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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가 1990년대 인기 캐주얼 브랜드 ‘티피코시’를 재론칭한다고 10일 밝혔다. 티피코시는 ‘서태지와 아이들’을 모델로 기용하고 김건모, 삐삐밴드 등 당대 최고 인기 가수들이 CF에 출연하는 등 X세대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끈 브랜드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삼천포와 윤진의 커플티로 등장하기도 했다. 전국 210여 개 매장을 운영할 정도로 성장했지만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를 겪으며 규모가 축소됐고 2008년 최종적으로 브랜드를 철수했다. LF 관계자는 “티피코시는 기성세대에겐 향수를, 새로움을 갈망하는 Z세대에겐 독특한 경험을 제공한다”며 “오리지널 브랜드 감성을 새롭게 재해석한 제품들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LF는 티피코시 테마로 꾸며진 이벤트 페이지에서 추첨을 통해 티피코시 가방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디지털 전환,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막막하다면 ‘광덕식당’처럼 하세요.”(김영국 PwC 컨설팅 커스터머본부 디렉터) 강원 강릉에 위치한 국밥 맛집 광덕식당은 입소문이 나며 대기 줄이 길어지자 주차장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다. 손님 수를 미리 파악해 이들이 앉기 전에 메뉴를 세팅하고 기다리는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김 디렉터는 “흔히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키기 위해 빅데이터 등 대규모 정보가 필요하다고 여기지만, 광덕식당은 ‘고객 수’라는 가장 핵심적이고 적합한 정보에 집중해서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4일 동아일보와 채널A가 ‘소비 침체의 시대, 유통산업의 턴어라운드’를 주제로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개최한 ‘제33회 동아모닝포럼’에서는 이처럼 유통산업 활성화를 위해 당면 과제가 된 디지털화를 비롯해 위기의 시기를 극복할 다양한 전략이 소개됐다. 이날 포럼에서는 온라인 소비가 확산되며 오프라인 기업이 어려움을 겪지만 모든 고객을 타깃으로 삼지 않고 팬덤을 구축해 어려움을 타개한 기업이 소개됐다. 미국에서 유통 브랜드 선호도 1위를 달리고 있는 마트업체 ‘트레이더 조’다. 대부분의 마트가 상품 수를 수만 개로 늘리며 많은 고객을 포섭하는 전략으로 가는 것과 반대로 이곳은 상품 가짓수를 4000개 안팎으로 유지한다. 그 대신 트레이더 조에서만 살 수 있는 상품으로 구색을 차별화했다. 한번 트레이더 조에 ‘취향 저격’ 당한 고객은 트레이더 조를 재방문할 수밖에 없도록 강력한 팬덤을 구축한 것. 김병규 연세대 경영대 교수는 “모두를 위한 곳이 아닌 나만을 위한 특별한 곳을 만드는 게 앞으로 유통업계의 생존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이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지만 여전히 새로운 상품에 대한 니즈가 있는 만큼 이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춘남 닐슨아이큐코리아 전무는 “여전히 86%의 고객은 새로운 상품에 대한 니즈가 있고 구매 의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더 건강한 먹을거리를 찾는 소비자를 겨냥해 ‘논알코올 맥주’ 등 전에 없던 니즈를 창출한 상품이 있다”고 말했다. 박 전무는 “작은 브랜드의 성장률이 톱 브랜드보다 높아지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전환으로 소비를 회복한 사례도 소개됐다. 나이키는 2019년 아마존에서 철수한 뒤 소비자 직접 판매(D2C·Direct to Consumer)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나이키 전체 매출에서 소비자 직접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31.6%에서 2022년 42.1%로 늘었다. 하지만 인프라 확보에 막대한 비용이 드는 만큼 중소·중견기업이 과감하게 디지털 전환을 시도하기 쉽지 않다. 주제발표를 맡은 김 디렉터는 기업들이 손쉽게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 사례를 소개했다. 예를 들어 가전 브랜드 A사는 △1인 가구 △신혼부부 △부모님 효도 등으로 고객 유형을 세분화한 뒤 자사몰 방문 시 유형별 맞춤 이벤트 페이지로 유입시키고 맞춤 혜택을 제공해 추가 구매를 유도했다. 커피 브랜드 B사는 휴대전화 앱으로 원격 주문과 포인트 적립을 가능하게 해 고객과 주기적이고 장기적인 관계를 구축했다. 이날 축사를 맡은 황수성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반실장은 “온라인 소비가 대세가 된 상황에서 불필요한 규제로 인한 유통업체의 어려움을 인식하고 있다”며 “유통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게 관련 규제를 해소해 나가겠다”고 밝혔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완연한 봄입니다.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몸과 마음이 부드럽게 풀리는 지금, 마스크 없는 첫 봄을 맞아 나들이할 곳을 찾고 계신다면 주목해 주세요. 첫 번째 행선지입니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메인광장에 18m 초대형 크기로 다시 돌아온 공공전시 ‘어메이징 벨리곰’을 소개합니다. 롯데홈쇼핑은 1일 5층 높이의 초대형 벨리곰을 공개했는데요. 고깔모자를 쓰고 촛불을 부는 익살스러운 모습으로 지난해보다 귀여움이 업그레이드됐습니다. 첫 주말(1, 2일) 관람객 55만 명이 몰리며 인기를 증명했습니다. 벨리곰의 단짝 친구 ‘꼬냥이’를 케이크로 구현한 2m 단독 조형물에도 관람객이 몰렸습니다. 지난해보다 4배 규모로 확대한 팝업스토어에는 인형, 스티커, 키링 등 한정판 굿즈를 구매하기 위한 대기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벨리곰이 관람객을 놀라게 하는 ‘깜짝 카메라’, 비눗방울 날리는 ‘해피 버블 파티’ 등 다채로운 이벤트도 마련됐습니다. 행사는 23일까지 진행되니 놓치지 마세요. 생일파티 콘셉트의 벨리곰 테마송도 공개됐는데요. 벨리곰 네 마리가 테마곡에 맞춰 단체 댄스를 추는 ‘벨리곰의 댄스파티’, 생일이나 프러포즈 등 기념일을 맞은 고객 10팀을 초청해 초대형 벨리곰과 단독 포토타임을 즐기는 ‘벨리곰을 빌려드립니다’ 행사도 진행합니다. 두 번째 행선지는 신세계사이먼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 야외 광장입니다. 신세계까사는 ‘모두가 바라는 좋은 집’을 테마로 ‘까사미아 굳 홈(Casamia Guud Home)’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는데요. 캠페인의 일환으로 세계적인 아티스트 리처드 우즈의 대표작 ‘홀리데이 홈’을 아이콘화한 부스를 선보였습니다. 굵은 선과 강렬한 원색으로 표현돼 만화 속 집이 현실로 튀어나온 듯한 모습입니다. 부스 주변에는 대형 미러월이 놓여 특별한 셀카를 남길 수 있고, 부스 내부는 까사미아의 인기 아이템부터 리처드 우즈의 독특한 패턴 디자인을 입은 다양한 소품을 판매하는 작은 스토어로 꾸몄습니다.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에 입점한 까사미아 매장에서도 팝업 론칭 기념 특별 행사를 진행합니다. 매장 내 전시 상품을 최대 40% 할인하고 방문 고객을 위한 이벤트도 풍성하게 마련했습니다. 리처드 우즈 패턴이 그려진 엽서를 나만의 취향으로 채워 넣을 수 있는 컬러링 체험 이벤트, 방문 기념사진을 남길 수 있는 즉석 포토부스 등 다양한 즐길 거리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의 월마트 매장. 이곳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우유인 월마트의 그레이트 밸류(Great Value) 하프 갤런(1.89L)이 3.38달러였다. L로 환산하면 1.78달러(약 2340원). 같은 용량(1L)의 ‘서울우유 흰우유’가 대형마트에서 2870원, 편의점에서 3050원에 팔린다. 환율 급등에도 한국 우유가 미국 우유보다 30%가량 비싼 것. 