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

정미경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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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미경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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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3~2025-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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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빼놓고 남북 큰 변화 어려워… 문재인 정부, 한미협의로 돌파구”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파격적인 합의 결과입니다. 북한이 합의 결과를 얼마나 충실히 이행할지 전 세계가 지켜보는 일만 남았습니다.” 토머스 허버드 전 주한 미국대사는 7일 서울 광화문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특사단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면담 결과에 대해 “남북 관계에 돌파구(breakthrough)가 될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허버드 전 대사는 전날 남북 합의 소식이 전해지기 몇 시간 전 본보와 1차 인터뷰를 했을 때엔 “북한과의 협상에서 큰 기대는 금물”이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4월 말 남북 정상회담 개최 발표 이후 다음 날 다시 만난 그는 “내 예견이 빗나가서 다행”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허버드 전 대사는 자신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코리아소사이어티 관련 업무로 방한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 1년도 안 돼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시아 안정을 위한 중요한 합의를 일궈냈다. 미국의 평가는 어떤가. “미국이 문재인 정부를 높이 평가하는 것은 남북 관계 개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미국과 협의를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들리는 바에 따르면, 특사단이 김정은에게 미 정부의 입장과 요구사항을 진정성 있게 전달했다고 한다. 한미 양국이 서로의 차이점을 인정하면서 꾸준히 대화한 결과다.” ―미국이 이번 남북 합의를 전적으로 지지한다는 의미인가. “그건 좀 다른 문제다. 미국은 회의적인 시각이 강하다. 남북 합의 후 미국 정가에 있는 지인들에게 전화를 해봤다. 그중에는 과거 제네바 합의 체결 과정에 관여한 친구도 있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북한 문제를 담당하는 지인도 있다. 이들의 공통적인 의견은 ‘비핵화 합의에서 북한의 과거 성적표를 보라’는 것이었다. 북한은 합의 과정에서는 대범하게 행동하지만 나중에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이유(변명)로 합의를 파기한다.” ―미국은 대화의 선제조건으로 비핵화를 강하게 요구해왔다. 이번 합의는 미국의 요구를 만족시킬 만한 수준인가. “미국은 60% 정도 만족했다고 본다. 미국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한 대화할 필요가 없다고 말해 왔지만 그것은 현실적인 요구사항이 아니다. 북한의 자존심은 핵을 가졌다는 것인데 어떻게 포기하겠는가. 북-미 대화 기간에 핵과 미사일 도발을 중지(모라토리엄)한다는 것에 미국은 안도했다. 북-미 대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미국은 핵 포기를 강하게 요구할 것이다.”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를 원하는 기색이 역력한 것 같다. 무엇이 김정은을 움직였다고 생각하나. “미국과 국제사회의 제재 때문에 북한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판단을 내린 것 같다. 더 중요한 것은 미국의 위협이 통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마음을 바꾼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자랑스럽게 ‘me(나 때문에)’라고 답했다. 좀 유치한 행동이지만 맞는 얘기다. 미국의 군사공격 경고를 그렇게 지속적으로 받은 나라는 없다. 김정은은 아마 잠을 못 잘 정도로 걱정했을 것이다. 북한이 절실히 원하는 것은 미국의 제재 완화보다 군사공격 위협 중단이다.” ―1월 빅터 차 주한 미대사 내정자가 대북 군사옵션을 반대한다는 이유로 내정이 철회됐다. 전임 주한 미대사로서 빅터 차 사태를 어떻게 보는가. “빅터 차 사태가 트럼프 행정부의 무력사용 경고 시리즈의 절정(peak)이었다고 본다. 북한은 빅터 차 사태를 보고 엄청난 위협을 느꼈을 것이다. 빅터 차 개인에게는 매우 안타까운 일이지만 북한의 남북 관계, 북-미 관계 개선 시도에 촉매제가 됐다는 것이 그래도 ‘실버 라이닝(silver lining·불행 속의 희망)’ 아니겠는가.” ―노무현 정부 전반부 때 주한 미대사(2001∼2004년)를 지냈다.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차이점을 무엇이라고 보는가.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에는 미국이 빠져 있었다. 그는 집권 후반 남북 정상회담을 성공시켰지만 그 외에는 별다른 대북 업적이 없었다. 미국을 멀리 하고 남북 관계 개선에만 집중한 노무현식 대북정책에는 북한도 호응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그가 존경하는 노 전 대통령의 대북정책의 실수를 보고 배웠다. 미국을 떼어놓고는 남북 관계에 큰 변화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결론을 내렸을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이 추진력이 있었다면 문 대통령은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대북정책에서 말이다.”정미경 전문기자 mickey@donga.com}

    • 2018-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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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겁먹지 마세요, 살짝 그슬리러 왔어요

    이게 웬일입니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그리다이언(Gridiron) 기자클럽 만찬에 등장했습니다. 취임 후 기자들과 사사건건 부딪치면서 주류 언론 기사를 ‘가짜뉴스’라고 몰아대기 바빴던 트럼프 대통령이 드디어 화해의 첫걸음을 뗀 걸까요. 그리다이언 기자클럽이 뭐냐고요.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CNN 등 유력 언론매체 30∼40곳 기자들의 친목단체입니다. 대통령을 초청해 연례만찬을 개최할 정도로 미국 언론계에서 위상이 높은 곳이지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아내, 딸, 사위까지 거느리고 나타났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드디어 연단에 섰습니다. 참석한 기자들 중에는 ‘독설의 대가인 트럼프 대통령이 여기서도 독설 퍼레이드를 펼치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의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I‘m here to singe, not to burn.”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운을 뗍니다. ‘걱정하지 말라’고 기자들을 안심시키는 겁니다. ‘(불이나 태양에) 태우다’ ‘타다’라는 의미의 영어 단어는 여러 개가 있습니다. ‘Burn’ ‘scorch’ ‘singe’ ‘char’ ‘tan’ 등등 많죠. 타는(태우는) 강도로 볼 때 ‘burn’과 ‘singe’는 정반대에 있습니다. ‘Burn’은 활활 태우는 것이고 ‘singe’(‘신지’라고 발음)는 살짝 태우는 것, 즉 그슬리는 것입니다. “나는 활활 태우러 온 것이 아니라 그슬리려고 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사람이나 이슈에 대해 맹렬하게 비난하기 위해 이 자리에 온 것이 아니라고 말한 셈입니다. 기자들의 얼굴에 안도의 미소가 흘렀습니다. “살짝 태우러 왔다”는 얘기는 독설을 퍼붓지 않는 대신, 뼈있는 농담을 하겠다는 의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언론 천적 1호라고 할 수 있는 뉴욕타임스를 화제에 올렸습니다. “I’m a New York icon. You‘re a New York icon. The only difference is, I still own my buildings (나도 뉴욕을 대표하는 아이콘이고 당신(뉴욕타임스)도 그렇다. 유일한 차이는 나는 아직 빌딩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정난에 시달리는 뉴욕타임스가 본사 건물을 매각한 것을 비꼰 겁니다. 자신의 기업가적 능력에 대한 자랑까지 섞어가면서 말이죠. 뉴욕타임스는 이 말을 들었을 때 더 기분이 나빴을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뉴욕타임스 기사는 가짜뉴스”라고 했을 때보다 말이죠. 상대를 대놓고 비난하지 않는 대신, 상대의 약점을 찾아내 허를 찌르는 농담을 하는 것이 트럼프를 비롯한 미국 정치인들의 대화법입니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핏대를 올리고 고성과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종종 국회의사당을 박차고 나가 장외투쟁을 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미국 정치인들은 뼈 있는 농담으로 치고받으며 협상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 정치판 자체가 바로 ‘singe, not burn’인 셈입니다.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 前 워싱턴 특파원}

    • 2018-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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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네 운명은 얼마 안 남았어

