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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요새 다자 회의에 나가면 참여하는 모든 국가가 우리와 양자 회담을 하려고 손을 내밀고 해외에서 대우를 잘 받습니다. 저는 그게 다 여러분 덕이라고 생각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중소기업계의 최대 축제인 ‘대한민국 중소기업인 대회’에서 기업인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올해는 지난해(5대 기업)보다 늘어난 9개 기업 총수와 중소벤처 소상공인 500여 명이 참석했다. ● 尹대통령 “기업인 여러분께 늘 감사…보답할 것”지난해에 이어 올해 2번째로 대통령 초청으로 열린 중소기업인대회에서 기업인들은 치킨과 맥주를 함께 먹으며 상생 의지를 다졌다. 이날 식사 메뉴로는 프랜차이즈 굽네치킨의 치킨뿐 아니라 로봇이 튀긴 치킨 200마리,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화덕으로 자동 조리된 피자 120판이 준비됐다. 참석자들은 국내 수제맥주 업체인 카브루의 ‘경복궁’을 마시면서 ‘치맥’과 ‘피맥’을 했다. 윤 대통령은 본행사 뒤 58개 테이블을 돌며 참석자들과 “파이팅”을 외쳤다. 윤 대통령은 “우리가 경쟁력 있는 산업시스템을 갖추고 첨단 분야에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대통령이 해외 나가면 대접을 받고 서로 만나려고 일정을 잡는 것이지 우리 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힘이 없으면 해외에 나가도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여러분께 늘 감사드리고 있다. 제가 잘 보답하겠다”고도 했다. 이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요새 경기가 어렵지만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 모두가 원팀이 돼 노력해 이 긴 터널도 곧 지나가리라 믿는다”라고 말하며 건배를 제의했다. 이 회장이 '함께 성장하는'을 선창하자 다른 참석자들이 '대한민국'을 후창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개회사에서 “지난주 현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에 대한 만족도 조사를 해 보니 잘하고 있다는 답변이 77%가 넘었다”고 했다. 개회사가 끝난 뒤 윤 대통령이 77%를 거론하며 “‘아 그게 진정한 지지율이구나’ 그렇게 생각했다. 감사하다. 더 열심히 잘하겠다”고 말하자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며 웃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중소 벤처기업들이 대기업과 함께 성장할 때 우리는 세계 시장에서 최고의 품질과 혁신 제품으로 경쟁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게 또 우리 경쟁력과도 직결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해외 나가면 스트레스 없어 피곤한 줄 몰라”윤 대통령은 테이블을 하나하나 돌며 기업인들과 격의 없는 소통을 이어갔다. 불황 속 기업 환경,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가를 계기로 열린 ‘외교 슈퍼 위크’등 다양한 이슈가 화제에 올랐다고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이 전했다. 한 참석자는 “특유의 소통 능력이 돋보였다”는 했다. 윤 대통령은 먼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앉은 테이블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들은 “경제가 어렵지만 원팀이 되어 노력하자”고 결의를 다졌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테이블. 한 기업인이 “해외에서 아침부터 밤까지 일정을 계속하면 힘들지 않느냐”고 묻자 윤 대통령은 “해외에 나가면 스트레스가 없어서 그런지 피곤한줄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다른 기업인이 “현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에 대한 만족도 여론조사에서 잘하고 있다는 답변이 77%라니 앞으로는 국내에서도 스트레스가 없어질 것 같다”고 하자 윤 대통령은 “기업이 어떻게 보느냐가 중요하지 않겠나. 기업이 잘 돼야 근로자가 잘되고, 그래야 나라도 잘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테이블의 건배사는 “일취월장 중소기업, 일취월장 대한민국”이었다. 기업이 ‘일’자리를 늘려, ‘취’업자 수가 늘고, 근로자들이 ‘월’급을 많이 받고, (청년들이) ‘장’가를 많이 가게 하자는 의미다. 이어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테이블. 윤 대통령은 청년 기업인인 푸드트래블의 박상화 대표에게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질문했다. 박 대표는 푸드트래블이 개별음식점과 기업을 매칭해주는 플랫폼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 尹 “거의 모든 정상들이 ‘아메리칸 파이’ 얘기”공식 행사 후에도 환담이 계속되자, 주최 측은 윤 대통령이 4월 미국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최한 국빈 만찬에서 윤 대통령이 부른 팝송 ‘아메리칸 파이’를 배경음악으로 틀었다. 참석자들이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 얘기를 꺼내자 윤 대통령은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G7 회의를 전후해 가진 11번의 양자회담에서 거의 모든 상대국 정상들이 ‘아메리칸 파이’ 얘기를 꺼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날 축하공연에는 하모나이즈 합창단이 가수 이적의 ‘로시난테’와 송창식의 ‘우리는’을 불렀다. 합창단이 ‘우리는’을 부르자, 윤 대통령이 일어나 참석자와 양손을 잡고 노래를 같이 따라 불렀다. 이에 모든 행사 참석자들이 서로 손을 잡고 노래를 불렀다. 올해 34회째로 ‘다시 뛰는 중소기업, 함께 성장하는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열린 중기인대회는 국가 경제발전과 일자리 창출에 공헌한 중소기업인을 포상하고 격려하는 중소기업계 행사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용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가 지난해에 이어 2번째로 참석했고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올해 처음 참석했다. 특히 치매 조기발견 예방 기업 실비아헬스의 고명진 대표, 막걸리 브랜드 복순도가의 김민규 대표 등 ‘MZ 벤처인’도 대거 참석했다. 참석자들의 절반 이상이 청년 기업인이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서울 영등포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A 씨는 최근 직원들에게 휴대용 ‘손풍기’를 하나씩 지급했다. 냉방비를 아끼기 위해 손님을 안 받는 브레이크 타임에 에어컨을 끄는데, 그 시간을 버티기 위해서다. 지난해 여름 전기료는 한 달에 약 120만 원 나왔다. 그는 “올해 최대한 전기요금을 절약해 전년 대비 10∼15% 오른 정도에서 선방하는 게 목표”라며 “가스비, 인건비, 식자재값이 일제히 오른 상황이라 더 부담된다”고 말했다. 이른 무더위에 올여름 폭염 예보까지 겹치면서 자영업자들은 이미 혹독한 여름 나기에 돌입했다. 특히 올해는 1분기(1∼3월) 가정 전기·가스요금이 1년 전보다 30% 넘게 오른 데다 이달 들어 한 차례 더 올라 부담이 크다. 더 길고 더 빨라진 여름에 월동 준비보다 ‘월하(越夏) 준비’가 더 버겁다는 말이 나온다.