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원

사지원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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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편견을 허물 수 있는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4g1@donga.com

취재분야

2026-02-07~2026-03-09
음악45%
인사일반19%
문학/출판11%
문화 일반11%
역사4%
기업2%
연극2%
검찰-법원판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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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2%
  • “용 무늬까지 감상할 수 있을 것”…국립공주박물관 ‘백제의 용’ 전시

    옛 사람들은 상상의 동물 ‘용’에 자연을 다스리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고 믿었다. 나쁜 것을 없애고 행운을 가져다주는 영물로 받아 들여진 용은 왕 같은 최고 권력자를 상징했다. 1500년 전 세상을 떠난 백제 무령왕(재위 501~523)과 왕비의 무덤에 용 무늬로 장식된 칼이 놓인 이유다.용을 중심으로 한 백제 문화의 다양성을 들여다보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공주박물관은 10일부터 특별전 ‘상상의 동물사전-백제의 용’을 선보인다. 올해 용의 해를 맞아 용 관련 유물 148건, 174점을 전시하는데 이 중 국보 6점과 보물 7점이 포함됐다.전시장에선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용봉황무늬 고리자루 큰칼’을 볼 수 있다. 무령왕의 허리 부근에서 발견된 칼의 둥근 고리에는 두 마리의 용이 새겨져 있다. 칼자루 양끝에는 금판 위에 봉황무늬 등을 새긴 은판을 덧씌웠고, 그 사이에는 금실과 은실을 교대로 감아 화려함을 더했다.무령왕비의 왼쪽 팔 부근에서 발견된 ‘무령왕비 은팔찌’ 한 쌍에는 발톱이 셋 달린 용이 생동감 있게 묘사돼 있다. 팔찌에는 ‘경자년 2월 다리라는 사람이 대부인용으로 은 230주를 들여 만들었다’는 문구가 한자로 적혀 있다. 제작 시기와 만든 이의 이름 등이 구체적으로 확인되는 삼국시대 유일의 팔찌다. 이외에도 ‘청동자루솥’, ‘금동신발’ 등 용의 형상이 새겨진 백제 유물들을 감상할 수 있다.박물관 관계자는 “전시실에 들어서면 마치 책 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받을 것”이라며 “관람객의 눈높이에 맞춰 백제의 용을 새롭게 시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주요 전시품을 3D 고화질 데이터로 재현한 영상에선 육안으로 관찰하기 어려운 용 무늬를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다. 내년 2월 9일까지.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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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알학교 세워 28년간 장애학생 교육… “아이들 새 삶 찾는 모습에 감사”

