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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한국형전투기 KF-21 ‘보라매’의 개발 분담금을 1조6000원에서 6000억원으로 깎는 대신 기술 이전도 그만큼만 받겠다는 인도네시아의 제안을 사실상 수용하기로 했다.방위사업청은 8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지난해 말 인니 측은 2034년까지 매년 약 1000억원씩 분담금을 내겠다고 제안한 바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당초 합의대로 개발 완료되는 2026년까지 납부기간을 준수하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결국 이후 양측이 2026년까지 납부 가능한 최대 금액을 두고 협의한 결과 6000억 원으로 결론났다는 것. 방사청은 이달말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인니 제안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의결할 것으로 보인다. 방사청 관계자는 “인니로의 (기술) 이전가치 규모도 조정하는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인니는 2016년 KF-21 공동개발 계약 당시 전체 개발비(약 8조8000억 원)의 20%인 1조7000억원을 2026년 6월까지 부담하고, 시제기 1대와 관련 기술을 이전받기로 했다. 분담금이 3분의 1로 깎이면 시제기는 제공하기 힘들고, 기술이전이 약식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인니는 그동안 경제 사정 등을 이유로 분담금 납부를 계속 미뤄왔다. 그간 인니가 납부한 금액은 3000억 원에 불과했다. 그나마 지난달 분담금 조정을 요구하면서 1000억 원을 추가 납부했다. 개발 분담금이 6000억 원으로 줄면서 인니는 2026년까지 2000억원만 더 내면 된다.방사청은 “KF-21 개발 과정에서 비용이 절감돼 인니의 분담금을 깎아줘도 우리가 추가 부담할 비용은 1조원이 아닌 5000억원 수준”이라고 했다. 이어 “(추가 비용은) 정부 예산과 우리 측 업체(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충당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1월에는 KAI에 파견된 인니 기술진의 KF-21 기술 유출 의혹이 불거졌다. 그런 만큼 인니가 KF-21 기술을 이미 대거 빼낸 뒤 분담금을 안 내고 ‘먹튀’하려는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국내 방위산업 발전과 방산수출 확대 등 K-방산의 질주에 찬물을 끼얹을수 있는 ‘방산 리스크’가 현실화됐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다만 방사청은 “분담금 조정 협상은 6년 전부터 인니의 요청으로 지속돼왔던 것”이라며 “기술유출 의혹 사건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고 수사 외압 의혹을 받고 있는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중장·사진)이 지난달 말 상반기 장성 인사를 앞두고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당시 국방부는 김 사령관에게 관련법과 규정상 사의 수용이 불가하다고 통보했고, 김 사령관은 상반기 장성 인사에서 유임됐다.7일 복수의 군 소식통에 따르면 김 사령관은 지난달 중순 신원식 국방부 장관에게 사의를 전달했다고 한다. 채상병 순직 사건에 대한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지휘관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이유를 든 것으로 알려졌다.김 사령관은 사의 표명을 전후해 해병대 올린 지휘서신에서 채상병 사건을 언급하며 “말하지 못할 고뇌가 가득하다”, “요즘은 하늘조차 올려다보기 힘든 현실이 계속되고 있어 하루하루 숨 쉬기에도 벅차기만 하다”고 심경을 토로한 바 있다.하지만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김 사령관의 사의를 수용하지 않았고, 결국 상반기 장성 인사에서 김 사령관은 유임이 결정됐다. 군 소식통은 “(신 장관이) 법적으로도, 관련 규정으로도 사의 수용이 불가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신 장관은 7일 기자 간담회에서도 김 사령관의 유임 결정에 대해 “(지휘관) 임기 보장 문제가 있고, 이미 공수처에 기소가 돼서 수사가 진행되는 중간에 특별한 사유 없이 바꾸는 것은 어렵다”며 “관련 법령 규정도 있고 4월에 인사를 안하겠다 했는데 그때와 입장이 달라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이어 “장교의 책임을 물으려면 법적으로 명확하게 문제가 드러나거나 하면 인사조치를 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어렵다”며 “어떤 장교가 조사를 받는데 조사받는 사실만으로 직위해제하면 (당사자가) 소를 제기할 수 있다. 어떤 문제를 확인하기 전까지 조사를 받는다는 이유만으로 인사조치를 하는 것은 위법 사항”이라고도 했다. 다만 김 사령관의 임기가 올해 하반기에 끝나는 만큼, 그 시점에 해병대 지휘부의 교체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병대사령관의 임기는 통상 2년이다. 김 사령관은 2022년 12월에 임명돼 1년 반가량 복무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정부가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개발비 중 부족한 금액 상당 부분을 정부 예산으로 충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부족한 금액은 1조 원가량이다. 앞서 KF-21을 공동개발 중인 인도네시아는 당초 내기로 한 개발비 분담금 1조6000여억 원 중 6000억 원만 내겠다고 제안했고, 우리 정부가 이를 수용하기로 가닥을 잡으면서 개발비가 더 필요해졌다. 이런 가운데 인니는 최근 분담금 1000억 원가량을 추가로 낸 것으로 전해졌다. 분담금을 6000억 원만 내겠다는 새로운 제안을 한 뒤 약 1000억 원을 낸 것. 인니 정부가 2016년 이후 지난해 2월까지 낸 누적 납부액은 2783억 원이었다. 지난해 2월 417억 원을 낸 뒤 납부를 미루던 인니가 새로운 제안을 관철시키려고 분담금 일부를 더 낸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누적 납부액은 약 4000억 원으로 인니는 앞으로 2000억 원을 더 내야 한다. 6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인니는 한 달여 전쯤 KF-21 개발 사업을 관리하는 방위사업청에 분담금 납부 기한은 2016년 계약 당시 정한 KF-21 개발 완료 시기인 2026년 6월로 그대로 하되 6000억 원만 내겠다고 제안해왔다. 애초 인니는 전체 개발비(8조8000억 원)의 약 20%인 1조6000억 원을 내기로 했지만 6000억 원만 내겠다고 다시 제안한 것. 인니 정부는 지난해 말에는 1조6000억 원을 다 낼 테니 기한을 2034년까지 늦추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개발이 다 끝난 뒤 개발비를 내는 건 말이 안 된다”며 거부하자 이번엔 기술을 적게 받을 테니 돈도 적게 내겠다고 한 것. 이 제안 후 인니는 최근 1000억 원가량을 추가로 납부했다. 결국 정부는 이 제안을 받기로 했다. 정부는 부족한 1조 원가량은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상당 부분 포함하는 한편 KF-21 제조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개발비를 더 부담하는 식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인니와 우리 정부는 조만간 6000억 원에 해당하는 이전 기술을 추려내는 협상에도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인니가 남은 2000억 원을 또 안 내면 4000억 원만큼만 기술을 주면 된다”고 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심각한 저출생이라지만 군은 사정이 좀 다른 듯하다. 장교, 부사관 등 군 간부 중엔 셋 이상 다자녀를 둔 이들이 유독 많다. 군 밖에선 ‘만혼(晩婚)이 트렌드’란 말까지 나오지만 군에선 20대에 결혼해 30대 초반에 자녀를 여럿 둔 이들도 많다. 통계청의 2022년 통계를 보면 미성년 자녀가 있는 469만686가구 중 자녀가 3명 이상인 다자녀 가구는 9.7%(45만5911가구)다. 군은 어떨까.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달 현재 기혼 군 간부 중 자녀가 있는 이들은 7만2107명. 이 중 다자녀(3명 이상) 간부는 16.3%(1만1741명)에 달한다. 물론 국방부 자료는 일부 성인 자녀가 포함한 통계고, 통계청 자료는 미성년 자녀만 집계한 것이다. 그런 만큼 군과 민간 간 다자녀 비율 격차가 실제론 덜 벌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그래도 유의미한 차이인 것만은 분명하다. 해병대 김범중 소령(35)도 다자녀를 둔 간부다. 2014년 25세에 첫째를, 2015∼2020년 둘째∼넷째를 낳았다. 31세에 3남 1녀 아빠가 된 것. 지난해 기준 남성 평균 초혼 연령이 33.97세인 것을 고려하면 한참 빠르다. 김 소령은 왜 이른 나이에 결혼하고 자녀 1명도 안 낳는 시대에 4명을 낳았을까. “가장 큰 영향을 준 건 관사가 제공되는 것이었습니다. 