● 자영업자들 ‘월하(越夏) 준비’ 비상 국내에서 가장 더운 지역으로 꼽히는 대구에서 일식집을 하는 B 씨는 손님이 적을 땐 에어컨을 끄고 붐빌 때 다시 켜는 고육책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업장은 시원해야 한다’며 손님이 없을 때도 에어컨을 켜놨었지만 올해는 다르다. 실내 헬스장은 여름 나기가 더 고역이다. 서울 성동구에서 골프연습장과 헬스장을 하는 C 씨는 에어컨 7대를 다 가동하자니 냉방비가 너무 많이 나와 웬만하면 문을 열어놓고 운영한다. 회원료를 올리자니 단골 발길 끊길까 엄두를 못 낸다. 지난주엔 리모컨을 들고 다니며 에어컨을 켜는 회원과 끄러 다니는 직원 간에 실랑이까지 벌어졌다. 그는 “손님은 에어컨 켜고 다니고 직원은 몰래 따라가 꺼놓는 게 일”이라고 하소연했다. 영업시간 내내 불을 켜놔야 하고 전자레인지, 치킨 튀김기 등 전기 쓰는 부대시설이 많은 편의점들도 여름이 부담스럽다. 경기 성남시의 편의점주 D 씨는 일찌감치 24시간 영업을 접고 오전 8시에 문을 열고 있다. 하지만 영업시간을 줄여도 아이스크림과 유제품 냉방은 밤새 유지해야 한다. 그는 “인건비라도 줄이려 한동안 혼자 18시간 일하다가 너무 힘들어 다시 아르바이트생을 쓰는데, 운영비가 불어나면 대안이 없어 또 혼자 일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아예 직원을 줄이려는 자영업자도 적지 않다. 자영업자 E 씨는 “날이 더 더워져 전기료를 못 아끼면 다른 곳에서 고정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며 “더우면 손님들이 아예 안 찾으니 차라리 직원을 줄일까도 생각 중”이라고 했다.● 전기료 걱정 커지며 에어컨 대체재 인기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은 16일부터 기존 대비 모두 5.3% 올랐다. 이번 인상으로 각 가정(4인 가구 평균 기준)이 매달 7000원가량을 추가 부담하게 된다. 전기료 걱정이 커지면서 가정에선 고효율 가전에 눈 돌리고 있다.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1∼4월 에너지소비효율 1, 2등급의 고효율 가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냉장고 2.4배 △공기청정기 2배 △세탁기 1.8배 늘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도 전 제품에 에너지소비효율 1, 2등급의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에어컨 대신 전기료가 상대적으로 적게 나오는 선풍기, 서큘레이터(공기순환기) 등 대체재를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 이달 1∼14일 롯데하이마트에서 판매된 선풍기는 직전 2주보다 1.5배 늘었다. 특히 강한 바람으로 공기 순환을 도와 냉방 효과를 주는 서큘레이터 매출은 1.7배 늘었다. 아웃도어 의류에 주로 쓰이던 통기성 높은 기능성 냉감 소재는 일반 옷에도 확대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여름 폭염 예보로 가정마다 냉방비 걱정이 커지면서 가전부터 의류까지 에너지 사용을 줄일 수 있는 제품을 찾는 등 가치소비, 실속소비 수요가 늘고 있다”고 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CJ제일제당이 미국 캔자스주 피자 공장을 약 2배 규모로 증설했다. CJ제일제당은 캔자스주 설라이너에 위치한 슈완스 피자 공장을 4만 ㎡ 증설해 총 9만 ㎡(축구장 약 12개) 크기 냉동피자 생산시설을 확보했다고 21일 밝혔다. 해당 공장에서는 슈완스의 대표 제품인 ‘레드배런’과 ‘토니스’를 생산한다. CJ제일제당은 슈완스를 2019년 인수했다. 슈완스 관계자는 “급증하는 미국 내 냉동피자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생산 역량을 크게 늘려 세계 최대 규모 냉동피자 시설을 조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장 내 물류센터도 확장 중이다. 2025년 완공 목표인 물류센터는 냉동피자 외에 비비고 등 K푸드 제품의 미국 내 유통도 담당할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의 1분기(1∼3월) 미국 식품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 늘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첫 곡 ‘렛 데어 비 러브(Let There Be Love)’는 도입부 색소폰과 후반부의 통통 튀는 피아노 연주가 샴페인의 버블감을 떠올리게 하는 곡입니다.” 지난달 30일 서울 광진구 디도 재즈 라운지. 재즈와 와인을 결합한 수업이 한창이었다. ‘아시아 베스트 소믈리에 대회’ 우승자인 한희수 소믈리에가 관객에게 샴페인을 한 잔씩 주며 음악과 샴페인이 어떻게 어울리는지 설명하고 있었다. 이어 그룹 ‘한국재즈수비대’의 라이브 연주가 펼쳐졌다. 이날 수업은 롯데백화점 문화센터가 재즈바를 대관해 기획한 봄 학기 강좌다. 최근 백화점들이 이처럼 ‘경험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문화센터 강좌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백화점 내부 강의실에 앉아 영상이나 이미지로 수업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현장을 가서 체험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 이날 강좌도 45명 정원에 대기자만 40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남자친구와 재즈바를 찾은 박소진 씨(29)는 “이색 데이트를 하고 싶어 백화점 문화센터의 원데이 클래스를 자주 찾아본다”며 “잘 고르면 유명 강사의 수준 높은 강의를 접할 수 있다”고 했다. 엔데믹으로 외부 활동과 여행이 자유로워지면서 이런 경향이 더 강화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전문 도슨트와 서울, 대구, 부산의 대표 미술관과 갤러리를 여행하는 ‘갤러리 도슨트 투어’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강원도관광재단과 손잡고 우주과학작가와 철원에서 별을 관측하는 ‘별빛투어’ 등 당일치기 여행 클래스를 진행한다. 갤러리아도 아쿠아리움 체험, 야외 출사 등 외부강좌를 확대했다. 백화점 내 브랜드 장인·명인, 호텔 셰프 등 전문가 연계가 잘되는 것도 장점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스타벅스 바리스타 중 선발된 ‘스타벅스 앰배서더’와 커피 테이스팅 클래스를 연다. 현대백화점은 단체로 위스키 클래스, 티 오마카세 등 주제를 정한 후 요청하면 센터 내 전문 강사진을 연결해 ‘그룹 과외’처럼 맞춤형 강연을 해준다. 백화점들이 문화센터 강좌 차별화에 나서는 이유는 문화센터가 백화점 고객 유입의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문화센터 고객의 백화점 이용횟수는 일반 고객의 2배, 객단가는 2.3배에 이른다. 롯데백화점도 문화센터 고객의 월평균 객단가가 일반 고객보다 5배 높다. 특히 전체 매출 중 럭셔리 상품군 비중이 일반 고객 평균보다 5%포인트 높았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문화센터 회원 중 20, 30대 회원이 2019년 35%에서 지난해 50%까지 증가하는 등 젊은층이 백화점을 찾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국내 소비재 시장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의 적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첫 사례가 나왔다. 16일 GS25는 AI를 활용해 만든 ‘아숙업레몬스파클하이볼’을 17일 선보인다고 밝혔다. 맛, 도수, 레시피, 디자인, 상품명, 가격 등 상품 기획 전 과정에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의 챗봇 서비스 ‘아숙업(AskUp)’이 활용됐다. ‘맛있는 하이볼 레시피를 알려줘’, ‘캔 디자인은 어떻게 해야 할까?’, ‘가격대는 어떻게 해야 할까?’ 등 아숙업에 물어봐 상품을 기획했다. 아숙업하이볼은 아숙업의 추천 레시피대로 레몬향의 상큼함과 위스키의 오크향이 어우러지도록 구성했다. 