이 같은 가격 격차는 각국 물가 수준을 감안한 구매력평가(PPP) 환율로 비교하면 더 커진다. 동아일보가 3일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제연구원과 함께 PPP 환율로 미국과 한국 우유값을 비교한 결과 국내 시중 우유 1L의 소매가격(2.839달러)은 미국(1.173달러)의 2.4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로 원유 가격 연동제를 도입한 지 10년이 됐지만 시장 수요를 감안하지 않은 가격 정책이 이어지고 고비용 생산 구조가 고착화되며 소비자에게 값비싼 우유의 부담을 지우게 됐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비싼 우유값이 커피, 빵, 과자 등 식품 물가에 전방위 ‘밀크플레이션’을 부추겼다”고 했다. 생산비 연동 原乳가격제 10년… 우유값 37% 올랐다 수요 줄어도 오르는 우유값낙농가 원유가 보장에 과잉생산우유업체는 계약물량 의무 매입결국 소비자에 인상분 전가된셈 한국 우유 가격이 미국의 2.4배가 넘을 정도로 비싸진 것은 10년 전인 2013년 낙농가 보호 등을 목적으로 도입된 ‘원유 가격 연동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유(原乳)는 소에서 갓 짜낸 우유를 일컫는데, 한국은 2013년부터 원유 생산에 드는 비용, 즉 생산비 증가분을 반영해 매년 원유 가격을 결정하는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수요가 줄어도 축사 유지비, 인건비, 사료비 등 생산 비용이 급등하며 고비용 구조가 고착화돼 원유 가격도 덩달아 올라가게 됐다. ● 수요-공급 원칙 무관 ‘원유 가격 연동제’ 3일 동아일보가 한국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우유 소매가격은 명목가격 기준으로 2.187달러로 미국 우유(1.173달러)보다 1.9배 비쌌다. 이는 한국축산물품질관리원과 미국 농무부가 각각 고시하는 지난해 12월 우유 소매가격을 기준으로 했다. 이를 각국 구매력 환율(PPP)을 감안한 가격은 한국 우유(2.839달러)가 미국 우유(1.173달러)보다 2.4배 비쌌다. 실제로 국내 우유 가격은 원유 가격 연동제가 도입된 2013년 이후 가파르게 올랐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월 우유 소비자물가지수는 116.4로 10년 전인 2013년 2월(84.8)보다 37.3% 올랐다. 소비자가격이 10년간 37.3% 올랐다는 뜻이다. 국내 우유가 비싸진 것은 우유 수요가 줄어도 우유 제조사가 계약 물량을 무조건 매입해야 해 낙농가가 가격을 내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국내 원유 가격을 결정 짓는 두 축은 원유 가격 연동제와 의무 매입 쿼터제다. 생산원가를 연동해 원유 가격을 매기고 일정 물량을 우유 제조사가 무조건 사게 한 것. 10년 새 저출산이 심화하며 우유 주 소비층인 영유아와 어린이 등이 줄면서 우유 소비가 대폭 줄었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1인당 흰 우유 소비량은 2004년 37.1㎏에서 2022년 31.6㎏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농가는 원유 가격이 보장되는 만큼 과잉 생산을 이어갔다. 일례로 2020년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우유 급식 물량이 갑자기 줄었지만 제조사는 연초 계약대로 낙농가로부터 물량을 사와야 했다. 2021년 마시는 우유(음용유) 수요는 170만 t이었지만 쿼터제로 유업체는 203만4000t을 매입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 보조금도 지급된다. 낙농가에는 원유 생산 지원을 위해, 우유업체에는 비싸게 원유를 사오느라 난 적자 일부를 보전해주는 명목이다. 지난해 이렇게 쓴 예산이 838억 원이었다. 여기에 원유 생산단가가 급등하고 고비용 구조가 이어지며 가격 왜곡이 심화됐다. 국내 농가는 사료의 95%를 수입에 의존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사료 가격이 폭등했다. 러시아는 배합 사료 세계 5위권 수출국인데 축산 농가 생산비 중 사료 비중이 55%에 이른다. 목축지가 좁아 축사 건축과 사료 구입, 유지와 인건비에 몇 배의 비용이 든다. ● 우유업체, 소비자에게 가격 전가 제조사도 원유 가격 인상분을 소비자가격에 반영하며 부담을 전가했다. 한 유업계 관계자는 “원유가 가공되며 마진이 붙을 때마다 국내 판매가격이 비싸진다”고 했다. 낙농가라고 마냥 웃을 수는 없다. 가격 경쟁력에서 뒤처지면서 국산 우유 자급률은 2001년 77.3%에서 20년 만에 45.7%로 떨어졌다. 유업체들이 치즈, 버터 등 소비가 늘고 있는 유가공품을 만들 때 비싼 국산 원유 대신 저렴한 수입 원유를 쓰기 시작해서다. 낙농가 보호를 위해 도입한 제도가 오히려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고 있는 것. 이런 부작용을 감안해 정부는 올해부터 원유 차등가격제를 실시한다. 음용유에 들어가는 원유 가격은 높게 책정하는 대신 가공유에 들어가는 원유 가격은 낮게 책정하는 것. 제조사 부담은 줄었지만 낙농가와 유업계의 협의로 원유 가격이 결정되는 구조는 그대로다. 전문가들은 우유 가격 왜곡을 막으려면 원유 생산의 고비용 구조를 개선하고 치즈 등 최근 수요가 높아진 유제품용 원유로 전환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상곤 경상국립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생산량을 현 수준으로 끌고 가면 (수입 유제품의 관세 폐지 이후) 수입 물량이 더 들어올 텐데 공급 과잉 문제가 심해질 것”이라면서 “원유 생산의 고비용 구조를 개선하고 생산 감소와 업종 전환을 유도하는 로드맵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어바인=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얌샘김밥’ 매장. 점심 손님이 밀려들고 배달 주문이 쏟아지며 홀이 분주해졌지만 주방만큼은 차분했다. 제육덮밥, 불고기덮밥, 떡볶이, 김밥 등 한꺼번에 들어온 4가지 음식을 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5분. 1인분씩 미리 소분된 재료와 양념을 냄비 모양의 자동조리기에 넣고 조리 버튼을 누르자 로봇이 스스로 데우고 볶으며 요리를 완성해냈다. 김밥 한 줄도 뚝딱 말렸다. 기계가 김 위에 밥을 펴놔 사람은 속재료만 올리면 됐다. 말린 김밥은 로봇이 썰었다. 식당들이 최저임금 인상과 구인난에 직면하자 로봇 등 기계로 인력을 대신하는 ‘스마트 주방’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주문 키오스크와 서빙 로봇에 이어 조리와 세척을 맡는 로봇이 확산되며 노동집약적인 식당 일이 바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주방 인력난에 로봇 도입 속속 2일 외식업계 등에 따르면 얌샘김밥은 올해 기존 김밥 조리기에 자동말이 기능을 추가하고 볶음류를 자동 조리할 수 있는 ‘셰프 로봇’을 도입했다. 현재 180개 점포에서 김밥 반자동 조리기를 사용하고 있다. 전국 240여 개 점포의 75%를 차지한다. 얌샘김밥은 올해 안에 전체 요리를 자동화한 매장을 40여 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분식집 가맹 본부가 주방 자동화에 ‘올인’한 건 인력 부족 영향이 크다. 코로나19로 기존 직원이 대거 떠나고 신규 직원을 구하기 어려워진 데다 최근 급식시설 유해가스 문제 등이 불거지며 구인난이 만성화됐다. 얌샘김밥 관계자는 “효율을 높이고 일정한 맛과 품질을 낼 수 있는 로봇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고 했다. 치킨 프랜차이즈도 로봇 도입 실험을 진행 중이다. 교촌은 로봇 제조업체 뉴로메카와 손잡고 치킨 튀김 로봇을 개발해 서울과 경기 등 3개 점포에서 활용하고 있다. 반죽을 제조하고 소스를 바르는 로봇도 개발할 예정이다. 바른치킨과 멕시카나치킨 등도 앞다퉈 로봇 매장을 늘리고 있다. 한 로봇 치킨점주는 “예전에는 뜨거운 기름 앞에서 튀김그릇을 털고 부스러기를 제거하느라 녹초가 됐는데 이제는 로봇이 대신 해줘 건강에도 더 좋은 것 같다. 주방 경력도 덜 필요해 채용도 더 편해졌다”고 말했다.● 한식·양식·일식, 메뉴 불문 자동화 로봇이 정교해지면서 업무효율도 높아지고 있다. 한식 로봇주방을 운영 중인 ‘봇밥’은 긴 팔을 가진 로봇이 탕과 찌개 그릇을 인덕션으로 옮겨 만든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로봇이 완성된 요리를 컨베이어벨트로 운반하는 작업까지 전담한다. 로봇 2대로 시간당 80그릇을 소화할 수 있다. 