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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출신 베테랑 왼손 투수 차우찬(36·사진)이 유니폼을 벗는다. 프로야구 롯데는 “차우찬이 은퇴하기로 했다”며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스프링캠프 때부터 시즌 중까지 열심히 준비했지만 몸상태와 컨디션이 따라주지 않았다”고 17일 전했다. 군산상고를 졸업한 차우찬은 2006년도 신인드래프트에서 삼성으로부터 2차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지명받았다. 구위는 위력적이었지만 제구에 약점을 보이던 그는 2010년 10승 2패, 평균자책점 2.14를 기록하며 수준급 투수로 도약했다. 삼성이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할 때 주역으로 활약했던 그는 2016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LG로 이적했다. 2021년 도쿄 올림픽에 출전했던 그는 대회 직후 어깨 수술을 받았고 지난해를 마지막으로 LG를 떠났다.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와 연봉 5000만 원에 계약하며 재기를 노렸으나 결국 부상 후유증을 이겨내지 못했다. 6월 10일 SSG와의 퓨처스리그(2군) 경기에서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게 올해의 유일한 실전 기록이었다. 차우찬의 1군 통산 성적은 112승 79패 1세이브 32홀드 평균자책점 4.51이다. 그는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시작으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2015년 프리미어 12, 2017년 WBC, 2019년 프리미어 12, 2021년 도쿄 올림픽 등에서 태극마크를 달았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최강자 LA 다저스가 17일 중부지구 1위 팀 밀워키와의 안방경기에서 7-1 승리를 거두고 10연승을 달렸다. 다저스는 이날 승리로 서부지구 2위 샌프란시스코와의 승차를 10경기로 벌렸다. 이날까지 다저스는 8월 들어 치른 15경기에서 14승 1패를 기록했다. 6일 김하성의 소속 팀인 샌디에이고에 3-8로 진 게 유일한 패배다. 이변이 없는 한 이번 시즌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타이틀도 다저스의 차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다저스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9차례나 지구 1위에 올랐다. 지난 시즌엔 창단 후 역대 최다인 111승(51패)을 거뒀다.다저스는 17일 경기에서도 강력한 선발투수와 탄탄한 불펜진, 화끈한 방망이 등 3박자가 맞아떨어졌다. 어깨 부상에서 회복해 돌아온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는 5이닝을 3피안타 2볼넷 1실점으로 막았다. 2회 미겔 로하스의 솔로 홈런 등으로 5회까지 4-1로 앞선 다저스는 6회부터 커쇼를 마운드에서 내리고 막강 불펜진을 가동해 밀워키 타선을 묶었다. 커쇼는 시즌 11승(4패)째를 거뒀다.다저스 타선에서는 무키 베츠의 활약이 빛났다. 1번 타자 우익수로 출전한 베츠는 4타수 3안타 1볼넷으로 4차례 출루한 뒤 4번 모두 홈을 밟았다. 3번 타자 윌 스미스가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해결사 역할을 해낸 가운데 크리스 테일러도 7회 솔로 홈런으로 힘을 보탰다. 다저스는 18일 밀워키전에 베테랑 선발투수 랜스 린을 내세워 11연승에 도전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KT 위즈가 또 이겼다. 순위로는 3위지만 최근 흐름으로만 보면 10개 팀을 통틀어 최고의 페이스다. KT는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방문 경기에서 선발 투수 엄상백의 6이닝 무실점 호투와 찬스마다 터진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5-2로 승리했다. 최근 4연승을 달린 KT는 같은 날 롯데에 패한 SSG에 1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5월까지만 해도 KT는 최하위권을 전전했다. 정규시즌 50경기를 치를 때까지 승률은 0.375(18승 30패 2무)로 10개 팀 중 꼴찌였다. 하지만 주전들이 속속 돌아오면서 KT는 이후 52경기에서 37승 15패(승률 0.712)로 10개 팀 중 최고 승률을 기록 중이다. 8월 들어 치른 13경기에서도 무려 11승(2패)을 거뒀다. KT의 마법 같은 반등의 원동력은 ‘선발 야구’다. 6월 쿠에바스가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하면서 KT는 막강한 5명의 선발 투수가 톱니바퀴 돌 듯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다. 이날의 주인공은 사이드암 엄상백이었다. 엄상백은 최고 시속 149km의 빠른 공과 체인지업, 컷패스트볼을 절묘하게 섞어 던지며 6이닝을 3피안타 1볼넷 무실점 7탈삼진으로 막고 시즌 7승(6패)째를 챙겼다. 엄상백은 최근 등판한 4경기에서 모두 선발승을 거뒀다. 엄상백이 마운드를 지키는 사이 타선도 힘을 냈다. 베테랑 타자 김상수는 0-0 동점이던 2회초 2사 2, 3루에서 김동주의 직구를 받아쳐 선제 2타점 적시타를 쳤다. 이어진 2사 1루에서는 배정대가 김동주의 시속 145㎞ 직구를 통타해 왼쪽 담을 넘어가는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배정대의 시즌 첫 홈런이었다. 하루 전엔 외국인 투수 쿠에바스가 두산 타선을 상대로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짜릿한 1-0 승리를 거뒀다. 이 밖에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퀄리티스타트를 기록 중인 고영표와 왼손 선발 투수 벤자민, 오른손 투수 배제성 등이 선발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누구하나 만만하게 볼 투수가 없다. 최근 4연패의 늪에 빠진 5위 두산은 5할 승률(49승 1무 49패)가 되며 6위 KIA에 0.5경기 차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선두 두산은 대구 경기에서 삼성을 6-3으로 꺾고 정규시즌 1위를 향해 한 걸음을 더 내딛었다. LG 포수 박동원은 1-2로 뒤지던 6회 2사 만루에서 삼성 네 번째 투수 김대우의 한 가운데로 몰린 실투를 놓치지 않고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그랜드슬램을 터뜨렸다. 개인 통산 7번째 만루 홈런이다. 8회에는 김현수가 쐐기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정확히 100경기를 치른 LG는 62승 2무 36패(승률 0.633)로 10개 팀중 유일한 6할대 승률을 이어갔다. 2위 SSG와의 격차는 7경기로 큰 이변이 없는 한 한국시리즈 직행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LG 선발투수 이정용은 이날도 6이닝 6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5승째를 챙겼다. 삼성은 선발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이 갑작스런 목 통증으로 2이닝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간 게 뼈아팠다. 7위 롯데는 사직 안방경기에서 SSG에 7-4로 역전승하며 5강 싸움에 불을 붙였다. 롯데는 1-2로 뒤진 5회말 전준우의 좌월 3점 홈런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6회초 강진성에게 우월 1점 홈런, 김성현의 내야 안타를 내주며 4-4 동점을 허용했지만 곧 이은 6회 대타 정보근의 1타점 2루타로 다시 앞서갔다. 7회에는 김민석의 홈런과 이정훈의 좌중월 2루타 두 점을 보태 승부를 결정지었다. 9회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마무리 김원중은 역대 21번째로 통산 100세이브를 거뒀다.이날 승리로 3연승을 거둔 롯데는 5위 두산을 1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4위 NC와도 불과 2.5경기 차다. NC는 창원 안방 경기에서 한화에 3-4로 패하며 3연패에 빠졌다. 광주 경기에서는 14안타를 몰아친 KIA가 최하위 키움을 11-3으로 완파했다. KIA 왼손 선발투수 이의리는 6이닝 동안 삼진 9개를 뽑아내며 5피안타 1실점으로 잘 던져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0승 고지를 밟았다. 1회부터 최형우의 희생플라이로 결승점을 뽑은 KIA는 2회 김태군의 1타점 2루타와 박찬호의 2루타 등으로 3점을 얹어 초반 승기를 잡았다. 3회와 4회에도 한 점씩을 보탰고 5회엔 상대의 실책을 틈타 3점을 추가하며 승부를 사실상 결정지었다. 이헌재기자 uni@donga.com}