캔 디자인도 아숙업의 답을 반영해 민트색과 노란색을 교차로 적용해 맛을 색으로 표현했다. 알코올 도수는 5.5도, 캔당 가격은 4500원이다. GS25는 하이볼을 시작으로 다른 차별화 상품까지 AI 응용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GS25 관계자는 “아숙업에 20여 개의 주요 질문을 해서 상품을 기획했는데, AI가 제품 디자인과 상품명까지 일관된 콘셉트로 추천하는 걸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2020년 10월 설립된 후 100만 명의 아숙업 이용자를 확보한 업스테이지는 이날 창사 이래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회사의 솔루션인 ‘다큐먼트 AI팩’과 ‘아숙업 서제스트(AskUp Seargest)’도 선보였다. 광학문자판독(OCR) 기술 기반의 다큐먼트 AI팩은 이미지나 PDF 형식의 문서를 텍스트로 변환한다. 아숙업 서제스트는 아숙업과 검색·추천 기술을 결합한 솔루션으로, 초개인화된 추천을 채팅 형태로 제공한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하이볼은 AI가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유용하고 재미있는 기술인지 보여주고자 기획했다”며 “국내외 기업의 AI 트랜스포메이션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농심과 삼양식품, 오뚜기 등 라면 제조업체 3사가 올해 1분기(1∼3월) 큰 폭으로 개선된 실적을 내놨다. ‘K라면’이 해외에서 인기를 끌며 매출액 상승을 견인한 데다 지난해 가격 인상 효과까지 겹친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의 1분기 영업이익이 63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8% 뛰었다. 이 기간 매출액(8604억 원)은 16.9% 올랐다. 이 같은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는 미국법인이 견인했다. 1분기 농심 미국법인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0.1% 늘어난 1647억 원, 영업이익은 604.7% 늘어난 180억 원이었다. 코로나19 기간 미국에서 한국 라면은 한 끼 식사로 인식되기 시작하며 수요가 크게 늘었다. ‘이색적인 매운맛’을 찾는 수요를 겨냥해 한국 신라면의 맛과 맵기, 중량 그대로 판매한다. 1분기 농심 라면은 미국 대형마트 샘스클럽에서 117%, 코스트코에서 57% 성장률을 올렸다. 농심 관계자는 “미국 제2공장 가동이 본격화하며 생산성이 늘었다”며 “1분기 미국 1, 2공장의 평균 가동률이 70%대에 이르러 제3공장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뚜기도 이날 1분기 영업이익이 65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7%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매출도 8567억 원으로 15.4% 늘었다. 삼양식품도 불닭볶음면 등이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며 1분기 매출(2455억 원)이 전년 동기 대비 21.5% 늘었다. 다만 영업이익(239억 원)은 물류비·판관비 등의 영향으로 2.6% 줄었다. 지난해 9∼10월 가격 인상 효과가 1분기 실적에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라면 제조사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국제 밀가루 값이 치솟자 라면 가격을 10% 안팎 올렸다. 밀가루 값이 지난해 말 안정되자 이익이 개선된 것. 라면 원재료에서 밀가루 비중은 60% 안팎에 이른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중소·벤처기업이 한국 수출과 기업 매출 모두 50% 이상을 기여하는 ‘중소·벤처 50+’ 비전을 실현하겠습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사진)이 15일 서울 영등포구 글래드 여의도에서 취임 1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중소기업 매출액은 2019년을 기준으로 전체 기업의 47.2%를, 중소기업 직간접 수출액은 39.3%를 각각 차지한다. 이 장관은 “복잡하게 얽힌 매듭을 푸는 대신 가위로 잘라버려야 한다”며 “네거티브 규제가 적용되는 글로벌 혁신특구를 한국형 혁신 클러스터로 조성하겠다”고 했다. 이어 “이달 바이오, 메디컬 부문에서 규제혁신 로드쇼를 처음 진행할 것”이라며 “(개인적으로) 비대면 의료는 빠른 보폭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납품대금연동제와 벤처기업 복수의결권 제도 도입을 취임 1년간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이 장관은 “공정거래 문화가 소프트웨어 제값 받기, 컨설팅 등 지식 산업으로까지 전개되면 디지털 경제 체질이 바뀔 수 있다”고 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전 세계 K열풍, 한국인의 속내는 K팝, K푸드 등 전 세계적으로 ‘K’ 열풍이 거세다. K의 선전은 한국인의 자긍심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본보가 1850명 설문 조사를 통해 국가 자긍심에서부터 가장 부끄러운 K에 이르기까지 한국인의 속마음을 들여다봤다.》세계적으로 ‘K’ 열풍이 거세다. K팝 인기를 필두로 한 K콘텐츠의 영향력은 K푸드, K뷰티 등으로 급속히 확장되고 있다. K열풍에 힘입어 한국 콘텐츠 산업은 코로나19 기간이었음에도 2019년 126조7000억 원에서 지난해 146조9000억 원 규모로 16%가량 성장했다. ‘오징어 게임’ ‘더 글로리’ 등이 줄줄이 히트를 치면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가 향후 4년간 K콘텐츠에 25억 달러(약 3조300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것도 K콘텐츠의 달라진 위상과 무관치 않다. 한국 문화와 한국적인 삶에 대한 관심이 이처럼 높아지고 있음에도 정작 ‘K’에 대해 자긍심을 느끼는 한국인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한국인 5명 중 1명꼴로 ‘한국인인 것이 싫다’고 답했다. 한국인인 것에 거부감을 드러낸 답변은 특히 K팝의 가장 열렬한 소비자이자 수혜자인 이른바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10∼20대)에서 가장 높았다. ● 자긍심 낮은 한국인 잘파세대는 ‘빨간불’ 동아일보와 SM C&C 설문플랫폼 틸리언프로가 최근 전국 10∼60대 남녀 1850명을 대상으로 한국인으로서의 인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한국인인 것이 뿌듯하고 자랑스럽다’고 답한 응답자는 55.2%로 절반을 조금 넘기는 데 그쳤다. 나머지 절반가량(44.8%)은 한국인인 것이 별로 자랑스럽지 않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객관적인 문화·경제적 여건을 감안했을 때 한국인은 전반적으로 자긍심이 낮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물적·심적 자원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는 더 행복해야 한다”며 “압축성장 과정에서의 비교 압박 속에서 부정적 성향이 두드러진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진표 성균관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전통적으로 자신에게 엄격한 한국 문화 때문에 스스로의 성취를 폄훼하는 경향이 있다”며 “문화적, 경제적으로 긍정적인 여지가 충분하지만 부정적인 측면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라고 봤다. 