    페이스북이나 구글 같은 소셜미디어가 현대인에게 삶의 일부가 된 지 오래입니다. 페이스북의 권력이 커지면 커질수록 이에 대한 반감도 늘어납니다. 만약 페이스북 성토대회가 열린다면 가장 먼저 연설자로 나설 사람 중 한 명이 바로 조지 소로스입니다. 세계적인 투자자이자 자선가인 소로스는 지난달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례총회(다보스포럼)에서 연설의 대부분을 페이스북을 맹비난하는 데 할애했습니다. 그는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가 사람들의 마음과 행동을 부지불식간에 지배하기 때문에 민주주의 사회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소로스 연설의 마지막은 이렇습니다. “Your days are numbered.” 직역을 한다면 ‘너의 날들은 숫자로 매겨지고 있다’는 뜻이겠죠. 숫자로 매겨질 만큼 남겨진 날이 많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페이스북이여, 지금은 네가 최고인 줄 알지만 너의 운명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 소로스가 말하고자 했던 결론인 것이죠. 지금 페이스북의 기세로 보건대 별로 맞는 말 같지는 않습니다만 어쨌든 극적인 효과가 큰 말입니다. ‘남겨진 시간이 별로 없다’는 말만큼 듣는 사람을 초조하게 만드는 말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직장인들에게는 해고만큼 두려운 게 없습니다. 회사 동료가 이렇게 말합니다. “I missed my deadline the third time this month, I think my days here are numbered.” “나는 이번 달에만 3번이나 마감을 못 맞췄다. 나는 조만간 해고될 것 같다”는 의미입니다. 전자기기에도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말을 쓸 수 있죠. 만약 친구가 “My smartphone is so slow(내 스마트폰은 너무 느리다)”라고 한다면 나는 이렇게 충고해 줄 수 있습니다. “You might want to buy a new one. This one′s days are numbered(새 것 하나 사는 게 좋겠다.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은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어)”라고 말이죠. ‘Number’라는 단어는 활용도가 높습니다. “Days are numbered”에서는 동사로 사용됐지만 사실 우리는 ‘숫자’라는 의미의 명사로 더 익숙합니다. 미국인들의 대화에서는 ‘number’가 들어간 다양한 표현이 있습니다. 예컨대 미국 회사 직원들이 회식을 하고 2차로 노래방에 갔다고 합시다. 한 직원에게 빨리 노래를 부르라고 다들 부추깁니다. 이 자리에 (눈치 없이) 따라오신 부장님께서 그 직원에게 말씀하시길 “It′s time for you to get on stage and do your number.” 무슨 뜻이냐 하면 “빨리 무대에 올라가서 장기를 보여 달라”는 것입니다. 주로 여흥의 자리에서 쓰는 표현 ‘do your number’는 ‘당신의 능력을 자랑해 보라’는 의미입니다.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 前 워싱턴 특파원}

    • 2018-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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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친구의 배신에 대처하는 방법

    John McCain throws Lindsey Graham under the bus over why he ‘f**ked it up’ during Comey hearing(존 매케인은 코미 청문회에서 자신이 엉망인 모습을 보인 이유에 대해 그레이엄을 버스 밑으로 던져버렸다). 미국 정계에는 소문난 ‘베프’(best friend·절친한 친구) 사이가 많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상원의원 존 매케인(82)과 린지 그레이엄(63)입니다. 지난해 매케인이 뇌종양 수술을 받았을 때 가장 먼저 달려간 이가 그레이엄입니다. 둘이 침대맡에서 엉엉 울었다고 합니다. 둘 중에 나이가 더 많고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매케인이 얼마 전 망신을 당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게이트’ 수사 중단 압력을 증언한 제임스 코미 전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에 대한 상원 청문회에서 질문자로 나서 주제와는 동떨어진 질문을 던지면서 횡설수설했습니다. ‘혹시 뇌종양 때문이 아닌가.’ 사람들이 수군거렸습니다. 자신의 정신상태를 의심받자 매케인은 친구 그레이엄 탓이라고 둘러댔습니다. 청문회 직전 그레이엄이 ‘이런 질문을 하라’고 훈수를 둬서 머리가 혼란스러웠다는 겁니다. 자신의 잘못을 그레이엄에게 떠넘긴 거죠. 시사잡지 뉴스위크는 ‘McCain Throws Graham under the bus’라는 제목을 뽑았습니다. 직역을 하자면 ‘매케인이 그레이엄을 버스 밑으로 던져버렸다’가 되겠죠. ‘버스 밑으로 던져버리다’는 ‘배신하다’ ‘희생양으로 만들다’라는 뜻입니다. 친구를 배신한 사람이 또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수석전략가였던 스티브 배넌을 버스 밑으로 던져버렸습니다. 배넌이 대선 기간 동안 트럼프 아들 등이 러시아 정보원과 만났다는 사실을 폭로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는 대선 일등공신이자 절친한 친구였던 배넌을 “제 정신이 아니다”며 맹비난했습니다. 러시아 내통 혐의를 벗기 위해 친구를 배신한 거죠. 이때도 미국 언론은 ‘Trump throws Bannon under the bus’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이 표현은 원래 스포츠 용어였습니다. 같은 팀 동료를 버스 밑으로 밀어버려 경기에 출장하지 못하도록 했다는 데서 유래했습니다. 스포츠에서 유래했을지 몰라도 오늘날 많이 쓰이는 건 정치에서 배신을 말할 때입니다. 미국 정치 기사를 읽다 보면 ‘누가 누구를 배신했다’고 할 때 꼭 등장하는 표현이지요. 누군가를 버스 밑으로 던져버리는 장면을 상상해보세요. 끔찍합니다. 이런 표현을 아무렇지도 않게 쓰는 정치는 잔인한 건가요, 무딘 건가요. P.S.(추신): 첫 문장에 등장한 ‘f**ked it up’은 비속어입니다. 매케인의 발언을 그대로 옮긴 겁니다. 청문회를 마친 뒤 “내가 망쳤다”고 트위터에 고백한 내용입니다. 미국 정치인들은 ‘f**k’이라는 단어를 심심찮게 씁니다. 물론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말입니다.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 前워싱턴 특파원}

    • 2018-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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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미경의 이런영어 저런미국]알카에다도 동지라고요?

    미국 정치인들은 말을 잘합니다. 불시에 기자가 마이크를 들이대도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어려운 이슈를 술술 풀어가며 자신의 의견을 분명히 밝힙니다. 머릿속에 생각이 정리돼 있지 않으면 하기 힘든 일입니다. 말 잘하기로 소문난 미국 정치인에게도 약점은 있습니다. 정치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단어나 표현 중에는 알게 모르게 국민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말을 하는 정치인은 깨닫지 못할 수도 있지만 국민의 신뢰를 갉아먹는 언어들이 많이 포함돼 있는 거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국민들을 짜증나게 하는 정치인의 언어.’ 제가 생각해낸 것이 아니라 ‘리얼 폴리틱스’라는 미국 유명 정치매체가 정치 담당 기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입니다. △“No brainer”(별거 아니다)=워싱턴 특파원 시절 정치인들이 힘든 결정을 내린 뒤, 마라톤협상을 타결한 뒤 “It’s a no brainer”라고 말하는 걸 여러 번 들었습니다. 이건 은근한 자기 과시입니다. ‘너희한테는 어려울지 몰라도 나한테는 일도 아니야’라는 의미입니다. 이 표현은 때와 장소를 잘 구별해서 써야 합니다. 예컨대 셧다운(정부 폐쇄)으로 국민들에게 온갖 불편을 야기한 뒤 뒤늦게 협상을 타결하고 나서 여야 대표가 이런 말을 했다면 어떻게 될까요. 국민들은 부글부글 끓습니다. ‘별거 아니면 왜 빨리 못했어.’ △“Look!”(이것 봐)=미국인들은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에 주변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싶을 때 ‘Look!’이라고 운을 뗍니다. ‘내 말 좀 들어봐’라는 의미를 담고 있죠. 그런데 ‘Look’이라는 표현은 품격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미국 TV 정치 토크쇼에서 패널들이 정신없이 말싸움할 때 서로 ‘룩(look)’ ‘룩’ 하면서 자기 말이 옳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니 대통령이 이 단어를 쓰면 얼마나 유치해 보이겠습니까. 그런데 ‘연설의 달인’이라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1시간 기자회견 동안 ‘Look!’을 26번이나 연발한 적이 있습니다. 약 2분당 1번꼴이었습니다. △“Folks”(친구들, 동지들)=정치인이 국민들과의 동질성을 강조하고 싶을 때 등장하는 단어입니다 자신을 낮추는 전략이죠.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오바마 전 대통령 할 것 없이 모두 연설이나 대화할 때 수없이 ‘folks’를 외쳤습니다. 중요한 점은 이 단어는 적에게는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 그러나 대통령들은 너무 즐겨 사용하다 보니 때를 가리지 못하기도 합니다. 부시 전 대통령은 9·11테러를 일으킨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를 가리켜 “그 친구들(folks)”이라고 해서 국민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습니다. ‘원수가 어느새 친구가 됐던가.’ 이 사례들을 보면서 짜증 유발 강도가 높지 않다고 느끼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그렇습니다. 미국 정치인들은 대부분 차분하고 논리적으로 말하기 때문에 이 정도는 애교로 봐줄 수 있습니다. 국민 짜증과 불쾌감 유발 경쟁에서 미국 정치인들이 감히 한국 정치인들의 상대나 되겠습니까.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 전 워싱턴 특파원}