주거가 안정적이니까 다음 계획을 세울 여유가 생기는 거죠.” 김 소령은 “관사가 없었다면 결혼도 미뤘을 것이고 아이도 많이 낳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기자는 최근 가정의 달을 맞아 ‘우리가 진짜 대한민국 수호자’라는 주제로 다자녀 부부 군인들을 취재했다. 이들도 모두 비슷한 말을 했다. 공군 황해일 대위(32)는 25세이던 2017년 당시 26세이던 공군 이은혜 중사(33)와 결혼해 2남 2녀를 뒀다. 황 대위는 “아이를 많이 낳은 건 아이들을 워낙 좋아하는 것도 있지만 관사가 제공된 영향도 컸다”고 했다. 세대를 조금 올라가 3남 2녀를 둔 공군 김영국 중령(47)도 “관사가 나오니까 아이 키울 만하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군은 관사가 아닌 민간 아파트 등을 거주지로 택한 이들에겐 전세자금을 빌려준다. 지역별 대출 금액이 다른데 서울 기준 3억6000만 원이다. 이자도 대신 내준다. 김 소령도 셋째를 낳은 뒤 관사에서 나와 민간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그는 “얼마 전 민간인인 친동생이 집 마련 문제로 고민하다 결혼을 미루는 걸 보면서 집 문제가 결혼과 출산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새삼 실감했다”고 말했다. 저출생 문제를 연구해온 서용석 KAIST 미래전략연구센터장(교수)은 “군 내부 시스템은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고민해 볼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제공한 관사라는 주거 형태 자체가 일종의 커뮤니티 역할을 하고, 거주자들이 같은 직업에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이어서 일부나마 육아 상부상조가 가능하다 보니 출산과 양육에 비교적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자녀 간부는 근무지 혜택도 받는다. 공군은 네 자녀 이상이면 본인이 희망할 경우 전역할 때까지 평생 한 지역에서 근무할 수 있다. 군 간부들이 입 모아 말하는 가장 큰 고충은 잦은 이사 및 이로 인한 자녀 교육 및 부적응 문제인데 이런 문제에서 어느 정도 자유롭다는 의미다. 육군도 세 자녀 이상이면 막내 자녀가 초등학교 2학년 때까지 본인 희망 지역에서 우선 근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 장교는 “자녀가 2명 이상인 경우에도 일정 기간 한 부대나 같은 권역 근무를 보장해주면 출산이 군을 중심으로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이 외에도 육군이 최근 네 자녀 이상 남성 간부의 당직 근무를 면제하는 등 군 당국은 출산율을 높이려는 크고 작은 정책을 동시다발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관사 제공 등으로 민간보다 출산 결정이 비교적 수월한 군에서만큼은 저출생을 막아야 한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물론 군에서도 개선해야 할 점이 적지 않다. 관사 노후화나 4명 이상 다자녀임에도 부대 관사 여건이 좋지 않으면 20평대 집이 나오는 문제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정부가 찾아 헤매던 저출생 문제 해법을 군은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신생아 특례대출이 있다지만 출산 시 아예 전세자금 이자를 면제해주는 등 군에 준하는 파격적인 지원이 없다면 저출생 문제가 극적으로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답도 나와 있는 듯하다. 저출생 문제로 국가 소멸론까지 거론되는 시대다. 군의 ‘특수 모델’을 참고해 민간에 적용해 보면 어떨까. 전례 없는 위기엔 전례 없는 방법만이 정답일 수 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정부가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개발비 중 부족한 금액 상당 부분을 정부 예산으로 충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부족한 금액은 1조 원가량이다. 앞서 KF-21을 공동개발 중인 인도네시아는 당초 내기로 한 개발비 분담금 1조6000여억 원 중 6000억 원만 내겠다고 제안했고, 우리 정부가 이를 수용하기로 가닥을 잡으면서 개발비가 더 필요해졌다.이런 가운데 인니는 최근 분담금 1000억 원가량을 추가로 낸 것으로 전해졌다. 분담금을 6000억 원만 내겠다는 새로운 제안을 한 뒤 약 1000억 원을 낸 것. 인니 정부가 2016년 이후 지난해 2월까지 낸 누적 납부액은 2783억 원이었다. 지난해 2월 417억 원을 낸 뒤 납부를 미루던 인니가 새로운 제안을 관철시키려고 분담금 일부를 더 낸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누적 납부액은 약 4000억 원으로 인니는 앞으로 2000억 원을 더 내야한다.6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인니는 한 달여 전쯤 KF-21 개발 사업을 관리하는 방위사업청에 분담금 납부 기한은 2016년 계약 당시 정한 KF-21 개발 완료 시기인 2026년 6월로 그대로 하되 6000억 원만 내겠다고 제안해왔다. 애초 인니는 전체 개발비(8조8000억 원)의 약 20%인 1조6000억 원을 내기로 했지만 6000억 원만 내겠다고 다시 제안한 것. 인니 정부는 지난해 말에는 1조6000억 원을 다 낼 테니 기한을 2034년까지 늦추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개발이 다 끝난 뒤 개발비를 내는 건 말이 안 된다”며 거부하자 이번엔 기술을 적게 받을 테니 돈도 적게 내겠다고 한 것. 이 제안 후 인니는 최근 1000억 원가량을 추가로 납부했다.결국 정부는 이 제안을 받기로 했다. 정부는 부족한 1조 원가량은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상당 부분 포함하는 한편 KF-21 제조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개발비를 더 부담하는 식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인니와 우리 정부는 조만간 6000억 원에 해당하는 이전 기술을 추려내는 협상에도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인니가 남은 2000억 원을 또 안 내면 4000억 원만큼만 기술을 주면 된다”고 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우리나라와 한국형 초음속전투기(KF-21)를 공동 개발 중인 인도네시아가 개발 분담금을 당초 계약 금액의 3분의 1가량만 내는 대신 기술 이전도 그 정도만 받겠다고 제안했다. 정부와 군 당국은 인도네시아의 제안을 수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최종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인도네시아는 2016년 계약 당시 KF-21의 총사업비(약 8조 원)의 20%에 해당하는 1조6000억 원을 2026년까지 분담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5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최근 한국 정부에 기존에 분담한 3000억 원 외에 2026년까지 3000억 원을 더 납부해 총 6000억 원의 KF-21 분담금을 납부하고, 기술 이전도 3분의 1 정도만 받아가겠다고 제안했다. KF-21의 개발 분담금(1조6000억 원)을 당초 계약 규모의 37%로 축소 납부하는 대신 기술 이전도 그에 맞춰 줄여서 제공받겠다는 것. 인도네시아는 그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위기 등을 이유로 KF-21 개발 분담금 납부를 계속 미뤄왔다. 개발 분담금의 상당액을 팜유와 같은 현물로 제공하겠다거나 개발 분담금의 납부 기한을 2034년까지 연장해 달라고 우리 정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KF-21은 2026년 6월에 개발이 완료될 예정이다. 정부 소식통은 “방위사업청 등에서 인도네시아의 제안을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막판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인 걸로 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의 제안을 수용하기로 결정나면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 정식 안건으로 올려 의결 절차를 밟게 된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이기식 병무청장이 예술·체육요원 병역특례제도와 관련해 “과거 우리나라가 힘들 때는 금메달 따는 것이 곧 국위 선양이었지만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었다. 병역 의무 이행의 공정성이 최우선돼야 한다”며 폐지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청장은 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아시안게임에서 1위로 입상했다고 해서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뒤 보충역으로 빠지는 것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것이냐란 의문이 늘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병역법 시행령에 따르면 올림픽 3위 이상, 아시안게임 1위, 병무청장이 정하는 국제예술경연대회 경쟁 부문에서 입상한 사람 등은 사실상 병역특례인 보충역으로 편입된다. 