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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고령자의 운전 자격을 제한적으로 관리하겠다”고 20일 발표했다가 ‘이동권 침해’ 논란이 일자 하루 만인 21일 “오해였다”라며 진화에 나섰다. 해외 제품 직접구매(직구) 금지 정책을 19일 철회하면서 혼선을 빚고 사과한 후 또다시 사회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에 대해 ‘신중을 기하지 않고 발표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고령자 운전 자격 제한’ 발표에 “위험분자 취급” 2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토교통부와 경찰청은 전날 ‘2024년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 대책’을 발표했다. 보도자료에는 ‘고령 운전자 자격 관리’라는 제목 아래 "교통안전을 현저하게 위협하는 경우 고령자 운전 자격을 제한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라는 내용을 담았다. 고령 운전자를 대상으로 운전 능력 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야간·고속도로 운전을 금지하는 ‘조건부 면허제’를 도입하는 연구용역도 올해 안에 마치겠다고 했다.국토부는 “고령 버스·택시 운전사의 적격성을 판단하기 위한 기준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시야각, 주의력, 공간판단력 등을 검사하는 ‘자격 유지검사’를 기준을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국토부는 강화된 검사 도입 시기를 올 9월로 잡았다. 현재도 65∼69세 버스·택시 운전자는 3년마다, 70세 이상은 1년마다 의무적으로 검사를 받지만 통과율이 100%에 육박해 실효성 논란이 있는 만큼 이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전국 500만 명에 육박하는 고령 운전자 중 일부는 크게 반발했다. 자영업자 김모 씨(66·부산 영도구)는 “직업 특성상 차를 매일 몰 수밖에 없는데 정부가 택시비라도 준단 말이냐”고 성토했다. 송모 씨(67·서울 송파구)는 “정부가 고령자 전체를 ‘위험분자’로 매도한 것 같다”고 했다. 온라인에서도 ‘노인 차별’, ‘트럭 기사 등 생계형 운전자를 고려하지 않은 조치’ 등 반발이 이어졌다. 경찰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는 2020년 368만 명에서 지난해 474만 명으로 3년 만에 29% 늘었고, 2030년 725만 명, 2040년 1316만 명 등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정치권도 논란에 동참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21일 페이스북에 “방향이 맞다는 것만으로 좋은 정책이 되지 않고, 선의로도 나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더 정교하자는 것”이라며 “고연령 시민들에 대한 운전면허 제한 같은 이슈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노인만 대상 아니다” 해명 논란이 커지자 국토부는 21일 문제가 된 보도자료에서 뒤늦게 ‘고령자’라는 단어를 뺐다. 경찰청도 이날 보도 참고자료를 내고 “조건부 운전면허는 특정 연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제도가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섰다. 나이와 상관없이 의료적·객관적으로 운전자의 운전 능력을 평가해 신체·인지 능력이 현저히 저하돼 교통사고 위험성이 높은 경우에 적용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충분한 여론 수렴과 공청회 등을 거쳐 세부 방향을 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직구 금지는 아예 철회한 거였지만 조건부 운전면허 논란은 미흡한 표현에서 비롯된 오해이기 때문에 다른 사안”이라며 “조건부 면허는 교통안전을 담보하는 범위 안에서 면허 취소 없이 이동권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한 제도”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를 정부가 설익은 태도로 대하는 난맥상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위험 운전자의 운전 자격 관리 등은 국민 다수가 동의하지만, 이를 표현하고 발표하는 방식이 공감을 사지 못하면 오히려 정책 추진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사안은 정부가 사회 변화에 맞춰서 발 빠르게 대응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제대로 못 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했다. 한편 국토부는 24일 발표하려던 ‘주택·토지 분야 규제 합리화 조치’ 공개도 21일 돌연 연기했다. 관계기관 협의가 덜 됐다는 이유였다. 전셋값 급등에 따른 주택 공급과 전세 사기 대책 등 시장 파급력이 큰 정책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 만큼 이를 직전에 연기한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직구 대책 파문 이후) 대통령실이 ‘주요 대책을 재점검하라’고 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정부가 이르면 이달 중 차기 경찰청장 후보군이 될 치안정감을 최소 2명 교체하는 등 경찰 고위직 인사를 단행할 전망이다. 최근 검찰 주요 수사 지휘부를 물갈이한 데 이어, 경찰에서도 사정기관 장악력을 높이는 인사가 이뤄질 거란 관측이 나온다. 2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통령실은 최근 치안감 6명으로부터 인사검증 자료를 제출받았다. 이 중 최소 2명에서 3명이 이달 말에서 6월 초 사이에 치안정감으로 승진할 전망이다. 유력하게 거론되는 대상은 배대희 경찰청 수사기획조정관과 이호영 행정안전부 경찰국장, 김봉식 경찰청 수사국장 등이다. 교체 대상인 현직 치안정감으로는 오래 재임한 부산경찰청장, 정년이 다가오는 인천경찰청장 등이 꼽힌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4·10총선 직후부터 고위직 인사를 단행한다는 말이 내부에서 돌았다”며 “최근 검찰 인사에서 이른바 친윤(친윤석열) 검사장들을 핵심 수사 지휘부로 전진 배치한 것처럼 경찰에서도 비슷한 기류의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현행법상 경찰청장은 치안정감 중에서만 임명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인사는 7월 중 내정이 예정된 차기 경찰청장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직 치안정감 중 임기가 보장된 국가수사본부장을 제외한 실질적 경찰청장 후보군이 절반 가까이 교체되기 때문이다. 차기 청장으로는 조지호 서울경찰청장과 김수환 경찰청 차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조 청장은 윤 대통령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인사 검증 업무를 맡은 이후 반년 만에 두 직급 승진해 주목받았다. 김 차장은 이명박 정부 때 대통령 치안비서관실 행정관을 지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조 청장과 김 차장 모두 이번 정부에서 경찰청 정보국장을 지냈는데, 보수정권에서 정보국장을 지냈다는 건 인물에 대한 정부의 검증이 애초에 끝났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한편 국무총리 소속 중앙징계위원회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 부실 대응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을 정직 처분할 것을 의결하고 17일 경찰청에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참사 발생 566일 만이다. 경찰청장 바로 아래 계급인 치안정감이 중징계를 받는 것은 이례적이다. 정직은 경찰공무원 징계 규정상 파면·해임·강등 다음으로 무거운 중징계다. 김 전 청장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사전에 인파 집중 관련 보고를 받고서도 경비기동대를 적정하게 배치하지 않아 참사를 키운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로 올 1월 기소된 뒤 직위해제된 상태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

정부가 최근 검찰 주요 수사 지휘부를 물갈이한 데 이어 이르면 이달 중 차기 경찰청장 후보가 될 경찰 고위직(치안정감) 인사도 단행할 것으로 파악됐다. 최소 2명의 치안정감이 교체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검찰에 이어 경찰까지 사정 기관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행법상 경찰청장은 치안정감 중에서만 임명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인사는 7월로 예정된 차기 경찰청장 임명 구도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치안정감 2명 이상 교체될 듯2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통령실은 최근 일부 치안감으로부터 인사 내신을 제출받았다. 경찰 내부에서는 “5월 말 6월 초에 치안정감이 최소 2명에서 3명은 바뀔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치안정감은 경찰 총수인 경찰청장(치안총감) 바로 아래 계급으로, 임기가 보장된 국가수사본부장을 제외하면 전국에 서울경찰청장 등 6자리 밖에 없다. 현직에서 활동하는 치안정감은 그마저도 한 명이 줄어든 5명으로, 나머지 한 자리는 김광호 전 서울청장이 정원을 차지하고 있다. 김 전 서울청장은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공무원의 의원면직(사직)을 허용해주지 않는 현행 공무원법에 따라 올 1월 기소된 뒤 퇴임하지 못하고 있다.교체 대상으로는 오래 재임한 부산경찰청장·경기남부경찰청장과, 정년이 다가오는 인천경찰청장 등이 꼽힌다. 우철문 부산청장은 2022년 6월 임명된 이래 역대 최장기간 시도경찰청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홍기현 경기남부청장은 지난해 4월 임명돼 1년 넘게 재임했다. 김희중 인천청장의 경우 지난해 10월 임명됐지만, 1965년생으로 정년이 다가오는 점이 고려될 것으로 전해졌다.