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원

사지원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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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편견을 허물 수 있는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4g1@donga.com

취재분야

2026-04-19~2026-05-19
음악54%
문화 일반31%
문학/출판8%
인사일반5%
연극2%
  • 첫사랑과 나눈 편지 전시장 가면… 헤드폰선 1859년作 무곡 흐르고

    “올가 같은 여성에게서 나오는 말은 기억으로 남는다.” 오스트리아 음악가 요한 슈트라우스 2세는 자신의 첫사랑인 러시아 출신 올가 스미르니츠카야(1837∼1920)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말했다. 연인의 말은 단 한마디라도 오래 곱씹게 된다는 애틋한 마음이 담겼다. 두 사람은 올가 어머니의 반대로 결혼에 이르진 못했다. 슈트라우스는 첫사랑과 맺어지지 못한 충격으로 병에 걸리기도 했다. 하지만 둘은 생전에 수백 통이 넘는 편지를 주고 받을 정도로 애틋한 사랑을 나눈 것으로 유명하다. 18일 방문한 오스트리아 빈의 ‘요한 슈트라우스 뮤지엄(Johann Strauss Museum)’ 전시장은 두 사람의 사랑과 고통이 깊이 배인 편지들을 커다란 모형으로 꾸며 놓았다. 편지 모형 뒤로는 험난한 사랑을 상징하기라도 하듯 세찬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다가 영상으로 흘러나왔다. 동시에 귀에 꽂은 헤드폰에선 슈트라우스가 1859년 선보인 무곡 ‘코볼트’(요정의 장난)가 흘러나와 마음을 저미게 했다. 지난해 12월 7일부터 개최된 이 전시는 올해 슈트라우스 탄생 200주년을 맞아 슈트라우스의 삶을 더 친밀하게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술을 활용한 ‘몰입형 전시’다. 박물관 자체도 탄생 200주년을 앞두고 2021년에 착공해 지난해 전시 개막과 함께 문을 열었다. 박물관에 따르면 빈에서 슈트라우스를 주제로 몰입형 전시가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헤더 창 박물관 마케팅 담당자는 “이전 전시가 유물을 보여주거나 역사적 정보 전달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전시는 관람객이 전시와 상호 교감하며 슈트라우스의 생애 전반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관람객들은 총면적 800㎡에 이르는 전시장을 돌아다니며 슈트라우스가 활동한 19세기 빈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 테마별 맞춤 해설과 슈트라우스의 음악이 잘 어우러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길 수 있다. 디지털 작곡 기계를 활용해 직접 왈츠를 작곡해 보는 등 슈트라우스 음악에 가까워질 수 있도록 체험 프로그램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창 담당자는 “오직 슈트라우스를 위한 박물관인 만큼 앞으로도 다양한 기술을 접목해 관객들의 몰입도를 더 끌어올리겠다”고 전했다.빈=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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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왈츠의 왕’ 슈트라우스 기리며… 빈, 1년 내내 축제에 빠지다

    “좋은 저녁입니다, 요한 슈트라우스 아버지! 좋은 아침입니다. 슈트라우스 아들!” 1844년 10월 19일 유머 작가 프란츠 비스트가 오스트리아 신문 ‘데어 반데러(Der Wanderer)’에 남긴 논평이다. ‘왈츠의 왕’으로 유명한 작곡가 요한 슈트라우스 2세(1825∼1899)가 빈 인근에 있는 도박장 겸 무도회장인 돔마이어(Dommayer)에서 데뷔 공연을 치른 직후에 나왔다. 슈트라우스 2세가 역시 유명 작곡가였던 아버지 슈트라우스 1세(1804∼1849)를 넘어서는 작곡가가 될 것이란 전망을 재치 있게 표현했다. 실은 슈트라우스 2세는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작곡가가 됐다. 아버지는 아들이 불안정한 음악가 대신 은행원이 되기를 바랐다. 아들이 바이올린을 배우자 손찌검까지 했다고 한다. 하지만 어머니 안나는 아들의 재능을 알아보고 물심 양면으로 지원했다. 결국 슈트라우스 2세는 왈츠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봄의 소리’ 등을 작곡하며 영원불멸한 전설의 반열에 오르게 됐다.●탄생 200주년 축제에 빠진 빈2025년은 오스트리아에 특별한 해다. 요한 슈트라우스 2세가 태어난 지 200주년이 되기 때문이다. 18일(현지 시간)부터 방문한 그의 고향 빈은 ‘국민 음악가’를 위한 각종 행사들로 떠들썩했다. 빈 관광청 등 정부기관은 물론이고 공연장이나 박물관이 모두들 기념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했다. 탄생 200주년 프로젝트의 총책임자인 로날트 가이어 예술감독은 “요한 슈트라우스 2세는 왈츠와 빈, 삶의 즐거움을 상징한다”며 “올해 페스티벌은 왈츠의 왕을 다양한 관점에서 조명하고 관객들이 슈트라우스에 흠뻑 빠져들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제로 빈에서만 1년 내내 69곳에서 400명이 넘는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공연 및 행사들이 이어진다. 19일 오전 무지크페라인 황금홀에서 열린 콘서트 ‘요한 슈트라우스 1900을 기리며’는 그 서막을 알리는 축포와도 같았다. 슈트라우스를 사랑하는 빈 시민들의 열기가 오롯이 느껴졌다. 입석 300석을 포함한 2000여 석이 빈자리 없이 가득찬 공연장은 수십 개의 황금빛 여신상으로 장식된 벽과 발코니에 둘러진 붉은 양탄자로 ‘왕의 귀환’을 알리는 듯했다. 우크라이나 출신의 세계적 여성 지휘자 옥사나 리니브의 지휘에 맞춰 시작된 오케스트라 연주는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완벽함 자체였다. 특히 연말 가면 무도회가 배경인 오페레타 ‘박쥐’의 삽입곡 ‘나는 손님 초대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연주는 클라리넷과 플루트의 발랄한 음색이 관중들을 사로잡았다. 오스트리아 황제 프란츠 요제프 1세와 독일 황제 빌헬름 2세의 우정을 기념해 만든 ‘황제 왈츠’는 높이가 17m에 이르는 거대한 홀을 가득 채우며 울려퍼졌다. 슈트라우스 2세의 최고 히트곡 중 하나인 ‘봄의 소리’로 공연이 마무리되자 자연스레 관객석에선 기립박수가 터져 나왔다.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지난해 12월 4일 개막한 빈 극장 박물관(Theater Museum) 특별전 역시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생애를 다채롭게 다뤘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도 친숙한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가 잔잔하게 흐르는 전시 도입부는 슈트라우스 일가족이 주고 받았던 편지와 그들의 악보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슈트라우스 2세가 전 러시아 황제에게서 선물 받았던 ‘타이핀’ 등 평소 마주하기 어려운 유물들도 전시됐다.21일 미라지 극장에서 열린 ‘슈트라우스 디너쇼’는 자국의 국민 음악가에 대한 뜨거운 애정을 체험하기에 충분한 자리였다. 30여 개의 원형 테이블은 주로 가족 단위로 참석한 이들로 채워졌는데, 아르헨티나와 일본 등 먼 나라에서 발걸음한 관광객들도 적지 않았다. 이 행사의 백미는 연주자 20여 명이 선보인 플루트와 바이올린, 드럼 등의 소리가 어우러지는 시간이었다. 약 2시간 동안 익숙하고 세련된 슈트라우스 곡들을 감상하며 저녁 시간을 만끽하도록 구성됐다. 베른하르트 하벨 마케팅 담당자는 “슈트라우스를 잘 모르는 이들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곡 위주로 구성했다”며 “슈트라우스 2세가 탄생 200주년을 맞은 만큼 빈의 특별한 공연들이 여러분을 기다릴 것”이라고 소개했다. 빈=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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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복궁 흥복전 색 입힌다… 4월부터 단청 복원