    《영광의 수상자들재단법인 인촌기념회와 동아일보사는 9일 인촌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38회를 맞은 올해 인촌상은 교육, 언론·문화, 인문·사회, 과학·기술 등 4개 부문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룬 인물을 수상자로 선정했다. 심사는 부문별로 권위 있는 외부 전문가가 4명씩 참여해 6∼8월 3개월간 진행했다. 수상자들의 소감과 공적을 소개한다.》“오늘날 밀알학교가 있기까지 무수히 많은 사람의 헌신이 있었습니다. 그들을 대표해 이 상을 받는 것 같습니다.” 홍정길 밀알복지재단 이사장(82·남서울은혜교회 원로목사)은 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밀알학교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이 같은 소감을 밝히고 한동안 교정을 바라봤다. 밀알학교는 밀알복지재단이 1996년 설립한 발달 장애 아동 특수학교다. 1975년 남서울교회를 세워 담임목사로 활동 중이던 그가 밀알학교 설립을 결심한 것에는 지체 장애를 가진 스무 살 터울 막내 여동생의 영향이 컸다. 국내에서 대학까지 졸업한 동생은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번번이 취업에 실패했다. 결국 홍 이사장 권유로 미국 유학을 떠났고 현지에서 프로그래머로 활동할 수 있게 됐다. 홍 이사장은 “한국 사회에서 장애인들은 견고한 사회적 편견과 장벽에 맞서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한다”며 “장애인 아이들을 어떻게 도울지 고민하다 이들을 위한 학교를 설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밀알학교 설립 당시만 해도 지역 주민 반대로 개교가 무산될 뻔했다. 결국 소송을 통해 학교를 설립했지만 홍 이사장은 이후 지역 주민과 학교의 ‘공존’을 위해 노력했다. 1998년 한국건축가협회상을 받은 학교 건물 내 카페, 음악홀, 미술관 등의 시설을 주민들에게 개방했다. 또 남서울은혜교회는 별도 건물을 짓지 않고 밀알학교 강당에서 예배를 진행했다. 밀알학교를 달가워하지 않던 주민들의 반응도 조금씩 달라졌다. 2009년에는 밀알학교 학생들이 졸업 후 교육 훈련을 받을 수 있는 드림대학도 설립했다. 2011년부터는 세계적 비영리 단체인 ‘굿윌’과 손잡고 굿윌스토어를 운영하며 발달 장애 학생들의 취업도 지원하고 있다. 그의 노력으로 많은 장애 학생들이 삶의 보람과 희망을 찾고 있다. 재단에서 운영하는 발달장애인 예술단 소속 한 첼리스트는 다른 기업에서 채용 제의를 받고도 “살면서 여기서 처음 사람대접을 받았는데 다른 곳으로 왜 가겠냐”며 거절하기도 했다. 홍 이사장은 “그 말을 듣고 모든 걸 보상받은 기분이었다. 아이들이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모습이 감사하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당부했다. “사회의 됨됨이는 가장 연약한 사람을 어떻게 돕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우리 사회 곳곳에선 서로 미워하고 싸우기만 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의 작은 선(善)이 더 큰 선을 키우는 선순환의 고리를 종교와 교육이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공적국내 복음주의 운동의 선구자인 홍정길 이사장은 ‘건물 없는 교회’로 유명한 남서울은혜교회의 원로목사로 1996년 발달장애 아동을 위한 밀알학교를 설립했다. 1997년 3월 유치원과 초등학교 총 13학급으로 출발한 밀알학교는 현재 유치원과 초중고교, 직업 훈련 과정인 드림대학까지 총 31학급을 운영하고 있다. 재학생은 총 196명이다. 밀알복지재단에서 운영하는 굿윌스토어(기증품 판매점)는 33호점까지 확장됐다. 굿윌스토어에서 일하는 장애인 직원만 400여 명에 이른다. 해외 빈곤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교육 사업도 진행해 지난해만 10개국 1777명의 아이들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했다.62년간 연기 한우물… “연극배우 첫 수상, 후배들에 길 열어줘 기뻐”언론·문화 박정자 배우“이렇게 큰 상을 받다니, 내 생애 마지막일지도 모르겠네요. 인촌상이 연극배우에게 주어지는 건 처음이기에 더욱 감사합니다. 앞으로 후배들이 상 받을 기회가 열린 것 같아서요.”5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인촌상 언론·문화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연극배우 박정자 씨(82)를 만났다. 1962년 데뷔 후 올해까지 62년간 한 해도 빠짐없이 무대를 지키고 있는 박 씨는 “과거 잘나가던 한때의 배우가 아니라 현역 배우로서 받은 상이라 뜻깊다. 이름값을 하기 위해 여생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박 씨는 연극 ‘페드라’로 데뷔한 뒤 지금까지 총 160여 편의 작품에 출연했다. 올해도 연극 ‘햄릿’, 뮤지컬 ‘영웅’ 등 세 편에서 조연 및 단역을 맡았다. 박 씨가 보여준 수첩은 연습과 공연 일정 메모로 빼곡했다. 그는 “배역의 크고 작음은 중요치 않다. 객석을 등진 채 앉아 있기만 해도 아우라를 뿜어낼 수 있는 실력이 중요하다”며 “어제 한 연습 오늘 또 하는 건 소용없다. 오늘은 어제와 다르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다.연극과의 첫 만남은 그가 여덟 살이던 195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6·25전쟁이 나기 직전이다. 박 씨는 “극단 ‘신협’ 연구생이던 오라버니(박상호 영화감독)에게 도시락을 가져다주러 간 부민관에서 연극 ‘원술랑’을 봤다. TV조차 없던 시절, 어린아이가 마주한 판타지는 지금도 눈앞에 생생하다. 내게 연극은 운명과도 같았다.”박 씨는 1963년 동아방송(DBS) 성우극회 1기로 활동했고, 1966년 극단 자유의 창단 멤버가 되며 연극 ‘따라지의 향연’ 등에 출연했다. ‘신의 아그네스’를 비롯해 숱한 대표작을 남겼고, 동아연극상을 3번 받기도 했다. 하지만 무대에 서는 것은 지금도 혼신을 다해야 하는 일이다. “요즘도 무대에 설 때마다 떨립니다. 객석 앞에서 대사를 잊어버리는 악몽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어떤 호흡과 발성으로 관객에게 다가가야 할지 지금도 끝없이 고민하곤 합니다.”박 씨는 2005년부터 12년간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이사장을 지내며 연극인 처우 개선에 힘쓰기도 했다. 그는 배우로서 연극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주위에 전달하고자 했으며, 그 노력을 앞으로도 지속하겠다고 했다.“일평생 가장 잘한 선택은 배우가 된 것입니다. 무대 위에서 쓰러지는 것이 꿈이에요. 염치없을 만큼 큰 욕심이지만요. 내 가슴속 불덩이가 꺼지지 않도록 계속해서 불을 지피겠습니다.”공적1962년 연극 ‘페드라’ 이후 올해까지 62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무대에 오르면서 일생을 연극에 헌신했다. ‘작은 배우는 있어도 작은 배역은 없다’는 금언을 자신의 연극 정신으로 삼아 160여 편의 연극 작품에 주연, 조연, 앙상블(주·조연 제외한 배역)을 마다하지 않고 출연했으며 작품 완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나의 종교는 연극이다’라는 말로 삶의 지표와 가치를 표현하기도 했다. 1986년 연극 ‘위기의 여자’로 여성 관객들을 대거 문화 현장으로 불러내는 트렌드도 만들었다. 당시 만들어진 후원조직 ‘꽃봉지회’와 함께 연극 대중화 운동과 연극인의 복지 향상에도 힘썼다.한문 고전 쉽게 풀어 대중화… “삶의 지평 넓히는 고전, 널리 알릴것”인문·사회 안대회 교수“무게감 있는 상을 받았으니 앞으로도 더 차분하게 연구를 지속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겠습니다.”인촌상 인문·사회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안대회 성균관대 한문학과 교수(63)는 5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퇴계인문관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수상 소감을 묻자 이렇게 말했다. 안 교수는 “큰 영광이면서도 ‘내가 이런 상을 받을 만한 성과를 냈나’ 하는 생각도 든다”며 겸손해하기도 했다.1994년 연세대 국문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2007년 성균관대 한문학과 교수로 임용돼 후학을 양성 중인 안 교수는 한문 고전을 쉽게 풀어 번역해 인문학의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전 중에는 지금 읽어도 나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훌륭한 작품들이 많습니다. 고전을 딱딱하다고 여기는 대중들에게 읽는 재미를 알려주고 싶었습니다.”안 교수는 18, 19세기 조선 민중들의 삶을 생생히 보여주는 문헌을 수집해 연구해 왔다. 개성 한량 한재락이 1820년대 평양 기생 66명과 기방 주변 명사 5명을 만나 엮은 책인 ‘녹파잡기(綠波雜記)’ 원본을 2006년 발굴한 것이 대표적. 2011년에는 조선 정조 때 활약한 노비 시인의 한시집 ‘초부유고(樵夫遺稿)’를 소개하기도 했다. “사대부뿐 아니라 민중과 예술인 등 다양한 계층의 삶을 복원해야 우리 문화사가 풍부해집니다. 한문학 하면 점잖은 양반들의 이야기만 다룰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2018년에는 조선 후기 학자 이중환(1691∼1756)이 쓴 인문 지리서 ‘택리지(擇里志)’ 정본을 번역해 발간했다. 제자들과 함께 6년 가까이 200여 종의 이본을 비교해 믿을 만한 텍스트를 선별한 결과다. 안 교수는 “후학들의 연구를 돕기 위해선 선배 연구자들이 많은 이본과 교감해 신뢰할 수 있는 연구서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면서 “좋은 연구서가 있어야 이를 토대로 후학들이나 외국 학자들이 우리 고전을 효과적으로 연구할 수 있다”고 했다.흥미로운 대중 교양서도 다수 펴냈다. 조선시대 광대, 점쟁이 등 재주꾼들의 삶을 다룬 ‘조선을 사로잡은 꾼들’(2010년), 여행가와 바둑기사 등 조선 전문가들의 열정을 그린 ‘벽광나치오’(2011년) 등이다.안 교수는 “정년 이후로도 관심사에 천착한 긴 호흡의 연구에 매진하고 싶다”고 했다. “고전은 그냥 ‘구닥다리’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분명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강렬한 메시지를 던져줍니다. 삶을 바라보는 지평을 넓혀주는 고전의 훌륭함을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공적한문학 연구 권위자로 다양한 인문교양서를 통해 한문 고전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했다. 18, 19세기 문집을 집중 연구해 조선시대 지식인과 민초들의 생생한 삶을 보여주는 미시사 연구에 한 획을 그었다. ‘학술 연구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일’이라는 소신에 따라 대중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한문 자료들을 번역해 소개해 왔다.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인문지리서인 ‘택리지’ 이본을 수집해 정본을 확정하고, 주석을 붙여 번역 출간했다. 이 밖에 꾸준한 자료 발굴과 해석을 통해 조선 후기 풍속사와 문화예술사 연구의 기반을 구축했다.국내 AI 컴퓨터비전 연구 기틀… “실패는 재도전 기회, 꾸준히 노력을”과학·기술 권인소 교수“조용하게 연구만 해 온 저에게 이런 상을 주신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는 말처럼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에게 기회가 온다는 말을 후배 과학자들에게 해주고 싶습니다.”인촌상 과학·기술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권인소 한국과학기술원 전기및전자공학부 KAIST 교수(66)는 이같이 말했다. 권 교수는 “실패를 ‘다시 도전’이라 생각하고 끊임없이 배우는 자세가 중요하다”며 본인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을 건넸다.국내 대표 인공지능(AI) 컴퓨터비전 석학으로 꼽히는 권 교수의 전공은 뜻밖에도 기계공학이다. 서울대 기계설계공학 학사와 석사를 졸업한 권 교수는 1984년 미국 카네기멜런대로 박사학위를 따러 떠났다. 그는 당시 로봇 공학자로 이름을 떨치던 가나데 다케오 교수를 찾았다. 로봇 과제에 필요한 알고리즘을 3개월 만에 개발하라는 과제를 받았고, ‘맨땅에 헤딩’하는 마음으로 도전한 끝에 눈이 내리던 12월 마지막 날, 권 교수는 가나데 교수의 ‘오케이’ 사인을 받았다.하지만 권 교수가 개발한 알고리즘 에러로 인해 고가의 ‘보드’에 불이 붙는 사고가 생겼다. 당시 미국 내 5개밖에 없던 보드였다. 쫓겨날 위기였다. 권 교수는 “그때 가나데 교수가 차라리 다른 전공인 ‘컴퓨터비전’으로 바꾸면 연구실에 머물 수 있다며 기회를 주셨다”고 회상했다. 실수가 평생의 연구 분야로 이끌어준 것이다.AI 컴퓨터비전은 AI를 활용해 이미지와 동영상 속 물체를 인식, 분류하고 분석하는 기술이다. 권 교수는 2015년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 재난 구조 로봇 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던 국내 최초 휴머노이드 로봇 ‘휴보’의 숨겨진 조력자다. 휴보의 눈과 머리를 맡았던 권 교수는 라이다 센서와 컬러 카메라 정보를 융합해 빛의 양과 관계없이 물체를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게 했다.이후 권 교수는 인간의 주의 집중을 모사한 ‘어텐션’ 모델을 컴퓨터비전 분야에 적용한 ‘CBAM(Convolutional Block Attention Module)’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어텐션 모델은 챗GPT와 같은 대규모언어모델(LLM)에도 적용된 모델이다. CBAM은 수많은 딥러닝 모델에 적용돼 성능은 유지되면서 모델의 복잡도는 평균 37% 정도 줄였다. 이 연구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유럽컴퓨터비전학회(ECCV)에 게재돼 현재까지 2만 회 이상 인용됐다.권 교수는 “앞으로도 꾸준하게 연구를 이어갈 것이다. 후학들도 항상 성실하게 겸손한 마음으로 AI 연구를 이어가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공적권인소 교수는 1980년대 국내에서 불모지였던 로보틱스·컴퓨터비전 분야 연구에 도전해 세계적인 연구 결과를 내놓은 연구자다. 1세대 컴퓨터비전 연구자로 200여 명의 제자를 양성해 국내 AI 컴퓨터비전 분야의 기틀을 닦았다. 최근 인간의 주의 집중을 모사한 ‘어텐션’ 모델을 컴퓨터비전 분야에 확장해 영상 인식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인 ‘CBAM’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유럽컴퓨터비전학회(ECCV), 미국전기전자공학회(IEEE) 등 세계적인 학술대회에서 여러 상을 받기도 했다. 2016년에는 한국로봇학회 회장을, 2017년에는 한국컴퓨터비전학회 초대 회장을 맡은 바 있다.제38회 인촌상 심사위원 (가나다순)▽교육 △위원장 김경성 전 서울교대 총장 △위원 신종호 서울대 교수, 이용균 중앙고 교장, 장덕호 건국대 교수▽언론·문화 △위원장 김영석 연세대 명예교수 △위원 곽효환 시인·전 한국문학번역원장, 이은주 서울대 교수, 최맹호 전 동아일보 대표이사 부사장▽인문·사회 △위원장 김혜숙 전 이화여대 총장 △위원 구범진 서울대 교수, 김두얼 명지대 교수, 임준철 고려대 교수▽과학·기술 △위원장 노정혜 서울대 명예교수 △위원 김창영 서울대 교수, 예종철 KAIST 교수, 천진우 연세대 교수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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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평생 주려던 사랑, 엄마는 상자에 남기고 떠났다

