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서울의 A초등학교는 올해 1학년 담임 교사를 아직 배정하지 못했다. 고학년에 비해 학부모 민원이 잦고, 학생들에게 손이 많이 가는 탓에 담임을 맡으려는 교사가 적기 때문이다. 이 학교 교사 유모 씨는 “저학년은 사소한 시비에 부모가 개입해 일이 커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올해부터는 늘봄학교 확대로 방과 후 돌봄 부담도 커져 학교마다 저학년 담임 구하기 전쟁이 벌어지는 중”이라고 말했다. 4일 교육부는 교원의 담임 및 보직 기피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올해부터 직책 수당을 50% 이상 인상한다고 밝혔다. 업무 부담이 큰 담임 교사 등의 보상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교권 침해 논란이 발생한 뒤 지난해 10월 교원 간담회에서 수당 인상을 약속했다. 2016년에 월 13만 원으로 인상된 뒤 계속 동결돼 온 담임 수당은 올해부터 20만 원으로 53.8% 오른다. 교무·연구·학생부장 등에게 지급되는 보직 수당은 월 7만 원에서 15만 원으로 2배 이상이 된다. 보직 수당 인상은 2003년 이후 21년 만이다. 장애 학생을 가르치는 특수교사 수당은 월 7만 원에서 12만 원으로 71.4% 인상된다. 교장과 교감 직급보조비도 5만 원씩 올라 각각 월 45만 원, 30만 원이 지급된다. 한편 지난해 2학기 교권보호제도가 시행된 후 아동학대로 신고당한 교원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지난해 9월 25일부터 교원이 아동학대로 신고당하면 조사 및 수사기관이 교육감 의견을 반드시 참고하게 하는 제도를 시행 중이다. 이후 3개월간 접수된 교육감 의견서는 152건으로 집계됐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교직원에 의한 아동학대’ 사례로 인정된 건수는 2022년에만 1702건에 달했다. 3개월마다 약 426회씩 발생한 것이다. 교육부는 올해 교권 보호 대책을 더 두텁게 시행할 방침이다. 새 학기부터 모든 서울 초중고교에 전담 변호사를 지정하는 ‘1학교 1변호사제’가 시행돼, 교사가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를 당하면 이들이 나서서 법률 상담을 제공하게 된다. 3월엔 구체적인 사례를 담은 ‘민원 응대 안내서’가 각 학교에 배포되고, 교권 침해 직통번호(1395)도 개통된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서울의 A초등학교는 올해 1학년 담임 교사를 아직 배정하지 못했다. 고학년에 비해 학부모 민원이 잦고, 학생들에게 손이 많이 가는 탓에 담임을 맡으려는 교사가 적기 때문이다. 이 학교 교사 유모 씨는 “저학년은 사소한 시비에 부모가 개입해 일이 커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올해부터는 늘봄학교 확대로 방과 후 돌봄 부담도 커져 학교마다 저학년 담임 구하기 전쟁이 벌어지는 중”이라고 말했다.4일 교육부는 교원의 담임 및 보직 기피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올해부터 직책 수당을 50% 이상 인상한다고 밝혔다. 업무 부담이 큰 담임 교사 등의 보상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교권 침해 논란이 발생한 뒤 지난해 10월 교원 간담회에서 수당 인상을 약속했다.2016년에 월 13만 원으로 인상된 뒤 계속 동결돼 온 담임 수당은 올해부터 20만 원으로 53.8% 오른다. 교무·연구·학생부장 등에게 지급되는 보직 수당은 월 7만 원에서 15만 원으로 2배 이상이 된다. 보직 수당 인상은 2003년 이후 21년 만이다. 장애 학생을 가르치는 특수교사 수당은 월 7만 원에서 12만 원으로 71.4% 인상된다. 교장과 교감 직급보조비도 5만 원씩 올라 각각 월 45만 원, 30만 원이 지급된다.한편 지난해 2학기 교권보호제도가 시행된 후 아동학대로 신고당한 교원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지난해 9월 25일부터 교원이 아동학대로 신고당하면 조사 및 수사기관이 교육감 의견을 반드시 참고하게 하는 제도를 시행 중이다. 이후 3개월간 접수된 교육감 의견서는 152건으로 집계됐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교직원에 의한 아동학대’ 사례로 인정된 건수는 2022년에만 1702건에 달했다. 3개월마다 약 426회씩 발생한 것이다.교육부는 올해 교권 보호 대책을 더 두껍게 시행할 방침이다. 새학기부터 모든 서울 초중고교에 전담 변호사가 지정되고, 교사가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를 당하면 이들이 나서서 법률 상담을 제공하게 된다. 3월엔 구체적인 사례를 담은 ‘민원 응대 안내서’가 각 학교에 배포되고, 교권 침해 직통번호(1395)도 개통된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지난해 12월 18일 경기 시흥시의 공립 대안학교인 군서미래국제학교 5학년 1반 교실. 다음 날 지역 마을 방송국 유튜브 방송에 출연하는 ‘군터뷰(군서미래국제학교 인터뷰)’ 팀의 마지막 리허설이 한창이었다. “저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다닐입니다.” 아직 한국어가 서툰 루캬노프 다닐 군(12)이 또박또박 자기소개를 이어갔다. 이어 베트남에서 온 딘티아인트 양(12)은 수줍은 목소리로 자신이 만든 인터뷰 영상을 소개했다. 두 사람이 대사를 놓치면 조장인 남소민 양(12)이 대본에서 대사의 위치를 짚어 줬다. 5학년 1반은 전체 학생 15명 중 4명이 다문화 학생이다. 수업 구성도 색다르다. 지난해 2학기 첫 수업 주제는 ‘인구’였다. 팀 과제로 수도권 과밀화와 지방소멸 문제를 다뤘다. 중국, 베트남,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학생들은 각 나라의 인구 및 주거 문제를 소개하는 시간도 가졌다. 학급 담임인 최윤정 교사는 “이민 생활의 어려움과 모국에 대한 얘기를 나누다 보면 아이들의 편견이 사라지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도 넓어지는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 14개국 학생 어울리는 다문화 학교 군서미래국제학교는 폐교한 옛 군서중을 리모델링해 2021년 공립 대안학교 형태로 문을 열었다. 한국인 학생과 다문화 학생이 함께 어울리는 ‘초중고 통합형 다문화 국제학교’다. 전교생 366명 중 136명(37.2%)이 중국, 베트남 등 13개국에서 온 다문화 학생이다. 경기도교육청은 향후 다문화 학생이 더 늘어날 상황에서 ‘학교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는 문제 인식을 갖고 이 학교를 설립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국내 초중고 다문화 학생은 2013년 5만5780명에서 지난해 18만1178명으로 10년 새 약 3.2배로 급증했다. 전체 초중고생의 3.5%에 달한다. 군서미래국제학교는 지난해 고교 과정도 개설했다. 한 울타리에 초중고가 모두 있다 보니 초등생과 중학생이 어울림 시간을 갖는 ‘하우스’ 프로그램 등 여러 학년이 함께하는 활동이 많다고 한다. 이 학교 박정은 교사는 “초등부터 고교까지 교육 과정이 연계되면서 학생들의 안정감도 높아졌고, 교육적 효과도 커졌다”고 말했다. 미얀마 국적의 수피아이 양(18)은 지난해 3월 이 학교로 전학 왔다. 역사나 사회 수업은 여전히 어렵지만 한국어는 이미 수준급이다. 수피아이 양은 “이전 학교에선 주로 같은 문화권 학생들끼리 어울렸는데, 여기선 한국 친구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권 친구들과 사귀게 되면서 한국어가 빨리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엔 수업과 여행을 겸해 친구들과 태국을 다녀오기도 했다. 태국 학교와 연계한 해외 프로젝트 수업의 일환이었다.