    조선의 26대 임금인 고종(재위 1863∼1907)이 외국 사신을 접견했던 경복궁 흥복전(興福殿·사진)이 단청을 칠한 옛 모습을 되찾는다. 26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궁능유적본부는 21일 열린 문화유산위원회 산하 궁능문화유산 분과 회의에서 흥복전 권역 단청 복원공사 계획을 보고했다. 단청은 파랑, 빨강, 노랑, 검정, 흰색 등 오방색을 바탕으로 목조 건축물에 여러 색으로 무늬를 그리는 장식 기법이다. 흥복전은 1860년대 경복궁 중건(重建) 당시 건립한 전각이다. 이곳에서 고종이 외국 사신을 접견했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일제강점기에 철거된 뒤 동행각, 서행각 등으로 구성된 권역이 2015∼2018년 복원됐지만 단청은 아직 칠해지지 않았다. 궁능유적본부는 이르면 올 4월부터 단청 복원 공사에 나설 계획이다. 경복궁을 중건하면서 남긴 기록인 ‘영건일기(營建日記)’와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등을 참고해 전통 단청을 설계했다. 부재에 따라 다양한 기법을 활용해 단청을 입힐 계획이다. 흥복전과 행각 등의 기둥은 붉은 흙인 석간주로 칠하고, 추녀와 사래 등 부재는 바탕색 위에 선을 그어 마무리하는 색 긋기 단청을 입힐 예정이다. 궁능유적본부 측은 “흥복전은 2018년 복원됐으나 약 6년 동안 단청이 칠해지지 않은 상태였다”며 “이젠 목재가 충분히 건조됐다고 판단되는 만큼 부재를 보호하기 위해 단청 복원 공사를 시행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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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시대 미술계 뒤흔든 명나라 화풍

    “듣자오니 그 글씨가 한 시대에 가장 뛰어났다 하니 감히 사사로이 소장할 수 없었습니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1600년(선조 33년)에 우의정 김명원(1534∼1602)은 명나라 사람에게 얻은 화가 문징명(1470∼1559)의 서첩을 선조에게 바치며 이렇게 말했다. 이에 선조는 “말로만 듣던 것을 직접 보게 되니 진실로 기쁘다”며 그에게 모전(毛氈·짐승 털로 짠 양탄자)을 하사했다. 당시 명대 서화가 조선에서 어떤 대접을 받았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 명나라 시대는 화풍과 화파의 변화가 극심했다. 초기엔 궁정 화가 중심의 ‘절파(浙派)’, 중기엔 송·원시대 문인화를 발전시킨 ‘오파(吳派)’가 흥했다. 후기에는 ‘상남폄북(尙南貶北)’을 주장한 화가 동기창(1555∼1636)의 문인화론이 대세였다. 상남폄북이란 문인 화가들이 그린 남종화(南宗畵)를 숭상하고 직업 화가의 북종화(北宗畵)는 배척한다는 뜻이다. 이런 흐름은 조선으로 전해진 뒤 동아시아 전체로 확산됐다. 동아시아 미술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명대 화풍을 감상할 전시가 마침 국내에서도 열리고 있다. 경기 용인에 있는 경기도박물관은 3월 2일까지 명대 서화 53점을 선보이는 ‘명경단청: 그림 같은 그림’ 특별전을 개최하고 있다. 경기도와 중국 랴오닝성의 자매결연 30주년을 맞아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중국에서 반출이 쉽지 않은 국가 1급 유물 6점을 선보인다. 6점 모두 한국 전시는 처음이다. 이소희 경기도박물관 학예연구사는 “명나라 전기부터 후기까지 고루 살필 수 있는 국보급 서화들이 이례적으로 한꺼번에 선보이는 전시”라고 말했다. 명나라 전기 절파 화가인 여기(1439∼1505)의 작품이자 1급 유물인 ‘사자머리 거위’는 아래쪽에서 나무를 올려다보는 거위의 모습을 표현했다. 보통 거위보다 3, 4배 정도 큰 품종인 사자머리 거위의 통통한 몸집이 귀엽다. 정교하고 섬세한 붓과 먹의 표현에서 거위의 민첩함도 느껴진다. 이렇게 꽃과 새를 함께 그린 화조화(花鳥畵)는 풍요로움을 상징하는 장식용으로 조선에서도 많이 그렸다. 다른 1급 유물인 ‘국화 감상’은 명나라 중기 오파 화가인 심주(1427∼1509)의 작품. 심주와 친구들이 국화를 감상하려 마당에 모인 장면을 묘사했다. 느긋한 문인들과 노랗게 만개한 국화가 조화를 이룬다. 화폭 왼쪽 아래의 시는 평범한 풍경의 운치를 한껏 살린다. “화분의 국화는 언제 꽃을 피우나. 마땅히 자연의 조화를 따라 재촉해야 한다네.” 이 밖에도 한가로운 뱃놀이 장면을 묘사한 구영(1494∼1552)의 ‘적벽부’, 양쯔강 남쪽 풍경을 부드럽게 묘사한 동기창의 ‘연이어진 묵직한 봉우리’ 등은 놓치면 아쉬운 명작들이다. 이동국 박물관장은 “중국 서화의 깊은 전통과 미를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라고 소개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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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대 서화를 한눈에…中 국보급 유물들 감상해볼까