    ‘그웨니의 열두 번째 생일’이라 적힌 분홍 리본이 묶인 조개 무늬 상자. 안에는 엄마가 끼던 꽃 모양 자수정이 박힌 반지가 있다. 상자 안에는 엄마의 편지도 있다. “이건 엄마의 두 번째 탄생석 반지야. 네 마음에도 들었으면 좋겠다.” 이 상자는 유방암을 앓던 엄마가 딸을 위해 미리 준비해 둔 상자 중 하나였다. 엄마는 자신이 세상을 뜨면 딸의 기념일을 축하해주지 못할 것을 안타까워하며 매년 돌아오는 딸의 생일뿐 아니라 졸업, 운전면허 취득, 결혼과 출산 등 인생의 기점을 축하하는 상자를 미리 마련해뒀다. 딸이 서른 살이 될 때까지다. 상자에는 주로 진주 목걸이, 나뭇잎 모양의 핀, 자수정 브로치 등 자신이 쓰던 손때 묻은 보석들과 편지를 담았다. 책은 열두 살 때 엄마를 잃은 딸의 마음을 담아낸 에세이. 미국 뉴욕타임스에서 ‘판지 상자에 담은 못다 한 사랑’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돼 호응을 얻은 뒤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저자는 엄마가 살아 있을 땐 그 상자를 두려워했다. 상자를 열면 엄마가 없는 미래가 현실이 될 것 같기 때문이었다. 엄마가 세상을 뜬 뒤 딸은 외로워졌다. 아빠는 곧 여러 여자를 만났고, 세 살 위 오빠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집을 떠난다. 키우던 강아지의 죽음, 아버지의 자살까지 시련은 더욱 깊고 험난해진다. 딸인 저자가 기댈 것은 엄마의 흔적이 남은 상자뿐. 절망의 문턱에서 딸은 엄마가 남긴 사랑을 느끼며 꿋꿋하게 일어선다. 상실의 아픔을 넘어서는 과정을 섬세하게 묘사했다. 엄마의 편지에선 비록 곁에는 없지만 딸이 제대로 된 어른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절절히 느껴진다. 이런 편지를 선물 받은 딸이 올바른 어른으로 성장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지 않을까. “편지나 선물 상자가 엄마를 대신할 수 없는 걸 알지만, 앞으로 나아가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만한 무언가를 해주고 싶었어.” 책 속 엄마를 떠올리니 문득 엄마가 보고 싶어진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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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셰익스피어의 글이 우리말 운율 타고 춤을 춰 30년 버텼죠”

    “힘들어서 중간에 그만두려고도 했어요. 하지만 막혔던 번역이 뚫릴 때 느껴지는 기쁨이 너무 커서 30년을 버틸 수 있었습니다.” 국내 셰익스피어 연구 권위자인 최종철 연세대 명예교수(75)의 눈에는 고된 작업을 끝낸 시원함과 아쉬움이 번갈아 스쳤다. 3일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그가 번역한 ‘셰익스피어 전집’(민음사) 완간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그는 “번역 과정에서 시행들이 우리말 운율을 타고 춤출 때 ‘고통 속 희열’을 느꼈다”고 밝혔다. 총 10권, 5824쪽에 달하는 셰익스피어 전집은 비극 10편, 희극 13편, 소네트 154편 등 셰익스피어의 모든 작품을 수록했다. 최 명예교수가 1993년 ‘맥베스’로 셰익스피어 작품 번역을 시작한 지 31년 만이다. 민음사 전집으로는 2014년 5권 출간 후 10년 만에 나머지 5권이 추가됐다. 최 명예교수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셰익스피어 작품을 운문 형식으로 번역했다. ‘햄릿’의 75%, ‘맥베스’의 95% 등 셰익스피어 희곡 중 대부분의 대사가 산문이 아닌 운문 형식으로 이뤄진 데 따른 것. 그러나 최 명예교수 이전 번역본들은 의미 전달에 방점을 둔 산문 번역이 주를 이뤄 원문에 담긴 ‘읽는 맛’을 살리기가 힘들었다. 최 명예교수는 “국내에 셰익스피어 번역이 들어온 게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인데, 일본어 구조상 운문 번역이 어려워 그 영향으로 우리도 산문 번역을 했다”며 “이번 완간으로 일본의 영향에서 완전히 독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원문을 우리말로 풀기 위해 셰익스피어 작품의 ‘약강 오보격 무운시’(약강 음절이 다섯 번 반복되면서 시행 끝의 운을 맞추지 않은 시) 형식에 우리나라 시의 기본 운율인 ‘삼사조(三四調)’를 적용해 자연스러운 번역을 시도했다. 예를 들어 ‘햄릿’의 명대사인 ‘To be, or not to be’는 보통 ‘사느냐, 죽느냐’로 번역돼 왔지만 한국어 뜻과 소리의 조화를 고려해 ‘존재할 것이냐, 말 것이냐’로 옮겼다. 16세기 영국 작가의 작품이 오늘날 한국에서도 끊임없이 읽히고 공연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 명예교수는 “셰익스피어는 르네상스 이후 인본주의를 고스란히 살린 인물”이라며 “인간 감정의 진실에 가장 가까이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셰익스피어 작품의 매력 포인트로 재치 있는 신조어를 사용한 ‘말’, 인간이 처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상황과 심리상태를 다루는 흥미로운 ‘이야기’, 다양한 성격의 ‘인물’을 꼽았다. 완간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건 작품의 밀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풀어 쓰는 산문과 달리 글자 수 제한이 있는 운문은 함축적이고, 영어의 조사나 목적격 등이 생략되는 경우도 많았다. 셰익스피어 작품 중 가장 시적인 인물이 등장하는 맥베스의 번역이 가장 까다로웠던 이유다. 최 명예교수는 “1993년 맥베스 번역에 성공한 것을 추진력 삼아 나머지 작업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가 번역 작업을 마친 지난해는 셰익스피어 최초 전집인 ‘제1 이절판(The First Folio)’이 나온 지 400주년 되는 해였다. 그는 “제1 이절판의 편집자들은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읽고 또 읽고, 또 읽으라’고 권했다”며 이렇게 덧붙였다. “셰익스피어를 읽은 후의 삶은 그전보다 정서적으로 풍성해져 있을 겁니다. 꼭 소리내서 읽어보세요.”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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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돌은 왜 한국에 유학가나’ K팝 다큐 속속 등장