● 다양한 언어 배우며 국제감각 키워군서미래국제학교는 다문화 학생들에게 한국어 습득만을 강요하지 않는다. 중국에서 온 이해가 양(12)은 3교시에 중국어 교실로 옮겨 수업을 들었다. 행성과 항성의 개념, 계절별 별자리 등 일반 초등학교의 과학 교과 내용이었다. 수업에선 한국어보다 중국어 대화가 더 많이 오갔다. 조주연 교사는 한국어로 최대한 쉽게 설명한 뒤, 이 양이 어려워하는 용어를 중국어로 다시 설명했다. 중국에서 온 학생이 중국어 교실에서 수업 듣는 모습이 다소 의아해 보일 수 있지만 조 교사는 “다문화 학생들에게 너무 한국어만 강요하면 학습 측면에서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언어 스트레스 때문에 학업에 대한 흥미까지 잃지 않도록 편한 모국어로도 수업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다문화 학생 중에는 한국어 실력이 부족할 뿐 학습 능력은 뛰어난 학생이 적지 않다. 군서미래국제학교는 이들이 자신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한국 생활에 적응하도록 돕고 있다. 학생에게 한국어를 억지로 가르치기보다 스스로 필요에 의해 한국어를 익히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 양도 중국어 수업 덕분에 학교에 수월하게 적응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양은 “중국에서처럼 무조건 암기하는 게 아니라, 게임도 하고 주도적으로 수업에 참여할 수 있어 재미있다. 선생님과 친구처럼 지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 학교 다문화 학생들은 모국어와 한국어뿐 아니라 다양한 언어를 배우는 기회를 갖는다. 영어와 중국어는 초1부터, 러시아어와 베트남어는 초5부터 배울 수 있다. 실제로 친구들과 소통하고 싶어 러시아어를 배우는 한국 학생들도 있다. 박 교사는 “다양한 국적의 학생이 편견 없이 어울리고,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게 이 학교의 교육 철학”이라고 설명했다. 시흥=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올해 정부가 대학 이공계 분야에 지원하는 학술연구지원사업 예산이 지난해보다 4.4% 줄어든 5147억 원으로 편성됐다.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축소에 이어 이공계 학술지원 예산까지 줄면서 대학가에선 “기초연구 부실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2일 교육부는 ‘2024년 인문사회·이공 분야 학술연구지원사업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인문사회 분야에는 지난해보다 48억 원(1.2%) 늘어난 4220억 원이 편성된 반면에 이공계에는 237억 원이 줄어든 5147억 원이 책정됐다. 총액은 936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89억 원(2.0%) 줄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석·박사와 ‘포닥’(박사 후 연구원) 등 젊은 연구자 지원 예산은 늘어난 반면에 지방대 교수 등 전임교원 연구 예산은 줄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올해 이공계 연구 예산을 젊은 연구자와 공동연구 인프라 확충에 집중 지원하기로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먼저 미래 연구인력 양성을 위해 △석사과정 연구장려금 36억 원 △포닥 성장형 공동연구 450억 원 등을 신설했다. 포닥 공동연구 지원은 3인 이상 연구팀에게 연간 평균 4억 원씩 최대 4년간 지원한다. 기존의 박사과정 연구장려금은 지난해 90억 원에서 73억 원(81.1%) 늘린 163억 원을 편성했다. 영세한 대학 연구소는 전공이나 학교 간 벽을 허물어 중점 연구기관 중심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첨단 장비를 도입하고, 핵심연구지원센터를 조성해 공동연구를 활성화하는 등의 내용을 포함한 ‘대학연구기반 구축’ 예산을 지난해 1794억 원에서 537억 원(29.9%) 늘린 2331억 원 책정했다. 반면 교수 등 전임교원의 개인 연구 예산은 크게 줄었다. 항목별로는 ‘창의도전 연구기반 지원’(946억 원)이 지난해보다 700억 원(42.5%), ‘지역대학 우수과학자 지원’(542억 원)은 414억 원(43.3%) 줄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개인 연구자에게 소액 연구비를 지원하는 방식이 세계적 수준의 혁신 연구 수행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공계 학술연구지원 예산은 2021년 5577억 원이 책정된 후 3년째 감소세다. 일부 예산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단계적으로 이관된 영향도 있지만, 올해는 개인 연구 예산 삭감 폭이 특히 커 현장의 반발이 거센 모습이다. 수도권의 한 사립대 공대 교수는 “첨단 분야는 기초연구가 활발하면 소수의 성공 사례만 나와도 큰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다. 단기간에 성과가 없다고 예산을 대거 삭감하면 연구 근간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응시한 이과생 정모 군(18)은 국어와 수학, 영어, 과학탐구 1개 과목 등 4개 과목에서 2등급을 받았다. 대학들이 3일부터 정시모집 원서 접수에 들어가는 가운데 정 군은 같은 점수로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인문사회계열 학과로 ‘교차지원’을 고민하고 있다. 정 군은 “일단 진학하고 싶은 대학에 원서를 내야 후회가 없을 것 같다”며 “전공은 입학 뒤 바꿀 수도 있고 적성에 안 맞으면 의대 등으로 ‘반수’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4학년도 수능을 본 이과생 10명 중 6명 이상이 교차지원을 생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원가에선 “이과생들이 교차지원을 얼마나 많이 하느냐에 따라 인문사회계열 학과의 합격선이 올라갈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교차지원 의사 있다” 응답 늘어 지난해 12월 31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1, 22일 수험생 19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이과생(1380명) 응답자의 62.3%가 ‘인문사회계열로 교차 지원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수능 성적 발표 직후인 12월 8, 9일 조사했을 때보다 11.8%포인트 늘었다. 희망 전공은 경제, 경영 등 상경계열이 60.5%로 가장 많았고 ‘학과 상관없이 대학 이름만 보겠다’는 응답이 24.5%로 뒤를 이었다. 이과생이 교차지원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면서 학과보다 일단 대학 이름값에 무게를 두는 수험생들이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수능이 역대급 ‘불수능’으로 치러지면서 수시에서 수능 최저등급을 충족하지 못해 교차지원으로 방향을 튼 경우도 적지 않았다. 수험생 김모 양(18)은 “수학과 영어에서 모의고사 때보다 1등급씩 내려가 원하는 대학을 수시에서 못 가게 됐다. 정시에선 교차지원으로 경제학과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양대 경영학부 모의지원 80%가 이과생 이과생이 교차지원에 유리한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수능에서 미적분과 기하 등 이과생이 주로 응시하는 수학 선택과목과 확률과 통계 등 문과생 선호 과목의 표준점수 최고점 격차는 11점으로 통합형 수능이 도입된 2022학년도 이후 가장 컸다. 