비슷한 규모의 식당보다 종업원 수를 3분의 1로 줄일 수 있다. 서울 성동구의 파스타 전문점 ‘파일론’은 조리와 세척을 자동화한 방법으로 주변 식당보다 파스타를 2000∼3000원 더 싸게 팔고 있다. 인건비 부담이 비교적 적어 자정 이전에 문을 닫는 인근 식당과 달리 오전 2시까지 영업한다. 해외에서도 로봇 경쟁이 한창이다. 미국에서 150여 개 매장을 운영하는 스위트그린은 샐러드 로봇 회사 스파이스를 인수해 올해 2곳을 자동화 매장으로 꾸밀 예정이다. 스파이스 로봇은 시간당 200인분의 샐러드 요리를 만든다. 일본에서는 1분에 60개의 초밥을 쥐는 기계와 철판 기름칠부터 뒤집기까지 하는 다코야키 로봇이 나왔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한식 프랜차이즈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하지만 현지에서 한식 이해도가 높은 숙련된 셰프를 구하기가 어렵다”며 “요리 로봇이 고도화되면 한식의 세계화, 표준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롯데는 2021년 10월 모든 상장사 이사회 내에 ESG위원회를 설치하고 ESG전담팀 운영,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등 체계적이고 투명한 ESG 경영을 펼치고 있다. 이사회 내에 ESG위원회를 설치하고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을 의무화한 재계 그룹은 롯데가 처음이다. 롯데는 2021년 한국 ESG기준원(KCGS)이 발표한 상장기업 ESG 평가에서 평가 대상 상장사(롯데지주, 롯데케미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롯데하이마트, 롯데쇼핑, 롯데정밀화학, 롯데정보통신, 롯데제과) 모두 ‘A등급’을 획득했다. 상장사 이사회 내 ESG위원회 설치와 전담 조직 구성 등으로 체계적인 ESG 경영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롯데지주는 2021년 6월부터 유통, 화학 계열사 등과 함께 국산 폐페트병 재활용을 체계화한 플라스틱 선순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롯데지주, 롯데케미칼, 롯데마트, 세븐일레븐 등 주요 계열사가 함께 참여해 폐페트병의 분리배출, 수거부터 가공, 재생산까지 모든 과정에 기여한다. 롯데지주는 페트 회수 및 재활용 인프라 도입을 위한 상생협력기금 9억 원을 소셜벤처 ‘슈퍼빈’에 지원하고 이를 바탕으로 슈퍼빈은 AI 기반 페트 회수 로봇 개발 및 보급을 비롯한 수거된 페트병을 원료화하는 작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3월 22일 세계 물의 날을 맞아 수질 오염을 예방하기 위해 전국 22개 하천에서 플로깅(Plogging) 활동을 진행했다. 롯데마트 임직원 400여 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하천 곳곳을 걸어 다니며 오랜 기간 쌓여 있던 약 800kg의 쓰레기를 수거했다. 플로깅을 통해 쓰레기를 수거할 경우 대기 중 배출되는 메탄가스를 방지하고 분류된 쓰레기의 재활용을 촉진해 탄소 배출 저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롯데마트는 올해부터 1회용 종이 전단을 중단하고 모바일 전단으로 운영 방식을 변경해 연간 150여 t의 종이 사용도 줄이고 있다. 이는 연간 나무 약 3000그루를 보존하는 수준으로 약 1만6000kg의 탄소 배출을 저감하는 효과로 이어진다. 또한 기존 명절 선물세트에 주로 사용하던 스티로폼과 플라스틱 박스, 젤 아이스팩을 대신해 재생 용지와 R-PET(폐페트병에서 추출한 재활용 폴리원단) 가방과 같은 친환경 포장재 사용을 확대 운영한다. 더불어 신재생 친환경 에너지 확산을 위해 2022년 9월 인천 계양점에 ‘RE:EARTH(리얼스)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도 공공 탄소 저감을 위한 전기차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은 1월 5일부터 8일까지(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3에 참가해 CCU(Carbon Capture Utilization·이산화탄소 포집 활용) 기술과 미래 배터리 소재인 VIB ESS(바나듐이온 배터리 에너지저장시스템), 친환경 스페셜티 소재 기술을 선보였다. 롯데케미칼이 소개하는 CCU 기술은 국내 화학업계 최초로 기체분리막을 활용한 신기술 실증 설비로 탄소 배출권 구매 비용 절감과 기술 확보를 통한 사업 진출, 글로벌 탄소중립 대응을 통한 ESG 경영을 강화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0년부터 실증 운영을 진행해 탄소 포집용 기체분리막의 성능 검증을 완료했으며, 실증 과정에서 수집·분석한 데이터 및 운전 기술을 바탕으로 대산공장에 글로벌 화학사 최초 분리막 탄소포집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VIB ESS는 물 기반 전해액을 사용해 발화 위험성이 원천적으로 차단된 배터리로, 산업용, 가정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장이 기대되는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아모레퍼시픽은 1993년 무한책임주의를 선언한 이래 ‘사람을 아름답게, 세상을 아름답게’라는 기업 소명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활동을 전개해 왔다. 이 소명에는 기업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 모두와 함께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는 의미가 포괄되어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런 소명이 있기에 트렌드에 편승하거나 단기적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한 방편으로써 ESG 활동을 바라보지 않았다. 오히려 기업의 존재 목적과 비즈니스 영속성의 확보 측면에서 다양한 지속가능경영 활동을 꾸준히 전개해 왔다. 아모레퍼시픽은 ESG 경영 추진 고도화를 위해 2021년 4월 이사회 내 ‘ESG 위원회’를 설립하는 등 거버넌스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소비재 기업으로서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보다 지속가능하게 전환하고 가치소비 문화를 선도해 나가는 것을 기업의 주요 과제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은 원자재 수급이나 제품 제조 공정, 소비자 사용 단계에서 환경 및 사회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을 위해 애쓰고 있다. 이에 아모레퍼시픽은 고객과 사회, 자연과의 깊은 공감을 바탕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시키고자 하는 구체적인 실천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 ‘2030 어 모어 뷰티풀 프로미스(2030 A MORE Beautiful Promise)’를 공개한 바 있다. 이는 사람과 세상 모두를 아름답게 하기 위해 아모레퍼시픽 전 구성원이 함께 노력과 실천을 이어가겠다는 다짐이자, 향후 10년간 추진해 나갈 이해관계자와의 약속이다. ‘고객 및 사회와의 동행’, ‘대자연과의 공존’이라는 두 축을 바탕으로 한 5가지의 목표가 주요 내용이다. 아모레퍼시픽 지속가능경영 디비전장 오정화 상무는 “2030 지속가능경영 5대 약속은 아모레퍼시픽이 책임 있는 기업 시민으로서 고객과 사회, 자연과의 깊은 공감을 바탕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시키고자 하는 구체적인 실천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이번 약속에 대해 더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쉽게 관심을 갖고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은 제품 포장재에 신규 석유 유래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플라스틱 포장재는 100% 재활용, 재사용 및 퇴비화가 가능하도록 설계해 선형의 자원 소비에서 벗어나 다시 쓰는 순환형 자원 소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고객이 화장품 용기를 보다 쉽게 재활용할 수 있도록 연관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2021년에는 튜브형 제품 용기에 지류 포장재를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대량 생산 시스템을 완비했다. 