    • 2018-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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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남북 대화기회 놓치면 안돼… 제재 유연성 필요”

    “북한의 평창 겨울올림픽 참가는 이미 사실(fact)이다. 이걸 ‘무의미한 제스처’라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 (역설적이게도) 한국이 올림픽을 너무 잘 준비해서 문제가 복잡해진 것이다.” 미로슬라프 라이차크 유엔총회 의장(55·슬로바키아 외교장관)은 8일 서울 국회의사당 사랑재에서 가진 본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북한이 선전선동으로 올림픽을 가로채지(hijack) 못하게 하겠다”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발언을 이렇게 비판했다. 올림픽 개회식(9일) 참석차 방한 중인 그는 “북한이 오든 안 오든 올림픽은 성공했겠지만 한국 정부는 따뜻한 마음으로 북한에 (참가를) 요청했고 북한도 이를 수용했다. ‘가로챈다’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북한을 서너 차례 방문한 경험이 있는 라이차크 의장은 “억압적인 통치는 굶주린 주민, 정치수용소, 피폐한 자연환경을 낳는다”며 북한 체제의 근본적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한반도 정세는 ‘군사적 분쟁’ 직전까지 갔었다”며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마련된 (한반도의) 대화 국면은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특별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올림픽에서 다양한 만남 기대한다” 지난해 9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는 어느 해보다 살벌했다. 총회에 처음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연설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 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해 버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시 단상 위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그 연설을 들었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웃으며) 그(트럼프 대통령)를 연단 위로 소개해 올린 게 (의장인) 나였지 않나. (회의장에 앉은 각국) 대표단의 긴장된 얼굴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듣고 싶다면) 녹음기를 꺼줄 수 있겠나?” 미소를 머금은 라이차크 의장은 결국 “특정 정치인에 대한 평가는 노코멘트”라고 말했다.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의 평창 방문으로 대화 국면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지고 있다. “북한 올림픽 대표단의 무게감이 더 커졌다는 뜻이다. 북한이 (평창 대화에) 진지하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절대 놓쳐서는 안 될 기회다. (한국으로 오기 전) 뉴욕에 있는 북한 유엔대표부에도 ‘올림픽이란 특수한 기회를 반드시 활용해야 한다’고 권고했더니, ‘의장 메시지를 평양에 전하겠다’고 답하더라.” ―올림픽 때문에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일부 풀리는 걸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유연성이 필요했던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한시적 제재 해지를 요청한) 한국의 결단을 평가한다. 그동안 한반도 상황과 (북-미 간) ‘말의 전쟁’은 더 악화될 수 없는 수준으로 계속돼 왔다. 일단 올림픽 중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 다양한 접촉과 만남을 기대한다.”○ “북한의 피폐함은 체제 특성상 당연한 결과” ―슬로바키아도 공산국가여서 방북 기회가 있었을 텐데 북한은 어땠나. “2003년 방북이 가장 최근이다. ‘이런 체제하에서는 (이런 비참한 현실이) 당연한 결과’라는 것을 가 보면 알게 된다. 지도자와 거버넌스(통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코피 터뜨리기(bloody nose·제한적 대북 선제공격)’ 전략이 큰 화제였다. 한국 사람들은 ‘한반도 무력 충돌 가능성’을 크게 우려한다. “어느 정치지도자건 거친 말을 하기는 쉽다. 그러나 그 말을 행동으로 옮기기가 쉽겠는가.트럼프 행정부는 수차례 군사력 사용을 주장했지만 행동을 취하지는 않고 있다. 아무리 미운 상대라도 대화 가능성을 열어 뒀기 때문 아니겠느냐. 대화로 풀지 못하는 일은 없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1993년 체코슬로바키아는 체코와 슬로바키아로 갈라졌다. 다른 분단국가와는 달리 체코와 슬로바키아는 피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평화롭게 분리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중요한 일이 있으면 체코 정부와 슬로바키아 정부는 머리를 맞대고 의논한다. 같은 민족이기 때문이다. 같은 민족은 서로 말하지 않더라도 통하게 돼 있다”고 덧붙였다. “남북한은 너무 오랜 기간 갈라져 있었다. 그래서 서로 이질적으로 느끼는 부분이 많다. 그렇다고 (남북이) 이렇게 멀리 떨어진 상태로 계속 있을 것인가.”정미경 전문기자 mickey@donga.com·한기재 기자}

    • 2018-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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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권력 중심부에서 밀려나다

    ‘Inside the Beltway but Out of the Loop’(벨트웨이 안에, 그러나 루프 밖에) 미국에서 발간된 책 제목입니다. 저는 이 제목을 보는 순간 서글픈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그런지 볼까요. 우선 ‘Beltway’부터. 워싱턴 특파원으로 일하면서 가장 많이 들어본 단어 중에 하나입니다. ‘Beltway’는 원래 워싱턴을 둥그렇게 둘러싼 고속도로 이름입니다. ‘Inside the Beltway’라고 하면 워싱턴을 말합니다. 지명이 아니라 워싱턴 정치, 정치인을 가리킵니다. 미국 유명 신문에는 ‘Inside the Beltway’라는 제목의 칼럼난도 있습니다. 핵심은 ‘out of the loop’입니다. ‘loop’는 둥그런 형태의 고리를 말합니다. 그냥 동그라미라고 보면 됩니다. 워싱턴 정치에서 ‘loop’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너서클’ ‘권력의 핵심부’를 의미합니다. 정치세계에서 모든 정치인이 같은 무게를 가지는 것은 아닙니다. 최고 리더의 주변에 모이는 정치인이 실세입니다. 따라서 ‘out of the loop’는 ‘실세 그룹, 즉 이너서클의 밖에 있다’ ‘이너서클에 끼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위 제목을 해석한다면 ‘워싱턴 정치판 안에는 있지만 이너서클 밖으로 밀려나 있다’는 뜻입니다. 로버트 라이시 전 미 노동장관이 쓴 자서전 제목입니다. 라이시는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노동의 권리를 옹호하는 다양한 정책을 내놔 주목 받았던 ‘스타 정치인’입니다. 정치권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명성은 쌓았지만 정작 이너서클에는 들어가지 못했던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는(?) 제목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도 핵심 세력에서 밀려난 정치인이 많습니다. 대표적 인물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입니다. 국무장관 정도면 대통령의 이너서클 안에 있을 법도 한데 정작 틸러슨은 취임 1년 만에 ‘out of the loop’ 신세가 됐습니다. 틸러슨이 나온 기사를 검색해 보니 10개 중 8개꼴로 ‘out of the loop’라는 표현이 등장합니다. 지난해 10월 틸러슨이 아시아를 순방하면서 대북 대화의 필요성에 열을 올리고 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날린 트윗 한마디는 ‘시간 낭비하지 마라(He is wasting his time)’였습니다. 틸러슨이 얼마나 권력의 핵심에서 멀어져 있는지 잘 보여줍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의중을 잘 알고 있는 이너서클에게 그런 트윗을 날릴 리 없습니다. 아마 그때 트럼프 대통령은 이너서클 멤버들과 함께 ‘코피 터뜨리기(bloody nose·제한적 대북 선제공격)’ 시나리오를 짜고 있지 않았을까요. ‘out of the loop’는 미국인 일반 대화에도 자주 등장합니다. 권력의 중심에서 멀어진 사람은 정보가 없습니다. 이너서클 안에 있을 때만 접할 수 있는 귀중한 정보 말이죠. ‘I′m out of the loop’라고 하면 ‘나는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른다’ ‘나는 정보가 없다’는 말입니다. 이너서클에서 밀려나면 정보도 없고, 파워도 없습니다. 왜 모두들 필사적으로 ‘측근’이 되려는지 알 만합니다.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 前워싱턴 특파원}