응답자 5명 중 1명(22.6%)꼴로는 아예 “한국인인 것이 싫다”고 답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런 부정성이 특히 10∼20대인 잘파세대에서 가장 강하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한국인인 것이 싫다’는 응답은 전체의 22.6%였는데 알파세대인 10대에서는 28.8%, Z세대에서는 29.4%로 눈에 띄게 높았다. ● “한국 사회, 힘들고 복잡하고 피곤한 곳” 잘파세대는 한국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복수 응답)로 입시 및 취업 경쟁 등 혹독한 경쟁(39%), 야근 등 삶 자체가 힘들고 피곤(34.3%), 과시 등 보여주기식 문화(20.3%) 등을 꼽았다. 이모 씨(28·인천 미추홀구)는 “서울에서 대학을 다녔고 공기업에 다니고 있지만 내 삶이 이보다 더 나아지기 힘들다는 생각을 늘 한다”며 “미래가 뚜렷하게 안 보이기 때문에 내 삶에 희망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에 대해 떠올리는 이미지 역시 주로 부정적인 것이었다. 이들이 꼽은 한국의 주요 이미지(복수 응답) 중 상위 5가지는 ‘경쟁적이다’ ‘정신없다’ ‘힘들다’ ‘복잡하다’ ‘피곤하다’였다. 이는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이 가장 높고(60.3%), 한국인인 게 싫다고 응답한 비율(18%)이 가장 낮았던 50대에서 ‘선도적이다’ ‘세련됐다’ 등의 긍정적인 이미지가 상위권에 오른 것과 대비되는 결과다. 특히 20대는 K팝, K드라마, K반도체 등 중에서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K를 꼽아 달라는 질문에서 모든 항목에 대해 전 세대 평균보다 낮은 선택률을 보였다.● K 세계로 뻗어도 “K의 성공과 내 삶 무관”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잘파세대의 세대적 특성에 한국적 특수성이 더해진 결과로 분석했다. 젊은 세대일수록 사회에 대한 불만이 높고 행복감이 떨어지는 것은 국가를 막론한 보편적인 성향이지만, 한국은 압축성장 이후 해결되지 못한 공정성, 양극화 문제 등이 가중되면서 잘파세대의 자긍심이 비교적 낮아졌다는 것이다. 곽금주 서울대 교수는 “한국의 극적인 위상 변화를 체감하면서 자긍심을 느끼는 장년층과 달리 선진국 진입 후 성장한 젊은 세대는 오히려 공정성 등에서의 불만, 반항심 때문에 비판적 성향이 더 큰 측면이 있다”고 했다. 실제로 고도의 경제 성장기를 거치며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의 진입을 지켜본 50∼60대 장년층들은 한국인인 것이 뿌듯하다는 답변이 58.5%에 달해 전 세대 중 가장 높았다. 10∼20대 응답자들은 K의 활약을 자국에 대한 자부심으로 연결시키지 않았다. 대학원생 황모(27) 씨는 “K콘텐츠를 즐겨 보긴 하지만 그것 때문에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가 생기진 않는다”며 “아무리 열심히 해도 재력, 연줄, 집안으로 한계를 뛰어넘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면 미래가 없는 것 같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모 양(14·부산)은 “K팝 성공이 나하고는 상관없다”고 했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집단주의 문화에서 개인주의 문화로 옮겨가고 개인적 성공과 행복을 추구하는 이가 많아지면서 국위 선양이 국가에 대한 자부심으로 연결되는 시대가 지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부 주도하에 애국주의적 관점에서 홍보하는 K에 대한 반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류웅재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한국 콘텐츠 내에서도 팝, 영화, 드라마 등의 특성이 모두 다른데 정부에서 단일대오를 갖춘 획일화된 방식으로 K란 단어를 확대 재생산하면서 클리셰처럼 반복되는 데 식상함을 느낄 수 있다”며 “애국주의를 강조하는 프레임이 더 이상 먹히지 않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사회적 신뢰도 회복과 행복 계몽 필요” 국가 자긍심은 삶의 만족도와도 밀접한 연관을 갖는다. 한국은 행복 열등국가다. 유엔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의 2022년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들이 스스로 매긴 주관적 행복도 점수는 10점 만점에 5.95점으로 세계 57위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에서는 35위였다. 김석호 서울대 교수는 “국가 자긍심은 개인의 생활과 사회경제적 조건을 국가가 보장해준다는 정책과 제도에 대한 신뢰가 기반이 되고 투명하게 작동한다고 믿을 때 높아진다”며 “결국은 사회적 신뢰 회복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번 설문 결과에서도 다른 세대에 비해 출산, 직장 등 사회적 스트레스가 높은 30∼40대는 ‘현재 삶에 만족한다’는 응답이 33%로 전체 평균(37.7%)보다 낮았는데, 국가 자긍심 역시 51.8%로 전 세대 평균(55.2%)보다 낮게 나왔다. 특히 젊은 세대가 자긍심과 행복감을 갖고 사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압축성장 당시를 지탱하던 가치관이 아니라 행복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과 행복 계몽운동 같은 의식적 노력이 필요한 때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 사회 내의 문제에만 집중하기보다 외부·객관적 시각에서 우리 사회의 성취를 바라보고, 역사적 이해를 바탕으로 자긍심을 높이려는 노력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임 교수는 “지금까지 ‘더 잘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성장의 추동력이 됐다면 이제는 우리가 소홀히 했던 행복에 대한 계몽이 필요한 시대”라며 “우리 사회에서 오랫동안 간과돼 왔던 행복 문화를 확산시키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압도적 지지 받은 ‘K팝’, 혐오감 불러일으킨 ‘K정치’ [토요기획] 세계 휩쓰는 K 열풍, 한국인 속마음은 한국인의 최애·극혐 K 살펴보니 10대 응답자 62% “K팝 자랑스러워”K드라마-반도체-푸드 인기도 높아한국 사람들이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K는 ‘K팝’인 반면에 가장 부끄러워하는 K는 ‘K정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K가 붙은 단어 중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단어가 무엇이냐는 질문(이하 복수 응답)에 K팝을 꼽은 응답자가 전체의 47.8%로 가장 많았다. 특히 10대의 경우 K팝을 꼽은 이들이 전체의 62.7%에 달했다. K팝은 최근 비단 엔터테인먼트 업계뿐만 아니라 외교,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떨치고 있다. 미국 외교전문지 디플로맷은 “K팝이 긴장된 국제 정세 속 외교·경제·안보 등 다방면으로 한국의 정치외교적 입지를 넓히는 데 지대한 기여를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BTS는 유엔총회 연설, 백악관 초청 등 민간 국가 홍보 대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K팝에 이어 K드라마·영화(38.5), K반도체(31.5%), K푸드(30.9%) 순으로 응답률이 높았다. 한국을 자랑스럽게 느끼게 하는 요인으로 가장 많이 꼽은 것도 ‘K팝 등 세계적 주목을 받는 콘텐츠의 영향력’(44.9%)이었다. ‘한국 기업들의 선전’(38.3%), ‘의료시스템과 복지’(28.5%), ‘K푸드와 K패션 등 한국 소비재 인기’(27.7%), ‘스포츠 선수 활약’(24.4%)도 많이 꼽혔다. 