튜브형 용기는 짜서 사용하는 특성상 플라스틱 막을 겹겹이 접합해 용기를 제작한다. 개발된 종이 튜브 용기는 신규 석유 유래 플라스틱의 사용을 줄이고자 외부를 FSC 인증을 받은 지류로 제작하고, 내부에 나노 박막 차단 기술을 적용했다. 해당 기술로 용기의 플라스틱 사용량이 기존 용기 대비 70%가량 대폭 줄면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개선할 수 있었다. 더불어 한솔제지 등 친환경 신소재 개발 업체와 친환경 기술 개발 업무협약을 맺었으며 이를 통해 앞으로 생분해가 가능한 친환경 용기 개발을 추진해갈 계획이다. 내용물 잔량이 많은 튜브 구조 특성을 개선해 잔량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구조를 개발하고, 종이 튜브에 사용된 플라스틱을 100% 퇴비화할 수 있는 원료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또한 높은 품질 기준을 충족하면서 종이로 분리 배출할 수 있는 포장재 기술을 개발해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신세계그룹이 다음 달 1일부터 상반기 최대 규모 할인 행사 ‘2023 랜더스데이’를 진행한다. 프로야구 개막에 맞춰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SSG닷컴, 스타벅스, G마켓 등 19개 계열사가 참여한다. 역대 최대인 5000억 원 규모로 기획됐다. 이마트는 다음 달 1∼2일 한우 전 품목과 국산 삼겹살, 목심을 행사카드 결제 시 40% 할인 판매한다. 밤고구마, 시금치 등 신선식품부터 가공식품, 생활용품, 가전까지 100여 개 상품을 1+1으로 증정하거나 2개 구매 시 50% 할인 판매한다.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도 1∼2일 트레이더스 제휴 삼성카드 결제 시 한우 등심·채끝 대용량 팩을 1만 원 할인 판매한다. 발베니 12년 더블우드 700mL, 맥캘란 12년 더블캐스크 700mL 등 인기 위스키 6종도 전점에서 한정 판매한다. 행사 기간 추첨을 통해 SSG랜더스 김강민 선수 사인 유니폼, SSG랜더스 시즌 캘린더 등 경품 증정 이벤트도 진행한다. SSG닷컴은 신세계몰·신세계백화점몰 상품에 적용할 수 있는 할인 쿠폰을 발급하는 등 백화점, 편의점, 아웃렛, 호텔을 아우르는 19개 신세계 계열사에서도 다양한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서울에 사는 50대 박모 씨는 몇 년 전 탈모로 마음고생을 한 이후 단백질 보충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식사 메뉴를 두부, 등 푸른 생선 등으로 구성하고 유청 단백질(우유에서 추출한 단백질) 분말을 두 스푼씩 우유에 타서 마신다. 박 씨는 “50대부터는 근육 감소를 예방하기 위해서도 단백질을 적극적으로 섭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부족한 영양을 채워주는 단백질 식품이 대중화되고 있다. 국내 단백질 시장은 최근 3년 사이 3배 이상으로 급성장했는데, 연령대별로 선호하는 섭취 형태가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 20대 ‘고단백 디저트’, 40대 ‘단백질 파우더’28일 CJ제일제당 트렌드인사이트팀에 따르면 최근 20∼50대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단백질 제품 아이디어 50종을 제시하고 구입 의향 등을 설문한 결과 연령대마다 선호 단백질 제품 종류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20대는 조리가 필요 없는 간편한 제품과 디저트 카테고리를 선호했다. △저칼로리 고단백 아이스크림 △슈퍼곡물 비건 팬케이크 등이 대표적이다. 디저트류를 선택할 때 당류와 탄수화물은 적으면서 단백질은 보강하는 제품을 선호했다. 정해진 끼니에 구애받지 않고 초간편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것도 특징이다. 30대는 △달걀 흰자로 만든 파스타면 △단백컵누들 등 탄수화물을 대체할 수 있는 고단백 제품을 선택했다. 독립과 결혼, 직장생활이라는 생애주기를 지나며 엄격한 식단 관리가 어려운 상황에서 정제 탄수화물을 줄이려고 신경 쓴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신체 노화가 두드러지기 시작하는 40대는 식사만으로는 부족한 단백질을 틈틈이 채울 수 있는 고함량 바와 파우더 제품, 50대는 성인 질환을 우려해 동물성 단백질보다는 식물성 단백질과 고식이섬유 제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기간 단백질 신제품 출시 3배로글로벌 소비재 제품 조사 기관인 민텔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고단백 신제품 출시 건수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국내는 2013년 20여 건에서 2022년 15배 이상인 330여 건으로 늘었다. 특히 코로나 전후 3배 가까이로 늘었다. 2019년 116건이던 출시 건수는 2022년 327건으로 증가했다. 단백질 섭취가 기초체력 증진, 면역력 강화, 다이어트, 식사 대용 등 다양한 목적으로 전 연령대가 즐기는 식품문화로 자리 잡기 시작해서다. 식품업계에서도 단백질 함량은 높이면서 맛과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밸런스밀 프로틴쉐이크’는 계란 2.5개 분량 단백질을 물에 타서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고단백 셰이크 제품이다. 매일유업은 2018년 단백질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셀렉스’를 론칭하고 누적 매출 3100억 원을 달성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고단백 식품 하면 떠올리던 단백질 보충제를 넘어 음료, 요구르트, 바, 쿠키, 그래놀라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현대백화점이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대표이사(CEO) 직속으로 조직문화 전담 조직 ‘컬처랩(Culture Lab)’을 신설했다. 컬처랩 구성원 6명의 평균나이는 만 27세. 젊은 직원에게 신사업 추진을 맡긴 사례는 있지만 기업 조직문화 혁신의 중추 역할을 맡기는 건 현대백화점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여기에는 Z세대(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 직원의 관점으로 조직문화를 탈바꿈하겠다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사진)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컬처랩은 팀장이 따로 없는 수평 조직이다. 각 점포에서 마케팅, 영업 등을 맡던 1∼3년 차 직원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2∼3주에 1번꼴로 대표를 만나 20여 분간 대면 보고를 한다. 경영진과 Z세대 직원을 연결하는 소통 창구인 셈이다. 기존 업무와 병행하지 않고 컬처랩 업무만 전담하는 것도 특징이다. 컬처랩 소속 이채연 선임(30)은 “조직문화 파트가 기존 인사조직에 있을 땐 인사 관련 일상 업무도 병행해야 했지만 분리된 이후 좀 더 과감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컬처랩은 지난달부터 현대백화점 내 신생 팀을 소개하는 ‘소개팀’이라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최근 DT(Digital Transformation·디지털 전환) 관련 신사업과 신규 조직이 늘면서 팀 이름만 봐선 어떤 업무를 하는지 파악하기 어려운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직원들 간 협업 기회를 살린다는 취지도 있다. 현대백화점이 파격 실험에 공 들이는 이유는 구성원뿐 아니라 고객도 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030세대 직원은 10명 중 7명(73.2%)으로 10년 전보다 10%포인트 이상 늘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Z세대가 조직문화의 ‘키 플레이어’가 되고 있다”며 “컬처랩을 통해 복리후생과 인사평가 등 조직문화 전반을 다루며 Z세대 의견이 조직문화 변화로 이어지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가나초콜릿과 빼빼로 등으로 유명한 롯데제과가 창사 56년 만에 이름을 ‘롯데웰푸드’로 바꾼다. 