    • 2018-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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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트럼프, 폭주하는 기관차 같아… 무모한 코피전략 터질까 걱정”

    《 문재인 정부는 9일 개막하는 평창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및 북-미 간 대화 모드를 조성하려 노력한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대북 강경 방침을 계속 강조한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의 ‘코피 터뜨리기(bloody nose·제한적 대북 선제공격)’ 전략 논란까지 불거졌다. 미국과 중국의 대표적 한반도 전문가인 대니얼 러셀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와 자칭궈 중국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장이 본보 단독 인터뷰에서 밝힌 한반도 상황 진단은 이렇게 집약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위험하고, 김정은 정권은 무모하며, 문재인 정부는 나이브(순진)하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기껏 1년 북한을 상대해보고 어떻게 벌써 ‘코피 터뜨리기’ 같은 무력 옵션을 얘기할 수 있느냐. 트럼프 외교는 지금 질주하는 폭탄기관차 같다. 저러다 어디선가 폭발하게 될 것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로 재직하며 대북정책을 총괄했던 대니얼 러셀 아시아소사이어티 선임연구원은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의 주한 미대사 내정 철회 사태와 관련해 이렇게 평가했다. 그는 사전 e메일 인터뷰와 전화(3일) 인터뷰에서 “무모한 대북 군사공격으로 인해 남한과 주한미군이 입게 될 ‘컬래터럴 대미지’(collateral damage·연관적 피해)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가 얼마나 관심을 가지겠냐”며 큰 우려를 표명했다. 문재인 정부의 ‘평창 올림픽 계기 남북 및 북-미 대화 모드 조성 노력’에 대해서도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미국에 없다. 오히려 북한이 남한의 대화 의지를 한미 관계를 갈라놓는 데 이용할까 봐 걱정이다”라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코피 터뜨리기’ 전략 때문에 북-미 관계는 파국으로 가는 것인가. “대북 협상 파트너로서의 내 경험을 얘기하겠다. 지금만큼 미국과 북한 사이에 대화가 필요한 적이 없다. 트럼프는 북한과 협상은 ‘지는(losing) 협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대북 협상에 매우 소극적이다. 북한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미국의 (북한) 체제 인정과 체제 유지에 대한 확약이다. 이건 무력으로 될 일이 아니다. 누군가 트럼프를 설득해야 한다.” ―‘코피 터뜨리기’ 전략을 어떻게 평가하나. “코피 전략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예방타격(preventive strike)’ ‘제한타격(limited strike)’ ‘외과타격(surgical strike)’ 등 조금씩 이름만 다를 뿐, 역대 어느 미국 행정부에서도 (비슷한) 무력사용 전략을 수립해 왔다. 다만 다른 행정부는 인명피해 등 비극적 결과를 수반할 코피 전략을 뒤로 밀어놓고 다시 쳐다보지 않았던 반면 트럼프 정부는 최전면에 배치해 사용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것이다.” ―빅터 차의 낙마를 어떻게 생각하나. “안타깝다. 트럼프 백악관의 파워 줄다리기에서 밀려난 것 같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대북관이 다른데도 불구하고 빅터 차를 2, 3차례 백악관에 불러 정책 조언을 들었다. 만남을 끝내고 돌아가는 빅터 차를 보고 내 귀에 대고 “nice and well-grounded guy(훌륭하고 지식이 풍부하다)”고 칭찬했던 것이 기억이 난다.” ―지금 한국은 평창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화해 모드다. 한국 정부의 대북 화해협력 정책이 성공한 것인가. “미안하지만 냉정한 평가를 내리겠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유화책이 북핵 문제에 실질적인 돌파구를 만들어준다면 미국 정부든 학계든 기뻐하지 않을 사람이 있겠나. 그러나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미국에 없다.” ―한국 정부의 어떤 점을 우려하느냐. “북한 행동의 실제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북한이 나은 행동을 할 것이라는 기대만으로 북한에 양보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평창 올림픽에 참가한 북한 선수단에 유엔의 대북제재를 위반할 소지가 있는 ‘선물’을 주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차기 주한 미대사로 추천할 만한 인물이 있나. “한국 정부는 빅터 차 낙마 사실을 일찍 알려주지 않은 것에 대해 미국에 항의할 자격이 있다. 미국에 ‘차기 미대사를 빨리 결정해 달라’고 압력을 넣어야 한다. 차기 대사에 대해선 희망보다 가능성을 말해야 하지 않겠나. 워싱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친한 사이인 존 볼턴 전 유엔 미대사가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는 말이 돌고 있다. 대북 초강경파인 볼턴이 미대사가 된다면…. (그 이후 상황은) 각자 알아서 생각해 달라.”정미경 전문기자 mickey@donga.com}

    • 2018-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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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터 차 “대북 코피 터뜨리기 작전땐 한국 위험” 정면 반대