반면 K가 붙는 가장 부끄러운 단어로는 K정치(52.7%)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K지옥(26.7%), K장남·장녀(21%), K워킹맘(21.3%), K직장인(19.8%) 등이 뒤를 이었다. K정치가 부끄럽다고 답한 이들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많았다. 50대의 67.9%, 60대의 70.2%가 K정치가 부끄럽다고 답해 장년층일수록 정치에 대한 관심도 높고 불신 역시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부정부패가 높은 사회라는 인식과 사회가 공정하지 못하다는 부정적 인식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부끄러운 K에 ‘K워킹맘’ ‘K직장인’ 등이 다수 포함된 것은 직장과 출산 등에 대한 사회적 스트레스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일은 좋아도 직장으로 들어가는 순간 그 안의 위계적 문화와 경쟁이 큰 압박감으로 작용하는 구조”라며 “일하는 여성들이 양육 등에서 느끼는 어려움도 이런 부담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명호 단국대 교수는 “직장은 다른 문화에서 일했던 기성세대가 포진해 있어 단번에 문화를 바꾸기 어렵고 세대 갈등도 많을 수 있다”며 “출산, 육아와의 양립이 어려운 직장 문화가 스트레스가 되고 있는 만큼 사회적 인프라를 보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해양 분야에서도 ‘유엔 인권선언’ 같은 국제 통용 가이드라인을 만들겠습니다.” 글로벌 수산기업과 학계의 연합체인 시보스(SeaBos)의 마틴 엑셀 사무총장(62)은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기자와 만나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엑셀 사무총장은 학계, 정부, 산업계 등 수산업에서 40년간 종사한 해양·수산 전문가로 올해 10월 부산에서 열릴 연례 시보스 회의 준비차 방한했다. 시보스는 지속가능한 해양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수산 대기업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2016년 출범했다. 미국 카길, 노르웨이 세르마크, 일본의 마루하니치로, 태국 타이유니언, 한국의 동원산업 등 수산기업 9개사와 스웨덴 스톡홀름대, 일본 도쿄대 등이 협력해 결성된 단체다. 회원사 9곳은 전 세계 수산물 어획량과 양식 생산량의 10% 이상을 차지한다. 이들은 △불법어업·멸종위기종 어획 퇴출 △강제노동·아동노동 퇴출 △플라스틱 오염 감소 △온실가스 배출 감소 등 10가지 목표를 세워 모범 사례와 과학 기반 솔루션을 공유하고 있다. 엑셀 사무총장은 “시보스 회원사들이 각자의 사업장과 공급망에서 불법 어업과 ‘현대판 노예제’를 금지했고 멸종위기종인 바닷새와 상어류, 가오리류 어획을 제한하는 등의 성과가 있다”고 했다. 또 양식업에서 인체에 해로운 항생제 사용을 줄이고, 수산물 가공 시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 해양 생태계를 보호하는 등의 행동 강령도 만들었다. 그는 “수산업계의 대표 주자들이 바뀌면 산업 전반에 낙수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국가와 기업마다 시작점이 다르지만, 그럴수록 분명한 지향점을 보여줄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엑셀 사무총장은 필수 영양소와 단백질을 공급하는 자원의 보고로서 해양의 중요성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해양은 단백질, 아미노산, 오메가3의 보고”라며 “2050년까지 늘어날 세계 인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서라도 해양 자원을 보호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인구가 육류보다 수산물을 더 많이 소비하면 지구 온실가스를 확연하게 줄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10월 10∼13일 부산에서 9개 회원사 대표들이 모이는 연례 시보스 회의가 열린다. 이 회의가 한국에서 열리는 건 처음이다. 국내 기업 중 시보스 창립 멤버로 참여한 동원산업은 해양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깨우기 위해 포장 플라스틱을 저감하고 해안 정화 캠페인 및 교육을 진행해왔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평균 기온이 오르며 ‘냉면의 계절’이 찾아왔지만 냉면 한 그릇 값이 1만 원을 훌쩍 넘기며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30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3월 서울 지역의 냉면 한 그릇 평균 가격은 1만692원으로 1만 원을 넘겼다. 이는 지난해 3월(9962원)보다 7.3% 오른 수준이다. 면의 주재료가 메밀인 평양냉면 값은 더 비싸다. 서울 시내 유명 평양냉면 가게들은 올해 일제히 가격을 올렸다. 평양냉면 체인점 봉피양은 3월 20일부터 평양냉면 한 그릇 가격을 1만50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1000원 올렸다. 고기 먹고 간단한 식사로 나오는 ‘맛보기 냉면’ 값만 1만 원에 달한다. 서울 중구 필동면옥도 올 초 평양냉면 가격을 1만3000원에서 1만4000원으로 올렸다. 마포구 을밀대도 1만3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올렸다. 사이드 메뉴로 만두라도 시키면 1인분에 2만 원이 훌쩍 넘는 셈이다. 평양냉면 값이 크게 뛴 데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강풍 피해 여파로 메밀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수입 메밀 도매가격은 kg당 4677원으로 메밀 도매가격을 집계한 2004년 이래 가장 비싸다. 2020년만 해도 kg당 2950원 선이었다. 유명 평양냉면 가격이 뛰면서 냉면 평균 가격도 덩달아 올랐다. ‘고기 주는 냉면’으로 인기를 끌었던 육쌈냉면도 7500원에서 8500∼9000원으로 올랐다. 싼값에 먹던 밀면도 최근엔 7000∼8000원 선이다. 고명으로 올라가는 오이 등 야채 값과 가스, 수도, 인건비까지 줄줄이 오르면서 대표적 서민 음식인 짜장면, 칼국수 등 면류 가격도 뛰었다. 한국소비자원이 집계하는 대표 외식 품목 8개 가운데 절반(냉면·삼겹살·비빔밥·삼계탕)이 평균 1만 원을 넘겼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3년 만에 짜장면 값은 5115원에서 6800원으로 가장 큰 폭(32.9%)으로 올랐고 칼국수도 7269원에서 8731원으로 20.1% 올랐다. 외식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외식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하고 있긴 하지만 원가 부담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 하반기(7∼12월)에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이마트가 농업 및 농촌 상생을 위해 농촌진흥청과 손을 잡았다. 이마트는 18일 오전 농진청과 ‘농업·농촌 상생 발전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권철희 농촌진흥청 농촌지원국장, 홍성수 이마트 CSR 담당 상무 등이 참석했다. 이마트와 농진청은 지역별 국내 농산물과 가공 상품을 발굴해 상품화 및 판로 확대에 힘을 합칠 계획이다. 이번 협약은 ESG 경영 가치에 입각해 코로나19 장기화 및 고물가, 고금리로 인한 소비 침체로 지친 농가에 힘을 보탤 목적으로 추진됐다. 이마트와 농진청은 국내 농산물 및 가공 상품의 유통 활성화를 위해 정보 교류를 진행하고 홍보 캠페인도 펼칠 예정이다. 대표적으로 올해부터 연 단위로 ‘재발견 프로젝트’ 사업을 함께 진행한다. 재발견 프로젝트는 이마트가 지역의 질 좋은 토산품들을 발굴해 판로 확보와 홍보 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마트의 유통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역 특성을 살린 농가 상품에 새로운 스토리와 디자인을 입혀 이마트 고객에게 소개하고 있다. 