경찰 고위 관계자는 “사실상 경찰청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조지호 서울경찰청장과 김수환 경찰청 차장을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바꾸지 않겠느냐”라고 전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총선 직후부터 고위직 인사를 단행한다는 말이 내부에서 돌았다”며 “최근 검찰 인사에서 ‘윤석열 사단’을 핵심 수사 지휘부로 전진 배치해 장악력을 높인 것처럼 경찰에서도 비슷한 기류의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현재 승진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이는 배대희 경찰청 수사기획조정관(사시 출신), 이호영 행정안전부 경찰국장(간부후보 출신), 김봉식 경찰청 수사국장 (경찰대 출신) 등이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현재 치안정감 이상 고위급이 전원 경찰대 출신임을 감안할 때 비경찰대 출신이 승진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전했다. 김봉식 국장의 경우 경찰대 출신이긴 하지만 대통령실의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승진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 국장과 김 국장은 내년 3월 공석이 되는 국가수사본부장 후보로도 거론된다.● 차기 경찰청장 구도에도 영향이 같은 승진 인사는 7월 중 내정이 예정된 차기 경찰청장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행법상 경찰청장은 치안정감 중에서만 임명할 수 있다. 현직 치안정감 중 임기가 보장된 국가수사본부장을 제외한 ‘실질적 경찰청장 후보군’이 대거 교체된다는 의미가 있는 것. 현재 차기 청장으로 가장 유력하게 꼽히는 후보는 조지호 서울청장이다. 경북 청송 출신으로 경찰대 6기인 조 청장은 이번 정부 출범과 함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파견돼 인사 검증 업무를 맡았다. 이후 경찰청 정보국장과 차장 등을 지냈다.경찰 내에선 조 청장의 압도적 업무 장악력과 불도저 같은 추진력을 그의 특장점으로 평가한다. 지난해 ‘치안 중심 조직개편’ 때 경찰청 차장이었던 조 청장은 난제로 평가받았던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기간에 해냈다. 경찰청 한 관계자는 “기획통인 조 청장이 본인 주도로 조직개편을 전부 핸들링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김수환 경찰청 차장도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경남 밀양 출신으로 경찰대 9기인 김 차장은 이명박 정부 때 대통령 치안비서관실 행정관을 지냈다. 이번 정부에서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안보수사국장, 경찰청 공공안녕정보국장, 경찰대학장 등을 지냈다. 그는 ‘경청형 리더’로 평가된다. 한 경찰 관계자는 “항상 후배의 의중을 묻고 배려해주는 분”이라고 말했다.우철문 부산청장의 경우 올 1월 퇴임이 관측됐으나 예상을 깨고 유임되면서 한때 ‘불씨가 완전히 꺼지지는 않았다’는 평가받기도 했다. “인사권자가 우 청장을 유임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던 것. 다만 이번 인사에서 교체될 가능성이 있고, 2022년 이미 치안정감으로 경찰청장 구도에 한 번 참여했다가 탈락했던 점이 부담이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 역사에서 ‘재수’를 해 경찰청장이 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전했다.홍기현 경기남부경찰청장은 자기 사람을 끝까지 챙기는 큰형님 리더십의 보유자로 평가되지만, ‘광주·전남 사건브로커 사건’ 등에 이름이 오르내려 ‘생채기가 많다’는 시선도 받는다. 김희중 인천청장 역시 조직 내 신망은 두터우나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어 경찰청장에 임명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

국무총리 소속 중앙징계위원회(위원회)가 ‘이태원 핼러윈 참사’ 부실 대응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에 대해 정직에 처하는 ‘중징계’를 의결하고 최근 경찰청에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장 바로 아래 계급인 치안정감이 중징계를 받은 것은 이례적이다.2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위원회는 17일 경찰청에 ‘김 전 청장을 정직에 처하라’는 내용의 징계 처분 의결 결과를 통보했다. 현행법상 경무관 이상의 경찰에 대해 요구된 징계를 의결하는 권한은 위원회에 있다. 정직은 경찰공무원 징계 규정상 파면·해임·강등 다음으로 무거운 중징계에 해당한다. 김 전 청장은 이태원 참사 관련, 사전에 인파 집중 관련 보고를 받고서도 경비기동대를 적정하게 배치하지 않아 참사를 키운 혐의(업무상과실치사상)로 올 1월 기소된 뒤 직위해제 된 상태다. 앞서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총경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전 총경이 공무원 품위유지 위반을 이유로 2022년 12월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은 바 있다.경찰 내부에서는 반응이 엇갈렸다. 김 전 청장과 가까웠던 한 경찰 관계자는 “김 전 청장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검찰 수사 단계에서 무혐의 처분이 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며 “그러다 수사심의위원회 권고를 거스를 수 없어 기소되긴 했지만 중징계까지 받은 건 의외”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관계자는 “압사 사고에 책임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는데 징계는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김 전 청장에 대한 징계 처분 결과가 나오긴 했지만, 김 전 청장이 바로 퇴직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오히려 김 전 청장의 퇴임은 정년퇴임이 가능해지는 올 연말까지 보류될 가능성이 있다. 경찰 관계자는 “만약 (김 전 청장이) 1월 직위해제된 채로 6개월이 지나 7월 말이 됐다면 퇴직할 수 있었겠지만, 새로운 징계가 내려졌기 때문에 그에 따른 인사 발령을 새로 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김 전 청장은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공무원의 의원면직(사직)을 허용해주지 않는 현행 공무원법에 따라 올 1월 기소된 뒤 퇴임하지 못한 채 치안정감 정원으로 배정돼있다. 김 전 청장을 직권면직하는 방안이 정원에서 배제할 수 유일한 방법이다. 하지만 경찰청은 김 전 청장에 대한 형사 처벌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직권면직에 해당하는 사유가 없다고 보고 있다. 송유근 기자 big@donga.com}

“야간에 촬영한 영상도 이젠 차량 번호판까지 알아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8일 경기 하남시 감일동 한국도로공사 동서울지사. 이곳에서는 전국 고속도로 내 교통 상황 모니터링을 위해 설치한 8472대 폐쇄회로(CC)TV를 한데 모아 볼 수 있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가 지난해 8월 중부내륙선 불정1교에서 오후 8시경 촬영된 CCTV 영상을 화면에 띄웠다. 오가는 차량 헤드라이트의 영향으로 빛 번짐이 심해 차량 여러 대가 멈춰 섰지만 단순 정체인지 사고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전 영상이 촬영된 장소와 같은 곳에 설치한 신형 ‘다봄 CCTV’ 영상을 띄우자 차량 번호판도 분간할 수 있을 정도로 화질이 선명해졌다. 안개가 끼거나 일출, 일몰처럼 빛이 적은 환경에서도 차종과 차량 구분선 등 도로 상황을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기존 CCTV로는 야간에 차량을 알아볼 수 있는 정도(검지율)가 52.6%였는데 신규 CCTV 도입 후 99.5%로 올라 사고 상황 등을 파악하는 데 수월해졌다”며 “사고 발생 시 즉각적으로 고속도로 내 교통정보전광판(VMS)에 올리고 인력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현장에서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2차 사고를 방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 사고보다 6배 더 위험한 ‘2차 사고’ 2차 사고는 교통사고(1차 사고) 또는 차 고장 등으로 정차한 차량이나 도로에 나온 운전자를 뒤에서 따라오던 차량이 추돌해 발생하는 사고를 말한다. 사고 현장을 확인하거나 다른 차량에 사고 상황을 알리려고 차량에서 내려 도로에 나왔다가 2차 사고가 발생한다. 올해 1월 경부고속도로 천안 분기점에선 4.5t 트럭이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쓰러지자 이를 수습하기 위해 사고 현장을 지나던 1t 트럭 운전자가 차량을 세우고 도로로 나왔다. 하지만 뒤따르던 16.5t 트럭이 현장을 덮치면서 4.5t 트럭과 1t 트럭 운전자가 모두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달 4일 평택제천고속도로에서도 20대 남성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치이는 2차 사고로 숨졌다. 이 남성은 앞서가던 차량과 부딪치는 사고가 난 뒤 차량 밖으로 나왔다가 사고를 당했다. 19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고속도로 2차 사고 치사율은 54.3%로 일반 사고 평균 치사율 8.4%의 약 6.5배다. 고속도로에서는 일반적으로 차량이 시속 100km 이상의 속도로 주행해 제동거리가 길어진다. 이 때문에 사고 상황을 인지하더라도 순간적으로 피하기 어려워 2차 사고로 이어지는 것이다. 2차 사고를 막기 위해선 사고 상황을 후방 차량에 신속하게 알리는 게 핵심이다. 이를 위해 한국도로공사는 중부내륙선, 불정교 등 23곳에 신형 ‘다봄 CCTV’를 설치해 2차 사고 대응에 나섰다. 신형 CCTV는 안개가 끼더라도 가시거리가 1000m로 기존 150m의 6.7배로 향상됐다. 터널 입·출구에도 역광 현상으로 사각지대가 있었지만 신형 CCTV는 카메라 기능 등을 보완해 현장 상황을 뚜렷하게 볼 수 있어 사고 여부를 식별하기 쉬워졌다. 신형 CCTV로 촬영한 고화질 영상은 현재 전국 방송사 17곳과 정부 부처 및 기관 등 70곳에 제공되고 있다.