24일부터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이스트레이크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은 페덱스컵 랭킹 상위 30명에게만 허락되는 ‘꿈의 무대’다. 신인이던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투어 챔피언십 무대를 밟은 임성재(25·사진)가 한국 선수 최초로 5번째 출전에 도전한다. 최경주(53)가 4차례(2007, 2008, 2010, 2011년) 출전했다. 투어 챔피언십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은 17일부터 나흘간 미국 일리노이주 올림피아필즈 골프장에서 열리는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2차전 BMW 챔피언십이다. 임성재는 플레이오프 1차전이 시작되기 전 페덱스컵 랭킹 32위였다. 14일 끝난 플레이오프 1차전 세인트주드 챔피언십에서 공동 6위를 하며 순위를 28위까지 끌어올렸다. BMW 챔피언십에서는 랭킹 30위 이내를 지키는 것뿐 아니라 순위를 최대한 앞당겨야 한다. 투어 챔피언십은 BMW 챔피언십까지 순위에 따라 보너스 타수를 주기 때문이다. 1위는 10언더파를 안고 시작한다. 2∼5위는 8∼5언더파를 받는다. 6∼10위는 4언더파로 출발한다. 지난해 투어 챔피언십에서 10위로 출발한 임성재는 최종 합계 20언더파 264타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에게 한 타 뒤진 공동 2위를 했다. 준우승 상금은 575만 달러(약 77억 원)나 됐다. 임성재는 BMW 챔피언십을 앞두고 PGA투어가 대회 우승 후보를 예측한 파워랭킹에서 12위에 올랐다.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다. BMW 챔피언십에는 김시우와 김주형, 안병훈 등도 출전한다. 페덱스컵 랭킹 17위 김시우와 18위 김주형은 투어 챔피언십 출전이 유력하다. 38위 안병훈은 랭킹을 8계단 이상 끌어올려야 데뷔 후 처음으로 투어 챔피언십 무대를 밟을 수 있다. BMW 챔피언십 파워랭킹 1위에는 매킬로이가 이름을 올렸다. 패트릭 캔틀레이와 스코티 셰플러(이상 미국)가 각각 2, 3위로 평가받았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양상문 감독이 이끈 한국 여자 야구대표팀은 14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선더베이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여자 야구 월드컵 A그룹 예선 캐나다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0-10, 5회 콜드게임으로 패했다. 예선 5경기에서 전패한 대표팀은 목표로 삼았던 결선 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주부와 학생 등 전원 아마추어 야구 동호인으로 구성된 여자 대표팀 선수들은 15일 쓸쓸한 귀국길을 앞두고 있었다. 선더베이에는 한국행 직항 비행편이 없어 토론토로 와서 갈아탈 귀국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선수들에게 뜻밖의 손님이 찾아왔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토론토에서 뛰고 있는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이었다. 전날 저녁 경기에 따른 피로에도 불구하고 류현진은 아내 배지현 씨와 딸을 데리고 대표팀이 환승을 기다리고 있던 공항을 찾았다. 류현진의 공항 방문은 여자 야구대표팀 수석코치인 정근우(41)의 부탁으로 이뤄졌다. 류현진은 9경기 전승 우승으로 금메달을 땄던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준우승을 차지한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함께 뛴 인연으로 정근우와 친분을 유지해 왔다. 정 코치는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방문해준 (류)현진이에게 너무 고맙다. 우리 선수들에게는 ‘깜짝 선물’이 됐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지금 오타니가 해내고 있는 것들은 베이브 루스도 전혀 해내지 못했던 것들이다.”미국의 저명한 야구 평론가 제프 패산은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영원한 홈런왕’ 베이브 루스(1895∼1948)는 미국 팬들이 생각하는 역대 최고의 야구 선수다. 통산 714개의 홈런을 친 그는 ‘야구의 역사를 바꾼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루스는 통산 94승 46패 평균자책점 2.28을 기록한 수준급 투수이기도 했다. 1918년 그는 투수로 13승을 거뒀고, 타자로는 11홈런을 때려내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역사상 최초로 한 시즌 두 자릿수 승리,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하지만 야구의 새로운 역사는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만들어 가고 있다. 오타니는 14일 휴스턴전에서 홈런을 추가하며 10승, 41홈런을 기록 중이다. 10승-40홈런은 루스는 물론이고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기록이다.》● 홈런왕-사이영상 동시 도전현대 야구는 철저히 분업화되어 있다. 투수와 타자를 동시에 잘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로 여겨져 왔다. 100년 전인 루스의 시대에도 마찬가지였다. 루스는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에는 주로 투수로 나섰고,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된 뒤에는 타자에 집중했다. 투수와 타자를 겸업하며 의미 있는 성적을 낸 것은 1918년과 1919년 2년 정도다. 하지만 오타니는 그동안 불가능으로 여겨졌던 일을 현실로 만들어 가고 있다. 2021년 그는 투수로 9승, 타자로는 46홈런을 때려내며 시즌 후 만장일치로 아메리칸리그(AL)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지난해에는 투수로 15승, 타자로 34홈런을 기록하며 루스 이후 104년 만에 한 시즌 두 자릿수 승리와 두 자릿수 홈런을 동시에 남겼다. 올해의 오타니는 작년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10승-41홈런으로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와 두 자릿수 홈런 기록을 세웠다. 이런 기록을 남긴 건 MLB 역사상 오타니가 처음이다. 오타니는 6월에 이어 7월에도 AL 이달의 선수로 선정됐다. 올 시즌 후 오타니가 2년 전에 이어 다시 한번 리그 MVP를 받을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그저 2년 전처럼 만장일치로 수상할 수 있을지가 관건일 따름이다. 이 밖에 오타니를 기다리는 수상은 여러 가지다. AL 홈런왕은 이변이 없는 한 그의 차지다. 31홈런을 기록 중인 리그 2위 루이스 로베르트 주니어(시카고 화이트삭스)와는 10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MLB 전체 1위 맷 올슨(애틀랜타·43개)과의 홈런 경쟁이 볼거리다. 포지션별 최고 타자에게 수여되는 실버 슬러거상과 리그 최고의 타자에게 주는 행크 에런상 역시 가시권이다. 오타니가 도전하고 있는 새로운 타이틀은 각 리그 최고 투수가 받는 사이영상이다.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7을 기록 중인 오타니의 피안타율은 0.185로 MLB 전체 1위다. 남은 시즌 활약 여부에 따라 오타니는 생애 첫 사이영상 수상도 노려볼 만하다. 오타니의 역대 사이영상 투표 최고 순위는 지난해의 4위였다.● 사상 최초 5억 달러 시대 개봉박두오타니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버는 야구 선수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오타니는 최근 1년 동안 연봉 3000만 달러(약 399억 원)에 광고 출연 등으로 3500만 달러(약 466억 원)를 더해 6500만 달러(약 865억 원)를 벌었다. 포브스는 “오타니가 태평양의 동쪽(미국)과 서쪽(일본)에서 모두 히트를 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미 보통 사람은 생각지도 못할 천문학적인 돈을 벌고 있는 오타니지만 시즌이 끝난 뒤엔 더욱 귀하신 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오타니는 MLB 역사상 최초로 총액 5억 달러(약 6658억 원) 이상의 대형 계약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이달 초 MLB 구단 임원들과 에이전트 등 2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는데 이 중 14명이 5억∼5억5000만 달러의 계약을 예상했다. 심지어 3명은 6억 달러(약 7988억 원)를 넘길 것으로 봤다. 이는 역대 최고액 계약인 팀 동료 마이크 트라우트의 12년 4억2650만 달러(약 5678억 원)를 가볍게 넘어서는 것이다. 하지만 오타니의 최근 활약을 고려하면 5억 달러 계약도 그리 비싸게 보이지 않는다. 최근 선수들의 몸값 폭등 속에 수준급 선수들은 대개 연간 3000만 달러짜리 계약을 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MLB 통계사이트 베이스볼 레퍼런스의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에서 오타니는 9.0으로 압도적인 MLB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의 5.9를 훌쩍 뛰어넘는다. ‘타자’ 오타니는 5.5, ‘투수’ 오타니는 3.5다. 오타니는 같은 포지션의 평균 선수에 비해 투수로는 5.5승, 타자로는 3.5승을 더 가져올 수 있다는 의미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요즘 MLB의 계약 추세가 빈익빈 부익부다. 성적을 위해서는 아낌없이 돈을 쓴다. 전통적인 강자인 양키스나 LA 다저스에 뉴욕 메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 큰돈을 쏟아붓는 팀들이 늘어났다. 경쟁이 세게 붙으면 역대급의 계약이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각종 광고 수입 등으로 벌어들일 돈을 감안하면 오타니는 스포츠 선수 중에서 역대 최고 부자가 될 수도 있다.● 야구 구도자의 삶역대급의 계약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오타니의 생활은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구도자’의 삶에 가깝다. 7월 올스타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일상생활에 대해 가감 없이 털어놨다. ‘시즌 중에 외식을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기억에 없다”고 답했다. 