롯데제과는 23일 주주총회를 열고 사명을 롯데웰푸드로 변경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제과에 한정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새 사명은 다음 달 1일부터 적용된다. 1967년 세워진 롯데제과가 롯데그룹의 모태라는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사명을 변경하기로 한 것은 기존 사명이 간편식, 대체 단백질, 케어푸드, 비건푸드 등 미래 식품산업을 품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7월 롯데푸드를 합병하고 매출 4조 원대 종합식품기업이 되면서 사업 영역이 넓어졌다. 지난해에는 캐나다 식용 곤충 제조기업 ‘아스파이어푸드그룹’에 100억 원을 투자하는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도 집중하고 있다. 최근 롯데그룹은 식품 부문 사업을 재정비하며 미래 먹거리 찾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전날 롯데칠성음료 주주총회에서 3년 만에 등기임원으로 복귀했다. 2019년 사내이사직을 내려놨으나 주요 사안을 직접 챙기기 위해 전면에 나섰다. 롯데는 그룹 차원에서 ‘헬스 앤드 웰니스(Health & Wellness)’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밀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건기식 전문 스타트업 ‘빅썸바이오’ 지분을 인수하기도 했다. 롯데 측은 “글로벌 투자와 인수합병, 사업 확장 등 신속한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롯데백화점이 전북대학교 및 고창부안축협과 손잡고 ‘저탄소 한우’ 판로 확보에 나선다. 올해 설 명절 국내 유통사 최초로 저탄소 한우를 선보인 데 이어 3월 22일부터 본점, 잠실점, 강남점, 분당점에서 상시 판매를 시작했다. 저탄소 한우는 일반 한우보다 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인 친환경 한우다. 전북대학교와 고창부안축협이 2년간의 산학 협력을 통해 품종과 사육 방식을 개선했다. 품종을 개량해 온실가스가 적게 발생하는 암소를 선별하고 사육 기간을 기존 30개월에서 21∼25개월로 최대 30%까지 줄여 탄소 배출량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키는 원리다. 실제로 이렇게 생산된 저탄소 한우는 같은 무게 기준 세계 평균 대비 65%, 국내 평균 대비 45% 더 적은 양의 탄소를 발생시켜 지구온난화 예방에 기여한다.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소비가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소비의 표준으로 인식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몸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친환경 식품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친환경·유기농 식품 시장의 규모가 2조 원을 돌파했고 오는 2025년에는 2조1300억 원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한 상용되는 친환경 식품의 종류도 기존 농산물에서 수산물과 축산물로까지 더욱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저탄소 한우는 도축 시점이 빨라 육질이 연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 설 선물 판매 기간 롯데백화점이 유통업계 최초로 선보인 저탄소 한우 선물 세트는 준비 물량 1000개가 완판되며 큰 인기를 끌었다. 대표 상품은 ‘저탄소 한우 로얄 GIFT(56만 원)’ ‘저탄소 한우 특선 GIFT(46만 원)’ 등으로 저탄소 한우 특유의 부드러운 식감을 느낄 수 있도록 등심, 안심, 채끝 등의 구이용 부위들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22일부터 본점과 잠실점, 강남점, 분당점에서 저탄소 한우 상시 판매를 시작했다. 설 선물 세트 판매 기간 동안 저탄소 한우에 대한 수요가 높았던 4개 점포를 시작으로 상시 판매 점포를 단계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특히 오는 3월 28일까지는 저탄소 한우 전 품목을 30% 할인하는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롯데백화점에서는 상품부터 포장까지 친환경 식품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2017년 ‘케이지 프리 달걀’을 전점에 도입한 데 이어 그 후로도 명절 기간을 중심으로 ‘동물복지 한우’ ‘ASC 활전복’ 등 친환경 인증 상품을 엄선해 선보이고 있다. 선물 포장에 쓰이는 부자재도 종이 펄프와 친환경 아이스팩 등 재활용 가능한 소재로 지속적으로 변경해오고 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아모레퍼시픽이 임직원의 기부금과 ‘매칭(Matching)’해 회사도 함께 ‘기부(Gift)’하는 ‘매칭 기프트(Matching Gift)’ 캠페인을 통해 1억3000만여 원을 기부했다. 매칭 기프트는 아모레퍼시픽의 임직원 참여 나눔 활동 중 하나로 18년째 이어지고 있다. 매년 연말정산 시점에 임직원이 전년도 기부금 내역을 제출하면 회사 역시 임직원이 기부한 기관에 동일한 금액을 기부한다. 올해 매칭 기프트는 아모레퍼시픽 임직원 210여 명이 참여해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월드비전, 한국컴패션, 유니세프 등 총 109개 사회복지기관에 1억3572만8198원의 기부금을 전달했다. 기부금은 각 기관에서 전개하는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에 의미 있게 쓰일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 지속가능 경영 디비전장 오정화 상무는 “매칭 기프트는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기부에 회사가 함께 참여한다는 면에서 더욱 의미 있는 활동”이라며 “아모레퍼시픽은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일을 꾸준히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아모레퍼시픽의 대표적 사회 공헌 사업인 ‘희망가게’가 500호점 돌파와 함께 올해 사업 20주년을 맞이했다. 한 부모 여성 창업 자금 대출 지원 사업인 희망가게는 여성과 아동 복지 증진에 힘쓴 아모레퍼시픽 창업자 장원 서성환 선대 회장의 뜻을 기리기 위해 2003년 창업주의 유산 기부로 시작했다. 희망가게는 2004년 1호점을 개점한 이후 꾸준히 성장하며 올해 500호점을 돌파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불황 속에서도 지난 3년간 70개 이상의 매장을 개점하고 창업주들이 팬데믹 상황을 잘 극복할 수 있도록 방역 물품, 창업주 상환금 유예, 긴급 생활안전자금, 컨설팅 등을 지원했다. 또한 아모레퍼시픽 사내 라이브커머스와 협업해 희망가게의 제품을 판매하거나 본사 내 희망가게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는 등 트렌드에 맞는 판로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희망가게 대출은 일반 금융회사 이용이 어려운 한 부모 여성에게 담보나 보증을 요구하지 않고 신용 등급과 관계없이 창업 자금을 대출해 준다. 공모를 통해 선발하는 희망가게 창업 대상자에게는 보증금을 포함해 최대 4000만 원의 창업 자금을 연 1%의 상환 금리로 제공한다. 아모레퍼시픽은 국제 여성의 날인 3월 8일 희망가게 20주년 기념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아름다운재단 한찬희 이사장과 두 명의 희망가게 창업주가 인터뷰이로 참여해 20주년을 맞이한 희망가게에 의미를 더했다. 