● 시청각 총동원한 ‘2차 사고’ 방지 기술 도로 시설물에 설치된 지능형 교통시스템(ITS)도 2차 사고를 방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충격을 감지할 수 있는 발광다이오드(LED) 경고등을 중앙분리대와 가드레일에 20m 간격으로 설치하면 사고 발생 시 적색 LED 등을 연속적으로 점멸해 1km 이상 떨어진 후방 운전자에게 경고할 수 있다. 사고를 알리기 위해 도로 후방에 삼각대를 설치하려다 발생할 수 있는 2차 사고도 예방할 수 있다. 정부도 팔을 걷어붙였다. 행정안전부는 올해부터 2026년까지 2차 사고 예방을 위한 ‘전방사고 알림’ 가로등 시스템 개발에 3년간 15억7000만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사고 현장 인근의 가로등이 동작 감지 센서 등으로 사고를 인지하면 사물인터넷(IoT) 기술로 뒤쪽 가로등에 사고 사실을 알리는 방식이다. 가로등 조명 밝기와 색 종류를 바꾸는 것을 넘어 불빛 점멸, 경보 알람 설치 방식 등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소리로 터널 내 사고를 감지하는 기술도 활용되고 있다. 터널 내에 설치된 음향 센서가 충돌음, 타이어 펑크 소리 등을 수집하면 딥러닝 기반 알고리즘이 소리를 분석해 사고 발생 여부를 판단한다. 사고로 분류되면 터널 밖 전광판에 내부 상황을 알린다. 매연이나 분진, 터널 입·출구 역광 등 시각적으로 인지하기 어려운 상황에 효과적이다. 장진환 건설기술연구원 전임연구원은 “서울 홍지문터널 등 12곳에 도입될 정도로 성능이 검증됐다”고 했다. 사고 발생 시 자동으로 차량이 멈추는 시스템도 개발됐다. 운전자가 의식을 잃거나 외부 충격으로 차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이동해 벌어지는 2차 사고를 막는 것이다. 현대자동차가 개발한 ‘다중 충돌방지 자동 제동 시스템(MCB)’은 정면 혹은 측면 충돌 사고로 차량 에어백이 터지면 작동한다. 한상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환경계획학과 교수는 “2차 사고 방지의 핵심은 사고 발생 시 즉각 정보를 알려 후방 운전자가 방어 운전하게 하는 것”이라며 “사고 발생 지점 인근에서 라디오 또는 내비게이션으로 인근 운전자에게 알릴 수 있도록 경보 기술을 고도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동 기획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구특교(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소설희(경제부) 이청아(국제부) 이채완(사회부) 기자}
경기 성남에 있는 대왕판교 고속도로 요금소. 경부고속도로를 통해 서울로 접근하는 길목인 이곳에는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인공지능(AI) 기반 적외선 카메라와 모니터가 설치돼 있다. 근적외선을 통해 10인 이하 승용차의 내부를 촬영하면 AI가 안전띠 착용 여부를 확인한다. 이 기술로는 외부에서 내부가 잘 보이지 않는 틴팅(선팅) 차량도 식별해 단속할 수 있다. AI 기술로 포착한 교통안전 인식 수준은 어땠을까. 19일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 말까지 7개월간 대왕판교 고속도로 요금소 상행선 승용차 23만1938대를 ‘안전띠 착용 자동검지시스템’으로 조사한 결과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은 18.3%로 집계됐다. 뒷좌석에 사람이 타고 있는 차량 10대 중 2대 남짓 안전띠를 맸다는 뜻이다. 2018년 9월 모든 도로에서 차량 전좌석 안전띠 착용이 의무화됐지만, 여전히 10%대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해당 조사를 보면 나 홀로 운전차량에서는 안전띠 착용률이 88.4%, 운전자와 조수석 탑승자만 있는 상황에서는 82.8%로 집계됐다. 하지만 뒷좌석 탑승자가 1명이면 안전띠 착용률이 20.3%, 2명인 경우 모두 안전띠를 맨 비율은 11.7%로 더 낮아졌다. 뒷좌석 탑승자가 3명인 상황에서 3명 모두 안전띠를 맨 차량은 1대도 없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국제교통포럼(ITF)에 따르면 해외 국가 중 독일은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이 96%에 달했다. 영국(92%), 프랑스(90%), 미국(78%) 등도 높았다. 일본도 43%로 한국보다 높다. 이 때문에 AI 기술로 뒷좌석 안전띠 미착용 시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경찰청 교통사고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사망 교통사고 탑승자의 14%는 뒷좌석 안전띠를 착용하고 있지 않았다. 뒷좌석에서 안전띠를 제대로 매면 교통사고 사망자가 57.1% 줄어든다는 한국ITS학회의 연구 결과도 있다. 조준한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이번 연구 결과는 가족 단위 차량 등 탑승자가 많을수록 교통사고에 취약하다는 의미”라며 “안전띠는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불편하더라도 전좌석에서 안전띠를 착용하는 걸 생활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동 기획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구특교(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소설희(경제부) 이청아(국제부) 이채완(사회부) 기자}
‘태국 파타야 살인 사건’ 일당이 피해자에게 수면제를 먹여 납치한 뒤 목 졸라 살해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1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살인 방조 혐의로 구속된 이모 씨(26)는 구속 이후 조사에서 살인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달 초 공범 2명과 함께 방콕의 한 유흥업소에서 한국인 관광객 노모 씨(34)를 만났고, 수면제를 먹여 의식을 잃게 한 뒤 차에 태워 파타야로 납치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 일당은 노 씨가 차 안에서 깨어나자 그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목을 졸라 노 씨가 심정지에 빠졌고,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처음부터 살인을 의도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이 씨 등은 노 씨의 시신을 드럼통에 숨겨 파타야의 한 저수지에 유기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 씨 일당이 계획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 태국 언론에 따르면 이 씨 일당은 이달 1∼3일 롬끌라오 지역과 3∼10일 시신을 유기한 저수지 인근에서 함께 숙박한 것으로 전해졌다.창원=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태국 파타야에서 한국인을 납치해 살해한 피의자 3명 중 캄보디아로 도망쳤던 이모 씨(27)가 14일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이들 일당이 불법 도박에 가담한 전력을 확인하고, 범행 동기와의 관련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청은 14일 0시경(현지 시간 13일 오후 10시경) 캄보디아 경찰과 한국 경찰 주재관이 프놈펜의 한 숙박업소에서 이 씨를 붙잡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13일 오후 9시경 ‘이 씨로 보이는 한국인이 프놈펜에서 목격됐다’는 첩보를 입수해 이를 토대로 이 씨의 체포를 끌어냈다. 이 씨는 이달 초 김모 씨(39) 등 2명과 함께 파타야에서 한국인 관광객 노모 씨(34)를 살해하고 시신을 드럼통에 넣어 저수지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 씨가 캄보디아로 출국한 사실을 확인하고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려 추적해 왔다. 경찰은 현지 경찰과 이 씨의 국내 송환을 협의할 방침이다. 미얀마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진 공범 김 씨에 대해선 우리 경찰이 현지 사법 당국과 공조해 추적 중이다. 김 씨는 2020년부터 태국을 8차례 드나드는 등 현지 사정에 밝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한국에 머물던 2016∼2017년경 경남 창원시에서 차량을 털고 150만 원 상당의 현금을 훔친 혐의로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았다. 폭력 전과도 있다. 또 다른 공범 이모 씨(26)는 12일 국내에서 체포돼 14일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경찰은 우선 이 씨에게 살인방조 혐의를 적용했다. 그가 사흘째 이어진 경찰 조사에서 ‘살인에 가담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범행을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씨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15일 오후에 결정된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태국 경찰 수사 상황 등을 공유하고 분석해 살인방조 혐의를 적용한 것”이라며 “수사 상황에 따라 적용 혐의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씨와 김 씨 등 피의자들이 과거 불법 도박에 가담했던 전력을 확인하고, 이들이 이번에도 금전과 관련된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는지 확인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이 과거 불법 도박장 등에서 활동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한 태국 언론은 피해자 노 씨 지인의 증언을 인용해 ‘노 씨가 갱단 활동지인 아속 지역에서 이발과 마사지 사업에 참여했다’고 보도했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창원=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태국 파타야에서 한국인을 납치해 살해한 피의자 3명 중 캄보디아로 도망쳤던 이모 씨(27)가 14일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이들 일당이 불법도박에 가담한 전력을 확인하고, 범행 동기와의 관련성을 조사하고 있다.경찰청은 14일 0시경(현지 시간 13일 오후 10시경) 캄보디아 경찰과 한국 경찰 주재관이 프놈펜의 한 숙박업소에서 이 씨를 붙잡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13일 오후 9시경 ‘이 씨로 보이는 한국인이 프놈펜에서 목격됐다’는 첩보를 입수해 이를 토대로 이 씨의 체포를 끌어냈다. 