이마트는 2018년 강원도를 시작으로 제주도와 경북권까지 재발견 프로젝트를 확대해왔다. 특히 각 지역 대표 점포에 재발견 프로젝트 스토어를 설치해 지역 특성을 살린 상품들을 고객들에게 소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재발견 프로젝트 스토어는 서귀포점, 춘천점, 경산점 등 전국에 총 11개 점까지 확대됐다. 지역 특성을 잘 살린 상품을 발굴해 상품 매출 또한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현재 재발견 프로젝트 상품은 500여 종이 운영되고 있다. 매출은 2022년 기준 30억 원 정도로 이번 농진청과의 협약을 통해 더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와 농진청은 2023년 전라권역을 시작으로 2024년 경상, 2025년 충청, 2026년에는 강원·제주권역으로 지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올해 전라권역을 시작으로 매년 지역별 10개 상품을 발굴해 기존 상품에 새로운 디자인을 지원하고 상품 홍보 영상도 제작할 계획이다. 선정된 10개 상품 중 우수 상품 3개를 뽑아 PNB(Private National Brand) 형태로 이마트 전 매장에 입점시켜 판매도 진행한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신세계백화점이 K패션의 세계화에 나선다. 신세계는 지난달 31일 KOTRA와 함께 국내 ESG 패션 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을 위한 업무 협약식을 체결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그간 국내 중소기업 브랜드들의 해외 진출을 위해 온라인 B2B 수출 플랫폼 ‘케이패션82(Kfashion82)’를 준비해왔다. 이번 협약으로 케이패션82에 입점할 국내 패션 브랜드들은 해외 수출 판로를 확보하고 다양한 해외 영업 활동을 보장받는다. 붐업코리아, 프랑크푸르트 한류박람회 등 KOTRA가 펼치는 주요 프로그램의 참여 기회를 갖고 해외 바이어와의 비즈니스 수출 상담 및 홍보 기회를 제공받게 되는 것이다. 신세계는 산업통상자원부와 KOTRA가 12, 13일 이틀간 주최한 ‘2023 붐업코리아 수출상담회’에서 케이패션82 부스를 마련하고 국내 우수 ESG 패션 브랜드를 해외 패션 바이어들에게 소개했다. 키모우이, 블랙비스트, 트리플루트 등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와 업사이클링 골프 용품 브랜드 등 6개 중소기업사의 패션 전문 전시관으로 꾸며 많은 해외 패션 바이어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신세계백화점이 5월 선보일 온라인 B2B 수출 플랫폼 케이패션82는 국내 패션 브랜드들의 안전하고 편리한 해외시장 진출을 돕기 위한 동반 성장 모델이다. 국내 브랜드 중 절반 이상을 신진 브랜드로 채워 그 의미를 더한다. 해외 구매자는 케이패션82를 통해 국내 패션 브랜드의 상품을 대량으로 구매할 수 있고, 국내 패션 브랜드는 별도의 계약과 통관 등 여러 절차를 거치지 않고 손쉽게 해외 판로를 확보할 수 있다. 한국어 외에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다양한 외국어 서비스도 지원해 세계 각국 바이어들의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우수한 K패션의 세계화를 위해 수출 플랫폼을 만들고 KOTRA와 뜻을 함께하는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며 “경쟁력 있는 국내 패션 업체들이 지속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10% 와우할인 적용 매장.’ 이달 들어 쿠팡의 음식 배달앱 쿠팡이츠에서 식당을 고를 때 새로운 필터가 도입됐다. 쿠팡의 와우할인 적용 식당에서 주문하면 메뉴마다 10% 할인이 된다. 1만2000원짜리 쌀국수라면 1200원 할인돼 1만800원이 된다. 배달비는 그대로지만 전체 결제 금액이 낮아지는 효과를 낸다. 쿠팡이츠가 쿠팡과 연계한 할인 서비스를 내놓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거리 두기 해제와 외식 물가 급등으로 배달 수요가 급감하면서 배달업체들이 앞다퉈 이용자를 붙들어 매기 위한 고육책을 짜고 있다. 평균 5000∼6000원대로 치솟은 배달료에 배달앱을 이탈하는 소비자들이 급증하자 자구책을 내놓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 배달 구독 서비스에 묶음 배달까지 속속 도입 26일 배달 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배달업체 1∼3위인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는 이달 들어 모두 배달비를 낮추기 위한 ‘묶음 배달’과 ‘배달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배민은 수도권 일부 지역과 대구에서 비슷한 동선에 있는 주문 여러 건을 묶어 배달하는 ‘알뜰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소비자가 내는 배달비는 평균 2000원 안팎으로 기존 ‘배민1 한집배달’보다 평균 부담액이 줄어든다. 배달업계 2위 요기요는 수도권과 대전 일부 지역에서 ‘요기패스X’라는 배달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 달 구독료 9900원을 내면 ‘X’ 배지가 붙은 가게에서 2만 원 이상 주문할 때 배달비가 무료다. 배달비 부담을 낮추면서 충성고객을 붙잡는 ‘록인(lock-in)’ 효과를 노리는 것. 입점 식당을 늘리기 위해 7월 말까지 주문 중개 이용료와 배달 대행 수수료를 할인해 주는 프로모션도 진행 중이다. 쿠팡이츠를 운영하는 쿠팡은 자체 구독 서비스인 ‘와우 멤버십’(월 4990원)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연계 할인 서비스를 내놨다. 제휴를 맺은 식당 메뉴 가격을 할인해준다. 쿠팡 관계자는 “와우 멤버십 혜택 확대의 일환”이라며 “혜택 지역을 현재 서울 12개 자치구에서 더 늘릴 것”이라고 했다. ● 높아진 배달료에 성장세 둔화되는 배달 플랫폼 이 같은 배달 플랫폼들의 자구책은 그만큼 위기 의식이 높아져서다. 통계청이 내놓은 ‘2023년 2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온라인 음식 서비스 거래액이 전년 동월 대비 11.5% 줄어 역대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배달앱 사용자 수도 줄었다.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배민, 요기요, 쿠팡이츠의 월간 이용자 수(MAU)는 2898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줄었다. 높은 배달료로 배달 플랫폼을 떠나는 이들이 늘어서다. 실제로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국내 20∼59세 성인 2000명을 조사해 펴낸 ‘배달 서비스 트렌드 리포트 2023’에 따르면 ‘음식을 배달해 먹는다’라고 답한 비율이 30.1%로 지난해보다 9.3%포인트 줄었다. 배달 이용이 줄었다는 응답자의 83.9%가 ‘배달비가 비싸져서’라고 답했다. 배달비가 부담스럽다는 여론은 지난해부터 계속됐지만 올해는 외식 물가 상승과 겹치며 소비자 부담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배달 플랫폼 관계자는 “올해부터 배달 플랫폼 성장세 둔화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새로운 서비스로 이용자를 붙들어 두는 게 당면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롯데백화점과 서울시가 명동 상권을 되살리기 위해 열흘간의 상생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관광 1번지’ 명동의 명성 회복을 목표로 축제 기간 거리 곳곳에서 체험 행사를 열고 지역상인회와 연계 할인을 진행한다. 롯데백화점은 28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명동 페스티벌 2023’을 열고 내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나선다고 25일 밝혔다. 