올해 4월 뉴욕 방문경기 중에는 “아직까지 뉴욕 시내를 나가본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말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오타니의 모든 것은 야구에 맞춰져 있다. 수면을 중시하는 그는 오전 9, 10시경 일어나 아침을 간단히 먹고 다시 잠자리에 든다. 본격적인 식사는 야구장에 나와서 한다. 방문경기 때에는 경기가 끝난 후 호텔로 음식을 시켜서 먹는다. 그는 “다음 날에도 경기가 있기 때문에 밖에 나가지 않으려 한다. 외출을 하면 아무래도 늦게 들어올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그는 “야구 중심의 삶이지만 그리 힘들거나 하진 않다. 먹을 때는 맛있다고 느끼면서 먹고, 잠이 올 때는 잠을 잔다”며 “평소 시간이 있을 때는 혼자서 휴대전화를 보거나 TV 버라이어티 쇼를 시청하곤 한다”고 답했다. 시즌 후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오타니와 동갑내기 친구인 일본 럭비 국가대표 히메노 가즈키는 최근 한 TV 프로그램에 나와 “식사 자리에서 난 하이볼을 마시는데 오타니는 무알코올 음료를 마시더라”며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오직 훈련에 대한 얘기만 했다. 하루 종일 야구만 생각하는 게 너무 대단했다”고 말했다. 일본의 스포츠심리학자 고마다 미쓰오는 ‘오타니 쇼헤이의 쇼타임’이라는 책에 이렇게 썼다. “오타니는 라이벌을 의식하지도 않고 명성에도 그리 집착하지 않는다. 그의 목표와 보람은 오직 자기 자신을 뛰어넘는 것에 있다.” 이헌재 스포츠부 기자 uni@donga.com}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년 차 이예원(20)이 ‘약속의 땅’ 제주에서 다시 한번 정상에 올랐다. 이예원은 13일 제주 서귀포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쳤다. 3라운드 최종 합계 10언더파 206타를 쳐 신인 김민선과 동타로 정규 라운드를 마친 이혜원은 18번홀(파4)에서 계속된 연장 첫 번째 홀에서 6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대회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 지난해 신인왕에 올랐지만 무관에 그쳤던 이예원은 올해 4월 국내 개막전인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뒀다. 당시 대회가 열린 롯데 스카이힐 제주 컨트리클럽 역시 제주 서귀포에 있다. 이번 대회장인 테디벨리 골프앤리조트와는 자동차로 15분 거리다. 경기 광주 출신으로 학창 시절을 수도권에서 보낸 그는 “제주에서 강한 이유는 잘 모르겠다. 생각해 보니 골프 시작 후 첫 우승도 2015년 제주에서 열린 소년체전에서 했더라. 프로 데뷔 첫 승과 다승을 모두 제주에서 할 줄은 나도 몰랐다”며 웃었다. 이예원은 박민지, 박지영, 임진희(이상 2승)에 이은 시즌 4번째 다승자 명단에 올랐다. 선두 박현경에게 3타 뒤진 공동 6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이예원은 쾌조의 샷 감각과 신들린 퍼트를 앞세워 대역전극을 펼쳤다. 5번홀(파4) 버디에 이어 8번홀(파5) 버디로 선두에 한 타 차로 따라붙은 이예원은 12번홀(파4) 버디로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16번홀(파4)에서는 내리막 경사의 10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17번홀(파3)에서 첫 보기를 하며 김민선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지만 연장 첫 번째 홀에서 6m 버디 퍼트로 승부를 갈랐다. 이예원보다 짧은 4m 버디 퍼트를 남겨뒀던 김민선은 파를 기록하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우승 상금 2억1600만 원을 받은 이예원은 박지영을 제치고 상금 1위(7억2592만 원)로 올라섰다. 대상 포인트에서도 344점으로 선두 박지영(370점)을 바짝 추격했다. 이예원은 “상반기에 목표했던 2승을 하지 못했지만 하반기 두 번째 대회에서 다승을 이뤄 기쁘다”며 “메이저대회 우승과 시즌 후 대상을 받는 게 다음 목표”라고 말했다. 데일리 베스트인 7언더파를 친 신인 김민별이 단독 3위(9언더파 207타)를 했다. 올해 첫 우승을 노렸던 박현경은 1타를 잃고 공동 4위(8언더파 208타)로 대회를 마쳤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갈색 폭격기’라는 별명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신진식 전 삼성화재 감독(48)은 요즘 주방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배구 코트를 떠나 ‘고깃집 주방장’으로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과 함께 올해 초 경기 용인시에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파는 고깃집을 열었다. 함께 돈을 댄 그도 엄연한 ‘사장님’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주방장’으로 소개한다. 주방장을 고용하는 비용이 워낙 비쌌기에 그는 스스로 칼을 잡기로 했다. 지인의 가게와 정육점을 돌며 고기 손질을 익힌 지 3개월여 만에 그는 능수능란하게 고기를 써는 주방장이 됐다. 그는 “예전보다 칼질이 많이 빨라졌다. 지금은 주문이 밀려도 늦지 않게 손님상에 고기를 내놓을 정도가 됐다”며 웃었다. 틈틈이 홀에 나와 손님들을 맞이하고 고기를 나른다. 앞치마 차림에 모자를 쓰고 나타난 그를 본 손님들 중에선 “정말 신진식 선수 맞느냐”며 신기해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영업사원’까지 겸하는 그는 손님들이 권하는 소주를 한 잔씩 받아 마시기도 한다. “장사가 힘들면서도 새로운 걸 배워 나가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그는 “지금은 단골손님들도 꽤 생겼다. 손님들을 만나는 게 즐겁고, 함께 얘기하며 서로를 알아나가는 것도 재미있다”고 했다. 다만 매일 고기를 손질하다 보니 선수 때부터 고질이던 손가락 마디 사이 통증을 달고 산다. 그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주 6일을 일한다. 운동할 시간을 좀처럼 내지 못하는 그는 골프로 피로와 스트레스를 푼다. 주로 일요일에 골프를 치는데 가끔 평일 아침 이른 라운드를 한 뒤 가게로 출근하기도 한다. 그는 배구계에서도 알아주는 골프 실력자였다. 2019년 열린 배구인 자선골프대회에서는 생애 베스트인 3언더파로 메달리스트가 되기도 했다. 연습을 자주 하지 못하는 요즘은 스코어가 80대 초중반을 오르내린다. 한때 드라이버샷으로 250m를 날리던 장타자였지만 요즘은 230m 안팎의 안정적인 샷을 구사한다. 다소 불규칙한 생활 속에서도 그는 선수 때와 비슷한 70kg대 중후반의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바쁘게 살다 보니 살이 잘 찌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장사로 성공한 뒤 다시 배구계로 돌아갈 생각을 하고 있다. 당장 9월에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구 해설 제안도 정중하게 거절했다. 그는 “주방장이다 보니 자리를 오래 비울 수가 없었다”고 했다. 향후 배구계로 복귀한 뒤 가장 맡고 싶은 자리는 국가대표팀 감독이다. 프로팀 감독을 지낸 그는 “남자 배구의 국제 경쟁력이 떨어지다 보니 인기도 많이 가라앉은 측면이 있다. 젊은 선수들을 잘 키워 예전 한국 배구의 위상을 되찾는 데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다”고 했다. 그가 배구계로 다시 돌아가기 위해선 지금 하는 장사가 잘돼야 한다. 그는 “돈을 많이 벌어야 주방장을 고용하고 본격적으로 외부 활동을 할 수 있다”며 “지금 하는 가게를 누구나 편히 찾아와 먹고 얘기할 수 있는 ‘배구인들의 사랑방’으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

실업배구 시절이던 2000년대 초 삼성화재는 남자 배구는 물론 모든 구기 종목을 통틀어 최강의 팀이었다. 삼성화재는 2001년 1월 7일 대한항공전을 시작으로 2004년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현대캐피탈에 패하기 전까지 한국 종목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77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겨울 리그 9연패의 신화도 함께 일궜다. 당시 삼성화재는 팀 자체가 국가대표였다. 세터는 최태웅(현 현대캐피탈 감독), 센터는 김상우(현 삼성화재 감독)가 맡았다. 그리고 좌우 공격은 ‘좌진식-우세진’으로 불렸던 신진식과 김세진(현 한국배구연맹 경기운영본부장)이 책임졌다. ‘월드 스타’란 별명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김세진은 큰 키와 하얀 피부 덕에 여성 팬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김세진의 1년 후배인 신진식(48)은 호쾌한 플레이로 남성 팬들에게 더 어필했다. 공격수치고는 그리 크지 않은 188cm의 신장에도 탄력 넘치는 점프와 공이 찢어질 듯한 강 스파이크로 상대 코트를 맹폭격했다. 한 박자 빠른 공격과 탄탄한 수비 역시 강점이었다. 그런 플레이 스타일과 그의 까무잡잡한 피부가 어우러져 그에겐 ‘갈색 폭격기’라는 멋진 별명이 생겼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배구를 시작한 이후 최고의 스타플레이어를 거쳐 프로 감독에 이르기까지 평생 배구공과 함께했던 그는 요즘 전혀 다른 인생을 살고 있다. 현재 그의 직함은 ‘고깃집 주방장’이다. 