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구

이진구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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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부터 ‘이진구 기자의 대화’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딱딱하고 가식적인 형식보다 친구와 카페에서 수다 떠는 듯한 편안한 인터뷰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sys1201@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종교67%
문학/출판23%
문화 일반7%
인사일반3%
  • 원불교 대각개교절 기념식 열려

    원불교 최대 명절인 대각개교절(大覺開敎節·4월 28일) 기념식이 28일 오전 10시 전북 익산 원불교 중앙총부 반백년기념관을 비롯한 국내외 1000여개 교당과 기관에서 열렸다. 기념식에서 원불교 최고지도자인 전산 종법사는 “원불교는 100여 년의 교단 창립 역사를 지나오는 동안 일제 식민 통치의 억압과 한국전쟁 등 여러 고통과 혼란의 격변기를 겪었으나, 이제는 오대양 육대주에 법음을 전하는 기적 같은 교단사를 이뤄내고 있다”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대신한 축사에서 “원불교 교도들이 이웃의 고통을 보듬어 주듯 정부 역시 사회적 약자를 보듬는 따뜻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대각개교절은 교조인 소태산 박중빈(少太山 朴重彬·1891∼1943)의 깨달음과 개교(開敎)를 기념하는 원불교 최대 경축일이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3-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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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 쏟아지는 천년고찰서 차담… 산책길엔 쉼표 하나

    “다섯 손가락이 연꽃잎처럼 서로 밀착되게 손바닥을 붙이시고요, 팔목은 명치 근처에 오게 올리고 합장해주세요.”(직지사의 한 스님) 삶의 쉼표가 필요할 때, 마음이 쉬어갈 만한 곳으로 템플스테이만 한 것이 또 있을까. 25일 기자가 찾은 곳은 경북 김천에 자리한 대한불교조계종 직지사(直指寺). 2002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템플스테이를 시작한 사찰이다. 신라 눌지왕 2년(418년) 아도 화상이 창건한 천년 고찰로 사명대사가 출가한 곳이다. 최근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RM이 다녀간 뒤에는 BTS 팬클럽 ‘아미’의 성지가 됐다. 직지사는 체험형(금·토, 일·월요일 1박 2일)과 숙박 기간에 관계없는 휴식형(월요일 제외) 템플스테이를 운영하고 있다. 체험형은 예불, 스님과의 차담, 108배 및 연등 만들기, 사찰 산책, 명상 체험 등을 하고, 휴식형은 말 그대로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물론 원할 경우 저녁 또는 새벽 예불을 드리거나 걷기 명상 등에 참여할 수 있다. 두 종류 모두 사찰 관람으로 시작된다. 오랜 역사만큼 경내에는 대웅전(보물), 대웅전 앞 동서삼층석탑(보물), 도리사 금동육각사리함(국보) 등 볼거리가 많다. 전명자 문화관광해설사는 “문화재 외에도 직지사는 사명대사 명상길 등 울창한 소나무와 산수유, 철쭉, 개나리, 목단 등이 어우러진 정갈하고 운치 있는 산책길이 일품”이라며 “오랜 세월 큰스님들이 공들여 가꿨다”고 말했다. 스님과의 차담은 템플스테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밤은 깊어가고, 비도 내리고, 방 안 가득한 차향에 취해 조심스레 선문답을 던졌다. “친한 후배가 저를 서운하게 했는데, 분해서 못 견디겠습니다.” 스님이 조용하게 답했다. “후배가 서운하게 한 건 시주님 의도와 관계없이 일어난 일이지요. 그런데 어떻게 되갚아줄까 생각하며 시간을 낭비하거나, 술을 먹고 혹여 가족에게 화풀이라도 하게 되면 이건 모두 시주님이 스스로 만든 일입니다. 후배를 미워하는 게 결국 자신을 괴롭히고, 고통을 확대하는 걸로 이어지는 거죠. 그 시간과 에너지를 어떻게 내 행복을 위해 쓸지 생각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다음 날 새벽 예불에 참석했다. 예불은 새벽 4시 반에 30분 동안 한다. 전날 비가 온 탓인지 아직은 쌀쌀하다. 새벽 공기를 가르는 예불 소리에 맞춰 절을 하는데 10번이 넘어가자 금방 땀이 나고 다리가 펴지지 않는다. ‘스님, 휴식형이라면서요….’ 아침 공양은 죽. 가끔 찰밥과 미역국이 나올 때가 있는데 이날은 스님들이 머리 깎는 날이라고 한다. 직지사는 외국인을 위한 영어 통역도 제공한다. 이달 초 미국 ABC 방송국 TV 드라마 ‘더 루키’ 총괄 프로듀서인 미셸 채프먼이 가족과 함께 방문했다. 채프먼은 사찰의 매력에 반해 직지사의 아름다움과 사찰음식을 다룬 프로그램을 두 편 제작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템플스테이는 누구라도 이용할 수 있다. 휴식형은 물론이고, 체험형도 정해진 프로그램 시간을 제외하면 자유롭게 경내를 다니며 자연 풍경과 사찰의 고즈넉함을 즐길 수 있다. 오가며 만나는 스님들과의 대화는 덤. 직지사 바로 아래에는 직지문화공원, 사명대사 공원이 있다. 야경이 특히 일품이다. 저녁 공양을 마치고 산책 삼아 슬슬 내려와 걷다 보면 템플스테이의 매력에 빠지지 않을 수가 없다. 템플스테이 운영 사찰과 프로그램 및 예약은 템플스테이 공식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김천=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3-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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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년 고찰서 스님과의 차담… RM도 다녀간 직지사 템플스테이