이들은 군사교육 3주를 포함해 34개월간 사회 취약계층 등을 대상으로 교육 등 사회봉사 544시간을 해야 하지만 원래 자신이 하던 일을 그대로 할 수 있는 만큼 병역특례로 불려 왔다. 이 청장은 “병역법 시행령상 규정된 대회에서의 입상이 국위 선양에 일정 부분 기여한 것은 맞지만 그것이 최고의 가치인 병역 의무 이행에 있어 특혜를 얻을 정도인가”라고 되물었다. 병무청에 따르면 지난해 예술·체육요원은 총 38명에 그쳤다. 그러나 20대 남성 인구가 2020년 33만3000명대에서 2022년 25만7000명으로 급감하는 등 병력 자원 감소 문제가 심각한 만큼 극소수라도 현역 복무를 하게 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 청장은 “예술·체육요원의 경우 그 수는 매우 적지만 국민에게 주는 박탈감이 상당하다”고 했다. 정부는 이달 말경 국방부, 병무청,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 부처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뒤 병역특례 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 방안을 연내에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대한민국 진짜 수호자’ 육해공군 다자녀 부부들30대 초반, 비교적 어린 나이에 자녀를 네 명 이상 낳은 부부 군인들이 있다. 전례 없는 초저출생 위기에 맞서 또 다른 의미로 나라를 지키고 있는 육해공군 대표 다자녀 부부와 아이들을 소개한다. 이들은 “육아는 힘들지만 차원이 다른 행복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0.72명. 지난해 기준 합계출산율이다. 대한민국은 유례없는 초저출생 위기로 신음하고 있다. 끝이 아니다. 출산율이 바닥을 찍을 거란 우울한 전망까지 들린다. 여기 출산율 바닥 시대에 역행한 사람들이 있다. 군인 부부인 이들은 30대에 자녀를 4명 이상 출산했다. 대한민국 수호의 최일선에서 근무하는 이들은 또 다른 의미로도 ‘애국자’다. 가정의 달을 맞아 동아일보는 육해공군을 대표하는 다자녀 군인 부부 세 쌍에게 초저출생 시대에 다자녀를 양육하는 이야기를 들어봤다.》지난달 29일 인천 계양구의 한 아파트 단지 내 어린이집 앞. 보호자가 아이 1명씩을 데리고 하원하는 모습이 띄엄띄엄 이어졌다. 새소리가 간간이 들릴 뿐 어린이집 앞 풍경은 여유로웠다. 오후 4시 반. 어린이집 앞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 김진수 육군 대위(33·17사단)가 어머니 박점자 씨(58), 아이돌보미와 함께 나타난 것. 이들은 136kg까지 태울 수 있는 대형 왜건을 끌고 등장했다. 이내 “천천히 천천히”란 교사의 말소리가 들렸고, 똑같은 디자인의 옷을 입은 아이 5명이 나왔다. “꺄아아” 하며 어린이집에서 나온 아이들은 2021년 11월 국내에서 34년 만에 태어나 화제가 된 다섯쌍둥이다. 28주 만에 태어나 몸무게 1kg 남짓, 5명 모두 합쳐도 4.9kg에 불과했던 오둥이는 어느새 각각 13kg이 넘는 건강한 아이들로 성장했다. 맏언니 소현이를 시작으로 수현, 서현, 이현, 청일점 막내 재민이까지. 30개월이 된 오둥이가 차례로 오르자 가로 84cm, 세로 53cm 크기 왜건이 가득 찼다. 아이들이 약한 감기 증세를 보여 왜건에 태워 병원으로 가는 길. 동네 주민들의 눈길이 일제히 쏠렸다. “아이고 예뻐라. 많이 컸네.” 주민들은 손을 흔들고 얼굴 가득 미소를 머금고서 오둥이를 반겼다. 지나가는 버스를 보며 “타요!”라고 외치던 아이들도 주민들이 인사하면 익숙하다는 듯 함께 손을 흔들었다. 주민 이영례 씨(74·여)는 “세상에 어떻게 배 속에 다섯 명이 사이좋게 있었는지 기특하다”며 웃었다. 오둥이 아빠 김 대위는 “어디를 가나 알아봐 주신다. 과자를 주시는 등 아이들에게 뭐라도 하나 더 주려고 하셔서 감사하다”며 “온 동네가 아이들을 같이 키우는 기분”이라고 했다. 아파트 1층인 오둥이 집 현관에는 똑같은 신발 5켤레와 유모차 등 각종 육아용품이 가득했다. 부엌에 아기 식탁 의자 5개가 늘어선 모습은 대형 푸드코트의 아기 의자 비치 공간 같았다. 보호자 3명에 아이만 5명. 집 안은 군부대로 치면 1개 분대다. 과거엔 오둥이 부모에 김 대위 부모님, 아이돌보미까지 최대 5명이 아이들을 돌봤다. 그러나 김 대위 아버지가 해외로 발령 나고 엄마 서혜정 소령(33)이 지난해 11월 교육을 받으러 대전으로 가면서 현재는 김 대위 어머니를 ‘분대장’으로 3명이 아이들을 돌본다. 서 소령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아이들에게 평일에 못 해줬던 걸 주말에 집중적으로 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34년 만에 태어난 오둥이는 ‘국민 오둥이’가 됐다. 승합차, 기저귀, 반찬 등 각계 지원이 이어졌다. 그러나 이런 국민적 관심이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김 대위는 “‘군인이 저런 지원을 받아도 되느냐’며 민원이 이어져 한동안 많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부부는 이 같은 여러 난관과 오둥이 육아로 인한 체력적 부담을 아이들 웃음으로 이겨내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5명이 번갈아 깨다 보면 하루 5시간도 채 못 잘 때가 많다는 김 대위는 “마음 편하게 자보는 게 소원”이라면서도 “아이들 입에 먹을 것이 들어가고 웃는 모습을 볼 때면 피로가 풀린다”며 웃었다. 김 대위에게 물었다. 자녀 계획이 또 있을까. “현재까지는 없어요. 현재까지는요.”(웃음) 서 소령은 “내가 오둥이를 힘들게 낳아 남편이 쉽게 말하진 못하지만 남편은 오둥이가 초등학교에 갈 때쯤 여섯째를 낳고 싶어 한다”고 귀띔했다.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묻자 부부는 “각자 가치관과 사정이 있는 만큼 함부로 조언하기는 조심스럽다”면서도 다둥이 부모만의 행복을 자랑했다. “시부모님을 비롯한 가족 간에 끈끈한 전우애가 생기더라고요. 오둥이가 아니었다면 이런 전우애는 느끼지 못했을 거예요. 오둥이를 낳고 나니 세상이 완전히 달라져 있었어요. 힘든 점도 분명 많지만 전혀 다른 차원의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을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서 소령)부모님 도움 없이 부부 힘으로만 사남매 육아“아이들 추억 위해” 격오지 울릉도 근무 자청 경북 울릉군에 있는 73㎡(약 22평)짜리 군 관사. 결합한 3개의 매트리스가 놓인 작은 방에 매일 여섯 식구가 뒤엉켜 잔다. 해군 1함대사령부 118조기경보전대 소속 김민호 상사(39)와 고유리 중사(34) 부부는 매일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근무 시간 전후 다흰(9·여), 다겸(7), 다울(6·여), 다봄(4·여) 등 1남 3녀를 키우며 육아 전쟁을 치르고 있다. 부부는 초임 하사 시절 첫 근무지였던 천지함(군수지원함)에서 처음 만났다. 같은 기관부 소속으로 함정 생활에 대한 고민을 나누며 가까워진 둘은 2015년 6월 결혼했다. 결혼 전엔 아이 셋을 갖는 게 목표였다고 한다. 고 중사는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외동아들로 자란 남편이 다자녀를 원했고 나 역시 한 명보다는 둘이, 둘보다는 셋이 낫다고 생각했다”면서 “사실 넷째는 의도한 건 아니었다”며 웃었다. 그럼에도 “셋도 키우는데 넷은 못 키우겠냐 싶어 걱정은 없었다”고 했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고 중사가 넷째를 임신했을 때 김 상사가 함정 근무로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아 ‘독박 육아’를 하게 된 것. 그는 “만삭일 때도 혼자 세 아이를 돌봤다. 그때가 네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라고 회상했다. 아이들을 모두 재우고도 빨래와 집 정리를 하고 나면 자정 무렵에야 부부는 잠이 든다. 둘만의 시간은 일주일에 한두 시간도 갖기 어렵다고 한다. 그래도 둘은 부모에게 도움을 요청한 적이 없다. 고 중사는 “우리가 낳은 아이들이기에 책임은 전적으로 우리 몫”이라며 “나이 드신 부모님에게까지 기대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고 말했다. 오히려 아이들이 어느덧 서로 의지하며 부부의 육아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초등학교 3학년이 된 맏딸 다흰이는 학교가 끝나고 하교할 때 동생들을 일일이 챙긴다. 셋째는 같은 유치원에 다니는 어린 막냇동생이 밥을 먹을 때나 화장실을 갈 때도 항상 옆에 있어 준다. 고 중사는 “네 살 다봄이도 언니 오빠를 보고 따라 하면서 스스로 옷을 입는다”며 “하루 중 가장 바쁜 아침 시간에도 아이들이 앞다퉈 엄마를 도와줘 참 고맙다”고 말했다. 근무와 육아로 고된 생활에도 김 상사는 퇴근 후 문 앞에서 아이들이 반겨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고 중사는 “아이들끼리 서로가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소중한 존재가 되어가는 모습을 보며 더욱 힘을 내고 있다”고 했다. 격오지로 분류되는 울릉도 근무를 자원한 것도 아이들에게 색다른 추억을 선사해주고 싶다는 생각에서였다. 