘666’이 그려져 있고 조수석 문에는 사회를 욕하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한 주민은 “에릭슨은 키가 작고 조용한 소년이었다. 그가 이런 일을 저지를 것이라고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고 했다. 미국식 자율형 공립학교(차터 스쿨)인 스템 스쿨은 유치원부터 고교 과정까지 개설돼 있다. 재학생은 약 1850명. 이번 사건은 재학생인 총격범이 같은 학교 학생에게 총격을 가했다는 점에서 콜럼바인 사건과 매우 유사하다. 당시 범인인 고교 졸업생 딜런 클리볼드와 에릭 해리스는 자신을 괴롭혔던 동급생들을 향해 30분간 무려 900여 발을 난사했다. 교사 1명, 학생 12명 등 13명이 숨졌고 이 둘도 체포 직전 자살했다. 이 충격적인 사건 후 미 전역에서 총기 규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총기협회 로비 등으로 현재까지 의회 차원의 규제 법안은 하나도 통과되지 않았다. 결국 2007년 버지니아공대, 2012년 샌디훅 초등학교, 지난해 플로리다주 파클랜드 고교 등 많은 사상자를 낸 학내 총기 사건이 연이어 터졌다. 백악관은 이날 “혐오스럽고 끔찍한 폭력 사건”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이를 보고했다고 밝혔다. 8일 덴버를 방문할 예정이던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백악관 선임보좌관은 일정을 취소했다. 스템 스쿨도 이번 주 휴교한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미국이 이란을 겨냥해 항공모함 전단과 폭격기 부대를 예정보다 2주 빨리 중동 지역에 배치하기로 했다고 6일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미국은 이란이 중동에서 미군을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이에 대한 경고로 이런 조치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성명에서 “(이란의) 도발 조짐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은 에이브러햄 링컨 USS 항모전단과 폭격기들을 미 중부사령부 지역(중동)에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는 미국이나 동맹국의 이익을 해치면 가차 없는 물리력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는 명확한 메시지를 이란 정권에 보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항모는 걸프 해역이나 홍해에 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중동 대테러 작전, 이란 견제 등을 위해 걸프 해역에 항모전단을 교대로 배치해 왔는데 이번 배치는 예정보다 2주 앞당겨진 것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백악관은 이란으로부터 어떤 공격 징후를 포착했는지 공개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그러나 미 언론들은 미 정부가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정보를 입수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란이 이라크와 시리아에 주둔 중인 미군을 공격하려 한다는 새로운 정보가 입수됐다”고 보도했다. 이란의 군사적 움직임은 최근 대이란 압박 수위를 높이는 미국에 대한 대응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미국은 이란산 석유 금수 예외조치를 중단한다고 밝혔고, 이란 정규군인 이란혁명수비대(IRGC)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는 등 초강수를 뒀다. 6일 WSJ 등은 이란이 핵 활동을 일부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케이반 호스라비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볼턴의 언급은 심리전을 위해 낡은 판을 어설프게 벌이는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