그는 올 초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과 함께 경기 용인 기흥구에 ‘전설들의 집’이라는 이름의 고깃집의 문을 열었다. 소고기 특수 부위를 전문으로 하지만 돼지고기도 함께 판매한다. 함께 투자를 한 그도 엄연한 ‘사장님’이다. 하지만 그는 자기 자신을 ‘주방장’으로 소개한다. 그가 ‘사장님’ 대신 ‘주방장’이 된 이유는 간단하다. 주방장을 고용하는 비용이 워낙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비용도 아낄 겸, 기술도 배울 겸해서 그는 직접 칼을 잡았다. 평생 배구만 해 온 그가 덩어리 고기를 직접 해체하는 일은 녹록하지 않았다. 처음엔 고깃집을 하는 지인의 가게에 가서 고기 손질법을 배웠다. 나중에는 고기를 떼 오는 정육점에 직접 가서 고기를 손질하면서 기술을 익혔다. 약 3개월의 수련 끝에 그는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게 일을 해내는 주방장이 됐다. 그는 “소고기는 윗등심을 손질하면 살치살, 아랫등심을 잘 발라내면 새우살이 나온다. 예전보다는 칼질이 많이 빨라졌다. 지금은 주문이 밀려도 늦지 않게 손님상에 고기를 내놓을 정도가 됐다”며 웃었다. 주방장이라고 해서 주방에만 있는 건 아니다. 대부분의 시간을 주방에서 보내지만 틈틈이 홀에 나와 손님들을 맞이하고 고기를 나르기도 한다. 앞치마 차림에 모자를 쓰고 나타난 그를 본 손님들 중에선 “정말 신진식 선수 맞느냐”고 물어보며 신기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영업사원’까지 겸하는 그는 손님들이 권하는 소주를 한 잔씩 받아마시기도 한다. 그는 “어떤 날은 손님이 거의 없다가도, 또 어떤 날은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정신없이 바쁘다”며 “장사가 힘들면서도 새로운 걸 배워 나가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했다. 그는 “고기 맛이 괜찮다는 소문이 나면서 지금은 단골손님들도 꽤 생겼다. 손님들을 만나는 것도 즐겁고, 함께 얘기하며 서로를 알아 나가는 것도 재미있다”며 “자주 오시는 손님들 중에서는 주방 작업대까지 와 인사하는 분들도 있다”고 했다. 장사를 시작한 후 그는 낮과 밤이 바뀐 생활을 하고 있다. 가게는 오후 4시경 문을 연다. 그는 오후 2시 정도에는 가게에 나와 주방장으로서 이런저런 준비를 해야한다. 손님 유무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영업은 밤 12시경에 끝난다. 집에 가서 씻고 키우는 고양이와 놀다가 오전 2시쯤 잠자리에 든다. 휴일인 일요일 하루만 빼고 그는 이렇게 주 6일을 일한다. 다소 불규칙한 삶을 사는 그가 하는 거의 유일한 운동이자 스트레스 해소법은 바로 골프다. 장사를 하루 쉬는 일요일에 그는 지인들과 골프를 즐긴다. 가끔 평일 아침 이른 골프를 친 뒤 바로 가게로 출근하기도 한다. 그는 “단골손님들 중에 친해진 분들과 가끔 라운드를 하기도 한다”고 했다. 2007년 말 은퇴 후 골프채를 처음 잡은 그는 2년간 호주에서 지도자 연수를 했다. 그곳에서 골프가 단기간에 많이 늘었다. 그는 “여름엔 해가 길어 오후에 공부가 끝나도 골프를 칠 수 있었다. 호주에 있으면서 80대 타수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배구계에서도 알아주는 골프 실력을 자랑했다. 핸디캡은 10 안팎으로 80대 초반을 기본으로 쳤다. 2019년 경기 여주 솔로모CC에서 열린 제7회 배구인 자선골프대회에서는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생애 베스트인 3언더파를 치며 메달리스트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듬해인 2020년에도 2언더파를 기록하며 또 한 번 언더파를 쳤다. 그는 “언더파를 친 바로 다음 주 라운드에서 89타를 쳤다. 그래서 아마추어인 것 같다”며 “지금은 그리 기복이 심하지 않게 80대 초중반을 오르 내린다”고 했다. 한때는 강스파이크를 때리듯 드라이버샷도 온 힘을 다해서 때려 250m 가량을 보냈다. 하지만 요즘엔 230m 안팎을 안정적으로 친다. 그는 “언젠가 프로야구 선수 출신들과 함께 친 적이 있는데 얼마나 멀리 치는지 정말 공이 안 보이더라”며 “그때부터 거리 욕심을 버리고 안정적으로 보내는 게 신경을 쓰고 있다”고 했다. 현재 그는 장사에 모든 것을 걸고 있다. 당장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해설 제의도 받았지만 장사를 위해 정중하게 거절했다. 그는 “홀에서 일하면 아르바이트생을 구하면 되는데 주방장이다 보니 자리를 오래 비울 수가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배구와의 끈을 완전히 놓은 건 아니다. 그는 여전히 많은 배구인들과 교류를 하고 있다. 여러 팀들이 그의 가게에서 단체 회식을 하기도 한다. 그 역시 언젠가는 다시 배구로 돌아갈 날을 꿈꾸고 있다. 그가 가장 해보고 싶은 건 대표팀 감독이다. 그는 “예전과 달리 남자 배구의 국제 경쟁력이 떨어지다 보니 인기도 많이 추락한 측면이 있다. 젊은 선수들을 잘 키워 예전의 한국 배구의 위상을 되찾는데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다”고 했다. 그가 다시 배구계로 돌아가기 위해선 먼저 지금 하는 장사가 잘되어야 한다. 그는 “장사가 잘되야 주방장을 고용하고 나도 본격적으로 외부 활동을 할 수 있다”며 “더 나이가 많이 들어서는 내가 하는 가게가 ‘배구인들의 사랑방’이 되었으면 좋겠다. 누구나 와서 편하게 먹고 마시며 배구 얘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마지막 궁금증. 그는 가게 이름을 왜 ‘전설들의 집’으로 지은 것일까. “원래는 나를 비롯해 가게를 차린 사람들이 전설이라는 뜻이었다. 그런데 장사를 하다 보니 오시는 손님들이 한 분 한 분 모두 전설이시더라. 더 많은 전설님들께서 찾아주셨으면 좋겠다. 더 좋은 맛과 서비스로 보답드리겠다.”이헌재기자 uni@donga.com}

올해 3월 열린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에 한화 소속 선수는 한 명도 승선하지 못했다. 이제는 같은 수모를 당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유망주 딱지를 떼고 차세대 거포로 거듭난 노시환(23·사진)이 있기 때문이다.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팀 후배 문동주(20)와 함께 선발된 노시환은 현재 한국 프로야구에서 가장 홈런을 잘 치는 선수다. 노시환은 9일 수원 KT전에서 데뷔 후 처음으로 한 경기 3개의 아치를 그리며 시즌 홈런 개수를 26개로 늘렸다. 베테랑 거포 최정(36·SSG·21홈런)보다 5개 많은 홈런 선두다. 노시환이 기세를 이어 홈런 1위를 굳히면 한화 선수로는 2008년 김태균(42)에 이어 15년 만에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하게 된다. 2019년도 신인 드래프트 2차 1번으로 한화에 입단한 노시환의 종전 한 시즌 최다 홈런은 18개(2021년)였다. 홈런뿐만이 아니다. 타율(0.307)이 3할을 넘고, 타점(71타점)에서도 리그 선두다. 노시환이 현재 페이스를 유지하면 3할-30홈런-100타점을 동시에 노려볼 수 있다. 장종훈(55)이 1991년 타율 0.345, 35홈런, 114타점을 기록한 후 지난 시즌까지 31년 동안 한화(옛 빙그레) 선수 누구도 이 기록을 남기지 못했다. 7월 한 달간 6홈런과 14타점을 올린 노시환은 이날 개인 처음으로 월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화 선수로는 2018년 5월 정우람 이후 5년 2개월 만에 월간 MVP로 뽑힌 노시환은 “대전 안방경기 때 커피차 같은 것을 불러 팬분들의 사랑에 보답하고자 한다”며 “8월에도 많은 홈런을 쳐서 월간 MVP 2연패를 노려보겠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한화의 새로운 거포 노시환이 데뷔 후 처음 한 경기 3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다. 홈런 단독 선두 노시환은 24, 25, 26호 포를 연속으로 터뜨리고도 팀의 패배 속에 환하게 웃지 못했다. 한화는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방문경기에서 3개의 홈런으로 5타점을 올린 노시환의 불방망이에도 불구하고 6-12로 대패했다. 노시환의 방망이는 1회부터 불을 뿜었다. 0-0으로 맞선 1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노시환은 KT 선발 엄상백의 몸쪽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겼다. 팀이 2-1로 앞선 3회 1사 1, 2루에서는 엄상백의 3구째 몸쪽 패스트볼을 받아쳐 다시 한 번 왼쪽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쳐냈다. 자신의 통산 5번째 연타석 홈런이었다. 한화는 3회까지 6-1로 넉넉히 앞서는 듯했지만 4회에 3점을 허용한데 이어 5회에는 대거 5점을 헌납하며 역전당했다. 7회 2점을 더 내줘 스코어는 5-12까지 벌어졌다. 노시환은 방망이는 8회에 다시 한 번 날카롭게 돌았다. 선두타자로 나선 노시환은 KT 2번째 투수 김영현을 상대로 5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중월 솔로 아치를 그렸다. 노시환이 한 경기 3홈런을 때려낸 건 2019년 프로 데뷔 후 처음이다. 이전까지 한 경기 2홈런은 7차례 있었다. 노시환은 이날 경기 전 큰 상을 받았다. 7월 한 달 간 타율 0.298, 6홈런(1위), 14타점(공동 5위), 장타율 0.649(1위)로 활약하며 월간 MVP에 오른 것. 한화 소속 선수가 월간 MVP을 수상한 것은 2018년 5월 정우람 이후 5년 3개월 만의 일이었다.8월 들어서도 노시환의 맹타는 이어지고 있지만 팀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최근 4연패에 빠진 한화는 38승 5무 51패로 8위에 자리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노시환에 이어 홈런 2위를 달리고 있는 SSG 최정도 이날 홈런을 추가하며 역대 두 번째로 통산 450홈런 고지에 올랐다. 오른손 타자로는 통산 최초다. 