고 중사는 “학업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친구들과 자연에서 뛰노는 걸 지켜보면 근무지를 잘 선택했다고 느낄 때가 많다”고 했다. 지난해 5월엔 아이들이 교과서에서만 보던 독도를 망원경을 통해 직접 보는 소중한 경험도 했다. 올해는 지난해엔 멀리서만 봤던 독도를 아이들과 함께 직접 가볼 예정이다. 다자녀 부모이지만 부부는 아이를 갖지 않는 요즘 젊은 부부들을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섣불리 “아이를 가져야 한다”는 조언도 하지 않았다. 고 중사는 “육아휴직 등 군 인사제도 덕분에 그나마 네 명을 키우는 게 가능했다”면서 “친정이나 시댁에서 육아를 도와주지 않고는 젊은 부부가 아이 한 명 키우기도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그래도 김 상사는 이렇게 힘주어 말했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또 다른 행복을 많은 부부가 느껴봤으면 좋겠어요.”아들-딸 둘씩 갖자는 계획 30대 초반에 이뤄매일 아침 등원 전쟁에도 “아이들 웃음에 행복” “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1일 오전 8시 공군작전사령부가 있는 경기 평택 오산기지 내 관사 놀이터. 연보라색 운동복을 입은 아이 3명이 빨간 야구 모자를 쓴 황해일 공군 대위(32)의 구령에 맞춰 마무리 체조에 한창이었다. 찬성(5), 아정(4·여), 우승(3)이는 팔 벌려 높이뛰기, 다리 스트레칭 등 어린아이들에겐 고난도인 동작도 비교적 정확히 따라 했다. 군인 자녀다운 절도 있는 동작과 “까르르” 하는 아이들 특유의 웃음소리가 묘한 조화를 이뤘다. 아이들은 아빠가 챙겨 온 우유를 배식받은 뒤 “건강을 위하여 건배”를 외쳤다. 그리고 놀이터에 떨어진 쓰레기를 주웠다. 아침 운동은 이렇게 평소 하던 대로 마무리됐다. 황 대위는 “날이 좋을 때 아이들과 아침 산책을 하곤 한다”며 “아이들이 꽃, 고양이, 청설모를 한참 들여다보는데 그 순수한 얼굴을 볼 때 참 행복하다”고 했다. 황 대위 집인 관사 아파트 7층에선 지난해 12월 태어난 막내딸 자영이가 수유쿠션 위에 누워 모빌을 보며 한창 옹알이 중이었다. 황 대위는 아내 이은혜 중사(33)와 2017년 근무 중 만났다. 사귄 지 3개월 만인 그해 9월 혼인신고부터 해버렸다. 황 대위는 “아내에게 첫눈에 반했다. 많은 적들 사이에서 특수작전을 통해 만남을 이끌었고, 3개월 만에 혼인신고서에 도장을 찍게 했다”며 특유의 너털웃음을 보였다. 두 사람은 2018년 결혼식을 올렸다. 이듬해 첫째를 낳았고, 30대 초반에 4남매 부모가 됐다. “연애 초반 치킨집에서 닭다리를 뜯으며 아들 둘, 딸 둘 낳자고 얘기했는데 아내도 흔쾌히 동의하더라고요. 약속이 거짓말처럼 그대로 실현돼서 스스로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웃음) 매일 오전 8시부터는 ‘등원 전투’가 시작된다. 올해 3월 1일부터 육아휴직 중인 황 대위의 진두지휘 아래 아이 3명을 관사에서 걸어서 2분 거리인 어린이집에 등원시키기 위한 ‘임무’가 이날도 군사작전처럼 진행됐다. 부부는 산책할 때 입은 아이들 옷을 벗기고 한 명씩 씻기더니 유아 식탁 의자 3개에 3명을 앉혀 유부초밥을 먹였다. 막내가 울자 찬성이와 아정이는 밥을 먹다 말고 쏜살같이 옆으로 가 노래를 부르며 달랬다. 막내는 울음을 뚝 그쳤다. 아침 식사 후 수박을 먹던 아이들은 “한글 놀이 하자”며 아빠를 졸랐다. 황 대위는 익숙한 듯 부엌 한편에 붙은 한글 벽보 앞에 서서 글자를 짚으며 아이들을 가르쳤다. “거너더러머버서어저처커터퍼허허허허허.” 아빠의 “허허허허” 소리와 아이들의 “까르르” 소리가 뒤섞였다. 황 대위 발톱이 주황색 사인펜으로 색칠돼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등원 전쟁’은 오전 9시가 넘어서야 끝났다. 황 대위는 네 아이를 돌보느라 땀을 비 오듯 흘렸다. 이 중사는 전투복을 입은 채 아정이 머리를 묶어주고 아이들 옷을 입히느라 분주했다. 아정이는 이날 사진 촬영을 위해 휴직 중 오랜만에 전투복을 입은 아빠를 보고 “전투복 입었네”라며 웃었다. 찬성이는 “엄마 아빠가 군인이어서 좋다. 전투복 입고 모자까지 쓸 때 가장 멋지다”고 했다. 이 중사는 다자녀 육아를 위한 단축 근무로 오전 9시 반에 출근해 오후 4시 반 퇴근한다. 점심시간이면 집에 와 막내에게 모유를 수유하고, 점심을 먹은 뒤 부대로 돌아간다. 아이들이 많아 하루 6번, 주말이면 하루 종일 세탁기와 건조기를 돌리는 탓에 건조기 모터가 타버린 적도 있다. 식비는 아이 3명만 해도 일주일에 30만 원 이상 든다. 그럼에도 부부는 여섯째까지 낳을 생각이라고 했다. “저희가 아이들을 워낙 좋아하거든요. 군인답게 최초 계획대로 실행하고 있는 거죠.”(이 중사) “아이가 한 명, 두 명, 세 명일 때 느낄 수 있는 행복이 다 다르더라고요. 아이들 에너지를 감당하려고 저도 더 관리하게 되는 장점도 있고요.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에 너무 큰 부담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황 대위)인천, 평택=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지난달 미상의 비행체가 북한 상공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지나 우리 영공까지 넘어로는 걸 파악한 우리 군이 경공격기를 출격시켜 사격하는 등 비상 대응에 나섰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비행체가 크고 작은 풍선 여러 개를 다발 형태로 묶은 민간 광고용 풍선으로 밝혀지면서 상황은 종료됐다. 3일 군 당국에 따르면 3월 20일 오후 2시 반쯤 서해 백령도의 해병대 6여단이 운용하는 대공레이더에 NLL을 넘어 남하하는 수상한 비행체가 포착됐다. 해병대는 이 물체가 북한 무인기나 중국 정찰풍선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즉각 상황을 해군, 공군 등에 전파했다. 합동참모본부도 즉각 대응 작전 지휘에 나섰다. 공군이 KA-1 경공격기를 비상 출격시켜 이 비행체에 기총 사격하자 비행체는 곧장 추락했다. 해군은 함정을 급파해 잔해 수거에 나섰다. 그러나 추락 해역이 NLL에 인접한 위험 수역인 데다 비행체 크기가 작아 잔해를 발견하진 못하고 작전을 종료했다. 다만 KA-1 경공격기 조종사가 육안으로 확인한 결과와 당시 현장에서 촬영한 사진 등을 종합해 분석한 결과 문제의 비행체는 빨강, 노랑 등 여러 색이 섞인 민간 광고용 풍선으로 확인됐다. 큰 풍선을 중심으로 작은 풍선 여러 개를 주위에 둘러 다발로 만든 형태의 무동력 풍선이었던 것. 군 관계자는 “군 내부 분석 결과 중국이 최근 띄워 논란이 된 정찰풍선일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결론 났다”며 “정찰 활동에 필요한 장치가 장착된 형태도 아니었다”고 전했다. 앞서 2017년 1월에도 서해 공해상에서 미확인 비행물체가 포착돼 공군이 F-15K 전투기 편대를 출격시키는 등 비상이 걸렸던 적이 있다. 당시 이 비행체는 중국 전통의상 치파오를 입은 중국 소녀 모습의 애니메이션 캐릭터 풍선으로 확인됐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타임 인터뷰 가운데 방위비 분담금 관련 내용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한국이 주한미군 4만 명에 대해 사실상 아무것도 지불하지 않았기 때문에 (재임 당시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위한) 협상을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재 주한미군의 숫자는 2만8500명이다. 한국이 “아무것도 지불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 한국은 2017년 1월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기 전에도 2015년 9320억 원, 2016년 9441억 원 등 매년 분담금을 지불해왔다. 1991년 제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을 시작으로 매년 방위비를 분담해온 것. 우리의 방위비 분담금이 주한미군 주둔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0∼55%에 달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이 재임하던 시절 우리 정부가 수십억 달러를 내겠다고 동의했다는 주장도 사실과 거리가 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수십억 달러를 내라며 압박한 것은 맞다. 해리 해리스 당시 주한 미국대사는 2018년 청와대를 찾아 방위비 분담의 마지노선으로 10억 달러를 요구하기도 했다. 한미 양국은 2021년 1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뒤에야 방위비 절충점을 찾았다. 2021년 3월 6년 유효기간의 제11차 SMA 협상이 타결된 것. 이때 2020년 분담금은 2019년 수준으로 동결하고, 2021년엔 13.9%를 인상해 1조1833억 원을 내기로 했다. 이 협상에 따라 우리는 올해 1조3463억 원가량을 부담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밝힌 “내가 없어서 지금은 한국 정부가 돈을 거의 내지 않을 것이다”라고 한 말도 전혀 사실이 아닌 것이다. 