이 씨는 이달 초 김모 씨(39) 등 2명과 함께 파타야에서 한국인 관광객 노모 씨(34)를 살해하고 시신을 드럼통에 넣어 저수지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 씨가 캄보디아로 출국한 사실을 확인하고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려 추적해 왔다. 경찰은 현지 경찰과 이 씨의 국내 송환을 협의할 방침이다.미얀마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진 공범 김 씨에 대해선 우리 경찰이 현지 사법당국과 공조해 추적 중이다. 김 씨는 2020년부터 태국을 8차례 드나드는 등 현지 사정에 밝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한국에 머물던 2016~2017년경 경남 창원시에서 차량을 털고 150만 원 상당의 현금을 훔친 혐의로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았다. 폭력 전과도 보유하고 있다. 또 다른 공범 이모 씨(26)는 12일 국내에서 체포돼 14일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경찰은 우선 이 씨에게 살인방조 혐의를 적용했다. 그가 사흘째 이어진 경찰 조사에서 ‘살인에 가담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범행을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씨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15일 오후에 결정된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태국 경찰 수사상황 등을 공유하고 분석해 살인 방조 혐의를 적용한 것”이라며 “수사 상황에 따라 적용 혐의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경찰은 이 씨와 김 씨 등 피의자들이 과거 불법도박에 가담했던 전력을 확인하고, 이들이 이번에도 금전과 관련된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는지 확인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이 과거 불법 도박장 등에서 활동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한 태국 언론은 피해자 노 씨 지인의 증언을 인용해 ‘노 씨가 갱단 활동지인 아속 지역에서 이발과 마사지 사업에 참여했다’고 보도했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창원=도영진 기자}

“끼이익.” 3일 경기 이천시에 있는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 이곳에서는 차량이 우회전할 때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중 하나인 비상자동제동장치(AEB)를 효과적으로 작동시키기 위한 안전운전 관련 실험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이들은 차량 속도를 시속 20km에서 시속 60∼70km로 단계적으로 높여가며, 주야간 상황을 가정해 어떤 상황에서 AEB가 효과적으로 작동하는지 실험을 이어갔다. 연구원들은 “우회전할 때 보행자를 효과적으로 인식하려면 센서가 차량 측면에도 달려야 한다”는 의견을 주고받기도 했다. 2022년 7월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우회전 전 일시정지가 시행됐지만 여전히 사고가 줄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연구소에선 차량이 우회전할 때 보행자를 발견하면 ‘알아서’ 제동을 거는 장치인 ADAS의 효과적인 작동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ADAS가 제대로 작동된다면 충돌 자체를 막아 인명 피해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ADAS의 진화는 완전자율주행으로 가기 위한 필수 과정이다. 연구소 관계자는 “지금은 충돌 피해 저감 장치 정도로 보일 수 있지만, ADAS가 고도화될수록 자율주행차량의 안전이 담보돼 완전자율주행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ADAS 기술 고도화될수록 완전자율주행”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ADAS는 운전 중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상황을 차량 스스로 인지하고 상황을 판단해 작동하는 각종 제어 기술들을 가리킨다. 대표적 기술로 전방의 물체를 감지해 차량 간 거리를 유지해주는 적응형순항제어장치(ACC)와 차로이탈경고장치(LDWS) 등이 있다. 이 중 주행 중에 전방충돌 상황을 감지해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거는 AEB는 운전자 고령화로 인한 페달 오조작 사고가 늘면서 특히 주목받고 있다. 기존 장치들이 사고 발생 시 운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한 것이었다면, ADAS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위험을 미리 감지해 사고 자체를 방지하기 위한 기술인 셈이다. ADAS의 사고 예방 효과는 명확하다는 게 전문가와 연구 결과의 공통적인 결론이다. 2019년 9월 미국 미시간대 교통연구소와 제너럴모터스(GM)가 GM 차량 370만 대에 대한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 ADAS는 사고 가능성을 최대 80% 이상 경감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 미국 도로안전보험연구소(IIHS)가 실시한 ADAS 사고 예방효과 분석에서도 ADAS는 전방 추돌 가능성은 최대 56%, 후방 충돌은 최대 78% 예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에 비해 의무화 비율 떨어져 이처럼 ADAS의 사고 효과가 입증됐지만 국내의 ADAS 의무 장착화 비율은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그나마 비상자동제동장치는 대중화돼 있지만 2022년 의무화된 이후 신규 개발 제작 차량으로 한정돼 있다. 그마저도 경형 승합차와 초소형차는 의무 장착에서 제외됐다. 차로이탈경고장치도 9m 이상 승합자동차 및 차량 총중량 20t을 초과하는 화물·특수차량만 의무화 대상이라 대중화됐다고 보긴 어려운 상황이다. 김관희 보험개발원 시험연구팀장은 “2015년 현대차 제네시스에 ADAS가 처음 보급된 후, 현시점 기준 20%가량의 차량에 ADAS가 장착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반면 미국에서는 2015년 이후 신차안전도평가(NCAP)의 안전 등급 평가에 AEB, 전방충돌경보, 사각지대 감지 기능 등이 포함되면서 2022년 기준 신차의 90% 이상에 ADAS가 장착됐다. 삼성교통안전연구소 김승기 책임연구원은 “미국은 ADAS 의무화에 앞서 신차 평가에 해당 기술이 포함돼 필수적으로 보급화가 이뤄지면서 대중화로 연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경우 사고 가능성이 높은 고령 운전자에게 보급하는 방안에 초점을 맞췄다. 2022년 5월 충돌피해 경감 브레이크(AEBS)와 페달 조작 오류 급발진 억제 장치 등 각종 ADAS가 탑재된 ‘서포트카’를 구입할 시 운전면허 갱신을 해주는 제도를 도입해 고령 운전자의 안전성을 높이고 있다.● 발전 가능성 높은 ADAS 기술 다만 전문가들은 현재 기술 단계에서 ADAS 기능을 맹신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아직 ADAS가 특정 범위에서만 작동되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운전자가 언제든 개입할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 특히 ADAS는 우천, 야간, 노면 표시가 없는 도로 등에서는 오작동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8년 애플 엔지니어였던 월터 황(당시 38세) 사망 사고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사건을 조사한 미 교통안전위원회(NTSB)에 따르면, 당시 자율주행모드로 차로에서 거의 지워져 있는 차선을 달리던 월터 황의 테슬라 차량은 기존 차선에서 이탈해 보다 선명한 왼쪽 차선을 따라가다 고속도로 분기점에 있는 분리대와 충돌한 것으로 조사됐다. 월터 황은 당시 차량의 자율주행기술만 믿고 휴대전화로 게임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운전자 부주의와 ADAS의 기술적 한계로 인한 복합적 사고였던 셈이다. 국내에서 ADAS 오작동으로 인한 사고는 2019년 21건, 2020년 23건 등 매년 20건을 웃도는 수준이다.국내에서는 ADAS를 발전시키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현재 진행 중이다. 보험개발원 기술연구소는 실제 도로에서 ADAS의 사고방지 성능개선을 위한 연구를 바탕으로 국내의 평가기준 강화에도 일조하겠다는 입장이다. 연구소 측은 "올 11월 말이면 연구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공동 기획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구특교(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소설희(경제부) 이청아(국제부) 이채완(사회부) 기자}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있는 서울미래모빌리티센터. 지난달 30일 센터 메인룸에 들어서자 가로 약 7m에 달하는 대형 스크린이 모습을 드러냈다. 화면 정중앙에는 상암지구 내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지구 지도와 운행 중인 차량이 색깔별로 스크린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스크린 왼쪽 상단에는 자율주행 중인 차량들의 현황이 자세하게 표시돼 있었고, 아래에는 공사 등 위험구간과 불법 주정차, 보행자 정보 등 대중교통 상황에 대한 정보가 떠 있었다. 센터 관계자는 “5세대(5G) 이동통신을 통해 자율주행 차량의 위치와 내부 영상, 주행 관련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센터에 전송된다”며 “현재 서울 상암지구 외에도 여의도 청계천 등 6곳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심야 자율주행버스 등 대중교통을 비롯해 민간 자동차 업계에서도 자율주행을 상용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지면서 경찰과 지자체 등은 이와 관련한 교통안전 기술과 제도를 정비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찾은 센터 역시 곧 다가올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서울시가 2019년 개관해 관련 산업을 지원하는 곳이다. 