최정은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서 1-1 동점이던 4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상대 좌완 선발 투수 최성영의 4구째 바깥쪽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대형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알 수 있는 큼직한 타구였다. 비거리는 무려 135m로 측정됐다. 지난달 27일 삼성전 이후 13일 만에 때려낸 시즌 21호 홈런이다.최정은 왼손 타자였던 이승엽 두산 감독에 이어 KBO리그 역대 두 번째로 통산 450홈런 고지를 점령했다. 36세 5개월 12일의 나이로 450홈런을 달성한 최정은 최연소 기록도 작성했다. 이 감독이 보유한 KBO리그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은 467개로 최정은 넉넉하게 내년이면 이 기록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날 경기가 2-1 SSG의 승리로 끝나면서 최정의 홈런은 결승 홈런이 됐다. 2연패 중이던 SSG는 한 점차 짜릿한 승리로 연패에서 벗어났다. 9회에 등판한 마무리 투수 서진용은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31세이브째(1승 1패)를 따냈다. 팀 창단 후 최다 연패 타이 기록인 9연패 중이던 키움은 롯데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9연패 수렁에서 벗어났다. 키움은 고척스카이돔 안방경기에서 송구 실책을 3개나 범하며 자멸한 롯데를 10-8으로 꺾었다. 김혜성이 4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으로 공격을 이끌었고 송성문이 3타수 2안타 2볼넷 1타점 2득점으로 뒤를 받쳤다. 키움은 9회초 마지막 수비에 들어갈 때까지 10-3으로 크게 앞섰으나 구원 투수들의 난조 속에 9회초에만 5점을 내주며 간신히 승리할 수 있었다. 선두 LG는 광주 방문경기에서 KIA를 6-2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전날 2회까지 8점을 앞서고도 우천 취소의 아픔을 겪었던 LG는 이날 선발 투수 이정용의 5이닝 무실점 호투와 부상에서 돌아온 김민성의 2회 선제 2점 홈런 등을 앞세워 승리했다. 잠실 경기에서는 최하위 삼성이 두산에 6-4로 역전승했다. 3-3 동점이던 9회초 1사 2, 3루에서 강한울의 2루수 땅볼 때 이유찬의 송구가 포수 뒤로 빠지면서 3루 주자 류지혁과 2루 주자 피렐라가 모두 홈을 밟았다. 김현준은 계속된 1사 1, 3루에서 중전 안타로 1점을 보탰다. 두산은 9회말 김민혁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따라붙었으나 더 이상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10일부터 나흘간 영국 서리의 월턴 히스 골프클럽(파71)에서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AIG 여자오픈(총상금 730만 달러·약 96억 원)이 열린다. 직전까지 올해 4차례 메이저대회에서 무관에 그친 한국 여자 골프가 명예회복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LPGA투어 메이저대회에서 한국 선수의 우승은 지난해 6월 전인지가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정상에 오른 게 마지막이다. AIG 여자오픈에 출전하는 15명의 한국 선수 중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는 세계랭킹 2위 고진영이다. 통산 163주 동안 1위 자리를 지켰던 고진영은 이달 초 넬리 코르다(미국)에게 1위 자리를 내주고 2위로 내려앉았다. 올 시즌 한국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2승을 거둔 고진영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1위로 복귀한다. 변수는 잔부상과 피로다. 고진영은 지난달 말 프랑스에서 열린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 출전했다. 지난주엔 제주 제주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삼다수 마스터스에 참가했는데 대회 2라운드 도중 왼쪽 어깨 담 증세로 기권한 뒤 곧바로 영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고진영은 AIG 여자오픈 공식 기자회견에서 “프랑스에서 제주도까지 20시간 넘게 비행하며 피로가 다소 쌓였다. 올해 이미 2승을 했고 대회도 많이 남았다. 골프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다”며 편안한 마음으로 이번 대회에 임할 뜻을 전했다. ‘메이저 여왕’ 전인지는 지난해의 아쉬움을 씻고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한다. 메이저대회인 US 여자오픈(2015년), 에비앙 챔피언십(2016년), KPMG 여자 PGA 챔피언십(2022년) 정상에 올랐던 전인지는 작년 이 대회에서 4차 연장 승부 끝에 애슐리 부하이(남아프리카공화국)에게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전인지는 셰브론 챔피언십이나 AIG 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면 5대 메이저대회 중 4개 대회를 제패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지난주 스코티시 오픈 준우승으로 한 주 만에 다시 세계랭킹 톱10에 진입한 김효주(7위)의 상승세도 주목할 만하다. 올해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김효주는 시즌 첫 승을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장식하겠다는 각오다. 이번 대회에는 세계랭킹 1위 코르다를 비롯해 셀린 부티에(프랑스·3위), 인뤄닝(중국·4위), 리디아 고(뉴질랜드·5위) 등 정상급 선수들이 총출동한다. 에비앙 챔피언십과 스코티시 오픈을 연달아 제패한 부티에는 3주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과 재활을 거쳐 14개월 만에 돌아온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토론토)이 전매특허인 체인지업을 앞세워 ‘노 히트’ 피칭을 했다. 하지만 상대 타자의 강습 타구에 맞아 4회를 끝으로 마운드를 내려온 게 아쉬웠다. 다행히 부상은 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류현진은 8일 클리블랜드와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무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부상 복귀 후 첫 등판이던 2일 볼티모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볼티모어전에서 5이닝 9피안타 1볼넷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던 류현진은 이날 1회 세 타자를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2, 3회 역시 퍼펙트 피칭을 했다. 2회말엔 가브리엘 아리아스를 상대로 1볼 뒤 체인지업 3개를 연속으로 던져 헛스윙 3개를 유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0-0으로 맞선 4회말 2사 1루에서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오스카 곤살레스가 친 시속 157km 타구가 투구 동작을 마친 류현진의 오른쪽 무릎 안쪽을 강타한 것. 류현진은 굴절된 공을 재빨리 잡아 1루에서 곤살레스를 아웃시킨 뒤 그라운드에 쓰러져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류현진은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의 부축을 받고 절뚝거리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5회말엔 류현진을 대신해 불펜 투수 제이 잭슨이 마운드에 올랐다. MLB.com은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 후 14개월 동안 복귀를 위해 애써 온 류현진에게는 타이밍이 너무 잔인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경기 후 “공에 맞은 무릎 부위가 멍들고 부었지만 뛰거나 경기를 하는 데 문제 있는 수준은 아니다”라며 “오늘 제구가 잘됐다. 특히 체인지업이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이날 류현진의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시속 90.7마일(약 146km), 평균 구속은 시속 88.8마일(약 143km)로 측정됐다. 여기에 느린 커브와 체인지업을 효과적으로 섞어 던지며 4회까지 52개의 공으로 막았다. 토론토 구단도 “단순 타박상”이라고 알렸다. 걱정 어린 눈빛으로 류현진을 지켜봤던 슈나이더 감독은 “류현진은 원래 종아리 부분이 컸지만 지금은 종아리가 두 개인 것 같다”고 농담을 던졌다. 9일 정밀검진에서 뼈나 인대 등에 손상이 없다면 회복 과정을 거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로테이션대로라면 류현진은 14일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하게 된다. 류현진이 마운드를 내려간 뒤 토론토 선수들은 힘을 냈다. 구원투수들은 나머지 5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다. 타선에선 8회초 캐번 비지오가 결승 2점 홈런을 터뜨렸다. 토론토는 이날 3-1로 승리하며 4연승을 달렸다. 샌디에이고 김하성은 이날 LA 다저스와의 안방경기에 1번 타자 3루수로 출전해 5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김하성은 지난달 23일 디트로이트전부터 이어온 연속 경기 멀티 출루(한 경기 2번 이상 출루)를 ‘15’로 늘리며 이 부문 아시아 선수 최다 기록을 갖고 있는 스즈키 이치로(일본·은퇴)와 타이를 이뤘다. 