우리 정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 시 앞서 트럼프 1기 때보다 더 강하게 방위비 인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현재 진행 중인 방위비 협상이 타결돼도 트럼프가 재협상을 요구할 순 있다”고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한국·호주 ‘외교·국방장관(2+2) 회담’에서 미국·영국·호주 3자 안보협력체인 오커스(AUKUS)의 ‘필러(pillar·기둥) 2’에 한국이 참여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미국이 주도하는 오커스는 미국·영국이 호주에 핵 추진 잠수함을 제공하는 1단계 협력인 ‘필러 1’과 자율무기·극초음속미사일·사이버안보 등 8개 분야에서 첨단 군사 역량을 공동 개발하는 2단계 협력인 ‘필러 2’를 추진 중이다. 앞서 지난달 오커스는 출범 이후 처음으로 일본을 필러 2 관련 새 협력 파트너로 받아들인 가운데, 한국을 추가 협력 파트너로 고려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이번 회담에서 한국의 참여 가능성이 논의된 만큼, 조만간 한국을 포함한 오커스 확장이 본격적으로 논의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1일(현지 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2+2 회담이 끝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오커스 회원국들이 한국을 오커스 필러 2 파트너로 고려하는 것에 대해 환영한다”면서 “한국의 국방 과학·기술 능력은 필러 2의 발전 및 지역 평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늘 (2+2) 회담에서 우리는 필러 2 협력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했다. 리처드 말스 호주 국방장관도 “한국은 분명히 인상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는 국가”라며 “우리는 이미 가치를 공유하며 전략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기술적으로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면서 “향후 필러 2가 발전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과 관련해선 (이미) 그런 기회를 지켜보고 있다”고도 했다. 필러 1은 다른 국가로 확장하지 않는다는 것이 오커스 방침이지만 필러 2를 놓고는 최근 일본에 이어 협력 국가를 추가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우리 정부도 지역 안보적 측면에서 필러 2 참여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필러 2에서 개발한 첨단 무기가 개발 참여 국가에 우선 배치될 가능성이 큰 만큼, 무기 개발 차원에서도 참여하는 게 득이 크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다만 오커스에 참여하려면 회원국 전체의 동의가 필요하고, 오커스 확대에 대한 중국의 반발도 거센 만큼 실제 참여까지 수개월이 필요할 거란 관측도 나온다. 이번 2+2 회담을 통해 우리 육군이 미국·호주·일본이 참여하는 3국 연합훈련인 ‘서던 재커루’에 참관단 자격으로 참여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정식 참여는 아니지만 옵서버 형식으로라도 우리 군이 이 훈련을 참관하면 첫 참여가 된다. 또 회담에서 한국과 호주는 북한의 불법 핵·미사일 개발 자금에 대한 접근도 차단하기로 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우리는 경제·안보뿐만 아니라 포괄적인 안보와 사이버·해양안보 분야 협력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신생아 1명당 현금으로 1억 원을 정부가 직접 지원해 주면 출산을 결정하는 데 있어 동기 부여가 될지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3%가 “그렇다”고 답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온라인 정책 소통 플랫폼 ‘국민생각함’을 통해 지난달 17∼26일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1일 공개했다. ‘최근 사기업의 출산지원금 1억 원 지원 사례와 같이 정부도 파격적인 현금을 지원해준다면 출산에 있어 동기 부여가 되겠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62.6%가 “된다”고 답했다. 권익위는 현금 지원 예시로 1자녀 1억 원, 2자녀 2억 원, 3자녀 이상 3억 원을 제시했다. 설문에는 1만3640명이 참여했다. 이번 설문에서 권익위는 산모나 출생아에게 1억 원을 직접 지급할 경우 지난해 출생아 수 기준(잠정치 23만 명), 연간 약 23조 원을 국가가 부담하게 된다며 “정부가 이 정도 규모의 재정을 투입해도 좋다고 생각하느냐”고도 물었다. 이에 응답자의 63.6%가 역시 ‘그렇다.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하다’고 답했다. ‘1억 원을 직접 지원하는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지역소멸 대응 등 다른 목적에 사용되는 예산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동의한다’(51.0%)와 ‘타 사업 예산은 원래 목적대로 집행해야 한다’(49.0%)가 팽팽했다. 이번 설문에는 여성이 57.2%, 남성이 42.8% 참여했다. 기혼자는 58.8%, 미혼자는 41.2%였다. 앞서 권익위는 설문 당시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정책 수혜자 직접 지원 방안의 효과성을 점검하려 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다만 정책 추진으로 당장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선 권익위 관계자는 이날 “일단 기초 자료 정도로만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군 당국이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고도 100km 이상 상층에서 요격해 파괴하는 해군 이지스함 탑재용 미사일 SM-3를 도입하기로 했다. 미국산 SM-3는 블록 1A 초기 모델을 기준으로 요격 가능한 고도가 100km에서 최고 300km에 달한다. 최대 비행 사거리는 500km 안팎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이 보유한 각종 요격 미사일과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 현재 한반도에 배치된 요격 무기 중 요격 고도가 가장 높은 만큼 다층 방어의 폭이 더 넓어지면서 대북 미사일 방어 능력이 크게 향상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SM-3, 이란 미사일 요격으로 실전 역량 검증방위사업청은 26일 제161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고 해군 차세대 이지스함(KDX-Ⅲ Batch-Ⅱ)인 정조대왕함급 함에 탑재될 SM-3를 해외에서 구매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업비는 약 8039억 원. 현재 계획대로라면 한 발당 200억 원대의 SM-3 약 40발이 2030년까지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SM-3는 13일(현지시간) 이란이 미사일과 드론 300여 기로 이스라엘에 대한 공습을 감행할 때 이를 요격한 미사일로도 유명하다. 당시 미군은 해상의 이지스구축함에 탑재된 SM-3를 발사해 이란 탄도미사일을 3기 넘게 격추한 것으로 알려졌다. SM-3 미사일이 실전에서 사용된 건 당시가 처음인데 실전 사용을 통해 정확한 요격 역량을 검증받은 것이다. 우리 해군도 2013년 북한 미사일 대응을 위해 SM-3의 도입 필요성을 강조하며 합동참모본부를 통해 소요(所要)를 제기했다. 이후 한반도 전장 환경을 고려한 SM-3의 효용성, 재정 여건 등을 검토하는 과정을 거쳐 이날 방추위를 통해 도입이 결정됐다. SM-3는 올해 말 1척을 시작으로 2026년과 2027년 각 1척씩 총 3척이 전력화되는 우리 해군 차세대 이지스함에 추후 탑재될 예정이다. 차세대 이지스함에는 SM-3와 더불어 미국 정부가 지난해 11월 한국 판매를 잠정 승인한 SM-6 요격미사일도 탑재될 예정이어서 북한 탄도미사일 대응 역량은 물론 함정 자체 방어 능력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SM-6는 최고 35km 고도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현재 운용 중인 우리 해군 이지스함에는 북한 전투기 등 항공기 요격용 미사일(SM-2)만 탑재된 상태다. ●“SM-3 도입 시 北 미사일 하강 직후 요격 가능”특히 SM-3는 우리 군의 북한 미사일 방어체계를 한층 촘촘하게 만들어 준다는 측면에서 주목받는 분위기다. 우리 군 요격 체계는 미사일 종말단계에서도 하층(고도 40km 이하)에서 요격하는 중거리지대공미사일(천궁-Ⅱ·요격 가능 고도 20km 이하), 패트리엇 미사일(PAC-3·30km 이하)이 있다. 미사일 종말단계 중 상층(고도 40~100km) 요격을 담당할 무기는 ‘한국판 사드’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40~60km)인데 이는 2026년 실전배치 될 예정이다. 