여기에 ‘문과생이 국어에 더 강하다’는 통념도 깨졌다. 지난해 수능에서 고득점에 유리한 국어 선택과목 ‘언어와 매체’의 응시생도 이과생이 문과생의 거의 두 배에 달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문과 수험생들로서는 이과생 교차지원이 대입의 큰 변수가 됐다. 입시업체 진학사의 모의 지원에서 한양대 경영학부의 지원자는 80%가 이과생이었다. 이곳은 수학 반영 비율이 40%로 높은 편이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이과생이 대거 유입되는 학과의 합격선이 예상보다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학 이름값만 보고 진학할 경우 적성에 안 맞거나 생각했던 진로와 차이가 있을 수 있어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22학년도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인문계열에 진학했다가 자퇴 등으로 학교를 떠난 재학생은 688명으로 전년(456명) 대비 50.9% 늘었다. 이번 설문에선 합격선이 높은 대학으로 ‘상향 지원’하겠다는 응답도 42.0%로 직전 조사(38.7%)보다 늘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2025학년도부터 의대 정원이 늘어날 것으로 예고되면서 의대 진학까지 염두에 두고 올해는 소신 지원하려는 수험생이 많아졌다”고 분석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교육부가 등록금 인상 대학을 대상으로 국가장학금 지원을 제한하거나 재정 지원사업 참여를 막는 방식으로 등록금 인상을 억제해 온 것에 법적 근거가 없는 만큼 해당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지난해 12월 29일 발간한 ‘등록금 인상률 제한 규정의 입법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국가장학금 Ⅱ 유형 지원과 대학재정 지원사업 참여에 등록금 인상률을 반영한 건 법에서 규정한 인상률 내에서 대학이 자율적으로 등록금을 책정할 수 있는 권한을 제한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고등교육법상 대학은 직전 3년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5배까지 등록금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정부는 등록금을 올린 대학에 국가장학금 Ⅱ유형을 지원하지 않는 방식 등으로 등록금 동결을 유도해 왔다. 입법조사처는 “2022년 대학의 평균 등록금은 국립대는 419만 원, 사립대는 752만 원으로 2011년 등록금(국립대 435만 원, 사립대 769만 원)보다 낮아졌다”며 “등록금 동결은 사립대를 중심으로 재정난을 초래하고 교육·연구 축소로 이어져 교육 질이 하락하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입법조사처는 이어 “법이 정한 등록금 인상률 내에서 대학이 등록금을 올릴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대안으로는 △등록금 인상률과 국가장학금 지원을 연계하지 않는 방안 △등록금 인상 구간에 따라 국가장학금 지원 규모에 차이를 두는 방안 △대학재정 지원사업과 등록금 인상률 연계를 최소화해 대학 등록금 인상률 결정에 자율성을 부여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교육부가 등록금 인상 대학을 대상으로 국가장학금 지원을 제한하거나 재정 지원사업 참여를 막는 방식으로 등록금 인상을 억제해 온 것에 법적 근거가 없는 만큼 해당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국회 입법조사처는 최근 발간한 ‘등록금 인상률 제한 규정의 입법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국가장학금 II 유형 지원과 대학재정 지원사업 참여에 등록금 인상률을 반영한 건 법에서 규정한 인상률 내에서 대학이 자율적으로 등록금을 책정할 수 있는 권한을 제한한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고등교육법상 대학은 직전 3년 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1.5배까지 등록금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정부는 등록금을 올린 대학에 국가장학금 Ⅱ유형을 지원하지 않는 방식 등으로 등록금 동결을 유도해 왔다. 입법조사처는 “2022년 대학의 평균 등록금은 국립대는 419만 원, 사립대는 752만 원으로 2011년 등록금(국립대 435만 원, 사립대 769만 원)보다 낮아졌다”며 “등록금 동결은 사립대를 중심으로 재정난을 초래하고 교육·연구 축소로 이어져 교육 질이 하락하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입법조사처는 이어 “법이 정한 등록금 인상률 내에서 대학이 등록금을 올릴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대안으로는 △등록금 인상률과 국가장학금 지원을 연계하지 않는 방안 △등록금 인상 구간에 따라 국가장학금 지원 규모에 차이를 두는 방안 △대학재정 지원사업과 등록금 인상률 연계를 최소화해 대학 등록금 인상률 결정에 자율성을 부여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급식 지원을 받은 18세 미만 결식 우려 아동은 28만3858명에 이른다. 지난해 국내 출생아 24만9186명보다도 3만 명 이상 많은 규모다. 결식 우려 아동에게 방학은 더 고된 시기다. 학교 급식 지원도 받을 수 없어 돌봄이 더 절실하다. 국내 최대 사회 공헌 네트워크 ‘행복얼라이언스’는 겨울방학을 맞아 회원 기업 중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나눔봉사단, SK실트론, SK C&C와 함께 경기 용인시, 경북 구미시, 경남 사천시에서 결식 우려 아동에게 ‘방학 중 도시락 지원’ 사업을 진행한다. 이 사업은 2020년 시작돼 17개 지역에서 7835명에게 48만5289끼의 식사를 지원했다. KAI 나눔봉사단은 내년 1월부터 2월 말까지 사천 지역 결식 우려 아동 50명에게 1850끼를, SK실트론은 구미에서 총 152명을 대상으로 6232끼를 제공한다. SK C&C는 용인에서 293명에게 2344끼를 지원한다. 각 지역 아동센터와 지자체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결식 우려 아동을 발굴해 지원 대상을 선정하고, 지역 내 사회적 기업들이 도시락 제작을 맡았다. 나눔봉사단 관계자는 “미래 사회의 주역인 아이들이 끼니 걱정 없이 건강하게 성장하고,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지역 대표 기업으로서 기부와 각종 지원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민영 행복얼라이언스 사무국 본부장은 “전국의 결식 우려 아동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27일 기준 행복얼라이언스에는 116개 기업, 86개 지방정부, 시민 30만여 명이 참여 중이다. 민관의 협력을 통해 아동 결식 등 사회 문제 해결을 고민하는 네트워크다. 결식 우려 아동 도시락 지원 사업인 ‘행복두끼 프로젝트’ 외에도 주거환경 개선 사업, 교육 지원 등을 하고 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내년도 대학 등록금 인상률 법정 상한선이 5.64%로 정해졌다. 올해보다 1.59%포인트 오른 수치로, 등록금 상한제가 도입된 2011학년도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다. 10년 넘게 등록금을 사실상 동결하며 재정난에 빠진 대학들이 정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등록금 인상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26일 교육부는 대학 등록금 법정 인상 한도를 공고했다. 