이 부문 MLB 역대 최고 기록은 ‘마지막 4할 타자’ 테드 윌리엄스가 1948년에 남긴 21경기다. 샌디에이고는 7-13으로 졌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날씬해진 헐크’ 브라이슨 디섐보(30·미국)가 ‘꿈의 58타’를 치며 LIV 골프에서 처음 우승했다. 디섐보는 7일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화이트설퍼스프링스의 올드화이트 코스(파70)에서 열린 LIV 골프 시즌 10차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13개를 몰아 치고 보기는 1개만 기록해 12타를 줄였다. 최종 합계 23언더파 187타를 적어낸 그는 미토 페레이라(칠레)를 6타 차로 제치고 대회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400만 달러(약 52억2000만 원). 디섐보는 2020년 메이저대회 US오픈을 포함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8승을 거둔 수준급 골퍼다. 하지만 3년 전부터 장타 욕심에 근육량과 체격을 키우는 ‘벌크업’을 무리하게 하다가 탈이 났다. 몸무게를 110kg까지 불리면서 비거리는 늘었지만 각종 부상에 시달렸다. 그는 지난해 PGA투어를 떠나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후원하는 LIV 골프 출범 초기부터 합류했는데 부상 탓에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올해 16kg을 뺀 디섐보는 이날 신들린 샷을 선보였다. 4∼7번홀과 15∼18번홀에서 두 번이나 4연속 버디쇼를 펼쳤다. 마지막 18번홀(파3)에선 10m가 넘는 긴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드라이버 비거리도 350야드 안팎으로 크게 줄지 않았다. 8번홀(파3)에서 보기가 없었다면 빅리그 골프 역사상 첫 57타 기록을 작성할 수 있었다. PGA투어에서 58타는 짐 퓨릭(미국)이 2016년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기록한 게 유일하다. 일본골프투어(JGTO)에선 이시카와 료(일본)가 2010년, 김성현이 2021년에 58타를 쳤다. 디섐보는 “골프 인생 최고의 순간이다. 오늘을 평생 소중히 간직할 것”이라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섭씨 33도의 무더운 날씨도, 초속 15m 안팎의 거센 바람도 그의 앞을 막지 못했다. 제주에서 나고 자란 임진희(25)가 프로 데뷔 후 한 시즌 첫 다승을 고향에서 달성했다. 임진희는 6일 제주 제주시 블랙스톤 제주(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후반기 첫 대회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1개와 보기 3개로 2오버파 74타를 쳤다. 마지막 날 2타를 잃었지만 최종 합계 5언더파 283타를 기록한 임진희는 2위 황유민(20)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우승 상금은 1억8000만 원. 2018년 KLPGA투어에 데뷔한 임진희는 4년차이던 2021년 6월 BC카드·한경 레이디스 컵에서 처음 우승했고 지난해 7월 맥콜·모나파크 오픈에서 2승째를 거뒀다. 올해 5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정상에 오르며 3년 연속 우승 트로피를 챙긴 그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통산 4승째이자 데뷔 후 처음 한 시즌 2승을 기록했다. 올해 KLPGA투어에서 2승을 거둔 선수는 박민지와 박지영에 이어 임진희가 세 번째다. 2타 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임진희는 4번홀(파3)과 5번홀(파4) 연속 보기로 주춤했다. 그사이 신인 황유민이 전반 9개 홀에서만 4타를 줄이며 단숨에 선두로 올라섰다. 황유민은 12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여전히 임진희에게 한 타 앞선 선두를 지켰다. 황유민의 상승세는 15번홀(파4·369야드)에서 꺾였다. 티샷이 왼쪽으로 크게 휘어 숲으로 들어가면서 아웃 오브 바운즈(OB) 처리돼 결국 더블보기를 범했다. 후반 홀 들어 꾸준히 파를 지켜온 임진희는 황유민의 실수를 틈타 다시 단독 선두가 됐다. 임진희는 이후에도 18번홀이 끝날 때까지 파를 세이브하면서 1타 차 우승을 지켜냈다. 임진희는 경기 후 “오늘 큰아버지와 작은아버지를 비롯해 많은 친척분들이 직접 응원을 와 주셨다”며 “가장 우승하고 싶었던 대회에서 우승하게 됐다. 꿈인지 생시인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가 열린 블랙스톤 제주는 임진희의 집이 있는 제주 중문에서 차로 20여 분 거리다. 그는 “가까운 거리에 있는 골프장이지만 어릴 때는 이곳에서 플레이한 적이 없다. 프로가 된 뒤에 비로소 경기를 해 봤다”고 말했다. 임진희는 “후반기에 많은 대회가 남아있는 만큼 앞으로 한 번 더 우승하고 싶다. 그렇게 차곡차곡 승리를 쌓아 다승왕도 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달 대유위니아·MBN 여자오픈에서 데뷔 후 첫 우승을 맛봤던 황유민은 15번홀 티샷 실수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신인왕 경쟁자인 김민별과 방신실이 이번 대회에서 컷 탈락하면서 신인왕 랭킹 1위 자리(1605점)는 굳게 지켰다. 이소영과 박현경, 최민경은 나란히 3언더파 285타로 공동 3위를 했다. 공동 13위(1오버파 289타)로 대회를 마친 박지영은 상금 랭킹 1위(6억4571만 원)와 대상포인트 1위(326점)를 유지했다.제주=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모래판의 신사’ 이준희(66)는 이만기(60) 이봉걸(66)과 함께 ‘3이(李)’를 형성하며 1980년대 프로씨름 전성기를 이끌었다. 5년간의 짧은 프로 선수 생활 동안 천하장사에 세 차례(1984, 1985, 1987년) 올랐고 백두장사를 7차례 지냈다. 실력만큼 훌륭한 경기 매너로 큰 사랑을 받았다. 씨름판의 슈퍼스타였던 그는 여전히 모래판 외길을 걷고 있다. 은퇴 후 LG투자증권과 신창건설 감독을 지낸 뒤 2013년부터 대한씨름협회 경기부장을 맡아 행정가로 변신했다. 현재는 협회 경기운영총괄본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선수 시절 못지않게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1년에 24차례의 대회를 운영하느라 한 해의 절반가량을 대회가 열리는 지방에서 보낸다. 60대 중반을 넘긴 나이에도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비결을 묻자 그는 농반진반으로 “겉만 멀쩡하다”며 웃었다. 그는 양쪽 아킬레스건이 좋지 않아 달리기나 등산처럼 무리가 될 수 있는 운동은 가급적 피한다. 그 대신 틈나는 대로 집 주변 공원 등을 걷거나 공원에 있는 운동기구를 활용한다. 그가 가장 많이 신경 쓰는 건 체중 관리다. 그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몸을 확인한다. 조금이라도 몸이 불었다 싶으면 곧바로 먹는 양을 줄이거나 운동 강도를 높인다. 그는 “내게 체중은 곧 건강이다. 현재 몸무게가 115∼117kg 정도 나간다. 120kg은 절대 넘지 않는 게 관건”이라고 했다. 선수 시절부터 그는 소식(小食)을 하는 축에 속했다. 다른 선수들이 공깃밥을 5∼10그릇씩 비울 때 그는 두세 그릇을 먹었다. 체중 조절에 신경을 많이 쓰는 요즘엔 밥을 한 공기 이상 먹지 않으려 한다. 그는 “저 같은 체질은 먹는 대로 살로 간다. 최대한 덜 먹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평소 그는 하루에 두 끼를 먹는다. 아침에 커피나 우유 한 잔을 마시고 오전 11시경 아침과 점심을 겸해 간단히 먹는다. 그리고 오후 5시경 이른 저녁을 먹는다. 이후에는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과일을 먹거나 물을 마신다. 술도 크게 줄였다. 그는 동년배에 비해 주량이 센 편은 아니었지만 한창때는 앉은자리에서 양주 서너 병을 거뜬히 해치웠다. 하지만 요즘엔 절주하고 있다. 그는 “지방 출장이 많아 술을 마시려 하면 일주일 내내 먹을 수 있다. 하지만 꼭 참석해야 하는 자리가 아니면 가지 않고, 혹시 가더라도 반주로 서너 잔을 마신다. 나이와 체력에 맞춰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지방 출장을 가면 빠지지 않고 사우나를 한다. 선수 때부터 사우나를 즐겼다는 그는 “사우나에 가면 체중을 재고, 거울을 보면서 내 몸 상태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한 운동을 자제하고 꾸준히 운동할 것을 권했다. 그는 “많은 씨름 선수 출신들이 후유증을 겪는다. 평균 이상의 몸을 가진 사람들이 몸을 과하게 썼기 때문”이라며 “일반인도 다르지 않다. 적당한 무게를 들고, 적당히 뛰는 게 제일 좋다. 특히 50대 이상은 힘자랑할 필요가 전혀 없다. 오랫동안 꾸준히 즐기는 게 최고”라고 말했다.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