    “아직 배운 지 얼마 안 돼서 연습해야 할 부분이 많아요.” 멤버 전원이 영국인으로 이뤄진 5인조 보이그룹 ‘디어 앨리스’의 제임스 샤프는 연습실에서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이렇게 말했다. 첫 연습생 평가를 앞두고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다른 멤버들도 “춤을 보여줄 생각을 하니 조금 떨린다”, “조금 긴장되지만 열심히 준비했다”는 등의 소감을 밝혔다. 지난달 17일부터 영국 공영방송 BBC에서 방영되고 있는 다큐멘터리 ‘메이드 인 코리아: 더 케이팝 익스피어리언스(Made in Korea: The K-Pop Experience)’의 한 장면이다. 디어 앨리스는 SM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북미 통합 법인이 영국 현지 엔터테인먼트사와 함께 선보인 케이팝 현지화 그룹이다. 3화까지 공개된 다큐에는 디어 앨리스 멤버들이 100일간 서울에 머물며 SM에서 케이팝 트레이닝을 받는 모습이 담겼다. 보컬과 퍼포먼스 트레이닝, 팀워크, 멤버 스타일 콘셉트 기획 등 아이돌 제작 과정을 심층적으로 다룬다. 6부작으로 구성된 다큐는 황금 시간대인 매주 토요일 오후 5시 15분 영국 현지에서 방송된다. 최근 케이팝 현지화 등 글로벌 진출을 심층 조명한 해외 다큐멘터리 시리즈가 속속 나오고 있다. 이 중에는 유명 제작진이 참여한 다큐도 포함됐다. 기존에도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의 공연 실황에 초점을 맞춘 다큐멘터리는 있었다. 그러나 최근 제작된 해외 다큐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한국 엔터 산업을 심층 분석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다큐 ‘메이드 인 코리아’에 등장한 장윤중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공동대표는 “케이팝은 이제 화려한 의상과 완벽한 퍼포먼스 등이 결합된 ‘시각적 장르’”라며 “글로벌 현상으로 앞으로 계속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애플TV+는 6부작 다큐멘터리 시리즈 ‘웰컴 투 케이팝: 아이돌 이야기’를 공개했다. 다양한 케이팝 가수들의 무대 뒤 노력을 다룬 이 다큐에는 DR뮤직 소속 4인조 다국적 걸그룹 블랙스완과 여성 솔로 아티스트 제시, 9인조 남자 아이돌 크래비티 등이 출연한다. 블랙스완의 외국인 멤버들이 한국어와 랩, 춤을 익히기 위해 분투하는 모습과 고된 한국 생활에서 벌어진 멤버 간 갈등 등이 담겼다. 지난달 21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8부작 다큐멘터리 ‘팝스타 아카데미: 캣츠아이’는 하이브와 미국 게펀레코드의 합작 걸그룹 캣츠아이의 탄생 과정을 조명한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캣츠아이는 미국인 3명, 스위스인 1명, 필리핀인 1명, 한국인 1명으로 구성됐다. 다큐엔 세계적 팝스타 마돈나,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과 작업한 유명 프로듀서와 트레이너들이 대거 등장한다. 케이팝 다큐엔 해외 유명 제작진이 참여했다. 디어 앨리스를 다룬 ‘메이드 인 코리아’는 보이 그룹 원디렉션을 탄생시킨 오디션 프로그램 ‘더 엑스 팩터’의 제작자 나이절 홀이 제작에 나섰다. ‘웰컴 투 케이팝’ 제작은 과거 에미상을 수상한 제이 피터슨과 토드 루빈이 맡았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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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은비 이어 트와이스도 ‘딥페이크’ 법적 대응

    연예계에서도 ‘딥페이크 성착취물’ 관련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소속사들은 해당 영상물 등에 대한 피해 사실을 공개하며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을 속속 밝히고 있다. 걸그룹 트와이스의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30일 팬 커뮤니티에 “전문 법무법인과 함께 (딥페이크 영상물에 대한) 선처 없는 강력한 법적 대응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이어 “최근 당사 아티스트를 대상으로 한 딥페이크 영상물이 확산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불법 행위이며, 현재 관련 자료를 모두 수집하고 있다”고 했다. 그룹 ‘아이즈원’ 출신 가수 권은비 역시 최근 합성 음란 사진을 유포한 이들에 대한 대응에 나선 바 있다. 소속사 울림엔터테인먼트는 앞서 7월 “아티스트의 초상을 합성해 허구의 음란성 사진을 유포하는 행위를 한 자들의 범죄 행위에 대해 다수의 게시물을 취합해 1차 고소장을 제출했고, 경찰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전하며 관련 제보를 당부했다. 덱스의 소속사는 지난달 “덱스를 사칭해서 딥페이크, 인공지능(AI) 등의 기술을 접목해 만든 불법 도박 게임 광고가 유튜브, SNS 등을 통해 무분별하게 유포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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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쇼츠 보느라 지루할 틈 없어… 생각은 언제 하지?”

    “우리는 항상 컴퓨터나 화면 앞에 앉아 끊임없이 콘텐츠를 소비합니다. 그래서 더 이상 생각할 기회를 갖지 못하고, 지루해할 시간조차 없고, 창의성마저 잃어버립니다.”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63)는 지난달 28일 이런 생각을 본보에 e메일로 전해왔다. 유튜브 쇼츠를 비롯한 자극적 영상에 중독돼버린 현대인들의 요즘 일상을 우려한 것. 그는 “책과 이야기의 힘은 독자들이 상상하고, 창조하고, 세상을 더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데 있다”고 ‘독서의 힘’을 강조하기도 했다. 34년 차 작가인 그는 여전히 부지런하다. 매년 10월이 되면 새 작품을 내놓는다. 다음 달 프랑스에서 신작 ‘영혼의 왈츠’(가제)를 내놓는다. 막바지 작업 중인 영혼의 왈츠는 최면을 통해 시간 여행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인 ‘내면의 여정(inner journey)’을 다룬 SF 소설이라고 작가는 설명했다. 주인공은 지구를 덮쳐 오는 어둠의 세력에 맞서 시간을 오가며 다섯 영혼을 모으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빛과 사랑만이 어둠을 막을 수 있는 무기이기 때문에. 베르베르는 “주인공은 내적 여정을 할 수 있으면서도 지구를 구할 해결책을 가진 유일한 인물”이라며 “최근 몇 년간은 이 주제에 가장 많은 시간을 들여왔다”고 했다. 그는 올해 6월 한국 시장에 번역돼 나온 ‘퀸의 대각선’(열린책들)에 대한 얘기도 했다. 책은 작가가 충무공 이순신에게서 영감을 받아 쓴 지정학적 소설로, 미국 중앙정보국(CIA),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에서 활동하는 두 여성 스파이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그는 작품을 쓰면서 일본과 중국, 러시아 등 강대국에 둘러싸였으면서도 고유 영토와 언어를 보존한 한국의 역사를 떠올렸다고 했다. 베르베르는 “특히 이순신은 한국인의 용기와 기술, 개인적 원한을 뛰어넘는 공동체 정신의 완벽한 전형”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내년에는 ‘키메라의 시대’(가제)가 번역돼 한국 독자들을 찾을 예정이다. 베르베르는 1991년 장편 소설 ‘개미’로 데뷔한 뒤 ‘뇌’ ‘신’ ‘나무’ 등의 베스트셀러를 내놓았다. 7세부터 소설 습작에 나섰다는 그는 3500만 부가 전 세계에서 판매된 작가. 이런 원동력으로 그는 ‘작가의 규칙성’을 강조했다. 그는 “글쓰기는 마라톤이지, 단거리 경주가 아니다”라면서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다면 끊임없이 써야 진전이 있다. 규칙성은 작가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믿는다”고 했다. 그는 요즘도 매일 오전 8시부터 낮 12시 30분까지 글을 쓰는데, 하루에 딱 장편 원고 10장을 쓰는 게 그만의 ‘루틴’이다. 그렇다고 ‘오전 근무’만 하는 것은 아니다. 오후 3∼6시에는 자료 조사를 하거나 소설 외 프로젝트를 하고, 오후 6∼7시에는 단편소설을 쓴다. 그는 “휴가, 생일, 또는 인생의 불행한 사건들로 인해 이 루틴을 방해받기도 한다”면서도 “글을 쓰는 장소와 시간을 바꾸더라도 글을 쓴다”고 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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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르베르 “책은 상상하고, 세상을 더 비판적으로 보게 해줘”