현행법상 대학 등록금은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5배’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인상할 수 있다. 2022년 물가 상승률이 5.1%까지 치솟으면서 2021∼2023년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76%로 집계됐다. 여기에 1.5를 곱해 내년도 등록금 인상 한도 5.64%가 결정됐다. 지난해 인상 한도는 1.65%, 올해는 4.05%였다. 이날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고물가, 고금리 등 어려운 경제 상황을 고려해 등록금 동결에 동참해 달라”고 대학들에 당부했다. 하지만 재정난을 겪고 있는 사립대를 중심으로 등록금 인상을 고려하는 대학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각종 정부 지원 사업들도 걸려 있다 보니 독자적으로 등록금을 올리긴 어렵다. 일단 다른 대학 분위기부터 살펴봐야 할 것 같다.”(서울 소재 A대 총장) 26일 내년도 대학 등록금 인상 한도가 2011년 ‘등록금 상한제’ 도입 이후 최고치인 5.64%로 발표되자 대학들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10년 넘게 등록금 동결로 재정 압박을 받아온 대학으로선 당장 등록금을 올려 숨통을 틔울 수도 있지만, 교육부의 동결 압박을 무시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지방대에선 “학생이 줄어 신입생 충원도 어려운데 등록금 인상은 꿈도 못 꾼다”는 호소도 나온다.● 올해 35곳 인상, 내년엔 더 늘까 그동안 정부는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에 국가장학금 Ⅱ유형을 지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등록금 인상을 억제해 왔다. 하지만 내년도 등록금 상한선이 5.64%까지 오르면서 정부의 장학금 지원을 받는 것보다 등록금을 인상하는 것이 대학 재원 확보에 더 유리할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는 등록금 인상 상한선이 4.05%였는데 4년제 일반대 17곳, 전문대 18곳 등 35곳이 등록금을 올렸다. 학부 등록금을 3.95% 올린 부산 동아대의 경우 국가장학금 Ⅱ유형 지원은 20억 원 수준이지만, 등록금 인상분은 50억 원으로 더 많았다. 대학은 재정 악화로 인한 교육의 질 저하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전국 4년제 사립대 실험실습비 예산은 2011년 2144억 원에서 2021년 1501억 원으로 오히려 30% 감소했다. 수도권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물가가 오르면서 학교 시설 개선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며 “사용 연한이 다 된 실습 장비도 그대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 대교협은 올 1월 보고서에서 “2022년 4년제 대학의 ‘실질 등록금’은 물가 상승을 고려했을 때 2008년 대비 23.2% 줄었다”고 분석했다.● 대학원-외국인 유학생 대상 인상 가능성도올 6월 전국 4년제 대학 총장 84명은 설문에서 41.7%가 ‘2024학년도 등록금 인상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2025학년도 이후’라고 답한 28.6%를 더하면 10명 중 7명이 등록금 인상 의지를 밝힌 것이다. 하지만 대학들도 정부와 여론의 눈치 탓에 등록금을 올리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단순 숫자로는 등록금 인상이 더 이익이라고 해도, 강력한 권한을 쥔 정부의 눈치를 안 볼 순 없다”며 “정부가 등록금 동결을 ‘요청’하면 대학 입장에서는 곧 ‘압박’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학부 대신 규제를 받지 않는 대학원이나 외국인 유학생 등록금을 올릴 가능성도 높다. 중앙대는 19일 2024학년도 등록금심의위원회 1차 회의에서 학부와 대학원의 정원 외 외국인 유학생 등록금을 5% 올리는 방안을 논의했다. 경남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학생 모집에 자신이 있는 대학은 등록금 인상이 가능하지만 많은 지방대가 오히려 장학금을 주며 학생을 모셔 와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국가장학금 지원을 늘려 등록금 인상을 최대한 억누를 계획이다. 내년도 국가장학금 Ⅱ유형 재정 지원 규모를 올해 3000억 원에서 3500억 원으로 증액했다. 일반재정지원사업도 일반대 기준 795억 원을 증액한 8852억 원을 편성했다. 전호환 동명대 총장은 “등록금을 자율화해서 소위 명문 사립대는 더 많은 등록금을 받게 하고 정부 지원은 사정이 열악한 대학이나 국공립대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올 3월 폐교한 서울 광진구 화양초교 정문은 한동안 굳게 닫혀 있다가 올 8월 다시 열렸다. 운동장을 이용하게 해 달라는 주민 요청이 이어지면서 광진구와 성동광진교육지원청이 업무협약을 맺고 운동장을 개방한 것이다. 처음에는 오전 6시 반부터 오후 6시까지만 개방했지만 감시카메라와 비상벨 등을 설치한 뒤 12월부터 24시간 개방하고 있다. 최근에는 주차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광진구 관계자는 “공원과 주차장이 부족했는데, 폐교를 활용해 두 고민을 한꺼번에 해결했다. 주민 반응도 매우 좋다”고 말했다. 학령인구 감소가 본격화되고 폐교가 이어지면서 폐교 활용법을 두고 각 지방자치단체와 지방교육청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전남 신안군은 10여 년 전부터 폐교 40여 곳을 사들여 주민 문화공간으로 가꾸고 있다. 비금면 대광초교는 리모델링해 ‘이세돌 바둑기념관’을 지었고 인좌초 안창분교는 세계 화석광물박물관으로 개조했다. 경북 의성군은 1993년 폐교한 다인초 달제분교를 교육청이 인수해 안전체험관으로 탈바꿈시켰다. 인적조차 드물었던 마을에 번듯한 건물이 들어서고 관광객도 유입되면서 귀농인들이 유입되기도 했다. 경북 고령군은 직동초교 부지에 드론센터를 짓고 있고, 경남 통영시는 한산초 용호분교에 ‘길냥이’ 보호·입양 시설을 만들었다. 문제는 폐교가 노후화된 경우가 많다 보니 안전성을 확보하며 활용하려면 적잖은 예산이 투입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교육부에 따르면 올 3월 기준으로 전국 폐교 중 358곳이 미활용 상태로 남아 있는 실정이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정부가 현 중학교 2학년이 시험을 치르는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부터 수학 영역에 ‘심화수학’을 도입하려던 방안이 무산됐다. 난도가 높은 심화수학이 수능에 도입되면 사교육 의존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학부모와 일선 교사들의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국가교육위원회는 22일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을 최종 의결했다. 올 10월 교육부가 시안을 발표한 뒤 7차례 회의 끝에 최종 합의안을 마련한 것이다. 수능에 심화수학을 도입하지 않고, 내신에서 사회·과학 일부 선택과목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국교위가 이날 의결한 권고안을 바탕으로 교육부는 최종 확정안을 만들게 된다. 대입 개편안을 확정하는 법정 시한은 내년 2월까지다.● ‘심화수학’ 도입 무산…“이공계 학력 저하” 우려도 국교위 심의 과정에서 가장 관심을 끈 건 심화수학의 신설 여부였다. 