아모레퍼시픽 커뮤니케이션 유닛 이상호 상무는 “장원 서성환 선대 회장님의 뜻을 이어 앞으로도 사람과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소명을 실현하기 위해 지속적인 관심과 후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롯데는 ‘마음이 마음에게’ 사회 공헌 슬로건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받은 사랑을 다양한 방법으로 사회에 환원하는 나눔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롯데는 지진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와 시리아 복구를 위한 국제사회 지원 노력에 동참하며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구호 기금 50만 달러를 전달했다. 기금은 피해 지역 복구와 이재민 구호품 지원, 피난처 설치 등 긴급 구호 활동에 활용된다. 현지에서는 인조대리석 공장을 운영 중인 롯데케미칼 튀르키예 법인이 10만 달러 수준의 구호 성금과 물자를 지원했다. 롯데 유통군은 튀르키예 대사관에서 요청한 방한용 의류와 핫팩, 치약, 칫솔 등 생필품을 중심으로 구성된 구호물품을 구세군을 통해 현지로 전달했다. 지진 피해 지역 일상 회복 기간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2월14일부터 28일까지 고객과 임직원 참여 모금 캠페인을 진행했다. 롯데마트와 롯데하이마트 주요 매장에서는 고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구세군 모금함을 운영하고 롯데온은 응원 댓글 달기 캠페인을 통해 성금 모금 페이지의 댓글 한 개당 1000원의 기부금을 적립했다. 또 임직원의 자발적인 참여를 위해 임직원 전용 모금 계좌도 운영했다. 여기에 롯데 유통 계열사가 마련한 구호물품까지 더해져 총 1억1000만 원 상당의 물품과 성금이 조성됐다. 롯데 유통군은 지난 3월9일 주한 튀르키예 대사관에서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피해 복구 지원을 위한 구호물품 전달식을 진행했다. 롯데월드타워는 지진 피해 희생자와 이재민을 위로하기 위해 타워 외벽 미디어파사드를 활용해 응원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오후 6시 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매시 정각과 30분에 ‘Pray for Turkiye & Syria’ 메시지를 송출했다. 롯데는 한국 구세군과 함께 ‘마음온도 37도’ 캠페인을 펼치며 소외 계층 아동들을 위한 따뜻한 겨울나기를 돕는다. 마음온도 37도 캠페인은 롯데와 한국 구세군이 2016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연말 사회 공헌 활동이다. 체온 36.5도에 0.5도의 온정과 관심이 더해지면 기부자와 수혜 아동이 함께 따뜻할 수 있는 마음온도 37도가 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지난해 아동복지시설 80곳의 난방 설비를 개선하고 전국 지역아동센터와 취약 계층 가정 등 100곳에도 난방비를 지원했다. 예년보다 추운 겨울을 감안해 지역아동센터 개보수 지원 비중을 확대했다. 2022년까지 기부한 누적 금액은 26억 원으로 복지 시설 2242곳과 개인 가정 1288곳에 난방비를 지원했다. 롯데는 ‘재난재해 회복 지원 사업’도 진행한다. 지난해 3월과 8월 발생한 산불, 집중호우로 불편을 겪고 있는 지역 주민들을 돕기 위해서다. 지난해 11월8일 전국재해구호협회와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과 함께 재난재해 회복 지원품 전달식을 열고 특별 재난지역으로 선정된 서울, 경기, 강원, 충남, 경북 지역 내 재난 위기 가정에 농촌사랑상품권, 구호 키트 등 약 10억 규모에 달하는 물품을 지원했다. 지원 물품은 지자체, 사회복지기관 사전 신청 및 심사를 거쳐 3200명에게 순차적으로 지급됐다. 재난재해 발생 시 신속한 현장 지원을 위해 전국재해구호협회,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대피 생활 시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는 세면도구, 마스크, 충전기, 통조림 등으로 구성된 구호 키트, 재난구호상품권을 확보해 두고 있다.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할 예정이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로봇이 피킹(picking) 작업을 수행하는 자동화 물류센터가 부산에 들어선다. 롯데쇼핑은 영국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Ocado)의 스마트 플랫폼(사진)이 적용된 첫 번째 자동화 물류센터를 부산에 짓는다고 22일 밝혔다. 2025년 완공 시 부산·창원·김해 지역 230만여 가구에 온라인 식료품 장보기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22일 롯데쇼핑은 부산시와 투자협약을 맺고 자동화 물류센터(CFC·Customer Fulfillment Center) 건설에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박형준 부산시장과 김상현 롯데쇼핑 총괄대표 부회장이 참석했다. 약 4만 ㎡ 규모 부지에 인공지능(AI)·로봇 등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자동화 물류센터가 완공되면 일 3만 건 이상의 배송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피킹(상품 담기), 패킹(포장), 배송, 배차 등 모든 과정이 자동으로 이루어져 상품 누락, 오배송 등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물류센터 운영과 배송 인력으로 2000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11월 온라인 식료품 유통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오카도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오카도는 로봇과 AI를 활용한 물류 시스템으로 유명한 영국의 온라인 슈퍼마켓이다.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하지 않고 온라인으로만 식료품을 판다. 롯데쇼핑은 지배적 사업자 없이 SSG닷컴, 쿠팡, 컬리 등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국내 온라인 식료품 시장에 승부를 걸기 위해 오카도의 스마트 플랫폼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식품 시장 규모는 약 135조 원(2021년 기준)에 달한다. 롯데쇼핑은 부산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전국 6곳에 오카도 플랫폼을 적용한 CFC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10년 뒤인 2032년에는 국내 온라인 식료품 시장에서 매출 5조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부산 CFC에는 오카도의 모든 첨단 시스템이 적용된다. 올해 말 착공해 2025년 완공되면 부산·창원·김해 등 230만여 가구가 영향권에 든다. CFC가 들어서는 부산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도시는 부산시와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이 글로벌 물류허브 도약을 목표로 적극적인 기업 유치 활동을 벌이는 곳이다. 부산 CFC는 부산 지역 최초의 온라인 식료품 전용 자동화 물류센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부산 CFC가 완공되면 일 3만 건 이상의 배송을 처리할 수 있어 부산·창원·김해 지역 고객에게 한층 향상된 쇼핑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롯데백화점이 22일부터 ‘저탄소 한우’를 상시 판매한다. 저탄소 한우는 사육 과정에서 일반 한우보다 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인 친환경 한우다. 전북대와 고창부안축협이 2년간 산학협력을 통해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는 암소 품종을 선별해 사육기간을 기존 30개월에서 21∼25개월로 줄였다. 