    “듣자오니 그 글씨가 한 시대에 가장 뛰어났다 하니 감히 사사로이 소장할 수 없었습니다.”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1600년(선조 33년)에 우의정 김명원(1534~1602)은 명나라 사람에게 얻은 화가 문징명(1470~1559)의 서첩을 선조에게 바치며 이렇게 말했다. 이에 선조는 “말로만 듣던 것을 직접 보게 되니 진실로 기쁘다”며 그에게 모전(毛氈‧짐승 털로 짠 양탄자)을 하사했다. 당시 명대 서화가 조선에서 어떤 대접을 받았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중국 명나라 시대는 화풍과 화파의 변화가 극심했다. 초기엔 궁정 화가 중심의 ‘절파(浙派)’, 중기엔 송·원시대 문인화를 발전시킨 ‘오파(吳派)’가 흥했다. 후기에는 ‘상남폄북(尙南貶北)’을 주장한 화가 동기창(1555-1636)의 문인화론이 대세였다. 상남폄북이란 문인 화가들이 그린 남종화(南宗畵)를 숭상하고 직업 화가의 북종화(北宗畵)는 배척한다는 뜻이다. 이런 흐름은 조선으로 전해진 뒤 동아시아 전체로 확산됐다.동아시아 미술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명대 화풍을 감상할 전시가 마침 국내에서도 열리고 있다. 경기 용인에 있는 경기도박물관은 3월 2일까지 명대 서화 53점을 선보이는 ‘명경단청: 그림 같은 그림’ 특별전을 개최하고 있다. 경기도와 중국 랴오닝성의 자매 결연 30주년을 맞아 열리는 이번 전시는 중국에서 반출이 쉽지 않은 국가 1급 유물 6점을 선보인다. 6점 모두 한국 전시는 처음이다. 이소희 경기도박물관 학예연구사는 “명나라 전기부터 후기까지 고루 살필 수 있는 국보급 서화들이 이례적으로 한꺼번에 선보이는 전시”라고 말했다. 명나라 전기 절파 화가인 여기(1439~1505)의 작품이자 1급 유물인 ‘사자머리 거위’는 아래 쪽에서 나무를 올려다보는 거위의 모습을 표현했다. 보통 거위보다 3, 4배 정도 큰 품종인 사자머리 거위의 통통한 몸집이 귀엽다. 정교하고 섬세한 붓과 먹의 표현에서 거위의 민첩함도 느껴진다. 이렇게 꽃과 새를 함께 그린 화조화(花鳥畵)는 풍요로움을 상징하는 장식용으로 조선에서도 많이 그렸다. 다른 1급 유물인 ‘국화 감상’은 명나라 중기 오파 화가인 심주(1427~1509)의 작품. 심주와 친구들이 국화를 감상하려 마당에 모인 장면을 묘사했다. 느긋한 문인들과 노랗게 만개한 국화가 조화를 이룬다. 화폭 왼쪽 아래의 시는 평범한 풍경의 운치를 한껏 살린다. “화분의 국화는 언제 꽃을 피우나. 마땅히 자연의 조화를 따라 재촉해야 한다네.”이밖에도 한가로운 뱃놀이 장면을 묘사한 구영(1494-1552)의 ‘적벽부’, 양쯔강 남쪽 풍경을 부드럽게 묘사한 동기창의 ‘연이어진 묵직한 봉우리’ 등은 놓치면 아쉬운 명작들이다. 이동국 박물관장은 “중국 서화의 깊은 전통과 미를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라고 소개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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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월, BTS가 돌아온다

    “전역의 해이자 우리가 만나는 해입니다, 아미(Army·방탄소년단 팬덤명).”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이 8일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에 남긴 글이다. 6월 21일 슈가의 소집 해제를 끝으로 전원이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돌아오는 걸 염두에 둔 발언이다. BTS는 2023년 12월 지민이 마지막으로 입대하며 ‘군백기(입대로 인한 공백)’를 가졌다. BTS는 2022년 6월 마지막 팀 앨범인 ‘프루프(Proof)’를 발매한 뒤 미리 작업해 둔 각자의 솔로 앨범으로만 활동했다. 군백기를 잊게 한 개인 활동도 나름 성과가 컸지만, 제대가 눈앞에 다가오며 ‘완전체’ 활동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뉴진스 사태를 겪었던 소속사 하이브 역시 BTS 컴백이란 ‘다이아몬드 카드’로 분위기 전환을 노린다. 세계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는 BTS 컴백의 주요 포인트를 3가지 측면에서 짚어봤다. ① 정규 앨범보다 ‘투어’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BTS는 바로 정규 앨범을 내기보단 팬들과 직접 만나는 투어를 우선할 가능성이 높다. 신곡들을 대거 준비해야 하는 정규 앨범은 작업 시간도 길고, 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제대한 제이홉 역시 전역 뒤 첫 행보로 월드투어를 택했다.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도 “투어가 가수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데다, 오랜만에 팬들을 만나는 만큼 익숙한 히트곡으로 컴백을 기념하는 이벤트를 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규 앨범은 아니더라도 ‘컴백 기념 음원’을 발표하며 투어를 병행할 수도 있다. 지난해 브루노 마스와의 협업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로제의 ‘아파트(APT.)’처럼, 핫한 글로벌 팝스타와의 피처링으로 주목도를 높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019년 BTS가 발매한 ‘작은 것들을 위한 시’도 미국 가수 할시(Halsey)의 피처링이 큰 화제가 됐다. ② 다시 ‘다크’ 콘셉트로? BTS가 3년 만에 어떤 이미지로 복귀할지도 관심거리다. 입대 전 선보인 디지털 싱글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2021년), ‘다이너마이트’(Dynamite·2020년)는 밝은 분위기의 댄스곡이었다. 영어 가사인 데다 대중성도 갖춰 BTS가 글로벌 가수로 자리매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BTS가 핵심 팬덤을 형성한 노래들은 조금 더 진중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1990년대 갱스터 힙합을 재해석한 데뷔곡 ‘노 모어 드림(No More Dream)’은 “네 꿈은 뭐니”라며 10대들의 고민을 다뤘다. 2016∼2017년 발표한 ‘불타오르네’나 ‘피 땀 눈물’, ‘DNA’ 등도 아름답지만 위태로운 20대 청춘을 절박하게 노래했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입대 전 BTS가 선보인 노래들은 팬데믹으로 힘들어하는 대중을 위한 일종의 이벤트성 싱글이라고 본다”며 “제대 뒤엔 열정과 끈기로 힘겨운 세상을 돌파해 나가는 BTS 특유의 서사로 돌아올 가능성도 상당하다”고 내다봤다. ③ ‘음주운전 논란’ 걸림돌 되나 2013년 데뷔한 BTS는 10년 넘게 별다른 잡음이 없었던 청정 연예인이었다. 2021년 유엔총회 특별연설에도 나서며 ‘선한 영향력’의 대표 주자가 됐다. 이 때문에 지난해 슈가의 음주운전 사건은 더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지난해 9월 만취 상태로 전동 스쿠터를 타다 적발된 슈가는 벌금 1500만 원의 약식 명령을 받았다. 해당 사건이 ‘거짓말 논란’으로도 번지며, 슈가를 포함한 완전체 컴백에 대한 팬들의 의견도 양분된 상황이다. 가장 중요한 건 멤버 전원의 의지다. 제대 뒤 곧바로 BTS 이름을 걸고 음악을 선보일 뜻이 있는지가 컴백 시기에 결정적일 수밖에 없다. 멤버들은 입대 전 유튜브에서 단체 활동 중단을 선언하며 “재충전 시간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하이브 측은 이에 대해 “전역 후 활동 계획은 현재 멤버들과 긴밀하게 논의 중”이라고만 밝혔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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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TS ‘다이너마이트’, 스포티파이 스트리밍 20억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히트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가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인 스포티파이에서 스트리밍 횟수 20억 회를 넘어섰다. 14일 하이브 레이블 빅히트뮤직에 따르면 BTS가 2020년 8월 발표한 디지털 싱글 다이너마이트는 12일 스포티파이 집계 기준 20억 스트리밍을 돌파했다. 다이너마이트는 발매 당시 한국 가수 노래로는 처음으로 스포티파이 ‘데일리 톱 송 글로벌’ 1위에 진입했다. 뮤직비디오 역시 지난해 BTS 노래 중 처음으로 유튜브 조회수 19억 건을 넘었다. 경쾌한 디스코 팝으로 중독성 있는 멜로디를 갖춘 다이너마이트는 BTS가 글로벌 스타로 자리매김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는다. BTS는 이 곡으로 K팝 사상 처음으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 1위에 올랐다. 미국의 권위 있는 대중음악 시상식 ‘그래미 어워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로도 지명됐다. 지난해 BTS 멤버 정국은 한국 가수 최초로 솔로곡 ‘세븐(Seven)’으로 스트리밍 20억 회를 돌파했다. 현재 세븐의 스트리밍 횟수는 약 21억 회에 이른다. 스포티파이 20억 회를 돌파한 K팝은 두 노래뿐이다. 스포티파이에 따르면 지난해 1년 동안 가장 많은 스트리밍을 기록한 음원은 미 팝가수 사브리나 카펜터의 ‘에스프레소’로 약 16억 회 재생됐다. 같은 기간 가장 많이 노래가 재생된 가수는 테일러 스위프트로 약 262억 회였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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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TS ‘다이너마이트’, 스포티파이 20억 회 스트리밍 돌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히트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가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인 스포티파이에서 스트리밍 횟수 20억 회를 넘어섰다.14일 하이브 레이블 빅히트뮤직에 따르면 BTS가 2020년 8월 발표한 디지털 싱글 다이너마이트는 12일 스포티파이 집계 기준 20억 스트리밍을 돌파했다. 다이너마이트는 발매 당시 한국 가수 노래로는 처음으로 스포티파이 ‘데일리 톱 송 글로벌’ 1위에 진입했다. 뮤직비디오 역시 지난해 BTS 노래 중 처음으로 유튜브 조회수 19억 건을 넘었다. 경쾌한 디스코 팝으로 중독성 있는 멜로디를 갖춘 다이너마이트는 BTS가 글로벌 스타로 자리매김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평가 받는다. BTS는 이 곡으로 K팝 사상 처음으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 1위에 올랐다. 미국의 권위 있는 대중음악 시상식 ‘그래미 어워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로도 지명됐다. 지난해 BTS 멤버 정국은 한국 가수 최초로 솔로곡 ‘세븐(Seven)’으로 스트리밍 20억 회를 돌파했다. 현재 세븐의 스트리밍 횟수는 약 21억 회에 이른다. 스포티파이 20억 회를 돌파한 K팝은 두 노래 뿐이다. 스포티파이에 따르면 지난해 1년 동안 가장 많은 스트리밍을 기록한 음원은 미 팝가수 사브리나의 카펜터의 ‘에스프레소(Espress)’로 약 16억 회 재생됐다. 같은 기간 가장 많이 노래가 재생된 가수는 테일러 스위프트로 약 262억 회였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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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재영 작가 ‘맨드라미’ P&C 토탈갤러리 초대전