    “책과 이야기의 힘은 독자들이 상상하고, 창조하고, 세상을 더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데 있습니다.”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유튜브 쇼츠 같은 짧은 콘텐츠가 책보다 훨씬 인기 있는 시대, 책의 힘이 무엇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항상 컴퓨터나 화면 앞에 앉아 콘텐츠를 끊임없이 소비하기 때문에 더 이상 생각할 기회를 갖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1991년 장편 소설 ‘개미’로 데뷔한 뒤 ‘뇌’, ‘신’, ‘나무’ 등의 베스트셀러를 내놓았다. 7살부터 소설 습작에 나섰다는 작품 3500만 부가 전세계에서 판매된 작가다. 하지만 그의 지적 사색에는 멈춤이 없어 보였다. 그가 지난달 28일 이메일을 통해 근황을 알려왔다. 베르베르는 올 6월 한국에서 ‘퀸의 대각선(열린책들)’을 출간한 데 이어 다음달 프랑스에선 새 작품 ‘영혼의 왈츠(가제)’ 출간을 앞두고 있다. 내년에 한국에 나올 신작은 ‘키메라의 시대(가제)’다. 이렇게 우리가 베르베르의 작품을 이렇게 자주 만나볼 수 있는 이유는 그가 ‘꾸준히 쓰는 작가’기 때문이다. 베르베르는 “글쓰기는 마라톤이지 단거리 경주가 아니다”라며 “글쓰기로 마음먹었다면 끊임없이 글을 쓰고, 규칙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퀸의 대각선’은 SF도, 판타지 소설도 아닌 베르베르의 첫 지정학적 소설이다. 혼자 있기를 혐오하는 ‘오토포비아(Autophobia)’에 걸린 니콜과 여러 사람이 모인 것을 혐오하는 ‘안트로포비아(Anthrophobia)’에 걸린 모니카 등 두 여성 스파이의 대결을 그린다. 어릴 적 체스 대회에서 조우한 두 주인공이 훗날 각각 소련 KGB, 미국 CIA 스파이로 활동하게 되는데, 이란 핵 위기와 911테러 등 세계사의 중대 사건들이 자연스럽게 등장한다. 베르베르는 “현 상황에 대해 느끼는 바를 이야기하고자 했다”며 “양(서구)과 음(독재와 공산주의)라는 두 개의 상반된 블록이 존재한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또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들이 서구에 맞서 단결하는 모습 등을 보면 우려스럽다”고 했다. 베르베르는 이 소설을 쓸 때 충무공 이순신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팟캐스트를 듣다가 이순신 장군이라는 인물을 접했다”며 “이순신이 거북선이라는 기술적 해결책을 통해 일본 침략을 막아낸 점은 숫자가 열세여도 전략으로 이겨낼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순신은 한국인의 용기와 기술, 개인적 원한을 뛰어넘는 공동체 정신의 완벽한 전형”이라고 했다. 그는 다음달 프랑스에서 나오는 신작에 대한 정보도 소개했다. ‘영혼의 왈츠’는 개인의 내면을 탐구하는 ‘내적 여정(inner journey)’을 담은 작품이라는 것. 그는 최근 몇 년 간 내적 여정을 탐구하기 위해 가장 많은 시간을 들였다고 한다. 베르베르는 “주인공은 유일하게 내적 여정을 할 수 있는 인물”이라며 “지구를 덮쳐오는 어둠의 세력으로부터 지구를 구할 수 있는 해결책을 낼 수 있는 유일한 인간이기도 하다”고 소개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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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생명력의 근원일까, 단지 혈액 펌프일까

    “내가 그의 심장을 만져보아도 전혀 뛰지 않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이야기로 알려진 ‘길가메시 서사시’에는 이런 대목이 등장한다. 고대 메소포타미아 영웅왕 길가메시가 친구 엔키두의 죽음에 대해 탄식하는 내용이다. 기원전 2600년경 쓰인 이 문헌은 인류 최초의 심장 박동에 대한 언급으로 추정된다. 무려 4600여 년 전 인류는 심장이 뛰지 않는 것이 죽음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미국 심장 전문의인 저자는 수만 년에 걸친 심장의 역사를 설명한다. 고대 문헌 등에서 길어올린 심장의 문학적, 역사적 의미까지 다면적으로 다룬다. 고대 영어 ‘헤오르테(heorte)’에서 유래된 심장이란 단어는 본래 가슴, 영혼, 정신, 용기 등 다양한 의미를 지녔다. 고대 여러 문명에서 심장은 생명의 상징이나 영혼이 깃드는 곳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고대 인도 의사들은 인간의 심장이 두 개라고 생각했다. 몸에 영양분을 전달하는 육체적 심장과 욕망·비애를 느끼는 감정적 심장은 별개라는 것이다. 기원전 6세기 고대 인도 의사 수슈루타가 남긴 논문에는 “임신한 여성은 두 개의 심장을 가지고 있을 때 ‘갈망하는 여성’으로 불릴 수 있다”며 “갈망이 충족되지 않으면 아이는 곱사등이거나 손이 없거나 절름발이가 된다”는 대목이 있다. 현대에 들어서면서 심장 기능에 대한 믿음은 다소 축소됐다.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심장도 다른 기관과 같이 손상될 수 있는 인체의 일부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이후 뇌과학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심장은 단순 혈액을 공급하는 펌프 역할에 그친다는 견해가 대세가 됐다. 하지만 저자의 생각은 다르다. 심장이 인간의 성향 또는 감정을 결정짓는 기능을 갖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47세 전직 무용수인 클레어 실비아는 오토바이 사고로 숨진 18세 남성 팀 라미란드의 심장을 이식 받았다. 이후 클레어는 걸음걸이가 남자처럼 바뀌었고, 원래 싫어하던 맥주와 치킨너겟을 좋아하게 됐다. 팀의 가족은 “팀이 생전에 그랬다”고 증언했다. 이 외에도 저자는 다양한 사례를 들어 “최근 ‘심장신경학’에선 심장과 뇌 방향 사이 양방향 대화가 이뤄진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며 “심장에는 4만여 개의 감각 뉴런으로 만들어진 고유 신경계가 있고, 뇌가 심장에 보내는 것만큼 심장도 뇌에 많은 신경 신호를 보낸다”고 주장한다. 의사로서의 저자의 전문성이 드러나는 부분도 흥미롭다. 20세기 들어 비약적으로 발전한 심장 치료법에 대한 정보가 풍부하다. 1944년 소아 심장학의 창시자인 헬렌 타우시그는 최초로 아동 환자에 대한 심장 수술을 시행했고, 1952년 존 루이스는 처음으로 저체온증을 활용한 개흉(開胸·심장을 열다) 수술에 성공했다. 이제 매년 전 세계에서 8000명이 심장 이식을 받고 있다. “심장이 부서질 것 같다”처럼, 우리는 여전히 애끓는 감정을 심장을 활용해 표현한다. 오랜 기간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신체 부위로 여겨진 심장을 역사, 문화, 과학이란 다각도에서 톺아 볼 수 있다. 학문적 지식과 스토리텔링이 적절히 조화돼 있어 읽기 부담스럽지 않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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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년 산고끝에… 정약용의 시 134편, 영문판으로 태어나다

    “영문책 출간을 계기로 영미권에서 독특하고 개성 있는 조선의 한시들이 많이 읽혔으면 좋겠습니다.” 다산 정약용(1762∼1836)의 한시를 모아 영문으로 번역한 시선집 ‘유학자 다산 정약용의 자서전(A Confucian Autobiography of Tasan Chong Yagyong·사진)’의 저자 홍진휘 번역가(61)는 이렇게 말했다. 다산이 결혼하러 한양 가는 배를 타던 1776년부터 75세가 된 1836년까지 60여 년 동안 그가 쓴 시 중 수작 134편을 골라 담았다. 번역된 한시 원문은 1817행, 한자 수는 총 1만4408자에 달한다. 이 책은 한국학중앙연구원의 ‘한국 고전 100선 영문 번역 사업’(현 한국학술번역사업) 지원을 받아 올 4월 네덜란드에 기반을 둔 국제학술출판사 ‘브릴(BRILL)’에서 출판됐다. 전근대 한국 문학을 통틀어 한 인물의 시를 모아 영문으로 번역한 단행본이 출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보와 도연명 등 중국 유명 문인들의 한시는 이미 영미 문화권에서 널리 번역돼 읽혀 온 것과 달리 한국은 영역된 인물 시선집이 없었다. 홍 번역가는 “한시 영역이 워낙 까다로워 연구자가 많지 않은 데다 한국 한문학의 위상이 높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이번 출간을 계기로 영미권 연구자들이 다산의 한시를 기존 중국 한시 연구들과 비교해 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책은 10여 년간의 ‘산고(産苦)’ 끝에 나왔다. 시작은 지난달 작고한 한형조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가 2014년 홍 번역가에게 “함께 다산 시선집 영역 출간에 도전해 보자”고 제안한 것. 이후 홍 번역가와 한 교수, 김언종 한국고전번역원장이 팀을 꾸린 뒤 매달 모여 다산의 한시를 읽고 토론했다. 미국 하버드대에서 ‘역사와 동아시아 언어’ 박사 과정을 10년간 공부한 홍 번역가가 영문 번역을 맡았다. 김 원장은 “토론을 통해 기존 국역본의 오류를 바로잡는 등 다산 시의 본뜻에 좀 더 가까이 간 책”이라며 “다산 선생이 국제 무대에 데뷔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단순 영역본은 약 3년 만에 완성됐지만, 해외 출판사 측의 “시에 해설을 붙여 완성도를 높여 달라”는 요구를 반영하느라 실제 출판까지 시간이 더 걸렸다. 홍 번역가는 ‘다산의 자서전’이라는 콘셉트를 잡고 시의 의미는 물론이고 다산의 일생을 다루는 해설을 붙여 수년간 책을 보강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다산과 관계 있는 인물 리스트도 책에 포함됐다. 책에는 다산의 인간적인 면이 많이 등장한다. 19세 때 쓴 시 ‘두치진(豆巵津)’에선 다산이 술과 고기, 생선 등 온갖 특산품이 몰려드는 장터를 보고 감탄하면서도 ‘이익을 좇는 세태’를 탓하는 이중적인 면모가 드러난다. 34세에 쓴 시 ‘탄빈(歎貧)’에선 안빈낙도(安貧樂道)에 만족하지 못하는 복잡한 심사를 읽을 수 있다. 홍 번역가는 “그동안 민족주의 시각에 의해 ‘구국(救國)’의 실학자로만 알려진 이미지를 잠시 뒤로 하고 다산의 소소한 삶을 제대로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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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산 정약용 한시 134편 영문책 출간…단일학자 시 영역은 최초