    주한 미국대사로 내정됐다가 지명이 취소된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지명 공식 발표를 앞두고 진행된 백악관 면접 과정에서 대북 무력 사용에 대한 질문을 집중적으로 받았지만 회의적인 반응을 숨기지 않았다. 워싱턴의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3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차 석좌는 ‘백악관 면접 때 솔직히 대사 내정자에게 이런 걸(무력 사용에 대해) 묻는 게 맞느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하반기(7∼12월) 차 석좌의 백악관 면접은 두세 차례 진행됐다. 지난해 12월 하순 사실상의 최종 인터뷰가 있었는데 이때도 ‘북한과의 대화 옵션이 모두 소진됐을 경우 군사적 옵션의 정당성을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는 질문이 있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차 석좌는 여전히 ‘대북 무력 사용 옵션’에 대해선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고 크리스마스(12월 25일) 이후 백악관과의 연락이 끊긴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주한 미국대사로 ‘대북 강경파’인 차 석좌보다 더 강경한 인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고, 이것이 ‘아그레망(주재국 임명동의) 절차가 끝난 주한 미국대사 내정자의 지명 철회’란 한미 관계 초유의 사태를 낳았다는 해석이다. ○ “빅터 차의 강경과 백악관의 강경 차이가 컸다” 차 석좌는 자신의 낙마 소식이 보도된 직후인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글에서 트럼프 행정부 일각에서 제기되는 예방적 대북 선제타격 방안인 ‘코피 터뜨리기(bloody nose)’에 대해 지나치게 위험하다며 공개적인 반대 의사를 재차 밝혔다. 그는 “한국과 일본에만 각각 23만 명과 9만 명의 미국인이 있다. 북한의 폭탄이 비처럼 쏟아질 때 이들은 전쟁이 끝날 때까지 숨죽여 기다리는 수밖에는 없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희망보다 논리가 우선시돼야 할 시점이 있다. 해당 정책(예방적 대북 선제타격 방안)은 지나치게 무모하다”고 거듭 비판했다. 그 선제타격이 ‘북한의 보복을 억제하는 선’에서 이뤄질 수 있다는 근거가 없다는 지적이다. 그는 “(선제타격을 실시한다면) 대통령은 피츠버그나 신시내티(각각 인구 약 30만 명)에 준하는 미국의 중형 도시를 위험에 빠뜨리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한반도 전쟁이 미국 본토 전쟁보다 낫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겨냥해 주한 미국인 수(약 23만 명)가 웬만한 미국 도시의 인구수와 맞먹는다는 점을 들며 그 위험성을 강조했다. 다른 외교 소식통도 “트럼프 대통령이 ‘빅터 차도 대북 강경파’라는 국무부의 추천을 그대로 받아들여 주한 미국대사로 내정했으나 ‘빅터 차의 대북 강경’과 트럼프 행정부가 원하는 ‘대북 강경’의 차이가 너무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존 햄리 CSIS 소장도 “차 석좌는 ‘북한의 코피를 터뜨리자’는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방안을 지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무부 의견을 묵살한 백악관, 워싱턴 긴장감 고조 워싱턴의 한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에 ‘무력 옵션을 골몰히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며 “(백악관이) 차 석좌가 북한과 문재인 정부를 상대할 만한 ‘강한 심지(strong mind)’가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톰 라이트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트위터에 “세상에 이럴 수가(Holy smokes)”라며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가 예방적 선제타격에 대해 허세를 부리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차 석좌 낙마를 보니) 내가 틀렸다”고 적었다. 또 “트럼프는 (선제타격을) 진지하게 고려 중이다. 극도로 우려스럽다”고 했다. 수미 테리 CSIS 수석연구원도 “트럼프 행정부가 ‘강경파(hard-liner)’의 의미를 재정의하고 있다. 나도 강경파라고 평가받지만 군사 옵션을 지지하지는 않는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압박 수위는 이전 행정부들과는 확실히 다르다”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위협을 차 석좌가 반대한 것도 지명 철회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차 석좌를 대사 내정자로 발탁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갈등 관계에 있는 백악관 참모들은 진작부터 차 석좌의 임명에 반대해 왔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트럼프 행정부 내 대표적인 비둘기파로 통한다.정미경 전문기자 mickey@donga.com /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 2018-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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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미루면 게으르다? 아니, 창의적이다

    “Stop procrastinating(꾸물대지 마).” 직장 상사가 부하에게 일을 시킵니다.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닌데 부하는 빨리 끝내지 못합니다. 상사는 속이 터집니다. 참다못해 부하에게 소리 지릅니다(영어로). “Stop procrastinating(왜 이리 질질 끄냐, 빨리 끝내지 못해).” Procrastination(프로크래스티네이션). 일을 질질 끌며 지연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직장 일을 안 하고, 시험공부를 안 하고, 딴짓하는 사람들에게 “지금 뭐 하냐”고 물어보면 “I’m procrastinating”이라고 답합니다. 해야 할 일을 안 하고 미루고 있다는 뜻입니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미루는 직원이 많은 회사는 생산성이 저하됩니다. ‘직장생활의 적 procrastination을 퇴치하라’ ‘procrastinative(일을 미루는) 직원 관리법’ 등의 제목처럼 맡은 임무를 정해진 시간에 끝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경영학 책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최신 경영 트렌드는 ‘procrasti-nation’의 의미를 다시 보기 시작했습니다. 일을 빨리 끝내지 못하고 지연시키는 것이 나쁘기만 한 것일까요. 서둘러 일을 끝내는 사람들은 ‘속이 시원하다’는 만족감을 느낍니다. 해치웠다는 기쁨에 더 이상 일에 대해 생각하지 않습니다. 반면 일을 미룬다는 것은 어느 시점에서 일을 중단했다가 다시 시작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중단했다가 다시 시작하는 사람의 마음속에는 일에 대한 생각이 떠나지 않습니다. 계속 고민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더 나은 해결책에 도달할 수도 있습니다. ‘Procrastination is a vice when it comes to productivity, but it is a virtue for creativity.’ 미국에서 유명한 말입니다. ‘일을 미룬다는 것은 생산성에는 독이 될 수 있지만 창의성에는 미덕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열심히 일을 미뤄 성공한 위인들도 많습니다.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은 ‘일 미루기’파의 대가입니다. 중요한 정책 결정을 하는 데 한없이 느린 ‘거북이’ 면모를 보여줬던 링컨은 그 유명한 ‘게티즈버그 연설문’도 연설 당일 아침에서야 완성했습니다. 전날 연설문 작성을 끝내지 않고 잠자리에 드는 링컨에게 참모가 “빨리 연설문 작성을 끝내면 개운하지 않겠느냐”고 물었습니다. 링컨은 “자면서 생각하겠다”고 답했습니다. 그만큼 멋진 연설문을 만들고 싶었던 링컨의 마음이 보입니다.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잡스가 얼마나 일을 잘 미루는지는 인터넷만 검색해 봐도 압니다. 잡스의 연관어로 ‘procrastinator’(일을 지연시키는 사람)가 가장 먼저 뜹니다. 잡스가 일을 미루면서 창의적 제품 개발에 얼마나 힘을 쏟았는지는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일을 미루는 것은 결코 좋은 습관은 아닙니다. 그러나 일을 지연시키더라도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빨리빨리’ 증후군에 시달리는 한국인들이 생각해볼 문제입니다.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 전 워싱턴 특파원}

    • 2018-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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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93% 지지… 콘크리트 보수, 누구냐 넌!