    안재영 작가의 ‘맨드라미’가 서울 종로구 삼청동 P&C 토탈갤러리 초대전으로 15일부터 2월 15일까지 열린다. 안 작가는 대한민국 미술대전 서울특별시장상 및 특선5회 수상했으며, 국제 사솔로(SASSUULO) 공모전 본상(사솔로시장상)을 받았다. 박경리문학관 스튜디오 작가, 중국요녕미술학원 석좌교수, 대한민국미술대전 초대작가, 월간미술세계 편집장이다. 윤영필 광주시립미술관 학예사는 “안재영의 맨드라미는 말초적이고 감각적이다. 정형적인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지 않은 형태의 맨드라미다. 채색도 마음 가는 대로 표현하는 그의 그림은 단순하고 자유롭고 솔직함으로 등장한 사물은 변형되어 작가의 주관과 특별한 감정을 강조한다”고 설명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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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M 30주년 콘서트… H.O.T.부터 에스파, 연습생까지 총출동

    “여러분은 어떤 시기에 우리 음악을 듣게 됐을까요? 우리 음악이 여러분의 삶에 위로가 됐다면 좋겠습니다.” 12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 드넓은 공연장에 1세대 아이돌 S.E.S. 바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SM엔터테인먼트 창립 30주년을 맞아 열린 합동 콘서트 ‘SM타운 라이브 2025’에서 바다는 미리 써온 손편지를 낭독했다. “한국 최초 여성 아이돌”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한 바다는 “S.E.S. 음악이 지나간 유행가가 아니라 여러분이 꿈을 꿀 때 곁에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울컥했다. 11, 12일 이틀간 4만여 명을 동원한 콘서트는 SM 창립 30주년을 맞아 전현직 아티스트와 연습생까지 모두 98명이 무대에 올랐다. 강타와 보아, 동방신기부터 에스파, 라이즈, NCT WISH까지 이미 K팝 역사로 자리 잡은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셈이다. 12일 공연만 59번 각기 다른 무대가 펼쳐지며 러닝타임은 약 5시간 반에 이르는 대형 프로젝트였다. ‘SM타운 라이브 2025’의 최고 볼거리는 역시 신구(新舊)의 만남이었다. ‘꿈을 모아서’(S.E.S.)를 홀로 열창했던 바다는 4세대 아이돌 에스파의 윈터, 카리나와 함께 S.E.S. 데뷔곡 ‘Dreams Come True’를 선보였다. 핏이 큰 흰 바지 정장 바지와 땋아 내린 앞머리 등 S.E.S. 당시 콘셉트를 그대로 재현해 감동을 더했다. 강타와 토니안도 NCT Dream과 함께 H.O.T.의 ‘Candy(캔디)’ 무대를 꾸며 공연장을 들썩거리게 했다. 1990년대 현역처럼 얼굴에 페이스 프린팅을 하고 익살스러운 춤도 소화해냈다. 토니는 “SM은 올해 29주년인 H.O.T.와 나이가 거의 비슷한데 지금까지 SM과 무대에서 함께 성장할 수 있어서 기쁜 마음”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플라이 투 더 스카이 환희도 라이즈 소희와 히트곡 ‘Sea Of Love’를 감미로운 목소리로 열창했다. SM은 한국 아이돌의 시초인 기획사답게, 콘서트장은 굵직한 K팝의 역사를 한눈에 훑어보는 박물관 같기도 했다. ‘주문’(동방신기)과 ‘Sorry Sorry’(슈퍼주니어), ‘첫 눈’(엑소), ‘빨간 맛’(레드벨벳), ‘Whiplash’(에스파) 등 한 시대를 풍미한 노래가 아닌 게 없었다. SM의 미래 자원들도 눈길을 끌었다. 신인 8인조 걸그룹 하츠투하츠(Hearts2Hearts)의 첫 티저가 이날 처음으로 공개됐다. 다음 달 24일 데뷔 예정으로, SM이 5년 만에 선보이는 걸그룹이다. SM이 처음으로 영국 기획사와 합작해 만든 그룹 디어앨리스는 데뷔곡 ‘Ariana(아리아나)’를, SM 연습생으로 이뤄진 SMTR25도 ‘으르렁’(엑소) 등 선배들의 곡으로 무대를 꾸몄다. 다만 준비 과정에서 잡음이 없진 않았다. “SM과 소통 오류가 있다”며 불만을 드러냈던 소녀시대 태연과 레드벨벳 웬디는 이날 공연에 동참하지 않았다. 엑소와 소녀시대, 샤이니 등의 완전체 무대가 없었던 점도 팬들을 아쉽게 했다. 뭣보다 ‘SM(수만)’ 창업자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불참은 옥에 티였다. 이 전 프로듀서 측은 “초대받은 걸 보도로 알게 됐다”며 “나중에야 등기우편으로 초대장이 온 걸 확인했다”고 밝혔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지금 국내 음악 산업이 이런 형태로 바뀐 건 H.O.T.나 S.E.S.가 시초였기 때문에 SM의 30년은 K팝의 30년과 동격이라 할 수 있다”며 “30년 레거시를 간직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K팝을 리드하는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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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훈아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다 문제”