주한미군에 배치된 사드의 경우 40~150km 고도에서 요격하지만 경북 성주에 한 개 포대가 배치된 것이 전부여서 한반도 전역 방어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방사청 관계자는 “SM-3는 북한 미사일이 발사된 후 고점을 찍고 하강을 시작하는 ‘중간 단계’(고도 100km 이상)에서부터 요격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며 “중간 단계에서 요격을 시도하고 실패하더라도 L-SAM, M-SAM, 패트리엇 등 종말단계 상층 및 하층 요격 무기로 여러 차례 여러 단계에서 요격을 시도할 수 있는 만큼 요격 기회가 더 늘어나 더 안전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北과 코앞 대치…한반도 전장 안맞는 무기” 지적도그러나 북한이 한국을 겨냥해 쏘는 단거리탄도미사일의 경우 통상 한국 영공으로 날아와 고점을 찍고 하강을 시작할 때 고도가 100km를 밑도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SM-3 도입이 한반도 특유의 전장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경우 양국 수도를 기준으로 1500km 떨어져 있어 미사일 공격 시 하강을 시작하는 고도도 100km 이상으로 높아 SM-3를 활용하기 적합한 전장이다. 그러나 한반도는 서울과 평양 간 거리가 200km에 그치는 등 사실상 코앞에서 대치 중인 전장인 만큼 미사일 비행 고도도 낮아 비싼 돈을 들여 SM-3를 도입해봐야 무용지물이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방사청 관계자는 “북한이 실전에서 탄도미사일을 고각으로 발사하는 방식으로 비행고도를 의도적으로 끌어올리는 등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하기 위해 SM-3 도입이 필요한 것”이라며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를 탑재한 미사일은 40km 이하 고도에서 요격하거나 폭발할 경우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커서 100km 이상 높은 고도에서 요격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판단도 SM-3를 도입키로 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국가보훈부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실형이 확정된 사람도 국가적 예우를 받는 유공자가 될 가능성을 열어둔 ‘민주 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안(민주유공자법)’에 대해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줄 것을 건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23일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이 법안을 본회의에 직회부하자 법 시행 부처인 보훈부가 어떤 사건을 민주 유공 사건으로 할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도 없이 법이 시행되면 사회적 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며 강경 입장을 보인 것이다. ●“어떤 사건이 민주 유공 사건인가?…기준 불분명” 이희완 국가보훈부 차관은 25일 서울 국방부에서 브리핑을 열고 “민주화 운동에 따른 피해 보상 대상을 결정하는 것과 국가적 존경과 예우 대상인 유공자를 결정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법안 보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보훈부 관계자는 “법안이 이대로 통과되면 거부권이라는 게 있지 않나”라며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지 검토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민주화 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볍률’ 및 ‘부마 민주 항쟁 관련자의 명예 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 등 이른바 ‘민주화 보상법’으로 분류되는 두 법에 따라 민주화 운동 관련자로 결정된 사람은 1만364명이다. 민주화운동법안은 이 중 숨지거나 행방불명되거나 다친 이들을 6·25 참전용사, 독립운동가, 순직군경 등 국가유공자에 준하는 사회적 예우와 존중을 받는 민주유공자 심의 대상자가 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보훈부는 민주화심의보상심의위원회가 2015년 펴낸 민주화운동백서 등을 참고해 심의대상자가 911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911명은 보훈부가 자체적으로 추려낸 숫자인데다 민주유공자법에는 명확한 민주유공자 심의 기준이 없어 민주유공자 심의 대상자 숫자가 향후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 보훈부 설명이다. 이 차관은 이와 관련해 “민주유공자법 적용 대상에는 독재정권 반대 운동, 교육·언론·노동 운동, 부산 동의대 사건, 서울대 프락치, 남민전 등 민주화보상법에서 인정한 다양한 사건이 포함돼 있는데 이 중 어떤 사건을 ‘민주 유공 사건’으로 할지 등에 대한 명확한 심사기준이 없어 민주유공자 결정에 심각한 어려움이 있다”고 강조했다. ●“北 찬양자 -北 희생자 ‘다 같은 유공자’ 예우받을까 우려” 보훈부는 국가유공자법이 국가유공자 등록 시 보훈심사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과 달리 이 법안엔 “보훈심사위 심의·의결을 거칠 수 있다”고 돼있는 점도 중대한 흠결로 봤다. 보훈부 관계자는 “보훈심사위 심의·의결을 의무가 아닌 재량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는 만큼 향후 민주화보상법으로 보상받은 인원 전원이 별도 심의도 없이 민주유공자가 될 수도 있는 것”이라며 “이 경우 (1989년) 동의대 사건처럼 진압에 나선 경찰관과 전투경찰 7명이 순직한 사건과 관련된 이들도 민주화보상법으로 보상받은 만큼 민주유공자가 될 수 있다”이라고 지적했다. 민주유공자법에 따르면 1984년 무고한 민간인을 ‘프락치’로 몰아 감금·폭행한 서울대 프락치 사건 관련자 역시 민주유공자 심의 대상자다. 이 법안의 가장 큰 쟁점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확정된 사람도 보훈심사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유공자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둔 것이다. 국가유공자법은 국가보안법을 위반해 실형을 선고받고 형이 확정된 사람은 법 적용 대상이 될 수 없도록 ‘당연 배제’하고 있다. 반면 민주유공자법안은 이들을 배제한다면서도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할 때 보훈심사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규정하는 등 ‘조건부 배제’를 명시하고 있어 보훈심의위 심사위원 성향이나 향후 정권 성격에 따라 국가보안법을 위반하고도 유공자가 될 수 있을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보훈부 관계자는 “과거 군부독재 정권이 국가보안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억울하게 형이 확정된 경우 세부 사정을 살펴보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다만 경우에 따라 북한을 찬양·선전·동조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한 이들까지도 심의위원 성향에 따라 유공자가 될 수 있는 틈을 열어둔 만큼 법안이 이대로 통과돼서는 안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브리핑에 앞서 모두 발언을 한 이 차관은 2002년 제2연평해전에 참수리 357호(고속정) 부정장으로 참전했다가 북한군 총탄에 오른쪽 다리를 잃은 국가유공자다. 이 법안이 이대로 통과하면 자칫 북한을 찬양하던 이들과 북한군에 다리를 잃은 이 차관 같은 이들이 같은 유공자로 예우받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차관은 야당을 중심으로 민주유공자는 국가유공자와 달리 취업, 교육 등 실질적인 지원대상이 아니라는 주장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도 “민주유공자 본인 및 자녀의 경우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42조의6에 따라 대입 특별전형 대상에 포함됨을 명확히 알려드린다”며 반박했다. 보훈부 관계자는 “보훈부는 민주유공자법의 입법 자체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법안의 독소조항과 중대 흠결을 보완하는 등 사회적 합의를 충분히 거친 뒤 흠결을 최소화한 법안을 만들어 향후 사회적 논란을 막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가맹사업거래공정화법 개정안과 민주유공자예우법 제정안을 야당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했다. 지난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제2의 양곡법’ 등을 야당 단독으로 직회부한 데 이어 21대 국회 임기를 한 달여 앞두고 ‘본회의 직회부 드라이브’를 이어간 것. 