센터 메인룸 스크린 위에서 자율주행 차량을 모니터링하는 핵심 기술은 ‘딥러닝 감지기’다. 자율주행 차량의 위치정보와 상태를 비롯해 차량이 지나갈 도로·신호 상황 등 관련된 모든 정보를 다룬다. 보행자의 위치나 무단횡단 상황 등까지 파악해 실시간으로 자율주행 차량에 정보를 전송한다. 센터 모니터링 장비를 유지 보수하는 업체인 ‘엔제로’ 이해춘 이사는 “딥러닝 감지기 기술이 도입되기 전에는 자율주행 차량이 스스로 도로 위 불법 주정차 정보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 스스로 판단하기까지 1분가량 걸렸지만 이젠 이 같은 불필요한 시간을 줄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딥러닝 감지기는 신호등, 횡단보도 등 현재 서울 전역 250여 곳에 설치된 카메라 650대를 통해 운영된다. 센터 관계자는 “서울 전체 교차로가 5000여 곳이라 딥러닝 감지기도 점차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자율주행 차량 시험 운전자를 대상으로 하는 의무 교통안전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도로교통법에 따라 실제 도로에서 운행 중인 자율주행차의 시험 운전자는 내년 3월 20일부터 의무적으로 교통안전 교육을 받아야 한다. 경찰은 내년 9월까지 모든 시험 운전자가 안전교육을 이수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교육 내용은 자율주행 차량 관련 법령, 대중교통 서비스를 위한 시험 운전자 주의사항 등 기본적 교통안전 지식 강의다. 공동 기획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구특교(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소설희(경제부) 이청아(국제부) 이채완(사회부) 기자}

‘김미영 팀장’으로 악명을 떨친 1세대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 박모 씨(53)가 필리핀 현지 교도소에서 탈옥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8일 외교부와 경찰청 등에 따르면 박 씨는 지난달 말 필리핀 루손섬 남동부 지방 비콜 교도소에서 탈옥했다. 당국은 박 씨가 현지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했다가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도주한 것으로 보고 있다.박 씨는 2011년 무렵 필리핀에 콜센터를 개설한 뒤 10년간 보이스피싱계의 큰손으로 군림해왔다. 박 씨 조직은 당시 김미영 팀장이라며 문자메시지를 불특정 다수에게 보낸 뒤 자동응답전화(ARS)를 통해 대출 상담을 하는 척하며 피해자 개인정보를 빼내는 방식으로 수백억 원을 빼돌렸다. 한국 경찰은 박 씨를 보이스피싱의 창시자격으로 보고 있다.경찰관 출신인 박 씨는 과거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등에서 근무해 수사망을 빠져나가는 방법을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2008년 수뢰 혐의로 해임된 이후 3년 만에 보이스피싱 조직을 꾸렸다.필리핀 경찰은 2021년 한국 수사당국의 협조를 얻어 마닐라 인근에서 박 씨를 검거했다. 이후 우리 경찰은 다각도로 박 씨의 송환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박 씨가 일부러 폭행 사건으로 고소당하는 방식의 ‘지연술’을 쓰면서 현지 재판이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필리핀 생활을 선호한 박 씨가 꼼수로 한국 송환을 피해 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현지 공관은 박 씨의 탈옥 사실을 인지한 직후부터 신속한 검거를 위해 필리핀 당국과 지속해서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장면1. 지난해 한 시도경찰청 사이버테러수사팀에 ‘관내 정부 기관이 해킹 피해를 봤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피해 범위와 해커 그룹의 소속 국가에 따라서는 정부의 기밀이 유출될 수도 있는 상황. 신속히 출동해 서버를 차단하고 악성코드의 성격을 밝혀야 했지만, 수사팀은 곧장 출동할 수 없었다. 당시 출동할 수 있는 사이버테러 전담 인력이 1명뿐이라서 인근 시도경찰청으로부터 인력 지원을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장면2. 최근 영남에 있는 한 기업이 해킹을 당했다. 관할 사이버테러수사팀 인력 대다수는 다른 해킹 피해 대응을 위해 출장 중이었다. 급한 대로 평소 온라인 도박이나 보이스피싱 범죄를 수사하는 인력을 빌려 와서 투입해야 했다. 간신히 추가 해킹은 막았지만, 갑작스러운 인력 차출로 해당 지역의 사이버 범죄 업무는 반나절가량 마비됐다.● 사건 9만 건 증가 동안 10명 보강 최근 북한과 중국의 해커 그룹이 대법원과 방산업체, 병원 등 국내 주요 기관을 대상으로 전방위 해킹 공격을 펴고 있지만, 이를 막기 위한 경찰의 사이버테러 수사 인력은 5년 새 10명 늘어나는 데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 해킹 등 사이버범죄 처리에 드는 기간도 약 1.5배로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일선 수사 인력의 공백이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경찰청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해킹 등 사이버범죄를 입건부터 검찰 송치까지 처리하는 데 든 기간은 지난해 평균 110.2일 수준으로, 2018년 평균 73.5일에서 한 달 이상 느려졌다. 3월 초엔 중국계로 의심되는 해커가 충북경찰청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공격해 기존 게시물을 전부 삭제하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경찰은 두 달이 되어 가는 지금까지도 범인을 검거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해킹 수사력이 관련 사건의 증가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송재호 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청과 전국 18개 시도경찰청의 사이버테러 수사 전담 인력은 지난해 말 기준 총 172명이다. 2018년 162명에 비해 고작 10명 늘어났다. 경찰청과 서울경찰청, 경기남부경찰청을 제외한 16개 시도경찰청의 관련 인력은 각각 10명도 채 안 됐다. 특히 관내 정부세종청사가 있는 세종경찰청은 타 시도경찰청과 달리 해킹 전담 부서조차 꾸리지 못하고 있다. 사이버성폭력 등 다른 사이버범죄까지 총괄하는 전체 인력(4명) 중 1명만 해킹 전담이다. 충남·전북·전남·제주경찰청의 해킹 전담 수사 인력은 총 4명에 그쳤고, 광주경찰청은 관련 인력이 3명뿐이었다. 반면 해킹을 포함한 사이버범죄는 2018년 14만9604건에서 2022년 23만355건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는 9월 기준 18만2421건으로, 연말까지 약 24만 건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 치안 인력 강화하며 사이버 수사 인력 부족현상 이는 지난해 경기 성남시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 등 이후, 사이버테러 수사에 필요한 인력을 치안 현장에 대거 배치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발표한 조직개편안에 따라 사이버수사국을 수사국과 통폐합했다. 해킹 범죄가 심각해지는데 사이버테러 수사 기능에는 별다른 인력보강이 되지 않은 셈이다. 치안 수요에 따라 세밀하게 인력을 재배분해야 하는데, 급하게 조직을 개편하면서 오히려 중요성이 커지는 사이버테러 수사 분야에 구멍이 생겼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과학적 치안 수요 진단 없이 임기응변식으로 지난해 급격히 경찰 조직을 개편했다”며 “사이버테러 위협이 점증하는데 관련 수사 기능을 줄인 건 정책 오류”라고 분석했다. 해킹 수사의 핵심인 경찰의 대응력이 흐트러지면 안보의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권오국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 연구관은 “보안과 예방은 국가정보원 등 타 기관도 돕지만, 해킹 수사는 엄연한 경찰의 역할이다. 수사의 축인 경찰이 무너지면 다른 기관과의 협조도 의미가 없어진다”면서 “정보통신 강국인 우리나라 경찰의 사이버테러 수사력을 보강하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

지난달 16일 서울 노원구 지하철 6호선 태릉입구역 인근의 화랑로. 퇴근 시간인 오후 6시 40분경 이 도로에선 신호가 바뀌기 전인데도 교차로에 진입한 차량들 때문에 ‘꼬리물기’ 정체 상황이 벌어졌다. 그러자 같은 시간 시내 교통량 등을 관리하는 서울교통정보포털 상황실에 있는 ‘스마트 교차로 운영 시스템’ 화면엔 노란색 경고 표시가 올라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꼬리물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화랑로 교차로의 신호주기를 3∼5초 늘려야 한다”는 대응 방안이 자동으로 추산됐다. 꼬리물기는 신호가 바뀌었는데도 앞 차량을 따라가다 다른 차로에서 운행하던 차량의 진행을 방해하는 행위로, 차량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 교통 체증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다. 무리하게 운행하다가 사고까지 발생할 수 있어 교통안전을 위협하는 운전 습관으로 꼽힌다. 서울시는 올 1월부터 동북권 주요 간선도로이자 꼬리물기로 인한 상습 교통 체증이 발생하는 노원구 태릉입구역 화랑로와 동일로, 노원로 등 주요 교차로 6곳에서 스마트 교차로를 시범 운영 중이다. ● 최적 신호 계산해 정체·사고 예방 ‘스마트 교차로’란 교차로의 교통량, 돌발 상황 등을 추출해 생성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 신호를 산출하고 실시간으로 신호 시간을 조정하는 지능형 교통 시스템이다. 운전자는 획일적으로 정해진 신호 시간을 기다리는 대신 교통 체증 상황에 맞게 바뀐 신호 시간에 따라 운전할 수 있다. 노원구 화랑로 일대에는 인공지능(AI) 폐쇄회로(CC)TV 28대와 레이더 검지(檢知)기 2대, 공간측정 라이다(LiDAR) 감지기 2대가 설치돼 있다. 최첨단 장비들이 차량 종류나 보행자 유무, 교통량, 신호 정보, 카메라 영상 등의 자료를 실시간으로 수집한다. 이렇게 수집된 정보는 딥러닝 분석 알고리즘을 통해 교차로별로 최적화된 신호 운영시간을 산출하는 데 이용된다. 