    20일로 취임 1년을 맞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집권 첫해는 억지주장으로 시작해 인종차별적 언사로 마무리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취임 하루 뒤 트럼프 대통령은 빈자리가 듬성듬성 보이는 항공사진이라는 명백한 증거에도 “역사상 최다 청중 기록을 세운 취임식”이라고 주류 언론에 강변하며 백악관 테이프를 끊었다. 취임 1년을 코앞에 둔 11일에는 소득 수준이 낮은 중남미 및 아프리카 국가들을 ‘거지소굴’로 비하했다는 논란을 일으키며 스스로 도마에 올랐다. 1년 내내 조용할 날이 없었던 트럼프 대통령의 가벼운 입은 세계의 모범이 되는 ‘언덕 위의 도시’를 짓겠다는, 건국 때부터 수많은 미국인들을 사로잡았던 이상을 뒤흔들기에 충분했다. 미 국민들의 실망감은 여론조사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갤럽 기준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해 5월 넷째 주 41%를 기록한 것을 마지막으로 반년이 넘도록 40%를 넘지 못했다. 집권 1년 차 대통령으로는 이례적으로 낮은 지지율이다. 올해 1월 둘째 주 지지율은 38%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6일 미국인의 57%가 집권 1년을 맞은 트럼프 행정부에 C학점 이하를 줬고 F학점 비율도 35%나 됐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 자신을 ‘매우 안정적인 천재’라고 자평하며 여전히 고무돼 있다. 16일 사상 최초로 장중 26,000을 돌파한 다우지수도 자신의 노력 덕분이라고 주장한다. 법인세를 대폭 인하하는 세제개혁법안을 지난해 말 의회에서 통과시킨 것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 22%만 바라보고 달려온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어 자신을 비판하는 절반 이상의 미 국민은 이미 ‘버린 카드’나 마찬가지다. 그의 관심사는 2020년 대선에서도 주저하지 않고 자신에게 표를 던질 특정 계층에 집중돼 있다. 퓨리서치센터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트럼프에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는 두 계층으로 ‘정통 보수주의자(정통파)’와 ‘미국 우선 보수주의자(미국우선파)’를 꼽았다. 전체 등록유권자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15%와 7%다. 합쳐서 22%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을 보고 1년을 달려온 셈이다. 실제로 정통파와 미국우선파의 트럼프 지지율은 각각 93%와 84%로 압도적인 수준이다. ‘매우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답한 비율도 각각 80%와 71%에 이른다. 온갖 논란에도 지지율 30% 선을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절대 다수가 백인(각각 85%, 83%)인 이 두 부류의 확고한 지지가 있었던 것이다. 퓨리서치센터는 정통파를 ‘작은 정부를 지지하고 사회보장제도에 매우 회의적이며 낮은 세율을 선호하는 집단’으로 정의한다. 최근 가장 큰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이민자 수용에 대해서도 다른 공화당 지지 집단에 비해 비교적 긍정적이며 자유무역에 대해서도 호의적이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건설한다고 했을 때 갸우뚱했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하고 각종 자유무역협정(FTA) 폐기를 시사했을 땐 얼굴을 잔뜩 찌푸렸다. 하지만 지난해 말 세제개혁안이 성공적으로 통과되고 다우지수가 연일 신기록을 경신하자 기립박수를 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의 보수 성향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브룩스는 이들 정통파의 마음을 대변하듯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입안과 결정 과정이 매끄럽게 이어지고 있다며 트럼프 백악관을 ‘투명 백악관’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미국우선파는 모든 종류의 개방에 회의적이다. 정통파와 비슷하게 작은 정부를 선호하는 전반적인 기조는 있지만 이민자 수용과 미국의 국제적 관여 방침에 매우 비판적이라고 퓨리서치센터는 설명한다. 지나친 개방은 미국의 정체성을 위협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정통파와는 다르게 미국우선파는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계획에 박수를 보냈고 TPP 탈퇴에 환호성을 질렀다. ○ 트럼프 ‘막말’ 콘크리트에 균열 낼까 트럼프의 ‘콘크리트 지지층’을 구성하는 정통파와 미국우선파는 이처럼 속을 들여다보면 생각이 대부분 정반대다. 정통파는 미국우선파에 비해 가방 끈도 더 길고 지갑도 더 두둑하다. 정통파의 대학 졸업 비율은 33%로 미국우선파(16%)의 두 배 이상이다. 연 수입이 7만5000달러(약 8000만 원) 이상이라고 답한 비율도 두 배에 가깝다(49% 대 27%). 트럼프 대통령은 성향이 다른 두 집단을 동시에 사로잡기 위해 하루에도 수차례 번갈아가며 당근을 던지고 있다. 16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총 9개) 중 국경 보안과 관련된 사안을 4회 언급하고 경제 호황을 자찬하는 내용을 2회 언급한 것이 좋은 예다. 전자는 이민자 수용에 회의적인 미국우선파를, 후자는 세제개혁에 고무된 정통파를 향한 메시지인 셈이다. 하지만 정치적 성향과 사회적 배경이 다른 두 집단을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끌고 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정통파의 41%만이 대통령으로서의 트럼프의 태도(conduct)를 ‘좋아한다’고 답한 반면 51%는 ‘복잡한 감정(mixed feelings)이 든다’고 밝혔다. 낮은 세금고지서를 안겨줘 고맙지만 1년이 지나도록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막말 행보는 전통적인 공화당 지지자로서 여전히 부담스럽다는 속내다. 같은 질문에 51%가 ‘좋아한다’고 답하고 39%만이 ‘복잡한 감정’이라고 답한 미국우선파와는 다르다. 트럼프 행정부 초기 대표적 ‘여당 내 야당’을 자처하다 최근 측근으로 돌아섰다는 평가를 받는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공화)은 트럼프의 ‘거지소굴’ 발언과 관련해 16일 “백악관 직원들이 (트럼프에게) 굉장히 나쁜 조언을 건네고 있다”고 우회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를 놓고 정통파가 트럼프의 태도에 대해 복잡한 감정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실언들에 대한 진보층의 격렬한 반응이 결국 트럼프의 콘크리트 지지층을 결속시킬 거라는 관측도 있다. NYT 칼럼니스트 브룩스는 반(反)트럼프 운동의 ‘섬나라주의’ 편향성이 오히려 자신들(진보세력)의 활동 영역을 축소시켰다고 지적했다. 브룩스는 워싱턴에서 화제 만발인 마이클 울프의 신간 ‘화염과 분노’를 예로 들며 이를 반트럼프주의자들이 품위를 상실한 경우라고 평가했다. 인터넷매체 버즈피드의 찰리 워젤 기자는 “저널리즘의 기본에도 미달한 이 책이 반트럼프주의자들 사이에서 지지를 얻고 있는 것을 보면 그들의 윤리의식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한기재 record@donga.com·정미경·조은아 기자}

    • 2018-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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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정가 말말말/12월 27일]위안부 TF “한일 위안부 합의는 朴 청와대 작품”

    ◆“위안부 협상 관련 정책 결정 권한이 지나치게 청와대에 집중돼 있었다.” (외교부 장관 직속 ‘한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의 결과 보고서, 2015년 12월 한일 정부 간 위안부 합의는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이병기 비서실장의 주도하에 이뤄졌다고 주장하며)◆“이 훈장은 정부나 대통령이 주는 게 아니라 국민이 드리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에서 박한철 전 헌법재판소장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이정미 전 재판관에게 청조근정훈장을 수여하며)◆“촌각을 다툴 때는 (소방대가) 불법주차 차량을 부수고 화재 진압장비를 투입할 수 있는 법을 만들어주기 바란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당최고위원회의에서 충북 제천 화재 참사와 관련해)◆“본인도 죄가 전혀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으리라 확신한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기소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선고받은 데 대해) ◆“제가 그걸 기억 못 하면, 적절한 표현 같진 않지만 제가 치매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2014년 9월 청와대 안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독대한 사실이 없다고 거듭 주장하며) 정미경 기자mickey@donga.com}

    • 2017-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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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clear와 clean, 의미는 하늘과 땅 차이

    “I hear you loud and clear.”2014년경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연설에서 한 말입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뿐만 아니라 많은 정치인들이 즐겨 사용하는 문구죠. 직역하면 “나는 당신의 말을 크고 선명하게 듣는다‘가 되겠죠. 의역하면 ”나는 당신 말이 무슨 말인지 잘 안다“고 공감할 때 쓰는 표현입니다. ’Loud and clear‘는 미국인들이 즐겨 쓰는 표현입니다. 원래의 뜻은 ’크고(loud) 선명하게(clear)‘가 되겠죠. 한마디로 ’분명하게‘라는 거죠. 한 정치인이 선거에서 집니다. 그는 패배 인정 연설을 ”I hear you loud and clear“라는 말로 시작합니다. ’당신들이 왜 나에게 표를 던지지 않았는지 그 의미를 분명히 알겠다‘는 의미입니다. ’Clear(클리어)‘와 생김새와 발음이 비슷한 단어로 ’clean(클린)‘이 있습니다. 두 단어 모두 형용사로 동사로도 쓰이는 낯익은 단어입니다. 이 중 한국인들은 ’깨끗한‘이라는 의미의 ’clean‘이라는 단어에 더 익숙할 듯 합니다, 그러나 영어회화에서 보면 ’clear‘와 ’clean‘은 하늘과 땅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clear‘는 쓰임새가 많고, 미국인들이 즐겨 단어 중의 하나이지만 ’clean‘은 활용도가 별도 높지 않습니다.사장님이 부하 직원에게 폭풍 잔소리를 늘어놓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렇게 말합니다. ”Am I make myself clear?“ 이렇게 말하면 사장님 앞에서 가뜩이나 위축돼 있던 직원은 더 주눅이 들게 마련입니다. ”너 내말 잘(분명히) 알아들었어?“라는 뜻이어서죠. 분위기가 좀 험악하지 않나요. 그렇습니다. 이 표현은 명령체계 상 윗사람(회사, 군대, 학교에서건)이 아랫사람에게 하는 말입니다. 어찌 보면 자기 권위를 과시하기 위해 하는 말이지요. 간이 붓지 않은 이상 아랫사람은 윗사람에게 이런 말 못 합니다. 그런데 ’Am I make myself clear?‘라는 말은 너무 깁니다. 부하에게 명령하는 말인데 중간에 말이 꼬일 듯 합니다. 그럴 때는 짧게 말하면 됩니다. ”Am I clear?“라고 줄여서요. 똑같이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하는 말입니다. 매일 야근하면서 진이 빠지도록 일하는 회사원은 아마 이렇게 중얼거릴 겁니다. ”I want a few days off to clear my head.“ ’생각 좀 정리하게 며칠만 쉬었으면 좋겠다‘는 의미겠죠.가장 중요한 사례 하나 알려드릴까요. 자신이 저지르지 않는 범죄에 누명을 쓴 사람들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들은 이렇게 말하죠. ”I want to clear my name.“ ’내 이름에 덮인 오해를 걷어내고 싶다‘는 뜻입니다. 서양이나 동양이나 이름을 지키는 건 곧 명예를 지키는 것이니까요.정미경 기자mickey@donga.com}