    “다섯 손가락이 연꽃잎처럼 서로 밀착되게 손바닥을 붙이시고요, 팔목은 명치 근처에 오게 올리고 합장해주세요.”삶의 쉼표가 필요할 때, 마음이 쉬어갈 만한 곳으로 템플스테이만한 것이 또 있을까. 25일 기자가 찾은 곳은 2002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템플스테이를 시작한 대한불교조계종 직지사(直指寺·경북 김천). 신라 눌지왕 2년(418년) 아도 화상이 창건한 천년 고찰로 사명대사가 출가한 유서 깊은 곳이다. 최근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RM이 다녀간 뒤에는 BTS 팬클럽 ‘아미’의 성지가 됐다.직지사는 체험형(금·토, 일·월 1박 2일)과 숙박 기간과 관계없는 휴식형(월요일 제외) 템플스테이를 제공하고 있다. 체험형은 예불, 스님과의 차담, 108배 및 연등 만들기, 사찰 산책, 명상 체험 등을, 휴식형은 말 그대로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물론 원할 경우 저녁 또는 새벽 예불을 드리거나 걷기 명상 등에 참여할 수 있다. 두 종류 모두 사찰 관람으로 시작되는데, 오랜 역사만큼 경내에는 대웅전(보물 제1576호), 대웅전 앞 동서삼층석탑(보물 제606호), 도리사 금동육각사리함(국보 제208호) 등 볼거리가 많다. 전명자 문화관광해설사는 “문화재 외에도 직지사는 사명대사 명상길 등 울창한 소나무와 산수유, 철쭉, 개나리, 목단 등이 어우러진 정갈하고 운치 있는 산책길이 일품”이라며 “오랜 세월 큰 스님들이 공들여 가꾼 작품들”이라고 말했다. 한창 설명을 듣는데 옆을 보니 웬 소녀가 함께 듣고 있다. 누구냐고 물어보니 ‘아미’란다. 스님과의 차담은 템플스테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밤은 깊어져 가고, 비도 내리고, 방 안 가득한 차향에 취해 건방지게 선문답을 던졌다.“친한 후배가 저를 서운하게 했는데, 분해서 못 견디겠습니다.”“후배가 서운하게 한 건 시주님 의도와 관계없이 일어난 일이지요. 그런데 어떻게 되갚아 줄까 생각하며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고, 화가 난다고 술을 먹고 그러다 울컥해 가족이나 친구에게 화풀이라도 하게 되면 이건 모두 시주님이 스스로 만든 일입니다. 후배를 미워하는 게 결국 자신을 괴롭히고, 고통을 확대 재생산하는 걸로 이어지는 거죠. 차라리 그 시간과 에너지를 어떻게 하면 내 행복을 위해 쓸지를 생각하는 쪽으로 돌리는 게 낫지 않을까요. 부처님을 뵙는 것도 도움이 될 겁니다.”생각해보니 되갚아줄 생각은 하면서도 실제로 행동에 옮길 방법은 없다. 그러면서도 늘 그 생각에 자신을 괴롭히고 있었으니…. 말이 나온 김에 예정에는 없었지만, 다음 날 새벽 예불에 참석하기로 했다.아침 예불은 새벽 4시 반에 30분 동안 이뤄진다. 전날 비가 온 탓인지 아직은 쌀쌀하다. 새벽 공기를 가르는 예불 소리에 맞춰 부처님께 절을 하는데 10번이 넘어가자 금방 땀이 나고 다리가 펴지지 않는다. ‘스님, 휴식형이라면서요….’ 아침 공양은 죽. 가끔 찰밥과 미역국이 나올 때가 있는데 이날은 스님들이 머리 깎는 날이라고 한다. 정확한 유래는 모르지만, 머리를 깎아 빠진 기를 보충하기 위해서라는 속설이 있다. 직지사는 외국인을 위한 영어 통역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미국 ABC 방송국 TV 드라마 ‘더 루키(The Rookie)’ 총괄 프로듀서인 미셸 채프먼이 가족과 함께 방문했는데, 사찰의 매력에 반해 직지사의 아름다움과 사찰음식 등 두 편을 제작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특정 종교시설에서 하는 거라 거리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템플스테이는 아주 쉽게 누구라도 이용할 수 있다. 휴식형은 물론이고, 체험형도 정해진 프로그램 시간을 제외하면 자유롭게 경내를 다니며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천년 사찰의 고즈넉함을 즐길 수 있다. 오가며 만나는 스님들과의 대화는 덤. 직지사 바로 아래에는 직지문화공원, 사명대사 공원 등이 조성돼있는데 야경이 일품이다. 저녁 공양을 마치고 산책 삼아 슬슬 내려와 걷다 보면 템플스테이가 주는 매력에 빠지지 않을 수가 없다. 조계종에서 제공하는 템플스테이 사찰과 프로그램 및 예약은 템플스테이 공식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3-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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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인간의 언어 능력마저 넘보는 AI… 최후의 승자 누굴까