서울시가 서울 전역에서 진행하는 ‘서울 페스타’의 일환으로 롯데백화점은 전체 행사 기획을, 서울시·중구·명동관광특구협의회는 지역상인회와 소통을 맡았다. 행사 기간 명동 거리는 ‘예술의 거리’로 탈바꿈한다. 국내 유명 아티스트 그라플렉스와 손잡고 명동 거리, 공실 상가, 낡은 시설물 등에 그래픽을 입힌다. 롯데백화점 본점 영플라자에서 명동예술극장까지 200m 거리에는 대규모 바닥화를 선보인다. 영플라자에서는 대형 파사드를 통해 비주얼 영상을 상영한다. 명동 거리 곳곳을 돌며 미션을 수행하는 ‘스탬프 투어’ 체험행사도 마련됐다. 백화점에서 5만 원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는 명동길의 음식점, 카페, 미용실 등 40개 상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할인쿠폰을 증정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명동 상인에게 봄을 부르는 희망의 축제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이랜드의 제조 직매입(SPA) 브랜드 스파오가 중국 시장에 직접 진출한다. 이랜드는 “올해부터 한국 스파오가 본사 역할을 맡아 한국 상품을 그대로 중국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그동안 중국 스파오는 중국에서 현지 전용 상품을 디자인해서 판매해왔다. 이랜드 측에 따르면 이 같은 직진출 전략은 한중 패션 사업 부문을 통합해 효율화하기 위해 나왔다. 이랜드는 올해 1월부터 한중 패션총괄대표로 최운식 대표를 선임하고 양국의 패션 사업 부문을 통합하고 있다. 한국 스파오의 성공 노하우를 중국에 옮겨 심겠다는 의도도 있다. 한국 스파오는 시즌에 관계 없이 잘 팔리는 대표 상품(‘캐리오버’ 상품)으로 후기를 쌓고 고객 유입을 늘리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이 같은 캐리오버 상품으로 온라인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지난해 한국 스파오 매출(4000억 원) 중 4분의 1이 온라인에서 나올 정도로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았다”고 했다. 이랜드는 스파오 외에도 후아유, 뉴발란스 키즈 등 국내에서 급속도로 성장하는 주요 브랜드를 중국 전역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중국 사업부문은 올해 1분기(1∼3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60% 증가하면서 본격적인 반등세”라며 “중국 시장을 시작으로 글로벌 마켓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상품 판매대금을 제때 주지 않은 AK플라자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AK플라자는 납품 계약서도 늦게 교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대규모유통업법을 위반한 AK플라자 운영사 AK S&D와 수원애경역사에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18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AK플라자는 2018년 2월부터 2021년 8월까지 식품·의류·가구 등을 공급한 업체 11곳에 줘야 할 상품 판매대금 2억6576만 원을 법정 기한보다 최대 455일 늦게 지급했다. 현행법상 상품 판매대금은 월 판매 마감일로부터 40일 이내에 줘야 한다. AK플라자는 납품업자가 받아야 할 대금에 가압류가 걸려 있다는 점을 이유로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가압류 중이더라도 법원에 공탁하는 등의 방법으로 대금을 기한 내에 지급할 수 있었다”며 “대금 채권이 가압류됐더라도 대금 지급을 지체해선 안 된다”고 설명했다. AK플라자는 대금 지급 지연으로 발생한 이자도 주지 않았다. AK플라자는 또 2020∼2021년 납품업체 5곳과 특약 매입거래 재계약을 맺으면서 계약서를 거래 개시일보다 최대 2주 늦게 교부했다. 거래 품목 및 기간 등 필수 기재 사항이 포함된 계약서는 계약 체결 즉시 교부해야 한다. 공정위는 계약서를 최대 61일 지나 교부한 태평백화점에 대해서도 시정명령을 내렸다. 경유산업이 운영하는 태평백화점은 현재 휴업 중으로 사실상 폐점 상태다. AK플라자 측은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별도의 내부 시스템 및 가이드를 마련해 원천 차단한 상황이며 지속적으로 시스템을 고도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최근 모두투어는 아제르바이잔, 조지아, 아르메니아를 방문하는 ‘코카서스 3국 11일’ 패키지를 다시 출시했다. 코카서스 3국 상품은 2018년 처음 출시돼 유럽을 n차 방문하고 북유럽까지 다녀온 관광객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지만 코로나 유행을 겪으며 중단됐었다. 모두투어 측은 “최근 여행 수요 회복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이 같은 이색 상품도 승산이 있을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18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지난 1분기(1∼3월) 해외항공권 발매 실적이 4147억 원으로 2019년 같은 기간의 103.3%까지 올라왔다. 코로나 이전보다 더 많이 팔린 셈이다. 모두투어도 최근 월별 송출객이 코로나 이전의 60%까지 올라왔고 예약률은 80% 넘게 올라왔다. 이처럼 여행 수요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급증하면서 여행업계에서 다양한 이색 상품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대도시 랜드마크와 핫스폿 위주의 패키지를 넘어 코카서스 3국처럼 대중적으로 생소한 지역이나 소도시 탐방 등을 테마로 내세운 상품 등이다. 참좋은여행은 유럽 주요 대도시와 인근 소도시 관광을 결합한 ‘작은 마을’ 시리즈를 내놨다. 첫 행선지는 이탈리아로, 10일간 인솔자와 함께 코모, 파르마, 키안티, 산지미냐노, 모데나 등 이탈리아 소도시를 여행한다. 연내 노르웨이, 일본, 스페인, 독일 등 10개 소도시 상품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하나투어는 여름 성수기인 7, 8월에 미국 알래스카로 떠나는 직항 상품을 선보였다. 가성비 상품보다 특색 있는 상품에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이들도 늘었다. 모두투어의 프리미엄 상품군인 ‘모두 시그니처’ 판매 비중은 코로나 이전 5%에 불과했지만 올해 1분기 15%까지 올랐다. 모두투어는 지난달 2000만 원짜리 중남미 여행상품을 판매하기도 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이전에는 가성비 상품 위주로 판매됐다면 지금은 ‘이왕 가는 거 특색 있는 지역을 가고 싶다’ ‘진짜 여행을 하고 싶다’는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3년 동안 여행이 많이 소중해진 셈”이라고 말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제로슈거(zero sugar)’가 주류업계 성공 공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인기를 끈 제로슈거 음료 열풍이 주류로까지 확산된 것. 과당 대신 대체 감미료를 사용한 ‘살 덜 찌는 술’이란 인식이 소비자 지갑을 열게 했다. 업체마다 기존 스테디셀러 제품의 제로슈거 버전을 내놓으며 저칼로리 경쟁에 합세하고 나섰다. ● 저칼로리 소주 경쟁 본격화 국내 소주시장 2위 롯데칠성음료가 지난해 9월 선보인 ‘처음처럼 새로’의 돌풍이 거세다. 지난달까지 누적 판매량이 9000만 병을 넘은 데 이어 이달 가정 시장에서 인기 높은 640mL 페트 신제품을 내놨다. 시중에 판매되는 희석식 소주는 주정에 물을 섞은 뒤 과당을 넣어 만드는데 새로는 과당을 천연 감미료(에리트리톨)로 바꾼 제로슈거 소주다. 