교육부는 10월 발표한 수능 개편 시안에서 국어, 수학, 사회·과학탐구 영역의 선택과목을 없애기로 했다. 지망하는 대학 전공과 관계없이 문과, 이과 모든 학생이 같은 문항으로 시험을 치르는 방안이다. 논란이 된 건 수능 수학 영역의 출제 범위였다. 시안에 따르면 2028학년도 수능부턴 새 교육과정에 따라 대수, 미적분Ⅰ, 확률과 통계만 시험을 치른다. 주로 이과생이 응시하는 ‘미적분Ⅱ’와 ‘기하’는 수능 출제 범위에서 빠지는 것이다. 교육부는 수능의 변별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미적분Ⅱ’와 ‘기하’를 심화수학으로 신설하고, 원하는 학생만 응시하는 절충안을 국교위에 제시했다. 그러나 두 달여의 논의 끝에 국교위는 심화수학을 도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국교위는 “심화수학이 디지털 시대에 미래 역량 함양을 위해 중요한 과목이지만, 공정하고 단순한 수능을 지향하는 통합형 수능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심화수학 신설이 정부의 사교육 부담 완화 정책과 엇박자를 낼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정지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는 “상위권 대학은 변별력을 위해 심화수학을 응시 필수요건으로 지정할 것이 뻔하다. 결국 사교육 의존도를 높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10월 교육부 학부모 정책 모니터단 1294명 대상 설문에서도 심화수학 반대 응답이 54.5%로 찬성보다 9%포인트 높았다. 대학가와 수학계에선 수능 수학 출제 범위 축소가 이공계 대학생의 학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공계의 기초 소양인 미적분Ⅱ와 기하를 모르는 학력 미달 신입생을 양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대가 올해 이공계 신입생 16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학 특별시험에서 678명(41.8%)이 수학 기초가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년도 30.3%보다 11.5%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박종일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대한수학회장)는 “(정부가) 과학기술 강국을 외치면서 이런 교육 정책을 추진하는 건 앞뒤가 안 맞는다”고 지적했다.● 9개 선택과목은 절대평가… 대입 전형 시기 조정도 검토 고교 내신은 여행지리, 기후변화와 환경생태 등 사회·과학의 9개 융합선택 과목에 A∼E등급의 절대평가만 도입하기로 했다. 10월 발표된 기존 시안은 전 과목에 절대평가와 5등급 상대평가를 병기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일각에선 상대평가를 유지하는 것이 고교학점제 도입 취지에 반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학생들이 진로와 적성에 맞춰 수업을 선택하는 고교학점제에서 상대평가를 의식해 내신 등급을 받기 불리한 과목은 기피할 것이란 의미다. 국교위는 이번 대입 개편안과 별도로 수능과 대입 수시·정시모집 시기를 조정하는 방안을 장기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현재 여러 대입 전형 시기가 넓게 퍼져 있어 고3 2학기 수업의 파행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2024학년도 대학 정시모집에서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의대 합격선(표준점수 기준)이 지난해보다 8∼17점 오를 것이라는 입시업체들의 예측이 나왔다. 올해 수능이 역대급 ‘불수능’으로 출제돼 수험생의 표준점수가 크게 오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표준점수는 개인 점수와 전체 응시생 평균의 차이를 보여주는 점수다. 시험이 어려워 전체 평균이 낮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이 올라간다. 어려운 시험을 다른 학생들보다 잘 보면 점수를 더 주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시험이 어려울수록 표준점수 합격선은 높아진다. 8일 입시업계는 국어, 수학, 탐구 3영역 표준점수를 더한 서울대 의대 합격선을 428∼434점으로 예측했다. 지난해보다 11∼17점 높다. 연세대 의대는 426∼431점으로 10∼15점, 고려대 의대는 423∼428점으로 8∼13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418점,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398∼406점이다. 인문계에선 서울대 경영대가 406∼411점으로 3∼8점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연세대 경영 402∼403점, 고려대 경영 395∼403점, 서강대 경영 388∼394점 등이다. 입시업계는 최상위권의 변별력이 높아져 소신 지원 경향이 뚜렷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과생의 인문계열 교차지원도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수학 선택과목에서 이과생이 주로 응시하는 미적분(148점)과 문과생이 다수인 확률과 통계(137점)의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가 지난해 3점에서 올해 11점으로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과 상위권 학생들이 인문계열에 지원하는 사례가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N수생 등 졸업생에게 밀린 고3 현역의 고전도 예상된다. 새로운 유형의 킬러(초고난도) 문항, 대거 늘어난 준킬러 문항을 처음 접한 이들 중 상당수는 벌써 재수를 고려하고 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학생들이 사교육이 불필요하다고 생각하기 전까지는 사교육 의존도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 수능에서 표준점수 최고점을 받은 수험생은 대구 경신고를 졸업한 이동건 씨(449점)로 확인됐다. 이 씨는 생명과학Ⅱ에서 한 문항을 틀렸지만,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은 선택과목을 골랐기 때문에 전 과목 만점자(435점)인 유리아 씨(용인한국외국어대부설고 졸업생)보다 점수가 높았다. 이 씨와 유 씨는 모두 서울 강남의 대형 입시학원 시대인재에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원은 6월 윤석열 대통령의 ‘킬러(초고난도) 문항’ 배제 지시 이후 정부의 사교육 카르텔 조사 때 압수수색과 세무조사를 당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