최적 신호를 적용하면 차량의 신호 대기 시간은 줄고, 꼬리물기와 같은 돌발 상황으로 인한 교통 체증이나 사고는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 교차로를 도입했을 때 교통 지체 감소를 분석한 결과 시간대에 따라 지체도가 최소 6%에서 28% 가까이 줄어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오전 시간대에 최적 신호를 반영하면 교통 체증 지체가 4분의 1 이상 감소하고, 통행 속도는 그만큼 늘어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 지능형 교통 시스템, 무단횡단 감지해 차량이 운전자에게 사고 위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차세대 지능형 교통 시스템(C-ITS)’도 서울에서 운영 중이다. 실시간으로 도로 위험정보를 수집하고, 전방 추돌 및 무단횡단 보행자 등의 위험 상황을 운전자에게 즉각 알리는 것이다. 서울의 중앙버스전용차로와 도심 주요 도로 구간 740km 이상에 구축돼 있다. C-ITS 도로 인프라 중 딥러닝 검지기는 버스중앙차로 및 주요 교차로에 설치되어 있다. 실시간으로 수집된 도로 영상을 딥러닝 기반으로 분석한 후 객체를 인지해 무단횡단 보행자, 교차로 위험, 정류장 혼잡도 등의 위험 정보 총 34종을 수집 및 제공한다.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은 대중교통 운행 중 실시간으로 수집된 영상 분석을 통해, 포트홀 유무를 판단하는 데 활용된다. 만약 버스 운행 중 포트홀 사진이 접수되면 이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시민에게 알린다. ● “오차 최소화해야”…알고리즘 개발 이 같은 효과에 지난해부터 전국적으로도 스마트 교차로와 차세대 지능형 교통 시스템의 도입이 늘어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일선 지자체가 스마트 교차로 등을 도입할 수 있도록 ‘지능형 교통체계 구축 사업’을 운영 중이다. 경기 여주시, 충남 천안시, 전북 전주시 등이 스마트 교차로를 도입했다. 다만 AI가 최적 신호를 산출하는 만큼 오류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조준한 삼성교통안전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교차로 정체는 신호 대기, 불법 주정차, 사고 등 다양한 요인이 있을 수 있는데 AI가 정체 요인을 오인해서 최적 신호를 잘못 선정하면 오히려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며 “딥러닝 기반의 학습이 충분히 되어 오류 및 오차를 최소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AI 수집, 분석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도로교통공단은 사내벤처를 출범해 스마트 교차로 구간의 교통량과 차량 정보를 분석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할 예정이다.스마트 교차로교차로의 교통량과 속도, 돌발 상황 등을 수집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 신호를 산출해 신호 주기에 반영하는 지능형 교통 시스템. 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구특교(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소설희(경제부) 이청아(국제부) 이채완(사회부) 기자}
“오후 3시 3분 여의대로 6차로 시설물 보수 소식입니다. 공사지점 주의해서 운행하세요.” 지난달 12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서울교통정보포털(TOPIS) 상황실에선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앞 일대에서 시설물 보수 공사가 있다는 소식이 접수됐다. 같은 시간 여의도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200m 상공으로 비행한 드론이 해당 모습을 포착한 것. 드론이 촬영한 영상이 상황실로 실시간 송출되자, 상황실 관계자가 진위를 확인해 공지하기까지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 드론 시연을 거친 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드론을 활용해 교통 상황을 관리하고 있다. 하늘에서 촬영한 드론 영상으로 실시간 교통 상황을 관제하고, 정체 구간의 교통량을 분석하는 것이다. 드론은 200m 상공에서 영상을 촬영하기 때문에 교차로 구간 내 모든 차량의 흐름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폐쇄회로(CC)TV의 경우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CCTV의 가시권에 들지 않는 사각 지역까지 확인할 수 있다”며 “차량과 인파 이동을 확인하고 안전사고에 대비하는 데 드론이 효과적이다”라고 설명했다. 평상시 교통안전을 관리하는 데 활용할 뿐만 아니라 행사나 축제 교통 상황을 모니터링할 때도 드론을 투입하고 있다. 올해 3, 4월 개최된 서울 여의도 봄꽃축제와 지난해 10월 서울세계불꽃축제, 핼러윈 기간 중 주요 도로와 지하철역 인근 상황 등을 모니터링하는 데 드론이 활용됐다. 드론이 차량과 인파 이동에 특이 사항이 없는지를 확인하고 안전사고에 대비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말 홍대입구역 인근 도로에선 CCTV 사각지대에서 쓰러져 있던 시민을 드론이 가장 먼저 발견해 응급조치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드론으로 해당 사고를 실시간으로 접해 119구급대와 연계해 응급실로 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드론은 교통량 정보를 수집하는 데도 활용되고 있다. 그간 교통량 정보는 도로 인근에 설치된 검지기와 인력을 통해서만 파악할 수 있었다. 하지만 드론이 촬영한 항공 영상을 인공지능(AI) 기술로 분석해 수집할 수 있게 되면서 활용 범위가 확대됐다. TOPIS 상황실에서 드론이 촬영한 영상이 실시간으로 송출되면 바로 옆 화면에서는 AI 알고리즘이 분석한 교통량이 산출되는 방식이다. 다만 드론은 날씨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비, 바람, 눈 등의 악천후에선 비행이 불가능하다. 또, 아직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되지 않아 자율 드론 비행은 불가능해 매번 조종사 두 명 이상이 동반해야 한다는 점 등이 한계로 꼽힌다. 공동 기획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구특교(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소설희(경제부) 이청아(국제부) 이채완(사회부) 기자}

장갑차·미사일·레이더 등 우리 군 주요 무기체계의 핵심 부품을 생산하는 국내 방산업체의 기술 상당수가 올해 초 북한에 탈취당한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이 업체의 규모는 크진 않지만 군사적으로 민감하고 중요한 부품을 만드는 곳인 만큼 방산 기술 유출로 인한 피해가 심각하다고 정부 당국은 보고 있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그동안 대형 방산업체를 주요 표적으로 해킹에 나선 북한이 이젠 중요 기술을 보유한 중소 방산업체들까지 ‘핀포인트’ 공략을 하고 있다”며 “공격 타깃을 전방위로 넓혀 가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방산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중소 방산업체들이 상대적으로 방어가 취약해 사이버 공격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복수의 정보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악성코드 등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수년 치에 달하는 부품 관련 정보를 이 업체로부터 탈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 당국과 경찰은 해킹 상황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해킹 주체를 북한으로 특정할 단서를 포착했다. 국가정보원과 국가안보실, 검경, 민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국가사이버위기관리단은 해당 사건 정보를 공유하며 조사를 벌여 왔다. 북한이 해킹한 업체는 군 주요 무기체계에 사용되는 케이블 등을 국내 대형 방산업체 등에 납품하는 곳이다. 대표적인 국산 무기인 다연장로켓 ‘천무’, 중거리지대공미사일 ‘천궁’ 등에도 이 업체의 부품이 사용되고 있다. 이와 별도로 북한이 2022년 10월∼지난해 7월까지 국내 방산기업 10여 곳에서 방산 관련 자료를 빼간 사실도 확인됐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23일 북한의 해킹조직 라자루스와 안다리엘 김수키 등을 범죄 주체로 특정하며 이같이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북한의 여러 해킹조직이 방산기술 탈취를 위해 전방위 합동 공격을 한 게 확인된 건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북한 전담 모니터링 요원을 충원하는 등 북한의 사이버 위협 수위를 최근 한 단계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을 사이버 범죄 관련 관심국으로 지정한 미 당국이 앞으로 북한 해킹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메시지”라고 했다.“김정은, 해킹 직접 지휘… 무기-레이더 부품 설계도 등 전방위 탈취” [외교 안보]北, 南 방산 핵심부품 기술 빼가… 정보당국 “보안 취약 중소업체 노려항공-전차-위성-함정순 기술 훔쳐… 탈취기술 결합땐 더 치명적 위협” 북한이 올해 초 우리 군 주요 무기체계에 활용되는 부품을 생산하는 중소 방산업체를 집중 해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대적으로 대형 업체에 비해 보안이 취약한 중소 업체들까지 북한 해커들의 주요 표적이 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핵심 무기의 완제품을 설계·생산하는 대형 방산업체뿐 아니라 주요 부품들을 생산하는 중소기업까지 북한이 노리고 있다는 것. 정보 당국은 북한의 우리 무기 기술 해킹이 방산 기업 규모나 기술 유형 등을 가리지 않는 전방위 양상으로 변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정보 당국은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직접적인 지휘 아래 해커들을 대규모로 집중 투입해 사실상 총력전 형태로 우리 방산 기술 탈취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예상했다. ● “해킹 부품 기술, 결합 시 치명적 위협” 23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보 당국과 경찰은 이 업체를 겨냥한 해킹 공격이 북한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해당 업체는 케이블을 대형 방산업체 등에 납품하는 업체다. 