주류업계에선 새로의 흥행 덕에 롯데칠성음료가 소주시장에서 5% 내외 점유율을 추가 확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점유율은 하이트진로 65%, 롯데칠성 15% 수준이다. 하이트진로도 올해 1월 ‘진로 제로슈거’를 내놓으며 점유율 방어에 나섰다. 알코올 도수는 기존 진로보다 0.5도 낮춘 16도로 조정했고 칼로리도 10kcal 낮은 320kcal로 맞췄다. 맥키스컴퍼니(옛 선양주조)는 국내 최저 칼로리(298kcal) 소주 ‘선양’을 선보였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기간 외부 활동과 운동량이 줄면서 ‘덜 나쁘고 덜 살찌는’ 음료로 소비 트렌드가 변하고 있는 점에 착안했다”며 “기존에 일반 음료 쪽에서도 제로슈거가 인기를 끌었다 보니 주류에도 (제로슈거를) 적용해보자는 움직임이 나왔다”고 했다. 올해부터 확대된 ‘주류 열량 자율표시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일부 소주 업체는 제품에 영양성분을 표시해 낮은 열량을 강조하고 있다. ● 기존 스테디 제품도 ‘제로’로 리뉴얼 제로 제품은 일반 음료에서도 계속 확장되는 추세다. 2006년 국내에 ‘코카콜라 제로’를 선보이며 제로 열풍을 촉발한 코카콜라사는 최근 걸그룹 뉴진스와 협업한 CM송 ‘Zero’를 공개하면서 제로슈거 탄산시장에서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칠성사이다, 파워에이드, 맥콜, 밀키스, 2% 부족할 때, 비타500 등 유서 깊은 탄산 음료들도 제로슈거, 제로칼로리로 리뉴얼 상품을 내놓고 있다. 액상커피도 제로 버전이 대세다. 코카콜라사는 ‘조지아’ 칼로리를 기존 제품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낮춰 재출시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설탕 대신 인공 감미료로 단맛을 낸 ‘칸타타’ 제로슈거 버전을 이달 출시했다. 제로 열풍에는 신제품 개발이 한계에 이른 기업들의 고민이 깔려 있는 만큼 제로 열풍이 주류업계와 음료업계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지 주목된다. 한 음료업계 관계자는 “제로 붐의 이면에는 맛과 특징에 있어서 새로운 제품을 내놓는 데 한계에 봉착한 고민도 있다”며 “기존 스테디셀러의 확장과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제로 라인업을 추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뇨와 비만이 많은 미국에서는 일찌감치 설탕 함량을 줄인 음료가 인기를 끌어왔다.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수년간 코카콜라 매출 성장의 가장 큰 동력은 제로슈거가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날이 따뜻해지면서 시원한 비빔면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기존 업체의 신제품 출시와 신규 업체의 시장 진출이 잇따르며 비빔면 시장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1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의 비빔면 브랜드 ‘배홍동’은 올해 들어 누적 매출 100억 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75% 성장한 수치다. 2021년 출시한 ‘배홍동 비빔면’이 55억 원대 매출을 낸 데 이어 올해 2월 출시한 후속작 ‘배홍동 쫄쫄면’이 45억 원대 매출을 올렸다. 농심 관계자는 “배홍동 쫄쫄면이 쫄면이라는 콘셉트로 비빔면 시장에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내며 배홍동 브랜드의 성장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쫄쫄면은 유탕면을 쓰는 비빔면과 달리 건면을 쓴다. 건면은 면발을 기름에 튀기지 않고 열풍으로 자연 건조해 기름기가 적고 깔끔한 맛이 난다. 국내 비빔면 시장은 해마다 성장세다. 라면 시장 규모가 최근 10년간 2조 원대를 오르내리고 있는 반면 비빔면 시장은 우상향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비빔면 시장 규모는 2015년 750억 원대에서 최근 1500억 원대까지 성장했다. 업계에선 올해 1800억 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비빔면은 라면업계의 여름철 매출을 판가름하는 주요 제품군이기도 하다. 소비자들이 더운 날씨에는 뜨거운 국물 라면보다 시원한 비빔면을 즐겨 찾기 때문이다. 실제로 비빔면은 날씨가 따뜻해지는 3, 4월부터 판매가 늘기 시작해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 8월 성수기를 맞는다. 기업들이 여름 비빔면 시장을 두고 각축전을 벌이는 이유다. 삼양식품은 네 가지 과일로 맛을 살린 ‘4과비빔면’을 출시했고 하림은 ‘더미식 비빔면’으로 비빔면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빅모델을 앞세운 광고 경쟁도 뜨겁다. 농심은 배홍동의 광고 모델로 3년 연속 유재석을 발탁했으며, 팔도는 배우 이준호, 오뚜기는 걸그룹 마마무의 화사, 하림은 배우 이정재를 각각 모델로 선정했다. 농심은 본격적으로 날씨가 따뜻해지는 4월을 맞아 배홍동 비빔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실외 활동이 많아지는 이달부터 푸드트럭으로 전국 축제와 리조트 등을 순회하며 배홍동 시식 행사를 연다. 프로야구와 연계한 행사도 진행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릴 계획이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꽃이 만발하는 봄을 맞아 피크닉으로 기분 전환하려는 분들 많죠. 벚꽃 개화 시즌엔 지역별 벚꽃 명소마다 인파가 몰리는가 하면 나들이객을 맞이하기 위한 문화예술 축제도 한창입니다. 따뜻한 날씨와 엔데믹, 노마스크 3박자에 야외활동 수요가 늘면서 유통업계도 연중 최대 할인 혜택과 상품권 행사, 대규모 팝업스토어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봄나들이 쇼핑 열전 한번 톺아볼까요. 롯데아울렛은 14일부터 30일까지 봄맞이 아웃도어 프로모션 ‘블라썸 포레스트캠프’를 선보입니다. 실제로 올해 3월까지 아웃도어 매출이 25% 신장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데요. 기존 20여 개였던 참여 브랜드를 30여 개로 늘리고 연중 최대 규모의 할인 행사를 선보입니다. SSG닷컴은 봄나들이 필수 아이템 체크리스트를 테마로 ‘스프링 페스티벌’ 행사를 열고 피크닉, 캠핑, 아웃도어 추천 상품을 최대 60% 할인가에 선보입니다. 랑콤, 에스티로더처럼 쓱닷컴에 공식 입점한 럭셔리 뷰티 상품도 단독 구성으로 준비했습니다. 인기 유아동 상품과 피크닉 용품도 할인 판매합니다. 캠핑용 랜턴과 그늘막, 선케어 상품까지 망라했습니다. 봄나들이 캠핑에 먹을거리가 빠질 순 없겠죠. LF푸드는 독일 캠핑 전문 브랜드 유큅(Uquip)과 ‘캠핑 푸드 대전’을 진행합니다. 캠핑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다양한 캠핑 푸드와 캠핑 제품을 직접 경험하고 감성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도록 특별한 혜택을 마련했어요. 30일까지 탕류, 꼬치류, 기타 안주류 등 캠핑장에서 즐기기 좋은 22개 제품을 최대 50% 할인가에 제공합니다. 캠핑 하면 빼놓을 수 없는 하코야 닭 모둠꼬치구이부터 MZ세대의 입맛을 겨냥한 마리반점 바지락 마라볶음면까지 폭넓은 구색을 갖췄답니다. 24층에서 서울 전경을 내려다보며 봄기운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 파크하얏트 서울의 ‘더 라운지’는 봄볕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플라워 애프터눈 티 세트’를 준비했습니다. 따뜻한 홈메이드 스콘과 신선한 제철 과일, 만개한 봄꽃을 표현한 피스타치오 패션프루트 케이크 등 아기자기한 디저트를 맛볼 수 있어요. 라벤더 재스민과 페퍼민트 매화꽃, 벚꽃 히비스커스와 함께 향긋한 봄기운을 느껴보세요.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