“킬러(초고난도) 문항은 사라졌다는데, 애들은 다 ‘킬(Kill)’ 됐어요.” 서울의 한 고3 담임교사는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표를 기다리는 제자들의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정부의 ‘킬러 문항 배제’ 발표를 듣고 수능이 쉬워질 것으로 기대했던 학생들이 예상보다 어려웠던 시험에 좌절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개별 성적은 8일 전달된다. 7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2024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에 따르면 올해 국어 만점(표준점수 최고점)을 받은 수험생은 지난해 371명에서 64명, 수학은 934명에서 612명으로 줄었다. 절대평가로 치러진 영어에선 1등급(원점수 90점 이상)이 7.83%에서 4.71%로 급감했다.● 지난해보다 국어 영향력 커져 올해 국어 영역 만점자 비율은 0.014%(64명)로, 현 수능 체제가 도입된 2005년 이후 2022학년도 0.006%(28명)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특히 1등급 학생의 점수 범위가 지난해엔 9점(126∼134점) 안에 조밀하게 분포했는데, 올해는 분포 범위가 18점(133∼150점)으로 넓어졌다. 최상위권에서 점수 차가 더 생겨 변별력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의미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올해 정시에서 최상위권의 국어 영향력이 지난해보다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학도 표준점수 최고점이 148점으로 지난해(145점)보다 3점 올랐다. 특히 1등급 학생이 지난해 2만2571명에서 1만7910명으로 4661명이나 줄었다. 수학도 1등급 안의 점수 분포가 지난해 13점에서 16점으로 넓어졌다. 올 9월 모의평가에서 만점자가 2520명이나 나오면서 변별력 논란이 생기자, 출제 당국이 이를 의식해 고난도 문항 배치를 늘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EBSi의 가채점 결과에 따르면 수학에서 3문항이 정답률 10% 미만이었다. 영어 1등급 비율도 4%대로 떨어져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절대평가로 전환한 의미가 무색해졌다. 4%는 상대평가에서 1등급 기준이기 때문이다. 입시업계에선 7∼8%대를 영어의 적정 1등급 비율로 본다. 국어 수학 영어의 1등급 수험생은 지난해보다 2만401명 줄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못 맞추는 학생이 많아져 정시 이월 인원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국영수 모두 어려워 졸업생 강세 심화” 역대급 ‘불수능’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출제 당국은 이전의 불수능과는 다르다고 자평했다. 앞서 2019학년도 수능에선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50점까지 올라 만점자가 148명에 그쳤다. 영어 1등급도 5.3%로 전년(10.03%) 대비 반 토막이 났다. 당시 평가원장은 수능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며 사과까지 했다. 하지만 올해 출제 당국의 분위기는 다르다. 오승걸 평가원장은 8일 브리핑에서 “당시는 학생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지문 등 공교육에서 준비할 수 없는 문항이 출제됐다. 하지만 이번엔 그런 문항이 배제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교육 현장에선 출제 경향이 바뀐 뒤 첫 시험을 치른 고3 학생들의 피해가 컸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성환 서울 대진고 교사(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상담센터)는 “의대 등 최상위권은 거의 졸업생이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국·수·영이 동시에 어려워 졸업생 강세가 더 심화됐다”고 말했다. 내년에도 ‘어려운 수능’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킬러 문항 없이 난도를 높이는 방법을 출제 당국이 연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험생은 이번 시험을 앞으로 전 영역이 어렵게 출제된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밝혔다. ● 올해도 문항별 정답률 비공개 교육부는 올해도 문항별 정답률을 공개하지 않았다. 정답률 공개가 학생들의 학습 방향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게 교육 당국의 판단이다. 하지만 정답률을 공개해야 학생들의 시험 준비에 도움이 된다는 반박도 적지 않다. 현재도 교육청이 출제하는 학력평가는 A(80% 이상)∼E(20% 미만) 단계로 정답률을 공개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문항별 정답률을 알아야 다른 학생에 비해 내가 취약한 부분을 파악할 수 있어 학습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정부가 ‘킬러(초고난도) 문항’을 없애기로 한 뒤 처음 치러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국어 수학 영어 영역의 체감 난도가 모두 지난해보다 높아 역대급 ‘불수능’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출제 당국은 ‘킬러 문항’ 대신에 다양한 유형의 고난도 문항이 출제돼 상위권의 변별력을 높인 결과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여전히 수험생을 괴롭히는 킬러 문항이 출제됐다고 주장하고 있어,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달 16일 실시된 2024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영역별 표준점수 최고점은 국어 150점, 수학 148점으로 국어가 2점 높았다. 지난해는 국어 134점, 수학 145점으로 수학이 11점 더 높았다. 특히 국어는 평이했던 지난해보다 체감 난도가 크게 올랐다.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2019년(150점)과 함께 현 수능 체제가 도입된 2005학년도 이후 가장 높았다. 표준점수는 개인 점수가 전체 응시생 평균과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를 보여주는 점수다.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이 올라간다. 통상 표준점수 최고점이 140점 이상이면 어려웠다고 입시업계는 평가한다. 절대평가로 치러지는 영어의 경우 1등급(원점수 90점 이상)은 전체 응시생 중 4.71%(2만843명)로, 지난해 7.83%(3만4830명)보다 1만3987명이 줄었다. 절대평가가 도입된 2018학년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입시업계에선 지난해보다 국어와 영어 점수가 대입 당락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수학의 비중은 작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추지 못해 탈락하는 수험생이 속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교육계에선 정부의 ‘킬러 문항 배제’ 방침이 올 수능의 수험생 체감 난도를 높였다고 분석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6월 “수능에서 교육과정 밖의 킬러 문항을 배제하라”고 지시했다. 수험생들은 이를 ‘쉬운 수능’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변별력 확보를 위해 킬러 문항 못지않은 고난도 문항이 출제되고, 정답과 헷갈리는 선택지가 배치되자 당황한 수험생이 많았다는 게 입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은 “어렵다는 평가가 있지만 킬러 문항 배제만으로도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계기는 마련됐다”고 말했다. 역대급 불수능에 전 영역 만점자는 1명에 그쳤다. 용인외대부고를 졸업한 여학생으로 알려졌다. 이 학생은 과학 2과목을 선택한 자연계열 지망생이다. 