1980년대는 씨름의 전성시대였다. 천하장사 대회가 열리는 날이면 온 가족이 TV 앞에 모여 화면 속 장사들을 응원하며 울고 웃었다. ‘씨름판의 황제’ 이만기와 ‘인간 기중기’ 이봉걸이 맞붙은 천하장사대회 결승전은 시청률이 무려 68%나 나왔다. 초창기 프로씨름은 이른바 ‘3이(李)’가 이끌었다. 이만기, 이봉걸과 함께 ‘3이(李)’를 형성한 인물은 ‘모래판의 신사’ 이준희(66)였다. 이만기가 기술 씨름에 능했고, 이봉걸이 큰 키를 앞세운 힘 씨름을 구사했다면 이준희는 힘과 기술을 모두 겸비한 올라운드 플레이어라고 할 수 있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전국구 씨름 선수로 유명했던 그는 프로 선수 생활은 5년밖에 하지 못했다. 그의 나이 26살에 프로씨름이 출범했는데 적지 않은 선수들이 20대 중후반에 은퇴하던 시절이었다. 이준희는 26살에 데뷔해 5년을 뛰고 31살에 은퇴했다. 그 5년 사이에 그는 세 차례(1984년, 1985년, 1987년) 천하장사에 올랐고, 7차례 백두장사를 지냈다. 1984년 제5회 천하장사대회에서는 손상주를 이기고 처음 천하장사 타이틀을 차지했다. 1985년 제8회 대회 때는 당대의 라이벌 이만기를 꺾었다. 서른이던 1987년 제13회 대회에서는 친구 이봉걸을 넘어뜨렸다. 실력만큼 사랑받았던 게 바로 깔끔한 경기 매너였다. 샅바 싸움을 까다롭게 하지 않았고 흔한 신경전도 별로 없었다. 승리한 경기에서도 상대 선수를 배려했고, 경기에 패한 뒤에는 항상 결과에 승복했다. ‘모래판의 신사’라는 별명도 그래서 생겼다. 씨름판의 슈퍼스타였던 이준희는 여전히 모래판 외길을 걷고 있다. 은퇴 후 LG투자증권과 신창건설 감독을 지낸 뒤 2013년부터 대한씨름협회에서 경기부장을 맡아 행정가로 변신했다. 현재는 협회 경기운영총괄본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협회가 주관하는 모든 대회의 경기 운영을 책임지는 현장 책임자다. 그는 현역 선수 때 못지않게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일 년 내내 쉴 새 없이 대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4대 메이저대회(설날, 단오, 추석, 천하장사)와 6번의 민속씨름 대회, 그리고 각종 학생 대회까지 모두 24개 대회가 협회 주관으로 열린다. 예전에는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큰 대회가 열리곤 했지만 요즘은 주로 지방 도시들을 돌며 대회를 개최한다. 때문에 그는 일 년에 절반 정도는 집을 떠나 지방에 머문다. 그는 “학생 대회에는 대개 1000~1200명의 선수들이 출전한다. 여기에 학부모와 관계자들까지 많은 사람들이 먹고 자기 때문에 대회를 개최하는 지자체에서는 무척 좋아한다”고 말했다. 60대 중반의 나이에도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비결을 묻자 그는 “겉만 멀쩡하다”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말했다. 그는 양쪽 아킬레스건이 좋지 않아 달리기나 등산처럼 무리가 될 수 있는 운동은 피한다고 했다. 대신 집 주변 공원 등을 많이 걷는다. 그는 “걷는 것도 한 번에 많이 걷기보다는 3~4km 정도를 가볍게 걷는다. 그리고 공원 곳곳에 설치된 운동기구들을 꾸준히 하고 있다”고 했다. 그가 가장 많이 신경 쓰는 건 체중 관리다. 그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몸을 확인한다. 조금이라도 몸이 불었다 싶으면 곧바로 먹는 것을 조절하거나 운동의 강도를 높인다. 그는 “내게 체중은 곧 건강이다. 현재 몸무게가 115~117kg 정도 나가는데 조금만 마음을 놔도 120kg를 넘어갈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조심한다. 살면서 120kg은 한 번도 넘은 적이 없고 절대 넘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한창 많이 먹고 많이 운동하던 현역 선수 시절에도 그의 최고 몸무게는 118kg이었다. 돌이켜 보면 선수 시절부터 그는 소식(小食)을 하는 축에 속했다. 다른 선수들이 공깃밥을 5그릇, 10그릇씩 비울 때 그는 2~3공기를 먹었다. 그는 “성장기 선수들 중에는 고기 10인분에 라면을 10개씩 끓여 먹는 선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내 경우에는 3개 이상을 못 먹겠더라”라고 했다. 체중 조절에 신경을 많이 쓰는 요즘엔 밥을 한 공기 이상 먹지 않으려 한다. 그는 “아무래도 덩치가 있고 식탐이 있어 스스로 자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저 같은 체질은 먹는 대로 살로 간다. 최대한 덜 먹으려고 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출장을 가지 않고 집에 있을 때 그는 하루에 두 끼를 먹는다. 아침은 커피 한 잔이나 우유 한 잔을 마시고 오전 11시경 아침과 점심을 겸해서 간단히 먹는다. 그리고 오후 5시경에 이른 저녁을 먹는다. 이후에는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과일을 먹거나 물을 마신다. 그가 가장 피하는 식사 장소는 뷔페다. 그는 “뷔페는 가능한 한 가지 않으려 한다. 눈앞에 음식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다 먹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아무래도 조절을 하기가 쉽지 않아 피하게 된다”고 했다. 씨름 선수들의 회식 자리는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 중 하나다. 일명 무제한 뷔페 등에 가면 제대로 본전을 뽑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는 이에 대해 “요즘 선수들도 뷔페를 그렇게 선호하지 않는다. 이왕 먹는 것 좀 더 건강하고 맛있는 걸 자기 양만큼 먹자는 주의다. 예전 못 먹고 못 살던 시대에 살던 우리 세대처럼 먹는 것에 집착하지 않는다”고 했다. 술도 크게 줄였다. 그는 동년배들에 비해 술을 즐기거나 주량이 센 편이 아니었지만 한창때는 양주 3~4병을 거뜬히 해치웠다.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씨름 선수 출신 친구와 점심 약속이 있으면 각자 양주 한 병씩을 챙겨갔다고 한다. 그는 “반주 삼아 한 병씩 마시곤 했다. 서로 따라주기 귀찮고 하니 각자 가지고 와서 각자 따라마셨다”고 했다. 하지만 요즘엔 절주를 하고 있다. 그는 “지방 출장이 많아 술을 마시려 하면 일주일 내내 먹을 수 있다. 하지만 꼭 참석해야 하는 자리가 아니면 가지 않고, 혹시 가더라도 반주로 서너 잔 마시는 게 전부다. 나이와 체력에 걸맞게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그가 지방 출장을 가면 빠지지 않고 하는 건 바로 사우나다. 선수 때부터 사우나를 즐겨했다는 그는 “예전에는 목욕으로 하루를 시작하곤 했다. 사우나로 땀을 빼고 하루를 시작하면 몸이 무척 개운하다”면서 “사우나를 가면 체중을 재고, 거울을 보면서 내 몸 상태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통 사람들에게는 과한 운동 대신 꾸준한 운동을 권했다. 그는 “많은 씨름 선수 출신들이 운동 후유증을 겪는다. 평균 이상의 몸을 가진 사람들이 너무 몸을 과하게 움직였기 때문”이라며 “일반인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적당한 무게를 들고, 러닝 등도 적당히 하는 게 제일 좋다. 특히 50대 이상의 사람들은 힘자랑할 필요가 전혀 없다. 오랫동안 꾸준히 즐기는 게 최고”라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되는 집안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 선두 LG가 KBO리그 최고의 투수 키움 안우진을 무너뜨리고 올 시즌 최다인 6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LG는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과의 안방경기에서 5선발 이정용의 6이닝 무실점 호투와 5타점을 쓸어 담은 박해민의 활약을 앞세워 6-3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55승 33패 2무가 된 LG는 이날 KT에 패한 2위 SSG를 4.5경기 차이로 따돌렸다.경기 전만 해도 키움의 우세가 점쳐졌다. 비록 하위권에 처져있지만 이날 선발 투수는 KBO리그 최고의 구위를 자랑하는 안우진이었기 때문이다. 반면 LG 선발은 올 시즌 주로 중간계투로 뛰며 3승 1패 3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6.27을 기록 중인 이정용이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전혀 뜻밖의 결과가 나왔다. 이날이 5번째 선발 등판이던 이정용은 6이닝을 3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0-0 동점인 상황에서 구원 투수 함덕주에게 바통을 넘기면서 승리 투수가 되진 못했지만 안우진을 상대로 선발 전향 후 최고의 피칭을 펼쳤다. 6회까지 안우진에게 무실점으로 끌려가던 LG는 7회말 공격 때 승부의 균형을 깼다. 선두 타자 오지환이 우전 안타, 문보경이 중전 안타로 출루한 뒤 키움 중견수 이주형의 무리한 송구를 틈타 무사 2, 3루를 만들었다. 이어 박동원이 볼카운트 3볼 노스트라이크에서 자동 고의4구로 출루하며 무사 만루가 됐다. 타석에 들어선 박해민은 볼카운트 3볼 원 스트라이크에서 안우진의 패스트볼을 공략해 우익수 키를 넘기는 싹쓸이 3루타를 터뜨렸다. 박해민은 후속 홍창기 타석 때 스트라이크 낫아웃 폭투 때 홈을 밟았다. 박해민은 8회말에도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는 등 이날 하루에만 5타점을 올렸다. 염경엽 LG 감독은 경기 후 “이정용이 안우진과 버금가는 좋은 피칭으로 경기 초반 투수전을 만든 것이 승리의 발판이 됐다. 포크볼이 결정구로 만들어지면서 커브나 슬라이더, 직구의 구종 가치가 향상된 것 같다. 향후 이정용의 투구가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수원 경기에서는 KT가 선발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의 역투를 앞세워 SSG를 1-0으로 꺾고 5연승을 내달렸다. 쿠에바스는 이날 최고 시속 150㎞ 빠른 공을 앞세워 7이닝 6안타 5삼진 무실점으로 SSG 타선을 봉쇄하고 시즌 4승째를 수확했다.KT는 4회말 공격 때 2루타 2개로 이날의 유일한 점수를 올렸다. 선두 타자 앤서니 알포드가 좌익수 쪽 2루타로 포문을 연 뒤 이어진 2사 3루에서는 황재균이 펜스를 직접 때리는 적시 2루타를 때렸다. 황재균은 2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으로 타선을 이끌었다. 최근 5연승 행진을 이어간 KT는 NC를 제치고 4위로 뛰어 올랐다. SSG 선발 김광현은 7이닝 4안타 3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으나 타선 도움을 받지 못해 시즌 3패(6승)째를 당했다. 