    • 2017-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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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정가 말말말/12월 26일]안철수 “내년 지방선거에 올인하고 있다”

    ◆“(한일간) 합의가 나오기까지 피해자와의 소통이 상당히 부족했다는 결론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내일 발표되는 한일 위안부 합의 검토 TF(태스크포스)의 검토 결과에 대해)◆“내 역할이나 능력에 대한 과대포장이 벗겨졌으면 좋겠다.” (문재인 대통령을 당선시킨 ‘일등공신’으로 알려진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해외 체류 중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정계 복귀 계획이 없다며)◆“진술하지 않겠다는 사람을 강제로 진술하게 할 방법은 현대 민주 사법국가에 없다.” (검찰 관계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치소 방문조사’에 불응하자)◆“어이없는 주장이다. 저는 내년 지방선거에 올인(다걸기)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한 라디오에서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이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욕심 때문이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을 부인하며) ◆“만약 최종 결정이 난다면 우리(서울시)가 당신을 후원하겠다.” (박원순 서울시장, 아시아의 ‘복싱 전설’인 엠마누엘 매니 파키아오 필리핀 상원의원을 서울 글로벌대사로 위촉하는 자리에서 파키아오 의원이 유명 종합격투기 선수 코너 맥그리거와의 경기 계획이 아직 미정이라고 밝히자)정미경 기자mickey@donga.com}

    • 2017-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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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정가 말말말/12월 25일]프란치스코 교황 “그 누구도 쉴 곳이 없다고 느끼지 않기를”

    ◆“그 누구도 지구상에 자기들이 쉴 곳이 없다고 느끼지 않기를 희망한다.” (프란치스코 교황, 성탄절 메시지에서 오늘날 더 나은 삶을 찾아 떠나는 수백만 난민들이 예수의 부모 마리아와 요셉이 베들레헴으로 떠나 예수를 낳을 곳을 찾아 헤맨 여정에 같다고 비유하며)◆“2층 사우나는 마치 안전불감증을 보여주는 종합세트 같다.”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사고 유족,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2층 여성 사우나는 비상구가 막혀 있고 건물 구조를 아는 직원이 한 명도 없는 등 안전 관련 규정이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며)◆“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승리다.” (워싱턴포스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참모들의 반대에도 대중 유화파인 수전 손턴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대행을 차관보에 지명한 것은 손턴을 강력하게 추천했던 틸러슨 장관의 승리로 볼 수 있다며) ◆“제작진의 열정과 욕심이 본의 아니게 방송사고라는 큰 실수로 이어졌다.” (tvN, 전날 주말극 ‘화유기’가 두 차례에 걸쳐 10~15분씩 방송이 지연된데 이어 드라마 도중 아예 방송이 종료되는 대형 사고를 낸 것을 사과하며)◆“교통문화지수가 매년 상승하고 있지만, 아직 교통사고 사망자는 선진국의 2~3배 수준이다.” (김채규 국토교통부 자동차관리관, 전국 229개 지방자치단체 주민들의 교통안전 의식 수준을 지표로 만든 교통문화지수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여러 지표 중에서 차선을 변경할 때 켜는 방향지시등 점등률이 70.5%로 가장 낮다며)정미경 기자mickey@donga.com}

    • 2017-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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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원치 않는 선물을 ‘석탄 덩어리’라 부르는 이유

    ‘He gave us a lump of coal in our stockings.’(그는 우리 양말에 석탄덩어리를 집어넣었다.) 즐거운 크리스마스입니다. 백화점에 가보니 부모님과 함께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러온 자녀들이 많았습니다. 우리나라는 설이나 추석에 선물을 많이 주고받지만 미국에서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최고로 칩니다. 오늘은 크리스마스 선물에 대한 영어 표현을 알아보겠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크리스마스에 부모와 함께 외출해 자기가 원하는 선물을 직접 고릅니다. ‘산타클로스가 어떤 선물을 줄까’하고 기대하며 양말을 걸어놓고 잠드는 아이들은 거의 없죠. 아직 미국에는 ‘크리스마스 양말’ 전통이 많이 남아있는데요. 크리스마스 때 아이들이 침대 맡이나 벽난로에 걸어놓는 양말을 ‘Christmas stocking(크리스마스 스타킹)’이라고 합니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미국 백화점이나 대형 할인점에 가면 ‘Stocking Stuffers(스타킹 스터퍼즈)’라는 섹션이 따로 마련돼 있습니다. 바쁜 부모들이 ‘원샷’에 선물을 살 수 있도록 스타킹 속을 채울만한 장난감, 게임기, 캔디 등을 따로 모아두는 곳이죠. 선물로 장난감이나 게임기를 받는 아이들은 부모 말을 잘 듣는 착한 애들입니다. 부모 말을 안 듣고 말썽 피우는 애들은 좋은 선물을 기대하기 힘들죠. 영어로 부모 말을 잘 안 듣는 말썽 피우는 아이들을 가리켜 ‘naughty kids(너티 키즈)’라고 합니다. ‘너티 키즈’는 어떤 선물을 받을까요. ‘석탄 덩어리’(lump of coal·럼프 오브 코얼)를 받습니다. 너무하죠. ‘아예 선물을 주지 말지, 웬 석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부모가 정말로 석탄덩어리를 선물로 줄 리는 없습니다. ‘너는 너티 키즈였던 것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의미로 원치 않는 선물을 주겠죠. 왜 하필 석탄에 비유하냐구요. 굴뚝을 타고 벽난로로 내려온 산타클로스가 ‘너티 키즈’에게는 줄 선물이 없으니 벽난로에 있던 다 타버린 석탄 한 덩이를 줬다는 전설에서 유래합니다. 우리도 그럴 때 적지 않죠. 선물을 받았는데 영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일 때요. 속으로 ‘차라리 돈으로 주지’라는 생각도 합니다. 이럴 때 ‘원치 않는 선물’을 영어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lump of coal(석탄 덩어리)’이라 합니다. 특히 크리스마스 때 이런 선물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인들은 크리스마스 때 워낙 많은 사람들에게 선물을 하니까요. 선물을 받는 사람의 취향이 별로 고려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은 거죠. 그럴 때는 ‘He gave me a lump of coal in my stocking’이라고 하면 됩니다. ‘Stocking’이라는 단어가 나오면 크리스마스 때를 의미하는 겁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규모 세제개편을 단행했습니다. 대통령이 된 후 1년 만에 최초의 입법 승리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번 세제 개편은 모든 미국인들에게 공정하게 적용되지 않습니다. 대규모 세금 감면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은 대기업들입니다. 중산층 이하 시민들에게는 한시적 감면이 적용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오히려 세금이 오르게 됩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대다수 미국인들은 이번 세제 개편을 비판합니다. 속이 부글부글 끓겠죠. 즐거운 크리스마스 시즌에 최악의 선물을 받았으니까요. 이럴 때 많은 미국인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트럼프 대통령)가 내 크리스마스 스타킹에 석탄덩어리를 넣었다’고요.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 2017-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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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정가 말말말/12월 22일]홍준표 “어처구니없는 사건 휘말려 폐목강심의 세월 보내”