수능 만점자는 2014학년도 33명까지 나온 적도 있지만 문·이과 통합수능이 도입된 2022학년도는 1명, 지난해는 3명에 그쳤다.수학 22번 문항 등 논란 여전‘킬러 문항’ 정의 자체가 모호일부선 “불수능에 사교육 심화” 지난달 16일 치러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대해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7일 “킬러 문항을 배제하고도 최상위권 변별력을 확보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학교 현장과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여전히 ‘킬러 문항이 출제됐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역대급 ‘불수능’에 사교육 의존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교육부는 이날 2024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 발표와 함께 이례적으로 시민단체들의 주장을 반박했다. 교육부는 킬러 문항 논란을 일으킨 수학 영역 22번 문항에 대해 “시민단체가 제시한 근거는 의도적으로 교육과정 외, 대학 교재에서 발췌한 것”이라며 “하지만 본 문항은 대학 과정의 해석 능력이 필요하지 않고, 교육과정 내에서 해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은 6일 기자회견을 열고 “2024학년도 수능 수학 영역 46개 문항 중 6개(13.04%) 문항이 고교 교과 범위와 수준을 벗어나 출제된 것으로 판정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수학 22번 문항의 경우 “함수부등식은 대학 교재에서 나오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교사와 수험생도 “킬러 문항이 많은 불수능이었다”고 주장했다.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 소속 장지환 배재고 교사는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학생들이 힘들어 하면 킬러 문항”이라며 “킬러가 제거됐는데도 전국에서 국어 만점자가 64명밖에 안 나왔다면 학교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단 얘기”라고 말했다. 교육계에서는 처음부터 킬러 문항에 대한 정의가 모호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는 6월 킬러 문항 예시로 과도하게 복잡한 계산이 필요하거나, 지나치게 많은 개념이 한 문제에 들어간 경우를 뽑았다. 이 기준대로 평가원은 현장 교사 25명(수능출제점검위원회)이 수능 전 킬러 문항이 없는 것을 확인했고, 이달 5일에도 평가자문위원회를 열어 점검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교육당국은 성취 기준 등 각종 요소를 결합해 킬러 문항을 정의했지만 수험생들은 풀기 어려우면 무조건적으로 킬러 문항이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킬러 문항 유무보다 사교육 감소 효과를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교육부 주장대로 최상위권 변별력은 확보했더라도, 대통령이 6월 킬러 문항 배제를 지시한 목적인 ‘사교육 의존도 낮추기’는 실패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지적이 있다. 한 입시업계 관계자는 “킬러 문항이 있었냐, 없었냐는 차치하고 정부가 킬러 문항 배제 원칙을 만든 목적은 사교육비 경감인데, 수능이 어려워 학원 등록 문의는 예년보다 많다”고 전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

지난해 실시된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결과 우리나라 학생들의 수학 성적 양극화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위권이 사라지고 수학 고득점자와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만 양산된다는 지적이 나온다.5일(현지 시간) OECD가 공개한 PISA 2022 결과에 따르면 OECD 회원국 37개국 중 한국의 수학 순위는 1~2위(평균 527점)로 최상위권이었다. 읽기는 1~7위(515점), 과학은 2~5위(528점)로 상위권이었다. OECD 평균은 각각 472점, 476점, 485점이었다. PISA는 만 15세 학생의 수학, 읽기, 과학 학력을 측정하는 성취도 조사다. 표본조사이기 때문에 모집단인 해당 국가의 순위는 오차를 고려해 ‘최고~최저’ 범위로 제시한다. 가령 이번 조사에서 수학 평균점수는 일본이 536점으로 한국보다 9점 높지만, 두 국가의 순위는 모두 ‘1~2위’로 표기됐다. 이번 조사는 전 세계 81개국 약 69만 명, 한국은 186개교 6931명이 참여했다. 한국 학생의 수학 순위는 2018년(1~4위)보다 올랐다. 문제는 성적 분포다. 학생들의 수학 성적을 6등급으로 나눴을 때 상위권(1, 2등급) 비율은 21.4%에서 22.9%, 하위권(6등급) 비율은 15.0%에서 16.2%로 늘었다. 특히 하위권 비율은 2009년 8.1%에서 2배로 올랐다. 역대 가장 높은 수치다. 같은 학교 학생들의 양극화 정도를 나타내는 분산 추이도는 98.1%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았고, OECD 평균(68.3%)과 비교해도 30%포인트 가까이 높았다. 조사 대상 81개국 중에서도 몰타(99.7%) 다음이었다. 수치가 높을수록 평균 점수 근처의 학생은 적고, 점수대가 위아래로 넓게 분포했다는 의미다. 초등 의대 준비반이 나올 만큼 진도를 앞서가며 수학 공부에 집중하는 학생이 있는 반면, 일찌감치 수학을 포기하는 학생도 많다는 의미다. 때문에 중위권 학생들을 위한 수학 교육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읽기와 과학은 직전 조사보다 상위권은 늘었고, 하위권을 줄어들면서 순위와 점수 모두 소폭 올랐다. 읽기는 2018년 2~7위(514점)에서 지난해 1~7위로, 과학은 3~5위(519점)에서 2~5위로 올랐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2018년 대비 성취수준(점수)은 유지됐고, 순위는 상승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수업 결손 등 학교 파행이 다른 나라들보다 덜했던 것도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성별 성취도에서는 읽기에서 여학생이 526점에서 533점으로 7점 오른 반면, 남학생은 503점에서 499점으로 4점 하락했다. 과학에서도 여학생(517→530점)이 남학생(521→526점)을 역전했다. 수학은 남학생(528→530점)과 여학생(524→525점) 모두 2018년과 비슷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서울 지역 특성화고 68곳이 이달 4일까지 신입생을 모집 중인 가운데 학교 현장에서는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학생 부족 사태가 현실이 되고 있다. 고교에 진학할 중3 학생이 크게 준 탓에 진학 대상자도 줄었다. 여기에 ‘그래도 대학 가야지’라며 특성화고 진학을 기피하는 분위기 탓에 진학률이 떨어지고 있다. 30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관내 중학교 졸업생의 특성화고 진학률은 2019학년도 18.1%(1만3793명)에서 2023학년도 13.1%(9554명)로 낮아졌다. 신입생 충원율도 마찬가지. 2019학년도 89.0%였던 서울 특성화고 충원율은 2022학년도 78.4%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96.4%로 일시 반등했지만 2007년생 ‘황금돼지띠’ 영향으로 신입생(7만2527명)은 4000명가량 늘고, 모집정원이 감소하면서 발생한 착시효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올해는 신입생 모집이 더욱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모집 대상인 중3 학생 수(6만7915명)가 4600명 이상 줄었다. 