    살다 보면 한 번도 궁금해하지 않던 것에 대해 어쩌다 궁금증을 느낄 때가 있다. 이 책이 그렇게 만든다. 우리가 늘 쓰는 이 ‘언어’는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 진화의 유구한 세월 속에 왜 인간만이 언어라는 독특한 도구를 만들 수 있게 됐을까. 대화형 인공지능(AI) 챗봇 챗GPT의 등장으로 인간은 언어라는 자신만의 고유 능력에서도 기계에 밀리지 않을까. 그 뒤는? 저명한 언어 인지과학자와 인지심리학자 두 사람이 인류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 중 하나인 언어의 기원에 대한 탐구에 나섰다. 저자들은 언어가 생물학적 진화의 결과로 창조된 것이 아니라 인간의 독창성이 오랜 세월 축적돼 만들어진 산물이라고 주장한다. 몸짓으로 의미를 맞추는 제스처 게임처럼 끊임없는 상호작용을 통해, 또는 우연한 과정에서 공통분모를 발견하고 이를 확장해 나가면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이런 과정은 음성에도 적용된다. 어떠한 몸짓도 사용할 수 없고, 오직 인간이 낼 수 있는 소리만을 이용해 ‘칼’ ‘물’ ‘호랑이’ 같은 명사는 물론이고 ‘요리하다’ ‘사양하다’ ‘자르다’ 같은 동사의 의미를 전달하는 실험을 했더니 참가자들이 수많은 반복과 시행착오를 거쳐 일정한 패턴의 소리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물은 보글보글 소리로, 호랑이는 낮게 으르렁거리는 소리로 표현하는 식이다. 칼은 ‘휙’ 하는 소리로 표현했는데, ‘휙’ 소리를 여러 번 반복함으로써 ‘자르다’라는 동사를 표현해냈다. 이런 방식이 오랜 세월 씨줄과 날줄로 연결되고 의미를 넓히고 다수가 사용하면서 언어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그리고 인간은 이 언어 덕분에 자신보다 훨씬 빠르고 강력한 동물들을 제치고 지금의 위치에 올라섰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어떤 식으로든 “함께 창을 던지자”라는 의사를 전달할 수 없었다면 혼자서는 거대한 매머드를 잡을 수 없었을 테니 말이다. 그러면 신체적 능력에서 도저히 기계를 이길 수 없는 인간이, 만약 언어 능력까지 인공지능에 뒤진다면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스티븐 호킹(1942∼2018)이 BBC 테크놀로지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던 대로 종국에 인간은 인공지능에 대체될까? 저자들이 소개한 헤밍웨이의 에피소드는 이 질문에 희망적인 메시지를 준다. 단어 6개로 자신들을 울릴 수 있는 소설을 쓰면 돈을 주겠다고 조롱하는 사람들에게 헤밍웨이는 즉석에서 ‘For sale. Baby shoes. Never worn’(아기 신발 팝니다. 신은 적 없음)이라고 썼다. 이 짧은 글에서 누군가는 태어나자마자 죽은 아기를 연상하고, 누군가는 태어날 아기를 위해 신발을 준비한 부모의 마음을 떠올릴 것이다. 또 어떤 이는 너무 가난해서 죽은 아기의 신발마저 팔 수밖에 없는 부모를 그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문장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해 과거의 대화와 경험, 세상에 대한 지식을 기반으로 유추해보는 풍부한 은유적 과정을 생략한 채, 단어의 열과 열을 통계적으로 짝짓기하는 기계적인 작업만 수행했다. 그 결과 이 문장을 단순한 상품 판매 광고로 해석했다. 언어의 기원에 대한 탐구가 의외로 터미네이터가 지배하는 세상은 오지 않는다는 희망을 주니 참 놀랍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3-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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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지는 종교 떠나 행복으로 안내하는 훌륭한 지침서”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직지)은 한국 선불교의 자부심입니다.” 프랑스 파리 프랑스국립도서관(BnF)에서 12일(현지 시간) 개막한 특별전 ‘인쇄하다! 구텐베르크의 유럽’의 백미는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본 ‘직지’다. 직지 실물이 공개된 것은 1973년 이후 50년 만이다. 프랑스에서 직지와 한국불교의 인쇄문화유산을 강연한 대한불교조계종 범종 스님(총무원 사회부장·사진)은 귀국 뒤 19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직지(直指)는 ‘마음을 바르게 보면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라는 뜻”이라며 “특정 종교 여부를 떠나 인류를 행복한 삶으로 안내해 주는 훌륭한 지침서”라고 말했다. ―수많은 불교 서적 중 직지를 선불교의 자부심으로 꼽은 이유는 무엇인가. “불교에는 법맥(法脈)이라는 게 있다. 깨달은 법을 전하는 계보를 말하는데 인도에서는 이 법맥이 석가모니부터 시작해 28조(祖)인 달마(보리달마·菩提達磨)로 이어졌다. 달마가 중국으로 건너가 중국의 선종 법맥이 생겼고, 우리나라에도 전승돼 고려 때 지공 선사(?∼1363), 나옹 선사(1320∼1376)로 계승됐다. 지공 선사의 제자 중 한 명이 직지를 편찬한 백운 스님(1298∼1374)이다. 직지는 바로 이 정통 법맥을 이은 책이다.” ―강연을 직지 내용이 아닌 심우도(尋牛圖) 설명으로 시작했던데…. “심우도는 방황하는 자신의 본성을 발견하고, 깨달음에 이르는 10단계를 야생 소를 길들이는 과정으로 비유해 그린 그림이다. 여기서 소는 누구에게나 있는, 하지만 깨닫지 못하고 있는 불성(佛性)을 말한다. 심우(尋牛)는 그 소를 찾기 위해 산속을 헤매는 모습이다. 헤매다가 견적(見跡·소의 발자국을 발견), 견우(見牛·소를 발견), 득우(得牛·소를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 등으로 이어진다. 바로 직지 내용부터 설명하면 프랑스인들이 잘 이해하지 못할 것 같아 쉽게 접근하려고 그림으로 설명했다.” ―프랑스인들은 어떤 점을 궁금해했나. “한국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를 만들었으면서도 왜 금속활자보다 목판 인쇄가 더 많이 발달했냐고 묻더라.” (이유가 뭔가?) “한자 문화권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로마문자는 26자이고 그걸 조합해 쓰기 때문에 활자를 만들기 쉽다. 반면 한자는 수만 자에 이른다. 그 많은 글자를 하나하나 주물로 만들어 쓰기는 쉽지 않았을 거다. 아, 그리고 직지 상권이 한국에 남아 있느냐는 질문도 있었다.” ―금속활자본은 상·하권 중 하권만 남아 있다고 알려졌는데…. “2007년 국내 도굴계의 ‘큰손’으로 알려진 도굴꾼 하나가 수감 중에 언론사에 편지를 보냈다. 각각 서울 봉원사와 경북 안동 광흥사의 복장유물(불상 등의 내부에 안치한 유물)이었던 직지 상권 두 권을 자신이 과거 훔쳤다는 주장이다. 당시 언론에 보도가 됐는데 그걸 전해 들은 게 아닌가 싶다. 그런데 절도 자체는 확인이 됐는데, 절에서도 피해를 당하기 전까지는 (불상 안을) 열어본 적이 없으니 실제로 안에 뭐가 있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당시 검찰과 국가정보원까지 나서서 조사했는데 아직도 실체가 확인된 건 없다.” ―프랑스 강연은 어떻게 맡게 된 건가. 직지와 인연이 있나. “지금 광흥사 주지가 전데…. 하하하. 당시에도 광흥사에 있었기 때문에 검찰에 가서 증언도 하고 관련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꼭 그 이유 때문은 아니지만 그러다 보니 직지에 관해 공부도 하게 됐고…. 그런 인연이 이어진 게 아닌가 싶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3-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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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종 스님 “‘직지’는 한국 선불교의 자부심입니다”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직지)은 한국 선불교의 자부심입니다.” 12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프랑스국립도서관(BnF)에서 ‘인쇄하다! 구텐베르크의 유럽’ 특별전이 열렸다. 7월 16일까지 열리는 이 특별전의 백미는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본인 ‘직지’. 직지 실물이 공개된 것은 1973년 이후 50년 만이다. 현지에서 직지와 한국불교의 인쇄문화유산을 강연한 대한불교조계종 범종 스님(총무원 사회부장)은 “직지(直指)는 ‘마음을 바르게 보면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라는 뜻”이라며 “특정 종교 여부를 떠나 인류를 행복한 삶으로 안내해주는 훌륭한 지침서”라고 말했다. ―불경은 물론이고 수많은 불교 관련 책 중에 직지를 한국 선불교의 자부심이라고 꼽은 이유는….“불교에는 법맥(法脈)이라는 게 있다. 깨달은 법을 전하는 계보를 말하는데 인도에서는 이 법맥이 석가모니부터 시작해 28조(祖)인 달마(보리달마·菩提達磨)로 이어졌다. 달마가 중국으로 건너가 중국의 선종 법맥이 생겼고, 우리나라에도 전승돼 고려 때 지공 선사(?~1363), 나옹선사(1320~1376)로 계승됐다. 그 지공 선사의 제자 중 하나가 직지를 편찬한 백운스님(1298~1374)이다. 직지를 한국 선불교의 자부심이라고 하는 것은 바로 이 정통 법맥을 이은 작품이기 때문이다.”―강연을 직지 내용이 아닌 심우도(尋牛圖)를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했던데…. “심우도는 방황하는 자신의 본성을 발견하고, 깨달음에 이르는 10단계를 야생 소를 길들이는 과정으로 비유해 그린 그림이다. 여기서 소는 누구에게나 있는, 하지만 깨닫지 못하고 있는 불성(佛性)을 말한다. 심우(尋牛)는 그 소를 찾기 위해 산속을 헤매는 모습이다. 헤매다가 견적(見跡·소의 발자국을 발견), 견우(見牛·소를 발견), 득우(得牛·소를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 등으로 이어진다. 바로 직지 내용부터 설명하면 프랑스 청중들이 잘 이해하지 못할 것 같아 쉽게 접근하려고 그림으로 설명했다.” (실례가 아니라면 당신은 몇 단계인가) “하하하.”―프랑스 청중들이 어떤 점을 궁금해하든가. 질문도 받았을 텐데….“한국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를 만들었으면서도 왜 금속활자보다 목판 인쇄가 더 많이 발달했냐고 묻더라.” (이유가 뭔가) “한자 문화권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로마문자는 26자고 그걸 조합해 쓰기 때문에 활자를 만들기 쉽다. 반면 한자는 수만 자에 이른다. 그 많은 글자를 하나하나 주물로 만들어 쓰기는 쉽지 않았을 거다. 만약에 고려 시대에 한글이 있었다면 우리가 서양보다 더 금속활자 문화가 꽃피웠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 그리고 혹시 직지 상권이 한국에 남아있냐는 질문도 있었다.”―상·하권 중 하권만 남아있다고 알려졌는데…. “2007년 국내 도굴계의 ‘큰 손’으로 알려진 도굴꾼 하나가 수감 중에 언론사에 편지를 보냈다. 각각 서울 봉원사와 경북 안동 광흥사의 복장유물(불상 등의 내부에 안치한 유물)이었던 직지 상권 2권을 자신이 과거 훔쳤다는 내용이다. 당시 좀 기사화가 됐는데 그걸 전해 들은 게 아닌가 싶다. 그런데 이게 절도 사실은 확인이 됐는데, 절에서도 피해를 당하기 전까지는 열어본 적이 없으니 실제로 안에 뭐가 있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당시 검찰과 국가정보원까지 나서서 조사했는데 아직도 실체가 확인된 건 없다.”―프랑스 강연은 어떻게 맡게 된 건가. 직지와 연이 좀 있나.“그 광흥사 주지가 전데…. 하하하. 당시에도 광흥사에 있었기 때문에 검찰에 나가 증언도 하고 관련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꼭 그 이유 때문은 아니지만 그러다 보니 직지에 관해 공부도 하게 됐고… 그런 인연이 이어진 게 아닌가 싶다.”이진구기자 sys1201@donga.com}