    “영문책 출간을 계기로 영미권에서 독특하고 개성 있는 조선의 한시들이 많이 읽혔으면 좋겠습니다.” 다산 정약용(1762~1836)의 한시를 모아 영문으로 번역한 시선집 ‘유학자 다산 정약용의 자서전(A Confucian Autobiography of Tasan Chong Yagyong)’의 저자 홍진휘 번역가(61)는 이렇게 말했다. 다산이 결혼하러 한양 가는 배를 타던 1776년부터 75세가 된 1836년까지 60여년 동안 그가 쓴 시 중 수작 134편을 골라 담았다. 번역된 한시 원문은 1817행, 한자 수는 총 1만4408자에 달한다.이 책은 한국학중앙연구원의 ‘한국 고전 100선 영문 번역 사업(현 한국학술번역사업)’ 지원을 받아 올 4월 네덜란드에 기반을 둔 국제학술출판사 ‘브릴(BRILL)’에서 출판됐다. 전근대 한국 문학을 통틀어 한 인물의 시를 모아 영문으로 번역한 단행본이 출간된 것은 이번이 처음. 두보와 도연명 등 중국 유명 문인들의 한시는 이미 영미 문화권에서 널리 번역돼 읽혀 온 것과 달리 한국은 영역된 인물 시선집이 없었다. 홍 번역가는 “한시 영역이 워낙 까다로워 연구자가 많지 않은 데다 한국 한문학의 위상이 높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이번 출간을 계기로 영미권 연구자들이 다산의 한시를 기존 중국 한시 연구들과 비교해 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책은 10여 년간의 ‘산고(産苦)’ 끝에 나왔다. 시작은 지난달 작고한 한형조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가 2014년 홍 번역가에게 “함께 다산 시선집 영역 출간에 도전해 보자”고 제안한 것. 이후 홍 번역가와 한 교수, 김언종 고전번역원장이 팀을 꾸려 매달 모여 다산의 한시를 읽고 토론했다. 미국 하버드대에서 ‘역사와 동아시아 언어’ 박사 과정을 10년 간 공부한 홍 번역가가 영문 번역을 맡았다. 김 원장은 “토론을 통해 기존 국역본의 오류를 바로잡는 등 다산 시의 본뜻에 좀 더 가까이 간 책”이라며 “다산 선생이 국제 무대에 데뷔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단순 영역본은 약 3년 만에 완성됐지만, 해외 출판사 측의 “시에 해설을 붙여 완성도를 높여 달라”는 요구를 반영하느라 실제 출판까지 시간이 더 걸렸다. 홍 번역가는 ‘다산의 자서전’이라는 컨셉을 잡고 시의 의미는 물론 다산의 일생을 다루는 해설을 붙여 수년간 책을 보강했다. 이해를 돕기 위한 다산과 관계있는 인물 리스트도 책에 포함됐다. 책에는 다산의 인간적인 많이 등장한다. 19세 때 쓰인 시 ‘두치진(豆巵津)’에선 다산이 술과 고기, 생선 등 온갖 특산품이 몰려드는 장터를 보고 감탄하면서도 ‘이익을 좇는 세태’를 탓하는 이중적인 면모가 드러난다. 34세에 쓰인 시 ‘탄빈(歎貧)’에선 안빈낙도(安貧樂道)에 만족하지 못하는 복잡한 심사를 읽을 수 있다. 홍 번역가는 “그동안 민족주의 시각에 의해 ‘구국(救國)’의 실학자로만 알려진 이미지를 잠시 뒤로 하고 쓴 다산의 소소한 삶을 제대로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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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대 종교의식에 뿌리내린 香을 찾아서

    향(香)은 그릇에 담긴 곡식에서 나는 좋은 냄새를 뜻한다. 우리나라에선 고대부터 제사와 종교 의식에서 중요한 요소로 활용됐다. 호림박물관은 27일부터 서울 강남구 신사분관에서 향의 의미와 역사를 조명하는 특별전 ‘향, 푸른 연기 피어오르니’를 열고 있다. 다양한 향은 물론이고 향 관련 그림, 도자, 금속 등 각종 공예품 170여 점을 볼 수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향로 등 관련 유물은 조형성이 뛰어나 아름다움과 독창성이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전북 익산 미륵사지 석탑에서 출토된 국보 ‘금동합과 향’은 둥글넓적한 형태의 금동합으로 7세기 백제 지배층의 종교 의식 등에 사용되던 향 문화를 살필 수 있는 유물이다. 미륵사지에서 출토된 통일신라시대 ‘금동향로’ 등 보물 11점도 선보인다. 향의 문화사를 보여주는 문헌과 회화 작품도 전시된다. 조선 정조 대 남인의 당수였던 채제공(1720∼1799)의 초상화가 대표적이다. 분홍 관복 차림에 향낭(香囊·향을 넣어 몸에 차는 주머니)과 손부채를 든 모습이 선비의 정취를 보여준다. 불교에서 불단 위에 향을 피우기 위해 사용한 고려시대 향완, 조선시대 종묘 제사에 쓰인 유기 향로와 향합 등 종교와 향문화의 관계를 살필 수 있는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12월 21일까지.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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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헐버트 박사 75주기 추모대회, 내일 외국인선교사묘원서 열려

    독립유공자인 호머 헐버트 박사(1863∼1949·사진)의 제75주기 추모대회를 30일 오전 11시 서울 마포구 합정동 양화진 외국인선교사묘원 내 100주년선교기념관에서 연다고 사단법인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가 28일 밝혔다. 헐버트 박사는 1886년 육영공원의 교사로 한국에 와서 한국에 관한 20권의 단행본과 논문, 기고문을 발표해 세계에 한국을 알린 인물이다. 한국의 국권 회복을 위해 투쟁한 점 등이 인정돼 건국공로훈장, 금관문화훈장을 받은 독립유공자이기도 하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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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잃어버린 첫사랑 다시 만난 기분”