민주당은 ‘채 상병 특검법’을 비롯해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운영법, 지역의사 양성법 등 남은 쟁점 법안들도 21대 국회 임기 내에 강행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11시 열린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두 개 법안은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 의원 8명이 전원 불참한 가운데 재적 위원 15명(민주당 11명, 비교섭단체 4명) 전원 찬성으로 본회의에 직회부됐다. 개의부터 표결, 통과까지 걸린 시간은 단 35분이었다. 국민의힘에서 유일하게 참석한 여당 간사 강민국 의원은 표결 직전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민주주의를 무시하는 의회 폭거이자 입법 독재”라고 반발했다. 가맹사업법은 가맹본사가 점주 단체의 협의 요청에 불응할 경우 처벌을 받도록 하는 법이다. 국민의힘은 “개별 사업자에게 사실상 노조 권리를 주는 것”이라며 반대했지만, 민주당은 “본사와 가맹점의 상생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법”이라는 입장이다. 민주유공자법은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 이외의 민주화운동 피해자와 가족도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한 법이다. 해당 법 소관 부처인 국가보훈부는 “국가보안법 위반자도 민주유공자로 등록될 수 있다”며 “깊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도 “운동권 출신 민주당 의원들의 셀프 특혜법”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생긴 부상이나 질병 등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최소한의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하는 내용만 담고 있다”며 “교육, 취업, 금융지원 등의 내용은 모두 적용되지 않아 특혜라는 표현은 어불성설일 뿐”이라고 반박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도하에 ‘핵 반격 가상 종합 전술 훈련’을 진행하며 노골적인 핵 위협에 나섰다. 남한 전역 핵 타격을 위해 개발한 600mm 초대형 방사포(KN-25)를 동원한 가운데, 지난해 3월 처음 쓴 ‘핵 방아쇠’란 용어도 1년여 만에 다시 꺼냈다. 북한이 “국가 핵무기 종합 관리 체계”라고 주장하는 ‘핵 방아쇠’는 핵무기 관리를 포함해 김 위원장이 ‘핵단추’를 누른 뒤 실제 사용하기까지 과정 전반을 지휘 통제하는 체계다. 북한이 앞서 22일 평양 일대에서 진행한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는 초대형 방사 포병부대들을 ‘핵 방아쇠’ 체계 안에서 처음 운영해 본 훈련이었다고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지난해 3월 북한은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를 발사한 뒤 모의 핵탄두를 공중 폭발시키는 훈련을 하며 ‘핵 방아쇠’ 체계의 과학성을 검증했다고 처음 주장한 바 있다. 이번엔 ‘핵 방아쇠’ 체계로 운영되는 무기를 초대형 방사포로 바꿔 검증했다는 것. 북한은 자신들이 핵 공격을 받을 위기에 처할 시 발령할 국가 최대 핵 위기 사태 경보 체계라며 ‘화산 경보’란 용어도 이날 처음 언급했다. 북한 주장대로라면 남한 핵공격용으로 개발한 단거리탄도미사일 ‘3종 세트’ 중 북한판 에이태큼스(KN-24)를 제외한 KN-23, KN-25에 대해 이미 전술핵 탑재 후 발사, 핵탄두 폭발까지 모든 과정을 성공적으로 검증한 셈이 된다. 김 위원장은 “전술핵 공격 운용 공간의 확장을 실현하기 위한 핵 무력 건설 구상이 현실화됐다”고 자평했다. 다만 북한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합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이 (대남 타격용 미사일에 탑재할) 소형 전술핵 실험을 마무리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 북한 주장이 과장됐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35분. 더불어민주당과 새로운미래·개혁신당·조국혁신당 등 비교섭단체인 야당이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가맹사업법과 민주유공자법 등 두 법안을 본회의에 직회부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국민의힘·국민의미래 소속 의원들이 전원 표결에 불참한 가운데 야4당은 법안에 대한 별도 토론 과정도 생략한 채 개의 직후 두 안건의 본회의 부의 안건을 단독 처리했다.두 법안은 그동안 여야는 물론이고 관련 단체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려 온 법안이다. 국민의힘은 “숙의가 필요한 법안을 다수당이 일방적으로 본회의에 직회부했다”고 비판했다. 해당 법안들의 소관 부처들도 즉각 입장문을 내고 반발하는 등 거야의 ‘본회의 직회부 드라이브’에 따른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 野 “시대의 숙제” 與 “셀프 특혜법”가맹사업법은 가맹본부가 정당한 사유 없이 가맹점주 단체와의 협의를 거부할 수 없도록 규정한 법안이다. 민주당 소속 정무위원들은 이날 전체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으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 가맹점주들이 가맹본부와 합리적인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법”이라며 “갑을 관계를 조금이나마 바로잡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설명했다.반면 정부여당은 해당 법안이 “가맹점주에 사실상 노동조합의 권한을 주는 법”이라는 입장이다. 소관 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는 본회의 직회부 직후 입장문을 내고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다수의 점주 단체가 반복적으로 협의를 요청해 가맹본부의 부담이 지나치게 많아질 수 있다”며 “이는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간 갈등 심화, 관련 산업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도 “30명 이상 가입하면 단체등록이 가능하게 한다면 가맹점수가 1만 개인 편의점은 300개 단체가 난립하는 것”이라며 “어떻게 기업을 경영하라는 것이냐”고 비판했다.민주유공자법은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 외 민주화운동 관련자와 가족에게까지 지원을 확대하게끔 한 법이다.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의 경우 각각 별도 관련 지원법이 있는데, 이 외에 기존 ‘민주화보상법’에 따라 보상받은 인물들을 국가 유공자로 인정하겠다는 취지다. 야권에서는 17일 고 박종철 열사의 어머니 정차순 씨가 별세하면서 법안이 더 힘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정무위 간사인 홍성국 의원은 이날 표결 전 의사진행 발언에서 “민주유공자법은 이미 20여 년간 계속 논의가 돼 왔던 사안이다. 논란을 제거하기 위해서 지원 범위를 대폭 조정했다”며 “시대의 숙제를 오늘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 주류인 운동권들을 위한 셀프 특혜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소관 기관인 국가보훈부도 법안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민주화보상법상 보상사건에는 사회적 논란이 된 부산 동의대 사건, 서울대 프락치 사건, 남민전 등 다양한 사건이 포함돼 있다. 또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인물이 국가유공자와 달리 민주유공자로는 등록될 수 있다는 것이 보훈부의 우려다. 보훈부는 “민주유공자법안은 그 심사 기준의 마련을 대통령령으로 구체적으로 위임하고 있지 않아 포괄적 위임에 따른 위헌의 소지가 있다”며 “법률상 명확한 기준과 범위도 없이 보훈부에서 자체적으로 심사 기준을 정해 민주유공자를 가려낼 경우 민주유공자로 등록되지 못한 분들의 극심한 반발 및 사회적 혼란이 예상된다”고 했다.● 민주당 “8개 민생 법안 처리” 예고민주당은 이날 신임 지도부가 꾸려진 뒤 첫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8개 민생 법안’을 21대 국회 내에 처리하겠다고 밝히는 등 ‘입법 드라이브’에 대한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이날 회의에서 “21대 국회를 마무리하기 전에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거나 본회의에 직회부된 주요 민생법안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며 지난주 본회의에 직회부한 양곡관리법과 농수산물유통 및 가격안정법을 비롯해 이날 처리한 가맹사업법 등을 언급했다. 