    ◆“고생하십니다.” “부상자 상태는 어떻습니까?” “돌아가신 분들 장례 절차는 어떻게 하기로 했습니까?” (문재인 대통령, 전날 화재가 발생한 충북 제천 화소동 스포츠센터를 들러 현장 상황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관계자들을 격려하며)◆“본인들은 통합이라고 말하지만 통합이 아니다. 보수야합이다.” (국민의당 통합반대파 조배숙 의원, 의원총회에서 안철수 국민대표가 바른정당과 통합을 위해 내건 ‘전 당원 투표’를 비판하며)◆“지난 2년 8개월 동안 어처구니없는 사건에 휘말려 폐목강심(閉目降心·눈을 감고 마음을 가라앉힌다)의 세월을 보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대법원이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기소된 자신에 대해 무죄를 확정하자)◆“사건과 직접 관련된 의료진에 대한 조사는 사인이 밝혀진 이후에 하겠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연쇄 사망 사건 이후 처음으로 신생아중환자실 수간호사와 약제실 약사 등 2명의 병원 관계자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들여 조사하며)◆“법원이 현명한 판단을 내린 것 같다.” (롯데 관계자, 총수인 신동빈 회장이 경영비리 관련 1심 선고공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며 실형을 피하게 되자 안도하며)정미경 기자mickey@donga.com}

    • 2017-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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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근육질 몸매 남성은 ‘비프케이크’, 여성은 ‘○○케이크’

    “We are in the midst of a new era of movie beefcake.”(우리는 비프케이프 영화의 새로운 시대의 한가운데 있다.)‘새해부터 열심히 운동해야지’라고 생각하는 분들 많으시죠. 저는 회사 근처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합니다. 헬스클럽을 10년 넘게 다니고 있는(물론 안 가는 날이 더 많지만) 저의 경험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은 운동을 하는 목표가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물론 남성과 여성이 운동을 하는 공통의 최고 목적은 ‘건강해지기 위해’서죠. 그 다음부터가 조금 다릅니다. 운동을 하는 여성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는 ‘날씬해지기 위해’ ‘살을 빼기 위해’라는 걸 부인하긴 힘듭니다. 반면 남성은 근육을 키우고 가꾸기 위해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헬스클럽에서 열심히 하고 있는 운동 종류도 달라 보입니다. 여성은 대부분 요가를 하거나 러닝머신에서 뛰고, 남성은 덤벨이나 웨이트 트레이닝에 열심이죠. 건장한 남성과 날씬한 여성.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워너비 바디’입니다. 이런 의미의 영어 단어도 있습니다. 남성의 건장한 체격을 말할 때 ‘well-built(웰빌트)’라는 단어를 씁니다. ‘잘 지어진’ 몸매라는 뜻이죠. 하지만 이건 너무 딱딱한 의미구요. ‘Hunk(헝크)’라는 단어도 종종 씁니다. 근육질에 잘 생긴 미국 남자배우를 보고 ‘헝크’라고 부르곤 하죠. 이보다 약간 수준은 낮지만 미국인이 즐겨 쓰는 단어로 ‘beefcake(비프케이크)’가 있습니다. 최근 007 제임스 본드 영화의 주인공으로 나오는 배우 대니얼 크레이그의 근육질 몸매는 유명하죠. 미국 연예 기사를 읽다보면 크레이그를 ‘비프케이크’라 표현한 것을 종종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 글의 첫 문장은 미국 시사잡지 ‘살롱’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최근 할리우드 슈퍼히어로 영화의 남자 주인공들이 모두 근육질 남성이라는 것. 아셨나요. 수퍼히어로니 체격도 슈퍼 근육질인 것은 당연하겠죠. 여성판 케이크가 없으면 섭섭하겠죠. ‘워너비바디’를 가진 여성을 보고 ‘cheesecake’(치즈케이크)라고 합니다. 그러나 ‘비프케이크’만큼 많이 쓰이지는 않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왜 사람을 먹는 것에 비유하는지 이해할 수 없지만 미국인들은 이런 단어를 스스럼없이 잘 쓰더라구요.날씬하면서도 볼륨 있는 여성, 탄탄한 근육의 남성. 우리는 언제부터 이런 몸의 이미지에 열광하게 됐을까요. 주변에 넘쳐나는 미국 문화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요. 누구의 영향이든 우리 같은 평민(평범한 시민)들은 이 신기루 같은 남성과 여성의 이미지에 도달하기 위해 오늘도 땀을 흘리며 운동을 합니다.정미경 기자mickey@donga.com}

    • 2017-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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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정가 말말말/12월 20일]이우현 “난 흙수저 국회의원…뇌물 받은 적 없다”

    ◆“안타깝게 일부 중진이 근거를 알 수 없는 호남 여론을 앞세워 통합을 반대하며 대표 재신임을 요구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바른정당과의 통합 문제와 관련해 전(全)당원투표를 전격 제안하는 긴급 기자회견에서 통합을 반대하는 호남 중진 의원들을 정면 비판하며)◆“특수한 신분이긴 하지만 안 될 걸 생각해 방문조사 하는 건 형평에 맞지 않는다.” (검찰 관계자,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의혹과 관련해 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을 소환 조사키로 한 것에 대해)◆“저는 총수 면담은 관심도 없다. 제가 거기서 뭐 얻을 게 있다고 관심을 보이냐.”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 최순실 씨,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단독면담 전후 두 사람(대통령과 최 씨)이 통화한 것으로 미뤄 최 씨가 대통령에게 면담 때 할 얘기나 요청 사항을 말해준 것 아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이를 반박하며)◆“다른 위반은 제 명의 차량이지만 배우자나 배우자 사무실 운전기사가 운행하면서 법규위반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했다.” (민유숙 대법관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지난 9년간 교통 법규를 수십 차례 위반했다는 지적에 자신이 차량을 운전하며 발생한 법규 위반은 두어 건 정도고 나머지는 배우자(남편)와 관련된거라 해명하며)◆“제가 ‘흙수저’ 국회의원을 했는데 부당하게 그런 것(뇌물) 받은 적 없다.”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우현 자유한국당 의원, 검찰에 출석하면서 뇌물수수 의혹을 부인하며)◆“길어진 외투 덕분에 종아리 아래까지 보온이 가능해져 미니원피스나 치마로 ‘언밸런스 패션’을 완성할 수 있다.” (온라인 쇼핑사이트 옥션 관계자, 롱패딩의 인기 덕분에 최근 한 달동안 미니스커트 판매량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416%나 급증했다며)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 2017-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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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정가 말말말/12월 19일]교황 “日 실력 우선주의, 강점 뺏고 해 끼칠 수도”

    ◆“여러분의 강점을 뺏고, 해를 끼칠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 일본 소피아 대학생들과 화상 만남에서 일본 사회의 지나친 실력 우선주의를 지적하며)◆“민주주의는 나와 남이 다르다는 걸 인정하는 데서 출발하는데 피고인들은 단지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지원배제 범행을 저질렀다.” (박영수 특별검사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관리를 지시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항소심에서 각각 징역 7년과 6년을 구형하며)◆“중국은 세계 평화 실현자, 전 세계 발전 공헌자이자 국제질서의 수호자다.” (미국 주재 중국 대사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새 국가안보전략보고서에서 중국을 ‘경쟁국’으로 명시한 것에 대한 중국의 반발을 보여주는 첫 반응에서)◆‘whatever(그러든지).’ (미국 마리스트대 여론조사에서 9년 연속 미국인이 꼽은 가장 짜증나는 말 1위에 오른 단어)◆“책임총리와 책임장관에 대한 기대는 버린 지 오래지만, 주무 장관이 해야 할 일까지 청와대 비서실이 나서서 하는 일이 벌어져선 안 된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을 비판하며)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 2017-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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