업체가 생산하는 장비들은 레이더·전차·미사일 등 우리 군이 전력화한 상당수 무기체계에 활용되고 있다. 이번 해킹으로 무기체계 생산에 필수적인 부품의 설계도 등 매우 민감한 자료들이 탈취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보 소식통은 “수년 치의 상당히 많은 양의 자료가 유출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국가정보원은 동아일보 질의에 “세부 내용은 답변이 어렵다”면서도 “현재 경찰과 합동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산 업계에선 북한이 중소기업들까지 집중적으로 전방위적인 해킹을 감행하는 데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방산업체 관계자는 “통상 하나의 무기체계를 생산하는 데 수천∼수만 개의 부품이 활용된다”면서 “북한이 이미 탈취한 다른 기술 자료 등과 결합해 활용하면 매우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부품 관련 기술 자료 한 건은 유출돼도 치명적이지 않을 수 있지만 이러한 자료들이 결합되면 북한이 유사한 무기체계를 만들 때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형 방산업체의 경우 그간 다수의 해킹 공격과 기술 유출 경험을 토대로 내부망과 외부망을 분리하거나 인가되지 않은 인터넷주소(IP주소)의 접속을 차단하는 등 보안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영세한 중소 업체들은 보안에 집중 투자를 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다른 방산업계 관계자는 “북한의 사이버 공격 역량은 이제 대형 방산업체들의 보안도 뚫을 만큼 집요하고 강력하다”면서 “중소 업체들의 경우 망 분리도 제대로 돼 있지 않은 경우도 상당수”라고 토로했다.● 김정은, 北 해킹 진두지휘 정보 당국은 북한의 해킹 공격이 김 위원장이 직접 진두지휘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지난해 “해커를 양성할 때 출신 성분을 따지지 말고 실력 좋은 인재는 무조건 뽑으라”고 지시하는 등 정권 유지의 버팀목이 되는 해킹 전문가 양성에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관영 매체를 통해 해군력 강화를 언급한 지난해 8월 이후 국내 조선업체를 해킹해 도면과 설계 자료를 탈취했다. 이어 지난해 10월 김 위원장이 무인기 생산을 강화하라고 지시한 뒤엔 국내외 기업들의 무인기 엔진 자료를 해킹했다. 경찰도 지난해 말 북한의 3대 해킹 조직 중 군사 정보 탈취에 특화된 ‘안다리엘’이 국내 방산업체를 해킹해 레이저 대공 무기 등 중요 기술 자료를 탈취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정원은 “최근 4년간 북한은 항공 분야에서 가장 많은 기술을 절취했고 전차, 위성, 함정 순으로 해킹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해킹으로 탈취한 방산 기술들을 자신들의 무기체계에 실제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2016년 국내 방산업체에서 탈취한 콜드론치(Cold Launch·발사관에서 미사일을 물 밖으로 밀어낸 뒤 엔진을 점화시키는 방식) 기술이다. 우리 정보 당국은 북한이 이 기술을 적용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 기간을 대폭 단축한 것으로 보고 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
북한의 해킹조직들은 상대적으로 보안이 취약한 외주업체의 서버나 협력업체 직원의 개인 e메일 계정을 해킹하는 ‘우회 전략’으로 국내 방산업체들의 정보를 빼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북한 해킹에 보안이 뚫린 또 다른 국내 방산업체 10여 곳을 조사한 결과다. 23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조직 김수키와 안다리엘, 라자루스가 2022년 10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국내 방산업체(83곳)를 대규모로 공격해 이 중 10여 곳이 실제로 해킹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들이 보유한 방산 기술 일부가 북한으로 넘어간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구체적인 피해 규모는 파악되지 않았다. 경찰이 확인한 북한의 공격 방식은 △방산업체 서버를 관리하는 외주업체 공격 △방산업체 서버 담당자 PC 공격 등으로 다양했다. 안다리엘은 2022년 10월경 방산업체 서버를 원격으로 관리·보수하는 협력업체 직원의 개인 e메일 계정을 알아냈다. 이 계정이 사내 e메일과 연동된 탓에 안다리엘은 협력업체 서버를 통해 방산업체의 보안을 뚫을 수 있었다. 안다리엘은 해당 방산업체의 자료를 북한이 보유한 해외 클라우드 서버로 빼돌린 것으로 파악됐다. 다른 해킹조직 김수키는 방산업체 직원이 e메일을 주고받을 때 대용량 첨부파일이 저장되는 서버 관리업체를 공격해 기술 일부를 탈취했다. 해당 서버에 악성코드를 심은 뒤 방산업체 서버에 이를 내려받는 방식이었다. 라자루스는 2022년 11월경 방산업체 직원 PC에 악성코드를 심은 뒤 방산업체 서버에 이를 퍼뜨렸다. 이후 기술을 개발하는 부서 직원 PC 6대에 침투하는 데 성공했고, 개발 기술 관련 자료 일부를 해외로 전송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번 해킹에 사용된 인터넷주소(IP주소)와 악성코드 종류, 수법 등을 바탕으로 북한 해킹조직의 소행으로 판단했다. 조사 결과 중국 선양 지역에서 특정 IP주소가 해킹에 동원된 내역이 확인됐는데, 해당 IP주소는 2014년 한국수력원자력 해킹 공격 때 쓰였던 것과 같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북한의 해킹 기술은 날로 고도화되고 있다”며 “방산 기술을 노린 북한의 해킹 시도는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킹당한 업체 대다수는 경찰 수사가 시작되기 전까지 피해 사실을 알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방산업계 전반의 보안 관리가 허술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경찰청은 방산업체와 협력업체 등에 내부망과 외부망을 분리하고 e메일 비밀번호를 주기적으로 바꾸는 등 보안 조치를 권고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수십억 원대의 불법 비자금 조성과 계열사 공사비 부당 지원 등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가운데, 태광그룹이 수사 청탁으로 복역했던 전직 경찰 간부를 최근 임원으로 영입한 것으로 23일 나타났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태광그룹은 1일 경찰 간부 출신 A 씨를 경영협의회 감사 담당 임원으로 발령했다. 경영협의회는 태광그룹 계열사 대표의 협의체로, A 씨는 전무 직급이다. A 씨는 경찰로 재직할 당시 특진을 거듭하고 대통령비서실에 파견된 경력이 있을 정도로 경찰 안팎에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A 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016년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과 벌금 3900만 원이 확정됐다. 당시 재판부는 A 씨가 2009년경 대통령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에서 근무하며 수사 무마 청탁 등과 함께 17차례에 걸쳐 약 3900만 원을 받았다고 판시했다. 이후 A 씨는 국내 한 대기업에서 근무하다가 최근 태광그룹으로 옮겼다. 해당 기업은 “A 씨가 대관, 감사 등의 업무를 했다”고 밝혔다. 이 전 회장은 그룹 임원들을 계열사에 근무하는 것처럼 허위로 장부를 작성하고 급여를 되돌려 받아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업무상 배임 및 횡령) 등으로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의 수사를 받고 있다. 이 전 회장은 올 1월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전직 경찰 간부를 영입한 것에 대해 경찰 내부와 법조계에서는 ‘경찰 수사에 대응하기 위한 인사가 아니냐’란 예측이 나온다. 한 경찰 출신 변호사는 “기업 관련 수사가 진행될 때 수사통인 전직 경찰을 영입하는 것은 오너 수사 과정에서의 리스크를 줄이려는 목적인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태광그룹 측은 A 씨의 영입이 이 전 회장 수사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A 씨는 (이 전 회장의) 경찰 수사와 관련된 업무를 맡고 있지 않다”며 “외부 출신이면서 수사 경험도 있어 그룹 내 비위를 잘 적발할 수 있는 인물을 임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A 씨는 23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실에서 감찰 업무를 했고, (퇴직 후) 다른 기업에서도 감사 업무를 했기 때문에 태광 측이 영입을 제안한 것으로 안다”며 “(과거 수사 청탁 건은) 죗값을 다 치른 상태이고 경찰을 그만둔 지 9년이 지나 (이 전 회장) 수사팀에 아는 사람도 없는데 대관을 위해 영입됐다고 보긴 어렵지 않느냐”고 말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