    “손으로 책을 집어든 순간 ‘잃어버린 첫사랑’을 다시 만난 기분이었어요.” 26일 ‘박인희 컬렉션’(마음의 숲·사진)으로 오래전 쓴 저서들을 재출간한 가수 박인희(79)는 이렇게 말했다. 1970년대 활발히 활동한 1세대 싱어송라이터로 유명한 박인희는 ‘모닥불’(1973년), ‘목마와 숙녀’(1974년) 등 많은 히트곡을 남겼다. 인기 절정이던 1981년 미국으로 홀연히 떠난 뒤 2016년 35년 만에 가수로 컴백해 화제를 모았고 올해 6월 단독 콘서트를 가졌다. 컬렉션은 산문집 ‘우리 둘이는’(1987년)과 시집 ‘소망의 강가로’(1989년), ‘지구의 끝에 있더라도’(1994년) 등 절판된 그의 책 세 권을 모았다. 가수 활동을 접고 미국과 한국을 오가면서 라디오 DJ로만 활동하면서 틈틈이 적은 원고다. 재출간을 기념해 23일 서울 여의도 모 카페에서 만난 그는 여전히 히트곡 속 통기타와 잘 어울리는 청아한 목소리를 간직하고 있었다. “평소엔 화장을 하지 않는다”는 그는 수수한 민낯이었다. 산문집 ‘우리 둘이는’에는 자작시 24편과 함께 중학교 시절부터 우정을 나눴던 이해인 수녀와의 편지와 일기 등이 수록돼 있다. 두 사람의 어릴 적 문학적 감성을 엿볼 수 있어 그동안 ‘한정판’으로서의 가치가 높았다고 한다. 단독 콘서트를 위해 한국에 머무르던 그는 책이 비싼 값에 중고 거래된다는 사실을 알고 재출간을 결심했다. “20만 원, 30만 원에도 거래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건 아니다’ 싶었어요. 당시 책을 편집했던 권대웅 씨가 이제 출판사(마음의 숲) 대표가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출간이 일사천리로 진행됐죠.” 인터뷰 내내 조곤조곤한 목소리 톤을 유지하던 그는 이해인 수녀 이야기가 나오자 달라졌다. 얼굴은 상기됐고 목소리는 발랄해졌다. “중학교 입학하기 하루 전 사복을 입고 양 갈래 머리를 한 걔(이해인 수녀)를 보는데 ‘쟤하고 한 반 되면 좋겠다’ 싶었죠. 그런데 반 편성 때 우리 반이 된 거예요.” 글을 잘 쓰지만 부끄러움이 많았던 두 소녀는 서로의 책상 서랍에 편지를 남기며 깊은 우정을 쌓아 갔다. 84편의 시가 실려 있는 그의 첫 시집 ‘소망의 강가로’에는 “외로워도 외롭지 않고, 방랑은 해도 방황하지 않고 살아간다”는 그의 메시지가 녹아 있다. ‘지구의 끝에 있더라도’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장벽을 넘을 수 있는 교감에 대해 노래한다. 요즘엔 9월 서울 연세대 대강당에서 열리는 앙코르 공연 연습에 한창이다. 콘서트 후에는 공식 활동을 접고 미국으로 돌아간 것과 달리 이번에는 한동안 한국에 머무를 예정이다. 미처 발표하지 못한 노래나 시를 다듬고 자작곡을 다른 가수에게 주는 것도 고려 중이다. 그는 “활동을 잘 안 하는데도 기다려주는 팬들에 대한 책임감과 감사함이 있다”며 “내가 지은 노래를 누군가가 불러준다면 또 다른 즐거움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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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가의 길, 풍류의 길 따라… ‘국가유산 여권’ 들고 인증 챌린지

    연두색 한복을 입고 올해 6월 충북 보은군 속리산의 법주사에 방문한 한복 크리에이터 김현진 씨(34)는 법주사 셀프 체험존에 들러 ‘국가유산 방문자 여권’에 인증 도장부터 찍었다. 지금까지 모은 도장만 40개. 남성 한복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그는 한복과 잘 어울리는 유적지를 수시로 찾아다니는데, 국가유산 방문자 여권에 인증 도장을 찍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 됐다. 김 씨는 “처음엔 영상을 찍기 위해 찾아다녔지만 이제는 아름다운 유적지의 인증 도장을 수집하는 게 또 다른 목표가 됐다”고 말했다. 국가유산 방문자 여권이 최근 쉽게 구할 수 없는 ‘핫템’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가유산청과 국가유산진흥원이 함께 진행하고 있는 ‘국가유산 방문 캠페인’ 중 하나로 실제 여권 크기와 비슷하게 제작된 이 가상 여권은 온·오프라인으로 발급 받은 뒤 전국 10개 코스의 거점 76곳에 방문해 도장을 찍을 수 있다. 스탬프 개수에 따라 여권 케이스, 레디백 등의 상품도 받는다. 76곳에서 모두 도장을 찍으면 완주 인증서와 크리스털 인증패가 수여된다. 원래는 단순 스탬프 투어였지만 2022년 10월부터 여권을 도입하면서 인기가 더 많아졌다. 국가유산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발권 예정이었던 여권 7만5000부는 상반기 안에 모두 소진됐다. 추가 물량 3만5000부를 더 생산했지만 이마저 금세 동이 났다. 여권에 표기된 76곳 모두를 방문한 인원은 이달 기준 199명에 이른다. 진흥원 최은정 지역협력팀장은 “콜센터로 여권을 다시 발급해 달라는 전화가 하루 평균 300통가량 올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고 했다. 방문자들은 국내 명소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데다 특별한 여행 기념품이 된다는 점을 국가유산 여권의 인기 요인으로 꼽는다. 방문 코스는 각 지역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콘셉트에 맞는 대표 명소들로 구성돼 있다. 예를 들어 경상 지역 중심의 ‘가야 문명의 길’은 경북 고령군 지산동 고분군 등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가야 고분 7곳과 수로왕릉, 국립김해박물관 등 9곳이다. 수도권 ‘왕가의 길’은 남한산성과 창덕궁, 사도세자와 정조 부부의 무덤인 화성 융릉과 건릉 등으로 구성됐다. 잘 알려진 문화유산 외에 숨겨진 보물 같은 장소를 찾는 재미도 있다. 전업주부 신유미 씨(55)는 지난해 7월부터 올 3월까지 친구와 함께 전국 여권 투어를 완주했다. 2주에 1번씩 강원, 전라, 경상도 등 전국 곳곳을 돌았다. 신 씨는 “가야 문명의 웅장한 고분군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며 “이젠 해외보다 국내 여행에 더 흥미가 생긴다”고 했다. 여권 투어는 자녀 교육용으로도 인기다. 진흥원에 따르면 여권을 신청한 남성의 32.7%, 여성의 52.9%가 30, 40대인데, 대부분 어린 자녀를 동반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단우 군(7)의 아버지 김용민 씨(47)는 2021년 9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2년에 걸쳐 여권 투어를 완주했다. 김 씨는 “우리나라 모든 지자체는 거의 발도장을 찍었다”며 “매 주말 아이와 전국을 여행하며 역사와 선조들의 지혜를 배워가는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진흥원은 올해 안에 추가로 여권 1만 부를 제작해 배포할 계획이다. 국가유산 방문 캠페인 홈페이지에서 신청받으며 조기 소진을 막기 위해 매월 20일 선착순 1500부씩 배포한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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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한국영화공로상에 故 이선균 배우

    배우 고(故) 이선균이 부산국제영화제(BIFF) 한국영화공로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10월에 열리는 영화제에선 그를 기리는 ‘고운 사람, 이선균’ 특별기획 프로그램이 열린다.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회는 한국 영화의 위상을 높이고, 세계적 성장에 기여한 영화인에게 수여하는 한국영화공로상 올해 수상자로 이선균 배우를 선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시상은 10월 2일 개막식 때 이뤄진다. 고인을 기리는 특별기획 프로그램은 그의 대표작 6편의 상영회와 스페셜 토크 행사로 구성됐다. 상영 작품으로는 2010년 라스팔마스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파주’(2009년)를 비롯해 ‘우리 선희’(2013년), ‘끝까지 간다’(2014년) 등 이선균이 대중에게 영화배우로 각인된 초기작 3편이 포함됐다. ‘파주’에서 운동권 출신의 소명 의식을 지닌 인물을 연기한 이선균은 이중적인 캐릭터를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끝까지 간다’에선 부도덕한 형사로 출연해 강렬한 액션과 긴장감 넘치는 연기를 보여줬다. 이와 함께 한국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고 미국 아카데미상 4관왕을 석권한 ‘기생충’(2019년)과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강직한 군인을 연기한 그의 마지막 작품 ‘행복의 나라’(2024년)도 상영된다. 또 담담하고 따뜻한 연기로 많은 시청자들에게 위로를 준 드라마 ‘나의 아저씨’(2018년)도 스크린으로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상영회에선 총 16화 드라마 중 그가 연기한 박동훈의 감정이 깊이 있게 전달됐다고 평가받는 5화를 보여준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 2∼11일 열흘간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열린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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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트럼프-푸틴 배후… 극우 세력의 근간을 파헤치다