    • 2023-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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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음달 4일부터 사찰 문화재 관람료 폐지한다

    대한불교조계종이 다음 달 4일부터 전국 65개 사찰에서 징수하던 문화재 관람료를 폐지하고 무료로 개방한다. 이는 국가지정문화재의 민간 소유자 또는 관리단체가 문화재 관람료를 감면할 경우 감면 비용을 국가가 지원하도록 하는 개정 문화재보호법 시행에 따른 것이다. 문화재 관람료 폐지 따른 비용은 정부가 보조하며, 이를 위해 정부는 올해 419억 원의 예산을 배정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3-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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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주 열암곡 마애불 ‘천년의 미소’ 화상으로 먼저 공개”

    올해 대한불교조계종의 가장 큰 숙원 사업 중 하나가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 바로 모시기’다. 2007년 5월 경주 남산 기슭에서 엎어진 채로 발견된 80t 무게의 이 불상은 지형적, 기술적 어려움과 파손 우려 탓에 지금까지도 일으켜 세우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조계종이 ‘마애불 바로 모시기’를 종책 사업으로 선정하면서 추진에 탄력이 붙었다. 조계종은 지난달 28일 특별기도 입재식을 시작으로 14일 열암곡 마애불상 학술대회, 19일 ‘천년을 세우다’ 추진위원회 출범식 등 본격적인 입불(立佛) 대장정에 나선다. ‘열암곡 마애불 바로 모시기’ 공동추진단장인 탄원 스님(총무원 문화부장)은 11일 “최종 입불은 2025년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마애불이 엎어져 있는 탓에 옆모습밖에는 알려지지 않았는데…. “그래서 최종 입불 전이라도 첨단 장비를 이용해 부처님 존안만이라도 먼저 화상으로 만들어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하려 한다. 천 년 전 부처님의 미소가 어떤지 너무 궁금하지 않나. 촬영한 자료가 있을 것 같아 문화재청에 요청한 상태인데, 만약 없다면 지금이라도 만들려고 한다.” ―입불 과정은 어떻게 되나. “8월경 연구 용역 결과가 나오는 대로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들어간다. 그 뒤에는 똑같은 크기와 무게의 모형을 만들어 비슷한 장소에서 실제로 들어 올리는 실사 시뮬레이션도 여러 차례 할 계획이다. 마애불이 있는 곳은 35∼45도에 이르는 급경사고, 이 때문에 중장비가 들어가기 쉽지 않다. 불상이 화강암 재질이라 작은 충격에도 부서질 수 있다. 만에 하나 한 점의 손상이라도 생기면 큰일이기 때문에 완벽히 하느라 시간은 좀 걸릴 것으로 보인다.” ―공사 허가를 받는 것도 쉽지 않다던데…. “마애불이 있는 경주 남산은 국가사적지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그래서 작업을 위해 텐트 하나 치는 것까지 허가받아야 한다. 문화재 복원도 중요하지만 남산 보존 역시 중요하기 때문이다. 문화재청과 경주시도 마애불 바로 모시기에 적극적인 입장이기 때문에 자연환경과 문화재를 보호하면서 원형 훼손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 ―입불 후 마애불은 어디에 있게 되나. “박물관으로 옮기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또 문화재는 있던 자리에 보존하는 것이 바람직하기도 하고…. 단지 떨어져 나왔던 원 장소에 붙이는 것은 어려울 테니, 현재 있는 곳 근처에 지진 등 피해로부터 가장 안전한 곳을 찾아 모셔야 할 것 같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3-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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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지’에 담긴 뜻은 “마음을 바르게 깨달으라”

    “법성(法性)은 본래부터 둥글고도 밝으니 병이 나았는데 왜 약에 집착하는가. 모든 법이 평등한 줄 안다면 고요하고 맑고 상쾌하리라.” 프랑스 파리에서 50년 만에 일반에 공개된 ‘직지’의 내용 중 일부다. 직지의 전체 이름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로 고려 말 백운 스님(1298∼1374)이 가려 엮은 ‘직지심체’의 요약본이라는 뜻이다. 직지심체는 ‘직지인심견성성불(直指人心見性成佛)’이라는 구절에서 따온 것으로, 사람이 마음을 바르게 깨달으면 그 심성이 곧 부처라는 의미다. 직지는 선종(禪宗) 역대 조사(祖師)의 어록 등을 간추린 내용과 무심선(無心禪)이라는 선 수행법을 담고 있다. 무심선이란 분별에 물들지 않고, 시비와 선악에 동요되지 않는 마음인 무심을 도의 본체로 보는 선관(禪觀)이다. 이번 프랑스국립도서관에서 전시를 위해 펼쳐 놓은 장은 154장 지공(誌公) 화상의 14과송(科頌) 중 4번째 이사불이(理事不二·이치와 현상은 둘이 아니다), 5번째 정란불이(靜亂不二·고요함과 산란함은 둘이 아니다), 6번째 선악불이(善惡不二·선과 악은 둘이 아니다)를 담고 있다. 이 중 정란불이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소란을 피하고 고요함을 구하니, 밀가루를 버리고 떡을 구하는 것과 같네. 떡은 본래 밀가루에서 생겨났는데, 만드는 사람 따라 다양하게 변하네. 번뇌가 곧 보리이고, 마음이 없으면 경계 또한 없는 것이요, 생사가 열반과 다르지 않고, 탐욕과 성냄은 아지랑이나 그림자와도 같네. (후략)’(동국대 동국역경원 번역)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3-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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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엎어진 채 발견된 경주 마애불, ‘천년 미소’ 먼저 본다