    “이젠 제 몸과 같은 마이크를 내려놓겠습니다. 전 (앞으로) 노래를 못 하니 여러분이 불러주세요.” 강렬하고 장렬했다. 눈이 시뻘겋게 달아올랐지만 끝내 눈물을 비치진 않았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거침없는 언사로 세간의 이목을 모았다. ‘풍운의 가수’ 나훈아(78·사진)가 1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 KSPO돔에서 마지막 고별 무대를 가졌다. 지난해 4월부터 시작한 은퇴 전국투어 ‘라스트 콘서트―고마웠습니다’가 이날로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10∼12일 5차례 열린 마지막 서울 콘서트는 약 7만 명이 몰려 그가 떠나는 길을 지켜봤다. 이날 공연은 1972년 발매해 지금도 사랑받는 ‘고향역’으로 포문을 열었다. 백발을 휘날리며 특유의 간드러진 음색을 뿜어내자 공연장이 갈채로 들썩였다. 관객들은 대부분 60대 이상이었지만, 10대 아이돌 팬덤처럼 형형색색 응원봉을 흔들었다. 나훈아는 여전히 청춘이었다. ‘영영’을 부를 땐 “영영 못 잊을∼” 소절이 30초 동안 이어졌다. 관중석으로 뛰어들어 호응을 유도할 땐 20대 록스타 같았다. 무대에서 가림막 뒤에서 옷을 갈아입으며 “노래보다 더 힘들다”며 능청을 떨 땐 여유가 넘쳐났다. 이날 공연은 서울 콘서트 첫날 내놓은 정치 언급 탓에 더 주목받았다. 나훈아는 10일 자신의 왼팔을 가리키면서 “너는 잘했냐”며 “왼쪽이 오른쪽을 보고 잘못했다고 생난리를 친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나훈아도 이를 의식한 듯 공연 후반부 이를 해명하기도 했다. 그는 “오른쪽이 잘했단 얘기를 한 게 아니다”라며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다 문제라고 한 것”이라고 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소셜미디어에 “양비론은 대한민국 정의에 도움되지 않는다”며 “나훈아 선생은 대중문화의 대통령이니 신중한 발언을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이날 공연에서 나훈아는 은퇴 소회도 풀어놨다. 그는 “(나이 들면) 후배 몇몇 불러 노래시키고 쉬면서 공연할 수도 있지만, 죽어도 그건 못 한다”며 “(은퇴는) 마지막 남은 자존심”이라고 했다. 잠시 뒤 59년 가수 인생을 돌아보듯 속삭였다. “가진 건 없어도 비굴하진 않았다.” 그 말처럼 나훈아는 언제나 화제의 중심에서 살았다. ‘무시로’ ‘잡초’ 등 직접 작사 작곡한 수많은 히트곡으로 대중을 사로잡았다. 남진과 1970년대 강력한 라이벌 구도를 만들며 ‘원조 오빠 부대’를 몰고 다녔다. 1976년 당대 최고의 여배우 김지미와의 결혼, 2008년 테이블 위에 올라가 “바지를 벗어야 믿겠냐”던 기자회견 등은 지금도 회자된다. 나훈아는 2시간 반 동안 23곡을 불렀지만 숨가쁜 기색 하나 없었다. 순간순간 북받친 듯했지만 이를 악물었다. 마지막 곡 ‘사내’가 끝나자 황금색 마이크를 드론(무인기)에 매달아 허공에 날려 보냈다. 10초 동안 무릎 꿇고 관객에게 고개를 숙인 뒤 “으아악!” 단말마 같은 고함을 내질렀다. 그리고 뒤로 돌아 묵묵히 무대를 내려갔다. 나훈아는 끝까지 나훈아였다.이호재 기자 hoho@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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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평생 풍운아’ 나훈아의 불꽃 같았던 59년 가수 인생

    나훈아(78)의 59년 가수 인생은 불꽃 같았다. 직접 작사 작곡한 수많은 히트곡으로 대중들의 가슴을 울렸다. 때론 파격적인 발언과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늘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나훈아는 1966년 ‘천리길’로 데뷔한 뒤 ‘무시로’, ‘잡초’, ‘갈무리’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내며 언제나 최정상급 가수로 군림했다. 초기엔 부산 출신인 나훈아는 전남 목포 태생인 남진과 함께 1970년대 가요계에서 강력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기도 했다. 가요계의 ‘원조 오빠’였던 그가 데뷔 이래 발표한 노래만 1200여 곡이 넘는다. 남성적인 호쾌한 외모와 그에 어우러지는 묵직한 저음, 특유의 ‘꺾기’를 섞은 절묘한 고음 등으로 세대를 통틀어 사랑받았다. 가수로서의 인기에 힘입어 1971년 영화 ‘풋사랑’을 시작으로 ‘어머니의 영광’, ‘우정’, ‘동반자’ 등 다수 작품에 배우로 출연하기도 했다.친근한 모습으로 대중에게 다가갔던 남진과 달리, 나훈아는 신비주의를 고수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곡 발표나 콘서트 외에는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하지 않아 대중과의 스킨십도 거의 없는 편이다. 나훈아와 당대 최고의 여배우로 꼽히던 김지미의 결혼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나훈아는 1973년 일반인과 결혼했다가 2년 만에 이혼한 뒤, 1976년에 김지미와 결혼을 발표했다. 나훈아보다 7세 연상인 김지미는 당시 세 번째 결혼이었다. 1982년 파경을 맞은 뒤 나훈아는 1985년 후배 가수 정수경과 결혼했으나 33년 만에 이혼했다.나훈아는 2006년 데뷔 40주년 공연을 치른 뒤 2007년에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할 예정이던 공연을 갑작스레 취소하며 건강 이상설 등의 루머에 시달리기도 했다. 여배우와의 염문설에 시달리던 그가 2008년 1월 직접 연 기자회견에서 테이블에 올라가 바지 지퍼를 내리고 “제가 바지를 벗어야 믿겠냐”며 목소리를 높인 장면은 지금까지도 회자된다. 조직 폭력배에 의해 신체 중요 부위가 훼손됐다는 소문에 정면으로 반박하기 위한 행동이었다. 반세기 넘게 그가 노래하게 한 동력은 ‘꿈’이었다. 나훈아는 2008년 기자회견에서 “가수는 꿈을 파는 사람이다. 꿈을 팔려면 꿈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꿈을 잃어버렸다. 다시 꿈을 찾게 되는 날이 언제가 될지 모른다”며 활동 중단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11년 만인 2017년 컴백한 앨범 제목은 ‘드림 어게인(Dream Again)’이었다.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를 ‘형’이라 부르는 독특한 가사의 ‘테스형’을 2020년 발표해 큰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창이었던 그해 추석 연휴 TV에서 방송된 공연 ‘2020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속 테스형 무대가 전국적 화제를 모았다. 2022년과 2023년에도 각각 새 앨범 ‘일곱 빛 향기’와 ‘새벽’을 발매하기도 했다. 나훈아는 거침없는 언사로 대중들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특히 과거 정계 입문을 제의받았을 때 거절했다는 사실을 직접 인터뷰를 통해 밝히는 등 정치에 대한 언급이 잦았다. 2022년 부산 콘서트에서는 2018년 ‘평양 예술단 방북 공연’ 방북 공연 참가를 거절한 사실을 밝히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고모부를 고사포로 쏴 죽이고 이복형을 약으로 죽인 사람”이라며 “그런 사람 앞에서 ‘사랑’을 부를 수 없다”고 말했다.한평생 가요계의 풍운아로 살아온 그는 지난해 2월 소속사를 통해 ‘고마웠습니다!’라는 제목의 자필 편지를 전하며 데뷔 56년 만의 은퇴를 시사했다. 이후 4월 인천, 5월 청주·울산, 6월 창원·천안·원주, 7월 전주, 10월 강릉, 11월 안동·진주·광주, 12월 대구·부산까지 전국 투어를 마치고 이달 12일 서울 KSPO돔에서 팬들에게 마지막 공연을 선사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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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분노도 질투심도, 피할 수 없다면 오롯이 느껴라