서울의 한 특성화고 A 교사는 “2학기 내내 영업사원의 심정으로 설명회를 다녔지만 베이커리 등 몇몇 인기 학과 외엔 미충원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지원자 한 명이 아쉽다 보니 각 지역은 다른 지역에 학생을 빼앗기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서울 특성화고 68곳 중 48곳은 수도권 또는 전국 단위로 신입생을 뽑는다. 김포 등 서울과 인접한 경기 지역에서 통학하는 학생 비율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특성화고 전체 신입생 중 타 시도(검정고시 포함) 학생 비율은 2019학년도 15.3%에서 2023학년도 19.7%까지 올랐다. 서울 특성화고 신입생 5명 중 1명은 다른 지역에서 오는 셈이다. 특성화고의 B 교사는 “경기도 특성화고는 학생을 빼앗기는 것”이라며 “최근에는 경기 지역 학교에서 서울 특성화고 입학설명회를 못 열도록 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특성화고에 대한 편견도 학생들의 진로 결정에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한다. 서울에는 직업교육을 원하는 일반고 3학년생을 위탁 교육하는 학교가 6곳 있다. 최근 5년간 8617명이 모교에 적을 두고 이들 학교에서 취업을 준비했다. 연평균 1723명으로 2024학년도 특성화고 모집정원(1만118명)의 17%에 이른다. 편견 때문에 특성화고에 진학할 학생들이 일반고에 갔다가, 다시 취업 준비로 유턴하는 것이다. 정승국 고려대 노동대학원 객원교수는 “기업이 원하는 만큼의 숙련된 노동력을 특성화고에서 배출하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 기술 혁신의 속도에 맞춰 특성화고 교육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내년 3월부터 서울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학생들과 일대일 대화를 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영어 튜터 로봇이 도입된다. 원어민 영어 보조교사 배치를 희망하는 모든 공립초에는 교사를 지원한다. 서울시교육청은 29일 ‘서울교육 국제화 및 영어 공교육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학생들의 글로벌 소통 능력을 향상시키고, 영어 공교육의 질을 높여 사교육 의존도를 낮추려는 취지다. 영어 튜터 로봇은 내년 1학기부터 초등·중학교 5곳에서 시범 운영한 뒤, 2학기부터 도입 학교를 확대한다. 초3부터 중학교 전 학년이 대상이다. 식당 서빙 로봇과 비슷한 형태로, 학생 얼굴을 인식해 수준별 맞춤형 대화가 가능하도록 제작된다. 현재 민간 기업과 공동 개발 중이다. 이와 함께 ‘음성형 챗봇 애플리케이션(앱)’도 내년 3월부터 초등·중학교 3곳에 시범 도입한다. 초등학교 원어민 영어 교사도 늘릴 계획이다. 현재 서울 공립초 564곳 중 167곳(29.6%)은 원어민 교사가 없다. 앞으로는 희망하는 공립초에는 원어민 교사를 한 명씩, 학생 수가 많은 곳은 2명까지 배치한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사회적 기업 등을 위해 무료 경영 조언을 제공해온 ‘SK프로보노’가 28일 ‘제5회 사회적 기업 성장 워크숍’을 열었다. SK프로보노는 사업 기획, 홍보 전략 수립, 회계 등 분야별 SK그룹의 실무자들이 사회적 기업과 예비 사회적 기업을 대상으로 경영 조언을 해주는 사내 봉사단이다. 2009년 출범해 14년 동안 사회적 기업 2903곳을 지원했다. 자문에 참여한 직원은 약 6800명에 이른다. 이번 워크숍은 SK프로보노 직원이 직접 강사로 나서 기업 경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교육형 자문이다. 사회적 기업 대상 설문 결과 △애플리케이션(앱) 개발 및 관리 등 사용자경험(UX) 분야 △제안서 작성 및 홍보 전략에 관한 자문 수요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워크숍에는 사회적 기업 총 100곳이 참여했다. SK 계열사 중 SK텔레콤은 제안서 작성 교육, 미디어에스는 홍보 전략 및 홍보물 제작, SK㈜ C&C는 UX 디자인과 지식재산권 관련 강의를 맡았다. 지방자치단체, 취업준비생과 연계한 프로그램도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SK㈜ C&C는 최근 경기 성남시와 협업해 대학생 직무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SK프로보노가 이들의 교육을 맡았다. 해당 대학생들이 이번엔 실무 전문가들과 함께 사회적 기업 5곳을 대상으로 직접 실습을 진행했다. SK㈜ C&C 관계자는 “대학생의 직무 역량을 높이고, 사회적 기업이 필요로 하는 조언까지 할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SK프로보노의 자문 유형은 네 가지다. 사업 확장 전략 등 중장기적 조언을 제공하는 ‘프로젝트형 자문’, 한 기업의 여러 임직원이 집중 자문을 수행하는 ‘스폿형 자문’, 사회적 기업의 요구가 있을 때 임직원을 일대일로 매칭시켜 주는 ‘개인별 자문’, 다수 기업을 대상으로 강의하는 ‘교육형 자문’ 등이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초등학생이 희망하는 직업 순위에서 ‘의사’가 지난해보다 두 계단 오른 2위로 나타났다. 학원가에 초등 의대반까지 생기는 등 최근의 ‘의대 열풍’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고등학생 중에는 생명과학자 등 첨단 분야와 창업을 희망하는 학생이 크게 늘었다. 26일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은 ‘2023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올 6∼7월 전국 1200개 초중고의 학생 2만3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초등학생은 운동선수가 2018년부터 6년째 1위(13.4%)였다. 교사는 중학생(13.1%), 고등학생(6.3%)에서 17년째 1위를 지켰지만, 응답률은 전년 대비 각각 2.1%포인트, 1.7%포인트 하락했다. 학생들의 보건·의료 분야 선호도가 높아진 게 눈에 띈다. 의사를 꿈꾸는 초등학생 비율은 지난해 4위에서 올해 2위(7.1%)로 올랐다. 고교에서도 7위에서 5위(3.1%)로 두 계단 높아졌다. 고교에선 ‘생명과학자 및 연구원’ 순위도 지난해 9위에서 3위(3.7%)로 급등했고, ‘보건·의료 기술직(8위·2.4%)’도 10위권에 새로 진입했다. 첨단 분야에 대한 선호도 강해지고 있다. 로봇공학, 정보기술(IT), 항공·우주 등 신산업 분야를 희망하는 중·고교생은 2018년 각각 4.1%, 6.3%에서 올해 5.3%, 11.6%로 증가했다. 고교에선 창업을 희망한다는 응답이 지난해 2.9%에서 5.2%로 크게 늘었다. 교육부는 “최근 중·고교에서 창업 관련 교육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2021년 중학생 희망직업 순위 6위였던 공무원은 지난해 10위, 올해는 17위(1.7%)로 떨어졌다. 고교에선 ‘군인’의 선호도가 11위(1.9%)로 전년 대비 여덟 계단 하락했다. 경직되고 보수적인 조직 분위기를 꺼리는 경향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희망하는 직업이 없다’는 응답은 초등학교(20.7%)와 중학교(41.0%)에선 지난해보다 늘었고, 고등학교(25.5%)에선 줄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몰라서’라는 응답이 모든 학교급에서 가장 많았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