    올해 대한불교조계종의 가장 큰 숙원 사업 중 하나가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 바로 모시기’다. 2007년 5월 경주 남산 기슭에서 엎어진 채로 발견된 80t 무게의 이 불상은 지형적, 기술적 어려움과 파손 우려 때문에 지금까지도 일으켜 세우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조계종이 ‘마애불 바로 모시기’를 ‘천년을 세우다’ 종책 사업으로 선정하면서 추진에 탄력이 붙었다. 조계종은 지난달 28일 특별기도 입재식을 시작으로 14일 열암곡 마애불상 학술대회, 19일 ‘천년을 세우다’ 추진위원회 출범식 등 본격적인 입불 대장정에 나선다. ‘열암곡 마애불 바로 모시기’ 공동추진단장인 탄원 스님(총무원 문화부장)은 11일 “최종 입불(立佛)은 2025년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첨단 장비를 이용해 부처님 존안부터 먼저 화상으로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마애불이 엎어져 있는 탓에 옆모습밖에는 알려지지 않았는데….“그래서 최종 입불 전이라도 첨단 장비를 이용해 부처님 존안만이라도 먼저 화상으로 만들어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하려고 한다. 천 년 전 부처님의 미소가 어떤지 너무 궁금하지 않나. 처음 발견 당시 촬영한 자료가 있을 것 같아 문화재청에 요청한 상태인데, 만약 없다면 지금이라도 만들려고 한다.”―입불 과정은 어떻게 되나.“8월경 연구 용역 결과가 나오는 대로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들어간다. 컴퓨터 시뮬레이션 후에는 똑같은 크기와 무게의 모형을 만들어 비슷한 장소에서 실제로 들어 올리는 실사 시뮬레이션도 여러 차례 할 계획이다. 마애불이 있는 곳은 35~45도에 이르는 급경사고, 이 때문에 중장비가 들어오기도 쉽지 않다. 불상이 화강암 재질이라 작은 충격으로도 부서질 수 있다. 만에 하나 한 점의 손상이라도 생기면 큰일이기 때문에 완벽히 하느라 시간은 좀 걸릴 것으로 보인다.” ―공사 허가를 받는 것도 쉽지 않다던데….“마애불이 있는 경주 남산은 국가사적지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그래서 작업을 위해 텐트 하나 치는 것까지 허가받아야 한다. 문화재 복원도 중요하지만, 남산 보존 역시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화재청이나 경주시 등 관계 기관에서도 마애불 바로 모시기에 적극적이기 때문에 자연환경과 문화재 보호를 동시에 충족시키면서 원형 훼손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입불 후에는 어디에 있게 되나.“박물관으로 옮기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또 문화재는 있던 자리에 보존하는 것이 바람직하기도 하고…. 단지 떨어져 나왔던 원장소에 붙이는 것은 어려울 테니, 현재 있는 곳 근처에 지진 등 피해로부터 가장 안전한 곳을 찾아 모셔야 할 것 같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3-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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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最古’ 직지, 佛국립도서관서 특별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본인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직지)의 실물이 프랑스 현지에서 반세기 만에 공개됐다. 11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파리에 있는 프랑스국립도서관은 12일(현지 시간)부터 7월 16일까지 ‘인쇄하다! 구텐베르크의 유럽’ 전시를 열고 직지를 선보인다. 프랑스국립도서관은 전시 개막 전날인 이날 언론 초청 행사에서 직지를 공개했다. 인류의 인쇄술을 다루는 이번 전시에서 직지는 인쇄술의 발명과 역사를 짚는 첫머리를 장식한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서양 판목(版木)인 ‘프로타 판목’(1400년), 유럽 최초의 금속 활자본인 ‘구텐베르크 성경’(1455년) 등도 함께 전시된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직지가 세계 최고의 금속 활자라는 중요성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직지는 고려 말 승려 백운(1298∼1374)이 고승들의 어록을 가려 엮은 것으로 1377년(고려 우왕 3년) 충북 청주 흥덕사에서 금속활자로 간행됐다. ‘구텐베르크 성경’보다 78년 앞선다. 전체 명칭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로, 원래 상·하 2권인데 남아있는 것은 하권이다. 프랑스국립도서관은 “아시아의 인쇄 기술은 유럽보다 몇 세기 앞섰다”고 평가했다. 직지는 조선 말기 주한 대리공사를 지낸 프랑스인 콜랭 드 플랑시(1853∼1922)가 수집해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에서 최초로 전시했다. 이후 경매로 직지를 구입한 프랑스 예술품 수집가의 유언에 따라 프랑스국립도서관에 1950년 기증됐다. 1972년 ‘세계 도서의 해’에 이어 1973년 ‘동양의 보물전(展)’에서 마지막으로 실물이 공개됐다. 이후 50년간 수장고에 보관돼 왔다. 인쇄사적 의미를 인정받아 200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전시 기간에 프랑스 현지에서는 직지의 가치를 알리는 행사도 열린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대한불교조계종,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은 13일 파리 한국문화원에서 직지의 편찬 배경과 한국 불교의 인쇄 문화유산을 다루는 콘퍼런스를 연다. 조계종 총무원 범종 스님은 직지의 우수성과 한국 불교문화 유산을 소개한다. 조계종은 “범종 스님은 직지의 불교 선어록으로서 가치와 의미를 설명할 예정”이라며 “무구정광대다라니경(無垢淨光大陀羅尼經·8세기 중엽), 고려대장경판 및 제경판(1237∼1248년) 등 통일신라에서 조선시대에 이르는 한국 불교문화도 함께 소개한다”고 밝혔다.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3-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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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지심경 진본, 반세기 만에 프랑스에서 공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본인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직지)의 실물이 프랑스 현지에서 반세기 만에 공개된다. 11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파리에 있는 프랑스국립도서관은 12일(현지 시간)부터 7월 16일까지 ‘인쇄하다! 구텐베르크의 유럽’ 전시를 열고 직지를 선보인다. 인류의 인쇄술을 다루는 이번 전시에서 직지는 인쇄술의 발명과 역사를 짚는 첫머리를 장식한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서양 판목(版木)인 ‘프로타 판목’(1400년), 유럽 최초 금속 활자본인 ‘구텐베르크 성경’(1455년) 등도 함께 전시된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 관계자는 “직지가 세계 최고 금속 활자라는 중요성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직지는 고려 말 승려 백운(1298~1374)이 고승들의 어록을 가려 엮은 것으로 1377년(고려 우왕 3년) 충북 청주 흥덕사에서 금속활자로 간행됐다. ‘구텐베르크 성경’보다 78년 앞선다. 전체 명칭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로, 원래 상·하 2권인데, 남아있는 것은 하권이다. 직지는 조선 말기 주한 대리공사를 지낸 프랑스인 콜랭 드 플랑시(1853∼1922)가 수집해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에서 최초로 전시했다. 이후 경매로 직지를 구입한 프랑스 예술품 수집가의 유언에 따라 프랑스국립도서관에 1950년 기증됐다. 오랫동안 도서관 서고에 묻혀 있었으나 1972년 이 도서관 사서로 일하던 고 박병선 박사(1928~2011)가 재발견하며 세상에 존재가 알려졌다. 1972년 ‘세계 도서의 해’에 이어 1973년 ‘동양의 보물전(展)’에서 마지막으로 실물이 공개됐다. 이후 50년간 수장고에 보관돼 왔다. 인쇄사적 의미를 인정받아 200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전시 기간 프랑스 현지에서는 직지의 가치와 의미를 알리는 행사도 열린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은 13일 파리 한국문화원에서 직지의 편찬 배경을 짚고 한국 불교의 인쇄 문화유산을 다루는 콘퍼런스를 연다. 조계종 총무원 범종 스님이 이번 콘퍼런스에서 직지의 우수성과 한국불교 문화유산을 소개할 예정이다. 조계종은 “범종 스님은 현지에서 직지의 불교 선어록으로서 가치와 의미, 중국선과 한국의 간화선의 특징을 설명할 예정”이라며 “또 무구정광대다라니경(無垢淨光大陀羅尼經·8세기 중엽), 고려대장경판 및 제경판(1237~1248) 등 통일신라에서 조선시대에 이르는 우수한 한국 불교문화도 함께 소개한다”고 밝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3-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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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복수가 상처받은 뇌까지 치료할 수는 없어, 동은아”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더 글로리’는 끔찍한 학교 폭력을 당한 소녀(문동은)가 성인이 돼 가해자들에게 복수하는 내용을 그렸다. 동은의 치밀한 계획으로 가해자 중 둘은 숨지고, 한 사람은 평생 말을 못 하게 됐으며, 나머지 둘도 모든 것을 잃고 법의 심판을 받는다. 이제 동은은 과거의 끔찍한 기억으로부터 벗어나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을까. 교사인 저자가 아들이 학교 폭력 당한 것을 계기로 괴롭힘과 폭언, 학대가 피해자의 뇌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리기 위해 일종의 ‘고발서’를 썼다. 어느 날 물도 못 마실 정도로 입안에 염증이 잔뜩 난 아들을 데리고 병원에 간 저자는 의사로부터 충격적인 말을 듣는다. 염증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나오는 물질(코르티솔)의 과다 분비 탓이라는 것이다. 알고 보니 아들은 농구팀 코치로부터 수년간 지속적인 폭언에 시달리고 학대를 받고 있었다. 이때부터 공격적인 말, 학대, 괴롭힘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시작한 저자는 코르티솔이 염증뿐만 아니라 뇌 속의 집행 중추를 방해해 뇌의 발달 구조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계산이나 언어 능력을 저하시키고, 단기 및 장기 기억력에도 손상을 준다는 것이다. 특히 폭력과 학대로 인해 생긴 뇌의 상처는 치유가 쉽지 않다. 피부의 상처나 멍처럼 금방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에 따르면 어릴 때 받은 뇌의 상처는 아동기는 물론이고 더 늦은 시기에도 정신질환으로 나타날 수 있다. 피해자가 학대로 인한 충격을 자기 내부로 돌리면 우울증, 불안, 자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의 증상을 보이고, 바깥으로 돌리면 공격성, 충동성, 약물 남용, 과잉 행동, 태만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특히 어릴 때 나타난 이런 파괴적인 행동을 가정, 학교 또는 사법 시스템에서 질책과 처벌로 다룰 경우 개인의 트라우마를 더 심화시킨다고 지적한다.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상처받은 뇌는 치료가 가능하다고 한다. 저자는 몇 가지 방법을 제시하는데, 그중 하나가 요즘 학교 폭력 고발처럼 가해자의 이름을 용기 있게 부르라는 것이다. 가해자 이름을 공개적으로 부르면 가해자에게 책임을 지게 할 가능성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저자는 가해자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생각 자체를 못 하면 주변에 도움을 구하는 일도 못 하게 되고, 결국 이것이 자신의 뇌를 치료하는 길도 막는 결과를 낳는다고 말한다. 이와 함께 사회적으로는 아이들에게 괴롭힘과 학대, 성범죄가 벌어질 경우 누구에게 신고해야 하는지, 어떤 용어를 사용해야 정확하게 말할 수 있는지, 신고받은 어른이 오히려 의심할 경우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등 아이들이 대처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공자님 말씀이긴 하지만, 가해는 외부에서 비롯됐으나 치유에는 자신의 노력이 필요하다. 저자는 한 신경심리학자의 말을 인용해 “구멍이 아무리 크더라도 매일 자신에게 벽돌 몇 장을 건네주자”라고 말한다. 자신의 좋은 점에 집중하기, 타인을 보듬고 인정하기, 때로는 명상과 가벼운 운동도 괜찮다. 꾸준히 하다 보면 결국 어느 날에는 구멍이 모두 메워질 것이고, 끊어졌다고 생각했던 행복의 뇌 신경망도 모두 연결될 것이라는 것이다. 진정한 ‘찬란한 아름다움(Glory)’은 그것이 아닐까.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3-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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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수는 했지만…“동은아, 치료도 필요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더 글로리’는 끔찍한 학교 폭력을 당한 소녀(문동은)가 성인이 돼 가해자들에게 복수하는 내용을 그렸다. 동은의 치밀한 계획으로 가해자 중 둘은 숨지고, 한 사람은 평생 말을 못 하게 됐으며, 나머지 둘도 모든 것을 잃고 법의 심판을 받는다. 이제 동은은 과거의 끔찍한 기억으로부터 벗어나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을까. 교사인 저자가 아들이 학교 폭력 당한 것을 계기로 괴롭힘과 폭언, 학대가 피해자의 뇌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리기 위해 일종의 ‘고발서’를 썼다. 어느 날 물도 못 마실 정도로 입안에 염증이 잔뜩 난 아들을 데리고 병원에 간 저자는 의사로부터 충격적인 말을 듣는다. 염증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나오는 물질(코르티솔)의 과다 분비 탓이라는 것이다. 알고 보니 아들은 농구팀 코치로부터 수년간 지속적인 폭언에 시달리고 학대를 받고 있었다. 이때부터 공격적인 말, 학대, 괴롭힘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시작한 저자는 코르티솔이 염증 뿐만 아니라 뇌 속의 집행 중추를 방해해 뇌의 발달 구조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계산이나 언어 능력을 저하시키고, 단기 및 장기 기억력에도 손상을 준다는 것이다. 특히 폭력과 학대로 인해 생긴 뇌의 상처는 치유가 쉽지 않다. 피부의 상처나 멍처럼 금방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에 따르면 어릴 때 받은 뇌의 상처는 아동기는 물론이고 더 늦은 시기에도 정신질환으로 나타날 수 있다. 피해자가 학대로 인한 충격을 자기 내부로 돌리면 우울증, 불안, 자살, 외상 후 스트레스 등의 증상을 보이고, 바깥으로 돌리면 공격성, 충동성, 약물 남용, 과잉 행동, 태만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특히 어릴 때 나타난 이런 파괴적인 행동을 가정, 학교 또는 사법 시스템에서 질책과 처벌로 다룰 경우 개인의 트라우마를 더 심화시킨다고 지적한다.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상처받은 뇌는 치료가 가능하다고 한다. 저자는 몇 가지 방법을 제시하는데, 그중 하나가 요즘 학교 폭력 고발처럼 가해자의 이름을 용기 있게 부르라는 것이다. 가해자 이름을 공개적으로 부르면 가해자에게 책임을 지게 할 가능성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저자는 가해자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생각 자체를 못 하면 주변에 도움을 구하는 일도 못 하게 되고, 결국 이것이 자신의 뇌를 치료하는 길도 막는 결과를 낳는다고 말한다. 이와 함께 사회적으로는 아이들에게 괴롭힘과 학대, 성범죄가 벌어질 경우 누구에게 신고해야 하는지, 어떤 용어를 사용해야 정확하게 말할 수 있는지, 신고받은 어른이 오히려 의심할 경우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등 아이들이 대처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공자님 말씀이긴 하지만, 가해는 외부에서 비롯됐으나 치유에는 자신의 노력이 필요하다. 저자는 한 신경심리학자의 말을 인용해 “구멍이 아무리 크더라도 매일 자신에게 벽돌 몇 장을 건네주자”라고 말한다. 자신의 좋은 점에 집중하기, 타인을 보듬고 인정하기, 때로는 명상과 가벼운 운동도 괜찮다. 꾸준히 하다 보면 결국 어느 날에는 구멍이 모두 메워질 것이고, 끊어졌다고 생각했던 행복의 뇌 신경망도 모두 연결될 것이라는 것이다. 진정한 ‘찬란한 아름다움(Glory)’은 그것이 아닐까.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3-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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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옛 예배당 둘러본 한국교회총연합 “138년전 초심 돌아갈 것”