이 밖에 올해 2월 직회부한 전세사기특별법을 비롯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돌아온 이태원참사특별법과 야당 주도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된 채상병 특검법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법제사법위에 계류돼 있는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운영법과 지역의사 양성법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폴란드 정부가 국내 방산업체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생산하는 다연장로켓 ‘천무’ 70대를 추가 도입하는 내용의 계약을 24일경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규모는 약 16억 달러(약 2조2000억 원)다. 폴란드는 앞서 2022년 기본 협정 체결 당시 천무 288대를 도입하기로 했고, 같은 해 11월 35억 달러(약 4조8300억 원) 규모인 218대를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엔 남은 70대에 대해서 실제 구매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다. 22일 복수의 방산업체 소식통에 따르면 파베우 베이다 폴란드 국방부 차관, 마르친 쿨라세크 폴란드 국유재산부 차관 등 대표단 20여 명이 방한 중인 가운데 24일경 천무 추가 수출이 체결될 것으로 알려졌다. ‘K방산’ 수출 컨트롤타워인 방위사업청은 22일 보도자료에서 “폴란드 방한단은 한국 육군 및 해군부대에 방문해 우리 군 운용 현장을 둘러보고, 폴란드 수출형 천무의 시험 사격도 참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폴란드는 2022년 7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국내 방산업체들과 무기 수출 양해각서(MOU) 격인 30조 원대의 기본 계약을 체결했고, 그해 8월엔 K-2 전차 180대, K-9 자주포 212문, FA-50 경공격기 48대 등 약 124억 달러(약 17조1000억 원) 규모의 1차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같은 해 11월 천무 218대 1차 수출 계약을, 지난해 12월에는 K-9 자주포 152문 수출 2차 계약을 체결하는 등 한국과의 방산 협력을 이어 나가고 있다. 방산 계약은 수십조 원 규모에 달할 때가 있는 만큼 수출국에선 저리의 정책 금융 등을 수입국에 지원하는 것이 관례다. 하지만 국내에선 그동안 수출금융 지원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추가 수출 계약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런 만큼 국회는 2월 한국수출입은행(수은)법을 개정해 법정자본금 한도를 15조 원에서 25조 원으로 늘린 바 있어 이를 통해 방산 수출 숨통이 트일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22일 오후 3시경 평양 일대에서 600mm 초대형 방사포(KN-25)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 미사일은 300여 km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밝혔다. 300여 km를 날린 건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계룡대 등 남측 주요 군사시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미사일 도발에 나선 건 전략순항미사일과 신형 지대공미사일을 19일 시험 발사했다고 관영 매체 등을 통해 주장한 지 사흘 만이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정부가 합동참모본부(합참) 차장에 육군 중장인 강호필 합참 작전본부장(56·육사 47기·사진)을 대장으로 진급시켜 보임하는 군 장성 인사를 22일 발표했다. 합참 차장은 ‘대장 중의 대장’ 합참의장을 보좌한다. 합참의장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땐 직무를 대행한다. 통상 중장이 맡아온 합참 차장을 대장이 맡는 건 2006∼2008년 합참 차장을 지낸 박인용 해군 대장 이후 16년 만이다. 강 내정자는 육군 제1군단장, 합참 작전부장, 제1보병사단장 등을 지냈다. 국방부 관계자는 “(합참 차장을) 이번에 대장이 맡게 된 건 22일 북한이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는 등 안보 상황이 위중한 만큼 대비태세 확립을 위해 합참 조직을 보강할 필요성이 대두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전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정부가 내년도 의대 입학정원을 일정 범위에서 대학이 자율적으로 정하게 해 달라는 국립대 총장들의 의견을 받아들이며 ‘2000명 증원’ 방침에서 한발 물러섰지만 의사단체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다. 특히 총장들의 건의가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제안에 의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 부총리가 국립대에 비합리적인 요구를 했다’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25일부터 사직서를 낸 교수들이 순차적으로 병원을 이탈할 전망이고, 각 대학의 자율 감축 폭이 이달 말까지 결정되면 더는 바뀌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이번 주가 의정 갈등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의협 “의료 붕괴 막을 시간 1주 남았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비대위 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부총리가 국립대 총장들을 만나 자율 감축안을 먼저 제안했다는 동아일보 기사를 언급하며 “이 부총리가 총장들에게 그런 요구를 한 것 같은데 저는 합리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또 “(자율 감축안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단언했다. 의협 비대위도 회의 후 입장문을 내고 “(자율 감축안은) 현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나름 고심한 결과라고 평가하지만 근본적 해결 방법이 아니기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교육부는 보도와 관련해 “이 부총리가 총장들을 만났으며 논의 과정에서 자율 감축안에 대한 공감대가 있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협은 ‘증원 원점 재검토’가 유일한 해법이란 입장이다. 의협 비대위는 입장문에서 “25일부터 교수 사직서가 수리되고, 수리 여부와 상관없이 5월부터 사직하겠다는 교수들이 늘고 있다. 의대는 5월에 학사 일정을 이어갈 수 없고 대학병원도 5월까지 버티지 못할 것”이라며 “(의료 시스템이) 회복 가능한 기간이 1주일 남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원점 재검토 결론을 내려달라”고 했다. 의대 교수들은 지난달 25일부터 대학 등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민법에 따르면 사직서 제출 후 1개월 후부터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25일부터 교수들이 병원을 떠날 수 있다. 하지만 교수들이 항의의 의미로 사직서를 각 대학 교수단체에 냈을 뿐 실제로 대학에 전달된 경우는 많지 않고, 설사 전달됐더라도 대부분은 병원을 떠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학교에 실제로 접수된 사직서는 100건 안팎”이라며 “이 중에는 이직 등 개인 사유로 인한 것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복지부는 실제 이탈 현황을 지켜보면서 전공의 이탈 때와 마찬가지로 ‘진료유지명령’을 내릴지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박단 대한전공의협회(대전협) 비대위원장은 20일 의협 비대위 회의에 참석한 뒤 “(정부가 내린) 업무개시명령과 진료유지명령에 대응하기 위해 행정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또 의대 학장들의 모임인 한국의대·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21일 “내년도 의대 정원을 동결하고 의료계와 협의체를 구성해 향후 의료 인력 수급을 결정하자”고 정부에 제안했다.● 전임의 일부 돌아오는 분위기도 정부는 병원을 떠났던 전임의(펠로)들의 복귀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복지부에 따르면 17일 기준으로 주요 수련병원 100곳의 전임의 계약률은 55.6%였다. 2월 말(33.6%)과 비교하면 20%포인트 이상 올랐다. 4월 복무가 끝나는 공중보건의와 군의관 710명 중 139명이 전임의 계약을 한 영향이 컸다고 한다. 또 5대 대형병원 관계자는 “생계유지 압박이 크거나 교수 꿈을 이루는 전임의가 조금씩 복귀하고 있다”고 했다. 전공의 이탈로 인한 공백은 전임의와 함께 군병원 등이 메우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2월 19일부터 이달 19일까지 군병원에서 진료받은 민간인은 768명에 달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