    2018년 6월 미국 인류학자인 저자가 뉴욕의 최고급 호텔에 들어선다. 미리 전달 받은 암호명을 말하자 호텔 직원이 펜트하우스로 그를 은밀히 안내한다. 창밖의 맨해튼 고급 주택가를 배경으로 앉아 있는 이는 스티브 배넌. 우파 온라인 매체 브라이트바트 뉴스의 설립자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책사였다. 2017년 백악관 수석전략가를 지낸 그는 반이민주의 등 트럼프 정부의 주요 정책 메시지를 만들었다. 저자는 배넌에게 녹음기를 켜며 묻는다. “당신은 전통주의자인가요?” 신간은 블라디미르 푸틴과 트럼프라는 두 거물의 오늘을 있게 한 2명의 책사를 파헤친 르포르타주다. 배넌과 푸틴의 책사로 알려진 정치철학자 알렉산드르 두긴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세계를 움직이는 권력의 사상적 토대를 제공한 ‘극우주의자’라는 것이다. 저자는 정치인이나 정치학자가 아니다. 스웨덴인 어머니와 유대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미국 콜로라도대 민족음악학 교수다. 어쩌다 민속음악을 전공한 인류학자가 극우 포퓰리즘 정치인들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됐을까. 그는 스웨덴 민속음악을 연구하던 중 극우 정당인 스웨덴 민주당의 자금과 인력이 민속음악계에 유입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연구 주제를 확장했다. 인류학 연구로 얻게 된 인맥을 활용해 오래 공들여 두 인물과의 인터뷰에 성공한 것. 1980년 1월 상고머리를 한 26세의 배넌은 색다른 관심사를 가진 해군 엘리트였다. 동료들이 밤 문화를 즐기러 다닐 때 그는 서점을 찾아가 불교, 힌두교 등 동양 종교에 심취했다. 이 과정을 통해 그는 인간을 상품으로 대하는 신자유주의는 천박하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결국 서구 전통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그의 신념은 세계화를 반대하는 극우의 기반이 된다. 두긴은 공식적인 푸틴의 조언자였던 적은 없다. 그러나 러시아를 지배해 온 ‘푸티니즘’의 사상적 기반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62년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그는 10대 때 ‘유진스키 서클’에서 활동했다. 파시즘과 나치즘, 내셔널리즘, 신비주의 등을 연구하는 독특한 모임이었다. 그는 서구 근대 문명이 확립되기 전 유교, 이슬람, 힌두교 등 다양한 문명이 공존하던 시절을 그리워한다. 자유주의와 페미니즘, 성소수자 보호 등의 가치가 서양 지배의 결과에 불과하다고 본다. 국제사회에서 대척점에 있는 미국과 러시아이지만 주요 정치 세력의 사상적 근간이 하나로 통한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이를 추적하는 저자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잘 만들어진 누아르 영화를 감상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2018년 11월 배넌과 두긴의 ‘로마 비밀 회동’이 대표적이다.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논란으로 시끄러울 무렵 두 책사가 실질적 교감을 가진 것이다. 당시 배넌은 두긴에게 “전통주의자로서 미국과 함께 반대 세력에 맞서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합리성과 거리를 둔 극우 정치사상가들의 의기투합이 이뤄진 것. 오늘날 급부상하는 전통주의, 우파 포퓰리즘의 사상 지도를 촘촘히 그려낸 책이다. 트럼프의 재선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그의 사상적 기반이었던 인물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매력적이다. 막전막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저자는 “이들 전통주의자들은 실천적 혁신을 전혀 이뤄내지 못했다”는 결론을 내린다. 이들이 전통주의적 가치를 권력을 쥐기 위한 포퓰리즘 수단으로만 이용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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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故 이선균, 부국제 한국영화공로상 수상자로 선정

    배우 고(故) 이선균이 부산국제영화제(BIFF) 한국영화공로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10월에 열리는 영화제에선 그를 기리는 ‘고운 사람, 이선균’ 특별기획 프로그램이 열린다.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회는 한국 영화의 위상을 높이고, 세계적 성장에 기여한 영화인에게 수여하는 한국영화공로상 올해 수상자로 이선균 배우를 선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시상은 10월 2일 개막식 때 이뤄진다.고인을 기리는 특별기획 프로그램은 그의 대표작 6편의 상영회와 스페셜 토크 행사로 구성됐다. 상영 작품으로는 2010년 라스팔마스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파주(2009년)’를 비롯해 ‘우리 선희(2013년)’, ‘끝까지 간다(2014년)’ 등 이선균이 대중에게 영화배우로 각인된 초기작 3편이 포함됐다. ‘파주’에서 운동권 출신의 소명 의식을 지닌 인물을 연기한 이선균은 이중적인 캐릭터를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끝까지 간다’에선 부도덕한 형사로 출연해 강렬한 액션과 긴장감 넘치는 연기를 보여줬다.이와 함께 한국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고 미국 아카데미상 4관왕을 석권한 ‘기생충(2019년)’과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강직한 군인을 연기한 그의 마지막 작품 ‘행복의 나라’(2024년)도 상영된다. 또 담담하고 따뜻한 연기로 많은 시청자들에게 위로를 준 드라마 ‘나의 아저씨’(2018년)도 스크린으로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상영회에선 총 16화 드라마 중 그가 연기한 박동훈의 감정이 깊이 있게 전달됐다고 평가받는 5화를 보여준다.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 2~11일 열흘간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열린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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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거시험 요점 담은 ‘유설경학대장’ 등 보물 지정

    조선 시대 과거 시험에 출제된 내용의 요점을 정리한 ‘유설경학대장(類說經學隊仗)’이 보물이 됐다. 국가유산청은 성균관대 존경각이 소장한 유설경학대장을 비롯해 문화유산 4건을 보물로 지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유학경학대장은 중국 명나라 주경원이 편찬한 유학서로, 과거 시험에 출제될 148개 항목의 내용을 상·중·하 3권으로 정리한 책이다. 존경각 소장본은 조선 초기 금속활자인 경자자(庚子字) 가운데 가장 크기가 작은 활자인 소자(小字)로 찍어낸 것으로 분석된다. 본문 전체를 소자로 인쇄한 것은 존경각 소장본이 유일하다. 경자자는 1420년 주자소에서 구리로 만들어진 활자로, 조선 초기 인쇄사 및 서지학 연구를 위한 중요 자료로 평가된다. 국가유산청은 “존경각 소장본은 다른 판본과 달리 서문과 목차, 본문을 완전하게 갖추고 있어 가치가 더 크다”고 밝혔다. 평양 출신 화가 김진여(1675∼1760)가 그린 ‘권상하 초상’도 보물로 지정됐다. 기호학파의 정통 계승자로 꼽히는 권상하(1641∼1721)는 조선 사림의 거두인 송시열(1607∼1689)의 학통과 이어져 있다. 그림에는 ‘한수옹(권상하) 79세 진영(寒水翁七十九歲眞)’이라는 문구가 들어 있어 권상하의 79세 모습을 그린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날 ‘영광 불갑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시왕상 일괄 및 복장유물’ ‘해남 은적사 철조비로자나불좌상’ 등 불교 문화유산 2건도 보물로 지정됐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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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인의 명맥 끊기지 않게… 시간을 잇는 손길

    전승이 중단될 위기에 놓인 국가무형유산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국가유산청은 다음 달 3일부터 22일까지 서울 덕수궁에서 국가무형유산 전승취약 종목을 활성화하기 위한 특별전 ‘시간을 잇는 손길’을 연다고 20일 밝혔다. 전승취약 종목은 대중성이 낮아 전승이 끊길 위기에 처한 무형유산으로, 국가유산청이 3년마다 선정해 지원한다. 지난해는 갓일(갓 제작) 장인과 낙죽장(불에 달군 인두로 대나무 표피에 글씨나 그림을 그리는 장인) 등 25개 무형유산이 선정됐다. 전시에선 20개 전승취약 종목에 종사하는 전승자 46명의 작품 150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덕수궁 돈덕전과 덕홍전 등 두 곳에서 진행된다. 돈덕전에선 보유자 작품 80여 점과 제작 도구, 제작 과정 영상을 볼 수 있다. 특히 나주 무명베 샛골나이 노진남 보유자 등 고인이 된 보유자 4명의 작품도 전시된다. 한때 고종 황제의 접견실로 사용된 덕홍전에선 전승자 11명이 전통 기법으로 제작한 작품과 전통공예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생활 공예품 70여 점이 전시된다. 전시 기간에는 참여형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다음 달 8일 돈덕전 2층 아카이브실에선 토크 콘서트 ‘이어가다’가 열린다. 전시를 기획한 김주일 감독과 전승자들이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다음 달 11∼16일에는 생활 소품을 만들어 볼 수 있는 공예 체험 프로그램이 매일 두 번씩 진행된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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