    “한국교회 전체가 138년 전 처음 기독교가 이 땅에 왔을 때 마음으로 돌아가 한마음으로 우리 사회를 섬기는 데 앞장서길 기도합니다.” 부활절(9일)을 앞두고 3, 4일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 이철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총회장 권순웅 목사 등 한교총 지도부와 허은철 총신대 역사교육학과 교수 등이 인천·강화 지역 기독교 근대 문화유산 답사에 나섰다. 인천항(당시 제물포항)은 1885년 4월 언더우드(미국 북장로회)와 아펜젤러(미국 감리회) 선교사가 목회자 선교사로는 처음 국내에 발을 디딘 곳이다. 한교총은 이때부터 한국 개신교 역사가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첫 방문지는 아펜젤러가 제물포항에 거주하던 외국인을 대상으로 1885년 7월 첫 예배를 드린 곳에 세워진 인천 중구 내리교회(사적 256호). 처음에는 초가였지만 1891년 아펜젤러가 33㎡ 규모의 예배당으로 신축했다. 그는 평일에는 한양 배재학당에서 강의하고 주말이면 말을 타고 내려와 이곳에서 예배를 드렸다. 답사단은 인근에 있는 한국 최초의 대한성공회 교회인 내동교회도 찾았다. 1891년 병원으로 지었다가 6·25전쟁으로 일부가 파손되자 이를 허물고 중세 유럽풍 석조 건물로 1956년 다시 지었다.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에서 전요환 목사(황정민)가 예배를 드리는 장면을 이 교회에서 촬영했다. 답사단의 발길은 강화도 내 첫 교회인 교산교회(감리교), 강화기독교 역사기념관, 한옥과 바실리카 양식을 결합한 강화읍교회(성공회)로 이어졌다. 강화 지역은 신미양요(1871년) 등 외세의 침입에 따른 영향으로 초기에는 기독교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꾸준한 현지화 노력으로 현재 200여 개의 교회가 있을 정도로 교세가 강한 곳이 됐다. 강화읍교회는 당시 조선 사람들이 절과 서원에 익숙하다는 점에 착안해 문을 솟을대문(행랑채의 지붕보다 높이 솟게 지은 대문)으로 짓고, 인도에서 10년 된 보리수를 가져와 심었다고 한다. 이영훈 한교총 대표회장은 “오늘날 물량주의와 교권주의 등이 생겨난 건 기독교가 이 땅에 왔을 때 가진 초심을 잃은 탓이 아닌지 자성한다”며 “기독교인들이 개화기 독립운동과 교육, 의료에 큰 영향을 미쳤듯이 앞으로 환골탈태해 한국 사회를 섬기는 일에 앞장서겠다”라고 말했다.인천·강화=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3-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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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찰음식이 진정한 K푸드… 먹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 행복”