    2014년 5월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에서 무차별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졌다. 이 사건으로 6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범인은 당시 22세 남성 엘리엇 로저. 그는 성인이 되도록 여성과의 성 경험이 없는 것에 ‘분노’를 품고 있었다. 로저는 범행 전 작성한 ‘선언문’에서 “여성들이 내게 행복한 삶을 허락하지 않았고, 그 대가로 그들의 삶을 모두 빼앗아 가겠다. 이것은 공정한 일”이라고 썼다. 엉뚱한 대상에 대한 분노가 참극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러나 정말 분노라는 감정 자체가 범죄의 원인일까. 신간은 분노와 시기, 질투, 앙심, 경멸 등 부정적 감정들에 대한 일종의 ‘변론서’다. 미 스와스모어대 철학과 교수인 저자는 동·서양 철학자 12명이 여러 부정적 감정에 대해 내리는 정의를 살펴본다. 목적은 편견을 걷어내는 것이다. 그동안 부정적 감정은 정원에서 제거돼야 할 ‘잡초’처럼, 좋은 삶을 방해하는 일종의 장애물로 여겨졌다. 그래서 우리는 감정을 통제하거나 수양하려 한다. 그러나 저자는 “감정은 마음대로 통제할 수 없기에 부정적 감정과도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의 관점에서 로저의 참극은 분노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나쁜 감정을 견디고 상처받는 법을 배우는 대신 여성을 악마화하는 태도에서 문제가 비롯됐다. 저자는 “분노의 책임을 물을 상대를 찾는 대신 감정을 끌어안고 왜 그런 감정을 느끼는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고 일갈한다. 감정을 직면해야 엉뚱한 악마를 만들지 않을 수 있다. 사실 대다수의 분노는 자신이 부당한 대우를 받을 때 나오는 건강한 반작용인 경우가 많다. 누군가 나를 조롱하거나 차별할 때 이를 무조건 눌러 삼키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책의 묘미는 철학자들이 펼치는 부정적 감정에 대한 상반된 입장이다. 로마 폭군 네로의 스승으로 유명한 철학자 루키우스 안나에우스 세네카는 “분노의 문제는 상대방을 해칠 수만 있다면 어떤 것도 신경 쓰지 않는다”며 분노는 백해무익한 감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공자는 “오직 어진 사람(인자·仁者)만이 다른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도, 경멸할 수도 있다”고 했다. 적절한 때 부정적 감정을 느끼고 상황에 맞게 표현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 밖에도 저자는 간디와 괴테, 몽테뉴 등의 의견을 빌려 독창적인 ‘나쁜 감정 사용설명서’를 펼친다. 그동안 파괴적이고 퇴행적인 감정으로만 여겨져 왔던 ‘질투’는 사랑하는 이에게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은 욕구로 재해석된다. 이기적이거나 병적인 감정이 아니다. 타인이 가진 것을 탐내는 ‘시기’는 스스로를 발전시킬 때 쓰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저자는 “시기심을 느끼지 않는 건 무감각하거나 야망이 없거나 오만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며 시기를 변호한다. 앙심을 품다가 느끼는 ‘쌤통’은 대부분이 악의적이지 않은 해학에 가깝다고도 주장한다. “쌤통은 자신을 향한 비웃음이 표출되는 한 방식이다. 나는 우리가 (쌤통이라며) 웃는 까닭은 자신도 같은 실수를 저지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책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부정적 감정을 안고 사는 ‘악인(惡人)’이 돼라”는 게 아니다. 그저 “변명도, 옹호도 없이 직면하라”고 권한다. 부정적 감정을 인정하지 못할 때 비틀린 행동을 하게 된다는 점을 차분하게 설득하는 책이다. 저자 특유의 유머러스함이 가벼운 에세이를 읽는 느낌도 준다. 새해 부정적 감정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이 책을 읽으며 생각의 전환을 시도해 보길 바란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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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중근 항일독립운동 그린 영화 ‘하얼빈’ 117개국 판매

    안중근 의사의 독립운동을 그린 영화 ‘하얼빈’(사진)이 해외 117개국에 판매됐다. 8일 CJ ENM에 따르면 하얼빈은 지난해 12월 25일 미국과 싱가포르에서 개봉한 것을 시작으로 이달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세계 각국에서 순차적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호주와 뉴질랜드, 대만 등에서도 곧 개봉할 예정으로 판권이 팔린 나라는 117개국에 이른다. CJ ENM은 “해외 유수 영화제에 초청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것 등이 매력적으로 다가간 것 같다”며 “우리나라의 특수성이 강한 역사 소재의 영화가 이렇게 많은 나라에 팔린 건 의미가 깊다”고 밝혔다. 하얼빈은 1908년 안 의사가 이끈 함경북도 신아산 전투부터 1909년 이토 히로부미 사살까지의 약 1년을 담았다. 지난해 12월 24일 국내 개봉해 최근까지 누적 관객 수 377만 명을 돌파하며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키고 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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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팬선물도 챙겨야 하는 아이돌… 부실한 ‘역조공’땐 역풍도