올 2월 29일 오후 5시경 서울 은평구 연신내역 인근. 79세 남성이 운전하던 차량이 가속페달 조작 의심 사고로 순식간에 다른 차량과 시민을 덮쳐 연신내 시장에서 매일 폐지를 줍던 한 노인이 사망하고 13명이 다쳤다. 지난해 3월 4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던 전북 순창군 농협 조합장 투표소 사고 역시 1t 트럭을 운전하던 74세 고령 운전자의 운전 실수였다. 운전자는 경찰 조사에서 “가속페달을 브레이크로 오인해 실수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500만 명 시대가 다가온 가운데 이처럼 가속페달 오조작 등으로 발생하는 사고가 매년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고를 막고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운전자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등 인공지능(AI)을 접목한 ‘굿 모빌리티’ 기술 도입을 제도화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는 2020년 368만 명에서 2023년 474만 명으로 3년간 약 29% 증가했다. 2030년은 725만 명, 2040년에는 1316만 명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 관계자는 “2025년 전후로 고령 운전자가 500만 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덩달아 노인 운전자 교통사고도 매년 늘고 있다. 삼성교통안전연구소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20∼2023년 65세 이상 고령자의 추돌사고는 연평균 14.4%씩 늘었다. 이 때문에 고령 운전자 면허증 반납 정책뿐만 아니라 모빌리티 신기술을 통한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교통안전연구소 장효석 책임연구원은 “가속페달을 갑자기 끝까지 밟을 경우 자동으로 속도 제어를 해주는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를 운전 능력이 저하된 일부 고위험 고령 운전자 대상 또는 농어촌 차량 등에 한해서라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띠리릭! 시동 정지”… 실수로 풀액셀 밟자 알아서 급제동 〈1〉 교통약자 보호 ‘굿 모빌리티’AI 등 활용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급격한 가속-4500RPM 초과 등… 운전실수로 가속페달 밟으면 멈춰日, 제어장치車에만 ‘고령층 면허’… ‘걸음마’ 韓, 이제야 R&D 수요 조사 “띠리릭! 띠리릭! 긴급 자동 제어 장치가 작동해 시동이 정지됐습니다.”15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서부운전면허시험장. 동아일보 기자가 시험장 차량을 타고 정지 상태에서 가속페달을 끝까지 3초 넘게 꾹 밟았다. RPM(분당 회전수)이 4500으로 치솟으며 차량이 앞으로 튀어 나가다 금세 자동으로 멈춰 섰다. 차 안에선 경고음이 울리며 빨간 경고등이 들어왔다. 이어 긴급 자동 제어 장치가 작동해 멈췄다는 안내음이 나왔다. 실수로 운전자가 브레이크 대신 가속페달을 밟은 상황을 가정한 실험이었다.이 장치는 ‘운전자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의 한 종류다. 실수로 가속페달을 밟아 차량이 급가속했을 때 사고를 예방하는 장치로 2년 전부터 전국 운전면허시험장 장내 기능차량에 설치됐다. △급격한 가속페달 조작 △4500RPM 초과 △전방 범퍼 충격 등의 조건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차량이 멈추도록 설계됐다. 서부운전면허시험장 태지원 과장은 “연습생들이 당황하거나 긴장해서 브레이크 대신 가속페달을 밟아 제어 장치가 작동하는 사례가 이곳에서만 하루 4, 5건씩 발생한다”며 “제어 장치 도입 덕분에 급가속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장애물 3m 내 급가속 시 자동 제어초고령사회인 일본에선 일찍이 이 같은 제어장치 지원 정책을 실시하며 사고 예방에 앞장서고 있다. 국내에서도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활용한 운전자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도입을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특히 상대적으로 인지 능력이 감소한 고령 운전자를 중심으로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보급이 필요한 상황이다. 삼성화재의 연령대별 사고 접수 건수에 따르면 2020~2023년 20, 30대는 연평균 추돌사고가 4.1% 줄었지만 65세 이상은 같은 기간 14.4% 늘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파악한 2018~2022년 국내 페달 오조작 사고의 40.2%가 60세 이상 운전자로 집계되기도 했다.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확대되는 점도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도입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로 꼽힌다. 전기차 특성상 출력이 세고 가속이 빨라 페달 오조작 시 피해 규모가 커질 수 있어서다.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는 AI와 초음파, 라이다(LiDAR·레이저로 사물과의 거리 및 특성 감지) 센서, 영상 등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작동할 수 있다. 일본 도요타의 자회사 다이하쓰 자동차의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가 대표적인 사례다. 차량 외관의 초음파 센서가 전후방 3m 이내 장애물을 감지한다. 차량 출발 시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너무 세게 밟으면 차량이 오조작을 인지해 급출발을 억제해 준다.이 외에도 운전자의 달라진 주행 패턴이 발생하면 제어 기술이 작동하거나, 인지 센서가 내부 소음이나 페달 작동 속도를 감지하는 방법도 연구되고 있다. AI 기술이 차량 대 차량, 차량 대 보행자, 차량 단독 상황 등을 인지해 유연하게 상황에 대처할 수도 있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조경근 수석연구원은 “급가속이 페달 오조작으로 발생한 것인지 운전자 의도를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운전자 얼굴을 비추는 카메라를 설치하고 운전자의 표정과 페달 오조작을 연계해 위험 상황을 판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고령자 대상 보조금 지급이 같은 장치가 가장 보편화된 일본은 2005년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20%가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자 적극적으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운전 능력이 저하된 고령 운전자는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가 설치된 ‘서포트카S’ 인증 차량에 한해 운전면허를 받을 수 있다. 또 고령자가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가 설치된 차량을 구입하면 최대 4만 엔(약 35만 원)을 보조해 준다. 유로 신차 안전성 평가 프로그램(NCAP)도 2026년부터 페달 오조작으로 인한 가속에 대한 안전도 평가를 도입하기로 했다.반면 한국은 아직 걸음마 수준에 머물러 있다. 페달 오조작 방치 장치가 설치된 차량은 운전면허시험장 외에 찾기 어려웠다. 올해 1월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연구원이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기술 연구개발(R&D) 수요 조사를 막 시작한 단계다.전문가들은 이제부터라도 적용 방식 등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장효석 책임연구원은 “일본은 이미 200개가 넘는 차종에 방지 장치가 설치됐다”며 “화물차나 버스 등 대중교통부터 확대 적용하는 방안이 고려될 수 있다”고 말했다.공동 기획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구특교(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소설희(경제부) 이청아(국제부) 이채완(사회부) 기자}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와 장애인 등 이동취약계층의 도로 위 사고 위험을 낮추는 자율주행 휠체어 등이 ‘굿 모빌리티’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9일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 건물 안에서 국내 스타트업 ‘하이코어’의 인공지능(AI) 자율주행 휠체어를 체험해 봤다. 자율주행 휠체어에 탑승해 반대편 엘리베이터 앞으로 목적지를 입력하니 휠체어가 자동으로 출발했다. 사람이 가까이 다가오니 자동으로 멈춰 섰고, 장애물도 안전하게 피해 도착했다. 2시간 충전하면 40km를 이동할 수 있다. 안전상 속도는 시속 3km로 제한됐고,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이 가능해 이동이 편리했다. 이 자율주행 휠체어는 장애인뿐 아니라 고령자, 임산부, 어린이 등 다양한 이동취약계층이 이용할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이러한 이동취약계층은 2024년 기준 1635만6000명이다. 한국 총인구 5188만8000명의 31.5%다. 향후 5년간 매년 2.2%씩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자율주행 휠체어는 실내뿐만 아니라 차량이 다니는 도로 위에서 휠체어를 운전하다가 발생하는 사고를 예방하는 역할도 한다. 좁은 차량에 무거운 휠체어를 싣고 타기가 어렵다 보니, 도로에서 휠체어를 타다가 휠체어 추돌사고가 발생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하이코어는 현대자동차그룹과 협업해 자율주행 휠체어가 편리하게 탑승할 수 있는 목적기반모빌리티(PBV)를 제작 중이다. 이 차량은 이동 경사로가 나와 휠체어가 좌석에 자동 탑승하도록 돕는다. 탑승석에는 넓은 공간이 마련돼 편리하게 이동이 가능하다. 하이코어는 현대차그룹, KT, 한진 등 국내 대기업과 협업해 자율주행 휠체어를 제작하고 있다. 원래 합성모터 기술을 활용한 전기 자전거를 만들었는데, 2020년 현대차그룹이 이 기술을 활용해 휠체어를 개발할 것을 제안해 자율주행 휠체어 회사로 탈바꿈했다. 2022년 12월부터는 KT와 협업해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자율주행 휠체어 40대를 실제로 운영하고 있다. 병원에서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이 탄 휠체어가 진료 순서에 맞게 해당 진료실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박동현 하이코어 대표는 지갑에 있던 4급 장애인증을 보여줬다. 유도 선수였던 그는 학창 시절 운동을 하다가 손목과 다리를 다쳐 출퇴근 시 휠체어를 타고 다닌다고 한다. 박 대표는 “평생 휠체어를 타 누구보다 이동취약계층의 불편함을 잘 알고 있다”며 “한국의 고령화 비중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자율주행 휠체어의 수요도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 기획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구특교(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소설희(경제부) 이청아(국제부) 이채완(사회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