사직 경기에서는 롯데가 리그 최고 외국인 투수 에릭 페디를 무너뜨리고 4연패에서 탈출했다. 롯데는 이날 두 자릿수 안타를 몰아치며 6-3으로 승리했다. 롯데 정보근은 2-3으로 뒤진 4회말 1사 1루에서 페디를 상대로 역전 투런 홈런을 쏘아올리며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정보근의 자신의 시즌 첫 홈런을 결승포로 장식했다. 외국인 타자 구드럼도 3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포항 경기에서는 삼성이 9회말에 터진 강민호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KIA에 7-6으로 역전승했다. 삼성은 9회말 공격에 들어가기 전까지 4-6으로 뒤졌으나 1사 만루에서 류지혁의 좌전 2타점 적시타로 6-6 동점을 만든 데 이어 2사 만루에서 강민호의 중전 적시타로 대역전승을 일궈냈다. 두산은 대전 경기에서 연장 12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한화에 4-1로 승리하며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두산은 1-1 동점이던 연장 12회초 정수빈의 결승타로 한 점을 앞선 뒤 양석환-양의지가 적시타로 두 점을 더 달아났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매이닝 안타를 허용했고, 대부분의 안타가 방망이 중심에 정확히 맞아 나갔다. 결과는 5이닝 동안 1피홈런을 포함해 9피안타 1볼넷 4실점 패전.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토론토)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왼쪽 팔꿈치 수술을 받고 426일 만에 다시 빅리그 마운드에 선 것을 감안하면 실패로 단정하긴 어렵다. 더구나 상대는 6할대 승률(2일 현재 66승 41패·승률 0.617)로 아메리칸리그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는 볼티모어였다. 류현진은 2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안방경기를 통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복귀전을 치르면서 ‘희망’과 ‘숙제’를 동시에 보여줬다. 가장 고무적인 점은 안타를 많이 맞으면서도 5이닝을 버텨낸 것이다. 류현진은 1회초 선두 타자 애들리 러치맨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맞았다. 2번 타자 라이언 마운트캐슬에게 좌중간 2루타, 3번 타자 앤서니 산탄데르에게 좌전 안타를 맞는 등 1회에만 2점을 먼저 내줬다. 2회에도 러치맨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추가점을 허용했다. 패스트볼이 시속 140km대 초반에 머물렀고, 주무기인 체인지업도 가운데로 몰리면서 고전을 거듭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3회부터 또 다른 무기인 커브를 꺼내 들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여전히 매 이닝 안타를 내줬지만 낙차 큰 커브를 적절히 섞어 던지며 타자들의 눈을 현혹시켰다. 3∼5회에는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으로 실점 없이 버텼다. 3회 무사 1루에서 오스틴 헤이스를 2루수 앞 병살타로 잡아낸 뒤 거너 헨더슨을 상대로 바깥쪽 포심 패스트볼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이날 가장 빠른 시속 146km짜리 공이었다. 안타와 볼넷으로 1사 1, 2루 위기를 맞은 5회에도 헤이스를 유격수 앞 병살타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아쉬운 장면은 3-3 동점이던 6회초에 나왔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선두타자 헨더슨에게 던진 5구째 체인지업(시속 123km)이 한가운데로 몰리며 1점 홈런을 얻어맞았다. 홈런 직후 류현진은 마운드를 내려왔다. 토론토 구원 투수들이 7∼9회에만 9실점하며 토론토는 결국 3-13으로 패했다. 류현진은 경기 후 “긴장은 됐지만 재미있었다. 선발 등판해 5회 이상 던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만으로 만족한다”며 “내가 가장 자신 있게 던질 수 있는 체인지업에서 실투가 많이 나왔다.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괜찮았다. 앞으로 구속은 1, 2마일 정도 더 올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주무기인 체인지업이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패스트볼 구속이 올라와야 한다. 이날 그의 패스트볼 평균 시속은 89마일(약 143km)이었다. 류현진이 최고의 활약을 펼칠 당시에는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시속 140km대 후반이었다.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8일 클리블랜드와의 방문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류현진은 등판할수록 점점 좋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피츠버그에서 뛰던 최지만(32)은 트레이드 마감 시한인 이날 김하성(28)의 소속팀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됐다. 2016년 LA 에인절스에서 데뷔한 최지만은 뉴욕 양키스, 밀워키, 탬파베이, 피츠버그에 이어 6번째 빅리그 팀 유니폼을 입게 됐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8월의 첫날 선두 LG가 키움을 꺾고 5연승을 질주했다. LG는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과의 안방경기에서 선발 투수 임찬규의 5와3분의2이닝 무실점 호투와 3회말 터진 문보경의 결승 2점 홈런을 앞세워 4-2로 승리했다. 54승2무33패가 된 LG는 이날 KT에 패한 2위 SSG 랜더스(50승1무36패)와의 승차를 3.5경기로 벌리고 선두 독주 체제를 갖췄다. LG 승리의 주역은 무더운 날씨 속에 연일 결정적인 홈런포를 가동하고 있는 문보경이었다. 3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한 문보경은 0-1로 뒤진 3회말 2사 2루에서 키움 선발 맥키니의 7구째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타이밍을 빼앗겨 몸 중심이 흐트러진 상황에서도 공을 정확히 방망이 중심에 맞혀 큰 타구를 만들어냈다. 6월까지 단 2홈런에 그쳤던 문보경은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7월말 이후 연일 홈런포를 가동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KT전에서 쿠에바스를 상대로 3회 2점 홈런을 쳤고, 28일 두산과의 경기에서는 에이스 알칸타라를 상대로 3회 3점 홈런을 날렸다. 문보경은 공교롭게 이날도 3회 결승타가 된 2점 홈런을 추가했다. 문보경은 4-2로 앞선 8회초 수비 2사 만루 위기에서는 이형종의 타구를 끝까지 따라가 잡아내는 투혼을 발휘하기도 했다. LG 선발 투수 임찬규는 5와 3분의2이닝 5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7승(2패)째를 수확했다. 8회 2사 만루 위기에서 등판한 마무리 고우석은 1과 3분의1이닝 무실점으로 8세이브째를 따냈다. LG와의 주말 3연전에서 모두 패하며 5연패의 늪에 빠졌던 두산은 토종 에이스 곽빈의 호투 속에 한화를 8-3으로 꺾고 연패에서 벗어났다. 곽빈은 7이닝 동안 단 2개의 안타와 2개의 사사구로 1점을 내주는 동안 무려 10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마운드를 굳게 지켰다. 타선에서는 양석환-양의지의 ‘양양 듀오’가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양석환은 0-1로 뒤진 2회초 2점 홈런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2-1로 간발의 리드를 이어가던 8회에는 양의지가 강재민을 상대로 쐐기 2점 홈런을 터뜨렸다. 두산은 8회에 김재호의 싹쓸이 2루타와 정수빈의 적시 2루타 등으로 대거 6득점하며 대승을 완승했다. 한화 선발 문동주는 5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비교적 잘 던졌지만 2회 양석환에게 결승 홈런을 허용하며 시즌 7패(6승)째를 당했다. 수원에서는 KT가 SSG를 8-0으로 완파하고 상승세를 이어갔다. 초반 부진을 딛고 5할 승률에 복귀한 KT는 이날도 선발 투수 고영표가 8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는 사이 타선도 힘을 보내며 완승을 거뒀다. 최근 4연승 행진이다. NC는 부산 사직경기에서 연장 11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6-3으로 승리했다. NC는 3-3 동점이던 연장 11회초 1사 만루 찬스에서 윤형준의 적시타로 한 점을 앞서 나갔다. 곧이어 박세혁의 희생플라이와 김주원의 행운의 안타로 2점을 더 보태 긴 승부를 마무리했다. 최근 3연패를 끊은 NC는 44승 1무 42패로 4위 자리를 지켰다. 반면 롯데는 4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포항에서는 KIA가 29안타를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최하위 삼성에 11-8로 승리하며 4연승을 달렸다. KIA는 6-7로 뒤지던 8회초 대타 고종욱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고, 곧이어 최원준이 2타점 적시타를 쳐 경기를 뒤집었다. KIA는 8회에만 5점을 내는 빅이닝을 만들며 역전승을 일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