    도시락, 담요, 주스, 팩, 세럼, 기프트카드, 핫팩…. 지난해 12월 31일 방송된 MBC 가요대제전 사전녹화 당시 5인조 가상 아이돌그룹 플레이브가 팬들에게 선물한 이른바 ‘역(逆)조공’ 품목이다. 풍성한 선물 목록에 아이돌 팬들은 “돈 많이 들었을 텐데 대단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팬들에게 쿠키와 도시락을 선물한 뉴진스와 눈 마사지기 등을 선물한 에이티즈 등 아이돌이 팬덤을 위해 마련한 선물 내역을 담은 ‘역조공 리스트’도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이러다 보니 최근엔 역조공 선물을 준비하지 못한 아이돌들은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경우가 에스파와 데이식스. 지난해 ‘위플래쉬’(에스파) ‘해피’(데이식스) 등의 노래가 메가히트를 기록했던 인기 아이돌이었기에 파장은 더 컸다. 실제로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선 “올해 돈을 가장 많이 번 팀들이 역조공을 안 했다”는 불만이 약 2만 회나 리트윗되며 공감을 샀다. “(사전녹화) 딜레이만 세 시간이었는데 중간에 김밥이라도 보내줄 줄 알았다” “딴 팀들이 역조공 받을 때 우린 멀뚱멀뚱 있어야 했다” 등 팬덤의 불만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몇몇 아이돌들은 역조공을 하고서도 다른 가수들에 비해 부실했다며 원성을 들었다. 이러한 상황은 아이돌과 팬덤이란 구도가 뼈대를 이룬 한국 아이돌계의 ‘권력 관계’가 조금씩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엔 팬들이 아이돌에게 일방적으로 선물 공세를 하던 조공이 자연스러웠다. 하지만 이젠 역조공 등 ‘팬덤 챙기기’는 아이돌의 중요한 일상이 됐다. 몇 년 전부터 현아와 아이유(IU) 등의 역조공이 미담처럼 언급되더니, 이제는 하지 않으면 도리어 비난을 받는 상황까지 왔다. 연예 기획사에선 이런 분위기가 “당황스럽다”는 반응들이 나온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소셜미디어 등에서 팬들의 실시간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아이돌과 기획사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며 “다만 의무적인 것도 아닌데 해주지 않았다고 비난을 받는 현실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획사 관계자도 “이제 K팝은 과도한 ‘팬덤 고관여 비즈니스’가 돼버렸다”며 “팬덤에 전달할 선물 포장이나 방법 등까지 세세하게 신경써야 한다”고 전했다. 이런 관계 역전은 한국 아이돌이 지나치게 팬덤에 의존하는 업계 구조 자체가 가속화시켰다는 지적도 상당하다. 적지 않은 아이돌 기획사들이 팬사인회 응모권과 랜덤 포토 등으로 앨범의 중복 구매를 유도해 수익을 극대화한다. 값비싼 굿즈 등 대중보다 핵심 팬덤을 겨냥한 비즈니스도 많다. 팬들이 이렇게 아이돌에게 ‘큰돈’을 쓰다 보니 보상심리가 발동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기획사들이 팬들을 활용한 비즈니스를 많이 할수록 팬들도 바라는 게 커지고 있다”며 “과거엔 아이돌 기획사가 주도하는 입장이었다면, 이젠 팬덤으로 무게중심의 추가 기울고 있다”고 진단했다. 해마다 등장하는 아이돌 그룹이 늘어나 아이돌 간의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이런 분위기에 한몫했다. 임희윤 대중가요평론가는 “한국 가요계의 성공 사례들이 아이돌에 집중되면서 모든 기획사들이 아이돌 제작에 뛰어든지 십수 년이 됐다”며 “팬덤은 열성적으로 응원하던 과거와 달리 이젠 연예인을 커버하는 일종의 ‘에이전시’ 역할까지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풍토는 아티스트가 ‘작품’에 집중하기 어렵게 만드는 측면도 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콘텐츠로 가치를 평가받아야 하는 대중 예술인들에게 물질적인 부분까지 요구하는 문화는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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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혁신의 얼굴을 한 독점 기업 ‘아마존’

    ‘아마존 당하다(To be amazoned)’.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2019년 만든 비즈니스 용어다. 아마존이 특정 업계에 진출하면 그 시장 전체가 망할 우려가 있다는 뜻이다. 미국 대형 서점 ‘반스앤드노블(Barnes & Noble)’부터 장난감 회사 ‘토이저러스(Toysrus)’까지 아마존의 영향을 받아 위기를 맞은 기업들이 쏟아지면서 나온 말이다. 책 판매로 시작해 배송과 물류, 대출, 패션, 클라우드, 인공지능(AI)까지 영역을 차츰 넓혀간 아마존은 이제 전 세계에 2억 명이 넘는 멤버십을 거느린 글로벌 기업이 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아마존 전담 기자인 저자는 ‘고객 우선주의’라는 슬로건 뒤에 숨겨진 아마존의 진실을 파헤치고자 한다. 약 5년간 아마존 관련자 600여 명을 인터뷰하고,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내부 문서를 검토했다. 기밀 유지 계약에 묶인 핵심 임원 등 대중들이 접하기 어려운 인물의 입을 통해 아마존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는 과정을 그렸다. 저자는 아마존의 공격적인 비즈니스 전략과 경쟁사 압박으로 인해 업계가 황폐화되는 과정을 스릴러처럼 흥미롭게 묘사한다. 동시에 아마존웹서비스(AWS)를 설립해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을 주도하고, AI 시장에 적극 진출하는 등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는 긍정적 면모도 함께 다룬다. 책을 읽다 보면 좋든 나쁘든 이 기업에는 지금까지 누구도 도달하지 못했던 새로운 영역으로 뻗어가는 DNA가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아마존이란 기업, 더 나아가 미래의 비즈니스 생태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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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프레이 훼손’ 경복궁 담장 복구 공무원 등 정부 표창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됐던 경복궁 담장을 복구한 공무원 등이 정부 표창을 받았다. 2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인사혁신처가 주관한 ‘제10회 대한민국 공무원상’에서 국립고궁박물관 정소영 유물과학과장(학예연구관)과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이재성 학예연구사가 각각 국무총리 표창과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국무총리 표창을 받은 정 과장은 2002년부터 공직에 몸을 담아온 보존과학 전문가다. 2023년 12월 경복궁 담장이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됐을 때 복구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내외부 보존 처리 전문가들과 대응팀을 구성해 복구 작업이 빠르게 이뤄질 수 있도록 조율한 공을 인정받았다. 정 과장은 복구 뒤 tvN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문화유산 보존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대통령 표창을 받은 이 학예사는 2020∼2024년 6·25전쟁 전사자 유품 보존 처리를 담당했다. 이 학예사가 보존 처리한 유품만 1300점이 넘는다. 처리 과정에서 전사자 8명의 신원도 확인했다. 국가유산청은 “전사자 유품이 단순한 유류품이나 단서가 아닌 국가유산적 가치를 지닌 자료로서 재조명되는 계기를 마련한 공을 인정받았다”고 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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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신라~조선까지… 10년 수중발굴의 기억들

    2012∼2013년 인천 옹진군 영흥도 해역에서 인양된 ‘영흥도선’은 처음엔 고려시대 배로 추정됐다. 인근 해역에서 고려 도자기 850여 점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후 연구에서 배의 구조가 경북 경주 안압지 배와 유사하고, 목재는 8세기경 것이라는 분석이 나와 통일신라시대 배일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이에 영흥도선은 국내 고선박 중 가장 이른 시기의 것으로 추정돼 학술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받는다. 국가유산청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3월 30일까지 전남 목포해양유물전시관에서 특별전 ‘10년의 바다, 특별한 발견’을 개최한다. 전시관 개관 30주년을 맞아 2012∼2022년 수중에서 발굴된 대표 유물 190여 점을 지난해 12월 17일부터 선보이고 있다. 윤보름 국립해양유산연구소 학예연구사는 “통일신라부터 조선까지 수중 발굴의 흐름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유물을 선별했다”고 했다.전시 초입에선 영흥도선에서 나온 유물들이 관객을 맞는다. 원통형의 도기 장군(橫缶·물이나 술, 간장 따위를 담는 그릇)과 도기 병, 물을 따르는 주둥이가 달린 용기인 귀때 바리 등이 소개된다. 경주 월지와 전남 광양 마로산성, 제주 용천동굴 등에서 발견된 통일신라시대 유물도 함께 전시돼 비교하며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조선시대 조운선 ‘마도4호선’에서 나온 유물도 전시에 나온다. ‘內贍(내섬·궁에 올리는 공물을 담당한 기관)’이란 글자가 새겨진 분청사기 접시가 대표적이다. 윤 학예연구사는 “선박에서 나온 여러 목간(木簡·문자 기록하는 나무조각)과 이 선박의 목적지인 한양 광흥창(廣興倉)에서 사용하던 도장 등도 볼거리”라고 말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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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쇼트폼 시대라지만… “난 콘멍” 존재감 키우는 ‘롱폼’들