저탄소 한우는 롯데백화점이 올해 설 선물 판매 기간 유통업계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당시 저탄소 한우 선물세트는 준비 물량 1000개가 모두 팔려 나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친환경·유기농 식품 시장 규모는 2025년 2조1300억 원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롯데백화점은 22일부터는 본점, 잠실점, 강남점, 분당점 등 4개 점포에서 저탄소 한우를 상시 판매한다. 28일까지 저탄소 한우 전 품목을 30% 할인하는 행사도 진행한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화장품 업계가 브랜드에 새로운 숨을 불어넣어줄 ‘뮤즈’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과거엔 모델 선정의 1순위 기준이 ‘중화권 인지도’였다면 최근에는 미국과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모델 발탁이 두드러진다. 변동성이 큰 중국 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K컬처 수요가 높은 북미로 시장 다변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뷰티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고급 화장품 라인 ‘숨37°’의 새로운 모델로 가수 겸 배우 수지를 발탁했다. 숨37°는 2020년부터 배우 전지현을 모델로 기용해왔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수지가 글로벌 명품 브랜드 모델로 활약해온 만큼 글로벌 확장성이 있고, 타깃 나이대를 20대까지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고 말했다. 할리우드 배우를 모델로 섭외한 사례도 있다. 최근 아모레퍼시픽은 한방 화장품 ‘설화수’ 모델로 배우 틸다 스윈턴을 낙점했다. 스윈턴은 영화 ‘케빈에 대하여’ ‘설국열차’ 등에 출연한 글로벌 배우다. 설화수는 이달 1일 신제품 출시 때도 다양한 인종의 젊은 외국인 모델을 내세워 화제를 모았다. 그간 송혜교를 모델로 국내 중장년과 중화권을 주요 타깃으로 삼았던 것과 차별화된 행보다. 블랙핑크 로제에 이어 스윈턴을 글로벌 앰배서더 라인업에 포함시키며 북미로 무게추를 옮긴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K뷰티 기업들이 중국 대신 미국 시장을 겨냥해 대대적 리브랜딩에 나선 것은 코로나 봉쇄 영향 등으로 K뷰티 주요 소비처였던 중국 시장에서의 매출 타격이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지난해 아시아 매출이 24% 줄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30% 중반대 하락률을 보였다. 소비 둔화와 오프라인 매장 재정비 등의 여파였다. 반면 같은 기간 북미 매출은 83% 성장했다. LG생건도 면세점 등 주요 채널이 타격을 입으며 고급 화장품 라인인 ‘후’와 ‘숨’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38%, 16% 감소했다. 더 넓은 연령대의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한 세대교체도 활발하다. 이니스프리는 11년간 모델로 활약해온 가수 겸 배우 윤아 대신 아이브 장원영, 세븐틴 민규를 새 모델로 발탁하며 기존 이미지와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나섰다. 20대 초중반 ‘젠지’(Z세대)로 이니스프리의 타깃이 옮겨간 셈이다. 지난달 28일 공개된 광고 영상에서도 기존처럼 ‘청정 제주’에 포커스를 두는 대신 활기 넘치고 당당한 MZ세대 감성을 강조했다. 이색적인 것에 반응하는 MZ세대를 겨냥해 LG생건은 ‘오휘’ 모델로 젊은층에게 인기 있는 배우 손석구를 깜짝 발탁하기도 했다. 김태희, 신민아 등 여성 셀럽 위주의 화장품 광고 속에서 돋보이는 효과를 거뒀다는 평이 나온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직장인 이모 씨는 최근 동료들과 서울 서초구 고깃집에 갔다가 오후 10시도 안 돼 쫓겨나다시피 나와야 했다. 종업원이 마감이라고 수차례 주의를 주더니 오후 9시 반부터 주문을 아예 안 받았다. 그는 “과거엔 당연했던 자정 영업이 이젠 옛말이 됐다”고 했다. 밤마다 불야성을 이루던 ‘야간공화국’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야간 손님이 줄어든 데다 가스비 전기료 인건비 재료비 등이 일제히 급등하며 일찍 문을 닫는 가게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동아일보가 13일 종합 광고대행사 SM C&C와 20∼60대 전국 성인 남녀 1552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귀가 시간이 코로나19 이전보다 하루 평균 67.6분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저녁 약속을 1차에서 끝낸다는 응답도 70.9%로 2차(24.7%)나 3차 이상(4.4%)보다 현저히 많았다.“야간영업 할수록 손해”… 손님 줄고 비용 치솟자 가게 문 일찍닫아불야성 ‘야간공화국’ 점차 사라져식당 운영시간 오후 10시면 종료24시간 영업 편의점 비중도 줄어손님은 음식값-택시비 올라 부담“오후 9시 이전 모임 끝나” 37% 대구 중구 교동에서 술집을 운영했던 남효민 씨(35)는 이달 초 가게를 접었다. 코로나19만 넘기면 좀 나아질 줄 알았는데 매출은 제자리걸음이었다. 특히 밤 12시가 지나면 손님 발길이 뚝 끊겼다. 그는 “코로나19 이전엔 오후 10시에도 손님이 (새로) 들어왔는데 지금은 오후 10시에 들어오는 2차, 3차 손님이 반 이상 줄어 수지타산이 안 맞는다”며 “주변 주점들도 새벽 영업을 안 하는 고깃집이나 횟집으로 업종을 많이 바꾼다”고 말했다. 엔데믹을 맞이한 지 1년 가까이 됐지만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불야성을 이루던 도심 불빛이 쉽게 켜지지 않고 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저녁 모임이 있어도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챙기며 오후 9시 전 귀가가 뉴노멀로 자리잡은 데다 치솟는 인건비, 운영비 등이 맞물리며 영업시간을 줄이는 업장이 늘었기 때문이다.● 1차에서 끝내는 손님들, 문 닫는 24시간 상점들 직장인 이모 씨는 최근 회사 동료들과 서울 종로구 전골집을 2차로 찾았다가 술자리 흥이 오르기도 전에 나와야 했다. 가게에서 오후 10시에 마감한다며 손님들을 모두 내보냈기 때문. 이 씨는 “7만5000원짜리 전골을 시켰는데 건더기만 몇 개 건져 먹고 3차 갈 식당도 주변에 없어서 바로 파했다”며 “술자리 문화가 확 바뀌었다”고 했다. 야간 영업 단축은 최근 업종을 불문하고 확산되고 있다. 이마트는 다음 달부터 전국 점포의 영업 종료 시간을 오후 11시에서 오후 10시로 1시간 앞당길 예정이다. 오후 10시 이후 매장을 찾는 고객 비중이 2020년 4.4%에서 2022년 3.0%로 줄었기 때문이다. 매장 매출액은 오후 2∼6시 ‘피크타임’에 40∼50%가 몰렸다. 24시간 운영이 당연시되던 편의점조차 영업 시간을 줄이고 있다. 편의점 GS25에 따르면 야간 미운영점 비율은 2018년 13.6%에서 2022년 19.0%로 높아졌다. 심야 영업이 줄어드는 건 코로나19 이후 확산된 이른 귀가 문화에 인플레이션 등이 더해진 영향이 크다. 동아일보와 SM C&C 설문조사 플랫폼 ‘틸리언프로’가 전국 20∼60대 155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동 설문에서 3명 중 1명(36.7%)은 저녁 모임을 해도 오후 9시 이전에 끝낸다고 답했다. 5명 중 2명(40.7%)꼴로 10명 이상이 참석하는 단체 모임도 최근 1년간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답하는 등 최근 1년간 단체 모임이 2회 이하였다는 응답자가 76.8%나 됐다. 응답자들은 저녁 모임을 일찍 끝내는 이유(복수 응답)로 △다들 일찍 파하고 귀가하는 분위기라서(49.0%) △물가가 너무 올라 2, 3차 가기 부담스러워서(32.3%) △더 늦게 끝나면 택시 잡기 어려워서(18.5%) 등을 꼽았다.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예전엔 서울시청에서 경기 수원 집까지 택시비가 3만 원 안팎으로 나왔는데 요새는 4만 원대로 뛰었다”며 “대중교통 막차 끊기기 전에 무조건 일어선다”고 했다. ● “세상 바뀌었다… 야간 영업은 할수록 손해”심야 활동 인구가 줄며 야간 영업은 할수록 손해 보는 장사가 됐다. 경기 성남시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모 씨는 ‘24시간 영업’을 포기했다. 영업시간 내내 불을 밝혀야 하고 전자레인지, 치킨 튀김기, 고구마 보온기 등 부대 설치물이 많아 전기료 부담이 큰데 최근 월 전기료가 70만 원에서 90만 원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김 씨는 “인건비, 전기료, 임차료 등을 감안하면 24시간 운영은 오히려 마이너스”라며 “오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1시까지만 문을 연다”고 했다. 