    “인도, 중국, 일본, 동남아 등 불교가 전파된 나라에도 우리처럼 사찰 음식이 다양하게 발달한 곳은 없습니다. 유럽에서도 먹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행복해지는 우리 사찰음식에 대한 관심이 대단하지요.” 지난달 29일 전남 장성군 백양사 천진암. 이곳 암주(庵主)인 정관 스님(62)이 한 외국인 요리사에게 사찰음식의 정신과 함께 조리 과정을 하나하나 설명하고 있었다. 정관 스님은 2016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셰프의 테이블’에도 출연한 자타가 공인하는 사찰음식 명장이다. 정관 스님의 설명에 연신 고개를 끄떡이며 감탄을 금치 못하는 사람은 미슐랭 스타 셰프이자 세계 3대 요리학교인 르코르동블뢰 파리 본교 학과장 에리크 브리파르였다. 르코르동블뢰 런던·파리 캠퍼스는 2020년부터 채식 요리 과정에 한국 사찰음식을 정규 강좌로 편성해 운영하고 있다. 브리파르는 평소 관심이 많았던 사찰음식을 배우기 위해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그는 프랑스 최고의 장인에게 수여하는 ‘메이외르 우브리에 드 프랑스(Meilleur Ouvrier de France)’상을 받았다. 이날 정관 스님은 브리파르와 함께 ‘눈개승마 간장무침’ ‘머위 된장무침’ ‘오이 고수 갓 양념무침’ ‘더덕 고추장조림’ 등 다양한 나물무침을 만들며 조리법을 설명했다. 프랑스 최고의 요리사에게 한국 사찰음식은 맛과 영양은 물론이고 만드는 법까지 신기한 듯 보였다. 브리파르가 “채소에 소스를 바를 때 저는 도구를 사용하지, 스님처럼 손으로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정관 스님은 “나물을 데치면 서로 엉키기 때문에 젓가락으로 무치면 속까지 양념이 배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나물에는 물이 많아 양념이 속까지 안 가고 겉에만 배면 음식이 싱거워져 맛이 없게 된다. 그래서 한국음식, 사찰음식을 손맛이라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리파르는 처음 나물무침을 먹어보고 “양념이 좀 강한 것 아니냐”고 했다. 정관 스님이 “우리는 반찬과 함께 밥과 국을 먹기 때문에 그게 맛의 균형을 더 이루게 한다”고 하자 브리파르가 무릎을 쳤다고 한다. 정관 스님은 한국-인도 수교 50주년을 맞아 최근 인도 뉴델리 찬디왈라 조리대학에서 표고버섯 조청 조림, 두부장 채소 겉절이 등 한국 사찰음식 시연회를 가졌다. 또 이탈리아 케이블 채널인 SKY 방송의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 ‘마스터 셰프 이탈리아 시즌 12’에 초대 손님이자 심사위원으로 출연해 간장에 숙성시킨 연근 등 한국 사찰음식을 선보였다. 정관 스님은 “우리 사찰음식의 매력은 식재료 본연의 맛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생명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소가 물을 마시면 우유가 되고, 뱀이 물을 마시면 독이 되듯 요리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에 따라 음식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는 “식재료를 알아가는 것과 나 자신을 알아가는 것은 결국 같은 것이고, 그 자체가 이미 수행”이라고 말했다. 정관 스님은 세계적으로 우리 사찰음식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대중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그는 “사찰음식은 건강은 물론이고 먹으면서 행복감을 느끼는, 우리가 세계적으로 자랑할 만한 생명 존중의 친환경 K푸드”라며 “불교계는 물론이고 정부 차원에서 더 적극적으로 사찰음식을 알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장성=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3-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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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 부활절 퍼레이드, 온 국민이 즐기는 축제로”