    “30분짜리 영상 예상했다가 100분인 거 봄. 일주일 치 ‘혼밥’용 영상 찾아서 매우 기쁨.” 지난달 유튜브 채널 ‘뜬뜬 DdeunDdeun’에서 내놓은 웹예능 ‘풍향고’ 1화에 달린 댓글이다. 유재석의 ‘핑계고’ 스핀오프(번외) 콘텐츠인 풍향고는 배우 황정민과 유재석, 양세찬, 지석진이 지도 앱 없이 해외 여행을 하는 내용을 담았다. 회당 러닝타임이 약 100분에 육박하는 ‘롱폼(long-form) 콘텐츠’지만, 4편까지 공개된 시리즈의 총 조회수는 30일 기준 3100만 뷰를 넘었다. 댓글엔 “황정민 주연 영화 한 편 개봉했네”, “1시간 반 순삭함” 등 호평이 줄을 이었다. 짧고 자극적인 장면 위주로 편집된 쇼트폼(Short-form) 콘텐츠의 시대에, 호흡이 긴 ‘롱폼’이 인기를 끄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부분 긴 시간 내내 집중하지 않더라도 계속 틀어놓고 있을 수 있는 포맷의 콘텐츠들이다. 형식은 다양하다. 1시간이 넘는 웹 예능부터 4, 5시간 동안 스트리밍되는 라이브 방송 등이다. 밥 먹을 때 TV 켜놓듯 ‘무해한 밥친구’ 같은 묘미를 주는 게 롱폼의 특징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쇼트폼을 즉각 소비할 때 오는 피로감과 달리, 집중하지 않고도 즐길 수 있는 ‘콘텐츠 멍’을 할 수 있는 롱폼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튜버 침착맨이 5시간 6분에 걸쳐 삼국지를 친근하게 풀어 설명한 동영상 ‘침착맨 삼국지 완전판’은 유튜브에서 조회수가 2189만 회 가까이 된다. 2020년 업로드된 게시물이지만 지금도 조회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최근에도 “몇 번을 봐도 웃기다”, “심심과 재미 사이 그 사이, 자기 딱 좋음” 등 댓글이 계속 달리고 있다. 웹툰 만화가 이말년이었던 침착맨은 과거에도 삼국지 애호가로 유명했다. 중국 후한 말 ‘황건적의 난’이 일어나기 전 태수직의 매관매직(賣官賣職)이 비일비재하던 상황을 오늘날에 빗대 “요즘으로 치면 대통령보다 안산시장이 인기가 있는 거지” 등으로 설명한다. 직장인 민모 씨(31)는 “이미 봤던 영상이더라도 침착맨 입담이 좋아서 계속 틀어놓게 된다”며 “재미만 있다면 긴 콘텐츠를 오히려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롱폼은 많은 정보량을 전달하기에도 유리하다. tvN 교양 프로그램 ‘벌거벗은 세계사’ 등이 대표적이다. ‘피라미드의 미스터리’, ‘일본 버블경제의 붕괴’ 등을 90∼100분 분량으로 편집한 영상들은 대부분 조회수 100만을 훌쩍 넘긴다. 유명 PD들이 본격적으로 웹예능을 제작하기 시작한 것도 롱폼의 활성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나영석 PD가 이끄는 채널십오야의 ‘나영석의 나불나불’, 김태호 PD가 이끄는 제작사 테오(TEO)의 ‘장도연의 살롱드립’ 등이 특히 인기다. 한 종합편성채널 PD는 “요즘 웹예능은 웬만한 방송국 예능보다 퀄리티가 좋다”며 “롱폼은 쇼트폼에 비해 PPL 등 마케팅 수단이 더 다양해 수익 다각화 차원에서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2분 내외의 짧은 음원이 인기를 끄는 최근 가요계에서 긴 타이틀 곡으로 승부를 보는 경우가 나오고 있다. 이승윤이 올 10월 발매한 정규 3집 앨범 ‘역성’의 선공개 타이틀 곡 ‘폭포’는 길이가 6분에 이른다. 더블 타이틀 곡 ‘역성’도 5분 7초다. 미니앨범이나 싱글을 많이 발매하는 최근 트렌드와 달리 15곡으로 꽉 찬 정규앨범을 발매했다. 이승윤은 롱폼이라는 특이함에 주목을 받자 “나도 쇼트폼을 즐기지만, 정말 하고 싶은 건 롱폼 콘텐츠였다”며 “쇼트폼 시대에 롱폼을 하는 것이 유의미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이야기의 기승전결을 흡입력 있게 전달하려면 롱폼 콘텐츠가 확실히 유리하다”라며 “쇼트폼 위주의 생태계에서 이처럼 콘텐츠가 세분화되는 추세는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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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신라 팔각부도탑 전형 ‘곡성 태안사 적인선사탑’, 61년만에 국보로 승격

    통일신라 팔각원당형 부도탑의 전형인 ‘곡성 태안사 적인선사탑’(사진)이 61년 만에 국보로 승격된다. 국가유산청은 30일 “전남 곡성군 태안사의 보물 ‘곡성 태안사 적인선사탑’을 국보로 지정 예고한다”고 밝혔다. 이 탑은 불교 선종(禪宗)의 종파 중 하나인 동리산문(桐裏山門)을 세운 통일신라 시대 승려 혜철(785∼861)의 사리를 모신 부도(浮圖·고승이 숨진 뒤 유골을 안치하는 석조물)다. 1963년 보물로 지정된 이 탑은 석재들을 짜맞춰 조립한 가구식 기단을 별도로 조성한 ‘팔각원당형’ 부도탑의 전형이다. 맨 아래에 있는 하대석엔 각기 다른 형상의 사자상이 양각돼 있고, 석탑의 몸을 이루는 탑신석 양 옆면엔 목조건축의 기둥 등을 본떠 새겼다. 특히 목조건축의 지붕 형상을 본떠 조각한 옥개석은 전통 한옥의 처마 곡선과 목부재를 사실적으로 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가유산청은 “당대 최고의 석공이 시공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탑으로 예술·기술적 가치가 크다”고 평했다. 비문에는 혜철의 시호인 ‘적인’과 탑 건립 시기인 861년이 명확히 기록돼 있다. 국가유산청은 “기단 주변에 남아 있는 주춧돌 네 개는 신라시대에 건립된 승탑 중 유일하게 예불행위를 위한 탑전(塔殿·탑이 있는 건축물) 시설을 갖췄던 흔적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국가유산청은 이날 ‘달성 유가사 영산회 괘불도’와 ‘대방광불화엄경소 권118’, ‘삼봉선생집 권’ 등 3건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달성 유가사 불화는 1993년 도난당했다가 2020년에 되찾은 불화로, 조선 후기 괘불도 및 도상 연구에 중요한 사료로 여겨진다. 대방광불화엄경소 권118은 당 승려 징관(738∼839)이 지은 ‘화엄경수소연의초’에 송 승려 정원(1011∼1088)이 해설을 단 불경 일부다. 고려 말 조선 초 문신 삼봉(三峰) 정도전(1342∼1398)의 글을 모은 삼봉선생집 일부도 사료적 가치를 인정받아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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