서울 서대문구 한 사우나의 경우 올해 1월 가스비가 980만 원으로 지난해 1월(350만 원)의 3배 가까이로 뛰었다. 여기에 인건비까지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2018년 7530원이던 최저임금은 2023년 9620원으로 28% 가까이 뛰면서 직원들 시급도 덩달아 올렸다. 한 술집 사장은 “야간 손님은 줄었는데 인건비는 올라 새벽에 직원들이 3∼4시간씩 사실상 놀다가 퇴근하는 일이 반복됐다”며 “오전 3시에서 오전 1시로 마감 시간을 당겨봤지만 그래도 손해여서 결국 장사를 접었다”고 했다. 지방 주유소 대부분은 야간 영업 없이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영업 중이다. 기존엔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 문 여는 경우가 많았다. 한 주유소 관계자는 “지방은 야간에 유동인구가 뚝 끊기는데 차량 한두 대만 바라보고 종업원을 쓸 순 없다”며 “야간 운영을 줄이고 사장이 일하며 인건비를 줄인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24시간 공화국’을 유지하던 사회·문화적 기반이 완전히 달라진 만큼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기 쉽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코로나19라는 강력한 외부 충격으로 초 단위의 ‘긱 노동’, 하루 단위 물류센터 근무, 재택근무와 워케이션(Workation·일과 휴가의 병행)이 확대되면서 생활 방식이 달라졌다”며 “회식 등 야간 문화를 지탱하던 큰 축이 사라지며 심야영업 문화가 급변하고 있다”고 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엄마 화장품’으로 인식되던 설화수가 확 달라졌다. 이달 1일 ‘윤조에센스’ 신제품을 선보이면서 아이돌 그룹 블랙핑크 로제를 모델로 발탁한 데다 다양한 인종의 젊은 외국인 모델을 내세워 화제가 됐다. 한방 느낌을 강조하며 한자(‘雪花秀’)로 썼던 브랜드명도 영어로 바꿨다. 1997년 출시 이후 제품 용기에서 한자 로고를 지운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야말로 초창기부터 밀어온 브랜드의 기본 정체성을 다 갈아엎은 셈이다. 화장품 업계는 “K뷰티의 주요 시장이 바뀌고 있는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평가한다. 중국에 다걸기하며 성장해온 K뷰티가 ‘탈(脫)차이나’를 하며 북미로 무게추를 옮기고 있다. 시장 봉쇄 여파에 자국 브랜드 선호 현상이 강해진 중국 시장 대신 K컬처가 부흥하고 있는 북미로의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기 때문이다.● ‘탈차이나’ 전략 본격화하는 K뷰티 LG생활건강의 대표적인 한방 화장품 브랜드인 ‘후’도 최근 리뉴얼에 나섰다. 그동안 중국인이 선호하는 황금색 패키지와 한방 향을 내세웠지만 최근에는 북미 시장에 맞는 제품을 준비 중이다. 중국 중심으로 짜여진 영업 마케팅 전략도 전면 수정에 나섰다. LG생건은 올해 1월 스타벅스, 아마존 출신 ‘미국통(通)’ 문혜영 부사장을 미주사업총괄로 영입하고 북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지 기업 인수도 활발해졌다. LG생건은 미국 내 대표 K뷰티 브랜드 ‘더크렘샵’ 지분 65%를 인수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9월 미국 럭셔리 클린 뷰티 브랜드 ‘타타 하퍼’를 인수했다. 국내 K뷰티 기업들이 중국 대신 미국 시장을 향해 대대적 리브랜딩에 나선 것은 K뷰티 주요 소비처였던 중국 시장이 코로나 재확산과 잇따른 봉쇄로 침체되며 매출에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면세점 등을 통한 판매가 급감하며 지난해 LG생건의 고급 화장품 라인인 ‘후’와 ‘숨’은 전년 대비 매출이 각각 38%, 16% 감소했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지난해 해외 매출이 17% 줄어든 가운데 아시아 매출이 24% 줄었다. 이들 기업의 해외 화장품 사업에서 중국 비중은 절반 이상에 달한다. 최근 중국의 자국 뷰티 산업인 ‘C뷰티’가 애국주의 문화를 기반으로 무섭게 성장한 것도 위협 요인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PWC 설문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중국인 응답자 중 자국 브랜드 선호 비율은 45%에 달했다.● 달라져야 산다… 파격적 세대교체 더 넓은 연령대의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한 세대교체도 활발하다. 노후 브랜드 이미지를 벗고 젊은층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다. 설화수는 ‘영 안티 에이징’이란 개념을 내세워 4050뿐만 아니라 20대까지 타깃 고객으로 포섭하고 있다. LG생건은 기존에 김태희, 신민아 등 여성 배우를 간판으로 앞세웠던 ‘오휘’ 모델로 배우 손석구를 깜짝 발탁했다. LG생건 관계자는 “파격을 준 발탁으로 젊은층에게도 소구할 수 있는 브랜드로 거듭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니스프리는 브랜드 초창기부터 밀어온 ‘제주’ 콘셉트를 탈피했다. 그간 이니스프리는 제주 녹차, 화산송이를 원료로 사용하는 등 제주의 자연 친화적 이미지를 강하게 내세웠는데 이번에는 아예 환상과 자유가 가득한 가상의 섬 세계관 ‘뉴 아일(New Isle)’을 내세웠다. 20대 초중반 ‘젠지(Z세대)’로 타깃을 옮기기 위해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중국인 고객으로 10년간 호황을 이어오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할 때가 된 것”이라며 “소비시장의 패권을 쥐게 된 젠지 세대를 공략하는 동시에 뉴욕, 파리 등 주요 시장에서 주류가 되는 최정상급 K뷰티가 탄생해야 한다”고 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식품 업계에 올 상반기(1∼6월) 식품 가격 인상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올 1월에도 5% 넘는 물가 상승률이 이어지면서 서민들의 부담이 커지자 정부가 주류 업계에 이어 식품 업계로도 압박 범위를 넓히고 있다. 정 장관은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식품산업협회에서 주요 식품 업체 대표들과 ‘물가 안정 간담회’를 열고 “올 상반기에는 가격 인상을 자제하는 등 최대한 물가 안정을 위해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최근의 식품 물가를 엄중한 상황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며 “서민이 직접 몸으로 느끼는 식품 물가의 조기 안정화를 위해 정부와 식품 업계가 더욱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식품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잇따라 라면, 식용유, 우유 등의 제품 가격을 인상해 왔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원재료 가격이 뛴 데다 물류비,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생산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올 1월 식품 가격 등이 포함된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6.1% 올라 전달(5.7%)보다 상승 폭이 더 커졌다. 이날 간담회에는 CJ제일제당, 오뚜기, 농심, 롯데제과 등 12개 식품 업체 대표가 참석했다. 식품업계 A사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이 지난해부터 상승세여서 가격을 안 올리면 영업이익률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정부가 회사 대표들을 소집까지 한 걸 보면 당분간 가격 올리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27일 공식적으로 “당분간 소주 가격을 인상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달 1일부터 생수 출고 가격을 5% 올릴 예정이었던 풀무원샘물도 당분간 가격을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