    서울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 일대에서 1만여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부활절 퍼레이드(2023 코리아 이스터 퍼레이드)가 9일 열린다. 그동안 개별 교회 차원에서 진행해 온 부활절 퍼레이드가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로 열리는 건 한국 개신교 140년 역사상 처음이다. 대회를 기획, 주관한 감경철 공동대회장(CTS기독교TV 회장·사진)은 “기독교에서 가장 뜻깊은 날인 부활절을 교회와 신자들만의 행사가 아니라 일반 시민에게 다가가는 축제로 승화시키고 싶었다”며 “크리스천과 일반 시민 모두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보편적인 문화 축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감 공동대회장은 “이번 퍼레이드를 계기로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이 화합과 사랑, 생명의 기쁨과 하나 됨의 장소로 자리매김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 매년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부활절 퍼레이드를 열 계획”이라며 “성탄절처럼 종교를 넘어 온 국민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로 만들겠다”고 했다. 부활절 퍼레이드 행사는 1부 퍼레이드(오후 2∼4시), 2부 기념음악회(오후 5시 반∼7시 반) 순으로 진행된다.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기념음악회에서는 에일리, 신델라와 델라벨라 싱어즈, 하모나이즈와 합창단이 클래식과 가곡, K팝, 트로트를 선보인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3-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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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승만 前 대통령이 지녔던 영어 성경 전시

    다음 달 9일 부활절을 맞아 경기 양평 청란교회(담임목사 송길원)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이 지녔던 영어 성경(사진)이 전시된다. 이 성경은 윤보선 전 대통령의 첫 공보수석인 고 장성철 수석이 경무대에서 발견해 보관하다가 아들 장범 씨에게 물려준 것이다. 장범 씨는 평소 친분이 있던 송 목사의 교회 내 안데르센 추모공원에 성경 구절이 새겨진 ‘성경의 벽’이 조성된다는 말을 듣고 성경책을 기증했다. 안데르센 추모공원은 2020년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정인이가 잠들어 있는 곳이다. 갈색 표지의 성경책에는 이 전 대통령의 영문 이름(SYNGMAN RHEE)이 금박으로 새겨져 있으며, 몇몇 페이지에는 종이 책갈피가 끼워져 있었다고 한다. 그중 하나가 갈라디아서 5장 1절(‘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려고 자유를 주셨으니 그러므로 굳건하게 서서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로, 조국 독립을 위해 싸웠던 이 전 대통령은 생전 이 구절을 즐겨 인용했다. 송 목사는 “이 전 대통령의 며느리인 조혜자 여사께 물어보니 이 전 대통령이 평소 이 구절을 가장 좋아하셨다고 한다”며 “불행했던 과거를 절대 잊지 말고 다시는 되풀이하지 말자는 의미가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송 목사는 “이 전 대통령 성경책을 기증받은 것을 계기로 역대 대통령 등이 지녔던 성경책을 모아 전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몇몇 전직 대통령 유족과 관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받은 상태”라고 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3-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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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승만 前대통령이 사용하던 성경, 책갈피 꽂힌 구절은?

    내달 9일 부활절을 맞아 경기 양평 청란교회(송길원 담임목사)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이 사용하던 영어 성경(사진)이 전시된다. 이 성경은 윤보선 전 대통령의 첫 공보수석인 고 장성철 수석이 경무대에서 발견해 보관하다 아들 장범 씨에게 물려준 것이다. 아들 장 씨는 평소 친분이 있던 송 목사 교회 내 안데르센 추모공원에 성경 구절이 새겨진 ‘성경의 벽’이 조성된다는 말을 듣고 성경책을 기증했다. 안데르센 추모공원은 2020년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정인이가 잠들어 있는 곳이다. 갈색 표지의 성경책에는 이 전 대통령의 영문 이름(SYNGMAN RHEE)이 금박으로 새겨져 있으며, 몇몇 페이지에는 종이 책갈피가 끼워져 있었다고 한다. 그중 하나가 갈라디아서 5장 1절(‘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려고 자유를 주셨으니 그러므로 굳건하게 서서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로, 조국 독립을 위해 싸웠던 이 전 대통령은 생전 이 구절을 즐겨 인용했다. 송 목사는 “이 전 대통령의 며느리인 조혜자 여사께 물어보니 이 전 대통령이 평소 이 구절을 가장 좋아하셨다고 한다”라며 “불행했던 과거를 절대로 잊지 말고 다시는 되풀이하지 말자는 의미가 아닐까 한다”라고 말했다. 송 목사는 “이 전 대통령 성경책을 기증받은 것을 계기로 역대 대통령 등이 썼던 성경책을 모아 전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라며 “몇몇 전직 대통령 유족과 관계자들로부터는 긍정적 답변을 받은 상태”라고 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3-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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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국제불교박람회 30일 개막… 印 불교문화 소개

    ‘2023 서울국제불교박람회’(사진)가 30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서울 강남구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에서 열린다. ‘걸어온 10년, 함께 걸어갈 100년’을 주제로 한 이번 박람회에서는 한국-인도 수교 50주년을 맞아 불교가 탄생한 인도의 불교문화 콘텐츠를 미디어 아트로 소개한다. ‘질문이 멈춰지면 스스로 답이 된다’의 저자인 원제 스님, ‘불교 기도법’의 저자인 동명 스님, 티베트 불교 스승인 자 킬룽 린포체의 초청 법문도 열린다. 저서 ‘쉼의 기술’ 등을 통해 티베트 전통 수행법을 현재 상황에 맞게 해석한 명상법을 전수하고 있는 자 킬룽 린포체는 ‘왜 만트라(진언·眞言)를 하는가?’ 강연을 통해 국내 불자들도 수행하고 있는 만트라 독송의 의미에 관해 설명한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의 사찰 순례 회향식과 사찰음식 문화를 배워보는 ‘사찰음식 클래식’도 열린다. 5000원.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3-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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